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14부>
S#1 세연 아파트 거실(밤)
13부 엔딩에 이어서...
-윤: 하강재 씨에 관한 얘기인데 듣고 싶지 않아요?
동네 사람 다 듣게 할 거 아니면 좀 비켜줄래? (하고 들어가려 하면)
-세연: (가로막는) 누가 듣겠대? 가, 방해하지 말고.
-윤: 방해는 당신이 하는 것 같은데?
(미주 턱짓) 봐, 듣고 싶어 죽겠는 표정 안 보여?
(하더니 세연 손 탁 치우며 안으로 들어가는)
세연, 현관에 선 채 곱지 못하게 윤 보면...
-윤: (소파에 앉으며) 앉아요, 서서 듣다가는 주저앉을 얘기니까.
-미주: 하강재 씨한테 무슨 일 있는...
-세연: 묻지 마요, 듣지도 말고.
미주, 놀라 세연 보면...
-세연: 전에 그랬죠? 강재와 내 사이 끼어들고 싶지 않다고.
지금 저 얘기 들으면 끼어드는 거예요.
끼어들면... (아픈) 강재한테 못 가요.
(슬프게) 보내줄 때 가요.
내가 강재한테 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배려니까...
미주, 슬퍼 보이는 세연의 얼굴에 무언가 불안한 느낌 드는데...
S#2 세연 아파트 복도(밤)
세연 집에서 나오는 미주, 무거운 발걸음 떼는데 현관문 굳게 잠그는 소리 들린다.
미주, 멈춰서고 천천히 세연 집 돌아보는...
S#3 세연 아파트 거실(밤)
현관문 잡고 서 있는 세연, 화 억지로 삭이고 고개 돌려 서늘하게 윤 보며...
-세연: 뭐야, 너?
-윤: 내가 뭘? 데이트 방해해서?
데리고 잘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컵라면 쪼가리나 먹다 보낼 거 아니었어?
-세연: 야!
-윤: (눈도 깜짝 않고) 분위기 너무 다운시킨다.
하강재랑 당신이 왜 얽혔는지 알아냈는데.
하강재... (사이) 회장님 아들이더라?
당신이랑 형제라고. 하강재가 당신 이복...
-세연: 그런데?
-윤: 뭐?
-세연: 이복형제인데 뭐 어쩌라고? 그런 것 때문에 이 밤중에 달려왔니?
-윤: 알고... 있었어?
-세연: 십수년을 봐왔어. 모르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야?
알면서도 덮어두는 거, 확인하고 싶은데 못 하는 거, 그게 어떤 기분인 줄 알아?
윤, 세연 마음 알겠고 마음 아픈...
-세연: 왜 긁어! 왜 파헤쳐!
윤, 미안한...
-세연: 엄마니? 엄마가 시켰어?
-윤: 일부러 시킨 건 아니고... 다른 거 알아보다 우연히 그렇게 됐어.
-세연: 잘 들어.
둘이 무슨 거래를 했건 네가 입 뻥긋하는 순간, 우리 관계는 끝이야. 알아들어?
S#4 세연 아파트 주차장(밤)
굳은 얼굴로 나오는 윤, 리모컨으로 시동 걸려다 멈칫하는.
차 앞에 미주 서 있는 것이다.
-윤: 여기서 뭐해요?
-미주: 그쪽 기다렸어요. 아까 그거... 무슨 얘기인지 궁금해서요.
-윤: 안 듣겠다고 나온 거 아니었어요?
-미주: 아까는 그랬는데, 생각이 바뀌었어요. 얘기해 줘요.
-윤: 내가 왜요?
-미주: 부탁할게요.
윤, 빤히 보면...
-미주: 나쁜 일이에요? 그것만이라도...
-윤: 하강재 씨랑은 무슨 사이인데요?
미주, 말 못 하는...
-윤: (싸늘하게 보는) 자기는 입 다물면서 왜 나보고는 얘기하래?
하더니 가버리는 윤.
미주, 잡지도 못하고 서 있다 세연 집으로 다시 들어가려다 마는데.
그때 지하주차장에서 나오는 세연의 차, 미주 옆 휙 지나가다 끽 멈추는데...
세연, 미주 본 것이다.
룸미러 확 꺾어 미주 보는 세연.
간 줄 알았더니 아직 있었어? 싶으니 화나는...
미주, 마치 잘못한 거 들킨 것처럼 무안하고.
세연, 화 억지로 참으며 붕 밟고 멀어지는 세연의 차 보고 서 있는 미주.
S#5 강 회장 집 차고(밤)
불 탁탁 켜지고 세연, 창고 안 둘러본다.
강재의 옛날 옷가지, 책들, 큐브 그대로 있고.
세연, 침대에 걸터앉고 역시 형이었어? 싶어 씁쓸한...
그러다 침대 밑에 떨어진 큐브 집어들어 보는데...
탁! 큐브 낚아채는 손, 손에 손수건 감긴...
(이하-과거 신입니다. 정찬 씨와 이서진 씨가 합니다.)
(강재가 유진의 전파상 때려 부순 그날.
같은 옷, 강재의 손에 유진의 손수건 묶이고
유학 갔다 잠시 들어온 상황입니다.
세연 옆에 캐리어 있는.)
세연, 놀라 고개 들면 서늘한 표정으로 손수건 감긴 손에 큐브 들고 있는 강재다.
-과거 세연: 오랜만이다?
-과거 강재: 오늘 온 거냐?
-과거 세연: 바보냐? 오기야 오래 전에 왔지. 놀다 보니 돈이 떨어져서. 돈 좀 있냐?
-과거 강재: (말도 하기 싫은, 손에 감은 손수건 풀어 쓰레기통에 집어 던지며)
피곤해, 가.
-과거 세연: (쓰레기통 속 손수건 보며) 이제는 여자도 패냐?
과거 강재, 날카롭게 보면...
-과거 세연: (손수건 눈짓) 여자 건데?
-과거 강재: 피곤하다는 말 뻘로 들려?
-과거 세연: 피는 물보다 진하던데, 너는 왜 안 닮았나 몰라?
과거 강재, 무슨 소리냐는 듯 보면...
-과거 세연: 적어도 아버지는 여자는 안 패던데. 나도 그렇고.
-과거 강재: 그게 무슨 소리야?
세연, 대답 대신 빤히 보는데 그런 세연 얼굴에 헤드라이트 불빛.
세연 눈살찌푸리고 고개 돌려 보면 강 회장 차 들어와 멎는다.
부하 내려 뒷문 열면 강 회장 내리고.
-강 회장: 왜 여기 있어.
하고 보면 현재의 세연 침대에 앉아 있는...
-세연: (감정 없이) 아버지 기다렸어요.
S#6 강 회장 집 거실(밤)
도우미 아주머니 테이블 위 차 두 잔 놓는데...
