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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천하 80


S#1 난정모 집 외경 (밤) 

하늘 위로 마른 번개가 내려친다. 
난정, 숨을 몰아쉬며 겁에 질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바닥에 주저앉는다. 
계속 내려치는 번개. 
난정, 간신히 툇마루쪽으로 움켜쥐고 
일어서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누군가 
난정을 부축한다. 
난정 (깜짝놀라 돌아보며) 누,누구요?! 
길상 (난정을 보며) 난정아. 무슨 
일이니? 
난정 ..기,길상아.. 
(E) (번개불빛에 연이은 천둥소리) 
난정 (경기를 일으키듯 놀라는)...! 
길상 들어가자. 
길상, 거의 넋이 나간듯한 난정을 부축하여 
방안으로 들어간다. 


S#2 밤하늘을 쪼개듯 대궐 전각들 위로 
번개가 친다 


S#3 편전 앞 마당(밤) 

윤비, 번개불빛에 미동도 않고 앉아있다. 
멀리서 있던 엄상궁과 오상궁, 어쩔줄 모르 
는 표정이다. 
윤비 ...! 


S#4 동 편전 방 안(밤) 

(*밖에서는 번개가 내려치고 있다) 
중종, 결연한 표정으로 앉아있고 
박승지, 당황한 표정으로 중종을 보고 섰다. 
정광필, 안당, 김전, 남곤, 이유청(*), 
홍경주가 충격으로 중종을 본다. 
김전 (떨리는) 전하 지금 중전마마를 
폐위시킨다고 말씀하시었사옵니까?! 
중종 과인은 이 자리에 계신 경들의 뜻에 
따라 중전을 폐위시킬 것이오! 
허니 승지는 과인의 명을 받들도록 
하라! 
일동 (중종의 안색을 살피는)...! 
중종 (심기가 불편한).. 
박승지 ..저,전하 하오면 무슨 죄로 중전 
마마를 폐위를 하신다고 쓰옵니까? 
중종 그대로 폐위를 한다고 쓰라! 
일동 (움찔 놀라 중종을 보는) 
정광필 전하, 사기란 백년 뒤까지 전하는 
것이옵니다. 막중한 국모를 폐위 
시키시온다면 죄상을 분명히 기록 
해야 하옵니다! 
중종 (버럭) 중전의 죄상은 경들이 더 
잘 알고 계시지 않소이까?! 
안당 전하, 대의명분을 들어 죄상을 밝혀 
주시옵소서! 
중종 (연상 쾅) 그대로 폐위를 한다고 
쓰라지 않았는가?! 
일동 (써늘해지는)..! 
중종 (박승지를 휙-보며) 신사(辛巳)년 
구월 경술일 중전 윤씨를 폐하여 
본제(本第)로 내보낸다, 이렇게 
쓰라! 
박승지 예, 분부대로 봉행하겠사옵니다. 
중종 윤지임 삼부자에 대해 죄를 묻는 
것은 중전이 폐서인되어 사가로 
나가면 처결토록 하겠소! 경들은 
과인의 처결에 어긋남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기탄없이 견해를 말씀 
하여주시오! 
홍경주 참으로 영명하오신 성단(聖斷) 
이시옵니다! 전하의 용단으로 종사 
가 반석위에 올라 섰사옵고 조정의 
기강이 바로 설 것이옵니다! 
김전 (홍경주를 힐끗보는).. 
남곤 (역시 못마땅하게 보는) 
홍경주 (영문 모르고)..? 
중종 과인이 곤하구려! 경들은 이만 물러 
가도록 하오! 
일동 예! (조아리고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E) (자괴감에 심기가 불편한 듯) 내 
어찌 조강지처를 폐서인 시키는 것을 
두 번이나 목도해야 하는가?! 과인이 
부덕한 소치(所致)인게야! 과인이! 
(연상을 쾅 내려친다) 


S#5 동 편전 마당(밤) 

윤비 (얼굴위로 번개불빛이 비추는)...! 


S#6 경빈 처소 마당(밤) 

김상궁, 급한 걸음으로 일각문 안으로 
들어온다. 
금이 (처소에서 나오다 김상궁을 보고 
조아리며) 큰방마마님, 오시옵 
니까? 
김상궁 어서 마마께 고하여라! 
금이 예. (처소안으로 들어가며) 경빈 
마마, 큰방상궁 들었사옵니다. 
김상궁 (심각한)... 


