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천하 78
S#1 의금부 옥사 외경(밤) 군졸들이 엄중하게 지키고 서있는 분위기. S#2 동 의금부 옥사 안(밤) 난정 옥살을 부둥켜 안은채 갇혀있는 윤원형을 보며 흐느낀다. 길상 옥사 입구쪽을 살피다가 고개를 돌려 흐느끼는 난정을 본다. 난정 (애통한) 서방님, 어찌, 어찌 이리 처참하시옵니까? 흐흑.. 윤원형 (눈물이 주르르)미안하구나 ..네게 흉한 몰골을 보여주어서 .. 난정 (눈물로 저으며)...아니옵니다 ..설령 서방님께오서 살점이 뜯기시어 백골만 남으신다 할지 라도 소첩은 서방님만을 괴일 것이옵니다. 길상 ...! 윤원형 ..고맙구나 난정아..내 죽기전 에.. 너를 한번 보고 싶었느니 라... 이제..죽어도 여한이 없구나.. 난정 죽다니요?! 서방님, 힘을 내시어 반드시 반드시 살아남으시어야 하옵니다.. 윤원형 ...그래..하지만..내 얼마나 더 버틸수 있을지 자신이 없구나... 난정 (옥살 안으로 힘껏 손을 뻗으며) 서방님, 이년 손을 잡으시어요.. 윤원형 (난정이 뻗은 손쪽으로 손을 내밀지만 툭 떨어지는).. 난 이제 틀린 듯 싶구나.. (눈꺼풀이 자꾸 감기는) 난정 서방님! 눈을 뜨시고 소첩을 보시옵소서. 윤원형 (눈을 감고 정신을 잃는)... 난정 (놀라 옥살에 매달리며) 서방님! 서방님! 길상 (난정쪽으로 다가와 입을 막으며) 나으리께오서 기력이 쇠잔하시어 잠이 드신게야. (난정을 일으켜 세우며) 어서 나가자. 길상, 난정을 잡아 끌지만 윤원형쪽을 돌아 보는 난정의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난정, 문득 백치수 옥살쪽으로 붙어서서 저고리에서 은장도를 꺼내 뽑는다. 난정 (살기서린 눈빛) 만일 나으리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내손으로 네놈의 명줄을 따버릴 것이다! 백치수 ... 난정 더러운 돈버러지 같은 놈! 네놈 따위가 재물을 태산처럼 모아본들 무슨 소용이겠느냐?! (침을 퉤 뱉는다) 백치수 (얼굴에 침이 맞는)...! 길상, 난정의 손을 끌고 옥사 밖으로 나간다. 백치수, 허허허-허탈하게 웃다가 흐느낌으로 바뀌며 울어댄다. S#3 밤하늘에 달(INSERT) S#4 중궁전 누각 위(밤) 윤비, 누각위에서 달을 보고 있다. 엄상궁과 오상궁, 상궁나인들이 떨어진 곳에서 윤비를 보고 있다. 오상궁 (엄상궁에게 낮게) 밤기운 차니 마마를 안으로 뫼시지요. 엄상궁 잠시만 더 기다려보세..참으로 걱정 일세. 중전마마께오서 기력이 쇠잔 해 지시어 요즘들어 흉몽을 자주 꾸시니..(윤비쪽을 본다) 윤비(E) (음미하듯)..생즉필사..사즉필생이라 ..살려고하면 필히 죽을 것이고 죽으 려고 하면 반드시 살 것이다.. S#5 난정모 집 외경(밤) 방문에 불빛이 비추고 댓돌위에 남녀(*난정과 길상)의 신발이 놓여있다. S#6 동 난정모 방 안(밤) 난정 (*평상복에 댕기머리)과 길상이 마주 앉아있다. 난정,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길상 (난정을 지켜보다가)..이만 가볼께 ..(일어서서 방쪽으로 가는데) 난정 길상아. 길상 (돌아보는)...? 난정 네 언젠가 말했지? 내가 승후관나으리 를 진정으로 연모하는게 아니라..내 야심을 채울 디딤돌로 여기는거라고! 길상 ... 난정 하지만 네 말이 틀렸다..난 서방님께 오서 아니 계신 이생에서는 살수가 없을 듯 싶다. 길상 (보는)... 난정 길상아..내 마음이 이런데도..내 곁에 있을게야? 길상 (돌아서서 방문을 열려는데) 난정 길상아! 길상 난정아, 네가 야심을 버리지 않는 한 승후관나으리나 나 역시도 네 야심을 채우는 디딤돌일 뿐이야.. 난정 뭐어? 길상 네 스스로에게 물어봐..그럼 너도 알게야.(방문을 열고 나가버린다) 난정(E) (뭔가를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을 빛 내며) 서방님, 서방님 스스로를 위해 서 반드시 살아남으시어야 하옵니다! 또한 이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반드 시 살아남으시어야 하옵니다! S#7 편전 외경 (낮) 중종(E) 윤승후관과 백아무개에 대한 추국은 어찌 되었소? S#8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정광필과 안당, 김전과 남곤, 이유 청(*)과 홍경주, 김안로와 심정, 김제학과 윗목에 박승지가 앉아있다. 