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천하 48
S#1 경빈 처소 외경 금이, 비웃음을 흘리며 처소 방쪽을 날카롭게 노려보고 섰다. S#2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난정을 살기등등하게 노려본다. 난정 마마, 지금 고육책이라고 말씀하셨사옵니까? 경빈 네 지금 나와 말장난을 하잔 말이더냐?! 난정 (짐짓 영문 모르는 척 보며) ..마마, 고육책이라니요?! 이년 경빈마마께오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도통 모르겠사옵니다. 경빈 가증스러운 년! 네년이 중궁전의 밀명을 받고 나를 천길 벼랑 밑으로 밀쳐 버리려 함을 내 모를 줄 알았더냐?! 난정 (섭섭하다는 듯) 마마, 어찌 이년을 그리 보셨사옵니까? 경빈 네 정녕 네가 한 짓거리를 몰라서 되묻는게냐?! 난정 마마, 마마의 혜안이 어찌 그리도 흐려지셨나이까?! 경빈 네 이년! 네 지금 나를 흔들어 보려 함이더냐?! 난정 대체 이년이 경빈마마께 무슨 대죄를 지었길래 이리도 역정(逆情)을 내시는 것이옵니까?! 경빈 (가증스럽다는 듯 보며) 네년 주둥이로 중전마마께서 회임을 하시고도 나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연막을 피우고 있으시다고 했으렷다?! 난정 이년, 분명 경빈마마께 그리 말씀 올렸사옵니다. 경빈 (노려보며 다그치듯) 회임?! 중전마마께서 회임을 하셨다?! 회임을?! 난정 예,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신 것이 자명한데 어찌 이리 역정을 내시옵니까?! 경빈 뭬야?! 네 아직도 요망한 혀를 놀려 되먹지 못한 수작질을 부리려는게냐?! 난정 수작질이라니요?! 마마! 대체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으셨는지는 몰라도.. 경빈 (버럭) 아직도 내 앞에서 거짓말을 지껄일 참이더냐?! 난정 ..마마, 이년 입에서 거짓말이 나오길 바라시옵니까? 경빈 중전마마께오선 회임을 하신 것이 아니야! 난정 (움찔 놀라는) ...! 경빈 (싸늘한 미소) 무얼 그리 놀라느냐?!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신 것은 누구보다도 네가 잘 알고 있을 것이 아니냐?! 난정 ('들통이 났는가?') ...!! 경빈 (싸늘하게 쏘아보는) ...! 난정 (기세에 밀리지 않고 필사적으로 마주 보며 쌩끗 웃는다) ... 경빈 웃어?! 난정 예, 이년 웃음이 나옵니다. S#3 대궐 후원 일각 윤비와 창빈이 동산을 거닐고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엄상궁과 오상궁 및 상궁나인들이 그 뒤를 따른다. 창빈 (윤비를 보며) ..신첩, 중전마마께 여쭙고 싶은 말씀이 있사옵니다. 윤비 (미소) 내 창빈이 무엇을 묻고자 하는지 짐작을 하오. 창빈 (흠짓) 예에?.. 짐작을 하시다니요? 윤비 내가 복중에 용종을 잉태한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척 시치미를 잡아뗀 것인지 아니면 정녕 몰랐었는지 그것이 궁금하신게지요? 창빈 (조아리며) ...황공하옵니다. 윤비 (멈춰서서) 창빈은 어찌 생각하시오? 내가 회임한 것을 진즉에 알았을 것이라 믿소? 창빈 신첩의 짧은 소견엔 잉태하신지 석 달이 넘었다면 중전마마께오서도 모르고 계시진 않았으리라 생각하옵니다. 윤비 (미소) 그래요? 창빈 예. 윤비 (혼자말처럼) 창빈은 맑은 물과 같은 사람이구려.. 창빈을 보고 있자면 수면 위로 비추는 내 자신의 모습을 되새겨 볼 수가 있거든.. 창빈 ... 윤비 허나 물이 아무리 맑다한들 사람의 속내까지 비추진 못하는 법이지! (앞장서서 걸어간다) 창빈 ...?!.. (윤비의 뒤를 따른다) S#4 경빈 처소 방 안 난정, 경빈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보며 말한다. 난정 경빈마마, 이년 가슴을 어찌 열어야 믿어주시겠사옵니까? 경빈 (보는) ...! 난정 중전마마께오서 아니하신 회임을 어찌 감히 이년이 하였다 기망할 수 있겠사옵니까?! 경빈 (꿰뚫어 보는 시선) 중전마마께오서 교태전에서 천길 벼랑으로 떨어져 나가시는게 겁이 나셔서 네년을 시켜 하시지도 않은 회임을 한 것처럼 꾸미신게 아니더냐?! 난정 ('만만치가 않구나!' 그러나 버텨야한다) ..하! 경빈 하?! 난정 이년,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사옵니다. 경빈 ...! 난정 ...! 경빈 내가 믿지를 못할까봐, 중전마마께서 초주검이 될 때까지 네년에게 회초리를 치시는 고육책까지 쓰신게고! 난정 (가슴이 덜컹 내려앉지만 내색않는) ...!! 경빈 네년이 중궁전과 내 처소를 드나들며 중전께서 함정을 파놓았느니 어쩌니 간살을 떨어댄 것이 모두 중전마마를 지켜드리고자 함이 아니었느냐?! 난정 ...!!! 경빈 중전마마께서 배가 불러올 때가 되면 무슨 트집을 잡아 낙태를 했다하여 내게다 그 죄를 덮어 씌워 나를 내치려는 속내가 아니셨더냐 이 말이다!! 난정 (흠짓 굳는) ...! 경빈 (승자의 미소) 난정아, 어찌 네 얼굴이 그리 굳어졌느냐?! 난정 (표정이 비틀리며 요사스러운 웃음이 터져나온다) 호호호호! 경빈 (쏘아보며) 네년이 실성을 한게냐?! 난정 (웃음을 참으려는) 마마, 용서 하시옵소서! 이년 경빈마마의 말씀을 듣고 있자니 웃음이 멈추지가 않사옵니다. 호호. 경빈 뭬야?! 이런 발칙한! 네 이 자리에서 물고가 나고 싶은게냐?! 난정 ..황공하옵니다, 하오나 마마께오서 천하디 천한 이년을 너무 치켜세우셨사옵니다. 경빈 너무 치켜세웠다? 난정 이년 따위가 어찌 고육책을 알겠사오며, 또 알고있다 한들 어찌 천지간의 조화를 단박에 꿰뚫어 보시는 천하의 경빈마마의 혜안을 한낱 고육책 따위로 기망할 수가 있겠사옵니까? 경빈 (싸늘한) 네 아무리 천변만화(千變萬化)의 요설을 피운다 한들 내 너를 믿을 것 같으냐?! 난정 (웃음기 싹 가시며 강렬한 눈빛) 마마, 정녕 덫에 치이시려 하시옵니까?! 중전마마께오서 파놓으신 함정 속으로 스스로 들어가려 하심이옵니까?! 경빈 (그 눈빛에 움찔) ..뭐라?! 난정 중전마마께오선 회임을 하신 것이 분명하옵니다! 만에 하나 이년 말에 틀림이 있다면! 경빈 틀림이 있다면? 난정 (결연한) 이년 마마께 목숨을 내놓겠사옵니다! 경빈 목숨을 내놓겠다? 난정 예, 마마! 경빈 네 년의 천한 목숨따위를 맡아둔들 무슨 값어치가 있겠느냐만은.. 