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천하 50
S#1 난정 초가 마당 난정, 당황하여 윤원형을 보는데 윤원형, 난정과 길상 쪽으로 다가와선다. 윤원형 난정아, 무슨 일이라도 있는게냐? 난정 (시선 피하며) ..아,아무 것도 아니옵니다. 윤원형 (난정의 얼굴 살피며)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네 어찌 나를 똑바로 보지 못하는게냐? 난정 (흠짓)...! 윤원형 (길상의 굳은 얼굴을 보며).. 자네가 말해보게. 대체 무슨 일인가? 길상 ...! 난정 (길상의 말을 가로막듯이 윤원형을 보며) 나으리, 실은 이년이 속이 답답하여 술을 한잔 했사옵니다. 윤원형 뭐라, 수울?! 난정 예..혼례를 앞둔 계집이 대낮에 술냄새를 풍기며 다니는 것은 나으리의 체통을 깍는 짓거리라며 오라비한테 꾸지람을 듣고 있던 참이옵니다. 길상 ...?! 윤원형 음..!(보다가)..그래 술을 마시니 답답한 마음이 좀 풀리더냐? 난정 ..송구하옵니다. 윤원형 (길상을 보며) 처남, 난정이를 너무 꾸짖지 말게. 난정이가 오죽했으면 술까지 마셨겠는가? 길상 ...! 윤원형 (안스럽다는 듯) 지금 난정이 머릿속을 들여다 보면 실타래가 난마처럼 얽혀있고 가슴속에도 큰 바윗돌 몇 개가 짓누르듯 답답할걸세. 그깟 내 체통 좀 깍이기로서니 무얼 그리 대수겠나? 허니 처남이 이해를 하게. 난정 ...! 윤원형 난정아, 잠시 들어가자구나. (방안으로 들어간다) 난정, 길상을 매섭게 보고는 방안으로 들어간다. 길상 (혼자 남겨진 느낌)...! S#2 대비전 외경 엄상궁과 오상궁, 그리고 중궁전 상궁나인들이 시립해 섰다. 윤비 (E) 대비마마, 어인 연유로 신첩에게 재진맥을 받으라 하시옵니까?! S#3 동 대비전 방 안 윤비, 자순대비를 굳은 얼굴로 바라본다. 자순대비 중전, 중전께서도 잘 알고 계실게요. 중전의 회임은 국가의 막중대사입니다. 허니 실낱만한 의구심도 없어야 될겝니다. 해서... 윤비 마마, 하오시면 신첩의 회임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계신 것이옵니까? 자순대비 이 늙은이가 어찌 중전을 믿지 못하겠소? 허나.. 윤비 ('허나?!').. 자순대비 지금 궐내에 불경한 소문이 번지고 있습니다. 윤비 신첩이 거짓회임을 하였다는 소문을 말씀하시는겝니까? 자순대비 (흠짓) 허면 중전께서도 이미 알고 계시었소? 윤비 신첩의 복중 태아에 관한 일을 신첩이 어찌 모르겠사옵니까? 아마도 신첩의 회임을 시기하는 사특한 무리들이 신첩과 신첩의 복중태아를 음해하기 위해 퍼뜨린 악성 유언비어라 생각하옵니다. 자순대비 그래요, 이 늙은이 생각도 중전과 같소. 지난번 양어의가 중전을 진맥하면서 맥을 달리 짚었던 것이 빌미가 된 것이겠지요. 윤비 마마, 신첩 생각엔 사특한 무리들이 어떤 간교한 유언을 퍼뜨릴지라도 대응을 하지 않는 편이 좋을듯 싶사옵니다. 자순대비 대응을 하지 말라니요? 허면 중전께서는 저들이 요망한 혓바닥을 놀려 왕실의 위엄과 체통을 깍아 내려도 좋다는 말씀이시오?! 윤비 하오나 신첩이 진맥을 다시 받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신첩은 물론이고 왕실의 위엄이 크게 훼손되는 일이라 생각하옵니다. 자순대비 ('그것은 그렇다')..음! 윤비 마마, 어차피 달이 차고 신첩의 배가 불러오게 되면 저들도 입을 닫게 될 것이고 소문도 잠잠히 묻히게 될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자순대비 (저으며) 그건 그렇지가 않습니다! 윤비 ...! 자순대비 만에 하나 소문이 왕실이나 조정에까지 일파만파로 퍼져나가 중전께서 큰 구설에라도 오르게 되신다면 잉태하신 태아에게도 좋지 못할 것입니다. 허니 중전께서 재진맥을 받으시고 회임을 하셨음을 명백히 밝히시어 잡소리를 불식시키도록 하세요. 윤비 마마.. 자순대비 중전, 내키시지 않더라도 이 늙은이의 뜻에 따라주세요. 아니, 꼭 따라주셔야 합니다! 윤비 ...!! S#4 대비전 마당 윤비, 심각한 표정으로 대비전에서 나온다. 엄상궁과 오상궁, 윤비의 옆에 다가와선다. 윤비 (E) 재진맥.. 재진맥이라...?! 엄상궁 중전마마, 안색이 미령해 보이시옵니다. 윤비 난 괜찮네.. 교태전으로 가세. 윤비, 앞장서서 가면 엄상궁과 오상궁, 중궁전 상궁나인들이 뒤를 따른다. S#5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중전, 모두가 중전의 자업자득이신게요. 중전, 이런 꼬락서니가 될줄도 모르고 천길 벼랑위에서 칼을 물고 외줄타기를 하셨소?! 호호호. S#6 난정 초가 마당 길상, 부엌쪽에서 바가지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데 난정 (E) (방안에서) 나으리,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이제와서 신방 차리는 것을 그만두시자니요?! 길상 (움찔 놀라 방문쪽을 보는)..! S#7 동 난정 초가 방 안 윤원형, 착잡한 얼굴로 난정의 시선을 피한채 앉아있다. 난정 (원망스럽게 보며) 나으리, 이제 와서 이년을 헌짚신짝 처럼 버리시겠다는 말씀이시옵니까?! 윤원형 (보며) 난정아, 내 그런 뜻이 아니란 것은 너도 잘 알고 있지않느냐? 난정 나으리! 