정광필 (중종을 보며) 윤원형은 백아무개에게 삼만량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고 있사오나 그것 이 장차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오실 대군아기씨 로 대통을 잇게 하려는 역모의 군자금인지에 대 해서는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사옵니다. 안당 백아무개 역시 윤원형에게 건네준 삼만 량이 인삼독점권을 약조받은 청탁뇌물 임을 인정했사오나 다른 조정신료들에게 뇌물을 건네준 사실은 부인하고 있사옵 니다! 중종 ..드러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두 죄인 모두 완강하게 부인한다? 정광필,안당예, 전하! 김전 전하, 죄인 윤원형은 스스로 역모를 꾀한 일을 자복하지 않았사오나 정황을 살피건데 역심을 품은 것이 명백하옵니 다. 윤원형의 가산을 적몰하시옵고 그의 형 윤원로, 그 아비되는 윤지임 삼부자 의 관작을 삭탈하시옵고 형장으로 다스 린 연후에 절도에 안치시키심이 가할줄 로 사료되옵니다. 홍경주 백아무개는 모진 문초에도 입을 열지 않았사오니 윤원형에게만 뇌물을 건넨 것이 분명할 것이옵니다. 허나 차후의 경계로 삼기위해 남소문 객주의 물산을 국고로 환수하시옵고 형장으로 다스리심 이 가할줄로 사료되옵니다. 정광필 윤원형이 역모를 자복하지 않았거늘 어찌 역모죄를 물을 수 있단 말이오?! 김안로 신 전하께 한 말씀올리겠사옵니다. 영의 정대감께오서는 죄인 윤원형의 처조부이 옵고, 신은 죄인의 처숙이옵니다. 영의정 과 소신은 평소 윤원형을 친손자와 친조 카처럼 여겼사옵니다. 평소 아끼던 자에 게 죄를 물으시라 주청드리는 것은 국법 의 지엄함을 보이기 위해서이옵니다! 하오니 신들의 충정을 통촉하여 주시 옵소서! 남곤 허나 자복도 없이 역모죄로 치죄한다면 이 또한 국법의 지엄함을 훼손시키는 일이 아니오이까?! 홍경주 (당황) 뭬,뭬요?! 심정 신도 좌의정대감과 같은 생각이옵니다! 자복을 했거나 확증이 있지 않다면 신중 하게 처결함이 마땅하다고 사료되옵니다. 김제학 (심정을 흠짓 보는)... 김안로(E)(보며) 아,아니, 저자들이 어찌?! 안당 백아무개의 치죄 또한 신중해야 할 것이 옵니다! 죄인이 일개 숭후관에게 뇌물을 건넸다면 조정신료들 역시 철저한 조사 를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홍경주 뭬요?! 허면 우리가 죄인에게 청탁뇌물 이라도 받았다는 말씀이외까?! 정광필 항간에 떠도는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자는 말씀이외다! 김전 ..음! 중종 과인 역시 두분 추관 대감 말씀대로 조정 의 비리와 의혹이 있다면 철두철미하게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그대로 시행토록 하시오! 일동 (조아리며) 예! S#9 대비전 외경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 및 중궁전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대비전으로 들어간다. 조상궁(E)대비마마, 중전마마 드셨사옵니다. S#10 동 대비전 방 안 윤비, 방안으로 들어와 자순대비 앞에 다가와 앉는다. 윤비 대비마마, 찾아계시옵니까? 자순대비 (못마땅하게 보는)... 윤비 (보는).. 자순대비 (입을 떼는) 중전, 폐주 연산의 생모 였던 폐비 윤씨에 대해 들어보았소? 윤비 예, 신첩 역시 선대조의 불상사를 경계로 삼고자 들어 알고 있사옵니다! 자순대비 그래요? 허면 중궁의 자리에 있던 윤씨 가 어인 연유로 폐비가 되었고 사약까지 받았는지도 잘 아시겠구려?! 윤비 예, 마마.. 자순대비 폐비 윤씨는 성정이 극악하고 투기가 심하여 성종대왕의 용안에 상채기를 내었소. 그 일로 폐서인되어 사가로 내쳐 진 연후에도 왕실에 방자한 짓거리를 멈추지 않았기에 사약까지 받게 된게요! 윤비 ... 자순대비 생모였던 폐비 윤씨의 죽음을 알게된 폐주연산이 보위에 오른뒤 어미의 원수 를 갚는다는 명분으로 얼마나 많은 참살 과 폭행이 자행되었는가는 중전께서도 잘 아시리라 믿소! 윤비 ('무슨 말을 하려는겐지?' 보는)... 자순대비 중전, 지난 밤 편전에 들어 주상께 꾸지 람을 들으신 연후에 큰방상궁에게 손지껌 을 하시었다고 들었소! 윤비 ... 자순대비 (연상 쾅!) 중전! 주상을 지근에서 뫼시 는 큰방상궁에게 손찌검을 한 것은 주상 에게 손찌검을 한것과 같음을 모르시었단 말이오?! 윤비 ... 자순대비 중전께서 주상의 지엄한 권위에 흠집을 내려는 불경한 마음을 품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무도한 짓거리를 할 수 있다는 말이오?! 윤비 (계속 자순대비를 주시하는)... 