내어놓겠다니 내 맡아두도록 하마. 난정 하오면 마마께오선 이년에게 무엇을 내놓으시겠사옵니까?! 경빈 뭬야? 네 감히 나와 흥정을 하려드는게냐?! 난정 오고 가는게 있어야 정이 붙지요! 경빈 (쏘아보다) ..오냐, 허면 내게 무엇을 바라느냐?! 난정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신 것으로 판명이 난다면 경빈마마께서 금부에 갇혀 계신 도총관대감을 방면해 주시옵소서! 경빈 네 아비를?! 난정 예. 경빈 오냐, 내 약조하마! 허나 중전께오서 거짓회임을 꾸미셨다면 네 목숨뿐만 아니라 네 아비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야! 난정 ...! 경빈 ...! 난정 (결연하게 보다가) ..하오면 이년 물러가겠사옵니다. (조아리고 일어서는데) 경빈 난정아, 이왕 입궐했으니 중궁전에 들러 중전마마께 문후나 여쭈고 가지 그러느냐? 난정 (선 채) ..일러주시니 고맙사옵니다. 경빈 (찻잔을 들며) 중전마마께오서 오늘 아침에 전하와 대비마마께오서 계시는 앞에서 어의의 진맥을 받으셨느니라. 난정 (철렁, 그러나 태연히) ..그래서 회임의 진위를 가리셨사옵니까? 경빈 어의가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셨노라고 맥을 짚었으니 감축드릴 일이 아니더냐? 난정 지금 감축드린다 말씀하셨사옵니까?! 경빈 (휙- 노려보며) 중전마마를 뵙거든 어의와 굳게 약조하신 일은 이 사람도 잘 알고 있노라고 중전마마께 반드시 전해 올리거라! 난정 (충격) ...!! 경빈 그만 물러가거라. 난정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 (싸늘한 미소) ...! S#5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외경 임서방, 마루 끝에 앉아있다. 윤지임E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요?! S#6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윤원로, 윤원형 삼부자 앞에 홍경주가 찻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홍경주 예, 이 나라의 큰 경사이옵니다. 전하께오서 중전마마의 회임을 경하하시는 뜻으로 백성들의 조세를 탕감해주시옵고, 사면령까지 내리셨사옵니다. 윤지임 (기뻐서 입이 벌어지는) ..허, 허, 허.. 그, 그래요? 윤원로 아버님,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만 생산하시오면 우리 삼부자는 만사형통이 될 것이옵니다. 홍경주 암, 그렇구말구! 자네 두 형제 출사는 걱정마시게. 내 팔뚝을 걷어부치고 힘을 쓸테니 앞으론 탄탄대로가 열릴 것이야! 윤원형 (홍경주 보며 뼈있는) 하오면 앞으론 제 아버님께오서 남양군댁을 찾으셔도 고린내 나는 식객방에서 두식경씩이나 기다리시며 홀대 받지는 않으시겠사옵니까? 홍경주 (당황하여) 아니, 그날은 저.. 윤지임 (눈치주는) 얘, 워, 원형아.. 그 무슨 말이냐?! 홍경주 아, 아니올시다. (윤원형을 보며) 이보시게, 홀대라니, 당치도 않네! 그날 내 긴한 논의가 있어서 그런게지.. 어찌 부원군대감을 홀대 할 수가 있겠나? 앞으론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야! 윤원형 예, 시생 대감 말씀을 믿겠사옵니다. 홍경주 (윤원형 보며) 자네 좌의정에게 정치를 배우러 다닌다고 했던가? 윤원형 예! 근자에는 좌의정대감께 정치판에서 살아남는 방도를 배우고 있사옵니다. 홍경주 정치판에서 살아남는 법이라니? 윤원로 그게 뭐냐? 이 형도 좀 배우자구나. 윤원형 별거 아니오. 윗분들 눈치를 잘 살펴 입속에 혀노릇을 잘해야 한다는 말씀이셨소! 윤원로 입속의 혀노릇?! 홍경주 허허허, 좌의정대감다운 말씀이구먼. 이보게, 그런 거라면 내 좌의정대감보다 더 잘 가르쳐줄 수 있으니 내집에도 자주 들르게나. 윤원형 (조아리며) 예, 그리 청해주시니, 백두(白頭) 이놈 감격하옵니다. 홍경주 입속의 혀노릇이라? 허허허허! 윤원로E (웃는 얼굴위로) 이런 늙은 너구리 같으니라구! 홍경주E (휙- 돌아보며) 너구리가 아니라 늙은 구렁일세! S#7 윤원형 대문 앞 길 홍경주의 사인교가 떠나가고 있다. 윤지임, 윤원로, 윤원형과 임서방이 계단밑까지 내려와 허리를 굽혀 배웅을 하고 섰다. 윤지임 (홍경주 뒷모습을 보다가) 원로야, 내일이라도 우리 삼부자가 입궐하여 중전마마께 회임 감축인사라도 드려야겠구나. 윤원로 암요, 그래야지요! 아버님, 이제 우리도 가슴 쭉 펴고 다녀도 좋을 듯 싶사옵니다. 윤지임 오냐, 오냐. 들어가자. 윤원로 예, 아버님. (윤지임을 부축하고 계단을 오르는데) 윤원형 (선 채 뭔가 께름직한) .. 윤원로 (보며) 원형아, 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게냐?! 윤원형 아, 아니오 형님. 아버님 뫼시고 먼저 들어가시오, 내 잠시 다녀올 때가 있소. 윤원로 네 또 입속의 혀노릇을 배우러 가는게냐? 윤원형 형님도?! (조아리며) 아버님, 소자 다녀오겠사옵니다. (임서방 보고) 임서방! 윤원형, 급하게 가면 그 뒤를 따르는 임서방. 윤원로 (윤지임을 부축하고 계단을 오르며)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셨사오니 이제 우리형제 물 만난 고기처럼 천하를 헤엄칠 것이옵니다. 윤지임 ...너무 자신하진 마라. 호사다마란 말도 있느니.. 매사 조심, 또 조심하거라. 윤원로 예, 아버님. S#8 중궁전 마당 난정, 심각한 표정으로 중궁전 계단을 올라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오상궁E 중전마마, 정아무개 들었사옵니다. S#9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탕약을 마시고 약사발을 내려놓는다. 윤비 (방밖을 보며) 들라해라. 난정, 방안으로 들어오면 엄상궁이 탕약사발을 받혀들고 일어서서 나간다. 난정, 굳은 표정으로 윤비에게 큰 절을 올리고 앉는다. 윤비 (난정을 보며) 난정아, 네 낯빛이 왜 그리 흐린게냐? 난정 (중전을 보며) 마마.. 어찌 이년을 믿지 못하시고 마마께오서 직접 나서시어 전하께 회임하셨음을 밝히셨사옵니까?! 윤비 (미소) 허, 네 지금 내게 그 일을 따져 물으러 중궁전에 발걸음을 한 것이더냐? 난정 이년이 감히 하늘 같으신 중전마마께 어찌 사리를 따지겠사옵니까? 