S#7 동 경빈 처소 방 안(밤) 

경빈, 경악한 표정으로 김상궁을 보고 
말한다. 
경빈 뭬, 뭬야?! 전하께오서 중전마마 
를 폐위시키라는 전교를 내리셨 
다?! 
김상궁 예, 마마! 
경빈 (버럭) 아니다! 전하께오서 그러실 
리가 없다! 중전께오서 그 오라비 
들과 폐세자를 모의했다는 확증도 
없거늘 어찌 전하께오서 폐서인 시 
키라는 전교를 내리셨을까?! 벼락 
치는 소리 때문에 김상궁이 잘못 
들은것일게야! 
김상궁 틀림없사옵니다. 전하께오서 의정부 
원임,시임 대감들이 있으신 자리에 
서 박승지에게 중전마마 폐위 전교를 
내리시었사옵니다. 
경빈 (분기로 부들부들 떨며) 이럴수가..! 
이럴수가..! 전하께오서 어찌 이러실 
수가 있단 말이냐?! 어찌 이러실수가! 
경빈, 연상을 와장창 뒤엎어 버린다. 


S#8 자순대비 방 안(밤) 

창빈, 자순대비 앞에서 읍소를 하고 있다. 
창빈 (눈물 줄줄) 지금 중전마마를 살려주 
실 분은 대비마마뿐이시옵니다! 마마, 
부디 중전마마를 폐위하신다는 전하의 
어의를 돌려주시옵소서! 
자순대비 주상께오서 용단을 내리신 일에 이 
늙은이가 어찌 가타부타 토를 달 수 
있겠소! 허니 이만 처소로 물러가세요. 
창빈 마마! 어찌 중전마마를 내치시려 하시는 
것이옵니까?! 흐흑... 
자순대비 물러가라지 않습니까?! 
창빈 대비마마께오서 중전마마를 구명해주시지 
않으시오면 신첩이 편전에 들어 주상전하 
께 직접 아뢰겠사옵니다. 
자순대비 창빈! 괜한 경거망동하지 마세요! 어찌 
지어미된 자가 주상의 어의를 꺽으려하시 
는겝니까?! 
창빈 하오나 중전마마께오서 죄상도 분명치 않 
게 억울하게 내쫓기시온다면 장차 내명부 
의 존립근거가 무너지는 일이옵니다!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자순대비 중전보다는 세자께오서 대통을 잇고 종사 
를 보존해 나가는 것이 더 중대한 일이란 
것을 어찌 모르시오?! 
창빈 마마, 흐흑.. 
자순대비 이 늙은이는 다음번 교태전 주인을 처녀 
간택으로 맞이하지는 않을 작정이오. 
창빈 (고개들고 눈물 범벅되어 보는)...! 
자순대비 주상의 후사를 생산하신 일품명부들 
중에서 새중전을 간택할 것이오. 내 
창빈의 후덕함과 반듯함을 주시하고 있음 
을 명심하세요. 이 늙은이의 말뜻을 아시 
겠습니까, 창빈?! 
창빈 ...!! 


S#9 희빈 처소 방 안(밤) 

홍경주와 희빈, 기분좋게 웃어댄다. 
홍경주 허허, 이 애비가 중전께오서 폐서인되실 
것이라 하지 않았사옵니까? 
희빈 예, 아버님 말씀은 팥으로 메주를 쓰신 
다하여도 믿을것이옵니다. 
홍경주 설마 이 애비가 그런 얼토당토 않은 
말씀을 드리겠사옵니까? 
희빈 허면 이사람이 교태전에 들어가는것도 
틀림없사옵니까? 
홍경주 암요! 지금처럼 대비마마의 눈에 꼭 들게 
만 하신다면 반드시 교태전의 새주인으로 
낙점을 받으실 것이라 확신하옵니다! 
희빈 (쌩끗)...! 


S#10 김안로 사랑채 방 안(밤) 

김안로, 김전 앞에서 웃음을 보인다. 
김안로 되었사옵니다, 되었사옵니다! 숙부님. 
이제 시생도 발을 쭉 뻗고 편히 잠들 수 
있게 되었사옵니다! 하하하! 
김전 헌데 중전의 폐위 전교를 명하시는 전하 
의 용안이 어두워 보이신게 마음에 걸리 
는구나. 
김안로 전하께오서 세분의 정비를 맞으시어 장경 
왕후께오선 산후발한으로 승하하셨고 
나머지 두분께오선 폐서인 당하시었으니 
전하의 심기가 어지러우실테지요. 
김전 그래, 그러실게다. 
김안로 허나 이 모두가 전하와 이나라 종사를 
위한 대의였사옵니다! 새로운 정비를 
맞으시면 전하께오서도 평안해 지실것이 
옵니다. 
김전 (끄덕이며) 허면 새중전은 일품명부들 
중에서 간택 하실 듯 싶구나. 
김안로 그리되어서는 아니되옵니다! 처녀간택을 
하시어야지요! 
김전 처녀 간택? 허면 또 파평 윤문에서 
말이냐? 
김안로 (결연한) 이번엔 우리 김씨문중에서 새 
중전을 밀어올려야지요! 


