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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천하 122


S#1 중궁전 마당 

[난정, 손에 비단보에 싸인 치부책을 들고 
합문을 들어서서 중궁전 계단을 오른다.] 

S#2 동 중궁전 방 안 

[난정, 윤비에게 큰 절을 올린다.] 

(* 난정 앞에 비단보에 싸인 치부책이 놓여있다) 

난정 ; 중전마마, 경빈과 복성군을 내치신 일을 경하드리옵니다. 

윤비 ; (환한 미소) 오냐, 우환질고(憂患疾苦)였던 경빈이 
폐서인 당하여 천리밖 상주땅으로 쫓겨나갔으니 앞으로 왕실과 
조정이 평안해 질 것이다. 

난정 ; ... 

윤비 ; (다가 앉으며 난정의 손을 맞쥐며) 
난정아, 이번에 경빈을 찍어낸 것은 모두 네 공이니라. 
암, 네가 숨은 일등공신이고 말고! 

난정 ; (어딘지 굳은) ..황감하옵니다. 

윤비 ; (난정의 얼굴을 살피며) 헌데 난정아, 네 얼굴이 어찌 밝지가 
못한 것이냐? 

난정 ; 중전마마, 아직은 마음을 놓으시어서는 아니되시옵니다. 
마마께오서 경빈이라는 격류를 간신히 헤엄쳐 나오셨사오나 
앞에 태산준령이 가로막고 있사옵니다. 

윤비 ; 태산준령이라..? 김안로를 일컫음이더냐? 

난정 ; 예, 마마. 
희락당이라는 태산을 넘어야 장차 중전마마께오서 
우뚝 서실수 있사옵니다. 

윤비 ; 네 뜻은 짐작한다만 조정에 화천군이 버티고 있는데 
김안로가 그리 쉽사리 조정으로 돌아올 수가 있겠느냐? 

난정 ; 가야할 사람이 떠났사오니 올 사람은 반드시 돌아올 
것이옵니다! 

윤비 ; 경빈이 쫓겨나갔으니 김안로가 반드시 돌아올 것이란 말이냐? 

난정 ; 예, 마마! 
김안로가 돌아온다면 조정에 또 한바탕 피바람이 몰아칠 것이옵니다! 

윤비(E) ; 피바람이 몰아칠 것이다?! 

S#3 김안로 유배지 외경 

김안로(E) ; (김제학, 채무택, 허항의 웃음소리) 하하하- 

S#4 김안로 유배지 초가 방 안 

[김안로와 윤임, 김제학, 허항, 채무택이 술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임안로와 김제학, 허항, 채무택은 웃어대는데 윤임은 굳은 표정이다.] 

김안로 ; (윤임을 보며) 골칫덩어리였던 경빈이 도려져나가 
어깨춤이 절로 날 판이온데 판부사대감께오선 어찌 안색이 
굳이시었사옵니까? 

윤임 ; 이 사람은 아무래도 께름직하오이다. 

허항 ; 판부사대감, 무슨 마음에 걸리시는 일이라도 있사옵니까? 

윤임 ; 중전이 난정이에게 작서의 변괴를 사주한 연후에 그 죄를 
경빈에게 뒤집어 씌워 내쫓지 않았소이까? 

김안로 ; 예, 귀신도 속일만한 계책이었지요! 

윤임 ; 허면 중전과 난정이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세자저하를 
음해할 수도 있다는 뜻이 아니오이까?! 

허항, 채무택 ; (굳는) ...?! 

김안로 ; 그리는 아니될 것이옵니다. 
이사람이 조정으로 돌아가면 중전의 수족노릇을 하는 난정이부터 
잘라낼것이옵니다! 

김제학 ; 하오나 화천군의 무리가 조정의 오직을 꿰어차고 있사오니 
희락당대감께오서 조정으로 돌아오시는 일이 난관에 봉착할수도 
있사옵니다. 

채무택 ; 시생도 그것이 걱정이옵니다. 

김안로 ; 예, 허니 화천군 또한 쥐도 새도 모르게 찍어내버려야지요! 

S#5 중궁전 방 안 

[난정, 윤비에게 비단보에 싸인 치부책을 건넨다.] 

윤비 ; (받으며) 난정이, 이것이 무엇이냐? 

난정 ; 장대인이 지난 수년동안 뇌물을 건네준 조정신료들의 
명단이옵니다. 

윤비 ; 오, 그래?! 
네 재주가 참으로 용하구나. 
네 어찌 이것을 수중에 넣은 것이냐? 

난정 ; 이제 중전마마께오서 조정중신들의 목숨을 틀어쥐게 
되시었사옵니다. 

윤비 ; (흡족한) 암, 이 치부책으로 하여 내 손에 천군만마를 
쥐었음이야! 
(비단보를 끌러 치부책을 의미심장하게 펼쳐보며) ..난정아, 이것으로 
조정신료들을 내 뜻대로 쥐락펴락 할 수 있을것이 아니더냐? 

난정 ; 마마, 이 치부책에 적힌 명단은 장차 조정에서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려야 할 경빈의 주구노릇을 하던 잔당들에 불과하옵니다! 

윤비 ; (흠짓 보며) 장차 쓸어 버려야할 경빈의 잔당들이라? 

난정 ; 네좀들 살길만 찾으려고 경빈을 배신한 자들이옵지요! 
이런 자들과 대사를 도모할 수는 없사옵니다! 

윤비 ; (끄덕이며) 그래, 네 말이 옳다! 

난정 ; 언젠가는 요긴하게 쓰일 이 치부책들은 중전마마께오서 
깊이 간직하고 계시옵소서. 

윤비 ; 오냐, 난정아. 내 네 말대로 하마. 

난정 ; 마마, 경빈을 내치신 연후에 주상전하의 심기는 어떠하시옵니까? 

윤비 ; (안색이 굳는)... 

S#6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앞에 희빈고 창빈을 비롯한 홍숙의, 이숙의, 김숙원, 이숙원 
등이 각지 찻상을 앞에 놓고 앉아있다.] 

자순대비 ; 경빈이 궐밖으로 쫓겨나간 후로 주상께오서 중궁전은 물론 
후궁처소에 발걸음을 아니하시고 강녕전 침소에서만 침수드신다고 
들었소. 

후궁일동 ; ... 

자순대비 ; 이 늙은이가 주상의 심정을 어찌 모르겠소? 
경빈이 아무리 대역부도한 죄를 지었다한들 주상께오서 스무해 넘도로 
총애하시던 총관후궁을 내치시었거늘 어찌 주상의 심기가 편하실수 
있겠소? 
이 늙은이는 주상께오서 마음의 병이 드시지나 않을지 걱정이구려. 

희빈 ; 대비마마, 심려거두시옵소서. 
신첩들이 주상전하의 아프신 마음을 감사안고 위로해 드릴 것이옵니다. 
(후궁들을 돌아보며) 여러분들도 대비마마의 뜻을 받들어 성심을 
다해야 할 것이오! 아시겠소?! 

후궁일동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자순대비 ; 그래요. 내 희빈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든든하구려. 

희빈(E) ; 암요, 이사람이 경빈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채울것이옵니다. 

S#7 빈청 방 안 

[심정 앞에 장순손, 김극핍, 이항,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 
박희량이 앉아있다.] 

김극핍 ; 화천군대감, 주상전하께오선 대체 언제까지 정사를 
돌보지 않으신답니까? 

장순손 ; 조정에서 주청올린 시급한 현안들이 산더미같이 
쌓였는데 전하께오서 처결을 미루고 계시오니 참으로 큰일이옵니다. 

박희량 ; 전하께오선 삼사에서 올린 구언상소조차 읽지 않으신다 
하옵니다. 

이항 ; 화천군대감, 조정의 인사개편은 어찌되는 것이옵니까? 
영의정자리를 언제까지나 공석으로 내버려둘 수도 없는 노릇 
아니옵니까? 

심정 ; ... 

김극핍 ; 화천군대감, 꿀먹은 벙어리처럼 앉아계시지만 마시고 
무어라 말씀 좀 하시지요! 

심정 ; ..전하께오서 경빈을 궐밖으로 내치신 연후에 상심이 
크시었을테니 잠시 더 기다려 보십시다. 

김극핍 ; 기다리다니요. 언제까지요?! 
무슨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국정이 마비되게 생겼사옵니다! 

장순손; 아무래도 화천군대감께오서 전하를 알현하시어 
조정의 어려운 사정을 말씀 올리는게 좋을 듯 싶사옵니다. 

심정 ; ...음! 

S#8 편전 방 안 

[중종, 술소반을 앞에 놓고 숭잔을 기울이고 있는 얼굴위로] 

S#9 후레쉬 백 (121회 S#61의) 

[전하- 전하- 편전을 향하여 울부짖던 경빈의 모습] 

S#10 동 편전 방 안 

[중종, 침통한 얼굴로 술잔을 급히 비운다.] 

