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아름다운 날들◈ 20회 시나리오




SBS 드라마스페셜「아름다운 날들」 20회 (5월 17일)  
 


 

S#1. 병원 입원실 (낮)


연수... 충격 받은 얼굴로 선재를 보고 있다.

선재     미리 말하면 너무 놀랄 거 같아서 말 못했어요. 
         미안해요.
연수     ...................
선재     (걱정스러운) 연수씨!
연수     .......... 골수 검사.. 많이 아프다고 하던데..
선재     좀 힘들 거예요.
연수     (심각하지 않게 넘기려는) 웃기죠?
         내 몸에 정말 큰 병이 들었을지도 모른다는데,
         그것보다 당장 검사 받을 때 아플 일이 더 겁이 나요.
선재     (미소 짓지만 가슴 아프다)
연수     미안해요. 이제 겨우 마음 다독이고 있는 선재씨한테 
         나까지 이런 걱정을 끼쳐서...
선재     내 걱정은 나중에 해도 돼요.
연수     (불안하다)

 


S#2. 병원 휴게실 (낮)


선재.. 초조한 마음으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연수에 대한 걱정으로 어쩔 줄을 모르겠다.

 


S#3. 병원 입원실 (낮)


연수.. 멍한 얼굴로 침대에 앉아 있다. 
자신한테 일어나고 있는 일이 믿겨지지가 않는다.
거울을 꺼내서 창백한 얼굴을 들여다보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연수     (전화 받는) 여보세요.
나래     (F) 나야. 잘 도착했어?
연수     ...........어!
나래     (F) 몇호실이야? 이따 일 끝나고 갈게.
연수     (O.L) 오지 마.
나래     (F) 왜?
연수     금방 퇴원할 건데 뭐... 
         괜히 왔다갔다 피곤하니까 그냥 집에 가서 쉬어.
나래     (F) 그치만 옆에 누가 있어야지.
연수     선재씨가 있을 거야. 걱정마.
나래     (F) 선재씨.. 불편하지 않어?
연수     ............ 괜찮어.
나래     (F) 알았어. 다시 전화할게. (전화 끊는다)
연수     (불안한 얼굴이다.)

 


S#4. 세나의 벤 (낮)


나래... 핸드폰을 쳐다보며 이상하다는 표정을 하고 있다.

세나     병원에 오빠랑 계속 같이 있을 거래?
나래     (눈치 보는)
세나     진짜 언니 마음을 모르겠다.
         실장님하고 헤어졌다고 슬슬 선재 오빠가 
         아쉬워지는 거야?
나래     설마...
세나     그런데 왜 자꾸 오빠를 끌고 다녀? 
         가뜩이나 어머님 일 때문에 마음 약해져 있는데 
         언니가 그러면 오빠 마음이 얼마나 흔들리겠어?
나래     ...................

 


S#5. 갤러리 앞 (낮)


민철... 거리를 걷고 있다.
갤러리 앞을 지나다가 예전에 연수가 좋아한다고 했던
장욱진의 그림을 발견한다.

 


S#6. 갤러리 (낮) - 민철의 회상 (5부)


연수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제가 그림 속의 아이가 된 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
         엄마, 아빠 곁에 꼭 붙어 서서 아무 걱정도 슬픔도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
         저까지 행복해지는 느낌이거든요.

 


S#7. 갤러리 (낮)


민철.. 연수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그림을 바라본다.

 


S#8. 나래의 방 (낮)


선재와 연수.. 들어온다. 선재.. 연수의 가방을 방에 내려놓는다.

선재     좀 누울래요?
연수     (고개 저으며) 병원에서 계속 누워 있었잖아요.
선재     검사 받은 데.. 아직도 아파요?
연수     이제 괜찮아요.
선재     무조건 참지 말구 아프면 아프다 그래요.
연수     (미소 지으며) 참을만 하니까 참는 거예요.
선재     (속상하고)
연수     이제 선재씨도 가봐요. 피곤해 보여요.
선재     (연수 옆에 앉는다)
연수     (?)
선재     나래씨나 세나 오면 갈께요. 
         연수씨 혼자 있으면 더 불안할 거예요.
연수     (!)
선재     사실은 내가 혼자 있기 싫어서 그래요.
연수     ................

선재와 연수.. 나란히 앉아 있다. 
더 이상 말은 안 하지만 둘 다 두려운 마음이다.

 


S#9. 병원 복도 (낮)


선재.. 선배와 심각한 얼굴로 마주 서 있다.

선배     만성 골수병으로 판명났다.
선재     (마지막 희망 무너지는)
선배     그나마 다른 합병증은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야.
선재     ................
선배     그 아가씨, 다른 가족은 없니?
선재     ................네.
선배     큰일이구나. 
         가족이 다 달려들어서 같이 싸워줘도 힘든 병인데...
선재     (!)
선배     일단 정상적인 생활에는 별 지장 없겠지만,
         만성이 급성으로 변하면 더 위험한 거 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급성으로 가는 걸 
         피할 수는 없으니까 
         본인한테 빨리 얘기를 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선재     (절망스럽다)

 


S#10. 나래 집 옥상 (낮)


선재... 문 앞에 서 있다.
연수에게 뭐라고 전해야 될지 몰라서 차마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데,
연수... 문을 열고 나온다.