S#11 경빈 처소 방 안(밤) 

경빈, 남곤을 노려보며 말한다. 
경빈 좌상대감, 어찌 중전을 폐위시킨다는 
전하의 말씀을 듣고만 계시었습니까?! 
어찌요?! 
남곤 전하의 어의가 너무도 확고하시었사 
옵니다! 
경빈 허면 좌상대감께선 중전께오서 이대로 
찍혀져 나가는 것을 팔짱끼고 두고만 
보실겝니까?! 
남곤 마마! 중전마마께오선 어찌 이사람이 
보내드린 치부책을 꺼내시지 않는 것이 
옵니까?! 전하께오서 그 치부책을 보시 
오면 윤승후관 형제와 중전마마에 대한 
오해가 단박에 풀리실것이 아니옵니까?! 
경빈 (연상 쾅-) 이사람도 중전의 속내가 
무엇인지 참으로 답답할 뿐입니다! 


S#12 난정모 집 마당(밤) 

길상, 김이 모락모락 나는 더운 물대접을 목판 
에 받쳐들고 부엌에서 나와 방안으로 들어간다. 


S#13 동 난정모 방 안(밤) 

길상, 목판에 물대접을 받쳐들고 방안으로 
들어온다. 
난정,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오한으로 부들부들 
떨고 있다. 
길상 (난정앞에 앉으며) 일어나, 데운 
물이야. 
난정 (일어나 앉으며 떨리는) 길상아, 
내가 왜 이러지? 
길상 취기가 가신 연후에 오한이 든게지.. 
(물대접 건네며) 이걸 쭉 마시면 속이 
좀 풀릴게야. 
난정 (두손으로 물대접을 받쳐들고 벌컥 
마신다)... 
길상 어때, 속이 좀 풀리지? 
난정 (마시다 문득 불길한) 아니야! 내 
오한이 난 것이 아니라... 필시..필시 
중전마마의 신상에 무슨 변괴가 생긴 
게야! 변괴가..! 
길상 ...? 
난정 (어딘가를 휙-돌아보는).... 


S#14 편전 앞 마당(밤) 

윤비의 석고대죄 자리 양옆으로 엄상궁과 오상 
궁이 보필하듯 섰다.상궁나인들이 조족등을 
들고 불빛을 밝히고 있다. 
박승지, 윤비 앞에서 전교문을 펼쳐들고 
읽는다. 
박승지 (전교문을 펼쳐들고 읽는) 신사년 
구월 경술일 중전 윤씨를 폐하여 본제 
로 내보낸다! 
윤비 (기다렸다는 듯이 담담한)...! 
엄상궁,오상궁(경악하는) 예에?! 폐,폐하다니 
요?! 
박승지 날이 밝는대로 폐비 윤비는 출궁할 
채비를 하시오. 
윤비 전하께오서 이사람을 폐하신다는 말씀 
만 있고 죄상을 밝히시지는 않으시었 
소? 
박승지 (중전에 대한 예를 갖추며) 
그러하옵니다. 
윤비 허면 이사람의 아버님과 오라버니들은 
어찌 처결하실거라 하시오? 
박승지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마마께오서 사가 
로 나가신 연후에 처결하신다는 말씀 
이 계시었사옵니다. 
윤비 ...그러시겠지요..고맙소. 
박승지 (윤비에게 정중하게 조아리고는 돌아서 
간다) 
엄상궁 (윤비옆에 꿇어 앉으며) 중전마마, 이 
무슨 청천벽력이옵니까? 마마께오서 
폐위 당하시다니요?! 흑흑.. 
오상궁 (꿇어앉으며) 흑흑... 
윤비 엄상궁, 오상궁. 눈물을 보이지 말게. 
내 궐에 들어오기 전에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 뿐일세... 
엄,오상궁(소리 죽여 흐느끼는).. 마마.. 
흑흑.. 
윤비 부액하게. 내 전하의 어의를 분명히 
알았으니 교태전으로 돌아갈 것이야. 
엄상궁과 오상궁, 윤비를 부액하여 일으켜 
세운다. 
윤비, 마비된 다리에 서서히 피가 도는 듯 
고통스럽게 휘청거린다. 
윤비, 입술을 깨물며 가까스로 고통을 
참아낸다. 
엄상궁 마마, 쇠인에게 업히시옵소서. 쇠인 
이 업어 뫼시겠사옵니다. 
윤비 자네 마음은 고맙지만..내 발로 걸어 
서 교태전으로 들어가고 싶구먼!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 
히 발걸음을 떼어놓는데 
경빈, 급한 걸음으로 합문 안으로 들어와 윤비 
쪽으로 다가온다. 
그 뒤를 따르는 금이와 경빈처소 상궁나인들. 
경빈, 윤비 앞을 막아선다. 
경빈 (윤비를 노려보며) 중전! 어찌 이사람 
이 건네 준 치부책을 전하께 보여드리 
지 않는게요?! 대체 그 치부책을 드러 
내지 않는 중전의 저의가 무어냔 
말이오?! 
윤비 ... 
엄상궁 무엄하시옵니다. 감히 중전마마의 
존체를 가로막고 무례한 언사를 뱉으시 
다니요?! 
경빈 네 이년! 닥치거라! 전하의 폐위 전교 
를 받은 폐비에게 무슨 예를 갖추기를 
바란단 말이냐?! 
엄상궁 (할 말없는)... 
윤비 (경빈을 보는)... 
경빈 중전, 차라리 그 치부책을 내놓으시오! 
이사람이 그 치부책을 들고 편전에 들어 
전하께오서 중전에게 내린 폐위 전교를 
거두어주겠소! 
윤비 치부책이라니?! 내 듣도 보도 못한 치부 
책을 어찌 자네에게 넘겨줄 수 있겠는가 
?! 괜한 소란 떨지 말고 물러가거라. 
경빈 (일그러지며) 뭬요?! 중전, 참으로 폐서 
인 당한 연후에 부자탕을 드실 작정을 
하신게요?! 
윤비 암, 전하께오서 내리시는 사약이라면 내 
달게 마실것이야. 
경빈 뭬라?! 허면 중전이 사약을 마신 연후에 
이사람과 복성군을 어찌 하란 말이오?! 
윤비 내 이미 뜻을 정했으니 썩 비켜서거라! 
경빈 (씩씩대며 노려보며) 뭬야? 폐비된 자가 
어찌 일품명부에게 명을 내리는게야?! 
윤비 (경빈의 따귀를 찰싹 갈긴다) 
경빈 (맞고 살기띈 눈빛으로 휙-노려보는) 
...! 
윤비와 경빈의 눈빛이 마주치며 일촉즉발의 긴장 
감이 돈다.엄상궁, 오상궁, 금이와 둘러선 상궁 
나인들이 숨을 죽이고 보는데 
윤비 (쏘아보며) 경빈, 내 구월 경술일에 
폐위 전교를 받았느니! 아직 무신일이 
지나지 않았으니 아직은 네 웃전이 
틀림없음이다! 어서 비켜서거라! 
경빈 (윤비의 위엄에 시선을 거두며 
비켜선다) 
윤비 엄상궁, 가자. 
엄상궁 예. 마마!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의 부축으로 경빈을 
지나쳐 가는데 
경빈 (윤비의 뒷모습을 보며 절규하듯) 
중전마마! 이사람이 중전마마께 
김안로와 윤임이의 목을 도려내라는 
칼을 손에 쥐어드렸거늘 어찌 그 칼로 
자진하시려는겝니까?! 어찌해서요?! 
윤비 (대꾸않고 가는)... 
경빈 (씩씩대며 보다가) 내 이대로 중전을 
폐서인 시키지는 않을것이오! (편전쪽 
으로 발걸음을 한다) 
윤비 멈추게. 
엄,오상궁(멈춰서는).. 
윤비 (경빈을 돌아보는)...! 
경빈 (편전안으로 급하게 들어간다) 


