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아름다운 날들◈ 16회 시나리오

 S#1. 나래의 집 앞 (밤)

선재.. 연수를 끌고 간다.

연수     (선재를 뿌리치며) 선재씨! 왜 이래요!
선재     (!)

S#2. 나래 집 언덕 (밤)

연수와 선재.. 나란히 서 있다.

선재     형하고 약혼한다구요?
연수     ............. 네!
선재     (강하게) 하지 말아요!
연수     (!)
선재     하지 말아요! 나중에 후회할지도 몰라요.
         연수씨 인생이 걸린 문제예요. 
         너무 쉽게 결정하지 말라구요.
연수     아뇨. 이건 너무 쉬운 문제예요.
선재     (!)
연수     내가 갖고 싶은 사람이 나한테 손을 내밀었어요. 
         망설일 이유... 없잖아요.
선재     형을 갖고 싶어요? 형 어떤 점이 그렇게 좋은데요? 
         형, 연수씨 앞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내가 평생을 봐 온 형의 차갑고 
         무서운 모습, 아직도 형 어딘가에 숨어 있어요. 
         언젠가는 연수씨한테 상처를 줄 거라구요.
연수     선재씨!
선재     조금만 더 시간을 가져요. 
         연수씨를 위해서, 아니 나를 위해서, 조금만 더 
         시간을 가져요. 나... 지금 너무 후회스러워요.
         연수씨한테 나를 더 보여줬어야 되는데, 내 마음을 
         더 보여줬어야 되는데, 그냥 그렇게 보내 버린 게 
         너무 후회돼요. 그러니까, 나한테도 시간을 줘요. 
         내 마음을 다 보고 나서도, 그 다음에도 형을 
         사랑한다면 그 땐 정말 연수씨 포기할께요.
연수     난 선재씨 마음을 볼 수 없어요.
선재     (!)
연수     마음은 보려고 하는 사람한테만 보이는 거예요. 
         선재씨가 아무리 보여주고 싶어도 내 눈은 다른 
         곳을 향해 있어요. 아무 것도 안 보인다구요.
선재     아니예요. 보게 될 거예요. 
         나한테 시간만 주면,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내 마음 연수씨한테 다 보여줄 수 있어요.
연수     선재씨를 보고 있는 건 세나예요.
선재     (!)
연수     선재씨! 제발 이러지 말아요. 선재씨가 이러면 나..
         모든 사람한테 미안해야 돼요. 
         선재씨한테두, 실장님한테두, 세나한테두...
선재     그런 거 몰라요. 나도 이제 내 생각만 할 거예요. 
         연수씨가 누구한테 미안하든, 누가 나 때문에 
         마음 아프든, 그런 거 몰라요. 
         내가 너무 힘든데, 내가 죽을 거 같은데, 딴 사람 
         걱정할 수 없잖아요.
연수     (안타깝다)
선재     많은 거 안 바래요. 지금처럼 조금만 더 있어줘요. 
         약혼 같은 거 하지 말구, 더 멀어지지 말구, 
         지금처럼 조금만 더 있어줘요. 제발요!
연수     (돌아선다)
선재     연수씨!
연수     (돌아선 채) 선재씰 위해서라도 난 실장님이랑 
         약혼할 거예요. 그래야 선재씨도 나한테 남은 
         마음 다 버릴 수 있죠.
선재     (절망스런) 연수씨!
연수     (집쪽으로 걸어내려가고)

S#3. 나래 집 앞 (밤)

벤 도착하고, 세나와 나래.. 벤에서 내린다.
세나와 나래.. 들어가려는데, 연수와 선재의 목소리가 들린다.

선재     (E) 연수씨!
세나,나래(보면)

선재.. 연수를 붙잡고 못 가게 하는 것이 보인다.

선재     못 가요! 내 얘기 다 듣고 가요!
연수     선재씨 진짜 왜 이래요?
선재     정말 끝인 거 같아서 그래요. (소리지르는)
         지금 연수씨 보내면 이번엔 정말 끝일 거 같아서 
         미쳐버릴 거 같다구요. 내 맘 모르겠어요?
세나     (달려와서 선재의 뺨을 갈긴다)
연수     (놀란) 세나야!
세나     정신 차려! 오빤 자존심도 없어?
연수     (말리는) 세나야!
세나     (눈물을 참으며) 오빠처럼 좋은 사람이, 오빠처럼 
         대단한 사람이, 언니가 뭐라구 이렇게 매달려? 
         도대체 언니가 뭔데 이렇게 불쌍하게 구냔 말이야! 
         오빤 억울하지도 않어?
선재     (세나를 노려보더니 돌아서서 간다)
세나     (선재를 잡는) 오빠!
선재     (세나 손을 확 뿌리치고 간다)
세나     오빠! (속상하고)
연수     (중간에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S#4. 나래의 방 (밤)

나래... 중간에 누워서 양쪽 눈치를 보고 있고,
연수와 세나.. 서로 등을 돌린 채 누워 있다.

연수     (아무래도 안 되겠는지 일어나서) 
         세나야! 언니하고 얘기 좀 해!
세나     (이불을 확 뒤집어쓴다)
나래     (아무 말 하지 말라는 손짓을 한다)
연수     (한숨 쉬고)

S#5. 빅토리 회의실 (낮)

민철, 기찬, 규석, 윤주.. 회의를 하고 있다.

민철     지금부턴 매장에서의 홍보가 아주 중요합니다. 
         빅토리와 동시에 출시 됐기 때문에 모든 매장에서 
         미호의 앨범이 먼저 눈에 띄게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할 거 같은데...
윤주     (조신하게 손을 든다)
민철     말씀하세요.
윤주     디스플레이 콘테스트를 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획기적인 상품을 걸구 매장끼리 경쟁을 붙이는 거죠. 
         콘테스트 기간 동안은 확실하게 효과를 볼 수 있을 
         거 같은데요.
민철     좋은 의견이네요. 그럼, 행사 진행은 팀장님이 맡아주시고, 
         오늘 내로 자세한 행사 내용 결정해서 보고해 주세요.
윤주     알겠습니다! 책임지고 멋지게 진행시키겠습니다. 
         (민철을 보고 윙크!)
민철     (!)