자순대비 폐주 연산의 생모였던 폐비 윤씨가 성종 대왕의 용안에 작은 상채기를 낸 일로 폐서인당해 사가에서 사약을 마신 일을 경계로 삼으시겠다는 중전께서 어찌 이런 완패막심한 짓거리를 하시다니?! 주상께서 당장 이 자리에서 중전께 사약을 내리시어 도 발명의 여지가 없음이 아니겠소?! 윤비 ... 자순대비 또한 공주에게 젖을 물리신다하여 세자의 문후를 퇴하는 것이 고금의 어느법도에 있단 말이오?! 이는 장차 대통을 이으실 세자께 반심을 품고 계신 것을 보여주는 일례가 아니오?! 윤비 (보는)... 자순대비 어허, 어찌 중전께선 스스로 자책하고 용서를 구하시기는커녕 이 늙은 시에미를 똑바로 보시는게요?! 윤비 (보다가 시선을 내리는)... 자순대비 그리도 반듯하신 성품을 지니셨던 중전께 서 어찌 이리도 변하신게요? 어찌요?! 윤비 ... 자순대비 (설득조) 중전, 이 늙은이는 중전께서 금부에서 추국을 당하는 오라버니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으신걸 잘 압니다. 윤비 ... 자순대비 허나 이번 일을 이쯤에서 무마하여 덮어 버리시지 않으면 그 불길이 온조정은 물론 중전에게까지 옮겨 붙을게 자명하다 는 것을 총명한 중전께서 누구보다도 잘 아실것이라 믿소. 윤비 ... 자순대비 중전, 이 늙은이가 다시 한번 간곡하게 당부하리다. 윤승후관이 청탁뇌물을 받은 죄를 인정케 하고 이번 일을 덮읍시다. 그래야 왕실과 조정이 평안해 질것이오. 중전, 이 시어미의 뜻을 따라주세요. 윤비 (천천히 고개들고 자순대비를 보는) 대비마마, 신첩은 그리는 못하옵니다! 자순대비 (낭패와 분노)..중전, 정녕?! 정녕?! 윤비 신첩의 오라비가 청탁뇌물을 받은 죄를 인정하면 이는 단순한 외척의 비리가 아니오라 장차 세자를 폐하고 대통을 노리는 역모로 번질것이오며 그리되면 신첩과 신첩의 가문은 역모죄로 가문을 닫을 것이 자명할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대,대체 누가 그런 짓거리를 한단 말이 오?! 윤비 대비마마, 판부사와 희락당대감께 하문 해 보시오면 아실것이옵니다. 자순대비 뭬요,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이요? 윤비 신첩의 오라비는 추국에서 문초를 받다 가 목숨을 내버릴지언정 억울한 누명을 자복하지는 않을것이라 믿사옵니다! 자순대비 ... 윤비 (자순대비를 쏘아보듯) 신첩, 주상전하 께오서 폐서인을 시키시어 사가로 내치 시오면 신첩 스스로 발로 궐문을 나설 것이오며 사약을 내리시오면 달게 마실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윤비의 눈빛에 섬뜩한)..?! 윤비 하오면 신첩, 이만 물러가옵니다! (벌떡 일어나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자순대비 (윤비의 뒷모습에 손짓하며) 주,중전! 자순대비(E)(당혹스러운) 허어, 윤승후관이 죄를 자복하면 역모죄로 중전과 중전의 가문이 문을 닫는다?! S#11 대비전 마당 윤비, 대비전에서 나와 엄상궁, 오상궁등을 거느리고 가다가 대비전을 돌아보는 얼굴위로 윤비(E) 드디어 내 결단을 내릴 때가 가까워 왔음이야! 때가! 윤비, 몸을 돌려 어디론가 가면 엄상궁, 오상궁 등이 그 뒤를 따른다. S#12 경빈 처소 마당 금이, 일각문을 뛰어들어온다. 금이 (처소 방쪽으로 급하게 들어가며) 경빈마마! 경빈마마! S#13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방문쪽에 서있는 금이를 보며 말한다. 경빈 앞쪽에는 남곤과 심정이 앉아있다. 경빈 뭬야?! 중전마마께오서 대비전에 드시어 대비마마와 언성을 높이시었다? 금이 예. 지난번 중전마마께오서 큰방상궁한 테 손찌검을 하신 일을 폐비 윤씨의 예를 들어 호통을 치셨다고 하옵니다! 경빈 (일그러지는) 뭬라?김상궁에게 손찌검 을 한일로 폐비 윤씨의 예를 드셨다? 금이 예, 마마. 남곤 (심정에게) 폐비 윤씨라면 폐주 연산의 생모가 아니오이까? 심정 예, 이사람도 그리알고 있사옵니다. 경빈 (뭔가 생각하다가) 금아, 애썼느니라. 나가서 중궁전과 대비전의 동태를 상세 히 살펴보거라. 금이 예, 마마.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 대감들, 때가 임박한 듯 싶습니다! 남곤 때라니요, 마마? 심정 무슨? 경빈 지난번 좌의정대감께오서 이사람 손에 쥐어주신 뇌물명단이 적힌 치부책이 전하께오서 보게 되시는 때 말입니다. 남곤 예에? 그 치부책은 마마께오서 가지고 계신 것이 아니셨사옵니까? 심정 허면 마마께오서 치부책을 중전마마께? 경빈 (싸늘한 미소) 예! 