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바람이 분다 14회
[잔잔한 음악]
[영이 한숨]
이제 우리...
진짜 끝난 거지?
[타닥, 장작불 타는 소리]
[탁, 불 켜는 소리]
[오수, 나뭇잎 밟으며 걸어오는 소리]
(오수) 들어와
지금 당장 장 변호사님한테 전화해
아니, 우린 오늘 같이 있고 서울엔 내일 밤에 가
전화 내놔
[전화기 끄는 소리]
뭐 하는 짓이야, 너? [화난 말투로]
[저벅저벅 걸어가는 소리]
[잔잔하고 슬픈 음악]
화내
욕을 해도 좋고
나중에라도 그게 편할 거야
됐어
눈먼 채
방구석에만 갇혀 지내는 신세였는데
너 만나 즐거울 때도 있었으니까
감사는 몰라도 이해는 해야지
나한테도 잘못은 있어
널 처음 만나는 순간 설레였을 때
그때 알아챘어야 했는데
내가 바보지
안 그래?
어때?
이 정도면... 내가 널 꽤 많이 이해했지?
노력하지 마
이해 안 해도 돼
난 네가 지금 얼마나 아픈지 이해 안 할래
6살에 뇌종양에 걸리고
기다리는 엄마는 끝내 오지 않고
무서웠지만 참 많이 믿었던 아빠는
(오수) 돌아가셨는데
오빠라고 믿고 자기도 모르게 사랑하게 된 사람은...
(오수) 사기꾼
그리고 다시 올라야 하는...
- 수술대... - 그만해!
[쨍그랑, 컵 깨지는 소리]
(오수) 이해 못 해도
사는 데 문제 없어
애쓰지 마
(오수) 근데...
내가 널 사랑한 건... 진심이었다
[문 열리고 닫히는 소리]
[장작불 타는 소리]
거실에 가
장 변호사님께 널 안전하게 데려다줄 때까지 넌 내 책임이야
그냥 자
이 순간에도 네가 내 보호자라는 게
참 슬프다
[잔잔한 음악]
[잔 내려놓는 소리]
(진성 아빠) 나가라 해라
냅둬, 매상이나 올리게
이야
엄마, 국물 맛 죽이네, 응?
(진성 엄마) 빨리 처먹고 가!
[무철, 웃음 소리]
(무철) 야, 그냥 가지 말고 처먹고 가란다
역시 엄마는 인정이 있어
[숟가락 탁 놓는 소리]
오수, 왜 못 죽여?
무서워?
[무철 나즈막이 웃는다]
내가 좋아한 조무철은
피도 눈물도 없는
진짜 강한 조무철
[맞고 나가떨어지는 소리]
(무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의자에 앉히는 소리]
남식아
피도 눈물도 없는 놈 좋아하지 마라
사람이라면 피도 눈물도 있어야지
그래야 사람이지
[확 일어나서 나가는 소리]
(깡패) 아, 저걸 그냥 씨...
[문 닫히는 소리]
너도 다른 일 찾아봐라
포장마차 어떠냐?
아님 막노동이나
아, 식당 괜찮겠다, 응? [불현듯 생각난 듯이]
엄마!
이 식당 나한테 팔아라, 얘 주게
이거 얼마야?
(진성 엄마) 진성아!
(무철) 감자야!
나가
이게 어디서 우리 엄마한테까지! 진짜!
네까짓 게 왜 엄마한테 말 시켜!
(진성 아빠) 이놈의 자슥아! 한동네 살던 애한테 왜 이라노!
참아, 참아, 왜 이래?
보기 좋다
가족을 위해서 감히 나한테 주먹질까지 하고
안 나갈래!
(진성 엄마) 아니, 참아
엄마
(무철) 나 그냥 밥만 먹으려고 온 거야
우리 엄마 생각나서
(진성 엄마) 아니, 진성아
- (진성 아빠) 너, 너, 너! - (진성 엄마) 왜 이래!
꽉 잡아
내려가자마자 장 변호사님 오시라 그래
[미끄러질 뻔한 발소리]
봐봐, 꽉 잡으라고 했잖아
[나뭇잎 밟는 소리]
어제도 말했지만 집에 밤에 갈 거야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난 지금 너랑 같이 있어야겠어
대체 넌 뭐가 그렇게 당당한 거니?
