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러스 3
S#1.성당 오케스트라 지휘자실 (밤)
루미 (굳은) 왜 갑자기 이러시는 거죠.
루미, 강마에 찾아온 듯 앞에 서있는. 강마에, 루미 무표정하게 보다가,
루미 저분들, 좋은 사람들이예요.(하는데)
강마에 ...정명환이 와.
루미 ....?
강마에 매번 내가 가는 길을 바로 앞에서 잘라먹은.....
(하다가 숨 삭이며)....여하튼 그 놈 앞에서 난 지휘를 해야 돼, 저 사람들을 데리고. 말이 된다고 생각해?
루미 (뭔 소린지 모르겠지만 답답한) 살살 달래서 가두 되잖아요. 바람보다 햇빛이 나그네 옷 벗긴다는 말두 모르세.. (하는데)
강마에 난 웬만한 프로들도 성에 안차는 사람이야. 근데 그런 내가, 저런 사람들을 데리고 무대에 서야 돼. 이게 말이 되냐고.
루미 연습이 즐거워야 공연도 잘되잖아요..!
강마에 (버럭) 말을 제대로 들어!! 설렁설렁 놀면서 최고 지휘자가 된 그 놈 앞에서..!
내가 저딴 쓰레기들을 데리구 공연을 해야된다구, 바로 너 때문에!!!
멈칫하는 루미... 강마에,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루미 보며 서있다.
숨을 몰아쉬며 강마에를 노려보는 루미...
루미 (고개를 돌려 포옥 숨을 내쉬는) ...쓰레기요.
강마에 (아랑곳 않고) 일주일이야.
루미 (보면)
강마에 작정을 한 이상 나도 허투로 연습은 안 해. 단, 일주일동안 올인 해보고 안되면, 그땐 접어야지. 시장한테 말해야지.
루미 .....!!
강마에 (으름짱) 우르르 다 쫓겨나고 싶지 않으면 너부터 잘해. 니 실력은 뭐 손톱만큼이나 나은 줄 알아?
S#3.연습실 앞 (밤)
희연 (참담한) ...그냥 관둘래.
루미, 준기, 주연, 주희 관둔다는 희연 말리러 나온 듯..
루미 아줌마, 아니 정희연씨, 지금 관두면 진짜 똥덩어리 되요.
실력 팍 키워야죠, 보여줘야죠 강마에한테~!
희연 글쎄 그 실력이란 게 금방 느는 것두 아니구~
준기 (뒤돌아 머리 감싸 쥐고 있던 준기 홱 돌아서며 희연 보고)
난 병원 6시에 문 닫고 나오는데... 이렇게 관둔 다는 건 말두 안돼요.
주연 (말리러 나온 건지... 준기 보고) 그래두 너무 무섭잖어~ (루미에게) 무슨 지휘자가 저래? 나중엔 우리 패겠어~
주희 (호들갑) 소문엔 바늘 갖구 다니면서 음 틀리면 손톱 밑에 막 찌른구 그런대~!
루미 그거 그냥 소문이예요~ (희연 보고) 그니깐요~ (하는데)
희연(OL) 건우 보기에두 챙피하구, 진수아빠한테 들킬까봐 조마조마 하는 것두 죽겠구,
선생님 말대루 민폐두 너무.... (답답) 뭣보다 무서워 죽겠어.
스트레스 풀라구 온 건데 더 쌓이기만 하구, 관둘래.
(서둘러 가며) 미안해 루미씨, 미안해, 응~? (얼른 뒤돌아 가버린다)
루미 (잡으려하며) 아줌마~ 정희연씨~ (하는데)
S#3.동 연습실 (밤)
루미, 도레미파솔라시도 바이올린음으로 켜고 있는.
강마에 다시.
다시 도레미파 켜고 있는 루미. 강마에에게 깨지고 있는 중이다.
단원들, 루미까지 혼나자 굳어서 보고... (희연 없음)
강마에 (인상 쓰며) 이건 뭐, 막내부터 악장까지 제대로 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데 뭐가 되겠어? 기본음계 10번.
루미 (기분 나쁘지만 단원들 생각해서, 억지미소) 네.
(단원들 향해 열심히 웃으며) 기본연습은 많이 하면 할수록 좋거든요. (켜고)
그래도 굳어서 보는 단원들... 특히 건우의 표정, 매우 안 좋다.
강마에 (악보 넘기며) 현악 건너뛰고, 첼로 넘어가고, 가고, 가고 (마지막장이다) 끝이네.
(단원들 향해) 그렇게 연습들을 해댔으면서 이 짧은걸 못합니까? (하는데)
건우 속이 시원하십니까.
강마에 (보면)
건우 한명씩 죽여 놓는 거, 통쾌하시냐구요.
강마에 (또 저놈이다.. 화나지만 이죽) 별루. 죽여 놔서 변하면 백만 번두 하겠는데 똑같잖아. 에너지 낭비, 힘 낭비야.
건우 (극도로 화 참으며) 그건 저희도 마찬가집니다. 왜 틀렸는지 설명도 안 해주는 지휘자, 시간낭비거든요.
가만히 건우 보는 강마에.... 눈빛 똑바로 맞받는 건우... 긴장이 흐른다.
켜다가 멈추는 루미, 그런 둘을 불안한 듯 보고....
강마에 (가만히 보다가 참듯이) ....넌, 트럼펫한테, 말하면서 연주해?
건우 ......?
강마에 제1피스톤아, 내가 널 눌러도 되겠니, 제3피스톤, 니 생각은 어떻니, 물어보고 가르치고 설명하면서 연주하냐고.
건우 무슨 소립니까. 알아듣게 말하십쇼.
강마에 니들은 내 악기야. (눌러 참지만 점점 커지는) 난, 오케스트라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거고 니들은 그 부속품이라고.
(하나씩 가리키며) 늙은 악기, 젊은 악기, 울며 뛰쳐나간 똥 덩어리 악기, 카바레 악기, 회사 다니는 악기, 대드는 악기..!!
단원들 .......!!
건우 (완전히 굳어진다. 억누르는) .....저흰, 사람인데요.
강마에 (터졌다) 아니!! 니들은 그냥 개야! 난 주인이고! 그러니까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짖으란 말야!!!
단원들 .........!!!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강마에도 말이 좀 심했다 싶지만 화나 서있는. 그때,
이든 (시계 보다가) 땡~! 연습 끝!
단원들보면 몰래 이어폰 끼고 문자만 보내고 있던 이든,
룰루랄라 혼자 일어서서 이어폰 빼며 짐 챙기다가 사람들 보고 ???
강마에, 이 상황에 자기가 서 있는 게 너무도 어이없고 불쾌하다. 그냥 나가버리려는데,
건우 (화 참듯) ...개라구요. 그 개한테 한번 된통 물려보신 적은 없으십니까.
강마에 (이죽) 없어. 한번 달려든 적은 있었는데 내가 발로 차버렸어. 깨갱 하던데?
건우 보면, 냉소 날리며 나가버리는 강마에. 사람들도 두런두런 조심스럽게 짐 챙기지만 무거운...
건우만이 강마에에 대해 화가 끓어오르는 듯 완전 굳어져서 서있는데,
루미 (보다가 다가와) 입만 살은 사람이잖어, 참아 니가.
건우 (화나서) 넌 왜 음이 그렇게 떨어져? 딱딱 못 짚냐?
루미 (어버버 보다가) ..아니, 난 강마에가 막 뭐라 그러니까~~ (하는데)
갑용 (짐 챙기며, 건우 향해 달래듯) 지금 다 그래 사람들. 강마에 무서워서 제 실력들두 안 나오구 있어.
(혼잣말 처럼처 ) 큰일이네, 이래갖군 되는 일 없을 텐데....
건우 .........
S#4.동 연습실 (밤)
근엄한 표정으로 앞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는 용기, 강마에처럼 와이셔츠에 조끼까지 차려입었다.
그 앞의 단원들, 편안하게 앉아 웃음참고 있는.
강마에 놀이 하는 중이다. (혁권만이 못마땅한 듯 삐딱하게 팔짱끼고 있는)
용기 마징가젯트라고 아시죠. 무쇠팔 무쇠다리. 여러분들도 그와 다를 게 없습니다.
(퉁퉁한 아줌마 가리키며) 그 무다리, 그게 뭡니까!! 팔두 그냥 불뚝불뚝, 씨름해요??
단원들 (키킥 웃고, 혁권은 어이없어 허참)
혁권 아 나 지금 시간도 없는데 뭐하자는 거야 이거~!!
루미 (달래듯) 강마에 땜에 그러죠~ 너무 무서워서 있는 실력도 안나오구 있잖아요.
혁권 그래서 이렇게 가짜 세워놓구 놀아보자구?
우리가 하는 공연이 무슨 사이코드라마야? 심리 치료루 해결이 될 문제냐구 이게~!
이든 아 간만에 재밌구만 왜 그래 아저씨~! 진짜 강마에 앞에선 한마디두 못하구 찌그러져 있던 게 누군데~!
혁권 (이든향해 눈 부라리며) 나, 니 삼촌뻘이야. 아무한테나 찍찍 반말 지껄인다구 다 귀여워 보이는 줄 알어?
이든 (기막혀 뭐라 하려는데)
루미 오~ 바로 그거야! 선배~ 딱이네, 강마에 포스!! 선배가 강마에 해라!
혁권 뭐얌마?
용기 (루미 향해) 아 악장님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십니까~
그래두 저 비실비실 해 보이는 사람보다는 내가 좀 더.... (하는데)
혁권(OL) (용기 향해) 맞어, 내 진작부터 물어보고 싶었는데, 당신 옷은 왜 그렇게 입구다녀?
그 옷 빳빳하게 다림질하구 줄 세울 시간에 트럼펫을 한번이라두 더 불어야지, 폼으루 공연해?
용기 (입나와) 남이사~ 내가 연습 때 잠옷을 입건 빤스를 입건 당신이 무슨 상관...
건우(OL) 에이, 영~ 그건 좀 대답이 유치하다~
용기 (당황해서 보면)
루미 저 선배가 강마에다 생각하구, 좀 더 포스 있게, 멋있게, 안될까?
