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
1. 홍대 프리즘 홀 내부 / 밤
무대 옆 대기실.
커튼 뒤에 서 있는 학수의 무표정한 얼굴 위로 사회자의 소개가 들려온다.
사회자
저희 클럽 최초로 연속 다섯 번 쇼미더머니 참가.
시즌 2,3,4에서 2차까지 올라갔으나 통 편집 두 번 되고
시즌 5에선 예선 탈락. 은퇴할 나이에
이번 시즌 6에도 참가하기로 결정한
끈기의 결정체.
다들 누군지 아시죠?
관객1
몰라요!!
사회자
몰라? 야! 씸뻑! 너 모른대 빨리 나와.
무대 위로 나오는 학수.
사회자
디제잉의 된장!
피처링의 면도!
And~ 씸뻑.(心Buck)
사회자
무대 앞으로 가까이들 오세요.
이런데 오시면 침도 한번 시원하게 맞아보시고..
준비됐음 가볼까요?
된장의 비트가 시작된다.
카메라 뒤로 빠지면 무대 앞에 몰려 있는 열댓명의 썰렁한 관객들.
여고생 5명이 환호하고 있다.
된장의 디제잉 비트에 맞춰 랩을 하는 학수.
학수
(랩) 대한민국 래퍼 중 제일 한심한 놈
지금 앉아 있는 그 자리가
너의 순수한 실력으로
온 것 같으냐 No
$exy $treet C Jamm
인맥 발이야 넌
변명하기 바뻐 이제 하지 말어
말이 많은 니 주둥아리 닫어
알았냐 uh 나이가 젊다는 건 말이여
- 3 -
니 인생 안에서의 선물
시간을 아껴야 할 땐데
또 쓸 데 없는 짓거릴 하는 너
그런 너보다 세상을 따러야
하는 걸 왜 이젠 있지도 않은
가능성을 만들어 이제 이 짓은
관두렴 야망과 소망은 전부
거짓된 것 현실에게 가려지게
될 거야 피할 수 없어 넌
꿈이 아닌 현실 가운데 살기에
너가 음악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말야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
말 그대로 그냥 존나게 말도
안 될 불가능한 증명
랩 중에 학수 몽타주 삽입 씬.
- 편의점 / 밤
비비빅 손에 들고 학수의 랩을 부르는 여고생 두명.
학수
야야! 빨리 계산해.
여고생
성질 내봐!! 성질 내봐!!!
욕해줘! 욕해봐!
학수
셧업 비치! 나가! 이년들아!
꺅! 학수의 말을 따라하며 비비빅과 천원을 학수 앞에 던지는 여고생.
여고생
셧업 비치! 나가! 이년들아!
오빠가 쳐 먹어!
밖으로 나가는 여고생.
여고생
시즌6 나갈꺼지?
무표정한 학수.
- 새벽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아 랩 노트에 가사를 적고 있는 학수.
- 오토바이 알바하고 있는 무표정한 학수. 맥딜리버리, 도미노, 중화요리 순으로 오토바이가 바뀐다.
- 1 -
- 고시원 방 안 / 낮
벽에 온통 래퍼들 사진, 쇼미더머니 포스터, 가사 쓴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헤드셋 쓰고 큰소리로 랩 연습하는 학수.
옆방에서 쿵쿵치는 소리와 함께 고함 소리.
옆방사내
야! 나가서 해!
학수
니가 나가!(랩 가사 싱크 맞는 지점)
학수 랩 연결.
학수
꿈은 이뤄진다는 말 이 말의
뜻은 말야 바로 현실과 손 잡기
소망의 성취 따윈 존재 안 해
내 조언을 듣고 벗어 꿈의 콩깍지
너란 존재는 지구 밖에서 보면
절대로 보이지도 않아
가치를 매긴다면 그저 그냥
수많은 점들 중에 하나
지금 니 꿈과 열정은 한낱
스쳐 지나가 사라지는 바람
편하게 생각해 과거의
추억으로만 남을 테니 말야
Fake u fake...
자화상 Pt.2 (Fake) (Prod. by BewhY)
쇼미더머니 5 Episode 5
BewhY (비와이)
2. 쇼미더머니 1차 예선장 출입구 - 체육관 / 낮
길게 늘어서 있는 줄 가운데 서있는 학수와 면도.
학수를 힐긋거리며 보는 주변 래퍼들.
주변 래퍼1
야 어떻게 또 오냐.
주변 래퍼2
6년째 아냐? 개근상 줘야겠다.
랩으로 받아치는 면도.
- 2 -
면도
(랩) Why Not!
Rap is Passion!
Rap is Chance!
Rap is Future!
다시 받는 주변 래퍼1.
주변 래퍼1
Rap is Loser!
Rap is Pain!
주변 래퍼2
Rap is Nothing!
반응 없이 헤드셋 끼고 비트 리듬 타는 학수.
앞 팀의 예선이 끝나고 사람들이 몰려나온다.
3. 쇼미더머니 1차 예선장 - 체육관 / 낮
학수 옆에 있는 면도의 랩을 심사하는 도끼.
랩을 하다 심하게 저는 면도.
아무 말 없이 면도를 지나치는 도끼.
도끼 다가오자 준비한 랩을 시작하는 학수.
학수
니가 알던 내가 아냐
Who you? Are you talking' to me?
Who you? You talking' to me?
Oh please 더 이상 가까이 오지 말라구
난 Untouchable (Untouchable)
니가 알던 내가 아냐
예전에 니가 알던 내가 아냐
그래 1년만인가
그때가 기억이 나
거기가 내 무덤인 줄 알았겠지?
난 끝을 보겠어
Mo’ *ucker 패기 객기 말고
남은 건 독기뿐
다른 참가자들 오디션 보고 있는 프로듀서들이 학수의 랩에 귀가 번쩍 뜨여 쳐다본다.
박재범
잠깐만요.
- 3 -
랩을 하고 있는 학수 쪽으로 다가가는 박재범.
학수
깊은 물에 빠져도
헤엄치면서 난 노는 중
수많은 조바심과 부담감에
다 망쳐버렸었던 그 날들을
전부 지워낸 뒤 날 무시했던 놈들에게는
내 가운데 손가락
*uck boi who you? 날 못 알아보네
별 볼 일 없는 놈에서
이제 우주로 갈게 Whoo
학수의 랩에 주목하는 주변 참가자들과 프로듀서들.
학수
뭔 말이 많아? 네가 아냐고 내 삶?
네가 뭘 알아 인마?
새로운 레벨로 올라가 새로운 삶
위해서 계속 변신을 해 가
You have yet to witness
the God in disguise
Brainwash is still in process
너네는 절대 잊지 마
나는 나 너는 너 넌 없었지
니가 알던 내가 아냐(Prod. By GRAY)
사이먼 도미닉, 원, 지투 비와이
쇼미더머니 5 Episode1
학수의 랩이 끝나고
도끼
형 잘 들었어요.
학수에게 메달을 건네는 도끼.
주변에서 함성이 들린다.
관중석에서 환호하는 된장.
면도
Rap is Chance!
Rap is Future!
- 4 -
4. 2차 예선 - 스튜디오 / 낮
학수에게 물을 건네는 면도.
면도
형! 작년에 2차에서 절었잖아.
플로우 신경쓰지 말고
연습한 라임만 생각해.
2차 무대로 들어오는 학수.
건너편 쇼파에 앉은 프로듀서들이 학수를 반긴다.
길
학수씨는 홍대에서 소문난 래펀데
왜 5년 동안 3차를 못 넘어가요?
충분히 Top3 갈 실력인데.
도끼
작년 3차 때도 절어서 떨어졌잖아요?
무대 공포증도 아닌 거 같은데
왜 결정적일 때 절어요?
쿠시
학수씨 랩 할 때 사투리 튀어 나오는 거 알죠?
도끼
고향이...
학수
런 더 비트!
쿠시
친구! 쏴라있네!
비트와 함께 랩 시작하는 학수.
학수
뒤돌아 봤을 때
생각보다 멀리
와있었어 난 혼자였고
문득 겁이 났지
내가 날 봤을 때
지쳐있단 사실을
몰랐었어 난 외로웠고
문득 겁이 났지
넌 잘하고 있어 헷갈릴 때면
여태 그랬던 것처럼 그냥 Go
너답게 해 너는 너를 알아
연습했잖아 한 수 천 번은 말야
좌절 한 두 번 이젠 시시해
- 5 -
원래 기회라는 건 인생의 위기에
넌 알잖아 다시 일어나는 법
넌 가족이 없잖아.
야 이 병신아 티 좀 내지마
마음 단단히 먹어 알아 외롭지만
견뎌내야 돼
눈물 흘리냐 사내새끼가
뚝 그치고 다시 들어 책임감
eh 아무것도 보기 싫었을 때
억지로 눈을 부릅뜬 건
그냥 겁나서
덜컥 겁이 나서 그래 u eh o
호응하며 학수의 랩을 듣는 프로듀서들.
길
올해는 만만치 않은데.
쿠시
형, 무조건 우리 팀으로 데리고 와야 돼.
리듬을 타며 랩 하는 학수.
학수
아무 말도 하기 싫었을 때
일부러 목소릴 높인 건
There is no other reason
겁이 나 난 겁이 나
입버릇처럼 말했어
언제나 나는 나를 믿어
상대는 없다며
But enemy was in my mirror
계속된 싸움에 이성을 잃었었나봐
내가 나를 죽였어
ALL PASS 싸인이 뜬다.
학수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게 eh
CCTV 속에 사는 게 eh
한곳만 죽어라 팠는데
그게 내 무덤이 될 수도
있다는 게 무서웠어
아버지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 6 -
5. 압구정동 발렛파킹 부스 / 밤
앞 씬의 리듬을 이어받아 오픈카를 받는 학수.
학수
무식하게 채찍질만 하기엔
아물지 않은 상처가 너무 많아
eh 아무것도 보기 싫었을 때
억지로 눈을 부릅뜬 건
그냥 겁나서
덜컥 겁이 나서 그래 u eh o
아무 말도 하기 싫었을 때
일부러 목소릴 높인 건
There is no other reason
겁이 나 난 겁이 나
자꾸 겁이 나
겁 (Feat. 태양)
MINO
쇼미더머니 4 Episode 5
발렛 티켓을 건네는 학수.
차주인(여자)
어? 쇼미더머니.
학수
삼천원입니다.
차주인(여자)
랩 쩔어요.
학수
이천원만 주세요.
차를 타고 핸들 꺾어 일방통행로 들어서는데 앞에서 그랜져가 달려온다.
어! 하며 급브레이크 밟는 학수.
급히 나와서 보면 범퍼끼리 살짝 맞닿아 있다.
상대편 차에서도 사내들이 내리는데 꼴을 보니 시골서 올라온 게 분명하다.
학수
여기 일방통행인데.
상렬
음마? 이게 누구여?
구복
(반갑다는 표현이) 야이 씨벌놈아!
- 7 -
석기
야이 호로 상녀러 새끼야! 하하하하!
학수
니들이 여긴 웬 일이니?
상렬
어저끄 우리 여동생 결혼식 왔다가
압구정동 구경 좀 허니라고.
학수
동생 결혼했냐?
석기
연락 좀 허고 살얼마.
너그 아버지 죽으믄 너보다 우리가 먼저
갈 사람들이여.
학수
고맙다. 밥은 먹었냐?
6. 식당 / 밤
친구들과 둘러앉은 학수.
상렬
(벽의 메뉴판 보며) 씨벌 뭔 밥값이 이렇게 비싸냐?
구복
콩나물국을 팔천원씩 받어 처먹네.
우리 동네서는 사천원이믄 먹는디.
석기
아짐마! 일단 소주 몇병허고 다꽝허고 좀 가져오시요!
상렬
근디 넌 고향 버리고 서울와서 살만허냐?
아무리 고향이 좇 같애도 1년에 한번 하는
동창회도 안 나오냐고~
구복
근디 너 가수한담서 텔레비엔 왜 안 나오냐?
석기
한번 나왔었는데 그 뭐냐? 그그..
학수
쇼미더머니.
구복
뭐 뭔 머니?
석기
아 그거 있잖어 몰러? 말로 쌈박질하고 도낀지 뭔지
그 비오고 뭐 애들 씨부리는거 있잖여 그거.
상렬
- 8 -
KBS여 MBC여? 넌 아냐?
구복
우리 엄닌 KBS여~
소주 그라스에 술 따르는데 울리는 학수의 핸드폰.
학수
여보세요.
여자(선미)
저그... 김학수씨 맞으신지라?
학수
그런데요?
여자(선미)
저그 뭐시냐... 여그 부안 혜성병원인디요.
학수
그래서요?
여자(선미)
다름이 아니고 아버님이 뇌경색으로 쓰러지셨지라.
학수
근데요?
여자(선미)
아드님 아니세요?
학수
그래서 어쩌라구요?
여자(선미)
무슨 아들이 말을 씸뻑씸뻑 한다냐
학수
뭐? 씸뻑씸뻑?
여자(선미)
아니.. 그렇다구요.
전화를 툭 끊는 선미.
상렬
왜 그려? 뭔디 그려?
학수
울 아버지 풍 맞고 쓰러졌단다.... (그라스 집어들자)
구복
(빼앗고) 근디 술을 먹으믄 어찌케 혈마?
빨리 내려가봐야지.
학수
안 가.
석기
- 9 -
이런 후랴덜놈 좀 보소이? 당장 가봐야지 뭔 소리열마?
학수
니가 뭔데 나서.
상렬
(학수 머리 치며) 야이 호로새꺄!
야가 니 엄니 산소 벌초만 십년째다.
이 싸가지 없는 새끼야.
학수
내가 언제 해달라고 혔냐?
구복
(싸늘하게) 학수야..
개새끼도 지 핏줄은 버리지 않는 법이여~
석기
느그 아버지는 개떡 같아도 넌 그러면 안 되지.
학수
그만해.
상렬
어쭈? 너 안 내려가면 니 엄니 초상 때
코빼기도 안 뵈던 니 아버지랑 똑같이 되는겨.
상렬의 말에 인상 쓰는 학수의 얼굴.
7. 병원 장례식장 - 회상 / 낮
혼자 엄마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는 학수.
한 켠에 앉아 있는 상렬,구복,석기.
장례식장으로 들어오는 형사들.
형사1
니 아부지 어딨냐?
학수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본다요.
형사1
니 엄니 죽었는데 아버지 안 오는게 말이 되야?
외면하는 학수.
형사2
깡패새끼가 지금 여기 오게 생겼냐?
뒤진 마누라하고 아들새끼만 불쌍허지.
욱하는 학수.
- 10 -
학수
그딴 새끼 하나 못 잡아서 상가집 와서 물어봐?
형사1
성깔머리하고는.
누가 깡패자식 아니랄까봐.
학수
뭐시라고?
형사2
뭐? 이 새끼 말 꼬락서니하곤..
학수
내가 뭐? 내가 뭘 잘못했는데?
학수를 말리는 친구들.
상렬
야 학수야, 그만 그만.
학수
...
8. 식당 / 밤
자리에서 일어나 친구들을 멍하니 쳐다보다 나가는 학수.
따라 나가는 친구들.
구복
얌마! 계산은 하고 가야지~
석기
여그 니 나와바리 아녀?
상렬
야 그냥 가게 둬.
대답 없이 멀어지는 학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친구들.
9. 고시원 / 밤
랩 노트에 가사를 쓰다가 펜을 내려놓고 침대에 드러눕는 학수.
천정에 붙어있는 이국적인 해변의 노을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선행되는 사회자(김진표)의 목소리.
김진표
이번 3차 예선 방식은 프리스타일 일대일 랩배틀입니다.
- 11 -
10. 3차 예선 - 스튜디오 / 낮
무대 위 얀키와 학수가 있다.
김진표
키워드는 전광판을 봐주십시오.
전광판을 바라보는 학수와 얀키.
전광판에 뜨는 키워드 ‘어머니’
동공이 흐려지는 학수.