연수     (놀란) 선재씨!
선재     (연수를 보자 안스러운 감정이 북받친다.
         하지만, 표정 흔들리지 않으려고 애쓰며 밝게)
         깜짝 놀랐잖아요. 막 노크하려던 참이었는데...
연수     (미소 짓고) 어쩐 일이예요?
선재     연수씨 보러 왔죠. 딴 이유 있겠어요?
연수     병원에서 연락왔어요?
선재     (망설이다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어서) 아뇨. 아직...
연수     선재씨한테 연락주기로 한 거 맞아요? 
         내가 가야 되는 거 아닌가?
선재     나한테 연락할 거예요.
연수     차라리 결과를 빨리 알았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불안해서 잠이 잘 안 와요.
선재     .................
연수     (불안하지만 애써 안심하고 싶은 마음에)
         근데요. 느낌에 별 일 없을 거 같애요. 
         진짜 큰 병이 있으면, 이렇게 아픈 데도 없이 
         멀쩡할 수가 있겠어요? 그쵸?
선재     (연수의 마음을 알기에 고개를 끄덕인다)
연수     (선재의 표정을 살피면)
선재     우리 나가서 맛있는 거 먹을래요?
연수     난 별로 생각 없는데...
선재     연수씨 생각 없으면 됐어요.
연수     알았어요. 잠깐만 기다려요. 화초에 물 좀 주구요. 
         (화초에 물을 준다)
선재     (연수의 움직임을 애잔하게 바라보는데)
연수     (돌아보면)
선재     (애써 미소 짓고)
연수     (선재의 태도에서 뭔가 불안해진다)

 


S#11. 병원 앞 (낮)


연수.. 병원에서 걸어나온다.

의사     (E) 지금 할 수 있는 치료는 현재 상태를 유지
         시키는 겁니다.
         이 상태를 유지하면서 기증 받을 골수를 찾는 거죠.
         형제가 있으면 골수가 맞을 확률이 4분의 1 정도 되는데,
         환자분은 형제분이 없으니까 타인의 골수에서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확률이 낮죠.

연수.. 햇빛을 보자 어지러운 듯 스르르 주저 앉는다.
일어날 생각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다. 
(E) 연수의 핸드폰이 울린다.
연수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S#12. 민철 아파트 앞 (낮)


충격으로 멍해진 얼굴의 연수...
민철의 아파트 앞에 서서 민철 아파트 베란다를 올려다보고 있다.

 


S#13. 민철 아파트 민지 방 (낮)


민철... 책상 위에 노트북을 놓고 보고 있고,
민지... 바닥에 앉아 민철의 셔츠를 다리고 있다.

민철     (그런 민지를 애잔하게 보고 있는데)
민지     (아무리 다려도 구김이 없어지지 않자 짜증내는)
         아우... 왜 이렇게 안 되는 거야?
         이쪽을 다리면 저쪽이 구겨지고, 저쪽을 다리면 
         이쪽이 구겨지고....
민철     (웃더니 민지의 손에서 다리미를 뺏는다) 이리 줘. 
         오빠가 할게.
민지     (다시 뺏더니) 됐어! 
         이젠 내가 오빠 비서구, 코디구, 영양사야.
         어차피 내가 할 일인데, 빨리 손에 익혀야지.
민철     (마음이 짠하다)
민지     (다시 열심히 다리미질을 하며) 근데, 언니 진짜 연락 없다.
민철     (!)
민지     나한텐 그래도 다시 연락할 줄 알았는데....
민철     다신 연락하지 마. 오빠 말 들을 거지?
민지     몰라. 그런 약속은 못 해!
민철     민지야!
민지     그 언니 오빠 애인이기 전에 나랑 친한 언니야!
         오빠랑 끝났다고 나까지 연락하지 말라는 법 있어?
         그리고, 나 이제 만날 친구도 하나도 없는데,
         언니하고까지 연락 끊으면 난 누구하고 얘기를 해?
민철     오빠한테 하면 되잖아.
민지     오빠한테 할 수 없는 얘기들도 있다구. 
         여자들끼리만 할 수 있는 얘기!
민철     니가 자꾸 연수씨한테 연락하면 연수씨 힘들어. 
         그거 몰라?
민지     연수 언니를 진짜 힘들게 하는 건 오빠야! 
         알지도 못하면서...
민철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간다)

 


S#14. 민철 아파트 앞 (낮)


연수... 민철 아파트 베란다에 민철의 모습이 
나타나자 가슴이 무너진다.

 


S#15. 민철 아파트 민지 방 (낮)


(E) 민지의 핸드폰 울린다.

민지     여보세요!
연수     (F, 가라앉은) 나야!
민지     언니!
연수     (F) 실장님 좀 바꿔줄래?
민지     알았어! 잠깐만! (거실로 나가며) 오빠!

 


S#16. 민철 아파트 거실 (낮)


민철     (베란다에서 들어오면)
민지     전화 받어.
민철     (?)
민지     받아봐.
민철     (전화 받고) 여보세요.
연수     (F) 저예요.
민철     (얼굴 굳어지는)
연수     (F) 지금 좀 나와주실래요?
민철     (냉정한) 무슨 일인데요?
연수     (F, 애절한) 뵙고 싶어요.
민철     미안해요. 안 되겠어요.
연수     (F) 집 앞이예요. 나오실 때까지 기다릴께요.
민철     돌아가요. (전화 끊는다)
민지     오빠! 너무한 거 아냐?
민철     (대답 없이 민지 방으로 들어간다)
민지     (답답해서) 오빠!

 


S#17. 민철 아파트 앞 (낮)


연수.. 민철을 기다리고 있다.

 


S#18. 민지 방 (낮)


민지.... 민철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데, 
민철... 노트북을 덮고 거실로 나간다.

 


S#19. 민철 아파트 거실 (낮)


민철... 마음을 잡을 수 없어 왔다갔다 한다.

 


S#20. 민철 아파트 앞 (낮)


연수.. 여전히 같은 자세로 기다리고 있다.

 


S#21. 민철 아파트 앞 (낮)


민철... 밖으로 나와서 주위를 둘러본다. 
연수의 모습 보이지 않자 돌아서는데...

