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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천하 90


S#1 중궁전 외경 

S#2 동 중궁전 방 안 

난정, 비장한 표정으로 윤비를 본다. 
윤비 난정아, 네가 실성을 한게냐?! 
뱃속에 든 오라버니의 핏줄을 
지우겠다니?! 
난정 중전마마, 이년 몇날동안 부처님 
앞에서 마음을 다잡고또 다잡았사 
옵니다. 하오나 그 방도 밖에는 
없사옵니다. 
윤비 그 입 다물라! 네 복중에서 자라고 
있는 핏덩이가 비록 네 배를 빌려 
세상에 나올지라도 내 오라버니와 
내 가문의 핏줄이란 것을 어찌 모 
르느냐?! 
난정 아옵니다, 이년 잘 아옵니다! 이년 
이 낳을 아이가 존귀하오신 중전마 
마 가문의 핏줄이란 것을 어찌 모르 
겠사옵니까? 
윤비 (추궁하듯) 헌데?! 
난정 하오나 중전마마께오서 고모님이 되 
시옵고, 서방님께오서 만인지상 일 
인지하의 정승반열에 오르신다 하여 
도, 이년 복중의 아기는 천하디 천한 
첩년의 자식일뿐이옵니다. 
윤비 뭐라, 첩년의 자식?! 
난정 중전마마, 첩년의 자식이 어찌 살아야 
하는지 아시옵니까?..낳아주신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고..아비와 형제들 
을 상전 모시듯 굽신거리면서 개, 돼 
지보다도 못한 천대와 멸시를 받으며 
평생 천덕꾸러기로 처참하게 살아가야 
하는게 첩년의 자식이옵니다.. 
윤비 ... 
난정 아들을 낳으면 평생 허리한번 못펴는 
종놈이 되거나..딸을 낳으면 관비나 기 
생이 되어 뭇사내들에게 희롱을 당하거 
나 아니면 또 남의 첩년노릇을 하면서 
대대로 천한 신분을 물려주는 게 첩년 
의 자식팔자이옵니다. 
윤비 ...! 
난정 이년 철이 들면서 세상 원망도 많이했사 
옵고 세상에 낳아준 어미 원망도 많이 
하였사옵니다..하오나 아무리 몸부림쳐 
보아도 세상이 정해놓은 신분의 족쇄에 
서 도망질 칠수는 없었사옵니다..그럴수 
록 더욱 참담해질 뿐이었사옵니다.. 
윤비 (글썽이며 보는)...! 
난정 마마, 이년은 뱃속에서 자라는 씨앗을 
세상에 내어 이런 천하디 천한 첩년의 
자식이라는 족쇄를 물려주느니 차라리 
세상에 나오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옵니다 
...아이도 저승에서 이 어미를 원망 많이 
하겠지요..(울먹울먹) 하오나 이 어미의 
찢어지는 마음을 안다면 백번 고맙다고.. 
천번 고맙다고 할 것이옵니다.흐흑.. 
윤비 (눈물이 흐르는)..난정아..네 참으로 가슴 
속에 맺힌 것이 참으로 많구나.. 
난정 ..중전마마..흐흑.. 
윤비 (난정에게 다가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 
주며)..네 말이 내 심금을 울리는구나. 
(어깨를 토닥여주며) 그래 네 속이 풀릴때 
까지 실컷 울거라.. 
난정 (고개를 묻고 통곡하는) 마마, 흐흑흑- 


S#3 갖바치 집 마당 

임백령, 갖바치를 놀란 표정으로 바라본다. 
방백인, 안절부절하여 보고 윤원형, 멀뚱멀뚱 갖바 
치와 임백령의 표정을 번갈아 본다.(*임서 
방도 추이를 힐끔 살핀다) 
임백령 ..갖바치 선생, 지금 뭐라 하시었사옵니까? 
갖바치 네 몇날동안 기생년 치마폭에 휩싸여 지내 
더니 귀까지 막힌것이더냐?! 당장 무릎을 
꿇으라 했느니! 
임백령 (노려보는)... 
방백인 (갖바치에게 다가오며) 형님! 왜 이러시오? 
윤원형 선생, 저 선비분께서 명색이 양반이신 듯 
싶은데 말씀을 너무 심하게 하시는게 아니 
오이까? 
갖바치 (임백령을 보며)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있느 
니! 네놈이 나를 스승으로 모신다고 했으면 
내 네놈의 아비이자 임금이거늘 어찌 내 명 
을 듣지 않는 것이냐?! 
임백령 (분기를 참듯이 부들부들 떨리는)...! 
윤원형 (꼭 자신한테 하는 말인듯)..험,험.. 
갖바치 못난 놈! 네 당장 짐을 싸 시골로 내려가거 
라! 세치 혓바닥만 놀린다고 이 나라 조정이 
쇄신되고 세상을 개혁되기를 바랬더냐?! 
임백령 (어금니를 무는).. 
윤원형 (공손하게) 선생, 그만 하시고 들어가시지요 
.. 
갖바치 예, 나으리. (방쪽으로 몸을 돌려 걸음을 옮 
기는데) 
임백령 (땅바닥에 무릎을 풀썩 꿇는다)...! 
방백인 아,아니 나으리...! 
윤원형 (돌아 보며) 아,아니 저 선비가? 
갖바치 (돌아보지도 않은채) 음! (방안으로 들어가며) 
나으리 어서 드시지요. 
윤원형 예, 그러십시다..(임백령을 힐끔 보면서 방안 
으로 들어간다) 
임백령 (굳건한 표정)...! 


