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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천하 126


S#1 어느 사가 대문 앞 길 (밤) 

[군사들, 횃불을 밝히고 서있고 가마 한 대가 서있다. 
김안로와 한중보, 대문안에서 나와서면 
그 뒤로 난정, 당의를 입은채 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걸어나온다. 
난정, 김안로와 한중보를 노려보다가 가마안으로 들어간다.] 

한중보 ; 떠나라! 

군사들 ; 예! 

[난정을 태운 가마가 군사들에게 둘러싸인채 어디론가 간다. 
김안로와 한중보, 떠나는 가마를 보는데] 

한중보 ; 저 난정이란 계집이 편전에 무시로 드나들이 할만큼 
전하의 총애를 받는 윤승후관의 첩실이라는데 뒷탈이 없겠사옵니까? 

김안로 ; 제 스스로 무덤을 파는 짓거리를 할만큼 아둔한 계집은 
아니오니 심려거두시지요. 

S#2 동 흔들리는 가마 안 (밤) 

[난정, 참담한 얼굴위로 떠오르는] 

S#3 어느 광 안 밤 (밤 / 125회 엔딩씬에서 이어지는) 

[김안로, 난정의 목줄기에 칼을 겨누고 있다.] 

김안로 ; 어서 택하거라! 
네년의 목숨이냐, 치부책이냐?! 

난정 ; (쏘아보며) 내 구차한 목숨을 구하자고 중전마마를 지켜드릴 
치부책을 가져다 줄수는 없소! 어서 내 목을 치시오! 

김안로 ; 네 아무리 천변만화로 왕실과 조정을 쥐고 흔드는 
재주를 지녔다한들 속좁은 계집에 불과하구나! 

난정 ; 뭐라?! 

김안로 ; 중전께오서는 네년을 구하기 위하여 구명줄과도 같은 
치부책을 내던지셨거늘 네년은 고작 되먹지 않은 충신흉내를 
내려고 한단말이냐?! 

난정 ; (충격으로 보는)...! 

김안로 ; 내 너를 천하를 도모할 자로 보았거늘 
내 사람을 잘못 본 듯 싶구나! 
(칼을 거두고 군졸에게 넘겨주며) 내 손을 고작 너같이 천한 계집의 
피로 더럽힐 수는 없지! 

난정 ; (참담한 심정으로 일그러지는)...! 

한중보 ; 대감, 이 계집을 어찌 할까요? 

김안로 ; 계집이 원하는대로 목숨을 거둔 후, 송장은 까마귀 밥으로 
던져주시구려. (몸을 돌려 가는데) 

난정 ; (불쑥)...희락당대감! 

김안로 ; (멈춰서 돌아보며) 내게 할말이 더 남았느냐? 

난정 ; (노려보며) 내 당의를 가져다 주시오! 

김안로 ; 뭐라? 허면 네 마음을 바꾸어 입궐하여 중전마마를 뵈려느냐? 

난정 ; 그렇소! 

김안로 ; 네 어찌 손바닥 뒤집듯 마음을 바꾸는 것이냐?! 
난정아, 네 드높던 충절과 기개는 다 어디로 간것이더냐?! 하하하- 

한중보 ; 하하하- 

난정 ; (굴욕감)...! 

S#4 동 흔들리는 가마 안 (밤) 

[난정, 입술을 깨물며 무섭게 노려보는 얼굴위로] 

난정(E) ; 김안로! 내 오늘 당한 뼈저린 치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내 언젠가 네놈에게 수백, 수천배로 되돌려줄 것이야! 

S#5 중궁전 외경 (밤) 

S#6 동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초조한 표정으로 연상위에 놓인 치부책을 보며 앉아있는 
얼굴위로] 

윤비(E) ; 김안로가 난정이와 치부책을 맞바꾸자는 
내 뜻을 거스르려는겐가?! 
혹시 난정이가 치부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리는 못난 짓을 
했으면 어찌하누? 참으로 답답하구먼! 

윤비 ; (답답한 듯 방문쪽을 돌아보며) 엄상궁, 들게. 

엄상궁(E) ; 예. 

엄상궁 ;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며)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지금 시각이 얼마나 되었는가? 

엄상궁 ; 일각만 지나면 해시가 되옵니다. 

윤비 ; 알았으니 물러가게. 

엄상궁 ; 예.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한숨 내쉬는)...! 

S#7 동 중궁전 복도 (밤) 

오상궁 ; 마마께오서 벌써 여러번 시각을 물으시었사온데 
승후관 작은 안으서는 어찌 아직일가요? 

엄상궁 ; 그러게 말일세.. 
자네가 궐문으로 나가보게. 

오상궁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나가려는데) 

난정 ; (복도쪽에서 엄상궁과 오상궁이 서있는 방문쪽으로 걸어온다) 

엄상궁 ; (반가운) 어찌 이제 오시는가? 
마마께오서 일각이 여삼추로 기다리고 계시었네. 

난정 ; ...송구하옵니다. 

엄상궁 ; 중전마마, 윤승후관 작은안으서 들었사옵니다. 

S#8 동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 (반가운) 오, 어서 들라해라! 

난정 ; (방문이 열리며 들어와 비장한 표정으로 윤비앞에 서는)... 

윤비 ; (보며) 난정아, 네 어디 상한 곳은 없느냐?! 

난정 ; (주저앉으며)..중전마마, 김안로에게 치부책을 넘겨주시면 아니되시옵니다! 

윤비 ; 뭐라? 

난정 ; 그 치부책은 장차 중전마마께오서 조정신료들을 휘어잡고 
호령하실 수 있는 보검이옵니다! 
마마, 어찌 소첩의 미천한 목숨따위를 위해 천하를 얻을 수 있는 
보검을 내버리려고 하시옵니가?! 

윤비 ; 난정아... 네 어찌...?! 

난정 ; 중전마마, 부디 멀리 보시옵소서! 
치부책을 김안로에게 내어준다면 김안로는 화천군과 신료들을 
쳐버린 연후에 아무런 방패막이도 없는 중전마마의 가슴팍에 
비수를 들이갤 것이옵니다! 

윤비 ; ...! 

난정 ; 차라리 중전마마께오서 이 치부책으로 화천군을 위협하시어 
김안로와 맞서 싸우게 하시옵소서! 

윤비 ; 네 생각엔 화천구닝 김안로에 맞서 승산이 있다고 보느냐? 

난정 ; 마마, 경빈은 화천군과 조정신료들을 디딤돌로 하여 
복성군을 새로운 왕세자로 옹립시키려 하였사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화천군을 등에 업으시오면 당분간 누구도 중전마마께 
도전하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윤비 ; 허나 그리되면 네 목숨이 위태로울것이다. 

난정 ; 중전마마, 소첩의 목숨을 디딤돌로 김안로를 쳐버리시옵소서! 
소첩, 중전마마를 위하여 이 한목숨 버릴 수 있다면 무슨 여한이 
있겠사옵니까?! 

윤비 ; ...! 

난정 ; 소첩은 목숨을 구명하기 위하여 중궁전에 든 것이 아니오라 
중전마마께 하직인사를 드리러 온 것이옵니다! 
(일어서서 윤비에게 큰 절을 올리는) 중전마마, 부디 만수무강하시옵고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어 대업을 이루시옵소서.. 
(일어서며) 하오면 소첩은 물러가옵니다. 

윤비 ; 난정아, 네 어디로 가려는게냐? 

난정 ; 김안로를 찾아가 소첩의 목숨을 내던질 것이옵니다. 

윤비 ; ...! 

난정 ; (방문쪽으로 가는데) 

윤비 ; 난정아! 아니된다! 

난정 ; 마마, 소첩을 가게 하여주시옵소서! 