S#6. 빅토리 사장실 (낮)

성춘... 봉달에게 명패를 집어던지며 소리지른다.

성춘     너 미쳤어?
봉달     (찔끔)
성춘     아무리 급하다고 민철이한테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해?
봉달     그럼 어떡합니까? 당장 신고한다는데! 
         안 그랬으면 저 지금 유치장에 있어요!
성춘     무슨 얘길 어떻게 한 거야?
봉달     별 얘기 안 했습니다. 그냥 겁만 줬지!
성춘     민철이놈 성격에 그냥 이대로 지나가진 않을 거야. 
         쉽게 의심 버릴 녀석이 아니라고!
봉달     그러니까 이제 그만 민철이 녀석한테서 절 떼놔 주십시오.
성춘     니가 떨어져 나가면 될 거 아냐! 
         내가 언제 너 못 나가게 잡은 적 있어?
봉달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하죠. 
         제가 왜 여태까지 형님 밑에 있었는데요. 
         형님이 제 인생 책임져 주실 거라고 믿었으니까 
         형님 밑에 있었던 거 아닙니까!
성춘     내가 어떻게 니 인생을 책임을 져?
봉달     형님! 이영준이 일 그렇게 덮어지지 않았으면 오늘의 
         빅토리 어림도 없습니다. 그거 아시죠?
성춘     (!)
봉달     저요. 그 때 자수하자고 했습니다. 
         실수니까 그냥 자수하자고 분명히 형님한테 
         말씀드렸어요. 근데, 형님 어떻게 하셨습니까? 
         시체 끌고 나가서 교통사고로 위장하라구 저한테 
         시키셨잖아요.
성춘     다 지난 얘긴 왜 끄집어내는 거야?
봉달     절대 형님이 절 모른 척 하시면 안 된다는 얘길 
         하고 있는 겁니다. 형님까지 저 모른 척 하시면 
         저 진짜 어떻게 돌지 몰라요. 
         제 입에서 무슨 얘기 나갈지 모른다 이 말씀 입니다.
성춘     (노려보며) 니가 지금 날 협박하는 거냐?
봉달     저도 형님한테 의리 지키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형님이 알아서 해결해 주세요.
성춘     (!)

S#7. 빅토리 복도 (낮)

민철.. 걸어가는데, 봉달... 
신이 난 얼굴로 성춘의 방에서 나온다.

민철     (봉달을 보고 표정 굳어진다)
봉달     어! 마침 잘 만났네! 
         안 그랬으면 이실장한테 인사도 못하고 떠날 뻔했잖아!
민철     (?)
봉달     나 없드라두 빅토리 잘 지켜! 응? 아버지 잘 모시구!
민철     그만 두시는 겁니까?
봉달     그래! 이제 속이 시원하지? 
         이실장한텐 앓던 이 하나 쑥 빠진 기분일거야!
민철     ...............
봉달     (민철의 어깨를 두드리며) 건강 조심해! 
         건강이 최고야! (휘파람을 불며 나간다)
민철     (봉달의 뒷모습을 노려본다)

S#8. 미술학원 앞 (낮)

연수... 학원에서 나오면, 민철.. 차를 대놓고 기다리고 있다.

연수     이 시간에 어떻게 오셨어요?
민철     지나다가 얼굴 좀 보고 갈라고 들렀어요.
연수     (미소)

S#9. 민철의 차 안 (낮)

민철과 연수.. 차 안에 앉아 있다.

민철     이제 내일이네.
연수     (끄덕)
민철     나한테서 도망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안 남았어요.
연수     실장님두요! 실장님도 마음 변하실 거면 지금 얘기하세요.
민철     (씩 웃고) 난 호칭만 바꿔주면 도망 안 갈 거 같은데...
연수     (!)
민철     언제까지 실장님이라고 할 거예요? 
         이제 매장 직원도 아니면서...
연수     그럼, 뭐라고 불러요?
민철     글쎄... 그거야 부르고 싶은 사람 마음이겠지.
연수     민철씨.. 라고 할까요?
민철     민철씨?
연수     오빠?
민철     오빠...
연수     실장님이 고르세요.
민철     이건 어때요? 자기야!
연수     (놀라서 보면)
민철     보니까 그렇게들 많이 부르길래...
연수     (웃고)	
민철     아무래도 나한텐 안 어울리죠?
연수     특별히 이쁠 때만 그렇게 불러드릴께요.
민철     (웃고)
연수     (시계 보더니) 저 그만 가봐야겠어요. (내리려는데)
민철     (손을 잡는다)
연수     (보면)
민철     난 결혼 같은 거 한 번도 꿈꿔본 적 없었어요. 
         가정을 가질 거라는 상상도 해 본 적이 없구.... 
         그런 내가 내일 약혼을 해요.
연수     ..............
민철     그래서 나... 사실은 좀 겁이 나요. 
         행복한 결혼이 어떤 건지도 모르면서 연수씨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
연수     (용기를 주려는 듯 민철의 얼굴을 가만히 쓰다듬는다)
민철     (!)
연수     전 가끔만 행복해도 괜찮아요. 실장님 옆에 있을 
         수 있다면 아주 가끔만 행복해도 견딜 수 있을 
         거 같애요. 그러니까, 나 때문에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제가 실장님 행복하게 해드릴께요.
민철     (연수의 따뜻한 마음이 고맙다)

S#10. 라디오국 사무실 (낮)

세나와 나래... CD와 티셔츠가 든 선물 세트를 들고 사무실을 돌아다니고 있다.

나래     (책상마다 세트를 하나씩 놓고 앉아 있는 
         PD들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신인가수 세나 인사드리겠습니다.
세나     안녕하세요!
나래     노래는 헤븐입니다. 기억해주세요.

다른 PD한테도 똑같이 인사를 한다.

나래     (책상 위에 세트 놓고) 안녕하세요! 
         신인 가수 세나 인사드리겠습니다.
세나     안녕하세요!
나래     노래는 헤븐! 기억해주세요.
PD       아.. 며칠 전에 TV에 나온 거 봤어요. 
         CD가 지금 나왔구만!
나래     (반가운) 보셨어요? 노래 좋죠?
PD       노래보다 (세나를 가리키며) 이 친구 분위기가 
         좋드라구.. 오늘 오프닝으로 틀어줄테니까 
         다음 주쯤 공개 방송 한 번 합시다.
나래, 세나    (이구동성)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S#11. 라디오국 사무실 앞 (낮)

나래와 세나.. 기분 좋은 얼굴로 나오는데, 
CD를 잔뜩 들고 있는 규석과 금숙.. 걸어온다.