혁권 (둘러보며) 연습이나 하자니까~!
용기 (뚱해 있다가 혁권에게, 폼 잡으며) 연습은 이미 집에서 하고 있거든요?
건우 좋아, 좋은데 한발만 더 나가봐. 하고 있는데, 하면서 여유 있게~~!!
S#5.동 연습실 (밤, 다른 날)
용기 (여유 있게, 강마에 향해) 연습은 이미 하고 있는데 선생님껜 많이 모자랐나보네요. 죄송합니다.
멈칫해서 보는 강마에. 틀린 것 지적당한 용기,
강마에 앞에서 속으론 발발 떨리지만 애써 여유 있게 말하고 있는.
용기 근데 어떤 부분을 어떻게 고쳐야하는지 말씀을 해주시면, 저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괜찮으시면 말씀을 좀 해주시지요.
가만히 보는 강마에...루미, 건우등 오오~~하는 표정으로 용기 보고 있다.
용기, 애써 웃고는 있지만 이마위로 한줄기 땀이 쪼르르 흐른다.
강마에 (보다가 누그러든 듯) ....불어보세요. 말 해줄 테니까.
오오 통한다!! 해서 보는 단원들! 좋아라 웃는 용기, 트럼펫 들더니 힘껏 분다.
그런데 기분 좋아 너무 힘껏 불어 이상한 소리로 삑사리 나는..! 용기, 얼어붙어 보면,
강마에 (이죽) ...왜 내가 말을 안 하는지,.. 아시겠죠?
S#6.동 연습실 (밤)
단원들, 정해진 악기위치 상관없이 건우, 루미, 갑용 중심으로 둘러앉아 개별연습중이다.
건우 옆에서 쫑긋해서 듣던 주연, 건우에게,
주연 나두, 나두 그런가?
건우 누나두 일렉하던 버릇이 있어서 그런지 보잉이 넘 강해요.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집니다! 다른 악기소리를 같이 들어야되요!
조홥니다, 조화! (갑용 향해 맞죠? 확인받듯 보면)
갑용 (끄덕하고 오보에 들며) 한번 맞춰보지. 박자 줘봐.
건우 (대충 팔 흔들며) 하나, 둘, 셋, 넷~! (하는데)
성당수위 (문 열고 들어오며 버럭) 이 사람들이, 12시!! 허구헌날 밤 12시까지 뭐하는 겁니까~ 저도 좀 쉬어야죠~!!
S#7.탄천 공원 (밤) <모리꼬네, 가브리엘스 오보에 - 오케스트라>
한적한 공원에서 같이 연습하고 있는 20명 남짓한 단원들. 건우,
그 앞에 사과궤짝 놓고 올라가 팔 흔들며 지휘하고 있는데, 단원들 건우 보며 피식 피식 웃는다. 건우, ?해서 보면,
루미 (푸악 웃으며) 야, 너 손 젓는 거 너무 웃겨~! 깡통 로봇 같애!
그 말에 단원들 웃으며 한마디씩 떠드는. “나두 그 생각했는데”“아무리 연습이지만 폼 좀 연구해라.
뭐야? 그게~! 간지가 안 살잖아~! 건우, 머쓱해지는.
S#8.강마에 거실 (밤)
조심스럽게 책장 쪽으로 걸어가는 건우,
책제목 주욱 살피다가 ‘지휘법’적혀진 얇은 책자 발견하자 뽑으려는데 안방에서 강마에 나오다 멈칫 보는.
건우, 홱 돌아서면,
강마에 남의 책장에서 뭐 하는 거야.
건우 ....밤이 길어지니까 잠이 안와서요.
하면서 건우, 책 꽂혀진 뒤편에서 뭔가 꺼내 보여주는. 야한 멜로물 CD.
건우 옛날에 숨겨놨던 겁니다. 선생님 불면증 있으시죠? 놔 둘께요. (가는)
강마에 난 필요 없어, 가져가.
하는데도 건우 그냥 가버린다. 안 좋게 보던 강마에, 흘끔 CD 꺼내보고.
S#9.건우 거실 (밤)
올라온 건우, 바지춤께서 뭔가 꺼내본다. 급히 숨겼던 지휘책이다.
S#62 갑용집 거실 (아침)
갑용, CD들이 꽂혀있는 거실 책장 앞에서 뭔가 중얼중얼 외우고 있다.
그러다가 책장 한 줄의 CD들 하나하나 빼보면서 노래곡목 외웠던 순서 맞춰 보고 있는....
거의 다 맞춰나가는 갑용, 마지막 CD까지 정확히 맞춘다.
갑용, 기분 좋아 씨익 웃는데 딩동 벨소리. 갑용, ?해서 모니터보면,
S#63 갑용집 앞 (아침)
이든 ....할아버지, 저 하이든인데요.... 상의 드릴께 있어서 왔거든요? 문 좀 열어주심 안 돼요?
S#64 갑용집 거실 (아침)
갑용 ????
시간경과. 이든, 갑용과 마주앉아있는. 갑용, 얘가 또 왜 이러나, 경계어린 눈길로 보면,
이든 (근심어린) ....사실 진작부터 말씀드리려구 했는데요....
주변에 믿을만한 사람두 없구..... 근데 할아버지가 저한테 잘해주셔서..... 상의 좀....
갑용 ....
이든 ....사실은 저희 집이 진짜 너무 안 좋아서... (흑...우는 흉내)
갑용 ...........(살짝 인상 쓰는...가짜 냄새가 난다)
이든 (눈물도 안 나오지만, 우는 것처럼) 집 한칸두 없어서 양로원에서 곁방살이 하는데요,
엄마는 식당 함바일 하시다가 당뇨루 누워 계시구우~ 아빠는 그나마 막노동 나가시지만 다리를 절어요.
(다시 흑, 해보이지만 눈물 안 나오자, 쓴 미소로) ....이게 참, 너무 힘든 일들이 많다보니까 눈물도 다 말라버리네요.
갑용 (냉담해져서 보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든 (멈칫, 당황해서 보다가) 아니... 그래서.. 학교를 관둘까 말까... 상의드리러...
갑용 돈은 안 필요하고?
이든 (감격한 듯) 어웅~ 그래주시면 정말, 너무 감사하죠.
할아버지가 먼저 알아서 말씀 꺼내주시니까 너~무 좋다~ (애교떨듯) 딱 20만원 정도만 빌려주심...
갑용 (냉정한) 준단 소린 안했어. 진짜목적은 돈 아닌가, 찔러본 거뿐이야.
이든 (당황해서 보다가) ...근데요 할아버지~ 저 가끔 겁나요. 할아버지두 불안하겠지만 저두 그렇거든요?
갑용 ....!!!
이든 (걱정하는 척) 할아버지 마음 아니까, 이기려는 거 아니까,
모른 척 해야겠다 하면 서두~ 연습에 조금 늦으시면 어디 쓰러져 계신 건 아닐까,
사람들한테 말해서 돌봐드려야 되는 건 아닐까....
갑용 (싸하게 보다가) ...말해.
이든 네? (당황해서) 어.. 근데 할아버지가 그거 비밀이라구...
갑용 말해!! 전 서울시향 퍼스트 오보에 치매 걸렸다 떠들어보라고!!
어디서 굴러 먹다 온 개 뼉다구 날라리한테 협박당하는 것 보단 그게 훨씬 나아!!
이든 (놀라보면서) ...아니, 왜 갑자기 화를 내구 그러세요?
갑용 그리구 나 아직 치매 오지두 않았어!!
이 노무 자식이 어디서 건방지게 아프지도 않은 사람을 갖고 협박질이야 되먹지 못하게!!
돈 2만원 주니까 냉큼 해가지구, 본데 배운데 없는 년 같으니라구!!
이든 (멍보다가) ...년? (성질 나왔다. 화나 일어서며) ....와~~ 이 할아버지가 진짜 성질 긁네?
돈 얘기 누가 먼저 꺼냈어? 할아버지야~!! 글구 내가, 백만원을 달래,
천만원을 달래? 단돈 20만원! 것두 그냥 달라는 것두 아니고 좀 빌려 달라는 건데 그걸 그렇게... (하는데)
갑용 나가 이 나쁜놈!! 어디 어른한테 버르장머리도 없이...!
이든 (빈정) 갑자기 이러는 거 보니까 치매 벌써 왔네~ (놀리듯) 할아버지만 모르나봐, 어뜩하면 좋아? 병원 연락해줘?
두리번거리던 갑용, 옆의 CD들어 던지려는데, 메롱~! 하고 후다닥 도망가 버리는 이든. 갑용, 씩씩대며 서있고......
S#10.탄천 공원 (밤) <주페, 경기병 서곡 - 오케스트라>
다시 사람들 연습시키는 건우, 저번보다 지휘폼 많이 나아졌다. 사람들, 오오~하는 표정으로 보면서 연주하고.
혁권 (삐딱) 이 템포 강마에가 지정해 준거야. 바꾸긴 뭘 바꿔. (하는데)
갑용 템포야 지휘자가 정하는 건 맞는데, 지금은 우리끼리 하는 건데 뭐 어때. (건우향해) 가고 싶은 데로 해봐.
건우 그럼 좀만 빠르게 가보겠습니다. 원, 투, 스리, 포~!
S#11.성당 오케스트라 연습실 (아침) <주페, 경기병 서곡 - 오케스트라>
위 카운트 받아 단원들 연주중인. 강마에, 앞에 서서 지휘중이다. 지휘하던 강마에 갸웃. 좀 빠른듯하다. ?해서 보면 지휘안보고 코 박고 연주하는 단원들, 점점 더 빨라진다.
강마에 (땅땅 중단시키고) ...호흡이 좋아졌네요. 음들도 잘 맞는 거 같고.
단원들 (좋아서 서로 보며 비죽 웃는데)
강마에 근데 왜 이렇게 빨라지죠? 왈츠합니까? 지휘 잘 보시고 느리게 가세요. 다시.
