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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겨울, 바람이 분다  13회 

(소라오수는 당신 친오빠가 아니에요

 

[문 달칵 열린다]

 

나야영이

 

[오수 뺨 때리는 소리]

 

[투덕투덕 몸싸움하면서 벽시계 뚜껑 열리는 소리]

 

어떻게 네까짓 게 영이한테 입을 맞춰?

 

어디서 네가 감히 영이한테 손을 대!

 

내가 당신을 죽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

 

지금 이 순간 내가 당신을 죽일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어

 

? - 영이가...

 

수술을 받을 수 없대

 

눈도 고칠 수 없대

 

당신이 영이를 사랑한단 말 난 믿지 않아

 

(오수당신은...

 

그냥 쓰레기 같은 당신의 존재 이유를

 

영이한테서 찾으려고 하는 것뿐이야

 

그러는 넌?

 

너 역시 네 쓰레기 같은 인생을 걔한테 보상받으려는 거 아니고?

 

영이 눈?

 

그래내가 그렇게 했다

 

영이도 그걸 알고 있지

 

근데 왜 모른 척했을까?

 

걔는 내가 필요하니까

 

당신... 미쳤어

 

(왕비서네가 영이한테 준 상처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니지

 

영이가 네가 오빠가 아니란 걸 알 때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봤니?

 

온실 속 비밀의 방에 들어가 영이의 추억을 훔쳐서

 

영이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오빠 행세를 한 널

 

영이가 용서할 수 있을까?

 

78억의 빚 때문에

 

영이를 사랑하는 동생인 척한 널 영이가 용서할 것 같아!

 

(오수당신 오빠가 당신을 사랑한대

 

[팔 뿌리치는 소리]

 

[물 따르는 소리]

 

네가 영이를 사랑하는 거 알아

 

영이는 수술할 거야

 

[영이 흐느끼는 소리]

 

조금 전 장 변호사님이 조 박사님을 만났는데

 

시뮬레이션이 성공적이진 않았지만 조 박사는 수술한대

 

(왕비서다른 의사들은 회의적이지만 자긴 가능성을 찾았대

 

영이가 수술실에 들어가면

 

넌 조용히 빈손으로 떠나

 

네가 영이를 사랑해서 차마 돈은 가져가지 못했다고

 

내가 널 변호해줄게

 

내일 장 변호사님이 당신과 짜고 영이에게 거짓 진단을 한

 

제신병원 곽호석을 만날 거야

 

(오수미라가 증인을 서주기로 했지

 

[극적인 음악]

 

말했잖아우린 같이 나간다고

 

[풍경 울리는 소리]

 

[똑똑노크 소리]

 

[똑똑노크 소리]

 

[잔잔한 음악]

 

[풍경 울리는 소리]

 

(오영) 1년 전에 내가 만난 그 남자

 

혹시... ?

 

(오수상상력하고는...

 

심심해?

 

아니면 내 동생이 혹시

 

걔가 맘에 들었나?

 

(오영나 그 남자 보고 싶어

 

오빠랑 있으면 있을수록 이상하게

 

그 남자가 자꾸 생각나

 

(오수나한테 사기를 쳤어

 

좋은 놈 아니야사기꾼이야

 

잊어버려태생부터 쓰레기 같은 놈이지

 

(왕비서영이가 네가 오빠가 아니란 걸 알 때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봤니?

 

온실 속 비밀의 방에 들어가 영이의 추억을 훔쳐서

 

(오수이 사진을 유령의 집 같은 네 온실 방에 갖다 놓고 두고두고 봐

 

(희선네 오빠가 너한테 온 이유를 말해줄게

 

돈 때문이야

 

(왕비서) 78억의 빚 때문에 영이를 사랑하는 동생인 척한 널

 

영이가 용서할 것 같아!

 

오빠

 

가지 마

 

오빠한텐 이렇게 키스하는 게 맞지?

 

[영이 흐느끼는 소리]

 

[흐느끼는 소리]

 

[영이 가쁜 숨소리]

 

[풍경 울리는 소리]

 

[문자 수신음]

 

(소라오영한테 너에 대해 다 말했어

 

이제 네가 살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나한테 오는 거야

 

우리 처음 여행 갔던 이탈리아에서 기다릴게

 

[극적인 효과음]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가 있어?