중종 ; (혼잣말) 아무리 술을 마셔도 과인의 허전한 가슴이 
채워지지 않는구려.. 채워지지가.. (다시 술을 마신다) 

S#11 동 편전 복도 

[난정, 방문쪽으로 걸어온다. 
대전내관과 김상궁, 난정을 보고 흠짓 놀라 보는데] 

대전내관 ; 자네가 또 어인일로 편전에 들었는가? 

난정 ; 소첩, 주상전하께 문후를 들러 들었사옵니다. 
고하여주시지요. 

대전내관 ; (방쪽에다) 주상전하, 윤승후관 작은안으서 
문후들었사옵니다. 

중종(E) ; (방안에서) 들라해라. 

대전내관 ; 드시게나. 

난정 ; (미소로 조아리며) 고맙사옵니다. (방문쪽으로 내딛는) 

S#12 동 편전 방 안 

[난정, 방안으로 들어서서 큰 절을 올린다.] 

난정 ; 주상전하, 그간 옥채 강녕하시었사옵니까? 

중종 ; 오냐, 난정아, 이리 내려와 앉거라. 

난정 ; 예.(중종 앞으로 다가와 앉으며) 
전하, 정사를 돌보시어야 하실 시각에 어찌 술을 벗을 하고 
계신것이옵니까? 

중종 ; 난정아, 네 지금 나를 질타하는 것이냐?! 

난정 ; 소첩이 어찌 감히 하늘같으신 주상전하께 불경한 마음을 
먹을수 있겠사옵니까? 
소첩, 주상전하의 심정을 잘 아옵기에 걱정이 되어 드리는 
말씀이옵니다. 

중종 ; (저으며) 아니다, 네 어찌 과인의 심정을 짐작 할 수 있겠느냐? 

난정 ; 전하, 사랑하는 안해를 떠나보낼 수 밖에 없는 생리사별의 
아픈 마음은 임금과 백성이 다르지 않사옵니다. 

중종 ; (인상을 쓰며) 뭣이라?! 
임금과 백성이 다르지 않다니? 
네 지금 과인을 능멸하려 드는것이냐?! 

난정 ; 능멸이라니 당치도 않사옵니다. 
희로애락 생로병사에 어찌 귀천이 따로 있을 수 있겠사옵니까? 

중종 ; (누그러지며) 그래.. 그렇겠지.. 

난정 ; 또한 전하께오선 언제든 마음만 잡수시면 경빈마마의 죄를 
사하시어 대궐로 불러올리실 수 있지 않사옵니까? 

중종 ; (저으며) 난정아, 네 모르는 말이다. 
임금이라고 해서 왕실과 조정의 뜻을 무시하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난정 ; 전하, 감히 아뢰옵니다. 
군주의 위엄은 스스로 드높이는 것이옵니다. 
전하께오서 누구도 넘보지 못할 지엄한 군주의 위용을 갖추오신다면 
왕실과 조정에서도 감히 전하의 어의에 반기를 들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중종 ; (흠짓 보는) ...?! 

난정 ; 그때가서 경빈마마와 복성군을 불러올리시오면 누구도 
전하의 어의에 토를 달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중종 ; ...! 

S#13 동 편전 복도 

[심정, 굳은 얼굴로 방문쪽으로 다가오는데] 

중종(E) ; (방안에서) 하하하- 

심정 ; (흠짓 놀라 대전내관에게) 지금 누가 들어계시는가? 

대전내관 ; 윤승후관 작은 안으서가 들어있사옵니다. 

심정(E) ; (놀라) 뭐, 뭐라, 난정이가?! 

S#14 동 편전 방 안 

중종 ; 난정아, 네 말을 들으니 가슴속 싸였던 울분이 
후련하게 씻겨내려가는 듯 싶구나! 
네 세치 혀가 명약이로다. 명약이야! 하하하. 

난정 ; 황공하옵니다. 소첩, 전하께 술을 한잔 올리겠사옵니다. 

중종 ; 허어, 과인이 어찌 처남의 부실이 다라주는 술을 받겠느냐? 

난정 ; 소첩 역시 전하의 충성스러운 신하일뿐이옵니다. 

중종 ; 암, 네가 충신이고말고! 
오냐, 한잔 따르거라! (잔을 내밀면) 

난정 ; (술주전자를 들어 술을 따른다) 

중종 ; (술잔을 받아 단숨에 비우고 빈술잔을 건네며)... 
난정아, 너도 한잔 받거라. 

난정 ; 아, 아니옵니다. 

중종 ; 괜찮으니 받으래두!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주상겆나, 우의점대감 드셨사옵니다. 

중종 ; 화천군이?.. (술잔을 내려놓으며) 드시라해라! 

대전내관(E) ; 예. 

심정 ; (방안으로 들어서며 조아린다)... 

난정 ; 전하, 하오면 소첩은 이만 물러가옵니다. 

중종 ; 오냐, 그리하거라. 

난정 ; (일어나서 조아리고 심정을 보고 쌩끗 미소를 짓고 
방밖으로 나간다)... 

심정 ; ...! 

중종 ; 화천군, 어인 연유로 편전에 드시었소? 

심정 ; 신, 전하께오서 미루어오신 조정의 현안을 
논의드리러 왔사옵니다. 

중종 ; (끄덕이며) 그래요. 과인이 오랫동안 정사를 돌보지 
못하였구려. 그리하십시다. 
(방문쪽을 보며) 김상궁, 술상을 물르거라! 

김상궁(E) ; (방밖에서) 예 

김상궁 ; (나인들을 거느리고 들어와 술상을 치우는데) 

심정(E) ; 난정이가 대체 무슨 요설을 피웠길래 전하의 마음이 
이리 바뀌신겐가? 

S#15 대궐 편전 마당 

[난정, 편전에서 나와서 편전쪽을 휙- 돌아보는 싸늘한 얼굴위로] 

난정(E) ; 화천군, 기다리거라! 
얼마안가 네 놈도 경빈의 뒤를 쫓게 될 것이다! 

[난정, 몸을 돌려 계단을 내려간다.] 

S#16 동궁전 방 안 

[세자, 찻잔을 들다가 한숨을 푹 내쉰다.] 

세자빈 ; (세자의 안색을 살피며) 
저하, 심기가 불편하시옵니까? 

세자 ; 내 복성군형님을 지켜드린다는 약조를 끝내 지키지 
못하였으니 가슴속에 천근 바위가 들어앉은 듯 마음이 무거울뿐이오. 

세자빈 ; (위로하듯) 저하, 경빈마마와 복성군께오서 비록 폐서인 
당하시어 사가로 나가시었다고는 하오나 구명도생하시었사오니 
너무 자책하지 마시옵소서. 

세자 ; (눈물을 글썽) ..평생을 부귀공명을 누리시던 분들께오서 
천리밖의 궁벽한 험지로 쫓겨 나가시었으니.. 그 어지 살아도 
산목숨이라 할수있겠소? 

세자빈 ; ..저하.. 

세자 ; (허공을 보며) 빈궁, 난 보위에 앉는 것이 두렵습니다. 
나도 언젠가는 피를 나눈 형제와 자식간에 강상의 도리마저 
무참하게 짓밟아야한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두렵고도 두렵습니다.. 

세자빈 ; ... 

S#17 상주 경빈 유배지 근처 개울가 

[경빈, 소복차림으로 개울앞에 서있는 모습위로 
<상주 (경빈밖시의 유배지)>라는 자막이 뜬다. 
경빈, 수척해진 얼굴로 양미간을 움찔거리며 골똘한 생각에 잠긴 
모습위로] 

경빈(E) ; 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단 말인가?! 
조정을 한손에 움켜쥐고 천하를 호령하던 내가 어찌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쳐서 이런 촌구석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었단 말인가?! 
어치?! (고통스럽게 어금니를 악물며) 아니돼! 아니돼! 
내 이런 촌구석에 썩을수는 없지! 내 반드시 대궐로 돌아가 
나를 내친 중전과 난정이년의 명줄을 따고 왕실과 조정을 피로 
물들일 것이야! 

복성군(E) ; (뒷편에서) 어마마마! 

경빈 ; (놀라 설마하여 돌아보며) ...?! 

복성군 ; (경빈쪽으로 급하게 다가와 서며) 어마마마! 

경빈 ; (놀라움과 반가움에)..보, 복성군! 이게 꿈이요, 생시요?! 

복성군 ; (무릎을 꿇고 조아리며 울음을 삼키는)..어마마마, 
존체 강녕하시었사옵니까? 

경빈 ; (복성군앞에 앉아 두손을 맞쥐며) 이 어미는 괜찮소.. 
(복성군의 얼굴을 보며) 헌제 옥골선풍같으셨던 복성군의 얼굴이 
어찌 이리 추레해지신계요? 어찌요?! 
(울음이 터지는) 흐흑... 