온 조정이 발칵 뒤집히고 치부책에 적힌 신료들이 마른 하늘에서 떨어지는 날벼락을 맞게 될 것입니다!! 남곤,심정 ...! 경빈 두분 대감께서도 세찬 회오리에 휩쓸리 지 않으시려면 몸을 바짝 낮추고 계시 어야 할것입니다. 호호호호! S#14 윤임 사랑채 외경 박서방, 황서방, 김전집사가 한편에 모여 쑤근 거리고 있다. 윤임처, 사랑채 쪽으로 다가오면 서방들 허리를 숙이고 인사를 한다. 윤임처 (사랑채 방문쪽을 심난하게 보는)...! S#15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김전, 윤임, 김안로, 김제학이 바짝 앉아서 밀담을 나눈다. 김안로 중전마마께오서는 고립무원되신것이나 진배없사옵니다. 윤임 (끄덕끄덕) 예, 전하와 대비마마는 물론이고 조정에서도 중전마마를 받쳐 줄 자가 단 한사람도 없으니 참으로 딱하시게 된 일이외다. 하하. 김전 이 늙은이는 손녀딸에게 못할 짓을 한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럴줄 알았 으면 파산부원군댁과 성혼시키는 것이 아니었음이야.. 김안로 숙부님, 지금은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해야 할 때이옵니다. 출가외인 인 손녀딸의 안위보다는 세자저하께오 서 무탈하게 보위를 이어받으시는 것 이 막중대사이옵니다. 김전 그거야 그렇지만..(한숨) 김제학 이사람은 편전에서 좌의정과 화천군이 한 말이 가시처럼 걸리옵니다. 김안로 허나 이미 때가 늦었음이옵니다. 사간 원을 비롯하여 삼사에서 중전을 폐서 인 시키라는 주청상소가 올라가면 주상전하께오서도 어의를 정하실 수 밖에 없으실 것이옵니다! (야릇한 미소) S#16 희빈 처소 방 안 홍경주, 희빈에게 은밀하게 말한다. 홍경주 마마, 곧있으면 중전을 폐서인 시키라 는 조정의 공론이 들불처럼 일어나 번질 것이옵니다! 희빈 아버님, 허면 이사람은 어찌 처신해야 하는 것이옵니까? 홍경주 오늘부터 침수만 처소에서 드시고 하루종일 대비전에 머무시옵소서. 희빈 대비전에요? 홍경주 예, 중궁의 자리를 정하는 일은 대비 전의 소임이옵니다. 허니 대비마마의 그림자처럼 함께 하시면서 대비마마의 수족노릇을 해 드리라 이 말씀이옵니다. 희빈 예, 아버님! 홍경주 또한 전하께오서 마마의 처소에 발걸음 을 해주시길 기다리시지만 마시옵고 마마께오서 주상전하의 강녕전 침전으 로 찾아드시옵소서. 희빈 (수줍은) 하지만 아버님, 어찌..? 홍경주 지금 전하께오선 삼천궁녀의 꽃밭에 계시옵지만 외로우신 군주이시옵니다! 마마께오서 찾아드시오면 내치시지는 않으실 것이옵니다. 희빈 정말 그럴까요? 홍경주 암요, 이 애비를 믿으시옵소서! 희빈 (결의에 찬) 예, 그리하겠습니다, 아버님! S#17 대궐 일각 엄상궁, 나인 두사람을 거느리고 걸어오는데 맞은편에서 김상궁,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온다. 엄상궁, 걸음을 멈춰서서 김상궁이 못마땅한지 시선을 피한다. 김상궁 (지나가려다 돌아보며) 엄상궁! 엄상궁 말씀하시지요. 김상궁 자넨 말뚝을 삶아먹었는가? 어찌 큰방 상궁인 나를 보고도 허리가 어찌 그리 뻣뻣한 것인가? 다시 예를 갖추게! 엄상궁 (뻣뻣하게 숙이는 듯 마는 듯 인사를 한다) 김상궁 어허! 감히 중궁전 상궁 따위가 큰방 상궁을 기망하려는겐가?! 엄상궁 이사람, 큰방상궁은 주상전하를 지근 에서 뫼시옵고 지밀안 내밀한 말씀을 무덤속까지 가지고 들어가는 법이라 알고 있사옵니다. 김상궁 ... 엄상궁 하온데 이사람이 듣자니 큰방상궁께 오선 오히려 대전의 눈과 귀노릇을 하신다 하옵니다. 김상궁 (울그락 불그락) 뭐라?! 엄상궁 큰방상궁이 큰방상궁답지 못한데 어찌 다른상궁들이 예를 갖추기를 바라시 옵니까?! 김상궁 뭐라? 네 정녕 매를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엄상궁 이사람은 매를 맞을 까닭이 없소이다. 김상궁 (거느린 상궁나인들에게) 여봐라! 당장 저것을 꿇리거라! 대전상궁나인들 예! (엄상궁에게 달려드려고 하는데) 엄상궁 (버럭) 비켜서거라! 대전상궁나인들 (움찔 멈춰서는).. 십여명의 상궁나인들이 걸어오다가 멈춰서 김상궁에게 조아린다. 김상궁 (십여명의 상궁나인들에게) 너희들도 합세하여 저것을 내앞에 꿇리거라! 십수명의 상궁나인들이 엄상궁에게 달려들어 실갱이를 한다. 경빈(E) (뒷편에서) 멈추어라! 일동 (돌아보고는 놀라 깊숙하게 허리를 숙인다) 경빈 (금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김상궁과 엄상궁쪽으로 다가서며) 지엄한 궁궐 지밀근처에서 이 무슨 막되먹은 짓거리냐?! 