 

어떻게 친구가 그럴 수가 있어!

 

(정현어렸잖아요집도 어렵고

 

(중태장 변호사님진정하세요 네진정하세요

 

(정현그러게 왜 그랬노! [어깨 때리면서]

 

내가 네 편을 들다가도 속이 뒤집어진다이 가스나야!

 

[전화 연결음]

 

사무장제신 병원 곽호석 당장 의사 협회에 고발해

 

저랑 얘기 좀 하시죠변호사님

 

[차 문 닫히는 소리]

 

[막대기 끄는 소리]

 

[영이 숨소리]

 

이제야 이 방에서

 

여러 사람

 

냄새가 나는 걸 알겠네

 

왕비서

 

그리고 너

 

[문 쾅 닫히는 소리]

 

그동안...

 

고마웠다진성아

 

문젠 이렇게 가족밖에 모르는 나한테

 

형 너도 가족이란 거야

 

어려선 네가 싫었어엄마가 나보다 형 널 더 챙겼잖아

 

(진성그래서 어느 날 엄마한테

 

'엄마수 형 보육원으로 도로 보내그랬지

 

그때 엄마가 그러더라 '넌 가족도 버리냐'

 

우린 끝까지 같이 가

 

우리 환상의 호흡인 거 알지?

 

내 계획은 이래 우리가 판돈을 좀 모으는 거야

 

김 사장 때문에 돈 구하기 쉽지는 않겠지만

 

암튼 돈을 구해서 김 사장이랑 게임을 하는 거야

 

그리고 멋지게 이기는 거지

 

만두가 돈 구했대연락할게

 

[진성 짐 챙기는 소리]

 

너랑 같이는 도박 안 해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오수 잡는 소리]

 

오케이나는 구경 선수는 네가 해

 

그리고 넌 반드시 그 게임에서 이기는 거야

 

그리고 지금까지 못 해본 사람 구실을 하는 거지

 

우리 엄마아빠한테 자식 노릇

 

나한테 형 노릇희선이한테 오빠 노릇그리고 영이한텐...

 

형이 나중에 영이한테 모든 걸 말해야 될 때가 오면 그 말은 꼭 해

 

(진성영이 너 때문에 인생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형 네가

 

쓰레기처럼 버려져서 쓰레기처럼 살겠다던 형 네가

 

(진성처음으로 쓰레기처럼 버려졌어도 사람답게 살고 싶어졌다고

 

그 말은 꼭 해!

 

[뺨 때리는 소리]

 

따라와

 

오셨어요?

 

영이 어디 있어요?

 

온실에요

 

나 따라와요

 

[문 닫고 들어오는 발소리]

 

영이...

 

수술은 이번 주말에 합니다

 

그럼 당신이 떠날 날도 이번 주말이 되겠네

 

왕비서님도 그날 같이 떠납니다

 

영이 옆엔 내가 있습니다

 

뜻대로 안 되실 거예요

 

오늘 주주 총회에 작금의 사태를 보고할 겁니다

 

주식 거래 문제로 회사에 누를 끼치고

 

(장 변호사영이의 법정 대리인 역할을 소홀히 한 점

 

주주들은 용인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영이에 대한 당신의 가해!

 

그 법적 조치는...

 

나중에 영이 의견 물어보고 진행하죠

 

당신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도를 넘었어

 

[문 열고 닫는 소리]

 

너 역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선을 넘었고

 

네가 영이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끝까지 친절한 오빠 행세...

 

끝까지최선을 다해... 하죠

 

[달칵문 열리는 소리]

 

(오영왕비서님

 

 

(오영오빠도 여기 있어?

 

(오수

 

영이야나 왔다

 

세 분이 여기 다 모여서 뭐 해요?