S#4 중궁전 방 안 

난정, 실컷 울고난 후의 표정으로 윤비 앞에 앉아있다. 
윤비, 자애롭게 난정을 본다. 
윤비 난정아, 이제 속이 좀 개운해 졌느냐? 
난정 이년 중전마마 앞에서 통곡을 하오니 가슴에 
맺혔던 한이 봄눈 녹듯 풀리는 듯도 싶사옵 
니다.. 
윤비 내 네 말을 들으니 첩실의 딸로 태어나서 
자라온 네 한을 알듯도 싶구나..네 총기와 
재색까지 갖춰으니 오죽했을까? 
난정 ..황감하옵니다.. 
윤비 허나 무슨 연유가 되었던 아이를 지워서는 
아니될 것이다. 
난정 (보는)..예에? 
윤비 난정아! 이것은 너의 주인인 내 명이니라! 
난정 ..마마..! 
윤비 네 소생이 비록 어미의 신분을 따라 천출로 
태어나고 천출로 자랄것이다만 그 아이는 분 
명 내 오라비의 핏줄이자 내 핏줄임이 분명 
하다. 내 그 아이를 천덕꾸러기로 만들지 않 
을 것을 약조하마. 
난정 마마, 그럴수는 없사옵니다. 
윤비 (엄하게) 난정아, 네 주인의 명을 거역하겠 
다는 것이냐?! 
난정 (간절하게 보며) 중전마마, 이년 중전마마께 
오서 죽으라 명하시오면 언제든 이 한 목숨 
버릴 것이오나 이번 뱃속에 있는 아이 일만 
큼은 중전마마의 명에 따를수가 없사옵니다. 
윤비 뭐라?! 명에 따를수가 없어?! 
난정 마마,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일어서서 조 
아리고 방문쪽으로 가는데) 
윤비 난정아, 네 정녕 내게 등을 돌리겠다는 말 
이냐?! 
난정 (멈칫 서서 돌아보며) 중전마마, 이년의 
마음을 깊이 깊이 헤아려주시옵소서! (휙- 
돌아서서 방문 밖으로 나간다) 
윤비(E) (뭔가를 생각하는 얼굴위로) 첩의 딸로 태 
어난 것이 그리도 참담한 천형(天刑) 이었 
단 말인가?..아니돼, 내 가문의 핏줄인 것 
을 그리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느니! 
윤비 (방문쪽을 보며) 엄상궁, 들게! 
엄상궁(E) (방문밖에서) 예. 
엄상궁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서며) 찾아계시옵니 
까? 
윤비 당장 내 사가에 기별을 넣어 작은 오라버니 
를 드시라 하게. 
엄상궁 예.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결연한) 아니되느니..내 그리하도록 내버 
려둘 수는 없음이야! 

S#5 대궐 일각 

난정, 참담한 표정으로 급하게 걸어오는데 
금이, 반대편에서 오다가 난정을 보고 쪼르르 달려 
온다. 
금이 난정아, 네 당분간 입궐치 못한다고 들었 
는데 또 어찌 입궐한게냐?! 
난정 비켜 서. 
금이 뭐어? 
난정 (그대로 금이의 뺨을 후려쳐버린다) 
금이 (뺨을 잡고) 이,이게..! 
난정 (살기어린 눈빛으로 무섭게 쏘아보는) 
비켜서라고 했지! 
금이 (그 눈빛에 움찔 몸을 움츠리며 길을 비켜 
주는).. 
난정 (금이를 지나쳐 가버린다) 
금이 (뺨을 움켜쥔채 난정의 뒷모습을 보며) 
... 


S#6 갖바치 방 안 

윤원형과 갖바치, 찻잔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갖바치 하오면 나으리께오서 과거공부를 하시는데 
이놈보고 독선생이 되어달라는 말씀이시옵 
니까? 
윤원형 그렇소, 방구석에 틀어박혀 혼자 공자왈 
맹자왈 외우하자니 하품만 나오니 어쩌겠 
소? 서당에서 하듯 함께 공부를 해야 열의 
도 생기는 것인데 내 형님께오서는 공부와 
는 담을 쌓으신 분이니 답답하여 선생을 
찾아온것이외다. 
갖바치 음!..한번 생각을 해보지요. 
윤원형 꼭 좀 그리하여 주시구려. 헌데 밖에 무릎 
을 꿇은 선비는 누구요? 
갖바치 ... 


S#7 동 갖바치 마당 

임백령, 굳은 표정으로 무릎을 꿇은채 앉아있다. 
방백인과 임서방, 툇마루에 앉아 임백령을 힐끔거리 
고 있는데.당골네, 오만가지 인상으로 갸웃거리며 
대문 안으로 들어온다. 
(*당골네, 손에는 난정이가 준 패물함과 비단을 
들었다) 
방백인 (당골네를 보고 다가오며) 저,저 여편네. 
어딜갔다 이제 오는게야? 
당골네 저, 그,그게 말이오..?(임백령을 보고) 
아,아니 임선비께오선 어찌 맨땅에 꿇어 
앉아 있으신게요? 
방백인 (당골네 손에 든 패물과 비단을 보며) 
임자, 손에 든건 다뭐여? 
당골네 (뒤로 감추며) 아,아무것도 아니오! 
방백인 (강제로 패물함과 비단을빼앗아 보며) 
아니?! 이 여편네, 증말 나 몰래 들병이 
노릇이라도 하는거여?! 
당골네 그,그게 아니라.. 
방백인 (추궁하듯) 아니면 이건 다 어서 난거여? 
당골네 (난감한 표정짓다가)..실은..뉘게도 말하] 
면 아니되오? (방백인 귀에다 소곤거리는) 
.. 
방백인 (듣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 떨어지며) 뭐라 
? 회임?! 
당골네 (방백인 입을 틀어막으며) 아유, 누가 
듣겠소. 
윤원형과 갖바치, 방문을 열고 나온다. 
당골네 (놀라) 윤승후관 나으리, 오셨습니까요? 
윤원형 회임이라니? 자네가 회임을 했단 말인가? 
방백인 이 여편네가 아니라, 난정이가..아니 윤승 
후관 나으리 작은안으서께오서 회임을 하 
시었답니다! 
윤원형 (휘둥그레지며) 뭐,뭐라? 난정이가 회임을 
?! (당골네를 보며) 아니 그게 참말인가? 
당골네 (어쩔수 없다는 듯) 예, 나으리... 
윤원형 회임! 하하하하! 그래 난정이는 지금 어디 
있는가?! 
당골네 암자에서 내려와 집에 있습지요.. 
윤원형 그래?! (갖바치를 보며) 선생, 이사람 허 
면 이만 가보겠소이다. (임백령을 보며) 
임선비, 나중에 또 보십시다. 
임백령 ... 
윤원형 가세 임서방.(급하게 대문 밖으로 나간다) 
임서방 예.(윤원형 뒤를 따른다) 
갖바치 아주머니, 난정이가 회임을 한게 틀림없소? 
당골네 (난감한 듯) 난정이가 뉘게도 발설치 말라 
고 했는데.. 
갖바치 (하늘을 보며) 음! 


S#8 어느 길 

윤원형, 임서방을 거느리고 어디론가 급하게 가다가 
멈춰선다. 
윤원형 (돌아보며) 처남! 처남! 자네 누이가 내 
핏줄을 잉태를 했다네! 하하하! (웃다가 
다시 몸을 돌려 어디론가 간다) 
길상(E) (몸을 드러내는 놀란 표정위로) 뭐, 뭐라?! 
잉태?! (얼굴위로 떠오르는) 
(INTER CUT) (87회 엔딩씬에서 괴롭게 헛구역질을 
하던 난정의 모습) 
길상 ...! 
길상, 몸을 숨기고 있던 벽을 주먹으로 쾅-친다. 


