내 사랑 팥쥐 1회
#1. 초등학교 복도. (낮)
십여명의 초등학교 여학생들(4,5학년 또래) 이 복도에 삼삼오오 모여있다. 저희들끼리 웅성
거리며 이야기하는 모습인데... 어린 송이, 까치발을 세우고 창문 너머로
뭔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보면 창문 너머 교실 안. 책상이 뒤로 밀려
져 있고 남학생들도 삼삼오오 웅성거리는 모습. 송이의 시선..멀끔하게 잘생긴 어린 현성을 향해있다. 그때 등뒤에서.
어린 희원 : 송이 넌 현성이지..?
어린 송이 : (놀라 돌아보는)
어린 희원 : (창문 너머 같이 살피며) 조심해. 다른 애들두 재한테
은근히 관심 많더라.
어린 송이 : (살피는) ...너는..?
어린 희원 : (웃으며 고개 젓는) 니가 먼저 좋아했잖아.
어린 송이 : (안심한다)
#2. 교실 안. (낮)
한 무리의 남학생들은 교실 뒤편에. 여학생들은 교실 앞편에 모두들 어색 하고 뻘쭘한 얼굴
로 서 있다.
여선생 : 이번 달엔 여학생들이 자기 짝을 정하는 거예요. 선생님이 신호하면 뛰어가서 맘에 드는 남학생을 골라 자리에 앉기. 자..준비하구.
여학생들, 모두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모르는데 유독 송이만
결연한 얼굴로 달리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여선생 : 하나, 둘, 셋!
셋 소리와 함께 확 튕겨쳐 나가는 어린 송이. 그런데 보면 다른 여학생들 은 모두 쭈뼛쭈뼛
이다. 그런 송이를 보고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어린 희원.
송이..무안한 얼굴로 잠시 멈칫하지만, 에라 모르겠다..그대로 내달려 어린 현성의 손을 덥석
잡는다. 놀라고 당혹스런 얼굴로 송이를 보는 현성. 송이..수줍은 듯 미소짓는데..
바로 그때 현성의 앞으로 또 하나 내밀어 지는 누군가의 손!
송이와 현성, 놀란 얼굴로 보면....다름 아닌 희원인데.
어린 송이 : (경악한) 야....?
어린 희원 : (현성에게) 싫으면..거절해두 돼.
어린 현성 : ......!
송이, 애절한 얼굴로 현성을 본다. 그런 송이를 보고 잠시 망설이는 듯한 어린 현성. 그대
로 송이의 손을 확 뿌리치고 희원의 손을 잡는다. 충격으로 멍해지는 송이.
어린 희원 : (송이에게) ...미안...?
어린 송이 : ......!!
희원, 현성의 손을 잡아끈다. 현성, 흘끗 송이를 뒤돌아보는데..
분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어느새 눈물이 맺힌 송이. 입술을 꽉 문다.
그리고 이내 무시무시한 얼굴로 희원을 쏘아보며.
어린 송이 : 야! 은희원!
희원, 살짝 미소 띄고 뒤돌아보는데...순간 실내화를 벗어 들어 희원의 얼 굴로 냅다 집어던
지는 송이. 희원, 꺄악. 비명을 지르더니 풀썩 쓰러져버린다. 송이, 나머지 실내화 한짝을 벗어 손에 쥔 채.
어린 송이 : 너, 오늘 죽었어!!
송이, 희원이에게 달려들고 놀란 선생님과 아이들 달려온다. 순식간에 아수 라장이 되는 교
실. 그 위로
송이(소리) : 옛날옛날 어느 마을에 팥쥐와 콩쥐가 살고 있었습니다.
타이틀 < 내사랑, 팥쥐 > 제 1 부
#3. 꽃집 밖. (낮)
승용차 한 대가 꽃집 앞에 멈춰서고...승준이 차문을 열고 나온다.
급히 꽃집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승준. 유리문 너머로 꽃을 사고 있는 승준 의 모습이 보인
다. 그 위로.
송이(소리) :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새 원님이 오셔서..큰 잔치 가 벌어지게 되었어요.
#4. 유치원 안. 강당. (낮)
유치원생들. 콩쥐팥쥐전을 연기하고 있다. 객석의 학부모들은 캠코더로 아 이들의 모습을 담
으며 흐뭇하게 지켜보는 모습들. 콩쥐 역할의 원생이 항아리에 물을 길어 나르고 있다.
그때 강당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서는 승준. 꽃다발 들고 주변을 살피는 데..순간. 콩쥐가
탁. 하고 바가지를 집어던진다.
콩쥐 : 잔치에 가야 내 예쁜 얼굴을 뽐낼 수 있을 텐데.
아무렴. 팥쥐 보단 내가 훨씬 예쁘잖아.?
아니 이게 무슨 소린가. 콩쥐의 대사에 학부형들, 일순 썰렁해지는데...
승준도 놀란 얼굴로 본다. 보면..무대 한쪽의 송이.
송이 : (마이크잡고 종이를 보면서 읽는) 결국 여우같은 콩쥐는 착한 두꺼비와 선녀를 속이 고 잔치 집으로 달려갔어요. 그리곤 원님 앞에서 온갖 착한척 예쁜척을 하기 시작 했죠.
그뿐인가요? 일부러 자기 꽃신까지 흘려놓고 도망을 쳤지 뭐예요..?
송이를 보는 사람들의 경악에 찬 얼굴들.
멍한 얼굴로 보는 승준.
원장 : (옆 좌석의 선생에게 낮게) 이게...어떻게 된 거예요..!
선생 : (난처하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원장선생님.
선생,,,송이를 향해 뭐라 손짓해 보이는데..의식 못하는 송이.
보면... 콩쥐, 팥쥐, 원님, 팥쥐모 역할의 원생들이 무대에 나와있다. 원님. 손에는 꽃신을 들고 있는데.
콩쥐 : 제가 그 꽃신의 주인이에요 원님.
원님 : 미안하지만 난 팥쥐 낭자를 만나러왔소. 팥쥐낭자, 나와 혼인해주시오.
팥쥐 : (감격, 울먹울먹) 원님....
팥쥐모 : 우리 팥쥐가 원님한테 시집가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연극의 대단원인 듯 팥쥐모 어깨춤을 추고 사또는 팥쥐를 안는데....
송이 : (마이크 잡고) 그래요. 현명한 새 원님은 콩쥐가 내숭원단이 란 걸 다 알고 계셨던 거예요. 그 후 팥쥐는 원님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송이, 매우 흐뭇한 듯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객석을 휘 둘러보는데..
객석엔 썰렁한 정적만 감돌고...기막힌 얼굴로 보던 승준의 얼굴에 피식 웃 음이 번진다..승
준...혼자만 송이를 향해 박수를 쳐주는데...
무대 위의 송이..사태 파악 안 되는 얼굴로 머리를 감싸쥔 원장을 본다.
까만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는 송이. 그녀의 모습에서.
#5. 송이의 집 앞. (밤)
잔뜩 부은 얼굴의 송이, 어깨를 늘어뜨리고 터벅터벅 걸어오는데...
저 앞, 허름한 주택 안에서 대문을 열고 희원이 나온다.
송이의 얼굴에 짜증이 확 베어나는데..희원 송이를 발견하고.
희원 : ..송이야..!
송이 :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희원 : 어머니가 전화하셨어..너, 또 짤렸다며..?
송이 : .......
희원 : 걱정마. 내가 내일 당장 우리 회사에 자리 알아볼게.
송이 : (기막힌) ..야. 나보구 너랑 같은 직장엘 다니라구..?
희원 : 왜. 싫어..?
송이 : 당연하지. 난 너랑 십년넘게 같은 학교 다닌 것만두 충분히 끔찍한 사람이야.
희원 : (짐짓) 그럼 할 수 없지만 아깝다 애....
거기오면 너한테 소개시켜줄 근사한 남자두 많은데...
송이 : .....!
미소지으며 송이를 보는 희원. 그런 희원을 보는 송이의 어색한 표정 위로.
송이(소리) : ...남..자...?
#6. 거리일각. (밤)
송이와 희원이 걷고 있다.
희원 : (은근히 꼬셔본다)..기숙사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커플되는 사람들이 많거든.
너, 맨날 연애하구 싶다..노랠 불렀잖아.
송이. 희원을 흘끗 본다. 흔들리는 표정이다.
송이 (소리) : (안된다) 정신차려 양송이. 언제 남자들이 이 기집애 말구 너 좋아한 적
있었어..?
희원 : ...이렇게 걸으니까 참 좋다. 옛날 생각두 나구.
송이..희원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생각에 잠겨있다.
