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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빵왕 김탁구  <제 1 부 >

   

 

병원 전경. N.

 

서인숙E "으아아아...!!!!" (고통에 찬 비명소리)

 

분만실 안. N.

분만대위에 누운 서인숙온통 땀범벅이가 된채

엄청난 산고를 겪으며 분만중이다.

의사와 간호사들그녀를 독려하며 분만을 돕고 있고.

 

대웅전 안. N

목탁을 치며 불경을 외고 있는 스님,

그 뒷쪽으로 염주를 돌리고 있는 홍여사의 모습이 보인다.

공단한복에 두루마기까지 갖춰입은 격식있는 차림의 그녀,

입을 꾹 다문채 표정이 없지만 위엄이 느껴지는 얼굴이다그 얼굴에서.

 

INSERT> 도기 굽는 가마.

서인숙 아들을 낳아야겠습니다.

(장소가 어딘지는 모르게비장한 서인숙의 얼굴만 화면 가득)

 

분만실 안. N

으아아아악!! 입술을 깨물어가며 필사의 힘을 다하는 서인숙.

죽을힘을 다하는 그녀의 얼굴에서,

 

공장 일각. N

구일중한참 회의중인듯한데

그 옆으로 비서1, 메모를 조용히 올려놓는게 보인다.

구일중그 메모를 들어서 본다시선.. 잠시 주다가

그 메모 한쪽으로 밀어둔채 계속 회의를 계속하는 모습에서.

 

INSERT> 도기 굽는 장소.

 

서인숙 이번에는 기필코 아들을 낳아야겠습니다. (비장한 표정에서)

 

분만실 안. N.

 

서인숙 아아아아.....!!!!!

 

마지막 안간힘을 쓰며거의 숨이 끊어질듯 힘을 주는 서인숙,

그 위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것과 동시에.

 

대웅전 안. N

손으로 굴리고 있던 염주가 순간..! 끊어지며 염주알들이 바닥으로

주르르 굴러떨어진다홍여사멈칫... 하는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불길한 느낌이 스쳐지나가는 눈빛에서.

 

분만실 안.

힘없이 툭.. 분만대 위로 떨어지는 서인숙의 얼굴.

온통 땀범벅이에 숨을 몰아쉬며 호흡을 잠시 고른다.

그 위로 계속 시끄럽게 우는 아이의 울음소리.

서인숙천천히 고개를 돌려 아이쪽을 보며 제일 처음 묻는 말,

 

서인숙 아들인가요?

의사1 (선뜻 대답못한채 슬쩍 시선 피한다)

서인숙 (순간 불길한 느낌이 스치며 신경질조로)

아들이냐고 묻잖아요아들이예요아들이냐니까!!!

 

회장실. N.

 

한승재 따님입니다.

구일중 (책상앞에 앉아 서류를 들여다보다가 짐짓 시선을 주면)

한승재 난산이었습니다사모님께서 워낙 약한 체질이신지라..

구일중 (말 자르듯 서류덮고 일어서며오늘 경제인 모임이 몇시랬지?

한승재 (멈칫.. 시선들어 보더니 얼른일곱십니다.

구일중 (한쪽에 있는 외투를 걸쳐입으며)

오성그룹 박회장도 오늘 참석하기로 돼있나?

한승재 그런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보며그런데 병원에는..

구일중 술자리가 길어질거야어머님께는 늦을거라고 말씀드려두게.

(중절모까지 쓴뒤 돌아서서 나간다)

한승재 ... (서늘한 눈빛으로 나가버린 그의 뒷모습을 돌아본다시선에서)

 

병실. N

멍하니 창백한 표정으로 침대에 비스듬이 누운 서인숙의 얼굴.

그 옆으로 침대위에 잠들어 있는 갓태어난 아기(자림)이 보이고,

자경(4)과 보모 김미순(20대 초반)이 신기한듯 아기를 들여다보는중.

조금 떨어진 곳에 홍여사만 한쪽에 뚱하니 앉아 있다.

(한승재는 그 뒷쪽으로 문뒤에 서서 이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는중)

 

홍여사 조상님이 서운하셨나하늘이 무심하신가.

안그래도 손이 귀한집인데 어째 낳는것마다 줄줄이 딸딸인고.

서인숙 (듣기 싫은듯 뒷쪽의 한승재에게그이는요아직인가요?

한승재 (서인숙을 본다선뜻 입을 못떼는데 그 위로)

홍여사 모임이 있어 늦는다는구나.

안그래도 바쁜 사람인데 집안일까지 일일히 신경쓸거 없다 그랬다.

기집애 하나 더 낳은게 무슨 유세 떨 일은 아니잖니.

서인숙 (그 말에 다시 홍여사를 본다표정은 없으나 다분히 적대적인 시선)

홍여사 (일어서며몸추스리는대로 퇴원하거라.

아녀자가 병원에 너무 오래 누워있는것도 볼썽사나운 일이다.

(그러더니 아이쪽엔 시선도 안준채 나가버린다)

서인숙 (홍여사가 나간문쪽을 뚫어져라 노려본다)

 

한승재그런 서인숙을 본다마음에 걸리는듯 보다가

그대로 조용히 목례한뒤 홍여사를 따라나가 문을 닫는다.

문이 닫히자마자 서인숙자기도 모르게 이불을 꾹 여며쥐는데,

 

자경 엄마아... (하고 서인숙옆으로 다가오자)

서인숙 미순아자경이 데리고 그만 들어가. (시선 돌린다)

김미순 쪼매만 더 있다 가믄 안될까예?

사모님 안계시는 내내 을매나 찾아대는지..

서인숙 (순간 날카롭게그냥 들어가라면 들어가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자경 (흠짓서인숙의 호통에 놀란듯 쳐다본다)

김미순 (보더니 이내 자경에게자경아고마 드갈까발써 날도 어둡쿠로..

자경 (이내 시무룩해지면)

김미순 그럼 쉬시이소 사모님예. (하더니 서둘러 자경이 손을 잡고 나간다)

 

김미순나가면서 마지막으로 서인숙을 한번 돌아보면

서인숙시선 외면한채 창밖만 내다보고 있다.

김미순얼른 자경을 데리고 나가 문을 닫음과 동시에 정적이 흐르고..

서인숙천천히 고개를 돌려 옆에서 잠든 둘째딸(자림)을 본다.

순간 참고 있던 눈물이 투두둑떨어진다.

분하고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입을 꼭 다문채 눈물을 흘리는데서.

 

도인다 욕심이다.

 

도기 굽는 가마. (앞의 인써트 연결로)

한쪽에는 구워져 나온 도자기들이 쌓여있고,

도인그 옆에 앉아 도자기들을 하나씩 집어들고 선별 중이다.

그 뒷편으로 앉아 있는 서인숙의 모습이 보인다.

 

서인숙 욕심이라니요아들을 갖겠다는게 그게 어찌 욕심입니까?

도인 가질수 없는걸 가지려고 하니 욕심인게지.

서인숙 (멈칫..) 그 말씀은... 제가 아들을 낳을수 없다는 뜻입니까?

도인 (도자기를 일일히 들여다보며운명을 알고자하는것도 욕심일세.

욕심은 사람을 헤하고피폐하게 만들뿐이지다 부질없어.

언젠가는 자네 인생마저 깨뜨려버리고 말걸세.

(하면서 들고 있던 도자기를 쨍깨버린뒤 다시 새것을 들어올리면)

 

서인숙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도인1앞으로 다가서더니

하니 두꺼운 돈봉투를 그 앞에 내려놓는다.

 

서인숙 한때는 사람의 운명을 알아맞추고,

안되는걸 되게도 하고 되는걸 안되게도 하는 비법에 능통한 분이었다

들었습니다.

도인1 어디서 또 헛소리를 들은 모양이구먼.

나는 보다시피 그저 질그릇이나 굽는 도기장이일뿐이네.

서인숙 (봉투를 하나 더 내놓는다내가 원하는건 아들입니다.

도인1 쯧쯧쯔.. 이 놈도 맛이 갔구만. (깨뜨리면)

서인숙 아들만 낳을수 있다면 나는 무슨짓이라도 할수 있습니다 어르신!

도인1 (또 하나 집어들어 살펴보며영 못쓰겠어. (하고 쨍깨뜨리는데)

서인숙 방법을 가르쳐주십쇼어르신!! (무릎을 꿇는다그러자)

도인1 없네.

서인숙 (멈칫... 본다)

도인1 자네하고 자네 남편 사이에 아들은 없어.

서인숙 없다구요?

도인1 없어죽을똥을 싸도 없어그러니 그만 헛질하고 돌아가.

서인숙 정말로 방법이 없는겁니까비책이라도 가르쳐주십쇼 어르신!

도인1 혹시 다른 놈의 씨라면 모를까... 그 전에 절대 아들은 없어.

서인숙 ...! (멈칫... 보면).

도인1 (다시 무심하게 도자기를 들어 살피며)

하기사... 그러기전에 다른 여자한테서 아들을 얻어올것이다만,

서인숙 ...!!! (순간 핏기가 싹 가신다빤히 쳐다보다가 겨우)

다른.. 여자요제 남편한테 다른 여자가 있단뜻입니까?

도인1 火從木出還燒木이라...

(화종목출환소목 불은 나무에서 생겨나 도로 나무를 태운다)

서인숙 ....?!!! (본다쳐다보는 시선위로)

 

번쩍번개치는 불빛과 함께 쿠르릉 쿠궁천둥치는 소리에서.

 

구일중의 저택 전경. N.

쏴아아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그 앞으로 도착하는 구일중의 차.

조수석에서 내려서는 한승재재빨리 문을 열고 우산을 받쳐주면

안에서 내려서는 구일중 고맙단 말한마디 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한승재자신의 몸이 비에 다 젖으면서도

끝까지 구일중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따라들어서는데서.

 

구일중의 저택거실. N

계단에서 내려오는 김미순들어오는 구일중을 보더니

 

김미순 (얼른 내려와 구십도 각도로 인사하며사장님 들어오셨어예.

구일중 (대답도 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한승재 오늘 사장님께서 약주를 좀 많이 하셨네.

김미순 . (하더니 이내 주방쪽으로 간다)

한승재 (나즉한 한숨그러더니 양복에 묻은 물기를 툭툭 털며 나간다)

 

구일중의 서재. N.

외투를 벗고 타이 풀고셔츠 단추 푸는 구일중

그 뒤로 똑똑 노크하는 소리.

 

구일중 (짧게. (하면서 응접세트 소파에 털썩 앉는다피곤하다)

 

김미순꿀물 쟁반을 들고 안으로 들어선다.

(그 뒤로 문은 주먹하나만큼 비스듬히 열어놓은채로)

미순꿀물을 구일중앞에 내려놓더니

한쪽에 있는 혈압기를 꺼내들어 구일중옆에 무릎꿇고 앉는다.

항상 그래온듯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팔을 내미는 구일중.

미순구일중의 소매를 정성스레 걷어올리기 시작한다.

구일중그런 미순을 흘끗 본다.

미순시선 의식 못한채 청진기를 귀에 꽂고 혈압을 재기 시작한다.

구일중그런 미순을 물끄러미 본다오늘따라 그녀가 참 곱다.

 

구일중 (조용히 바라보며안사람은 아직인가?

