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바람이 분다 12회
(선희) 이런 케이스는 가망 없어
(소라) 당신 오빠는 진짜 오빠가 아닙니다 그는 당신 오빠를 흉내 내고 있죠
3일 후, 밤 10시, 공항으로 와
그때 안 오면 이 문자 내용이 그대로 네 가짜 동생한테 전해질 거야
[애절한 노래]
[멀리서 문 닫히는 소리]
[카메라 켜는 소리]
[전원 들어오는 소리]
영이야, 나야
네가 이걸 볼 때쯤이면
내가 네 친오빠가 아니라는 걸 네가 알았겠지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전원 끄는 소리]
[전원 켜는 소리]
[잔잔한 음악]
[지갑 뒤적이는 소리]
네 친오빠야
나하곤 다르게
아주 착하고
성실하고
좋은놈이었다
농담도 잘하고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고
너희 친오빤...
너를 아주 많이... [북받쳐 오름]
사랑했다
정말... 많이
[전원 끄는 소리]
(진성) 야, 그럼 2장, 아니 딱 1장 1장만 줘봐
내가 진짜 게임해서 따따블로 갚아줄게
내 실력 알잖아, 따따블은 우스워 진짜라고
야, 한 장으로 어떻게 네가 그 많은 오수 빚을 갚아?
(진성 친구) 나 그리고 진짜 돈 없어
[잡아 세우는 소리]
야
네가 돈이 없어?
그럼 이 옷은 뭐냐? 이 옷은 뭐야?
먹고 죽을 돈도 없는데 이 옷은 뭐냐고?
(깡패) 야!
진성아
나 불렀냐?
[극적인 음악]
네 눈엔 내가 오수를 죽을 놈으로 보이냐?
(김 사장) 이 자식
나쁜 제의 아니다
오수는 어차피 내가 가만 안 둬
서운하지 않게 해줄게
네 아버지 소값 줄게
넌 사람 보는 눈이... 눈이 그렇게 없으니까
소라한테도 차이는 거야
그리고 우리 아빤 소보다 오수를 더 좋아해
이 자식이
[진성 맞고 쓰러지는 소리]
[진성 신음 소리]
[진성 웃음 소리]
내가 장담하는데
소리 네 옆에서 죽어도 오수 못 잊을걸
더군다나 너 같은 놈 옆에 있으면 더더욱이 멋진 오수를 잊을 수가 없지
야, 이 자식 없애!
아우, 씨
이것들이 떼거지로
야, 창피한 줄 알아 1대7이 말이 되냐?
쪽팔린 줄 알아!
[치고받고 몸싸움하는 소리]
[소리 지르며 싸우는 소리]
[진성 맞는 소리]
[무철이 때리는 소리]
[무철 비명 소리]
[무철 소리 지르며 때리는 소리]
[진성, 맞고 신음 소리]
[깡패 맞고 비명 소리]
[무철 달려가는 소리]
[발차기하는 소리]
[진성 굴러가는 소리]
[차 문 여는 소리]
[차 문 열고 문 잠그는 소리]
[김 사장 머리 부딪히고 맞는 소리]
밖에 애들 조용히 가라 그래
다들 꺼져!
[창문 탁 치는 소리]
[진성 신음하며 쓰러지는 소리]
(깡패) 야, 가자
[발로 차는 소리]
[발로 차는 소리]
잘 들어, 오수 제삿날은 아직 시간이 있고
진성이 빚은 오수 빚에 얹었어 근데 뭐가 문제야?
오수 왜 안 없애? 왜? 겁 먹었냐, 너?
[뒷통수 때리는 소리]
양아치 세계에도 룰이 있어
그래서 내가 널 싫어하는 거야
인간 세상의 룰도 안 지켜 양아치 세계의 룰도 안 지켜
우리가 처음 약속한 날로부터 백일 뒤에 오수가 돈을 안 주면
그때 내가 오수를 제거하기로 했지
그리고 오수가 제거 안 되면 네가 날 제거하기로 했고
그리고 거기 진성이는 없었고 그렇지?