S#9 편전 방 안 

중종,송사련의 장부책을 뒤적거리며 보다가 손바닥 
으로 책을 탁-내려친다. 
중종 (분노에 이글거리는) 허어, 영모당대감이 
어찌 과인을 이리도 철저히 기망할 수가 
있단 말인가? 어찌?! 
대전내관(E) 전하, 박승지 들었사옵니다. 
중종 들라! 
박승지 (방문이 열리면 상소문형식의 두루마리를 
들고 들어와 조아린다) 
중종 반역의 무리를 잡아들이는 일은 어찌 되 
었는가? 
박승지 역모에 연루된 자들의 행적을 추적하여 
금부로 잡아들이고 있사옵니다. 
중종 음! (박승지가 받쳐든 두루마리를 보며) 
박승지 손에 든 것은 무엇인가? 
박승지 사간원 정언 박희량이 안처겸의 역모를 
고변하는 상소이옵니다. 
중종 뭐라?! (손을 내밀며) 이리 달라. 
박승지 (상소를 두손으로 바치면) 
중종 (상소를 휙-펴들고 읽다가 일그러지며 
연상을 쾅-내려치며)반역의 수괴인 안당과 
안처겸 부자부터 속히 잡아들이도록 하라! 


S#10 몽타쥬 

1)어느 사랑채 마당 
-금부군사들이 방안에서 의관정제도 안된 선비를 
끌고 나온다. 
2)어느 길 
-선비들이 금부군사에게 오라를 지어 끌려가고있다. 
행인들이 몰려서서 구경하고 섰다. 


S#11 의금부 옥사 마당 

금부도사, 옥사앞에 서있는데 
안처겸, 선비1, 선비2 (*주막에서 함께 술을 마시 
던)가 군사들에게 끌려온다. 
안처겸 우리가 대체 무슨죄를 지었다고 다짜고짜 
금부로 잡아온단 말이냐?! 
금부도사 (안처겸을 지휘봉으로 퍽-치며) 역모를 
꾀한 역도의 무리가 무슨 할 말이 있는 
게냐?! 
안처겸 (놀라) 뭐라? 역모?! 
금부도사 (군졸들에게) 끌고 가라! 
군졸들 예. (안처겸과 선비1,2를 옥사안으로 거 
칠게 끌고 간다) 
박희량 (한편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야릇한 미소로 
보다가 어디론가 간다) 


S#12 빈청 안 

김전, 남곤, 홍경주, 심정, 김안로, 김제학등이 
모여 앉아 호탕하게 웃어댄다. 
김안로 아주 잘되었사옵니다. 안당의 결찌인 송사 
련이 안당부자와 역모를 꾀한자들의 명단 
까지 전하께 바쳤사오니 일은 성사된 것이 
나 진배없사옵니다. 
홍경주 암요, 게다가 박정언의 상소도 시기가 아주 
적절했소이다. 
남곤 예, 이제 안당과 주초의 잔당들은 이 나라 
에서 씨가 마를것이오이다! 
김전 음! 이사람은 어째 마음 한구석이 허하구려. 
심정 영상대감께오서 이제 물러나실 때가 되신 듯 
싶사옵니다. 
김제학 화천군대감, 그 무슨 말씀이오이까? 영상대 
감을 물러나라니요?! 
심정 이사람 말뜻은 영상께오서 공이 크시었으니 
이제 편히 쉬시는게 좋을 듯 싶다는 말씀을 
드린것이외다. 
김제학 그 말씀이 그 뜻이 아니오이까?! 
김전 (손을 들어 말리며) 이 늙은이 때문에 언성 
을 높이실 까닭이 없소이다..(섭섭한 듯) 
물러갈 사람은 물러가야겠지요. 음!(일어서 
서 빈청 밖으로 나간다) 
김제학 (심정을 노려보다가 김전을 따라 나간다) 
남곤 (김안로에게) 이사람과 하신 약조를 잊으시 
어서는 아니될 것이오이다. 어험. (심정에게 
눈짓하며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심정 (헛기침을 하며 남곤을 따라나간다) 
홍경주 희락당대감, 좌의정과 무슨 약조라도 하시었 
소이까? 
김안로 아, 아무것도 아니옵니다. 
김안로(E) 암, 내 영의정자리를 내어줄 것이야. 세자 
저하께오서 무사히 보위에 오르실때까지는 내 
뭐든 내어줄 것이다. 허나 세자저하께오서 보 
위에 오르시는 날 네 놈들은..네 놈들은.. 
하하하하! 


S#13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환한 얼굴로 남곤과 심정과 찻잔을 나누고 있다. 
경빈 이번 일에는 두분 대감께오서 공이 아주 크시 
었습니다! 
남곤 공신들끼리 뭉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는 듯 
하옵니다. 
경빈 대감, 안당을 찍어낸 연후엔 김안로와 윤임이 
를 찍어내야 한다는 것을 잊으시어서는 아니 
되십니다! 
남곤 예, 명심하고 있사옵니다. 
심정 하온데 세자저하의 장자방이라고 일컬어지는 
김안로가 걸려들까요? 
경빈 제 아무리 장자방이라도 돈줄이 끊어졌는데 
빈손으로 어찌 정치를 하겠습니까? 반드시 
제발로 걸어와 덫에 치이게 될겝니다. 두고 
보세요.. 호호. 


S#14 장대인 사랑채 마당 

곽서방, 앞장서고 그 뒤로 백치수, 쩔뚝이며 사랑채 
방쪽으로 걸어온다. 
곽서방 어르신, 백도주가 뵙기를 청하옵니다요. 


S#15 동 장대인 사랑채 방 안 

장대인, 장부와 물목 (*능금이가 가져다 준)을 살펴 
보다가 흠짓 멈춘다. 
장대인 (미소로 혼잣말)..드디어 찾아오셨구먼.. 
(장부책을 덮으며) 들이게! 


S#16 동 장대인 사랑채 마당 

곽서방 예. (백치수를 보며) 들어가보시오. 
백치수 고맙네.(힘겹게 마루로 올라 방안으로 
들어간다) 


S#17 동 장대인 사랑채 방 안 

백치수,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장대인 백도주, 금부옥사에서 나오신 것을 
감축드리오이다.(의자를 권하며) 자, 이리 
앉으시오. 
백치수 고맙네. (의자에 앉는다) 
장대인 차를 하시겠소, 술로 하시겠소? 
백치수 술을 한잔 주게. 
장대인 (술잔을 챙겨주고 술병을 꺼내 한잔 따르 
며) 자, 드시구려. 
백치수 (단숨에 들이킨다).. 
장대인 백도주, 얼굴이 많이 상했구려. 
백치수 나를 구명해주는데 장대인이 힘을 많이 
썼다고 알고있네. 
장대인 (미소) 약조를 지킨 것 뿐이외다.. 
백치수 이보게 장대인, 내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 
장대인 부탁이요? 
백치수 내게 남소문 객주를 돌려주시게..내 평생 
을 바쳐 일군 터전일세..제발 객주만은 
돌려주시게..(장대인 앞에 무릎을 꿇으며) 
내 이렇게 빌겠네. 제발. 제발..부탁하네 
..크흐흐.. 
장대인 허, 차마 눈뜨고는 못보겠구려. 객주행수 
들을 호령하던 천하의 백도주가 어찌 무릎 
을 꿇고 눈물을 보이신단 말이오?! 꼴도 
보기 싫으니 당장 물러가시오! 
백치수 ..장대인.. 
장대인 어허, 물러가라지 않소! 
백치수 (눈물을 닦으며 일어서는)..알았네..오늘 
은 이만 물러가겠네..다음에 다시 들르겠 
네..(절뚝이며 방밖으로 나간다) 
장대인 (술잔을 들며 야릇한 미소)..백도주..안 
되었지만 당신이 김안로를 잡는 미끼가 
되어주어야겠소이다. 아주 먹음직한 미끼 
가 말이오..(술을 단숨에 털어 넣는다) 


