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18회 시나리오
s#1 뮤즈 사장실 (밤) 선재... 떨리는 손으로 녹음기를 리와인드 시켜서 다시 플레이시킨다. (일단 한 번 들은 상태) 미미.. 분노에 찬 눈물을 흘리며 선재를 바라보고 있다. 성춘 (E) 그 일은 공소시효도 지났고, 넌 증거도 없어. 미친놈 헛소리로 넘겨 버리면 그뿐 이야. 물론 니가 떠들어대면 좀 시끄러워지겠지만, 자식놈 앞에서 누명을 벗을 수 있다면 그정돈 감수해야 되겠지. 봉달 (E) 누,누명이라뇨? 형님은 이영준이를 죽였어요. 성춘 (E) 넌 나한테 누명을 씌웠어. 이젠 누가 뭐래도 누명이야! 선재 (녹음기를 스톱시킨다. 몸이 덜덜 떨린다) 미미 (오열을 터뜨리는) 선생님! 선생님... 선재 (신음처럼 중얼거리는) 그럴 리가 없어. 아버지가 죽인 사람이.. 그럴 리가 없어... 미미 그 놈은 선생님을 두 번 돌아가시게 했어요. 지 손으로 죽인 것도 모자라서, 불타는 차 속에 선생님 시신을 던져 놓은 놈이라구! 그 놈은 악마야! 선재 (촛점을 잃은 시선으로 비틀거리며 일어나는데) 미미 (선재의 손을 꽉 잡으며) 선재군이 복수해야 돼요! 꼭 선재군이 해줘야 돼! 선재 (충격으로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표정이다. 미미의 손을 놓고 천천히 걸어나간다) S#1-1. 거리 선재...충격에 휩싸여 정신나간 얼굴로 걷는다. S#2. 민철 집 앞 (밤) 선재... 집 앞에 서 있다. 충격 때문에 가만히 서 있지 못하고 몸을 앞뒤로 흔들면서 입술을 덜덜 떨고 있다. 명자.. 문을 열고 뛰어나온다. 명자 선재야! 선재 (막상 명자를 보니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입술을 떨고 있을 뿐이다.) 명자 (선재의 얼굴에 놀라서) 왜 그래? 어디 아프니? 선재 .................(겨우 목소리를 내는) 엄마! 명자 그래! 엄마야! 선재 저하고 같이 가요! 명자 (놀란) 뭐? 선재 이 집에서 나와야 돼요. 이러구 있으면 안 돼요! (명자 손을 잡아서 끌고 가려고 하면) 명자 선재야! 민철의 차 도착한다. 민철 (차에서 내린다. 선재와 명자를 보고 ?) 선재 엄마! 지금 저하고 가야 돼요. 그 사람 옆에 있으면 안 돼요! 더 이상 그 사람 옆에 있으면 안 된다구요! 민철 (선재의 말을 듣고 놀라서 멈춰선다) 선재 더는 안 돼! 엄마하구 나, 평생을 속아 살았는데 더는 안 된다구! 민철 (!) 명자 선재야! 그게 무슨 소리니? 도대체 무슨 일이야? 선재 (아무 것도 모르는 명자를 보는 것이 괴로워서 엄마의 팔을 놓고 돌아서고 만다) 민철 (분노에 휩싸인 선재의 표정을 보고 !) 선재 (민철을 지나쳐서 간다) 명자 (안타까운) 선재야! 민철 (선재를 잡으면) 선재 (민철의 팔을 확 뿌리친다) 민철 (!) 선재 (휘청거리듯 걸어간다) 명자 (쫒아가려고 하는데) 민철 (명자를 잡는다) 그냥 두세요. 지금은 그냥 두세요. 명자 (안타깝고) 민철 (선재가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해진다) S#3. 병원 입원실 (밤) 나래.... 연수의 침대에 엎드려 자고 있다. 연수.. 나래에게 옷을 덮어주는데, 선재.. 문을 열고 들어온다. 연수 왜 또 왔어요? 오늘은 들어가서 자라 그랬잖아요. 선재 (연수를 바라보는데 충격으로 입술이 덜덜 떨린다) 연수 선재씨! 왜 그래요? 선재 (기운이 빠져서 문가에 주저앉는다) 연수 (놀란) 선재씨! (침대에서 내려가 선재에게 달려간다) 선재 (멍한 눈길로 연수를 올려다본다) S#4. 병원 복도 (밤) 밖이 내다보이는 창문이 있는 곳이다. 연수와 선재.. 나란히 앉아 있다. 선재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바닥만 바라보고 있다) 연수 (선재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사장님 만나러 간다 그러더니 무슨 일 있었어요? 선재 ................ 연수 선재씨! 선재 (정신이 나간 것처럼 중얼거리는) 더 이상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더 이상은 없을 거라구... 더 무서운 일은 없을 거라구... 연수 (?) 선재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어? 연수 무슨 일인데 그래요? 선재 ............. 우리 아버지를 죽였대요. 연수 (놀란) 네? 선재 우리 아버지를 죽였대. 우리 아버지... 사고가 아니었대요. 연수 그게 무슨 얘기예요? 선재 아버질 죽이다니... 말도 안 되는 얘기야. 그렇죠? 말도 안 되는 얘기죠? 연수 누가 그래요? 누가 그런 엄청난 얘기를... 선재 그럴 수는 없을 거야. 내 아버질 죽여 놓고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절대 그럴 순 없을 거야. 연수 누가요? 누구 얘길 하는 거예요? 선재 (표정 얼어붙는다) 연수 선재씨! 선재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연수 (!) 선재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연수 (환자복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선재의 손에 쥐어주는데) 선재 (흘러내리는 눈물은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고통을 이겨보려는 듯 손수건을 있는 힘을 다해 움켜쥔다. 손수건을 움켜쥔 손에 핏줄이 선다) 연수 (그런 선재의 모습에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바라보기만 한다) S#5. 정훈 오피스텔 앞 (낮) 선재.. 뜬눈으로 밤을 새고 꺼칠한 얼굴로 문을 연다. 민철.. 문 앞에 서 있다. 선재 (말없이 쳐다보면) 민철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선재 미안해. (문을 닫으려고 하면) 민철 (문을 잡는다) 선재 (!) S#6. 정훈 오피스텔 (낮) 민철과 선재.. 