복성군 ; ..어마마마, 흐흐흑.. 

[경빈과 복성군 서러운 울음을 토해낸다. 
복성군의 뒤를 따라온 윤씨,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이 흐른다.] 

S#18 동 경빈 유배지 처소 방 안 

[삿자리가 깔린 초라한 방안. 
경빈 앞에 복성군과 윤씨가 앉아있다.] 

경빈 ; 복성군, 유비처소를 어찌 벗어나신게요? 
행여 이 일이 조정것들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큰 사단이 
벌어질수도 있소이다! 

복성군 ; 소자, 어마마마께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왔사옵니다. 

경빈 ; 기쁜 소식이라니요? 

복성군 ; 조정에서 어마마마와 소자를 구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하옵니다. 

경빈 ; 구, 구명이라니? 대체 조정의 누가요? 

복성군 ; 예조판서 윤은보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작서의 변괴에 
대하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옵니다. 

경빈 ; (환하게 펴지며) 그래요?! 허면 되었습니다! 
윤은보같은 명망있는 자가 앞장 섰다면 전하의 어의를 되돌릴수도 
있을겝니다! 

S#19 편전 마당 

[윤은보와 이언적, 결연한 얼굴로 앞장서고 그 뒤로 젊은 신료들(*)이 
편전계단을 오른다.] 

S#20 동 편전 방안 

[중종 앞에 윤은보와 이언적, 그리고 젊은 신료들(*)이 앉아있다.] 

(*윗목에 강찬과 박승지가 앉아있다.) 

중종 ; 예판, 어인 연유로 과인에게 면대를 청하였는가? 

윤은보 ; 전하, 신들은 작서의 변괴에 대하여 재조사를 주청드리옵니다. 

강찬, 박승지 ; (놀란 눈으로 윤은보를 보는) ...?! 

중종 ; 뭣이라?! 
예판, 과인이 작서의 변괴의 죄를 물어 경빈과 복성군이 폐서인 삼아 
상주로 내쳤거늘 어찌 재조사를 하라는 것인가?! 

윤은보 ; 전하께오서 아무런 확증도 없이 작서의 변괴를 폐빈박씨의 
소행으로 지목하시온 것은 불편부당치 못하신 처결이시옵니다. 

중종 ; 허나 당시 조정의 공론이 경빈을 범인으로 지목하였고 
또한 폐빈의 시녀 장상궁이 경빈의 사주를 받아 한 일임을 토설 
하지 않았는가? 

이언적 ; 조정의 공론이 경빈을 범인으로 지목한 것은 사실이오나 
확증이 없는 공론은 이미 올바른 공론이 아니옵니다. 
또한 장상궁이 자복을 하였다고는 하오나 폐빈박시의 자복이 
없었사오니 이 또한 폐빈에게 죄를 물을 근거가 충분치가 않사옵니다. 

중종 ; ...! 

윤은보 ; 전하, 폐빈박씨는 전하의 총애와 조정신료들의 후광을 입고 
막강한 권세를 누리고 있었사온데 무엇이 아쉬워 스스로 무덤을 파는 
짓거기를 하였겠사옵니까?! 부디 깊이 살피어 주시옵소서! 

중종 ; 경들은 어찌 폐빈박씨와 복성군을 두호하는 것인가?! 
대체 경들의 저의가 무엇인가?! 

윤은보 ; 전하, 작서의 변괴가 폐빈밖시의 소행이 아니라 
누군가가 폐빈박씨와 복성군을 축출하기 위한 모략이었다면 
장차 이나라 정치는 사특한 음모와 모략으로 점철되어 조정과 
왕실이 흙탕물로 더러워질것이옵고 이는 이나라의 종사가 위태롭게 
되는 일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일동 ;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 

S#21 빈청 방 안 

[심정과 장순손, 김극핍, 이항, 박희량, 이유청(*) 과 판서급 대신들이 
앉아있다.] 

김극핍 ; (탁상을 쾅- 치며) 대체 윤은보 그자가 무슨 심보로 
작서의 변괴를 재론하여 조정을 뒤흔드는겐지 모르겠소이다! 

장순손 ; 이미 갈무리된 일이니 그러다 말겠지요. 
도총관 마음쓰지 마시오. 

박희량 ; 그냥 넘기실 일이 아니옵니다. 
삼사과 성균관 유생들 사이에서 작서의 변괴를 다시 조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사옵니다. 

이항 ; 사헌부에서 알아본 바로도 당하관들중에서도 경빈을 
두호하는 자들이 늘어간다고 하옵니다. 

장순손 ; 허면 이거 큰일이 아니오이까? 
화천군대감, 어찌하면 좋겠소이까? 

심정 ; (결연하게 주먹을 쥐며) 이리된바엔 끝장을 볼 수 밖에 
없을 듯 싶소이다! 

김극핍 ; 끝장을 보다니요?! 

심정 ; 모든 화근의 뿌리인 경빈과 복성군을 무덤속에 쳐넣어야지요! 

S#22 대궐 일각 

[나인들, 여기저기 모여서 수군거리고 있다. 
향이, 걸어오다가 모여서있는 나인들을 보고 다가가 선다.[ 

향이 ; 예서 무엇들을 하는게냐? 

나인1(*) ; (당황하여)아, 아무것도 아니옵니다. (급하게 흩어지는) 

향이 ; 저것들이?... (하다가 갸웃거리는)...? 

S#23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앞에 선 향이를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창빈, 희빈옆에 앉아있다) 

희빈 ; 뭣이라? 작서의 변괴가 경빈의 소행이 아니란 말이냐? 

향이 ; 예, 궐내에 소문이 파다하옵니다. 

희빈 ; 이런 발칙한 것들! 
정상궁, 당장 나가 누가 그따위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다니는지 
알아내도록 해라! 

향이 ; 예, 마마. (방밖으로 나간다) 

희빈 ; 분명 경빈의 잔당들이 퍼뜨린 유언비어가 틀림없을게요?! 

창빈 ; 어쩌면 유언비어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희빈 ; (창빈을 휙- 돌아보며) 유언비어가 아닐수도 있다니요? 

창빈 ; 돌이켜 생각해보면 경빈을 죄주라는 주청을 드릴 때 
경빈의 소행이라는 아무런 확증도 없이 마치 무엇에 홀린 듯 
한 목소리를 낸 듯 싶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속단한 것일수도 있지요. 

희빈 ; 창빈, 어찌 약한 말씀을 하시는게요? 
경빈이 대궐로 다시 돌아온다면 큰 사단이 벌어질게 불을 보듯 
자명할게요! 

창빈 ; 그렇겠지요.. 

희빈 ; 진위가 어찌되었건 경빈이 돌아와서는 결코 아니됩니다. 
아니 이사람이 기필코 막을 것이오이다! 

S#24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찻잔을 들어마시려다 움찔 고통스럽게 가슴을 움켜쥔다.] 

봉상궁 ; 대비마마, 괜찮으시옵니까? 

자순대비 ; 괜찮다. 
내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였을 뿐이야. 

경빈(E) ; (어디선가 들려오는 귀기서린 웃음소리) 호호호- 

자순대비 ; (불안하게 어딘가를 돌아보는)...?! 

S#25 빈청 방 안 

[심정과 장순손, 김극핍, 이항, 박희량,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이 
모여앉아 뭔가를 진지하게 논의하는 모습위로] 

경빈(E) ; (어디선가 들려오는) 호호호- 

심정 ; (움찔 놀라 주변을 돌아보는)...?! 

S#26 희빈 처소 방 안 

경빈(E) ; (웃음소리 이어지는) 호호호- 

[희빈과 창빈과 홍숙의, 이숙의, 김숙원, 이숙원 등이 뭔가를 
숙의하다가 놀란 표정으로 어딘가를 돌아본다.] 

S#27 대궐 일각 

경빈(E) ; (웃음소리 이어지며) 호호호- 

[나인들, 한곳에 모여 수군거리다가 주변을 돌아보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흩어진다.] 

S#28 대궐 전각들 위로 경빈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경빈(E) ; 호호호- 

(*마치 경빈에 대한 소문이 급속하게 번지듯 대궐안이 온통 경빈의 
웃음소리로 뒤덮히는 느낌처럼) 

S#29 경빈 유배지 초사 방 안 

[경빈, 깔깔깔 귀기서린 웃음을 웃어댄다] 

경빈 ; 호호호- (웃음을 뚝 그치고 어딘가를 살기띈 눈빛으로 
노려보며) 오냐, 겁에 질려 벌벌 떨거라! 
내 대궐로 돌아가면, 너희들의 피로 대궐을 붉게 물들이고ㅓ 
천지에 피비린내가 가득찰 것이다! 