S#18 난정모 집 방 안 

텅 빈 방안. 
윤원형(E)(방밖에서) 부인! 나요! 부인! 
윤원형 (방문을 벌컥 열면서 방안을 둘러보며) 
아니, 홀몸도 아닌 사람이 어딜 간겐가? 
(방문을 닫는다) 


S#19 동 난정모 마당 

윤원형, 방쪽에서 나와 임서방이 서있는 마당으로 
내려선다. 
윤원형 아니지, 내 예서 기다릴게 아니라 이 기 
쁜 소식을 중전마마께 먼저 전해드리는것이 마땅 
한 도리일게야! (급하게 대문 밖으로 나간다) 


S#20 어느 강 가(*혹은 개울가) 

난정, 처연한 표정으로 강물을 보며 앉아있다. 
난정의 얼굴위로 떠오르는 어린 시절의 후레쉬백 
.. 

S#21 후레쉬 백(어린시절의) 

1.김씨(*정윤겸 본처)에게 따귀를 맞던 어린 
난정. 
2.어린 정렴과 옥련에게 짓밟히던 어린 난정. 
3.옥련, 난정의 명심보감을 빼앗아 아궁이 
불길속으로 던져버리던 
4.난정, 난정모에게 대들다가 따귀를 맞던 
등등.. 


S#22 동 어느 강 가 

난정, 어느새 눈물이 흘러내린다. 
난정, 표독스러운 표정이 되어 아랫배를 내려다 
보다가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뛰듯이 간다. 


S#23 중궁전 마당 

윤원형, 얼굴가득 함박 웃음을 지으며 중궁전 
계단을 오르는 얼굴위로 
엄상궁(E)중전마마, 윤승후관 드셨사옵니다. 


S#24 중궁전 방 안 

윤원형, 환한 얼굴로 굳은 표정의 윤비와 마주 
앉았다. 
윤원형 중전마마, 이제 시생도 아비 소리를 
듣게 되었사옵니다.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듯 웃음이 새어나오는) 난정이가, 
난정이가, 시생의 핏줄을 잉태하였다고 
하옵니다. 
윤비 이사람도 난정이에게 들어 알고 있습 
니다. 
윤원형 예에? 난정이가 벌써 중궁전에 들었다 
나갔사옵니까? 
윤비 그렇습니다. 
윤원형 (갸웃) 허, 헌데 난정이가 어찌 아비가 
될 나한테는 기쁜 소식을 전하지 아니 
하였누? 
윤비 난정이가 뱃속에 든 아이를 지울 작심을 
하고 있습니다. 
윤원형 (놀라) 예에? 배, 뱃속에 든 아이를 
지우다니요?! 
윤비 난정이가 천출로 태어난 한을 대물림하 
고 싶지 않은게지요. 
윤원형 아,아니되옵니다! 그럴수는 없사옵니다! 
윤비 예, 그리해서는 결코 아니됩니다! 누구도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의 핏줄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윤원형 (결코) 허어, 난정이가 어찌..어찌..?! 
윤비 만에 하나 난정이가 내 명을 어기고 뱃속 
에 든 아이한테 모진 짓거리를 한다면 이 
사람, 난정이를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윤원형 (보는)...! 
윤비 허니 오라버니께오서 난정이의 마음을 돌 
려놓으세요! 반드시 돌려놓으시어야 합니 
다! 
윤원형 (결연한) 예, 시생 반드시 그리할것이옵 
니다! 


S#25 남곤 사랑채 외경 


S#26 동 남곤 사랑채 방 안 

남곤과 심정 앞에 박희량이 앉아있다. 
남곤 (박희량을 보며) 이번 일이 성사되는데는 
자네의 공이 컸네. 아니 그렇소이까, 
화천군? 
심정 암요, 박정언의 상소가 타는 불에 기름을 
부은격이 되었지요. 경빈마마께오서도 
박정언의 공을 크게 치하하시었다네. 
박희량 하오면 시생 홍문관으로 자리를 옮겨주시 
는 것이옵니까? 
남곤 암,암! 약조를 했으니 내 당연히 힘을 쓸 
것이야. 
박희량 (흡족한)... 
남곤 (심정에게 눈짓하면) 
심정 (알아듣고) 박정언은 희락당대감과 판부사 
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가? 
박희량 (굳으며) 시생,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분 
들에 대해서는 입에 담고 싶지 않사옵니다. 
남곤 그래? 허면 자네가 희락당대감과 판부사 
대감을 도모하는데 앞장서주겠나? 
박희량 예에? 
심정 그리만 해주면 자네에게 당상관자리가 돌아 
갈걸세! 
박희량 ...! 


S#27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과 김안로, 호탕하게 웃어댄다. 
윤임처, 환한 얼굴로 윤임과 김안로 앞에 놓인 찻잔 
에 차를 따른다. 
윤임 참으로 잘되었소이다! 하하, 이사람은 행여 
일이 잘못될까하여 안사람을 시골 처가로 
내려보내려고까지 했소이다. 
김안로 이제 겨우 안당이라는 고개를 넘었을 뿐이 
옵니다. 다음번에는 중전마마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옵니다. 
윤임 중전이라..! 
김안로 근자에 중전께오서 일품명부 세분에게 대군 
이 아닌 공주 생산을 위한 불공을 부탁하시 
었다 하옵니다. 
윤임 공주 생산을 위한 불공이요? 허어, 참 알다 
가도 모를 일이구려? 
윤임처 그럴리가요? 소첩, 봉은사에서 질부께서 
중궁전의 명을 받고 대군생산을 위한 불공을 
드리는 것을 보았사옵니다. 
윤임 그게 참말이오? 
윤임처 예. 틀림없사옵니다. 
윤임 허, 어찌 중전께서 이리도 표리부동하시단 
말인가?! 
김안로 중전께오서 무슨 다른 속내를 품고 계신 것 
이 틀림없사옵니다. 
윤임 분명 그럴테지요. 
김안로 우선은 판부사대감 내외분께오서 동궁전에 
드시어 세자저하께 중전마마에 대해 경계하 
시라 일러드리시는게 좋을 듯 싶사옵니다. 
윤임 (끄덕끄덕)..예, 그리하지요. (윤임처를 
보며) 부인, 세자저하께오서 떡을 좋아하신 
다니 떡을 좀 하시구려. 함께 입궐하십시다. 
윤임처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S#28 갖바치 마당 

당골네, 작은방문을 열고 빼꼼 얼굴을 내밀고 임백령 
을 본다. 
임백령,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꿇어 앉아있는 
얼굴위로. 
방백인(E) 형님, 이제 그만 노여움을 푸시구려. 