단원들, 연주 시작하는데 누구는 느리게 가고 누구는 빨리 가면서 엉키고.
강마에 그만 그만! 왜 이럽니까. 지휘 안 봐요?
그러나 당황한 사람들, 연습했던 거와 다른 박자라서 건우 흘끔 거리며 본다. 강마에, 그런 사람들 ?해서 보는데
건우 (안되겠다, 부러 강마에에게) 그니까 박자가, (손뼉 쳐 보이며) 이 박자로 하라는 거죠?
강마에 지휘 보면 몰라? 내 손을 봐야지 촌스럽게 박수는 왜 쳐.
건우 용기 형이 잘 모르겠다 그래서요. (박수쳐보이며) 어느 정도죠? 이 정도?
강마에 (마음에 안 들지만 참으며) ..그것보다 훨씬 느리게, (지휘해보이며) 이 정도야.
건우 아~ (용기에게 말하는 척, 그러나 사람들 다 들리게 박수 쳐 보이며) 이정도래,형. 이박자, 알겠지?
단원들 (흘끔 건우 박수 호흡 새기는 듯 끄떡 끄덕)
강마에 (뭔가 이상하고 맘에 안 들지만 참듯) ...다시 갑니다.
지휘 시작하자 다시 연주하는 단원들. 이번에는 적당한 박자로 딱딱 맞고. 그런데 사람들 연주하면서 흘끔 흘끔 건우보고. 건우 부러 박자 가르쳐주듯 트럼펫 위 아래로 흔들며 연주하고. 강마에, 그런 단원들과 건우 보며 뭔가 이상한데...
S#12.동 연습실 뒤 오솔길 (아침)
또 한소리 들었는지 바이올린 들고 저벅저벅 도망가는 주연주희,
루미 진짜 미치겠네. 겨우 분위기 좋게 해놓으면 박살내구,
또 다독여 놓음 깽판치구, 이건 뭐 지휘자가 아니라 웬수야 웬수.
갑용 그래도 강마에가 나아졌다고 했쟎아. (건우 향해) 애썼다, 니 덕이야.
건우 (쑥스런) 저야 뭐... 선생님이 많이 갈쳐주셨죠. (하는데)
갑용 근데 조심해. 이렇게 니 지휘루 우리 연습하는 거, 강마에가 알면 큰일이야.
루미 (불퉁해서) 연습하는 것두 눈칠 봐야되요?
갑용 지휘하는 거 말야. 아까두봐, 사람들이 연습때 니 지휘에 길들여져 있어서 강마에한테 잘 못맞추잖아.
그니까 앞으로 연습할 땐 그냥 강마에 템포와 감정에 맞추자구.
루미 (역시 맘에 안 든다, 불퉁해서) 강마에 솔직히 하는 일도 없는데 뭘 그렇게까지 신경을.... (하는데)
갑용(OL) 그래두 그게 아냐 이 사람아. 해석 차이두 문제지만 포디움에 떡하니 다른 사람이 서있는 거, 지휘자 자존심문제야.
마에스트로라는 게 뭐야, 프레지던트, 제너럴, 마에스트로 아냐, 남자의 3대 로망.
그만큼 대단한 자리라고. 그러니까 혹시라도 강마에 알지 못하게 조심해.
건우 (뭘 그렇게까지 신경 쓰나 싶다, 발로 땅만 차고 있다가, 대충 끄덕이며) 네.
S#13.동 연습실 (아침)
코 박고 문자질만 하고 있는 이든. 지휘자실 나온 강마에, 그런 이든 못마땅한 듯 보다가 빈자리 본다.
강마에 (빈자리 쏘아보며) 악장과 오보에 선생님은 무슨 정상 회담이라도 한답니까?
건우 ...겨우 3분 지났는데요.
강마에 (못마땅) 먼저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가죠. (강마에 지휘 시작하려는데)
이든부E 이든이 너 어딨어!!!
강마에와 단원들 놀라서 보면 머리끝까지 화난 이든부, 다리 절며 들어오고 그 뒤에 병색 있는 이든모, 여보오~~!! 이든부 말리지만 힘에 밀려 끌려 들어온다. 문자질 하던 이든, 고개 들었다가 놀라 굳어지고!!
이든부 (두리번거리다가 이든 발견하고) 너 이놈의 기집애, 학교를 관둬?
(다가가며) 내가 누구 땜에 이 병신 다리로 개고생을 하는데, 어?!!
이든모 여보오 제발~~! (잡아끌고)
이든 (해쓱해서 보다가, 나와서 잡아끌며) 나가, 나가서 얘기해.
이든부 (뿌리치며) 학교도 때려 치고, 거기다 엠한 사람들한테 협박질까지 하고 다닌다면서!! 니가 깡패야?!
이든 (당황해서) 누가 그래! 어디서 무슨 소릴 듣구 와서 이러는 거야 지금!!
강마에 (인상 잔뜩 쓰고 보고 있는....)
이든부 너 하는 꼬라지보구, 누가 전화해서 알려줬어, 임마! 학교를 도대체 왜 관둬!
너 음악 시킨다구 입에서 단 내나도록 공사판 돌아다니는 거 몰라?
이든 (안되겠다. 짐 챙겨들며) 일단 나가 아빠. 나가서 얘기해. (하는데)
이든부 (둘러보다가 강마에 보고) 너냐?? 니가 우리 애 꼬드겨서 학교도 관두게 하고
이딴 아르바이트하면서 돈 벌라고 부추긴 거야? 그래?!
강마에 ..........
이든 (미치겠다, 잡으며) 그런 거 아냐 아빠아~!! 나가아~!
이든부 (뿌리치며) 아니면 내 딸이 갑자기 왜 그래!!
학교 잘 다니면서 플롯 배우던 내딸이 왜 갑자기 일하겠다고 학교도 관두고 여기 이러구 있냐고오! (하는데)
강마에 (담담한) 저도 궁금합니다. 당신 딸이 여기서 왜 이러고 있죠?
이든/이든부 ......?!
강마에 당신은 왜 나한테 소리를 지르고, 나는 왜 이런 불편을 겪어야 하는 겁니까.
쟤, 내가 낳았습니까? 내 딸이라고 보기엔 너무 천박해 보이는데, 아니죠? 당신 딸 맞죠?
이든부 ....뭐..뭐야?
강마에 (차가운) 안 그래도 당신네 딸, 눈에 가시였습니다.
연주도 못하면서 딴 짓하고, 허구헌 날 문자질에 끝날 시간만 기다리고,
어느 부모가 애를 저따위로 팽개쳐놨나 참 궁금했는데, 이제 알겠네요.
그 아버지에 그 딸입니다. 똑 닮아서 서로 참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
이든부 (독설에 말도 못하고 버버 보고)
이든 (굳어서 보다가, 강마에 향해 독기 올라) ...야!!! 니가 뭔데 우리 아빠한테 뭐라그래?!! 당장 사과해!!!
강마에 (이든 아랑곳 않고 아버지 향해) 보고 계시죠?
아버지뻘 되는 사람한테도 이렇게 반말하면서 소리지르는 게 당신 딸입니다.
애를 뭘 어떻게 키우신 겁니까?
이든부 ..........
이든 (꼭지 돌아) 야!!!! (하는데)
이든부 (해쓱해져 강마에 보고 있다가, 이든 끌며) ...이리 나와. (돌아서는)
이든 (뿌리치며) 이 새끼 말하는 거 못 들었어?! 아빠 욕하잖아!!
(강마에 향해) 야 이 자식아!! 니가 지휘자면 지휘자지, 어디서 감히~~!! (하는데)
이든부 (이든 향해) 나오라고!!
이든, 놀라 아버지 보면 참담하게 서있던 아버지, 그냥 엄마와 함께 나가버리는. 그 모습 멍하니 보며 서있던 이든, 강마에 노려본다. 그러나 강마에는 그런 이든을 아무 관심 없는 듯 냉담하게 볼뿐....
S#14.동 연습실 앞 계단 (아침)
이든 (독기 올라) 아빠 뭐야. 배알두 없어?
계단 내려서던 이든부 돌아서며..
이든부 (참담한 마음에 가라앉은) ....학교 왜 관뒀는지부터 말해.
이든 저 인간이랑 싸울 만큼 독하지두 못하면서, 쳐들어오긴 왜 쳐들어와, 챙피하게!!
이든모 이든아! 너 아빠한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데)
이든 학교 왜 관뒀냐구? 몰라서 물어? 아빠 망했잖아!
집 한 칸두 없어서 양로원에서 곁방살이 하잖아! 그 주제에 예고? 플룻? 지금 장난해?
이든부모 .....!!
이든부 (멍해 있다가, 침착하려 애쓰며) 내가 말했지? 넌 재주가 있어서 학교 수업만 잘 따라가도...
이든 (이죽이지만 눈물 고여) 글쎄 그 등록금을 못 내겠는데 어떻게 학교를 다녀~!
그래~ 내가 거짓말 했어~! 아빠 아둥바둥 거리는 게 하두 불쌍해서 50만원이라 그랬는데 100만원 넘거든?
레슨은 다 떄려쳐두 실기비 50, 급식비 12만원! 나 학교 쫄쫄 굶구 다녔어, 알어?!
이든부 (멍해서 보는...)
S#15.동 연습실 뒤 / 계단 (아침)
루미, 갑용과 함께 연습실 쪽으로 오며,
이든E 누가 전화 걸었냐고..!!!
?!하는 갑용, 보면 연습실 아래 계단... 서있는 이든부모와 이든 보이고.
이든부 (참담한) ...학교 다시 가보자. 가서 다시 다닐 수 있는지...
이든 서류 도장 다 찍었다니까아!! 누가 고자질 했는 지나 말해! 담임 아니래매!!
갑용 .....!!
루미 (놀라서 갑용에게 작게) 부모님 이리로 오라고 하셨어요?
갑용 (당황한) ...아니, 난 그냥 전화만......