나래     (규석의 어깨를 툭툭 치며) 부지런히 좀 움직여라. 
         이렇게 동작이 굼떠서야 매니저라고 할 수 있겠냐?
규석     (나래의 손을 털어내며) 누나! 이 바닥에도 선후배가 있어. 
         새까만 후배가 하늘 같은 선배한테 이러면 안 되지.
세나     (규석이 들고 있는 CD 중에 한 장을 뺀다)
금숙     뭐하는 거야?
세나     나도 니 노래 한 번 들어 볼라구. 
         니 노래를 돈 주고 사긴 아깝잖아?
금숙     (열받은) 뭐야?
세나     (자기 CD를 한 장 빼서 금숙한테 주는 듯 하다가) 
         내 껀 사서 들어! (돌아서서 간다)
금숙     (소리지르는) 야! 너 죽을래?
PD       (지나가다가 금숙을 보고 인상을 쓰면)
규석     (금숙을 툭 치고)
금숙     (얼굴 달라지며 인사하는) 선생님! 안녕하세요!
PD       (지나가면)
금숙     (열받아서 미치겠다)

S#12. BAR (밤)

봉달.. 기분 좋게 취해 있는데, 미미.. 들어온다.

봉달     (손을 번쩍 들며) 어! 여기야!
미미     (미소 지으며 다가온다)
봉달     (미미를 훑어보며) 섹시한데! 
         미미는 나이를 거꾸로 먹나 봐?
미미     고마워요.
봉달     (바텐더에게) 뭐 해? 
         숙녀분한테 이 집에서 제일 비싼 술로 한 잔 올려 드려.
미미     (?) 오늘 기분 좋으신가봐요.
봉달     좋지! 드디어 내가 형님 밑에서 독립을 하게 됐거던.
미미     그러세요?
봉달     이제 곧 번듯한 내 사업 시작할 거야! 
         그러니까, 미미가 좋은 껀수 있으면 좀 물어다줘!
미미     그거야 어렵지 않죠. 자본만 있으면...
봉달     자본? 그건 걱정 마! 나... 금방 돈방석에 앉게 돼 있어!
미미     사장님이 퇴직금을 많이 주시나봐요.
봉달     퇴직금? (씩 웃으며) 그렇지! 말하자면 퇴직금이지!
미미     (?)
봉달     나도 참 멍청한 놈이야! 
         그 좋은 패를 손에 쥐고도 배팅할 생각을 못했으니....
미미     좋은 패요?
봉달     그런 게 있어!
미미     (뭔가 있다 싶은데)

S#13. 정훈 오피스텔 (밤)

선재... 초췌한 몰골로 침대에 누워 있는데, 세나... 들어온다.

선재     (세나를 보더니 눈을 감는다)
세나     (선재 옆에 눕는다)
선재     (벌떡 일어나는데)
세나     (선재를 잡으며) 나한테 화풀이하지 마! 
         나도 오빠만큼 화났으니까!
선재     ..............
세나     나가자! 이러구 있으면 오빠 진짜 돌아버릴 거야. 
         빨리! (억지로 선재를 끌고 나가는데)
정훈     (들어오다가 두 사람을 보고 삐진 얼굴로 외면하는)
세나     저희 나갔다 올께요.
정훈     나가든지 말든지!
선재     (세나의 손에 끌려 나가면)
정훈     (뒤에서 궁시렁거리는) 아주 살림을 차려라. 
         주인 몰아내고 둘이 밤새는 것도 모자라서 이젠 
         아주 낮밤도 없이 붙어있구만. 
         하.. 이꼴 저꼴 보기 싫어서라도 세나씰 단념해야 하는데, 
         왜 이리 내 맘이 내 맘대로 안 되냐?

S#14. 거리 (밤)

선재와 세나... 길거리에 나란히 앉아 있다.

세나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처음 만난 날 생각난다.
선재     ................
세나     오빠.. 고칠 줄도 모르면서 내 킥보드 갖고 한참 끙끙거렸잖아.
선재     ................
세나     생각해보면 너무 억울해.
선재     (?)
세나     그렇잖아. 오빠하고 나처럼 이렇게 특별하고 
         질긴 인연... 세상에 또 없을텐데...
선재     그런데?
세나     오빠만 그렇게 생각 안 하잖아!
선재     (!)
세나     오빤... 연수 언니하고의 기억만 소중하지? 
         연수 언니하고 있었던 일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선재     세나야...
세나     오빤 너무 바보 같애. 언니한텐 오빠하고의 추억 
         같은 거, 별 거 아니야. 
         언닌 실장님하고의 시간만 기억해. 
         그치만 난, 오빠하고 함께 한 순간들, 다 기억해. 
         하나도 빠짐없이 다 기억해 놓구 틈날 때마다 꺼내 봐. 
         이래도 오빠한테 진짜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어? 
         이 바보야! (눈물 글썽하다)
선재     그래! 나 바보야!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
세나     아냐! 오빠보단 더한 바보도 있어!
선재     (?)
세나     (선재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바보를 기다리는 바보!
선재     (!)

S#15. 1층 거실 (밤)

민철.. 명자 앞에 앉아 있다.

민철     저 내일 약혼합니다.
명자     (놀란) 민철아!
민철     아버지한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요.
명자     정말 김선생하구 결혼할 생각이니?
민철     네!
명자     김선생.. 좋은 사람이지. 
         그치만, 너무 서두르는 거 아닐까?
민철     연수씨도 혼자라서 저희들끼리 하기로 했습니다. 
         오시라는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명자     ................
민철     민지하구 나가서 살게 되면 이제 이 집에 드나드는 
         일 별로 없을 겁니다. 앞으론 아버지 모시고 마음 
         편하게 지내세요.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명자     (!)
민철     (일어나서 올라간다)
명자     (회한에 젖은 눈으로 민철을 본다. 
         지난 세월의 앙금이 조금은 사라지는 느낌이다)

S#16. 빅토리 기획실 (낮)

민철.. 기찬에게 보고를 받고 있다.