마주 서 있다. 민철 어제 어머니한테 한 말 무슨 뜻이야? 선재 .............. 민철 어머님하고 니가 평생을 속아 살았다는 거.. 무슨 뜻이냐구? 선재 무슨 뜻인지 형은 알고 있잖아! 민철 (!) 선재 장부장님이 형한테 먼저 얘기했다던데... 아니야? 민철 .................. 선재 뭐가 걱정돼서 온 거야? 내가 아버지한테 어떻게 할지 그게 걱정돼서 왔어? 민철 니가 아버지한테 어떻게 하든 널 막을 생각 없다. 선재 (!) 민철 나라도 똑같이 했을테니까! 선재 근데 왜 왔어? 민철 너한테 부탁이 있어. 선재 (?) 민철 다른 사람은 몰라도 민지에게만은 이 일 알리고 싶지 않아. 민지 성격에 이 일까지 알게 되면 감당할 수 없이 삐뚤어질 거야. 그러니까, 내가 민지 데리고 떠날 때까지만 기다려 줘. 그 다음엔 니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 선재 떠나? 민철 그래. 내 부탁 들어줄 수 있겠니? 선재 아니! 나 지금 누구 부탁 들어줄 여유 없어. 민철 부탁한다! 선재 (고통에 가득찬) 나 지금 아무 얘기도 안 들려. 내 정신 아니라구! 그거 모르겠어? 민철 (죄스러움으로 가득찬 표정으로 선재를 바라보다가 어렵게 말을 꺼내는) 미안하다. 선재 (!) 민철 (진심으로) 정말....... 미안하다. 선재 (외면한다) 돌아서 있는 선재와 선재를 바라보고 있는 민철... 두 사람의 눈가에 모두 고통스런 눈물이 어려 있다. S#6-1. 오피스텔 복도 고통스런 얼굴로 걸어나오는 민철 S#7. 뮤즈 사장실 (낮) 초췌한 얼굴의 선재.. 들어온다. 미미 (선재를 보자 벌떡 일어난다) 선재 사장님한테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미미 얘기해요. 선재 이 일... 잠시 덮어주십시오. 미미 선재군! 선재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미 생각할 게 뭐 있어요? 선재군은 화도 안 나요? 선재 엄마 때문이예요. 미미 (!) 선재 이 사실 알면 엄마... 어떻게 될지 몰라요. 미미 그 분도 사실을 알아야 돼요. 평생을 남편을 죽인 원수를 떠받들면서 그렇게 사실 순 없잖아요. 선재 (갈등하는데) 미미 이선생님을 죽인 놈이예요! 그러고도 뻔뻔하게 이선생님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선재군한테 아버지 행세까지 했던 놈이라구요! 뭘 더 생각하겠다는 거예요? 선재 아버지를 잃은 건 저예요. 아버지를 죽인 사람 손에서 자란 것도 저구요. 복수를 하든, 용서를 하든, 결정은 제가 합니다. (일어난다) 미미 (답답한) 선재군! S#8. 뮤즈 계단 (낮) 선재 (계단을 내려오는데) 세나 (계단에 서 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놀란 얼굴이다) 선재 (두 사람을 보고 !) 세나 오빠! 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선재 ................ 세나 지금 사장님이 하신 얘기가 무슨 얘기냐구! 선재 내 일이야. 상관하지 마! (내려간다) 세나 오빠! S#9. 패밀리 레스토랑 (낮) 민지와 민철.. 마주 앉아 있다. 민지 (빠리 행 비행기표를 보면서) 이렇게 빨리 떠나? 민철 오빠 유학할 때 알던 친구가 빠리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 가는대로 일자리는 구할 수 있을 거야. 민지 하지만, 학교도 알아봐야 되구, 불어 공부도 좀 하고 가야 되는 거 아냐? 민철 가서 하면 돼. 민지 왜 이렇게 서두르는데? 민철 나 성격 급하잖아. 어차피 떠나기로 한 거, 시간 끌지 말자. 민지 꼭 빚지고 도망가는 거 같다. 민철 (씁쓸하게 웃으면) 민지 사실 연수 언니한테 빚지고 도망가는 거지 뭐! 그렇게 갑자기 차버렸으니 마음의 빚이 보통이야? 민철 .............. S#10. 병원 입원실 (낮) 연수.. 퇴원 준비를 하고 있다. 평상복을 입고, 환자복을 개켜서 침대 위에 올려놓는데, 나래.. 들어온다. 나래 야! 누가 벌써 병원비를 다 냈다는데? 연수 누가? 나래 선재씨겠지 뭐! 연수 (!) 나래 근데, 왜 여긴 안 들리고 그냥 갔을까? 밤낮으로 니 옆에만 붙어있더니만 뭔 일이 있긴 있나부다. 연수 ............... 나래 (문가를 가리키며) 저기서 선재씨 주저앉았을 때, 나 진짜 깜짝 놀랐잖아. 그 때 선재씨 얼굴, 꼭 귀신이라도 본 거 같은 얼굴이었지? 그치? 연수 (걱정스러운) 나래 (가방을 들고 나서는) 가자! 즐거운 우리 집으로! S#11. 병원 복도 (낮) 민철.. 복도 끝에서 연수의 입원실을 바라보고 있는데, 연수와 나래.. 입원실에서 나온다. 민철 (돌아선다) 연수,나래 (민철이 있는 곳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간다) 민철 (안타까운 눈길로 연수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S#12. 나래의 방 (낮) 나래.. 이불을 깔아주는데, 연수.. 가방을 챙긴다. 나래 안 눕고 뭐 해? 연수 학원에 나가봐야지. 나래 학원은 무슨... 의사 선생님이 며칠 더 쉬어야 된다 그랬잖아. 연수 그러다 나 짤려. 나래 짤리면 내가 먹여 살릴게. 연수 누워 있는 거 지겨워서 그래.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으면 생각만 많아지구.. 나래 (그 마음을 알 거 같다) 하긴 맘 아플 땐 바쁜 것도 약이지. 대신 절대 무리하면 안돼! 또 쓰러지면 그 땐 길바닥에 내다버릴 거야. 연수 알았어. 너도 빨리 나가야지! 오후에 싸인회 있다며? (가방 들고 일어나는데) 세나 (들어온다) 나래 어? 너 왜 들어와? 회사에서 기다리라 그랬잖아. 세나 (앉아서 울음을 터뜨린다) 연수 (놀라고) 나래 왜 그래? 응? 세나 불쌍해서 어떡해? 우리 오빠 불쌍해서 어떡해? 나래,연수 (?) S#13. 빅토리 회의실 (낮) 민철... 기찬, 규석, 윤주, 금숙 등을 불러놓고 얘기를 하고 있다. 윤주 (훌쩍거리고 있고) 금숙 실장님 떠나시면 전 어떡해요? 저 실장님 없으면 망하는 거란 말예요. 