S#15 편전 복도 (밤) 

경빈, 격앙된 표정으로 김상궁쪽으로 다가와 
멈춰선다. 
경빈 (대전내관에게) 고하여주시오. 
대전내관 전하께오선 누구도 들이지 말라는 
지엄한 명이 계시었사옵니다! 
경빈 고하여 달라 하였네!대전내관 무엄하게 
굴지 마시고 물러가시지요! 
경빈 (털썩 앉으며) 전하! 중전마마의 폐위 
전교를 거두어주시옵소서! 


S#16 동 편전 방 안(밤) 

중종,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가 방문쪽을 보고 
고함을 지른다. 
중종 경빈, 과인의 심기를 어지럽히지 말고 
물러가시오!(급하게 술한잔 마신다) 


S#17 동 방 밖 복도 (밤) 

대전내관과 김상궁, 당혹스럽게 경빈을 본다. 
경빈 (울음이 섞인) 전하, 중전마마께오서 
폐세자 모의를 꾀했다는 확증도 없이 
어찌 일국의 국모를 내치시려 하시는 
것이옵니까?! 전하, 이러실수는 
없사옵니다! 


S#18 동 편전 방 안(밤) 

중종, 분노를 삭이려는 듯 연거푸 술을 따라 
술잔을 비운다. 
경빈(E) (방밖에서) 전하-통촉하여주시옵소서! 


S#19 동 방 밖 복도(밤) 

경빈 세종대왕의 정비이셨던 소헌왕후께 
오서도 친부와 숙부가 국법에 반해 
죽임을 당하시었고 생모조차 관노비가 
되셨사오나 상왕이셨던 태종대왕께오서 
평민의 딸도 시집을 가면 연좌되지 
않는데 하물며 왕비를 어찌 폐출시킬 
수 있느냐고 보호해 주시지 않았사옵니 
까?! 전하, 어찌 선대의 전례를 본받지 
않으시는 것이옵니까?! 
중종 (방문을 벌컥 열고 나오며) 경빈, 지금 
과인을 가르치려드는겐가?! 
경빈 (간절하게 보며) 전하, 중전마마를 내치 
시겠다는 어의를 거두어주시옵소서! 
중종 김상궁! 
김상궁 (조아리며) 예, 전하! 
중종 경빈을 처소로 뫼시고 가라! 폐비가 
대궐을 나갈때까지 경빈이 처소에서 한 
발짝도 나와서는 아니될 것이다! 
김상궁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중종 (방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김상궁 (복도쪽을 보며) 경빈마마를 뫼시어라! 
대전상궁들(급히 다가와 경빈을 일으켜 세운후 
복도쪽으로 나간다) 
경빈 (끌려나가며) 전하! 전하! 