S#29 동 갖바치 방 안 

방백인, 눈을 감고 정좌세를 하고 앉은 갖바치에게 
말한다. 
방백인 명색이 양반이신 임선비를 언제까지 맨땅바 
닥에 꿇려두실거요? 
갖바치 (눈을 감은)... 
방백인 형님! 
갖바치 (눈을 뜨며) 임선비를 들어오시라 이르게. 
방백인 (희색이 돌며) 예. 그리합지요.(벌떡 일어 
나 방밖으로 나간다) 
갖바치 ...음! 


S#30 동 갖바치 마당 

방백인, 임백령쪽으로 다가온다. 
방백인 나으리, 우리 형님께서 들어오시랍니다요. 
임백령 (일어나려다가 다리가 마비되었는지 비틀거 
리며 안간힘을 쓴다) 
방백인 나으리, 소인에게 기대시지요. 
임백령 (이를 악물고 일어서며) 아니오, 내 발로 
가겠소.(간신히 발걸음을 떼어놓으며 방쪽 
으로 간다) 
방백인 (임백령의 뒷모습을 안쓰럽게 보며) 
쯧쯧.. 
당골네 (아랫방문을 배꼼 열고 내다보다가 방백인 
과 시선이 마주치면 화들짝 놀라 숨듯이 
방문을 쾅-닫는다) 
방백인 저 여편네가?! (뭔가 갸웃하다가 아랫방쪽 
으로 가며) 임자 나 좀 보아! 


S#31 동 갖바치 방 안 

갖바치 앞에 임백령이 서있다. 
갖바치 앞에는 어느새 목침과 회초리가 놓여있다. 
갖바치 종아리를 걷고 목침위로 올라서시게. 
임백령 (갖바치를 보다가 종아리를 걷어올리고 
목침위로 올라선다)... 
갖바치 (회초리를 들고 임백령의 종아리를 사정 
없이 찰싹-내려친다) 
임백령 (어금니를 꽉 물고 참아낸다)...! 
갖바치 (계속 회초리를 찰싹-찰싹-내려친다) 
임백령 (고통을 참아내는 모습에서) 


S#32 대궐 일각 

윤임과 윤임처, 어디론가 가고 있다. 
윤임처 손에는 보자기가 덮힌 떡목판이 들려있다. 


S#33 동궁전 복도 

윤임과 떡 목판을 든 윤임처가 방문쪽으로 걸어와 
선다. 박상궁과 동궁전내관이 서있다가 조아린다. 
윤임 세자저하께 고하여주게. 
박상궁 예. (방문쪽에다) 세자저하, 판부사대감 
과 정부인 들었사옵니다. 


S#34 동 동궁전 방 안 

세자, 책을 읽고 있다가 방문쪽을 돌아본다. 
세자 드시라해라. 

S#35 동 동궁전 복도 

박상궁 예. (윤임과 윤임처에게) 드시지요. 
윤임,윤임처 (방문쪽으로 들어선다) 


S#36 동 동궁전 방 안 

윤임과 윤임처, 방안으로 들어선다. 
그 뒤로 박상궁이 따라들어와 윗목에 선다. 
윤임과 윤임처, 세자에게 큰 절을 올리고 선다. 
세자 어서들 오세요. 이리 내려와 앉으세요. 
윤임,윤임처 (세자앞에 다가와 앉는다) 
세자 외숙부내외분께오선 어인 일로 동궁전 
까지 드신것이옵니까? 
윤임 세자저하의 존체가 평안하시온지 문후 
여쭈러 들었사옵니다. 
세자 고맙습니다, 외숙부. 
윤임처 세자저하, 소첩을 기억하시겠사옵니까? 
세자 예, 알고말고요. 
윤임처 세자저하, 소첩을 잊지 않아주시오니 
참으로 황감하옵니다. 
세자 (미소)..당연한 일인것을요? 
윤임처 세자저하, 하오면 생모이신 장경왕후를 
기억하시옵니까? 
세자 ...! 
윤임 하긴 세자저하를 생산하신지 이레만에 
졸(卒)하시었사오니 생각나지 않으시는 
것이 당연하시겠지요. 하오나 장경왕후 
께오선 눈을 감으시는 그 순간까지도 
세자저하의 앞날에 대한 걱정뿐이셨다 
고 들었사옵니다. 
세자 나도 들어 알고 있습니다. 
윤임 예, 아시어야지요. 지금 교태전에 계신 
중전마마께오서는 세자저하의 친어머니 
가 아니심을 잊으시어서는 아니되시옵 
니다. 
세자 외숙부. 
윤임 말씀하시옵소서. 
세자 외숙부께서 지금의 어마마마를 천거하시 
었다지요? 
윤임 (놀라보다가) 예에?..예. 그렇사옵니다. 
세자 헌데 어찌 어마마마를 나무위에 올려 
세우신 외숙부께서 지금은 마음을 바꾸 
시어 나무를 뿌리채 흔드시는겝니까? 
윤임 예에? 그 무슨..? 
세자 외숙부, 어마마마의 마음을 아프게하지 
마세요! 
윤임 (말문이 막히는)... 
윤임처 (분위기 바꾸듯) 소첩, 세자저하께오서 
맛보시라고 떡을 해왔사옵니다. (떡목 
판위에 덮힌 보자기를 걷으며) 장경왕후 
께오서 사가에 계시었을 때 즐겨드시었 
던 떡이온데 세자저하 입맛에도 맞을런 
지 모르겠사옵니다. 
박상궁 세자저하, 쇠인이 먼저 기미를 본 연후 
에 드시옵소서. 
세자 박상궁, 기미를 볼 거 없네. 
박상궁 예에? 
세자 (윤임처를 보며) 그 떡이 무슨 떡입니까? 
윤임처 예에? 무슨 떡이라니요, 저하? 
세자 듣자니 외숙부께서 뇌물을 받아 치부를 
하시었다지요? 이 떡이 뇌물로 만든 떡 
아닙니까?! 
윤임 저, 저하,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옵니다. 
세자 내게 떡을 해 바칠 생각마시고 이 떡으로 
가난구제나 하세요. 
윤임,윤임처 (경악하는)...! 
세자 외숙부께선 나를 어린아이로 보시는겝니 
까? 
윤임 저하..그 무슨? 
세자 외숙부내외분 말씀 속에는 나와 어마마마 
를 이간질시키려는 뜻이 담겨져 있으신듯 
합니다. 
윤임,윤임처 (움찔)..! 
윤임 (당혹스러운) 이간질이라니요?! 천부당만 
부당하오신 말씀이시옵니다! 
세자 나와 어마마마를 갈라놓는다고 하여 외숙 
부께 득이 되는 일이 무엇입니까? 
윤임,윤임처 ..! 
세자 내 어머니는 지금 교태전에 앉아계신 중전 
마마뿐이시옵니다. 나는 어마마마께 효심 
을 다할 것입니다. 
윤임(E) 허어, 이럴수가?! 중전께오서 세자저하의 
마음을 어찌 이리도 꽉 움켜쥐고 있으신겐 
가? 
세자 나는 떡도 싫고 나와 어마마마를 이간질 
시키려는 외숙부도 싫습니다. 
윤임 (당황하여) 저,저,저하! 
세자 이 떡을 가지고 내 방에서 나가세요! 내가 
부를때까지는 동궁전에 들지 마세요. 
윤임,윤임처 (사색이 되는)...! 
세자 박상궁, 외숙내외분을 뫼시게. 
박상궁 예. (윤임과 윤임처에게 다가와) 세자저하 
의 심기가 불편하신 듯 하오니 이만 물러 
가시지요. 
윤임 (간신히 표정을 수습하며)예.. 하오면 물 
러가옵니다.. 
세자 (휙-돌아 앉는다) 
윤임,윤임처 (일어서서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세자 (휙-보는)... 