연수     (E) 실장님!
민철     (돌아보면 연수가 서 있다)
연수     (민철을 보니까 눈물이 날 것 같다)
민철     (냉정한) 아직도 안 갔어요?
연수     (애절한 눈으로 민철을 보며) 실장님한테 부탁이 있어요!
민철     (?)
연수     오늘만 우리가 헤어진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제 
         곁에 있어주시면 안 돼요?
민철     지금 무슨 얘길하는 거예요?
연수     (간절한) 오늘만요. 오늘만 그렇게 해주세요.
민철     난 연수씨가 이러는 거 이해할 수가 없어요.
         우리 지난 번에 얘기 다 끝났잖아요.
연수     실장님! 제발요.
민철     (연수의 이런 행동이 이상하다 싶어서) 연수씨! 
         무슨 일 있어요?
연수     (슬픈 얼굴로 고개 젓고)
민철     (연수를 바라보면)
연수     저... 오늘 술 사주세요.
민철     (!)

 


S#22. 호프 (밤)


민철과 연수.. 마주 앉아 있다.
(* 연수는 정말 헤어지지 않은 것처럼 다정한 톤으로, 
민철은 냉정한 톤으로)

연수     우리 이렇게 같이 앉아서 술 마시는 거 처음이죠.
민철     ..................
연수     (잔을 내밀며) 한 잔 주세요.
민철     (술을 따라준다)
연수     (한약을 먹는 것처럼 두 눈 질끈 감고 술을 꿀꺽
         꿀꺽 마신다)
민철     (놀라서 연수의 잔을 뺏는다)
연수     (보면)
민철     천천히 마셔요.
연수     괜찮아요. 저 맘 먹으면 잘 마셔요.
민철     .................
연수     실장님은 나이가 들면 어떻게 될까? 실장님도 다른 
         아저씨들이나 할아버지들처럼 그렇게 변하겠죠?
민철     .................
연수     전 이쁜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머리는 하얀데 선이 고운 그런 할머니 있잖아요.
         어때요? 저 그렇게 될 수 있을 거 같애요?
민철     ...................
연수     대답을 안 해주시네. 그렇게 못 될 거 같나부다.
민철     .................
연수     궁금한 거 또 있어요. 
         왜 같이 살면 닮는다고 하잖아요.
         저하고 실장님도 오래 오래 같이 살면 서로 닮아질까요?
민철     연수씨!
연수     (자기 입술에 손가락을 댄다. 쉿!하는 포즈)
민철     (!)
연수     오늘은 없는 날이라고 생각하면 되잖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할께요.
         내일 일어나면 오늘 일은 다 잊어버릴 거예요.
민철     정말 오늘이 끝이길 바래요.
연수     (!)
민철     난 연수씨하고 헤어지는 일이 힘들어요.
         힘들기 때문에 몇 번씩 반복하고 싶지 않다구요. 
         이젠 충분해요.
연수     (끄덕끄덕) 알아요. 저도 알아요. 그래도 오늘은........
         (더이상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눈물이 고인다)
민철     (!)
연수     (아무렇지 않은 척 술잔을 들여다보며 눈물을 
         삼킨다)

 


S#23. 거리 (밤)


민철과 연수.. 인형 뽑기 오락기 옆을 지나간다.

연수     (오락기로 뛰어가더니) 실장님! 
         500원짜리 하나 있으세요?
민철     그냥 가요.
연수     (귀엽게 손을 내민다)
민철     (할 수 없이 주머니에서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서 준다)
연수     (동전을 넣으며) 전 이것도 오늘 처음 해봐요.
         나만큼 못 해 본 게 많은 사람도 별로 없을 거야.
민철     ..................
연수     (인형 뽑기에 열중하지만 실패한다. 너무 아쉬워하며)
         기념으로 하나만 갖고 싶었는데...
민철     (동전 하나를 더 넣고 인형 뽑기를 해서 성공한다)
연수     (소리를 지르며 좋아한다)
민철     (인형을 뽑아서 연수에게 준다)
연수     (신기한 듯 들여다보며) 이 인형이 내 기념품 1호예요.
         앞으론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이 있으면 꼭 기념품을 
         남길려구요.
민철     (평소와는 다른 연수의 모습을 걱정스럽게 본다)

 


S#24. 택시 정류장 (밤)


민철과 연수.. 정류장 앞에 서 있다. 빈 택시가 와서 선다.

연수     (타지 않고 머뭇거리는데)
민철     (문을 열어준다)
연수     (아쉬운 얼굴로 탄다)
민철     (문을 닫아주는데)
연수     (간절한 눈으로 바라보면)
민철     (!)

 


S#25. 택시 안 (밤)


연수와 민철.. 택시 뒷자리에 나란히 타고 있다.

민철     (창 밖만 바라보고 있다)
연수     (자신의 손 옆에 놓여진 민철의 손을 바라본다.
         손을 잡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
민철     (무심한 듯 손의 위치를 바꾼다)
연수     (가슴 아프고)
민철     (창문에 비친 연수의 얼굴을 본다)
연수     (밝게 떠들려고 애쓰던 아까의 얼굴과는 달리 
         초점을 잃은 멍한 얼굴이다)
민철     (그런 연수의 얼굴이 마음에 걸린다)

 


S#26. 나래 집 동네 골목 (밤)


민철과 연수.. 걸어온다.

민철     (걸음을 멈춘다)
연수     (보면)
민철     들어가요.
연수     (끄덕)
민철     (돌아서는데)
연수     실장님!
민철     (?)
연수     저한테 한 번만 얘기해주실래요? 사랑한다구...
민철     (!)
연수     우리... 오늘은 헤어진 사이 아니니까 얘기해 줄 
         수 있잖아요.
민철     .................
연수     안 돼요?
민철     (냉정한) 잘 자요. (걸어간다)
연수     (가슴 아프다)

 


S#27. 나래 집 언덕 (밤)


연수.. 벤치에 앉는다. 
참았던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한 번 터지니까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어깨를 
들썩거리며 운다.