김상궁 (천군만마를 얻은듯) 쇠인, 아랫것 의 버릇을 가르치려는 중이었사옵 니다. 경빈 (엄상궁을 휙-노려보는).. 엄상궁 (시선 피하며)..음! 경빈 (엄상궁을 노려보다가 갑자기 김상궁을 휙-돌아보며 뺨을 매섭게 갈긴다) 김상궁 (뺨을 쥐고 당혹감) 마,마마! 엄상궁 ...! 경빈 (김상궁을 노려보며) 네 이년! 지난 번 니년이 중전마마께 손찌검을 당 한일에 대해 내 함구령을 내렸거늘 어찌 대비전에 혓바닥을 놀린게냐?! 김상궁 마,마마, 그,그것은..? 경빈 내가 찔러준 패물과 보화를 삼킨 주둥이로 발명따위를 할 작정 이더냐?! 김상궁 (땅바닥에 무릎꿇고 조아리며) 마마, 용서해주시옵소서! 경빈 (김상궁을 보다가) 네 두 번 다시 내 명을 어길시에는 출궁을 각오해야 할 것이야! 김상궁 ...! 경빈 (엄상궁을 보며 부드럽게) 엄상궁, 자네 가보게나. 엄상궁 예, 마마..(조아리고 돌아서 가는데) 경빈 엄상궁! 엄상궁 (돌아보며)..예. 경빈 (미소) 중전마마를 잘 보필해야 할것 이야! 내 말 아시겠는가? 엄상궁 예, 그리합죠. (돌아서 간다) 경빈,싸늘한 미소로 바뀌며 김상궁을 내려다 보다가 휙-돌아서 가버린다. 금이와 경빈처소 상궁나인들이 그 뒤를 따른다. 김상궁 (모멸감에)...! S#18 김안로 사랑채 마당 정자위 김안로, 앞장서서 사랑채 정자쪽으로 걸어온다. 그 뒤를 따르는 황서방. 정자위에 쓰개치마를 쓴 화려한 차림새의 부인이 등을 보이고 섰다. 김안로, 정자앞에서 '어험!' 헛기침을 하면 부인이 돌아본다. 난정이다. 김안로 (빙긋 웃으며 정자위로 오르는) 대갓댁 부인께서 기다리고 계시다더니 난정이 너였구나! (앉으며) 앉거라. 난정 (미소로 앉는)... 김안로 네 오늘은 무슨 일로 나를 찾아온 것이 더냐? 난정 대감, 승후관나으리를 금부옥사에서 방면해 주시지요. 김안로 허허허! 뭐라? 네 지금 뭐라 했느냐? 난정 승후관나으리께오선 기력이 쇠잔해지시 어 모진 문초를 더는 견뎌내실 듯 싶지 가 않사옵니다. 김안로 난정아, 내가 원형이의 목숨을 구명해 주면 너는 내게 무엇을 내놓겠느냐? 난정 하늘 아래 사람 목숨보다 귀한 것이 어디 있겠사옵니까? 희락당대감께오서 나으리의 목숨을 구명해주신다면 이년도 희락당대감의 목숨을 구명해 드리지요! 김안로 뭐라? 허허허허! 난정 (미소) 이년 말을 믿지 못하시는 것이 옵니까? 김안로 인명은 재천이라 했거늘! 지금 나 역시 도 손을 쓸수가 없음이야! 전하께오서 친국을 하실 때 역심을 품은 일을 자복 했다면 원형이가 그리 심한 고초는 겪지 않았을 것을! 난정 (흠짓) 역심이요?! 김안로 (바짝 보며) 암! 윤승후관은 중전마마 께오서 장차 생산하오실 대군아기씨로 대통을 잇게하기 위해 폐세자를 모의 했으니 이것이 역심이 아니고 무엇이겠 느냐?! 난정 호호호! 역모로 몰아 승후관나으리와 중전마마를 찍어내시려 하시옵니까? 김안로 오냐, 내 세자저하의 앞날에 걸림돌이 되는 자들은 모두 찍어 내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난정 허나 세상만사가 마음먹고 뜻먹은대로 호락호락하지는 않은법이지요. 김안로 내 곤하구나. 이만 물러가거라. 난정 희락당 대감, 정녕 이년과 목숨과 목숨을 맞바꾸는 거래를 하시지 않으실 것이옵니까? 김안로 내 질녀와도 의절을 했는바, 어찌 너 같은 천것의 청을 들어줄 수 있겠느냐? 썩 물러가거라! 난정 (쏘아보듯) 예, 하오면 이 천한 년은 이만 물러가옵니다! (일어서서 정자를 내려간다) 김안로 ... 난정 (가다가 돌아서서) 아,참! 대감께오서 법구경은 읽어보셨사옵니까? 김안로 뭐라? 법구경?! 난정 아니옵니다!(돌아서 웃으며 가버린다) 호호호! 김안로 (의아) 법구경? 법구경이라? 김안로, 문득 안색이 굳는 얼굴위로김안로(E)(충격으로 난정이 가버린쪽을 보는) 아,아니! 허면?!..아니지, 그럴 리가 없지! 그럴리가! S#19 편전 외경 중종(E) (분기) 어허, 대체 어찌 삼사에서 중전을 폐서인시키라는 주청상소를 올릴수가 있는가?! S#20 동 편전 방 안 중종, 진노한 듯 연상위에 쌓인 상소를 우르르 밀쳐버린다. 김제학과 박승지, 당황하여 중종의 눈치를 힐끔본다. 중종 (연상을 쾅 내려치며) 윤원형이 역심을 품은 바를 아직 자복하지 않았는데 어찌 중전을 역모죄로 몰아 폐서인 시킬수가 있겠는가?! 김제학 망극하옵니다! 중종 (김제학을 보며) 부제학! 공명정대 해야 할 언관의 붓이 유언비어들을 취합하여 합계를 올리는 것은 면책을 방패삼은 언관의 횡포가 아닌가?! 김제학 전하, 이번 합계는 삼사의 젊은 언관들의 충정에서 나온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윤원형이 역심을 토설한다면 과인 역시 중전을 폐서인 시킬 것이다. 허나 삼사의 언관들이 너무 앞서가고 있음이야! 너무! 김제학,박승지 ..! 