-세연: 아버지랑 할 얘기 있으니까 좀 나가 계세요.
아주머니 주방으로 가고 그때 옷 갈아입고 나오는 강 회장.
아주머니 겉옷 들고 밖으로 나가는...
-강 회장: (소파에 앉으며) 다 저녁에 웬일이냐?
-세연: (찻잔만 보고) 왜요, 저 오니 싫으세요?
-강 회장: (차 들며) 또 뭐에 비윗장이 틀려 익다 만 소리야? 영주댁까지 내보내고.
-세연: 궁금한 게 있어서요.
강 회장, 보면...
-세연: 그 시계요.
-강 회장: 시계라니?
-세연: 아버지가 아끼시던 시계요. 그걸 왜 강재한테 주셨어요?
-강 회장: 그거 따지자고 온 거냐, 지금?
-세연: 제가 하는 모든 말은 따지는 걸로 들리세요?
-강 회장: 아니면 뭐야? 대체 너는 뭐 그렇게 불만이 많아?
먹여줘, 재워줘, 입혀줘, 유학까지 보내, 회사까지 만들어 들어앉혀.
뭐야, 뭐가 불만이야!
-세연: 말 돌리지 마세요. 묻잖아요. (버럭) 왜 주셨어요, 왜요!
왜 그렇게 티나는 짓을 하셨냐고요!
-강 회장: (헉!) 뭐?
-세연: 제가 모를 줄 아셨어요? 강재가 아버지 아들인 거, 제가 모를 줄 아셨어요?
강 회장, 하얗게 질리는...
-세연: 들켜서 분하세요? 무덤까지 못 가져가 억울하세요?
이 새끼가 어떻게 알았을까 뒤통수 맞은 거 같으세요?
강 회장, 눈 앞 캄캄한...
-세연: 저도 남자예요.
서른 넘게 처먹어서 어떻게 배다른 형제를 보게 하냐고 따지는 거 아니란 얘기예요.
그런데요, 아버지. (슬픈) 아버지 정말 저한테 너무하셨어요.
강 회장, 보면...
-세연: 네, 아프셨겠죠.
산전수전 다 겪어 피투성이인 자식, 뒷골목 깡패로 자란 자식, 아프셨을 거예요.
부모 없어 깡패로 컸을 텐데, 내가 네 아버지다, 그런데 나도 깡패다,
말 못 하신 건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그랬으면 저랑 똑같이 키우셨어야죠.
왜 강재는 차고에서 살게 하고 저는 좋은 집에서 살게 하셨어요?
왜 강재는 깡패로 키우고 저는 공부시키셨어요?
차라리 저를 버리시죠! 차라리 제 호적 파서 강재 덮어주시지 그러셨냐고요!
강 회장, 키운 정으로 세연에게 살짝 미안한...
-세연: 그래서 생각하신 게 회사예요?
나는 누릴 만큼 누리고 컸으니까 기반 잡아 강재 주라고요?
강재 일 배울 때까지 저는 허수아비 사장 노릇이나 하라고요?
그런데 어쩌죠, 아버지? 이제는 아무것도 강재한테는 주고 싶지 않아졌거든요.
이건... (서늘) 아버지가 만드신 거예요.
하고 발딱 일어나 나가는데 술 취한 양금 들어오는...
-양금: 왔니? 가는 거야?
-세연: 일찍 좀 다니세요. 숟가락만 놓더라도 아버지 저녁은 지켜주시라고요!
(확 나가버리는)
-양금: 왜 저래? 쟤 왜 저래요? 당신 또 뭐라고 했수?
강 회장, 굳어 서 있는...
-양금: 아니, 왜 그래요 정말? 안 그래도 내가 한소리 했구먼. 왜 사사건건 애를 볶아?
우리 세연이가 무슨 햄이야? 가뜩이나 혼자 그 큰 회사 책임지느라 뼛골 빠지는 애를.
강 회장, 머릿속 온갖 생각 다 떠올라 굳은 채 서 있는데...
S#7 거리+세연 차 안(밤)
슬픈 얼굴로 달리고 있는 세연, 그동안의 설움 밀려와 눈물 핑 도는데...
S#8 강재 호텔 앞(밤)
어딘가 보고 서 있는 미주, 강재 호텔이다.
호텔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는 미주.
S#9 강재 호텔 룸(밤)
소파에 누워 있는 강재.
그러다 소파 쿠션 짚고 일어서는데 이상한 소리 난다.
쿠션 들어보면 미주가 준 사진첩 깔려 있고 사진첩 이리저리 만지다 녹음 기능 발견한다.
플레이 버튼 누르면...
-(미주): (P9124927) 이날 기억나요? 좀 이따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고 신났어요.
이날 가이드가 좀 멋졌거든요.
미주 목소리에 가슴 미어지는 강재인데...
S#10 미주 오피스텔 침실(과거/낮)
책상에 사진 쭉 펼쳐놓고 한장한장 사진첩에 넣으며 녹음하고 있는 미주.
-미주: (P1010133 사진 보고 있는) 뭘 그렇게 봐요? 돈 떨어졌어요? 얼른 주워요.
인연이란 동전을 줍다가도 시작되는 거라고 누가 그러더라고요.
(시간 경과)
(P1010649) 이것 봐, 이것 봐. 두목님 카메라 밝힘증 있죠?
옷 입기 싫다고, 싫다고 그 난리를 치더니 빵끗 웃기는 왜 웃어요?
(시간 경과)
(P1010765) 가증스런 두목님!
이렇게 보조개 쏙쏙 집어넣으면서 속으로는 '한가해 보일 테니까요'
이런 생각 하고 있었단 말이죠? 나쁜 삐리리 같으니라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 찍은 사진 넣으며)
나는 죽어도 장갑 안 낄 거예요.
손 잡아줄 남자가 나 장갑 낀 거 보고 그냥 가버리면 어떡해... 킥킥...
마지막 미주 손 사진 슬프게 보고 있는 강재.
사진 속 가만가만 만져보는...
<인터컷>
-미주 손잡았던 장면.
마음 아픈, 다시 목소리 반복해 듣는...
"나는 죽어도 장갑 안 낄 거예요."
강재, 가슴 저린 듯 아랫입술 깨문다.
그러다 급히 겉옷 챙겨 밖으로 나가는데...
S#11 엘리베이터 입구+호텔 로비
강재, 엘리베이터 문 열리자마자 쏟아질 듯 걸어나오는데 휴대전화 울린다.
액정에 '의사선생' 뜨자 멈칫..
먹먹해서 잠시 보다 받는...
-강재: 네.
-(미주): 저... 윤미주입니다.
-강재: 네.
하고 무심히 고개 돌리다 헉! 하는...
로비 유리문 밖에 서 있는 미주 본 것이다.
-(미주): 그냥... 별일 없나 해서요.