스튜디오 출구에서 초조하게 모니터를 바라보는 면도와 된장.
1:1 랩 대결이 펼쳐진다.
얀키
(어머니 관련 랩 가사)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아들 별일 없네
잠들지 못 해
But don't give up yeah
서른넷 딴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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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수의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얀키의 랩 가사.
멘탈이 붕괴되어 머리가 하얘지는 학수.
마이크를 건네받는 학수.
비트가 시작된다.
학수
(학수 랩 가사 작성)
어머니는 내게 말했지.
고등학교 졸업하면 집 나가라고
그런 어머니...
입을 떼지 못하는 학수.
학수
그런 어머니...
안타까운 표정의 면도와 된장.
- 12 -
침묵한 학수를 기다려주는 프로듀서들.
비트 계속되고...
길
계속하세요.
학수
아버지한테 매 맞는 어머니
가족사진에 오려낸
아버지 사진
대환 없고 한숨
가득한 나의 좁은 집
조용히 신발만 대충 신고
뛰쳐나왔지 어...
비행소년 (Feat. 거미)
매드클라운 , 샵건
쇼미더머니 5 Episode 2
학수
어... 어...
동공이 풀리며 마이크를 내려놓는 학수.
안타까운 표정의 프로듀서들.
쿠시
아... 아깝다.
11. 3차 예선 - 스튜디오 밖 / 낮
아무 말 없이 화단에 앉아 있는 학수, 면도, 된장.
긴 침묵이 흐르고...
학수
면도야 차 좀 빌리자
면도
어? 뭐? 차? 왜?
학수
고향 좀 다녀올게.
면도
형 서울 사람 아니었어?
된장
형 고아라며?
면도
근데 고향이 어디야?
- 13 -
12. 서해안 고속도로 / 낮
랩이 흐르고 면도의 폭스바겐 초록색 골프 3세대가 달린다.
창밖으로 군산... 익산... 김제... 표지판 흐르고
이윽고 변산반도와 부안 뽕주를 알리는 대형 입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부안 I.C로 접어드는 골프.
13. 부안 읍내 병원 / 낮
병실 문 앞에 서서 아버지 이름(김두창)을 보는 학수.
병실로 들어서면 노트에 글을 쓰는 맞은편 병상의 보호자(선미)가 학수를 보곤 가볍게 웃는다.
학수는 선미를 못 알아본 듯 병상으로 와 아버지를 본다.
눈 감고 누워있는 아버지. 목에는 금목걸이가 걸려있다.
천천히 눈 뜨고 학수를 빤히 바라보는 아버지.
같이 빤히 보는 학수.
아버지
아따 자네 겁나게 오랜만이네이?
너 이제 제대한겨?
너 군대 간다고 집 나가고...
이거시. 구년 만인가 십년 만인가?
학수
뇌졸중이람서?
아버지
(앉으며) 미안히서 어찌야 쓰까이?
나 갈라믄 아직 멀었는디.
학수
누가 나한테 전화 한겨?
선미부
병원에서 혔겄지.
건너편의 병상을 보는 학수.
똥 기저귀 비닐봉지에 담으며 학수와 눈 마주치자 눈길 돌리는 선미.
얼굴은 익은데 누군지 언뜻 떠오르지 않는 학수.
코를 막는 학수.
아버지
아는 척 안혀? 넌 국민핵교 동창도 못 알어보냐?
선미를 다시 한 번 보는 학수.
선미가 수줍게 웃는다.
고개 갸웃하다가 그제야 알아보는 학수.
- 14 -
14. 부안 모텔 앞 - 회상, 14년 전 / 낮
모텔 앞 구복이 혜옥이랑 얘기를 나누고 온다.
멀리 모텔 왼쪽 벽엔 미경이 숨어 있고 반대쪽 오른쪽 벽에 학수가 서 있다.
구복
야! 학수야. 내가 혜옥이랑 얘기 다 끝났부렀써.
넌 인자 들어만 가면 되야.
모텔 안으로 들어가는 학수와 구복.
카운터에서 반기는 상렬, 석기.
구복
상렬아, 방은?
상렬
어. 307호야 307호.
석기
친구 아버지가 모텔 하니까 이런 이벤트도 다하고.
학수
진짜 있는 겨?
구복
너 초등학교 때부터 미경이 좋다고 했잖여.
학수
니들 어딨을 겨?
상렬
우리? 카운터 지켜야제.
학수에게 케익을 건네는 석기.
석기
야. 이거 들고 가.
학수
씨벌놈들 내 오늘 이 순간 무덤에서도 잊지 않을 것이여.
고맙다잉.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학수.
쿵쾅거리는 자신의 심장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복도를 지나
307호 방문을 살그머니 여는 학수.
학수
거시기... 나 학순디.. 들어가도 되기로 한 거 맞지?
선미
응? 으..으..응...
- 15 -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는 학수.
방 귀퉁이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누군가(선미)
어두운 붉은 조명 때문에 누군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
모텔 카운터
모텔 안으로 들어오는 혜옥과 미경.
혜옥
학수 들어갔지?
구복
(허걱) 미경아, 니가 왜 여기 있냐?
석기
(상렬 보며) 그럼 위엔 누가 있는겨?
상렬
난 여자가 올라 가길래 미경인 줄 알았지.
307호
조심스럽게 침대 모서리에 앉는 학수.
선미
...왔는가?
순간 갸우뚱하는 학수.
학수를 돌아보는 선미.
학수
어? 정..선미?!
으메~ 니가 여기.. 왜... 있..냐?
선미
불렀잖어. 니가
학수
내가? 내가... 불렀다고? 널?
당황하는 선미.
학수
씨벌놈들... 무덤을 파는구나.
방을 나서려는 학수.
선미
나가 아닌가벼?
- 16 -
멈춰선 채 말 없는 학수.
15. 병실 안 / 낮
학수
아 그래 선미! 정선미 맞지?
(무표정하게) 미안해. 못 알아봐서.
선미
(새 기저귀 꺼내며) 알아보기 싫겄지.
(다정하게) 괜찮혀. 난 307호 다 잊었어.
학수
아버님? 안녕하셨어요 어르신.
선미부
쬐께만 인사가 늦으믄 싸다구를
돌려버릴라고 힜는디 용케 피허네.
학수
어디가 편찮으셔?
선미
풍 맞아 쓰러지다가 대퇴부 골절까지 겹쳐서...
아버지
그나저나 선미 자가 겁나게 욕보네.
선미부
말도 마랑게. 나가 야만 보믄 아조 빨리 죽고잡당게.
야가 시방 노는 아가 아니라 국가 공무원이여.
변산 면사무소 직원.
근디 나때미 휴직계를 다 안 냈능가.
아버지
차말로 효녀요. 차말로...
자고로 아들자식 개자식이라 그맀어.
나도 기왕 쓸 자식이믄 딸내미를 났어야는 건디....
학수
선미야, 이 양반 진짜 뇌졸중으로 쓰러진 거 맞어?
16. 등나무 벤치 / 낮
음료수 마시며 어색하게 웃는 선미.
선미
시인이 될지 알었는디 래퍼가 됐대?
학수
시인? 뭔 시인...
- 17 -
선미
랩 가사 니가 쓰는 거지?
학수
...
선미
(설레는) 고등학교 때 도내 백일장에서 시 써서
장원 먹어갖고 교문에 프랑카드 걸리고 그랬잖여.
학수
그랬었나?
선미
그때 나도 부안여고 대표로 나갔었는디
난 입선도 못혔어.
학수
난 기억이 안 나는데?
선미
내가 원래 학교 다닐 때 존재감이 없었잔여.
백일장 끝나고 부안고, 부안여고 문예반 같이 채석강으로
M.T 갔을 때도 같이 있었는디...
학수
그때도 있었어?
선미
그럼. 그때 니가 기타 치면서 신승훈 노래 불렀잖여.
손가락 튕겨 박자 맞추며 노래를 부르는 선미.
선미
I believe 그댄 곁에 없지만
이대로 이별은 아니겠죠
I believe 나에게 오는 길은
조금 멀리 돌아올 뿐이겠죠
I Believe
신승훈
엽기적인 그녀 OST
2001.08.01
그냥 흉내가 아니라 너무 또렷한 음정으로 손가락까지 튕기며 노래 부르는 선미.
선미를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학수.
선미도 깨닫고 멋쩍어한다.
선미
근디 전주에서 대학은 마치고 올라가지 그맀어?
나도 너처럼 국문과 가보는 게 꿈이었는디.
- 18 -
학수
나 중퇴한 것도 알어?
선미
동네 좁잖여...
학수
근디... 혹시...
나한테 전화한 게 너 아니냐?
선미
그렇게 되았어~
구복
어? 그림 좋다야.
병원으로 들어오다 학수와 선미를 보는 구복, 석기, 상렬.
석기
써글놈 언제 내려왔댜?
학수
...
상렬
아버지 쓰러졌다고 내려오긴 했구먼.
석기
선미 오랜만이여~
옛날 생각 나는구만~
선미
뭔 옛날 생각?
인자부터 느그들 옛날 얘기 씨브려볼까?
석기
아녀,아녀~
손사래 치는 구복, 석기, 상렬.
17. 병실 / 저녁
병실로 들어오는 학수와 친구들.
구복
무탈하시지라~
아버지가 오른손으로 죽 떠먹다가 얼른 수저 놓는다.
그만 벙 찌는 학수. 이때 의사가 회진을 들어온다.
의사
밥 잡숴도 된당게 왜 죽을 잡숴?
- 19 -
(학수 보며) 아들?
학수
...?
의사
봤지요? 아드님도 너무 걱정허들 말어요.
학수
뇌경색 아닙니까?
의사
맞는디, 경미허니께 치료 좀 받으면 돼.
상렬
아따~ 다행이시네잉.
학수
그럼 보호자가 올 필요도 없었네요?
의사
그건 집안 문제니께 알아서들 허시고,
기가 막히고 말문이 막히는 학수.
의사
(선미부에게) 어르신은 좀 어떻신가요?
선미부
빨리 죽고만 잡어...
석기
으메~ 선미 아버지도 계셨어요?
선미부
이것들이 꼭 한 템포씩 늦어야~
천정 보고 한숨 쉬는 학수.
아버지
왜?
학수
내 보다보다 아버지 같은 진상은 첨 보요.
이럴라믄 새끼라도 많이 까놓지
어찌서 한 개만 달랑 까놨소.
이때 누군가가 학수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학수
뭐야?!
보면 아버지 후배 중식이다.
- 20 -
중식
에여 후랴덜놈아! 아우 이걸 확!
(당수로 목 치는 시늉, 손가락 두개로 눈 찌르는 시늉)
학수
아저씬 아직도 그 나이에 아버지 꼬붕하고 있어요?
중식
이자식이 꼬붕이라니 같이 늙어가는 파트너여 파트너.
파트너쉽 몰러?
학수
별것도 아닌 거 갖고 뭐더게 불렀소?
아버지
애비가 아프다고 바로 달려오고.
너도 사람이 좀 이상히졌다이?
학수
죽으믄 송장 치워줄 사람이 나배끼 없는디?
그럼 안와 봐?
중식
야가 싸가지는 없어도 경우는 있었네이?
급히 가방 챙기는 학수.
학수
너, 인제 울 아버지 죽기 전엔 나한테 전화하지 마.
선미
...
나가는 학수.
학수를 따라 나가는 선미.
중식
저런 후랴덜놈이 아버지한티 인사도 안허고 가버리네?
아버지
내비둬. 우리 사이에 인사 같은 거
아조 닭살시런 일이여.
(팔뚝을 중식에게 보이며) 봐아~ 벌써 확 올라왔쟎여.
상렬
아따~ 싸가지를 서울에다 두고 왔나봐요.
18. 병원 복도 / 저녁
나가는 학수를 붙잡는 선미
선미
- 21 -
학수야.
학수
...
물끄러미 선미를 바라보다 나가는 학수.
19. 병실 / 저녁
아버지
(씁쓸히 웃다가 아랫배 잡고) 아이고 배야...
상렬
아이고, 아버님 괜찮으셔요?
아버지
암껏도 아녀. 얼굴 보니 맴이 좀 편하네.
좀 누워야 쓰겄다.
중식
야! 베개, 베개.
아버지를 눕히는 중식과 친구들.
땀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아버지.
병실로 들어오는 선미.
아버지
고맙다, 선미야.
선미
뭐가요?
아버지
니 덕분에 자식 얼굴 한번 봤잖여.
20. 병원 복도 - 편의점 / 밤
랩(쳇바퀴)을 읊조리며 병원을 빠져나오는 학수.
학수
(랩) 멀리 온 거 같은데 항상 제 자리
뒤 돌아보지 않기 나와의 약속
뒤에서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는 현실
그저 시간이 좀 흐른 것뿐
계절이 몇 번 오간 것뿐
그저 시간이 좀 흐른 것뿐
- 22 -
계절이 몇 번 오간 것뿐
난 아직도 초라한 나그네
그래, 둔해 빠진 덕분에
꿈의 품에서 또 눈 뜨네
뜨내기들의 삶 몇 분의 틈에
노래가 되어 껴드네
자꾸 내 꿈에 누군간 화를 푸네
돈키호테2 (Feat. 바버렛츠)
피타입
현관 앞에 멈춰 서서 하늘을 보는 학수.
학수의 시선에서 보이는 하늘의 초승달에서 틸다운.
21. 병원 앞 편의점 밖 / 밤
캔 맥주 마시는 학수와 친구들.
학수를 유심히 쳐다보며 용의자 몽타주를 보는 편의점 알바.
석기
야 너 오자마자 가면 어떡해?
니 아버지 언제 돌아가실지도 모르는데.
학수
저 인간을 믿어?
상렬
야 임마! 사람이 죽고 사는 게 믿고 안 믿고가 어딨어?
학수
멀쩡하잖아!
구복
마! 니 아버지 몰라? 평생 허세. 가오.
곧 죽어도 고! 하는 냥반이잖여.
자식새끼한테 약한 모습 보이기 싫은
애비 마음도 이해해줘야지.
캔 맥주 들이키는 학수.
구복
학수야, 랩인가 뭔가 그거 해서 먹고는 사냐?
이참에 서울서 종살이 그만하고 내려와.
석기
그려. 구복이 새우 양식장 대박 났어.
와서 좀 거들면서 아버지 병간호 좀 허고.
- 23 -
벌떡 일어나는 학수.
학수
야 니들도 신경 꺼. 그런 대우 받을 인간이 아냐.
나 간다.
갑자기 등장한 경찰차가 테이블을 가로막고 선다.
경찰2
(수배지 보며)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경찰1
(내리며)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시방 뭔 상황인줄 알겄지요?
학수
뭐다요?
빤히 경찰을 쳐다보는 학수와 친구들.
경찰
손 좀 주쇼.
학수
손은 왜?
경찰
줘보쇼, 줘보쇼.
손 내밀자 잽싸게 수갑을 채우는 경찰.
상렬
뭐여?
경찰1
부안 농협 보이스피싱 용의자로 체포헙니다잉.
학수 모자챙을 내리는 경찰.
경찰2
(수배지 건네며) 여기 보쇼. 맞죠?
구복
어! 학수 너 아니냐?
석기 너도 봐봐
석기
(학수 보며) 야이새꺄~ 너 부안 언제 왔었냐?
학수
아이씨~ 이노무 동네 진짜 가지가지 한다.
- 24 -
22. 부안 지구대 / 밤
‘부안농협 보이스피싱 용의자 몽타주’ 글자 아래 그려진 얼굴이 학수랑 비슷하다.
몽타주 사진과 학수 얼굴을 번갈아 보는 소장.
수갑 찬 학수는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소장
(방향 틀며) 이렇게 보믄 딱이고, 저렇게 보믄 아닌디.
내 눈엔 자꾸 이렇게만 뵈네?
상렬
(답답) 아니라니까요. 얘 TV에도 나왔어요.
뭔 머니냐?
구복
숏머니?
학수
쇼미더머니.