송이(소리) : 팥쥐라구 불리면서 설움 받았던 걸 생각해봐. 이 기집애 때문에 착하디 착한 넌 아무 잘못도 없이...(하는데)
희원 : (풋. 웃는) 그거 기억나니? 초등학교 땐가 니가 내 가방에 개구리 넣었었잖아.
송이. 못마땅하게 본다. 그리고 다시.
송이(소리) : ...착하디 착한 넌 ...(하는데)
희원 : 아. 아니다. 그건 중학교때다. 초등학교땐 바퀴벌레구. 암튼...너 진짜 무서웠다니까.
송이, 기분 나쁜 얼굴. ....어쩔 수 없다.
송이(소리) : .....좋다. ....좀 못됐다 치자...
희원 : (다시 살피는 얼굴)...송이야. 우리 회사 오는거..정말 싫어..?
송이 : (흔들리는 얼굴) 어....?
희원 : 내가 편하구 좋은 자리루 특별히 알아봐줄게..
송이 (소리) : ..아...미치겠네 정말....
희원 : (애교섞인) 그러지말구 와라... 응...?
송이..갈등이 인다...그러다가
송이 : .....진짜....근사한 남자들 많아...? (표정에서)
#7. 놀이공원 전경. (낮)
푸른 녹염에 쌓인 산봉우리들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마치 다른 세상처럼
확 펼쳐지는 테마파크의 아름다 운 전경.
#8. 물개 공연장. (낮)
물개공연이 한참 진행중이다. 삼열과 현성의 작은 눈짓에 따라 귀엽게 경 례 하는 물개들의
모습. 사람들 박수치며 환호한다.
#9. 공연장 뒤. (낮)
현성과 삼열, 무대 뒤로 들어오는데...저쪽에 남주임과 승만이 서있는 모습 이 보인다. 남주
임, 승만에게 따라오라고 버럭 소릴 지르고 승만, 고개 푹 숙이고 서 있는데 삼열, 옆에 있는 조련사에게.
삼열 : 왜 저러냐.
조련사 : 승만이가 논슬립 몰래 신다가 걸렸어요.
삼열 : (안됐다는 듯) 그럼 뛰어야겠네....?
논슬립 장화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승만의 모습. 그 모습 가만 지켜보던 현성. 갑자기 쓱
일어서는데..놀란 삼열. 얼른 현성을 제지한다.
삼열 : 야야. 그냥 둬.
현성 : 놔봐 임마. 이걸 어떻게 그냥 보구만 있어.
삼열 ; 제발 이러지마라 응? 너 진짜 추해!
그러나 현성, 끝내 뿌리치고 가는데..그런 현성을 고개 설레설레 저으며 보 는 삼열.
#11. 놀이공원 일각. (낮)
남주임과 승만이 쓰레기 처리하는 곳 앞에 서 있다.
(식당가 뒤편에 쓰레기 버리는 통로가 있습니다. 바로 쓰레기차로 연결된) 식음료부서의 직
원 두사람이 큰 쓰레기봉투를 들어 아래로 내려보내고...그 앞에 서 있는 두사람을 의아한 얼굴로 보고 가면.
남주임 : (논슬립 장화를 들어보이며) 논슬립은 고행과 자부심의 상징이다. 따라서
무대에 설 자격을 갖추기 전까진...논슬립을 신을 수 없다고 했다.
승만 : ..잘못했습니다. 남주임님. 다신 안 그럴께요.
남주임 : 뛰어. (시선 쓰레기통로로 향한다)
승만 : (애처롭다) 남주임님...! 제발....(하는데)
남주임, 그대로 승만의 멱살을 잡아채는데..비명 지르는 승만.
그때 남주임의 손을 탁 잡는 현성. 남주임 놀라 보면.
남주임 : 뭐야 임마..(하는데)
현성 : (의미심장한) 내가 대신 뛰어내리면....이 자식은 봐주실래요..?
남주임 : ......?!
승만 : (감격) 형...
현성, 승만을 한쪽으로 데려간다.
현성 : .....괜찮으니까 가봐.
승만 : (좋지만)...이러시면 제가 너무 죄송하잖아요.
현성 : 자식. 죄송할 게 뭐 있어. ....오만원이면 되는데.
승만 : ....? ...네...?
현성 : (어깨 툭 치며) 이따 보자?
윙크 찡긋 하고 가는 현성. 멍한 얼굴로 그
런 현성을 보는 승만.
#12. 공연단 창고 앞. (낮)
공연팀 직원들이 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기획팀 직원과 퍼레이드카를 살피며 이야기를
하는 희원. 그때 다가오는 지영과 유리.
지영 : 어쩐지. 이쪽에서 빛이 난다 했더니 희원씨였네.
희원 : (웃음) 어머. 노코치님.
유리 : (새침한) 여기 자주 오지 마세요. 난 나보다 이쁜 여잔 무조건 싫더라.
희원 : (핸드백에서 포장된 것을 꺼내는. 미소지으며) ..이거요.. 유리씨.
유리 : ..뭐예요 이게..?
희원 : 저번에 내 팔지 보구 맘에 든다구 했잖아요. 색깔만 다른 걸루 하나 샀어요.
유리 : (입이 찢어지지만) 그냥 해 본 소린데....고마워서 어떡해..
지영 : 희원씨 앞에서 그런 소리 함부로 하면 안돼. 워낙 맘 약해
서..절대 그냥 못 지나친다 니까..?
그때 희원의 시선에 들어오는 인형탈.
희원 : 송이야.
송이 : (멈춰선다)
희원 : (다가와서. 살갑게) 어때. 일은 할 만하니..?
송이 : 니 눈엔 이게 사람 할 짓으루 보이냐.
희원 : ......?
송이 : 편하구 좋은 자리루 특별히 알아봐..? 널 믿은 내가 푼수지...
송이, 휙 가버린다.
지영 : (다가오는) 난 희원씨 정말 이해안돼.
자기가 뭐 아쉬워서 저런 싸가지 없는 애랑 친굴하니..?
유리 : 그러게요. 나두 딱 일주일 겪구 아주 질려버렸는데..
희원 : (변명 해주듯) 송이 보기만 그렇지...정 많구 좋은 애에요.
지영 : 으이구. 사람 맘이 다 자기 같은 줄 알아..? 이렇게 순해빠져서 어떡해.
희원..혀를 차는 지영의 소리가 싫지 않다. 짐짓..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송이 의 뒷
모습을 보는 표정에서.
#12. 놀이공원. 야외. (낮)
인형탈을 쓴 송이, 공원을 찾아온 손님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내리쬐 는 햇볕에 허우적
대는 그녀. 꼬마손님들 팔을 잡고 늘어지고 난리도 아닌데....사람들 사라지면. 이내
삐딱해지는 그녀의 자세.
송이 : 어우. 진짜 꼭지 돌아가네...
#13. 놀이공원. 야외 (낮)
사복으로 갈아입은 삼열..화장실 앞에 서 있다. 그 옆으로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애들
둘이서 저만치 인형탈 쓴 송이를 보며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때 안에서 머리를 감았는
지..젖은 머리로 나오는 현성.
삼열 : (수건 던져주고) 추잡한 놈. 꼴랑 돈 오만원에...
현성 : (머리 털면서)....만원만 줘두 할라 그랬는데..?
삼열 : ....그러지말구 집이랑 딱 끊어. 임마.
너 생활비만 안 부쳐두 벌어서 학교 다닐 수 있잖아.
현성 : (대답대신 웃음)
그때.
초등학생1 : 있잖아요 아저씨.
현성, 삼열 : (돌아보는)
초등학생1 : 저기 저 인형. 여자죠..?
삼열 : 뭐..?
초등학생1 : 여자탈인데..이 자식이 자꾸 남자라구 우기잖아요.
초등학생2 : 우리형두 저거 했었단 말이야.
그 말에 송이를 보는 두 사람.
현성 : 여자 아냐..?
삼열 : (몸매 쫙 보더니) 글쎄...
그러다가 삼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초
등학생1의 귀에 대고 뭐라고 소근 댄다. 그러자..초
등학생1 망설이다가 송이쪽으로 간다.
현성 : ..뭐야..?
삼열 : 호기심을 해결할 비책을 일러줬지.
현성 보면..초등학생1, 송이 앞으로 가더니 두손으로 그녀의 가슴팍을
탁 친다. 송이..화들짝 놀라 가슴을 가린다. 이게 무슨 청천벽력인가..
현성 : (삼열에게) 얌마. 너...
그때.
초등학생1 : (이럴수가..하는 표정으로) 진짜 남자네...?
송이...멍청하게 초등학생 1,2를 보는데..
삼열 : (현성에게) 가자.