민철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면 돼요. 기찬씨, 규석씨가 열심히 해 줄 겁니다. 규석 (울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실장님이 나서면 금방 해결 될 일도 저희들이 나서면 영 해결이 안 돼요. 딴 가수들도 지금 불만이 얼마나 많은데요. 민철 여러분한텐 면목이 없습니다. 이렇게 무책임하게 그만두는 거, 용서해 주십시오. 기찬씨! 기찬 네! 민철 지금부터 기찬씨가 기획 실장직을 맡아주세요. 저를 쭉 지켜봐왔으니까 잘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기찬 (놀란) 실장님! 윤주 (울음 소리 커진다) 금숙 (신경질내는) 아우. .그만 좀 하세요. 그렇잖아도 분위기 꿀꿀한데 웬 곡소리야? 윤주 이렇게 떠나실 거면 끝까지 모른 척 하시지, 왜 저한테 잘해 주셨어요? 요즘 실장님때문에 얼마나 행복했는데... 얼마나 살맛이 났는데... 정말 너무하세요! (70년대 영화 여주인공처럼 흑흑거리다가 뛰어나간다) 기찬,규석,금숙 (기가 막힌다는 듯이 보고) S#14. 나래의 방 (낮) 연수, 나래, 세나.... 앉아 있다. 세나.. 울고 있고, 연수.. 충격 받은 얼굴이다. 나래 세상에 뭐 이런 일이 다 있냐? 그러니까, 사장님이 선재씨 친아버지를 죽여놓구 선재씨 어머니하구 재혼을 했다 이거 아니야! 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세나 우리 오빠 어떡하지? 얼마나 기가 막히겠어? 얼마나 억울하겠어? 우리 오빠 불쌍해서 어떡해? 나래 실장님은 이 사실 알까? 연수 (!) S#15. 호텔 스위트룸 (낮) - 연수의 회상 (16부 S#49) 민철... 눈물을 흘리는 장면 위로 민철의 대사 (17부 S#28) 들어간다. 민철 (E) 난 아버지 아들이예요. 아무리 아닌 척을 해도 나한텐 그 차갑고 잔인한 피가 흐르고 있다구. . S#16. 병원 복도 (밤) - 연수의 회상 (18부 S#3) 선재.. 눈물 흘리는 장면 뒤로 선재의 대사 (같은 씬) 들어간다. 선재 (E) 그럴 수는 없을 거야. 내 아버질 죽여 놓고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절대 그럴 순 없을 거야. S#17. 나래의 방 (낮) 연수... 민철과 선재의 상황이 다 가슴이 저리다. 눈물이 고인다. S#18. 미술 학원 (밤) 연수.. 학생들의 그림을 봐주고 있다.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S#19. 미술 학원 복도 (밤) 연수.. 핸드폰을 들고 망설이다가 전화를 건다. 연수 여보세요! 민지 (F) 어! 언니! 그렇잖아도 전화할라 그랬는데... 연수 그랬어? 민지 (F) 나 이번 주 일요일에 떠나. 연수 뭐? (가슴이 내려 앉는다) 민지 (F) 오빠 지금 회사에 있는데.. 만나고 싶으면 찾아가봐. 연수 ................. S#20. 빅토리 사장실 (밤) 성춘.. 앉아 있고, 민철.. 그 앞에 서 있다. 성춘 뭐야? 어디로 떠나? 민철 자리 잡는대로 안부는 전하겠습니다. 성춘 아무 소리 말고 그냥 여기 있어. 빅토리도 너 없으면 힘들다. 민철 다른 사람의 피를 묻혀서 성공한 회사, 더 이상 미련 없습니다. 성춘 그만하지 못 해? 그 일은 오해라고 했잖아. 애비가 결백하다는데 자식놈이 돼서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민철 (무섭게 노려본다) 성춘 (!) 민철 민지를 위해섭니다. 조금이라도 자식을 생각하신다면 조용히 보내주세요. (돌아선다) 성춘 민철아! 민철 (나가기 전에 잠깐 망설이다가 얘기한다) 선재가 다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하고 선재한테 진심으로 사죄하세요. 자식으로서 아버지한테 드리는 마지막 부탁입니다. 성춘 (충격 받는) 민철 (나간다) 성춘 (급하게 명자에게 전화를 건다) 명자 (F) 여보세요. 성춘 나야. 오늘 선재 좀 보자 그래. 내가 보자 그러면 안 나올테니까 당신이 보자 그러라구! 알았어? S#21. 빅토리 기획실 (밤) 민철.. 짐을 정리하고 있다.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사진 등 개인 용품들을 박스에 넣는데. 연수.. 들어온다. 민철 (반갑지만, 애써 싸늘한 표정으로) 웬일이예요? 연수 실장님한테 물어 보고 싶은 게 있어서 왔어요. 민철 (?) 연수 사장님하고 선재씨 아버님 일... 실장님도 아셨죠? 민철 (!) 연수 절 떠나는 이유가 그거였어요? 그래서, 절 떠나시는 거예요? 민철 그 얘기... 어디서 들었어요? 연수 대답해 주세요. 민철 이젠 상관 없는 일이예요. 연수 아뇨. 저한텐 그렇지 않아요. 그게 이유라면 저 실장님 보낼 수 없어요. 그건 실장님 죄가 아니잖아요! 그 일하고 실장님은 아무 상관도 없잖아요! 민철 그래요, 선재 아버지를 죽인 건 내가 아니예요. 하지만, 내 아버지가 죽였어요. 그리고 난 그것도 모르고 평생 어머니와 선재를 무시하고 경멸했다구요. 이정도면 상관 있는 거 아녜요? 연수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누구라도 실장님 입장이면 그랬을 거예요. 지금 실장님이 얼마나 힘드실지 알아요. 절 떠나려는 실장님 마음도 이해하구요. 하지만, 실장님이 대신 벌을 받을 필요는 없잖아요. 아버님이 저지른 죄 때문에 실장님까지 불행해질 필요는 없잖아요. 민철 누가 불행해진다고 했어요? 연수 (!) 민철 나... 불행해지기 싫어서 떠나는 거예요. 다 모른 척하고 혼자 행복해지고 싶어서 떠나는 거라구요. 연수 그럼 저도 데려가세요. 민철 연수씨를 데려가면 내가 불행해져요. 그거 모르겠어요? 난 연수씨 앞에선 늘 당당하고 싶은데, 이젠 그럴 수가 없잖아요. 연수 씬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하지만, 난 그 꿈을 이뤄 줄 수도 없어요. 연수 좋은 엄마 안 돼도 괜찮아요. 그런 꿈 포기해도 괜찮아요. 민철 그러니까 내가 불행해진다는 거예요. 나만 아니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꿈을 나 때문에 포기한 여자, 볼 때마다 미안해질 게 뻔하니까... 