기찬     장부장님, 도박빚 다 청산하고 집하구 차까지 
         새로 계약하셨드라구요. 
         아무래도 이번에 사장님이 땅을 내놓으신 것과 
         관련이 있는 거 같습니다.
민철     (!)

S#17. 미용실 (낮)

연수...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나래... 흐뭇하게 보고 있고..

나래     원장님! 못생긴 내 친구, 오늘은 세상에서 
         제일 이쁘게 만들어 주세요.
연수     (수줍고)
나래     (연수 손을 잡으며) 내가 이런 날을 볼라고 
         그동안 널 끼고 살았나부다. 
         아.. 눈물로 너를 돌봐온 지난 세월들이 
         활동사진처럼 마구 내 머리 속을 스쳐가는구나.
연수     (웃으며) 그런 얘긴 엄마들이나 하는 거 아니니?
나래     내가 정신적으론 니 엄마나 마찬가지지 뭘 그래!
연수     그래! 맞다!
나래     이서방은 여기로 안 온대냐?
연수     일 끝나는대로 오신다 그랬어. 많이 바쁜가봐.
나래     바빠봤자 우리 세나한텐 안 되는데! 
         오늘부턴 너한테도 보안 유지 확실하게 할 거야.        
         누가 아냐? 니가 중간에서 스파이 노릇을 할지..
연수     (웃고)

S#18. 빅토리 사장실 (낮)

성춘... 앉아 있고, 민철.. 앞에 서 있다.

민철     아버지 요즘 자선사업 하시나봅니다.
성춘     무슨 소리야?
민철     장부장님한테 한 재산 떼주실 생각이신 거 같던데요. 
         약점 잡히신 것도 없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인심이 
         후하실 수가 있죠? 아버지답지 않아요.
성춘     봉달이 일 신경쓰지 말구, 넌 니 앞가림이나 잘해. 
         너 오늘 그 애하고 뭔 일 벌인다며?
민철     (!)
성춘     그나마 사람들 많이 안 뫄놓구 니들끼리 쿵짝거린
         다니까 가만 놔두는 거야. 
         그래. 니녀석 기분대로 한 번 하고 싶은 데까지 해 봐. 
         그래야 별 거 아니라는 걸 알지. 
         나중에 흠잡히지 않게 소문이나 조심해.
민철     (분노한 얼굴로 나간다)

S#19. 빅토리 복도 (낮)

민철.. 걸어나가다가 우뚝 멈춰 선다.

기찬     (?)
민철     장부장님한테 연락해서 지금 곧 회사로 나오라고 하세요.
기찬     네!

S#20. 미용실 (낮)

연수... 머리 손질을 하는데, 연수 핸드폰 벨이 울린다.

나래     (자기가 받는다) 여보세요! .......... 
         네! 잠깐만요! (연수에게 핸드폰을 주며) 이서방!
연수     (웃으면서 받는다) 저예요.
민철     (F) 일이 좀 생겨서 따로 가야 될 거 같애요. 차 보낼께요.
연수     아뇨. 세나가 온다 그랬어요.
민철     알았어요. 그럼 이따 봐요.
연수     잠깐만요!
민철     왜요?
연수     (잠깐 망설이더니 핸드폰에 쪽하고 뽀뽀를 하더니 전화를 끊는다)
나래     (입을 딱 벌리고 보는데)
연수     (수줍은데)
나래     너 솔직히 말해. 김연수의 탈을 쓴 황진이지?
연수     (웃고)

S#21. 빅토리 기획실 앞 (낮)

민철.. 전화를 끊고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떠오른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S#22. 호텔 소연회장 앞 (낮)

도소매상들을 위한 뮤즈 레코드의 런칭 파티장. 
뮤즈 직원.. 입구에서 사람들을 맞고 있다.

직원     참소리 레코드의 이창규 사장님요? 
         (명단에서 상호명과 이름을 확인하고 세나의 
         앨범과 티셔츠가 들어간 선물 세트를 주며)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메라.. 남자를 따라 안으로 들어간다.

S#23. 호텔 소연회장 (낮)

<뮤즈 레코드 'SENA' 출시 기념 런칭 파티>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뷔페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 
벽에는 세나의 대형 사진 걸려 있고, 
오디오에선 세나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미미     (세나, 선재와 함께 사람들 사이를 오가며 
         인사를 하고 있고)
나래     (세나를 따라다니면서 눈치껏 음식을 먹는다)
치수     (마이크 앞에서 인사를 한다) 바쁘신 중에도 
         저희 뮤즈 레코드의 런칭 파티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뮤즈 레코드에서는 새로운 앨범 '세나'의 
         출시를 맞아 구매자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계시는 여러분들께서 저희 앨범의 홍보에 많은 
         도움을 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럼, 새 앨범의 주인공 세나양이 먼저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세나     안녕하세요! 뮤즈의 신인 가수 세나입니다. 
         오늘 이곳에서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구요.
         매장에 돌아가시면 제 노래 많이 많이 틀어주시고, 
         제 앨범'세나'! 최고로 멋지게 진열해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중하게 인사한다)
사람들   (박수치고)
선재     (우울한 얼굴이다)
미미     (선재 옆으로 와서) 런칭 파티는 아이디어가 
         아주 좋아요. 선재군 음악만 아는 줄 알았지, 
         이런 비즈니스 감각이 있는 줄은 몰랐네.
선재     외국에선 많이 하는 겁니다.
미미     앞으로도 나 좀 많이 도와줘요.
세나     도와주는 게 아니죠. 뮤즈 일이 오빠 일인데!
선재     ...............
미미     (미소 짓고 간다)
세나     (음식을 챙겨서 선재에게 준다)
선재     너 먹어.
세나     먹어둬. 강펀치를 맞으려면 배가 든든해야 돼.
선재     (?)
세나     오늘 같이 가!
선재     (화난 얼굴로 세나를 보면)
세나     같이 가서 오빠 눈으로 봐. 
         언니하고 실장님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오빠 
         눈으로 똑똑히 보라구! 그래야 잊을 수 있어!
선재     그런다고 잊을 수 있었으면 벌써 잊었어.
세나     (!)