-강재: (미주에게서 눈 못 떼는) 어디입니까, 지금.
-(미주): 저, 저요? 저는 지금 막 집에 들어왔어요.
강재, 슬프게 미주 뒷모습 보는...
-(미주): 낮에는 좀 괜찮더니 (손 호 불며) 날이 많이 추워졌네요.
길 얼었어요. 운전 조심하고요.
정말 그냥 안부전화 한 거예요. 별일 없으면 됐어요. 끊을게요.
하더니 황급히 전화 끊는 미주.
그 모습 지켜보는 강재, 마음 아픈...
휴대전화 든 채 사람들에게 툭툭 부대끼며 서 있던 미주, 발길 돌려 호텔 떠나는...
강재, 한 발작 내딛다 차마 가지 못하는...
미주 사라지고 강재, 힘든 듯 소파에 앉고 괴로운...
그런 강재 앞으로 무수한 사람들 흘러왔다 흘러가는...
그때...
-(유진): 여기서 뭐해?
강재, 놀라 고개 들면 유진이다.
-유진: 누구 기다려?
-강재: (일어서는) 아니... 올 거면 전화하지. 길 얼었다던데...
-유진: 놀래켜주려고 일부러 전화 안 했어.
강재, 무슨 소리인가 보면...
-유진: 나 어때?
-강재: 뭐가?
-유진: 예쁘냐고.
-강재: (왜 이러나 싶은) 어디 갔다와?
-유진: 가기는 어딜... 오빠 만나러 온 거야. 무지 근사한 데 가서 밥 먹자고 하려고.
-강재: 지금?
-유진: 응. 오빠도 제일 예쁜 옷 입고 나오면 안 돼? 남들 눈에 우리 부러워 보이게...
-강재: (미안한) 예쁜 옷? 뭐 입을까?
S#12 강재 호텔 드레스룸(밤)
재잘재잘거리며 강재 옷 골라주는 유진.
유진의 때 아닌 밝음이 조금 의아하게 보는 강재.
강재의 몸에 이 옷, 저 옷 대보고 타이도 대보고 마치 아내 같은 유진.
S#13 고급 레스토랑(밤)
식사하고 있는 유진과 강재.
둘 다 접시만 보고 먹고 있다.
그러다...
-유진: (스테이크 썰며 시선 접시에) 오빠...
강재, 보면...
-유진: 오빠 오늘 진짜 멋있어.
-강재: (자꾸 왜 이럴까 싶은데) 그런데 왜 접시만 봐? 멋있으면 나를 봐야지.
유진, 피식하고 그제야 고개 드는데 눈물 툭 떨어진다.
강재, 표정 굳는...
-유진: 오빠... 모르지?
(눈물 후두둑) 우리 아가... 아들인 거.
이런 얘기 하려는 거 아니었는데...
강재, 괴롭고 그냥 볼 수밖에 없는...
-유진: 오빠, 아이 때문에 청혼 한 거 알아.
미안해, 좀더 일찍 얘기하려고 했는데...
(반지 보며) 조금만 더... 하루만 더... 한 시간만 더...
그러다 보니 그게 오늘이야.
강재, 무슨 얘기일지 알고 마음 아픈...
-유진: 미안해, 오빠. 정말 미안한데... 우리 아가... 이제 없어.
가버렸어. 그래서 이 반지...
-강재: 알아.
-유진: 알아?
언제... 알았는데?
-강재: 좀 됐어...
-유진: 그럼... 알고도 프러포즈했단 말이야?
-강재: 응.
하얗게 질려 앉아 있던 유진, 발딱 일어나 나가는데.
예상치 못한 유진의 행동에 왜 저러나 놀라는 강재.
S#14 고급 레스토랑 앞(밤)
거칠게 문 열고 나오는 유진.
강재, 뒤따라 나와 유진 잡아 돌려 세우는데.
-강재: 왜 이래? 말도 안 하고 이러고 가면 내가 어떻게 알아?
-유진: 이거 놔.
-강재: 너는 왜 꼭 꾹꾹 참았다 한꺼번에 터뜨려?
왜 늘 답답해서 사람 돌게 만드... (하는데)
유진, 철썩! 강재 따귀 올려붙인다.
강재, 오히려 속 시원한...
-유진: 왜 참냐고? 왜 돌게 만드냐고? (눈에서 불꽃 튀는) 오빠가 왜 돌아?
자기 자식 잃고도 위로는커녕 마음 놓고 울지도 못한 년도 멀쩡한데 오빠가 왜 돌아!
말했어야지! 안다고 했어야지! 슬프다고 했어야지! 미안하고 했어야지!
아무리 나 같은 건 안중에 없어도 나 혼자 힘들게 내버려두지는 말았어야지!
-강재: 네 말 다 맞아. 미안해, 미안하다.
책임질게. 너 아팠던 만큼 내가 다...
-유진: 책임? 어떻게 책임질 건데! 데리고 살면 그게 책임지는 거야?
나 바보야? 오빠는 바보야?
아이 없는 거 알면서도 청혼했다는 건 오빠 이제 정말 나한테 안 온다는 얘기야.
같이 있어도 우리 헤어졌다는 얘기야.
차라리 헤어지면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이대로 같이 살면 헤어지는 것밖에는 남은 게 없다는 얘기야.
-강재: 그래서 어쩌자고.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
그러니까 방법을 알려줘... 네가 뭘 원하는지 내가 어쨌으면 좋을지.
-유진: 방법? (씹어 뱉듯) 그 방법을 왜 나한테 물어?
오빠하고 바람난 윤미주한테 물어야지. (하더니 쌩 돌아서면)
-강재: (팔 잡으며) 유진아.
-유진: 놔. 나는 오빠 품에 있을 때가 제일 힘드니까!
하더니 강재 팔 뿌리치고 가고.
강재, 유진 뒷모습 오래오래 바라보는데...
S#15 오피스텔 앞 거리(밤)
어깨 축 늘어뜨리고 걸어오던 미주, 우뚝 멈춰 선다.
앞 보면 세연의 차 뒷모습 보인다.
미주 차 앞쪽으로 가 차 안 보면 고개 살짝 숙이고 앉아 있는 세연 보이고.
미주, 망설이다 앞유리 똑똑 문 두드리면 세연, 천천히 고개 드는데...
말없이 바라보는 두 사람.
미주, 용기내서 살짝 웃는데 순간 표정 없던 세연 눈에서 눈물 툭 흐르는!
놀란 미주, 세연 보면 그대로 시동 걸고 차 돌려 가버리는 세연.
미주, 놀라 몇 발짝 따라 뛰다 멈춰서 급히 휴대전화 꺼내 거는데 받지 않는다.
미주, 어쩔 줄 몰라 하다 문자 보내고.
'괜찮아요? 나쁜 일 있는 거예요? 마음 가라앉으면 전화 좀...' 까지 치는데
택시 한 대 끽 멎고 유진 내린다.