하며 보다가 멈칫! 다리를 쩔뚝이며 돌아서 하늘 보는 이든부와 곁엔 병색이 완연한 이든모, 그 위로,
이든E (2부 플래시컷) 양로원에서 곁방살이 하는데요,
엄마는 식당 함바일 하시다가 당뇨루 누워계시구우~ 아빠는 그나마 막노동 나가시지만 다리를 절어요...
갑용 .......
이든모 (울먹) 이든아~ 그래도 고등학교는 졸업해야지~~
이든부 (이든모 끌며) 가. 일단 가서, 선생님들 퇴근하시기전에 학교나 가보자구.
가서 엎드려 빌던지 돈을 꿔서 박던지.... (쩔뚝이며 내려가는)
기막힌 듯 차, 하며 서있던 이든, 몸 돌리다가 멈칫! 건물 모퉁이 뒤에 선 갑용과 루미 봤다.
갑용, 이든과 눈 마주치자 자기도 모르게 얼른 벽으로 붙고. 설핏 굳어지는 이든, 뭔가 이상하다.
갑용 쏘아보며 다가와 서는...갑용, 긴장으로 그런 이든 흘끔 보면,
이든 (갑용 잠시 쏘아보다가, 루미 향해) ... 나 여기 관두거든요?
아니, 내가 관두는게 아니라 강마에 저 그지 깽깽이 같은 새끼가 내쫓았거든요?
그러니까 약속했던 돈 주세요 18만원.
루미 (살짝 망설이지만) ....미안한데.. 못줘
이든 (멍 보다가, 기막힌 듯 웃으며) 차~ 이것들이 날 아주 패키지루 물 먹이네?
...야, 니들이 일방적으루 계약 깬 거니까 돈 받는 게 맞거든?
루미 계약 내용이 뭔데, 연습시간에 성실히 임한다야. 근데 너 문자질만 했잖아.
보충도 거의 다 빠지고, 맨날 지각에, 끝나면 젤 먼저 쌩,
그나마 연습 와서두 악보 안 가져 왔다 플룻 망가졌다 빈둥빈둥~
입장 바꿔서 너 같으면, 돈 주겠니?
이든 (화나지만 할 말은 없다. 씩씩대며 보다가) ....좋아, 그깟 돈 드러워서 내가 안받어.
대신 너, 한 가지만 묻자. 우리집에 전화 걸어서 꼰지른 거 누구니, 너니?
갑용 (그 말에 시선 내려버리고)
이든 (흘끔 보고.....!)
루미 (얼른 나서며) 그래, 나야. 내가 걸었어. (하는데)
이든 (시선 피하는 갑용만 쏘아보는.... 감 잡았다) .....할아버지야?
갑용 ...........
루미 (당황해서) 나라구 나! 누구한테 뒤집어씌우는 거야 너! (갑용 막듯 나서는데)
이든 (홱 루미 밀쳐버리며, 갑용에게 이죽) ...나이먹어서 숨기나 하구, 챙피해? 챙피한 거 알면서 왜 했어?
갑용 (안되겠다, 나서며 애써 당당하게) ....걱정되서 건 거야, 니가 꼭 내 손녀 같아서.
아무한테나 함부로 슬랭 쓰고 반말하고 어? 그것도 걱정이었는데 학교까지 관둬봐 이 녀석아.
복구가 안 돼 그건. 인생 자체가~ (하는데)
이든(OL) (피식 웃으며) 그렇게 만든 거 할아버지잖어~~
갑용 .....?!
이든 (이죽) 생각 안나 20만원? 할아버지한테 꾸러 갔잖아~ 나 그거 등록금이었어.
루미, 놀라 갑용보고 갑용, 해쓱해지는...!!
이든 (이죽이며 말하지만, 상처받아 눈 빨개지는) 전단지 떼구 타자치구,
동네 꼬마들 피리과외까지 했는데 딱 23만 5천원이 모자라드라?
지랄~ 10만원은 얘한테 가불하구, 나머지는 할아버지한테 꿀라 그랬는데...
둘 다 쌩 까더라... 본데 배운데 없는 년이라구 내몬 사람이 누구지? 할아버지잖아~
갑용 .........
이든 (갑용 향해) 근데 그거 알어 할아버지? 난 할아버지 비밀, 입두 뻥긋 안했어. (루미 가리키며) 얘두 몰라~
루미 ....???
갑용 .............
이든 근데 할아버진 뭐니? 약점 잡힐까봐 미리 찌른 거야?
고자질해서 쫒아내구 싶었어? ...손녀? 입에 침이나 바르구 거짓말해. 토 나올라 그래~
갑용 ...........
이든 (갑용과 루미 보며, 독기어려) 할아버지랑, 너랑, 그리구 안에 강마엔가 하는 저 새끼, 각오해.
니들 공연, 내가 짜릿짜릿하게 만들어 줄께. (가버린다)
루미 (당황해서 보다가, 급히 지갑에서 돈 꺼내들고 쫓아가며) ..야 이든아!! 하이든!! 이거나 받아가~!!
그러나 이든, 들은 척도 않고 그냥 가버리는....남겨진 갑용, 참담한....
S#18.성당 오케스트라 연습실 / 지휘자실 (밤, 다른 날)
강마에, 지휘자실에서 나와 들어오는데 멈칫. 연습실 2층 회랑 뒤로 건우 주위로 용기, 주연, 주희등 모여서 건우에게 뭔가 묻고 있는 것 보이고. 개인 연습 중인 사람들을 지나, 2층 계단으로 올라가는...
S#19.동 연습실 2층 회랑 (밤)
용기 (악보 들이밀며) 요기 두번째 마디선 어떻게 하는 거냐?
건우 (악보 안보고 용기에게) 거기 음이 어떻게 되죠?
용기 (음 불러보는) 띤따띤다..
건우 아~ 거기선 반 박자만 늦게. 형 맨날 바로 들어와서 음이 밀리거든?
용기 글쎄 반 박자 쉰다니깐?
건우 그럼 한 박자 쉬어. 사람마다 박자감각이 좀 틀리니까 (하는데)
주연 (용기 향해 타박) 건우씨 아저씨가 전세 냈어?
(건우 향해 파트보 들이밀며) 난 여기가 헷갈려.
주희 난 요기 (묻고)
용기(OL) (버럭) 아니, 이 아가씨들이 진짜! 사람 묻구 있는데...
주연/주희 (놀라 쳐다보는)
용기 아니, 킁.. 주희씨는 빼고... (하며 건우 앞으로 미는)
건우 (피식 웃고는 주희 향해) 여기가 음이 따라라라라~ 이쪽이죠? 그럼... (하는데)
강마에(OL)(어느새 다가와 뒤에서 보고 있었다) 뭐 하는 거지?
사람들, 소스라쳐 놀라 돌아보는! 얼른,
주연 (화들짝 하하) 아무 것두 아네요, 우리 회식 땜에 (다다다 내려가 버리고)
주희 (온갖 노력을 다해 웃으며 호들갑) 건우씨가 회비 담당이라 (다다다 내려가는)
용기 (얼레벌레) 크.. 컹.. 회비가 너무 비싸갖구 (다다다 내려가고)
건우 (역시 강마에 흘끔 보고 내려가는)
강마에 ...??
S#20.연습실 (밤) <주페, 경기병 서곡 - 오케스트라> <시인과 농부 - 피아노 / 트럼펫>
강마에, 지휘하고 사람들 연주하고 있는. 그러나 강마에 가만히 건우 보며 곰곰 생각하는 듯... 아까의 상황,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하다. 강마에, 건우 쳐다보며 지휘 멈춘다. 사람들 연주 멈추고. 용기 지레 자기 때문에 틀렸나 당황해서,
용기 아 죄송합니다. (건우에게 작게) 방금 거기 이렇게 부는 거 아니었어?
건우 (조용하라는 듯 툭 치는데)
강마에 (그런 둘 보다가, 건우 향해) 너, 해봐.
건우 ..네?
강마에 사람들이 다 너를 신처럼 떠받드는 거 같아서 말야,
얼마나 잘 부나 확인 좀 해봐야겠어. C 부분부터 불어봐라.
건우 (멈칫하는... 굳어져 악보만 뒤적이고 있고)
강마에 뭐 하는 거야. 레터 C!
단원들/루미 (?해서 보고)
건우 (뒤적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불퉁해서) ...거기 멜로디가 어떻게 됩니까?
강마에 뭐야?
건우 제가 악보를 못 봐서요.
단원들, 경악하고 강마에도 확 굳어져 보는....!
루미 (놀라보다가) ...악보를.... 못 봐??? 진짜야 너??
건우 (불퉁) 응. 너무 복잡하구 그래서.... 외워버리는 게 빠르잖아.
강마에 (가만히 보다가) .......외워?
건우 (덤덤) 네. 들어서 그냥... 그렇다구 제가 연주에 지장준건 없잖습니까.
혁권 (기막혀서) 얌마, 그래두 너 그, 악보는 기본....
하는데, 강마에 그런 혁권 손들어 제지시키고 가만히 건우 본다. 잠시 침묵이 흐르는.... 그러던 강마에, 피아노앞에 앉더니 시인과 농부 첫 솔로 테마 두 소절 정도 쳐 보이는. 건우와 단원들, ??해서 보면
강마에 해봐.
건우, 뚱해서 있다가 그대로 불어 보인다. 단원들 놀라고...!강마에, 가만히 보다가 이번에는 매우 복잡하고 빠르게 쳐 보이고. 그런데 건우, 이번에도 다 똑같이 따라한다. 루미, 그런 건우 놀라워서 보고..!조용한 침묵이 흐르는 연습실..... 강마에, 가만히 건우 노려보는데,
건우 (왜들 이러나 싶다, 뚱하게) 이게 뭐 그렇게 문제면 낼부터 악보, 배우겠습니다. 근데... (하는데)
루미 (멍해 있다) 아니, 너 그럼 이제까지 연주도, 다 저런 식으로 외워서 한 거야?
건우 (뚱)...네.
루미 (멍해서 보다가) 너.... 천재구나!!
??해서 보는 건우. 강마에는 그냥 굳어져서 건우 보고...
루미 (강마에 향해, 놀라워서 흥분한) 선생님, 얘 천재예요! 파트보, 못 외우잖아요!