S#24. 빅토리 기획실 (낮)

민철과 봉달.. 마주 앉아 있다.

봉달     이제 회사도 그만 뒀는데 뭔 일로 보자 그랬어?
민철     장부장님이 지난 번에 하신 얘기 잘 생각해봤습니다.
봉달     무슨.... 얘기?
민철     아버지에 관한 얘기 말입니다.
봉달     (!)
민철     생각해봤는데, 장부장님하고 아버지의 관계가 어떻든, 
         두 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든, 전 제가 할 일을 해야겠습니다.
봉달     뭐야?
민철     더 이상 아버지 내세워서 절 막을 생각하지 마세요. 
         장부장님이 아버지의 어떤 약점을 잡고 있든 
         저하곤 상관없으니까요.
봉달     나한테 손대면 사장님도 큰일난다고 분명히 애기했을텐데...
민철     맘대로 하세요. 내일쯤 경찰에서 갈 겁니다. 일어나는데)
봉달     (다급한) 이실장!
민철     (보면)
봉달     내가 지금 아무 것도 아닌 걸로 이러는 줄 알아? 
         이실장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일이라구!
민철     다른 사람한텐 이런 공갈협박이 통했는지 모르겠지만, 
         저한텐 안 통합니다.
봉달     공갈? 내가 지금 공갈치는 걸로 보여? 
         내가 입만 열면 진짜 니 아버지 인생은 끝장나는 거야! 
         니가 지금 뭘 몰라서 까부는 거라구! 알어?
민철     그러니까, 가르쳐 주세요. 제가 뭘 모르는지...
봉달     (말을 할 수도 없고 미치겠다)
민철     그럼 가르쳐 주실 게 없는 걸로 알고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술값은 제가 계산하죠. (나가는데)
봉달     (민철을 잡는다) 이실장!
민철     (보면)
봉달     내 얘기 듣고 가! 내 얘기 들으면 생각이 바뀔테니까!
민철     (긴장하는)

S#25. 거리 (낮)

선재... 정처 없이 거리를 걷고 있다. 
도저히 마음을 잡을 수 없다. 
재개봉관 극장이 눈에 띄자 그냥 그 안으로 들어간다.

S#26. 야외 갤러리 앞 (낮)

나래의 벤에서 내리는 연수와 나래, 세나. 
연수... 심플한 드레스 차림이다. 
두 사람.. 안으로 들어가면, 민지... 기다리고 있다.

연수     (반가운) 민지야!
민지     (뚱한 얼굴로 온다)
연수     안 온다 그랬다며...
민지     오빠가 하나만 더 있어도 안 왔어.
연수     (미소 짓고)
세나     (민지를 보며 뚱하게) 오랜만이다.
민지     (역시 세나를 보고 새침해져서) 
         요즘은 불 안 지르냐?
세나     (인상 험악해지는데)
나래     (세나를 밀고 들어가며) 자! 자! 들어갑시다! 
         오늘은 좀 참어!
민지     (연수에게) 오빠한테 들었지? 
         난 우리 오빠한테 시집 오는 여자 있으면, 
         뜨거운 시집살이 시켜서 자기 발로 도망가게 
         만들겠다고 옛날부터 별러온 사람이야.
연수     시집살이를 어떻게 시킬 건데?
민지     그거야 지금부터 슬슬 계획을 짜봐야지. 
         일년이 삼백 육십 오 일인데 계획이 좀 많이 필요하겠어?
연수     와줘서 고마워.
민지     우리 오빠한테 잘 해. 
         우리 오빠 지금 너무너무 손해보고 있는 거야.
연수     알어.
민지     그리고, 시집 빨리 올 생각두 말구! 
         나 결혼하기 전엔 어림도 없어.
연수     알았어!
민지     (돌아서면서 툭 던지듯) 이쁘다!
연수     (웃고)

S#27. 민철의 안 (낮)

민철.. 미친 듯이 페달을 밟는다.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엄청난
사실에 정신이 반쯤 나가 있는 상태다.

S#28. 빅토리 집 앞 (낮)

민철..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집 앞에 차를 세운다. 
거친 호흡을 몰아쉬며 차 안에 앉아 있다.
핸드폰 울린다. 민철.. 전화를 받지 않고 차에서 내린다.

S#29. 야외 갤러리 (낮)

연수.. 민철이 전화를 받지 않자 걱정스런 얼굴인데,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연수     (놀라서 보면)
나래     내가 오늘 너를 작품으로 남겨주마!
연수     (웃고)
나래     우리 다같이 한 장 찍어야 되는데.. 
         어디 부탁할 사람 좀 없나? 
         (둘러보다가) 어! 선재씨!
연수     (보면)
선재     (멀리서 연수를 바라보고 있다. 
         연수와 눈이 마주치자 가슴이 먹먹해진다)
세나     (선재를 부르는) 오빠!
선재     (감정을 추스리고 연수에게 간다)
연수     (어색한데)
선재     (말은 안 하고 연수를 바라보기만 한다)
세나     뭐 해? 축하한다고 얘기 안 해?
선재     (차마 말이 안 나온다)
연수     (그 마음을 알 거 같아 미소를 짓는다)
선재     (연수의 미소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고개를 돌린다)
세나     (그런 선재의 모습에 슬퍼진다)

S#30. 민철 집 정원 (낮)

민철과 성춘.. 마주 서 있다.