S#20 동 편전 방 안(밤) 

경빈(E) (방밖에서 점점 멀어지는) 전하- 
전하-- 
중종 (술상앞에 다가와 앉으며 급하게 한잔 
마시고는 방문쪽을 돌아본다)...! 


S#21 의금부 옥사 외경(밤) 

군졸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서있는 모습 위로 
윤지임(E)(신음소리) 어구구구... 
윤원로(E)아버님, 정신이 좀 드시옵니까? 


S#22 동 의금부 옥사 안(밤) 

옥살안쪽으로 윤원로, 누워있는 윤지임을 
간병하고 있다. 
윤원로 (윤지임을 보며) 소자가 조금 더 
늦게 거짓토설을 했으면 참으로 큰 
일 날뻔 하시었사옵니다. 
윤지임 이런 못난 놈..우리 삼부자 구차한 
목숨 건지자고 중전마마께 씻지 못 
할 대죄를 지었으니..어쩌냐? 
윤원형 (옆칸에서)...씻지 못할 대죄를 
지었다니요, 아버님? 
윤지임 ..아, 글쎄...원로 이놈이... 
윤원로 (말을 받으며) 이 형이 추관들이 
일러준대로 자복을 해줬다. 우리 
삼부자가 사랑방에 둘러앉아 폐세자 
모의를 한 것도 사실이고 중전마마 
께오서도 다 아시고 계신다고 말이다. 
윤원형 뭬,뭬요? 형님, 어쩌자고 중전마마를 
끌어들이셨단 말이오? 
윤원로 어차피 구명도생하면 다시 때를 노릴 
수 있음이 아니냐? 
윤원형 혀,형님..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어찌 
? 우리 삼부자 때문에 중전마마께오 
서 험한일이라도 당하시오면 어쩌시 
려구요?! 
윤원로 걱정마라, 전하께오서 설마 중전마마 
를 내치시기야 하시겠느냐?! 
윤원형 ...! 


S#23 중궁전 방 안(밤) 

윤비, 소복차림으로 앞에 놓인 연상 서랍에서 
치부책을 꺼낸다. 
윤비 (치부책을 뚫어져라 보는)...! 


S#24 김안로 사랑채 방 안(밤, 김안로의 꿈) 

김안로, 금침을 덮고 깊이 잠들어 있다. 
방문이 열리고 누군가 방안으로 살금살금 
들어온다.김안로의 잠든 얼굴위로 연상, 
장롱등을 뒤지는 소리가 들린다. 
김안로, 그 소리에 미간을 움찔거리다가 
눈을 뜬다. 
김안로 (인기척에 벌떡 일어서며) 
웬놈이냐?! 
난정 (손에 法句經 책을 든채 김안로를 
보고 쌩끗 웃는) 이사람, 치부책대신 
놓고 간 법구경을 되찾으러 왔소이다. 
김안로 뭐라?! 네 이년 정녕 물고가 나고 
싶은게냐?! 
난정 그 치부책은 벌써 중전마마께 전해 
올렸으니 조만간 주상전하께오서 
보시게 될 것이오. 호호호호! 
(웃으며 방문밖으로 나간다) 
김안로 네 이년! 게 섯지 못할까?! 
김안로, 일어서서 따라나가려고 해보지만 
마비가 됐는지 움직이지 않는다. 
김안로, 온힘을 다해 용을 써대는데서 


S#25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밤, 현실) 

김안로, 금침에 누워 잠들었다가 '악-' 고함 
을 지르며 몸을 벌떡 일으킨다. 
김안로, 땀에 젖은 얼굴로 숨을 몰아쉬다가 
문득 무엇이 떠오른 표정. 
김안로, 연상 서랍을 열고 法句經 책을 꺼내 
유심하게 본다. 
김안로 (눈동자를 굴리며 뭔가 생각하다가) 
황서방-황서방- 


S#26 윤임 사랑채 마당(밤) 

박서방의 인도를 받으며 김안로와 황서방이 
방쪽으로 걸어온다. 
박서방 (불꺼진 방문쪽을 보며) 대감마님! 
대감마님! 
윤임(E) (방안에서 잠에서 깬듯한).. 
무슨 일이냐? 
박서방 희락당대감께오서 급히 뵙기를 청하 
십니다요. 
윤임(E) (방안에서) 뭐라? 희락당 대감 
께오서?! 
박서방 예. 
윤임(E) (잠시후 촛불이 켜진 듯 방문이 
환해지며) 뫼시어라! 
박서방 예. (김안로에게) 드시지요. 
김안로 (방안으로 들어간다) 