미순 ? (보다가 구일중과 시선 마주치자 왠지 부끄러워 시선 떨구며)

안그래도 아까 낮에 청평에서 연락이 왔었는데예,

작은사모님 거서 멫주 더 계신다캅니더.

산후 요양이라 암만해도 시간이 쫌 걸리지 싶은데예.

구일중 그래... (건성으로 대답하며 여전히 미순을 빤히 보더니)

니가 올해 몇이냐?

미순 (시선 의식 못한채 혈압 재는일에만 온 신경을 쓰며살짝 쑥스럽게)

스물넷입니더이자 마 한물 간 노처녀지예.

구일중 그래... (여전히 시선을 떼지 못한채 물끄러미 바라보면)

미순 (다 잰듯 쭉 압력을 내리면서)

그나저나 이래 약주를 마이 드시모 우짭니까?

안그래도 혈압이 높으셔가 걱정인데..

구일중 (본다)

미순 (그 시선 느끼지 못한채 혈압기 챙기며)

약주 좀 쪼매만 줄이시이소그래야 혈압도 내려갑니더아셨지예?

(살갑게 걱정해주는데)

구일중 (조용히 손을 들어 미순의 머리위로 얹는다)

미순 (순간 멈칫..! 놀란듯 두 눈이 동그래져서 구일중을 쳐다본다그 위로)

 

번쩍쿠르르릉!!! ! (천둥번개)

 

자경의 방. N.

놀라서 잠이 깨는 어린 자경.

인형을 안은채 벌떡 일어나 앉더니 주위를 둘러본다.

 

자경 언니언니! (부르는데서)

 

구일중의 서재. N.

쨍그랑바닥에 떨어지는 혈압기기.

한쪽 구석으로 물러나 앉는 미순과 그 앞으로 완전 바싹다가서는 구일중

 

미순 사장님와이라십니까.. 참말로 마마이... 취하셨는갑네예!

(하는데 시선은 불안하고 왠지 바들바들 떨려오기 시작한다)

구일중 (신경조차 쓰지 않고 손을 뻗어 미순을 만진다)

미순 옴마야이를 우야믄 좋노! (소리도 크게 내지 못한채 바들바들 떨며)

이러시면 안됩니더.. 클납니더사장님요!

구일중 니가 이뻐 그런다조용히 하거라.

미순 (그 말에 멈칫.. 구일중을 본다)

구일중 (본다보더니 그대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한다)

미순 ...!!! (두 눈이 커진다순간)

 

거실 계단. N.

한손엔 인형을 끌어안고다른 한손으로 난간을 잡으며

한발 한발 내려오는 자경.

 

자경 언니미순 언니... (하면서 계단을 다 내려오는데)

 

그 때 서재쪽 문이 비스듬이 열려있는게 보인다.

그쪽에서 무언가 속삭이는듯한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고..

 

자경 (뭐지하는 표정으로 한발 한발 그 방을 향해 걸어간다)

 

비스듬히 열려있는 문틈으로 어른대는 그림자..

자경천천히 서재문틈으로 빠꼼히 들여다보는 순간 우뚝..!

걸음을 멈춘다그 문 안으로 보이는 아버지의 뒷모습과

안겨있는 미순언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멍하게 그저 커다란 눈망울로 뚫어져라 바라보는 자경의 시선.

그 위로 속삭이듯그러나 다급히 말하는 미순의 소리...

 

미순E 옴마야... 사장님예... 사장님예...!

 

자경자기도 모를 두려움으로 인형을 꼭 끌어안는다.

뭔가 안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것 같아 겁에 질려 바라본다.

문 안으로 아버지가 미순언니의 입술에 키스한다.

그러면서 웃옷을 조용히 벗겨내려는 순간달칵!

자경의 시야를 가로막듯 닫혀버리는 문.

동시에 헉하며 소스라치게 놀라며 인형을 떨어뜨린 자경,

고개를 들어 쳐다보면 그 문을 닫은 손... 자경의 할머니 홍여사다.

홍여사조금은 굳은 표정으로 조금은 엄하게 자경을 내려다본다보더니

아이가 떨어뜨린 인형을 집어들어 다시 자경에게 안겨주며

 

홍여사 (나즈막히 자경에게만 들리게오늘은 할미랑 자자꾸나.

자경 (인형을 꼭 끌어안은채 할머니를 빤히 쳐다보면)

홍여사 (자경의 손을 잡고 자기방쪽으로 간다)

자경 (아무소리도 못한채 이끌려간다가다가 한번 더 돌아본다)

 

굳게 닫혀진 아버지 서재의 문.. 점점 멀어지는데서.

 

인써트정원 전경 N

비가 멈추고 나뭇잎에 매달린 물방울이 톡.. 떨어진다.

 

거성家 전경. D

그 앞으로 도착하는 세단운전사 재빨리 차 뒷문을 열어주면

그 안에서 내려서는 서인숙, (상당히 엘레강스한 느낌으로)

쓱 고개 들어 집을 한번 올려다본뒤 안으로 들어간다.

그 뒤로 운전사트렁크에서 짐가방들을 여러개 내리는 모습.

 

거성안방침실.

안으로 들어오는 서인숙과 뒤를 따라 들어오는 공주댁그리고 자경.

 

서인숙 (모자와 장갑을 벗으며어머님은?

공주댁 (모자와 장갑을 받으며잠깐 마실 나가셨는데유. (하는데)

자경 엄마아! (하면서 인형을 안고 안으로 쪼르르 들어온다)

서인숙 (흘끗 보며 살짝 무심하게그래 자경아엄마 없는 동안 잘 지냈어?

자경 .

서인숙 미순 언니하고도 잘 있었구?

자경 (그 말에 빤히 본다)

공주댁 (살짝 긴장하는 빛으로 본다)

서인숙 (아무 대답이 없는 자경을 돌아본다시선에서)

 

구일중의 저택거실

문을 박차듯 방에서 나오는 서인숙,

서슬이 퍼래져서 이리저리 누군가를 찾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더니 2층을 한번 올려다본뒤 성큼성큼 위로 올라간다.

그 뒤로 따라나오는 공주댁어쩔줄 모른채 일단 같이 따라 올라간다.

자경 인형을 꼭 안은채 방문앞에 서서 겁에 질린 표정으로 올려다보면

 

2거실.

올라오는 서인숙자경의 방문을 쿵열어제낀다아무도 없다.

이리저리 돌아보면서 누군가를 찾는다.

서인숙골방문을 쿵연다순간

숨이 훅막히는 표정으로 그 안을 쳐다본다.

요강을 끌어안다시피 엎드려 앉아 헛구역질을 하고 있던 미순,

기력없는 표정으로 올려보다가 서인숙과 시선이 마주치자 헉놀란다.

 

서인숙 (잠시 아무말도 못한채 빤히 쳐다본다)

미순 (일순 창백해지며.. 사모님!

 

그러면서 미순본능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한손으로 아랫배를 가린다.

서인숙설마..! 하는 표정으로 그 손이 만지는곳을 본다보는 위로

플랫쉬 백>

 

도사1E 다른 여자한테서 아들을 얻을것이다!

다시 현재>

순간 치밀어오르는 분노로 다시 미순의 얼굴을 쳐다보는 서인숙과

완전 호랑이앞에 놓인 먹이감처럼 겁에 질린 미순.

순간 서인숙갑자기 달려들어 미순의 머리채를 휘어잡더니

끌고 나와 2층 거실 한쪽에 있는 힘껏 밀친다.

(서 있던 공주댁, "엄마야!" 놀라면서 재빨리 한쪽 구석으로 물러나면)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다 소파를 붙잡고 간신히 멈춰서는 미순.

그러면서도 계속 본능적으로 배를 보호하듯 두 손으로 움켜잡는다.

 

서인숙 (그 앞으로 다가서더니누구 아이니.

미순 (순간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두려움당혹감..)

서인숙 누구 아이야!

미순 (차마 입을 떼지 못한채 점점 눈물만 고이는데)

서인숙 말해그 아이가 누구 아이야!

김미순 (본다보더니 겨우.. 사장님 압니더.. (어렵게 입을 뗀 순간)

서인숙 (있는 힘껏 짝김미순의 뺨을 세차게 날려버린다)

김미순 (고개가 홱돌아갈만큼 쎄다그러나 찍소리도 못한채 눈물만...)

서인숙 다시 말해봐누구 아이야누구 아이냐니까!!!

김미순 (순간 그 앞에 무너지듯 주저앉으며 흐느낀다)

잘못했심다 사모님..!! 참말로 죽을죄를 졌심다!

서인숙 (사시나무 떨뜻 분노로 덜덜 떨면서)

천하고 못된것같으니감히 니가..! 감히 니가 누구 아일 가져?

그렇게 함부로 니 몸 굴려 팔자라도 고쳐볼 생각이었니?

김미순 아입니더그런게 아이고예,

서인숙 아니면나 대신 아들 하나 턱하니 낳아주고

이 집안 안주인 자리라도 차지하고 싶었어!!!

김미순 무신 말을 그리 억울하게 하십니꺼참말로 그런게 아이고예,

서인숙 아닌데 어디서 되먹지도 못한것이 감히 나를 조롱해!!!

어떻게 니가 내 남편을 넘봐아!!!! (분노 폭발!)

김미순 (바싹 엎드리며죽을 죄를 졌심더작은 사모님예..

지가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심니더한번만 용서해주이소!

한번만 살려주이소!! 작은 사모님예!

(흐느끼며 바딱 엎드린채 두 손을 싹싹 비는데)

홍여사E 무슨 일이냐무슨 일인데 이렇게 소란스러워!!!

 

순간 흠짓 놀라서 돌아보는 서인숙.

김미순도 바싹 엎드린채 멈칫.. 고개들어 그쪽을 보면

외출에서 돌아온듯 한손에 꾸러미를 들고 이층으로 올라서는 홍여사,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놀란듯 잠시 상황파악중인데

 

서인숙 (흥분을 겨우 누르며별 일 아닙니다 어머님.

홍여사 아무일도 아닌데 뭔 잡들이를 이리 요란스럽게 해!

서인숙 (대답못한채 시선 돌린다)

김미순 (바닥에 납작 엎드린채 고개도 못들고 벌벌 떨고 있다)

홍여사 (그런 미순을 흘끗 한번 보더니 다시 서인숙을 보더니)

쯧쯧쯔.. 못난것 같으니.

세상에서 가장 볼썽사나운게 아랫사람 질투라고 했거늘.

서인숙 (순간 멈칫..! 홍여사를 본다질투...?)

홍여사 남의 집에 들어와 칠년이 넘도록 대 이을 아들 하나 못낳은 처지에,

어디서 대놓고 질투를 해질투를도대체가 염치라는게 있어야지 원!

서인숙 설마.. (믿을수 없는듯설마 어머님... 알고 계셨어요?

그이랑 미순이... 어머님두 알고 계셨던거예요?

홍여사 그러게딸만 내리 낳아놓고 뭔 유세라고 두세달씩 요양을 가있어 그래?

그러니 큰 일 허는 사내가 집에 돌아와

어디 한구석 마음 줄데가 있어야 말이지!

서인숙 어머님!! (기가 막힌다)

홍여사 됐다이제 그만 하거라!

서인숙 어머니임!!! (히스테릭해지면서 소리치면)

홍여사 그만 해두래두체신머리 없게시리 어디서 큰소리야큰소리가!

