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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해 당신을 1

S#1.동네전경(오전)
비가 오고 있다.
하얀 페인트 담벼락 사이로 코스모스가 
조금씩 피기 시작하고 있다...
작은 꽃잎에 맺힌 
빗방울들이 예쁘게 반짝인다.
갑자기 화면에 노란색이 확 번진다.
선화가 펴든 우산이다.

S#2.선화의 마당,오전
선화가 보따리(왕고모집에 가져다 드리는 찬합)를 
들고 나와 하늘을 본다. 
노란 우산을 펴들고 낮은 대문을 열고 
나와 길을 걷는다.문득 대문곁 
화분을 본다.작은 화분 하나 들고 걷는다.
(...꽃잎을 보며)

선화E           아름답고 고운 것을 보면 그대 생각이 납니다.

선화,빗속을 가볍게 걷는다.

선화E           이게 사랑이라면 내 사랑은 당신입니다. (물웅덩이를 깡총 건
                너뛰며  걷는다)
미자E           니 사랑이 누군데?

S#3.미자의 거실, 오전
독신자 아파트 답게 깔끔한 거실과 
부엌에서

선화            (옷에 묻은 빗물을 닦으며) 백마 탄 왕자님. (빙글 웃으며 화
                분 드린다)
미자            (화분 받으며) 고맙다.근데 넌 고3이 화분  키우고 그런 한가
                한 생각 할 시간이 어딨어?
선화            치, 고몬 뭐 고3은 사람도 아닌가. 
                고3두 봄이면 봄이구나, 가을이면 가을이구나...  쓸쓸하구나... 
                그런다구요.
미자            (푹 웃고) 니가 쓸쓸해?  니가 쓸쓸이  뭔지나 알구 그런 소
                리 해?
선화            (좀 머쓱해서 웃기만) 왜 몰라요? 춘향인 제 나이에 머리 올
                리고 일부종사 했는데...
미자            뭐야, 보자보자 하니까. (흘겨본다)
선화            헤... 엄마가 혼자 계시지 말고 건너 오시래요. 빈대떡은 여럿
                이 먹으면 더 좋잖아요. (빈대떡 열어 보인다)
미자            (맛 보며) 고모두 외로워서 기운 없어. (삼키며) 녹두를 이번
                엔 잘못 산거 같다.
선화            정말 대단하시다,
                어떻게 한번 먹어보시구 알아요? 할머니도 그 소리 하셨거든
                요.
미자            (냉장고에 음식 넣으며) 너두 늙어봐.
선화            피이... (문득 창밖으로 비  보며) 고모 커피 마시고  가두 돼
                요?
미자            (본다)
선화            아이, 분위기 잡는거 아니구, 그냥... 고모랑 차 마신지도 
                오래 됐잖아요? (애교스럽게) 한잔 주세요, 네?

미자,말하려는데 전화벨 울린다.

미자            (받으며) 네. 아, 형준이구나. 그래  어디니? 거기서 오른쪽으
                로 쭉 올라오면 경비소 있어. 거기서 기다려. 내가 사람 내보
                낼께.

선화,잡쳤다는 얼굴

미자            (전화 끊고 웃으며 본다)
선화            저 빨리 집에 가서 공부 해야 돼요. 여름방학 내내 보충하고 
                오늘 겨우 쉬는데. 심부름 할 시간 없어요.
미자            (밀며) 데려다만 주고 넌 얼른 가서 공부해. 그럼 되잖아.
                아까 구박한거 고모가 미안했어.그리고 코스모스 고맙구.
                니 엄마 빈대떡보다 훨씬 고맙다.
선화            (좀 웃고) 정말이시죠?

S#4.초소가는 다른 골목길,낮
선화, 도로에 고인 물 피해 살살 걷는데 
조그만 차가 지나가며 물을 튀긴다.
반사적으로 피했지만 결국 젖어있는 
선화의 종아리. 후딱 노려보는데 
차는 이미 지나가고
운전석의 형준 뒷통수만 얼핏 보인다.    

선화            가다가 빵구나 나라, 메에에롱!

S#5.초소 앞,낮
선화, 가까이 오며 
두리번 거린다. 젊은 남자는 
눈에 띄지 않는다.
아까 물 튀기던 차만 서있다.
선화, 의자가 젖어서 앉지 못하고 
초소 처마 밑에 선다.
형준, 차창을 내리고 본다. 망설인다. 
(우산이 없으므로) 
선화, 아까의 감정이 남아 좀 째려보는 
분위기. 형준, 차 안에서 학생 학생 
작게 부르며 눈 마주치려고 한다.
선화, 일부러 모른척...
형준, 결국 비 맞으며 차차에서 내린다. 
다가온다.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둘러 보기만... 
비 맞으며...선화, 말갛게 보기만 한다...
우산 빙그르...

형준            저어 봉미자 선생님... 조카? 맞지? 맞나요?
선화            ...(천천히) 누구... 찾으시나 보죠?
형준            (우산속으로 은근히 머리 디밀며) 여기서  머니? 내 차로 갈
                래?
선화            (형준이 비 더 맞도록 우산 씌워주지 않는다)
형준            실례. (우산잡이의 선화 손을 거의 움켜 쥐다시피  하고 가까
                이 다가선다) 
                아까는 미안했어, 우산 좀 같이 쓰자.
선화            (다가오는게 싫어서 얼른 오던길 가르키며) 이 길로 쭉 내려
                가세요.
                제일빌라에요, 201호구요.
형준            안 바래다 줘?데릴러 나왔으면 끝까지 책임 져야지.
                이렇게 비 맞으며 부탁 하는데 안 불쌍해?
선화            하나두. (고개 살래살래 젖는다)

S#6.미자거실, 낮
미자, 형준 앉으며 선화,
차 준비혀며 힐끗힐끗본다.

형준            죄송합니다. 제대하고 한번 오려고 했는데... (뒷통수  긁으며) 
                장미에게 선생님 말씀 들으면서도 진작 찾아 뵙질 못했어요.
미자            살다보면 다 그런거지... 그래, 전공은 수학을 했다구?
형준            예, 그때 선생님 뵙고 나서 결정했어요.
미자            니가 원하는거 해야지.그래, 학원에 있었다구?
형준            예, 제대하고 반년쯤 됐어요.
미자            (짐짓) 인기 강사 였다면서?장미 말에  의하면 니 강의 들으
                려고 학생들이 줄을 섰다는데.
형준            (머리 긁적이며) 에이, 선생님두.
미자            너라면 잘 했을거야...(미소로 끄덕이며 본다)4학년 때였지?
형준            예, 초등학교 1학년 때하고 4학년 때 두 번 선생님  반이었어
                요. 
                근데 선생님은 정말 결혼 안하시네요.
미자            왜 할 줄 알았어?
형준            하하 예, 사실은 끝까지 독신 하시리라고 믿지 않았어요.
미자            지금이라도 좋은 사람 나타나면 하지 뭐, 까짓거. 하하.

선화,차 가져다 놓는다.