경찰1
니들이 똑같다고 해서 잡아온 거 아녀.
상렬
모자 쓰면 비슷한 거지.
(모자 쓰며) 봐봐요.
석기
술도 마셨고 어둡고 잘 분간이 안 갔으요.
비슷하긴 했지만...
소장
직업이 뭔디?
학수
래퍼요.
소장
뭘 퍼?
짜증나는 학수. 이때 누군가가 들어선다.
원준
범인이 잡혔다고?
소장
잉 어서와.
원준
(학수 얼굴 보더니) 음마? 이게 누구여?
학수
어?
- 25 -
학수 인상 확 구겨지며 암전....
23. 부안고등학교 - 회상 / 낮
교문
교문에 제28회 전북대학교 주최 도내 백일장 장원 김학수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보는 원준.
2-2 교실
노트에 가사를 쓰고 있는 학수.
담임선생과 원준이 들어온다.
아이들은 후다닥 자리를 찾고 학수는 노트를 덮는다.
담임
자 모다들 주목! 이 냥반은 교생 선생님인디,
우리학교 출신이여.
김학수, 너는 특히 반가울 것이여.
문예반 선배님잉게.
쟈가 요번에 장원 먹은 아여.
학수는 목례하고 원준은 안경 추켜올리며 유심히 본다.
cut to. 수업시간
랩 가사 쓰기에 몰두해 있는 학수 곁을 지나가다 슬쩍 훔쳐보는 원준.
cut to. 운동장
창밖으로 체육 수업 중인 학수네 반.
슬그머니 교실 문 열고 들어서는 원준.
학수의 가방 뒤져 노트를 꺼내 읽는다.
원준
이 새끼 장난 아니네? 어린놈이 어떻게 이런 시를 썼지?
제목 폐항.
‘내 고향은 폐항.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줄 건 노을 밖에 없네.’
원준
이 새끼 천잰가? 하아 참새 좃만한 새끼.
파리 좃만한 새끼...
잠시 갈등하다 노트 들고 사라지는 원준.
cut to. 교실
다급히 가방 뒤지는 학수.
노트가 없자 상렬의 가방도 뒤져보고 석기, 구복의 가방도 뒤져본다.
- 26 -
석기
뭐여 새끼야? 넘의 가방을 왜 뒤져?
학수
어떤 씨벌놈인지 몰라도 잽히믄 죽여 버릴 것이여!
상렬
대체 뭐 땜시 그러냐?
학수
누가 내 노트를 훔쳐 갔단 말여! 노트를!
구복
니미씨벌! 난 또 돈 잃어버렸다고....
24. 당구장 - 회상 / 낮
TV 속 다이나믹 듀오 <고백> 뮤직비디오에 빠져 있는 학수.
신문지를 깔고 자장면을 먹고 있는 상렬, 구복, 군복 입은 이등병 석기.
카운터에서 신문 보던 중식.
중식
야야.. 니네 학교 선생이 신문에 나왔다
이거 봐봐.
상렬
음마, 이 뱀장어 새끼 시인 되버렸시야.
석기
어떤 새끼가?
상렬
고2 때 국어교생 최원준. 신춘문예 당선 되버렸시야.
학수 다가와 신문을 보면 전북일보 신춘문예란 시 당선작 옆에 원준의 웃는 얼굴이 실려 있다.
시 제목은 ‘폐항’이고 뒤는 늘렸지만 앞의 두 줄은 학수의 랩 가사 그대로다.
학수
이 새끼가 훔쳐 간 거야!
어리둥절하고 황당한 표정의 학수.
25. 부안 지구대 / 밤
원준
이게 얼마 만이여? 하하하!
학수에게 다가와 뜨겁게 포옹하는 원준.
- 27 -
학수
(어이없어 웃음이 나온다)
수갑 찬 학수, 손목이 아픈지 인상을 찌푸리며 살짝 물러난다.
원준
(떨어져서) 래퍼 됐단 소린 들었어.
암, 시인은 자유로운 영혼잉께 뭐든 될 수 있지.
학수
그래서 선배님은 경찰이 됐어요?
원준
으응 난 경찰이 아니고 기자여.
전북일보 부안군 주재기자.
(경찰에게) 근디 야가 범인이라고?
소장
(몽타주 보여주며) 봐. 똑 같잖여.
원준
(몽타주 보며) 야! 이순경. 니 잠깐 이리 와봐
쭈뼛거리며 다가오는 경찰.
경찰 모자 벗기고 학수의 모자를 씌우는 원준.
원준
봐봐. 야도 수갑 채워야겠네.
야도 똑같구먼.
소장
그래도 야는 신고 받은 용의잔디.
유치장엔 넣어야지.
원준
야는 그럴 위인도 못되어~
물증이 없으믄 영장도 안 떨어질 텐디.
소장
그건 그런디...
어찌케 혀야쓰가잉...
원준
뭘 어찌케 혀? 법대로 히야지.
무죄추정의 원칙 몰라? 써부까? 인권유린.
요새 기사거리가 없어서 거시기 헌디.
소장
최기자가 책임지는겨?
원준
야가 고등학교 때 내 제자여. 부안고.
소장
- 28 -
헐 수 없네.
(학수에게) 일단 풀어주는디 부르믄 언지든지 와야혀이?
혐의 벗을 때까지는 암디도 못가이?
학수
예? 아무데도 못 가다니요?
소장
그 짝은 용의자라고.
우리 허락 없이 부안땅 벗어나버리믄 난리나버링게
그렇게 알어이? (수갑 풀어준다)
학수
(갑갑) 아~~ 고향이라고 해준 거 좃도 없음서
이 씨벌노무 동네가 또 발목을 잡네.
26. 부안 지구대 현관 / 밤
원준과 나오는 학수. 그리고 친구들.
원준
내가 이 동네서는 좀 통혀. 지역사회자녀.
학수
(시큰둥)
원준
오랜만인디 회 한사라에 술 한 잔 찌끄러야지?
느그들도 좋제?
석기
저희야 좋죠.
수갑 푼 자신의 손목을 잡아 주무르는 학수
학수
다음에요.
원준
그려? (명함 주며) 컨디션 정리되면 연락혀.
원준 차 타고 가버리면,
상렬
그래도 선배라고 개똥도 쓸데가 있구먼.
학수
(혼잣말) 도둑놈의 새끼....
원준 차 뒤로 명함을 튕겨버리는 학수.
- 29 -
석기
너 병원으로 갈텨?
학수
안 가.
뒤돌아가는 학수.
상렬
너 서울도 못 가는디 어디 가냐? 델다 줄게.
27. 아버지 집 / 밤
집으로 가는 길.
학수
(랩) 허무함속에 보내는 매일의 삶속에
그 속에 세상에 지친 나의 고독한 영혼에
가로막힌 앞날에 이곳 서울이라는 무대 위에
인생이란 긴 공연을 펼치네
아침에 눈을 뜨면 모든 게 그대로
생각대로 되지도 않는 내 삶은 이대로
모든 게 fake 내게 남은 단 하나의 mic
또다시 반복되는 생존을 위한 fight
서울 Blues (Feat. 서영은)
CB Mass
낡고 허름한 집, 열려있는 대문으로 들어가는 학수.
우편함에 붙여있는 단전 통지서.
마루로 올라서자 학수가 학창시절에 받은 각종 상장과
플래카드 앞에서 엄마와 같이 찍은 학수의 사진.
널부러진 화투짝과 엎어진 냄비 옆에 라면이 그대로 말라 엉켜있다.
상에는 김치와 젓갈 반찬이 단촐하게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 냄비를 발로 차버리는 학수.
방 안 어둠 속에서 중식이 화들짝 놀라 튀어나온다.
중식
누구야?
학수
(허걱) 누구야?
중식
학수냐? 니 서울 안 갔냐?
- 30 -
학수
여기서 뭐해요?
중식
잉~ 니 아버지 속옷이랑 양말 좀 챙겨갈라고.
학수
파트너는 개뿔 꼬붕 맞구만.
중식
야이 자식아. 니 애미 죽고 자식 새끼 도망가고
나라도 챙겨야지.
이거 니가 갖다드려 자식아.
집을 나가는 중식.
앞에 놓인 낡은 가방을 물끄러미 보는 학수.
28. 지구대 / 밤
몽타주를 보고 전화 끊는 중식.
중식
야~ 학수랑 똑같긴 하네.
범인 잡힐 때 까지 서울 못 올라가는 거 맞지?
소장
우리가 수사하나? 서에서 하는 거지.
지구대는 몽타주나 쳐다보고 있는 거지.
중식
진범 잡힐 때까지는 부안 땅 못 뜨게 해야혀.
자리를 뜨는 중식.
소장
갸한테 돈 받을꺼 있어?
중식
갸가 빚진게 많지.
29. 병원 휴게실 / 밤
원고지에 글을 쓰다 병원으로 들어서는 학수를 발견하는 선미.
선미
너 서울 안 갔냐?
학수
그렇게 되았으.
- 31 -
계단 올라가다 글 쓰는 선미를 보는 학수.
학수
뭘 쓰냐?
선미
소설.
학수
먼 얘긴데?
선미
소재는 고향, 주제는 뭐랄까....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완성되어진다...
이렇게 말허믄 될랑가?
내게 첫사랑은 노을 같은 것이고...
학수
노을이 첫사랑이야?
선미
내가 노을마니아거든.
학수
노을 마니아?
선미
응. 내가 제일 좋아허는 시도 그거여.
너도 알지?
내 고향은 폐항,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줄 건 노을 밖에 없네.
학수
...?!
선미
언지 나랑... 노을 보러 같이 안 갈려?
학수
그 시 쓴 놈이랑 가라.
선미
...
병실로 들어가는 학수를 바라보는 선미.
30. 병실 / 밤
링거 꽂은 손으로 착착착 화투를 섞는 아버지 앞에 천원짜리 지폐가 수북이 쌓여있다.
상렬
아버지, 운동은 솔찬히 되겄소잉.
아버지
스피드가 예전만 못히여. 탁탁탁 되야는디.
- 32 -
선미부
하~ 나가 저기 껴야 하는디.
학수가 들어오자 놀라는 아버지.
아버지
어?
상렬
너 병원 올꺼면 같이 오면 되지 . 어디 갔다 오는겨?
학수
니들 시방 머하는 짓이냐?
아버지
나가 불렀어.
구복
물리치료보다 이것이 훨 낫제.
아버지
그럼. 유치장 보다는 병원 침대가 낫지.
학수
(속옷 가방 내밀며) 중식이 삼촌이 갖다 주랍디다.
아버지
잉. 근디 너 범인 아닌 거 맞지?
보호자 침대에 벌렁 드러눕는 학수.
석기
아따 패 좀 언능 언능 돌리쇼.
돈 잃고 속 존 놈 봤소?
오늘 해뜨기 전엔 아무도 못가이.
시끌벅적한 병실 분위기에 짜증난 얼굴로 잠을 청하는 학수.
31. 병실 / 아침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나오는 학수.
친구들 다 가고 아버지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잠들어 있는 선미부.
보조 침대에 걸터앉아 연필을 깎고 있는 선미.
선미를 힐끔 보는 학수.
학수
야! 노트북이라도 하나 사지 아직도 손으로 쓰냐?
볼펜도 아니고 연필로?
선미
노트북도 있고 컴퓨터도 있는디
- 33 -
나는 이렇게 써야 글을 쓰는 것 같히여.
학수
너 아직도 문학소녀구나.
책 한권을 가져와 학수에게 건네는 선미.
선미
나 인자 문학소녀 아녀.
학수, 받아서 책 표지 보면 <노을마니아>이고 작가 이름은 정선미다.
표지 넘기면 선미의 사진이 실려 있다.
이때 병실 문 열리고 한 여자(미경)이 과일 바구니 들고 들어온다.
대단한 미모에 도시여자 못지않게 세련된 패션이다.
미경
선미야.
선미
어? 왔어? 바쁜디 뭐더게 와?
미경
당연히 와봐야지. 늦게 와서 미안해.
(선미부를 보고) 아버님은 좀 어떠시니?
(완벽한 서울말이다)
선미
좋아지고 계셔.
미경을 보는 학수.
32. 채석강 MT - 회상 / 낮
20여명의 남녀 학생과 선생 두 명이 둘러 앉아 있다.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학수를 보는 미경.
학수
I believe 그댄 곁에 없지만
이대로 이별은 아니겠죠
I believe 나에게 오는 길은
조금 멀리 돌아올 뿐이겠죠
미경의 눈을 맞추며 열창하는 학수.
학수의 노래에 선망의 눈빛으로 적극적으로 따라 부르는 선미.
기타 코드를 바꿔 MC 스나이퍼의 'BK LOVE'를 부르는 학수.
학수
나의 마음 알고 있었니
- 34 -
정말로 너만을 생각하며 지냈던 날들
하지만 너에 대한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나는 더욱더 힘들어해야만 했어
학수의 랩에 적극적으로 따라 부르는 미경.
학수 / 미경
불안에 떨어야만 했어 이제는 내 자신이 지쳐있어
너를 볼 자신이 없어
그래 비겁하게 너에게 등을 보이고...
33. 버스정류장 - 회상 / 낮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다가오는 버스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학수와 친구들.
버스 정차하자 서둘러 버스에 오르는 학수와 친구들.
맨 뒷자리 미경에게 무릎 꿇고 장미꽃을 내미는 학수.
학수
미경아! 사랑해!
주머니에서 폭죽을 꺼내 터트리는 구복.
휘슬을 울리는 석기.
반짝이를 날리는 상렬.
학수를 보고 씨익 웃는 미경.
간절한 학수의 표정.
출발하려는 버스의 문 닫히는 소리.
미경
아저씨! 잠깐만요.
후다닥 내리는 미경.
무릎 꿇은 채 얼어붙어 있는 학수와 친구들.
떠나는 버스 뒤창으로 미경을 바라보는 학수.
할머니
그 꽃 임자 없지? 나 줄텨?
34. 병실 / 낮
학수
미경이 오랜만이다.
미경
(돌아보고) 어? 학수?
- 35 -
선미
옘병헐놈 미경이는 한눈에 알어보네.
미경
디게 오랜만이다아... (웃으며 본다)
학수
(웃는다)
미경
너도 문병 왔어?
학수
아니 나도 아버지가 좀...
병실로 쓱 들어오는 아버지.
치킨 들고 뒤따르는 중식.
아버지
내가 뭐? 왜?
학수
...
중식
이 샥시는 누구여?
입이 하나 늘었네? 그라면 치킨이 모자른디.
미경
아~ 학수 아버님? 학수 동창 미경입니다.
학수
(무시하며) 근데 부안에 있었어?
전주에 있는 줄 알았는데.
미경
응. 전주에 있다 여기 와서
피아노 학원 연지 얼마 안 돼.
중식
피아노 선생님이여?
아버지
니 친구들은 공무원에 피아노학원 선생에...
미경이라고 혔나? 야하고 가까이 지내지 말어.
기분 상하는 학수.
학수
말 섞지 마쇼잉.
중식
어쭈? 이거시 샥시들 앞에서 가오를 잡어?
아버지
여자는 남잘 잘 만나야 혀~
- 36 -
학수
뭐라? 그거슨 아버지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제.
선미
(안되겠는지) 미경아. 내가 시방 쓸 것이 많어 갖고
골이 뽀개질라 그려.
우리 글 쓰는 사람들이 좀 예민허잖여.
마침 또 생리도 시작 (얼른 입 막는다)
자고 있던 선미부가 실눈을 뜨고 있다.
미경
그래 알았어. 학수야 나중에 봐. (눈웃음 던지며 나간다)
학수
뭘 나중에 봐? 지금 봐!
미경을 따라 나가는 학수.
선미
저 잡것들.
아버지
(멋쩍은 듯) 아.. 내가 분위기를 잘못 탔나벼.
중식
어? 입이 하나 늘었다가 줄었네.
실눈을 감는 선미부.
35. 학원 안 / 낮
아이 하나가 바이엘 치고
테이블에 앉아 학수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는 미경.