윤원형 난정아, 지금은 때가 좋지 못한 듯 싶구나.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신 일로 전전반측하고 계시옵고 도총관 대감 역시 금부옥사에 갇혀 계신터에 혼례를 올릴수는 없는 일이다. 난정 나으리 생각이 정 그러하시다면 혼례는 치루지 않으시더라도 신방만은 꼭 차리셔야 하옵니다! 윤원형 난정아, 만약에.. 만에 하나 말이다..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신 일이 밝혀지면 우리 가문이 문을 닫게 될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하지 않겠느냐? 난정 ...! 윤원형 나야 가문과 함께 이 한목숨 버리면 그만이지만 난정이 너는 무슨 죄가 있겠느냐? 이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 내 어찌 전정이 구만리같은 너를 소실로 맞아 들일수 있겠느냐?! 허니.. 난정 나으리! 만에 나으리께 변고가 생긴다면 (결연한) 이년도 나으리를 쫓아 세상을 버릴 것이옵니다! 윤원형 ...! S#8 동 난정 초가 마당 길상 (방문 앞에서 듣다가)...!! S#9 동 난정 초가 방 안 난정 (강렬하게 보는)...! 윤원형 난정아, 그런 섬뜩한 소리 말거라. 나같이 못난 사내를 위해 네가 세상을 버리겠다니?! 난정 나으리 이년을 살리시려면 나으리께오서 사셔야 하옵니다! 나으리께오서 사실려면 중전마마께오서 사셔야 하는것이고요! 윤원형 (한숨)..그걸 누가 모르겠느냐만.. 내게는 중전마마를 지켜드릴 방책이 없구나.. 난정 나으리, 당장 이년과 입궐을 하시지요! 윤원형 입궐?! 난정 예, 중전마마를 뵈옵고 오늘이라도 낙태를 천명하시라 다시 한번 간청을 올려보자 이 말씀이옵니다! 윤원형 난정아, 내 안그래도 아까 중전마마를 뵙고 그 말씀을 드렸다. 난정 ...하온데요? S#10 중궁전 방 안(I49회 S#45 연결씬) 윤비, 윤원형을 보고 말한다. 윤비 오라버니, 내 이번에 낙태를 천명하여 화급을 피한다 한들 달라질 것을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낙태를 천명하면 사람들의 의심을 더 사게 될 뿐 아니라 중궁전의 신망이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윤원형 하오나 마마, 지금은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부터 끄셔야 하옵니다. 윤비 (저으며)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윤원형 때가 아니라니요? 이러다 실기하오시면...? 윤비 오라버니, 이번 화급은 내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니 누구도 이사람을 구해줄 수도 없고 또한 죄를 대신 받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윤원형 마마! 윤비 내게도 생각이 있습니다. 허니 오라버니께선 이 사람 걱정은 접어두시고 난정이와 신방차리는 일에 마음을 쓰세요. 윤원형 마마, 지금 마마의 처지가 풍전등화와 같사온데 시생보고 신방차리는 일에 마음을 쓰라니요?! 윤비 (입을 닫는)... S#11 동 난정 초가 방 안(현실) 윤원형 (비장한)..중전마마께오서 그리 말씀을 하신 연후에 내가 중궁전에서 나올때까지 함구하신채 한말씀도 하시지 않더구나. 난정 (뭔가 생각하는)... 윤원형 (한숨) 마마께오선 너와 신방차리는 일에 마음을 쓰라 하셨지만 중전마마의 처지를 알면서도 내 어찌 그리 할 수 있겠느냐.. 허니 난정아.. 난정 (눈을 빛내며 바짝 다가앉는) 나으리! 윤원형 (갑작스러운 태도에 흠짓) ..왜 그러느냐? 난정 분명 중전마마께오서 누구도 마마를 구해줄 수도 없고 또한 죄를 대신 받을수도 없을 것이라 말씀하셨사옵니까? 윤원형 그래, 분명 그리 말씀하셨다.. 중전마마께오서 모든 책임을 지시겠다는 말씀으로 들리더구나.. 난정 (혼자 되뇌이는) ..누구도 구해줄 수 없고 죄를 대신 받을 수 없다..? 윤원형 (난정을 의아하게 보는)...? 난정 ..어쩌면 어쩌면...? 윤원형 헌데 네 갑자기 왜 그러느냐? 난정 ..아, 아니옵니다!.. S#12 중궁전 방 안 윤비, 약사발을 들어 마시고 있다. 윤비, 입맛이 쓴지 찡그리며 약사발을 내려놓고 엄상궁이 건네준 당과를 받아 입에 넣는다. 윤비 내 지금 마신 탕약이 오라버니께서 가져오신 약인가? 엄상궁 예, 그러하옵니다. 윤비 내의원에서 지어올린 약보다 쓰구먼! 엄상궁 하오면 다음부터는 내의원에서 올린 탕약을 드시겠사옵니까? 윤비 (미소) 아닐세. 옛말에 이르길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이롭다고 했으니 (배를 쓰다듬듯이 만지며) 복중의 태아에게도 더 좋을게야. 엄상궁 ... 윤비 엄상궁, 자네도 거짓회임에 대한 소문을 알고 있는가? 엄상궁 (당황하여)..예에?..예에... 윤비 헌데도 알면서도 어찌 내게 고하지 않았는가? 엄상궁 (조아리며)..마, 망극하옵니다.. 윤비 허긴, 내게 아뢰기가 민망하였을테지.. 허나 차후론 아무리 내게 거슬리는 말이라 할지라도 숨기지 말고 고해야 할 것이야! 알겠는가? 엄상궁 명심하겠사옵니다. 오상궁 (E) (방밖에서) 중전마마. 