나는... 개나 소나 약속 안 지키는 것들이 제일 싫어
네가 조금만 참으면 돈도 받고 오수도 없어질 거야
경고한다
넌 날 없앨 수 있고
(무철) 나도 널 없앨 수 있어
허튼짓 하지 마
[차 문 열리는 소리]
[차 문 닫히는 소리]
[손 씻는 소리]
[잔잔한 음악]
[물소리]
[문 열리는 소리]
- 왜 이렇게 놀라? - 안 그랬어
[문 열리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얼굴빛이 좀 이상하다
잠을 설쳤어
왜 잠을 설쳐?
아파?
아니
[물건 떨어지는 소리]
정말 괜찮아?
어
근데 오빠, 어제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왜?
그게... 그냥
너무 늦게 들어오는 것 같아서
[잔잔한 음악]
내가 들어오는 소리 들었어?
아니
내가 잠들 때까지 안 들어와서
(오수) 어제 나 많이 기다렸어?
전화할 걸 그랬다, 늦는다고
(오수) 살면서 누가 날 기다린 적이 없어서
네가 날 기다릴 거란 생각을 못 했네
시간 됐겠다, 나가
(오영) 옷 갈아입게
차 빼놓을게
[문 닫히는 소리]
(소라) 당신 오빠는 진짜 오빠가 아닙니다
당신 주변은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왕비서님께 물어보면 제 말이 사실인지 알 겁니다
병원에서 입원해야 한다고 하면 바로 연락줘요
(왕비서) 옷가지들 챙겨 갈게요
왜... 그러죠?
가끔 왕비서님의 행동이 이해가 안 돼서요
내 어떤 행동요?
왜 날 가만두죠?
이미 내가 누군지 알고 있으면서
지금 우리의 목적이 같은 거 같아서요
왕비서님의 목적이 영이라고요?
본인이 아니고?
난 언제나 영이였어요
당신은 언제부터인지 잘 모르겠지만
수술 날짜 빨리 잡아요
그리고 수술이 끝나면 당신은 이 집에서 빈손으로 나가야 할 거야
이 집에서 내가 나갈 때 같이 나가자고 말했을 건데
(영이) 오빠!
(왕비서) 여기 있다
[문 닫히는 소리]
저쪽으로 가시죠
[번호 누르는 소리]
[전화 연결음]
(왕비서) 장 변호사님? 지금 집으로 좀 와주세요
[차 문 닫는 소리]
(오영) 내가 해
왜 그래? 아침부터
내 손끝만 닿아도 깜짝깜짝
아니, 그냥 눈이 안 보이면 이래
말 안 하고 뭔가 닿으면 나도 모르게 놀라
아, 그럴 수 있겠다
[안전벨트 매는 소리]
미리 말해두지만
오늘 만나러 가는 의사가 좀 이상해
너한테 수술이 안 된다고 할지도 몰라
(오수) 가망이 없다고 할지도 모르고
상처받지 마
그리고 무조건 수술하겠다고 매달려, 알았지?
어
- 손 놔 - (오수) 싫은데
놔
왜 놔야 하는지 말해 봐
- 불편해 - 불편한 건 참으면 돼
그냥 가
[전화벨 울리는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계속 울리는 전화벨 소리]
온실에 뭔가 있나 보네요
그러게요
뭐야, 이거?
저기에 뭔가 비밀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늘 궁금했거든요
대체 오수가 영이와 어떻게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을까
온실 안에 둘만이 아는 뭔가가 있는 것 같네요
어때요?