S#27 동 윤임 사랑채 방 안(밤) 

윤임, 김안로를 의아하게 보며 말한다. 
윤임 이 야심한 밤에 대감께오서 내 
집엔 어인 발걸음이시오이까? 
김안로 아무래도 그 치부책 때문에 불길한 
예감이 들어 찾아왔사옵니다. 
윤임 불길한 예감이라니요? 
김안로 만에 하나 중전께오서 그 치부책을 
쥐고 계시오면 이제껏 쌓아올린 
아흔아홉칸 공든 탑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것이옵니다. 
윤임 허허, 대감께서 너무 과민하신게요! 
중전께서 그 치부책을 손에 넣으셨 
다면 어찌 폐서인을 당하면서까지 
손아귀에 움켜쥐시고 있으시겠 
소이까? 
김안로 그거야 그렇지만.. 
윤임 허허, 대감 괜한 걱정마시고 이왕 
발걸음을 하시었으니 이사람과 수담 
이나 나누십시다 그려. (바둑판쪽 
으로 간다) 
김안로 (뭔가 불길한)... 


S#28 대궐 전각들 위로 해가 떠오른다(아침) 


S#29 중궁전 외경 

군졸들, 중궁전 계단 주변을 지켜섰다. 


S#30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소복을 입은채 앞에 놓인 경대를 보며 
풀은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방바닥에 당의와 
치마, 저고리등이 곱게 개켜진채 놓여 있다. 
엄상궁(E)(방밖에서) 중전마마, 공주아기씨 
를 뫼셔왔사옵니다. 
윤비 오, 어서 들라. 
방문이 열리면 엄상궁, 앞장서고 유모, 
아기를 안고 방안으로 들어선다. 
윤비 (팔을 벌리며) 오, 어서 건네주시게. 
유모(*) 예. (아기를 윤비에게 건네준다) 
윤비 (아기를 안아들고 보며)..아가..이제 
에미와 생리사별이 되겠구나..(눈물 
을 글썽이며) 이 에민 네가 공주로 
태어난 것을 많이 원망했었단다..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아가..이 
못난 에미를 용서해다오...아가..흐흑 
.. 
엄상궁 (눈물을 글썽이는).. 
유모(*) (눈물을 찍어내는) 
윤비 (저고리 섶을 헤치며 젖을 물리는).. 
에미가 마지막으로 물리는 젖이니 
배불리 먹거라.. 


S#31 편전 방 안 

중종, 깊은 생각에 잠긴채 앉아있다. 
그 앞에 김전, 남곤, 홍경주, 안당, 정광필, 
이유청(*), 김제학과 판서급의 대신들이 침묵 
으로 앉아있다. 
중종 ... 
일동 ... 


S#32 경빈 처소 외경 

대전 별감들이 일각문과 처소 입구를 삼엄하게 
지켜섰다. 


S#33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뭔가 골똘하게 생각하는 초췌한 얼굴위로 
경빈(E) 중전께서 어찌 치부책을 꺼내시지 않는 
단 말이냐?! 대체 중전의 속내가 무엇 
이길래?! 무엇이길래?! 
(어딘가를 휙-돌아본다) 


S#34 중궁전 마당 

세자, 박상궁과 동궁전 내관과 상궁나인들 및 
호위별감등을 거느리고 합문안으로 들어서서 
계단쪽으로 간다. 
군졸들, 계단을 막아서는데 
군졸(*) 중궁전으로는 못드시옵니다! 
세자 (근엄하게) 물러서거라! 
군졸들 (당혹스럽게 서로의 눈치를 보는데) 
세자 물러서래두! 
군졸들 (어쩔수 없다는 듯 비켜선다) 
세자 (박상궁을 보며) 박상궁, 예서 
기다리거라. 
박상궁 예, 세자저하. 
세자, 혼자 계단을 올라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S#35 동 중궁전 복도 

세자, 방문쪽으로 다가온다. 
오상궁, 세자의 출현에 흠짓 놀라는데 
세자 어마마마께 고하여라. 
오상궁 예. (방문쪽에다) 중전마마, 세자 
저하 드셨사옵니다. 