초라해지고 싶지 않은 발악이야
성공했네
뻔뻔해 보이니까
꽉 잡아, 내리막길이야
[빠르고 리듬감 있는 음악]
[안전벨트 푸는 소리]
내려
전화 줘
밤에 가겠다고 말해
안 그러면 더 멀리 널 데려갈 수도 있어
[차 문 여는 소리]
(장 변호사) 영이 어디 있어?
저예요
영이야, 너 안전한 거냐?
(왕비서, 명호) 어디 있대요?
뭐?
부탁드려요
밤에 봬요
영이가 뭐래요?
(장 변호사) 오늘은 일 접고 휴가들 가세요
(장 변호사) 가세요, 어서
왜 그래요?
오수가 떠날 준비를 해달라고 하네요
왕비서님도
짐을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장 변호사) 전 영이가 부탁한 게 있어서
[비장한 음악]
- (상인) 자기도 뻔히 알면서 - (손님) 아니, 좀 싸게 줘봐
- (손님) 이건 안 돼? 싸게? - (상인) 안 돼
[땅콩 껍질 까는 소리]
[손으로 비벼 껍질 까는 소리]
[이로 깨무는 소리]
내가 보육원 살 때
제일 맛있었던 게
장날 포장마차에서 팔던 짜장면이었어
올망졸망한 애들 30명이 길거리에 쭉 앉아서 짜장면을 먹었지
내가 제일 빨리 먹었어
그러면 원장님이...
'야, 천천히 먹어, 안 뺏어 먹어'
근데 난 그 말이 안 믿기더라고
누가 꼭 뺏어 먹을 것 같았어
나 같네
난 6살 이후로 늘 누가 날 속이는 것만 같았거든
밥에 약을 탔을까
(오영) 앞 못 보는 날 계단에서 밀면 어떡하지
날 누가 갖고 놀면 어떡하지
늘 불안했거든
오늘처럼
어
팥죽이다
(오영) 난 네가 지금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조금이라도 같이 있고 싶을 뿐이야
(오수) 와, 맛있겠다
죽은 정면에 있어
안 먹어
기다려, 그럼
더 먹고 싶어?
어
(애기 엄마) 왜 그래, 너?
몇 살?
일곱 살
근데 왜 반말이야?
이 죽 애기 주자
가서 먹어
- 고맙습니다 - 어어
(애기 엄마) 어머, 고마워서 어째요
나 사실 팥죽 처음 먹어봐
다른 건 몰라도 팥죽은 애들 먹기에 너무 뜨겁거든
어른 손길이 필요해
그래서 일손이 부족한 보육원에선
팥죽을 잘 안 해줘
[호, 부는 소리]
와, 맛있다, 진짜
[숟가락 드는 소리]
[팥죽 호호, 부는 소리]
먹어
아니
후회할 거야
[소 울음소리]
(오수) 진성이 아버지는 이 소가 그렇게 이쁘대
소가 이뻐서 키우는 건데
먹고 살기 위해 팔아야 할 땐
사는 게 뭔가 싶대
난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그러게
난...
살면서 어떤 누구랑도
작별 인사를 해본 적이 없어
(오수) 엄마한테도
희주한테도
너랑은...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하고 싶은데
어제부터 오늘까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깔끔하게
'잘 가'는 어때?
[막대기 탁탁거리는 소리]
[문자 수신음]
(무철) 오수야, 너랑 나랑 계산 끝나는 날 기억하지?
얼마 안 남았다, 기대되지?
[비장한 음악]
왜 안 돼?
오수 형이 죽으면 당신한테 득 되는 게 뭐가 있어?
머리를 써, 머리를!
오수 형이랑 나랑 돈 따서 당신 돈 갚겠다는데
(진성) 왜 하우스에 못 들어가게 해?
하우스 들어가게 해줘
안 된다고 했지
오케이, 그럼 딴 하우스라도 들어갈 수 있게 우리 발목 잡지 마
형님, 왜 그러세요?
쟤네들 판돈도 어차피 사장님이 주신 거잖아요
(깡패) 근데 왜?
오수 내가 끝내
무철이도 마찬가지고
그러려면 작전이 필요하고
[긴박한 음악]
[막대기 탁탁거리는 소리]
[막대기 탁탁거리는 소리]
장 변호사님
나 여기 있다
제가 부탁한 거 준비하셨어요?
그래
그럼 이제 떠날 사람들은 짐들을 챙기셔야겠네요
잠시 후에 봬요
짐 챙기세요
[문 열리는 소리]
일방적인 파혼 통보 미안해요
한 비서 때문이니?