소비자의 경험을 대신한다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해보세요
여러분들께 입사 첫 과제를 내드릴게요
우리의 주 타겟 층인 메트로섹슈얼
그루밍족들을 유혹하는 마케팅 아이디어 하나씩 제출하세요
수술 성공 확률 10%예요
수술 후 항암 치료도 최소 6회에서 20회차까진 해야 할 거고
항암 중에 재재발이 된 경우가 완치보다 많아요
(선희) 수술, 난 권할 수가 없네요
오빠 말이 도움이 되네요
선생님은 그렇게 말할 거라고
어떤 말을 들어도 낙심하지 말랬거든요
다시 말할게요
수술 성공 확률 10%입니다 [단호하게]
그거면 돼요
오빠가 원해서 하는 거예요
나도 살고 싶지만
가끔은 환자보다 주변이 더 안쓰러울 때가 있거든요
주변 사람들이 나한테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싶어요
수술에 대한 기대감... 없어요
할게요
[한숨 소리]
희망은 없어
쟤 당장 수술 포기시켜
10%의 희망도 희망이에요
90%의 실패 확률은 어쩔 건데?
대체... 네까짓 게 뭔데?
쟤가 널 위해 가망 없는 수술도 받아야 하고
수술대 위에 올라가 머리를 열어야 되는 거야?
지금껏 힘들게 살아온 애한테
넌 편히 인생을 마감할
한두 달의 숭고한 권리마저 빼앗는 거야
당장 수술 포기시켜
나는... 요거랑 요거
(희선) 요거, 요거, 요거
그리고 영이 초콜릿은 늘 항상 먹던 거로, 알지?
[탁, 컵 놓는 소리]
뭐야, 너? 손님한테
넌 뭔데 반말이야?
- 여기 왜 이렇게 불친절해요? - 안 그런데
너... 조심해
참아, 장 변호사님 말씀 잊었어?
영이 초콜릿이랑 음료나 갖다줘라
[희선 코웃음]
앗, 뜨거워
(희선) 에이
뭐가 웃겨?
난 네가 하는 행동이 다 웃겨
[한숨 소리]
날이 따뜻한가 보다
얼굴에 닿는 햇살이 기분 좋다
희선아, 햇살은 무슨 색이야?
(희선) 아무 색도 없어
그냥 환한 색
환한 색은 흰색하곤 다를 거야 그렇지?
희선아
동생이...
오빠를 좋아해도 되니?
왕비서한테 돈 달라자 내가 왕비서 만날게
형은 오늘 영이 데려다주고 그 집에서 짐 챙겨서 나와
[지갑 쥐어주는 소리]
내 전 재산이야
이거 갖고 희선이랑 다 시골 내려가
왕비서가 이미 내 정체를 알아
돈 나올 데 없어
좋아, 남남으로 살자, 이거지?
그럼 진미가 진 빚은 이제부터 내 빚이야, 내가 갚아
그럼 계산 끝난 거다
나도 한번 사람 구실 좀 해 보자!
어려서 싸움질로 네 엄마 괴롭히고
커서 도박해서 네 아버지 소 살 돈까지 훔치고
이제 내가 너까지... 너까지 죽여야겠어?
희주 죽인 것도 모자라 희선이까지!
김 사장이 늬들까지 엮었어
부탁이야
내 말 들어
진성아
영이가 수술이 안 된대
간신히 살 마음을 낸 애한테
난 이제 포기하란 말을 해야 돼
영이 나까짓 거 때문에 그 무서운 수술한다고 간신히 마음을 냈는데
진성아
나는 끝까지 쓰레기다
쓰레기처럼 버려졌어도
걔 때문에 한 번 쯤은 사람처럼 살고 싶었는데
정말 다신 보지 말자
오빠랑 동생이랑 좋아하는 게
뭐 어때서?
그럴 수도 있지, 뭐
오빠랑 있으면...
이상하게 자꾸 가슴이 뛰고
설레
웃기지? 나
별로
내가 아무래도... 그동안 너무 혼자 있었나 봐
(오영) 난 내가...
그동안 정말 잘 지내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봐
오빠한테까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진성 씨가 우리 집이 불편했나?
몰랐네
그래서 안 오는 줄은...
왜 말을 하다 말아?
아니야, 그냥...
그리고 오빠...
우리 이제 한 방에서 같이 자지 말자
(오수) 싫어
불편해
아파, 손 놔
이러지 마! [소리치면서]
[차 급정거하는 소리]
미안
근데... 이젠 안 하는 게 좋겠어
손잡거나 안거나
같이 자거나 하는 거
왜?