S#37 대궐 일각 

윤임, 충격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고 윤임처는 거의 
울상으로 걸어온다. 
윤임(E) (심각한) 중전, 참으로 무서운 분이시구려! 
어린 세자저하의 마음을 어찌 이토록 휘어 
잡으신게요?! 
윤비(E) 호호호! 
윤임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휙-돌아보는) 


S#38 중궁전 방 안 

윤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앞에 앉은 엄상궁과 
오상궁을 본다. 
윤비 그래, 판부사대감 내외가 동궁전에 들었다 
가 세자에게 내쫓기듯 나왔단 말인가? 
엄상궁 예. 마마. 세자저하께오서는 참으로 효자 
이시옵니다. 
윤비 (끄덕이며) 그래, 세자가 이 어미를 생각 
하는 마음이 참으로 지극한게야. 허면 이 
사람도 세자에게 보답을 해야겠지. 
엄,오상궁 ..? 
윤비 엄상궁, 일품명부 세빈을 불러들이게. 
엄상궁 예, 마마. 
윤비 (미소)... 


S#39 갖바치 방 안 

갖바치, 임백령의 핏줄터진 종아리에다 찰싹-회초 
리를 친다. 
임백령, 고통을 참아내느라 시뻘개진 얼굴에 땀범 
벅이다. 
갖바치, 회초리를 내려 놓고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손등으로 닦는다. 
갖바치 이사람이 임선비의 종아리에 회초리를 친 
뜻을 아시겠는가?! 
임백령 (끄덕이는)... 
갖바치 주상전하께오서 내려주신 어사주를 갖바치 
백정놈, 천한 창기년과 나누실만큼 기개있 
는 선비가 어찌 조정 썩은 탓만 하여 뜻을 
꺽으시려는가?! 진정한 선비라면 똥장군을 
짊어지고 입궐하여 빈청을 똥물로 분탕질 
칠 망정 어찌 낙향을 하겠다는 나약한 말 
씀을 내뱉는냐 이 말이야?! 
임백령 (고개숙이며)..이사람, 부끄러워 선생 뵈 
올 낯이 없사옵니다. 
갖바치 음!..(일어나 임백령에게 큰 절을 올리고 
무릎을 꿇고 조아린다) 
임백령 (당황하여)..선생, 어찌..? 
갖바치 나으리, 천한 백정놈이 선비를 호통치고 
회초리질까지 하였사오니 나으리 손에 죽 
은들 할 말이 없음이옵니다. 이놈의 죄를 
물어주시옵소서. 
임백령 (갖바치를 일으켜 세우며) 내 우둔함을 
깨우쳐주시려는 선생의 마음을 내 어찌 
모르겠사옵니까? 
갖바치 이놈의 마음을 알아주시오니 참으로 고마 
울뿐이옵니다.. 
임백령 (종아리가 아픈지 풀썩 주저앉는다) 
갖바치 상처가 덧나기전에 약을 바르시지요..(한 
곳에서 약병을 꺼내는데) 
방백인(E) 형님, 큰일 났소. 좀 나와 보시오. 
갖바치 (방문쪽을 돌아보며)...?! 


S#40 동 갖바치 마당 

갖바치,방문을 열고 나와 보면 방백인, 안절부절 
못하는 당골네의 뒷덜미를 움켜쥐고 서있다. 
갖바치 큰 일이라니? 
방백인 이 여편네가 큰 일 날 짓거리를 
할뻔했소! 
갖바치 ..? 
방백인 (당골네를 윽박지르며) 이 여편네야, 
어서 형님께 이실직고해! 
당골네 (어쩔줄 몰라하며)..저..그,그게 말이 
옵니다..난정이가 쇤네에게 뱃속의 아이 
를 지워달라고 부탁을 해서요... 
갖바치 뭐라? 아이를 지우다니?! 
당골네 그게 말입지요..어찌 된 일이냐 하면요.. 


S#41 난정모 집 방 안 (당골네회상,89회S#50에서 
이어지는) 

당골네, 경악하여 난정을 본다. 
당골네 나,난정아, 그 대체 무슨 천벌을 받을 
소리냐?! 아이를 지워달라니?! 
난정 촌고을에선 처녀가 애를 배거나 과부가 
임신을 하면 당골네들이 비방을 써서 애를 
지운다고 들었소. 아주머니도 그 비방을 
아시지요? 
당골네 그거야 그렇지만...나,나,나는 못한다. 
난정 (쏘아보며) 예전에 한집에 쌍태가 나면 
액운이 낀다고하여 아주머니가 내어머니를 
벼랑에서 밀친 일을 기억하오?! 
당골네 (섬뜩하여) 나,난정아.. 
난정 아주머니, 그때 내 어머니 뱃속에 들어있 
던 나를 죽이지 못한 업보를 지금 말끔하 
게 씻어버린다고 생각하시오! 
당골네 (침을 꼴깍 삼키는)...! 