윤비 ; (일어나 난정쪽으로 다가가 손을 맞잡으며) 
난정아, 내 너를 잃고 천하를 얻는다 한들 무슨 보람이 있겠느냐?! 
내 너를 보내지 않을것이다. 

난정 ; (울음을 참으며) 마마... 

윤비 ; 난 네가 이리 무탈하게 살아온 것 만으로도 더 바랄게 없다. 
허니 허튼생각은 말거라... 

난정 ; (감격이 북받치는 듯 무너지듯 주저 앉으며) ...흐흑, 소첩... 
미천한 목숨을 구명하고자 중전마마께 큰 누를 끼치게 되었사오니 
이 죄를 어찌 다 씻을 수 있을지요... 흐흑... 

윤비 ; (난정앞에 앉아 등을 토탁거려주며) 
난정아, 눈물을 거두거라! 
장차 천하를 내 손에 쥐어주겠다는 네가 이깟일에 눈물을 보여서야 
쓰겠느냐? 

난정 ; (각오를 다지듯)...예! 예! 
소첩, 두 번 다시는 중전맘 앞에서 마음 약한 눈물을 
보이지 않을 것이옵니다! 

S#9 난정모 집 방 안 (밤) 

[윤원형, 아랫목에 앉으며 앞에 서있는 모린을 보며 말한다.] 

윤원형 ; 뭬야? 
허면 도총부 군관이 찾아와 초당아씨의 당의를 가져갔단 말이냐? 

모린 ; ...예... 

윤원형 ; ...당의를 가져갔다면 부인께서 입궐을 하였단 말인가? 
허어, 어찌 돌아가는 일인지 참으로 답답하구먼! 

난정(E) ; (방밖에서) 모린아. 

윤원형 ; (놀라 방문쪽을 돌아보며) 아, 아니?! 

S#10 난정모 마당 (밤) 

[난정, 손에 치부책 보퉁이를 들고 방문족으로 다가가는데] 

윤원형 ; (방문을 벌컥 열고 버선발로 뛰어나오며) 부인! 

난정 ; (윤원형을 반갑게 보며)...서방님! 

모린 ; (뒤따라 나와 울먹이는)...아씨... 

윤원형; 부인, 괜찮으신게요?! 

난정 ; 예, 서방님, 소첩은 무탁하옵니다. 

윤원형 ; 그래요, 어서드십시다. 
대체 어찌 된 사정인지 들어보십시다. 
(난정을 부축하여 방안으로 들어간다) 

S#11 동 난정모 방 안 (밤) 

[난정과 윤원형, 방바닥에 놓인 치부책 보퉁이를 보며 마주 앉아있다.] 

윤원형 ; 허면 이 뇌물명단이 적힌 치부책과 부인 목숨을 
맞바꾸시었단 말씀이오?! 

난정 ; 예..중전마마께오서 소첩의 목숨을 구명해주신게지요. 

윤원형 ; (분기로 주먹을 움켜쥐며) 내 당장 김안로 놈한테 달려가 
한주먹에 때려죽여도 시원치가 않을 싶소! 

난정 ; 서방님, 경거망동하시면 아니되시옵니다. 

윤원형 ; (분기를 찹아내는 듯)...음! 

난정 ; 서방님, 이 치부책을 김안로에게 전하여주시옵소서. 

윤원형 ; 뭬요? 부인께서 풀려나셨거늘 어찌 이것을 김안로에게 주란말이오? 

난정 ; 이 명단을 내주지 않는다면 소첩은 언제든 다시 잡혀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임을 당할것이옵니다. 

윤원형 ; 차라리 이치부책에 적힌 화천군과 조정신료들을 위협하여 
김안로에게 맞서게 하는게 좋지 않겠소이까?! 

난정 ; 그런 방도로 김안로를 꺽을 수 있었다면 중전마마께오서 
그리 하시었을겝니다. 
하오니 지금 화천군은 세자저하를 앞세운 김안로와 쉽게 맞설려고 
하지 않을것이옵니다. 

윤원형 ; 음!..허면 이 명단을 순순히 내어줄 수밖에 없다는 
말슴이오? 

난정 ; 소첩도 원통하지만 달리 방도가 없사옵니다. 

윤원형 ; ...! 

S#12 심정 사랑채 방 안 (밤) 

[심정 앞에 장순손, 김극핍, 이항이 각기 찻소반을 앞에 놓고 앉아있다.] 

장순손 ; 화천군대감, 소문 들으시었소이까? 

심정; 소문이라니요, 무슨? 

장순손 ; 조정신료들의 뇌물명단이 적힌 치부책이 있다는 소문 말이옵니다. 

심정; 치부책이라면 이 사람이 지난번 대감들 눈앞에서 태워버리지 않았소이까? 

김극핍 ; 그것은 필사본이고 진본이 따로있다는 소문이 은밀하게 나돌고 있사옵니다. 

심정 ; (당황하여) 지, 진본이요?! 

이항 ; 들리는 말로는 도총관이 진본 치부책을 찾기위해 군사를 동원하여 윤승후관의 
소실을 사가에 구금시켰다고 하옵니다. 

심정(E) ; 뭐, 뭐라? 난정이를?! 

장순손; 대감, 만에 하나 진본이 따로 있었다면 우린 어찌되는것이오이까?! 

심정 ; 그럴리가 없소이다! 치부책은 분명 태워버린 그게 다였소! 
희락당대감 측에서 우리들을 흔들어보조가 흘린 말일게요. 
허니 대감들께오서는 유언비어에 현혹되시는 일이 없도록 하세요. 

장순손 ; (김극핍과 이항, 뭔가가 불안한 표정)...! 

S#13 김안로 사랑채 방 안 (밤) 

[김안로, 치부책(*한권)을 펼쳐보고 있다.] 

김안로 ; (책장을 넘기며)...경빈이 복성군을 왕세자로 옹립하기 
위해 조정에 막대한 재물을 쏟아부었구먼! 

황서방(E) ; (방밖에서) 대감마님, 윤승후관이 뵙기를 청하시옵니다. 

김안로 ; 왔구먼! (치부책을 덮으며) 들라하게. 

황서방(E) ; (방밖에서) 예. 

윤원형 ; (굳은 표정으로 치부책 보퉁이를 들고 방문을 열고 들어와 선다) 

김안로 ; 자네, 난정이 심부름을 왔는가? 

윤원형 ; (김안로 앞으로 다가와 앉으며 손에 든 치부책을 연상위에 쾅 
놓으며 김안로를 노려보는) 처숙께서 이 치부책으로 국을 끓이시든 
찜을 찌시든 내 상관할바는 아니오만, 내 한마디만 일러두리다. 

김안로 ; (태연하게 보는)... 

윤원형 ; 처숙께서 다시한번 난정이를 노리는 짓거리를 하신다면 
내 윤원형 이름 석자를 걸고 처숙어른을 가만두지 않을것이오! 

김안로 ; 자네가 난정이를 깊이 괴이는 마음은 잘 알겠네. 
허나 자네가 난정이를 그만큼 괴이면 괴일수록 내 조카의 마음이 
아플것이니 내 마음도 편치는 않구먼. 

윤원형 ; 대감! 출가외인이라고 조카를 모른척 하실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가문을 따지시겠다는게요?! 

김안로 ; 핏줄을 어찌하겠는가?! 아니그러한가, 조카사위! 

윤원형 ; (어이없이 보는)...조카사위?! 

김안로 ; 암, 자네한테 은자 오십만량과 뇌물명단까지 건네 받았으니 
조카사위 잘둔 덕을 보는구먼, 허허허. 

윤원형(E) ; (어금니를 물며 보는) 오냐, 실컷 웃어두거라! 
내 언젠가 네놈 얼굴에 똥칠을 해줄것이다! 

윤원형; (벌떡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려는데) 

김안로 ; 이보게 조카사위! 