 

... [당황하면서]

 

(장 변호사내가 할 얘기가 있어서 좀 보자고 했어

 

왕비서님우리 오늘 웨딩드레스 맞추러 가요

 

영이야네 수술이 이번 주말로 잡혔다

 

잘됐네요그럼 웨딩드레스 오늘 반드시 골라야겠네요

 

그래야 수술 끝나고 결혼식 하는 데 지장 없을 테니까

 

명호 부를까?

 

영이야그건 별로 좋은 생각이...

 

왕비서님오늘은 우리 둘이만 가요

 

가끔 우리 둘이 외출한 적 있잖아요

 

설마 싫으세요?

 

그럴 리가그래그러자 준비할게

 

장 변호사님회사는 잘 돼가죠?

 

요즘 보고서를 못 봐서

 

내가 보고받고 있다 큰일은 없어

 

아가씨이 풍경이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던데

 

버려요

 

(아줌마

 

[풍경 울리는 소리]

 

(오영오빠우리 여행 갈래?

 

신혼여행은 아무래도 같이 가긴 그렇잖아

 

수술 전에 갔으면 좋겠는데

 

우리 이탈리아 갈까?

 

[긴장감 흐르는 음악]

 

(소라우리 처음 여행 갔던 이탈리아에서 기다릴게

 

거긴 내가 가기엔 너무 먼가?

 

이탈리아보다 더 좋은 데 가자 - 그래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잖아요

 

[쓰레기 버리는 소리]

 

[풍경 울리는 소리]

 

오늘은 날씨가 아주 좋구나

 

왕비서님

 

저랑 몇 년 사셨죠?

 

20년 넘었지

 

처음 저랑 살 때 왕비서님 나이가 몇이었어요?

 

지금 너 정도 나이였을걸

 

너무 어렸네요

 

그렇지너무 어렸지 지금 생각해보면

 

근데 왜 그땐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을까모르겠다

 

아픈 사랑 한 번 하고 나서 괜히 세상을 다 아는 척

 

나이 든 척

 

사실은 너무 어린 나인데

 

손이 늘 차네요

 

그러게난 그렇게 손이 차더라

 

[계단 내려오는 소리]

 

[영이가 물건 다 뒤엎는 소리]

 

[물건들 마구 떨어지는 소리]

 

[물건들 다 던져버리는 소리]

 

[물건 내팽개치는 소리]

 

[영이의 가쁜 숨소리]

 

[영이가 깊게 숨쉬는 소리]

 

[물건 발에 차이는 소리]

 

[물건 만지는 소리]

 

[물건들 다시 줍는 소리]

 

[영사기 돌아가는 소리]

 

이제야 이 방에서

 

(오영여러 사람 냄새 나는 걸 알겠네

 

왕비서... 그리고 너

 

어디까지 네가 계획한 사기인 거야?

 

내가 널 오빠로 믿는 것까지?

 

아니면

 

사랑하게 되는 것까지

 

[슬픈 음악]

 

지금...

 

이것도 보고 있겠지

 

네가 준 상처를 단 한순간도 피하지 못하고

 

이렇게 엉망진창이 된 날 보는 기분이 어때?

 

설마...

 

네가 이겼단 생각이 드는 건

 

아니겠지?

 

(왕비서다 예쁘긴 한데

 

영이한테 어울리는 게 뭔지 잘 모르겠네요

 

일단 입어보시는 게...

 

[전화벨 울리는 소리]

 

명호인데부를까?

 

아뇨우리 둘이 있어요

 

그러자

 

셔링 들어간 거 있어요?

 

너 그거 싫어하잖아

 

전에 오빠가 셔링 들어간 거 싫어한다고

 

왕비서님은 좋아하잖아요

 

셔링 들어간 거로 찾아주세요

 

그럼 준비해놓겠습니다

 

[전화벨 울리는 소리]

 

[전화 안내음문희선입니다

 

희선아

 

날 보자고?

 

그래그러자

 

[그릇 정리하는 소리]

 

(희선박진미

 

나 나갔다 오는 동안 그릇 싹 다 닦아 놓고

 

식당 앞도 청소해놔알았어?

 

나 오늘 친구들하고 영화 보러 가기로 했단 말이야

 

너 아직 정신 못 차렸구나

 

엄마아빠한테 너가 한 짓 싹 다 불까불어?