연수 (!) 민철 이젠 연수씨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됐으니 우린 더 희망이 없어요. 연수씨하고 같이 있으면, 난 평생동안 마음껏 웃을 수도, 마음껏 울 수도 없을 거야. 이제 난 나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지내고 싶어요. 그래야 다 잊고 살 수 있어요. 연수 ............... 민철 정말 내가 행복해지길 바래요? 그럼 이제 그만 날 놔줘요. 연수 (!) 민철 (돌아서서 계속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연수 (눈물 어린 눈으로 민철을 본다) 민철 (표정 흔들리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연수 (돌아서서 나간다) 민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면 슬픈 얼굴이 된다) S#22. 방송국 복도 (낮) 나래와 규석.... 나란히 앉아 있다. 규석 (한숨을 쉬면) 나래 (한숨을 쉰다) 규석 누난 왜 한숨을 쉬고 그래? 우리가 대장 잃고 헤매면 누나한텐 만세 부를 일 아냐? 나래 애들은 모르는 복잡한 사정이 있다. 규석 (얼굴이 들이대며) 무슨 사정? 나래 넌 몰라도 돼? 규석 (더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며) 뭔데 그래? 나래 (규석에게 확 얼굴을 돌리며) 아! 몰라도 된다니까! 규석 (나래의 얼굴이 코 앞에 있자 쪽하고 뽀뽀를 한다) 나래 (깜짝 놀라서 규석을 확 밀치고) 야! 너 뭐하는 짓이야? 규석 (히죽 웃더니) 자! 뽀뽀해줬으니까 얘기해 줘! 도대체 그 복잡한 사정이란 게 뭐야? 나래 (얼굴이 벌개져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규석 (그런 나래의 얼굴을 보고 ?) 누나 왜 그래? 나래 왜 그래? 너 지금 나한테 뽀뽀했잖아! 규석 그게 뭐? 나래 그게 뭐? 너 죽을래? 규석 에이.. 장난 좀 친 거 갖구 뭘 그래? 나래 장난? 넌 지금 이게 장난이냐? (규석을 쫒아다니면서 두드려 팬다) 규석 (도망다니면서) 진짜 왜 이래? 뽀뽀 한 번 했다고 그 두툼한 입술도 닳을 것도 아니구만! 나래 (눈물까지 글썽해서 규석을 패면서) 이 나쁜 놈! 니가 감히 내 첫 키스를 도둑질해가? 나쁜 놈! 나쁜 놈! 나쁜 놈! 규석 (놀란) 첫 키스?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나래를 본다) 나래 (때리다가 동작 스톱! 쑥스럽다) 규석 누나! 진짜 첫 키스야? 나래 ............. 규석 누나 나이가 몇인데? 나래 나이랑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규석 누나! 진짜구나! 나래 (규석을 밀치고 가며) 비켜! 이 나쁜 놈아! 규석 (쫒아가며) 그럼 내가 누나의 첫 남자란 말야? 정말? 정말? 정말? 사람들 (쳐다보면) 나래 (규석 입을 틀어막는데) 규석 (입을 틀어막힌 채 나래를 쳐다보며 히죽히죽 웃는다) 나래 (얼굴 벌개지더니 규석을 확 밀치고 걸어간다) 규석 (쫒아가며) 누나! 진작 말을 하지! 첫킨슨 줄 알았으면 내가 무드 꽉 잡고 해줬을 거아냐! 내가 그쪽으론 진짜 한 가락 하는데... 나래 (확 돌아서더니 무서운 얼굴로 규석을 쫒아온다) 규석 (도망간다) 나래 (뒤에서 규석의 덜미를 잡고 발을 걸어서 넘어뜨린다) 규석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고) 나래 (규석에게 얼굴을 들이대며 위협하는) 너! 첫키스 소리 한 번만 더 해 봐! 내 손에 아작날 줄 알어! 규석 (씩 웃더니) 누나! 다시 보니까 누나 입술 진짜 섹시하다! 나래 (주먹으로 배를 퍽 내려치고) 규석 (비명을 지르는) S#23. 일식집 (낮) 선재...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성춘... 기다리고 있다. 선재 (성춘을 보고 눈에서 불꽃이 인다) 성춘 앉아라. 선재 (다시 나가려고 하는데) 성춘 앉아! 선재 (분노를 참으며 성춘 앞에 앉는다.) 성춘 나에 대해서 이상한 소릴 들었다구... 선재 (!) 성춘 분명히 봉달이 놈이 찾아가서 지껄였겠지. 회사에서 도둑놈 짓을 하길래 신고했더니 그 놈이 독이 올라서 별 해괴한 소릴 다 지어내는 모양이야.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니까 귀담아 듣지 마. 선재 (성춘의 뻔뻔스러움에 치가 떨린다) 성춘 다음에 그 놈이 찾아오면 분명하게 전해. 도망다닐 생각 말고 자수하라고. 그런 헛소리 지껄이고 다녀봤자 달라지는 거 하나도 없다고 꼭 전하란 말이다! 알았어? 선재 그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인데요. 성춘 뭐야? 선재 이제 저한테 이렇게 변명해봤자 소용 없습니다. 전 증거를 갖고 있어요. 성춘 증거? 무슨 증거? 선재 장부장님과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 테잎입니다. 성춘 (!) 선재 그러니까, 더 이상 절 속이려고 하지 마세요. (일어나는데) 성춘 (무서운 얼굴로 선재를 잡으며)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어. 선재 (분을 참지 못하고 성춘의 멱살을 틀어쥐고 벽으로 밀어붙인다. 금방 죽여버릴 듯한 기세다) 성춘 (숨을 쉴 수 없어 얼굴이 창백해진다) 선재 (분노를 참으려 애쓰며, 소리 지르지 말고 낮게 씹어 뱉듯이) 내 몸에 손대지 마! 성춘 (!) 선재 (점점 감정 고조되는) 어떻게 날 보면서 웃을 수가 있었어요? 어떻게 나한테 아버지라고 부르게 할 수가 있었어요? 어떻게 내 아버질 죽인 손으로 내 머릴 쓰다듬을 수가 있었냐구요! 성춘 (선재를 밀어내고 거친 숨을 몰아쉰다) 선재 (성춘을 바라보는 눈에 슬픔이 깃든다) 당신은 내 아버지만 죽인 게 아니야. 당신 옆에 어머니와 날 데려다 놓고 우리까지 조금씩 죽여 온 거야. 그래서, 당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 성춘 그래! 