스쳐 지나가는 현성과 삼열. 송이..참을 수 없다. 저만치 가는 꼬마들에게 저벅저벅 다가가
두 아이의 머리통을 쥐어박는데.. 아야. 비명 지르는 꼬마들. 현성과 삼열 소
리에 보면...송이가 꼬마들 의 머리통을 쥐어박더니 냅따 줄행랑을 놓고 있다.
삼열 : (놀라서) 저 자식 미친 거 아냐...?
현성 : (보는 표정에서)
#14. 놀이공원 일각. (낮)
다다다다 도망쳐 온 송이. 뒷걸음질치며 슬쩍 뒤를 돌아본다.
송이 : 맞빡에 피두 안 마른 것들이..까불구 있어...
안도하고 천천히 가는 송이. 그때 등뒤에서.
삼열 : 이봐요 거기.
송이, 놀라 돌아보면 거기 삼열이 서 있다. 송이..손가락으로 나..? 하고 자 신을 가리킨다.
삼열 : 당장 가서 손님한테 사과해요.
송이 (소리) : 이건 또 뭐야...
송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듯 양손을 들고 어깨를 으쓱 해 보인다.
삼열 :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내가 다 봤는데..따라와요 빨리.
하고 삼열. 송이의 손을 나꿔채려는데..순간 송이 삼열의 정강이를 확 걷어 차고 도망친다.
악..비명지르는 삼열,
삼열 : (정강이 부여잡고) 아후.....야. 너 거기서. 거기 안서 임마?
송이, 도망치고 삼열 절뚝거리며 뒤를 쫓는다. 하지만..커다란 인형발 때문 에 뛰기가 여의치
않은 송이 뒤뚱거리고. 그때 반대편에서 나타난 현성. 송이의 다리를 확 걸어 넘어뜨린다. 으악. 비명 소리와 함께 풀썩 넘어지는 송이. 현성...놀라는 얼굴.
삼열..절뚝이며 다가와 현성과 하이파이브 한다.
삼열 : 너 이놈..오늘 제대루 걸렸어.
현성 : (송이를 보며) ...놈이 아닌 거 같던데...?
삼열 무슨 말인가 보면..송이 발목을 만지며 신음하다가...
송이 : 이씨. 내 다리 부러졌으면 니들은 죽을 줄 알아..!
당황하는 얼굴로 현성을 보는 삼열. 현성.
인형탈 쓴 송이를 보는 모습에 서.
#15. 건물 앞. (낮)
현성과 삼열, 담배를 피고 있는데..인형탈을 벗은 송이. 다리를 절뚝이며 나 온다.
삼열 : (얼른) 미안합니다. 난 또 여잔 줄도 모르구요.
송이 : (쏘아본다)
현성 : (퉁명스럽게) 앞으론 조심해요. 여기선 그런 짓 해고감이니까.
송이 : (기가 막히다는 듯) 해고 좋아하시네...
야. 니들 같은 또라이들두 멀쩡히 다니는 회살..내가 왜 짤리니?
삼열 : ...네...?
송이의 반응에..당황하는 현성과 삼열.
송이 : (삼열을 쿡 찌르면서) 그 꼬마 놈들한테 니들이 시켰지...?
삼열 : (뜨끔)
송이 : ..길지두 않은 인생 그렇게 허투루 살지 마라...어?
..생긴 건 꼭 삶은 말대가리 같은 것들이..아주 세트루 웃기구 있어 정말.
송이, 가려는데.
현성 : ....잠깐만요.
송이 : (도전적으로) 왜!
현성 : 도대체..연세가 얼마나 되시길래 첨보는 사람한테 맘놓구 말을 까세요?
송이 : 남부럽지 않게 먹었다. 어쩔래?
현성 : 어어...남부럽지 않게 드셨어요..? 그래서 여태 발육이 그 모양이셔...?
송이 : ....뭐..?!
현성 : 앞뒤루 판판하면 그게 남자지. 여자냐?
보는 사람 헷갈리게 생겨먹은 건..애초에 니 잘못 아니냐구...
송이 : (기막힌) ...야, 너 지금 말 다했어?
그때 이쪽으로 오던 희원. 송이쪽을 보고
분위기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다가서는 희원.
희원 : 송이야...?
희원이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는 세사람.
희원 : (현성과 삼열 보며) ...누구야...?
송이 : (짜증난다) ...니가 말한 근사한 놈들이다 왜!
송이, 팩 돌아서 성큼성큼 가버린다. 당황한 얼굴로 보던 희원.
희원 : 전 기획팀 디자이너 은희원이라고 하는데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친구 대신 제가 사과드릴께요.
현성 : ......?!
삼열 : (당황한) 아..예 뭐....
희원, 미소지으며 인사하고 송이를 쫓아간다.
그 모습을 가만 지켜보는 현성.
#16. 놀이공원 일각. (낮)
송이 씩씩대며 간다. 옆으론 희원이 오는.
희원 : .. 공연팀에서두 너 성질부린다구 말 많아. 자꾸 이러면..내가 난처해. 송이야.
송이 : 니가 뭘. 속으론 좋으면서.
희원 : ..그게 무슨 소리야..?
송이 : 내 머리가 암만 나쁘대두 십년 겪은 니 속을 모를 줄 아러.
내가 성질 피우면 피울수록 넌 옆에서 천사되니까 좋은 거 아냐..?
희원 : (정색을 하는) 송이야..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그때 등뒤에서 부르는 현성의 소리.
현성 : 저기. 잠깐만요.
그 소리에 돌아보는 송이와 희원. 송이..다시 확 열이 오른다.
송이 : 또 뭐! 어....아주 제대루 붙어보자 이거냐?
하는데..현성 송이를 무시하고 희원에게 다가선다.
현성 : ..은희원..이라구 했죠..?
희원 : .....?!
현성 : 나..현성이야... 혹시..기억 안나니..?
송이 : .....!!
그 말에 놀라는 희원. 그리고 송이 놀란 얼굴로 현성을 보는 모습에서.
#17. 기숙사 밖. (밤)
현성과 희원이 헤어지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는 희원을 가만히 서서
지켜보는 현성.
#18. 송이. 희원의 방. (밤)
송이..창문 너머로 혼자 미소지으며 서 있는 현성을 보고 있다.
그 위로 자신의 손을 뿌리치고 희원의 손을 잡던 어린 현성의 모습 이 겹친다. 쓸쓸해지는 송이..그러다가.
송이 : ....치사한 놈. 재수 없는 건 여전하구만.
그때 방문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희원. 송이..얼른 창가에서 떨어져 서성이 는데....희원..그
모습만 봐도 알 것 같다.
희원 : 왜 먼저 들어갔어. 오랜만에 만났는데..같이 얘기하지..
송이 : (딴에는 애써 모른척하는) 누..군데..쟤가...
희원 : (옷 갈아입으려다가) 너...현성이 몰라..?
송이 : ..글쎄..잘....
희원 : (묘한 냉소. 하지만 이내) 현성이가 섭섭해하겠다. 걘..너 기억하던데.
송이 : (확..) 기억난대..? 야. 근데 왜 아는 척 안 했대.
희원 : 아니 니 이름은 모르구..짝궁 정하던 날 사건 말해주니까.. 아..하더라구.
그때 전교 여깡패가 자기 손을 잡았었는데..그럼 그게 너냐구... 웃기지..?
송이 : .....!
희원 : (송이 흘끗 보고) 다 어렸을 때 얘기지 뭐.
옷 갈아입고 화장대에 앉는 희원. 송이..
맥 빠진 얼굴로 침대에 눕는다.
희원 : ....같이 다녀두 빠지지 않을 만큼..멋있어지긴 했는데...
송이 : (본다)
희원 : (딴에는 현성을 걱정한다고 하는 느낌으로)...집안 형편이 어려워졌나봐.
학교 다니다..돈 벌려구 조련사 시작했대. 그거..월급 빤하거든.
어차피 전공도 수의학이라는데..비젼 없긴 마찬가지지..
송이 : .....걔한테 니가 엄청 속물이란 건 보고했냐.
희원 : (돌아보는. 말도 안 된다는 듯) 속물..? 내가...? (표정에서)
#19. 현성과 삼열의 기숙사 방. (밤)
현성, 약을 먹고 있는데..화장실 안에서 나오는 삼열.
삼열 : 너 또 비타민 먹어...? 야! 나두 한 개만..!
현성 : (약통 닫는) 웃기지마 임마. 이게 얼마나 비싼 건데...
서른 여덟 개...다 세놨으니까 건드리지마.
삼열 : ..치사한 놈....
현성...책상에 앉아..책을 보기 시작한다.
삼열 : ...김현성. 너 혹시..걔하구 무슨 특별한 사인 아니지..?
현성 : ....?
삼열 : 있잖아 아까 니 동창....(하다가) 아냐. 안 들을랜다. 이미 내 마음은 정해졌어.
현성 : 뭐라는 거야...너...