S#42 갖바치 아랫방 

당골네, 갖바치와 방백인 앞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한숨을 내쉰다. 
갖바치 그래서 비방을 처방해주기로 하시었소? 
당골네 (한숨)..에휴..어쩝니까요? 
방백인 이 여편네가 미쳤어?! 재물에 눈이 뒤집 
혔구먼! 
당골네 (울상)..임자..그게 아니라.. 
갖바치 아주머니, 난정이가 정 그리 원하면 비방 
을 처방해주시구려. 
당골네 (놀라보는) 예에? 
방백인 형님, 그 무슨 말씀이시오? 
갖바치 ..음! 


S#43 당추 암자 법당 안 

당추, 부처님 앞에 진지하게 뭔가를 빌고 있다. 


S#44 중궁전 마당 

경빈, 희빈, 창빈이 각기 금이와 향이, 상궁나인 
들을 거느리고 중궁전계단을 올라가는 위로. 
엄상궁(E) 중전마마, 일품명부 세빈 들었사옵니다. 
윤비(E) 들라해라. 


S#45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경빈, 희빈, 창빈이 앉아있다. 
윤비 내 지난번 세 분 빈들에게 이사람의 
공주생산을 위한 불공을 드려달라고 
하명한 일은 어찌 되었소? 
경,희,창빈 (서로의 눈치를 보는)... 
윤비 경빈! 내 어찌 되었느냐고 묻고 있지 
않은가? 
경빈 중전마마, 신첩이 어찌 불경하옵게도 
중궁전의 공주생산을 발원드릴수가 있겠 
사옵니까?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윤비 희빈도 발원드릴 수가 없었는가?! 
희빈 신첩의 뜻 역시 경빈과 같사옵니다. 
윤비 창빈은 어떠하시오? 
창빈 신첩은 오직 중전마마의 대군아기씨 생산 
을 위한 불공을 드릴것이옵니다. 
윤비 (연상 쾅-)세분 빈들께서는 중궁전의 명 
을 거스르시겠다는 말인가?! 
경빈 중전마마, 마마께오서 공주아기씨를 생산 
하시려는 까닭을 분명히 밝혀주시기 전에 
는 신첩들중 누구도 중전마마의 따님 생산 
을 발원드리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윤비 (휙-보며) 뭐라?! 경빈, 그 무슨 말인가? 
경빈 신첩들이 중전마마의 공주아기씨 생산을 
발원드리어 중전마마께오서 따님을 생산하 
시게 된다면 이는 왕실에 대죄를 짓는 일 
이올뿐 아니오라 중전마마께 큰 책을 잡히 
게 되는 일이온데 신첩들이 어찌 감히 왕 
실에 맞서는 짓거리를 할 수 있겠사오며 
또한 어찌 중전마마께 책을 잡힐 일을 할 
수가 있겠사옵니까?! 
희빈(E) 경빈이 말씀 한번 잘하시었구려. 암요, 
누가 제손으로 제무덤을 파는 짓거리를 
하겠소? 
윤비 허면 여기 앉아계신 분들께서는 이 사람이 
세분 빈들을 떠보려고 그런 명을 내린 것 
이라 생각하시는가? 
경빈 중전마마, 웃전에서 찬바람이 불면 고뿔이 
드는 아랫것들 사정을 깊이 깊이 헤아려주 
시옵소서. 
윤비 그 입 다물라! 
경빈 ...! 
윤비 (엄하게 보며) 내 다시 한번 명하노니 이 
사람의 공주 생산을 위한 불공을 드리지 
않겠다면 내 중궁전의 지엄한 명을 거역한 
죄를 엄히 물을 것이다. 
창빈 마마.. 
윤비 그리 알고 물러들 가라! 
경,희,창빈 (곤혹스러운)...! 


S#46 중궁전 마당 

경빈, 희빈, 창빈이 중궁전에서 나와 마당으로 
내려선다. 
희빈 창빈, 참으로 불공을 드리실 작정이시오? 
창빈 이사람도 모르겠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저리도 완강하게 명을 내리시오니 중전마 
마의 뜻을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경빈 희빈, 창빈, 이사람을 따라오세요. 
희빈 어딜 가자는 말이오. 경빈? 
경빈 이사람이 두분의 근심거리를 덜어드릴테니 
잠자코 따르세요. (앞장서서 걸어가면) 
금이 (경빈의 뒤를 따른다) 
희빈,창빈 (잠시 서서 보다가 경빈의 뒤를 따라 
어디론가 간다) 


S#47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앞에 앉은 경빈, 희빈, 창빈을 보고 
말한다. 
자순대비 뭬요?! 중전께서 공주생산 불공을 드리지 
않으면 빈들에게 죄까지 물으시겠다고 
하시었단 말씀이오? 
경빈 대비마마, 신첩들이 중전마마의 명을 따르 
자니 왕실의 대의와 법도에 거스르는 일이 
되옵고, 또한 왕실의 대의를 따라 중전마 
마의 대군아기씨 생산을 기원하오면 중전 
마마께오서 죄를 묻겠다하시오니 어찌해야 
하올지 참으로 난감할 뿐이옵니다! 비마마 
의 혜안 
희빈 (눈물까지 글썽이며)..신첩들의 아둔한 머 
리로는 어찌해야 하올지 모르겠사오니 대비 
마마께오서 길을 일어주시옵소서. 
창빈 (난감한 표정).. 
자순대비(E) (심기 불편한 표정) 허어, 옥사가 벌어 
져 조정안팎이 시끄러운데 어찌 중전께서 
돌출적인 천명을 하시어 분란을 일으키신단 
말인가?! 어찌?! 


S#48 의금부 옥사 마당 

금부도사와 군졸들이 안당을 거칠게 끌고온다. 
안당 (고함치는) 이놈들! 내게 전하를 뵈올수 
있게 편전으로 가자! 내 전하를 알현한 
연후에 소인배들의 죄상을 낱낱이 밝히고 
그놈들의 목을 칠 것이다! 


S#49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박승지가 고한다. 
박승지 전하, 안당을 금부에 잡아들였다 하옵니다. 
중종 (비장한) 과인이 친국을 할 것이다! 당장 
삼정승 육판서들을 불러들이라! 
박승지 예. 전하.(뒷걸음질로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음! 