 


S#28. 나래 집 앞 (밤)


연수..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선재.. 뛰어온다.

선재     연수씨!
연수     (얼른 눈물을 삼키고) 선재씨!
선재     계속 전화했는데, 왜 전화 안 받았어요?
연수     급한 일 있었어요?
선재     아뇨. 그게 아니라.. 전화가 안 되니까 걱정 되잖아요.
연수     (자신을 걱정하는 선재의 마음을 알 것 같아 애잔하게 
         바라본다)
선재     왜 이렇게 힘이 없어 보여요? 어디 아파요?
연수     (선재가 자신의 감정을 눈치 챌까봐 얼른 표정을 
         밝게 바꾸며) 아녜요. 그냥 좀 피곤 해서 그래요.
선재     밤엔 돌아다니지 말아요. 감기 들면 안 되니까...
연수     감기 들면 약 먹으면 되잖아요.
선재     연수씨 지금 몸이 많이 약해져 있어요. 
         그러니까, 감기 같은 사소한 병도 조심해야 돼요. 
         조심해서 나쁠 거 없잖아요.
연수     (선재의 걱정이 전해져서) 알았어요. 조심할께요. 
         들어갔다 갈 거죠? (미소 짓고 안으로 들어간다)
선재     (속상한 얼굴로 따라 들어가고)

 


S#29. 나래 집 옥상 (밤)


나래... 나무 상자에다 천을 씌워 간이 테이블을 만들면,
세나.. 집에서 맥주, 간단한 안주 등을 갖고 나와서 
그 위에 올려놓는다.

나래     야! 우리끼리 일단 시작하자. 술 고파서 안 되겠다.
세나     쫌만 기다려. 오빠 금방 올 거야!
연수, 선재   (들어가면)
나래     어? 둘이 같이 오네?
세나     (표정 안 좋은데)
연수     어... 앞에서 만났어. (차려 마당에 차려놓은 테이블을 보고)
         이게 뭐야?
나래     축하할 일이 있어서 깜짝 파티를 마련했지.
연수     축하할 일?
나래     (세나 어깨에 손을 두르며) 우리 세나한테 드디어 
         CF가 들어왔다는 거 아니냐!
세나     (으쓱하고) 나 집도 옮길 거야. 
         회사에서 집을 얻어준다 그래서...
         나래 언니는 같이 들어갈 건데, 언닌 어떡할 거야?
나래     어떡하긴 뭘 어떡해? 연수도 같이 옮겨야지.
연수     ................
세나     (선재에게) 오빤 축하 안 해줘?
선재     (연수를 보고 있자니 축하한다는 말이 안 나와서 
         망설이다가) 축하해.
나래     내가 오늘의 기쁨을 만천하에 떨치기 위해서 특별한 
         걸 준비했지!
사람들   (?해서 보면)
나래     (작은 폭죽들을 땅에 늘어놓고 불을 붙인다)

폭죽... 하늘로 날아올라가서 펑펑 터진다.

나래, 세나    (행복한 얼굴로 폭죽을 올려다보는데)
연수          (자신의 상황과는 상관없이 아름답게 터지는 
폭죽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날 것 같다)
선재          (그런 연수를 보며 안스럽게 바라본다)

 


S#30. 라디오 방송국 (낮)


세나와 나래..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나오는데, 규석, 기찬.. 지나간다.

나래     (규석을 보고 반가운) 어! 니가 여기 웬일이야?
규석     웬일은.. 비즈니스차 왔지.
나래     비즈니스? 백수가 무슨 비즈니스?
규석     백수라니! 화려한 컴백이 멀지 않았구만1
나래     화려한 컴백?
규석     (기찬을 툭 치며) 형! 얘기 좀 해 줘.
기찬     저희.. 실장님하고 다시 일하게 됐습니다.
나래     정말이예요?
기찬     네! 아직 준비 단계지만 얼굴 잊혀지면 안 될 거 
         같아서 한 바퀴 돌러 왔어요.
세나     빅토리 완전히 망했는데, 어떻게 새로 시작한다는 거예요?
규석     우리 실장님이 누굽니까? 마이더스의 손 아닙니까! 
         회사는 망해도 그 손을 아직 건재하다 이거죠.
나래     잘 됐다! 정말 잘 됐어!
규석     잘 됐지? 우리도 더 자주 볼 수 있을 거야. (윙크를 하면)
나래     (애교스럽게) 야.. 왜 이래?
세나     (놀라서 나래를 보며) 언니야말로 왜 이래?
나래     (깜짝 놀라며) 내가 뭘?
세나     안 어울리게 왜 애교를 떠냐구.. (나래와 규석을 번갈아보며) 
         둘이 무슨 일 있어?
나래     일은 무슨 일? 내가 이 꼬맹이하고 일날 게 뭐 있냐? 
         (규석의 목을 조르면)
규석     누나 또 힘자랑이야?
나래     (더 조르고)
PD       (스튜디오에서 나오면 세나, 기찬.. 인사하러 가면)
나래     (규석을 놔주며 속삭이는) 괜찮어?
규석     (옷을 탁탁 털면서) 간만에 힘 주고 나왔는데 폼 상하게 
         이게 뭐하는 짓이야?
나래     그러니까 왜 사람 많은 데서 그런 짓을 하고 그러냐? 
         사람 민망하게...
규석     나 원래 그렇잖아. 내가 이러는 게 뭐 어제 오늘 일이야?
나래     (인상 험악해지며) 원래 그래?
규석     (찔끔하면)
나래     아무한테나 그런다 이거지! (다시 목을 조르며 끌고 간다)
규석     (끌려가며) 아니야! 아무한테나 아니야! 아니라구!

 


S#31. 나래의 방 (밤)


연수.. 근심에 싸인 얼굴로 앉아 있는데, 나래.. 들어온다.