윤비 무슨 일이냐? S#13 동 방 밖 복도 오상궁 앞에 원자와 박상궁이 서있다. 오상궁 원자 아기씨 드셨사옵니다. 윤비 (E) (방안에서) 오, 어서 뫼시어라! S#14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표정이 환해지면서 기다리듯 방문쪽을 보면 방문이 열리고 원자가 윤비앞으로 쪼르르 와서 선다. 그 뒤로 들어와 조아리는 박상궁. 원자 (숙이며) 어마마마, 회임을 감축드리옵니다. 윤비 고맙습니다, 원자. 에미한테 오세요. 원자 (윤비의 무릎위에 앉는다) 어마마마, 소자가 대군아우가 생기는 것이옵니까? 윤비 (미소로 끄덕이며) 암요, 그래야지요. 엄상궁 ... S#15 빈청 안 김전과 남곤, 우의정 이유청(*), 그리고 좌, 우찬성과 좌,우참찬등의 복장을 한 의정부 대신 (*노회한 인물들로)들이 앉아있다. 김전 도총관이 비록 어명을 거스른 죄가 크다고는 하나 승정원을 통해 어명을 받은 것은 아니니 밀지에 쓰인 어필을 판별하지 못했다하여 역심을 품었다고 할 수는 없을 듯 싶소이다. 남곤 ... 김전 또한 도총관이 그동안 무관으로써 세운 공적도 있으니 고신을 진탈하는 것으로 매듭을 지으면 어떻겠소이까? 여러분들의 뜻은 어떠하시오? 신료들 (실권자인 남곤의 눈치를 보는).. 김전 (남곤을 보며) 좌의정은 어찌 생각하시오이까? 남곤 영상대감 말씀대로 가산을 적몰하는 것은 면케해주더라도 형장은 쳐서 일벌백계로 삼아야 하지 않겠소이까? 신료들 (끄덕이며 동의하는) 김전 허어, 날개가 꺽인 사람에게 형장까지 쳐서 욕을 보일 것은 무에 있소이까? 허니.. 남곤 (말을 자르며) 이사람은 영상대감께 의견을 말씀 드린 것 뿐이옵니다. 음! 김전 ...허면 이사람에게 맡겨주세요. S#16 대궐 일각 김전, 착잡한 표정으로 걸어오다가 멈춰서서 하늘을 본다. 김전 허허,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자리가 참으로 허망하구먼.. 김안로 (E) (뒷편에서) 숙부님! 김전 (돌아보며) 이제 입궐하는게냐? 김안로 (다가오며) 숙부님, 소문 들으셨사옵니까? 김전 소문이라니? 무슨..? 김안로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셨다는 소문 말씀이옵니다. 김전 (충격) 뭐,뭐라?! 거짓회임?! 너 그,그게 무슨 소리냐?! 응?!! S#17 홍경주 사랑채 외경 홍경주(E) (방안에서) 만에하나 소문처럼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신것이라면! S#18 홍경주 사랑채 방 안 홍경주 앞에 앉은 고형산(*)등 홍경주 또래의 도포짜리들을 둘러본다. 홍경주 이나라 조정과 왕실은 발칵 뒤집어질 것이요! 고형산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노릇이지요! 홍경주 중전마마께오서 폐서인 당하실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할터이니 그때 여러분들이 이 늙은이를 도와주셔야겠다 이 말씀이외다. 고형산 허면? 홍경주 (끄덕) 예..우리 희빈마마께서 교태전에 들어가시게 된다면 여러분들의 가문은 대대손손 광영을 누리게 될것이외다. 일동 (결연하게 끄덕거리는).. 홍경주 (미소).. S#19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경대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도취한 듯 본다. 향이, 경대를 희빈의 눈높이에 맞춰들고 있다. 희빈 향아, 어떠하냐? 재색으로 보나 후덕함을 따져보아도 여우같은 경빈보다야 내가 교태전에 앉을만 하지 않느냐? 향이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희빈 (자신감 있는 미소)...! S#20 경빈 처소 외경 남곤 (E)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신게 틀림없사옵니까? S#21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내려진 발 너머로 남곤과 심정이 앉아있다. 경빈 이사람은 분명 그럴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남곤 (끄덕이며) 음! 심정 하오나 만에하나 중전께오서 진짜 회임을 하신것이시오면..? 경빈 (미소로 저으며) 이사람도 혹시나 하여 신중에 신중을 기해 생각한 연후에 얻은 답입니다. 중전마마께오선 분명 회임을 하신게 아닙니다. 중전의 자리를 지키시고자 거짓회임을 꾸며 안간힘을 쓰시는게지요. 심정 ...! 경빈 좌의정 대감. 남곤 예, 마마. 경빈 중전이 폐서인 되어 궐밖으로 내쳐지는 즉시 이사람을 교태전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밀어주셔야 합니다. 남곤 예! 염려마시옵소서. 신들을 믿으시옵소서! 경빈 그리만 되면 우리 복성군도 당당한 대군이 되시는겝니다. 허면 두분 대감께오서 기세를 몰아 왕세자책봉에 대해 공론을 일으키시어 우리 복성군이 왕세자로 책봉받을 수있게 해주셔야 합니다. 남곤 믿으시옵소서! 심정 하온데 마마, 도총관은 어찌 해야되올지요? 경빈 도총관이요? 심정 예, 신이 금부옥사에까지 발걸음을 하여 설득을 했사온데 고집이 쇠심줄 같은 위인이라 호락호락 뜻을 꺽지는 않을 듯 싶사옵니다. 