미자            장미는? (선화에게 차 받아 형준 앞에 놔준다)
형준            (받으며) 예, 아침에 집안 모임이 있대요. 온다고 했습니다.
미자            (가미하며) 참, 선화야. 인사드려. 고모 제자야.
                이번 너희 학교 교사모집 하는 시험 봤어.
선화            우리 학교요? 중학교, 고등학교?
미자            그야 발령이 나봐야 알지. 왜 고등학교로 갈까봐 겁나?
형준            저기... 이름이 봉선화 맞죠?
선화            (본다)
형준            이름이 예뻐서 기억나요,  그리구... (좀 웃으며) 
                애기때 본적도 있는거 같애요. 여름방학 때 선생님댁에  놀러
                갔다가... 
                선생님이 예뻐하신 기억 나요.저두 업어주고 그랬는데...
선화            (업어줬다는 말에 노려본다)
미자            (웃으며) 그래, 그랬다 참.  (선화에게) 오늘 수고했어.  고3이 
                시간 너무 많이 뺐겼지? 어서 가.
형준            벌써 고3이에요. 요만한 애기였는데.
선화            그러는 사람은  초등학생이었어요.자기 늙은건  생각두  안하
                고...
미자            선화야. (너무 까분다)
형준            하하, 그렇지 참.
선화            (형준 좀 꼬아서 보다가) 그럼 말씀 나누세요.
형준            (반쯤 일어나며)  아까는 미안했고 고마웠어.

선화,대충 대답하고 고모에게
인사하며 나간다.

S#7.빌라복도,낮
선화, 푸파거리며 나와 복도 내려오며

선화            요만한 애기? 치, 그러는 자기는  엄청 늙었다. (하고 자동우
                산 홧김에 팍 피는데)
장미            아야.
선화            어머, 선생님.
장미            넌 조심성 없이... (흘겨보다가 옷에 물기 닦으며)
                우산을 그렇게 피는게 어딨어?
선화            죄송해요.
장미            (참고) 선생님 계시지?
선화            예, 지금 어떤 남자랑 기다리고 계세요.
장미            형준이가 벌써?  (올라가며) 잘 가라.
선화            네.
장미            아참 선화야. (이미 이층 계단에서  내려다보며) 지금 고모하
                고 있는 남자, 양선생님 대신 우리 학교 수학 가르치러  올거
                다. 잘 생겼지?
선화            네?!
장미            (돌아서다가) 형준이랑 나랑 이런 사인거는 학교엔 비밀이야, 
                알았지? 
                (손 흔들어주고 사라진다)
선화            (잠시 멍한 채...) 형준이, 그런 사이?

선화,빗속을 유유히 걸어간다.

S#8.미자의 거실, 오전
미자와 형준, 장미 앉아서 차 마시며

미자            내가 뭐 한거 있나... 장미가 애썼지. (웃고) 잘 선택했어. 
                교직이라는게 처음에는 초라한거  같아 보여도  하면 할수록 
                보람 있을거야.
형준            예. (끄덕이며)잘 할수 있을지 그게 걱정이에요.
미자            넌 잘 할 수 있을거다. (짐짓) 가슴이 따뜻한 남자잖아.
형준            어휴... 선생님 그러시니까 무안한데요...
장미            선생님은 형준일 너무 좋아하셔, 질투나게.

세사람,웃고

S#9.미자의 빌라앞, 오전
형준과 장미, 
한 우산 쓰고 차로 걸어가며

장미            선생님 서운 하시겠다.밥 먹고 나오자니까.
형준            혼자 계신 분한테 왜 폐를 끼쳐.사드리지도 못하면서.
                어디 내려줄까, 왜 차 안가지고 왔어? (차키 꼽는다)
장미            (좀 화나서) 배고파,라면이라도 먹어야겠어.

S#10.형준의 방,오후
형준,담배피우며 생각하고 있다.
조그만 창문을 열고 비구경을 한다.

장미            (라면 상 들고 오며) 하여간 사람 부려 먹는 재주도 여러가지
                라니까.
형준            (받아 놓으며) 내가 끓인다는거 말린게 누군데.
장미            (삐죽) 엎드려 절받기? (라면 덜며) 누굴 원망하겠어, 
                내가 버릇을 잘못 들인거지.
형준            (웃으며 먹는다)...
장미            (문득) 이젠 집에 들어가야 하는거 아냐?
형준            ..갑자기 그 얘긴 왜 해?
장미            우리 사춘기 지났어...그리고 (본다)
형준            (라면 물다가 본다)
장미            사랑은, 사랑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 주는게 사랑이래.
                어머니 모습 그대로 받아 들여, 바꿀려고 하지 말란 말야.
형준            누가 들으면 너 되게 효년줄 알겠다.
장미            그럼 효녀지, (웃고) 우린 결혼하면 내가 어머니께 잘할게. 
                음..아무리 바빠도 한달에 한번씩 꼭 찾아 뵙고, 아니다  두주
                일에 한번은 가야겠지?
형준            난 어머니랑 같이 살거야. (먹는다)
장미            그럼 형은?
형준            다 같이.
장미            (좀 김새서 본다) 다같이?
형준            (O.L) 얼른 먹고 가. 취직 인사팀은  월급 받으면 할게, 그야
                말로 뻐개지게 사준다.
장미            진짜?
형준            (후루룩 하며) 오늘 봉선생님도 그러셨잖아, 너 같은 친구 없
                다구.
장미            친구? 우리 친구니?
형준            (짐짓) 비소리 들으면서 먹는 라면두 일품인데. 맛있다.
장미            (보기만 한다, 친구라고 하는 형준이 멀게 느껴지는 마음)

S#11.선화교실,오전(시간경과)
쉬는 쉬간 분위기.
체육복 갈아 입는 학생, 
수업 준비하는 학생, 과자 먹는 학생 등 
다양한데..덕순, 좀 뚱뚱한 
체격에 블라우스 소매 걷어 부치고 
김치줄거리 손으로 
집어먹으며 도시락 먹고 있다.

선화            (뛰어 들어오며) 야 유덕순, 너 의리없이 혼자 먹어?(덕순 입
                으로 들어가는 밥 뺏어 먹는데)
은지            (책 보다가) 봉선화, 너 좀 심한거 아니니, 여기가 너희만  쓰
                는 교실이야, 반장이 말려도 부족한데...
덕순            (O.L) 먹는거 가지고 인권탄압 좀 하지 말그라, 엉?
은지            숨을 쉴수가 없잖아. (손으로 휘저으며) 환경오염이야.
선화            한국 사람이 김치 냄새가  환경오염이면 넌 김치  안먹고 사
                냐?
미경            (뛰어오며) 호외! 호외! (교탁에 선다, 말 하려는데 숨을 할딱
                거라고)
덕순            (김치 먹은 손가락 쭉쭉 빨며) 명 짧은 사람 숨넘어 가겄다.
미경            총각이래, 총각.
덕순            총각김치 담겄냐?
미경            우리반 부담임으로 총각 선생이 온대.
덕순            뭐시라고라?!
미경            양선생님 아프셔서 그만 두셨잖아. 후임으로 새 수학  선생이 
                왔는데 내 정확한 정보에 의하면, (침 삼키고) 총각이고 제법 
                봐줄만하게 생겼댄다.
덕순            끝나 부렀네. (도시락 집어넣는다)
선화            밥 안먹어?
덕순            밥이 문제냐, 지금?(미경에게) 그란데 그 총각이 워째 우리반 
                부담임이냐?
미경            양선생님 그만 두시고 우리반만 부담임이 없잖아. 
                그리고 이건 더 중요한 정보.