내가 니 아버질 죽였다고 치자! 그런다고 니가 날 어떻게 할 수 있을 거 같애? 선재 (!) 성춘 어차피 넌 나를 감옥에 집어넣을 수도 없어. 그런데 뭘 어쩌겠다는 거야? 날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거냐? 니가 할 수 있는 건 그거밖에 없을텐데! 선재 (분노로 몸이 떨린다) 성춘 (자리에 앉으며 조소하듯) 어디 니 맘대로 한 번 해 봐! 시끄럽게 만들어봤자 불쌍해 지는 건 니 엄마 뿐이니까! 진짜 니 엄마 죽는 꼴 보고 싶으면 맘대로 해보라고! 선재 (성춘을 노려보다가 문을 쾅 닫고 나간다) 성춘 (분을 이기지 못해 음식상을 엎어버린다) S#24. 미술학원 (밤) 연수... 아이들이 나간 후 뒷정리를 하다가 돌아서면, 선재.. 슬픈 얼굴로 연수를 바라보고 있다. 연수 선재씨! 선재 (억지로 미소 짓고) 연수 (의자를 내주며) 힘들어 보여요. 여기 앉아요. 선재 (앉는다) 연수 세나한테 들었어요. 선재 (!) 연수 괜찮아요? 선재 .................. 연수 선재씨 같이 착한 사람한데... 왜 이렇게 어려운 일만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선재 나요. 참 운이 없는 거 같애요. 연수 (?) 선재 이젠 연수씨 옆에만 있으려고 했는데, 연수씨 마음을 얻는 데만 애쓰려고 했는데, 또 이렇게 어긋나요. 연수 (!) 선재 하지만, 연수씨가 없었다면 나... 지금 이렇게 버티고 있지 못할 거예요. 그래도 연수씨가 있어서 정신을 차리게 돼요. 어떻게든 견뎌내야지... 이겨내야지... 그런 마음이 생겨요. 연수씨가 있어서... 연수 (민철과는 다른 선재의 얘기에 슬퍼지는) 선재씨한텐 내가 도움이 되나요? 선재 (끄덕) 연수 선재씨한텐 내가 위로가 돼요? 선재 (끄덕) 연수 (눈물 글썽해진다) 선재 왜 그래요? 연수 아니예요. (하지만 자꾸 눈물이 난다) 선재 (안스럽게 바라보면) 연수 미안해요. 지금 힘든 건 선재씬데..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 선재 (고개 저으며) 난 괜찮아요. 내 앞에선 연수씨 하고 싶은대로 해요. 내 걱정하지 말구, 울고 싶으면 울고, 웃고 싶으면 웃어요. 난 그게 좋아요. 연수 (눈물 흘리며) 후회스러워요. 실장님 댁에 들어가는 게 아닌데, 선재씨를 만나는 게 아닌데.... 안 그랬으면, 선재씨하고 실장님, 이렇게 힘들진 않을텐데... 내가 두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든 거 같아서 너무 속상해요. 선재 그런 말 말아요. 아무리 힘들어도 차라리 연수씰 몰랐으면 좋았을텐데.. 나 그런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연수씨를 알게 된 거.... 나한텐 최고의 선물이니까... 연수씨..나한테 그런 사람이예요. 연수 (선재의 마음이 고맙고 미안해서 더 눈물이 난다) S#25. 정훈 오피스텔 (밤) 세나.. 걱정스런 얼굴로 선재를 기다리고 있다.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다. S#26. 나래 집 동네 골목 (밤) 연수와 선재.... 걸어오고 있다. 선재의 핸드폰이 울린다. 선재 여보세요! 세나 (F) 오빠 어디야? 선재 니네 집 앞! S#27. 정훈 스튜디오 (밤) 세나 (표정 굳어지며) 언니하고 같이 있어? 선재 (F) ................. S#27-1. 나래 집 동네 골목 (밤) 세나 (F) 알았어. 끊어. (전화 끊는다. 슬픈 얼굴로 혼잣말하는) 나 오빠 때문에 하루 종일 굶었어. 오빠 걱정 돼서 아무 것도 못 먹었다구. 오빠가 이런 내 맘 알아? 알고 싶지도 않지? 오빤 내 맘 같은 건 알고 싶지도 않지? (눈물이 글썽하다) 선재 .... (전화 끊는다) 연수 ... S#28. 서울 지방 검찰청 앞 (낮) 선재.. 서울 지방 검찰청 앞에 서 있다. 결심한 듯 안으로 들어간다. S#29. 뮤즈 사장실 (낮) 선재와 미미.. 마주 서 있다. 선재 서울 지검에 고소장 접수했습니다. 미미 선재군! 선재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불기소 처분되겠지만, 출입 기자들한테 고소장을 카피해서 돌렸으니까 기사화는 될 수 있을 겁니다. (자조적인) 친아버지를 죽인 사람을 아버지로 알고 자란 아들이 아버지를 고소하다.. 기사거리는 될테니까요. 미미 (선재의 손을 잡으며) 잘했어요. 선재 (손을 빼며) 이젠 어떻게 되든 끝까지 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비장한 얼굴이다) S#30. 까페 (낮) 선재와 명자.. 마주 앉아 있다. 선재 (명자의 손을 잡는다) 명자 (!) 선재 (가슴 아픈) 엄마... 지금부터 제가 하는 얘기 잘 들으세요. 명자 (긴장하는) 선재 이 얘기 듣고 나면 엄마 정말 힘들어질 거예요. 그걸 알면서도 얘기하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 하지만, 그냥 묻어두고 지나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정말 못할 짓인줄 알면서도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명자 도대체 무슨 얘긴데 그래? 너 지난 번에 그렇게 다녀가구 그렇잖아도 엄마 걱정 많이 했어. 괜찮으니까 다 얘기해. 너 혼자 떠안고 있지 말구 엄마한테 얘기해. 선재 (눈물 어린 눈으로 명자를 바라본다) S#31. 민철 집 안방 (밤) 명자.. 침대에 누워 비통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성춘.. 밖에서 문을 쾅쾅 두드리며 소리치고 있다. 성춘 (E) 문 열어! 도대체 안에서 뭐하는 거야? 문 열라니까! S#32. 1층 거실 (밤) 성춘.. 불안에 떠는 모습으로 거실을 왔다갔다 하다가 2층으로 올라간다. S#33. 민철의 방 (밤) 민철.. 짐을 싸고 있는데, 성춘.. 들어온다. 성춘 정말 떠날 거냐? 민철 네! 성춘 민철아! 가지 말고 애비 곁에 있어다오. 민철 (!) 성춘 지금 나한텐 니 녀석이 필요해. 