경빈 일이 지체되더라도 도총관을 대감들쪽에 서시게 해야 합니다. 남곤 마마, 도총관은 이미 깃이 꺽여 쓸모가 없는 사람인데 어인 연유로 도총관에게 연연하시는 것이옵니까? 경빈 이 사람은 중전마마께서 지니신 것중 유독 탐나는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을 취하기 위해서는 도총관은 꼭 필요한 인물입니다. 남곤,심정 ...? S#22 난정 초가 방 안 난정 (골똘한 생각에 잠긴채 혼잣말).. 어쩌면..어쩌면.. 중전마마께오서?!.. (자신의 생각에 스스로 놀란듯) ..설마, 설마..그럴리가.. 그럴 리가..?! S#23 윤원형 대문 앞 임서방, 짐꾼들이 짐을 대문안으로 옮기는 것을 지휘하고 있다 (*임서방은 윤지임과 윤원로를 데리고 먼저 퇴궐한 탓에 없다) 윤원형, 길상을 거느리고 임서방 쪽으로 다가온다. 임서방 (윤원형 보고) 나으리, 이제 오십니까요? 윤원형 (물건들을 보며) 임서방, 아직도이던가? 임서방 예, 대갓댁에서 보내신 하례물이 끊이지 않아 곳간이 넘칠지경이옵니다. 윤원형 어느댁에서 보내셨는지 잘 적어놓도록 하게. 임서방 예. 윤원형 임서방, (길상을 칭하며) 이 총각한테 방하나 내주게. 우리집 사람이니 잘 지내도록 하게나. 임서방 예, 그리합죠. (길상 보고) 예서 잠시 기다리게. 윤원형 (길상에게) 허면 나중에 보세나. (계단을 올라 대문쪽으로 걸어간다) 길상 ... S#24 동 윤원형 대문 안 마당 윤원형, 짐꾼들이 드나드는 대문안으로 들어온다. 윤원형 (한편에 세워진 여성용가마를 보고 초당쪽 돌아보며)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신 후론 숙모님 발걸음이 잦으시구만... (씁쓸한 표정으로 안채 큰 사랑채쪽으로 간다) S#25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김씨, 충격을 받은 듯 윤임처를 본다. 김씨 예에?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신게 아니라니요?! 윤임처 소문이 그렇다는 말일세. 그 소문에 대해 조카님한테 들은 바가 없는가? 김씨 (완강하게) 금시초문이옵니다! 오늘 서방님께오서 아버님과 시아주버님을 뫼시고 중전마마께 회임경하 인사를 드리러 입궐까지 하셨는데.. 그럴리 없사옵니다. 윤임처 (김씨의 눈치를 살피는).. 김씨 중전마마의 회임을 투기하는 몹쓸 사람들의 농간일테지요! 윤임처 그 진위여부를 떠나 궐안은 물론이고 대갓댁 외명부들까지도 그리 믿고 있으니 큰 일 아닌가? 김씨 ... S#26 동 윤원형 안채 큰사랑채 방 안 윤지임과 윤원로가 장기판을 벌이고 있다. 윤원로 (말을 탁 놓으며) 아버님, 장군이옵니다, 장군! 윤지임 (장기판 들여다 보며) 허, 외통일세? 윤원로 예, 외통이옵니다. 아버님. 윤지임 네 어찌 이리도 일취월장 했단 말이냐? 윤원로 대갓댁 식객노릇하면서 느는것이라곤 장기실력과 아첨 밖에 더 있겠사옵니까?.. 다시 한판 두시지요. 윤지임 오냐, 내 이번엔 너무 방심했느니라. (장기말을 정돈하는데) 윤원형 (E) (방밖에서) 아버님, 소자 들어가옵니다. 윤지임 들어오너라. 윤원형 (방안으로 들어와 앉으며) 아니 형님, 어찌 오늘은 남양군대감댁에 걸음을 아니 하시는게요? 윤원로 그 고린내 진동하는 방엔 무엇하러 가느냐? 윤원형 예에? 무엇하러 가냐니요? 윤원로 원형아,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시어 남양군대감이 아버님께 인사를 드리러 찾아오시는 걸 보지도 못했느냐? 윤원형 하지만 형님,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발걸음을 자르는것도 올바른 처신은 아닌 듯 싶소. 윤지임 그건 원형이 말이 옳은 듯 싶구나. 윤원로 아버님, 앞으로는 소자가 청탁을 받는 처지가 될터이니 당분간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윤지임 (끄덕이며) ..따는..네 말도 옳구나. 윤원로 원형아, 오늘은 좌의정대감께 정치를 배우러 아니가느냐? 윤원형 ...가야지요. 일촌광음불가경이란 말도 있으니 부지런히 배워야지요.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S#27 동 윤원형 초당 마당 윤원형, 초당쪽으로 걸어오면 초당안에서 나오던 배천댁과 탄실이가 조아린다. 윤원형 숙모님께오서 벌써 댁으로 돌아가시었는가? 배천댁 예. 나으리. 윤원형 그래? (초당방쪽으로 가며) 부인, 나요. S#28 동 초당 방 안 윤원형, 방안으로 들어와 앉으면 그 앞에 김씨가 앉는다. 김씨 서방님, 중전마마께오선 강녕하시옵니까? 윤원형 암요, 내 부인께서 지어오신 보약을 받쳤더니 중전마마께오서 부인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라 이르셨소. 김씨 . ..예에.. 윤원형 헌데 부인 얼굴이 흐리신 듯 싶구려? 김씨 서방님, 중전마마의 회임에 대해서 불경한 말들이 있다는데 알고 계시는지요? 윤원형 (흠짓하여) 불경한 말들이요?! (표정 수습하며) 감히 그럴 리가 있겠소? 숙모님께오서 괜한 말씀을 하시고 가신게로구려? 김씨 서방님, 소첩 중전마마를 뵈온지도 오래되었사옵고 회임을 경하인사도 드릴겸 내일 입궐하려 하옵니다. 윤원형 ..