서로 팽팽히 시선 오가는데...
유진, 또각또각 미주 앞에 와 서고 미주, 긴장하고 보면...
-유진: (격한 감정 억지로 누르며) 사람들이 깡패를 왜 싫어하는 줄 알아?
미주, 놀란...
-유진: 깡패는 사람 아니거든.
미주, 이 여자가 왜 이러나 싶고...
-유진: (눈빛 무서운) 사람도 아닌 남자 여자로 8년 산 년은 사람이겠어?
험한 꼴 보고 싶지 않으면 오빠 흔들지 마.
바닥 치는 거 싫어 이 정도로 끝내는 거니까.
하더니 또각또각 걸어가고.
미주, 쿵! 충격 받아 그대로 굳어 서 있는데...
S#16 DO산업개발 전경(다음 날 낮)
S#17 DO산업개발 복도(낮)
구두 발굽 소리 요란한, 굳은 얼굴로 걷는 세연, 윤 따라 걷고 있다.
윤, 세연 표정 살피는데 표정 없이 걷는 세연.
그 위로 세연 목소리 깔리는...
-(세연): 제가 협박에는 소질이 있는 모양입니다.
제출하신 기획안들이 마음에 쏙 들더군요.
S#18 DO산업개발 회의실(낮)
회의실 꽉 채운 중역들, 세연에게 집중하고 있다.
백 이사와 그 옆 심드렁한 강재 모습도 보이는...
-세연: 그 중 홍보실에서 올린 '거리문화사업'은 부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의미도 있고 비용 대비 홍보효과도 클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영업본부에서 올린 재개발 기획안은 사업성면에서 위험성이 있더군요.
-백 이사: 네, 위험해요. 합니다.
여러 정황상 재개발보다는 휴양도시 설계에 전력을 쏟아야할 시점이기도 하고요.
-세연: 아시면서 왜 그러셨습니까?
-백 이사: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이 알아야 말이죠.
30년 넘게 키운 자식을 더 예쁜 자식 생겼다고 내팽개칠 수 있나요, 어디.
세연, 덜컥 하고 마치 자기 이야기 같은...
강재, 세연이 왜 저러나 싶은...
-백 이사: 안 된다시면 할 수 없고요. 사표는 기획안 뒤에 첨부했습니다.
-세연: 협박은 저만 소질 있는 줄 알았더니 백 이사님께는 졌습니다.
좋습니다, 사고 한번 쳐보죠. 단, 재무팀 사정만 괜찮다면요. (하고 상택 보면)
-상택: 입찰에서 유리하려면 무이자 이주비가 관건인데
기획안 검토 끝나는 대로 주거래 은행 미팅 잡겠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될지는 은행장 미팅이 끝나야 알 수 있을 겁니다.
(백 이사에게) 재개발사업팀은 따로 꾸리실...
-백 이사: 뭘 따로 꾸려?
잔소리질은 내가 하고 (강재 턱짓) 삽질은 얘가 하고. 뭐가 더 필요해?
-상택: (째려보는) 무슨 일을 그렇게 주먹구구로 하십니까?
-백 이사: 왜, 깡패만 주먹 쓰냐? 나는 좀 쓰면 안 되냐?
상택, 말 말자 싶은고 백 이사랑은 친해질래야 질 수 없는...
강재, 살짝 피식 웃는...
-세연: 그럼 결정한 걸로 알겠습니다.
내일부터 크리스마스 휴가입니다. 충분히 즐기세요.
워커홀릭이 만든 아파트는 재미없을 것 같으니까요.
이상입니다. 하강재 씨는 남아요.
이사들 나가고 상택, 무슨 일인가 살짝 걱정되지만 나가는...
강재와 세연 둘만 남는다.
-세연: (강재 빤히 보다가) 크리스마스에 뭐해, 계획 있어?
-강재: 왜, 할 거 없으면 나랑 있게?
-세연: 그럴래? (서글픈) 사이좋은 형제처럼?
-강재: (미친 거 아니야 싶은) 열 있냐?
-세연: (미운, 빤히 보다) 윤미주 잡을 거면 확실히 잡아, 나는 어제 보냈으니까.
세연, 나가버리고 강재, 뒤통수 맞은 듯 움직이지 못하는데...
S#19 DO산업개발 세연 사무실(낮)
문 열리고 세연과 윤 들어오다 멈칫한다.
세연, 순간 긴장하고 윤은 의아하게 세연 본다.
누군가 있다, 난화분 안고 있는 창배다.
-창배: 아이고, 이게 누구십니까? 강세연 사장님 아니십니까?
늦었지만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화분 내미는)
-세연: (화분 본 척 만 척, 윤에게) 나가봐.
-윤: 차는 뭘로...
-세연: 됐어. 물장사하는 사람들 차 싫어해.
창배, 기분 상해서 화분 옆에 툭 내려놓는다.
-세연: 오랜만에 뵙네요, 삼촌. 삼촌은 여전하시네요. 요새는 뭐하세요?
-창배: 늘 하던 거 하지, 뭐. 물장사.
-세연: 연말이라 바쁠 텐데 어떻게 저를 보러 다 오셨어요?
그래도 내 걱정 해 주는 건 삼촌밖에 없네요.
-창배: 그랬나? 그럼 이제 네가 내 걱정 좀 해 줄래?
(일어나며) 근간에 밥 한번 먹자. 할 얘기도 있고. (찡긋 윙크) 간다.
하더니 나가고 세연, 화 억지로 참고 섰는데 윤 들어온다.
-윤: 저 사람 누구야? 분위기가 좀...
-세연: (코트 챙기며) 며칠 연락 안 될 거야. 급한 일 있으면 메일로 보내.
-윤: 왜, 어디 가?
-세연: 머리 식히러. 네 덕분이야.
하더니 나가버리고 윤, 자기가 잘못했나 싶어 걱정스러운데...
S#20 DO산업개발 1층 로비+희망성형외과 앞(낮)
세연, 엘리베이터 내려 걸어가다 멈추고 희망성형외과 보인다.
물끄러미 보다가 그냥 가는 세연.
세연, 화면 밖으로 사라지면 문 열고 나오는 미주.
잠시 망설이다 엘리베이터 앞에 가 서는데...
S#21 DO산업개발 세연 비서실(낮)
왔다갔다 하는 윤, 그러다 자리에 앉아 전화기 온훅 버튼 누르는데...
-(미주): 저기요.
윤, 온훅 끄고 고개 들어 미주 보는가 싶더니 정색하고 벌떡 일어나는...
-미주: (의아한) 아니, 저...
-윤: 회장님.
미주, 놀라 돌아보면 강 회장 저벅저벅 걸어와 그대로 문 열고 들어가려는...
동규, 강 회장 뒤따른다.