민철 (성춘의 약한 모습에 마음 흔들리지만) 죄송합니다. 성춘 (!) 민철 (하던 일을 계속한다) 성춘 (실망한 모습으로 문을 닫고 나가면) 민철 (아버지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애증으로 마음이 복잡하다) S#34. 나래의 방 (아침) 세나.. 잠들어 있고, 나래.. 잠에서 깨면, 연수... 우두커니 앉아 있다. 나래 뭐 해? 연수 더 자! 오늘 스케쥴 없다며! 나래 오늘이지? 실장님 떠나는 날! 연수 ................ 나래 떠나기 전에 한 번 만나야 되는 거 아니냐? 연수 (고개 젓고) 이젠 더 할 말도 없는데 뭐... 나래 할 말은 없어도 얼굴은 봐야 되잖아. 연수 더 이상 실장님 힘들게 하기 싫어. 나래 그래! 보면 또 뭐하겠냐? 가슴만 찢어지지! 연수 (슬픈 얼굴이다) 나래 우리 오늘 어디 놀러 갈래? 연수 아냐! 나 그냥 집에 있을래! 나래 야! 이런 날 집에 있으면 니 한숨에 애꿎은 구들장만 꺼져! 같이 나가자! 연수 ................. 나래 (세나를 깨우는) 세나야! 일어나! 놀러 가자! 응? 세나 (이불을 뒤집어쓰며) 됐어! 난 잠이나 잘래! 나래 (세나를 간지르며) 가자! 세나 둘이 갔다와! 나 피곤해! 나래 아우.. 기집애! 그럼 밥 차려놓고 나갈테니까 밥이나 잘 챙겨 먹구 있어! S#35. 공원 (낮) (* 용산 가족 공원이나 꽃박람회를 하고 있는 일산 호수 공원도 좋습니다) 연수와 나래.. 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나래 날씨 좋다. 연수 (마음은 딴 데 가 있는) 응! 나래 우리 둘이 이런 데 놀러온 거 참 오랜만이지? 연수 응! 나래 배고파? 뭐 좀 먹을까? 연수 응! 나래 뭐 먹고 싶은데? 연수 응! 나래 (안스러운 눈으로 본다) 연수 (나래의 시선을 느끼고) 왜? 나래 아니다! (분위기 바꾸려는) 참 나 진짜 웃기는 일 있었다? 연수 무슨 일? 나래 내가 남자한테 입술을 뺏겨 버렸다는 거 아니냐! 것도 상태 아주 안 좋은 애한테... 연수 누구? 나래 있어. (규석이 정도 키를 가리키며) 키도 요만하구, 힘도 없고, 영 맘에 안 들게 생긴 애! 연수 누군데? 나래 .............. 규석이! 연수 정말? 어쩌다가? 나래 글쎄 말이다. 인생이라는 게 진짜 허무하드라고.. 내가 첫키스만큼은 진짜 영화처럼 하고 싶었거던. 근데.. 이게 완전히 코메디 영화가 돼버렸어. 내 참 어이가 없어서.... 연수 (미소) 나래 넌 어땠어? 연수 (?) 나래 황태자하고 키스할 때! 멋있었냐? 연수 (슬퍼지는) 나래 (실수했다 싶어서) 아이구.. 나도 참 주책이다! 이 상황에 뭘 그런 걸 다 묻고 있냐? 그치? 나 주책이지? 연수 (미소) 나래 (연수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아.. 뭐 좀 끝내주게 재미나는 거 없나? 쌈빡한 봄처녀가 둘이나 떴는데 벌나비도 안 날아들고 심심하구만. 연수 (슬쩍 시계를 본다. 1시가 넘어가고 있다. 마음이 초조해진다.) S#36. 1층 거실 (낮) 민철과 민지.. 가방을 들고 계단을 내려온다. 성춘 (굳은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다) 민철 저희.. 가겠습니다. 성춘 (돌아보지 않는다) 민지 (막상 떠나려고 하니 마음이 이상하다. 하지만, 일부러 삐딱하게 말하는) 이제 소원 풀었네. 아빠 나 안 보고 사는 게 소원이었잖아! 이제 바라는대로 됐으니까 신나게 한 번 살아보시라구요! 성춘 ............... 민지 (성춘에게 시선주고 돌아서는데) 성춘 (벌떡 일어나며) 민지야! 민지 (보면) 성춘 (민지 손에 신용 카드를 쥐어주며) 급할 때 써. 민지 (다시 성춘에게 주며) 됐어요. 성춘 (억지로 민지 주머니에 넣어준다) 민지 됐다니까요! 성춘 (울컥하는 마음으로 민지를 확 껴안는다) 민지 (!) 성춘 몸조심해라. 오빠 속 썩이지 말고! 민지 (눈물 글썽한데 마음을 다잡고 성춘을 밀어낸다) 성춘 (애잔한 눈길로 민지와 민철을 바라보면) 민철 (마음이 복잡해져서 시선을 떨군다) 민지 (눈물을 보이기 싫어서 서둘러 나가며) 뭐 해? 빨리 나와! 민철 (성춘에게 목례하고 나간다) 성춘 (쓸쓸하다) S#37. 민철의 집 앞 (낮) 택시..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민지와 민철.. 집에서 나온다. 민지 (눈물을 슥 닦아내며 슬픔을 숨기려는) 웃겨! 갑자기 왜 저런대? 민철 (민지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민지 오빠 봤지? 그 여자 끝까지 나와보지도 않잖아! 우리가 떠난다니까 너무 좋아서 방에서 혼자 웃고 있나봐! 민철 그만 가자! (택시 문을 열어 주면) 민지 (슬픈 눈으로 집을 한 번 올려다보고 택시에 탄다) 민철 (옆자리에 타고) 민철, 민지가 탄 택시.. 출발하면, 신문사 로고가 찍힌 자동차가 민철 집 앞에 선다. 민철 (!) S#38. 택시 안 (낮) 민지... 뒷창문으로 내다보는데, 신문사 차에서 내린 기자들이 민철 집 벨을 누르는 것이 보인다. 민지 오빠! 저 사람들 신문사 기자 아니야? 민철 (표정 굳어진다) 민지 무슨 일이지? 왜 우리 집에 온 거야? 민철 (걱정스럽지만 애써 떨쳐 버리는) 별 일 아닐 거야. 신경쓰지 마. S#39. 공원 주차장 (낮) 세나의 벤.. 서 있다. 나래... 운전석에 타고, 연수.. 그 옆에 탄다. 역시 시선은 시계에 가 있다. 3시가 넘어가고 있다. 연수 (초조한 마음을 숨기려고 애써 밝게) 이제 어디 가는 거야? 나래 오늘 스케쥴은 나한테 맡겨! 연수 (미소 짓고) S#40. 뮤즈 사무실 (낮) 봉달.. 앉아 있고, 두 사람을 둘러싼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 터지고 있다. 기자1 공소시효도 지난 일을 자백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뭡니까? 봉달 양심 때문이죠. 저요. 지난 25년 동안 단 하루도 편하게 발뻗고 잠을 본 적이 없다니까요. 특히 이성춘 사장을 '아버지 아버지' 하면서 따르는 선재군을 볼 때마다 정말 괴로웠습니다. 