학수
뭘 그렇게 봐?
미경
신기해서.
학수
뭐가?
미경
어떻게 래퍼가 될 생각을 했을까?
학수
이놈의 촌구석에서 멀리 가고 싶었던 거지... 나는...
미경
너도 고향을 지우고 싶었구나?
- 37 -
학수
...
이때 문 열리고 원준이 들어온다.
원준
니가 웬일이여?
학수
선배님은 웬 일이세요?
미경
...
원준
고등학교 때 둘이 썸탈뻔 힜다며?
미경
학수가 날 좋아했죠.
원준
근디 어쩐다냐? 시방은 이렇게 되야버맀는디.
미경 어깨에 팔 두르고 학수를 얄밉게 보는 원준.
원준
프로포즈는 버스에서 하는 거 아니다.
학수
(정색하며) 미경아 우리 격포로 드라이브 갈까.
미경
드라이브?
학수
동창끼린데 그래도 되죠?
원준
어? 어... 나 그렇게 쪼잔헌 놈 아녀.
(웃으며 속으로는) 하 참새 좃만헌 새끼.
파리 좃만헌 새끼....
36. 해변도로 / 낮
시원스레 달리는 골프.
미경
나 원준 선배랑 아무 사이 아냐.
학수
안 궁금한데?
신호에 걸려 정차하는 골프.
- 38 -
옆 차선에 서는 석기의 렉카.
석기
야! 너 어디 가냐?
상렬
옆에 누구여?
미경
어~ 오랜만이야.
학수
너넨 어디 가냐?
석기
우리? 당구 치러.
신호 바뀌자 먼저 출발하는 학수의 골프.
그 뒤를 따르는 석기의 렉카.
구복
미경이 쟈 장난 아닌디.
렉카 무전기로 들리는 사고 소식.
석기
당구장 취소!
불법 유턴하는 석기의 렉카.
오디오를 켜는 학수.
흘러나오는 매드 클라운의 노래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마치 영화처럼 가 영화처럼 가
그래 영화처럼 가 영화처럼 나
아름답게 널 떠나줄게
I walk away 니까짓 게 뭐란 듯
미경
매드 클라운 좋아해?
학수
맷씨 형은 딜리버리가 죽이지.
미경
난 매드 클라운보다 비와이가 좋더라.
학수
오~
시원하게 달리는 골프 위로 힙합 비트가 터진다.
- 39 -
사랑은 개~
물리지 않게~
그걸 저기 묶어놔 묶어놔 묶어놔~
날 미워해도 돼~
사랑은 개~
물리지 않게~
그걸 저기 묶어놔 묶어놔 묶어놔~
날 미워해도 돼~
37. 채석강 횟집 / 밤
얘기에 빠져 있는 미경과 학수.
미경
너 작년에 TV 나온 거 봤어. 랩 멋있더라?
학수
아~ 작년엔 편집됐고 재작년 꺼 아냐?
그때 라임은 좋았는데.. 비트를 잘못 골랐어.
미경
난 느낌 좋던데..
학수
니가 랩을 좀 아는구나.
잘하면 나 올해 앨범도 나와.
미경
그래?
학수
곡 몇 개 써 놨는데.. 어디서 낼까 고민 중이야.
미경
와~ 대단하다.
잔 부딪치고 다시 예사롭지 않은 눈빛으로 학수를 바라보는 미경.
이때 학수의 핸드폰이 울린다.
학수
여보세요?
소장(V.O)
부안 서림지구댄디. 용의자 소재파악 좀 허야되서
시방 어딘가?
학수
격포요.
소장(V.O)
격포 어디? 정확허니 말히야지.
학수
- 40 -
채석강횟집이요. 전화번호 알려줘요?
38. 부안 서림 지구대 / 밤
전화 통화하는 소장
소장
채석강 횟집? 확실하지잉~?
소장을 보고 있는 원준.
39. 전주 나이트클럽 앞 / 부안 서림 지구대 앞 / 밤
크라이슬러 300C 은색 차 앞에서 핸드폰 받는 사내(용대).
주변에 건달들이 각 잡고 있다.
용대
나도 거그 알어요.
원준
동생이 직접 가는가?
짜잔헌 일인디 밑에 아들 시키지.
용대
형님 일인디 직접 봐드리야지요.
마침 나도 회 한사라 생각나던 참이고요.
원준
그려 고맙네. 나 다음에 도의원 나오는 거 알지?
용대
알다마다요. 그거시 아니라도 우리가 어떤 관곕니까요.
완전 한미동맹 아닙니까요.
원준
아먼 아먼. 이러니 내가 어찌께 동생을
안 좋아헐 수가 있겄능가.
용대
일을 어디까지 봐드리믄 좋겄능가요?
원준
가시네는 이쁘게 데려오고
머시매는 동생이 알어서 히버리소.
잉 그려. 욕 봐이~
40. 횟집 안 / 밤
약간 취한 듯 흔들리는 미경.
- 41 -
미경
너~ 그때 존나 멋있었다.
학수
언제?
미경
기억 안 나? 장미꽃?
학수
에이~ 그땐 고삐리였잖아.
미경
나 좀 쉬고 싶어. 살짝 졸립기도 하고.
미경을 빤히 쳐다보는 학수.
미경
왜 그렇게 봐?
학수
아냐 아냐. 그래 좀 쉬자.
근데 어디서 쉬지?
미경
그냥 차 안에서 쉬지 뭐.
학수
응. 그러지 뭐.
41. 횟집 밖 / 밤
학수 팔에 의지해 차로 향하는 미경.
근처 차 안에서 지켜보다 깜짝 놀라는 용대.
용대
음마? 자가 누구여?
사는 것이 겁나게 재밌고만이...
골프에 타는 미경과 학수.
42. 병실 / 밤
배 움켜지고 고통스러워하는 아버지.
선미
아저씨 괜찮으세요?
벨을 누르는 선미.
뛰어 들어오는 간호사.
- 42 -
주사를 놓자 진정하는 아버지.
선미
학수한테 빨리 말을 히야 헌당게요.
언지 어떻게 될지 몰라요.
선미부
말 히서 뭣히여. 송장은 치워 주겄지...
아버지
(돌아누우며) 나는 학수한테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는 놈이 아녀.
선미
야는 이 밤에 어딜 쏘다니는겨. 이 썩을 놈으 새끼.
아버지를 안쓰럽게 쳐다보는 선미.
43. 채석강 횟집 주차장 / 밤
창 열고 바람 맞으며
학수
아 시원하다.
미경
학수야. 우리 태워버리자.
학수
뭘 태워?
미경
이 지긋지긋한 고향의 냄새를 태워버리자고.
미경 훅 올라오는 느낌을 참지 못하고 학수를 끌어안는다.
학수
진짜 태우는 거야?
미경
태워서 지워버리자고!!!
용대의 차 하이빔이 확 켜진다.
깜짝 놀라 얼굴 가리는 학수와 미경.
계속 비춰대자 열 받아 차에서 내리는 학수.
용대와 험악한 동생들이 내린다.
학수
누, 누구세요?
용대
아야, 나 모르겄냐?
- 43 -
학수
누구...?
허걱! 하는 학수 얼굴에서 암전....
44. 초등학교 시절 - 회상 / 낮
가게
졸고 있는 주인의 눈치를 보다 주머니에 줄줄이 쫀드기를 넣는 어린 용대.
밖에서 어린 용대를 기다리다 빨리 나오라고 손짓하는 어린 학수와 친구들.
어린 용대가 슬그머니 나오자 주머니에 넣었던 줄줄이 쫀드기가 딸려 나오면서
자판대가 우르르 쏟아진다.
놀라서 잠이 깬 가게 주인.
가게주인
야이 시끼들아!
어린 용대를 남겨두고 줄행랑치는 어린 학수와 친구들.
염전
책가방 앞뒤로 메고 줄에 매어진 나무 넉가래에 앉은 어린 학수를 끌며
염전을 달리는 어린 용대.
어린 학수
더 빨리! 빨리빨리!
방파제
테트라포드 사이로 줄에 몸이 묶여 내려진 어린 용대.
어린 학수
야! 있어? 10마리 잡을 때까지 안 올려준다.
게를 잡는 어린 용대.
중식이 모는 각 그랜져를 타고 학수를 만나러 온 아버지.
아버지
학수야!
아버지의 부름에 깜짝 놀라 어린 용대가 묶인 줄을 놓치는 어린 학수.
아버지의 등장에 얼어버린 친구들.
아버지
이리 와봐!
- 44 -
주눅 든 표정으로 쭈뼛거리며 아버지에게 다가가는 어린 학수.
아버지
아버지가 당분간 집에 안 들어갈 거야.
어린 학수
예..
아버지
엄마 갖다 줘.
돈 봉투를 건네받는 학수.
중식
학수 너 배달 사고 내면 안 되야!
그거 엄마 병원비다.
떠나는 각 그랜져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학수.
뻘밭
양식장 기둥에 묶어놓고 어린 용대 얼굴에 개불로 물총 쏘는 어린 학수.
어린 용대가 반항하자 산낙지를 얼굴에 붙여놓고 도망가는 어린 학수.
45. 바닷가 / 밤
학수를 보고 비죽 웃는 용대.
미경도 차안에서 용대를 보고 내린다.
미경
너 용대 맞지?
원뚝거리 수문통 살다가 육학년 때 전학 간 김용대.
용대
미경이 너는 옛날에도 겁나게 이쁘도만
시방도 겁나게 이쁘다이?
미경을 훑는 용대.
미경
너도 멋있어졌네.
옛날엔 쪼그맸는데 키도 엄청 컸구.
근데 여긴 웬일이야?
용대
전주서 회 한사라 허러 왔는디,
- 45 -
지나다가 심심히서 장난 좀 혀봤어.
인사들 히여. 야는 내 붕알친구,
야들은 전주 동상들인디 월드컵 식구들이여.
학수
워, 월드컵?
동생들
들어는 봤는게비요? 앞으로 잘 부탁 드리겄습니다.
학수
아 예.... (불안하다)
용대
거시기 미경아. 나 오늘 학수허고
뜨거운 술 한잔 하면서 깊은 얘기를
헐 것이 있는디 먼저 들어가믄 안되겄냐?
나허고는 나중에 밥 한상 허기로 허고.
미경
왜 그래? 오랜만에 봤는데 같이 놀자.
노래방 갈까?
용대
누가 언니 조께 모셔다 디렸으믄 좋겄는디?
동생
지가 모시것습니다 형님.
(차 문 열어주며) 오르시지라우.
미경
(차에 오르며) 알았어. 학수야 또 봐.
떠나는 차 보다가 용대가 와서 어깨동무하자 뜨끔 하는 학수.
용대
사는 것이 솔찬히 흥미진진하구마이?
학수는 불안감에 어쩔 줄을 모르고....
46. 격포 룸주점 입술 / 밤
반짝이는 핑크빛 네온불빛‘입술’
테이블에 세팅되어 있는 윈저와 맥주.
안으로 들어가 보면 만취한 용대가 학수 옆에 딱 붙어 앉아 머리를 쓰다듬는다.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편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학수.
학수
진짜 미안하다. 그때는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용대
지나간 얘기는 고만 허고 술이나 마시자.
- 46 -
학수 잔에 술을 따르는 용대.
학수
(술잔 받으며) 내가 살면서 니 생각만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후회하고 반성하고 그랬다.
용대
씨벌놈이 또 생각나게 만드네?
양주잔을 맥주잔에다 풍덩 빠뜨려 원샷하는 용대.
용대
아그야! 여기 산낙지 쌩짜로 한 마리 가져와라.
근디 내가 너한티 많이 맞고 컸어이?
책가방도 들어주고 돈도 갖다 바치고 이?
(뒤통수를 툭툭 친다)
학수
그려 그려, 살살 좀 때려.
용대
미안허다. 나도 모르게 손에 감정이 실려 버맀는게비다.
(다시 한 대 팍 때린다)
산낙지를 가져온 동생.
동생
형님, 여깄습니다.
학수
나 회 많이 먹었어.
다시 폭탄주를 원샷하는 용대.
갑자기 맥주잔 안 양주잔을 이빨로 아작 씹는 용대.
학수는 질겁한다.
학수
왜 이래 왜 이래!
용대
(피 묻은 입술로 씨익 웃으며) 니 생각 나믄 가끔 이렸어.
학수의 얼굴에 산낙지를 팍! 붙이는 용대.
산낙지를 잡아 뜯는 학수.
용대
먹어. 니 맥일라고 사온겨.
- 47 -
산낙지를 붙잡고 먹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는 학수.
용대
인자 니 얼굴 보니께 잊어번질 수 있겄다.
자 마시자. 건배.
학수
그려. 그려.
47. 격포 룸주점 입술 밖 / 밤
용대
글믄 또 보자 이? (차에 오른다)
학수
그래 그래. 잘가.
차 떠나자 안도의 한숨 내쉬는 학수.
그런데 차가 조금 가다가 멈추더니 후진해온다.
다시 바짝 긴장하는 학수. 창문 열고
용대
좀 연락 좀 허고 살어~ (핸드폰 주며) 번호 찍어.
학수
그래 그래 알었어. (찍어서 준다)
용대
(받고) 나 간다이?
(섬뜩하게) 글고 너 미경이 손대지마라 잉.
멀어지는 용대의 차를 째려보면서 표정이 바뀌는 학수.
학수
아우 씨발, 저 하찮은 새끼.
48. 병원 등나무 벤치 / 밤
술 취해 비틀대며 걸어 들어오는 학수.
등나무벤치에서 소주를 마시는 중식과 아버지.
아버지
밖에서 자고 오지 뭐더게 왔냐.
학수
(똥 씹은 표정으로) 보호자가 환자를 지켜야지
아버지
- 48 -
음마, 너 밖에서 먼일 있었냐?
학수
신경 끄쇼.
중식
야야, 자식 일에 신경 끊는 부모 봤냐?
학수
언제 신경 쓴 적 있소?
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하고 평화롭던 때가
언제였는지 아쇼?
아버지
언제여?
학수
초등학교 오학년 때, 아버지가 사람 패고 감옥 갔을 때.
아버지 없으니까 집안에 금방 웃음꽃이 활짝 피더라고.
나랑 엄마한테는 그때가 인생의 유일한 봄날이었으...
아버지
...
학수
왕년에 줄포 선창가서 주먹 김두창씨 허믄
부안만이 아니고 정읍, 영광, 목포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믄서.
중식
1절만 해라이.
학수
주먹질로 치료비 대기도 바쁜디
노름까지 미쳐서 물려받은 전답 다 팔아먹고,
허구헌 날 돈 내 놓라고 패고, 잃었다고 패고,
엄니 고생 말도 못햇지라.
아버지
고만 해라이.
학수
그런 엄니가 어린 날 붙잡고 통곡하면서
뭐라 했는지 알아?
스무 살만 넘으면 니 애비 곁을 뜨라 그럽디다.
젊은 나이에 암까지 걸려 죽으면서...
아버지
(내리칠 듯이 빈 술병을 들며) 고만 안 해!?
발끈하며 소주병 들고 일어나는 아버지.
학수
술 모자라요? 더 사올까?
격포 갔었는데 산낙지라도 한사라 쓸어올 걸
- 49 -
그랬네 씨벌.
중식
머 씨벌?
학수의 뺨을 때리는 중식.
중식
이런 후랴덜놈이 아픈 애비가 술을 먹는디
말릴 생각은 안 허고!
학수
그라제. 쳐. 쳐. 쳐야 김두창이제.
아버지
에이~~~!
소주병으로 자신의 머리를 퍽! 내려치는 아버지.
병실 창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선미.
49. 병원 휴게실 / 낮
자고 있는 학수를 발로 툭툭 차며 깨우는 선미.
잠 깨며 덮고 있던 이불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학수.
한심한 눈으로 학수를 보는 선미.
학수
왜?
선미
어젯밤에 니 아버지 패지 그랬냐.
학수
뭐?