하오나 이년 중전마마께 닥칠 후환이 두려워 말씀 올리는 것이옵니다. 윤비 후환?! 후환이라니?! 난정 중전마마께오서 어떤 방도로 어의에게 회임이라는 진맥을 받아 내셨사온지는 알지 못하겠사오나 이는 큰 화를 자초하신 것이옵니다. 윤비 큰 화를 자초하다니?! 난정 중전마마께오서 거짓 회임으로 전하와 조정을 기망하셨음이 드러난다면 이번 일은 폐서인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윤비 (흠짓) 뭐라?! 폐서인만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난정 마마께오선 전하께 목숨을 담보하신 것이옵니다. 윤비 (크게 놀라는) ...!! S#10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암! 중전께서 거짓회임을 꾸민 것이 발각되면 폐서인이 아니라 목숨을 부지하지도 못할 것이야! 호호호! S#11 중궁전 방 안 난정, 원망이 섞인 눈초리로 윤비를 본다. 난정 마마, 어찌 이년을 믿어주시지 못하고 어쩌시려고 어쩌시려고 그리 혼자 일을 벌리셨사옵니까?! 윤비 난정아, 네가 나를 염려해주는 마음은 잘 안다. 허나 내 양어의에게 단단히 약조를 받아두었으니 양어의가 나를 배신하지는 않을 것이다! 난정 마마, 지금은 누구도 믿으셔서는 아니되시옵니다! 양어의도 사람이옵니다. 윤비 네 무슨 말을 하려는게냐? 난정 경빈이 벌써 중전마마와 어의의 밀약을 알고 있었사옵니다! 윤비 (놀라는) 뭣이라! 경빈이 일고 있다?! 난정 마마, 다른 사람은 그리도 쉽게 믿으시오면서 어찌 이년의 말엔 따라주시지 않는 것이옵니까?! 윤비 난정아, 네 지금 나를 원망하는게냐? 난정 경빈이 중전마마의 회임에 의혹을 제기하며 다른 내의로 하여금 재진맥을 하도록 일을 꾸밀 땐 어찌 하시겠사옵니까? 윤비 아니야, 아니야! 내 진맥을 다시 받지는 않을 것이야! 난정 그리되오면 중전마마에 대한 의심이 더 커지게 될 뿐이옵니다. 윤비 (생각하는) 음!.. 허면 어찌했으면 좋겠느냐? 난정 이년 생각엔 하루라도 속히 중전마마께오서 낙태를 하셨음을 천명하시는 것이 유일한 방책일 듯 싶사옵니다. 윤비 낙태? 난정 예, 경빈이 재진맥을 성사시키기 전에 낙태를 하셔야하옵니다. 윤비 (저으며) 난정아, 네 뜻은 안다만 내 그리 할 수는 없다. 난정 예에? 마마, 실기하시면 아니되시옵니다! 이는 화급을 다투는 일이옵니다. 윤비 아느니! 나도 잘 아느니! 허나 내 이번에 전하와 대비마마께오서 기뻐하시는 모습을 뵈었는데 지어미 된 자로서 또한 며느리 된 자로서 이리 빨리 그분들을 낙담시켜드리고 싶지는 않구나. 난정 (답답한) 마마! 이년의 말을 따르셔야 하옵니다. 오늘 밤이라도 그리하셔야 살아나시옵니다. 윤비 난정아, 경빈이 재진맥 하려는 짓거리를 막거나 늦출 방도가 없는것이냐? 난정 마마, 이년이 목숨을 바쳐서 되는 일이라면 이년 목숨을 가차없이 내버릴 것이옵니다. 하오나 이번 일은 여유가 없사옵니다! 그걸 어찌 모르시옵니까?! 어찌요?! 흐흑.. (흐느껴 울며) 마마, 이년의 말을 따라주시옵소서! 윤비E (안쓰럽게 보는 얼굴위로) ...난정아, 내가 양어의와 굳게 언약한 일을 알려줄 수 없으니 안타깝구나. 내 때가 되면 네게 일러줄 것이야! 난정 (흐느끼는) ... S#12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금이에게 은밀하게 명하고 있다. 경빈 중전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셨다는 소문을 궐내 구석구석 퍼뜨려야 할 것이야. 알겠느냐? 금이 (결연하게) 예, 마마! 경빈 어서 나가 보아라! S#13 희빈 처소 마당 향이, 계단을 내려와 경빈에게 조아린다. 경빈,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일각문 안으로 들어선다. (*금이는 없다) 경빈 (다가와 계단 위에 놓인 운혜를 보고) 창빈께서 들어계시느냐? 향이 예, 우리 마마께오서 몸이 편치 않으시어 창빈마마께오서 병문안을 오셨사옵니다. 경빈 그래? 마침 잘되었느니. 어서 고하여라. 향이 예. (처소 방안으로 다가서서) 희빈마마, 경빈마마 드셨사옵니다. S#14 동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머리에 띠를 두른 채 힘없이 자리에 누워있고 그 옆에 창빈이 앉았다. 경빈, 방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경빈 (짐짓 안쓰럽게 보며) 그리도 펄펄 하시던 희빈께서 이리 자리를 보전하고 있으시다니요?! 내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못 믿을 뻔 했소이다. 희빈 경빈, 지금 병자를 놀리시는게요? 경빈 놀리다니요? 그럴 리가 있나요? 창빈 경빈, 희빈의 병세가 심한 듯 하니 괜한 말씀은 삼가세요. 경빈 (창빈을 힐끔 흘기고는 희빈에게) 그래, 내의에게는 보이셨소? 희빈 보였지만.. 내 병은 이 사람이 잘 압니다. 탕약으로는 고쳐지지 않을 듯 싶습니다. 경빈 혹시 가슴이 답답하고 울렁울렁 거리는게.. 어지럼증까지 있지 않소?! 희빈 경빈께서 내 증상을 어찌 그리 꼭 짚어내시오? 경빈 (빙긋) 내 다 알지요. 해서 희빈에게 특효약을 가지고 왔습니다. 창빈 (일어나 앉으며) 특효약이요?! 희빈 무언지 어디 꺼내 보시오. 경빈 희빈, 실은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신 것이 아니랍니다. 희빈 뭬, 뭬요?! 그, 그게 참말이오?! 경빈 틀림없소이다. 창빈 경빈, 입조심하세요! 그런 불경한 말을 입에 담았다가 어찌 하시려고 함부로 말씀을 뱉으시는게요?! 경빈 (같잖다는 듯 창빈을 보고 코웃음) ..이사람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두고 보면 알것이요! 창빈 (버럭) 경빈! 경빈 (여유) 아이고 깜짝이야! (쌩끗 웃는다) S#15 대비전 외경 윤임과 김안로가 대비전 안으로 들어간다. S#16 동 대비전 복도 윤임과 김안로가 방문 앞에 걸어와 선다. 조상궁 대비마마, 판부사와 희락당대감 들었사옵니다. 자순대비 E 뫼시어라. S#17 동 대비전 방 안 윤임과 김안로, 방안으로 들어서다가 움찔 놀란다. 자순대비의 무릎위에 원자가 앉아있다. 박상궁이 윤임과 김안로를 일어서서 맞이한다. 자순대비 (밝은 웃음) 어서들 오세요. 윤임 ...! 김안로 ...! 자순대비 원자, 인사 올리세요. 