삼열 :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추며)
나 정도면..그래두 우리회사에선 알아주는 인물 아니냐..?
현성 : (기막힌) 그랬어..?
삼열 : 웬간하면 이 얼굴 앞에서 눈빛이 흔들리게 되 있거든.
호..그런데도..전혀 동요하지 않는 그 당당함..!
현성 : ......?
삼열 : ...확. 꼬셔버려야지.(즐겁다)
삼열...침대에 팔짝 점프해서 눕는다. 현성..그런 삼열을 보다가...
생각에 잠긴다. 희원의 웃는 모습이 떠오르는데... 그러다가..책상에 놓인 약통을 바라보는
현성. 이내 쓸쓸한 미소가 번진다.
#20. 놀이공원. 직원 식당. (낮)
송이, 식판을 집어드는데..보면 누군가의 손이 식판을 동시에 잡는다.
현성 : 먼저...
하고 보면 송이다. 현성, 당황하는데..송이 힘줘서 식판을 확 뺏는다.
그 힘에 뒤로 확 밀리는 현성. 기막힌데... 앞으로 가 배식 받는 송이. 식판 들고 그
뒤로 가서 서는 현성.
현성 : (놀린다)....힘 좋은 건 여전하네...
요즘두 맘에 드는 남자있으면 손부터 덥석덥석 잡구 그래..?
송이 : (확 보는데)
현성 : ....십년이면 강산두 변한다는데..넌 어떻게 그 승질 고대루냐.
희원이랑 내 붙어다녔다면서..반두 못 배웠어..?
송이 : .......! (보다가..가 버린다)
현성 : (뒤에 대고) 어제 일은 없었던 셈 쳐. 내가 한번 봐 줄테니까..(하는데)
송이..딱 멈춰선다. 다시..현성에게로 저벅
저벅 걸어오는 그녀.
어..? 하고 보는 현성의 다리를 확 건다.
그 결에 식판과 함께 나동그라지 는 현성.
현성 : (기막힌) 야...!
송이 : ..이제 없는 셈 치던가. 쌤쌤이니까.
현성 : (기막혀 뭐라 할 말이 없는 표정)
#21. 직원식당. (낮)
삼열, 밥을 먹고 있는데..현성이 그 옆으로 앉는다. 삼열..
현성의 얼룩진 유니폼을 보고.
삼열 : 너, 또 뛰었냐...?
현성 : 당했어. (턱으로 어딘가 가리키면)
삼열..현성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앞 테이블에 앉아서 혼자 식사를 하고 있 는 송이의 모습이 보인다. 삼열...급히 식판을 챙겨들고 일어선다.
삼열 : 나 작업하러 간다.
현성 : .......?
삼열, 송이의 앞으로 식판 놓고 앉는다.
그 모습에 기가 막히는 현성.
송이..삼열을 흘끗 보면..삼열..씨익 미소 짓는다. 무시하는 송이.
삼열 : 나 기억 안나요..? 어제...
송이 : (무시하고 밥 먹는다)
삼열 : (송이의 명찰보고) 이름이 송이였구나. 내 생각이 맞았네요.
송이 : (숟가락 놓으며, 버럭) 또 뭐가!
삼열 : (이젠 그 소리에 익숙하다. 능숙하게) 얼굴처럼 이름두 이쁠거라구 생각했거든요.
딱 맞잖아요.
송이 : ......?!
삼열 : 난 양유빈이라구 해요. 만나서 반가워요 송이씨..?
송이 : .....!!
금새 확 얼굴이 붉어지는 송이. 이 무슨 청천벽력같은 일인가..싶은데...
문득 고개 들어보는 현성. 보면..앞쪽의 송이 귓볼까지 빨개져서 멍한 얼굴 로 삼열을 보고 있다. 현성..좀 의외다..싶은 얼굴로 보는데...
#22. 놀이공원 일각. (낮)
희원과 이야기를 하는 송이. 전해들은 희원..좀 놀란 표정인데.
희원 : .....정말 그 사람이 니가 좋대..?
송이 : (들떠있다) ....어. 야. 전화번호 묻고 연락 한 댔으면 얘긴 다 끝난 거 아냐?
희원 : ......혹시 나하구 만나기 전에...알던 사이 아니니...?
송이 : ...여태 말했는데..졸았냐? 어제 너랑 본게 나두 첨이라니까..!
희원 : (잠시 그러다가. 짐짓 밝은) 어쨌든 축하해 송이야. 거봐 내가 뭐랬니.
여기 오면..좋은 일 생길거라구 했지..?
송이 : (좋다) 그러게. 웬일이냐 이게...
희원 : (살피다가) 근데..그 사람..믿을 만한 거겠지..?
송이 : (무슨 소린가 보는)
희원 : 그냥..좀 걱정이 돼서. 사실 우리..가끔 생각 없이 유치한 남자들 때문에
안 좋은 일 많았잖아.
송이 : ......!
희원 : 친구 사이 망가트리는 건지두 모르고 괜히 널 통해서 나한테...(하는데)
송이 : (기분 상했다) 넘겨 짚지마. 유빈씨..그런 사람 아니야.
희원 : ....나도 그러길 바라지! 하긴...어제 얼핏 봤지만 사람 좋아 보이더라....(웃음)
사람 놀리나..하는 얼굴로 희원을 흘기는 송이.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23. 물개사 앞. (저녁)
송이, 물개사 근처를 서성이고 있다. 그때 문 열리며 안에서 나오는 삼열과 승만. 송이...삼열
을 보고 놀라 얼른 몸을 숨긴다. 승만과 이야기하며 가는 삼열의 뒷모습을 보는 송이. 그 위로.
희원(소리) : 사실 우리..가끔 생각 없이 유치한 남자들 때문에
안 좋은 일 많았잖아.....괜히 널 통해서 나한테....
송이..착잡해진다. 벤치에 앉는 송이. 정말 그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데...그때 안에서
쓰레기 봉투 들고 나오는 현성. 서 있는 송이를 보고..식당의 일이 생각나는 듯 기분 나빠진다. 그때 현성을 보는 송이. 잠시 그러다가 다가선다.
송이 : .....야...
현성 : (대꾸없다)
송이 : ....뭐 하나만 물어볼게.
현성 : (대꾸없이 일한다)
송이 : (기분 상한) ...하나만 물어보자구! 어?!
그러나 현성...못들은 척 쓰레기만 옮기는데..기분 나빠지는 송이, 그래..관두 자 싶어 일어나 가려는데...순간 현성..현기증을 느낀다. 벽에 기대어..서는 현성...그때..가던 송이. 다시 팩 돌아온다.
송이 : ...난 그래두 너하구 상대는 해줬다.! 사람이 물으면 대답 정돈 해주면 안되냐?!
현성 : (조금 찡그린 얼굴로 여전히 대꾸없다.)
송이 : .....! (가방으로 현성의 가슴팍을 냅다 후려치는) ...치사한 놈...
하고 가는데...현성..가슴팍을 잡고 풀썩 주저앉는다.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 리는 현성. 그 소
리에 돌아보는 송이. 기가 막히다.
송이 : 허이구. 엄살은....
그런데..현성..어딘가 이상하다. 송이..좀 당황스러운데...
송이 : ...야.....세게 안 때렸어....(그러다가) 야.....?! (표정에서)
#24. 병원 안. (저녁)
현성, 침대에 실려서 들어가고...송이...멍한 얼굴로 보고 있는데..
#25. 응급실 안. (저녁)
현성, 가슴을 잡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들..처치하는 모습 들.
#26. 병원 외경. (밤)
#27. 응급실 안. (밤)
간호사..현성의 팔에서 링겔을 빼서 가면....침대에서 내려오는 현성.
현성. 의사와 이야기를 한다.
의사 : 하루이틀 입원해서 경과를 보는 게 좋을 텐데요..
현성 : ....움직일 만 한 대요 뭘.
의사 : ...수술이 급한 건 알구 있죠...?
현성 : (잠시 그러다가) ...저는...먹구 사는게 더 급한데요...? (웃음)
#28. 병원 로비. (밤)
송이, 영수증을 보면서 걸어온다.
송이 : ..디게 비싸네.......
그때 이쪽으로 오는 나오는 현성. 송이..현성을 보고.
송이 : (반색이 되는) 야. 괜찮아 너?
현성 : (좀 놀란) ....여태 안 갔냐..?
송이 : 니가 나와야 가지! ....어디가 아픈 거래..?
현성 : (짐짓) 어디긴. 니가 친 데지.
송이 : (낭패다) ....정말이야..?
현성 : 그럼 임마. 얼마나 아팠는데. 너..나 죽일 뻔 했어.
송이 : ......미안해. 그렇게 세게 쳤는지 ..몰랐어.