S#30 중궁전 방 안 

[윤비, 찻상 건너편에 앉은 오상궁을 보며 말한다.[ 

(*엄삼궁은 오상궁 옆에 앉아있다) 

윤비 ; 경빈이 대궐로 돌아올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오상궁 ; 예, 마마. 
궁인들이 소문 때문에 겁에 질려 있사옵니다. 

윤비 ; 겁에 질려있다니 그 무슨 말이냐? 

오상궁 ; (난감한듯)..그, 그게.. 저.. (엄상궁을 보는데) 

엄상궁 ;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건네지면서 눈덩이처럼 보태져 
차마 아뢰옵기가 망극한 지경까지 이르렀사옵니다. 

윤비 ; 엄상궁, 괜찮으니 말해보게. 

엄상궁 ; ..경빈이 대궐로 돌아오면 경빈을 죄주라고 청한 중전마마와 
후궁들뿐 아니라 조정신료들에게 무자비하게 원한을 갚을 것이라 
하옵니다. 

윤비 ; 암, 경빈이 돌아오면 왕실과 조정에 한바탕 피바람이 
몰아칠게 당연할테지. (태연자약하게 찻잔을 들어 마시는)... 

엄상궁 ; 중전마마께오선 이런 해괴한 소문을 들으시고도 
아무렇지도 않으시옵니까? 

윤비 ; 엄상궁, 자네도 경빈이 돌아오는 것을 겁내는겐가? 

엄상궁 ; (움찔) ..그, 그런 것이 아니옵고.. 

윤비 ; 너무 걱정말게. 
경빈은 결코 상주땅을 한걸음도 벗어나지 못할게야. 

엄상궁, 오상궁 ; ...?! 

S#31 윤원형 집 대문 안 마당 

[임서방, 대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모린이 배행하는 난정이 탄 가마가 대문안으로 들어온다.] 

임서방 ; (중문쪽으로 급하게 뛰어가며) 초당아씨께오서 
돌아오시었습니다요! 

S#32 윤원형 집 안채 큰 사랑채 외경 

윤지임(E) ; 작은애야, 애 많이 썻느니라. 

S#33 동 윤원형 안채 큰사랑채 방 안 

[윤지임 앞에 난정이 앉아있고 한 옆에 윤원형이 앉아있다. 

윤지임 ; (난정을 보며) 내 이렇듯 지극정성을 드렸으니 
중전마마께오선 다음번에 반드시 대군아기씨를 생상하실게다. 

윤원형 ; 예, 아버님... 
부처님께오서도 작은 사람의 정성을 외면하시진 않으실겝니다. 

윤지임 ; 그래, 작은애야 곤할테니 이만 물럭 쉬거라. 

난정 ; 하온제 어찌 삼이가 보이지 않사옵니다. 

윤원형 ; 사, 삼이는 봉은사에 갔소이다. 

난정 ; (의아하여) 봉은사요? 

윤지임 ; 그래, 큰 애가 봉은사에서 중전마마의 대군아기씨 생산을 
위한 불공을 드리러 다니는데 따라다닌다. 

난정 ; ...?! 

S#34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윤원형, 보료위에 앉으며 굳은 표정의 난정을 힐끗 본다.] 

윤원형 ; ...부인, 삼이 일 떄문에 심기가 불편하신게요? 

난정 ; 서방님, 지금 소첩은 중전마마와 서방님의 안위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벅차 사소한 집안때위에 마음쓸 여유가 
없사옵니다! 

윤원형 ; ..그, 그러시겠지요. 

난정 ; 장차, 조정실료들은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편을 바꿔가며 
서로를 죽고 죽이는 이전투구를 벌일것이옵니다. 

윤원형 ; (끄덕이며) 경빈이라는 주춧돌이 빠져나갔으니 조정이 
이리저리 기우뚱하겠지요. 
허나 과거조가 불 수 없는 나같은 백두한테까지 그 불똥이 튀겠소이까? 

난정 ; 서방님, 정신바짝 차리시지 않으면 어느 귀신한테 
당하는지도 모르게 무덥속에 파묻히게 될것이옵니다. 

윤원형 ; (침을 꿀꺽) 허면 나보고 어찌하란 말이오? 

난정 ; 앞으로 조정의 권세는 희락당대감과 판부사가 틀어쥐게 
될 것이옵니다. 
하오니 저들이 아무리 서방님을 문전박대 하여도 그자들을 손을 
움켜쥐시고 놓으시어서는 아니될실것이옵니다. 

윤원형 ; 나보고 그놈들에게 간이든 쓸개든 다빼어주라는 
말씀이시구려. 

난정 ; 예, 그리하시어야 살아남으시옵니다. 

윤원형 ; 알았소, 내 그리하리다.. 
(한숨을 푹 내쉬는) ..내 언제까지 철딱서니 노릇을 해야 할지는 
참으로 답답하구먼! 

S#35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앞에 놓여있는 패물함을 내려다 보고 있는 얼굴위로] 

S#36 김안로 유배지 사랑채 방 안 (윤임의 회상) 

[윤임과 김안로, 은밀하게 앉아있다.] 

윤임 ; 희락당대감, 화천군을 도모할 계책이라도 있으신 것이오이까? 

김안로 ; 예, 경빈을 사사하고 화천군을 도모한 연후에 
이사람이 조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책이 있사옵니다. 

윤임 ; 허어, 한팔매로 세 마리 참새를 잡을 수 있는 묘책이 
대체 무엇이오이까? 

김안로 ; (구석에 놓여있던 패물함을 가져와 놓으며) 
이 속에 그 묘책이 들어있사옵니다. 

윤임 ; (패물함을 보며) 이 속에요? 
어디... (패물함을 열어보려는데) 

김안로 ; 대감, 아니되옵니다! 

윤임 ; (흠짓) 아니되다니요? 

김안로 ; 이번일은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성사시켜야 하옵니다. 
대감께오선 이 패물함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아서는 아니되시옵니다! 

윤임 ; (굳으며) 허면 이번에도 난정이의 손을 빌리는 일이오이까? 

김안로 ; (저으며) 이번일에 난정이를 끌어들인다면 오히려 
우리가 당할지도 모르옵니다.. 
중전이나 난정이가 알아서는 결코 아니될 것이옵니다. 

윤임 ; 허면 누구의 힘을 빌리려고 하시는게요? 

김안로 ; 궐내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우리를 도와줄 자가 
있을것이옵니다. 

윤임 ; 궐내부인이라? 
대감, 그게 누구를 말씀하시는 것이오이까? 

김안로 ; 판부사께오서 가만히 앉아 계시오면 저쪽에서 먼서 
손을 내밀것이오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옵소서! 

윤임 ; ...?! 

김안로 ; 대감께오서 이 패물함을 그자에게 건네주시오면 
그자가 이번 일을 성사시킬 것이옵니다. 

윤임 ; (패물함을 내려다보는) ...음! 

S#37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현실) 

[윤임, 앞에 놓인 패물함 (*앞씬의)을 내려다보는 얼굴위로] 

윤임(E) ; 이번 일을 성사시킬 궐내부인이 누구란 말인가?... 
허어, 대체 이 속에 무엇이 들어있길래 내가 알아서는 안된다는겐가? 
(패물함 뚜껑쪽으로 손이 다가가는데) 

윤임처(E) ; (방밖에서) 대감, 궐에서 마마님이 나오시었사옵니다. 

윤임 ; (움찔 놀라) 뭐라? 궐에서?! 

S#38 동 윤임 사랑채 마당 

[윤임, 방문을 열고 나와보면 방문 앞에 윤임처와 향이가 서있다.] 

윤임 ; 아니... 마마님은..? 

향이 ; 예, 쇠인은 희빈마마를 웃전으로 뫼시고 있는 정상궁이라 
하옵니다. 

윤임(E) ; (놀라는) 허면 희빈마마가 바로?! 

S#39 대궐 일각 

[향이, 앞장서고 
윤임, 사람들 시선을 의식한 듯 조금 떨어진 채 걷고 있다.] 

윤임 ; (향이의 뒷모습을 보며) 희빈마마께오서 이사람을 
어찌 찾으시는겐가? 

향이 ; ...쇠인은 희빈마마께오서 뫼시어오라는 명을 
받잡았을 뿐이옵니다. 

윤임 ; ...음! 

[윤임, 향이를 따라 어디론가 간다.] 

S#40 희빈 처소 방 안 

[희빈과 윤임, 내려진 발너머로 마주 앉아있다. 

희빈 ; 이사람이 판부사대감을 뵙자고 할 까닭은 근자에 궐내에서 
돌고있는 해괴한 유언비어에 대해 논의드리기 위함이옵니다. 

윤임 ; 해괴한 유언비어라 하오심은 경빈이 무고하게 작서의 변괴의 
죄를 뒤집어 썼다는 소문 말씀이옵니까? 