어젯밤에...
오빠 네가 나한테...
입 맞춘 거 알아
[잔잔한 음악]
왜 그랬어?
널 사랑하니까
오빠
난 동생이야
상관없어
왕비서님!
[차 문 열고 나가는 소리]
[차 문 닫는 소 리]
[안전벨트 푸는 소리]
저 중태 오빠 카페 근처예요 데리러 와주세요
미안
내가 잘못한 거 같다
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
그냥...
오빠, 나 무서워
- 차에 타 - 오빠
지금 네 감정...
(오영) 너만이 아니라 나한테도 잘못이 있어, 그런데...
우리 이러지 말자
이러는 건 아니잖아
[막대기 펴서 탁탁거리는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네, 구 박사님
오영 씨에게 거짓 진단을 한 의사를 찾았습니다
(구 박사) 신사동 제신 병원의 곽호석이란 사람인데요
문제가 아주 많은 의사네요
안과 쪽 심 박사랑 한영 병원 이 박사님한테 보잔다 그래
아참, 그리고 수술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구 박사) 우리도 최선을 다할 겁니다 조 박사님도 같은 생각이시고요
[전화 끊기는 소리]
[긴박한 음악]
영이가 오수를 남자로 좋아한다는데 돈을 왜 못 달래?
오수가 오빠가 아니면 맘껏 사랑할 수 있잖아
영이도 오수도 둘 다 띵호아지 뭐가 문제야?
말리지 마
그렇게만 해, 그땐 너랑 끝이니까
[숟가락 던지는 소리]
[문 열고 나오는 소리]
야, 너 뭐랬냐?
- 뭐, 나랑 끝이야? - 그래, 끝이야
이게 미쳤나? 어디서 콱
- 죽을라고 - 헤어져
[약간 비장한 음악]
너 나 안 잡아?
맨날 쓰레기처럼 버려져서 쓰레기처럼 살 거라던 형이
영이 때문에 사람답게 살고 싶대
나 그렇게 해줄 거야
영이한테 말하기만 해 다신 내 얼굴 못 볼줄 알아
야, 그래, 가라, 가 누가 아쉽냐?
사람답게 살 거면 살아 있어야 사람답게 살 거 아니야!
이 꼴통들아!
[차 급정거하는 소리]
[문 철컹거리는 소리]
(구 박사) 환자가 뇌종양 때문에 눈이 먼 건 절대 아닙니다
초기 발견 당시 치료를 했다면
집에서 갇혀 지내는 신세는 안 됐을 겁니다
낮에 오빠랑 무슨 일 있었니?
왜 오빠랑 있는데 날 불렀어? 그런 적 없잖아
가세요
낮에 만난 의사는 뭐라고 해?
수술할 수 있대요
수술 날짜 잡아서 연락 준대요
잘됐다
가실 때 문 좀 잠가주세요
문은 왜 잠가?
밤에 오빠랑 같이 자는 줄 알았는데
(왕비서) 아니니?
잘 자
[오수 들어오는 발소리]
[물 따르는 소리]
[물병 탁자에 놓는 소리]
생전 그런 말 않던 영이가 자기 방문을 잠가달라고 하는데
영이랑 무슨 일 있었어요?
[물잔 놓는 소리]
대체 무슨 일이야, 둘이! [소리 지르면서]
조용히 해 [부들부들 떨면서]
내가 지금 당신을 젖먹던 힘을 다해 참아주고 있으니까
조용히 하라고
뭐?
영이 눈이 저렇게 된 건 RP 때문이야
뇌종양이 아니라
만약 영이의 수술이 잘못되면
영이가 세상을 보지 못하게 된다면
영이를 위하는 척하는 그 가증스러운 눈빛
내 앞에서 다신 하지 마
[멀어지는 발소리]
[문 잠겨서 안 열리는 소리]
[슬픈 음악]
[문 잠겨서 안 열리는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자물쇠 열리는 소리]
[문 열리는 소리]
[왕비서가 들어가는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왜 아무 말도 안 해?