초롱초롱하게 바라보는 아이들

미경            우리 무용 알지?
덕순            그 지하실의 마녀.
미경            그 지하실의 마녀가 그 총각 주인이래.
덕순            아...(끄덕이며) 임자있는 몸이다 이거지? 하기사 골키퍼 있어
                야 
                공 넣는 맛이 나지. 원래 이 사랑은 삼각관계가 제맛이거든. 
                장애 없는 사랑이 어디 사랑이냐,  생각해 봐, 로미오와 줄리
                엣두 순전히 집안싸움 때문에 멋있어 진거잖아.
미경            후우....
                유덕순, 제발 주제 파악 좀 해. 너 때문에 우리 모친께서 
                이십년간 공들인 (가슴치며) 내 인간성! 다 망가지고 있어.
선화            (웃고) 됐어, 확실치도 않은 얘기 그만 해.

미경,더 말하려는데(E)시작종,
차임벨 울린다.(동시에) 담임과 
형준, 들어온다.
미경, 잽싸게 자리로 들어온다.
선화, 반사적으로 
일어나(반장이니까) 호령 붙이려다가 
본다.

형준            (본다...좀 의외다)
담임            반장.
선화            (형준 보다가 깨며) 차려, 경례.
아이들          (계속 보며 입으로만) 안녕하세요?
담임            안녕치 못하다. 고개 숙여  인사 하는 놈 하나도  없어. 소문 
                들은걸로 안다. 
                그게 다다.
덕순            무슨 소문이요, 우리 하나도 몰라요.
담임            너는 몰라두 돼.

아이들 키들키들웃고

담임            수학에 관한 한 대단한 실력을 지니신 분이다, 이름 대면  알
                만한 학원에서두 실력을 인정 받은 분이니까 잘 배우도록. 옛
                날 본고사 보던 시절이면 이런 선생님 값이 얼만지나 알어?
학생들          고추먹고 맴맴 담배 먹고 맴맴
담임            (웃고 형준에게)  나더러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얘기란 거
                야.
형준            (무안해서 좀 웃는데)
덕순            아우 심장마비. (가슴 움켜쥐며 작게) 첫눈에 가벼렸어 야.
미경            (속삭이며) 침 바르지 마, 내가 찍었어.

형준,교탁에 올라 인사한다.
시선 맞추지 못하고 
뒤쪽 벽에 붙은 거울 보며 말한다.

형준            이제부터 여러분과 함께 할 김형준입니다. 
                자 (마른 침 삼키며) 잘 부탁 합니다, 아니 부탁 한다.
덕순            저 순진. (깨물고 싶다는 얼굴로) 콱!

선화,좀 묘한 기분이다...

S#12.교문,아침(다른날)
학생들 등교한다.
장미, 아이들 용모 
체크하고 있다. 너 머리 짧어, 
왜 핀 뺐어? 등등..
치마 다아트 넣었지? 학생은 아니라고 
우기고 장미, 일일이 치마 걷어 보는데
선화와 일당...등교한다.

장미            봉선화.
선화            (본다)
장미            너 오늘 보니까 치마가 좀 짧은  거 같애. (가급적 부드럽게) 
                좀 더 내려와야 하는거 아냐?
선화            (자기 치마 내려다 보며) 저 손 안댔는데요.
덕순            선상님 우리 반장이 롱다리 걸랑요. 
                보세요, 제 치마랑 길이가 같아도 선화는 다리가 워나악 길어
                서...
장미            다리가 길면 치마도 길어야지. 숏다리인 너하고 치마  길이가 
                같으면 돼?
미경            그건 그래.
덕순            (미경 확 째려보며 작게) 간이냐, 쓸개냐, 선택을 해라, 
                아무데나 붙었다 떨어졌다 하지말고..
미경            나 원래 생각이 없잖아.
선화            선생님, 애들이 선생님하고 새로 오신 수학 선생님하고  소문
                이 많아요.
장미            (좀 당황)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덕순            그러니까, 선생님하고 김형준 선생님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라
                는 확실한 소문이,
장미            (O.L)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들어가, 나 지금  교문 지도중
                이야. 
                (선화보며) 나중에 얘기하자.

선화 일당, 목례하고 들어간다.
장미, 전에 부탁한게 있으므로 불안하고 
안 좋은 시선.

S#13.선화교실.오후
형준 수업하고 있다.
판서 하며 문제 계속 풀어 가는데
아이들 거의 졸고 있다...선화와 몇몇만 보고 있다.
형준, 손바닥에 
분필 굴리면서 거울만 보고 설명한다.

덕순            (졸다가 하품하고 거울 보며 수업  하는 형준을 보며 한심하
                게) 거울이 대학 가냐, 워째 거울만 보며 설명을 하는지 모르
                겠다.(다시 졸고)

선화,형준 얼굴 보다가
회상한다....편의점 앞에서 
실갱이 하던 때...
비를 피해 자기 우산 속으로 
머리라도 들어오려던 형준의 모습이 
생각 나 좀 미소 지어지는데...
(현실로)

형준            그럼 다음 문제는...

갑자기 정신 드는 아이들...

형준            오늘이 8일 이니까 십팔...(하다가 욕이라서) 열여덟번.

미경이다.얼굴 하애지며 
선화본다.

선화            (알았다는 얼굴, 일어나 나가려고)
형준            ...(문득) 지난번에 선화가 39번이었던거 같은데..(출석부를 본
                다)

낭패한 선화와 미경.

형준            문미경. 문미경이 누구지?
미경            (할 수 없이 손든다)
형준            (선화 본다) 이 반 반장은 내가 생각하는 반장하고 다르구나.
                선화의 그런 행동은 친구로서, 반의 반장으로서 좋지  못하다
                는 생각이 드는데... (보며) 지금 하는 행동이 미경일 더욱 수
                학공부를 못하게 하는거라곤 
                생각 안하나?
선화            ...
형준            (좀 기 올라서) 이런 도움은 너에게도, 친구에게도 나빠.
선화            ...전 그렇게 생각안해요. 미경인 수학 포기했어요.
형준            뭐라구?
선화            (O.L) 고3, 2학기면 각각 포기 하는 과목들이 있다구요. 포기
                한 과목은 사실 이렇게 앉아 있는것도 어쩌면 시간 낭비일지 
                몰라요.
형준            봉선화 그런 결정은 학교에서 하는거야.
선화            그리고 미경인...  선생님을 대단히 좋아해요.
형준            뭐?!
선화            좋아하는 선생님 앞에서 망신 당하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들, 우 하며
선화 편들어 준다. ‘
의리의 봉선화’라는 덕순의 외침도 
들리고.. 포기한 과목은 다른 공부 하게 
해주세요, 소리도 들린다.
형준, 좀 당황스러운데... 
마침 순시하던 교감 선생님과 
눈이 마주친다.낭패스러운 형준, 
선화를 본다.선화, 
당당하게 마주 본다.

S#14.중학교 복도.
상담실 팻말 보인다. 오후
중학생 여자아이들 
물걸레로 복도 밀고 다닌다.
유리창 닦는다고 
창밖으로 몸 내밀고 장난이 반이다.
장미, 화가 나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다.

장미            (급히 걸어오며 유리창 밖으로 
                몸 내민 여학생 엉덩이 때린다)  이러다가 다치면 누구 손해
                야, 엉?헤 죄송해요.
학생            옷은 또 무슨 패션이니, 
장미            체육복에 교복 받혀 입지 마랬잖아.(꿀밤 한번 주고 상담실로 
                들어간다)

S#15.상담실,오후
현자와 장미, 또다른 선생님(이선생)
말 하는 사이, 상담실 담당 아이들 청소 하는거 
여전하고...