-윤: (다급) 대표이사님 안 계십니다.
-강 회장: (문고리 잡고 서서) 없어?
-윤: 며칠 자리 비우신다고...
-강 회장: 며칠? 어디 간다고는 말 안 하고?
-윤: 네...
강 회장, 굳은 얼굴로 돌아서 가다 멈칫하고 천천히 돌아서 미주 본다.
미주, 강 회장 살짝 훔쳐보다 시선 마주치고 긴장하고 강 회장 보면...
-강 회장: 혹시 전에 우리 모델하우스 오픈식에서...
-미주: 네... (담담히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강 회장: 나 누군지 알아요?
-미주: 세연 씨 아버님...
-강 회장: (고개 살짝 끄덕) 시간 괜찮으면 우리 차 한잔 할까요?
S#22 고급 커피숍(낮)
찻잔 놓이면 좀 긴장한 채 앉아 있는 미주.
강 회장, 상석에 앉아 미주 보는....
-강 회장: 들어요.
-미주: 네...
-강 회장: 그 날은 경황 없어서 인사도 못 했어요.
-미주: 인사는 제가 먼저 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강 회장: 나는 먼 발치에서 봤어요.
참 참한 양반이다 생각했어요. 누군지도 그때 들었고.
-미주: 네...
-강 회장: 강재 목숨 구해 주셨다고.
미주, 세연이 얘기가 아니라 그 얘기였어 싶은...
-강 회장: 내가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
-미주: 아닙니다, 보답은 충분히 받았습니다.
-강 회장: 그렇게 살뜰한 놈이 못 될 텐데.
-미주: 살리고 싶었는데... 살아줬습니다. 더 큰 보답은 없지 싶습니다.
-강 회장: (고개 끄덕이는, 됨됨이 알겠고) 내 듣기로 세연이하고... 만나는 사이라던가?
-미주: (어렵게 수긍) 네...
-강 회장: (아쉬운) 그래요.
이제 이렇게 알았으니 내 언제 한번 제대로 식사 대접하리다.
-미주: 아니요, 마음 안 쓰셔도 됩니다.
-강 회장: 내가 쓰고 싶어 그래요.
누군들 안 그렇겠냐만은 나한테는 참 귀한 놈이라...
미주, 세연 얘기인지 강재 얘기인지 헷갈리는...
서로 바라보는 강 회장과 미주.
S#23 DO산업개발 어느 복도(낮)
창 밖 내다보이는 복도, 안절부절 못하고 서 있는 동규.
그때 저만치서 걸어오는 강재 보이고 동규 긴장하고 강재 보면...
-강재: 바쁘신데 뵙자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동규: 바쁘긴 뭘. 회장님이 찾으실까 걱정이지.
(눈치 보며) 창배한테 연락은 받았다. 깨끗하게 정리 됐다고.
창배 살려준 건... 잘 한 거다.
-강재: 잘 했다는 생각 안 합니다.
창배 형님 아니었으면 회장님 돌아가셨을 수도 있었다는 거... 그래서 참았습니다.
-동규: 창배가 나쁜 물이 들어 그렇지 창배도 너 같을 때 있었다.
-강재: 그래서 무서운 겁니다. 이렇게 두둔하는 형님 같은 분이 계시니까요.
금간 연장은 상대가 아니라 내 손을 찌르는 겁니다.
-동규: 하지만... (하는데)
-(강 회장): 뭐하냐. 너희들?
강재, 동규 돌아보면 사색되는...
-강 회장: (서늘한) 뭐하냐니까?
석고처럼 굳은 두 사람.
S#24 강변(낮)
강물만 바라보고 서 있는 강 회장.
동규, 처연하게 그 모습 보고 서 있다.
-동규: 바람이 찹니다.
강 회장, 강물만 보는...
-동규: 회장님...
-강 회장: (돌아보지 않고) 바람 걱정하는 놈이 내 새끼 등에 칼을 꽂아?
-동규: 죽여주십시오.
-강 회장: (돌아보는, 서늘) 못 할 것 같냐?
여기까지 오려고 내가 몇 놈을 치웠냐. 끝났거니 했는데, 그 끝이 너로구나.
-동규: 형님...
-강 회장: 그렇게 부르지 마. 그렇게 부른 놈들 다 배신하고 떠났어.
-동규: 죽여주십시오.
-강 회장: 그건 나중에 하자. 세연이가... 알았다.
아직은 자기도도 내 핏줄인 줄 아니 시간은 벌었어.
김 변호사 불러, 불러서 강재한테 넘겨줄 준비 시켜.
나라에 낼 거 내고 법적으로 하자 없게 해. 입단속 단단히 시키고.
-동규: 김 변호사는 믿을 만...
-강 회장: 믿기는 누구를 믿어? 나는 이제 너도 안 믿어.
너도 너 믿지 마. 나도 믿지 말고.
S#25 희망병원 미주 진료실(낮)
휴대전화 만지작거리며 앉아 있고 강 회장 만난 것이 좀 혼란스러운...
그러다 간밤의 세연의 모습 떠오르는데...
<인터컷>
-순간 표정 없던 세연 눈에서 눈물 툭 흐르는!
마음 심란한...
그러다 결심한 듯 휴대전화 걸고 신호 울리는...
-미주: 저... 윤미주입다.
-(세연): (좀 쌀쌀) 네.
-미주: 어디 아픈 건 아닌가 하고요.
아까 사무실 갔더니 그 고양이 언니가 며칠 쉰다고...
S#26 세연 아파트 주차장(낮)
트렁크에 배낭 싣다 휴대전화 받은 세연, 말없이 듣고 있는...
-(미주): 왜 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쉴 거면 끼니 꼭 챙겨요.
귀찮다고...
-세연: (슬프게)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S#27 희망병원 미주 진료실(낮)
놀라 눈 커진 미주.
-(세연): 여행 갑니다. 크리스마스니까 만나자 어쩌고 귀찮게 안 할 거라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잘 보내요. 미주 씨 옆 비워주는 게... 내 크리스마스 선물이니까.
끊을게요.
-미주: 잠깐, 잠깐만요.
(사이) 돌아오면... 전화 줄래요? 전에 안 준 커피 줄게요.
-(세연): 그러죠.
-미주: (미안해서 눈물 글썽) 메리 크리스마스...
-(세연): 메리 크리스마스.
전화 끊는...
세연에게 미안해 가슴 미어지는 미주.
S#28 희망성형외과 상담데스크(낮)
PC로 바쁘게 스케줄 작성하고 있는 순정, 눈앞에 불쑥 디밀어 지는 커피.
놀라 고개 들면 씨익 웃고 있는 원철이다.
-원철: 마셔요. 저처럼 뜨겁고 달콤한 녀석입니다.
-순정: 저 심장 두근대서 남자가 주는 거 잘 안 마셔요.
-원철: 아, 예...