연수     왔어? 세나는?
나래     누가 생일턱 낸다 그래서 따라갔어.
연수     너도 같이 가지 왜?
나래     나야 집에서 눈 시퍼렇게 뜨고 기다리고 있는 마누라가 
         있는데 놀다 들어올 수 있냐?
         조신하게 집에 들어와야지.
연수     (새삼스럽게 나래가 고마워서 빤히 바라본다) 고마워.
나래     더 고마운 소식도 있는데!
연수     (?)
나래     실장님 다시 일 시작하셨대! 기쁘지?
연수     정말?
나래     그래! 하긴 그렇게 사라질 황태자가 아니지.
         분명히 멋지게 재기할테니까 걱정하지마.
연수     (다행이다 싶은데)
나래     그리고, 이거! (주머니에서 쪽지를 꺼내 툭 던져준다)
연수     뭐야? (쪽지를 펴보면 핸드폰 전화번호가 있다)
나래     실장님 새 전화번호야. 규석이한테 알아냈다.
연수     (전화번호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나래     요즘 너, 너무 기운 없는 거 알어? 
         웃어도 웃는 거 같지도 않고, 먹어도 먹는 거 
         같지도 않고, 그게 다 실장님 때문이잖아!
연수     ..................
나래     전화하고 싶으면 그냥 해! 만나고 싶으면 막 찾아가구.
         그런 거 너무 참으면 너 진짜병 된다!
연수     (눈물이 핑 돈다)
나래     아이구.. 또 울어? 내가 잘못했다! 
         겨우겨우 참고 있는 애 가슴에 내가 또 소금을 뿌렸구만.
         미안해! 연수야! 응? 울지마!
연수     (서러움과 그리움으로 눈물을 참을 수 없다)

 


S#32. 나이트 클럽 (밤)


세나.. 사람들과 춤을 추고 있다.
주위에서 세나를 알아보고 '세나다!''세나다!' 하면서 
아는 척을 한다.
세나.. 기분이 뿌듯하다.

 


S#33. 나이트 클럽 화장실 (밤)


세나..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있는데, 금숙.. 들어온다.

금숙     (세나를 보더니 기분 나쁘다는 듯 돌아서는데)
세나     이게 누구야? 미호 아니야!
금숙     (휙 돌아보면)
세나     요즘 어떻게 지내니? 방송국에선 얼굴 보기 힘들던데...
금숙     (열받고) 내가 뭘하고 지내던 니가 무슨 상관이야?
세나     너 참 성격 좋다. 
         나 같으면 이런 데 와서 놀 기분 안 날 거 같은데....
금숙     뭐야?
세나     그렇잖아. 판 망했지, 회사 망했지, 뭐 좋은 일이 
         있다고 이런 데 와서 놀고 있어?
         하긴.. 이런 데 말고 갈 데도 없겠지만......  
         (비웃으며 돌아서면)
금숙     야! 너 잘난 척 하지마! 너 술집 출신인 거,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어.
세나     (표정 굳어지면서 노려보면)
금숙     단란주점에서 불이나 지르던 애가 진짜 출세했지. 
         그치만, 너, 이걸 알아야 돼. 
         너처럼 그렇게 이상하게 올라온 애들 얼마 못 가!
세나     넌 언제 한 번 올라와보기나 했어? 밟힌 주제에 해봤자
         달보고 짖는 꼴이라는 거 모르니?
금숙     (열받아서 어쩔 줄 모르고)
세나     (씩 웃더니 나간다)

 


S#34. 단란주점 (낮)


웨이터... 짜장면을 먹고 있는데, 기자... 들어온다.

웨이터   아직 장사 안 하는데요.
기자     저... 좀 물어볼 게 있어서 왔는데요.
웨이터   물어보세요.
기자     여기서 가수 세나씨가 일했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웨이터   네! 맞아요! 저희 아저씨가 그랬어요. 
         자기가 먹여주고 입혀서 키웠다구!
기자     그래요? 주인 아저씬 지금 어디 계신데요?
웨이터   요 앞에 당구장 가셨는데....
호태     (들어온다)
웨이터   아저씨! 누가 찾아오셨는데요!
호태     (?해서 보면)
기자     (명함을 주며) 안녕하십니까! 
         월간 여성의 김상열이라고 합니다.
호태     기자요?

 


S#35. 정훈 오피스텔 (낮)


선재... 백혈병에 관한 자료들을 쌓아 놓고 이것저것 읽어보고 있다.
너무 답답해서 벌떡 일어나 긴 한숨을 내쉰다. 
막막한 기분이다. 그 때, 핸드폰으로 전화가 온다.

선재     여보세요.
선배     (F) 나다.
선재     안녕하세요.
선배     (F) 병원에 니 애인 왔다 간 거 아냐?
선재     (놀란) 네?
선배     (F) 검사 결과 물어보러 왔드라구. 
         그러길래 내가 빨리 얘기해주라 그랬잖아.
선재     (전화 끊고 뛰어나간다)

 


S#36. 미술 학원 (낮)


연수.. 민철의 초상화를 앞에 놓고 앉아 있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쪽지를 보고 번호를 누른다.
하지만, 통화 버튼을 누를 수 없어서 폴더를 덮어버린다.

 


S#37. 사무실 (낮)


임대용으로 나온 사무실용 오피스텔이다. 
민철, 기찬, 규석.. 사무실을 돌아보고 있다.

규석     너무 좁은 거 아닌가요? 이젠 실장님 방도 따로 없잖아요.
기찬     사무실 넓어서 뭐해? 맨날 밖으로 뛰어다닐텐데....
민철     넓은 데를 구하긴 힘들 거예요. 
         규모보다는 위치가 중요하니까....
기찬     그럼요. 무조건 움직이기 쉬운 데 있어야죠.
규석     다른 데도 좀 보실 거죠?
민철     그래요. 몇 군데 더 둘러봅시다. (나가는데)

(E) 민철 핸드폰 울린다.