그러시구려, 헌데 내 부인과 함께 입궐하고 싶지만 일이 좀 있어서.. 김씨 판부사댁 숙모님과 함께 입궐할 것이니 염려 마시옵소서. 윤원형 판부사댁 숙모님과요? 김씨 예. 윤원형 부인, 나와 판부사대감과는 구촌숙질간이란 것을 아시지요? 김씨 예, 그리 들었사옵니다. 헌데 왜요? 윤원형 팔촌을 넘는 사이지요. 김씨 ...? 윤원형 허니 판부사댁 숙모님께 깊은 속내까지 털어놓기엔 핏줄이 멀다는 이 말씀입니다. 부인께서 내 말이 무슨뜻인지 알아들으셨을 것으로 믿겠소. 김씨 ...! S#29 어느 공터 각종 짐바리들이 쌓여있다. 그 앞에서 백치수와 능금, 송서방, 그리고 달래가 짐바리들를 보고 섰다. 백치수 송서방, 능금이에게 주게. 송서방 예, 어르신. (모닥불길속에 홰를 담궈 불을 붙인후 능금에게 건네준다) 능금 (횃불 받으며)... 백치수 (능금보고) 어서 불길을 당기거라. 능금 (내키지 않는)... 백치수 능금아, 네 지금 뭐하는게냐? 능금 (백치수 보며) 백도주 어른, 이 귀한 물건을 꼭 태워버려야 하오? 백치수 ... 능금 다른 사람들이 가져가게 여기 내버려두면 안되겠소? 백치수 (버럭) 가난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 했거늘! 능금 하지만.. 백치수 재물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어야 된다 일렀거늘! 능금아, 네 이런 배포로 어찌 장사꾼으로 밥을 먹을 수 있겠느냐?! 능금 (입속으로)..이런 넨장맞을.. 백치수 못하겠다면 됐다, 그만두거라! (송서방 보고) 송서방, 다 태워버리게! 송서방 예, 어르신! (능금에게 손을 내밀며) 능금아, 그 횃불 이리다오. 능금 (휙-횃불을 잡아채며) 알았소, 내가 태우겠소. 송서방 ('어찌 할깝쇼?' 눈으로 백치수에게 묻는).. 백치수 놔두게. 능금, 짐바리들을 보며 망설이다가 횃불을 휙-던져버린다. 불이 번지며 타들어가는 짐바리들. 백치수 (송서방에게) 재가 될 때까지 남들 손 안타게 잘 지키게. 송서방 예. 백치수 (돌아서 간다) 능금 (타는 짐바리들을 보며 괜히 눈물이 흐르는)...! S#30 정윤겸 집 대문 앞 박희량이 서있고 그 앞에 배웅하듯 정렴과 옥련, 그리고 배서방이 서있다. 박희량 (정렴등을 보고 취기섞인) 허면 이만 가보겠네. 정렴 (박희량에게) 우린 자네만 믿겠네. 박희량 (호기) 걱정 말게나. 내가 장인되실 분을 험한 옥사에 내버려두겠는가? (옥련보고) 낭자, 내 낭자와 혼례를 치루기 위해서라도 아버님을 구명할 것이오. 옥련 ...! 박희량 (몸을 돌리다 비틀대는)... 옥련 (놀라) 도련님! 정렴 (부축하며) 이 사람조심하게. 박희량 (추스리며) 내 좀 취했나보네, 허나 정신은 말짱하니 염려말게. (돌아서 간다) 정렴 (보다가) 옥련아 들어가자. 정렴과 옥련, 대문안으로 들어가고 배서방, 그 뒤를 따르려는데 난정모 (E) 저 좀 보셔요. 배서방 (돌아보며) 아,아니, 장흥댁?! 난정모 ...그동안 무고하셨지요? 배서방 나야 별탈있겠소만... 대감마님께서 걱정이지요.. 난정모 ... 배서방 장흥댁도 대감마님 걱정이 돼서 오신게구려? 난정모 예, 대감마님 소식이라도 들을까 해서요.. 방면되신다는 말은 없나요? 배서방 아직이요. 하지만 박참의댁 도련님께서 조정의 대감들한테 청을 넣고 약조를 받으셨다니 곧 풀려나실게요. 난정모 그게 참말이오?! 배서방 암요, 박참의댁 도련님덕분에 우리 도련님과 옥련아씨께서 그 무섭다던 금부옥사까지 찾아가 대감마님을 뵙고 오셨다오. 곧 풀려나실테니 걱정마시오. 난정모 ...! S#31 어느 길 박희량, 취한 듯 걸어오다가 어느순간 눈빛을 빛내며 어디론가 급하게 걸어 가는 모습위로 남곤 (E) 그래, 결심을 하셨는가? S#32 남곤 사랑채 방 안 남곤과 심정 앞에 박희량이 앉아있다. 박희량 (결연하게) 예, 시생 오늘 이후로 도총관댁과 모든 인연을 끊을것이옵니다. 남곤 (끄덕이며)..허허, 잘 생각했네. 심정 참으로 현명한 선택을 했네 그려. 박희량 대신 시생의 입신양명을 대감님들께 맡기겠사옵니다. 남곤 걱정마시게, 내 화천군대감과 함께 자네를 밀것이야. 박희량 허면 시생 믿고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남곤 며칠내로 좋은 소식이 있을게야. 박희량 (일어서서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심정 대감, 저 놈을 믿사옵니까? 한번 등을 돌린자는 언젠가 다시 배신을 하는법 아니오이까? 남곤 (비틀린 웃음) 화천군, 무에 걱정이시오이까? 수족처럼 부리다 쓸모가 없어지면 내버리면 그만인것을요. 심정 (끄덕이며 웃는)...허허, 그야 그렇지요. S#33 중궁전 외경 윤비 (E) 창빈께서 대비마마께 이사람의 S#34 동 중궁전 방 안 윤비와 창빈이 찻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윤비 ..재진맥을 하라 청을 드렸다지요? 창빈 예, 마마. 신첩은 마마께오서 재진맥을 받으시어 사특한 무리들의 불경한 말문을 막으시는 것이 옳을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윤비 ..그래요?.. 창빈 (보며) 마마, 신첩이 대비마마께 청을 잘못 드린것이옵니까? 윤비 그러나 소문처럼 내가 거짓회임을 했으면 어쩌누? 창빈 (놀라)..예에? 윤비 ..아니오..