(시무룩, 그러다 어딘가로 휴대전화 거는) 어, 박 원장. 나 설 원장.
심장 여린 분한테 좋은 거로다가 한 재 지어놔 봐.
순정, 눈 동그래져 고개 들면...
-원철: 진맥? 잠깐만. (하더니 순정 손 탁 끌어다 맥 짚는)
-순정: 어머, 어머! (하지만 가만 있는)
-원철: 어, 맥이 아주 바쁜데. 어. (과장하며) 뭐? 그래, 알았어. (끊는)
-순정: 왜요? 뭐라는데요?
-원철: 맥 짚은 남자랑 저녁 먹으면 났는다는데요?
-순정: 뭐라고요? (새침) 허, 참... (하다) 뭐, 한약으로 꼬신 남자는 처음이네요.
그런데요, 저 따로 찜한 남자 있거든요? (하는데)
미주 퇴근 준비하고 나온다.
-미주: 먼저 퇴근할게. 메리크리스마스다. 원장님도요. (가는)
-원철: 분위기 왜 저래?
-순정: 몰라요. 밤새 울고 짜고...
내가 아니라 언니 데려가 맥 짚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원철: 내가 보기에는 저건 딱 삼각인데.
왜, '우리가 싫어하는 얼굴'이랑 '능력 있던데 왜 안 뽑았습니까'랑 답 딱 나오네.
-순정: 삼각이요? 저 여자 쫑긴다고 삼각팬티도 안 입거든요?
-원철: 그런가? 아, 몰라몰라.
그런 건 머리 아프니까 홍 실장, 우리 삼각김밥이나 먹을래요?
-순정: 예?
S#29 DO산업개발 주차장(낮)
차 안에 멍하니 앉아 있는 강재.
유진 생각에 힘든 듯, 유진 목소리 들리는...
"어쨌으면 좋겠냐고? 방법을 알려 달라고?
(씹어 뱉듯) 그 방법을 왜 나한테 물어? 오빠하고 바람난 윤미주한테 물어야지."
후~ 깊은 숨 토하며 고개 드는데 휙 지나가는 미주.
미주는 문자 보내며 가느라 못 본 듯.
강재, 미주 뒷모습 눈으로 쫓는데 미주 앞 막아서는 남자, 홍 씨다.
강재, 타라 못 탄다 홍 씨와 실랑이 하는 미주 유리창 너머로 보고 있다.
확 신경질나고 참다못해 차에서 내려 저벅저벅 다가간다.
미주 앞 가로막고 있던 홍 씨 화들짝 놀라 90도로 인사하며...
-홍 씨: 식사하셨습니까, 형님!
미주, 놀라 돌아보면 강재고...
-강재: (미주는 보지도 않고) 네가 왜 여기 있냐?
미주, 들키기 싫은 모습 들킨 듯 고개 돌리는...
-홍 씨: 사모님께서 출퇴근 때 무조건 모시랬습니다, 형님.
강재, 기분 상하고 미주 곱지 않게 보면...
-미주: (담담하게) 싫다는데도 막무가내예요.
무조건이면 다 되는 줄 안다고요, 그쪽 부하가.
-강재: 들었냐?
-홍씨: 하지만 사모님께서...
-강재: 들었냐고.
-홍 씨: 그렇지만...
하다 강재의 서슬에 바짝 쫄아 냅다 인사하고 가는 홍 씨.
강재, 차마 미주 못 보고 서 있고 미주도 차마 강재 못 보고 서 있는...
그러다 미주, 자기 차로 가려는데...
-강재: 같이 다니던 여자는 어쩌고 혼자입니까?
-미주: (시선 돌리자 않고 서서) 먼저 퇴근했어요, 신도 가야 해서. (하고 다시 걷는데)
-(강재): 바래다줘요?
-미주: (헉! 다잡았던 마음 무너지고, 들키지 않으려 애쓰는)
(천천히 표정관리하고 돌아서는) 그쪽이 왜 나는 바래다줘요?
그리고 다음부터는 끼어들지 마요. 하강재 씨 엮이면 늘 일 복잡해져요. 갈게요.
하더니 차로 걸어가 붕 차 타고 가고 강재, 떠나는 미주 모습 가슴 아프게 보는데...
S#30 거리+미주 차 안(낮)
운전하고 가는 미주, 그러다 신호에 걸리고 신경은 온통 뒤차에 쏠린...
룸미러 보면 뒤차 운전석에 앉은 강재 보인다.
S#31 거리+강재 차 안(낮)
강재, 미주 차 뒤에 서는...
그러다 다시 신호 바뀌는데 미주 차 움직이지 않는다.
빵빵 난리가 나고 무슨 일인가 싶은데 계속 움직이지 않아 강재 내린다.
미주에게 가면 미주, 시동 걸려 애쓰고.
그런 구질한 모습 자꾸 들켜 스스로에게 화난...
-미주: 미치겠네, 눈도 온댔는데... (빵빵 시끄럽고, 신경 쓰여 죽겠고)
-강재: 비켜요. (상체 디밀어 비상등 켜주고 휴대전화 꺼내 드는, 빵빵 더 난리난)
(뒤차 보며 험악하게) 비상등 켠 거 안 보여? 비켜 가면 될 거 아니야!
운전자들 쫄아서 가는...
-강재: (휴대전화 걸린) 형, 난데 렉카 한 대만 보내줘.
S#32 타이어매장 내 정비소(낮)
높이 떠 있는 미주 차, 기술자 몇 명 달라붙어 고치고 있다.
강재와 미주 보고 서 있고 진수, 이마에 땀 훔치며 나오는...
-진수: 마음의 준비 하셔야겠는데요?
-미주: 네?
-진수: 더 못 타요.
수리를 하면야 한 반년 더 타겠지만 언제 설지도 모르고 위험해서 안 돼요.
-강재: 일단 굴러가게만 해 놔.
-진수: 그러려고. 온 김에 네 차 타이어도 갈았다.
하고 턱짓하고 보면 정비소 한켠에서 강재 차 타이어 갈고 있다.
-강재: 왜 자기 마음대로 남의 차 타이어를 갈아?
-미주: (혼잣말처럼) 샘통이네. 꼭 자기도 당해 봐야 안다니까.
강재, 도끼눈 뜨면 미주, 눈도 깜짝 않고 딴전 피우는...
-진수: 이번 건 돈 내라. 저거 펑크나도 주행 가능한 거거든.
(미주에게) 추운데 들어갑시다.
맛있는 커피 줄게요. 여기가 무슨 다방인 줄 아는 놈도 있거든요.
하더니 진수와 강재 들어가고 미주, 뒤따라 들어가는데...
S#33 타이어매장 안(낮)
살짝 등지고 앉아 있는 미주와 강재.
미주, 모형 레이싱카 만져보려는데 진수, 커피 두 잔 들고 오는...