민철     이민철입니다.
연수     ..............
민철     여보세요!

 


S#38. 미술학원 (낮)


연수... 눈물이 글썽한 채 핸드폰을 들고 있다.

 


S#39. 사무실 (낮)


민철.. 연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우뚝 
멈춰서더니 전화를 들고 가만히 서 있다.

규석, 기찬    (?해서 민철을 보며 나가는데)

민철     (차마 전화를 끊을 수 없는데, 전화기를 통해 연수를 
         부르는 선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선재     (F) 연수씨! 괜찮아요?
민철     (!)
연수     (전화 끊긴다)
민철     (연수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걱정이 생긴다)

 


S#40. 미술학원 (낮)


(* 연수.. 선재에게 담담하게 말하려고 애쓰는 분위기)

연수     (얼른 눈물을 삼키고 선재를 본다)
선재     (뛰어와서 숨을 헐떡이고 있다)
연수     무슨 일이예요?
선재     .............. 괜찮아요?
연수     (!)
선재     괜찮은 거예요?
연수     (끄덕)
선재     (눈물이 글썽해서) 미안해요. 
         내가 먼저 말해주려고 했는데....
연수     선재씨한테도 쉬운 얘기 아니잖아요.
선재     나도 겁이 나서 말을 못했어요.
         슬퍼하는 연수씨 얼굴 보는 게 겁이 나서...
연수     알아요.
선재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이 병.. 고칠 수 있는 병이예요.
         약물 치료도 있고, 골수 이식도 있구..... 
         연수씨 나을 수 있어요.
연수     ................
선재     내 말 믿어야 돼요.
연수     나을 때까지 아주 많이 힘들어야겠죠?
선재     (!)
연수     (애써 담담하게) 지금은 죽는 것보다 앞으로 살아갈 
         일이 더 무서워요.
         내 병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얼마나 아파야 될지, 
         아무 것도 모르니까...
         아무 것도 모르구 그냥 기다려야 되니까...
         그게 무서워요.
선재     (안스럽다)
연수     사실은 나 선재씨 원망도 했어요.
선재     (?)
연수     병원에 가지 않았으면 아무 것도 몰랐을텐데, 
         아무 것도 모르고 살 수 있었을텐데 싶어서요.
선재     .................
연수     나 이렇게 나쁜 사람이예요.
선재     알아요. 나도 똑같은 생각했으니까... 
         나도 차라리 몰랐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 너무 많이 했어요.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아는 게 연수씨를 위해서 좋아요.
         알고 있으면 조심해서 막을 수 있는 것두 모르면 그럴 
         수가 없잖아요.
연수     (끄덕끄덕)
선재     기운 내요. 용기 잃으면 안 돼요. 
         우리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연수     싸움은 저 혼자 해요. 선재씨하곤 상관 없어요.
선재     연수씨!
연수     선재씬 그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저까지 선재씨 힘들게 하는 건 말도 안 돼요. 
         그리고, 뭣보다 내 마음이 불편해서 안 돼요. 
         건강할 때도 난 선재씨 사람이 아니었는데, 
         지금와서 선재씨가 내 옆에 있겠다는 거... 
         있을 수 없는 일이예요.
선재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돼요? 연수씨 아픈 거 알면서 
         그냥 모르는 척해야 돼요?
연수     ..................
선재     내가 그럴 수 없다는 거 알잖아요.
         연수씨가 이렇게 힘든데 나혼자 아무렇지 않게 
         그럴 수 없다는 거 알잖아요.
연수     아무리 그래도 안 되는 일이예요. 안 돼요.
선재     (답답하고)
연수     아무래도 전생에 선재씨가 날 아주 많이 힘들게 했나봐요. 
         그러니까, 내가 선재씰 이렇게 힘들게 하죠. 
         정말... 미안해요.
선재     나 괜찮아요. 나보구 상관하지 말라는 얘기만 하지 말아요. 
         그게 날 제일 힘들게 하는거니까.... 
         그것만 아니면 난 다 괜찮아요.
연수     (!)


S#41. 나래 집 앞 (밤)


연수.. 걸어오면, 선재.. 뒤따라온다.

연수     (돌아보면)
선재     (미소 짓는다)
연수     정말 매일 이럴 거예요?
선재     (끄덕) 내 맘 같애선 하루 종일 같이 있고 싶지만, 
         그러면 연수씨가 진짜 도망가 버릴거 같애서 
         이정도만 하는 거예요. 앞으로 퇴근길은 항상 같이
         할 거니까 그런 줄 알아요.
연수     선재씨도 선재씨 생활이 있잖아요.
선재     이젠 연수씨 생활이 내 생활이예요.
연수     (한숨을 쉬면)
선재     (미소)
연수     저 들어갈께요. 이제 그만 가요.
선재     (끄덕)
연수     (걸어가는데)
선재     (연수를 잡는다)
연수     (?)
선재     밤에 잠 안 오면 전화해요. 
         무섭고 외로우면 참지 말고 전화하는 거예요. 알았죠?
연수     나래도 있고, 세나도 있는데 내가 왜 외로워요?
선재     두 사람은 아무 것도 모르잖아요.
연수     ................
선재     두 사람한텐 언제.. 얘기할 거예요?
연수     얘기 안 할래요. 선재씬 이미 알았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나래하구 세나까지 힘들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선재씨도 비밀 지켜줘요.
선재     ...............
연수     약속하는 거예요?
선재     (끄덕)
연수     들어갈께요. (미소 짓고 집으로 들어간다)
선재     (가슴이 아파서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돌아서서 내려간다)

 


S#42. 정훈 오피스텔 (낮)


선재와 민철.. 마주 서 있다.