중종 박승지! 박승지 예, 전하. 중종 과인은 윤원형이 자복할 때까지는 이 합계들을 더는 친독하지 않을 것이다. 승정원으로 물리도록 하라! 박승지 하오나 전하.. 중종 어서! 박승지 예, 분부대로 봉행하겠나이다.(흐뜨러진 상소들을 챙긴다) 김승지 ... 중종 (고개를 휙-돌리며) 음! S#21 대비전 외경 희빈, 향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대비전쪽으 로 걸어온다. 향이, 손에 보자기천이 덮힌 목판(혹은 銀器)이 들려있다. 희빈 (멈춰서서) 향아, 이리 내거라. 향이 예, 희빈마마. (희빈에게 목판을 건넨다) 희빈, 목판을 받아들고 대비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자순대비(E)어서 오세요, 희빈. 이리 내려 앉으세요. S#22 동 대비전 방 안 희빈, 자순대비 앞에 앉으며 목판을 다소곳하게 내려놓는다. 자순대비 희빈, 손에 무엇을 들고 오시었소? 희빈 신첩이 손수 만든 약밥이옵니다. 자순대비 약밥이요? 자순대비, 보자기를 벗기면 목판위에 먹음직 스러운 약밥이 놓여있다. 희빈 신첩, 근자에 들어 대비마마께오서 심기가 불편하시어 수라를 물리시는 일이 잦다고 들었사옵니다. 자순대비 ... 희빈 잃어버리신 입맛을 돌리는데는 약밥이 좋다고 알고 있사와 손수 만들어 올리 는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흡족하게 보는) 이 늙은이를 위해 손수 만드시었다? 호호 희빈의 정성이 참으로 가상하구려. 희빈께서 참으로 효부시오! 희빈 황감하옵니다.마마. 자순대비 어디 맛 좀 볼까요? (약밥을 떼어 입에 넣고 씹으며) 희빈의 정성이 담긴탓인지 참으로 맛이 나는구려! 호호. 희빈 (쌩끗 웃는).. S#23 중궁전 방 안 윤비, 연상위에 놓인 <生卽必死 死卽必生> 글귀 를 내려다보고 있다. 윤비(E) 생즉필사, 사즉필생이라..! 윤비 (글귀가 적힌 화선지를 접으며 방문쪽을 돌아보며) 엄상궁, 들게! 엄상궁(E) (방밖에서) 예. 엄상궁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며) 찾아 계시옵니까? 윤비 희락당대감과 판부사대감에게 기별을 넣어 당장 불러들이게. 엄상궁 (놀라보는) 예, 희락당대감과 판부사 대감을요? 윤비 그래, 내 그 두분에게 할말이 있음 이야! 엄상궁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조아리고 뒷걸음질로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생각하는)... S#24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과 김안로, 주 앉아 심각하고 은밀하게 말한다. 윤임 뭐요? 허면 난정이가 법구경에 대해 넌지시 말을 흘렸단 말이오이까? 김안로 예, 치부책을 두었던 자리에 법구경이 대신 놓여있었다는 것은 치부책을 가져간 놈밖에는 알 수 없음인데 어찌 ..? 윤임 난정이가 아무 뜻없이 던진 말이 들어 맞은 것일수도 있지 않소이까? 김안로 음..그럴지도 모르지요. 허나 어찌 께름직하옵니다. 윤임처(E)(방밖에서) 대감! 궐에서 마마님이 나오셨사옵니다. 윤임 (방문쪽 보며) 궐에서? S#25 동 윤임 사랑채 마당 윤임처와 오상궁이 서있는데 윤임과 김안로가 방문을 열고 나온다. 윤임 (놀라) 아니, 중궁전마마님께오서 어찌 이사람의 누옥까지 발걸음을 하시었소이까? 오상궁 마침 희락당대감께오서도 계시오니 잘되었사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두분 대감을 입궐하시라 분부하셨 사옵니다. 김안로 이사람도 말씀이오이까? 오상궁 예, 분명 그리 말씀하셨사옵니다. 윤임,김안로(서로의 얼굴을 의미심장하게 보는)... S#26 대궐 일각 정광필과 안당, 걸어오고 있다. 정광필 영모당대감, 이 늙은이는 이번 추국 을 조기에 수습하지 않으면 조정에 큰 위급이 닥칠것이란 생각이 드는 구려. 안당 이사람 생각도 그렇소이다. 백아무개 의 청탁뇌물로 불거진 추국이 자칫하 면 중전마마께오서 외척들과 연루된 역모로 뒤바뀔 듯 싶소이다. 정광필 음! 윤승후관이 오늘도 삼만량이 청탁뇌물임을 부인한다면 그대로 공초 에 올릴 밖에는 없을 듯 싶소이다. 백아무개도 마찬가지이고요! 안당 (끄덕이며) 예, 이만큼 문초를 했음 에도 토설치 않는다면 토설할것이 없는 게지요. 괜히 애꿎은 목숨을 앗을 까닭 은 없지요! 정광필과 안당, 어디론가 걸어간다. S#27 중궁전 마당 윤임과 김안로, 중궁전 계단을 오르고 있다. 엄상궁(E)중전마마, 판부사대감과 희락당대감 들었사옵니다. S#28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윤임과 김안로가 앉는다. 