영이야, 그건 다 지난 일이야
내가 몇 번을 말했잖아
정 대표랑 임 대표한텐 회장 출마 권유 철회해
(명호) 나 우리 그룹, 그 누구보다 성장시킬 자신 있어
차분해져, 회사를 생각해
이 본부장님
저 대신 회장 출마하세요
장 변호사님이 저 대신 지지 발언 해주실 거예요
영이는 자네가 누구보다 회사를 잘 운영할 거라고 믿어
오늘부터 내가 영이의 법정 대리인인 이상
내 지지 발언은 곧 영이의 신임이란 걸 주주들도 알 거야
영이와 결혼하겠습니다
영이는 수술에만 집중하기로 했어
그만해
일어나지
아버지가...
본부장님을 신임하신 걸 잊지 마시고요
[가방 열리는 소리]
난 왜 영이가 이걸 너한테 줘야 하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가
하지만... 영이가 주래
[가방 돌리는 소리]
(장 변호사) 가져가
영이가 너랑은 인사하지 않겠다는군
이 집에서 지금 나가
[가방 닫고 잠그는 소리]
영이한테 장 변호사님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잘 가세요, 왕비서님
[애잔한 음악]
말씀하세요
(왕비서) 이게 내 몫이라고요?
내가 현재 갖고 있는 회사 지분은 그대로 유지시키고
주주총회에서 날 제외시키고
영이의 법정 대리인 자격을 박탈하고
그게 영이가 챙겨준 내 몫이라고요?
영이가...
왕비서님이 회사 자금을 유용한 건
법적으로 건드리지 않겠답니다
의사를 매수해 눈을 방치한 것도
지난 일이니까 다 묻어 두랍니다
- 왕비서님 - 놔!
- 놔, 이거! - (오영) 놓으세요
들어오세요, 왕비서님
[긴장감 흐르는 음악]
이제 날 다 이용한 거니?
처음부터 넌 알고 있었지
내가 네 눈을 망친 거
(왕비서) 근데 참았지
그 이유는?
전 어렸고
아버지는 아팠고
회사를 운영할 사람이 필요했어요
내가 회사 돈을 유용한 걸 알면서도 참은 이유는?
아버지가 그러셨죠
주변 사람들이 내 재산을 뜯어 먹어도 좀 봐주라고
(오영) 그래야...
내 곁에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너도 다른 주주들처럼
네 아버지를 내가 죽였다고 생각하니?
네 아버지는 심폐소생술을 거부했어
그런 네 아버지를 내가 열 번, 스무 번 살렸어
어느 날, 네 아버지가 나한테 그랬지
'그만해라, 혜지야'
'나 너무 힘드니까'
'그만해라'
현 박사님한테 물어봐
네 아버지가 서명한 심폐 소생술 거부 기록이 있나, 없나
물어보라고!
내가 너한테, 장 변호사님한테 그걸 말하지 않고
(왕비서) 네 아버지의 죽음을 방치했다는 오해를 지금까지 받은 이유는
단 하나였어
날 미워하는 힘으로라도 부디...
살아라, 영이야
난 너밖에 없었어
그게 남들 눈엔 집착이고 미친 짓이라도
난 너밖에 없었어
회사 지분? 필요 없어
주주 자리? 네 법정 대리인? 다 포기할게
내가 회사 돈을 유용한 건 네 아버지에 대한 원망 때문이었어
(왕비서) 네가 회사를 운영할 땐 난 단 한 푼도 가져간 적이 없어
내가 널 스물 여섯부터 키웠어
첩질한다고 부모가 버려도
내 아이도 안 갖고
내가 널 키웠어!
넌 내 딸이야!
영이야, 그냥 날... 그냥 날 네 곁에...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웠어요
왕비서님 덕분에 전
아주 잘 자랐어요
어떤 일이 있어도 혼자 살 수 있을 만큼 강하죠
근데...
수술해서 눈을 뜨고 나서도
당신을 보고 싶진 않아요
[슬픈 음악]
나는 눈을 잃고
당신은...
당신 인생 전부를 걸고 사랑했던
딸 같은 나를 잃고
계산은
정확해야죠
나는 널 딸로서 사랑했는데
너는 날 끝까지 이용 가치로 보는구나
그럼 떠나야지
왜?
난 엄마니까
엄마는...