차라리 스코어를 외운다면 모를까, 파트보는 절대...!
건우 (뭔 소리야, 뚤레뚤레 보는데)
혁권 (못마땅) 악보 안보구 연주했다구 냉큼 천재야?
그럼 내 딸두 악보안보구 개구리 중사 케로로 주제가 부르는데 천재겠네? 천재 많네~~ (하는데)
갑용 (이든일로 기분 가라앉아있지만, 그래도 미소로) 대단한건 맞지~
멜로디두 없이 중간에 툭툭 끼어들고 그러는 걸 어떻게 외워~
(하다가) 근데 악상은, 템포랑 다이내믹 시그니처도 싹다 외웠다고? 한번 듣고?
건우 ........ (긍정의 뜻으로 살짝 고개 끄덕이지만 뚱한)
강마에 ...........
용기 어쩐지~! 뭔가 삘이 다르다 했어~!! 니가 그래서 그랬구나~!
새파랗게 젊은 놈이 딱딱 짚어내서 싹 다 가르치는 게 이상하다 했더니 역시 니가....
순간 멈칫해서 용기 보는 강마에!
용기, 말하다 흠칫 해서 입 다물고. 건우와 루미도 긴장해서 보면,
강마에 ...가르치다뇨.
용기 (말 못하고 당황해서 보는데)
루미 (얼른 나서는) 아 그... 저희 보충 연습할 떄 건우가 기억력이 좋더라구요.
선생님이 연습 때 무슨 말하셨나도 딱딱 기억해서 알려줘서... (대충 얼버무리고)
강마에 (건우 본다)
건우 (그냥 뚱하니 약간 삐딱해서 보면)
강마에 (보다가, 넘어가듯이 끄덕이며) ....좋아, 좋은 능력이야. 그래도 악보는 배우도록 해.
앉은 건우, 겨우 넘겼다 하듯이 용기와 몇 마디 이야기 나누고. 루미도 안심하고 갑용도 휴우..넘어가는. 그런데 강마에, 스코어북 넘기면서 흘끔 건우 보는...무심히 용기와 이야기 나누는 건우, 가만히 보고....
S#21.강마에 거실 (밤)
강마에, 거실에서 상념에 잠긴 듯 음악 듣고 있다.
건우, 주방에서 사발면 들고 나와 강마에 앞에 불쑥 내밀며,
건우 밤참 이거밖에 없어요. (탁 놓고 나가는데)
강마에 (눈감고 음악만 들으며) 언제부터지?
건우 (보면)
강마에 (눈떠서 보며) 언제부터 음악이 외워졌어. 한번 들으면 좌악 복사가 되는 거야? 다른 파트까지 몽땅 다?
건우 (잠깐 생각해보다가 뚱)...네.
강마에 ...그래서 악보 공부할 생각을 안했다.
건우 .....네.
강마에 ...악보공부는 커녕, 스물다섯이 될 때까지도 내가 어디에 재능이 있는지도 까맣게 모르고,
교통정리하고 주차단속하면서 살아왔다 이거지.
건우 .........
강마에 ...그리고 지금 클래식을 하게 됐는데도 별다른 느낌이나 각성도 없이
내 질문에 네네 건성으로 대답이나 하고 있다 이거지. 니 능력이 어떤 건지도 모르고 말야.
(피식, 한숨처럼) ...개발에 주석편자네. 지렁이한테 여의주를 물렸어.
건우 (미친놈, 그냥 나가버리려는데)
강마에 ....내가 볼 때 넌 둘 중 하나야. 아주 오만한 놈이거나, 백치거나.
건우 (턱으로 사발면만 가리키며) 물 끓일 줄은 아시죠? 부어드세요. (나가는데)
강마에 어디가.
건우 (왜 참견이야?) 맛있는 야식 좀 사먹을 려구요. (나가버리고)
남겨진 강마에, 곰곰 생각에 잠겨있다. 그 위로 플래시컷들.
F.C* 건우, 손뼉으로 박자 쳐서 사람들에게 알려주던.
F.C* 사람들, 건우에게 몰려와서 물어보던
용기F.C* 니가 그래서 그랬구나~! 새파랗게 젊은 놈이 딱딱 짚어내서 가르치는 게 이상 하다 했더니 역시 니가..
강마에 .............
S#22.성당 오케스트라 연습실 외경 (밤)
불빛 새어나오는 연습실 건물 외경.
비창 3악장 전자 바이올린 소리 흘러나온다.
S#23. 동 연습실 (밤) <베토벤, 비창 3악장 / 이따이따요- 전자 바이올린>
먹고 남은 떡볶이, 순대, 만두 등 야식 꺼리가 한켠에 보이고...
빠르게 전자 바이올린 켜 보이는 주연, 멋지게 탁 끝내더니 건우보고,
주연 요거, 요것두 해볼 수 있어?
주희 그런 건 아까두 했잖아~ (바이올린 탁 뺏으며) 줘 봐. (이따이따요 연주) 요런 것두 할 수 있어?
건우 (부러 무시하고 단원들에게) 자, 해봅시다. 아까 안됐던 부분 주의들 하시구요~
용기 (웃으며) 어이 천재씨~ 딱 한번만 해보라니까.
주희씨가 너 하는 거 볼라구 스피커 세팅두 했는데, 안 미안해? (화사한 미소로) 그쵸 주희씨?
주희 (뜨거운 용기 시선 쑥스럽지만.. 싫지는 않다.) 아.. 에에~ 옷에 머리카락 (하고는 탁탁 터는)
주연 (주희 주희 째리며) 야! 너 엄마한테 이른다.
주희 (탁 돌아보고) 일러라~ (하고는 혀 낼름)
혁권 (연습하다 활 들고는 못 마땅) 거 늦었는데 쓰잘데기 없는 소리 좀 그만하죠.
건우 (머쓱한, 웃으며) 늦게까지 있는 거 다들 싫잖아요. 빨리 하구 가요.
용기 난 괜찮어~ 강마에랑 할 때는 숨도 못쉬겠는데, 지금은 을마나 좋아, 편하구.
단원들 (“나두 나두”웃는데)
건우 (웃음) 분위기 좋네요. 그럼 이 기세로 안 틀리구 한번에 가 봐요. 갑니다~
단원들 (경기병 서곡 시작하는)
S#24.동 연습실 밖 (밤)
그 시각, 걸어오는 누군가의 발걸음....
S#25.동 연습실 / 밖 (밤) <주페, 경기병 서곡 - 오케스트라>
갑용 (악보 보며) 계속 좀 빠른 거 같지 않아? 강마에 템포는.. (하는데)
용기 아 연습인데 어때요, 제목이 경기병 서곡이라매요. 드그닥 드그닥 말 달리는 삘이 확 살아줘야~
혁권 아~ 그 ‘삘’ 소리 좀 그만하세요. 감성이 살아줘야~ 뭐, 이렇게 얘기하든가..
용기 감성이나 삘이나... 카바레나 캬바레나...
혁권 (건우 향해) 그냥 빨리 가~
용기 (갑용 향해) 아니, 선생님 안 그래요? 강마에가 뭔데요, 우리 진짜 지휘자는 건우, 쟤에요, 쟤. (단원들 향해) 그쵸? 그쵸?
걸어오는 발걸음, 연습실 앞에 선다. 올라가면 손, 연습실 문을 삐걱 여는...
그 사이로 비친 풍경. 단원들, 즐겁게 연습하며 농담중이고.
주연 (깔깔) 저 아저씬 강마에랑 할 땐 말 한마디 못하더니 연습 때는 아주 모터를 달았어.
주희 나두 빠른 게 완전 좋아~~ 콜~!
갑용 그래두 공연을 생각하면 본지휘자 해석 대루 가는 게.. (하는데)
혁권 (시계만 보며 약한 짜증) 아 빠르든 느리든 일단 얼른 가요. 밤샐 겁니까?
갑용 근데 이러다 강마에 알게 되면 난리..... (하는데)
용기(OL) 난리 나라 그래요~ 일 잘못하면 대통령두 끌어내리는 판에 지휘자정돈 껌이지 뭐~~
지가 뭐 물대포를 쏠 꺼야 지랄탄을 쏠꺼야, 요맨한 지휘봉갖구 흔들기밖에 더해?
단원들 (혁권, 갑용 제외한 나머지, 그 말에 웃는데)
주연 (뭔가 스산한 한기에 고개 돌려 문께 보다가 비명 소리) 엄마야~~!!!!!
단원들, ??해서 보면 어느새 문 앞에 들어와 귀신처럼 보고 있는 강마에!!!
사람들 얼어붙고, 건우도 굳어지고, 루미 놀라고!!!
강마에, 단상위에 지휘자처럼 서있는 건우 보고.......
건우, 굳어져서 강마에 보는...... 연습실, 잠시의 침묵 흐르다가,
강마에 (부글부글하지만, 애써 건우 향해 이죽이며) .....야식 먹으러 간다며.
...다 함께 회식이라두 거야? (천천히 단원들쪽 보고)
루미/단원들 .......
강마에 (이죽) 근데 뭘 그렇게 놀랍니까. 회식하면서 무슨 비밀결사 독립운동 모의라도 했나요?
단원들 ........
루미 (망설이다가 일어나) 저기 선생님...(하는데)
강마에(OL) 잘 일어났어, (뒤돌아 나가며) 그대로 나와봐.
강마에 나가버리고, 루미 망설이다 따라 나가고.... 보는 건우...
S#26.동 연습실 밖 (밤)
뒤돌아서있는 강마에. 루미, 그 뒤에 서있고.... 강마에의 뒷모습,
거의 터질 듯한 화를 애써 누르고 있는.... 그때 따라 나온 건우, 루미 옆에 서고.
루미 (강마에에게 뭐라 말하려다, 건우보고) 들어가~~
강마에 (돌아보고...)
건우 내가 벌인 일이야. 내가 해결 할께.
강마에 니가 어떻게.
건우 ...어떻게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강마에 나가.
건우 ..........