윤비와 윤임, 김안로의 시선이 격렬하게 부딪친다. 윤비 이사람이 두분 대감을 뵙자고 한 뜻은 두분께 묻고자 하는 말이 있어서입니다. 김안로,윤임하문하시옵소서, 중전마마. 윤비 (보다가) 두분 대감께선 어찌 이사람을 모함하여 찍어내려하시는겝니까? 윤임 마마,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신들이 어찌 이나라의 국모이신 중전마마 께 위해가 될 짓거리를 할 수가 있겠사 옵니까?! 김안로 ... 윤비 (김안로를 보며) 희락당대감께서도 판부 사대감처럼 발뺌을 하실 작정이십니까? 김안로 (윤비를 보는)... 윤비 (김안로를 보는).. 김안로 예! 신들은 중전마마를 교태전에서 밀어 낼 것이옵니다! 윤임 (당황하여) 희,희락당 대감, 어찌? 김안로 어차피 중전마마께오서도 아시게 되실 일이시고, 또한 벌써 알고 계신일이오니 말씀을 드리는 것이옵니다! 윤비 (담담하게 끄덕이며)..그래요. 이사람이 장차 대군을 생산한다면 세자에게 큰 위협이 되겠지요! 김안로 예, 마마. 그렇사옵니다! 바로 그런 연유 로 어쩔수 없이 중전마마를 찍어내려 하는 것이옵니다! 윤임 이 모두가 세자저하께오서 대통을 이으시 어 이나라 종묘와 사직을 반석위에 세우 고자 하는 충정임을 헤아려주시옵소서! 윤비 (냉랭한 미소) 대감들께선 어린 세자를 내세워 천하를 쥐려 하시는겝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김안로,윤임 ...! 윤비 이사람을 폐서인 시키고 힘없는 내 오라 버니들을 찍어내셔야만 천하를 쥘 수 있 다면 그리해보세요! 두분 대감의 그릇이 고작 이정도라면 내 어찌 두분 대감의 모함따위를 저어하겠습니까? 허나, 두분 대감의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윤임 ..음! 김안로(E)벼랑 끝에 내몰린 중전께오서 어찌 이리 당당할 수 있단 말인가? 혹시?! 윤비 이사람, 듣고 싶은 말도 들었고 하고 싶은 말도 다 했으니 이만 물러들가세요! 김안로 (보다가) 중전마마, 신도 마마께 여쭈어 볼 말씀이 있사옵니다. 윤비 (보는)..말씀해 보세요. 김안로 중전마마께오서 백아무개가 조정신료들에 게 건네준 뇌물액수와 명단이 상세히 적힌 치부책을 수중에 가지고 계신것이 옵니까? 윤임 (윤비를 보는)... 윤비 (미소) 희락당대감, 그것이 그리도 궁금 하십니까? 김안로 예. 마마. 신이 그 치부책을 가지고 있었 사온데 누군가가 치부책을 훔쳐간 후에 대신 법구경을 넣어두었사옵니다. 윤비 법구경이요? 김안로 신의 짐작이 맞는다면 윤승후관의 첩실인 난정이가 치부책을 훔쳐낸 연후에 중전 마마께 건네드린 듯 싶사온데 맞사옵니까 ? 윤비 희락당대감, 그 치부책이 내 수중에 있는 지 여부가 궁금하시면 이사람을 폐서인까 지 몰고가보세요. 혹시 압니까? 내 궁지 에 몰리면 치부책을 주상전하 앞에 꺼내 놓을지도 모르지요! 아니 그렇습니까? 김안로,윤임 (우롱당하는 기분)..음! 윤비 (싸늘한 미소로 보는)... S#29 중궁전 마당 윤임과 김안로, 중궁전에 나와 계단쪽으로 걸어 가다가 멈춰선다. 윤임 희락당대감, 중전마마께오서 참으로 그 치부책을 가지고 있으실까요? 김안로 (저으며) 그렇지는 않을것이옵니다! 치부책을 쥐고 있으셨다면 금부에서 문초 받는 오라비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치부책과 오라비의 목숨을 맞바꾸자는 거래를 청하셨을겝니다. 윤임 하긴 그렇겠지요. 김안로 (중궁전을 돌아보며) 중전께서 여걸은 여걸이시옵니다! 빈손으로 우리를 떠보려 하시다니요? 허허. 윤임 그러게 말이오이다, 허허! 김안로와 윤임, 웃으며 계단을 내려간다. S#30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연상위에 놓인 치부책을 보다가 움켜쥐는 얼굴위로 윤비(E) 내 이 치부책을 나와 오라비들의 목숨을 구명하는 방패가 아니라 너희 두놈을 찍어내는 창칼로 쓰려함이다! (고개를 들며) 오라버니, 고통스러우시더라도 참아내시어야 하옵니다! S#31 의금부 마당 윤원형, 주리틀림을 당하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옆 형틀에는 백치수가 묶인채 앉아있다. 윤원형 (고통에 짜내듯)..시,시생..이실직고 하겠사옵니다! 안당 (형졸들에게 손을 들어 멈추게 하고 윤원형 앞으로 급하게 다가오며) 네 이제야 바른말을 토설하겠느냐? 윤원형 ...예.... 안당 허면 말해보거라! 윤원형(E)(흐느낌이 터지는) 흐흑.. 중전마마.. 