네 옆에 있고 싶어
[풍경 울리는 소리]
[풍경 울리는 소리]
[계속 풍경 울리는 소리]
넌 옆에 있어
왜 아무 말도 안 해?
그냥 네 숨소리 들어
꼭 옆에 있는 것 같네
오빠, 우리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던 거, 알지?
우리 무슨 일 있었어?
내가 모르는 일이 뭐 있었나?
내일 아침엔 우리 웃으면서 보는 거지?
갑자기 네가 해준 케이크 먹고 싶다
영이야
우리 라면 먹을래?
안 돼, 살쪄
(오영) 나중에 먹자
잘 자
[풍경 울리는 소리]
[풍경 울리는 소리]
[탁, 전등 키는 소리]
(오영) 엊그제 내가 미라랑 둘이 병원에 갔을 때
의사는 내 눈이
뇌종양 때문이 아니라 RP 때문이라 그랬어
왕비서
(오영) 당신이 꾸민 짓인 걸 알아
미안하지만 오늘로 끝이 아니야
난 혼자가 아니니까
나한텐 오빠가... [떨리는 목소리로]
[훌쩍이는 소리]
나한텐...
오빠가 있어
[왕비서 떠는 소리]
(오수) 엄마, 이렇게 찍으면 돼?
(오영) 오빤 언제 나갔어요?
글쎄요, 좀 전에 방에 가봤는데 안 계시더라고요
영이야
난 내가 널 잘 키운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때?
잘 키웠죠, 아주 잘
나만큼 강하고, 독하고, 모질고
때론 잔인하게, 그렇지?
무슨... 말이에요?
넌 언제나 내 기대 이상이야
국 식겠다, 밥 먹자
(오수) 선생님 수술 끝나면 저한테 전화 부탁드립니다
중요한 일이라고 전해주세요
(소라) 오늘 밤 10시, 공항으로 와
안 오면 네 가짜 동생이 네 정체를 모두 알게 될 거야
(구 박사) 환자 오영 씨랑 똑같은 상태의 시뮬레이션을 준비했습니다
안과 쪽 박사님도 곧 오실 거예요
조 박사님, 조 박사님!
죄송합니다 지금은 말씀하실 수가 없습니다
[전화벨 울리는 소리]
[계속 전화벨 울리는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띡, 차 리모컨 소리]
[차 지나가는 소리]
[차 급하게 출발하는 소리]
(구 박사) 어떤 의사가 그런 정신 나간 소리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눈 상태만 봐도 알거든요 뇌종양으로 눈이 멀 정도면
환자 눈이 그렇게 깨끗하고 예쁘지 않습니다
집에서 갇혀 지내는 신세는 안 됐을 겁니다
초기 발견 당시 치료를 했다면 더 좋았을 겁니다
조 박사님
조 박사님!
[전화벨 울리는 소리]
네, 구 박사님
한시라도 빨리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오늘 오영 씨 수술을 위해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수술이 불가능하대요
뇌종양은 물론이고
안과 쪽 소견도 힘들답니다
죄송합니다, 괜한 기대감을 드려서 환자를 너무 오래 방치했네요
[전화 끊는 소리]
(오수) 말해 봐, 그냥 알고 싶어
뭐가 제일 보고 싶은가
지금은 너
아무리 상상을 해봐도
아무리 더듬어봐도
잘 모르겠는 오빠 너
[슬픈 음악]
[쨍그랑, 병 깨지면서 타이어 펑크나는 소리]
[차가 끼익 도는 소리]
[긴박한 음악]
뭐야? 뭐야? [당황하는 말투로]
(곽 원장) 다, 당신 누구야?
[곽 원장 맞는 소리와 신음 소리]
[곽 원장 맞는 소리와 비명 소리]
(곽 원장) 누구야?