선미
속병 참음 큰 병 되는겨~
학수
니가 뭘 안다고?
선미
넌 아냐?
학수
...
선미
니가 랩으로 씨부리는게 다 니 맘 같지?
학수
에이씨...
선미
미경인 만났냐?
- 50 -
어떻디? 오랜만에 보니.
학수
기억나는 건 산낙지 밖에 없어.
선미
둘이 산낙지 먹었어?
학수
에이씨~
밖으로 나가는 학수
50. 등나무벤치 / 낮
아버지 이마에 반창고가 붙어있다.
아버지와 짜장면을 먹다 밖으로 나오는 학수를 보는 중식.
중식
이 새끼를 확. 내가 디지게 패 버리까?
아버지
내비 둬. 자식이 놀아 달라는디...
어려서 한번을 못 놀아 줬잖여.
중식
허긴 자식은 쟈 같은 살짝 꼴통이 낫어.
우리 아들놈은 술 끊어라, 담배 끊어라,
예수 믿고 구원 받어라, 이쁜 소리만 히 쌓는디
아조 패 죽여버리고 잡당게.
아버지
그건 그려~
학수
에이씨~
다시 돌아 병원으로 들어가는 학수.
51. 병실 - 부안 레스토랑 / 저녁
병실
핸드폰으로 미경과 문자 주고받는 선미. (말풍선 뜨는 문자 내용)
너 어제 산낙지 먹었다며? - 선미
아니 용대 만났는데? - 미경
용대? - 선미
응 학수랑 용대랑 남고 난 먼저 갔어 - 미경
병실로 들어오는 학수.
- 51 -
선미
너 어제 용대 만났다며?
학수
니가 어떻게 알어?
선미
부안 바닥 좁아야.
울리는 문자를 확인하는 선미.
너 지금 학수랑 같이 있니? - 미경
응 - 선미
부안 레스토랑 / 저녁
원준과 미경이 저녁을 먹는다.
원준
(상자를 내밀며) 어젯밤에 학수 집에 잘 갔지?
미경
(상자를 열며) 아니, 병원으로 갔겠지.
원준
뭐? 병원? 다쳤어? 어디 부러졌어? 누가 그랬대?
미경
아니. 아버지가 병원에 계시잖아.
원준
(실망하며) 아.. 그려?
선미에게 문자 보내는 미경.
나 원준선배랑 같이 있는데 다 같이 노래방 갈래? - 미경
아버지 저녁 챙겨드려야 되는데... - 선미
그럼 먼저 가 있을테니까 이따 학수랑 같이 와 - 미경
미경
(목걸이 들며) 이거 비싸 보이는데...
원준
걸어봐.
밖에서 석기의 렉카가 원준의 차 소나타를 견인하고 있다.
미경
(걸고 손거울 보며) 근데 짝퉁 아니예요?
원준
어허.. 기자의 양심을 의심하면 안 되지.
- 52 -
미경
어? 저거 오빠 차 아니야?
바닥에 불법주차 견인스티커를 붙이고 급하게 렉카에 타는 상렬.
원준
어? 어? 내가 취재 중이라고 써 놨는디..
급하게 뛰어나가는 원준.
병실
문자 확인하는 선미
선미
(학수에게) 미경이가 노래방 가자는데?
학수
나도? 내가 왜?
선미
응. 원준 선배랑 같이 있대.
학수
원준 선배? 너는?
선미
너나 가. 난 안가.
학수
그래? 알았어.
나가는 학수를 바라보는 선미.
선미
옘병헐놈. 완전 쓰레기 되버렸네.
부안 레스토랑
씩씩거리며 올라오는 원준.
미경
선미가 노래방 가자는데요? 스트레스 좀 풀고 싶다구.
원준
노래방? 지금?
아~ 정작가가 아버지 병간호 때미 힘든 갑네.
52. 병실 복도 / 저녁
- 53 -
병실 복도에서 마주치는 학수와 아버지.
아버지
어디 가냐?
무시하고 나가는 학수.
학수를 바라보다 중식을 쳐다보는 아버지.
병실
선미부
나 또 쌌다.
못 듣고 멍하게 앉아 있는 선미.
선미부
아야 뭣 허냐? 나 똥 쌌다고!
선미
(짜증) 하루 세 번만 싸쇼! 뭔놈으 똥을 여섯 번씩 싸요!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첫 소절이 선행된다.
53. 노래방 / 밤
노래방 창문으로 원준이 있는걸 보는 학수.
원준이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르고 있다.
원준
헤이~~~~헤이~~~~♬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 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으음-음--
첫 소절이 끝날 무렵
방안으로 들어와 다른 마이크를 잡는 학수.
원준
어? 니가 여기 왜와?
미경
선미는?
대답 않고 두 번째 소절을 부르는 학수.
- 54 -
학수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노래를 이어받는 원준.
원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학수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원준보다 노래 실력이 떨어지는 학수.
가소로운 표정으로 학수의 노래를 듣는 원준.
원준에게 밀리는 게 짜증나 비트를 타기 시작하는 학수.
원준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학수 랩)
원준의 노래에 피처링을 넣기 시작한다.
원준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학수랩)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선미가 노래방으로 들어온다.
미경
왔어? 아버지는 좀 어떠셔?
말 없이 팔짱끼고 학수를 빤히 쳐다보는 선미.
선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원준과 미경에게 집중해서 열창하는 학수.
원준 / 학수 합창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린 참사랑
학수
(랩)-------------------
----------------------
- 55 -
----------------------
----------------------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는 노래.
원준의 만만치 않은 노래 실력과 학수의 랩으로 미경의 표정은 황홀 그 자체다.
무표정으로 학수를 보는 선미.
임재범의 ‘그 사람 그 사랑’을 리모컨으로 우선예약 하는 선미.
노래 끝나지도 않은데 취소 시키고 전주가 흘러나온다.
주머니에서 소주를 꺼내 맥주잔에 가득 붓는 선미.
벙 찌는 원준과 학수.
원샷으로 들이키고 학수의 마이크를 뺏는 선미.
전주 박자에 머리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선미.
선미
지금껏 보이지 않는
그 길을 찾아 헤매다
그저 어줍잖게도
내 아픔만을 여미다
정작 살피지 못한
너의 아픔과 긴 외로움
눈을 감고 열창하는 선미.
숨도 못 쉬고 몰입하는 학수, 원준, 미경.
선미
언제나 듣고 싶은 것
그것만 듣길 원했고
내가 보고 싶은 것
그것만 보려 했던 나였기에
깨닫지 못했지
저만치 견뎌온 너를
내 일생 한 사람
그 사람 그 사람
날 살게 한 사랑
그 사랑 그 사랑
이상한 가사에 벙 찌는 학수.
선미
나는 너에게 온 삶을 빚졌구나
참 다행히도 널 만나
이젠 편히 기대 날 기대 날 기대
고단했을 그대 우~
어느새 야위어진 너의 어깨가
- 56 -
미안해서 운다
음악을 꺼버리는 선미.
멍하니 선미를 보는 세 사람.
빵빠레가 울리면서 점수가 나온다...100점...
54. 호프집 / 밤
맥주 마시는 네 사람.
호프집 안에 설치되어 있는 대형TV에서 쇼미더머니가 방송되고 있다.
미경
저 방송 학수 너 출연한 거 아냐?
학수
편집돼서 안 나올 거야.
원준
래퍼 그 직업이 일 년 내내 라면만 먹다가
생일날이나 돼야 떡라면 먹어 보고 그런다는디?
학수
...
원준
근디 서울 어디 살어?
학수
(빤히 보다가) 홍대 근처 망원동요.
원준
(끄덕끄덕) 그려, 강남은 좀 벅찰 거시여.
학수
내가 강남보다 강북을 더 좋아하는 이유가 있어요.
원준
뭔디?
학수
뭐랄까... 인체로 치면 강남은 동맥만 뻥뻥 뚫려있는데
강북엔 골목골목 실핏줄이 살아있거든요.
미경
어쩜 그렇게 말을 맛있게 하니?
원준
(o.s) 강북엔 실핏줄이 살아있다...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 오네, 씨바 느낌 팍! 오네.
확실히 이 새낀 천재성이 있어.
미경까지 노려보다 술 들이키고 술잔 탕! 내려놓는 선미.
선미
- 57 -
염병. 동맥경화로 실핏줄 터져서 뇌졸중 걸려 쓰러져
대퇴부 깨지는 소릴허고 자빠졌네.
미경
선미야 너 뭔 일 있냐?
선미
한 놈은 도둑놈. 한 년은 양다리.
(학수 바라보며) 한 새끼는 호로자식.
나 간다.
자리에서 일어나 상을 와장창! 쓸어버리고 나가는 선미.
싸해진 분위기. 따라 나가는 학수.
원준
(미경 보며) 양다리?!
55. 노래방 밖 / 밤
먼저 가는 선미에게 따라붙는 학수.
학수
선미야.
선미
따라 오지 마.
학수
너 나 좋아하냐?
선미
찌질한 새끼.
뺨을 날리는 선미.
선미
비겁한 새끼.
넌 정면을 보지 않아.
언제까지 평생 피해 다닐 거야?
니 아버지가 무서워? 무서워서 피하는 거야?
그런 니가 무슨 랩을 해?
학수
...
선미
넌 니 아버지랑 똑같은 새끼야.
돌아서 가는 선미. 벙 찐 학수.
석기의 렉카에 끌려오는 학수의 골프.
- 58 -
석기
야! 이거 니 차 아니냐?
상렬
너 이번엔 선미랑 사귀냐?
학수
아이씨...
선미가 간 쪽으로 걸어가는 학수.
구복
야! 키는 주고가!
병원 주차장에 세워 놓을게!
56. 피아노 학원 앞 / 밤
학원 앞 미경과 원준.
원준
미경아. 너 솔직히 얘기혀봐.
학수랑 나랑 양다리여?
미경
우리 좋은 관계잖아요. 앞으로도 좋은 기억만 남겨요.
원준
양다리네!
미경
(목걸이 잡고) 선물 고마워요.
원준 볼에 가볍게 뽀뽀해주고 들어가고 원준은 그만 허탈해진다.
원준
하... 이게 다 학수 그 씨벌놈 때문이여!!!
이 씨벌놈을 어찌케 히야여? 죽겄고만이...
성질내며 핸드폰 통화하는 원준.
원준
자네 일을 어지케 헌 거여?
그 새끼 다리몽생이를 뿐질러 버리든가
바다 속이다 가라앉혀 버리야지!!!
용대(V.O)
가 내 고향 친구요.
원준
- 59 -
그래서 그런거여?
자네 시방 어디여?!!
57. 부안 예술회관 야외공연장 / 밤
앞서는 선미를 뒤따라가는 학수.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야외공연장에서 장사익의 ‘찔레꽃’이 들려온다.
공연장에 다가가 노래를 듣는 선미.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선미 몽타쥬
- S#16. 모텔. 선미를 설득시키는 혜옥. 들뜬 선미.
307호에서 학수를 기다리며 러브레터를 준비하는 선미.
- 백일장에서 학수가 흘린 펜을 주어 학수에게 건네는 선미.
- 도내 백일장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선미
- S#8. 병원 복도. 학수와의 전화통화를 하는 선미.
선미
저그... 김학수씨 맞으신지라?
학수
그란디요?
선미
저그 뭐시냐... 여그 부안 혜성병원인디요.
통화 끝내고 착잡한 심경의 선미.
- S#51. 병원 휴게실. 잠들어 있는 학수에게 이불 덮어주는 선미.
- S#37. 병원. 미경을 따라 나간 학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선미.
- 면사무소에서 민원 처리하는 선미.
- 선미부 간호하는 선미.
선미의 옆모습을 떨어져서 보는 학수.
- 60 -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찔레꽃처럼 울었지
찔레꽃처럼 노래했지
찔레꽃처럼 춤췄지
학수 몽타주
- 서울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어딘가의 학수 뒷모습.
랩 노트에 가사를 적고 있는 학수.
- S#1. 클럽. 아무도 없는 클럽에서 홀로 랩 하는 학수.
- S#17. 등나무 벤치. 과거 얘기를 하며 설레던 선미의 표정을 보는 학수.
- S#51. 등나무 벤치. 중식의 부축을 받으며 응급실로 들어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학수.
찔레꽃처럼 사랑했지
찔레꽃처럼 살았지
학수를 보는 중식.
찔레꽃처럼 울었지
당신은 찔레꽃
찔레꽃처럼 울었지
돌아서 가는 선미.
덩그러니 남겨진 학수.
58. 용대 사무실 / 밤
김치찌개에 소주 먹고 있는 용대와 동생들.
사무실로 들어오는 원준.
원준
자네 어릴 때 학수 꼬붕이었담서?
용대
어떤 새끼가 그래?!
원준
그래서 내 말 안 듣고 학수 말 듣는겨?
- 61 -
학수가 아직 니 오야붕이여?
용대
하~~ 갸 얼굴 포도시 잊어버맀는디
또 생각나게 만드네이.
상처에다 굵은 소금을 뿌려부리네이, 씨벌...
소주병 들고 나발 분다.
용대
근디 너가 미경이 그 여시같은 년 땜시
나까지 갈구는겨?
원준
너? 이 양아치 새끼가 겁대가리 없이!
용대의 뺨을 때리는 원준.
용대
(눈빛이 변하며) 자네 감당할 수 있것는가?
원준
(점점 쫄아가며)참새 좃만한 새끼가 파리 좃만한 새끼가...
김치 한 조각을 먹고 쇠젓가락을 입으로 닦을 후 번개같이 원준의 뺨을 쑤시는 용대.
용대
(싸늘하게) 오냐 오냐 히준게로 씨벌놈이.
59. 병원 응급실 앞 / 밤
응급실 문이 열리고 머리서부터 얼굴까지 붕대로 감고 나오는 원준과 학수.
학수
(빈정대며)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이럴 때 시인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하구만.
원준
(표정변화 없이 입술만 움직여) 나 오늘부로 펜 꺾었다.....
학수
왜요?
시인은 영혼에 기스가 나야 진짜 시가 나온다면서요.
원준
(자신의 머리를 때리며 운다) 여그서 시가 나오겄냐?
영혼에 빵꾸가 나부렀는디.
학수
그건 그려...
- 62 -
학수 얼굴에서
선미 나래이션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60. 병실 / 낮
<노을마니아> 글귀를 읽는 학수.
선미 나래이션
첫사랑의 그가 아름다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첫사랑의 시절엔
솔직하지만 서투른 청춘이 있었고
지독할 만큼 순수한 내가 있었으며
글 쓰고 있는 선미를 바라보는 학수.
휴대폰에 찍힌 용대의 전화. 무시하는 학수.
병원 옆 장례식장에서 상주와 인사하고 나오는 아버지와 중식.
선미 나래이션
그를 사랑한 것이 아니고
그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사랑한 것이다.
그래서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병실로 들어오는 아버지와 중식.
아버지
학수야. 니 애미 산소는 다녀왔냐?
학수
아버진 언제 가보셨소?
아버지
...
학수
지난 10년간 친구들이 엄니 산소 벌초한건 알고 있소?
아버지
미안허다.
학수
뭐가 미안허요?
엄마 장례식에 못 와서?
아버지
야 나가 다 사정이 있어서 못 간건데.
그걸 이제 와서...
- 63 -
학수
뭔 사정?
61. 전주 단독주택 - 회상 / 낮
벨을 누르는 상주 완장을 찬 학수.
문 열고 나오는 여자.
여자
누구세요?
학수
김두창씨 계시죠?
여자
(표정 바뀌며) 너 누구니?
학수
김두창씨 아들이요.
여자
그 인간 딴 년이랑 바람나서 나간 지 꽤 됐어.
내가 묻고 싶다.
학수
여기 있는거 다 알아요.
박차고 들어가는 학수.
담배 피며 앉아 있는 아버지.
아버지
(상주 완장 보고) 니 엄마 죽었냐?
말 못하고 눈물 흘리는 학수.