서인숙 ! (보면)

홍여사 공주댁!

공주댁 (그 때까지 구석에서 쥐죽은듯 있다가큰사모님.

홍여사 이거 돼지고기 한칼 끊어왔네.

김치넣고 시원하게 끓여 미순이한테 주게.

서인숙 ! (얼굴에 핏기가 싹 가신채 본다)

홍여사 광에 밀감도 좀 꺼내줄테니 미순이한테 좀 먹이구.

공주댁 예에.. (하면서 흘끗 서인숙의 눈치를 보며 고기를 받아든뒤 내려가면)

서인숙 (..! 기막힌 표정으로 본다)

김미순 (여전히 바싹 엎드린채 미안함으로 고개를 들지 못한다)

홍여사 (그런 미순을 흘끗 한번 보더니 흠헛기침 한번 하며 내려간다)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에 서인숙꾹 쥔 주먹이 덜덜 떨려온다.

분노와 모멸감과 말할수 없는 상처로 점점 더 괴로워지는 그녀,

김미순그 옆에서 엎드린채 그저 어쩔줄 몰라하는데,

 

서인숙 (무섭도록 분노에 겨운 저음으로지워.

김미순 (순간 멈칫.. 두 눈에 눈물 가득 고인 얼굴로 올려다본다)

서인숙 당장 가서 그 아이 지워.

김미순 사모님..!

서인숙 나는 어느 누구하고도 내 남편 나눠가질 생각 없어.

더구나 너처럼 천박한 것한테서 태어난 아이 따위..

절대로 받아들일수 없어그러니 지워!

김미순 사모님!

서인숙 태어나봤자 축복 받지 못할 인생일게 뻔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결국 그렇게 낳아준 지 에미만 원망하면서

천덕꾸러기로 살다 그렇게 시시하게 끝나겠지그러니 지워!

김미순 (울컥..!하며사모님예에!!! (하는데)

서인숙 지우라구 제발!

(차갑고 싸늘하게 내려다보며내가 널... 죽여버리기 전에!

공주댁 (멈칫놀란듯 서인숙을 본다)

김미순 ...! (본다창백해지는 표정으로 서인숙을 올려다 보는데서)

 

산부인과 앞.

그 앞으로 다가와 멈춰서는 자가용.

한승재(30대 초중반), 차에서 내려 뒷좌석문을 열어주면

뒷좌석에 앉아 있던 김미순 조용히 고개를 든다.

천천히 고개 돌려 바깥쪽을 보면 산부인과 앞이다.

김미순흔들리는 시선에서.

 

구일중의 저택홍여사의 방.

 

홍여사 뭐라구미순이 언니가 없어?

자경 없어요.

홍여사 어디간다 말두 없이?

자경 없었어요.

홍여사 (본다뭔가 심상치 않은 기분으로 고개들어 보면)

 

산부인과 앞.

차에서 내려서는 미순주춤거리며 선뜻 걸음을 떼지 못하는데,

그 옆으로 쓱 다가서는 한승재.

한승재 이름만 대면 그 다음부턴 다 알아서 해줄거야어서 들어가봐.

김미순 (그 말에 한승재를 한번 본다핑그르르... 고이는 눈물.)

한승재 (냉정한 시선으로 고개를 까딱한다어서 들어가라는듯)

김미순 (입술을 꾹 물며 다시 산부인과쪽을 본다보다가 한걸음 옮기는데서)

 

서인숙의 방.

문이 열리면서 들이닥치는 홍여사그러나 텅 비어 있는 방.

 

홍여사 공주댁공주댁!!!

공주댁 (득달같이 달려나온다큰사모님!

홍여사 자경어멈 어디갔는가.

공주댁 작은 사모님 청평가신다구 아침 일찍 나가셨는디유?

홍여사 뭐야또 청평엘 가? (하다가미순이는?

공주댁 ? (하다가 슬쩍 시선 피하며글씨 그것이...

홍여사 미순이는 어딨냐니까!

공주댁 (난처한 시선으로글씨 그것이 지두 잘...

홍여사 (본다점점 짙어지는 의심으로 보면)

 

산부인과 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 김미순일단 안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선뜻 어느쪽으로도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채 막막한 표정으로 서 있다.

그 안으로는 순서를 기다리는 산모들이 보이고. (대부분 행복해보이는..)

김미순왠지 모를 설음으로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지나던 간호사1이 미순을 보고 다가선다.

 

간호사1 어떻게 오셨나요?

김미순 (? 살짝 당황한듯 간호사1을 본다)

간호사1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상냥하게 보면)

김미순 (극심한 두려움과 갈등으로 눈물이 그렁해지면서갈라진 음성으로 겨우)

어디로 가믄 됩니꺼?

간호사1 ?

김미순 여기요... 뒷문으로 빠져나갈라카믄... 어디로 가야 됩니꺼?

간호사1 (? 본다)

김미순 지 좀... 도와주이소... ? (절박한 시선에서)

 

. 뒷골목.

문이 열리면서 고개를 내밀고 밖을 확인하는 미순빠져나오는데

 

간호사1E 저기요.

김미순 (? 돌아보면)

간호사1 (따라나오더니 주머니돈을 다 털어서 김미순 손에 쥐어준다)

김미순 (순간 울컥하고 밀려오는 설움과 고마움에 눈물을 글썽이면서)

감사합니더고맙심더이 은혜.. 평생 안잊을깁니더!

참말로 감사합니더고맙심더! (하더니 돌아서서 달린다)

간호사1 (왠지 안된 기분으로 멀어지는 미순의 뒷자락을 본다)

 

김미순가면서 몇번이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다가

마지막으로 한번 더 돌아본뒤 모퉁이로 완전히 사라져버리는데서.

 

. 청평 별장 전경 N.

 

. 청평 별장 안. N

와인을 따르던 손멈칫..! 하더니

소리나게 탁자위에 와인병을 내려놓는 서인숙뒤를 돌아보며

 

서인숙 뭐요놓쳐요?

한승재 지금 사람을 풀어 찾는중입니다.

사장님이나 큰사모님쪽으론 연락이 닿지 못하게 조처도 해놨구요.

서인숙 ...! (멍한 충격으로 한승재를 빤히 본다,. 그 위로)

도사E 다른 여자한테서 아들을 얻을것이다

서인숙 말두 안돼.. 말두 안돼.. (하면서 현기증을 느끼는듯 휘청하면)

한승재 (재빨리 어깨를 잡으며 부축한다괜찮으십니까?

서인숙 (순간 멈칫.. 한승재를 본다)

한승재 (걱정스럽게 그녀를 보고 있다)

서인숙 (한승재를 빤히 쳐다보는 위로)

서인숙E 정말로.. 방법이 없는겁니까?

도인E 다른 놈의 씨라면 모를까... 그 전에 절대 아들은 없어.

한승재 (걱정스럽게 서인숙을 보며괜찮아요?

 

순간 갑자기 한승재의 팔을 뿌리치듯 밀치고 돌아서는 서인숙,

와인잔을 집어들고 벌컥벌컥 마신다.

한승재그런 서인숙을 걱정스럽게 본다.

서인숙와인병으로 한번 더 따라 마시다가 아예 병째 마시면

한승재더 이상 두고 볼수 없는지 그 와인병을 뺏는다.

 

한승재 이러지 마십쇼!

서인숙 이리 줘.

한승재 이러지 마십쇼 사모님!

서인숙 그 술 이리달라구! (하면서 뺏으려는데)

한승재 (그 팔을 잡으며이러지 말라구인숙아!

서인숙 (그 말에 멈칫한승재를 본다보더니)

함부로 내 이름 부르지마.. 당신 사장님 아내야.

한승재 (본다옛감정으로 잠시 흔들리다가죄송합니다.

(그러더니 뺏어든 와인병을 탁.. 내려놓고 돌아서서 나가려는데)

서인숙 그렇게 내 남편이 무서워?

한승재 (멈칫 멈춰선다돌아보지는 않은채로 멈춰서면)

서인숙 어릴때부터 두 사람.. 형제처럼 자랐다며?

그런 사람한테 사랑하는 여잘 빼앗겼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그 사람옆에 달라붙어 수족노릇 같은게 하고 싶니?

그 사람한테 내가 이렇게까지 수모를 겪고 있는데...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아?

한승재 (조금은 화난듯그러나 감정 누른채그만 쉬십쇼.. (가려는데)

서인숙 당신은 자존심도 없어분하지도 않아?

치사한게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야 당신! (하는데)

한승재 그래 나는 그런거 몰라.

서인숙 (멈칫.. 본다)

한승재 (돌아본다화를 꾹 누른채 애써 담담하게)

내 인생에서 자존심같은건 애초부터 없었어.

분하다고 화를 내본적도 없었고 치사하다는게 뭔지도 몰라.

부모없는 놈 이만큼 거둬준 은인한테 나는...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겨도그 여자가 이런 수모를 겪고 있어도...

어쩔수가 없는거야알아?

서인숙 ! (보면)

한승재 겨우 이 정도 뿐이라서 당신한테 미안하지만...

이게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이야.

서인숙 (순간 감정이 확 밀려온다)

한승재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이내 다시 감정 수습하며 돌아서면)

서인숙 (그의 팔을 잡는다)

한승재 (? 돌아보는 순간)

서인숙 (그대로 달려들어 한승재에게 키스를 한다)

한승재 (놀란다가까스로 서인숙의 팔을 잡고 떼어놓으며 쳐다본다뭐지?)

서인숙 (그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같이 있어줘.

한승재 (뭐라구뭔가 잘못들었나 싶은 표정으로 본다)

서인숙 같이 있고 싶어.

한승재 ! (본다)

서인숙 (진심으로 갈망하듯 바라본다)

한승재 (흔들리는 눈빛)

서인숙 (본다)

한승재 (보더니 그대로 와락 서인숙에게 키스한다)

 

서로를 끌어안은채 격렬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두 사람.

그러나 서인숙그 두 눈에 점점 눈물이 고여온다그 위로

 

홍여사E 남의 집에 들어와 칠년이 넘도록 대 이을 아들 하나 못낳은 처지에

어디서 대놓고 질투를 해질투를!

도인E 다른 놈의 씨라면 모를까... 그 전에 절대 아들은 없어!

 

한승재가 서인숙의 목에 얼굴을 파묻는 순간

서인숙감은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모습에서.

 

. 거성家 서재. N.

프레임-인 되는 구일중의 얼굴,

그의 시선을 따라 화면 틸-다운 하면 놓여 있는 혈압기.

(언제나 미순이가 그의 혈압을 재주던... 그 혈압기)

구일중말없이 손가락끝을 그 혈압기에 대본다.

그러다 나즉히 한숨을 내쉬며 창밖을 돌아본다시선에서 fade-out.

 

. 거성家 전경.

 

홍여사의 방안.

눈을 감고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홍여사의 모습그 때 밖에서,

 

한승재E 한승잽니다.

홍여사 (소리에 짐짓 눈을 뜨더니들어오게.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오는 한승재,

홍여사에게 목례한뒤 맞은편 방석위에 앉으면,

 

홍여사 그 아인 어떻게 됐나찾아보고는 있는겐가?

한승재 (보면)

홍여사 미순이 말일세.

한승재 고향쪽으로 사람도 보내봤고갈만한곳은 다 수소문중입니다만.

완전히 숨어버렸습니다전혀 진척이 없습니다.