-미주: (커피 받으며) 수리는 언제 끝나나요?
-진수: 부품 찾고 있으니까 좀 기다려요. 여기서 다 보이니까 끝나면 바로 나가면 돼요.
-미주: 부품이 없으면요?
-진수: 다음 주 화요일쯤? 이번 주가 연휴라 그때밖에는 안 되겠네요.
(하고 강재에게) 다음 주말에 경기 있는데, 얘기 들었냐?
-강재: 꼬시지 마, 녹슬어 안 돼.
-진수: 캠프에 네 차 아직 있어. 가끔 내가 왁싱은 한다.
-미주: (퍼뜩 드는 생각, 레이싱카 보고 진수 보며) 레이서세요?
-진수: 강재가 얘기 안 해요? 얘도 선수였는데.
-미주: (의외다 하는 눈빛) 선수였어요? 평소 운전은 샌님처럼 하던데요?
-진수: 요리사들 집에서 요리 안 하죠. 레이서들도 평소에는 속력 안 내요.
미주 씨도 와요. 우리 레이싱걸 필요한데.
-미주: 아유, 제가 어떻게...
그런 거 하려면 몸매가 훌륭해야 되니까 내가 되기는 되겠지만
옷을 좀 훌러덩하게 입어야 되잖아요. 날 추워서 저 못 벗어요.
-강재: (혼잣말처럼) 1년 내내 겨울이어야 하는 건데.
-미주: (욱) 뭐라고요?
-강재: (그때 휴대전화 오고 받는) 여보세요.
-(창배): 잘 지내냐?
-강재: (놀란, 미주에게서 먼 곳으로 가며) 무슨 일입니까?
-(창배): 아니, 뭐 딱히 할 말 있어 전화 한 건 아니고. 내가 마음에 상처가 좀 컸잖냐.
그래서 공기 좋고 물 좋은 데를 좀 왔거든. 그런데 이 동네 애들이 너를 좀 안다네?
강재, 뭐지 싶은...
-(창배): (누군가와 얘기하는 듯) 희 뭐? 희동이? 너는? 어, 희진이...
강재, 헉! 놀라고 자기도 몰래 미주 보는...
미주, 왜 저래 싶은...
-(창배): 들었냐? 애새끼들 아주 똘망똘망 귀여워 죽겠다야.
-강재: 남창배, 너 이 새끼!
강재의 욕설에 미주 놀라 보는데!
S#34 신도 교회(낮)
피아노 앞에 앉아 전화 걸고 있는 창배, 띵띵 피아노 쳐보고 옆에 부하들 쭈욱 서 있다.
아이들 그런 창배 노려보고 있고 천사 복장, 예수님, 마리아, 동방박사 복장 하고 있는데.
-창배: 들리는 소문에 너 이 동네 자주 온다기에
혹시 근처 있으면 얼굴이나 보구 갈까 해서 전화 한번 했다.
뭐, 멀리 있으면 말고. 그럼 끊는다.
하고 확 끊고 비열한 웃음 웃다 웃음기 가시는...
아이들, 창배 노려보고 있는 것이다.
-창배: (험악) 야, 눈 안 깔... (하다 차마 애들인지라) 래?
-희동: 우리 눈이 어때서요? 아저씨 누구세요?
-창배: 야, 인마!
아저씨가 뭐야? 형 해, 형.
(뒤에 어깨들 가리키며) 쟤들도 다 나보고 형... (하는데)
-희동: 형!
-창배: (말은 그랬지만 예상치 못해 놀란) 어? 어, 그래. 뭐?
-희동: 형 누구냐니까?
-창배: (헉! 천수에게) 얘 봐라, 얘. 형 하라니까 바로 말 튼다.
-천수: 딱 제 어릴 때 같지 않습니까, 형님?
그런데 너희들은 옷이 그게 뭐냐? 서커스하냐?
-희진: 우리 성극하는 건데? 아저씨도 낄래요?
-창배: 나? 나 뭘로 껴줄 건데?
-희진: 마굿간에 있는 양이요!
-희동: 야, 저렇게 생긴 양이 어디 있어? 형은 그냥 소 해요.
(냉큼 가 동물 의상 건네는) 자요.
-창배: (당황당황) 저기 말이다, 이 형이 교회 안 다닌 지가 너무 오래돼서 그러거든?
생각할 시간을 좀 줄래?
S#35 도로+강재 차 안(낮)
굳은 얼굴로 부웅! 속력 높이는 강재.
조수석에 앉은 미주 불안한...
-미주: 신도는 왜요? 남창배면... 그때 얘기했던 사람 아니에요? 그 사람이 왜요?
강재, 대답 없이 차선 바꾸는...
-미주: 답답하게 굴지 말고 말 좀 해...
(하다 눈치챈!) 설마 그 사람 신도에 있대요?
-강재: 꽉 잡아요.
-미주: 네? (와 동시에) 꺄악~!
강재가 스핀턴!(전문가와 상의 바람, 제자리에서 하는 유턴임)을 한 것이다.
-미주: (너무 놀라) 지, 지, 지금 뭐 한 거예요?
그렇게 방향 바꾼 채 대답 대신 붕 달리는 강재.
S#36 신도 마당(낮)
끽! 서는 강재의 차.
차에서 튀어내리듯 내려 다다다 뛰어 올라오는 강재와 미주.
창배, 아이들과 축구하다 미주와 강재 발견하고 멈춰 서더니...
-창배: 와, 날아왔네, 날아왔어.
아이고, 윤 선생님 또 뵙습니다.
이제는 뭐, 한 번 손목 잡혀봐서 그런가? 착 붙어 다니시네. 아주 찰싹! 예?
미주, 긴장한 채 보면...
-강재: (아이들과 미주 의식하며 낮고 무섭게)
어떻게 여기를 와? 무슨 생각이면 여기를 오는데!
-창배: 너도 알다시피 내가 뭐 생각 있냐?
그냥 너 자주 온다기에 한번 와봤다. 그런데...
앞으로는 더 자주 와야겠다.
내가 워낙 낭만파라 언제 또 바다가 그리워질지 모르거든.
-강재: (멱살 확!) 죽고 싶어? 쥐도 새도 모르게 고깃밥 한번 만들어주까? (하는 동시에)
-미주: (걸음 옮겨 애들 시야 가리고 서며 낮게) 참아요, 애들 놀라요.
-창배: 애들 놀란다잖니.
강재, 눈빛 매섭고 억지로 참는, 손 탁 놓는...
-창배: 우리는 그만 가자. 데이트하시는데 빠져줘야 예의지.
(미주에게) 반가웠어요.
하더니 돌아서 가는 창배 일행.
미주, 그제야 아이들 돌아보면 분위기 느끼고 오지는 않고
저만치 서서 말똥말똥 지켜보고 서 있는 아이들.