현자            (캔커피 마시다가) 우리 선화가?
장미            네. 선화한테 너무 너무 실망이에요. 
                선생님이 잘 좀 해주세요. 저 이러다가 망신 당하겠어요. 
                선생님 딸이고, 봉선생님 조카라 믿었는데 완전히 봉선화한테 
                발등 찍힌 기분이에요.
현자            그래... (한숨) 그 김형준 선생님은 뭐라고 하셔, 내가  만나서 
                사과 드릴까?
장미            그렇게 까지 하실 필욘 없겠지만 선화에게 주의 좀 주세요.
현자            그래 알았어. 
백선생          입장이 난처 하겠네.
장미            (좀 누그러지며)  여긴 중학교라 그런  문젠 없죠? 고등학굔 
                하루도 편할 날이 없어요.
현자            요즘은 다 그래... 그리고 생각해 보면 우리땐 안 그랬나...
                (웃고) 백장미 선생이 학교 다닐땐 안그랬어?
장미            이정돈 아니었던거 같애요.
현자            누구나 자기 젊었을땐 안그랬다고 해. 
                우리가 이해 하자구.
장미            선화는 좋겠어요. 이렇게 이해심 많은 엄마가 있으니까.
현자            후후... 선화한테 한번 물어 봐 줘,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장미            그럼 전 이만 가볼께요. 
                (이 선생님한테도 목례하고 나간다)
현자            후우.. 내 이걸 그냥. 공부 좀 잘 한다고 오냐 오냐 
                해 줬더니 끝이 없어, 끝이.
이              아유 놔둬. 선화가 죽을 죄를 지은건 아니네.
현자            그래두 선생한테 그런 버릇장머리가 어딨어?
이              난 오히려 고소하다. 
백장미          선생 말야, 너무 나서는거 아니야.  자기가 이사장 딸이면 딸
                이지,
현자            좋아 하니까 그렇겠지.
이              어쨌든 백장민지 백여운지 고등학교에 있어서 난 다행이야,
                중학교에 있었으면 같이 못있을거 같애.
현자            (작게) 얘들 들어. (눈 찡긋한다)
이              (웃고 문득 큰소리로 청소 하는 애들한테) 
                야, 이중에 우리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는 언니 있는 사람 손들
                어 봐.

한명,삐죽이든다.

이              너 언니한테 비밀이다, 알았지? (웃으며)

현자, 웃으며 보도가 생각한다.

S#16.김치공장,오후김치공장,오후
시장안에 
“황예순 김치”라는 
간판이 보인다.
아줌마들 버무리기도 하고 
팔기도 하고... 분주한 가운데

덕순네          (다듬으며) 배추가 영 시들시들 하니 좀 그러네.
해남댁          글세말야... 맥이 하나도 없어. (배추를 좀 거칠게 씻는다)
과부댁          살살해요, 그러다 사장 할머니 보시면 어쩌려구요. 
해남댁          아 보면 대수야. 
배추가          힘이 없는걸 낸들 어떻게?
황여사          (나오며) 힘이 없으면 더 살살 다뤄야지. 사람두 한여름 지나
                고 나면 배들배들 해  지는데, 배추라고 여름나는 동안  기운 
                부치지 않겠어?
해남댁          (머쓱해서 웃으며) 들으셨어요? 
                그래두 이번 배춘 좀 너무 하네요.
                채소장사 한번 들었다 놓으세요. 할머니.
황              (옆의 앉아 도우며) 그사람이 몇킬론데 내가 들었다가 놔.
                그리고 애들 듣는데서 기운없네 좋네 나쁘네 하지 말어.
                (소쿠리에 배추 가지런히 놓으며) 음식 상해.
덕순네          (웃고) 할머니 얘기 듣고 있으면 우리가 배추를 씻는게 아니
                라 애기를 씻기고 있는 착각이 든다니까.
황              사람 먹는거야, 누가 먹을지 어떻게 알어? 석삼년 아파서  죽
                만 먹다가 오늘 첨으로 김치 먹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봐. 
                얼마나 귀해, 이거 먹고 싶어 죽지도 못한 사람인데... 
                정성껏 하란 소리야. 알겠나? 해남댁  네. 이거 먹고 죽을 사
                람 원이나 풀어 줘야지.(상한 잎 뜯어낸다)
황              (흘기며) 죽기는... 죽다가도 살아 날 만큼 맛있게 담어!
과부댁          후후 우리 할머니 말씀이 양념이에요.
덕순네          참 선생님 되신 작은 아드님 잘 다녀요?
황              (화색이 들며) 그럼!
과부댁          이제 결혼만 시키시면 되겠네요. 어디 알아봐요?
황              벌써 있어. 그 학교주인 딸. 국민핵교부터 친구야. 
덕순네          그래요? 잘됐네.  요샌 처가덕 보는거 흉도 아니라든데...
과부댁          좋으시겠다... 아들 둘이 다 자리 잡고 잘 사니.. 무슨  걱정이 
                있으세요?
해남댁          과부 넋두리 또 나온다.
황              자네도 금방이야. 조금만 더 고생 해. 나두 아들 둘 데리고 
                끈떨어진 연처럼 살땐 기가 막혔어...(하다가) 아니 그런거 바
                르지 말랬잖아.
과부댁          (얼른 손 치운다)
해남            놔두세요. 바람은 가을이라, (과부댁 치마 들썩이며) 
                치마밑으로 살살 부는데 과부가 그런 재미나 있어야지,  안그
                래?
과부댁          어유 아네요. (손톱 보이며) 손톱  밑으로 고춧가루가 끼어서 
                바른거에요.
황              고춧가루가 왜 끼게 둬 그러니까. 바짝바짝 잘러야지.
과부댁          네.

은상,시장으로 들어선다.

해남댁          사장님 오셨네요.
과부댁          오늘은 받아 오셨으면 좋겠다.