선재     무슨 일이야?
민철     물어볼 게 있어서 왔다.
선재     (?)
민철     혹시 연수씨한테 무슨 일 있니?
선재     ................
민철     무슨 일 있는 거야?
선재     아니! 아무 일도 없어! 왜? 무슨 일 있는 거 같애?
민철     ..................
선재     무슨 일이 있다 그래도 형하곤 상관 없는 일이잖아!  
         형, 연수씨하고 끝난 거 아니야?
민철     ................
선재     아니면 아니라고 말을 해!
민철     .............. 끝났어.
선재     그럼, 더 이상 연수씨 일에 관심 갖지 마. 
         괜히 연수씨만 힘들어지니까!
민철     (!)

 


S#43. 뮤즈 사무실 (낮)


죄를 지은 듯한 얼굴의 세나... 미미 앞에 앉아 있다.

미미     (세나 앞에 잡지를 휙 던진다 - 
         <신인 가수 세나의 충격 과거 발굴! 
         미성년자 시절부터 단란주점 주인과 동거?>
         라는 타이틀이 보인다.)
세나     (얼굴 하얘지고)
미미     이거 사실이야?
세나     아닙니다.
미미     나한테까지 거짓말할 거 없어. 
         그런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구! 
         이런 대단한 얘기가 사실 확인도 안 하고 
         나올 리가 없잖아?
세나     ................
미미     전혀 근거 없는 얘긴 아니지?
세나     그 가게에서 살긴 했지만 그 아저씨하고 그런 
         사인 아니었어요.
미미     그런 변명을 필요 없어. 같이 살았으면 얘기 끝난 거야.
세나     (!)
미미     이런 일이 있으면 나한테 먼저 얘길 했어야지. 
         그랬으면 먼저 막아주든지 어떻게 했을 거 아니야!
세나     ..................
미미     나 며칠 있으면 여기 떠나. 
         근데, 마지막에 이렇게 나를 실망시켜? 
         내가 세나한테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데!
세나     죄송합니다. (눈물 글썽하고)
미미     나가봐!

 


S#44. 거리 (낮)


슬픈 얼굴의 세나.. 선재에게 핸드폰으로 건다.

세나     오빠! 나야!
선재     (F) 응!
세나     나 좀 만나줘.
선재     (F) 지금은 바빠서 안 돼!
세나     지금 만나야 돼. 
         나 오빠한테 할 얘기가 너무 많단 말이야.
선재     (F) 미안해. 내가 다시 연락할게. (전화 끊긴다)
세나     (속상하고)

 


S#45. 나래 집 옥상 (낮)


연수... 빨래를 널려고 하는데, 
선재.. 뺏어서 자기가 넌다.

연수     왜 이래요? 이제 그만 가요.
선재     이것만 해주고 갈께요.
연수     이리 달라니까요.

선재와 연수.. 빨래를 갖고 실갱이를 하는데, 
세나.. 들어온다.

세나     (기가 막히다는 듯 보는데)
연수     (반기는) 왔어?
세나     (선재에게) 바쁘다는 게 연수 언니 빨래 도와주는 거야?
선재     ...............
세나     오빠 참 대단해. 언니가 실장님이랑 끝나니까 
         이때다 싶은가부지?
연수     (말리는) 세나야.
세나     언니도 마찬가지야! 오빠한테 딴 맘이 생겼으면 
         생겼다고 차라리 말을 해.
연수     (!)
세나     실장님한테 버림 받고 괴로운데 오빠가 옆에서 
         잘해주니까 위로가 된다! 기대고 싶다!
         차라리 솔직하게 말을 하라구! 
         딴 사람 앞에선 실장님 때문에 살기 싫은 척 
         울고 불고 난리를 치면서 왜 오빠는 안 놓는 건데?
선재     (화내는) 그만해!
연수     (집으로 들어가는데)
세나     왜 도망가? 언니도 하고 싶은 얘기 있으면 해! 
         도대체 선재 오빠에 대한 마음이 뭔지 확실하게 
         얘길 하란 말야!
연수     선재씨... 나한테 좋은 친구야.
선재     (!)
연수     (들어간다)
선재     (세나에게 화를 낸다) 너 정말 왜 이래? 
         너한테 잘못한 건 나야! 연수씨가 아니라구!
         근데 왜 연수씨한테 화를 내냔 말야!
세나     (눈물이 글썽해서 다시 뛰어나간다)
선재     세나야!

 


S#46. 나래의 방 (낮)


연수.. 슬픈 얼굴로 앉아 있는데, 선재.. 들어온다.

선재     연수씨! 괜찮아요?
연수     네.....
선재     세나 일은 마음에 두지 말아요. 
         나 때문에 화나서 그런 거니까...
연수     선재씨! 날 생각해주는 마음은 고맙지만, 
         선재씨 때문에 세나하고 멀어지는 거, 
         나 정말 바라지 않아요.
선재     (!)
연수     이젠 제 곁에 실장님이 안 계시기 때문에, 
         세나가 절 오해하기가 쉬울 거예요. 
         그러니까...
선재     (O.L) 힘들게 했다면 미안해요. 
         하지만, 이젠 연수씨가 무슨 말을 해도 내 행동 
         달라지지 않을 거예요.
연수     선재씨!
선재     우리 엄마는 내가 못 지켜줬지만, 연수씨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지킬 거예요!
연수     (!)

 


S#47. 나래 집 옥상 (밤)


여행 가방을 든 연수... 고민스런 얼굴로 집에서 나온다.

 


S#48. 나래의 방 (밤)


나래와 세나... 방에 들어오는데, 연수가 없다.