선재 (싸늘한 표정으로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S#41. 공항 앞 (낮) 세나의 벤... 공항 앞에 선다. 연수.. 조수석에 앉아 있고, 나래.. 운전석에 내려 조수석 문을 연다. 나래 내려! 연수 안 오겠다고 했잖아! 나래 나도 몰라. 이게 잘하는 짓인지...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 오늘 실장님 못 만나고 그냥 보내면 두고두고 후회할 거 같애서 그래. 연수 .............. 나래 (연수를 끌어 내린다) 연수 나래야! 나래 들어가든지 말든지 그건 니가 결정해. 나 주차장에 있을테니까 전화하구.. (운전석으로 뛰어가서 탄다) 연수 나래야! 나래 (차를 출발시킨다) 연수 (공항 출입구를 보며 갈등하는 표정이다) S#42. 공항 내 (낮) 유리창 밖으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이 보이는 곳이다. 민지.. 저 쪽에 앉아 있고, 민철.. 유리창 앞에 서서 핸드폰을 들고 망설이고 있다. S#43. 공항 출입구 앞 (낮) 연수.. 공항 출입구 앞에 서 있다가 차마 들어갈 수가 없어서 돌아서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연수 (전화를 받으면) 민철 (F) 나예요! 연수 (말문이 막힌다) 민철 (F) 듣고 있어요? 연수 .............네! S#44. 공항 내 (낮) 민철 나 지금 공항이예요. 연수 (F) ............네. 민철 그냥.... 가기 전에 인사나 하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연수 (F) ............네. 민철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 ..................... S#45. 공항 출입구 앞 (낮) 연수 (역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 민철 (F) 건강해요. 연수 ............... S#46. 공항 내 (낮) 민철 그럼....... 끊을께요. (말을 그렇게 하고 쉽게 전화를 끊지 못한다) 연수 (F) ............... 네. 민철 (망설이다가 전화를 끊는다. 눈물이 핑 돈다) S#47. 공항 출입구 앞 (낮) 연수.... 전화를 끊고, 도저히 이대로 보낼 수가 없어서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S#48. 공항 내 (낮) 연수.. 민철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민철의 모습을 찾을 수 없자 마음이 급해진다. S#49. 정훈 스튜디오 (낮) 선재.. 지친 얼굴로 들어오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선재 (전화 받는) 여보세요! 명자 (F) 엄마야! 선재 엄마! 명자 (F) 너.. 잘한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니 행동 절대 후회하지 마! 선재 ................ 명자 (F) 그 얘기 해주고 싶어서 전화했어. 선재 (눈물 글썽한) 엄마... 명자 (F) 미안하다. 다신 태어날 땐 나 같은 엄마 만나지 마! 응? 선재 (눈물 흘리면) 명자 (F, 울음 섞인 목소리로) 끊는다. (전화 끊는다) 선재 (핸드폰을 끊는다. 문득 이상한 예감이 들어서 뛰어나간다) S#50. 오피스텔 복도 (낮) 선재... 오피스텔에서 뛰어나온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급하게 버튼을 누른다. 불안함에 어쩔 줄 모르는 얼굴이다. S#51. 공항 내 (낮) 민철.. 민지와 함께 비행장을 바라보고 있다. 민지 오빠! 진짜 집에 무슨 일 있는 거 아냐? 민철 아니라니까! 걱정하지 마! 그 때, 민철의 핸드폰이 울린다. 민철 (받을까 말까 망설이는데) 민지 받아봐! 민철 (전화를 받는다) 이민철입니다. 연수 (F, 간절한) 어디 계세요? 저 지금 공항에 있어요! 민철 (!) S#52. 공항 내 (낮) 연수.. 민철을 만나기 위해 달려온다. S#53. 공항 내 (낮) 민철... 초조한 모습으로 서성이고 있다. 민지 (그 모습을 보고 민철을 툭 치며) 여기까지 올려면 오래 걸려. 오빠가 마중 나가! 민철 (망설이다가 달려간다) 민지 (그 모습을 보고 미소 지으며 소리친다.) 천천히 와! 이따 출국장에서 만나! S#54. 공항 내 (낮) 3층에 있는 민철... 애타는 얼굴로 2층에서 뛰어오는 연수를 발견한다. 민철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이 날 것 같다) 연수 (민철을 본다) 민철 (애써 미소를 지으면) 연수 (민철을 바라보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온다) 민철과 연수.. 애잔한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며 마주 선다. S#55. 공항 내 (낮) * 동전 던지는 분수대가 내려다 보이는 난간이다. 민철과 연수.. 나란히 서 있다. 연수 실장님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민철 ............... 연수 저... 실장님 잊을 거예요. 민철 (!) 연수 그러니까, 마음 편하게 떠나세요. 그 얘기 하고 싶었어요. 민철 (막상 연수가 그렇게 얘기하니까 가슴이 아프지만, 감정을 숨기려고 애쓰며 연수의 말을 듣는다) 연수 제 욕심을 버리고 생각해봤어요, 제가 실장님 이었어도 저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을 거 같애요. 지금 실장님이 선재씨한테 느끼는 미안함... 저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이렇 게 선재씨가 힘들 때, 저까지 실장님을 따라가면, 실장님은 아마 평생을 두고 선재씨한테 미안해야 되겠죠. 민철 ................ 연수 실장님이 저 때문에 그런 마음의 짐을 갖고 살아간다면, 저도 아마 아주 힘들 거예요. 그래서, 제 마음에서 실장님 지우기로 했어요. 