S#17.김치사무실,오후
김치 다듬는 곁에
조그만 책상에 차려진 사무실

장옥희          (전자 계산기 두드리고 있다)
유은상          (들어온다)
옥희            (본다)
은상            (낡은 쇼파에 앉으며) 찬거 좀 줘.
옥희            (소형 냉장고에서 냉수 꺼내 주고 앞에 앉아 본다)
은상            (마시고... 안주머니에서 봉투 꺼내 준다)
옥희            으유 못 됐어. 돈 받았으면 얼굴 좀 피고 들어 올 일이지. 
                잔뜩 인상 쓰고 사람 긴장 시켜?
황여사          (들어온다)
은상            어머니 이이 돈 받아 왔어요.
황              그래... (그제야 얼굴 펴진다)
옥희            걱정이 팔자란 말, 어머니 아들 두고 하는 말인가 봐요.
                (돈 세어 보며) 이렇게 수금 잘 해 오면서도 얼굴 그을거 뭐 
                있어요? 
                자기가 무슨 터프가이라구.
황              (며느리 말투 못 마땅 하지만) 그래 그건 에미 말이 맞다.
                나두 꼭 못 받아 온 줄 알았어.
은상            죄송해요.
황              (밖보며 작게)오늘 월급 다 줄 수 있지?
옥희            (봉투보며) 예. (시큰둥)
황              넌 또 왜 시큰둥이야?
옥희            월급 주고 나면 우린 별로 남지도 않아요.
황              다 그런거지, 언제는 김치 팔아 떼돈 벌었냐? (나간다)
옥희            인상 좀 펴, 왜 그래?
은상            오늘은 끝이야. (담배 꺼내며) 우리 김치 그만 먹겠대.
옥희            왜애?
은상            (얼굴 문지르며) 뭐 더 싼데가 있나 보지.
옥희            값이 문제야, 우린 맛이 달러, 맛이.그돈에 이런 김치  어떻게 
                먹어?
은상            ...
옥희            ...우리두 사람을 줄여야 돼. 그 수밖에 없어.(일하는  모습 보
                며)이사람 저사람 사정 봐주다가 우리가 망하게 생겼다구.
은상            헛소리 말고 전화나 잘 받어. (일어나며)
                50포기 500포기로 들어서 사람 황당하게 하지 말구. (나간다)
옥희            또 그소리.. 내가  오죽하면 그런 착각을  다해?(하는데 이미 
                나갔다, 
                밖을 좀 흘겨 보다가...한숨 쉬다)
은미            (눈치 보며 삐죽삐죽 온다)
옥희            넌 또 왜?
은미            오늘 학원비 준다고 했잖아.
옥희            (보다가 돈 세고) 없는집 제삿날 무섭다드니.. 학원비  무서워
                서 엄마 못살겠다 (주고) 오빤?
은미            아직.
정현            (동시에) 저 왔습니다.
옥희            (기막혀 웃고) 왜 이리 와, 다녀 왔으면 집으로 가지.
정현            자료비 가지고 다시 가야 해요. (손 내민다)
옥희            ...어휴...(돈 센다)

은미, 돈 받아 
기분좋게 인사하며
나간다.정현, 냉장고에서 
찬거 꺼내 병채 들고 마신다.

옥희            조리사 자격증은 언제 따는거야?
정현            조금만 기다리세요.내노라 하는 식당에서 저 
                데려 갈려고 엄마한테 스카웃비 이만큼 내놓고 조를테니까.
옥희            말은... 그때까지만 살았으면 좋겠다.

정현,웃으며 가고 
옥희,기운빠져서 앉는다.

S#18.선화집 부엌, 저녁
윤, 쌀 씻어 앉히고 있는데

황              (불쑥 오며) 뭐해?(하다가 보고) 당분간 쉰다며?
윤              (안경 벗으며) 다 돼가.내일까지 주기로 했거든.
황              이번엔 뭐야?
윤              수학문제. 입시 다가오니까 일감이 좀  있네. 소설 번역은 너
                무 어려워서 이젠 줘두 못하겠어. 모르는 말도 너무 많구.
황              후우... 좋겠다. 나두 일어나 배워 둘걸.
윤              배울래 배웠나...그땐 일본말 안배우면 
                학교를 못 다니니까 배웠지.
황              (비닐봉지 툭 놓으며) 갓김치야, 선화 아빠 좋아 한다며.
윤              (본다...) 또 정현 엄마가 뭐라고 했어?
황              툭하면 지 남편을 트집이라니까,아주 인젠 대 놓고 해.
                아 돈 벌기 싫어 안 버는 남자 있나? 
                (손 부채질) 그 속은 오죽해? 처자식 보기 얼마나 
                속상하겠냐구우... 자식이야 그러려니 하지만 
                어떻게 마누라까지 그렇게 몰라?
윤              그러니까 엄마 따루, 마누라 따루지.
                둘이 똑같으면 뭐하러 두사람이야?
황              (식탁위의 물 따라 마시고) 자긴 그런 걱정 없지?
윤              없긴... 하루종일 입에서 단내 나게 
                가르치고 파김치 되서 들어와두 좀 쉬지도 못해.
                지 남편 뒷바라지에 자식 수발...사위고 자식이고 다 한 대씩 
                쥐어 박고 싶어.
황              에구구 (하다가 시계 문득 보며) 어머 우리 오빠 나올 시간이
                네.              
윤              오빠? (하다가 눈치 채고) 그만 좀 해. 체신 떨어지게.
황              (이미 TV 켰다- 시트콤)  어머어머  최불암 오빠 벌써 나왔
                다.
윤              (기막혀 웃고) 오빠 좋아 하네.
황              언제 나왔지, (시계보며) 그놈의 며느리 욕하느라 
                우리 오빠두 못 볼 뻔 했네.깔깔(TV에 시선 둔 채) 
                자기 모르지, 내 첫사랑이 불암이 오빠 닮은거.

황,깔깔 웃으며 시트콤 보고...
윤, 책 치우고 저녁 준비한다.

S#19.이사장실(저녁)
진여사, 웃옷 입으며 퇴근 준비한다.

장미            (오며) 왜요?
진              퇴근 같이 하자. 안 나가니?
장미            난 아직.
진              형준이 기다려?
장미            (끄덕)
진              밸 빠진거...여자가  튕기는 맛이 있어야지.그렇게  굴면 매력 
                없어 해. 
                취직까지 시켰으면 넌 좀 빠져.학교에서 누가 잡아 먹냐?
                스물네시간 보초 서는 사람처럼 그게 뭐야, 여자가?
장미            내 맘.
진              (흘겨 보다가) 나와. 잠깐 갔다 올데 있어.

S#20.달리는 진여사 차안(저녁)
운전수 운전하고 진과 장미,
뒤에 앉아서

장미            어디 가는데요, 형준이 야간자습 지도 한단 말야.
진              엄마한테 그렇게 좀 잘해 봐라.
장미            이보다 더 어떻게 잘해요?나만하면 효녀지.
진              말은... (흘겨 보다가 좀 웃고 살짝) 
                맘에 꼭드는게 있는데 너무 비싸. 니가 좀 봐줘.
장미            옷?
진              너무 이뻐 얘, 한 십년은 젊어 보여.
장미            헤헤. (비웃고) 쉰셋이 마흔셋으로 보이면 뭐가 나은건데?
진              (째리며) 기집애...난 니가 하고 싶다는건 다 해줬다. 형준인지 
                형팔인지 
                그 아무것도 없는 놈...내가 다 뒷바라지 하고 있어, 지금.
장미            엄마가 뭐?
진              그 놈 군대 갔을 때 너 툭하면 돈 타가지고 면회갔지?
                그 돈 누구 돈이야? 누가  줬어? (말하다가 운전수 생각해서 
                좀 작게) 
                너 이렇게 나오면 결혼 하는데 문제 좀 많을거다.
장미            너무 치사해.
진              니가 치사하잖아.

S#21.고급 의상실저녁
장미, 앉아서 잡지 뒤적이면
진여사,옷 입어 보며 나온다.