마마를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하는 이놈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흐흑.. S#32 중궁전 방 안 윤비의 당의와 가채가 방바닥 비단보자기 위에 다소곳하게 벗겨져있다. 윤비, 새하얀 소복으로 갈아입고 옷고름을 매만지고 있다.엄상궁과 오상궁, 울상이 되어 윤비를 본다. 윤비 엄상궁, 머리를 풀게. 엄상궁 중전마마, 정녕 이리 하시어야 하옵 니까? 윤비 모두 다 나와 내 가문이 살아남기 위해서일세. 엄상궁 (눈물 글썽) 예, 마마..(윤비의 머리 쪽으로 다가가 쪽을 진 비녀를 뽑는다) 윤비 (결연한)...! S#33 편전 방 안 중종, 충격받은 얼굴로 자순대비를 바라본다. 중종 예에? 중전을 폐서인 시키라니요?! 어마마마 대체 그 무슨 말씀이시 옵니까? 자순대비 (결연한) 주상, 중전은 새로 들이면 되지만 한번 무너진 왕실의 체통과 조정의 기강을 바로 세우려면 몇십년 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중종 하오나.. 자순대비 주상! 중전을 이대로 내버려 두면 장차 세자에게 어떤 위해를 가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주상, 용단을 내리 시어야 합니다! 중종 (갈등하는)...! S#34 동 방 밖 복도 정광필과 안당, 공초문을 들고 방문쪽으로 다가와 선다. 대전내관 (방쪽에다) 주상전하, 수천대감과 영모당대감 들었사옵니다. 중종 (방안에서) 드시라해라. 대전내관 예. (정광필과 안당에게) 드시지요. S#35 동 편전 방 안 중종과 자순대비가 앉아있는데 방문이 열리고 정광필과 안당이 들어선다. 정광필과 안당, 곡배를 올리고 앉는다. 정광필 전하, 죄인 윤원형이 역심을 품고 있음을 자복하였사옵니다! 중종 (충격) 뭐, 뭣이라?! 역심이요?! 자순대비 ...! 안당 죄인 윤원형은 세자저하를 폐세자한 연후에 장차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 오실 대군아기씨로 대통을 잇게 하 려는 역모가 있었음을 자복하였사 옵니다. 중종 (경악)...! S#36 편전 마당 윤비, 새하얀 소복에 단정하게(*산발아님) 머리를 풀고 합문을 들어온다. 윤비의 뒤를 엄상궁이 삿자리를 들고 따른다. 윤비, 편전 계단 앞에서 멈춰선다. 윤비 엄상궁, 자리를 깔게. 엄상궁 예, 마마.(바닥에 자리를 펼친다) 윤비 엄상궁, 이만 물러나게. 엄상궁 ...마마.. 윤비 어서 물러나래두. 엄상궁 예, 마마..(뒷걸음질로 멀리 물러 난다) 윤비, 삿자리위에 다소곳하게 앉는다. 윤비 (강녕전 현판을 보는)...! S#37 동 편전 방 안 중종과 자순대비, 정광필과 안당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중종 허어, 중전과 처남이 어찌 이럴 수가? 이럴수가?! 자순대비 주상, 이번 일은 대역죄로 다스리 셔야 합니다! 승후관형제는 참수를 하시고 중전은 폐서인시키셔야 합니다. 정광필 ... 안당 ... 자순대비 주상, 용단을 내리세요! 중종 (괴로운).. S#38 동 편전 방 밖 복도 김상궁 (방문쪽으로 급히 다가와 멈춰서며) 주상전하, 급히 아뢰올 말씀이 있사 옵니다. 중종(E) (방안에서) 무슨 일이냐? 김상궁 중전마마께오서 강녕전 앞에서 석고 대죄를 드리고 계시옵니다! S#39 동 편전 방 안 중종 (놀라) 뭐라? 중전께오서 석고대죄를 ?! 자순대비 ...! 정광필,안당 ...! S#40 동 편전 앞 마당 윤비, 삿자리 위에 앉아 석고대죄를 드리고 있는데 중종, 급하게 편전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와 윤비 앞에 선다. (*뒷편으로 자순대비가 나오는 것이 보인다) 중종 중전, 대체 어인 연유로 석고대죄를 드리는 것이오! 윤비 (중종을 보며) 전하, 바라옵컨대 신첩을 폐서인 시켜 사가로 내쳐주 시옵고 사약을 내려주시옵소서! 중종 주,중전! 윤비 (진지한 눈빛으로 중종을 보는).. S#41 어느 길 난정,쓰개치마를 쓰고 걸어오고 있는데 장대인(E)(뒷편에서) 멈추시오! 난정, 돌아보면 사인교위에 올라탄 갓과 도포의 장대인이 활짝웃는다. (*곽서방이 사인교를 따른다) 장대인 혹시나 했는데 윤승후관의 작은 안으서가 맞구려? 난정 장대인..참으로 오랜만이오! 장대인 예, 벌써 일년이 지났소이다. 난정, 누군가의 강렬한 시선을 느끼고 돌아본다. 능금, 명나라 사내 복색으로 난정을 강렬하게 노려보고 섰다. 난정, 능금을 마주 쏘아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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