홍여사 그래애.. (나즉히 한숨을 내쉬더니지금쯤 배가 꽤 불렀을텐데..

한승재 (그 말에 짐짓 홍여사를 본다머릿속이 복잡한듯.. 보더니)

사람들을 좀 더 풀어서 찾아보겠습니다너무 심려마십쇼 큰사모님.

홍여사 (그 말에 한승재를 흘끗 본다)

한승재 그럼.. (하고 일어서려는데)

홍여사 자네는.. 누구편인가?

한승재 (멈칫..! 갑작스런 질문에 일어서려다 말고 홍여사를 본다)

홍여사 (살피듯 한승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내 아들편인가아니면.. 어멈편인가?

자네는 누굴 위해 일을 하고 있는가?

한승재 (본다)

홍여사 (추상같은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승재 (마주보는 시선에서)

 

. 회상서인숙의 방.

한승재의 손을 가져가 자신의 아랫배에 대어준다.

한승재약간 멈칫하는 눈빛으로 보면

 

서인숙 (대담하고 나즈막한 목소리로아이예요삼개월이래요.

한승재 ...! (본다 설마..!)

서인숙 맞아요우리 아이예요.

한승재 (살짝 당황하는 눈빛으로 서인숙을 보면)

서인숙 기필코 이번에는 아들을 낳고 말거예요.

그리고 거성의 대를 잇게 하고 말거예요.

한승재 (서인숙의 눈빛에 압도당하는듯 쳐다보면)

서인숙 당신하구 내가 이 아이한테 거성가를 물려주는거라구요.

당신하고 내가! (은밀하고 도전적인 눈빛으로 쳐다본다)

한승재 (본다자기도 모르게 어금니를 꾹 무는위로)

홍여사E 자네는 누구의 편인가!

 

. 다시 현재홍여사의 방.

한승재 (그 말에 천천히 고개들어 보더니)

저는 오로지 거성가를 위해 일합니다큰사모님.

거성가의 번영과 번창을 위해서 말입니다.

(하면서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보면)

홍여사 (본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더니부디 그 마음 변치 말아주게.

무엇보다 조속히 미순이부터 찾아주면 좋겠네.

한승재 (그 말에 다시 고개들어 홍여사를 보는 시선에서)

서인숙 (Flash-back> 28씬 연결의 느낌으로)

찾아내서 뱃속에 있는 아일.. 없애버리세요.

홍여사 무슨일이 생겨서는 안돼네무사히 이 집으로 다시 데려오게.

서인숙 (Flash-back>) 절대로 두번 다시 이 집에 얼씬도 못하게 해줘요.

홍여사 자네만 믿겠네.

서인숙 (Flash-back>) 당신만 믿겠어요.

한승재 (홍여사를 본다보더니 결연하게알겠습니다. (대답하는 시선에서)

 

. 변두리 동네 전경.

평화롭고 한가한 느낌의 어느 동네.

그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보건소 전경.

 

. 보건소 안.

노인네들을 진료중인 윤닥터(40대 후반)의 모습.

 

윤닥터 아이구근대할머니 또 과식하셨죠? (허허 웃으면)

할머니1 주사 한방만 놔줘쎈걸루다가 이?

윤닥터 알아모시겠습니다아! (웃으며 처방전을 쓰며김간호사! (부르면)

김미순 네 선생님!

 

하면서 프레임-인 되는 김미순.

간호사복을 입고 있는 그녀이미 만삭이다.

 

김미순 아이고 근대 할매요또 주사 맞으러 오셨어예?

윤닥터 글쎄어제 돼지고기 삶은걸 혼자서 한근이나 다 드셨대요.

이빨도 안좋으신분이 과식하시니 소화가 안되죠. (처방전 내밀면)

김미순 (받으며이래 맨날 쎈거 한방 믿고 과식하다 클납니더 할무이요.

할머니1 알았어알았어. (일어나며 배를 보더니얘도 이자 곧 나올때 됐지?

김미순 나올때 되모 지가 알아서 나오긋지예, (모시고 들어가는 뒤로)

윤닥터 주사놓고 좀 들어가 쉬어요오전 내내 환자가 많아서 피곤할텐데...

김미순 (돌아보며 살짝 얼굴을 붉히듯)

괘않아예지가 다 알아서 합니더. (웃으며 주사실로 들어간다)

윤닥터 (그런 김미순의 뒷자락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챠트 넘기며)

다음분 들어오세요!

 

드륵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서는 검은양복의 사내들.

윤닥터, ? 고개들어 본다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으로 쳐다보면

그 뒤에서 천천히 나타나는 한승재.

 

윤닥터 어떻게.. 오셨습니까?

한승재 여기 간호사중에 김미순씨라는 분을 찾아왔습니다만..

윤닥터 (순간 표정 굳는다)

한승재 지금 좀 만나뵐수 있습니까?

윤닥터 무슨일입니까?

한승재 그거야 본인을 직접 만나서 할 얘기고. (하는데)

 

바로 그 때 막 주사를 놓고 나오던 김미순사내들을 본 순간 우뚝

걸음을 멈춘다동시에 돌아보는 한승재와 딱 눈이 마주친다.

순간 김미순놀라면서 자기도 모르게 한걸음 뒤로 물러선다.

한승재의 시선 만삭이 된 김미순의 배로 내려간다.

그러자 보호하듯 두 팔로 만삭배를 감싸안는 김미순.

한승재다시 겁에 질린 미순의 얼굴로 시선이 향하면,

미순갑자기 옆에 있던 카트를 한승재를 향해 밀어버리더니

그 틈을 타서 재빨리 뒷문으로 빠져나간다.

 

한승재 잡아!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검은양복의 사내들 우르르 김미순을 뒤쫓으려고 하는데

윤닥터환자용 의자를 발로 밀어 진로를 방해하며 가로막는다.

그러면서 재빨리 일어나 그들을 막아서며 실랑이를 벌이다가

가차없이 날라오는 검은양복의 사내의 주먹에 쿵나뒹구라진다.

 

. 골목 일각1.

힘겹게 배를 부여잡고 정신없이 달려나오는 김미순,

그러나 만삭의 배로 얼마 달리지 못한채 잠시 멈춰서서 숨을 고른다.

힘든듯.. 그러나 초조한 표정으로 뒤를 한번 돌아보더니

다시 잰걸음으로 한쪽으로 프레임-아웃 되면.

거의 동시에 그 뒤로 우르르 나타나는 검은사내들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양쪽으로 갈라져 김미순을 쫓는다.

 

. 동네골목 일각2.

우르르 나타나는 검은 양복의 사내들,

서너명은 다른 골목을 향해 뛰고두명은 모퉁이를 돌아선다.

돌아보다가 한쪽으로 보이는 빈창고(헛간같은)를 발견한다.

 

. 헛간 (또는 빈창고 안)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선 검은양복사내 두명둘러본다.

저 안쪽으로 어둠속에 비죽이 나와 있던 김미순의 발이 스윽 사라진다.

사내들그 발을 보지 못한채 이리저리 찾다가 다시 나간다.

잠시 후한쪽에서 천천히 눈만 내밀고 살피는 김미순,

온통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맺힌 얼굴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가

순간 찰나의 고통이 스친다.

 

김미순 ...! (하면서 만삭인 배를 감싸쥔다)

 

산통이 시작됐다.

김미순소리도 크게 내지 못한채 고통으로 일그러진다.

아픔과 당혹스러움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그녀...

 

김미순 (작게안돼...! 지금은 안돼 아가야....!

순간 아...! 외마디 비명이 나올뻔한걸 주먹을 물며 참는다.

그러나 정신이 나갈만큼의 통증에 어쩔줄 모르는 그녀,

고통으로 몸을 가누지 못한채 벽을 의지하며 배를 감싸안는다.

바로 그 때 쓰윽 그녀의 시야앞으로 나타나는 사내들의 구둣발.

김미순멈칫.. 천천히 시선을 들어 보면

좀 전에 들어왔다 그냥 나간 검은양복의 사내들이 내려다보고 있다.

그리고 그 뒤로 천천히 나타나는 한승재김미순을 내려다본다.

김미순고통을 누르듯 입술을 꾹 문채 한승재를 노려본다.

그러나 이내 밀려오는 산통으로 점점 얼굴 일그러지다가

 

김미순 으아아아아아...!!!!! (내지르는 비명과 함께)

 

. 거성서인숙의 방.

앞씬과 상대적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창가에 앉아

너무나 평화롭게 밀크티를 티스푼으로 젓고 있는 서인숙,

그녀의 배도 7개월쯤 되어 제법 불러 있다.

혼자만 아는 은밀한 미소를 지으며 밀크티를 마시는 모습에서.

 

. 헛간 (또는 빈창고)

산고로 온통 식은땀 범벅이가 된 김미순,

배를 감싸쥐며 고통으로 어쩔줄 몰라한다.

 

김미순 옴마야.. 우야믄 좋노... 으아아아아..!!!!!

사내들 (살짝 동요하는 표정으로 한승재의 명령을 기다린다)

한승재 (그러나 아무말 없이 싸늘하고 조용한 시선으로 내려다보는)

김미순 (고통으로 어쩔줄 몰라하며 한승재의 바지를 탁붙잡으며)

살려주이소한실장님예..! 지 좀 살려주이소오... 한실장님예에!!!

(너우 아픈듯 흐느껴울다가으아아아아아!!! (또 비명)

그 때 뒤늦게 그녀를 찾아 후다닥 뛰어들어서는 윤닥터,

(31씬에서 얻어맞은듯 눈부위에 멍이 들고입술 한쪽이 부어있다)

윤닥터 김간호사!!!! (하면서 재빨리 뛰어와 부축한다)

김미순 으아아아아악!!!! (고통으로 거의 숨이 끊어질듯한 표정에서)

 

. 보건소 안.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오는 윤닥터,

그의 팔에는 김미순이 안겨져 있다.

김미순 윤닥터의 목을 꼭 끌어안은채 고통을 참는 모습...

윤닥터미순을 침대위에 올려놓고 다급히 아이 받을 준비를 시작한다.

 

윤닥터 조금만 버텨요내가 도와줄께요!

미순 (눈물과 땀 범벅으로 어금니를 꾹 문다뚝뚝.. 눈물이 떨어지는 가운데)

 

. 거성家 주방.

식탁을 중심으로 구일중과 그 양옆으로 홍여사와 서인숙이 앉아 있다.

서인숙 옆으로 어린 자경의 모습도 보인다.

무거운 침묵으로 간간히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소리만 들리다가,

 

자경 근데 엄마이번엔 어떤 동생이야여동생이야남동생이야?

홍여사 밥먹을땐 조용히 먹는거다먹을때 말하면 복 달아나. (하는데)

서인숙 남동생이란다.

홍여사 (순간 멈칫..! 하는 눈빛으로 서인숙을 본다)

구일중 (역시 먹다 말고 서인숙쪽으로 흘끗 시선을 주면)

자경 진짜진짜 남동생이야?

홍여사 입찬 소리 하는게 아니다니가 어찌 그걸 알구.. (하는데)

서인숙 알아요.

홍여사 (? 본다)

서인숙 알수 있어요이번엔.. 틀림없이 아들이예요.

(그러면서 왠지 당당한 미소로 홍여사를 쳐다본다)

구일중 (본다시선에서)

 

. 보건소 안. N

안간힘을 다해 분만중인 김미순으으으으윽!!!