루미 (당황해서) 저 선생님...(하는데)
강마에 (루미 향해, 낮은) ...저놈, 내보내. 안 그러면 나, 지휘 못해.
루미 .......
건우 (잠시 생각하다가) ...그러죠.
루미 건우야!!
건우 ...지휘 꼭 있어야 된다며. 공연해. 트럼펫은 내가 다른 사람 알아볼께. (간다)
루미 (건우 잡으며) 잠깐만.
강마에 .......?!
건우 (?해서 돌아보면)
루미 (잠시 숨만 색색 쉬고 갈등하다... 마에에게) ...선생님, 건우는 안 돼요.
강마에 ....뭐?
루미 (심한 갈등 속에, 최대한 공손하게) ...관둔다는 사람 붙잡구, 모으구,
힘들게 연습시켜서 이만큼이나 온거... 건우 때문이예요. 얘는 안되요.
강마에 (얘가 지금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곘다, 못 믿겠다는듯) ....난 분명히 말했어.
저 놈 내보내. 안 그러면 나 지휘 못해. 안해...!
루미 .....그러니까요.
강마에 .........!!!
루미 .....굳이 선택하시라면 전..... 건우예요.
멍해지는 강마에....내가 지금 무슨 말을 들었나 싶다. 건우도 당황해서 루미 보다가,
건우 ...야 너 왜 그래...!
루미 (해쓱해져 강마에에게, 공손하게) ...얘, 지휘도 배우고 있어요.
물론 독학이긴 하지만 무대에 설순 있을 꺼예요.
건우 (기막히고)
강마에 ........
루미 물론 선생님이랑은 비교도 할 수 없겠지만... 공연은 될꺼예요. 선생님두 이제 지치신 거 같구...
(스스로도 당혹스러운) 아프셔서 다른 사람 구했다구 하면.... 지휘자 바뀐 거 어떻게든 넘어갈 꺼예요.
강마에 .....넘어가...? 이게 지금 서커스야? 모든 걸 그런 식으로 얼렁뚱땅...
루미(OL) 네, 저 속물이에요. 공연 질 같은 거 안 따져요. 하기만 하면 되요.
강마에 .........
루미 (힘들게) 근데 얼렁뚱땅은...아녜요. 선생님이랑 하면 저 오히려 위험부담 없어요.
모욕주구, 창피 주구, 깔보시는 거... 그냥 죽었다 참으면 되요. 근데...
강마에 (애써 이죽이는) ...근데 뭐. 더 이상은 힘들겠다 이거야?
루미 ....저는 참아요. 저 때문에 이 모든 게 일어난 거니까...
발루 밟구 침을 뱉으셔두 할말없어요. 근데 단원들한텐...... 못 참겠어요.
강마에 ...........
루미 실력두 좋구 경력두 좋은데... 전 무엇보다 우리 단원들을 믿구, 배려하구, 같이 가주는 사람이 제일 좋아요.
지금 저희한테 필요한 지휘자는 그런 사람이예요.
강마에 .........
루미 (망설이다 심호흡, 말해버리는) .... 그게 건우에요.....선생님은 아녜요.
가만히 보는 강마에.... 루미, 말해놓고 나니 새삼 몸이 떨린다. 건우, 그런 루미 보고.....
강마에 (보다가 안간힘으로, 애써 당당하게) ...말은 다 끝난 거야? 괜찮다면 난 그만 가고싶은데. 좀 피곤해서 말야.
루미 (진심으로 미안한) ...죄송합니다, 선생님. 선생님한텐 정말 뭐라 할말이...
하는데 몸 돌려 가는 강마에... 당당한척 꼿꼿이 걸어가지만, 그 표정 참담하게 굳어있고........ 그런 강마에 뒷모습 보는 건우와 루미....
S#16.희연집 주방 (낮)
가족들 식사하고 있고 한켠에서 희연, 밥도 안 먹고 조기 굽고 있다.
희연 어. 먹어 먹어.
‘간이 좀 싱겁냐?’ ‘딱 좋은데 뭐.’
‘으유 조기 이왕 굽는 거 많이 좀 꾸지,’
‘맨날 내 껀 젤 작은 거야’ 떠들면서 먹는 가족들,
희연 옆자리에서 씁쓸한 미소 띠고 본다. 그 위로,
희연E ...그래, 오케스트라니 뭐니 해도 여기가 내 자리야.
나 없으면 애들이나 남편이나 꼼짝 하겠어? 나 필요로 하는 데가 최고지 뭐~~
희연 (미소로) ...저기, 그동안 고생 많았지?
가족들 .....?
희연 (미소로)나 집 종종 비우구 그래서 힘들었을 거야. 니들두 그렇구 당신두 그렇구.... 미안했어 정말.
가족들 .....???
희연 근데 엄마 이제 정신 차렸거든? (진만 향해) 여보, 나 그래서 이제 더 잘 할라구.
그동안 성당 봉사니 뭐니 밤마다 나가구 집 비우구 그래서 당신이랑 애들 불편하게 했었는데
근데 이제 그럴 일 없을 꺼야. 그동안 내가 잠깐 정신이 나가서 그랬었지만... (하는데)
민지(OL) (뚱) 뭔 소리야? 엄마 그동안 어디 나갔었어?
진수 집에 내내 계신 줄 알았는데?
희연 (웃으며) ....얘는... 엄마 요새 밤마다 늦게 들어왔쟎아. 그제두 밤 11시 넘어서 들어왔는데.
진만 (조기 뜯으며 듣는 둥 마는 둥) 그저께? 안방에서 엎어져 자구 있었잖아.
민지 (밥 먹으며) 아, 그건 나야 아빠. 안방이 뜨듯해서 좀 누워있었어.
진만 (뚱) 어째 사이즈가 좀 작다 싶었더니 너였냐? (하다가 희연 향해) 그래 어딜 다녔었는데.
(조기 뜯다가 짜증) 아, 여기 살 좀 발라 봐봐.
희연 (당황으로 보다가, 그 소리에 살 바르긴 하지만) ....그때 말했쟎아요.
성당 봉사활동이라구...좀 늦는다구..... (하는데)
진만 나참, 여편네가 어딜 밤늦게 싸돌아 다녀 겁두없이.
희연 (정말 아무도 몰랐던 기색이다) ....근데 정말 아무두 몰랐어? 나 요새 밤마다 늦게들어온 거?
진만 (짜증) 아 몰랐던 걸 다행으로 여겨 이 사람아. 내 알았으면 가만 안 놔뒀어.
성당 봉사활동 좋아하네, 가족이 있어야 이웃이 있는 거야.
(밥 한술 더 뜨다가 짜증) 아 진짜 밥 이거... 밥물두 딱딱 못 맞추는 사람이 뭔 봉사는...
에이~ 밥도 진데 이걸루 그냥 아욱죽이나 먹자. 그거나 사와서 해봐.
희연 ..........
S#17.동네 슈퍼앞 (낮)
동네 슈퍼 앞에서 힘 빠져 채소사고 있는 희연...
주인아줌마는 열심히 희연채소들 봉지에 담아주고 있다.
아줌마 (야채 봉지에 담아 희연에게 건네며) 자~ 됐고, 또 뭐 아줌마.
희연 (힘없이 받으며) ...아욱 달라니까.
아줌마 어, 아욱? (하다가 옆 손님 오자 어서오세요~받고)
희연 아줌마, 나부터잖아. 아욱 달라고.
아줌마 (건성으로) 아욱은 없는데. 대신 고사리 가져가. (옆 손님만 상대, 콩나물 달라셨죠? 열심히 담고)
희연, 한숨으로 가려다가 멈칫. 구석에 처박혀 시들어가는 아욱 보인다.
희연 ....여기 있네.
아줌마 (딴 손님 것 챙겨주느라 정신없는) 예, 콩나물하고 또 뭐.
희연 ....여기 있쟎냐고 아욱.
아줌마 (딴 손님 챙기느라 건성) 이모 뭐? 잠깐만, 이손님부터... (하는데)
희연 (그러나 화난 버럭) 아욱 있잖아!! 멀쩡히 있는데 왜 없다 그래!!
갑작스런 소리에 주인과 손님들 놀라보면,
희연 (바락바락, 터지는) 저깄잖아!! 저기! 자기가 사놓고 왜 몰라!! 아욱은 채소 아냐?!왜 무시해!!
아줌마 (벙쪄서 어버버) ...아니..무시하는 게 아니라 이모... 제가 못봐가지구...
희연 못 볼게 따루 있지 어떻게 그걸 몰라!! 채소가게 주인이 아욱이 있는지 없는 지두 모르는 게 말이 돼냐고?!
아욱 따윈 있으나마나 상관없다 이거야?! 아욱이 을마나 서운하겠어!! 왜 무시하는데 왜! 왜! 왜애~!!
아줌마 ......???
S#31.성당 오케스트라 연습실 주차장 (밤)
급히 와서 멎는 루미의 차.
건우 (시계 보며) 많이 늦었네.
루미 그니까. (미소로) 우리 악보공부 너무 열심히 했나 보다. (뛰어 올라가는)
S#32.동 연습실 앞 회랑 (밤)
루미 (연습실 들어가려다가 건우 보는)
건우 (올라와 ??해서 보는) ...왜?
루미 낮에.. 너 집에서 나올 때... 강마에 어떻디?
건우 못 봤어. 아무 기척 없는 게, 벌써 짐 싸서 간 거 같던데.
루미 (미안스럽다) 비행기표 혼자 구했나...
하면서 루미, 연습실 쪽으로...
S#33.동 연습실 (밤) <모리꼬네, 가브리엘스 오보에 - 피아노>
문 열리고 루미 들어오는데.. 그대로 얼어붙는다.
뒤따라온 건우도 굳어지고.. 사람들, 조용히 앉아있고 단상 위, 강마에 서있다.
강마에 (루미 향해 덤덤) 귀신이라도 봤어? 뭘 그렇게 놀래.
루미 .......
강마에 오늘이 약속했던 일주일 마지막 날이야. 마무리는 하고 가야지. 앉아.