진              (거울보며 어떠니? 하는 얼굴)
장미            십년까지 젊어 보이는 건 과장이구, 한 삼년은 꺽어 보여.
진              그래... (거울보며 짐짓)근데  형준인 결혼하면 집은  얻을 수 
                있대니?
장미            으이그! 삼년은 아니구 엄마, 한 오년은 젊어 보여.
진              (웃고) 살까?
장미            너무 비싸.
점원            10% 할인 해 드렸어요. 사모님.
진              에이... 싸 주세요.
장미            (진여사 본다, 정말 사냐구)
진              주말엔 경제인 협의회 모임있어,  부부동반이래. 부총리도 나
                오신댄다.
장미            (끄덕) 엄마만 연상이라 또 신경 쓰이는구나.
진              동갑이야. 정확히 말해.
장미            피. (하다가 확 웃고)엄마 나온김에 양복 하나 사 주라.
                우리 형준이 양복 별루야.
진              (점원에게 카드주며) 오늘은 나두 싫어.
장미            그럼 우리 어머니 브라우스라두.
진              아무리 딸 자식은 도둑이라지만, 넌 어쩌면 그렇게  어릴적이
                나 지금까지, 한결같이 형준이밖에 모르니? 이젠 그 엄마  브
                라우스까지 내가 사 날라야 해?
장미            어유 싫으면 관둬. (하면서도 이미 봐둔 브라우스 집는다)
                이 정도면 수수하게 어울리지 않을까?
진              못살어, 내가. 홀시어머니에 외아들 뭐가 좋다구... (흘긴다)
장미            그래두 요즘 최불암 아저씨한테 반해서  얼마나 재밌게 사시
                는데. 귀여워 죽겠어.
진              (카드 점원에게 주며) 귀엽기도 하겠다.

S#22.의상실 앞, 저녁
진여사와 장미,차로 가며

진              뭐하러 학교 다시 가?
장미            우리 형준이 고3 야간 자습 해, 그거 끝나고 나면 열시거든.
진              그래서 저녁 멱여 보낼려구 기다려? (기막힌)
장미            그럼 밤 열시에 남자  혼자 들어가서 저녁을  어떻게 챙겨먹
                어?
                그리고 오늘 숙직이야.
진              뭐 숙직...너 그럼...?
장미            무슨 상상을 하는거야.난 집에 가, 늦는단 얘기지.
진              아이고 머리야...TV에서 보면 사랑에 목숨 건 여자들 가련하
                고 이쁘던데... 
                넌 왜 이렇게 내 속이 아프니?
장미            (웃으며 진여사 한 번 안고)사랑하는 엄마 잘 들어 가세요.
                이 옷에 어울릴려면 오늘부터 마사지 열심히 해야겠드라.
진              일찍 와. (한번 흘겨 주고 타려다가, 못내... 지갑에서 수표 한
                장 꺼낸다) 
                맛있는거 먹어. 사위 되기도 전부터 몸 보신까지 시켜주는 장
                모야, 내가. (탄다)
장미            엄마 안녕!!! (수표로 빠이빠이)

S#23.학교전경,밤
(야간 자습하는 층만 불이 켜 있다)

S#24.선화교실, 밤
아이들 공부하고 있다.
속닥거리는 놈들도 있고... 대충.
형준, 감독하며 
교탁에 왔다갔다 한다.
선화, 그런 형준을 좀 본다.
형준, 창가에 서서 
밤하늘을 본다.

선화            ...(보기만)
형준            (등돌리고 서서)...
덕순            선생님.
형준            (깨며 돌아 본다)
덕순            몹시 외로워 보이십니다.갈비뼈가 쓸쓸하신거죠?
형준            (웃으며) 남자가 외로우면 갈비뼈가 쓸쓸한건가, 
                그럼 여잔 어디가 쓸쓸하지?
덕순            물론 이 가슴이라고라.아이들  (웃고)
형준            어째서?
덕순            제가 공부를 못해두 문학은 좀 하거든요, 옛날부터 여자의 가
                슴을 대지라고 까지 표현한 문학인이 꽤 있었습니다.
아이들          우... (덕순이가 그런것까지 알어?)
형준            (웃고) 그래 그런 소설두 있다.
덕순            그런 의미에서, 그러니까 선생님의 쓸쓸한 마음을 노래 좀 해
                보시죠.
아이들          와아... (박수)

은지, 공부하다가 방해가 되서
볼펜 신경질적으로 놓는다.

형준            (급히 손저으며 - 옆반에 들리면 안되므로) 박수는 안돼지.
아이들          (박수 그만두고) 노래 안하시면 박수 칠거에요.
형준            난 노래 못하는데.
학생            어차피 잠 깰라고 하는 것이니까 아무거나 부르세요.
형준            (기막혀서) 내 노래가 알람 시계구나 그러니까.
덕순            (책상 작게 두드리며 리듬있게) 사설이 길다, 노래야 나와라!
형준            (좀 웃다가) 내가 노래 하면 답가는 누가 부르나?
미경            그야 우리의 호프, 봉선화가 있습니다.
선화            야, (안돼 하는 눈초리)
형준            봉선화가 답가를 한다구... (생각하다가) 좋아, 오늘만이다.

형준, 
숨 좀 고른다...
아이들 숨 죽이고 본다.
형준, 조용하게 
“러브 미 텐더”를 부른다.

덕순            (선화 팔 꽉꽉 주무르며)  나 간다, 가.
선희            아퍼. (하면서도 형준에게서 눈 떼지 못한다)
은지            (못마땅해서 죽겠는 얼굴)

밤하늘 바라 보며 
조용조용히 부르는 
형준의 노래와 은은한 모습... 
선화... 보다가 무슨 생각에선지 
빵끗 웃는다. 
책상속에서 돋보기 꺼낸다. 
덕순 알고 웃는다.
형준의 노래 끝나고

선화            (앞으로 나가며)  전 노래 못하구요, 대신 저희반을 대표해서 
                특별 서비스 해드릴게요.  (아이들 보며 윙크한다)
아이들          우...(웃는다)
형준            ? 이거 불안한데...
선화            불안 하실거 없어요. 손만 주시면 돼요.
형준            손? (하는데 이미 선화가 손을 가져가고)
선화            제가 우리학교 유명한 선무당이거든요. (돋보기  꺼내며 할머
                니 목소리 흉내) 이거 손금이 영 엉망이구만, 고생 좀 하면서 
                살았겠어.

형준 당황스럽지만 
좀 재밌고...
아이들 까르륵 선화, 형준의 
손바닥을 어루만지며 아이들 본다.

덕순            (자기손 만지며) 왜 내 손이 이렇게 찌리링 거린다냐?
선화            색시감이 좀 어리구만.
미경            선화야 제바알...
선화            (미경보며) 문가 아가씨중에 찾아 봐. 씨 집안으로 가면 큰일
                나겠어. 

미경, 너 죽어. 
(고개 책상에 처 박고) 
아이들... 깔깔댄다. 형준도 웃을수밖에 
없는 분위기... 
그만 손 빼려고

선화            (손 잡으며) 아직 많이  남았다니까. 왜 이렇게  총각 성격이 
                급해? (손바닥 탁탁친다)
형준            (손 맡긴채 곤혹 스럽지만) 할머니 전 장가 갈 생각 아직 없
                는데요.
선화            떽! 젊은 사람이 노인을 놀리다니. 

아이들 책상치며
깔깔 거리는데

덕순            다음은 우리의 스타, 문미경의 댄스가 있겠씹니다아.

아이들, 와아... 박수 치고, 
은지, 귀막는다. 미경, 빼는 듯이
쭈뼛거리며 나온다. 선화, 얼른 형준의 
넥타이핀 빼서 미경의 앞섶에 꽂으며 
마이크 하라고 한다. 덕순, 영어듣기용 
카세트에 테이프 꽂는다... 

E               음악 나오고

미경, 주춤거리다가 귀엽고 깜찍하게 
춘다.