윤닥터 거의 다 됐어요조금만 더조금만 더 해봅시다!!!

김미순 으으으으으윽!!!! (너무 고통스러워 소리조차 지르지 못한다)

윤닥터 김간호사조금만 더요!! (하는데)

김미순 (천천히 고개를 뒤로 젖힌다까무러치기 일보직전)

윤닥터 (보더니 재빨리 그녀를 응원하듯김간호사거의 다 됐어요.

당신이 그렇게 기다리던 아이라구요!! 여기서 포기하면 안돼요!

조금만 더 힘을 내요!! 조금만 더 해보자구요!

김미순 (두 눈에서 눈물이 뚝뚝떨어진다그러더니 마지막 안간힘을 쓴다)

으으으......!!!!

(정말 젓먹던 힘까지 내지르는 그녀)

윤닥터 조금만 더요!!!

김미순 으아아아아아악!!!! (내지르는것과 동시에)

 

. 보건소 수술방 앞. N

표정없이 창밖을 내다보는 한승재의 얼굴위로 E.아이의 울음소리.

한승재뭔가 착찹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쉰다.

그러면서 분만실쪽을 돌아본다시선에서.

 

. 병원안 병실. N

핏기없는 얼굴로 누워있는 김미순,

그 옆에서 꼬물거리고 있는 아기를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윤닥터 고 놈.. 사내녀석답게 아주 자알 생겼네요.

김미순 (좋기도 하고신기하기도 하고눈물도 나고..)

윤닥터 (그런 미순을 본다보더니 조심스럽게저기... 저기 말입니다 김간호사.

김미순 (여전히 아이만 쳐다보는데)

윤닥터 아까 그 사람들.. 아직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김미순 (? 그제야 고개 돌려 윤닥터를 본다시선에서)

 

. 인써트진찰실 일각.

 

한승재 우리가 원하는건 아입니다.

아이만 넘겨주면 그 여잔 무사할겁니다.

. 다시 병원안 병실 N.

 

김미순 (빤히.., 아무런 감정도 읽을수 없는 눈빛으로 그저 빤히 윤닥터를 본다)

윤닥터 아이만 넘겨주면 김간호사한텐 아무 해꼬지도 안하겠답니다.

그래서 내가 일단 김간호사한테 말해보겠다구.. (하는데)

김미순 (갑자기 부스스 일어나더니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기 시작한다)

윤닥터 (당황하며왜 이래요아직 무리하면 안돼요누워있어요.

김미순 (그러나 대꾸없이 계속 옷을 끼워입는다)

윤닥터 김간호사! (하는데)

김미순 (그 말에 윤닥터를 돌아본다보더니 구십도 각도로 허리굽혀 인사한다)

그 동안 참말로 감사했심더.

만삭의 몸으로 오갈데 없는 지를 거둬주시고 챙겨주신것도 그렇고,

동네분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를 조무사로 써주신것도 그렇고..

또 이래 건강하게 알라까지 낳게 해주신것도 참말로 고맙심니더,

윤닥터 설마... 지금 떠나겠다는 뜻입니까?

김미순 (고개들어 보며이 아는 지 압니더아무한테도 몬보냅니더.

윤닥터 (서운함과 안타까움으로 본다그래서... 가겠다구요?

김미순 (뭔지 모를 설움으로 자꾸 눈물이 흘러내리는걸 연신 닦아가며)

그 동안.. 참말로 고마웠어예.

슨상님 은혜는 마.. 핑생 가슴속에 묻어두고 살기라예.

(그러면서 다시 한번 구십도 각도로 고개 숙여 인사하는데)

윤닥터 그냥 여기서...!

김미순 (멈칫..! 고개 숙인채 듣는 위로)

윤닥터 그냥 여기서 나하구.. 계속 같이 있어주면 안되겠습니까?

김미순 (순간 복받쳐 오르는 감정으로 눈물이 투둑..! 떨어진다)

윤닥터 (진심어린 눈빛으로 김미순을 본다안되겠습니까?

김미순 (사실은 그녀도 그러고 싶다하지만 그럴수 없다고개들어 보며)

이만 가볼랍니다고마 안녕히 계시이소.

(하더니 그대로 아기를 끌어안는다그리고는 뒷문으로 빠져나간다)

윤닥터 (짠한 눈빛으로 본다사실은 그녀를 좋아했었다시선에서)

. 보건소 뒷골목. N.

아기를 꼭 끌어안은채 서둘러 밖으로 나오는 미순,

건물 저편으로 세워진 차 앞에 서성이는 양복입은 사내들이 보인다.

미순최대한 소리나지 않게 몸을 굽힌채 도망친다.

모퉁이를 돌아 이제 겨우 빠져나왔다고 생각하며 돌아서는 순간

누군가 그 앞을 가로막아 선다한승재다!

 

김미순 (숨이 턱막혀오는 두려움으로 한승재를 본다)

한승재 (그런 김미순을 본다아이를 보면)

김미순 (순간 본능적으로 아이를 보호하듯 감싸안으며)

안됩니더이 아는 내 아란 말입니더몬데려갑니더!

한승재 (본다)

김미순 (보더니순간 애원조로)

부탁입니더 한실장님예우리 모자.. 지발 몬본걸로 해주이소.

하란대로 다 할께예우리 아만 데려가지 마이소?

한승재 (본다보더니 서늘하게두번 다시 거성가에 나타나지 말게.

되김미순 (? 본다)

한승재 죽을때까지 평생 꽁꽁 숨어 살겠다구 약속해.

김미순 (본다보더니 무슨말인지 알고 결연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한승재 만에 하나 이 약속을 어기고 또 다시 내 눈에 띄면..

그 땐 자네도 죽고아이도 죽어알겠나?

김미순 (겁에 질려 계속 고개를 힘차게 끄덕인다)

한승재 (그런 김미순을 조용히 바라본다보다가 반걸음쯤 옆으로 비켜서준다)

김미순 ! (본다보더니 그대로 아이를 품에 꼭 안은채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한승재가 서 있는 그 옆으로 천천히조심스럽게 지나쳐가는 김미순,

점점 걸음이 빨라지는가 싶더니 이내 달음질 치기 시작한다.

한승재천천히 표정없이 돌아본다.

아기를 품에 안은채 어둠속으로 멀어지는 미순의 뒷모습에서.

거성家 저택 정원. N.

 

서인숙 이젠 이 모든것이 다 니것이다니 세상이 될거야.

어느 누구도 방해하지 못하도록 내가 지켜줄거다 아가야.

 

불러온 배를 어루만지며 어둠속에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운 거성가를

올려다보고 있는 서인숙그 야심찬 시선위로.

E. 빠아아앙!!! (기차의 기적소리와 함께)

 

. 완행열차. N.

사람들로 빠곡한 열차 안.

계단과 화장실 중간쯤의 한쪽 통로까지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대부분이 피곤에 지친듯 졸고 있는 가운데,

그 한쪽에 아이를 안고 있는 미순의 모습이 보인다.

미순아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그 옆에서

 

아줌마1 아이고아이가 아주 이쁘게 생겼네에이름이 뭐래?

김미순 (짐짓 웃으며탁굽니더.

아줌마1 탁구?

김미순 예에, (웃으며 아기를 본다)

아기 (오물오물거리며 속도 편하게 쌔근쌔근 잘도 자고 있는 그 위로)

구일중E 탁구라고 지으면 되겠구만.

. 회상구일중의 침실.

침대위에 반쯤 기대 앉아 신문을 읽고 있는 구일중.

그 옆에서 혈압기로 혈압을 재고 있는 김미순,

 

김미순 탁구예?

구일중 그래탁구높을탁에 구할구.

김미순 아아.. 높을탁에 구할구... (하면서 한손으로 아랫배를 만져보며)

높을탁에.. 구할구... (왠지 그 이름이 설레는데)

 

구일중한쪽에 탁신문 내려놓더니 자리에 눕는다.

그 신문에 <卓球7회 아시아선수권 대회 서울 개최!> 라고 써 있다.

미순그저 이름을 받은것만으로도 황송한듯,

 

미순 높을탁에 구할구.. (하면서 좋아하는 표정에서)

. 다시 완행열차 안. N.

 

김미순 알긋나이자 느그 이름은 탁구다높을탁에 구할구.. (아기를 보면)

아줌마1 아이구 애기 이름이 재밌네허허허.. (아기에게아나탁구야까꿍!

너는 커서 뭐될래탁구선수 될래까꿍!

아기탁구 (오물오물거리며 계속 잠만 잔다)

김미순 세상에서 젤로 훌륭한 사람이 될깁니더그치 탁구야. (따뜻하게 보면)

 

다시 E, 빠아아아앙!!!

INSERT> 기적소리를 내며 빠르게 지나쳐가는 완행열차에서.

(세월이 흐르는 느낌으로 아주 빠르게 지나쳐가는것과 동시에)

. 탁구네 집.

조악하고 허름한 단칸셋방그 위로 화통 삶아먹은듯 큰 소리로

 

김미순E 탁구야아아이 콩까묵을 자슥아아아!!!!

 

동시에 쿵문을 박차고 뛰어나오는 탁구(12),

메리야스와 팬티차림빡빡 깎은 머리에 땜통까지 떡 하니 자리잡은

완전 촌티소년으로 성장해 있고,

그 뒤로 방빗자루를 집어들고 뒤따라 나오는 김미순 (30대 중후반),

평상을 사이에 두고 이리저리 도망치는 탁구의 뒤를 쫓으며

 

김미순 니 지금 나이가 멫인데 아직 요에다 대동여지도를 그려댔쌌노!!

니 내 골탕멕일라꼬 그래 요에다 싸제끼나!

탁구 아이다내는 틀림없이 요강에다 쌌다!!

틀림없이 요강에다 쌌는데 깨보이까 꿈이더라참말이다!

김미순 그러길래 잠잘적에 물 좀 작작 쳐마시라카지 않드나!

탁구 목마른데 그럼 우짜나목말라 죽나!

김미순 누가 죽으라켔나참으라켔지이 콩까묵을 자슥!

탁구 내는 콩까묵을 자슥 아이다어무이 자슥이다!

김미순 시끄럽다이 놈아야!!!

(하면서 평상위를 뛰어넘어 탁구의 뒷덜미를 잡아채는것과 동시에)

안주인이봐요탁구엄마아침부터 왜 이렇게 시끄러워!

 

순간 동시에 돌아보는 김미순과 탁구.

김미순은 평상을 뛰어넘어 탁구의 메리야스 뒷덜미를 잡은채,

탁구는 옷이 쭉 늘어나도록 도망치려다 말고 멈춤동작으로 돌아보면

현관앞에 잔뜩 못마땅한 표정으로 서 있는 안주인이 보인다.

그 뒤로 바깥주인 엄씨(41)와 뚱뚱한 그들의 아들 기만(12)이가

같이 밖으로 따라 나타나면,

재빨리 탁구를 옆으로 끌어다 세우며 조신하게 인사하는 김미순.

 

김미순 아이고마지금 출근하시는갑네예.

엄씨 (김미순을 한번 보며.

기만 (흘끗 탁구쪽을 쳐다보며 한손에 들고 있던 빵을 한입 베어문다)

탁구 (그런 기만을 흘끗 쳐다본다그닥 사이가 좋아보이지 않는 눈빛위로)

안주인 아니어떻게 하루가 멀다하구 애를 그렇게 잡는대?