루미와 건우, 당혹스러워하면서 자리에 들어가 앉으면,
강마에 (사람들 향해) .....악보 다 덮으세요.
단원들 ???
강마에 연필들 있죠? 적으세요.
단원들 (??해서 보다가 서둘러 악보들 덮고 연필들 찾아 쥐는)
강마에 (잠시 기다려주다가, 다짜고짜 강의 들어간다) 넬라 판타지아,
1986년 엔니오 모리꼬네가 작곡한 이곡은 4분의 4박자로 원제는 Gabriel's Oboe, 영화 미션의 주제가로 사용됐습니다.
단원들 (영문 모르겠지만 일단 받아쓰기처럼 적기시작)
강마에 (설명 계속 하는) 악보에는 작곡가의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진 않지만,
CD를 찾아 들어보면 감이 오실 겁니다. 즉, 아주 많이 레가토로 연주해야 되고,
중간 중간에 나오는 트리올레를 정확하게 연주하는 게 포인틉니다.
단원들 (악보 넘겨보고 적고 정신없다, 몇 명은 강마에 멍하게 보는)
루미/건우 (왜 갑자기 저러나... 불안하고)
강마에 싱코페이션도 최대한 잘 지켜주셔야 되고,
특히 4분의 4박자지만 알라브레베의 느낌으로 연주해야 더 확실한 레가토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악보에 나와있는 쎄뇨와 코다, 확실히 지켜주시구요~
하다가 뭔가 이상해 고개 드는 강마에.
단원들, 이제는 거의 모두가 고개 들어 멍한 표정으로 자기 보고 있다.
강마에, 역시 이 방법은 안 되겠다. 준비했던 영화미션 DVD 꺼내 플레이어에 넣고 대형TV 켜는.
화면에 영화 미션 중, 가브리엘 신부가 원주민에게 오보에 불어주는 장면이 비추이면,..
강마에 (피아노 의자에 앉아 영화 가리키며 단원들에게) ....영화 속에서 저 신부는 무서운 원주민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창과 칼 앞에서 오보에 하나로, 원주민들 마음을 돌려세웁니다. 다시 말해서 관객은 이 원주민이고, 여러분은 이 신부가 되서 연주를 해야 되는 겁니다. 근데 지금 여러분들 연주가 어떤 줄 아십니까.
강마에, 피아노로 뚱땅뚱땅 악상과 표현 없이 투박하게 멜로디 쳐 보인다.
강마에 듣기 싫죠? 내가 원주민이면 이렇게 연주하는 사람, 찔러 죽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다시 연주해 보이는 강마에, 페달 밟고 풍부한 악상과 감정 넣어 다시 짧게 연주해 보인다. 단원들, 오~~ 하는 표정이 되는....
용기 오..! 알거 같애요...!! 느낌이 와요...!
강마에 (돌아보고는) 당연하죠. 이래도 모르면 바봅니다.
용기 ..........
강마에 자 그럼 다같이, 여기 이 신부가 되서 연주를 해봅시다. 모두 눈 감으세요.
단원들 (이건 또 뭐야, 눈치 보다가 하나 둘씩 눈 감는...)
건우/루미 .......
강마에 (진심 어린) 박자 맞추고, 음 안 놓치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건 혼자 죽어라 하면 언젠가는 다 됩니다.
중요한건 내가 관객에게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느냐, ....그 마음,.... ......느낌입니다.
단원들 (모두 조용히 눈감고 집중하는.... 루미, 건우도 보다가 눈 감고...)
강마에 ....자,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립니다..... 졸졸졸 시냇물소리도 들립니다....
나뭇가지 사이를 파고드는 따스한 햇살도 느껴집니다.....
눈감고 가만히 느껴보는 단원들... 어디선가 새 지저귀는 소리,
시냇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멈칫하는 루미와 건우..... 그들도 느껴진다.
강마에 다람쥐가 지나가는 바스락 소리도 들립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옵니다....
그 바람에 섞여서 상쾌한 나뭇잎, 풀잎향기도 느껴집니다.....
조용히 눈감고 있는 단원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단원들의 머리카락이 날리기 시작한다.
루미 뒤 쪽의 배경이 성당 연습실에서 아름다운 들판으로 변해가기 시작하고,
카메라 점점 빠져나가면, 단원들이 있는 성당 공간이 아름다운 환상의 공간으로 변해가고...
싱그런 소리와 바람이 단원들의 귀와 피부를 감싸고돈다.
강마에 ....느껴지세요? .....여기는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새로운 세계입니다,
........눈을 뜨세요.
S#34.환상의 들 (낮 / 상상)
조용히 집중하고 있는 루미... 천천히 눈떠본다. 놀라는 루미..!화사한 햇살이 내리쬐는 들판에 눈부신 꽃가루가 날리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자신은 야외연주를 하듯 그 들 위에 앉아있다. 하나둘씩 눈뜨는 단원들도 놀라워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두리번거리는 건우.....놀랍고......
강마에 (옅은 미소로) ...넬라 판타지아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단원들 (놀라워서 주위만 두리번...)
건우 (놀라운 표정으로 강마에 보는)
S#36.환상의 들 (낮 / 상상) <모리꼬네, 가브리엘스 오보에 - 오케스트라>
강마에 보면 건우옆자리에 용기의 모습이 아른거리듯 나타나는가 싶더니 서서히 선명해진다.
눈 꼬옥 감고 앉아있는 모습의 용기. 옆자리 건우, 이제 눈떠도 된다는 듯 툭 치면 눈 살짝 떠보는 용기..
주위를 둘러보면 뒤로 기린 한 마리가 쓰윽 지나가고....
오오~ 감격하는 용기,
강마에 (단원들 향해) ...모두 긴장 푸시고.... 음표, 박자 필요 없습니다.
그냥 느끼시면 됩니다. 단, 각자 따로 놀면 안 되기 때문에 제가 중간중간 지시를 드릴 겁니다.
거기에만 따라주시면 됩니다.
강마에, 지휘 시작할 듯 손든다. 각자 악기 챙겨드는 단원들.
시작되면, 예전과는 놀랍게 달라진 연주....!! 건우, 연주하면서도 스스로 놀란다.
따로 놀지 않고 하나로 모아지는 듯한 느낌...! 루미도 연주하면서 놀랍고.....
강마에아득히 멀리....들려오는 느낌으로....멜로디를 더 연결해보세요.....
단원들, 연주하면서, 강마에 지시소리 들으면서 놀라운...
주연 (작게, 믿기지 않는 주희 보고) ..이거, 맨날 우리가 했던 곡 맞어..?
강마에 환타지아... 환상적으로.....
(조 바뀜 부분에서) 자 이제 서서히 가까워지게, 점점 크게....!!
순간 음악 변조되며, 더욱 고조되는....! 단원들, 더욱 놀라워하면서 연주하고....
건우 보면 지휘하는 강마에.... 음악의 느낌에 맞추듯 출렁이며, 크지도 않은 동작으로, 간결하지만 딱 맞게 지휘하고 있다.
마치 그의 손끝에서 음악이 매끈하게 끌려 나오는듯한 느낌....... 건우, 멍한 표정으로 그런 강마에 보고.....
강마에 (끝부분에서) 자 이제 멀리 사라지듯이............
S#37.연습실(밤)
이윽고 강마에, 천천히 지휘 마친다. 단원들의 연주도 함께 조용히 끝나고.....
다시 연습실로 돌아온, 훌륭한 연주를 마친 단원들... 멍한 표정이다.
건우E 지휘 하나로........! (충격 받은 듯한 표정으로 마에 보는...)
루미E 이렇게 우리가 바뀔 수 있다니......... (멍해서 강마에 보는)
강마에 (그런 단원들 가만히 보다가 옅은 미소로).....수고하셨습니다.
멍하니 있던 단원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와~!!!!! 뜨겁게 강마에 향해 박수친다.
벌떡 일어난 용기, 브라보~!!! 소리와 함께 입으로 삐익~!! 소리도 내고....
루미와 건우는 박수칠 생각도 못하고 강마에 보는.....둘러보던 강마에.... 건우, 루미와 눈 마주친다.
건우, 챙피한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고개 숙여 버리고,
루미도 시선 외면하는... 강마에, 그런 둘 보며 얼핏 비틀린 웃음기 무는가 싶더니,
강마에 (손을 들어 박수 멎게 하고는) 전 여기까집니다. 이제 여러분들끼리 잘해보세요,잘될지는 모르겠지만.
단원들 (박수 치던 자세로 서서 굳은, 혹은 자리에 앉아 놀라) .......?!!
루미/건우 .....!!
강마에 (건우 가리키며 이죽) 앞으론 저기 앉아있는 강건우씨, 아시죠? 떠오르는 샛별,
악보공부가 귀찮아 다 외워버렸다는 게으른 천재..! 강건우 메에스트로께서 여러분들을 끌어줄 겁니다.
건우 (해쓱...)
강마에 마침 저와 이름마저 똑같군요. 대단한 우연입니다. 근데 과연.....
(비틀린 미소로)지휘 실력마저 똑같을까요? 그건 앞으로 여러분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겨 두겠습니다.
갑용 (?해서)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하는데)
강마에 (루미 향해) 내일 떠날꺼니까 비행기표 끊어놔. 퍼스트 클래스로.
루미 굳어서 보고 단원들 에?? 하는데 강마에, 그대로 몸 돌려 나가버린다.
혁권 (루미 향해) 저 사람 어디가?
주연 (루미 향해) 떠나다니 어디루?? 관두는 거야?
용기 (다급히 강마에 쫓아 나가며) 선생님~!! 선생님 어디 가세요!! 우릴 버리시면 안되죠오~!!!
멍해 있다가 이게 무슨 일인가 와글와글 떠드는 단원들...
그 속에서 해쓱해져 있는 루미와 건우... 서로 본다. 울고 싶은 루미... 창피하고 미안하고, 마음이 무거운 건우....
S#39.강마에 집 거실 (밤)
혼자 짐 정리하는 강마에, 거의 마무리됐다. 그때 문 열리는 소리. 보면 건우 들어와 서는.