-미주: 괜찮아? 저 아저씨가 무슨 이상한 말 안 했어?
-희동: 아니? 그냥 우리랑 축구했는데?
강재, 다행이다 싶고...
-미주: (안심하는) 아빠는? 아빠는 어디 가셨니?
-희진: 심방 가셨어. 좀 이따 오실 거야.
그런데 저 아저씨 가서 우리 소 누가 해?
-희동: 세상에는 아저씨가 한 명만 있는 게 아니야. (하고 강재 보는)
아이들, 일제히 강재 보는...
강재, 얘들이 왜 나를 봐 하는 표정이고.
-미주: 소? 무슨 소?
-희진: 내일 성극 할 때 마굿간 소. 아저씨 할 거죠?
-강재: (당황) 소? 엄마소도 얼룩... 그 소?
아이들, 단체로 고개 끄덕끄덕 초롱초롱 보는...
-미주: (피식) 하게요? 대사 외우기는 좋겠네. 음메음메~...
강재, 확 째려보면....
-희동: 소 싫으면 동방신기 할래요? 누나 빼고 우리끼리요.
-강재: (미주 확 째려보며) 애들을 어떻게 가르친 겁니까? 목사님 딸 맞습니까?
-미주: 내, 내가 뭘요?
-강재: 나도 아는 동방박사를 동방신기랍니다. 말이 됩니까?
헉! 하는 미주 얼굴 위로 동방신기 노래 흐르는.... (the way you are)
S#37 신도 교회 안(낮)
책상과 의자 뒤로 다 밀어져 있고 그 공간에서 노래연습하는 아이들.
미주, 아이들 4명과 동방신기 노래에 맞춰 춤추고 노래한다.
'♬ 그 너의 생각 너의 관심 네 귀에 달려있던 귀걸이 네 몸무게
너에 향기 너의 몸짓 모든 걸 알고 싶어 이런 내게 It's about the way you are'
책상에 걸터앉아 보고 있던 강재, 뭐냐 하는 표정에서 어느새 환하게 웃는...
미주와 강재의 모습 슬로우로 보여지는...
미주의 모습 귀여워 어쩔 줄 모르는...
처음으로 미주 향해 환하게 웃는 강재.
S#38 어느 산 등산로(밤)
랜턴 불빛 세연의 발 밑 비추는...
머리에 랜턴 쓰고 땀 뻘뻘 흘리며 산 오르고 있는 세연.
마음 속의 화 삭히려는 듯 죽어라 산 올라가는데.
S#39 유진 매장(밤)
크리스마스 케이크 위에 미니 트리 장식하는 유진.
그러다 문득 멈추고 창 밖 멀건이 보는...
S#40 신도 교회 안(밤)
노래와 춤 계속 이어진다.
'♬ 그 너의 생각 너의 관심 네 귀에 달려있던 귀걸이 네 몸무게
너에 향기 너의 몸짓 모든 걸 알고 싶어 이런 내게 It's about the way you are'
마지막 가사에 맞춰 파워풀하게 댄스 끝내는 미주와 아이들.
강재, 웃으며 박수치고 미주, 좀 쑥스럽지만 용기내 행복하게 웃어주는데.
그때 윤 목사 들어오다 두 사람 보고...
-윤 목사: 뭐 좋은 일들 있어? 웃음소리가 문 밖까지 들려.
-강재: 안녕하셨습니까.
-미주: 공연연습 했어요. 저녁은요? 국만 데우면 되는데.
-윤 목사: 네 아비 어디 가 밥 못 얻어먹을까 봐?
내가 보증선 집 하루씩만 잡아도 1년은 안 굶어.
-미주: 그거 자랑 아닐 텐... (하다) 아빠 혹시 또...
-윤 목사: 말이 그렇다는 거야, 말이.
(강재 보고) 온 김에 망치질이나 좀 할텨? 무대 만들어야 하는데.
-강재: 무대요?
(시간 경과)
윤 목사와 열심히 망치질하고 있는 강재, 합판 나르고 자르고 세우고...
연극 연습하는 아이들.
한쪽에서는 작은 미싱으로 털털털 연극의상 만드는 미주.
희동에게 의상 입혀보다 답답한 듯 망치 뺐다 강재 발에 꽈당 떨어뜨리는 미주.
인상 쓰는 강재.
무대 완성되면 아이들 일제히 올라가서 마구 발 구르는데 푹 꺼지는 무대.
강재 허걱 하는데...
-미주: 그럼 그렇지. 이래 갖고 어디 아파트 짓겠어요?
-강재: 거기는 윤 목사님이 한 거거든요?
-미주: 허, 이보세요. 어디다가 우리 아빠 핑계를 대요?
이 교회랑 집, 진료실, 그거 다 우리 아빠가 손수 지은 거거든요? 망치 하나로?
-강재: 뻥치시네.
-미주: 뻐, 뻥이요? 아니, 목사 딸래미가 교회 안에서 뻥을 쳐요? 하나님 코앞에서?
아니, 왜 사람을 매번 랜덤으로 봐요? 내가 그렇게...
-강재: 나, 좋아합니까?
-미주: (당황) 뭐, 뭐요?
-강재: 하나님 코앞에서는 거짓말 안 한다면서요.
나, 좋아합니까?
-미주: 애, 애들 잘 시간 지났네.
(급히 가며) 자, 자. 똥싸개들, 싸게싸게 욕실로 집합!
강재, 그런 미주 뒷모습 보는데...
S#41 신도 아이들 방(밤)
잠들어 있는 아이들.
미주, 한 사람씩 이불 덮어주는데.
그러다 강재 질문 떠오른 멍하니 생각하는...
그러다 교회쪽으로 고개 돌리는데...
S#42 교회 안(밤)
혼자 뒷정리하고 있는 강재.
그런 강재 어깨 너머로 미주 들어오는 것 보인다.
강재, 의자 제자리 놓다 자기 지켜보고 있는 미주 보는데 좀 어색한...
-강재: 대충 치웠으니까 나머지는 알아서 해요.
하더니 나가고 미주, 잡지 못하고 그대로 오래오래 서 있는데...
교회 창 밖으로 멀어지는 강재 뒷모습 보이고.
S#43 신도 진료실(밤)
자려고 누운 강재, 잠 안 와서 침대에 걸터앉아 바람에 흔들리는 창밖 나무 보는...
그러다 고개 돌리면 저만치 창밖(입구 문)에서 불빛 온다.
뭐지 싶어 보면 문 열리고 불 켜진 케이크 들고 들어오는 고깔모자 쓴 미주.
강재, 숨 멎을 듯 보면...
-미주: 우리... 파티 해요.
하나님 몰래 하루 당겼어요. 크리스마스 이브...
(슬프게) 내일이면... 갈 거잖아요.
놀라는 강재의 얼굴에서...
14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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