윤원형 ; (돌아보지 않고 멈춰선채)...내게 더 하실 말씀이 남으시었소? 

김안로 ; 내 풍덕에서 귀양을 살 때 난정이가 풍덕땅까지 찾아온 일이 있었네. 
그때 난정이가 내 앞에서 저고리 고름을 푼일이 있었지! 

윤원형 ; (휙- 돌아보며) 뭬요?! 무에가 어쩌고 어찌해요? 

김안로 ; 난정이는 자시느이 야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자네까지 디딤돌로 밟고 설 수 있는 무서운 계집이야. 
허니 난정이를 너무 믿지말게! 

윤원형 ; (가늘게 노려보며) 대감, 참으로 졸렬하시오이다. 
어지 그따위 말도 아니되는 이간책을 쓰시려는게요! 

김안로 ; 내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난정이에게 물으면 알게될걸세! 

윤원형 ; (노려보다가 방문을 쾅- 여닫고 나가버린다) 

김안로 ; (야릇한 미소를 짓다가 치부책 보퉁이를 끌러 책을 펼쳐보며) 
되었서! 이 치부책이 내 수중에 있는 한 내 천하를 쥘수가 있음이야! 
하하하하! 

S#14 심정 사랑채 방 안 (밤) 

[심정, 촛불을 보며 뭔가를 골똘하게 생각하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김안로(E) ; 화천군대감,ㅡ 장대인이 뇌물을 건네준 조정신료들의 
명단을 가지고 계신다고 들었사옵니다. 

S#15 대궐 누마루밑 지하통로 안 (기존촬영분) 

심정 ; (당황하여) 뇌, 뇌물 명단이오? 

김안로 ; 괜찮소이다! 내 대감을 과거의 허물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라 소문의 진위를 알고 
싶어 묻는 것이옵니다. 

심정 ; (망설이다가)..좋소이다. 어차피 아시게 될터! 내 털어놓으리다. 
뇌물명단이 적힌 치부책이 있긴 있었지요. 

김아놀 ; 허면 지금은...? 

심정 ; 모두 불살라버렸소이다. 

김안로 ; 치부책이 모두 몇권이었는지 기억하시옵니까? 

심정 ; 다섯권이었소이다. 

김안로(E) ; ...다섯권이라? 

S#16 동 심정 사랑채 방 안 (밤) 

[심정의 얼굴위로 계속 들려오는] 

김안로(E) ; 치부책이 모두 몇권이었는지 기억하시옵니까? 
치부책이 모두 몇권이었는지 기억하시옵니까? 

심정 ; (뭔가 의심가는) 희락당이 어찌 치부책의 권수를 물었을까? 어찌...? 

심정(E) ; (문듯) 혹시 치부책 진본이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저으며)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S#17 난정모 방 안 (밤) 

[모린, 난정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모린 ; (고개를 숙인채) 아씨.. 이년 다른 사람앞에서 말을 말라는 
아씨의 명을 어겼사옵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사옵니다. 

난정 ; 모린아, 괜찮다. 나를 구명하기 위해 한 일이 아니더냐? 

모린 ; (보며) 하오면 이년을 용서해 주시는것이옵니까? 

난정 ; 평생을 입을 닫고 사는 고통을 내 어찌 모르겠느냐. 
허나 내 언젠가는 너를 긴히 쓸데가 있을것이니 서방님말고는 뉘 
앞에서도 입을 열어서는 아니될것이야! 

모린 ; 예, 명심하겠사옵니다. 

윤원형(E) ; (방밖에서) 부인 나요. 

난정 ; 나가 보거라. 

모린 ; 예 (일어나는) 

난정 ; 드시옵소서. 

윤원형 ;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 

모린 ; (조아리고 나가면서 방문을 닫는다) 

난정 ; 서방님, 김안로에게 치부책을 전하여 주시었사옵니까? 

윤원형 ; (굳은표정) 그래요, 내 부인 말대로 하였소. 

난정 ; 못난 소첩 때문에 서방님께오서 욕을 보시었사오니 
소첩, 서방님을 뵈올 낯이 없사옵니다. 

윤원형 ; 부인, 혹시 예전에 풍덕땅에 발걸음을 하신적이 있소? 

난정 ; (흠짓) 풍덕이요? 

윤원형; 그렇고, 부인께서 김안로를 찾아가신적이 있느냐 이 말이오? 

난정 ; 그런 일은 없었사옵니다. 하온데 어찌 물으시옵니가? 

윤원형 ; (얼굴이 풀리며) 그랬을게요! 김안로가 졸렬한 이간책을 쓴것이구먼! 

난정 ; 이간책이라니요? 

윤원형; 아무것도 아니오! (난정의 손을 쥐며) 부인, 미안하구려. 
내 잠시나마 부인한테 의심하는 마음을 품었던게 부끄럽구려. 

난정 ; 서방님.. 소첩은 결코 서방님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을것이옵니다. 

윤원형 ; 그래요.. 나 역시 부인을 믿소. (안아주면) 

난정 ; (안긴채)...! 

S#18 대궐 전각들 위로 아침이 밝아온다 

S#19 대비전 마당 (낮) 

[중종, 옥교에서 내려 김상궁과 대전내관을 거느리고 대비전으로 들어간다] 

S#20 동 대비전 방 안 

[중종, 방안으로 들어오면 세자와 세자빈, 일어서서 맞이한다 
자순대비, 더욱 병색이 깊은 얼굴로 누운채 중종을 맞이한다.] 

자순대비 ; 어서오세요, 주상. 

중종 ; (자순대비 앞에 앉으며) 어마마마, 심기는 어떠하시옵니까? 

자순대비 ; 세자와 빈궁이 곁에서 돌보아준 덕에 오늘은 심신이 평안하구려. 

중종 ; 소자, 어마마마께오서 하루 속히 쾌차 하시길 기원드리고 있사오니 하늘도 소자의 마음을 
굽허실피실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 고맙습니다. 주상... 이 늙은이보다는 세자와 빈궁이 걱정이구려. 
이 할미의 병수발을 하느라고 몇날을 이리 고생을 하고 있으니... 

중종 ; (세자를 돌아보며) 세자, 네 할마마마 곁에서 밤을 세운게냐? 

세자 ; 아바마마, 소자는 괜찮사옵니다. 

중종 ; 괜찮기는? 네 얼굴이 이리도 수척해지었거늘! 세자, 잠시 동궁전으로 물러가 몸조섭을 하거라! 

자순대비; 그래, 세자. 주상의 분부대로 하세요. 

세자 ; 아바마마, 소자는 할마마마 곁에 있고 싶사옵니다.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세자빈 ; 윤허하여주시옵소서. 

중종 ; 허어, 네 아비의 명을 따르지 못하겠다는것이냐?! (방밖을 보며) 박상궁, 들게! 

박상궁(E) ; (방박에서) 예. 

박상궁 ;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며)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당장, 세자와 빈궁을 동궁전으로 뫼시어라. 

박상궁 ; 예. (세자에게) 세자저하, 가시옵소서. 

세자 ; (어쩔수 없다는 듯 일어나서) 할마마마, 소손 물러가옵니다. 
소손 저녁에 다시 들것이오니 존체 보중하시옵소서. 

자순대비 ; 그래요... 

세자, 세자빈 ; (중종에게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자순대비 ; 세자가 참으로 효자입니다.. 효자에요.. 

중종 ; 어마마마, 세자의 효심을 생각하시어서라도 반드시 병마를 털고 일어나시옵소서. 

자순대비 ; 주상.. 이 늙은이는 지금 눈을 감아대도 아무 여한도 없습니다.. 

중종 ; 어마마마, 어찌 심약하신 말씀을 하시옵니까? 