민철     지금 장부장님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성춘     (!) 그놈을 왜 만나? 
         회사도 그만둔 녀석 뭐 볼 일이 있다고?
민철     장부장님한테 아주 재밌는 얘길 들었습니다.
성춘     무슨 얘기?
민철     아버지와 장부장님이 25년 전에 저질렀다는 사건에 대해서요.
성춘     (놀라는)
민철     꾸며낸 얘기치고는 너무나 엄청난 얘기더군요. 
         아버지가 선재 아버지를 죽였다나요?
성춘     (당황하는) 누,누가 누굴 죽여? 
         그놈이 그런 소릴 해? 그놈이 아주 정신이 나갔구만!
민철     그런 거겠죠? 장부장님이 정신이 나가서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겠죠?
성춘     그걸 말이라고 해? 그놈 그거 제정신이 아니야!
민철     그럼 그 헛소리 무시하고 장부장님을 신고해도
         아무 문제 없겠군요.
성춘     신고를 해?
민철     네!
성춘     (당황하는)
민철     (성춘의 표정을 주시하는데)
성춘     뭐 그럴 것까지야 있겠냐? 제대로 훔치지도 못하고 
         끝났는데, 한 번 눈감아 줄 수도 있는 거지.
민철     이젠 그것뿐이 아니죠. 
         공갈협박죄에 무고죄까지 저질렀잖습니까! 
         아버지를 살인자로 몰아세우는 사람을 그냥 
         놔둔다는 건 말이 안 되죠.
성춘     (!)
민철     장부장님 말로는 이미 공소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이 사실을 폭로해도 자기는 잃을 게 없다고 하더군요. 
         가진 게 많은 아버지만 잃을 것도 많을 거랍니다.
성춘     ...............
민철     어떠세요? 이런 소릴 듣고도 장부장님을 그냥 
         놔두실 건가요?
성춘     .................
민철     그래선 안 되겠죠. 이 일은 제가 처리할테니까 
         아버진 그냥 두고 보세요. (돌아서는데)
성춘     (민철을 잡으며) 민철아!
민철     (성춘이 결국 장부장의 협박대로 자기를 붙잡자 
         마지막 희망이 무너진다)
성춘     이번 일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생각을 해보자. 
         그래도 평생을 수족처럼 부리던 놈인데 이렇게 
         버릴 순 없지 않니?
민철     (성춘의 손을 확 뿌리치더니 부들부들 떨면서 노려본다)
성춘     (!)
민철     평소의 아버지라면 절대 이러시지 않겠죠.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성춘     아니라 그랬잖아!
민철     어쩐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아는 아버진 세상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남의 자식을 키워줄 수 있는 분이 아닌데, 
         선재를 끝까지 아들로 고집한 이유,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근데, 이제야 알 거 같네요. 
         아버지한텐 이유가 있었던 거예요. 
         선재를 아들로 키워야만 했던 이유가! 
         그게 아버지 마지막 양심이었나요? 
         선재를 잘 키워서 면죄부라도 받고 싶었어요?
성춘     (O.L) 그만해! 지금 무슨 소릴하고 있는 거야?
민철     (밖으로 뛰어 나간다)
성춘     민철아! (충격으로 비틀거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S#31. 야외 갤러리 (낮)

연수.. 행복한 얼굴로 나래, 세나, 민지 등과 사진을 찍고 있다.

선재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슬픈 얼굴로 피아노 앞에 앉는다)
연수     (선재를 보면)
선재     ('약속'을 치기 시작한다. 이젠 정말 연수를 
         보내야겠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선물을 주는 
         기분으로 연주한다)
연수     (슬퍼지는데)
민지     좋은 날, 왜 저렇게 처지는 곡을 치냐? 
         하여튼 궁상이야!
세나     (노려 보면)
민지     (지지 않고 노려보는)
나래     (두 사람 눈 사이를 손으로 가로막으며) 
         오늘은 객들이 불꽃 튀기는 날이 아니라 
         연수랑 실장님이 불꽃 튀기는 날이다! 알겠냐? 
         그나저나, 이서방이 너무 늦네.
연수     (입구 쪽을 바라본다.)

S#32. 민철의 차 안 (낮)

민철.. 운전을 하고 있다. 망연자실한 눈빛이다.

S#33. 야외 갤러리 앞 (낮)

민철... 차에서 내린다. 멍한 얼굴로 식장으로 걸어간다.

S#34. 야외 갤러리 입구 (낮)

민철.. 입구에서 멈춰 선다. 
사람들과 함께 웃고 있는 연수의 얼굴을 본다. 
민철의 고통스런 얼굴과 행복에 겨운 연수의 얼굴 대비.

민철     (눈물 겨운 얼굴로 연수를 보고 있는데)
선재     (연수에게 다가간다)
민철     (선재를 보자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돌아선다)

S#35. 야외 갤러리 앞 (낮)

민철의 차.. 떠난다.

S#36. 야외 갤러리 (낮)

시간 경과. 민지.. 민철의 핸드폰에 메시지를 남기고 있고, 
연수... 걱정스런 얼굴로 보고 있다.

민지     오빠! 도대체 왜 안 오는 거야?
         걱정돼 죽겠으니까 이거 듣는대로 빨리 연락해! 
         빨리! (전화를 끊는다)
연수     (민철 때문에 걱정스런 마음뿐이다. 한숨을 쉬는데)
민지     이렇게 늦을 리가 없는데... 혹시.. 사고 난 거 아닐까?
연수     (!)
민지     (조급해지는) 안 되겠어. 
         병원이랑 경찰서 같은 데 연락해보자.
연수     (민지 손을 잡고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듯) 
         아니야. 실장님 별 일 없을 거야.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응?
세나,나래(연수가 걱정스럽고)
선재     (민철을 이해할 수 없다)

S#37. 야외 갤러리 (저녁)

연수... 표정 없는 얼굴로 우두커니 앉아 있다.

세나     알아봤어?
나래     응! 아직 사고 소식은 없어.
연수     .................
선재     (그런 연수의 모습을 가슴 아파서) 그만 일어나요.
연수     ...............
선재     (화내는) 일어나요!
민지     (짜증내는) 왜 소릴 지르고 그래?
선재     차라리 집에 가서 기다려요. 여기 이러구 있지 말구요!
연수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표정이다)

S#38. 정훈 오피스텔 (밤)

선재.. 분노한 얼굴로 왔다갔다 하고 있고, 
세나.. 그런 선재를 보며 불안하다.

세나     좀 앉어.
선재     ..............
세나     (한숨 쉬며)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선재     용서하지 않을 거야.
세나     (!)
선재     아무 일도 없이 연수씨한테 돌아온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세나     (선재의 태도가 불안하다)

S#39. 나래 집 옥상 (밤)

연수.. 동호대교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다.