강마에 (쓱 보고는) ...왜? 도와주려구? 걱정마. 짐은 이미 다 쌌으니까.
(가방 달칵 닫으며 일어서는) 나머지 짐들이나 저기 써놓은 주소로 부쳐.
건우 .........
강마에 참, 지휘책 하나가 없던데, 가져갔나? (비죽 웃으며) 선물로 줄 테니까 써 먹을수 있게 달달 외워봐.
(갸웃) 근데 암기가 지휘에 도움이.... (하다가 이죽이며) 뭐 잘 하면 될 수도 있을 꺼야, 넌 특별하니까.
건우 ........
강마에 이제 그만 가주지? 수준 이하의 연주자들 느끼게 해주느라 쌩쇼를 했더니 피곤해. 자야겠어.
건우 (보다가 담담히) ....전 선생님이 싫습니다.
강마에 (가만히 보다가 기막힌 듯 피식) 작별 인사치곤 꽤 임팩트 있네?
근데 굳이 그말 해주러 올 필요는 없었는데 말야. 서로 그 정돈 잘 알지 않나?
건우 (그냥 담담히 계속 말하는) ...아무한테나 빈정거리면서 상처 주는 거, 듣기 거북할정도루 자기자랑 하는 거,
조금이라도 대들면 잔인할 정도루 밟아버리는 거.... 싹다 그집니다. 선생님 인간성, 아주 싫어요.
강마에 (이죽) 그래, 나 같은 사람들이 있는 반면, 이런 사람들도 있지.
실력도 없는 주제에 사람 좋은 거 믿고 남한테 얹혀서 피 다 빨아먹는 인간들.
그런 사람들도 좀 겪다보면 내가 그리워 질꺼야. 칭찬으로 듣겠어.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건우 ...근데 실력하난 최고라는 건... 인정합니다.
강마에 (보면)
건우 .....정말 이런 말하기 창피하지만.. 머리털 나고 처음이었어요. ...음악이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졌던 거.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진심입니다.
강마에 (진심인 것 느껴지지만 가만히 보다가 이죽) ....무섭게 왜 이래?
남의 포디움에서 춤추면서 박자 다 바꿔버리던 망둥이 아니었나? 당황스럽잖아.
건우 (망설이다가) .......지휘, 해주세요.
강마에 .....!
건우 ...그리구 가르쳐주세요. 배우고 싶습니다. 지휘...
건우 .........
강마에 (보다가 비죽) ....설마 이 상황에서 예스를 바란 건 아닐테고... 뭐지?
대화에 있어서 일종의 반전을 노린 건가? 재미? 재치?
건우 .......
강마에 (이죽) 근데 어쩌지? 재미도 없고 재치라고 하기에도 너무 진부하거든.
건우 오만했습니다.
강마에 (보면)
건우 (진심어린) ....선생님 지휘를 보구.... 제가 얼마나 주제넘은 짓을 한 건지, 뼈 저리게 알았습니다.
강마에 (보다가 비죽) ....그랬군. 오만한 놈이었어. 궁금했던 거 풀어줘서 고마워.
건우 백치도 맞습니다.
강마에 (보면)
건우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도... 알았습니다. 백치주제에, 오만했어요.
강마에 (가만히 본다. 정말로 진심인듯 하다. 그제서야 조금 풀어져 소파에 앉는... 잠시 보다가) ...뭐가?
건우 (보면)
강마에 (그래도 거만한 태도는 풀어지지 않는) ...뭐가 어떻게, 얼마나 부족했는지,
하나 하나 다 말해봐. 수긍이 가면 지휘? 고려해보지.
강마에 기다리는데 건우 대답이 없다. 강마에, 잠시 기다리다가, ?해서 보며,
강마에 ...뭐야, 하나도 없단 소리야?
건우 .....너무... 많습니다.
강마에 .....!
건우 (참담한)....하나부터 열까지.... 답니다. 바닥입니다 전.
가만히 그런 건우 보는 강마에.......
건우, 여전히 자괴감 어린 표정으로 서있는...강마에, 그제서야 빈정거림도 없이 살짝 고개 끄덕인다. 건우 보면,
강마에 ... 좋아. 니 마음은 알겠어.
건우 (보는데)
강마에 (일어나며) 그래도 지휘는 못해.
건우 ......!!
강마에 사과는 사과고 벌은 벌이야. 너나 단원들이나 악장이나, 대가는 치뤄야지않겠어?
해쓱해져 서있는 건우....강마에, 안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S#40.강마에 침실 (밤)
침대에 기대 아마데우스 DVD 보고 있는 강마에.
살리에르가 모짜르트 훔쳐보며 질투하는 장면 나오자,
F.C(루미) 니 논리대루라면 모짜르트는 평생 땅파고 소젖짜고 치즈팔다 죽었어야돼!!
니가 그때 지휘자였으면 천재 여럿죽였다구 이 살리에르같은 놈아~!!!
강마에 ..........
F.C(루미) 전 무엇보다 우리 단원들을 믿구, 배려하구, 같이 가주는 사람이 제일 좋아요.
지금 저희한테 필요한 지휘자는 그런 사람이예요.
그게 건우에요.....선생님은 아녜요.
강마에 (불퉁해서 있다가, 흘끔 전화기 보며) ...얘는 근데 왜 사과 한마디가 없어.
하고 강마에, 전화기 들려는데 때르릉 울리는! 멈칫하는 강마에, 수화기 들면,
루미F ...악장입니다.
강마에 (흥!해서 자신만만) 알아. 비행기표는, 끊어놨어?
루미F 네.
강마에 ......!!!
S#42.술집 거리 (밤)
술집에서 수행원들 부축 받으며 나오는 강시장, 서너명의 지역 유지들과 인사하며 헤어지고 있다.
강시장 아이쿠... 필 받는 대로 마셨더니 이거 원...
(유지들과 꾸벅 꾸벅 인사 나누며) 그럼 모쪼록 살펴 가십시오. 조만간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지역 유지들과 인사하고는 강시장, 앞에 주차되어있는 차에 올라탄다.
강시장 어이구 취한다. 얼른 가서 좀 쉬어야지 안 되겠어. 출발하지.
차 출발하는데 갑자기 급정거하듯이 덜컹~!!
강시장 뭐야 이거...!
운전수 죄송합니다, 갑자기 누가 뛰어들어서.. (앞쪽 향해 소리) 야! 너 뭐야!!
강시장보면, 앞에 헤드라이트 불빛 받으며 손 쫙 벌리고 가로막듯 서있는 이든이 보인다.
시장, ??해서 보는데 이든, ‘뭐하는 짓이야, 미쳤어?!
소리 지르는 운전수 무시하고 그냥 시장 쪽으로 걸어가 똑똑 차 유리 두드리는. 강시장, 어이없어 차창 살짝 내리고 보면,
이든 한참 기다렸잖아요 시장님. 술 많이 드신 거예요? 중요한 얘기해야 되는데, 괜찮으세요?
시장 (기막힌) 학생, 뭐야?
이든 근데 뭐, 제 얘기 들으시면 술이 확 깨실 거에요. 화끈하거든요. (생긋)
S#41.강마에 마당 현관 앞 (밤)
강마에 앞에 내밀어지는 전자항공권. 강마에, 흘끔 루미 보면,
루미 ...내일 오후출발 예약한 겁니다. 제일 빠른 거예요.
강마에 (가만히 보다가) ....이것뿐이야? 다른 할 말은 없어?
루미 .....네.
강마에 ..........
루미 ...잡고는 싶지만 면목이 없어요.
강마에 그래도 지껄여봐. 들어는 줄께.
루미 ...잡는다고 계실 선생님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설사 남으신다고 해도 이런 일.... 다시 안 벌어진다는 보장도 없어요.
강마에 (...?해서 보면)
루미 (해쓱) ...연습 때 하셨던 멋진 지휘, 저희한테 본때 보여주신 거라는 거 알아요.
한번 뿐이겠죠. 계속 그런 식으로.. 힘드실 꺼에요. 선생님 스타일 아니니까.
강마에 .....!!!
루미 ...단원들 수준이 갑자기 변할 리도 없고..... 억지로 남게 되신다 쳐도... 서로가 고역일 꺼라 생각해요.
강마에(OL) 핵심만 말해! 너한테 최고의 지휘자 저 놈이라는 거 아냐..!
말 못하고 보는 루미... 강마에, 그런 루미 굳어져서 보면,
루미 (떨림으로 보다가, 솔직하게) .....건우나 단원들.... 제가 끌어들인 사람들이예요.
처음엔 공연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그 사람들이 더 귀해요. 욕
강마에 .....!!
루미 (갈등하며 있다가, 진심 담아) ....그치만 그건 정말 사과드려요.
겁도 없이 선생님 실력.. 함부로 낮춰봤던 거, 선생님께 말씀도 안 드리고 건우랑 함부로 지휘를....
하는데 강마에, 루미 손에 들린 전자항공권 탁 채가는! 루미, 굳어서 보면,
강마에 (완전히 마음 상해버린, 애써 이죽이며) ....긁을 꺼 다 긁어놓고 마지막 사과라니, 변명치고는 너무 티나잖아.
루미 (해쓱해져 보다가, 더이상 말해봤자 소용이 없을 듯 싶다) ......
선생님 통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하고 공손히 꾸벅하는 루미..... 강마에, 보다가 홱 들어가려는데 핸드폰 울린다.
?!해서 강마에 보면 동시에 울리는 루미 핸드폰! 루미, ?해서 강마에 보다가 등 돌리고 전화 받는다.
루미 여보세요.
강마에 (역시 받는) 누구시죠.
강시장F 오케스트라가 가짭니까??!
강마에 .....!
루미 ...네? 김계장님 뭐라구요?
김계장F 오케스트라 가짜야?? 두루미씨 3억 날렸어??
루미 .......!!!
김계장F 지금 시장님 펄펄 뛰구 난리 났잖아!! 당장 뛰어와!!
전화 받고 멍해있는 루미와 강마에, 천천히 고개 돌려 서로 본다.
그런 둘의 모습에서----
- 4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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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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