나래     얘가 아직도 안 들어왔나? 
         (하다가 책상 위에 있는 쪽지를 본다. 
         펴보면 '며칠 여행 좀 갔다 올게- 연수' 라고 
         적혀 있다. 놀라서) 야! 연수가 여행을 갔단다!
세나     그래? 어디로 숨어야 될 사람은 난데 왜 언니가 여행을 가?
나래     너 때매 오죽 속이 상했으면 그러겠냐?
세나     ..................

 


S#49. 정훈 스튜디오 (낮)


선재... 불안한 얼굴로 연수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선재     나예요. 지금 어딨어요? 
         걱정되니까 나한테 연락 좀 해줘요. 
         기다릴께요. (전화 끊는다)

 


S#50. 거리 (낮)


민철... 걸어가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민철     (전화 받고) 이민철입니다.
나래     (F) 안녕하세요. 저 강나랜데요.
민철     (?)
나래     (F) 연수가 여행을 갔는데 일주일이 넘게 
         연락이 안 돼서요. 혹시 실장님하고 통화하신 
         적 있나요?
민철     없는데요.
나래     (F, 실망하는) 알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민철     잠깐만요.
나래     (F) 네?
민철     연수씨 돌아오면 저한테도 연락을 좀 주시겠어요?
나래     (F) 네... 그럴께요.
민철     (전화를 끊고 불안한 얼굴이다)

 


S#51. 민철 집 거실 (밤)


민철... 연수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서성이고 있다.

선재     (E) 무슨 일이 있다 그래도 형하곤 상관 없는 일이잖아!
민철     (연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 같다는 확신이 든다)

 


S#52. 나래 집 옥상 (낮)


선재.. 불안한 얼굴로 연수를 기다리고 있는데, 
연수.. 피곤한 얼굴로 올라온다.

선재     연수씨!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왜 그렇게 연락을 안 했어요?
연수     ................
선재     몸은 괜찮아요?
연수     네!
선재     얼굴색이 안 좋아요. 절대 무리하면 안 된다는 거 몰라요?
연수     선재씨!
선재     (보면)
연수     (차갑게) 부탁인데, 벌써부터 날 환자 취급하지 말아요. 
         선재씨 그러는 거... 나 부담스럽고 싫어요.
선재     (!)
연수     저.. 병원 들어갔다 오기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거 없어요. 
         달라진 건 선재씨 뿐이라구요. 
         나요. 선재씨만 안 보면 내가 아프다는 거 잊고 살 
         수 있을 거 같애요.
선재     .................
연수     들어갈께요. 안녕히 가세요. (들어간다)
선재     (!)

 


S#53. 나래의 집 앞 (밤)


민철.. 뛰어온다. 집 앞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S#54. 나래 집 옥상 (밤)


연수... 핸드폰을 받는다.

연수      여보세요.
민철     (F) 나예요. 집 앞이니까 나와요.
연수     (!)

 


S#55. 나래 집 앞 (밤)


민철... 걱정스런 얼굴로 기다리고 있다.

 


S#56. 나래 집 옥상 (밤)


연수... 생각에 잠겨 있다. 결심이 선 듯 밖으로 나간다.

 


S#57. 나래 집 언덕 (밤)


연수... 앉아 있고, 민철.. 그 앞에 서 있다.

민철     여행 갔다 왔어요?
연수     ..........네.
민철     갑자기 왜요?
연수     그냥 가고 싶어서요.
민철     연수씨! 무슨 일 있는 거죠?
연수     ...............
민철     (걱정스런) 말해봐요. 무슨 일인지.....
연수     (말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민철     연수씨!
연수     (마음 다잡고) 무슨 일인지 몰라서 그러세요?
민철     (?)
연수     저... 아직 실장님하고 헤어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다 해보구 있는 거예요. 
         실장님한테 찾아가서 애원도 해보구, 술도 마셔보구, 
         여행도 가보구요. 실연 당한 사람들... 
         다 그렇게 하잖아요.
민철     .................
연수     그 중에 여행이 제일 효과가 있는 거 같애요.
         마음이 정말 많이 정리가 됐어요. 
         그동안은 잊겠다 잊겠다 말은 하면서도 거의 
         스물 네 시간 실장님 생각만 했는데, 이번 여행에선 
         다른 생각들을 더 많이 했거든요.
민철     (!)
연수     걱정 돼서 오신 거예요?
민철     연수씨한테 안 좋은 일이 있는 거 같아서 신경이 쓰였어요.
연수     저한테 다른 일이 뭐가 있겠어요? 어쨌든 미안해요. 
         자꾸 신경 쓰게 해서.......... 
         이젠 그런 일 없을 거예요.
민철     ...............
연수     그리구... 우리 앞으론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도 실장님 빨리 잊을 수 있을 거 같구, 
         실장님도 이렇게 뛰어오시는 일이 없어지죠.
민철     (!)
연수     그러니까, 이젠 제 소식 묻지 마세요. 
         저도 실장님 소식 알려고 하지 않을께요. 
         그냥 어디서 잘 살고 있을 거다.. 행복할 거다.. 
         서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요. 
         실장님도 그편이 좋으시죠?
민철     .....................
연수     오늘 고마웠어요. 제가 기억하는 실장님 마지막 
         모습이 이렇게 절 걱정해서 달려오신 모습이라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거 같애요. (일어나면)
민철     연수씨!
연수     (보면)
민철     정말... 별 일 없는 거예요?
연수     (미소 지으며 고개 끄덕인다) 네!
민철     정말... 아무 일 없는 거죠?
연수     그렇다니까요. 
         실장님만 잊을 수 있으면 저 아무 문제 없어요.
         (미소 짓는다)

 


S#58. 나래 집 앞 (밤)


연수와 민철... 집 앞으로 온다.

민철     들어가요.
연수     네! 안녕히 가세요!
민철     (돌아서서 걸어간다)

민철.. 돌아서자 눈물이 글썽한 연수의 얼굴에서 ENDING!

.아름다운 날들 ↲

.영화 & 드라마 대본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