자순대비 ; ...허나, 한가지 이 어미의 가슴속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중종 ; ... 

자순대비 ; 이 늙은기가 대궐에 들어온지 수십년동안 왕실에서 피를 
흘리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았습니다.. 
폐주 연산의 생모였던 폐비윤씨가 사약을 마신일로 연산이 그리도 
포악무도한 군주가 되었고.. 또 그로인해 참혹하게도 용상에서 
내쫓겨났지요... 
주상의 조강지쳐이셨던 신비께서도 반정공신들의 횡포에 주상과 
생리사별을 겪으시었고.. 지금도 주상을 생각하시며 어디에선가 
눈물을 흘리고 있으실겝니다.. 

중종 ; (눈물 글썽)... 

자순대비 ; 지난 기묘년에는 조광조에 동조한 종친들께오서 화를 입으시었지요... 
무엇보다 지난번 작서의 변괴로 주상의 총관후궁이시었던 경빈과 장자이시었던 복성군이 사사되었습니다.. 
이 늙은이가 앞장서서 경빈과 복성군의 사사를 주청드리었지만.. 
참으로 가슴이 아픈 일이었습니다.. 

중종 ; (눈물이 흐르는)...! 

자순대비 ; 주상.. 이 늙은이는 주상의 치세동안에 더는 왕실에서 참혹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주상, 이 나라는 이씨의 나라입니다.. 왕실의 종친 한분을 열사람의 충신을 보듯 아끼시고 또 아끼시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상께서 무엇보다 신하들의 주청에 흔들리시지 않는 강한 군주가 되시어야 합니다.. 
주상, 부디 강건한 군주가 되어주세요.. 그래야 이 늙은이가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겝니다.. 

중종 ; ...예..어마마마..소자 가슴 깊이 새기고 또 새기겠사옵니다.. 

자순대비 ...고맙습니다.. 

S#21 희빈 처소 방 안 

[희반과 창빈, 각기 찻소반을 놓고 마주앉아있고 향이, 희빈과 창빈의 찻잔에 차를 따라주고는 
일어서서 조아리고 나간다.] 

희빈 ; 창빈, 이사람생각엔 아무래도 대비마마께오서 이번달을 넘기시지는 못하실 듯 싶소. 

창빈 ; 이사람도 안타까울뿐입니다. 대비마마께오서 왕실의 대소사를 관장하시어 깊게 패인 골을 
어루만져주시고 불같은 호통을 치시면서 왕실을 이만큼 끌어오시었는데.. 
허나 이사람은 중전마마께오서 대비마마의 빈 자리를 차지도 넘치지도 
않게 메꾸어주실것이라 믿습니다. 

희빈 ; 헌데말이오.. 그게 그렇지도 않을 듯 싶소. 

창빈 ; 그렇지도 않다니요.. 희빈, 그 무슨 말씀이시오? 

희빈 ; 장차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온다면 
왕실과 조정이 세자저하와 대군아기씨편으로 갈려 대통싸움으로 
온통 반목하고 분란에 휩싸일게 자명할게요! 

창빈 ; 예에? 

희빈 ; 그리되면 중전마마께오서도 왕실 일에 불편부당하신 모슴을 
보이시기는 어려우실것이라 이 말씀이오. 

창빈 ; 희빈,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으신겝니까?! 

희빈 ; 무슨 말은요? 이사람과 창빈이 중전마마를 잘 받들어 뫼시어야 할것이란 말을 하는게지요! 

창빈 ; 예, 그래야지요. 이사람은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신다 할지라도 결코 
불편부당한 사리판단을 잃지는 않으실것이라 확실합니다. 

희빈 ; 과연 그럴까요? 

창빈 ; 예, 그렇고말고요! 

희빈 ; 그러실테지요.. 차가 식겠습니다. 드십시다. 

희빈(E) ; (찻잔을 드는) ...창빈, 중전께서는 왕실과 조정을 온통 
피로 물들일지라도 자신이 생산한 대군아기씨를 보위에 올리려들 사람이요! 
그러니 살아 생전의 경빈 뿐 아니라 지금의 희락당대감과 
판부사대감이 기를 쓰고 중전을 도려내려고 하는게지요! 

창빈(E) ; (차를 마시는) 아니야, 중전마마께오서 다른 마음을 잡수실 리가 없어! 

희빈(E) ; (미소가 스치는) 중전이 교채전에서 밀려난다면 
다음번에 내 어부지리로 중궁의 자리에 오르게 될게야.. 호호... 

S#22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와 윤임, 김제학, 허학, 채무택이 마주 앉아있다.] 

김안로 ; 판부사대감께오서는 희빈마마의 줄을 놓으시어서는 아니되실것이옵니다. 

윤임 ; 이사람이 안사람에게 희빈마마께 문후를 자주 들라 일러두었소이다. 

김안로 ; 잘하시었사옵니다. 

허항 ; 하오나 희빈마마께오선 남양군대감께오서 졸하신 연후엔 조정에 아무런 연고도 없으시지 않사옵니까? 

김제학 ; 대궐안에 우리의 눈과 귀를 받아두자는게지요. 

김안로 ; 예, 또한 우리의 뜻을 전하의 가장 측근에서 상시로 전해올릴 수 있는 입도 되는게지요. 

채무택 ; (끄덕이는) 시생은 근자에 들어 정치란 학문과 식견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옵니다. 

김안로 ; 정치란 현실이지요. 
시류를 예의주리하다가 때가 왔을 떄 힘으로 몰아부친다면 
정적들을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릴 수 있는게지요! 

일동 ; (끄덕이는데)... 

윤임 ; 헌데 희락당대감, 화천군과 경빈의 잔당들을 언제 도모하실 작정이시외까? 

김안로 ; 대비마마께오서 병환중이시어 언제 국상이 날지 모르는 일이니 
조금 더 관망해야할 듯 싶사옵니다. 

김제학 ; 대감, 대체 언제까지 기다리실겝니까? 

김안로 ; 이사람 손에 칼자루를 쥐고 있사오니 여기 앉아계신 
분들께오선 화천군에게 일격을 가할때까지는 주변에 세자저하께 
충성을 다바칠 수 있는 인재들을 모으는데 힘을 써 주시옵소서. 

윤임(E) ; 음...! 희락당대감이 손에 칼자루를 쥐었다? 
혹시 뇌물명단이 적힌 치부책으라도 수중에 넣은겐가? 
헌데 어찌 내게는 일언반구도 않는게지? 

S#23 심정 사랑채 방 안 

[심정 앞에 박희량이 급하게 앉는다] 

심정 ; 박제학, 알아보시었는가? 

박희량; 치부책 진본이 있는 것은 참인 듯 싶사옵니다. 

심정 ; (숨이 턱 막히는) 뭐, 뭐라? 참으로 뇌물명단이 있단말인가?! 

박희량; 예, 도총부 군졸로 박아놓은 자의 말로는 희락당대감과 
도총관이 승후관 작은안으서를 사가에 구금한 연후에 치부책을 
받기로 하고 방면한 일이 있었다고 하옵니다. 

심정; 허, 허면 뇌물명단을 희락당대감이 수중에 쥐소 있단말인가? 

박희량 ; 그것가지는 알 수 없사오나 조정신료들이 동요가 
클 뿐아니오라 벌써부터 희락당대감에게 줄을 대려는 자들이 늘어가고 있사옵니다. 

심정 ; 아니돼! 조정의 대세가 김안로에게 기울면 우리 모두는 
치부책 여부와는 상관없이 도려져 나갈게야! 그리되게 놔둘수는 없지! 

박희량 ; ... 

S#24 장대인 사랑채 방 안 

[장대인,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앉아있는 얼굴위로] 

장대인(E) ; 희락당대감의 수중에 치부책이 들어갔으니 
내 밑질 것 없는 장사를 한 셈이구먼! 하하하하- 

S#25 어느 길 

[윤임과 관복차림의 김안로, 각기 박서방과 황서방이 배행하는 사인교를 타고 온다.] 