희빈 ; 바로 그렇사옵니다. 

윤임 ; ..하온데 마마, 어찌 논의상대로 이사람을 택하신것이옵니까? 

희빈 ; 판부사대감께오선 병인년이 이사람의 아버님과 의기투합하여 
패주연산을 축출한 정국공신이시올뿐 아니오라 또한 세자저하의 
외숙이 되시오니 경빈이 대궐로 돌아오는 것을 누구보다도 바라시지 
않는 분이시란 생각이 들어 대감을 뵙자고 한 것이지요. 

윤임 ; 음! ..이사람과 손을 잡고 경빈의 숨퉁을 끊어놓자는 
말씀이시옵니까? 

희빈 ; 이번 일뿐만 아니오라 장차 판부사대감께오서 조정의 풍파가 
있을 때 이사람과 금원군을 지켜주시겠다고 약조만 해주신다면 
이사람이 대궐에서 대감의 눈과 귀가 되어드리지요! 

윤임(E) ; 음.. 내 눈과 귀가 되어주겠다? 

희빈 ; 판부사대감, 이사람과 의가투합하여 일을 도모하여 
보시겠사옵니까? 

윤임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희빈 ; 정상궁, 들게. 

향이(E) ; (방밖에서) 예. 

향이 ; (방안으로 들어서며) 찾아계시옵니까? 

희빈 ; 발을 걷거라. 

향이 ; 예. (방 가운데 내려진 발을 걷어올린다) 

윤입 ; (발이 걷히면 당혹스러운데)...마마, 어찌...? 

희빈 ; (윤임의 얼굴을 빤히 보며) 
발을 걷는 것은 이사람이 판부사대감을 믿겠다는 약조의 징표이옵니다! 
내 대감을 믿어도 좋겠사옵니까?! 

윤임 ; 예, 믿으시옵소서! 

S#41 편전 방 안 

[중종,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얼굴 위로] 

중종(E) ; 그래, 과인이 경솔하였음이야! 
아무런 확증과 경빈의 자복도 없이 여지껏 과인만을 믿고 따르던 
경빈과 복성군을 내치다니...! 참으로 경솔하였음이야! 
경빈이 과인을 얼마나 원망하고 있을까...? 

중종 ; (방문쪽을 돌아보며) 도승지는 들라! 

강찬(E) ; (방밖에서) 예. 

강찬 ; (방안으로 들어서며) 전하,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과인이 상주에 유배된 폐빈 박씨에게 천일주를 하사할 것이다! 

강찬 ; (놀라) 예에? 

중종 ; 또한 경상도 관찰사에게 전교를 내려 폐빈과 복성군이 
배소에서 기거하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를 취하도록 하라! 

강찬 ; (조아리며)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S#42 어느 길 

[파발마가 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가고 있다.] 

S#43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당의차림으로 머리에 천을 싸고 누워있다가 노한 표정으로 
몸을 벌떡 일으키며 봉상궁을 보고 말한다.] 

(*윤비, 자순대비 앞에 문명을 온 듯이 앉아있다) 

자순대비 ; 뭐라?! 주상께서 폐빈박씨에게 어주를 내리시었단 
말이냐?! 

봉상궁 ; (방문앞에 선채)..예, 분명 그리들었사옵니다. 

자순대비 ; 주상께서 어찌 이럴수가 있단 말이오?! 어찌?! 

윤비 ; 대비마마, 고정하시옵소서! 
미령하오신 환후가 깊어지실까 저어되옵니다. 

자순대비 ; 아니오, 아니오! 
내 지금 당장 관속에 들어가더라도 이리 가만히 누워만 있을수는 
없는일이오! 
봉상궁, 내 당장 편전으로 들것이다! 채비를 하거라! 

봉사궁 ; (어쩔줄 몰라)..대비마마.. 

자순대비 ; 어허, 당장 채비를 차리래도?! 

봉상궁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방밖으로 나간다) 

자순대비 ; 중전, 이 늙은이를 부액해주시구려! 

윤비 ; 예..(자순대비를 부축하여 일으켜 세우면).. 

자순대비 ; 이 늙은이의 몸뚱이가 바스러진다 할지라도 
내 이번일은 그냥 보아넘길 수가 없습니다. 
암, 내 그리는 못하구말구요! 

윤비 ; ... 

[자순대비, 윤비의 부축을 받으며 방밖으로 나간다.] 

S#44 빈청 방 안 

[심정과 정광필, 김극핍, 장순손, 이항, 윤은보, 이언적, 박승지, 
박희량,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을 비롯하여 젊은 신료들 
(*윤은보등과 편전에 들었던)이 앉아있다.] 

김극핍 ; (탁상 쾅- 쾅- 치며)주상전하께오서 폐빈에게 
어주와 더불어 관찰사에게 죄인의 안위를 잘 돌보라는 전교까지 
내리시었다니 이 일을 장차 어찌 할 것이오이까?! 

정광필 ; 전하께오서 죄인에게 어주를 내리신 전례가 있거늘 
어찌 이리 역정을 내시는 것이외까?! 

장순손 ; 죄인도 죄인 나름이지요! 
폐빈은 세자저하를 음해하려던 대역부도한 죄인이란 말씀이오이다! 

이항 ; (윤은보를 휙- 노려보며) 암요, 윤판서와 편전에 들어 
작서의 변괴를 재조사하라는 주청만 드리지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것이오이다! 

윤은보 ; 대감들! 임금에게 잘못이 있다면 바로잡으시도록 주청을 
드리는 것이 신하된 자의 도리이거늘 어찌 대감들께오선 목숨을 
구명하고자 확증도 없이 총관후궁에게 대역부도의 죄를 뒤집에 
씌운것이오이까?! 

김극핍 ; 뭣이라?! 죄를 뒤집어 씌우다니요?! 
말씀이 지나치시오이다! 

이언적 ; 윤판서, 그만두시지요! 
이런 까마귀같은 대감들과 사리를 따져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사옵니까?! 

장순손 ; 회재, 지금 우리를 까마귀라 허였는가? 

이언적 ; 대감들께오서 경빈의 뒷배로 정승판서 자리에 오르신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온데 대감들께오서만 그 사실을 잊으시고 
이제와서 경빈을 죽이려 하시오니 까마귀와 무엇이 다르겠소이까?! 

장순손 ; 뭐, 뭐라?! 이런 꽤씸한?! 

윤은보 ; 하하하- 회재 말씀이 맞네. 
아니그렇소이까, 영부사대감! 

정광필 ; 암요, 그렇고말고요! 하하하- 

박승지 ; 하하하- 

일동 ; (수치감에 일그러지는데)...?! 

심정 ; (탁상 쾅- 치며 박차고 일어서며) 
국사를 논하는 빈청에 들어 어찌 농짓거리를 하는 것인가?! 

일동 ; ...! 

심정 ; (일동을 노려보며)..음!.. (빈청밖으로 나가버린다) 

[신료들, 심정이 나가면 편을 갈라 격론을 벌이는 모습에서] 

S#45 대궐 일각 

[심정,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나오는 얼굴위로] 

심정(E) ; 저런 자들과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가 경빈이 돌아오는 
날이면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것이야! 
살아남기 위해선 내가 결단을 내려야 함이야! 

[심정, 어디론가 간다.] 

S#46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자순대비와 윤비가 앉아있다.] 

(*윗목에 강찬이 앉아있다) 

자순대비 ; 주상, 어찌 대역부도한 죄를 지은 폐빈에게 어주를 
내리신겝니까?! 

중종 ; 어마마마, 소자는 작서의 변괴를 재조사 할것이옵니다. 

자순대비 ; 뭬요?! 
허면 주상께서는 작서의 변괴가 경빈이 한 짓거기란 것을 믿이 
못하신단 말씀이오?! 

중종 ; 경빈이 자복도 하지 않았사온데 소자가 속단하여... 

자순대비 ; 그 입 다무세요, 주상! 

중종 ; ..어, 어마마마?! 

자순대비 ; 주상께서 경빈의 죄를 사면하시고 다시 대궐로 불러 
들이실 요량이시라면 백번, 천번 그리하세요! 
어차피 이나라는 주상의 나라가 아니십니까?! 
허나 그전에 경빈에게 죄를 물으라 청한 이 늙은이는 물론이고 
중전과 후궁들부처 내치세요! 
그리하시어야 경빈을 교태전에 앉히시고 또한 세자도 내치시고 
복성군을 새로운 왕세자로 책봉하세요! 
그래야 주상의 마음이 풀리신다면 주상 마음대로 해보시구려! 

중종 ; (울컥) 어마마마, 어찌 소자의 말씀은 들어보려 하지 않으시고 
역증부터 내시는 것이옵니까?! 

자순대비 ; 내 주상의 말씀을 더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중종 ; 어마마마! 