앞에 서 계신 분은 원자의 외숙부되시는 판부사대감이시옵고 옆에 계신 분은 원자의 누이 효혜공주의 시아버님이 되실 희락당대감이시오. 원자 (일어나 조아리며) 두 분 대감께 문후 여쭈옵니다. 윤임 (마주 조아리며) 신이 원자아기씨의 외숙부이옵니다. 신을 기억 하시겠사옵니까? 원자 (낯선 듯 보며 빙긋 미소만)... 자순대비 판부사께서는 강보에 싸인 원자를 보셨으니 낯이 서실겝니다. 윤임 신, 이렇듯 장성하오신 원자아기씨를 뵈오니 참으로 감개무량하옵니다. 자순대비 박상궁, 원자를 뫼시게. 박상궁 예. 원자아기씨, 쇠인이 뫼시겠사옵니다. 원자 (자순대비에게 조아리며) 할마마마, 소손 물러가옵니다. (윤임과 김안로에게 조아리며) 물러가옵니다. (박상궁과 함께 방밖으로 나간다) 윤임,김안로 (시선이 원자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자순대비 그래, 두 분 대감께서도 중전의 회임소식을 들으셨겠지요? 김안로 예. 그 일로 대비마마께 경하를 드리러 입궐을 하였사옵니다. 자순대비 암요, 경하할 일이지요. 중전의 회임은 왕실과 이나라 신민들에게 큰 경사입니다. 윤임 대비마마, 신은 중전마마께오서 회임하오신 것이 걱정이옵니다. 자순대비 뭐요? (휙- 보며) 판부사, 지금 뭐라 하시었소?! 윤임 신, 불경한 말씀이온 줄은 아오나 신은 중전마마의 참뜻을 모르겠사옵니다! 김안로 신 역시 원자아기씨의 장래가 참으로 걱정이옵니다. 자순대비 허어, 대체 두 분 대감들께서 무슨 말씀들을 하시는겝니까?! 이 늙은이가 알아듣게 말씀을 해 보세요. 김안로 중전마마께오서는 원자아기씨의 앞날을 위해 회임을 안하시겠다고 천명하시지 않았사옵니까? 자순대비 희락당 대감, 지금 지난 일을 들추어서 어찌 하자는 겝니까? 김안로 마마, 깊이 헤아려 보시옵소서! 중전마마께오서 잉태하신지 석 달이 넘었다고 들었사옵니다. 하오면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안하시겠다고 천명하오신 그때 벌써 용종을 잉태를 하시고 계셨다는 뜻이 아니겠사옵니까? 자순대비 뭐, 뭐요?! 윤임 마마, 중전마마께오서 용종을 잉태하신 연후에 회임을 거부하셨다면 이는 분명 중전마마께오서 전하와 왕실에 대해 다른 뜻이 있음이 아니고 무엇이겠사옵니까?! 자순대비 다른 뜻이라니요?! 김안로 중전마마께오서 회임하신 것이 알려지면 조정의 이목이 중궁전과 그 외척인 파산부원군댁에 쏠릴 것이 자명할 것이니 조정과 후궁들의 견제를 피하시기 위함이 아니시겠사옵니까? 자순대비 허면 대감들께선 중전이 뱃속의 용종을 보호하기 위해 원자를 방패막이로 내세웠다고 생각하시는게요?! 윤임,김안로 (긍정하는 표정) ... 자순대비 정녕 그렇게 생각하시는겝니까?! 윤임 앞뒤 정황이 그렇지 않사옵니까? 대비마마. 자순대비 아니오! 아니오! 중전께서 원자를 얼마나 괴이시는지 대감들께서 보셨다면 그리 말씀하시지는 못하실겝니다. 김안로 마마, 깊이 헤아리셔야 하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조정의 견제를 피하려 하셨다면 이는 분명, 분명.. 자순대비 분명 뭐란 말이오?! 김안로 장차 중전마마의 소생이신 대군아기씨로 왕세자 책봉을.. 자순대비 (버럭) 그 입 다물라! 다물라! 김안로,윤임 (움찔) ...! 자순대비 왕실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면 먼저 덮어 주셔야 할 두 분 대감들께서 어찌 이런 불경한 말씀을 함부로 내뱉으신단 말이오! 윤임 대비마마! 신들은.. 자순대비 더는 듣고 싶지 않소! 허니 당장 물러들 가세요! (휙- 돌아앉는다) 김안로,윤임 (서로의 얼굴을 보는) ... 자순대비 물러들 가라지 않습니까?! 윤임 (조아리며) 하오면 신들은 물러가겠사옵니다. 윤임,김안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자순대비 (뭔가 심각한) ..음! S#18 대비전 마당 김안로와 윤임, 대비전에서 계단을 걸어내려와 선다. 윤임 (한숨)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나 않았는지 모르겠소이다. 김안로 대비마마께오선 속이 깊으신 분이옵니다. 당장은 우리의 진언이 귀에 가시처럼 박히시겠지만 차차 이해해 주실겝니다. 윤임 (끄덕끄덕) 그래야지요.. 가십시다. (앞장선다) 김안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대비전을 돌아보는) ...! S#19 동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얼굴 위로 떠오르는 S#20 후레쉬 백 (31회 S#23의 편집) 윤비 신첩, 반드시 원자를 지킬 것 이옵니다. 비록 폐서인이 되어 사가로 내쫓기는 한이 있어도 원자가 왕세자로 책봉되는 그 날까지는 회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꺾지 않을 것이옵니다. (눈물 글썽이며) 대비마마,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원자 (윤비에게 반갑게) 어마마마! (달려가다가 멈칫 선다) 어마마마.. 어찌 우시옵니까? 윤비 (눈물 감추려 시선 피하며) ..아니오, 원자.. 우는게 아니오. 원자 (눈물 글썽) 어마마마, 울지 마시옵소서.. 소자도 슬퍼지옵니다.. 윤비 (눈물이 흐르는) ..원자.. (안아준다) S#21 동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뭉클한 회상에서 깨어나며 고개를 젓는다) ..아니야, 아니야.. 그리 원자를 괴이시는 중전께서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없어.. (그러나 뭔가 불안한 듯 어딘가를 휙- 본다) S#22 중궁전 방 안 윤비, 아무런 감정이 없는 무표정으로 차를 마시고 있다. 속내를 읽어낼 수 없는 윤비의 차가운 얼굴에서. S#23 난정 초가 마당 난정, 당의를 입고 힘없이 대문 안으로 들어오는데 툇마루에 앉아있던 임서방이 일어나 난정앞에 다가선다. 임서방 난정아씨, 나으리께서 한참 기다리셨습니다. 난정 (방문쪽 힐끔 보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 S#24 동 난정 초가 방 안 윤원형, 장기판 위에다 장기알들을 높게 쌓아올려 놓은 채 생각에 빠져있다. 난정, 침울한 표정으로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윤원형 (난정의 당의차림을 보고) 오, 난정아, 네 중전마마를 뵈옵고 오는 길이더냐? 