62. 병원 / 낮
성질내는 아버지.
아버지
내가 거기 가면 잡힐꺼 뻔히 아는데
내가 감방가면 좋아?
학수
버러지 같은 인간.
벌떡 일어나 선미 잡고 나가는 학수.
선미부
- 64 -
이 상황에 왜 선미를 델꼬 나가?
선미야! 선미야!
63. 병원 옥상 / 낮
거칠게 선미를 끌고 옥상에 올라오는 학수.
손을 뿌리치는 선미.
학수
그래. 나 비겁한 인간이야.
이제부터 솔직하게 얘기하자.
내가 니 첫사랑이냐?
선미
307호 기억 나지?
학수
307호?
선미
난 너 오는 줄 알고 있었어.
넌 누가 있을 줄 알았어?
학수
...
선미
미경이지?
학수
내가 온다고 누가 그랬어?
선미
혜옥이.
학수
그럼 혜옥이가 장난친 거야? 구복이가 장난친 거야?
선미
넌 장난으로 생각하지?
학수
어. 난 장난인줄 알았어.
선미
장난이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 게 아냐.
내가 아는 학수는 이런 아가 아니었는디....
학수
내가 아는 학수? 그게 뭔데?
학수를 안타깝게 보는 선미의 얼굴에서 암전....
64. 해변가 언덕 위 - 회상 / 석양
- 65 -
석양 등지고 오던 선미가 걸음 멈추고 어딘가를 본다.
저 멀리 언덕 위 엄마 산소에 학수가 혼자 앉아 먼 곳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선미(V.O)
내가 노을 마니아라고 힜지?
나한테 노을을 발견시켜준 사람이 바로 너여.
선미도 고개를 돌려 학수가 보는 곳을 본다.
선미의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핏빛 노을에 물든 구름과 출렁이는 바다물결이 환상적인 장면을 보여준다.
그 광경에 그만 넋을 잃는 선미.
선미
이 동네서 태어나 살면서 수도 없이 봐온 노을인디
노을이 그런 건지는 그때 처음 알았어.
장엄허면서도 이쁘고 이쁘면서도 슬프고....
슬픈 것도 저렇게 고울 수만 있다믄
더 이상 슬픔이 아니겄다.... 생각허면서
넋을 잃고 보는디 문득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
다시 천천히 고개 돌려 학수를 보는 선미.
노트에 뭔가를 적고 있는 학수.
선미
쟈는 언제부터 혼자 노을을 보아왔을까....
선미를 발견하는 학수.
눈 마주치자 외면하고 지나가다 멈춰서는 선미.
선미
야! 김학수. 넌 개새끼야! 씨발놈아!
돌아서 휙 가는 선미
선미
(혼잣말) 근데 난 니가 좋다...
지나가는 선미를 바라보는 학수.
65. 병원 옥상 / 낮
씁쓸한 학수의 표정.
선미
- 66 -
그때부터 나도 노을을 사랑허기 시작혔고
작가가 되겠다고 맘먹은 것도 그때부터여.
학수
....
선미
그리서 니가 처음 병실에 들어섰을 때는
솔직히 가슴이 뛰었었는디,
사람이 영 베라버맀더라고.
학수
....
선미
그러지 마.
그건 너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고향에 대한 예의도 아녀.
비참해진 학수를 두고 자리를 뜨는 선미.
멍하니 선미를 바라보는 학수.
그때 학수에게 전화가 온다.
용대의 번호를 확인하고 끊는 학수.
다시 울리는 전화. 면도의 번호가 뜬다.
면도
형! 쇼미더머니에서 전화 왔어.
이번에 네티즌 투표에서
다시 보고 싶은 래퍼로 형 선정됐다고..
세미파이널 특별공연에 나와 달라고 하는데?
학수
언제.
면도
다음 주!
통화 중에 다시 울리는 용대의 전화.
무시하고 계속 통화하는 학수.
학수
...
면도
빨리 올라와. 가사 써야 돼!
학수
알았어.
전화를 끊는 학수.
- 67 -
66. 병실 / 낮
짐을 챙기는 학수.
눈길도 안 주고 글만 쓰고 있는 선미.
힘 없이 맞고 치고 있는 아버지와 중식.
중식
(나가려는 학수에게) 너 짐 챙겨서 어디 가냐?
학수
서울 가요.
중식
너 용의자잖여.
부안 땅 벗어나면 안되야.
학수
서울 와서 잡아가라 그래요.
선미의 소설책을 가방에 넣는다.
학수
선미야 니 책 서울 가서 읽을께.
선미
그래 가라.
인자부터라도 서울 가서 일관성 있게 살어.
천천히 나가는 학수.
아버지
기름 값이나 있능가 모르겠네...
서울 어디 사는 지나 물어볼 것을...
선미부
화투 값도 없는 양반이...
67. 병원 주차장 / 낮
차문을 열려고 하는 학수.
병원 정문에서 월드컵 용대 동생 둘이 걸어온다.
월드컵 동생
학수 행님.
학수
어... 어.. 그려... 용대는 잘 있는가?
월드컵 동생
전화 좀 받아보쇼~
- 68 -
전화를 받는 학수.
용대(V.O)
이런.. 씨부럴 새끼야! 내 전화 씹으면 맛있냐?
니 시방 지금 당장 나 좀 봐야 쓰겄다.
뢋잇 나우! 나우!
학수
나우? 나 서울 올라가는데, 지금.
용대(V.O)
너, 시방 나 안 보믄 인생 복잡히진다.
학수
너 안 봐도 내 인생 충분히 복잡하다.
용대(V.O)
내가 서울로 가리? 거그도 내 동생들 많거든.
학수
그려 와 와!
학수 뒤통수를 때리는 용대.
용대
그려? 왔으.
내가 옛날부터 니 말은 잘 들었제.
똥 씹은 표정의 학수.
용대
맞다! 아버지 병원에 계신댔지?
일단 인사부터 드리러 가자.
학수
야 거기만은 가지말자.
나 지금 막 나왔어.
68. 병실 / 낮
과일 깎고 있는 선미.
아버지는 중식과 고스톱을 치고 선미부는 부럽게 본다.
선미부
아이고, 나는 언지 일어나 화투짝을 잡어볼것잉가...
이때 학수가 들어온다.
- 69 -
중식
너 안 갔냐?
뒤따라 비타500 한 박스 든 용대가 들어선다.
중식에게 90도로 인사하며,
용대
오랜만에 뵙습니다 형님!
중식
음마? 용대 니가 어쩐 일이냐?
용대
친구 아버지가 편찮으신디 당연히 들여다봐야지요.
아버지
자는 누구여?
중식
내가 말힜잖여.
줄포서 성님 이후로 30년 만에 건달 하나 지대로
나와버맀다고.
아버지
야가 가여?
용대
인사 드리겄습니다요 형님! 김용대라고 헙니다.
학수허고는 초등학교 동창이고 형님허고는
같은 부안김씨 종씹니다요 형님.
학수
(기가 막혀) 야, 형님이 뭐야? 친구 아버지한테.
아버지
응~ 우리는 우리 관계가 있응게 넌 신경쓰덜 말어.
근디 누구 밑이서 생활 허는가?
용대
전주 영식이 형님 밑에 있습니다, 형님.
아버지
영식이? 차영식이?
용대
영식이 형님한티 형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요, 형님.
아버지
잉 그려. 근디 니가 우리 학수랑 동창이냐?
용대
동창 정도가 아니라,
피를 나눈 형제 같은 친굽니다요 형님.
아버지
그려? (학수에게) 아니 너같이 후진 놈이 어찌케
이런 훌륭헌 프랜드를 둬버맀냐?
- 70 -
중식
야가 외교가 좋은 놈이네이?
학수
(기가 막혀) 내가 시방 외교관이요?
용대
(뒤늦게 선미를 알아보고) 아니 이게 누구여?
소설가 선생 아녀?
선미
오랜만이네?
용대
아버님이신가? 안녕허십니까 형님!
선미부
(불안해서) 형님? 나는 건달 아닌디...
용대
선미 너, 내 자서전 좀 써줘라.
헐 얘기가 겁나게 많다.
특히 학수허고 추억을 들어보믄 너도 눈물이 날 것이다.
선미
(학수에게) 서울 간다며?
학수
야 야, 나가자 나가. (용대를 잡아 끈다)
용대
글믄 또 뵙겄습니다 형님들!
학수와 용대 나가자 아버지가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아버지
야야 저기 따라 가봐야 쓰겄다.
중식
예 형님. 상황보고 전화 드릴께요잉
69. 피아노 학원 앞 도로 / 낮
뽕짝 메들리 틀어놓고 운전하며 손장단 맞추는 용대.
학수는 짜증나 미칠 지경이다.
핸들 꺾어 이면도로로 들어가는 용대.
미경의 피아노 학원 앞에 멈추고 크락션 누른다.
학수
여긴 뭐하러 왔어? 나 빨리 서울 올라가야 돼.
용대
너가 나 좀 도와줘야 쓰겄다.
학수
- 71 -
뭔 소리야? 그냥 가자.
용대
가만 있어봘마.
크락션 계속 누르자 학원에서 미경이 의아한 얼굴로 나온다.
용대
(간지러운 서울말 흉내) 미경이 뭐해?
미경
어? 용대. 어? 학수도 있네?
용대
저번에 나랑 밥 한상 허기로 힜지?
(차에서 내리며) 타. 지금 히버리게.
미경
지금? 화장도 안했는데?
용대
(뒷문 열고) 안해도 이뻐 죽겄응게 언능 타.
미경이 차에 타자 자연스럽게 따라 뒷자리에 나란히 타는 용대
용대
학수야 니가 운전히라.
벙찌는 학수.
70. 읍내 도로 / 낮
용대의 차가 읍내를 벗어난다.
미경
비싼 차라 그런지 승차감이 틀리네?
용대
그려? 글믄 이 차 너 타.
나는 인자 싫증났응게. 유지비도 내가 다 대주께.
미경
너 그런 식으로 여자 꼬시지?
용대
(애교) 그려, 나 너 꼬시고 싶어.
미경
(웃으며) 미친놈....
운전대 잡은 학수는 기분 더럽다.
- 72 -
71. 채석강 횟집 / 낮
용대는 미경과 나란히 앉아있고 학수는 건너편에 앉았다.
미경
학수 너도 한잔 해?
학수
(잔 내밀며) 그럴까?
용대
안되야. 야는 운전히야지.
미경
대리시키면 되지.
용대
학수가 운전을 겁나게 안정감 있게 허더라고.
학수
(갑갑)
용대
자, 너나 한잔 더 혀.
미경
잠깐 화장실 좀.
핫팬츠에 얇은 티 한 장만 걸친 미경의 육감적인 몸매에 용대의 눈길이 저절로 쏠린다.
용대
학수 니가 양보 좀 히라.
학수
뭔 소리야? 내가 아니라 원준 선배랑 사귀잖아?
너 원준 선배랑 한미동맹이라며?
용대
그려 내가 미국이여.
학수
잘못하면 너 개쪽 당한다?
용대
이 시벌놈이 미국을 좃으로 보나.
내가 걔 앞에서 성조기 흔들어블믄 지가 어쩔것이여.
학수
...
화장실에서 돌아와서 자리에 앉는 미경.
미경
용대 너 진짜 조폭이야?
용대
- 73 -
아니 사업허지. 무궁화 세 개 짜리 호텔 하나 허고,
나이트크럽 하나 허고, 건설업체 하나 허고, 또 뭐시냐....
미경
그게 다 니꺼야?
용대
내 껏도 있고 관리도 히주고.
미경
그게 조폭 아니고 뭐야?
용대
(짜증) 조폭 아니라니까.
미경
근데 조폭들은 옷을 꼭 그렇게 입고 다녀야 돼?
에고 촌놈들....
용대
(테이블 치며) 씨벌 조폭 아니라니까!
미경
(보다가) 아니면 아니지 왜 화를 내고 지랄이야 미친놈아!
학수
...
용대
뭐 미친놈? 이년이 말을 씸벅씸벅 허네?
미경
뭐? 이년? 이 쌍놈 새끼가 진짜!
학수
동창들끼리 왜들 그래?
둘 다 참어 참어.
미경
양아치 같은 새끼가 어디서....
용대
뭐? 양아치? 쌍년이 뒤질라고! (손을 들자)
미경
(먼저 뺨을 치고) 때려봐 새끼야! 때려보라고 씨벌놈아!
그만 어이가 없는 용대. 학수도 놀란다.
용대
너 정말 내가 안 무섭냐?
미경
니깐 게 뭐가 무서워? 니들끼리나 무섭지.
다시는 아는 체 허지마 새끼야. (일어난다)
용대
(붙들고) 그려 그려 내가 잘못힜어.
미경
- 74 -
이거 안 놔? 이 참새 좃만한 새끼, 파리 좃만한 새끼.
용대
알았어 알았어. 내가 잘못 힜당게.
일단 앉어 앉어보랑게.
미경
또 한 번 그러면 디질 줄 알어? (앉는다)
용대
그려 그려. 자 자, 기분 풀고 한잔 혀.
쩔쩔매며 미경에게 술을 따라주는 용대를 보며 안도하는 학수.
72. 피아노 학원 앞 / 밤
용대의 차가 멈추고 용대와 미경 내린다.
미경
용대야 잘 먹었어.
용대
또 만나 줄 거지?
미경
양아치 같이만 안 놀면.
용대
(착하게 웃으며) 알었어. 인자부터 교회도 댕기고
봉사활동도 허고 그러께.
미경
(웃다가) 나 먼저 들어간다! 학수야 또 봐! (들어간다)
조수석에 탄 용대. 차 출발한다.
용대
(아쉬운 듯) 하 씨벌 어찌케 왼다리를 걸어야 자빠지지?
학수
포기해. 쟤 장난 아니야.
용대
씨벌놈이.... 알었어. 차 세워봐!
차 세우는 학수.
용대
만약 내가 성공하믄 어쩔 것이여.
넌 평생 내 운전기사 히야혀. 콜?
학수
...대신 실패하면 나 서울 간다. 콜?
- 75 -
용대
콜.
차에서 내려 미경의 집으로 향하는 용대.
학수
그려 열심히 해봐라.
운전대에 앉아 비죽 웃는 학수.
학원 문 두드리는 용대. 잠시 후 미경이 문 열고 고개 내민다.
미경
어? 아직 안 갔어?
용대
학수는 갔고 나 혼자여.
미경
왜?
용대
미경아. 진짜 인간적으로 부탁허는디 들어가서
커피 한잔만 먹자. 진짜 딱 커피 한잔만.
미경
(생각 좀 해보다가) 들어와.
보란 듯이 들어가는 용대.
벙 찌다가 차에서 내려 후다닥 달려 나가는 학수.
73. 학원 안 / 밤
미경이 손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온 용대.
미경
(속을 읽기라도 한 듯) 너 지금 하고 싶지?
용대
(벙쪄서 말 더듬이가 되는) 뭐.. 뭐... 뭐시라고?
창 밖에서 귀를 쫑긋 세우며 긴장해서 엿듣는 학수.
미경
(용대를 빤히 보며) 그래서 들어온 거잖아?
용대
(당황하며) 어? 내..내가... 그래서 들어왔나?!
아녀~ 아녀~~! 나 그런 놈 아녀!
미경
숨길 거 없어.
- 76 -
나도 너 격포서 처음 볼 때부터 맘에 들었어.
(옆으로 와 목 끌어안는다)
용대
(덜덜떨며) 오메 야가 나..나..나..나를 완전히 갖고
놀아버리네이~
미경
너 대학 나온 여자 첨 해보지?
용대
그..그려... 미치것당께...
나..난... 이.. 이 자체가 첨이여...
벙 찌는 학수.
74. 몽타주 / 낮
백화점
쇼핑백을 들고 두 사람의 뒤를 따르는 학수.
미경이 용대의 스타일을 귀엽게 만들어 준다.
미경
근데 학수 계속 우리랑 같이 있어?