자식들한테 지는 게 엄마니까
[오영 계단 올라오는 소리]
수술 잘 해
어
나까짓 놈 때문에 세상이 별로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라
사람이...
사람을 죽이면 죄가 얼마야?
글쎄...
법적으로는 한 15년 형?
세상에선 그게 제일 큰 죄겠지?
아마도
그럼 너희 엄마가 널 버린 죄는?
아마 그보단 작겠지
(오영) 네가 희주 씨를 버린 죄도
그보다 작을 테고
너희 엄마가 널 한 번이라도 찾아왔던 걸
기억하길 바라
[잔잔한 음악]
(오영) 그리고 이제 그만
희주 씨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오영) 네 자신을 오래 미워했잖아
스스로도 지칠 만큼
사랑했어
널 옆에 두고 사랑할 자신은 없지만
네가 날 속인 거
무죄야
넌 살기 위한 방법이었고
난...
행복할 때도 있었으니까
[문 닫히는 소리]
(장 변호사) 오수야!
뭐야?
이거면 충분해요
가져가
청부업자 조무철과 연관된 거 알아
둘이 무슨 사정인지 난 알고 싶지도 않지만
네 목숨줄이잖아
가져가
영이 곁에서 잠시도 떨어지지 마세요
정말 살고 싶어하는 애지만
죽음이 늘 너무 가까웠던 애예요
부탁합니다
[트렁크 끄는 소리]
오수야, 오수야!
[풍경 울리는 소리]
[풍경 계속 울리는 소리[
네 빚은?
아직 시간 있잖아
이제 진성이는 빚 없는 거야
너 그 집 나왔냐?
너 그 가짜 동생이랑 사랑한 거 아니야?
사랑하면 돈 받아낼 수 있잫아
왜 빈손이야?
그러게
또 보자, 형
[약간 슬픈 음악]
웃기네, 자식
네가 날 평생 웃기는구나
(진성 아빠) 이야, 야, 야, 야 [신나서]
이, 이게 진짜 차 판 돈이라고?
그 돈 들고 시골 가, 아버지
[신나서 소리 지름]
(진성 아빠) 아이고, 이 자슥아! 아이고, 자슥아! [진심으로 좋아하면서]
이야, 아하하하 [환호성과 웃음소리]
자, 자, 잠깐, 잠깐
네가 이제 정신을 차리네
비싼 차 몰고 비싼 오피스텔에 살면서 회사 다닌다 그럴 때
(진성 아빠) 내는 절대 안 믿겼거든
이제는 믿기네, 이야!
네가 이제 정신을 차렸구나 야, 이 자슥!
[진성 아빠, 뿌듯해하는 웃음소리]
진성이, 진미 데리고 시골 가 계시면
나도 놀러갈게요
뭐라! 아, 이 자슥아!
네가 남이가? 놀러오기는!
살러 와야지, 이 자슥이! [입 찢어지게 웃으면서]
오수야, 아으!
[오수 등 두드리는 소리]
[진성 아빠, 좋아서 내는 환호성 소리]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쭉 서 있어야 돼요?
우리 벌서요?
아, 무슨 뜻이 있겠지, 기다려 봐
[왕비서 걸어오는 소리]
[쟁반 내려놓는 소리]
[반찬 내려놓는 소리]
오라 그러셔서..
영이야, 우리 왔어
왕비서님, 왜 이 사람들을?
영이야, 자리에 앉아
장 변호사님도 앉으시고요
[의자 끌고 앉는 소리]
9시 방향에서 3시 방향으로
샐러드, 고사리, 무나물
송이전, 대구 조림, 더덕 구이 김치가 있다
국은 시금치랑 조개를 넣고
된장을 풀었다
영이한테 말을 할 땐
영이의 시야 정면에서 언제나 시계 방향으로 말을 해야 돼요
아줌마는 특히 기억하세요
뭐든 여기, 저기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시고요
그래도 아가씨가 다 아셔요
왕비서님 말씀 들으세요
네
정현 씨랑 중태 씨도 알아둬
미라는 이미 잘 알겠지만
- 미라는 월급이 통장으로... - 필요 없어요
이제 친구로서만 영이 볼 거예요
왕비서님 돈 안 받아요
미라는 잘못 없다
(왕비서) 내가 미라 어려운 걸 빌미 삼았어
너한테 좋은 친구야
알아요
하루에 한 번은 누구라도 영이한테 전화를 주세요
영이한테 받은 도움이 많으니까 이건 부탁도 아니겠죠
그럼요, 걱정 마세요
이분들 식사도 부탁해요
식사들 하고 가세요
전 이제 가봐야겠네요
잘 있어, 영이야
[슬픈 음악]
식사들 해
[트렁크 끄는 소리]
(왕비서) 운전은 내가 할 거예요, 가세요
본가로 가시는 거죠?