차가 식습니다. 드세요. (차를 마시는) 창빈 ...?! S#35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내일이면 중궁전에 철퇴가 내리쳐지겠구먼? 호호.. 금이 (E) (방밖에서) 마마, 금이옵니다. 경빈 들어오너라. 금이 (방문 열고 들어오며) 마마, 난정이가 들었사옵니다. 경빈 뭬야? 난정이가?! S#36 동 경빈 처소 마당 난정, 당의를 갖춰 입은채 마당에 서있다. 금이, 처소쪽에서 걸어나와 난정을 거만하게 보며 말한다. 금이 마마께오서 들라신다. 난정 (미소)..고맙구나. 고하느라 애썻느니라. (처소 방쪽으로 들어간다) 금이 (찌푸리며) 저게?! S#37 동 경빈 처소 방 안 방문이 열리면 난정, 밝은 표정으로 들어와 경빈앞에 큰절을 올린다. 경빈 난정아, 곧 있으면 해가 질 시각인데 네 어인 연유로 들었느냐? 난정 이년, 마마께 한 말씀만 여쭙고 돌아갈 것이옵니다. 경빈 한 말씀이라? (비웃듯) 중전마마께오서 이번엔 무슨 밀명을 내리시더냐? 난정 밀명이라니요? 마마께오선 이년이 누구의 명이나 따르는 그런 계집으로 보셨사옵니까? 경빈 (미소) 그거야 네가 더 잘 것이고?! 중전마마께오서 너를 대신 보내 목숨을 구걸하라 하시더냐? 난정 구걸이라..구걸이라.. 누구 목숨을요? 경빈 (버럭) 네년이 요설을 피워 무슨 계책을 부리던 중전께오서 폐서인당해 사가로 내쳐지는 것은 막을 수 없음이야! 난정 (미소로 보는)...마마, 어찌 그리 꽉 막히셨사옵니까? 경빈 뭬야?! 난정 마마께오선 너무 성정이 급하시옵니다. 극성지패라 하지 않았사옵니까? 경빈 ...! 난정 ...! 경빈 네 중궁전에 가서 똑똑히 전해 올리거라! 중전마마께오서 목숨을 구명할 방도는 한가지 밖에는 없느니라! 난정 ..마마의 발목을 붙잡고 살려달라고 하시란 말씀이시겠지요. 경빈 (미소) 중전께서 그리 애원하신다면 내 중전마마의 목숨만은 구해드릴것이야. 허니 그리 전해올리거라. 난정 (보다가 웃음을 터뜨린다) 호호호호! 경빈 (인상)...! 난정 (웃음을 억지로 거두며) ..황공하옵니다. 마마,이년의 불경을 용서하시옵소서. 중전마마께오서도 경빈마마의 말씀을 들으셨다면 진노하시기 보다는 아마 이리 웃으셨을것이옵니다. 경빈 괜찮느니,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웃는 웃음일테지! 난정 이년, 마마의 말씀을 잘 들었사오니 이년도 한 말씀을 여쭈겠사옵니다. 경빈 네 아직도 할 말이 남았느냐? 난정 예..중전마마께오서 재진맥을 받으시고 회임하신 것이 분명해 지신다면.. 경빈 (연상 쾅) 회임이실 리가 없느니!! 난정 (미소) 만에 하나 회임이 분명하시다면 중전마마께오선 재진맥까지 받게 하오신 경빈마마를 가만히 두고 보시지만은 않으실 것이옵니다. 그땐 어쩌지요? 경빈 내 혀를 깨물지! 난정 아주 현명하오신 생각이시옵니다. 그게 답이 되겠군요! 경빈 뭬야?! 네 어디서 무엄한 주둥이를 놀려대느냐? 난정 (강렬하게 보며) 마마, 그것이 두려우시다면 마마께오서 중전마마의 재진맥을 막으셔야 할 것이옵니다. 경빈 허어, 네년이 감히 누굴 농락하려 드는게냐?! 난정 이년, 마마께 분명 말씀을 여쭈었으니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일어서는데) 경빈 난정아! 네년이 나를 이리 기망하고도 살아서 나갈줄 알았더냐?! 난정 (돌아보며 미소) 마마, 일전에 이년이 약조드린 것을 기억하시옵니까? 마마께오서 이년의 아비를 방면토록 해주신다면 이년도 마마를 구해드리겠다고요! 경빈 ..뭬야?! 난정 이년이 목숨을 부지해야 마마를 구해드릴 것 아니옵니까? 하오니 마마께오서 이년을 무사히 내보내 주실 것이라 믿사옵니다. 경빈 (말문이 막히는)..네,네..! 난정 (공손하게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 (울컥 연상위에 놓인 찻잔을 내팽개쳐 깨드려 버린다)...!! S#38 교태전이 보이는 대궐 일각 난정, 경빈처소에서와는 비장한 얼굴로 걸어온다. 난정, 걸음을 멈추고 교태전 전각을 돌아본다. S#39 난정의 시선으로 보이는 교태전 외경(INSERT) 교태전 현판이 보인다. S#40 대궐 일각 난정, 교태전을 강렬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모습위로 난정 (E) ..중전마마, 마마의 말씀대로 이젠 아무도 중전마마를 구해드릴수도 없고 또한 죄를 대신 받을수도 없사옵니다... 이년, 중전마마를 믿을 뿐이옵니다. 난정 (글썽이며)..믿사옵니다! 믿을것이옵니다..!! 난정, 몸을 돌려 어디론가 간다. 0S#41 중궁전 방 안 윤비, 표정을 읽을 수 없는 그러나 강렬한 눈빛을 번뜩이며 앉아있다. 윤비 ...! S#42 자운아 기방 안채 외경 S#43 동 자운아 아래채 방 안 옥매향, 이마를 괴고 뭔가 골똘하게 생각에 빠진 얼굴위로 후레쉬백되는 경빈 (43회 S#10의) (옥매향을 보며) 네 미색이 참으로 곱구나.. 옥매향 (생각에서 깨어나는)...! 옥매향, 잠시 생각하다가 방밖으로 나간다. S#44 동 자운아 안채 방 안 심퉁, 이불을 덮은채 누워있는 자운아의 다리를 주무르고 있다. 옥매향 (E) (방밖에서) 심퉁아-심퉁아- 심퉁 (방문쪽 돌아보는)..? S#45 동 자운아 안채 마당 옥매향, 외출복 차림으로 서있는데 심퉁 (안방문을 열고 나오며) 아씨, 어디 출타하세유? 