난정 (앉으며) 그러하옵니다. 윤원형 허면 너도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신 것을 알고 있겠구나? 난정 (한숨) ..예.. 윤원형 (의아) 헌데 난정아,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셨다는데 네 어찌 하나도 기뻐하지 않은 얼굴이냐? 난정 (억지로 웃음 지으며) 기쁘지 않기는요?!.. (눈물을 닦으며) 이년 기뻐서 눈물이 다 나는뎁쇼? 윤원형 (석연치 않은 듯 보며) 난정아, 네 나를 꿔다놓은 보릿자루로 보는게냐? 난정 예에?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윤원형 내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셨다는 말씀이 어째 곧이 곧대로 믿기지가 않는구나. 난정 ..믿기지가 않는다니요? 윤원형 중전마마께선 마마 자신과 우리 형제들을 위해서 회임을 해서는 아니되신다고 천명하시지 않으셨느냐? 헌데 이리도 쉽사리 회임을 하셨을 리가 있으시겠느냐? 또한 내 지금 네 얼굴이 보니 분명 뭔가가 잘못되고 있음이라 쓰여 있구나! 난정 ...! 윤원형 난정아, 대체 무슨 일이냐? 속시원하게 툭 털어놔 보거라. 난정 나으리.. 윤원형 그래, 말해보거라. 난정 중전마마께오선 거짓회임을 하신 것이옵니다. 윤원형 (경악하는) 뭬, 뭬야.. 거, 거짓 회임?!! (휘청하는 바람에 장기판에 쌓아올렸던 장기알들이 우르르 무너져 내린다) 난정 (고개를 끄덕이는) ... 윤원형 (바짝 앉으며) 네 지금 거, 거짓 회임이라 했느냐? 난정 예.. 하온데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신 것을 경빈이 알고 있사옵니다. 윤원형 뭐, 뭐, 뭐라?! 경빈이라면 호시탐탐(虎視耽耽) 교태전을 노리고 있다는 후궁말이더냐?! 난정 (울듯한) ...더욱 난감한 것은 이년에게 중전마마를 지켜드릴 방책이 없다는 것 이옵니다. 윤원형 (털썩 뒤로 주저앉으며) ..허어,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이냐?! 어쩌면...! S#25 어느 길 윤원형, 임서방과 사인교를 거느리고 터덜터덜 걸어온다. 윤원형 E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셨다?.. 그것을 경빈이 알고 있고.. 난정이한테는 중전마마를 구할 방책이 없다니?! 이거 잘못했다간 가문이 문을 닫을 일 아닌가?! 윤임 E (앞편에서) 조카님! 윤원형, 고개를 들고 보면 관복을 입은 윤임과 김안로가 사인교를 탄 채 박서방과 황서방을 거느리고 다가와서 멈춘다. 윤원형 숙부님, 처숙어른! 퇴궐을 하시는 참이시옵니까? 김안로 지금 천하를 손에 쥔 기분일텐데 어찌 이리 풀기가 없으신가? 윤원형 천하를 손에 쥐다니요? 윤임 허허, 자네 설마 중전마마께오서 회임하셨단 소식을 듣지 못했는가? 윤원형 아, 예! 시생도 벅찬 감동이 치솟던 참이었사옵니다. 윤임 암, 그럴테지! 그럴게야! 윤원형 예, 그러믄입쇼. 윤임 희락당대감댁에서 수담이나 나누려는데 자네도 훈수 한자락 끼겠는가? 윤원형 아니옵니다. 시생 장기멱은 배웠사오나 바둑은 까막눈이오니 두 분께서 즐기시지요. 김안로 그럼세, 허면 다음에 보세나. 가세나 황서방. 황서방 예. 윤원형 (깊숙하게 숙이며) 살펴 가시옵소서. 김안로와 윤임을 태운 사인교가 지나가면 윤원형도 걸어간다. 윤임과 김안로, 사인교 위에서 고개를 돌려 윤원형의 뒷모습을 무섭게 노려본다. S#26 윤원형집 초당 외경 배천댁과 탄실이가 한편에 서있다. 윤임처 E 중전마마께오서 잉태를 하셨다니 참으로 감축드리네. S#27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김씨와 윤임처가 찻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윤임처 이 댁에서 질부를 맞아들인 연후에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셨으니 이게 다 자네의 복일세. 김씨 (싫지는 않은) 무슨요?! 중전마마께오서 덕이 높으신 탓이지요. 윤임처 앞으로 질부께서 중전마마를 위해서 하실 일이 참으로 많을걸세. 김씨 예에? 제가 무슨..? 윤임처 한치건너 두치라는 말이 있네. 궁궐의 법도가 지엄하다고는 하나 사가에서 중전마마를 생각하는 것만 하겠는가? 김씨 ... 윤임처 마마께오서 드실 탕재에서부터 과실이며 사소한 음식까지.. 사가에서 세세히 돌봐드려야 할게야. 김씨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제가 많이 모자라오니 시숙모님께오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옵소서. 윤임처 내가 무슨... 조만간 이사람과 함께 입궐하여 중전마마를 뵈옵고 경하를 드리세나. 김씨 예, 그리하시지요. 윤임처 (미소속에 못마땅한 눈길로 힐끔 보는) ...! 윤임처 앞으로 질부께서 중전마마를 위해서 하실 일이 많을걸세. 김씨 예에? 제가 무슨..? S#28 윤원형 대문 앞 길 윤원형, 걸어오는데 교꾼들이 윤임처의 가마를 메고 계단을 내려와 다른쪽 길로 간다. 윤원형 (가마를 보며) 임서방. 임서방 (다가오며) 예, 나으리. 윤원형 저 가마가 판부사댁 숙모님 가마가 아니던가? 임서방 그렇사옵니다요. 윤원형 음! 들어가세나! (계단 위로 올라간다) S#29 윤원형 초당 방 안 윤원형, 방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윤원형 부인, 숙모님께서 어인 일로 오셨던게요? 김씨 숙모님께오서 소첩에게 회임하오신 중전마마를 받드는 일을 세세하게 일러 주셨사옵니다. 윤원형 (찔리는) 그, 그래요? 김씨 예. 소첩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실 때까지 정성껏 받들 것이옵니다. 윤원형 부, 부인.. 사가에서 궐안 일에 그럴 필요까지 뭐 있겠소? 김씨 예, 그럴 필요가 없다니요? 서방님, 무슨 말씀을 그리하시옵니까? 윤원형 아, 아니요, 내 말뜻은 중궁전 상궁들이 어련히 알아서 할라구요? 김씨 하오나 돌아가신 장경왕후께오서도 후궁이 올린 잣죽을 젓수시고 큰 탈이 나실 뻔 하셨다고 들었사옵니다. 윤원형 그게 저, 정말이요? 김씨 예, 하오나 염려마시옵소서. 중전마마께오선 절대 그럴 일이 없으실 것이옵니다. 윤원형 그래야지요. 그래야해요! 