용대
잉.. 학수 쟈가 나한테 인생의 빚을 진게
많아 갔고 빚 갚고 있는거여 일시불로.
학수
...
미경
근데 학수 너 서울 안가?
용대
야 학수야.
너 이참에 서울 올라가지 말고 여기서 살자.
내가 여그 새만금에다 100층짜리 호텔 올려불고
층층마다 카지노 박아불랑께,
래퍼 그깟거 그만두고 니가 그거 관리해라.
학수
...
용대 차안
운전하고 있는 학수.
순진한 소년이 된 용대가 뒷자리에서 미경의 손 어루만진다.
용대
- 77 -
피아노 치는 손이 이렇게 생겼고만이?
근디 이손으로 인자 밥도 히야는디 어찌야 쓰까이?
미경
나 밥도 잘해.
근데 너 밥 얻어 먹을려면 내 말 잘 들어야 돼?
안 그럼 죽을 줄 알어?
미용실
밖에서 쇼핑백 내려놓고 담배피고 있는 학수.
미용사에게 용대의 헤어스타일을 코치하고 있는 미경.
상렬
야! 저기 불법주차
석기
오~ 대물.
용대 차 앞에 끽! 서는 석기의 렉카차.
장갑을 끼고 차에서 내리는 상렬과 구복.
친구들을 보자 쇼핑백을 들고 골목으로 숨는 학수.
머리 손질을 끝내고 밖으로 나오는 용대와 미경.
용대
느그들 차 잘못 골랐다.
석기
이거 니 차 였어?
용대
아이 학수 이새끼 차도 제대로 안보고 어디 갔어?
학수야! 김학수!!
골목에서 쇼핑백을 들고 멍하게 서 있는 학수를 발견하는 용대와 친구들.
용대
너 거서 뭐해?
차 안 지키고.
석기
야야 빨리 풀어풀어!
장비를 푸는 상렬과 구복.
버스타고 가다 이 광경을 목격하는 선미.
75. 병원 밖 / 밤
병원 정문으로 들어오는 학수.
- 78 -
학수
(랩) 자기조롱과 비하 가사
난 힘든 시간들과 싸워
난 힘든 시간들과 싸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어
난 항상 랩만 해왔고
가사만 써왔는데
뭐 랩을 잘하는것도
아니잖아 그래서
진짜 뭐 아무것도 없어 그냥
근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거 밖에 없는 거 같아
유일한 친구는 랩,
계속 쥐고 있었던 펜
다른 애들과 나 사이,
전혀 없었던 공감대
모두 공을 갖고
나가 뛰었지 운동장에
난 게임도 못했어
주말에 가는 pc방
난 늘어진 책가방을 메고
혼자 집에 가
니들 틈에 껴서
웃고 떠들고 싶었지만
발길을 돌렸지
난 꿈이 없는 잠을 자
알람이 울리면
또 그 지옥같은 하루가
반복되는게 싫어
이불을 뒤집어 쓴 다음
시간이 느리게 가길 바랬어
난 그 때 내가 암에 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럼 이 힘든 매일이
사라지게 되겠지
한숨 쉬며 교복을 입고
학교로 향했지
교과서를 닫고
걸레가 된 공책을 펴
- 79 -
수업시간마다
난 턱을 괘고 가사를 썼어
모두가 웃는 얼굴로
날 대하지 않았고
난 그 자식들을
종이 위로 세게 밟았어
난 그 시간이 제일 행복했어
작고 하얀 종이 위로
난 참 많은 얘기를 썼어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 난 어떻게 됐을까
몇 년이 지나고
다시 봤어 내가 썼던 말
좀 오글거렸지만
나는 갈 길을 정했어
내게 찾아온
또 다른 어둠은 그 때부터
안 힘든 사람은 없지 baby
꼬이고 나면 더 멋지게
You ain't gotta worry
about a Thang baby
Cause there ain't nothing
in this world
you can't do baby
안 힘든 사람은 없지 baby
꼬이고 나면 더 멋지게
la la la la la
내가 할 수 있는 건(Feat. 제시)
블랙넛
76. 병실 / 밤
병실로 들어오는 학수.
선미는 안 보이고 선미부 잠들어 있다.
아버지
가들은 너허고 종자가 틀려.
그러다 너도 건달 된다.
학수
건달 애비한테서 건달 자식 나오는 게 뭐 이상허요?
아버지
- 80 -
(일어나 앉으며) 그리서 시방 나같이 살것다 그거여?
그것이 복수여?
학수
....
아버지
잘 사는 것이 복수여.
이불 들고 나가는 학수.
아버지
내일 서울 올라가라.
77. 휴게실 / 밤
선미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앉아 있다.
쭈뼛거리며 다가와 이부자리 펴는 학수.
선미
너, 용대 운전기사 한다며?
학수
미경이가 그러던?
선미
소문 쫙 났더라.
학수
우리 아버지도 아냐?
선미
..니 아버지 곧 돌아가셔.
학수
뭐? 의사는 괜찮다든디?
선미
넌 너밖에 관심이 없지?
학수
...
선미
(일어나며) 니가 아버지보다 나은 게 뭐시여?
값나가게 살진 못해도, 후지게 살지는 말어.
나가버리는 선미.
78. 등나무벤치 / 낮
수건으로 머리말리며 화장실에서 나오는 학수.
병실에서 휠체어 탄 채로 창 밖을 보는 선미부.
- 81 -
선미부
쟈가 진짜 내 딸 선미 맞소?
간호사
지도 잘 못 알어보겄네요.
창문으로 다가오는 학수.
멀리 방송 카메라 장비를 세팅하는 스탭들.
간호사
내일의 작가상이믄 높은 상인가요?
선미부
상금이 일억이나 된댜는디 말 다힛지.
놀라 밖으로 나가는 학수.
화사한 옷차림으로 방송 카메라 앞에서 분장사에게 머리 손질을 받고 있는 선미.
머리 손질 마치자 리포터가 선미 옆에 와 앉는다.
리포터
준비되셨죠?
카메라
그럼 갑니다! 스탠바이.... 하이.... 큐!
리포터
(카메라를 보고) 안녕하세요?
인문학 갤러리의 윤슬입니다.
오늘은 장편소설 ‘노을마니아’로
제8회 내일의 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정선미씨를 만나러 노을의 고장
변산반도엘 찾아왔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인터뷰를 구경하는 학수.
리포터
(선미 보며) 벌써부터 반응이 뜨거운 것 같습니다.
문단도 문단이지만 영화계, 방송계의 반응이
더 뜨거운 것 같던데 이유가 뭐라 생각하시는지....
선미
글쎄.... 저도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자잘한 일상의 에피소드와 내면의 수줍은 고백이
그 어떤 드라마도 대체할 만큼의 강력한 서사성을
획득하고 있다, 이게 심사위원들의 평인디
혹시 다른 작품과 혼동해서 뽑지 않으셨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여요.
- 82 -
리포터
하하하. 유머 감각도 참 대단하시네요.
실례되는 표현이지만 시골 면사무소에 근무하시면서
어떻게 그런 첨단의 감각을 유지하고 계시는지
비결이 궁금한데.....
선미의 존재감에 허세부리던 자신이 부끄러운 학수. 발길을 돌린다.
79. 병원 매점 옆 휴게소 / 낮
걸어오는 학수.
아버지가 중식, 환자들과 돈 놓고 화투판을 벌이고 있다.
담배를 물고 있는 아버지를 보는 학수.
환자
다들 손 띠요. 나는 칠땡이요.
회장님은 저한티 오만원을 더 주야요.
그리야 회계가 끝나요.
중식
아따 성님 왜그려. 판판이 깨지네.
아버지
아 글씨 오늘따라 손에 쫙쫙 안 붙네.
다가와 아버지 입에 물린 담배 빼서 재떨이에 비벼버리는 학수.
아버지
아따 누구 보믄 겁나게 친헌지 알겄네. 패돌려.
아버지의 손을 잡아끄는 학수.
학수
일어나!
아버지
(뿌리치며) 왜 그려? 어서 돌려~
학수
(잡아끌며) 가자고~
중식
음마? 이거시 뭔 시츄에이션이랑가?
학수를 바라보는 아버지.
학수
왜 나한테만 얘기 안했어! 어?!
- 83 -
화투판을 뒤집는 학수.
학수
이게 뭐하는 짓이야! 곧 죽을 인간이!
아버지
...
인상 구겨지며 일어나 양손으로 번개같이 학수의 양 뺨을 파박 갈기는 아버지.
아버지
이노무 새끼.
시방 양아치는 무섭고 애비는 안 무섭다 이거여?
학수
나한테 얘기 안 할꺼면서 왜 불렀어!
그냥 디지지! 씨벌!
아버지
뭐? 씨벌?
아버지의 주먹질과 발길질에 주저앉는 학수.
인터뷰를 마친 선미가 이 광경을 보고 있다.
아버지
나 지금 디져도 서운헌 것 하나 없는디,
양아치 꼬봉이나 하는 너 같은 빙신 새끼를
두고 갈랑게 쪽팔려서 눈을 못 감겄다.
아이고 빙신새끼. (발로 찬다)
학수
아우 진짜!
아버지
자네 어찌서 그르케 사는가. (글썽인다)
그르케 살라믄 농약 먹고 디져버리라고!
따귀를 날리는 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꽉 차있다.
아버지의 눈물을 본 학수의 눈이 글썽한다.
학수
에이 씨!
벌떡 일어나 주먹을 날리는 학수.
아버지 얼굴에 작렬하는 주먹.
그 한방에 코피 터지는 아버지.
쓰러질 듯 옆으로 비틀거리다 중심 잡고 학수 등지고 서서,
- 84 -
아버지
(얼굴을 훔치며) 빤치는 그만 허믄 되얏어.
또 밟히믄 넌 평생 빙신으로 살어야혀.
그 놈부터 정리하고 애비하고 정리하자.
비척거리며 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는 학수.
아버지의 울컥한 사랑을 느끼는 학수.
학수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끄덕이는 선미.
80. 주차장 / 낮
차 타며 전화하는 학수
학수
너 어디여? 잠깐 보자.
학수의 차에 타는 선미.
학수
(전화 끊고) 니가 왜 타?
선미
출발해.
출발하는 학수의 차를 보는 아버지와 중식.
전화기 누르는 중식.
81. 새만금 갯벌 가는 길 / 낮
아무 말 없이 무표정한 학수와 선미.
오디오를 켜는 학수.
음악이 흐른다. (랩 - 어울리는)
82. 새만금 갯벌 / 낮-저녁
넓게 트인 새만금 갯벌.
차에 기대어 수평선을 바라보는 학수와 선미.
학수
선미야 내가 왜 노을을 좋아했는지 알어?
선미
...
학수
수평선 위에 노을이 없을 때는
- 85 -
그냥 빈 하늘이잖아.
노을이 질 때 꽉 찬 하늘이 좋더라고.
선미
(하늘을 보고) 구름 한 점 없네.
오늘은 노을이 참 이쁘겠다.
용대의 차가 나타나자 선미를 옆으로 떨어뜨려놓는 학수.
차에서 내려 학수에게 다가오는 용대.
용대
뭔 일로 여그까지 불렀냐?
학수
다이다이로 붙어서 결판을 내버리자.
용대
결판? 왜 꼬붕짓 하니까 억울하냐?
학수
긴말 필요 없고 추접스럽게 연장 안 쓰기로 허고
지믄 깔끔허니 부안 뜨자.
석기의 렉카가 도착하고 친구들이 내린다.
용대
뭐냐 니들? 오늘 줄포 초등학교 83회 동창회 하냐?
상렬
학수 아부지가 우리보고 가서 심판 보라든디?
용대
오메~ 부자가 쌍으로 향냄새 맡아 불라고
아주 환장을 했구만.
학수
그려. 나도 건달 핏줄인디
너 옛날에 나한티 좃나게 맞었지?
또 한번 좃나게 맞아봐라.
용대
학수야, 너 농약 먹고 뒤지는 게 더 깔끔허지 않겄냐?
학수
에이그 하찮은 새끼.
용대
뭐? 하찮은 새끼?
학수
에이그 하찮은 것.
용대
뭐? 새끼도 아니고 것? 이 씨벌놈이 진짜 콱!
학수
- 86 -
그만 씨부리고 들어와 새끼야!
달려가 맞붙는 학수. 걱정되는 친구들.
그런데 도저히 안 될 것 같은데 붙어 보니 막상막하다.
제법 영화 흉내를 내던 싸움이 점점 막싸움으로 변하더니 완전 개싸움이 된다.
학수
어! 씨벌놈이 머리끄댕이 잡네!
용대
아야야야 씨벌놈이 물어!
학수
불알을 잡어? 에여 추접스런 놈!
용대
아야야야 콧구멍 콧구멍!
흥미진진한 친구들의 표정.
둘 다 아주 죽기살기로 싸우는 학수와 용대.
멀리 중식이 이 광경을 보며 전화기로 중계한다.
83. 병실 / 낮
중식과 통화하는 아버지
아버지
넌 절대 개입하면 안되어.
갸들 세계는 우리랑 다른겨
쓸데없이 경찰 부르지 말고..
선미부
우리 딸내민 거기서 뭐하고 있는겨?
아버지
갸들 동창회 한댜~
선미부
뭔 동창회를 갯뻘에서 혀~
84. 새만금 갯벌 / 낮
싸움은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쳐서 떨어져 헐떡대다 다시 또 붙고.... 친구들은 혀를 내두르고....
상렬
아따 옛날엔 용대가 일방적으로 밀렸는디, 막상막하네.
구복
월드컵 맴버잖여. 한 두번 저서봤겄어?
- 87 -
기진맥진 널브러져 숨을 몰아쉬는 두 사람.
저 멀리서 짜장면 배달 오토바이들이 나타난다.
오토바이 뒷자리에 미경.
미경
내가 쫌 늦었지. 미안.
선미
야~ 짱개 왔다. 먹고 해라~
잠시 후 떨어져 앉아 짜장면 먹는 학수와 용대.
줄포초등학교 동창들. 그러다 눈이 마주치자
용대
눈 깔어 씨벌놈아! 눈구녕을 콱 캐불라!
학수
하아 이 참새 좇만한 새끼, 파리 좇만한 새끼.
뒤져불라고!
용대
뭐어~? 이런 씨벌넘이!
용대 짜장면 그릇을 학수 얼굴에 던지고 다시 붙는 두 사람.
기운을 차려선지 맹렬한 기세로 맞붙어 제법 영화 흉내를 낸다.
지구대에서 중식에게 전화가 온다.
소장(S.O)
성님! 서에서 진범이 잡혔다고 연락왔소!
학수 인제 올라가도 된다고 전혀.
중식
야야! 맞아 뒤져서 못 올라갈지도 몰러.
나 바쁜 게 빨리 끊어!!
얼마 못가 다시 개싸움 코스를 밟는 학수와 용대.
미경
선미야, 자들 덕에 동창회 진하게 하네이.
선미
작년에 줄포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
제대로 못했는디 오늘 징하게 한다.
상렬
야 동창들한테 전화 싹 돌려부러라.
돼야지고기 100근 띠고, 쐐주 10박스 준비 허고,
우리도 한판 붙자. 삭신이 근질거려서 못살것다.
- 88 -
구복
야.. 다 모아.
만신창이가 된 채 기진맥진 허공에 헛손질 헛발질을 해대는 두 사람.
이제 지칠 대로 지쳤고 ....
어느새 노을이 물들어 오고....
한쪽에서는 줄포 초등학교 삼겹살 동창회가 질펀하게 벌어지고 있다.
상렬
(학수와 용대에게 소리 지르며) 야!!! 해 떨어진다!!.
대충 끝내고 2차 가자!!!!!.
지쳐서 널부러진 용대와 학수.
학수 숨을 몰아쉬며
용대
아~ 내가 너한테 또 맞을줄 몰랐다.
학수
시원하냐?
용대
오랜만에 너한테 맞으니까 좋다 씨벌.