현성 : (좀 우스운데)
송이 : (낭패라는 얼굴로) ...야...근데..이건 어떡해..? (하고 영수증 내민다)
현성 : (영수증 받아보고. 짐짓) 어떡하긴. 너 때문에 다친 건 데 니가 내야지.
송이 : ....반반씩 내면 안돼..?
현성 : 내가 살아준 것 만 두 고맙지 않냐..?
송이 : (미치겠다. 버럭) .....넌 무슨 사내자식이 그렇게 골골하냐!
송이. 짜증 가득한 얼굴로 저만치 간다. 뒤에서 그런 송이를 보며 피식 웃 는 현성.
#29. 버스 정류장. (밤)
현성, 가만 생각에 잠겨있다. 착잡한 얼굴인데...그때 송이, 봉투 하나를 들 고 뛰어온다. 송이를 보는 현성.
송이 : (봉투 주며) 이거 받아.
현성 : ...뭐야 이게..?
송이 : 치킨.
현성 : .......?!
송이 : 먹구 기운 차리라구.
현성 : (좀 놀랐다...송이를 보는데)
송이 : (무안해지는. 퉁명스럽게) ..난...할 만큼 했으니까 나중에 후유증이니 뭐니 딴소리나 하지마. 알겠어?
그러면 그렇지..현성, 피식 웃으며 치킨 봉투를 옆에 놓는다.
두 사람..잠시 말이 없다가.
현성 : (툭 던지듯) ...물어 볼 말이 뭐야..?
송이 : .......?
현성 : .....아까...하나만 물어 보자며.
송이 : (기막힌) 참...빨리두 대꾸한다...진작에 그랬으면 이런 일 없잖아..!
현성 : (퉁명스럽게) 니가 낮에 안 건드렸으면 나두 대꾸했어.
송이 : .........
현성 : .........(보다가 일어서려는) 버스 끊겼나보다. 택시타구 가자. (하는데)
송이 : ..너....유빈씨랑 친하지...?
현성 : (못 알아 듣다가) ..삼열이...? 야. 그자식..본명 양삼열이야.
송이 : (기분 나쁘다) 그건..호적상 이름이구...진짜 이름은 양유빈 이랬어.
현성 : (기막히지만) ..근데...?
송이 : ...유빈씨는....어떤 스타일의 여잘 좋아해?
현성 : 그 자식이야 뭐...이쁘구 늘씬하면 사죽을 못쓰지...(하다가 멈칫하는)
송이 : .......!
승준 보면...송이...낙담한 얼굴이다. 송이를 보는 현성의 위로
직원식당에서 송이와 삼열의 모습이 스쳐가는.
현성..아차 싶다.
송이 : (씁쓸한) ..그럴 줄 알았어....
현성 : ..낮에 삼열이가 뭐라구 했어..?
송이 : .........
현성 : 혹시..그 자식이 너 좋다구 하디..?
송이 : (놀란) 어떻게 알았어..?
현성 : (이럴 줄 알았다.)
송이 : ....근데...그냥 해본 말 인가봐.... 뻔하지 뭐....희원이한테 가기 전에 거치는 다리....
축 쳐지는 송이. 현성..그런 송이를 보며 망설이는...그러다가.
현성 : (짐짓) 야. 그거 그냥 해본 말 아닐 걸...?
송이 : (본다)
현성 : 하..이 자식. 그래서 어젯밤에 그런 이상한 소릴 했구나....
송이 : .......! .....너...그게 무슨 소리야...? (기대감 어린 표정에서)
#30. 기숙사 복도. (밤)
삼열, 작은 꽃바구니를 들고 기숙사 복도를 서성이고 있는데..
희원이 온다. 희원..삼열을 보고 멈칫하다가 다가선다.
희원 : ..송이 찾아오셨나 봐요...?
삼열 : (누구...? 하는 얼굴로 보는데)
희원 : (못 알아봐...? 내심 기막히지만) 저..송이 친구예요...어제
봤는데 기억 못하시나봐요?
삼열 : ...그랬...나요...?
희원 : (기가 막히지만...애써 미소지어보이는) ...예...
삼열 : 잘됐네요...송이씨한테 이거 좀 전해주시겠어요...? (꽃다발 건넨다)
희원 : (받는) ...꽃이 참 이쁘네요...?
삼열 : ...지들이 이뻐봐야 우리 송이씨만 하겠어요...그럼 부탁드립니다.
희원 : ......!
삼열...뒤도 안돌아보고 가는데...냉소 띈 얼굴로 보던 희원
희원 : ....양유빈씨... 잠깐만요.. (부르는 표정에서)
#31. 현성과 삼열의 기숙사 방. (밤)
현성, 기막힌 얼굴로 보고 있고...삼열..이야기한다.
삼열 : ....왜긴 임마. 다 미인을 공략하기 위한 작전이지.
원래 희원씨 같은 미인들은 자길 안쳐다보는 남자한테 오기 가 발동하게 돼 있거든.
현성 : .........!
삼열 : ...아까 보니까 먹히는 거 같아. 내일 송이씨랑 너하구 같이
술이나 한잔 하잰다. 봐..바루 반응이 오잖아...?
현성 : .....그럼..송이는. 처음부터 장난이였어..?
삼열 : 장난이 아니라 작전! (하는데)
현성, 침대 베개를 들어 삼열한테 확 집어 던지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나가려는 현성을 잡는 삼열.
삼열 : 야. 어디가!
현성 : 가서 니놈 시커먼 속 까발릴라 그런다.
삼열 : 야. 미쳤냐. 난 희원씨한테 어떡하라구.
현성 : 그건 나 알바 아니구. 할꺼면 제대루 정공으루 해. 이자식아.
왜 엄한 사람 병신 만들어...?!
삼열 : ...나 송이씨한테 별 말 안했어. 성격이 맘에 든다..잘 지내 보자..야, 그게 뭐!
현성 : 걘 그렇게 생각 안 하는게 문제지! 너 왜 이렇게 생각이 없냐? 희원이하구 둘이 친구야. 너 어떤 기집애가 너랑 나놓구 이딴식으루 깐죽대면 .....좋겠어?
삼열 : (할 말 없다)
현성 : (한심하게 보다가) ....송이한테는 일단...진심일거라구 둘러
댔어..니가 맘에 들어하는건 사실이라구. 그러니까..상처 안 받게 정리 잘해.
삼열 : .........
현성 : (답답한 얼굴로 보는 표정에서)
#32. 홀랜드 빌리지. (저녁)
송이와 희원 삼열 현성이 술잔을 부딪힌다. 술 마시는 네사람..
송이..들뜬 얼굴이고 삼열과 현성의 모습은..어딘가 불편하다.
송이 : (삼열에게) ..유빈씨는 술 잘 못하시나봐요...?
삼열 : 네...? 예....좀 그런 편입니다..
송이 : 큰일났다. 난 술고랜데....앞으룬 끊어야겠네...?
현성, 삼열을 보고....삼열..난처한 얼굴인데.
희원 : (귀엽게 생글거리며) 근데.....유빈씬, 송이 어디가 그렇게 맘에 드셨어요?
삼열 : (당황...) ...송이씨요....? 그거야....물론.....솔직하고..꾸밈 없는 거죠.
그게 송이씨 최고 매력 아닙니까.....
현성 : (못마땅한 얼굴로 삼열을 본다)
송이 : (얼굴 빨개진다) 어휴, 그만하세요. 나 쪽팔려 죽겠어.
난처해진 삼열. 저도 모르게 술을 벌컥 벌컥 마신다.
송이 : ..술 못한다면서요....
삼열..잔을 비우고 피처잔 들어 또 따르려는데...
송이 : (얼른) 제가 따라 드릴께요.
하면서 일어서서 피처잔을 드는 송이. 그러다 순간 휘청하며 술을 엎지른 다. 삼열의 옷으
로 확 튀기는 술.
희원 : 어떡해.
하더니 희원, 얼른 걸치고 있던 남방을 벗어 삼열의 옷을 닦아준다. 당황하 는 송이, 그리고
삼열. 현성.
삼열 : 이러면..희원씨 옷이..
희원 : (그제서야 알았다는 듯) 어머. 나도 모르게...
송이 : (기가 막힌데. 낮게) ..야....
희원 : (얼른) 신경쓰지 마세요. 금방 세탁하면 될꺼에요.,
하더니 일어서서 화장실 쪽으로 간다. 그런 희원을 보는 삼열. 송이..당황스 럽다.
송이 : 어휴. 또 또 저 착한척...!
현성과 삼열. 멈칫한다.
송이 : 유빈씨. 쟤..지금 착한 척 하는 거에요. 선수거든요. 암튼 여
우짓 하난 타구 났어.
삼열 : (당황스런)
현성,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삼열을 흘기고.......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송이..