윤임 ; (김안로를 돌아 보며) 희락당대감, 혹시 조정신료들의 뇌물명단이 
적힌 치부책 진본이 있다는 소문을 들어보시었소이까? 

김안로 ; (돌아보며) 예, 들어보았사옵니다. 

윤임 ; 혹시 희락당대감께오서 그 진본을 쥐고 계신 것은 아니오이까? 

김안로 ; 이사람이요?! 그랬다면 내 당장이라도 편전에 들어 주상전하께 고하여 화천군을 
몰아내였을 것이옵니다. 

윤임 ; 예, 그리하시었을테지요. 

김안로(E) ; 판부사는 세자저하의 외숙이니 장차 이사람과 권세를 
타툴 자리에 있는 사람이니 아직은 치부책이 있다는 것을 알려서는 아니됨이야! 

[김안로와 윤임을 태운 사인교가 오는데] 

윤원로 ; (급하게 달려와 사인교 앞을 막아서며) 멈추시오! 

윤임 ; (멈춰선 사인교를 위에서 윤원로를 보며)... 아니 큰조카님 아니시나?! 

김안로 ; (야릇한 미소)... 

윤원로 ; (땅바닥에 큰절을 올리며) 희락당대감, 판부사대감 
두분 절 받으시옵소서! 

윤임 ; 이사람, 길바닥에서 이 무슨 추태인가? 어서 일어나게. 

윤원로 ; 두분대감께오서 힘을 써주신 덕분에 시생의 귀양이 풀렸사오니 개똥밭에서라도 
절을 올려야하옵니요! 

김안로 ; 자네는 원형이와는 달리 예의를 아는구먼! 

윤원로 ; (일어서며 히죽웃는) 희락당대감, 시생이 바친 장부는 보시었사옵니까? 

김안로 ; 암, 내 아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네. 

윤원로 ; 그 장부에 적힌 신료들의 비리를 틀어쥐시고 계시오면 
세상에 무서울것이 없을것이옵니다. 

김안로 ; 암, 내 자네 공을 잊지 않겠네. 나중에 내집에 한번 들르게. 

윤원로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깊숙하게 숙이며) 살펴가시옵소서. 

김안로 ; 가세, 황서방. 

[윤원로, 김안로와 윤임을 태운 사인교가 떠날때까지 한참 허리를 
숙이고 섰다가 고개를 들고 히죽 웃으며 어디론가 간다.] 

S#26 다른 길 (앞 씬에서 이어지는) 

윤임 ; 희락당대감, 신료들의 비리가 적힌 장부라니요? 

김안로 ; 윤원로가 제 살길을 찾자고 전해준 장부가 있었사오나 
잔챙이도 잡을 수 없을 듯 싶어 화로어 던져넣었지요! 

김안로 ; (INSERT CUT 119회 S#47의 화로속에다 장부를 던져넣는) 

윤임 ; 허면 원로가 그것도 모르고 제놈 혼자 일등공신처럼 기고만장한것이외가?! 

김안로 ; 예, 하하하. 

윤임 ; 하하하. 

[호쾌하게 웃는 김안로와 윤임을 태운 사인교가 어디론가 간다.] 

S#27 윤원형 집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앞에 앉은 윤원형을 보고 말한다.] 

윤지임 ; 원형아, 네 언제까지 삼이 어미를 집밖에 내버려둘 작정이냐? 

윤원형 ; 곧 불러들일 것이오니 너무 심려마시옵소서. 

윤지임 ; 그리하도록 해라! 또, 아무리 역증이 난다해도 두 번 다시는 삼이어미한테 손찌검 멀가러! 
세상에서 가장 못난 사내가 마누라한테 손찌검 해대는 놈인게야! 

윤원형 ; 예, 아버님 말슴 깊이 명심하겠사옵니다.. 

S#28 윤원형 안채 방 안 

[윤원형, 보료위에 앉으면 그 앞에 김씨가 따라앉는다.] 

김씨 ; 서방님 삼이를 위해서라도 삼이어미를 집으로 속히 
불러들이는게 좋을 듯 싶사옵니다. 

윤원형 ; 아니 그래도 내 그리 할 작정이었소. 
헌데 부인께선 이사람과 희락당대감이 장차 정적으로 등을 돌리게 된다면 
어찌 하시겠소? 

김씨 ; 서방님, 소첩은 두분께오서 맞서시지 않기를 바랄뿐이옵니다. 

윤원형 ; 만에 하나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어찌하시겠느냐 이 말이오. 

김씨 ; 소첩은 윤씨가문의 제사를 뫼시는 몸이옵니다. 

윤원형 ; (그떡이며) 그래요, 부인. 
지금 그 말씀 결코 잊으시어서는 아니될게요! 

김씨 ; ... 

S#29 동궁전 마당 

[김희와 효혜공주, 걸어와 동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박상궁(E) ; 세자저하, 연성위와 효혜공주 내외분 드시었사옵니다. 

S#30 동 동궁전 방 안 

[세자와 세자빈과 김희 와 효혜공주, 다과상을 놓고 마주앉아있다.] 

세자 ; 두분께오선 대비전에 드시어 할마마마의 문안은 
여쭈시었사옵니까? 

김희 ; 예.. 대비마마의 환후가 깊으시어 망극할 뿐이옵니다. 

효혜공주 ; (울먹이며) 할마마마께오서 위증하시온데 할마마마를 위해 
이무것도 해드릴 수 없는 내가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세자빈 ; 공주마마, 대비마마께오선 쾌차하실 것이오니 
눈물을 거두시옵소서. 

효혜공주 ; 하늘께서 내가 한 불경한 짓거리레 천벌을 내리시는겝니다. 
...흐흑... 

김희 ; (흠짓하여 보는)...?! 

세자 ; 누님,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할마마마께오서 나와 옥하누님을 가장 괴이시었는데 갚을 길이 없으니 
세상에 이런 불효가 없지요... 
허나 우리의 슬픔이 아무리 크다하나 아바마마의 슬픔에 비하겠사옵니까? 

일동 ; ... 

S#31 대비전 방 안 

[양어의, 자순대비의 손에 명주천을 얹고 진맥하고 있다. 
자순대비, 기력을 소진한 듯 눈을 감은채 숨쉬는 것조차 힘들어 보인다. 
중종, 안타깝게 진맥하는 것을 보다가 다그치듯 묻는다.] 

중종 ; 양어의, 어마마마께오서 어찌 이리 힘들어하시는 것인가? 

양어의 ; (난감한)..대비마마께오서 연로하시옵고 진기를 소진하시온지라.. 

중종 ; 어서 약을 쓰고 시침을 하라! 

양어의 ; 전하, 지금은 어떤 처방을 하올지라도 대비마마께 보탬이 되지가 않사옵니다. 

중종 ; 허면 어마마마께오서 이리 괴로워하시는 모습을 보고만 있으란 말인가?! 

양어의 ; 전하.. 망극하옵니다. 

중종 ; (자순대비를 지켜보다가 괴로운지 벌덕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S#32 빈청 방 안 

[정광필, 윤은보, 강찬, 이언적, 박승지와 젊은 신료들 
(*이언적등과 편전에 들었던)이 앉아있다.] 

정광필 ; 대비마마를 진맥한 어의의 말에 따르면 곧 상이 있을 듯 싶소이다. 

윤은보 ; 왕실의 큰 어른께오서 승하하시오면 온나라가 슬픔에 빠지겠구려! 

강찬 ; 전하께오서 크네 상심하시어 정사를 돌보시는데 차질이 있을까 그게 걱정이구려. 