감정에 북받쳐 바닥에 퍼질러 앉아 엉엉 소리 내며 서럽게 울기 시작하는 용대.
그 옆에 앉은 학수도 눈물을 훔친다.
상렬이 일어나서 줄포 초등학교 교가를 선창하자,
일제히 일어나서 서로 어깨동무하고 합창한다.
구복
꽃구름 피어나는 고운 하늘에
바람도 향기로운 영산의 아침
85. 2차 술집 / 밤
이어지는 교가.
합창
울리는 종소리에 힘은 뛰누나
이 강산 크게 빛낼 샛별 꽃송이
날리는 태극기 시원도 하다
줄포 줄포 우리 줄포 즐거운 학교
술 마시는 학수, 용대, 친구들. 만신창이가 된 얼굴이지만 아주 후련해 보인다.
선미
- 89 -
둘 다 개완허지?
피식 웃는 학수와 용대
구복
근디 용대 너는 뭔 운동힜냐?
용대
합기도허고 특공무술.
구복
학수 너는?
학수
난 태껸허고 선무도를 좀 힜지.
석기
어쩐지 둘이 발기술이 좀 틀리더라.
학수
(용대를 다시 보며) 내가 미안허다.
너도 알다시피 어렸을 땐 내가 울 아버지 떔시..
미경
(용대 뒷통수 때리며) 너도 미안하다고 혀! 빨리!
용대
분위기 깨지 말고 술이나 마셔.
정 말이 허고 싶으믄 이 한마디만혀.
아따~ 개완허다!!
학수 / 합창
(웃으며) 그려 씨발, 아따~~ 개완허다!!!!!!
86. 병실 / 낮
학수가 만신창이 얼굴로 선미와 들어온다.
선미부
느그들 간밤에 어서 잤어?
설마... 같이 잔겨?
선미
아따 뭘 그런걸 물어보셔...
아버지
깔끔허니 되앗겄지?
학수
개완허니 되얏지.
아버지
(약 들고 있다) 터진디는 아까징끼가 최고여. 대 봐.
학수에게 약을 발라주는 아버지. 다 바르지 않았는데 쓰윽 일어나는 학수.
- 90 -
아버지
왜 그려?
학수
겁나게 불편허네.
아버지
뭐시?
학수
난 행복보다 불행이 더 편헌 체질인디.
가족, 행복 그런 말이 떠오름서
갑자기 닭살이 확 돋잖여.
(팔뚝을 보이며)봐, 올라와 버맀어.
아버지
...
일어나서 가방 챙기는 학수.
학수
담배 끊으시요. 나 아직 복수헐라믄 멀었응게.
나 서울 갔다 오기 전에 거시기...
그..그...그렇게 되불면 나한테 죽을 줄 아쇼.
선미는 아까부터 학수를 보고 있다.
학수
(선미에게) 인자 진짜 간다. 어르신도 얼른 일어나씨요.
선미부
(찝찝하게) 잉 그려...
쭈뼛거리며 선미에게 다가가 뭔가를 내미는 학수.
선미
뭐여?
학수
작가상 축하 선물.
가방을 들고 병실을 나가는 학수.
포장 풀어보면 예쁘게 깎은 연필이 상자 가득 들어 있다.
87. 병실 복도 / 낮
학수를 따라 나오는 선미.
선미
- 91 -
학수야!
학수
?
선미
나랑 노을 보러 안 갈려?
88. 병원 주차장 / 낮
화사한 옷차림에 화장 곱게 한 선미가 활짝 웃으며 다가온다.
학수
화장은 뭐더러 힜대?
선미
예배당 갈 때 화장들 허잖여.
나한티는 노을 감상이 예배고 의식이여. 가자.
차에 오르고 병실 창문에서 아버지가 그 모습 흐뭇하게 본다.
89. 바닷가 엄마 산소 / 석양
나란히 앉아 노을 바라보는 학수와 선미.
오늘도 노을은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선미, 웃으며 백에서 노트를 꺼내 학수에게 건네준다.
바로 고등학교 때 원준이 훔쳐갔던 그 노트다.
놀란 눈으로 선미를 보는 학수.
학수
니가 어떻게 이걸...
선미
(웃으며) 나도 훔쳤지.
학수
?
선미
팔년 전일 거여. 원준 선배가 이사를 헌다고 히서
미경이랑 도와주다가 우연히 발견헌 거지.
나한티 노을을 가르쳐준 스승의 육필원고를
손에 넣고 얼메나 설레던지....
쓴웃음으로 노트를 펼치면 ‘폐항’시가 보인다.
학수
...
선미
- 92 -
원준 선배가 훔칠 만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 나이에 어떻게 그런 슬프고 빛나는 언어를
떠올렸을까?
학수
....
선미
그리서 꼭 한번 만나고 싶었는디 막상 만나보니
날나리 양아치대?
그리서 돌려주려고 힜다가 이미 베려버린 영혼한티는
쓸모없는 물건이다 싶어서 안 돌려줬던 거여.
학수
나도 이런 모습으로 고향에 오기 싫었어야.
선미
....
학수
선미야, 니는 금의환향 콤플렉스가 뭔지 모르지?
고향 떠난 남자들한티는 그런 거시 있는디
내가 그거시 특히 좀 심혀.
선미
내 고향은 폐항....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줄 건 노을 밖에 없네....
학수
...
선미
학수야~
고향에 오면 저 노을 빛이 너에게 비단옷을
입혀주고 있는 거 같지 않아?
학수
...
노을 빛이 학수 얼굴에 가득 번진다.
90. 병실 / 저녁
선미부를 물수건으로 목욕 시켜주는 아버지.
선미부
자네 오늘 왜 그러능가?
사람이 갑자기 않던 짓을 허믄 거시기헌다드만.
아버지
인자는 거시기 히도 서운 헌거 하나 없소.
근디... 형님. 우리 사돈 안 맺을라오?
선미부
- 93 -
개 조꺼튼 소리 허고 자빠졌네!!
91. 바닷가 / 석양
눈을 감고 붉은 노을을 향해 입술을 내미는 선미.
학수
시방 뭐 하는 거여?
선미
노을하고 키스하는 거시여.
노을과 키스하는 선미를 멍하니 쳐다보는 학수.
학수
좋냐?
선미
너도 히 봐!
학수
염병. 지랄하고 자빠졌네.
지그시 눈을 감고 미동도 하지 않는 학수.
학수의 얼굴에 노을빛이 짙게 젖어있다.
선미
아직 사투리가 남았다는 건
고향의 진심이 쪼금은 남아있다는 것이여.
평온한 표정으로 눈을 뜨는 학수의 얼굴
92. 복도 / 밤
병원 복도를 걸어오는 학수와 선미.
아무도 없자 멈추고 선미를 보며 웃는 학수.
선미
왜?
대답 대신 선미 끌어안고 입맞춤하려는 학수.
이때 선미부를 태운 휠체어를 밀고 모서리를 돌아 나오는 아버지.
선미부
저저... 저런 후랴덜놈이!
내 이 후랴덜놈을! (벌떡 일어난다)
- 94 -
일어선 아버지를 보고 놀라는 선미.
선미
아부지...
선미부
어? 서버맀네? 야 야 내가 서버맀다 서버맀어! 하하하하!
서버맀어 서버맀어! 하하하하!
병실에서 사람들이 고개를 내민다.
옆 병실 아줌마
노인네가 스긴 뭘 슨다는 거여?
선미는 기쁨에 눈물 반짝이고 학수와 아버지도 흐뭇한 미소 짓는다.
이때 아버지가 갑자기 아랫배 움켜쥐며 허리를 숙인다.
학수
아버지 왜 그려? 어!
달려와 부축하다가 벌써 피범벅이 된 엉덩이를 보고 경악.
학수
아버지! 아버지!
93. 병실 / 밤
호흡기 쓰고 누워있는 아버지.
의사와 간호사 와 있고 모두 걱정스레 지켜본다.
충격에 넋이 나간 듯 미동도 없는 학수.
의사
(아버지에게) 강골은 강골이요.
넘들 같으믄 진작 끝났을 판인디
자식이 힘이 됐던 게비네.
학수의 휑한 눈이 붉게 충혈된다.
아버지, 천천히 눈 뜨더니 호흡기 벗는다.
학수
그건 왜 벗고 그려? (다시 채워주려 하자)
아버지
죽기 전에 뭐시라도 한마디는 냄겨야는디
인생을 좃같이 살어서...
- 95 -
학수는 괴로워 미칠 것만 같고....
아버지
히줄 말이 이거 배끼 없네.
너도 나 닮어서 괴기 좋아헐텐디
먹더라도 태워 먹지 말고 삶어서 먹어.
글고 우리 체질에 폭탄주는 아조 쥐약이여,
입에도 대지마.
이 두 가지만 잘 지키믄 넌 대장암은 안 걸릴 것이여...
학수
아버지...
진짜 가는 거요?
나는 복수헐라믄 아직 멀었는디?
아버지
인자부터 잘 살어. 그것이 최고의 복수여...
학수
씨벌.... 씨벌....
침대 난간 붙들고 주저앉아 흐느끼는 학수.
아버지의 손이 쭈뼛거리며 학수 손을 잡는다.
아버지
우리 아들 손이 이렇게 생겼었네이....
아버지에게 손 맡긴 채 서럽게 흐느끼는 학수.
94. 장례식장 앞 / 낮
장례식장 복도를 걸어 나와 상주 완장을 풀어 중식에게 주는 학수.
중식
(학수에게 봉투 건네며) 병원비, 장례비허고 난께
니 서울 갈 기름 값 딱 남았다.
(금목걸이 내밀며) 그리고 이거...
학수
뭘~ 남겼어. 다 쓰고 가지.
금목걸이를 받아 쳐다보는 학수.
사회자
쇼미더머니 6년개근 참가자.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96 -
95. 쇼미더머니 공연장 / 낮
공연장 뒤에서 헤드셋 끼고 순서를 기다리며 연습하는 학수.
사회자
시즌6 네티즌 투표에서 다시 보고 싶은 래퍼로
선정된 특별게스트...
김학수!(씸뻑.心Buck)
사회자의 소개가 끝나고 공연장으로 들어서는 학수.
공연이 시작됐는데 반주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웅성거리는 관객들.
지그시 눈을 감고 미동도 하지 않는 학수의 얼굴.
주위의 분위기를 느끼며 서서히 랩을 하는 학수.
모든 관객들이 학수의 모습을 보며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학수
(훅 부분만 전라도 사투리 가사 작성)
yeah,
모두 다 내게 등을 돌리네
수근거려, 쟨 덫에 걸린 애
이제 난 일어났지,
다시 게임을 되돌리네
세상은 날 루저라고
놀리고 비웃겠지 전부 견뎌낼거야
지껄여봐, 루저라고
쓰라린 기억들이 날 빛내줄거야
눈 뜨니 겨우 내 침대
꽤 멀리 갔다 했어
천만에, 절망이 날 놓을 리가 없어
노을이 다 타기 전 사랑은 떠났고,
난 헐리다 말고 버려진 폐허
날 또 놀리다 버릴 꿈
위기를 이기는 길은 기도 뿐
침몰, He got game!
놀리다 버리게 가만 둘 순 없지
자, 뭘 니가 할 수 있나
상황을 바꿔놓을 희박한 희망이 간절해
억지 논리가 판단을 지배했지
'난 널 이 갑갑한 절망에 가뒀어.'
악마가 또 속삭였지만,
Only god can judge me!
- 97 -
난 내몰리다 지쳤지
밑바닥? 멀미가 날 정도로 지겨워
난 더 멀리 갈 수 있어
끝나진 않았어, 자 멀리 봐
세상은 날 루저라고
놀리고 비웃겠지, 전부 견뎌낼거야
지껄여봐, 루저라고
쓰라린 기억들이 날 빛내줄거야
슬픔 속으로 다시 돌아가진 않아
난 높이 날게fly high, fly high
절망 속으로 다시 돌아가진 않아
더 높이 날게fly high, fly high
나락에 떨어져 느꼈던 배고픔
눈물 젖은 빵조각도 없던 내 모습
거울엔 패배자의 얼굴이 남긴 외로움
어디에도 없어, 내 몫은
남은 건 비루한 내 목숨과 감성팔이?
과거를 담보로 다시 가리?
so U wanna be a hardcore?
뜨거운 내 심장의 온도를 더 높여
내 목표? 이 괴리감에 치를 떠는
이 바닥부터 깔아놓은 밑거름
한 길을 걸은 내가 또 잃을거는 없어!
진즉, 진 짐을 벗어 내렸어
신심으로 내 현실을 받아들였어
조용히 숨 죽여, 내 몸을 웅크려
내 손에 움켜쥔 걸 다시 흩뿌려
난 꿈 꾸려 해! 다시 돌아올 때
더 강해진 걸 증명을 해!
세상은 날 루저라고
놀리고 비웃겠지 전부 견뎌낼거야
지껄여봐, 루저라고
쓰라린 기억들이 날 빛내줄거야
한 숨을 내쉴 때 찾아온 실패
두려워 마, 앞으로 그대가 마실
백번의 쓴 잔과 방 문을 잠가도
밤이면 어김 없이 그대 잠든 창가를
찾아올 어둠, 어쩌진 못해
슬픔은 그대 노트에 기록된
말들에서 비롯 돼
세상 모두 때론 거기까지라 말해도
- 98 -
절대 넌 인정하지마, never
세상은 날 루저라고
놀리고 비웃겠지, 전부 견뎌낼거야
지껄여봐, 루저라고
쓰라린 기억들이 날 빛내줄거야
슬픔 속으로 다시 돌아가진 않아
난 높이 날게fly high, fly high
절망 속으로 다시 돌아가진 않아
더 높이 날게fly high, fly high
다이하드 (Feat. 알리 & MC 메타 Of 가리온)
피타입
불안한 눈으로 학수를 바라보는 면도와 된장.
학수의 랩에 빠져드는 프로듀서 길과 등등.
랩 중간 몽타쥬.
병실
퇴원준비하며 TV속 학수의 모습을 보는 선미와 선미부.
선미보다 더 흥겨운 선미부.
피아노 학원
TV를 보며 호들갑 떠는 용대.
조용히 하고 TV에 집중하라고 구박하는 미경.
당구장
상렬,구복,석기.중식.
혼신의 힘을 다해 랩을 하는 학수의 눈에 눈물이 꽉 차있다.
96. 새만금 방조제 / 낮
이어지는 학수의 랩.
구복의 렉카차가 호위하고 새만금 방조제를 달리는 상렬이 운전하는 웨딩카.
턱시도 입은 학수와 드레스 입은 선미.
줄포초등학교 정문을 들어가는 웨딩카.
97. 줄포초등학교 강당. 에필로그. / 밤
드레스 입고 앉아있는 선미 앞에 춤을 추는 학수와 친구들.
용대, 미경, 상렬, 구복, 석기, 면도, 된장 그리고 월드컵 식구들.
친구들에 춤에 맞춰 선미에게 랩으로 된 세레나데를 부르는 학수.
- 99 -
세레나데가 끝나자 선미부가 선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며 춤을 요청한다.
선미와 선미부의 부르스가 시작되고 몇 소절이 흐르자 멜로디가 바뀐다.
양복에서 검은색 선글라스를 꺼내 쓰는 선미부.
댄스곡에 맞춰 현란한 춤을 추기 시작하는 선미부와 선미.
선미 옆에서 랩을 하는 학수.
뮤지컬 군무 사이사이 펼쳐지는 인서트.
- 곰소 어촌 어부들의 흥겨운 작업 풍경.
- 부안 댐에서 낚시하는 상렬, 구복, 석기.
- 미경과 젓가락 행진곡을 같이 치는 용대
- 당구장 다이 닦는 중식.
- 면사무소 민원창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선미
- ‘노을을 담았습니다‘ 부안 뽕주 입간판의 학수 얼굴.
- 격포 해변에서 모터보트 타는 선미와 학수
부안의 아름다운 삶의 모습과 절경들이 펼쳐진다.
끝.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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