네
연락하실 거죠?
전화도 24시간 늘 켜둘 거예요
번거롭지 않으시면
가끔 전화로 영이 소식 알려주세요
영이 걱정할 짓 안 해요
내가 제일 싫은 사람이 자식 걱정시키는 부모예요
잘 살 거예요, 전
[차 시동 거는 소리]
[차 출발하는 소리]
[장 변호사 발소리]
가셨다
밥 먹자
[수저 부딪히는 소리]
아침이나 들고 가지
왕비서님 시금칫국은
정말 맛이 좋아요
[잔잔한 음악]
[숟가락 드는 소리]
[빵빵, 경적 소리]
[빵빵, 차 경적 소리]
[차가 쌩 지나가는 소리]
[핸드폰 누르는 소리]
[전화 연결음]
지영아, 엄마, 아버지 주소가 어떻게 되니?
알아, 아버지 나 보기 싫어하는 거
그냥 주소를 잊어버려서
[노트 꺼내서 펴는 소리]
(왕비서) 응
어
그래, 끊자
[잔잔한 음악]
(장 변호사) 날씨 좋다
(희선) 야, 그만 자, 그만!
오수야, 오수야! 오수!
숨은 쉬는데
야, 오수!
아, 좀 일어나 봐, 좀! [짜증 내면서]
[문 열리고 진성 들어오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얘 지금 24시간을 잔다
내버려 둬, 자게
아
너 차 왜 팔았어?
너 차 왜 팔았냐고!
영이가 돈 안 줬어?
밥 먹자
너 집 나왔지?
근데 왜 빈손이야?
영이가 돈 준댔는데, 안 줬어?
받아서 다 썼어
웃기시네
[전화기 집는 소리]
[핸드폰 누르는 소리]
(희선) 야, 이 미친놈아
너 그 돈 일부러 안 받았지?
일부러 안 받았지? 이 새끼야!
[긴장감 있는 음악]
야, 이 미친놈아!
그 돈을 안 받으면 어떡해?
아, 희선인 영이한테 전화 안 할 거야
아픈 애한테
그 정도로 희선이가 생각 없진 않아
(진성) 형이 영이한테 뭘 해주고 싶어 하는지 희선이도 알아
너도 시골 가
아버지가 신이 나서 가게를 내놨어
엄마도 서울이 좋다더니 신이 나서 콧노래를 부르고
진미는 엄마가 시골 가면 대학 보내준다니까 좋은가 봐
엄마가 아빠 모르게 돈 좀 모았나 봐
잘됐네
영이한테 내 돈 받아오는 거 안 쪽팔렸어?
넌데 이 정도 쪽팔린 건 감수해야지
무철이한테 죽을 거 아니지?
절대, 게임장 들어갈 거야
[비장한 음악]
역시
내가 우리 들어갈 게임장 알아보고 있어
(오수) 내 일에 끼지 말라 그랬지
제발 그냥 넌 떠나라, 좀!
나 몰라?
너 두고는 안 가
[밝고 빠른 음악]
[쨍그랑, 컵이 깨진다]
아! [비명을 지른다]
[깨진 유리 달그락거리며 빗질하는 소리]
[유리 청소하는 소리]
내가 몇 번을 말해요 [화난 말투로]
왕비서님이 하라는 대로 하라고 했죠?
(장 변호사) 왕비서님이 언제 여기다 물잔 올려놓는 거 봤어요?
침대 머리맡에 놓으라고 했잖아요!
그만하세요, 아저씨
죄송합니다
[나가는 발소리]
맘에 안 들어
같이 산 게 얼마인데 보고 배우는 게 없어, 어떻게?
왕비서님은 연락 왔어요?
어, 본가로 갔다는구나
[슬프고 잔잔한 음악]
본가요?