 

뭘 불어?

 

아니야 [억지로 웃으면서]

 

[문 열고 진성 들어오는 소리]

 

부동산 아저씨가 저녁 7시에 만둣국 3개 갖다 달래

 

(진성 엄마그래

 

너 나 아는 척 안 해?

 

영이한테 암말 하지 마그럼

 

[전화벨 울리는 소리]

 

만두야

 

만두가 왜 너한테 전화해?

 

알았어나 곧 가

 

나 잠깐 나갔다 올게 - (진성 부모님그래

 

박진성박진성 너 어디 가?

 

희선이랑 진성이 저러다가 결혼하겠지?

 

난 싫어희선이

 

난 네가 싫어

 

내도 - 그릇 정리나 잘해

 

[오토바이 잡는 소리]

 

나와

 

못 가

 

[오토바이 시동 거는 소리]

 

만두랑 놀지 마

 

너 다신 나쁜 짓 안 하기로 했잖아

 

내가 너랑 살아줄게 만두 만나지 마

 

네가 나랑 살아주겠단 건 고마운데

 

가야 돼

 

[오토바이 출발하는 소리]

 

박진성! [다급하게]

 

박진성만두 만나지 마!

 

[커튼 걷는 소리]

 

정말 너무 예쁘구나

 

우리 사진 찍을래요?

 

사진 좀 찍어주세요

 

[찰칵사진 찍는 소리]

 

[사진 찍는 소리]

 

금방 인화해오겠습니다

 

우리 둘이 처음 사진 찍었죠?

 

그래

 

웨딩드레스정말 맘에 드는 거죠?

 

장 변호사님도 명호도...

 

오빠도 보면 좋아라 하겠다

 

왕비서님 맘에만 들면 돼요

 

 20년 넘게 키워준 왕비서님한테

 

제가 할 수 있는 선물이 이것밖에 없다는 게 아쉽네요

 

무슨 말이야?

 

수술 받고 나서

 

제가 눈을 뜨게 되면

 

그땐 왕비서님 도움 필요 없을 거 아니에요

 

이제 왕비서님도 오빠처럼 가실 때를...

 

준비하셔야 할 것 같네요

 

[비장한 음악]

 

돈이 필요하다고?

 

넌 돈 많잖아

 

기부한다 생각해

 

그리고 우린 친구잖아

 

친구는 친구 부탁 들어주는 거야

 

우리가... 친구니?

 

당연하지나 너 좋아해

 

그러자줄게

 

얼만지 안 물어봐?

 

78억이겠지

 

전에 네가 한 말 기억나

 

내가 다른 건 몰라도 기억력은 좋거든

 

오빠가 너한테 부탁하라고 했니?

 

그건 아니야

 

왕비서님

 

[전화 연결음]

 

차 가지고 오세요

 

오수는 몰라

 

네가 믿을지 안 믿을지 모르겠지만 사실이야

 

(희선네가 오수를 오해하거나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수 우리 언니가 사랑할 만큼 괜찮은 놈이야

 

도와줘넌 돈 많잖아

 

조용히 가욕이 나오려고 해

 

너도 오수 사랑하잖아

 

[코웃음 친다]

 

늬들한텐 내가 사랑하는 게

 

돈을 타내는 빌미가 되는구나

 

오수한텐 목숨이 걸린 일이야

 

줄 거라 믿는다

 

[의자 박차고 일어나서 나가는 소리]

 

이자는 없다원금만 갚는다

 

(만두너랑 나 사이 나랑 수 사이에 무슨 이자

 

고맙다

 

김 사장한테 진성이 엮었다고 말해

 

[휘파람 소리]

 

진성이랑 만두 뭐냐?

 

놔요이거

 

언제 나랑 술 한잔하자

 

[문 드르륵 열리는 소리]

 

[막대기 탁탁거리는 소리]

 

[걸어오다 멈추는 소리]

 

누구야?

 

 

[걸어오는 소리]

 

이 밤에 왜 여기?

 

꽃에 물 줬어?

 

 - 그랬구나

 

여행 갈 데 생각해봤어?