천연덕스럽게 웃는다.
#33. 여자 화장실 안. (저녁)
희원, 세면대에서 남방을 빨고 있는데..송이가 안으로 들어온다.
송이..많이 취해있다.
희원 : ..유빈씬 괜찮니..?
송이 : (혀를 끌끌찬다)
희원 ; (보는)
송이 : 희원이 너..유빈씨 앞에선 착한척 그거 소용없으니까 괜히 용쓰지 마.
자꾸 그럼 너만 불쌍해져...?
희원 :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듯) 응..?
송이 : (취한 김에 떠드는 느낌의) 너..솔직히 자존심 상하지 그치? 너랑 나랑 똑같이 만났 어!..원래 대루라면 너한테 뻑가야 그게 정상인데...근데 내가 좋대잖아..? 히....솔직히 난 무
지무지하게 신나.
희원 : .......!
송이 : ....넌 세상 사람들이 다 너만 좋아해야 직성이 풀리겠지만...그럼 안되는 거야.
너두 좋아하구 나두 좋아하구 재수없는 노코치두 좀 좋아해주고..
그래야 공평한거지. 안 그러냐...?
희원 : .......!
송이 : (화장실 문 열며. 히죽 웃는) ...여우야. 넌 언제 사람될
래...?
취한 송이, 하얗게 질린 희원을 두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다.
안에서 들려오는 송이의 흥얼거림. 희원..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진다.
#34. 남자화장실 안. (저녁)
삼열,,문을 열고 나오면..현성, 벽에 기대 담배를 피고 있다.
삼열...무안한 얼굴로 현성을 외면한다.
현성 : ...잘못했단 생각이 들긴 드냐...?
삼열 : (할 말 없다)
현성 : 시간 끌지 말구 빨리 말해. 송이 더 바보 만들지 말구.
삼열 : ...야..나 못하겟어...
현성 : (본다)
삼열 : 양송이 저 승질에..내가 희원씨 때문에 껄덕댄거 알면...패
죽일거 같애.
현성 : 그래서..어떡할려구...!
삼열 : (보다가) 오만원에..어떻게 안되겠냐...?
현성 : 뭐 임마?!
삼열 : (손가락 열 개 펴 보이며) 십만원...!
현성 : (기막힌 얼굴로 보는 표정에서)
#35. 화장실 밖. (저녁)
현성이 화난 얼굴로 먼저 나오고 주눅든 삼열이 밖으로 나온다.
잠시 후...여자 화장실 쪽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낸다. 보면 희원인데..
두사람의 모습을 보는 희원. 안에선 송이..여전히 노래를 흥얼거리는
데..희원의 입가에 냉소가 번진다.
#36. 희원과 송이의 방. (아침)
세련된 정장 차림의 희원. 커튼을 확 열어 젖힌다. 안으로 쏟아지는 햇빛
희원..기분이 좋아보인다. 희원...우유를 잔에 담아 침대에 누워자고 있는
송이에게 가져간다.
희원 : 일어나 송이야..이러다 늦겠다.
송이 : (겨우 눈을 뜨는) 몇신데..?
희원 : 7시. 자..이거부터 마셔. (침대 걸터앉는다)
송이 : (왜 이러나 싶은. 잔 받아든다)
희원 : (우유 마시는 송이를 보면서) ..내가 밤새 생각해봤는데...
송이 : (보는)
희원 : 너하구 유빈씨 사이..확 진전되는 뭐가 없잖아..
송이 : (또 염장지르는 건가..하고 보는)
희원 : 나한테 근사한 아이디어가 하나 있는데. 이 기회에 확실한 애인으루 만들어볼래..?
송이 : ........!
희원 : 난 너 도와주구 싶어서 그래. 한번 생각해봐.
송이 : (머뭇거리다) 야..어제 내가 너한테 막 뭐라 그러지 않았냐..?
희원 : 음...좀 그랬지..? (웃으며) 그래두 틀린 말 하나두 없었어. 이따 전화해.
희원. 나간다.
송이 : ...저 기집애가 철드나....(표정에서)
#37. 놀이공원 일각. (낮)
현성, 파크 뒤 직원전용 통로에 서성이고 있다. 그때 저만치 나타나는
인형탈 쓴 송이. 현성..송이를 본다.
#38. 놀이공원 일각. (낮)
현성과 인형탈 쓴 송이. 벤치에 앉아있다.
송이 : ....할 얘기가 먼데
현성 : ..그거 얼굴이라두 빼구 하면 안되냐..?
송이 : 안돼.
현성 : 왜!
송이 : 어린이의 꿈과 환상을 깬단 말이야. 탈 벗는 건, 절대 금지야.
현성 : (할 말 없다)
송이 : 용건이 뭐야. 나 무지하게 바뻐.
현성 : (꺼내기 어렵다) ...어....그거...덥겠다..?
송이 : (버럭) 야!
현성 : 알았어....(망설이다가) 양송이. 내가 걱정이 돼서 충고하는 건데...양삼열.
그 자식 진짜 후진 놈이야..
송이 : (보는)
현성 : ...생각해봐라. 멀쩡한 지 이름 나두구..양유빈 행세하는 이유가 뭐겠어.
그거 다 ..여자 꼬실려는 수작이야. 그 자식..아주 선수라니까..?
송이 : 너 왜 그래..?
현성 : 어...?
송이 : 왜 내 앞에서 유빈씨 욕을 하구 그래.... 너 혹시....
현성 : (올 것이 왔구나)
송이 : 유빈씨 질투하냐..?
현성 : (뭐...?)
송이 : 으이구. 사내자식이 유치하게. 너..내가 너 말구 유빈씨 좋아하니까 존심 상했구나.
하여간 잘난 것들은 다 똑같애.
현성 : (기가 막히다)
송이 : 야. 니가 암만 그래두 우리 유빈씨 발가락만두 못해. 유빈씨가 얼굴은 너만 못해두
인격자야. 그러니까 희원이 그 여우한테 안 홀리구 날 알아보지. 처음이라니까..그런사람?
현성 : .......! ..삼열이가 처음이야...?
송이 : .....어....쪽팔리지만.
현성 : .......!.
송이 : 뭐 어때. 사랑은 원래..평생 한번만 오는 게 제일 좋은 거래더라.
현성 : .......
송이 : 너..괜히 유빈씩 욕해서 나 기분 잡치게 하지마.
내가 연앨 얼마나 해보구 싶었는데..초치구 있어..
현성...잠시 송이를 본다. 그러다가...
현성 : 얌마. ...내가 여러번 해봐서 아는데 .연애 그거 별거 아냐.
송이 : 잘난척 하지마. 난 연애해서 꼭 해야될 것두 있어..
현성 : 뭐..영화보면서 팝콘 먹여줄려구? 아님..자전거 나란히 타구 싶어..?
꽃노래두 한두번이지..다 금방 질리게 되 있어.
송이 : ......그런거 아냐.
현성 : 그럼 뭐.
송이 : ....뽀뽀...
현성 : (잘못 들었나...) 어...?
송이 : 뽀뽀..! ....나..그거 꼭 해보고 싶단 말이야.
현성 : ......!
송이 : 애인생기면..뭐 당장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꼭 해보구 싶었어.
그게..그렇게 좋은 건가......얼마나 궁금했는데...
현성 : (멍한 얼굴로 송이를 보다가...기막힌다. 피식)
넌...무슨 여자애가 그런 말이 술술 잘두 나온다...?
송이 : (으쓱)..그러게...이거 가면 써서 그런가..? 별루 안 챙피하네. (헤헤 웃는)
현성..그런 송이를 짠하게 본다. 송이 좀 무안해 지는지 딴청을 피우다가.
송이 : 너 유빈씨한테 말하면 죽어!! (주먹 흔들어 보이는 모습에서)
#39. 물개사 안. (밤)
삼열, 물개우리를 청소하고 있는데..전화 벨이 울린다.
삼열 : ...물개팀 양삼열입니다... (수화기 잡고. 잠시후) 네. 양유빈 인데요...
(놀라는) ....희원씨.....? (표정에서)
#40. 기숙사 앞 (밤)
현성, 기숙사 앞 벤치에서 담배를 피고 있다. 생각에 잠긴 모습인데..
그때..기숙사 쪽으로 오는 남주임과 승만.
현성 : .....삼열이는요...?
남주임 : 할 일 남았다구 먼저 들어가라던데..? (가면)
승만 : (현성에게 슬쩍) 여자가 놀러올 분위기더라구요.
현성 : .......!
#41. 물개사 뒤편. (밤)
희원과 송이가 있는데...보면 송이..우스꽝스러운 물개탈을(얼굴은 보이게 만들어주세요.) 머
리에 쓰고 장미꽃 한송이를 들고 있다.