S#36 동 중궁전 방 안 

윤비와 그 앞에 엄상궁 그리고 아기를 안은 
유모가 앉아있다. 
윤비 (방문쪽을 돌아보며) 세자가?.. 
(뭔가 생각하다가) 자네들은 물러 
가게. 
엄상궁,유모예.(일어선다) 
윤비 뫼시어라. 
오상궁(E)(방밖에서) 예. 
세자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와 
서며) 어마마마. 
윤비 세자, 이리 다가와 앉으세요. 
세자, 윤비쪽으로 다가와 앉는사이 엄상궁 
과 유모는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자애로운 미소) 세자께서 이 어미 
의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시고자 
오시었구려. 
세자 (눈물 글썽) 어마마마, 정녕 떠나 
시는 것이옵니까? 
윤비 세자, 누가 새중전이 되시든 이 
어밀 대하듯 하시어야 합니다. 
세자 어마마마..흐흑.. 
윤비 울지마세요, 세자. 장차 대통을 
이으실 분께오서 이만한 일에 눈물 
을 보이시면 아니되십니다. 
세자 (이를 악물고 눈물을 참는).. 
윤비 이 에미가 세자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마침 이 어미 
손으로 전하게 되니 다행입니다. 
(연상서랍에서 비단보에 쌓인 치부 
책을 꺼내 세자에게 건넨다) 받으 
세요. 
세자 (받으며) 어마마마, 이것이 무엇이 
옵니까? 
윤비 세자, 장성하시어 보위에 오르실때 
까지 간수 잘하세요. 이것을 지니 
고 계시면 조정의 누구도 감히 
세자를 위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세자 어머니, 가지 마시옵소서.. 
윤비 (세자를 품에 안아주며)..세자.. 
(눈물을 보인다) 


S#37 편전 외경 

심정, 급한 걸음으로 편전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위로 
대전내관(E)전하, 판의금부사 들었사옵니다. 


S#38 동 편전 방 안 

중종과 김전, 남곤, 홍경주, 안당, 정광필, 
이유청(*),김제학과 김안로를 비롯한 판서급 
의 대신들이 앉아있는데 방문이 열리고 심정 
이 방안으로 들어선다. 
심정 전하, 보교가 준비되었사옵니다. 
중종 (어금니를 깨물다가 결심한듯).. 
폐비를 사가로 내보내시오! 
심정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일동 ...! 
중종 경들도 물러가시오. 과인이 혼자 
있고 싶구려. 
일동 예.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김안로 (일어서서 나가려다가 중종의 표정 
을 살핀다).. 
중종 (착잡한)... 


S#39 중궁전 마당 

오상궁과 상궁나인들이 중궁전 입구에 
서있다. 
심정, 중궁전 합문을 들어서면 그 뒤로 금부 
도사의 지휘로 군졸들이 대오를 이루어 들어 
와 중궁전 마당 양 옆으로 도열해 선다. 
검은 보교가 합문안으로 들어와 도열해선 
군졸들 사이를 지나 멈춰선다.합문쪽에서 
금이가 얼굴을 내밀며 그 모습을 보다가 몸을 
돌려 어디론가 뛰어간다. 
심정, 중궁전 계단을 올라와 오상궁 앞에 
선다. 
심정 폐비를 뫼셔오게. 
오상궁 예.(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S#40 동 중궁전 복도 

오상궁, 방문 앞으로 다가와 서서 떨리는 
목소리로 고한다. 
오상궁 ..중전마마, 보교가 당도하였사 
옵니다.. 

S#41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소복차림에 머리를 곱게 푼 채 
미동도 없이 앉아있다. 
엄상궁, 그 앞에 서있다. 


S#42 동 방밖 복도 

오상궁 (울음섞인)..중전마마..보교가 
..흐흑.. 


S#43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무겁게 입을 떼는)..그래..갈 
사람은 가야겠지. 가세 엄상궁. 
(일어나서 방밖으로 나간다) 


S#44 동 중궁전 앞 마당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을 거느리고 중궁 
전에서 나온다. 
윤비 (도열한 군사들과 검은 보교를 
보고)...! 
심정 마마, 보교에 오르시지요. 
윤비 엄상궁, 자리를 깔게. 
내 전하께 예를 갖춘후에 떠날 
것이야. 
엄상궁 (조아리며) 예. 


S#45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금이를 보고 말한다. 
경빈 폐비를 사가로 뫼실 보교가 
중궁전 마당에 들었단 말이냐? 
금이 예. 헌데도 중전마마께오선 
편전으로 드시지 않으셨사옵니다. 
경빈 (일그러지는)...! 
경빈(E) 중전, 정녕 치부책은 깊이 깊이 
묻어두신 채 궐을 나가실 작정 
이시오?! 


S#46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눈을 감은채 손에 쥔 염주를 
굴리며 중얼거리고 있다. 
자순대비 ..나무관세음보살.. 


S#47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향이가 뭐라고 고하면 희희낙락한 
표정을 짓는다. 


S#48 창빈 처소 방 안 

창빈, 손가락에 낀 윤비의 옥가락지를 
만지며 눈물을 흘린다. 


S#49 의금부 옥사 안 

옥살안에서 윤원형, 윤지임, 윤원로 
삼부자가 축 쳐진채 널부러져 있다. 


S#50 빈청 안 

김전, 남곤, 홍경주, 안당, 정광필, 
이유청(*),김제학과 김안로를 비롯한 
판서급 대신들이 앉아있다. 
남곤, 이유청(*), 침울하고 홍경주, 
속으로 희희낙락한 표정을 짓고, 
정광필과 안당, 굳은 표정이고 
김전, 김제학은 담담하다. 
김안로(E)(각자 대신들의 표정를 살피며) 
폐비가 궐밖으로 나갈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음이야.. 
허어, 참으로 일각이 여삼추로다. 