나래     (집에서 가디건을 들고 나온다. 
         연수에게 차마 말을 걸 수 없어 망설이다가 
         연수의 어깨에 자기가 입고 있던 가디건을 둘러준다)
연수     .................
나래     너무 걱정 마.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거야.
연수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실장님만 괜찮으면 돼. 실장님만 괜찮으면...
나래     (가슴 아프고)

S#40. 호텔 룸 (밤)

민철... 충격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도 뭘 
어떻게 할 수도 없어 방안을 이리저리 헤매다닌다. 
초점을 잃은 눈동자에 간간히 입에서 신음 소리가 새어 나온다. 
갑자기 진열되어 있는 양주를 꺼내서 병째로 들이키기 시작한다. 
술을 들이키는 민철의 거친 호흡 사이로 고통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S#41. 호텔 룸 (밤)

술을 마시던 민철..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본다. 
자신의 얼굴 위에 성춘의 얼굴이 오버랩 된다. 
민철... 아버지의 얼굴, 곧 자신의 얼굴을 증오의 
눈빛으로 노려보다가 양주병을 거울을 향해 던진다. 
거울과 함께 산산이 부서지는 양주병.

S#42. 호텔 욕실 (밤)

만취한 민철... 샤워기에 물을 틀고 그 밑으로 들어간다. 
쏟아지는 물줄기 속에서 터질 듯한 가슴으로 
짐승처럼 소리를 지르다가 스르르 주저앉아 버리고 만다.

S#43. 나래의 방 (밤)

연수.. 벽에 등을 대고 멍하니 앉아 있다. 
나래.. 걱정스럽게 보고 있고...

S#44. 호텔 룸 (아침)

호텔 방에 햇빛이 들어온다. 
민철... 소파에 누워 있는데, 민철의 핸드폰 울린다.

민철     (전화를 던져버린다)

S#45. 나래의 방 (아침)

연수.. 같은 자세로 앉아 있다. 나래.. 잠들어 있다.

연수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린다)

S#46. 미술 학원 (낮)

아이들... 데생을 하고 있고, 
연수... 아이들 옆에 앉아 있다.

연수     (멍하게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는데, 
         벨이 울린다. 떨리는 표정으로 받는다)
민철     (F) ................
연수     실장님! 실장님이세요?
아이들   (연수를 보고)

S#47. 호텔 로비 (낮)

연수.. 다급하게 뛰어들어와 엘리베이터 쪽으로 뛰어간다.

S#48. 호텔 엘리베이터 (낮)

연수.. 문이 닫히고 있는 엘리베이터에 겨우 올라탄다. 
꼭대기 층을 누른다. 
2, 3, 4.. 한 층씩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의 전광판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그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

S#48. 호텔 스위트룸 앞 (낮)

연수.. 달려와서 방 앞에 선다. 
연수... 방문을 두드리는데, 소리가 없다. 
계속 두드리자 문이 열린다. 
너무나 초췌해진 민철의 모습을 보자 연수... 
눈물이 글썽하다.

민철     (돌아선다)
연수     (따라 들어간다)

S#49. 호텔 스위트룸 (낮)

깨진 거울과 술병의 파편들로 방 안이 엉망이다.

연수     (방안을 보고 놀란다)
민철     (소파로 가서 쓰러지듯이 앉는다)
연수     (민철에게 다가간다. 묻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차마 입이 안 떨어진다)
민철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연수     (떨리는 목소리로) 어떻게.. 어떻게 된 거예요?
민철     ...............
연수     괜찮아요? 다친 데 없어요?
민철     (걱정에 가득찬 연수의 얼굴을 올려다보는데, 눈물이 툭 떨어진다)
연수     (!)
민철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삼키는데, 
         다시 눈물이 흐른다)
연수     (한 번도 보지 못한 민철의 약한 모습에 
         가슴이 아파서 자기도 모르게 민철을 끌어 
         당겨 품에 안는다)
민철     (연수의 따뜻한 품에 안기자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다. 
         연수의 품에서 아이처럼 울기 시작하는)
연수     (같이 눈물을 흘리며) 왜 그래요? 무슨 일이예요?
민철     (말없이 울기만 한다)

S#50. 호텔 스위트룸 침실 (밤)

민철.. 침대에서 잠들어 있다. 
분노와 슬픔에 지쳐 있어 잠든 얼굴도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

연수     (민철의 머리 맡에 앉아서 잠든 그 얼굴을 안스럽게 바라보고 있는데)
민철     (눈을 뜬다)
연수     (물을 떠서 갖다 준다)
민철     (일어나 앉아 물을 마신다)
연수     (말없이 민철을 보고 있는데)
민철     (연수를 쳐다보지 않은 채) 많이.. 기다렸어요?
연수     ................
민철     미안해요.
연수     ............... 무슨 일인지 얘기해주세요.
민철     ..................
연수     실장님 이런 모습 처음이라 너무 걱정 돼요.
민철     ................
연수     실장님!
민철     이제 가봐요. 나중에 연락할께요.
연수     (!)
민철     (다시 누워버린다)
연수     (뭐라고 말을 하려고 하는데)
민철     (연수에게 등을 돌리고 돌아눕는다)
연수     (안타깝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민철     (돌아누운 채) 혼자 있고 싶어요.
연수     (눈물 글썽한 채 할 수 없이 일어난다)
민철     (미동도 하지 않는다)

S#51. 스위트룸 침실 앞 (밤)

연수... 침실에서 나온다. 
차마 문을 닫지 못하고 민철을 바라보다가 겨우 문을 닫는다.

S#52. 스위트룸 침실 (밤)

민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표정 흔들린다. 
다시 깊은 고통 속으로 빠져든다.

S#53. 스위트룸 침실 앞 (밤)

연수.. 걱정스런 얼굴로 방문 앞에 서 있다가 힘들게 그 자리를 떠난다. 

S#54. 나래의 방 (밤)

연수..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모습으로 들어오면, 
나래와 세나.. 다급하게 물어본다.

나래     뭐래? 왜 못 왔대?
세나     실장님 지금 어딨어?
연수     .............
나래     연수야! 말 좀 해 봐! 답답해 죽겠다.
연수     아무 말도 못 들었어.
나래     뭐?
연수     (주저앉으며) 아무 말도 안 해. 
         너무 힘들어 보이는데 아무 말도 안 해.
나래     아우.. 이게 또 무슨 일이래?
세나     언니도 답답하다. 말 안 한다고 그냥 와? 
         무슨 일인지 알아냈어야지.
나래     됐어. 어쨌든 무사하게 돌아왔잖아. 
         너무 미안해서 말을 못하는 건지도 몰라. 
         며칠 지나면 얘기하겠지.
연수     ...................
 