자순대비 ; 내 듣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중종 ; (속에서 치미는 분기를 가까스로 참아내는 듯 씩씩대는데)... 

윤비 ; 대비마마, 신첩은 전하의 말씀이 옳은 듯 싶사옵니다. 

자순대비 ; (충격)뭬, 뭬요? 중전, 지금 뭐라 하시었소? 

윤비 ; 전하께오선 왕실과 조정의 대세를 따르시어 경빈의 자복과 
확증도 없이 경빈과 복성군에게 중한 죄를 물이시었사옵니다. 
이제라도 전하께오서 그때의 잘못을 자인하시고 작서의 변괴를 
재조사하시려는 어의를 밝히신 것은 이나라 종사를 위하여 
옳고도 영명하오신 용단을 내리신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중종 ; (천군만마를 얻은듯한)...! 

자순대비 ; 중전, 어찌...? 

윤비 ; 하오니 대비마마께오서도 전하를 믿으시옵고 전하의 처결을 
지켜보심이 가할줄로 사료되옵니다. 

자순대비 ; ..허어, 내 참으로 중전의 속내를 모르겠구려. 
참으로 모르겠어요! 

윤비 ; .... 

중종 ; 어마마마, 소자를 믿어주시옵소서! 

자순대비 ; 그래요, 이 늙은이는 지켜만 볼테니 두분 뜻대로 하시구려!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 (윤비의 손을 쥐며) 중전, 참으로 고압구려.. 
과인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중전뿐인 듯 싶소. 

윤비 ; (눈물을 글썽이며) ..전하, 신첩은 대비마마께 뜻을 거역한 죄를 
어찌 씻어야 하올지 모르겠사옵니다. 

중종 ; (안아주며) ..과인이 반드시 경빈의 죄없음을 밝혀낼 것이오! 
허면 어마마마의 오해와 역증도 풀리실테니 너무 걱정마시구려.. 

중종 ; .... 

S#47 희빈 처소 방 안 

[희빈과 창빈, 홍숙의, 이숙의, 김숙원, 이숙원이 앉아있다.] 

희빈 ; 전하께오서 작서의 변괴를 재추국 하시겠다는 어의를 
밝히시었고 중전마마께오서도 전하의 뜻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히시었소이다. 
경비닝 대궐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말씀이오이다! 

일동 ; (술렁대는)...?! 

홍숙의 ; 하온데 중전마마께오선 어찌 경빈을 감싸안으시는겝니까? 

창빈 ; 경빈을 감싸안으시는 것이 아니라, 이번 일을 불편부당하게 
갈무리하시려는 깊으신 뜻이 계실겝니다! 

일동 ; ... 

희빈 ; 중전마마께오서 어떤 깊으신 뜻을 가지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경빈이 대궐로 돌아오면 우리들이 궐밖으로 쫓겨 나갈 것은 자명하오! 
허니 여러분들께서 죽기를 각오로 작서의 변괴에 대한 재추국을 
막도록 해야 할것이오! 

일동; (창빈을 제외한) 그리하겠사옵니다. 

희빈 ; 창빈께서도 힘을 보태주시겠지요?! 

창빈 ; ..그리하겠습니다. 

S#48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뭔가 생각하는 얼굴위로] 

자순대비(E0 ; 내 중전을 십년이 넘도록 겪어왔지만 아직도 
중전의 속내를 알수가 없음이야.. 알수가..! 

S#49 중궁전 방 안 

[윤비, 찻잔을 드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S#50 중궁전 방 안 (122회 S#5에서 이어지는 윤비의 회상) 

[난정, 윤비에게 은밀하게 말한다.] 

난정 ; 마마, 머지않아 작서의 변괴에 대한 재추국이 있을것이옵니다. 

윤비 ; 뭐라? 재추국이라니? 난정아, 그 무슨 말이냐? 

난정 ; 경빈이 작서의 변괴의 배후로 대역부도한 죄를 받고 폐서인이 
되었사오나 전하께오서 왕실과 조정의 대세에 밀려 단죄를 하신 
것일뿐 경비느이 자복이나 확증이 없었사옵니다. 

윤비 ; ... 

난정 ; 하오니 분명 조정일각에서 작서의 변괴를 재추국하라는 공론이 
일것이옵고, 심약하오신 전하께오선 십중팔구 그 공론에 마음이 
흔들리실것이옵니다. 
그때가 되면 중전마마께오선 경빈에 대한 재추국을 하라는 주청을 
드리시옵소서! 

윤비 ; 뭐라? 네 지금 나보고 경빈을 구명하는 동앗줄을 던지라 
이 말이냐? 

난정 ; 썩은 동앗줄이옵니요! 

윤비 ; 썩은 동앗줄?! 

난정 ; 예, 경빈이 비록 폐서인되어 사가로 쫓겨나갔사오나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중전마마께 큰 위협이 될 것이옵니다. 
전하께오서 경빈을 재추국 하시겠다는 어의를 밝히시오면 
왕실과 조정이 경빈을 살려둔 것을 두려움에 떨며 후회하게 될 
것이옵고 이번엔 반드시 경빈의 명줄을 끊으려 들 것이옵니다. 

윤비 ; 경빈을 재추국하는 것이 오히려 경빈의 명줄을 끊는 
호기가 될 것이란 말이냐? 

난정 ; 예, 경빈이 썩은 동앗줄을 움켜쥐고 하늘로 오르게 하시옵소서! 
그래야 경빈의 명줄을 끊어버릴 수 있사옵니다! 

S#51 어느 강변 길 

[파발마가 힘차게 달려가는 모습 위로] 

역졸(E) ; 폐빈박시는 어명을 받으시오! 

S#52 경빈 유배치 초가 마당 

[경빈, 삿자리위에서 북쪽을 향해 큰 절을 올리고 앉는다. 
역졸, 경빈 앞에서 교지를 펴드는 모습 위로] 

중종(E) ; 과인이 궁벽한 험지에 유배된 폐빈 박씨에게 
천일주는 내리노느 위로를 삼도록하라. 

[경빈, 감격이 붇바쳐 오르는 듯 떨리는 손으로 술병을 받는다.] 

경빈 ; (술병을 보듬으로 눈물이 치솟는) 전하, 성은이 망극,. 
또 망극하옵니다! 
흑흑.. 신첩은 전하께오서 신첩을 버리지 않으실 것이라 믿었사옵니다.. 
흐흑.. 

S#53 당추 암자 마당 

[옥매향, 누마루 계단위로 올라온다. 
옥매향, 법당에 부처님게 합장인사를 올리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옥매향 ; ..당튜스님게오선 어딜 가신게디? 

노승 ; (뒷편에서 나타나며) 뉘를 찾아오신겐가?

옥매향 ; (돌아보며 노승에게 합장인사를 하며) 
이 암자에서 과거공부를 하시는 선비님을 타댜 왔시오. 

노승 ; 아, 그 심통사나운 젊은 선비놈 말이냐? 

옥매향 ; ..예, 스님. 

노승 ; (손가락으로 객방족을 가르키는)... 

옥매향 ; (반가움에 객방쪽을 돌아보는) 

S#54 동 당추 암자 방 안 

[임백령, 몽롱한 눈으로 서책을 보고 있는데] 

옥매향(E) ; (방밖에서) 나으리- 

임백령 ; (흠짓 깨며)...?! 

옥매향(E) ; 나으리 소텹이옵네다- 

임백령 ; 매, 매향이가..?! 
(일순 반가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굳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으며) 메향이가 여긴 어쩐 일이오? 

S#55 동 당추 암자 마당 

[옥매향, 방문 앞에 서있다.] 

옥매향 ; 소쳡, 서방님을 뵈옵고 드릴 말슴이 있사옵네다. 

S#56 동 당추 암자 방 안 

[임백령, 짐짓 냉랭하게 말한다.] 

임백령 ; 내 매향이 말을 듣고 싶지도 않고 할 말도 없소! 
허니 이만 물러가시오! 

S#57 동 당추 암자 마당 

옥매향 ; (눈물을 글썽이며 무릎을 꿇으며) 나으리, 
소텹이 댤못했사옵네다. 하오니 방문 좀 열어주시라요! 

S#58 동 당추 암자 방 안 

임백령 ; 내 과거에 급제하기 전까지는 매향이를 만나지 않을것이오! 
아니 내 과거에 급제를 하여도 매향이같이 지조없는 창기따위는 
다신 만나지 않을것이오! 
허니 공부 방해 말고 당장 물러가시오! 

S#59 동 당추 암장 마당 

옥매향 ; (흐느끼며) 나으리.. 흐흐흑.. 하오면 소텹 이만 물러가옵네다. 
부디 용맹뎡딘하시어 댱원급데 하시라요.. 
(일어서서 힘없이 간다.) 