S#50 윤원형 집 작은 사랑채 방 안 

윤원형, 갓과 도포차림으로 연상 앞에 앉아서 골똘 
한 생각에 빠져있는 얼굴위로. 
윤원형(E) 난정이가 어찌 내 핏줄을 낳지 않으려고 
하는겐가? 허어, 내 도통 영문을 알수가 
없구먼..! 
김씨(E) (방밖에서) 서방님, 소첩 이옵니다. 
윤원형 들어오시구려. 부인. 
김씨 (탕약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와 윤원형 옆 
에 앉아 탕약사발을 건네며)..식기 전에 
드시옵소서. 
윤원형 (받아들고 마시려다 김씨를 보며) 저.. 
부인! 
김씨 말씀하시옵소서. 
윤원형 (난정이 임신에 대해 꺼내려다가) 그러니 
까.. 그게 말이오.. 
윤원형(E) (답답한 얼굴위로) 허,참 난정이가 먼저 
회임을 했다고 어찌 말하누? 
김씨 예에? 
윤원형 아,아무것도 아니오. 
윤원형(E)(탕약사발을 들고 마시려는 얼굴위로) 
아니야, 그래도 조강지처한테 말을 하는게 
도리일게야! 
윤원형 (김씨를 보며) 부인! 내 부인께... 
김씨 (보는)..? 
임서방(E) (방밖에서) 나으리! 임서방이옵니다. 
윤원형 오, 임서방! (벌떡 일어나) 부인 나중에 
말씀드리리다.(방밖으로 나간다) 
김씨 ...?! 


S#51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밖 마당 

윤원형 (방에서 나오며) 임서방, 어찌되었는가? 
임서방 (낮게) 작은아씨께오서 집으로 돌아오셨 
사옵니다. 
윤원형 오,그래? 애썼네! 자넨 따라올 것 없네! 
(급하게 대문쪽으로 뛰듯이 간다) 


S#52 중궁전 복도 

자순대비, 굳은 표정으로 경빈과 희빈, 창빈을 
거느리고 방문쪽으로 다가온다. 
자순대비 (엄상궁에게) 고하거라. 
엄상궁 예.(방문쪽에다가) 중전마마, 대비마마 
드시었사옵니다. 
윤비(E) (방안에서) 오, 어서 뫼시어라. 
엄상궁 예.(자순대비에게) 드시지요. 
자순대비 (경,희,창빈에게) 드십시다. (방문쪽으 
로 들어선다) 


S#53 동 중궁전 방 안 

자순대비와 그 뒤로 경빈, 희빈, 창빈이 따라 
들어온다. 
윤비, 일어서서 예를 갖춰 자순대비에게 
조아린다. 
윤비 대비마마, 오시었사옵니까? 
자순대비 (보료위에 앉으며) 중전! 일품명부 세 
분께 공주생산을 불공을 드리라고 내리 
신 명을 당장 거둬들이세요! 
윤비 (자순대비 앞에 앉으며)... 
경,희,창빈 (선채로 고소하다는 듯 보는) 
.. 
자순대비 중전께서는 왕실의 손을 끊으실 작정 
이십니까?! 
윤비 ... 
자순대비 내 이번만은 그냥 보아 넘길테니 중전 
께서 세분 빈들에게 내린 명을 거두세 
요. 아시겠습니까? 
윤비 (보며) 대비마마, 신첩, 그리는 못하 
옵니다! 
경,희,창빈 (놀라는 각자의 표정)...! 
자순대비 뭬요? 중전, 세분 빈들이 있는 자리에 
서 이 시에미를 우롱하시려는겝니까?! 
윤비 (보는)...! 


S#54 난정모집 방 안 

난정, 넋을 놓은 듯 생각에 잠겨있는데 
당골네(E)(방밖에서) 난정아, 나다. 
난정 (생각에서 깨어나며 방문쪽을 돌아 
보는)...! 


S#55 동 난정모 마당 

난정, 방문을 열고 나와서 보면 
당골네, 품에 보퉁이를 소중하게 안은채 안절 
부절 서있다. 
난정 아주머니, 비방은 가져오시었소? 
당골네 (품에 안은 것을 눈짓하며).. 
그,그래..! 
난정 ...! 


S#56 동 난정모 방 안 

방바닥에 시커먼 탕약이 담긴 사발하나가 놓여 
있다. 
난정, 탕약을 뚫어져라 내려다 보고 있다. 
(*아랫목에는 이불이 깔려있다) 
당골네, 그 앞에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난정 (결심한 듯 두손으로 탕약사발을 집어 
드는데).. 
당골네 나,난정아..꼭 이래야만 하느냐? 
난정 (휙-노려보는) 
당골네 (찔끔하여 움츠려드는) 
난정 (탕약사발을 들어 벌컥벌컥 마시는) 
당골네 (울상이 되어 보는).. 
난정 (탕약을 끝까지 마시고 사발을 탁-내려 
놓는다)..아주머니, 이만 돌아가세요. 
당골네 난정아.. 
난정 돌아가래두요! 
당골네 오냐..내 니 말대로 하마..(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려다가 난정을 돌아보면) 
난정 (눈을 감은채 두손으로 배를 감싸쥐고 
앉아있다) 
당골네 (방문을 열고 방밖으로 나간다) 


S#57 동 난정모 마당 

당골네, 방에서 나와 마당으로 내려선다. 
당골네 (방문쪽을 돌아보며) 에휴..쯧쯧.. 
(대문쪽으로 걸어가는데) 
윤원형 (대문안으로 급하게 들어오며) 
부인,부인! 
당골네 나,나으리! 
윤원형 난정이는 안에 있는가? 
당골네 예, 나으리 들어가시옵소서. 
윤원형 (방쪽으로 급하게 가며) 난정아- 
부인! 


S#58 동 난정모 방 안 

윤원형(E) (방밖에서) 부인- 
난정 (눈을 번쩍 뜨는데)...! 
윤원형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서며) 부인, 
내 핏줄을 잉태하시었다지요?! 허허! 
난정 서방님, 소첩은 뱃속에 든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옵니다. 
윤원형 (난정 앞에 앉으며) 부인, 그 무슨 
말씀이오. 아니그래도 내 중전마마께 
말씀을 들었소. 그래요..내 부인 마음 
을 알듯도 싶소..허나 부모된 자가 어 
찌 죄 없는 어린 목숨을 끊는 짓거리 
를 할 수 있겠소..허니 부인께서 마음 
을 돌리시구려. 
난정 ... 
윤원형 부인께서 나를 닮은 떡두꺼비 같은 아들 
놈만 쑥 낳아주신다면 내 부인 청은 뭐 
든 다 들어주겠소이다. 
난정 서방님, 이미 늦었사옵니다.. 
윤원형 늦다니, 뭐가요? 
난정 소첩, 이미 복중태아를 지우는 비방을 
마셨사옵니다. 
윤원형 뭐, 뭐요?! (바닥에 놓인 빈사발을 들어 
보며) 허,허면 이것이..? 
난정 ...예.. 
윤원형 (사발을 방바닥에 내동댕이 치고는 난정 
을 보는) 나, 난정아 네 어찌 이런 천벌을 
받을 짓거릴 할 수 있단 말이냐?! (울컥 
치밀어오르는지) 이런 못된 년! 
윤원형, 분기탱천하여난정의 뺨을 찰싹-후려친다. 
난정, 고개가 휘청-돌아가도록 맞고는 다시 고개를 
휙-돌려 윤원형을 쏘아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끝) 

.여인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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