(장 변호사) 아버지는 아직 쎄하시지만
어머니는 아주 좋아하신다는구나
기분이 아주 좋아서 전화가 왔더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 김치찌개요 - (직원) 네
간만에 자기가 밥 안 하고 엄마가 해주는 밥 먹으니까 맛있더래
목소리가 편하더라
[잔잔한 음악]
다행이네요
[경쾌하고 시끄러운 음악]
형
나도 도와주고 싶어
근데 김 사장이 하우스장들한테
뭐라고 말을 했는지 다들 형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깡패) 미안해, 형
됐어, 그만 미안해하고 들어가
(진성) 이제 방법은 하나야
우리가 선수들 모아서 호텔에서 하는 거
[핸드폰 띡띡 누른다]
어디 가, 형?
희선이네 집 가 있어
나 오수인데 어디 있어요?
[심각한 음악]
(김 사장) 어때? 내 조건이
이번 조건을 받아들이면
너랑 나랑 계산은 끝나는 거지
깨끗하게
사기 도박에 진성이 끼고 가자
(김 사장) 콜?
진성인 빼
안 돼
그럼 날 죽이든가
네 계산은 알지
사기 도박에 날 끌어들인 후 넌 돈을 챙기고
그럼 난?
사기 도박에 진 애들의 복수의 대상이 되고 [혀를 차면서]
그렇지?
네 계산을 내가 뻔히 아는데 진성이까진 안 되지
난 이래 죽나 저래 죽나
안 그래?
[김 사장 너털 웃음]
누가 널 죽여?
아, 무철이?
무철이는 내가 없애
넌 이번 게임만 이기면 자유야
[김 사장의 어이없다는 한숨]
좋아, 진성이 빼고 가자
선수들 모아지면 연락해
[긴박한 음악]
[전화 연결음]
사장님, 정말 진성이 빼는 겁니까?
[김 사장의 사악한 웃음소리]
오수 없앨 놈은
무철이가 아니면 진성인데 미쳤냐, 진성이를 빼게?
네 머리는 장식이냐, 이 자식아?
(무철) 와, 잘한다!
자
[농구공을 통통 튕긴다]
[탁, 농구공 떨어지는 소리]
[낮은 신음]
유철아, 조금만 쉬었다 하자
(오수) 형, 나야, 오수
김 사장 조심해
아무래도 김 사장이 형을 칠 거 같아
(오수)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사장님
요즘
[오수 크게 웃는다]
그렇지, 한 번 만나야지
아니, 근데 요즘 세영 그룹 막내 아들은...
(오수) 김 사장하고 나랑 계산 끝났어
형 넌 이제 김 사장하고 아무 관계 없어
나랑도
[띡띡, 핸드폰 누른다]
(오수) 부탁이야, 빨리 이 바닥 떠나
그리고 나중에...
나중에 만나서 술 한잔하자, 형
뭐? 나랑 술 한잔?
[코웃음친다]
좋아, 하자!
[무철, 크게 웃는다]
[긴장감 있는 음악]
골인!
[크게 환호성 지른다]
[영상에서 나오는 지지직 소리]
[영상에서 나오는 지지직 소리]
(오수) 둘이 잔다
안고?
아니, 따로따로
(오수) 남자는 침대, 여자는 거실
아, 답답한 남자 놈이 진짜 라면만 먹고 잤네
[오영, 웃는다]
[영상 되감는 소리]
[오수, 껄껄 웃는다]
오케이, 좋아 어, 그럼 그때 보자고
에이, 기다려, 애들을 모아야 판이 더 커지지
네, 그래요
곧 연락할게
네에, 들어가, 응
[차 지나다니는 소리]
(오수) 택시! [풍경 울린다]
택시! [풍경 울리는 소리]
[잔잔한 음악]
[영상 되감는 소리]
[잔잔한 음악]
[풍경 울리는 소리]
[영상에서 나오는 음악]
(장 변호사) 오수가 돈을 놓고 갔다
널 진짜 좋아했나 보다
(오영) 병원 들어가는 날 모레로 하루 미룰까 봐요
(김 사장) 근데 오수 놈은 널 빼고 가잔다
너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다
(진성) 형한텐 아무 말 말고
(감자) 오수는 형님 맘 모릅니다 그렇게라도 지를 지켜준 거
(미라) 오수 오빠 봤어 널 본 거 같았는데
(오수) 왜 동화는 다 슬프지?
(왕비서) 영이야, 너 무슨 일 있니?
(오수) 차라리 사기를 치지 [울면서]
사랑을 하게 하지 말걸 [울면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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