송이 : ...좀 유치하지 않아..?
희원 : 귀엽기만 한데 뭘. 현성이가 그러는데..이 팀 사람들은 여자 친구한테 고백할 때
물개한테 장미꽃 물려서 무대로 데리구 나온대.
송이 : .....유빈씨가 웃으면 어떡해....
희원 : ....정 내키지 않으면 말구. (살핀다)
송이 : (생각하다가) 그래. 나야 뭐. 어차피 깜찍한거에 승불 걸어야지.
희원 : (웃고는) 내가 유빈씨..잠깐 유인하는 동안 들어와서 무대뒤루 가. 알았지..?
송이 : (고개 끄덕인다)
#42. 물개사 안. (밤)
희원이 삼열과 함께 물개 사 안에 있다. 삼열..희원의 말을 듣고 놀란 표정.
삼열 : ...예...?
희원 : 송이가 유빈씰 위해서 이벤트를 준비했거든요. 원랜 깜짝 놀래켜야 되는데..
혹시 당황하실까봐요.
삼열 : 송이씨두 여기 왔어요..?
희원 : 아뇨 아직. 오면..제가 신호해드릴께요. 송이...얼마나 귀엽게 분장했는지 몰라요.
유빈씨 아마 반할걸요.
삼열 : (난처하다) 저기요 희원씨.....(하는데)
그때 사무실 쪽에서 전화벨이 울린다. 삼열 망설이는데...
희원 : ..전화 받으세요.
삼열 : 잠시만요...
하고..삼열 사무실 쪽으로 가면...희원 살
짝 가서 문을 연다.
안으로 들어오는 송이.
희원 : 잘해...?
송이 : 어! 고마워!
희원 : (냉소가 번지는 모습에서)
#43. 물개사 안. 사무실 (밤)
전화받는 삼열.
삼열 : 야. 그래서..아직두 말 못했단 말이야...? 그럼 어떡해...일루 온다는데.
#44. 놀이공원 일각. (밤)
현성..가고 있는.
현성 : ....아깐 그럴 분위기가 아니였으니까 그렇지.!...알았어. 일단 내가 송이한테 전화해서 가지 말라구 대충 둘러댈게.
전화 끊는 현성. 송이의 전화번호를 누른다. 그런 현성의 위로 회상.
현성 : .......! ..삼열이가 처음이야...?
송이 : .....어....쪽팔리지만.
현성 : .......!.
송이 : 뭐 어때. 사랑은 원래..평생 한번만 오는 게 제일 좋은 거래더라.
막 신호가 가려는데..현성, 플립을 닫는다. 많이 망설여지는 얼굴이다.
#45. 물개사. 무대. (밤)
송이...무대 뒤에 슬쩍 숨어있다. 긴장되고 가슴이 뛰는 그녀. 희원...무대위 를 서성이고 있는
데...그때 안으로 삼열이 들어온다.
삼열 : 송이씨는...?
송이 : (확 긴장하는)
희원 :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삼열 : (안 왔다는 표시로 이해한다)..그럼..그전에 제가 할 말이 있는데요...
무대 뒤의 송이. 장미꽃을 입에 문다. 우스워 죽겠다...하지만 소리나면 안 된다..꾹 참는 그녀,
희원 : ..무슨 얘긴데요..?
삼열 : 저기요 희원씨....
무대 뒤의 송이...막 돌아서려고 하는데.
삼열 : 나 사실 송이씨 좋아하는 거 아니거든요.
송이..멈칫한다. 희원...짐짓 놀라고 당황하는 표정.
희원 : ..그게..무슨 말씀이세요..?
삼열 : 그러니까요...제가 좋아하는 건 송이씨가 아니라 희원씨라구요.
송이...하얗게 질린다.
#46. 놀이공원 일각. (밤)
결심하는 현성. 전화를 거는데....
#47. 물개사 무대위. (밤)
희원과 삼열이 무대에 있다. 송이...충격받은 얼굴로 숨어있는.
희원 : 그럼..처음부터 송이한테 일부러 그러셨단 말이예요..?
삼열 : 송이씨한텐...오늘 얘기하려구 했습니다...희원씨한테두... 정말 면목이 없어요.
송이...눈에 그렁하게 눈물이 맺힌다. 보면..이쪽으로 삼열이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 송이..들키면 안된다. 최대한 몸을 웅크리는데...
희원 : 아무리 그래두 ...정말 너무하시네요... 하필 여기서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요..!
삼열 : 저도 갑작스럽다는 거 압니다..하지만요...(하는데)
그때...송이의 핸드폰이 울리고 만다..당황하는 송이...주머니를 뒤져 휴대폰 을 찾아보지만..쉽
지 않고...무대위에는 송이의 전화벨이 계속 울린다.
삼열 : ...전화벨이.....(이상하다. 무대 뒤 가리키며)...저 쪽인 거 같은데....
희원..짐짓 낭패라는 얼굴로 본다. 무대뒤의 송이...절망한 얼굴....전화벨..여 전히 울리는 그 채로..송이 무대 뒤에서 나온다. 장미꽃을 그대로 물고 있는 채로...견딜 수 없게 치욕스러운 표정. 삼열..경악한다.
희원 : (송이에게 가는) ...송이야....
하는데 송이. 그 순간 자신이 꽃을 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확..모멸감이 밀려온다. 동시에 전화벨도 멎는다. 물고 있던 꽃을 빼는 송 이.
희원 : ....미안해 .... 난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어...
송이 : ...몰랐다구....? 니가...?
희원 : (억울하다는 듯) 송이야...!
송이. ...그대로 밖으로 뛰어나간다.
희원 : 송이야...! 송이야...!
삼열...어쩌지 못하고 당황하는 표정.
희원 : 송이가 있다구 했잖아요. 어쩜 이러실 수 있어요.
삼열 : 아니 전요.....아니라구 하신 줄 알았어요.
희원, 차갑게 외면한다. 하지만..이내...냉
소를 띄우는 그녀.
#48. 물개사 근처. (밤)
현성, 전화를 하고 있다.
현성 : 왜 이렇게 안 받아....
하는데..그때 저쪽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린다. 점점 가까워온다.
보면...이리로 걸어오고 있는 송이. 물개탈을 쓴 채..장미꽃을 든 채.
현성 : .......!
현성을 보는 송이. 눈물이 맺혀있다. 현성...충격을 받는다.
송이..너무 챙피하다...그냥 외면한 채 가려는데..그런 송이를 잡는 현성.
현성 : (안쓰럽다)...송이야....
송이 : .......! (애써 웃는) 니가 이러면...난...더 개망신이거든...?... 놔주라.
현성 : ........!
현성..잡은 팔을 스르르 놓는데..송이 현성을 그대로 두고..가버린다.
그런 송이의 뒷모습을 보는 현성. 착잡해진다.
#49. 물개사 안. (밤)
삼열..걱정스런 표정으로 앉아있는데..현성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다.
삼열 : ....현성아..
현성 : .....어떻게 된거야..?
삼열 : 최악이지 뭐. 내가 희원씨한테 고백하구..송이씨가 뒤에서 듣구..
현성 : ......!
삼열 : 큰일났어 임마....희원씨가 화 엄청내더라. 이제 어떡하지... (하는데)
현성, 삼열의 턱을 날린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나동그라지는
삼열. 삼열...아프다기 보다...놀랐다.
삼열 : ....야.....?
현성 : 큰일...? 니가 큰일이 뭔지..알긴 하냐. 송이가 무슨 꼴을 당한 건지..아냐구 이 자식아.
삼열 : (할 말 없다)....일이 이렇게 커질 줄...몰랐어..
현성, 경멸스럽게 보다가 그대로 나가려는데..삼열이 현성을 잡는다.
삼열 : (잡는) 얌마 김현성.
현성 : (뿌리친다) 놔 임마. 너같은 놈이랑 상대하는 것도 쪽팔려. (가려는데)
삼열 : (마음 상한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현성 : (멈칫. 이게 그래도 하는 얼굴로 보는)
삼열 : 걔..안 좋아한거..걔말구 희원씨 좋아한 거,.? 야. 그게 그렇게 죽을 죄냐.
현성 : ..야 이자식아..(하는데)
삼열 : 임마. 그렇게 불쌍하면 너라두 나서서 구제해주지. 그럼 되잖아.
현성 : ...뭐....?
삼열 : (의미심장한)...너두...그건 싫지..?
현성 : .......!!
삼열 : 그래. 이용한 내가 나쁜놈이라 쳐. 그치만..인간적으루 안 좋아지는걸 어떡하냐.
그것두 내 잘못이야?
현성 : ........!
답답한 지 확..의자를 걷어차는 삼열. 현성...할 말이 없다. 삼열이 말이..맞 다.