김씨 중전마마께오서 소첩의 정성으로 이번에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온다면 소첩에게도 큰 광영이 되지 않겠사옵니까? 윤원형 (거짓회임이라고 말 해 줄 수도 없고 답답하다) .. S#30 남곤 사랑채 외경 남곤 E 지금 뭐라 하시었소?!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해요?! S#31 동 남곤 사랑채 방 안 정자관을 쓴 남곤이 크게 놀라 관복을 입은 심정을 바라본다. 남곤 허어, 이, 이런 낭패가 있나?! 그래, 경빈마마께오서 뭐라 하십디까?! 심정 경빈마마께오선 이번 일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 말씀하셨사옵니다. 남곤 음..! 전화위복의 기회라...? (심정 보며) 어째서요? 심정 아마도 경빈마마께오서 중궁전의 회임에 뭔가 석연치가 않은 점이 있다는 눈치셨사옵니다. 남곤 경빈마마의 혜안을 믿어봐야지요. 그나저나 위중한 시기에 입궐을 못했으니 허어.. 참! 심정 대감, 놀란 가슴은 진정이 되셨사옵니까? 남곤 좀 누그러졌소이다. 허나 그 놈을 잡아들이지 못하면 내 평생 밤잠을 제대로 이루진 못할 것 같소이다. 심정 그 자객놈이 대체 누구였을까요? 남곤 그 놈이 틀림없소, 조광조의 쓸개노릇을 했던 총각놈 말이오! 심정 음! 중치막 E 대감마님! 박참의댁 도령이 찾아왔사옵니다. 남곤 희량이가?!.. 들이거라. S#32 동 남곤 사랑채 방 밖 마당 중치막과 박희량이 방문 앞에 서있다. 중치막 예! (박희량 보고) 드시지요. 박희량 음! (헛기침하며 방안으로 들어간다) S#33 동 남곤 사랑채 방 안 박희량, 방안으로 들어와 남곤과 심정 앞에 조아리고 앉는다. 남곤 (보고) 그래, 도총관은 잘 만나 보았는가? 박희량 예. 모두 대감들께오서 힘써주신 덕분이옵니다. 심정 내 금부도사에게 일러뒀으니 언제라도 옥사를 드나들 수 있을게야. 박희량 고맙사옵니다.. 하온데 도총관께선 언제 방면되시는 것이옵니까? 심정 방면이라니?! 나라에 대죄를 지은 자를 어찌 무죄 방면할 수 있겠는가? 박희량 예에? 아니 약조가 틀리시지 않사옵니까, 대감? 남곤 이보게! 자네가 도총관의 여식과 혼담이 오갔단 말은 들었네. 박희량 ...?! 남곤 허나 자네의 전정을 생각한다면 그 혼담따윈 잊어버리게! 박희량 잊어 버리라니요?! 심정 자네같이 전도유망한 젊은이가 죄인을 딸을 안해로 맞아들여서 득이 될게 무에 있나? 허니 좌의정께서 이르시는대로 하게나. 남곤 혹시 아는가? 내 자네의 중매라도 설지? 아니 그렇소, 화천군?! 심정 암요, 그렇고 말구요! 허허. 박희량 (낭패한) ...! S#34 어느 골목길 (남곤집 근처) 박희량, 골목길쪽으로 걸어 나온다. 담벼락 옆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정렴과 장옷을 쓴 옥련이 박희량쪽으로 다가선다. 옥련 희량도련님, 어찌 되었사옵니까? 좌의정 대감께오서 아버님을 구명해 주신다 하옵니까? 박희량 (머뭇) 그게.. 저.. 정렴 희량이, 답답하구먼. 가타부타 말을 하게나! 박희량 (표정 펴지며) 그래, 좌의정대감께오서 무죄방면을 해주신다 약조하셨네! 정렴 그래? 참으로 고맙네! 고마워, 이사람아! 옥련 고맙사옵니다. 소녀 평생 도련님의 은혜를 잊지 않을 것이옵니다. 박희량 ...! S#35 남소문 객주 아랫방 안 길상, 벽에 기대어 앉아 생각에 빠져있다. 난정 E (47회 S#2의) 난 승후관 나으리께 이미 마음을 허락했어! 길상 E (47회 S#2의) 뭐어? 허락?! S#36 후레쉬 백 (47회 S#2의) 난정 여자가 연모하는 남정네에게 몸을 허락하겠다는 것이 뭐가 잘못이니, 잘못된 거냐고?! 난정 제발 나같은 년 잊어버려! 두 번 다시 나를 찾지 마! 내 이렇게 빌게! S#37 동 남소문 객주 아랫방 안 길상, 얼굴이 일그러지며 주먹으로 방바닥을 쿵! 내려친다. 어느새 방안으로 들어와 곁에 있던 능금이 그 서슬에 깜짝 놀란다. 능금 어유, 간 떨어질 뻔했네?! 왜그래 길상아. 길상 (보며) ...무슨 일이니? 능금 (쟁반위에 시루떡과 물사발을 내밀며) 떡 먹으라고. 너 하루종일 암것두 입에 안댔잖아? 길상 생각 없으니 가지구 나가. 능금 (쟁반 방바닥에 내려놓으며) 여기 놔둘테니 나중에라도 배고프면 먹어. 길상 ... 능금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려다가 돌아보며) 길상아, 내가 누구도 너한테 해꼬지 못하게 지켜줄테니까 힘내! (길상에게 씩 웃어주고 나간다) 길상 ... S#38 동 남소문 객주 마당 능금, 방에서 나와 마당으로 내려서서 평상에서 물목을 맞추는 송서방쪽으로 다가간다. 능금 송서방아저씨. 송서방 (적어대며) 눈코뜰새 없이 바쁜 사람을 왜 불르는겨? 능금 나한테 밥먹고 똥누는 것까지 가르쳐 준다는 독선생이 대체 누구요? 송서방 내 그걸 어찌 알겄냐? 도주어르신께 여쭤 봐. (물목에 열중하는) 수달피 쉰장에 초피가 여든이면.. 능금 (송서방에게 삐죽 눈을 흘기고는 혼자말) ..대체 그 사람이 누군데 길상이 구해 준다는거지? 달래 (대문 안으로 들어오며 방쪽에다) 오라버니! 오라버니! 백도주어른께서 찾으시오! 길상, 방문을 열고 마당으로 내려와 대문밖으로 나간다. 능금 (달래에게) 달래야, 백도주께서 길상인 왜 찾으시는데? 달래 모르오, 나도. 능금 (대문쪽 보며 갸웃) ...? S#39 백치수 사랑채 외경 백치수 E 자넨 능금이를 어찌 생각하는가? S#40 동 백치수 사랑채 방 안 백치수와 길상이가 마주 앉아있다. 길상 어찌 생각하다니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백치수 능금이를 안해로 맞아들여 가시버시를 맺을 마음이 있느냐 이 말일세. 길상 어르신, 이놈과 능금인 어려서부터 오누이처럼 자랐사옵니다. 백치수 됐네. 허면 내 거두절미 하고 말하지. 자네 능금이 곁을 떠나게. 길상 (보는) ..예에?! 백치수 내 능금이를 아주 큰 장사꾼으로 키울 작정일세. 헌데 자네가 능금이 곁에 머물러 있으면 훼방만 될 뿐이야. 길상 ...! 백치수 자네가 지닌 의기와 기개는 선비에게 필요할 망정, 우리같은 장사꾼에겐 아무 쓸모가 없네.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지. 허니 능금이가 내 객주를 물려받을 만큼 자랄 때까지만이라도 당분간 그 애 곁을 떠나있으라 이 말일세. 길상 ... 백치수 어떤가, 내 말대로 따르겠는가? 길상 (보며) 이놈 목숨은 어르신 것이오니 따라야지요! 백치수 고맙네! S#41 갖바치 마당 당골네, 부엌에서 술병을 받혀들고 나오는데 방백인 E (방안에서 혀꼬인) 이 여편네야! 