옥매향 기래, 내레 급히 난뎡이 둄 만나고 올테니끼니 내대신 오마니 수발 댤들어 드리라우. 알갔디? 심퉁 야, 다녀오셔유. 옥매향 오마니가 턎으실디 모르니 따라 나오디 말라우. (중문 밖으로 나간다) 심퉁 (한숨) 이러다 증말 기방문 닫는거 아닌지 모르겄네?.. (안방으로 들어간다) S#46 난정 초가 마당 옥매향, 대문안으로 들어와 방쪽으로 걸어온다. 옥매향 난뎡아! 난뎡아! (방문을 열고 들여다 보고는) ..에미나이래 또 오딜 간기야? 난정 (E) (뒷편 대문쪽에서) 매향아! 옥매향 (반갑게 돌아보며) 난뎡아, 너 오디갔다 오는거이니? (당의를 보며) 너 또 닙궐했었드랬구나? 난정 (미소로 끄덕) 헌데 어쩐 일이야? 옥매향 난뎡아, 내레 너한테 텽이 있어왔어! 난정 청?! S#47 동 난정 초가 방 안 당의차림의 난정, 옥매향을 놀란 눈으로 본다. 난정 뭐야? 경빈마마를 뵙게 해달라구? 옥매향 기래..내레 암만 생각해 봐도 울 오마닐 살릴려면 그 수밖엔 없어서 기래. 난정 아주머니를 살리다니? 옥매향 난뎡아, 울 오마니, 아바디께서 귀양이 풀려 돌아오시기뎐에 닐어나디 못하실거이야. 난정 그래서 경빈마마한테 파릉군나으리의 귀양을 풀어달라 청이라도 넣겠다는거니? 옥매향 기래! 난정 매향아, 너 지금 제 정신이니? 옥매향 내레 오마닐 살릴 수 있다면 뭐든 다 할거이야! 난정 매향아, 네가 지금 경빈마마를 찾아가면 나하고 등을 지는거야! 그렇게되도 좋아?! 그래도 좋으냐고! 옥매향 (글썽) 기러믄 나보고 어카라는거네? 울 오마닐 기냥 뎌렇케 내버려두란 말이네?! 흐흑.. 난정 (옥매향을 안쓰럽게 보다가 안아준다)..! S#48 어느 길 윤원형, 길상을 거느리고 걸어오고 있다. 길상 (주변을 날카롭게 보며) 나으리, 이길은 좌의정댁 가는길 아니옵니까? 윤원형 (돌아보며) 처남이 좌의정대감댁을 어찌 아시는가? 길상 나으리, 이놈 몸을 드러내고 다니는 것이 익숙치 않사옵니다. 윤원형 ..? 길상 나으리를 뫼실때는 남의 눈에 띄지 않게 그림자처럼 따르고자 하오니 허락해 주시옵소서. 윤원형 그림자처럼 따르겠다? 처남이 그게 편하다면 그리하게. 길상 고맙사옵니다. 윤원형 헌데 내 자네가 필요할때는 어찌 찾을꼬? 길상 그때는 이놈이 먼저 나으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겠사옵니다. 윤원형 허면 지금부터 그리하게나. (몸을 돌려 걸음을 내딛다가 돌아보며) 헌데 처남.. 윤원형, 주변을 돌아보지만 길상은 이미 사라졌다. 윤원형 허어..몸놀림 한번 재빠르구먼! (다시 몸을 돌려 간다) S#49 남곤 사랑채 방 안 남곤과 심정이 앉아있다. 심정 대감, 중전마마께오서 폐서인되신 연후에 경빈마마를 교태전에 밀기 위해선 남양군대감께오서 큰 걸림돌이 될것인데 어찌 하시렵니까? 남곤 (번뜩) 어쩌긴요 찍어내야지요! 심정 (흠짓) 허면 남양군대감과의 약조는 어찌하구요? 남곤 어차피 정치란 힘이 있는자가 명분과 실리를 다 틀어쥐게 되어있는 것 아니오이까?! 심정 (끄덕이는데).. 남곤집사 (E) (방밖에서) 대감마님, 윤승후관께서 오셨습니다요. 남곤 (흠짓) 그 자가 또? 심정 (미소) 허허, 대감께 정치를 배운다던 중전의 파락호 오라비 말이옵니까? 남곤 으음! (방밖에다) 들라하게! 남곤집사 (E) (방밖에서) 예. 윤원형 (방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심정을 보고) 이거 손님이 들어계셨사옵니다? 심정 허허! 어서 오시게. 내 자네에 대해선 많이 들었네! 윤원형 (웃으며) 시생을 알고 계시다하오니 송구하옵니다. (앉으려는데) 남곤 자네, 앞으론 내 집에 발걸음을 하지 말게! 윤원형 예에? (앉으며) 대감, 그 무슨 섭섭한 말씀이시옵니까? 아직 배워야 할 정치가 태산처럼 높고도 깊을것이온데.. 남곤 (쏘아보며)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셨다면 자네가 정치를 배우지 않아도 살아남을 것이고, 윤원형 그거야 그렇습죠만.. 남곤 만에 하나 소문대로 회임을 하신 것이 아니시라면 자넨 평생 정치와는 무관하게 살것이니 내집에 그만 드나들라 이 말일세! 윤원형 (웃고는 있지만 속으로 섬뜩하다) 예에? 이놈은 대감께오서 도통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이온지 모르겠사옵니다. 남곤 모른다? 윤원형 (눈을 꿈벅이며)..예에, 대감... 남곤 (쏘아보는)...! 윤원형 (E) (꿈벅꿈벅)..이런 쳐죽일 놈들! 나중에 누가 죽을지 두고 보자, 이놈들아! S#50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과 김안로가 앉아있다. 김안로 조정에서 좌의정을 따르는 신료들과 남양군을 따르는 신료들의 모임이 잦다고 하옵니다. 윤임 예에, 허면? 김안로 좌의정과 남양군대감은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셨다고 믿으시는게지요! 중전께서 폐서인 되신 연후에 경빈이나 희빈을 교태전의 주인으로 앉히고자 세를 모으는게지요! 윤임 허어, 허나 내 안사람의 말을 듣자니 중전마마의 사가에서는 중전마마의 회임에 추호도 의심을 하지 않는다고 하오이다. 김안로 그만큼 중전마마께오서 철두철미하게 일을 꾸미신게지요. 윤임 희락당 대감께서도 중전마마의 회임을 믿지 않으시는게요? 김안로 (끄덕이며) 중전마마께오선 속내를 숨길줄 아시는 무서우신 분이시옵니다. 