#50. 놀이공원 일각. (밤)
송이...직원들이 다니는 통로 쪽 길가에 앉아있다. 무의식적으로,,물개탈을 만지작거리고 있
는 그녀. 멍한 표정에서 뚝 눈물이 떨어진다.
송이 : ....안돼.....
송이. 눈물을 참는다. 끅끅....울지 않으려고 버티는 그녀.
송이 : 울면...지는거야....
어둔 밤...혼자 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이...작고 외로워 보인다.
#51. 물개사 앞, (새벽)
물개사 문을 열려다가 생각에 잠기는 현성. 어디론가 가는데...
#52. 놀이공원 일각. (아침)
#52의 그 자리. 송이..아직도 앉아있다. 굳어진...복수심에 불타는 그녀의 눈 빛.
송이 : 그래. 어디 두고 보자구....
송이..자리에서 일어선다....그녀가 사라지면..잠시 후 나타나는 현성.
둘러보지만 송이는 보이지 않는다.
#53. 희원과 송이의 방. (아침)
희원, 자다 깬 모습으로 전화를 받고 있다.
희원 : ..아직 안들어왔어. 나두...걱정돼서 어제 한숨도 못잤어....
하는데 문이 열리며 송이가 들어온다. 희원을 한번 쓱 보고 침대로 가서 눕는다.
희원 : 현성아..송이 지금 왔거든? 그래, 바루 전화할게...(전화끊고)
희원, 침대에 누워있는 송이에게 다가가서.
희원 : 유빈씨..사람이 어쩜 그러니..너무 화나서..내가 막 뭐라구 했어.
송이 : (대꾸없는)
희원 : ....잘래...? 그래. 잠깐이라두 눈 붙여. 내가 깨워줄게...
송이..꼼짝도 않는다. 희원..그런 송이를 보다가..일어서 화장실로 들어간다.
눈을 뜨는 송이. 이불을 꼭 쥔다.
#54. 놀이공원 전경. (낮)
#55. 놀이공원 일각. (낮)
인형탈을 쓴 송이. 사람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아무일도 없는 듯..
일상적인 모습이다. 그때...승만과 지나가던 현성..송이를 본다.
현성 잠시 멈칫하는데...승만이 부르고... 현성..이내 가버린다.
사람들에게 손 흔들며..인사하는 인형탈의 송이.
#56. 물개사 뒤. (낮)
삼열, 남주임과 담배를 피고 있다.
남주임 : (담배끄고. 돈 주면서) 시원한 걸루 몇 개 사와.
삼열 : (돈 받는다) 딸랑 이천원으루...?
남주임..뒤통수 한 대 치고 들어가면...
삼열 : 하여간 쫌생이.
삼열..담배를 마저 핀다. 그때..삼열의 뒤로 날아드는 돌멩이.
삼열..아얏! 비명지른다. 놀라 두리번 거리는 삼열.
삼열 : 어떤 자식이야..?!
그때 삼열의 이마에 정통으로 날라드는 돌멩이. 삼열..으악! 비명 지르면서
머리를 움켜쥐고 나뒹군다.
#57. 놀이공원 일각. (낮)
나무 뒤. 돌멩이를 든 송이의 시선에...데굴데굴 구르는 삼열과 소리를 듣고
뛰어나온 승만, 남주임의 모습이 보인다.
송이 : 넌....이 정도루 봐준다...
#58. 공연팀 창고 안. (낮)
희원..기획팀 사람들과 퍼레이드 카 앞에서 있다. 희원..사람들에게 뭔가 지시하는 모습. 멀
리..송이가 그런 희원을 보고 있다.
송이 : ......근데 넌...도저히 못 봐주겠어.
송이..희원과 퍼레이드카를 뚫어져라 쳐다 본다.
#59. 공연팀 창고 밖. (밤)
희원을 비롯한 몇몇 직원들이 안에서 나온다.
희원 : 제 차로 가세요...야식 잘하는 데루 모실께요.
희원..차에 오르고 사람들..출발하면. 어둠 속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낸다.
보면...송이다. 송이...창고 쪽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데..
#60. 창고 안. (밤)
기술자 장씨가 퍼레이드카를 점검하고 있다. 퍼레이드카 사이를 헤치며
발소리를 죽여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송이. 그때..갑자기 장씨.
장씨 : (송이쪽을 보고) 어..., 너...!
송이. 화들짝 놀라 몸을 숨긴다. 송이 쪽으로 걸어오는 송이. 송이...
들켰구나...가슴이 뛰는데...이쪽으로 걸어 오던 장씨. 송이를 지나쳐
문쪽으로 간다. 나 아닌가...? 송이..고개를 쭉 빼고 보면...
장씨가 다가간 곳에...활짝 미소를 지으며 서 있는 승준의 모습.
승준 : (비닐 봉지를 들어보이며) ..한참 출출하실 때 되셨잖아요. 맞죠...?
장씨 : (확 밝아지는 얼굴)
장씨와 승준..어디론가 가는 것 같다. 그제서야 송이, 정신을 차리는.
송이...#56에서 희원이 만들던 퍼레이드카 쪽으로 다가간다.
눈빛을 빛내는 송이. 주변을 둘러본다. 망치와 스패너를 양손에 쥐는 그녀.
드디어..복수의 때가 왔다.
#61. 창고안. 기술팀 방. (밤)
승준, 장씨의 앞으로 떡볶이와 순대와 소주가 놓여져 있다.
장씨 : ....언제 제대했냐.
승준 : ..이주 됐어요.
장씨 : 우라질 놈...면상 허여멀건한 거 봐라. 그게 엊그제까지 뺑이친 놈 낯짝이냐.
승준 : ...재수 없는 귀족 피를 타구 나서 그렇죠 뭐.
장씨 : 에이. 밥맛 없어. (술 마신다)
승준 : ..저 내일부터 기획팀으루 출근해요.
장씨 : (술 마시는)
승준 : (장씨의 빈잔에 술 따라주며) 이리루 오고 싶었는데...
장씨 : 지랄하구 자빠졌다.
승준 : ....아저씨하구 일할 때가 좋았어요.
장씨 : (안다) ......
가만 술 들이키는 장씨.
장씨 : ..잘해. 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싸지 말구.
승준 : (풋 웃는) 아저씨가 그 말씀 하두 하시길래..요강이란 걸..구 했거든요.
장씨 : (뭐..하는 얼굴로 보는)
승준 : (짐짓 장난스레) 큰 일두 한번 봤는데...다리 저려서 혼났어요.
호강에 겨울지는 몰라두...꽤...불편하던데요...?
장씨 : (피식) ...에라 이 미친놈아....
승준..미소 지으며 보는 얼굴에서.
#62. 퍼레이드 카 위. (밤)
송이, 좁은 퍼레이드 카 안. 랜턴을 들고 살피고 있다.
송이 : 뭘 어떻게 해야 고장이 나는 거야. 씨..
송이..우왕좌왕이다. 송이..전선이 모여있는 곳을 랜턴으로 비춰본다.
그때..저쪽에서 들리는 승준과 장씨의 목소리.
장씨 (소리) : 너 일할 때 하군 많이 달라졌지. 이게 다 새로 들어 온 차들이야.
송이 깜짝 놀란다. 후다닥 나오려다가..전선에 다리가 걸린다. 툭..빠지는 전 선. 송이...쿠당탕
넘어진다.
#63. 공연팀 창고. (밤)
장씨..창고를 빠져나가는데..승준, 우당탕 하는 소리를 듣는다.
멈칫하는 승준. 송이가 있는 퍼레이드 카 쪽을 보는데... 보면...틈새로 노란 불빛이 보인다.
#64. 공연팀 창고. 퍼레이드 카 밖. (밤)
송이, 급히 차에서 나온다. 그런 송이의 눈에 들어오는
랜턴불빛. (운전석 안에 두고 온) 송이..어떡하나..싶은데. 그때 어둠 속에서 이리로 가까워오
는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긴장하는 송이. 차 뒤로 몸을 숨기는데...
그때..창고 안에 불이 켜지고...승준이 송이가 있는 퍼레이드 카 쪽으로
다가온다. 숨죽이는 송이...손을 모으고.. 제발...하는데...
점점..다가서는 승준. 퍼레이드 카를 둘러본다.
승준 : (조심 스럽게) 거기..누굽니까...?
송이..숨을 죽인다. 살피는 승준. 이어..송이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튼다. 송이..눈을 질끈 감는데...그 모습에서 엔딩
# 전회엔딩. 공연팀 창고. (밤)
장씨..창고를 빠져나가는데..승준, 우당탕 하는 소리를 듣는다.
멈칫하는 승준. 송이가 있는 퍼레이드 카쪽을 보는데... 보면...틈새로 노란 불빛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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