박승지 ; 하온데 어찌 다른 재상분들께오선 빈청에 드시지 않는걸까요? 

이언적 ; 지금쯤 희락당대감이 쥐고 있다는 뇌물명단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제 살 궁리를 하느라 바쁘겠지요! 

강찬 ; 뇌물명단이라니요? 

정광필 ; 이사람도 그 소문을 들었소이다. 

이언적 ; 희락당같은 자가 조정으로 돌아오는 것은 막았어야 하였사옵니다. 
그자는 세자저하를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정적들을 제거하고 권세를 
움켜쥐려는 야심을 품은 소인배이옵니다! 

S#33 대궐 일각 

[김안로, 휘적휘적 걸어오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장수논, 급히 걸어온다] 

장순손 ; (앞에 멈춰서며) 희락당대감! 

김안로 ; 장대감 아니시오이까? 

장순손 ; (주변을 살피며) 이사람이 희락당대감께 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김안로 ; 말씀하시지요. 

장순손 ; 궐안은 남의 이목이 번다하니 나중에 찾아뵈옵고 말씀드리고자 
하는데 괜찮으시올런지요? 

김안로 ; 장대감을 위해 내 집 대문을 활짝 열어둘 터이니 언제든 
발걸음을 하시지요. 

장순손 ; 고맙사옵니다. 하오면 이만... 
(주변을 살피며 급하게 어디론가 간다.) 

김안로(E) ; (장순손의 뒷모습을 보며 빙긋 웃는) 
화천군이 모래알로 주춧돌을 쌓고 썩은 기둥으로 집을 지었구먼! (돌아서 가려는데) 

박희량 ; (바대편에서 급히와서 조아리며) 희락당대감, 오랜만에 뵙겠사옵니다. 

김안로 ; 이게 누구신가? 박정언이 아니신가? 아니지 이제는 부제학이시던가? 

박희량 ; 송구하옵니다. 

김안로 ; (가시돋힌) 승차가 빨랐던 것을 보니 자네도 외줄타기를 잘했구먼? 

박희량 ; (받아치는) 과찬이시옵니다만 희락당대감께 비하겠사옵니까? 

김안로(E) ; (미소) 이놈 제법이로구먼? 

박희량 ; 화천군대감께오서 대감을 뵙자고 하시옵니다. 

김안로 ; 화천군대감께오선 어디 계신가? 

S#34 대궐 누마루 밑 지하 통로 

[심정, 굳은 표정으로 서있는데 김안로, 문을 열고 들어선다.] 

김안로 ; 화천군대감, 이사람을 찾으시었다지요? 

심정 ; 희락당대감, 내 거두절미하고 단도직입 묻겠소이다. 
대감, 조정의 뇌물명단이 적힌 치부책을 수중에 쥐고 계시오이까? 

김안로 ; 치부책은 대감께오서 불살라버리시었다고 하지 않으시었소이까? 

심정 ; 필사본이 아니라 진본 말이오이다. 

김안로 ; 진본이라?! 허허, 그런 것이 있다는 소문을 이사람도 듣긴 들었사옵니다. 

심정 ; 허면 아니란 말씀이오이까? 

김안로 ; 이사람 수중에 그런 치부책이 있었다면 진즉 화천군대감께 
내보이고 위협을 하였을테지요. 아니그렇사옵니까? 

심정 ; 허면 대감께서 뇌물명단을 가지고 계시다는 소문은 어찌된 것이오이까? 

김안로 ; 중전의 큰 오라비인 윤원로가 사헌부장령시절 당하관들의 
비리를 감찰한 장부를 건젠적이 있사온데 그것이 와전된 듯 싶사옵니다. 

심정 ; 내 대감을 믿어도 좋겠소이까? 

김안로 ; 믿으시든 아니 믿으시든 대감의 마음이시오나 이사람은 
조정에서 피를 뿌리는 일이 없었으면 하옵니다. 

심정 ; 암요, 대비마마께오서 위중하시온데 조정에서 피를 보는 일은 없어야지요! 

김안로 ; 하오면 이사람 먼저 나가겠사옵니다. (돌아서서 문밖으로 나간다) 

심정(E) ; (어금니를 물고 주먹을 움켜쥐며) 분명 희락당 수중에 
치부책 진본이 있음이 틀림없어! 

S#35 대궐 일각 

[심정,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오는데 박희량, 다가온다] 

박희량 ; 대감, 어찌 되었사옵니까? 

심정 ; 치부책같은 것은 없다고 답아떼더구만. 

박희량 ; 하오면 모두 헛소문이었단 말씀이옵니까? 

심정 ; (저으며) 아니야.. 만에 하나 수중에 치부책이 없다면 
오히려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나를 떠보려하였을게야! 

박희량 ; (놀라보며) 하, 하오면?! 

심정 ; 그래, 희락당이 진본을 쥐고 있는 것이 틀림 없네! 

박희량 ; (충격으로 보는)...?! 

S#36 중궁전 복도 

[중종, 어두운 표정으로 대전내관과 김상궁을 거느리고 엄상궁이 있는 
방문쪽으로 다가온다.] 

엄상궁 ; (중종에게 조아리고) 중전마마, 주상전하 납시셨사옵니다. 

S#37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연상앞에 앉아있다가 방문쪽을 보며 말한다.] 

윤비 ; 어서 뫼시어라. (일어서서 예를 갖출 채비를 하면) 

중종 ; (방안으로 들어와 보료위에 앉는)... 

윤비 ; (중종앞에 앉으며) 전하, 대비마마께오선 어떠하시온지요? 

중종 ; (침통한) ...어마마마께오서 더욱 위독하여 지시어 가망이 없을듯 싶소... 
(눈물이 흐르는) ...어마마마께오서 이리 되시온게 모두 과인이 불효한 탓인 듯 싶소.. 
이 불효를 어찌 씻어야 할지 모르겠소.. 

윤비 ; ..전하.. 

중종 ; ..내 어머니께오선 인고의 세월을 견뎌오시었던 분이시었소.. 
연산형님이 보위에 오르시어 폭악한 철퇴를 휘두르시던 시절에 내 나이 
겨우 열 살이었소.. 
어머니께오선 이 아들이 잘못되기라도 할까봐 노심초사하시면서 
이 아들을 지켜주시고자 연산형님앞에 무릎까지 꿇으시는 수모를 
감내하시면서까지 이 못난 아들을 지켜주시었던 분이시었소.. 
병인년 반정으로 과인이 보위에 올라 반정공신들의 전횡에 
온갖 수모를 당하여 용상을 버리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소.. 
허나 그때마다 어머니께오선 이 못난 아들을 질책하시고.. 
또 다독거려주시면서.. 과인에게 힘을 주시었던 분이시거늘.. 
내 어찌 어마마마께 그리도 불효막심한 짓거기를 하였는지... 
내 어찌 어마마마의 가슴이 미어지시는 줄 알면서도 어마마마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을 하였는지.. 
이 불효를 어찌 씻어야할지 모르겠소.. 
(고개를 숙인채 흐느끼는)..흐흑.. 

윤비 ; (눈물이 흐르며 듣다가 중종을 안아주는)... 
대비마마께오서도.. 전하의 마음을 알아주실것이옵니다.. 

[윤비, 흐느끼는 중종을 깊이 안아주는데서] 

S#38 갖바치 마당 

[방백인, 툇마루에 앉아 육갑을 집고 있고 갖바치와 당골네, 
그런 방백인을 지켜 보고 있다. 
방백인, 육갑을 짚다가 문득 눈을 뜨고 말한다.] 

방백인 ; 스무이틑날 신시(申時)요. 

갖바치 ; 틀림없는가? 

방백인 ; 예, 이놈이 다른 것은 몰라도 생몰일시는 틀려본바가 없소. 