 

특별한 데가 생각이 안 나네

 

지리산 사리면

 

우리들 별장 어때?

 

엄마가 아빠랑 이혼하기 전에

 

우리 가족이 마지막으로 간 데

 

기억 안 나?

 

기억 안 나

 

쓸데없는 솜사탕 같은 건 잘도 기억해내면서

 

어떻게 그게 기억이 안 날까?

 

그러게

 

사리면 6번지야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가고 못 가봤어거기 가자

 

그래근데 일단 너 수술하고

 

내일 가자

 

수술하고 내가 눈을 못 뜨면

 

아니

 

살아있지 못하면

 

안 되잖아

 

내일 가자

 

[손에 풀 스치는 소리]

 

램즈이어네

 

(오영램즈이어다

 

양의 귀

 

엄마가 나 놀리려고

 

이게 내 귀를 닮았다고 하면

 

난 아니라고 내 귀는 더 예쁘다고 하면서 막 울었었는데

 

어떻게 기억했어?

 

[꽃 내던지는 소리]

 

얘는 허브인데 향기가 하나도 없어

 

별로야

 

[막대기 저으며 밟고 지나가는 소리]

 

봄 냄새 난다

 

지난 겨울은 너무 추웠어

 

그렇지?

 

아니난 네가 있어서... 별로

 

난 네가 있어도 바람이 너무 차던데

 

이 봄도 지난 겨울처럼 추우려나 보다

 

[극적인 효과음]

 

(장 변호사무슨 말이에요?

 

(왕비서진소라 전화번호예요

 

오수의 애인이었던

 

왜 이 전화번호가 있나 싶어서 전화를 했더니

 

영이한테 오수에 대해 다 말했대요

 

[전화벨 울리는 소리]

 

여보세요

 

당장 돌아와

 

영인 이미 너에 대해 다 알아

 

누구야?

 

(왕비서영이 행동이 뭔가 이상해 당장 돌아와!

 

전화 끊어

 

여행 끝나면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갈게요

 

전화기 꺼두자

 

방해된다

 

[전화기 끄는 소리]

 

[다시 '통화누르고 전화 연결되는 소리]

 

[전화 안내음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전화기 내려놓는 소리]

 

[서랍 뒤지는 소리]

 

왜 그래요왕비서님?

 

영이가 이상해요

 

오수의 정체를 알면서 왜 걔랑 단둘이 여행을 간 거죠?

 

[서랍 여는 소리]

 

[뭔가 꺼내는 소리]

 

뭐예요?

 

어제 날짜로 영이가... 새 유언장을 썼어요

 

복지관에 모든 걸 준다네요

 

[전화벨 울리는 소리]

 

이 본부장

 

무슨 일이에요장 변호사님?

 

(명호영이가 문자로 파혼 통보를 했어요

 

저한테 일언반구 아무런 말도 없이

 

그리고 정 대표와 임 대표한테 회장 선거에 나가라고 했대요

 

자긴 나가지 않겠다면서... 아셨어요?

 

[전화 끊는 소리]

 

이게 무슨 일이야?

 

[서류 챙기는 소리]

 

둘이 여행 간 곳을 알아야겠어요

 

[차가 덜컹덜컹 산길 지나가는 소리]

 

길이 막혔다

 

네비게이션은?

 

직진하라는데

 

차로는 못 들어가겠네

 

걸을래?

 

돌아가자고 할 줄 알았는데

 

이미 시작한 길인데 돌아가긴 그렇잖아

 

내려 [안전벨트 풀면서]

 

[안전벨트 푸는 소리]

 

[길 안내 음성 200m 앞에서 우회전입니다

 

[자박자박 걷는 소리]

 

[나뭇잎 밟으며 걷는 소리]

 

[오수 헉헉대는 소리]

 

[나뭇잎 밟는 소리]

 

여기 별장에 우리 마지막으로 왔을 때 생각나?

 

아니

 

난 다 기억나는데

 

즐거웠어?