뭐하는 겨?! 당골네 (짜증) 들어가요! (삐죽삐죽) 대낮부터 술타령이나 하는 주제에! 에이구 내 팔자야! 당골네, 삐죽대며 방안으로 들어간다. S#42 동 갖바치 방 안 당골네, 술병을 받혀들고 방안으로 들어온다. 방바닥에 빈 술병들이 제멋대로 놓여있고 갖바치, 당추, 방백인이 술판을 벌이고 있다. 당골네, 술냄새에 코를 쥐며 술병을 내려놓는다. 당골네, 방백인 뒷통수에 쥐어박는 시늉이라도 하는데 방백인 (얼큰히 취해 딸꾹질 하며) 형님들, 이놈이 말이우?.. 높으신 대감님들댁에 드나들며 관상을 보아하니 말이우! 모두다 저자거리 장사치들이거나, 남의 등처먹는 파락호 아니면 빌어먹는 거렁뱅이 상이더라 이말이우. 당추 허허, 시정잡배들이 조정에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으니 이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인게지! 방백인 형님 말이 맞소, 참으로 말세요, 말세! (스르르 옆으로 쓰러진다) 갖바치 아주머니, 아우님을 건너방으로 데려가 재우시구려. 당골네 그럽지요! (방백인을 추스르며) 임자, 일어나시오! 방백인 (혀 꼬부라진 소리로 버팅기는) 당골네 에유, 이 웬수! (간신히 방백인을 부축하여 방밖으로 나간다) 당추 (갖바치 잔에 술을 따르며) 아우님은 앞으로 이나라 조정이 어찌 되리라 보시는가? 갖바치 대의와 명분이 사라졌으니 힘과 패거리 협잡만이 판을 치겠지요. 당추 아무래도.. 그럴게야. 갖바치 이 사람은 난정이가 그 불길속에 부어진 기름이 될까 그게 걱정이됩니다. (마신다) 당추 음! S#43 난정 초가 방 안 난정, 굳은 듯 골똘한 생각에 잠겨있다가 도리질치며 벌컥 소리를 지른다. 난정 아니야! 아니야! 이래서는 중전마마께오서 더 위태로워지실 뿐이야..! (절망적인) ..정녕 중전마마를 구할 방책이 없단 말인가?! 방책이..?! S#44 김안로 사랑채 외경 황서방과 박서방이 한편에 서서 수군거리고 있다. 김전 E (방안에서) 뭣이라?! 지금 제정신으로 하시는말인가?! 황,박서방 (방쪽을 돌아보는) ...?! S#45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전, 놀란 눈으로 앞에 앉은 김안로와 윤임을 바라본다. 김전 이제 막 걸음마를 떼어놓으신 원자아기씨를 왕세자로 책봉하자니?! 말도 안되는 소리야! 김안로 숙부님, 시생 생각엔 원자아기씨를 지킬 수 있는 방도는 선수를 치시는 수밖엔 없는 듯 싶사옵니다. 윤임 영상대감, 이번에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오면 원자아기씨께오서 대통을 이어 받으시는데 큰 위협이 되신다는 걸 잘 아시지 않사옵니까? 김전 이 늙은이가 판부사의 뜻을 모르는 것은 아니오. 허나, 원자아기씨께오서 입학을 하시기 전에는 조정의 공론을 모을만한 명분이 없으니 나도 어쩔수 없소! 김안로 숙부님! 윤임 영상대감! 김전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가 아니라 공주마마를 생산하시길 바랄 수밖에! 허면 이 늙은이 먼저 일어나겠소이다. (일어나 방문 밖으로 나간다) 김안로,윤임 (낭패한) ..음!! S#46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윤원형, 부채를 딱딱- 접었다 폈다하며 생각에 잠겨있다. 윤원형 E 거짓회임이라?! 허어, 어찌 중전마마께오서 그런 무리수를 띄우셨단 말인가?!.. (부채를 촤륵 펴들고 부쳐대며) 난정이를 믿어볼 수 밖에.. 아니야, 난정이라고 별 뾰족한 수가 있을라구?! 허어, 이거 참 어쩌나..! 임서방 E (방밖에서) 나으리! 윤원형 (돌아보며) 무슨 일인가? 임서방 E 백치수란 사람이 나으리를 뵙겠답니다요. 윤원형 백치수?! 백치수라..?! (생각났다) 오, 들라하게! 임서방 E 예. 윤원형, 보료 위에 점잖게 자리를 잡고 앉으면 백치수가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백치수 (절을 올리며) 나으리, 그 동안 무고 하셨사옵니까? 윤원형 (엉거주춤 맞절 하듯) ..백도주께서 어인 일로 내 집까지 발걸음을 하시었소? 혹시 지난번 빌려 준 삼만량때문에..? 백치수 허허, 아니옵니다. (소맷부리에서 어음봉투를 꺼내 내밀며) 받으시옵소서. 윤원형 (받으며) 이게 뭐요?.. (봉투속의 어음을 꺼내보며) 마, 만냥짜리 어음 아니요? 백치수 그러하옵니다. 윤원형 헌데 이걸 왜 내게.. 백치수 허허, 이 사람이 중전마마의 회임을 경하드리는 뜻으로 바치는 것이오니 부담갖지 마시고 받으시옵소서! 윤원형 주, 중전마마의 회임을 경하하는 뜻으로요? 백치수 예, 나으리. 윤원형 허면 또 각서에 수결을 해야되는거요? 백치수 아니옵니다, 각서 대신 이 사람 청 하나만 들어주십시오. 윤원형 청이요? 백치수 나으리께서 사람 하나를 맡아주셨으면 하옵니다. 윤원형 사람을 맡아달라니.. 내 백도주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구려! 백치수 입은 무겁고 몸짓은 날랜 총각놈을 나으리께 맡길테니 요긴하게 쓰시라 이 말씀이옵니다. 윤원형 허면 구워먹든 삶아먹든 내 맘대로 부려도 좋다는 말씀이오? 백치수 예! 윤원형 (입맛이 땡기는) ..그래요? 백치수 밑질 것 없으실테니 한번 보시겠사옵니까? 윤원형 까짓것 그럽시다. 백치수 (방밖쪽 보며) 들어오랍신다. 길상, 방문이 열고 방안으로 들어온다. 백치수 나으리께 인사 여쭈어라 길상 (아직 윤원형을 못보고 조아린다) ..이놈 길상이라 하옵니다. 윤원형 (길상을 보다가) 아, 아니?! 이게 누구신가, 처남 아니신가! 길상 (그제서야 고개들어 윤원형을 보고 경악하는) ...!! 백치수 아니, 나으리께오서 길상이를 아시옵니까? 윤원형 (반갑게 웃으며) 알다 뿐이요? 내 열 번 읽은 글은 까먹어도 한번 본 얼굴은 좀처럼 잊는 법이 없소이다! 백치수 ('난정과의 관계를 안다') 허허, 이거 묘한 인연이구먼요. 길상 ...!! S#47 자운아 기방 외경 (밤) (E) 심금을 울리는 가야금 소리 S#48 동 자운아 아래채 방 안 (밤) 옥매향,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다. 그 옆에 심퉁이가 슬픈 표정으로 앉아있다. S#49 동 자운아 안채 방 안 (밤) 자운아, 그리움의 눈길로 허공을 바라보는 얼굴 위로 환하게 웃는 파릉군의 이미지. 자운아의 눈에서 눈물이 길게 흐른다. S#50 난정모 초가 뒷곁 장독대 근처 (밤) 난정모, 소반위에 촛불과 정한수 한 그릇을 떠놓고 빌고 있다. 