당골네 ; 태어난 사주를 보면 죽는 일시까지 맞춘다니 임자는 
참으로 신통방통한 재주를 지녔소... 
임자, 내가 언제 죽을지도 좀 봐주시오. 

방백인 ; 시끄러 여편네야, 죽는 일시를 알면 소태씹은 인생인거여. 

당골네 ; 흥, 봐주기 싫으면 싫다고하슈! 

갖바치(E) ; (일어나 먼하늘을 보며)...음! 국상이라..국상...! 

S#39 당추 암자 마당 

[당추, 비질을 하고 있는 용이족으로 다가온다/] 

당추 ; 용아, 조만간 절에 손님들이 많이 오실것이니 손님들 맞을 채비를 하거라. 

용이 ; 예에? 스님 그걸 어찌 아시옵니까? 

당추 ; 이놈마, 너도 하루에 부처님께 절을 천배씩 하면 저절로 
알게될게다. 

용이 ; 그게 참말이옵니까? 

당추 ; 암, 중이 거짓말하는걸 봤느냐? 

[당추, 객사방쪽으로 간다.] 

S#40 동 당추 암자 임백령 방 안 

[임백령, 책상위에 놓인 "槐馬"(괴마)라고 쓰인 종이를 골똘하게 보고 있는데]

당추(E) ; (방밖에서) 소승이옵니다. 

임백령 ; 들어오시지요. 

당추 ; (방문을 열고 들어와 앉으며) 아직도 그 괴마의 뜻을 풀지 못하시었사옵니까? 

임백령 ; 시생,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사옵니다. 

당추 ; 언젠가는 아시게되겠지요. 

임백령 ; 스님, 시생이 그 노스님을 찾아뵈올수는 없을까요? 

당추 ; 인연이 닿으면 또 만나시게 될테지요. 

임백령 ; 인연...? 인연이라...? 

S#41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 

[난정, 심퉁과 마주서서 말한다.] 

(*난정 옆에 모린이 서있다.) 

난정 ; 심퉁아, 기방문을 닫을게다. 

심퉁 ; (보는) 기방문을유? 

난정 ; 그래, 곧 국상이 있을것이니 어차피 당분간은 손님들 발길이 뜸할게다. 

심퉁 ; (섭섭한)..아씨께오서 그러하면 따르겄지만 기방문을 닫는다고 생각허니 참으로 섭섭하구먼유.. 

난정 ; 언젠가는 다시 기방문을 열게야. 그때까지는 네가 이 기방을 지키거라. 

심퉁 ; 야..아씨.. 

백치수 ; (중문안으로 들어서며) 난정아, 네 마침 예 있었구나. 

난정 ; (보며) 백도주, 어인일이시오? 

백치수 ; (심퉁과 모린을 보다가).. 방으로 들자구나. (아랫방쪽으로 간다) 

S#42 동 옥매향 아랫방 안 

[난정과 백치수, 마주 앉아있다.] 

백치수 ; 난정아, 장대인이 뇌물을 건네준 조정신료의 명단을 희락당대감이 쥐고 있다는게 참이냐? 

난정 ; 내 손으로 건네줬으니 틀림없소이다. 

백치수 ; 허어, 허면 희락당대감이 그 명단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를텐데 우리가 무사할 수 있겠느냐? 

난정 ; 막아야지요! 

백치수 ; 막다니, 무슨 방도로 희락당대감을 막을수있단 말이냐? 

난정 ; 무슨 수를 서서라도 막아야지요! 

S#43 심정 사랑채 외경 (밤) 

[심정집사, 불켜진 방문 앞에 서있다.] 

S#44 동 심정 사랑채 방 안 (밤) 

[심정 앞에 김극핍, 이항, 이유청(*)과 판서급이상의 대신들과 윗목에 박희량이 앉아있다.] 

김극핍 ; 희락당대감한테 치부책 진본이 있다면 큰일이 아니오이까?! 

심정 ; 희락당이 치부책을 들고 움직이기전에 우리가 먼저 선수를 친다면 승산이 없는것도 아니오이다! 

이항 ; 선수를 치다니요?! 희락당 집에 자객이라도 보내자는 말씀이오이까? 

김극핍 ; 예, 금부에서 몸이 날래고 칼솜씨 좋은 군관들을 변복시켜 치부책을 빼내올수도 있지요! 

박희량 ; 하오나 천하의 희락당대감이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을 리가 만무하옵니다. 

심정 ; (끄덕이며)..곧 대비마마의 국상이 있을것이외다. 
희락당대감이 국상중에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디 그때를 노려 
조정에서 공론을 일으켜 희락당과 판부사를 파내버리자는것이요! 

일동 ; (끄덕끄덕)... 

심정 ; 우리들이 한주먹으로 똘똘뭉쳐 일을 도모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것이외다! 

김극핍 ; 암요, 굴러들어 온 돌한테 뽑혀져 나갈수는 없지요! 

이항 ; 하온데 장판서께오선 어딜 가시었글래 이 자리에 참석치 않으신겝니까? 

S#45 김안로 사랑채 방 안 (밤) 

[김안로와 한중보가 마주 앉아있다.] 

한중보 ; 자객들의 월담에 대비하여 도총부에서 검술이 뛰어난 
군관들로 이 집주변을 지키라 명하여두었사옵니다. 

김안로 ; 고맙소이다, 도총관대감. 
도총관께오서 장차 이나라의 병권을 쥐시게 되실것이옵니다. 

한중보 ; 이사람, 신명을 다바쳐 세자저하와 희락당대감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될 것이옵니다. 

김안로 ; 예, 이사람 대감을 믿지요! 

황서방(E) ; (방밖에서) 대감마님, 장판서께오서 뵙기를 청하시옵니다요. 

한중보 ; (흠짓) 장판서라면 도야지머리 장순손이 아니옵니까? 

김안로 ; (빙긋 미소) 예. 

한중보 ; 장순손이라면 화천군의 측근인데 어찌 여길? 

김안로 ; (방밖을 보며) 드시라해라. 

황서방(E) ; (방밖에서) 예. 

장순손 ; (방문을 열고 들어오며) 이거 도총관께오서도 계시었사옵니다? 

한중보 ; (못마땅한) 장판서께오서 야심한 밤에 여긴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장순손 ; 이사람 희락당대감께 몸을 의탁하러 왔사옵니다. 

한중보 ; (놀라) 의탁이요? 허면? 

장순손 ; (김안로에게 큰절을 올리며) 시생 장순손, 희락당대감께 
이 한목숨 바치고자 하오니 거두어주시옵소서. 

한중보 ; (놀라보는데)...?! 

김안로 ; (미소) 장판서, 잘 오시었소이다! 하하하. 

장순손 ; (김안로를 보며 따라웃는) 하하하 

S#46 대궐 전각들 전경 (낮) 

S#47 대비전 마당 

[김상궁고 대전내관, 엄상궁과 오상궁, 박상궁과 동궁전내관, 최상궁 
향이를 비롯한 후궁들의 상궁나인들이 마당을 가득 메운채 도열해섰다.] 

(*봉상궁은 없다) 

S#48 동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최후를 맞이하는 듯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누워있다. 
중종과 윤비를 필두로 세자와 세자빈, 그 뒤로 희빈, 창빈, 홍숙의, 
이숙의, 김숙원, 이숙원과 이몽헌, 이세진등의 종친들 
효혜공주와 김희, 금원군내와(*)와 봉성군내외(*), 덕흥군내외(*)와 
공주, 옹주등등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양어의 자순대비 옆에 앉아있다) 

자순대비 ; ...내 열두살 되던해 궁궐에 들어와 이날까지 쉰 여섯해를 
살면서 배앓이하여 낳은 아드님이 용상에 오르시었으니 내 무슨 여한이 있겠소... 
주상..부디 만고에 빛날 성군이 되세요.. 