 

누가? - 

 

즐거웠어

 

네가 즐거웠다니 좋네

 

꽉 잡아

 

[나뭇잎 밟으며 걷는 소리]

 

 [시원한 듯이]

 

[심호흡하는 소리]

 

또 가볼까?

 

[부스럭거리며 준비하는 소리]

 

(오수드디어 왔다

 

내릴게

 

(오영너 죽었다나 배고프거든

 

밥 먹으면 되지

 

혹시... 여기 아무것도 없어?

 

아마도

 

설마

 

열쇠는 처마 밑에 달려있을 거야

 

[열쇠로 문 따는 소리]

 

[문 드르륵 열리는 소리]

 

[문 드르륵 닫는 소리]

 

[문 열고 나오는 소리]

 

여기선 못 자겠다딴 데 가자

 

아니난 여기 있을 거야

 

먹을 게 하나도 없어 - 그래도 난 여기 있어

 

[약한 한숨]

 

좋아그럼 이러자

 

넌 여기 있고 난 마을로 내려가 먹을 것 좀 사올게

 

추워

 

[장작 패는 소리]

 

[장작 줍는 소리]

 

[장작 패는 소리]

 

아빠는 나무 잘 팼는데

 

난 처음 하잖아

 

너는 힘이 없지

 

이건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 요령으로 하는 거거든

 

그럼 요령이 없구나

 

그 말도 별로네

 

[장작 패는 소리]

 

[장작 패는 소리]

 

됐다이제 알았다요령을

 

[장작 패는 소리]

 

[장작 떨어지는 소리]

 

[장작 패는 소리]

 

[장작 패는 소리]

 

[차 리모컨 소리]

 

[정차하는 소리]

 

[차 경적 울리고 셔터 내려오는 소리]

 

[액자 내려놓는 소리]

 

[사진 뒤적이는 소리]

 

[사진 탁내려놓고 한숨 쉬는 소리]

 

[종이 집어드는 소리]

 

뭐예요?

 

오수가 영이한테 쓴 편지예요

 

오수도 이미 영이가 자기 정체를 아는 걸 아네요

 

둘이 서로 다 알면서 왜 여행을?

 

오수가 영이를 위하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종이 내려놓는 소리]

 

[한숨 소리]

 

여기서 영이는 대체 혼자서... 뭘 한 걸까요?

 

영이 정말 괜찮겠죠?

 

[한숨 소리]

 

[부스럭거리며 달려가는 소리]

 

[달칵문 여는 소리]

 

영이야 [문 드르륵 열면서]

 

[약간 심각한 음악]

 

[문 드르륵 닫는 소리]

 

영이야?

 

영이... [문 열면서]

 

[시계 안내음] 10 30

 

3시간 30분 만에 왔네

 

밥 먹자

 

[그릇 달그락거리며 놓는 소리]

 

[그릇 놓는 소리]

 

[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

 

[그릇에 물 붓는 소리]

 

[국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

 

(오수

 

(오수맛이 그만그만 괜찮다 맛볼래?

 

아니

 

그럼 나중에 먹을 때  간이 안 맞다맞다 그런 말 하기 없기다

 

네가 아빠 닮았다면

 

(오영다른 건 몰라도 된장찌개는 맛있을 거야

 

[국자 놓는 소리]

 

이곳에 와서

 

아빠가 끓여준 된장찌개 정말 맛있었는데

 

그때 네가 아빠한테 비법을 물었지

 

기억 안 나?

 

안 나

 

근데 내 것도 맛있을 거야기대해

 

[찻잔 놓는 소리]

 

엄마가 이렇게 난로 옆에 앉아있으면

 

아빠가 커피를 끓여다 줬는데

 

그땐 두 분이 사이가 좋았나?

 

내가 수술하는 날 떠나

 

수술 끝나는 거 보고 떠날게

 

아니다

 

내일 서울 가면 떠나라

 

내가 알아서 해

 

(오수엄마아빠랑 여기 왔을 때 얘기해

 

엄마아빠랑 둘이 이렇게 차 마시면

 

너랑 난... 뭐 했어?

 

자는 척하고 이불 속에서 장난했나?