덕순            엄정화! 엄정화! (박수치며)

아이들 박수 소리 때문에 
형준 좀 신경 쓰이는데 
이미 판은 벌어졌다. 다른반 아이들까지 
몰려 오고 누군가 교실 불끄고 
랜턴으로 조명비춘다... 하나둘씩 춤 추는 
아이들 생기고... 미경, 덕순을 끌고 
앞으로 나간다.  덕순, 미경과 달리 
터프하게 힙합 춤춘다. 
아이들 박수로 박자 맞춘다. 
형준, 수습 하려고 
하지만 이미 늦었다.. 은지, 가방 싸 들고 나간다. 
독이 잔뜩 오른 얼굴. 선화, 형준의 그런 
당황이 재밌다... 형준, 선화 한테 
당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벌어진 판... 포기하고 
아이들 놀게 해 준다. 
복도에 백장미, 오다가 난장판의 모습 본다.

S#25.복도,밤
장미와 형준, 빠르게 걸으며...
교무실 팻말 보이는 곳으로

장미            내가 여우굴에 어린양을 넣었지..
형준            그럼 어떻해... 나도 모르게 분위기가 그렇게 가 버렸는걸? 
                그리고 고3이 기계냐, 그렇게 쉴때도 있는거지. 
장미            선생이란 사람이 말 하는 것 좀 봐. 
                그리고 쉴려면 다 쉬어야지, 공부 방해 된다고 집에 가  버린 
                애들은 어떻게 책임 질거야?
형준            그러게... 난 몰랐네. (고민스럽게)
장미            정신차려. 김형준. (따라가며) 오늘일 교장 선생님이라도 봤으
                면 넌 모가지야.

S#26.교무실,밤
형준, 출석부 꽂으며

형준            친구로서 니가 걱정하는게 뭔지 알어, 
                고맙게 생각 해. 하지만, (보며) 좀 지나쳐. 내일은 내가 알아
                서 해.
장미            너 자꾸 친구 친구 하며  못 박는데, 
                그런다고 내가 포기 할줄 알구, 천만에 말씀이다. 넌 내 손바
                닥에 있어.
형준            (웃으며) 자신있다 너.
장미            난... 이쁘니까! 깔깔 그러니까  속썩이지 말고 말들어.  (가방 
                메며) 빨리 나와. 저녁 먹어야지, 배고파 죽겠단 말야.
형준            너 저녁 전이니?
장미            말이라구?!
형준            나 오늘 숙직이야.
장미            그러니까 기다렷지.
형준            (포기하는 얼굴)

S#27.교정, 밤
선화와 덕순, 하교하고 있다.

덕순            아 간만에 몸 좀 풀었다. (선화 보며 웃는다) 
                새로운 수학 선생은 역시 신세대야. 분위기 잘 맞추지? 
                무용, 얼굴이 다 하애졌잖아.
선화            자기네도 고3 지냈을거면서 왜 그렇게 이해를 못 하지?
덕순            아 좋다... 역시 밤은 아름다워.
선화            새벽은 더 멋있어. 운동장에 안개가 쫙 깔린게 정말 좋다. 
                너 낼 아침에 한번 와 볼래?
덕순            지금 나보고 하는 소리지?

미경, 검은 비닐 봉투 여러개 들고
헉헉대며 올라온다.

덕순            너 벌써 등교하냐, 아무리 지각이 무섭기로 여기서 잘라고?
선화            언제 나갔었어? 그건 뭐야?
미경            헤... 오늘 우리 그이 숙직이거든. (봉투 보이며) 간식거리  좀 
                샀어.
덕순            춘향이가 통곡하겠다. 아예 진지상을 올리지 그러냐?
선화            (웃는다)
미경            그러구 싶은 맘 굴뚝  같지만, 남녀가 유별한데 어떻게  그러
                냐? 소문나면 안돼잖아. 나는 괜찮지만, 우리 그이가...
덕순            (O,L) 됐어 됐어, 니네 그이한테 빨랑 가.
미경            너두 곧 좋은사람 나타날거야. (뛰어간다)
덕순            (미경 뒤에 대고 큰소리로) 오지랍두 넓어, 내 걱정은 마셔. 

덕순과 선화, 웃으며 하교한다.
그 옆으로 장미의 차, 지나간다. (형준 타고) 
모르는 덕순 미경 
선화...

S#28.숙직실, 밤
미경, 봉투 들고 
기웃기웃한다. 
비어있다. 
시계 보며 좀 기다린다...

S#29.선화의 거실, 밤
현자, 교안보며 
앉아있다. 
진수는 TV보고.

선화            다녀왔습니다.
현자            어서 와. 뭐 먹을래?
선화            아뇨, 씻고 얼른 잘래요. 아빠는?
현자            정현이 아빠 만나러 나가셨어. 
선화            (윤의 방으로 가다가) 야 봉진수. 공부 좀 해라.
진수            (그냥 TV보며) 걱정 마. 
선화            어디 두고 보자,  너두 내년이 멀지 않았어. (간다)
                눈 나빠지시게 왜 밤에 하세요?
                (치우며) 잠이 안와서 조금 했어.조용히 해. 별거 아니니까.
                네. 어서 주무세요. 너두 쉬어라.

S#30.윤의방,밤
운, 조그만 책상놓고
번역하고 있다.

선화            (노크하고 오며) 할머니.
윤              (안경 벗으며) 이제 와? 힘들지?
선화            (다리 뻗고 앉아 두드리며) 응, 힘들어.
윤              조금만 고생 해.
선화            (웃고 일어나다가) 할머니 일해?
윤              (쉿 하며) 에미 몰라. 조용히 해.
선화            눈 나빠지시게 왜 밤에 하세요?
윤              (치우며) 잠이 안와서 조금 했어.조용히 해. 별거 아니니까.
선화            네. 어서 주무세요.
윤              너두 쉬어라.

선화,인사하고 나간다.
윤, 책을 다시 펴다가 눈을 만진다.

S#31.선화의 방, 밤
선화,세수하고 머리 수건 두른 채 
들어온다. 거울 보고 
로션 바르다가 쪽집게 찾아 
눈썹 뽑는다. 문득 미소지으며 
회상한다. 아까 형준의 손을 잡고 놀리던 일... 
선화의 회상을 깨며 현자 들어온다.

현자            너 엄마랑 얘기 좀 하자.
선화            (짐작 가는 일이다...)우리 무용이 오늘 엄마한테 갔었다면서? 
                걱정 마, 잘할게요.
현자            선생은 이름 없니, 왜 무용이니 국어니, 그렇게 불러, 
                제대로 부르라고 했잖아.
선화            으유 다 그렇게 부른단 말야. 국어선생 딸 티낼 일 있나...?
현자            (노려본다)
선화            알았어요. 무용선생님.
현자            (이걸 한번 야단 쳐 말어, 하는 얼굴)
선화            (생끗 웃으며) 야단 칠까 말까 고민해?
현자            (들켜서 피식 웃음 나오는데)
선화            (현자 어깨 안으며) 나 지금까지 엄마나 가족 누구 한테도 
                부끄러운 일 한적 없잖아. 엄마 나 몰라?
현자            (부러) 몰라.
선화            에에이... 걱정 하지 마. 우리반 애들  새로 오신 선생님 좋아
                해, 아무 문제없어. 무용이 괜히 과장 하는거야. 아니  무용선
                생님께서 과장하신거야. 정말이라니까.
현자            (치며) 얼렁뚱땅 넘어 가지 말고 잘해, 오늘 챙피해서 혼났어.
선화            예 썰!(yes sir). (경례 붙이고 헤 웃는다)  엄마 우리 마당에 
                나가자.(끌고 나간다)
현자            (끌려 나가며) 나 싫어, 피곤해.