S#55. 방송국 앞 (낮)

세나의 벤... 서 있다. 
방송 출연을 끝낸 세나와 나래, 코디, 
백댄서들... 방송국에서 나온다. 
아이들     .... 세나를 보고 우르르 달려든다. 
           ('언니! 너무 이뻐요!''노래 너무 좋아요!'
           '세나 짱!' 등을 외치며)

나래     (심각한 표정으로 세나를 호위하며 소리지르는) 
         좀 비켜요. 비켜주세요!
세나     (아이들한테 싸인도 해주고, 손도 흔들어준다)
나래     (세나를 채근하는) 그만 가야 돼! 
         다음 스케쥴 밀렸단 말야!
세나     (아쉽다는 표정으로 아이들한테 손을 흔들어 
         주고 벤에 오른다)

S#56. 세나의 벤 안 (낮)

아이들이 멀어지는 것을 보고 나래, 
세나...... 환호성을 막 지른다. 
나래와 세나.. 신나서 소리지르듯이 문답을 주고 받는다.

세나     언니! 애들이 나 너무 좋아하지?
나래     (O.L) 숨 넘어갔지!
세나     무대, 반응 끝내줬지?
나래     (O.L) 서태지가 나온 줄 알았잖아!
세나     애들 싸인 더 해주고 싶었는데 왜 막았어?
나래     (O.L) 그냥 한 번 해봤어! 있어보이잖아!
세나     다음 스케쥴이 뭐야?
나래     (O.L) 밥 먹는 거!
세나     (발을 구르면서 웃고)
나래     (신이 나서 클락션을 막 울리다가 
         갑자기 뚝 그친다)
세나     (?해서 보면)
나래     (한숨 쉬면서) 누군 다 죽어가는데, 
         우리만 이렇게 신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세나     (신경질적인) 난 더 이상 언니하고 실장님 일에 
         신경 안 쓸 거야.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긴데 언니 생각만 하고 있을 순 없잖아.
나래     (착잡하고)

S#57. 미술 학원 (낮)

연수.. 강의실에서 나오는데, 원장.. 연수에게 말한다.

원장     밖에서 누가 김선생님 기다리던데요?
연수     (민철이라고 생각하고 급하게 달려나간다)

S#58. 미술 학원 앞 (낮)

연수.. 달려나오는데, 
선재..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기다리고 있다.

연수     (선재를 보고 실망하는)
선재     (그 시선에서 연수의 마음을 읽는다) 형인 줄 알았어요?
연수     ..............
선재     그냥 와봤어요. 연수씨가 걱정 돼서...
연수     난 괜찮아요.
선재     형.. 연락 없나봐요.
연수     ..............
선재     (분노한) 연수씨한테 이럴 순 없는 거예요. 
         연수씨가 지금 얼마나 걱정할지, 얼마나 
         힘들지 뻔히 알면서 또 모른 척하고 있잖아요.
연수     지금은 그런 얘기 듣고 싶지 않아요. 
         전 그냥 실장님이 걱정될 뿐이예요.
선재     (!)

S#59. 민철의 집 앞 (밤)

민철.. 집 앞에 서서 '이성춘'이라는 문패를 노려보고 서 있다.

S#60. 1층 거실 (밤)

민지, 명자, 성춘.. 걱정스런 얼굴로 앉아 있는데, 민철.. 들어온다.

성춘     (민철을 보고 벌떡 일어난다. 
         민철이 어떻게 나올지 두려워하는 모습이다)
민지     (뛰어나온다) 오빠!
민철     ................
민지     어디 다친 데 없어? 어젠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응?
명자     (민철을 보고 걱정스런) 민철아! 무슨 일 있었니?
민지     (명자를 밀어내며) 비켜! 
         언제부터 우리 오빨 그렇게 걱정했다구 호들갑이야?
민철     (화내는) 민지야!
민지     (민철이 화를 내자 놀라는)
민철     (명자를 본다. 아무 것도 모르는 그 얼굴을 보는 
         것이 죄스러워 얼굴을 돌린다) 올라가 보겠습니다.
성춘     (민철을 주시하는데)
민철     (성춘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계단을 올라간다)
민지     (따라 올라가고)
성춘     (불안하다)

S#61. 민철의 방 (밤)

민철... 노트북으로 미미의 기사들을 다시 본다. 
미미와 함께 서 있는 영준의 얼굴을 보고 얼굴이 얼어붙는다. 
그 웃는 얼굴에서 시선을 뗄 수 없다.

S#62. 정훈 오피스텔 앞 (낮)

선재... 오피스텔에서 밖으로 나와서 오토바이에 탄다.

S#63. 민철의 차 안 (낮)

민철.. 차 안에서 선재를 지켜보고 있다. 
말할 수 없이 복잡한 심정이다.

S#64. 정훈 오피스텔 앞 (낮)

선재.. 민철을 보고 화가 난 얼굴로 다가가는데, 
민철.. 차를 출발시켜 선재 곁을 스쳐간다.

S#65. 나래의 방 (밤)

연수.. 핸드폰을 보면서 기다리고 있다.

나래     (그 모습을 보다 못해) 니가 먼저 전화해.
연수     (고개 젓고)
나래     (전화를 뺏더니 자기가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연수     (전화를 다시 뺏으며) 지금은 기다려야 돼. 
         실장님 믿고 기다려야 돼. 
         그게 지금 내가 할 일이야.
나래     (답답한데)

연수의 핸드폰이 울린다.

연수     (급하게 받는)
민철     (F) 나예요. 지금 좀 만나요.
연수     (!)

S#66. 까페 (밤)

민철.. 앉아서 연수를 기다리고 있다. 
창밖으로 연수가 달려오는 것이 보인다.

민철     (그 모습을 애잔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연수     (민철 앞에 선다)
민철     앉아요.
연수     (가쁜 숨을 내쉬며 앉는다. 
         안타까운 눈빛으로 민철을 보면)

민철... 냉정한 눈빛으로 연수를 바라보는 얼굴에서 ENDING!


.아름다운 날들 ↲

.영화 & 드라마 대본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