[곽 원장 맞는 소리]
[탁, 때리는 소리]
(오수) 네가 지금 이걸 볼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하지만 이것보다 내가 너한테 진짜 보여주고 싶은 건
[풍경 울리는 소리]
(오수) 바로
영이 너야
네가 그 어떤 것보다
너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넌 아주아주 예쁘고
멋지고
[탁, 치는 소리]
[때리는 소리]
[때리는 소리]
[오수, 가쁜 숨소리]
가
[다가가는 발소리]
같이 자는 건 안 돼
말했잖아
이제 오빠, 너랑은 같이 안 잔다고
그냥... 침대 밑에서 잘게
이제 며칠 후면
네가 있으래도 너랑 못 있어
같이 자
[문고리 잡는 소리]
영이야
나
오빠 네가...
자꾸 남자로 느껴져
[잔잔한 음악]
이건 아닌 것 같아
무서워, 이런 감정은
다 지나갈 거야
별거 아니야
네가 입맞춘 게 자꾸 생각나
미안해
미안해하지 마 그런 말이 아니야
다신 안 그럴게
약속해
그냥 날... 네 옆에만 있을 수 있게
오빠
넌 아마 그럴 수 있을 거야
근데...
난 그럴 수 없을 것 같아
오빠 네 감정이 무서운 게 아니라
난 내 감정이 무서워
(오영) 오빠, 도와줘
그냥 이런 감정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게
부탁이야, 네 방에 가줘
[문 닫는 소리]
너, 나 따라와 [화난 목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전화 안내음] 전화 왔습니다
[전화 안내음] 전화 왔습니다
여보세요?
(소라) 전 당신이 오빠라고 믿고 있는 오수랑
한때 만났던 진소라라고 합니다
오수는 당신 친오빠가 아니에요
당신 오빠는... 죽었죠
[극적인 효과음]
지금... 뭐라는 거예요?
(소라) 왕비서님은 그 사실을 다 아십니다
오수한테 전해주세요
우리가 처음 여행 갔던 이탈리아에서 기다린다고
[극적인 효과음]
[쟁반 내려놓는 소리]
[오수 뺨 때리는 소리]
[몸싸움하는 소리와 시계 뚜껑 열리는 소리]
어떻게 네까짓 게 영이한테 입을 맞춰?
어디서 네가 감히 걔한테 손을 대!
내가 당신을 죽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
지금 이 순간
내가 당신을 죽일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어
뭐?
영이가... 수술을 받을 수 없대
눈도 고칠 수 없대
당신이 영이를 사랑한단 말 난 믿지 않아
(오수) 당신은!
그냥 쓰레기 같은 당신의 존재 이유를
영이한테서 찾으려고 하는 것뿐이야
그러는 넌?
너 역시 네 쓰레기 같은 인생을 걔한테 보상받으려는 거 아니고?
영이 눈? 그래 내가 그렇게 했다
영이도 그걸 알고 있지
근데 왜 모른 척했을까?
걔는 내가 필요하니까
당신... 미쳤어
(왕비서) 네가 영이한테 준 상처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니지
영이가 네가 오빠가 아니란 걸 알 때
(왕비서)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봤니?
온실 속 비밀의 방에 들어가 영이의 추억을 훔쳐서
영이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오빠 행세를 한 널
영이가 용서할 수 있을까?
78억의 빚 때문에 영이를 사랑하는 동생인 척한 널
(왕비서) 영이가 용서할 것 같아! [소리치면서]
(오수) 당신 오빠가 당신을 사랑한대
깨!
어디까지 네가 계획한 사기인 거야?
(오영) 우리 오늘 웨딩드레스 맞추러 가요
왕비서, 그리고 너
(아줌마) 이 풍경이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던데
오빠로 믿는 것까지 아니면 사랑하게 되는 것까지
(왕비서) 영이가 이상해요, 어제 날짜로 새 유언장을 썼어요
(오영) 난 지금 사기꾼 오수에 대해서 묻고 있어
(오수) 말하고 있잖아, 나에 대해
(오영) 이제 우리 진짜 끝난 거지?
.그 겨울, 바람이 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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