 

아니우린 울었어저 방에서

 

엄마아빤 여기서 소리 질러대며 싸웠지

 

'네가 날 외롭게 해서 내가 바람피운 거다'

 

'아니당신은 원래 그런 사람이다'

 

그 싸움은 아침까지 계속됐어

 

그리고 엄마랑 아빠가 아침에 오빠랑 날 불러내서 말했지

 

'이제 수는 엄마랑'

 

'영이는 아빠랑 산다'

 

[잔잔한 음악]

 

내가 오늘 너한테 했던 말은 모두 거짓말이야

 

처음부터 아빠가 장작을 패고 된장찌개를 끓이고

 

우린 즐겁고

 

그런 건 없었어

 

그날은 오늘처럼... 아니

 

요 며칠처럼... 아주 끔찍한 날이었을 뿐이야

 

딴 얘기할까?

 

나무 밑에 버려진 오수는 꿈이 뭐였어?

 

처음부터 그냥 사기꾼이었나?

 

나무 밑에 버려졌을 때부터

 

(오영세상의 죄 없는 사람들마저 적으로 삼을 만큼

 

걘 네 말대로

 

태생부터 그냥 쓰레기인 거야?

 

술 마시고 싶다

 

술 별로야

 

얘기해

 

넌 마시지 마나만 마실게

 

[맥주캔 따는 소리]

 

사기꾼 오수 어릴 적 꿈이 뭐였어?

 

목수

 

농부어부엔지니어

 

사기꾼이갬블러가 아닌 모든 것

 

처음부터는 아니고 널 만나고부터

 

난 지금 사기꾼 오수에 대해서 묻고 있어

 

말하고 있잖아나에 대해

 

그만하자

 

내가 누군지 알잖아

 

알지

 

78억이 필요한 사기꾼 오수

 

(오영더 해보지

 

네가 날 어디까지 가지고 노나 지켜보고 싶었는데

 

그럼... 이제 네가 하는 변명 들을까?

 

변명할 게 없어상처 준 걸 알아

 

[물 뿌리는 소리]

 

[물 흘러내리는 소리]

 

차라리 지금 그 말보단... 네가 어린 날

 

쓰레기처럼 버려진 상처 때문에

 

(오영쓰레기처럼 살고 싶었다고 말하는 게

 

눈먼 나보다 네가 더 아팠다고 말하는 게

 

나한텐 더 위로가 됐겠다

 

(오영내가 널 사랑하는 걸 알면서 갖고 노는 너도

 

정말 재밌지만은 않았었다고 말하는 게

 

더 위로가 됐겠어

 

내가 널 용서할 수 없는 수많은 이유 중에 제일 용서할 수 없는 건 [언성 높이면서]

 

(오영지금 내가...

 

엄마만큼 그리워했던 오빠의 죽음을 알고도

 

(오영너에 대한 분노 때문에 슬퍼할 수 도 없다는 거야

 

사기꾼인 널 사랑한 건 앞 못 보는 내 잘못이라고 치자

 

죽여버리고 싶을 만큼 네가 밉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앞 못 보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크게 한숨 쉬는 소리]

 

잘 속았어그동안

 

[찻잔 내려놓고 나가는 소리]

 

[팔 잡는 소리]

 

[뺨 때리는 소리]

 

[확 잡고 안는 소리]

 

(오영으아

 

[오영 숨 막혀하는 소리]

 

[오영 가쁜 숨소리]

 

[오수 가쁜 숨소리]

 

[오영 한숨 소리]

 

[잔잔한 음악]

 

이제 우리...

 

진짜 끝난 거지?

 

(오영이제 떠날 사람들은 짐들을 챙기셔야겠네요

 

(왕비서떠나야지나는 엄마니까

 

자식들한테 지는 게 엄마니까

 

(장 변호사영이가 너랑은 인사하지 않겠다는구나

 

(희선너 집 나왔지근데 왜 빈손이야!

 

오수저놈 밟으려면 오수밖에 없는데

 

(오수난 살면서 어떤 누구랑도 작별 인사를 해본 적이 없어

 

내가 널 사랑한 건 진심이었다

 

사랑했어 네가 날 속인 거 무죄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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