노승 ; (옥매향을 보다가 방쪽을 돌아보며) 쯧쯧.. 속좁은 놈 
같으니라고.. 

S#60 동 당추 암자 방 안 

임백령 ; (벌떡 일어나 방문쪽으로 급하게 가며)..매향이..! 
(우뚝 멈춰서며) 아니돼! 내 마음이 약해지면 아니됨이야! 

[임백령, 괴로운 표정으로 다시 책상앞으로 가서 털썩 주저앉는다.] 

임백령 ; (한숨을 내쉬다가 아쉬운 듯 방문쪽을 돌아보는)... 

S#61 당추 암자 계단위 누마루 

[노승과 옥매향, 마주 앉아있다.] 

노승 ; 저 선비놈은 평생가야 급제를 못할게다. 

옥매향 ; 예에? 
스님, 그게 턈말이시옵네까? 

노승 ; (끄덕이며) 그래, 그럴게다.. 

옥매향 ; (울먹이며) 이 닐을 어카믄 됴사옵네까? 

노승 ; (옥매향을 보다가) ..저 선비놈이 장원급제 하는 방도가 
있긴 있다. 

옥매향 ; 스닙, 그 방도가 무엇이옵네까?! 
니년 나으리를 장원급제를 시키기 위해서라면 무슨 딧거리라고 
할것이옵니다. 

노승 ; (보며) 네 저 선비와 생리사별할 수 있겠느냐? 

옥매향 ; (놀라보며) 예에?! 

노승 ; 어찌하겠느냐? 그리할 수 있겠느냐? 

옥매향 ; (망설이는)... 

S#62 대궐 일각 

[윤임, 손에 비단보에 싼 패물함을 들고 어딘가로 걸어가는 얼굴위로] 

윤임(E) ; 전하께오서 작서의 변괴를 재추국하신다는 어의를 
밝히시었고, 경빈에게 어주까지 내리시었으니 때가 되었음이야.. 때가.. 

[윤임, 발걸음을 서둘러간다.] 

S#63 희빈 처소 방 안 

[윤임, 비단보에 싼 패물함을 희빈앞에 밀어놓는다.] 

희빈 ; 판부사대감, 이것이 무엇이옵니까? 

윤임 ; 이 속에 경빈의 명줄을 끊어낼 묘책이 들어있사옵니다. 

희빈 ; 경빈의 명줄을 끊어낼 묘책이라니요? 

윤임 ; 신이 물러간 연후에 풀어보시옵소서. 
하오면 신은 이만 물러가옵니다.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희빈 ; (패물함을 보며) 묘책? 묘책이라..? 

[희빈, 비단보를 풀고 패물함을 열어보면 희빈의 시선으로 
확 들어오는 귀면상(鬼面像)] 

희빈 : (놀라 뒤로 물러나며) 아악- (겁에 질려 두손으로 눈을 가린다) 

향이(E) ; (방밖에서) 마마, 괜찮으시옵니까? 

희빈 ; ..그, 그래.. 괜찮느니라.. 

[희빈, 손가락틈새로 패물함을 힐끔 보면서 가까이 다가가 본다. 
패물함 속에 귀면상들과 <猶世子身陵遲爲乎事 猶世子父王身乙絞爲乎事 
猶中宮身乙斬爲乎事> (*유세자신능지위호사 유세자부왕신을교위호사 
유중궁신을참위호사) 
라고 적힌 목패들이 들어있다. 
희빈, 귀면상을 건들여보다가 목패를 집어들고 적힌 글자를 
놀란 눈으로 본다. 

희빈(E) ; 뭐, 뭐라?! 
세자는 몸을 찢어 죽일것이며, 세자의 아비인 임금은 목을 
매달아 죽일것이며, 중전은 목을 쳐서 죽인가?! 

[희빈, 목패를 내려놓다가 패물함속에 놓인 서찰봉투를 집어든다. 
희빈, 서찰을 꺼내 펼쳐 읽은 얼굴이 점차 비장해지는데서] 

S#64 빈청 방 안 

[김극핍, 장순손, 이항, 박희량, 이유청(*) 과 판서급 대신들이 
앉아있다.] 

김극핍 ; 다른 방도가 없소이다! 
우리가 관복을 벗을 각오로 재추국을 거두어 달라는 주청을 
드려야할것이오이다! 

일동 ; (수긍하는 끄덕이는)... 

장순손 ; 헌데 화천군대감께오선 이 화급한 시기에 대체 
어딜가신겔가요?! 

S#65 동궁전 마당 

[심정, 비장한 표정으로 동궁전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세자(E) ; 화천군대감, 어인일로 동궁전에 발걸음을 하시었사옵니까? 

S#66 동 동궁전 방 안 

[세자 앞에 심정이 비장한 얼굴로 앉아있다.] 

심정 ; 신, 세자저하께 역심을 자복하러 왔사옵니다. 

세자 ; (놀라보는) 화천군,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역심이라니요? 

심정 ; 폐빈박씨는 세자저하를 폐하고 복성군을 왕세자로 옹립하여 
장차 대통을 잇게하려는 역심을 품고 신과 조정신료들에게 
충성을 강요하였사옵니다! 

세자 ; (충격)...?! 

심정 ; 신등은 폐빈의 위세에 울려 감히 폐빈 박씨와 복성군의 
역심을 고면하지 못하였사오니 이 또한 역심을 품은것과 
진배없는 죄를 지은것이옵니다. 
저하, 신에게 대역부도의 죄를 물어주시옵소서! 흐흑... 

세자 ; ...화천군대감, 어찌 내게 이런 말슴을 고하시는게요? 

심정 ; 근자에 전하께오서 작서의 변괴가 경빈의 소행이라는 
확증과 자복에 없었다는 까닭으로 재추국을 하시겠다는 어의를 
밝히시었사옵니다. 
하오니 작서의 변괴는 분명 폐빈의 소행이 명백하옵니다! 
신, 폐빈과 함께 대역부도의 죄를 받더라도 폐빈의 역심을 
밝히고자하오니 세자저하께오서 주상전하께 폐빈과 신의 역심을 
고하여주시옵소서! 

세자 ; 화천군대감, 정녕, 정녕 경빈마마께오서 나를 폐하고 
복성군형님을 왕세자로 추대하려 하시었소? 

심정 ; 스스로 역심을 이실작고하는 자가 어찌 거짓을 고하겠사옵니까?! 

세자 ; (깊은 생각)... 

심정 ; 저하, 신의 불충에 죄를 물어주시옵소서! 

세자 ; ...화천군, 이만 물러가세요.. 

심정 ; 예에? 

세자 ; 이 일이 아바마마께 알려지면 왕실과 조정이 또다시 회오리에 
휩싸일겝니다. 
내 화천군의 말을 아니들은 것으로 할것이니 화천군께오서도 
가슴속에 깊이 깊이 묻어버리세요. 

심정 ; 저하, 신 저하께오서 살려주오신 목숨을 다바쳐 
충성하겠사옵니다. 

세자 ; ... 

심정(E) ; 되었음이야! 
세자께오서 더는 폐빈을 두호하시지는 못하실것이야! 

S#67 대궐 일각 (밤) 

[향이,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어딘가로 가고 있다.] 

S#68 빈청 안 (밤) 

[향이, 불꺼진 빈청 안으로 들어온다. 
향이, 탁상위에 보자기에 덮힌 목판을 내려놓고 급하게 빈청밖으로 
나간다.] 

S#69 희빈 처소 방 안 (밤) 

[희빈, 초조한 듯 방안을 서성거리고 있다.] 

향이(E) ; (방밖에서) 마마, 정상궁이옵니다. 

희빈 ; (방문쪽을 돌아보며) 오, 어서 들거라. (자리에 앉는다) 

향이 ; (방문을 열고 들어와 희빈 앞에 앉으면) 

희빈 ; (은밀하게) 누구 본 사람은 없었느냐? 

향이 ; 예, 어마마마께오서 분부하신대로 두고 왔사옵니다. 

희빈 ; 정상궁, 이번일은 무덤속까지 가지고 들어가야할 것이다. 

향이 ; 믿으시옵소서. 

희빈 ; 오냐, 내 너를 믿으마! 
(패물을 건네며)..애썻느니라, 이만 나가 보거라. 

향이 ; (패물을 받으며) 예, 마마. (방밖으로 나간다) 

희빈(E) ; 서찰에 적힌대로 하였으니 참으로 경빈의 명줄이 떨어지는지 
내 두고 볼 것이야! 

S#70 경빈 유배지 처소 방 안 (밤) 

[경빈, 취기오른 얼굴로 어주를 따라 마시고 있다.] 

경빈 ; 내 반드시, 반드시 대궐로 돌아갈 것이다. 
암 돌아가고 말고! 

S#71 대궐 전각들 위로 아침이 밝아온다. 