실장님하고 절 위해서요. 민철 .............. 고마워요. 연수 정말 헤어진다고 생각하니까 아쉬운 게 너무 많아요. 민철 .............. 연수 실장님하고 찍은 사진도 한 장 없드라구요. 시간이 지나면 실장님이 어떻게 생긴 사람이었는지 기억도 안 날 거 같아서 겁나요. 민철 (!) 연수 실장님은 제 얼굴 기억하실 수 있겠어요? 민철 (연수의 얼굴을 바라본다) 연수 (눈물이 글썽한데 애써 미소를 짓고 있다) 민철 (차마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 고개를 돌린다) 연수 (민철의 얼굴을 가슴에 새기려는 듯 찬찬히 바라본다) 민철 다행이예요. 연수씨한테 잘해 준 게 없어서... 연수씨한테 잘해 줬으면 나를 잊기가 더 힘들었을텐데... 내가 잘한 건 그것뿐인 거 같애요. 연수 ................... 민철 난 연수씨 걱정 안 해요. 연수씬 어디서도 사랑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 누구를 만나도 나보단 더 잘해줄테니까... 그래서, 나 연수씨한텐 미안하지 않아요. 하나도 미안하지 않아요. (눈물이 글썽하다) 연수 (그 말이 미안하다는 말임을 알기에) 난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민철의 손을 잡는다) 민철 (!) 연수 (손을 꼭 쥐었다가 천천히 놓는다) 민철 (잡았던 연수의 손이 풀리자 슬픔이 몰려온다) 연수 (눈물을 참으며) 저 그만 갈께요. 민철 (끄덕) 연수 (돌아선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민철 (역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S#56. 공항 내 공중전화 박스 (낮) 민지.. 금숙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민지 금숙이니? 난데, 비행기 타기 전에 마지막 굿바이나 할까 하고 전화했다. 금숙 (E) 야! 너 니네 아빠 일 알구 가는 거야? 민지 무슨 일? 금숙 (E) 몰랐어? 지금 니네 아빠 때매 난리 났어. 회사가 홀딱 뒤집어졌다니까! 민지 (놀란) 무슨 소리야? 왜 난리가 나? S#57. 공항 내 동전 던지는 분수대 앞 (낮) 연수.. 눈물을 흘리며 분수대 앞을 지나는데, 엄마와 아이가 분수대 앞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 엄마 (아이에게 동전을 주면서) 자! 동전 던지고 소원 빌어. 아이 (동전을 던지고 나서 기도하는 자세로) 빨리 동생 생기게 해주세요. 엄마 (웃더니 아이의 손을 잡고 간다) 연수 (분수대 앞에 선다. 눈물을 흘리며 손에서 반지를 빼더니 결심을 한 듯 반지를 분수대에 던진다. 물속으로 가라앉는 반지를 바라보며 간절한 마음으로 얘기한다) 실장님! 행복하세요! S#58. 공항 내 (낮) 민철.. 2층 혹은 3층에서 멀어지는 연수를 지켜보고 있다. S#59. 민철 집 앞 (낮) 아직 신문사 차가 서 있는데, 선재.. 택시에서 내린다. 기자들.. 선재한테 달려온다. 선재 (미친 듯이 벨을 누르며 다급하게 부른다) 엄마! 엄마! 엄마! S#60. 공항 출국장 앞 (낮) 민철.. 연수에 대한 생각에 잠겨 슬픈 얼굴로 서 있는데, 승객 하나가 민철을 밀치고 뛰어들어간다. 문득 현실로 돌아온 민철... 시계를 본다. 민지가 오지 않자 주위를 둘러본다. S#61. 공항 대기실 (낮) 민철과 민지에게 빠리행 비행기에 빨리 탑승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있다. 민지 (충격 받은 얼굴로 의자에 멍하게 앉아 있다.) 민철 (민지를 찾아서 뛰어다니다가 민지를 발견하고 달려온다) 민지야! 여깄으면 어떡해? 민지 (민철을 보자 눈물이 글썽해서) 오빠! 민철 (민지를 보고 놀라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민지 글쎄 아빠가.... 아빠가 살인을 했대. 아빠가 선재 오빠 아버지를 죽였대. 민철 (민지가 알아버렸다는 사실에 낙담하는) 민지 (민철의 표정을 보고) 오빤 알고 있었던 거야? 민철 ................ 민지 알고 있었구나. 그래서 그랬어? 언니도 버리고, 회사도 버리고, 도망가는 사람처럼 그래서 그런 거야? 민철 우리 비행기부터 타자! 비행기 타서 오빠 얘기 들어봐. 민지 싫어! 민철 민지야! 민지 이렇겐 못 가! 나 아빠 만나서 물어봐야겠어. 아빠 입으로 듣기 전엔 못 믿어! (벌떡 일어나서 달려간다) 민철 민지야! (쫒아가는) S#62. 공항 출입구 앞 (낮) 연수... 기운이 하나도 없는 얼굴로 서 있는데, 나래가 운전하는 밴... 연수 앞에 선다. 나래 (문을 열고 뛰어 내려온다) 만났어? 연수 (끄덕) 나래 하고 싶은 말 다 했어? 연수 (끄덕) 나래 (연수를 안아주며) 잘했다! 잘한 거야! 연수 (나래의 품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나 실장님 잊을 수 있을까? 실장님 잊어버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나래 그럼! 그럴 수 있지! 그렇게 될 거야. (E) 연수의 핸드폰 울린다. 나래 내가 받을까? 연수 (눈물을 닦으며) 아니야. 괜찮아 (긴 한숨을 쉬고 전화 받는) 여보세요! 선재 (F, 떨리는 목소리로) 연수씨! 나예요! 연수 선재씨! 선재 (F 울먹이는) 지금 나한테 좀 와줘요. 연수 (놀라는) S#63. 공항 내 출입구 앞 (낮) 민철.. 민지를 붙잡고 달래고 있다. 민철 이러지 마! 지금 가면 너만 상처 받어! 제발 오빠 말 좀 들어! 민지 놔! (민철을 뿌리치고 달려나간다) 민철 민지야! (쫒아나가고) S#64. 공항 출입구 (낮) 연수.. 급하게 벤에 올라타면, 민철.. 민지를 쫒아서 공항 출입구에서 뛰어나온다. 연수.. 민철을 보지 못한 채 벤을 타고 떠난다. 멀어지는 벤을 배경으로 민지를 붙잡는 민철의 다급한 얼굴에서 ENDING!.아름다운 날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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