S#51 편전 방 안 

중종, 초조한 표정으로 앉아있다가 방문쪽 
을 돌아보며 말한다. 
중종 김상궁, 아직도이더냐? 


S#52 동 편전 방 밖 

김상궁 예, 폐비가 주상전하께 예를 갖추 
고 계신다 하옵니다. 


S#53 편전 방 안 

중종 ...! 


S#54 중궁전 마당 

윤비, 삿자리 위에서 강녕전쪽을 향하여 
큰 절을 올린다. 
엄상궁, 오상궁과 상궁나인들이 고개를 숙인 
채 서있다. 
심정 예를 갖추시었으니 서두르시지요. 
윤비 (엄상궁을 비롯한 중궁전 상궁나인 
들을 보며) 잘들 있게. 
엄상궁 쇠인들은 중전마마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옵니다. 
윤비 ..고맙네. 
윤비, 계단을 내려가 보교 앞에 멈춰선다. 
윤비, 교태전 현판을 감회깊은 눈길로 
돌아본다. 
윤비, 보교위에 오른다. 
심정 떠나라! 
교꾼들, 보교를 들고 중궁전 합문 밖으로 
나간다.금부도사의 지휘로 군졸들이 보교를 
호위하듯 따른다. 오상궁을 비롯한 중궁전 
상궁나인들, 참던 울음이 터진다. 
엄상궁 눈물을 보이지 말거라! 
상궁나인들 (참는).. 
엄상궁 (떠나는 보교를 보며 깊숙하게 
숙이며) 쇠인은 중전마마께오서 
반드시 교태전으로 돌아오실 것이 
라 믿사옵니다. 


S#55 편전 방 안 

김상궁, 중종에게 고하고 있다. 
김상궁 폐비를 태운 보교가 교태전을 
떠나고 있다 하옵니다. 
중종 (회한 가득한) 보교가 떠난다.. 
대전내관(E)(방밖에서) 전하, 세자저하 
들었사옵니다. 
중종 ..들라해라. 
세자 (방문이 열리면 손에 비단보를 
들고 방안으로 들어와 큰절을 
올린다) 
중종 세자, 오늘만큼은 동궁전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당부했거늘 편전까지 
어인 연유로 들었느냐? 
세자 (눈물 글썽) 아바마마, 어마마마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물러가거라! 
세자 아바마마. 
중종 어허, 물러가래도! 
세자 (풀이 죽어 일어나는데) 
중종 (방바닥에 놓인 비단보를 보며) 
세자, 방바닥에 놓인 것이 무엇 
이냐? 
세자 어마마마께오서 소자에게 남기신 
정표이옵니다. 
중종 정표? 어디 이리 가져와보거라. 
세자 (비단보를 들고 중종에게 다가가 
두손으로 바친다) 
중종, 비단보를 풀어보면 치부책 
(*난정이가 바친) 이 나온다. 
중종, 대수롭지 않게 치부책장을 펼쳐 
보다가 움찔하여 자세하게 살핀다. 
중종 (경악과 분노) 이럴수가! 
이럴수가?! (연상을 쾅 내려친다) 
세자 (움찔 놀라 보는)..?! 


S#56 대궐 일각 

윤비를 태운 보교 행렬이 어디론가 대궐 
문쪽으로 가고 있다. 


S#57 동 흔들리는 보교 안 

윤비, 보교 속에서 생각에 잠긴채 앉아 
있다. 
윤비(E) 내 두 번다시 대궐 흙을 밟지 
못한다 하여도 여한은 없음이야 
.. 여한은..! 


S#58 대궐 중문 안 팎 

윤비를 태운 보교가 문을 나서려는데 
뒤편에서 박승지가 급하게 뛰어오며 외친다. 
박승지 (달려오며) 멈추어라! 보교를 
멈추라는 어명이시다! 
금부도사,손을 들어 보교행렬을 멈추게 한다. 
보교와 군졸들이 걸음을 멈춰선다. 
금부도사 (박승지에게 다가서며) 무슨 일이시 
옵니까, 승지영감? 
박승지 당장 보교를 돌려 마마를 강녕전으로 
들게 하시라는 어명이 계시었네! 
금부도사 예에? 어명이요? 틀림없사옵니까?! 


S#59 동 멈춰 선 보교 안 

윤비 ...! 


S#60 난정모 집 마당 

난정, 창백한 얼굴로 
방문을 나와 마당으로 내려선다. 
난정, 쏟아지는 가을 햇살에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S#61 청명한 하늘(INSERT) 


S#62 동 난정모 집 마당 

난정, 하늘을 올려다보며 환하게 미소 짓는 
밝은 얼굴에서 스톱모션. 

.여인천하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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