S#72 대궐 일각 

[나인하나가 보자기가 덮힌 소반을 들고 오다가 문득 한곳을 보면 
나뭇가지에 귀면상과 목패가 매달려있다. 
나인, '으악-'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진다. 
와장창- 소반이 떨어지며 바닥에 나뒹구는 사발들] 

S#73 빈청 방 안 

[심정과 정광필, 장순손, 김극핍, 이항, 윤은보, 이언적, 박희량,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이 빈청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장순손 ; (탁상위에 놓인 보자기를 보며) 이것이 무엇일꼬?... 

[장순손, 대수롭지 않게 보자기를 열어보면 시선으로 확- 들어오는 
귀면상. 
장순손, '헉-' 질겁을 하여 엉덩방아를 찧는다. 
신료일동의 시선이 귀면상과 목패에 집중되는데 
심정, 목패를 집어들고 글귀를 읽다가 일그러진다.] 

심정 ; 당장 편전으로 드십시다! 

[심정, 귀면상과 목패를 집어들과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면 
신료일동, 그 뒤를 따른다.] 

S#74 편전 마당 

[심정, 귀면상과 목패를 들고 앞장섰고 그 뒤를 정광필, 장순손, 
김극핍, 이항, 윤은보, 이언적, 박희량,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이 
서열순대로 따른다. 
심정과 신료일동, 굳은 표정으로 계단을 올라 편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S#75 동 편전 방 안 

[중종, 격조하여 연상위에 놓였던 목패를 집어들과 휙- 던진다.] 

(*중종 앞에 정광필, 심정, 김극핍, 장순손, 이유청(*), 윤은보, 
박희량, 이언적과 판서급대신들이 앉아있고 윗목에 강찬과 박승지가 
앉아있다.) 

중종 ; 뭣이라?! 어쩌고 어찌해?! 
세자를 능지하고 중전을 참하고 과인을 교살하다니?! 
대체 어느 놈이 이따위 요괴스러운 짓거리를 저질렀단 말인가?! 

심정 ; 전하, 이는 분명 전하에 대한 도전일뿐 아니라 이나라 국본을 
흔들려는 대역부도한 무리들의 소행일 것이옵니다! 

중종 ; 과인도 화천군과 같은 뜻이오! 
경들은 궐내의 궁인들 모두를 추문하여서라도 범인을 색출토록 하라! 

일동 ; 예!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주상전하, 대비마마와 후궁 여섯분 
드시었사옵니다. 

중종 ; 음! 뫼시어라!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예! 

[자순대비, 굳은 표정으로 희빈과 창빈을 비롯한 후궁들을 거느리고 
방안으로 들어온다.] 

자순대비 ; 주상, 대궐이 얼마나 더 발칵 뒤집혀야 경빈을 
사사하시겠습니까?! 

중종 ; 어마마마, 아직은 아무것도 밝혀진 바가 없사온데 
어찌 또 그러시는 것이옵니까?! 

자순대비 ; 주상, 이번 변괴가 경빈의 잔당이 저리른 소행이란 것을 
어찌 모르시오이까?! 

중종 ; 어마마마, 어찌...?! 

심정 ; 신의 생각도 대비마마의 같사옵니다! 
이번에 변괴가 지난번 작서의 변괴와 수법이 흡사하옵고 또한 목패에 
적힌 저주의 필체가 비슷하온지라 이는 필시 경빈의 잔당이 경빈이 
폐서인당해 쫓겨난 일을 보복하려는 소행일것이라 생각되옵니다! 

신료일동 ; (윤은보, 이언적을 제외한) 신들의 생각도 같사옵니다! 

중종 ; 그만, 그만들 하라! 

자순대비 ; 주상, 경빈을 사사하지시 않으면 백번, 천번이고 이런 일이 
되풀이 될겝니다! 
그리되면 왕실과 조정의 반목과 분란에 휩싸여 이나라 종묘와 사직이 
위태롭게 될것이오! 
주상, 용단을 내리세요! 

신료, 후궁일동 ; 용단을 내리시옵소서! 

중종 ; 아니오, 아니오, 그리할 수는 없소! 
다들 물러가세요! 

자순대비 ; (다그치듯) 주상! 

신료, 후궁일동 ; (다그치듯) 전하! 

중종 ; (버럭) 다들 물러들 가라 하지 않았는가?! 

자순대비 ; 주상, 정녕 이씨의 나라를 주상의 대에서 
끝내시려는겝니까?! 

중종 ; 김상궁! 김상궁! 

김상궁 ;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급히 들어서며)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어마마마를 대비전으로 뫼시어라! 

김상궁 ; (난감하여)..대비마마..쇠인이 부액을 하여드리겠사옵니다. 

자순대비 ; 비켜서거라! 

김상궁 ; (찔끔)...?! 

자순대비 ; (중종을 보며) 주상, 내 발로 나가겠소이다. 
허나 내 이번만큼은 기필코 주상의 어의를 꺽을것이오! 

[자순대비, 몸을 돌려 방밖으로 나가면 희빈과 창빈을 비롯한 
후궁들이 그 뒤를 따르고 심정과 조정신료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 (괴로운)...! 

S#76 경빈 유배지 초가 마당 

[경빈, 먼 하늘을 그리움의 눈길로 바라보고 섰다.] 

경빈(E) ; 전하께오서 반드시, 반드시 나를 다시 불러주실게야! 
반드시! 

S#77 몽타쥬 

1.세자와 세자빈, 패물함속에 들어있는 쥐를 보고 경악하는 (기존촬영분) 

2.귀면상과 목패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3.중종, 자순대비와 후궁들과 신료들과 격론을 벌이는 

4.중종, 연상위에 쌓인 상소문을 휙- 밀쳐벼린다. 

5.심정과 신료일동, 빈청안에서 논의하는 

6.중종, 혼자 괴롭게 술잔을 기울이는 

해설(NA) ; 죽은 쥐를 매달아 세자를 방자하려는 작서의 변괴 이후 
연이어 세자뿐 아니라 중종과 문정왕후를 저주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왕실과 조정은 경빈의 잔당의 소행으로 결론짓고 중종에게 경빈을 
사사하라는 주청을 올렸다. 
그러나 중종은 경빈을 사사하라는 조정의 주청을 열아홉번이나 거부했다. 
경빈의 사사를 둘러싸고 주청을 올리는 조정신료들과 
그 주청을 거부하는 중종 모두가 지쳐갔다. 

S#78 중궁전 마당 

[난정, 합문안으로 들어와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S#79 동 중궁전 방 안 

[난정과 윤비가 마주앉아있다.] 

난정 ; 마마, 주상전하께오서 경빈을 사사하라는 조청의 주청을 
열하옵번이나 불윤하시었다지요? 

윤비 ; 그래, 전하께오서 참으로 완강하시구나. 

난정 ; 전하께오서 아무리 경빈을 괴이신다하실지라도 목숨을 걸고 
경빈을 사사해야만 하는 조정신료들을 꺽지는 못하실 것이옵니다. 

윤비 ; 그러실게다.. 

엄상궁(E) ; (방밖에서 다급한) ..중전마마,. 엄상궁이옵니다. 

윤비 ; 들게. 

엄상궁 ; (방문이 열리면 급하게 들어서며) 
중전마마, 지금 대비마마께오서 석고대죄를 올리기위해 
후궁마마들과 조정신료분들을 이끌고 강녕전으로 발걸음을 하시고 
계시옵니다. 

윤비 ; 뭐라? 석고대죄? 

난정 ; ...?! 

S#80 편전 마당 

[자순대비, 희빈과 창빈을 비롯한 후궁 네명과 심정과 장순손, 김극핍 
이항, 박희량,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을 이끌과 합문을 들어와 
계단쪽으로 걸어온다.] 

(*자순대비와 후궁들, 신료들은 석고대죄복장이고 그 뒤로 각자의 
상궁나인들이 따른다) 

[자순대비, 계단 앞에 멈춰서서 삿자리를 깔고 앉으면 후궁들과 
신료들이 그 뒤로 삿자리를 깔고 앉는다. 
자순대비와 후궁들과 신료일동, 비장한 표정으로 강녕전을 바라본다. 
윤비와 난정, 엄상궁와 오상궁을 거느리고 편전쪽으로 걸어오다가 
멈춰서서 석고대죄를 드리는 자순대비 일행을 본다.] 

윤비 ; ...! 

난정 ; (자순대비 일행을 보다가 윤비에게) 
중전마마, 어서 편전에 드시어 경빈의 질긴 명줄을 끊어버리시옵소서! 

윤비 ; 오냐, 내 그리할 것이다! 
(결연한 표정으로 편전계단을 올라간다) 

난정(E) ; (자순대비 일행을 보며) 경빈, 네 명도 다 된 듯 싶구나! 

[난정, 강녕전쪽을 휙- 돌아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제 122회 끝}*  

.여인천하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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