난정모 비나이다, 비나이다.. 우리 대감마님께오서 무사히 방면하실 수 있도록 천지신명님 도와주시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님께 비나이다... S#51 금부 옥사 안 (밤) 옥사 한쪽 벽에 횃불이 꽂혀있다. 그 일렁이는 불빛아래 옥창살 안에 앉아있는 정윤겸의 모습이 보인다. 정윤겸의 초췌하지만 완강한 표정. S#52 난정 초가 방 안 (밤) 난정, 무릎을 세운 채 고개를 묻고 앉아있다. 난정, 어느 순간 고개를 치켜들고 어딘가를 쏘아보는 모습에서 가야금 연주가 그친다. S#53 중궁전 외경 (밤) 중종, 대전내관과 김상궁 등의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중궁전 방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엄상궁 E 중전마마, 주상전하 납시셨사옵니다. S#54 동 중궁전 방 안 (밤) 중종, 자리에 앉으면 윤비, 그 앞에 다소곳하게 따라서 앉는다. 중종, 윤비의 얼굴을 그윽한 눈빛으로 한참을 본다. 윤비 (시선 피하며) 전하, 어찌 그리 보시옵니까? 신첩 부끄러워 몸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중종 이리 보고 있자니 중전께서 참으로 곱구려. 윤비 (시선을 더욱 피하는) ...! 중종 (윤비의 손을 쥐며) 과인이 참으로 못난 지아비였구려. 이리 곱고 연약하신 중전에게 호통을 치고 몹쓸 소리만 입에 담았다니.. 윤비 망극하오신 말씀이시옵니다. 모두가 신첩이 덕이 없사와 전하께 누를 끼친 듯 싶사옵니다. 중종 아니오, 아니오.. 내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중전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을 것이오. 윤비 (뭉클) ...전하! 중종 (윤비를 살포시 안아주는) 중전, 과인을 닮은 대군을 생산해 주시구려. 윤비 (흠짓) ...! S#55 희빈 처소 방 안 (밤) 희빈, 자리에 누운 채 눈동자를 굴리며 생각에 빠져있다가 벌떡 일어나 앉는다. 희빈 정말 중전마마께오서 거짓 회임을 하신 것이시라면...?! S#56 경빈 처소 방 안 (밤) 경빈, 미소를 머금은 채 연상 앞에 앉아있다. 경빈 희빈, 너무 염려마세요. 중전마마께오선 천길 벼랑 밑으로 꺼꾸러 지실게요! (어딘가를 휙- 보며) 중전, 전하의 용안을 실컷 봐두시구려. 어차피 중전께선 죽은 목숨 아니십니까?! 호호호. S#57 중궁전 방 안 (밤) 중종, 금침에 누워 깊이 잠들어있다. 윤비, 그 옆에 앉아 중종의 얼굴을 깊이 바라본다. 윤비 ...! S#58 대궐 전각들 위로 해가 떠오른다 (INSERT) S#59 대궐 일각 몽타쥬 (아침) 1) 나인들끼리 귓속말을 하고 있다. -듣는 쪽에서 깜짝 놀라는 얼굴이다. 2) 상궁들끼리 모여 뭔가를 수군거리고 있다. 3) 내관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수군댄다. S#60 대비전 외경 조상궁, 급한 걸음으로 대비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 위로 조상궁 E 대비마마, 조상궁이옵니다. S#61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경악한 표정으로 조상궁을 본다. 자순대비 뭬야?! 중전께서 거짓회임을 하셨단 말이냐?! 조상궁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궐내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사옵니다. 자순대비 어느 요망한 것이 그런 되먹지 못한 주둥이를 놀려 댄다는 말이냐?! 조상궁, 소문의 진원지를 철저히 알아내어 소문을 퍼뜨린 자를 당장 잡아들이도록 해라! 내 손으로 그 요망한 혓바닥에 단근질을 할 것이야! 조상궁 예..!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자순대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씩씩대며) 거짓회임이라니?! 거짓회임이라니?! S#62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경대를 보며 머리를 단장하고 있다. 경빈 (금이를 보며) 금아,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셨다는 것을 궐내 구석구석 잘 퍼뜨렸느냐? 금이 예, 마마, 지금쯤 궐내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옵니다. 경빈 애썼느니라. (일어서며) 가자. S#63 중궁전 복도 경빈, 도도한 발걸음으로 방문쪽으로 다가온다. 경빈 (엄상궁에게) 여쭈어라. 엄상궁 (힐끗 보고) ..중전마마, 경빈 들었사옵니다. S#64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연상 앞에 앉아있다가 윤비 경빈이..?.. (방문쪽 보며) 들라해라. 엄상궁 E 예. 경빈, 방문이 열리면 도도하게 걸어와 윤비 앞에 버티고 선다. 윤비 경빈, 이토록 이른시각에 어인 연유로 발걸음을 하시었는가? 경빈 (비웃음을 머금은 채 내려다 보는) .. 윤비 (인상) 어찌 들었느냐고 묻지 않는가? 경빈 중전마마, 이제 그만 시꺼먼 속내를 드러내시지요! 윤비 뭣이라?! (버럭) 네 지금 뭐라 하였느냐?! 경빈 (싸늘한 비웃음) 시꺼먼 속내를 드러내라 말씀 드렸사옵니다. 윤비 네년이 정녕 단매에 죽고 싶은 것이더냐! 윤비와 경빈이 팽팽하게 부딪치는데서 S#65 난정 초가 방 안 난정, 한잠도 못잔 듯 피곤한 기색으로 방문을 열고 마당으로 내려서는데. 윤원형 (대문 안으로 들어오며) 난정아, 네 마침 예 있었구나? 난정 나으리, 이리 일찍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윤원형 오냐, 내 너에게 소개시켜 줄 사람이 있느니라. 난정 ..소개라니요? 윤원형 (대문쪽 돌아보며) 들어오게나. 난정, 윤원형의 시선을 따라 대문쪽을 보는데 길상, 대문 안으로 불쑥 들어선다. 길상 (난정을 강렬하게 보는) ...! 난정, 길상의 뜻밖의 등장에 놀라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
.여인천하↲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