윤임 ... 김안로 장차 원자아기씨에게 더욱 위협이 되실분이오니 차라리 지금 폐서인되시는게 나을수도 있다는 생각이옵니다. 윤임 대감! 어찌 그런 말씀을?! 김안로 ... S#51 갖바치 마당(밤) 갖바치, 당추, 방백인이 자리를 깔고 술을 마시고 있다. 당골네, 툇마루에 걸터앉아 밤하늘을 보며 구성진 타령조 가락을 흥얼거리고 있다. 갖바치 (술잔들며) 형님, 내 아주머니 목청이 저리 구성진줄은 미처 몰랐소이다. 당추 그러게나 말일세,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술맛이 절로 나는구먼! (한잔 마시는데) 방백인 (버럭) 이 여편네야! 그만두지 못혀! 당골네 (움찔 놀라 보는) 아이고 깜짝이야! 갖바치 아우님, 왜그러시는가? 내 귀엔 어느 명창 못지 않으신데.. 당추 (방백인을 보며) 자네 지금 우는것인가? 방백인 (질질 울며) 저 여편네 소리를 듣고 있자니.. 떠나온 고향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는걸 어쩌우.. 망할놈의 여편네.. 늙은놈을 울리다니.. S#52 편전 외경 (밤) 중종 (E) 승지는 들라. S#53 동 편전 방안(밤) 중종, 술상앞에 앉아있는데 김승지가 방안으로 들어와 조아린다. 김승지 찾아계시옵니까, 전하. 중종 김승지, 금부옥사에 걸음을 하여 정도총관을 들이게. 김승지 (놀라) 예에? 전하, 죄인을 어찌 편전으로 불러 들이라 명하시옵니까? 중종 어허, 과인의 명을 받들지 못하겠다는것인가?! 김승지 (찔끔하여)..부,분부대로 봉행하겠나이다.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술을 한잔 따라 마신다)... S#54 의금부 일각(밤) 김승지, 급하게 걸어와 금부도사에게 귓속말을 한다. 금부도사 (눈이 휘둥그레지는)...예에? 분명 그리 어명이 내리셨사옵니까? 김승지 허니 어명대로 따르시게! 금부도사 (생각하다) 어명을 받잡은대로 따르겠사옵니다! (어디론가 급하게 간다) 김승지 ...! S#55 경빈 처소 방 안(밤) 경빈, 놀란 눈으로 금이를 본다. 경빈 뭬야? 전하께오서 정윤겸을 불러들이셨다? 금이 예, 큰방상궁께서 분명 그리 전하라 하셨사옵니다. 경빈 참으로 모르겠구먼.. 전하께오서 어찌 옥사에 갇힌 죄인을 불러들이셨을꼬? S#56 편전 복도(밤) 김승지, 정윤겸을 인도하여 방문 앞으로 걸어온다. 정윤겸, 초췌하고 더러운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 대전내관 전하, 정윤겸 들었사옵니다. 중종(E) (방안에서)들라하라. 대전내관 드시지요. S#57 동 편전 방 안(밤) 정윤겸, 방안으로 들어와 방문앞에서 곡배를 올린다. 정윤겸 (조아린채) 전하, 죄인을 어찌 찾으셨사옵니까? 중종 도총관, 내려와 앉으시오. 정윤겸 전하, 의관도 정제하지 못한 죄인의 몸으로 어찌 전하의 용안을 뵙겠사옵니까? 신을 물러가라 명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괜찮소. 과인이 지난날 도총관과 술잔을 나누던 때가 생각나 도총관을 찾은것이요. 정윤겸 ...전하.. 중종 격의는 따지지 말고 내려와 과인의 술을 받으시구려. 정윤겸 (황공한 듯 술상앞으로 다가와 앉는다) 중종 (술잔을 건네면) 자요. 정윤겸 (두손으로 받는다)... 중종 과인은 과인에 대한 도총관의 충성심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소. 정윤겸 (뭉클)...! 중종 허나, 과인은 도총관을 지켜줄 수가 없구려.. 도총관에게 죄를 물어야 하는 과인의 심정을 도총관은 알아주리라 믿소.. 정윤겸 전하.. 중종 (정윤겸의 손을 맞쥐며) 도총관... 정윤겸 (엎드려 눈물을 쏟는다) S#58 중궁전 방 안(밤) 윤비 앞에 엄상궁과 오상궁, 식혜의 기미를 보고있다. 윤비 ..전하께오서 이제야 아신게야.. 이제야.. 엄상궁 (보며) 예에? 윤비 전하께오서 주변에 믿을만한 신하가 없음이 이제야 아신게야.. 하오니 옥사에 갇혀 있는 도총관을 불러들이신게지. 엄상궁 ...하온데 마마, 내일 대비전에 드시어 재진맥을 받으실 것이옵니까? 윤비 (끄덕이며) 내 대비마마의 뜻에 따를것이야.. 엄상궁 (걱정되는 표정)... 윤비 엄상궁, 내가 거짓회임이라도 했을까봐 걱정이 되는겐가? 엄상궁 천부당만부당하오신 말씀이시옵니다. 쇠인이 어찌 그리 불경한 생각을 머리에 담을수가 있겠사옵니까? 윤비 음...! S#59 경빈 처소 방 안(밤) 경빈, 혼자 연상앞에 앉아있다. 경빈 중전, 내일 재진맥을 받으면 중전의 가증스러움이 천하에 밝혀지게 될게요! 허면 교태전은 이사람 차지가 될것이요! (빙긋 웃는데) 난정 (E) (환청처럼 들리는 요사스럽게 깔깔거리는 웃음) 호호호호호! 경빈, 화들짝 놀라 어딘가를 휙 노려본다. 경빈 ...! S#60 난정 초가 방 안(밤) 난정, 앞씬의 톤으로 요사스럽게 깔깔거리며 웃고 있다. 난정 (웃음을 뚝 그치며 어딘가를 무섭게 노려보며) 네년들이 아무리 용을 써봐도 중전마마께오선 교태전에서 밀려나지 않으실게야! 두고보라지, 두고보라지! 난정, 다시 요사스럽게 웃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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