것두 아침 댓바람부터 돼지 멱따는 소리루다?

김미순 고마.. 죄송하게 됐심더조심하겠십니더 (고개 숙이면)

안주인 내가 아주 노이로제 걸리겠어 탁구네땜에! (하는데)

엄씨 거 그만하지.

안주인 (흘끗 엄씨를 보더니 이내 입을 다물면)

엄씨 (그런 김미순을 흘끗 쳐다본뒤 흐흠헛기침 하며 나간다)

안주인 (얼른조심해 댕겨오세요오! (기만 쿡 찌르며인사 안해?

기만 (빵을 먹다 말고다녀오세요 아부지!

엄씨가 대문밖으로 사라지자,

안주인 못마땅한 눈빛으로 김미순을 맹렬히 쏘아보더니

 

안주인 탁구 엄마낼 모레 사글세 내는 날인건 알지?

김미순 안케도 허벌나게 바느질 하고 있심더곧 맹글어 질깁니다. (웃으면)

안주인 한번이라도 좀 제 날에 좀 내봐요. (하더니 휑하니 들어가버리면)

 

기만빵을 마저 다 입안에 쳐넣더니 봉지를 꾸깃꾸깃해서

탁구 발 앞으로 던진다.

탁구순간 찌릿하고 한번 더 눈빛을 쏘면

기만메롱하고는 쏜살같이 집안으로 뛰어들어가버린다.

탁구 짜슥.. 밖에선 내한테 꼼짝도 몬하는게.. (하는데)

김미순 (탁구의 뒷통수를 날려버린다)

탁구 아야! (진짜 아픈듯 뒷통수를 긁적이며 올려다보면)

김미순 (탁구 머리에 키를 턱하니 씌워버린다)

탁구 또오?

김미순 싫나?

탁구 그라모 어무이는 어무이 아들이 키쓰고 소금얻으러 댕기는게 좋나?

싸나이 체면이 있지...

김미순 그래 싸나이 체면이 중요하면 오줌도 싸지 말아야제.

탁구 그라지 말고 한번만 봐도한번만!

김미순 택도 엄따퍼뜩 갔다온나! (소리치는데서)

동네 골목.

"엄마야아아아!!!!" 소리를 지르며 내달려오는 탁구.

한손으로는 키가 벗겨질까봐 붙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소금 바가지를

끌어안은채 달려오는 그 뒤로 쫓아오는 아주머니1,

탁구의 키위로 소금을 뿌린뒤 회초리로 두드리며 쫓아온다.

가까스로 그 아줌마들을 따돌리고 모퉁이 뒤로 숨는 탁구.

헉헉 숨을 몰아쉬며 뒤를 한번 살핀뒤 더 이상 안따라오자

 

탁구 무신 아주매들이 저래 무식하게 아를 패노!

대굴빡에 빵구날뻔했다 아이가.

(후유한숨을 돌리며 옆으로 돌아서다가 흠짓놀라서 쳐다본다)

 

저 앞으로 책가방을 멘 채 서 있는 유경 (12)

놀란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탁구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순간 탁구얼굴이 벌개지더니 재빨리 머리에 썼던 키를 내려

소금바가지와 아랫쪽 고쟁이 바지를 감춘다.

그러더니.. 겨우아주아주 어색하게,

 

탁구 ... 안녕....

유경 (빤히 본다보더니 그대로 표정없이 쓱 지나쳐 간다)

탁구 ...! (돌아보지도 못한채 그대로 무너지는 표정.... 젠장하는데서)

. 탁구네 집 앞 골목.

키와 소금바가지를 들고 한숨을 푹 내쉬며 걸어오던 탁구,

딱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탁구 ..! 쪽팔려...! 싸나이 김탁구참말로 쪽팔려서 몬살긋다!

(하면서 다시 걸음을 옮기다 멈칫하고 보면)

 

저 앞으로 벽에다 낙서를 하고 있는 주인집 아들 기만이.

한손에 빵을 쥔 채 벽에다 큼지막한 글씨로 신나게 낙서중.

<김탁구는 바보똥개오줌싸개 똥장군이래요주인백>

써놓고 혼자 베시시 웃는데그 뒤로 쓱 프레임-인 되는 탁구.

 

탁구 누가 바보 똥개고?

기만 (소리에 흠짓놀란듯 돌아보더니놀란듯..! 꼼짝안한채 보면)

탁구 (쓱 낙서 내용 훑어보더니봐라니이 진실을 이래 왜곡하믄 쓰겠나?

기만 (무섭지만.. 뭐어우리집에 내가 낙서하겠다는데 니가 뭐!!!

탁구 그래내가 오줌은 쌌다하지만 똥은 안쌌거든? (심각하게)

니이자꾸 그래 거짓부렁했싸믄 똥꼬에 털나는거 모리나?

기만 (순간 자기도 모르게 한손을 엉덩이쪽으로 얼른 갖다 대면)

탁구 얼른 지워라그라믄 한번은 용서해주께!

기만 ,.. 싫어!

탁구 싫어어?

기만 그래 싫다이 오줌싸개 똥장군 자식아! (후다닥 집으로 도망치는걸)

탁구 어쭈이 뚱돼지자슥니 함 죽어볼래애!!! 거 서!!!!

(하더니 그대로 후다닥 달려들어 기만이를 덮쳐버린다)

 

동시에 엎치락뒤치락 싸우는 탁구과 기만그 바람에 소금은 엎어지고.

처음엔 덩치 큰 기만이가 이기는듯 하지만

탁구의 기지와 빠른 몸놀림으로 곧바로 기만을 제압하는 탁구.

기만의 위로 타고 올라가 앉더니 주먹을 날린다바로 그 때!

 

안주인 늬들 거기서 뭐하구 있는거야아!!!

 

안에서 외출하려고 양산들고 나오던 안주인 두 아이를 보더니

후다닥 달려들어 양산으로 탁구를 때리며 두 아이를 떼어낸다.

안주인에 의해 겨우 떨어지는 탁구씩씩거리며 기만을 노려본다.

기만바닥에서 일어나 보면 어느새 코피가 터져있다.

 

안주인 어머머!! 이를 어째우리 아들 코피 터졌네..! 이를 어째애!!!

기만 (코피그제야 자신의 코피를 보더니 뒤늦게 으아앙울음을 터뜨린다.)

안주인 (탁구를 홱째려보더니 다짜고짜 탁구의 머리에 꿀밤을 먹이며)

어이구 이런 사고뭉치이젠 하다하다 남의 아들 쌍코피까지 터뜨리냐?

탁구 (머리를 감싸쥐며기만이가 믄저 거짓부렁으로 낙서 했다 아입니까!

안주인 근데 이게어디서 싹퉁머리 없이 어른한테 말대꾸야말대꾸가?

(계속 쥐어박으며느이 엄마가 그렇게 하라구 가르치대? (하는데)

김미순E 기만 어무이 무신 일이십니까?

안주인 (때리다 멈칫.. 돌아본다)

탁구 (고개들어 본다)

 

부엌에서 탁구 도시락을 면손수건에 싸가지고 나오던 김미순,

거기 서서 탁구와 기만이와 안주인을 번갈아 보면.

안주인 탁구 엄마내가 증말 속상해서 못살겠다!

자기 아들이 우리 아들 쥐어패가지구 이 코피 터진것 좀 봐아!

김미순 (기만을 본다벽에 낙서를 본뒤 마지막으로 탁구를 척째려보면)

탁구 (움찔하면서 이내 시선 홱피한다)

안주인 니가 깡패새끼냐건달 새끼야? (하면서 또 쥐어박아가며)

어디서 함부로 남의 집 귀한 아들한테 주먹행세야? (하는데)

김미순 (순간 버럭니이!! 죽고잡나!!

 

하는 소리에 안주인과 탁구멈칫..!! 해서 고개 돌려보면

김미순도시락 내려놓고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싸리비 발견!

하니 집어들더니 그대로 안주인 앞까지 달려든다.

안주인순간적으로 자기를 치나 싶어 허걱놀라서 쳐다보면

김미순안주인을 노려본다보다가 홱탁구를 돌아보며

 

김미순 탁구 너거 스그래이!

탁구 (세차게 고개를 도리질하며 뒷걸음질)

김미순 거 몬스나!

탁구 (세차게 고개를 도리질하더니 그대로 홱돌아서서 튄다)

김미순 스란 말이다아!!!!! (고함치며 싸리비 들고 쫓아가면)

안주인 (좀 전 김미순의 서슬에 놀란던듯 가슴을 쓸어내리며 돌아보더니)

놀래라난 또 나한테 뎀벼드는줄 알았네...

(하면서 쭉 고개 빼고 본다)

기만 (코피난 얼굴로 같이 고개를 쭉 빼고 쳐다보면)

. 골목 어귀 일각.

죽어라 뛰어오는 탁구와 그 뒤에 빗자루를 들고 쫓아오는 김미순.

김미순 거 서라니 거기 몬스나!

탁구 싫다안슨다아!!! (하는데)

 

김미순한테 뒷덜미를 잡히는 탁구.

 

탁구 어무이잘몬했다한번만 용서해도내 다시는.. (두 손을 싹싹 비는데)

김미순 (빗자루 탁집어던지더니 여기저기 탁구를 살피더니)

니 기마이 자슥한테 몇대나 맞았노?

탁구 ?

김미순 기마이한테 몇대나 터졌나 말이다!

탁구 기만이한테는 한대도 안맞았다그 자식은 내한테 반주먹거리도 안된다.

김미순 무식한 노무 예펜네즈그 아들만 귀한 아들인줄 아나!

어데 남의 귀한 아들 머리를 그래 쎄렸쌌노아침부터 재수없구로..

집주인만 아니었으모 기양 머리끄댕이 다 뽑아놨을긴데!

탁구 ? (빤히 보더니어무이.. 내 안혼내키나?

김미순 니 혼날 짓 했나?

탁구 기마이 팬거...

김미순 그 놈아가 맞을짓을 했나보제니가 어데 아무 사람이나 패는 아고!

탁구 (얼른맞다내는 아무나 안팬다맞을짓 하는 놈만 팬다.

(하다가근데 어무이가 그걸 어째 아나?

김미순 내가 내 아들을 모리면 누가 아나!

탁구 (그제야 씩 웃는데)

김미순 그래도 탁구야자꾸 주먹 써버릇하면 것도 버릇되서 몬쓴데이.

주먹은 가장 마지막에 쓰는기 그기 진짜 싸나인기라?

탁구 알았다.

김미순 (사랑이 가득 담긴 눈으로 보더니고마 드가자아침묵고 학교 가야제.

탁구 !

 

김미순툭툭 턴뒤 싸리빗자루 집어들고 간다.

탁구그 옆으로 쪼르르 따라간다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간다.

가는 그 뒷모습 위로.

 

김미순E 그나저나 니 소금은 마이 얻어왔드나?

탁구E 한 바가지 얻어갖고 왔는데 기만이 자슥땜에 다 엎어삤다.

김미순E 아이고야 아까버라...! (진짜 아까운듯)

탁구E 까짓거 또 한번 싸지 머!

이 담에는 대동여지도 말고 세계지도 한번 그려볼란다!