중종 ; (눈물을 참는)...! 

자순대비 ; ...세자..세자.. 

세자 ; (눈물)..할마마마.. 

자순대비 ; (숨을 몰아쉬며)...중전.. 세자..우리 세자를 지켜주세요.... 

윤비 ..약조 드리겠사옵니다. 

자순대비 ; ..내 중전을 중전을 믿으리다.. 

일동 ; (눈물이 흐르는데) 

자순대비 ; (숨을 크게 몰아쉬다가 고개를 푹 떨군다) 

중종 ; 어마마마! 

세자 ; 할마마마! 

일동 ; (보는데) 

자순대비 ; (자는 듯이 죽은)... 

중종 ; (통곡을 터뜨리는) 어마마마! 흐흐흑! 

일동 ; (일제히 통곡을 터뜨리는) 대비마마 흐흐흑! 

S#49 대비전 마당 

일동(E) ; (방쪽에서 들려오는 통곡소리) 흐흐흑- 

[도열하여 섰던 김상궁과 대전내관, 엄상궁과 오상궁, 박상궁과 
동궁전내관, 최상궁, 향이를 비롯한 후궁들의 상궁나인들이 일제히 주저앉으며 통극을 터뜨린다.] 

S#50 빈청 안 

[정광필과 강찬, 이언적, 윤은보, 심정, 김극핍, 장순손, 이항, 김안로, 
이유청(*)과 판서급대신, 박승지와 박희량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S#51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방바닥에 조아리며 "대비마마-" 대성통곡을 한다. 김제학, 채무택, 허항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S#52 동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죽어있는 얼굴위로] 

S#53 자순대비의 몽타쥬 

1.자순대비, 박원종등과 옥새를 놓고 실갱이하는 장면 

2.자순대비, 후궁들을 간택하는 

3.자순대비, 윤비와 갈등하는 

4.자순대비, 경빈과 격렬하게 갈등하는 

5.자순대비, 경빈을 내쫓으라고 중종을 추궁하는 극적인 장면들 

6.자순대비, 죽어있는 얼굴이 길게 보여지면서 

S#54 편전 방 안 

[중종, 상복을 입은채 비통하게 앉아있다.] 

S#55 중궁전 방 안 

[윤비와 희빈, 창빈과 후궁들이 상복을 입은채 침통하게 앉아있다.] 

S#56 동궁전 방 안 

[세자와 세자빈, 상복을 입은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S#57 빈청 방 안 

[정광필, 강찬, 이언적, 윤은보등이 상복을 입은채 탄식을 내쉰다.] 

S#58 갖바치 마당 

[갖바치, 평상에 정좌를 하고 앉아있고 당골네와 방백인, 뭔가 착잡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쉰다.] 

S#59 당추 암자 법당 안팎 

[당추, 향불앞에서 눈을 감은채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외우고 있다. 
용이, 그 뒤편에서 법당밖에서 합장을 하고 섰다.] 

S#60 김안로 사랑채 외경(밤) 

S#61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 (밤) 

[상복을 입은 김안로와 윤임, 한중보, 장순손, 김제학, 허항, 채무택이 
은밀하게 모여앉아있다.] 

김안로 ; 화천군을 쳐버리려면 지금이 호기이옵니다. 

윤임 ; 허나, 아직 대비마마의 졸곡제도 끝나지 않았거늘 어찌 
조정에서 옥사를 일으킬 수 있단 말이오이까? 

김안로 ; 화천군도 그리생각할 것이옵니다. 
이럴 떄 그들의 뒤통수를 쳐버리어야 할것이옵니다. 

장순손 ; 암요, 지당하신 말씀이시옵니다. 

한중보 ; 이사람 뜻도 같사옵니다. 

김안로 ; 다른분들의 뜻은 어떠하시오이까? 

김제학 ; 이사람도 희락당대감의 뜻에 따르겠사옵니다. 

허항, 채무택 ; 따르겠사옵니다. 

윤임 ; 음! 여러분들의 뜻이 그렇다면 이사람도 따르겠소이다. 

김안로 ; 허면 이사라밍 화천군을 잡는 계책을 일러드릴것이오니 
각자의 소임을 다하여주시옵소서. 

[김안로, 뭐라고 말하면 윤임이하 일동, 주의깊게 들으며 끄덕거린다.] 

S#62 심정 사랑채 방 안 (밤) 

[심정, 상복을 입은채 촛불앞에서 골똘한 생각에 잠겨있다.] 

심정(E) ; 제 아무리 희락당이라도 대비마마의 졸곡제도 끝나지 
않았으니 일을 도모하지는 못할것이야. 
이럴 때 조정에서 공론을 일으킨다면 희락당을 도려낼 수 있을것인데 
대체 무슨 명분으로 공론을 일으킨다...? 

심정집사(E) ; (방밖에서) 장통교기방에서 기별이 왔사옵니다요. 

심정 ; (흠짓하여) 장통교 기방?! 

S#63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 (밤) 

[심정, 심퉁을 따라 중문안으로 들어선다. 아래채 방안에서 처량한 가야금소리가 들려온다.] 

심퉁 ; (아랫채 방문쪽으로 다가와 서며) 아씨, 화천군대감을 뫼셔왔구먼유. 

난정(E) ; (방안에서 가야금소리가 그치며) 뫼시어라. 

심퉁 ; 드시지유. 

심정 ; (헛기침을 하고) 음! (방안으로 들어간다) 

S#64 동 옥매향 기방 아래채 방 안 (밤) 

[심정, 방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서면 난정, 화사한 옷을 입은채 일어서서 맞이한다.] 

난정 ; 화천군대감, 어서오시옵소서. 

심정 ; 난정아, 네 어찌 대비마마의 상중에 나를 기방으로 부른것이냐? 

난정 ; 우선 좌정하시지요. 

심정 ; (보료위에 앉으며)...음! 

난정 ; (따라앉으며) 소첩, 화천군대감의 목숨을 다시한번 구명해 
드리고자 무례를 무릅쓰고 대감을 뵙자고 청하였사옵니다. 

심정 ; 뭐라? 내 목숨을 또 구명하여준다? 

난정 ; 예, 지금 희락당이 조정신료들의 뇌물명단을 움켜쥐고 
화천군대감의 가슴팍에 비수를 들이밀고 있다는 것은 대감께오서도 잘 아시겠지요? 

심정 ; ...음! 

난정 ; 게다가 화천군대감을 추종하던 조정신료들이 희락당쪽으로 
돌아서고 있사오니 지금 화천군대감께오선 사면초가에 빠지신게지요. 

심정 ; 난정아, 네 정녕 나를 구명할 방도가 있는것이냐? 

난정 ; 예, 화천군대감을 구명해드릴 뿐 아니오라 김안로를 거꾸러뜨릴 방도가 있지요! 

심정 ; 그 방도가 무어냐? 

난정 ; 대감, 조정의 공론을 모아 주상전하께 작서의 변괴를 재조사하리라고 주청을 드리시옵소서! 

심정 ; 뭐라? 허나 작서의 변괴는... 

난정 ; 예, 경빈과 복성군이 사약을 받는 것으로 이미 끝나버린 일이지요. 
하오나 소첩이 작서의 변괴의 진범을 알고있사옵니다. 

심정 ; 그, 그게 대체 누구냐? 

난정 ; 작서의 변괴의 범인은 희락당의 며느리인 효혜공주이옵니다. 

심정 ; 뭐, 뭐라? 효혜공주? 

난정 ; 예, 불에 태운 쥐로 세자저하를 저주하려던 자는 바로 효혜공주이옵니다! 

심정 ; (충격)...! 

[난정, 심정을 결연하게 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제 126회 끝}* 

.여인천하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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