S#32.선화마당,밤
선화, 가디건 걸치고 나온다... 
긴 벤취에 앉는다.
심호흡 하며... 아까 형준이 
노래 부르던 모습
회상한다.마당에 앉아 
작은 꽃들 보며 그 노래 흥얼거린다.

민섭            (얼큰해서 들어온다) 어이고 우리 공주님.
선화            크... (냄새 피하며) 아빠 오늘 많이 하셨네.
민섭            한잔 했지. (다른 의자에 앉고) 공부 잘 되지?
선화            (끄덕 웃으며) 안된니다고 하면 아빠 돈주고 마신 술 깰거 같
                애.
민섭            (어깨 안으며) 요놈의 자식... (코를 비틀며) 도대체 언제 이렇
                게 큰거야? 
                요만해 가지고 이 마당을 뛰어 다니더니...
선화            (OL 아빠 목소리로) 내년이면 시집 가겠구나.
민섭            (본다)
선화            헤헤, 졸업하면 시집 갈수두 있지 뭐.
민섭            그렇게 아빠가 싫어, 
                벌써 도망 갈 궁리 하는거야, 너? 배신감 느끼는데? 
                너 아빠랑 결혼 한다고 했잖아.
선화            낄낄, 어릴땐 다 그러는 거에요. 아빤 철없을  때 한 부도 수
                표를 지금도 기억하면 어떻해?(부러 놀리듯) 
                그럼 시집 안가구 아빠  옆에서 계속 아빠만  괴롭히면서 살
                까?
민섭            (어깨 다독이며) 그래 가야지... (하다가  밀며) 어이 보기 싫
                네. 얼른 가, 너. 배신자.
선화            깔깔, 아빠 정말 많이 취하셨구나. (웃다가) 꿀물 타 드려요?
민섭            엄만? 
선화            주무시죠. 제가 타 드릴께요. (안으로 들어 가려고)
민섭            (잡으며) 조금만 있다가 들어가자... 바람이 좋다.
 
시간경과...민섭, 
선화 옆에서 잠들고 선화 그런 아빠를 
본다... 아빠 냄새를 
맡아 보는 선화... 
진수 나온다(선화가 불러서) 
하품하던 진수... 민섭 부축해서 
들어간다.(FO)

S#33.학교운동장,새벽
뿌연 새벽 안개가 가득하다.

현자e           오늘은 너무 이른거 아냐, 왜 이렇게 일찍 가?

S#34.선화거실, 새벽

선화            (도시락 받아 등교 하려고 하며)글쎄... 일찍 깨졌어.
현자            그래 새벽에 하는 공부가 좋아, 지금부터 수능 볼때까지 
                일찍 일어나.
선화            엄만 그저 공부 공부. 엄마 이러면 하려던 공부두 하기  싫어 
                진다구.
현자            조상이 청개구리야, 왜 그런 못된 생각을 해? 너두 고3  엄마 
                돼 봐, 나두 내가 이런 엄마가 될지 몰랐다구.
선화            피... 어떤 엄마일 줄 알았는데?
현자            (미소 지으며) 우아한 엄마. 나두 우아한 엄마이고 싶었어.
윤              (나와 화장실 가며) 나두 우아하게 늙고 싶단다.
윤              일어 나셨어요? (하고 선화 본다)

현자와 선화,마주보며 웃는다.

S#35.거리,새벽
선화,혼자 등교 하고 있다.
학교 담벼락 아래를 걸으며

선화E           이른 아침 등교는 나를 상쾌하게 한다.

S#36.운동장,새벽
형준, 
혼자 농구하고 있다.
뿌연 새벽 안개 속에 열심히 뛰는 
형준의 모습...
선화, 독백과 함께 
운동장으로 들어선다.

선화E           텅빈 운동장에 끼인 안개가 몹시도 포근하게 느껴지고 
                누군가 나를 부르고 있었던 듯이,

선화,형준의 모습에 놀라본다.
형준,드리볼하다가 선화 발견한다.
좀 의외롭다가...
손 흔들며 반가워
한다.
골대 밑, 새벽

형준            (슛 쏘며) 원래 이렇게 일찍 다니는거야, 아니면.
선화            아니면요?
형준            뭐... 다른 이유가 있는건가, 반장이라든지...?
선화            저 그렇게 모범반장 아닌거 아시잖아요? (짐짓 웃는다)
형준            어젠 계획적이었지? (화 내는거 아니고)
선화            헤... 화 나셨어요?
형준            그래, 화 났다.
선화            (본다)
형준            다음부턴 그러면 안돼. 
                가끔 스트레스 푸는것도 좋지만, 내 입장도 있잖아. (웃으며) 
                간신히 취직 했는데 나 잘리면 선화가 책임질거야?
선화            하지만 매일 매일 긴장하고 공부만 한다는건 너무 힘들어요.
형준            그렇지... (웃고) 다음엔 다른 선생님 시간에 놀아. 신참인  나 
                물먹이지 말구.
선화            선생님이 제일 만만한데요. 헤헤.
형준            혼난다. 나두 화나면 무서워. (수도 틀고 씻는다)

선화,무심결에 바라보는데
형준, 별안간 웃통을 벗고 씻는다.
선화,시선피하고

형준            (푸파 거리고 씻으며) 선화야.
선화            네?
형준            숙직실에서 수건 좀 갖다 줄래?

S#37.교정,아침
꽃밭을 보며 선화,앉아있다.

형준            (우유 주며) 마셔라.
                (곁에 앉아 들고 온 커피 마시며) 아침 학교는 참 좋지?
선화            (끄덕)
형준            마시라니까. 고3이 몸 생각 해야지.
선화            (웃으며 우유 입구 연다)
형준            누가 아침마다 우유를 가져다 놓는지 모르겠어.
선화            (웃으며) 선생님 인기 좋아요.
형준            선화한테두? 선화한텐 아닌거 같은데.
선화            ...선생님은 왜 수학과를 가셨어요?
형준            ...사실 갈등이 많았어.수학이 좋은데 학교에선 공대를 가라고 
                했지, 우리 어머니도 그렇구. 공대가 취직이 좀 낫다나?
선화            (끄덕...)
형준            그때 선화 고모님을 찾아갔어.아마 스승의 날이었을거야.
                마음은 자유라고 하시드라. 행복한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라구.
선화            마음은 자유라...! 고모다운 말씀이세요.
형준            (보며) 왜 학과 선택 때문에 고민이야?
선화            아뇨, 대학을 반드시 가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형준            (본다)
선화            (일어서며) 들어가야 겠어요. 아이들 오는 소리 들려요.
형준            (끄덕이다가) 참 내 ID 가르쳐 줄까?
선화            (좀 의외라서 보기만)
형준            통신 할줄 알지?
선화            (끄덕)
형준            (선화 들고 있던 우유 껍데기에 적는다) 혼자 결정 하는거 보
                다 둘이 결정하면 좀 나을거야. 나두 선화고모님 도움 받았잖
                아. 연락해. 할거지?
선화            (우유 껍질에 쓰여진 ID 본다. 형준을 본다) 형준물론 마음은 
                자유지! 
                그럼 나중에 보자. (간다)

선화, 감전 된 듯이 그냥 서 있다. 

                                                                ENDING


.사랑해 당신을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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