김미순E 차라시끼럽다!

탁구E 헤헤헤! (웃는다)

잡은 손 흔들흔들 해가며 멀어지는 그 행복한 母子의 뒷모습에서.

. 거성家 저택 전경.

. 거성家 거실.

계단에서 쪼르르 내려오는 중학생 교복차림의 자경(16)

자림(13)의 모습이 보인다거실로 내려서면.

거실에는 이미 나갈채비를 마친 구일중과 배웅 나온 홍여사가 있다.

 

홍여사 (내려오는 자경을 보며마준이는 아직이냐?

자경 지금 엄마가 옷 갈아입히고 있는중이예요.

홍여사 어멈 올라간게 언젠데 아직두 옷을 갈아입혀?

자림 사실은 마준이가 또 문을 잠궈버렸어요 할머니.

홍여사 뭐야?

한승재 (그 말에 흘끗 이층쪽으로 시선을 주면)

자경 (자림에게 눈짓한다그런 얘기 뭐하러 해!)

자림 (슬쩍 시선 피한다내가 뭘하는 표정)

구일중 (보더니저는 먼저 나가 차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어머니.

홍여사 (돌아보며그러시게 그럼마준이는 곧 내려보냄세.

구일중 (나간다)

홍여사 (이층을 홱올려다본다엄한 시선에서)

 

. 이층 거실마준의 방앞.

 

서인숙 마준아얼른 문 열어너 자꾸 엄마 피곤하게 할거야?

(계속 방문을 두드리며 한손에는 갈아입을 옷 들려져 있고)

아버지 지금 밑에서 기다리시잖아얼른 나와얼른!

마준E 싫어안나갈거야나 빵공장 가기 싫단말야아!

서인숙 너 용돈 필요해아니면 뭐 다른거 사줄까?

갖고 싶은 장난감 있음 말해엄마가 다 사줄테니까? (하는데)

홍여사 애 교육 한번 잘 시킨다!

서인숙 (멈칫돌아보면)

 

다가서는 홍여사그 뒤로 자경이와 자림이가 보인다.

 

서인숙 어쩔수 없잖아요애가 워낙에 빵공장 가는걸 싫어하니...

게다가 주말이면 한번도 안거르고 공장으로 끌고 다니는데,

열두살짜리 애가 안질리고 베겨요?

홍여사 (못마땅한 눈빛으로 서인숙을 한번 보더니이내 문쪽을 향해)

마준이 너지금 이게 무슨 버르장머리 없는 짓이냐!

얼른 나오지 못하겠니!

마준 ....

홍여사 핼미가 사람 시켜 문짝을 뜯어낼까아니면 니 발로 나올래!

서인숙 (? 그 말에 홍여사를 본다)

홍여사 핼미가 사람 불러와 문짝을 뜯어내야 나올테냐!!

서인숙 그러면 애가 겁을 먹고 더 못나오잖아요.

홍여사 못나오면 끌어내는수밖에!! 자경이 내려가 한실장 올라오라 그래!

서인숙 어머니!

홍여사 자경이 뭐하구 서 있어빨리 한실장 불러오라니까!!

자경 (본다보다가. (할수 없이 돌아서는데)

마준E 나가요나가면 되잖아!!!

 

그 말에 홍여사와 서인숙자경자림일제히 돌아보면

벌컥문이 열리면서 그 안에서 나오는 미소년(12), 바로 마준이다.

나와서서 홍여사를 올려다보더니 당돌하게,

 

마준 나왔어요이제 됐죠!

홍여사 너 지금 뭐하자는 짓이냐아버지 밑에서 기다리는거 뻔히 알면서!

느이 아버지한테 1분 1초는 다른 사람의 하루보다

더 중허고 바쁘다는거 몰라서 이래?

마준 (입을 꾹 다문채 쳇하는 표정으로 시선 돌려버리면)

홍여사 지금은 아버지가 밑에서 기다리니 일단 옷갈아입고 내려오거라.

갖다와서 회초리를 맞든 혼이 나든 핼미하구 사단을 내자!

(그리고는 쎄하게 돌아서서 나가버리면)

서인숙 (홍여사의 나가는걸 보며)

자경이자림이 마준이 옷입는것 좀 도와라. (그리고는 뒤 따라 나간다)

마준 (하더니 아무거나 발에 걸리는걸 쿵차버린다)

자경/자림 (그런 마준을 보면)

. 거성家 2층 거실.

 

서인숙 어머니!

홍여사 (계단을 내려가려다 말고 흘끗 돌아본다)

서인숙 마준이한테 너무 심하신거 아니예요어머니한테 하나뿐인 손준데...

홍여사 (OL) 하나뿐인 손주니까 더 엄하게 가르쳐야지!

대체 너는 무슨 생각으로 애 교육을 그 따위로 시키는게냐?

말 안 들을때마다 돈으로 달래면 저 애가 커서 뭐가 되겠어!

서인숙 그이의 뒤를 이어서 거성가의 후계자가 되겠죠달리 뭐가 되겠어요?

홍여사 이래서 아이한텐 에미 교육이 중하다는게야!

그렇게 치마폭에 감싸 키우니 마준이 하는 꼴마다 다 그 모냥이지!

서인숙 마준이 하는 꼴이 뭐가 어때서요?

홍여사 저만 아는 고집불통에다 아래위도 없이 막무가내로 구는게꼭 너잖니.

서인숙 ! (보면)

홍여사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라고 했다!

니가 행동 똑바로 못하고 교육 제대로 못시키면

망가지는건 마준이 인생이야!

(그러더니 그대로 홱돌아서서 내려간다)

서인숙 (본다참을수 없는 홍여사에 대한 적대심으로 쳐다보는데서)

. 거성家 마준의 방.

마준이 옷입는걸 도와주는 자경그 뒷쪽에 걸터앉아 있는 자림.

 

자경 할머니한테 이기지도 못할거면서 번번히 이게 뭐니집안 시끄럽게.

자림 솔직히 할머니가 쫌 심하신거지.

마준인 애잖어애가 빵공장 가기 싫다고 떼 좀 부릴수도 있지 뭐.

자경 자림아! (주의주듯 보면)

자림 (입을 삐쭉내밀뿐사실 언니 말이라면 꼼짝 못하는 그녀다)

자경 (다시 마준을 보며이 집에서는 니가 아무리 싫어도 해야하는 게 있어.

우리가 아무리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게 있는것처럼알았어?

자림 맞어자경언니는 그렇게 빵공장에 가고 싶다 그래두 못가잖아.

아버지가 아예 데려갈 생각도 안하시잖어여자라구.

자경 (그저 마준의 옷을 여며주며앞으론 좀 더 어른스럽게 굴어?

마준 할머닌 맨날 나만 미워해나만 못살게 굴어!

나한테 그렇게 고약떠는거 언젠가는 후회하게 만들어줄거야!

(그러더니 그대로 자경을 홱지나쳐 나가버린다)

자림 (돌아보며마준이 쟤 할머니한테 진짜루 열받았나보네?

자경 (표정없이 굳은 얼굴로 돌아본다시선에서)

 

. 거성家 현관.

차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승재현관쪽으로 시선을 주면

입이 댓발은 나온채 밖으로 나오는 마준과 그 뒤로 서인숙이 보인다.

마준차 앞으로 와서 걸음을 멈추면

한승재그런 마준을 잠시 지그시 바라보더니

 

한승재 늦었구나. (그러면서 꺽어진 옷깃을 펴주는데)

마준 (그 손 뿌리치며 눈길도 안준채 짜증스러운듯어서 문이나 여세요.

서인숙 (그 말에 흘끗 한승재를 보면)

한승재 (짐짓 따뜻한 미소로 마준을 보더니기꺼운 마음으로 뒷문을 열어준다)

 

그 안으로 신문을 보고 있는 구일중마준은 돌아보지도 않은채

 

구일중 늦었구나.

마준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살짝 긴장한 듯...

구일중 타거라. (하면서 신문의 페이지를 넘기면)

마준 (본다보더니 표안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옆에 올라탄다)

한승재 (조용한 마준을 한번 더 본 뒤문을 닫는다)

 

돌아서서 서인숙과 짧은 순간 교차하는 시선..

한승재먼저 서인숙에게 짧게 목례한뒤 조수석에 올라탄다.

 

한승재 (차 문을 닫고그럼 출발하겠습니다.

구일중 오늘은 안성공장부터지?

한승재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마준쪽을 보며벨트 메야지.

마준 (무시창밖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구일중 한실장님 말 들어라. (하면서 신문 페이지를 넘기면)

마준 (그 말에 구일중을 흘끔 한번 보더니 안전벨트를 멘다)

한승재 (구일중을 한번 본뒤 조용히 앞으로 시선 돌린다)

 

운전사 차를 움직인다출발하는 차.

신문만 들여다보는 무심한 구일중과 창밖만 내다보는 마준,

앞을 바라보는 한승재그 묘한 세사람의 구도..

그 멀어지는 차를 표정없이 바라보는 서인숙시선에서.

 

. 읍내 일각전파사 앞. (탁구 사는 동네)

흑백 TV앞에 둘러서 있는 탁구와 아이들.

티브이 안에서는 땅따리 이기동이 나와 꿍따라닷다 삐약삐약하고 있고

아이들우하하하하하깔깔거리며 웃겨 죽겠다는듯.

그러면서 각자 이기동을 따라하며 흉내낸다꿍따라닷다 삐약삐약!

그 때 갑자기 번쩍 고개를 드는 탁구코를 씰룩씰룩 거리더니

 

탁구 단팥빵이다!

아이들 (? 돌아보면)

탁구그 옆에 붙어있는 제과점앞으로 달려와 진열장을 들여다본다.

아이들 우르르 따라서 탁구옆으로 따라오면텅 비어있는 제과점 진열장.

 

아이1 뭐야아무것도 없잖아.

탁구 맞다단팥빵 틀림엄따! (하는데)

빵주인 (진열장안으로 단팥빵이 산처럼 쌓인 쟁반을 들이민다)

아이들 (우와와..!!!! 맛있겠다는듯 쳐다본다)

탁구 (킁킁냄새를 맡더니이번엔 곰보빵이다!

아이들 곰보빵?? (하면서 탁구를 보면)

빵주인 (이번엔 곰보빵이 한가득 쌓인 쟁반을 진열장안에 들이민다)

아이들 (와아아아아!!! 맛있겠다는듯 쳐다본다)

탁구 (황홀한듯한 표정으로참말로 한입만 먹어보믄 소원이 엄겠따!

 

그 때 주인이 소보루랑 단팥빵을 접시에 몇개씩 담아간다.

아이들의 시선 접시에 담긴 그 빵을 따라 일제히 똑같이 움직이면,

안쪽에 앉아 있는 단발머리 고교생 언니들 포크로 찍어 하나씩 먹는다.

탁구와 친구들일제히 (E. 꿀꺽침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쳐다보는데

 

주인 훠이애들은 가라애들은 가!

장사 안되게시리 왜 넘이 가게에 달라붙어서 그래저리 가훠이!

휘이쫓아내는 바람에 아이들뒤로 물러나는데

여전히 탁구만 진열장에 얼굴을 붙이고 서서 빵을 바라보며,

 

탁구 (쏙 눈만 내밀고 들여다보며)

근데예쩌기 저 떨어진 빵부스레기 쪼매만 주시믄 안될까예?

그라모 아즈씨 복받을긴데요. (해맑게 씩 웃으면)

빵주인 안돼저리가그지 새끼마냥 달라붙어 가지구 사람 귀찮게시리!

탁구 지 그지 새끼 아입니더우리 어무이 새낍니더.

주인 저리 안가!

탁구 갑니더. (시무룩하게 돌아선다)

 

힘없이 친구들 무리로 합류하는 탁구.

 

탁구 ..! 부시레기는 곰보빵 부시레기가 왕중왕인데..

친구1 나는 단팥빵이 먹고 싶은데...

친구2 나는 곰보빵이든 단팥빵이든 배불러터질때까지 먹어보기나 했음 좋겠다.

친구들 (이구동성으로 "나두나두!"하는데)

기만E 난 그렇게 먹을수 있는데.

 

그 말에 동시에 탁구와 친구들뒤를 돌아보면

그 뒤에 서 있는 기만이여전히 그의 한손에는 빵이 들려져 있다.

그 빵을 한입 베어물며 특유의 거만한 표정으로 씩 웃는데서.

 

. 빵공장 일각.

공장 한쪽에 자재같은거 쌓아놓은 그 뒤로 쓱 나타나는 머리들.

탁구와 친구들그리고 기만이다.

탁구 (일단 코를 씰룩씰룩거리며 냄새를 맡더니우와직인다!

빵냄새가 진동을 하네기만아참말로 저 안에 빵이 수천개나 있나?

기만 울 아버지가 저 빵공장 조장이잖아저번때 울 아버지 당직날

한번 같이 간적 있었는데크림빵이 수천개 수만개나 있었어.

친구들 (동시에 놀라며와아...! 수천개수만개애?

탁구 (살짝 의심스러운듯니 그짓부렁이면 똥꼬에 털난다켔는데?

기만 거짓말 아니라니까내 눈으로 직접 봤다니깐!

친구1 그렇게 빵이 많으면 우리도 좀 먹을수 있냐?

기만 (본다보더니그럼내일부터 다방구 할때 나두 끼워줘.

 

그 말에 탁구와 친구들살짝 난감한 시선을 주고 받는다그러더니,

 

탁구 좋다끼워준다.

기만 그리구 상여집에 시체냄새 맡으러 갈때도 끼워줘!

탁구 (본다잠시 망설이다가그래끼워준다! (하는데)

친구1 김탁구그건 안돼애기만이는 달리기 못뛴단 말야안돼애!

친구2 그래그건 용감한 남자끼리만 하는거야기만이는 겁쟁이란 말야!

친구들 (순간 이구동성으로 안된다며 다들 싫어하는 분위긴데)

기만 늬들크림빵 먹기 싫어? (살짝 거만하게 쳐다보면)

 

탁구와 친구들일제히 기만을 돌아본다.

다들 먹고 싶은 표정으로 보는데서

 

. 공장 앞.

그 앞으로 주춤주춤 다가서는 기만이그 옆으로 탁구도 따라붙었다.

그 두아이공장을 지키는 경비쪽으로 다가선다.

(insert> 저 멀리서 친구들 숨어서 지켜보는 가운데)

 

경비1 (기만이를 내려다보며엄택수 조장을 만나러 왔다구?

기만 그 분이 우리 아버진데요잠깐만 들어갔다 나오면 안돼요?

경비1 (본다그 옆에 탁구쪽으로 시선 옮기면)

탁구 지는 야 친굽니더한집에 세들어 사는 친군데요. (해맑게 씩 웃으면)

경비1 저쪽 저 옆으로 난 문 보이지? (가리키며글루 들어가면 돼.

기만 ? (너무나 쉽게 들어가라는말에 한번 보더니 이내알겠습니다.

(그러면서 탁구를 향해봤지?

(다시 특유의 거만한 표정으로 쓱 돌아서서 들어가면)

탁구 (경비1에게 꾸뻑 인사한뒤 그 뒤를 따라들어간다)

 

(insert> 숨어서 지켜보던 친구들서로 아싸하면서 좋아하는 가운데)

 

. 빵공장 안일각1.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탁구기만이를 따라 쭉 들어오다가

순간 그의 눈앞에 펼쳐지는 빵공장 내부의 풍경에 입이 딱 벌어진다.

한쪽에서는 빵을 만들어내는 제빵사들이 빵을 구워내오는 모습.

그 빵들이 공정을 거쳐 비닐봉지에 담겨지면,

다른 한쪽에서는 위생복에 위생모자위생장갑을 쓴 이들이

부지런히 상자에 담아 옮기고 있다.

(마치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빵만드는 과정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탁구입을 딱 벌린채 그 거대한 빵공장의 위용에 압도당하는데

 

기만 (벌써 저쪽 문을 열며탁구야이쪽이야.

탁구 (듣지 못한채 그 광경에 완전 빠져버렸다)

기만 (쪼르르 달려와 탁구의 팔을 잡아당긴다이쪽이라구.

탁구 (끌려가면)

 

. 보관창고 안.

가공이 끝난 빵들이 가지런히 상자에 담긴채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기만 어때내 말이 맞지정말 수천개 수만개지?

탁구 (기만을 본다보더니 피식 웃으며 황홀한 표정으로 빵냄새를 들이키면)

기만 (씩 웃더니 책가방을 열고 그 안에 담기 시작하며)

뭐해빨리 챙기지 않구먹구 싶은 만큼 담어.

탁구 참말로그래도 되겠나?

기만 우리 아빠가 조장이라니까아. (하면서 맘껏 빵을 담는다)

탁구 (본다보더니 너무나 기뻐서 책가방을 내려서 열고 빵을 담는다)

 

두 아이 정신없이 가방에 담고옷속에 감추면서,

공모자의 시선으로 서로 낄낄거리고 웃는 얼굴에서.

 

. 달리는 차안.

 

마준 아직 멀었어요 아저씨?

한승재 조금만 참아거의 다 와간다저기 공장 보이지?

마준 (돌아본다저쪽 창밖으로 공장이 보인다)

구일중 (그제야 보던 서류들을 내리고 공장쪽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시선에서)

 

. 공장 일각1.

문이 열리면서 고개를 내미는 탁구와 기만책가방을 멘 두아이의 몸이

어딘가 불룩해져 있다주위를 한번 살핀뒤 재빨리 빠져나오는데

바로 그 때 뒤에서 장부를 들고 나오던 엄씨가 그 두 아이를 본다.

 

엄씨 (? 보더니기만아! (부르는 소리에)

탁구/기만 (동시에 걸음을 우뚝 멈춰선다천천히 돌아보면)

엄씨 기만이 니가 여기 왠일이냐?

기만 ...! 아빠다...! (대답못한채 얼어붙었다)

탁구 (그런 기만을 본뒤 엄씨를 본다)

엄씨 (두 아이를 보며 뭔가 수상쩍은 생각이 스친다늬드을..? (하는데)

기만 탁구야튀어! (하면서 냅다 튄다)

탁구 ! (보더니 일단 엄씨를 향해 꾸뻑 인사한뒤 뒤따라 달린다)

엄씨 기만아너 이노무 자식거기 서!!!! (뒤쫓는다)

 

탁구하고 기만공장 입구쪽으로 달려온다.

(insert> 숨어서 지켜보던 친구들자기들이 더 급해 죽는다)

하지만 기만은 확실히 느리다게다가 둔하다.

탁구에 비해 점점 뒤쳐지던 기만그만 공장 입구 한복판에 넘어진다!

그러면서 메고 있던 책가방 뚜껑이 열리며 빵이 몇개 쏟아진다.

앞서가던 탁구돌아보는 것과 동시에,

바로 그 때 공장안으로 진입하던 구일중의 차,

뒤늦게 두 아이를 발견하고 끼이이이!!! 브레이크를 잡는다.

기만 ! (엎어진채 돌아본다)

탁구 (돌아본다)

친구들 (insert> 다같이 놀라서 쳐다본다)

한승재 (차 안에서 두 아이를 본다)

구일중 (? 놀라서 본다)

마준 (역시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는데서)

기만 엄마아아아!!!! (외치는것과 동시에)

탁구 (그대로 되돌아가 기만이를 보호하듯 감싼안는다)

엄씨 (쫓아오다말고 놀라서기만아!!! (외치면)

 

끼이이이이이!!!! 하면서 바로 그 두아이 앞에서 멈춰서는 차.

머리를 쳐박는 기만과 그런 기만을 끌어안은채 두 눈을 질끈 감는 탁구.

(insert>그 바람에 구일중과 마준한승재 휙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차 바닥에 쏟아지는 구일중의 서류들...)

잠시 그렇게 정적이 흐르더니.

한승재와 운전사가 제일먼저 차에서 내려 두 아이쪽으로 간다.

그 뒤로 구일중과 마준도 내려선다.

 

한승재 얘들아괜찮니?

엄씨 기만아! (하고 달려오면)

 

그제야 눈을 뜨는 탁구와 기만둘 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엄씨 (다가와 기만이부터 챙기며기만아다친데 없냐괜찮어?

기만 네 아부지.. (하면서도 겁에 질려있다)

탁구 (엄씨와 기만이를 보는데)

구일중 (보며대체 왜 이런 애들이 우리 공장에서 얼쩡대고 있는건가!

엄씨 (올려다보더니 그제야 회장님을 알아보고 벌떡 일어나)

아이구 회장님! (하면서 구십도 각도로 인사한다)

탁구/기만 (회장님...? 하면서 구일중을 올려다보는데)

마준 얘네들 빵도둑인가봐요.

 

마준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곳을 한승재구일중엄씨 일제히 돌아보면,

기만과 탁구 주변 바닥에 떨어진 빵봉지들..

엄씨낭패라는 표정으로 시선 돌리면

한승재탁구를 일으켜 세운다동시에 우르르 쏟아지는 빵봉지들.

기만이와 엄씨완전 죽을상으로 겁에 질려 어쩔줄 몰라한다.

(insert> 숨어서 지켜보는 친구들도 안절부절 못하는 표정으로 보면)

구일중엄한 시선으로 탁구를 본다.

탁구그런 구일중을 흘끗 올려다본다마주치는 두 사람의 시선..

 

구일중 (보더니저 안에서 이 빵들을 훔쳐나온거냐?

탁구 (본다)

기만 (완전히 얼어붙어버렸다)

엄씨 (안절부절못하는 가운데)

구일중 훔쳐나온거 맞아?

탁구 (본다보더니 정직하게맞심니더.

기만 (놀라서탁구야!

엄씨 (이젠 다 죽었다는 표정)

구일중 (요 녀석 봐라하고 표정없이 빤히 쳐다본다)

탁구 (그런 구일중을 정직한 눈빛으로 쳐다보면)

구일중 (탁구에게 시선 고정한채한실장.

한승재 회장님.

구일중 경찰 불러.

한승재 (멈칫.. 본다)

탁구 ! (경찰놀란듯 구일중을 본다)

구일중 (그대로 찬바람나게 표정없이 돌아서서 공장쪽으로 들어간다)

마준 (깔보는듯한 시선으로 탁구를 보더니 씩 웃으며 구일중의 뒤를 따른다)

 

그렇게 나란히 가는 구일중과 마준의 모습에서 스틸.

그들을 향해 돌아보는 탁구의 얼굴에서 스틸 되면서,



.제빵왕 김탁구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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