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남자 3
-모네 너는 좋겠다.네가 하고 싶은 거, 갖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어서. -누구 집 딸이에요? -오빠야. -작은오빠? -아유, 진짜. -누가 너같은 거 필요하대? -당신이 왜 우리 모네 작업실에 있는 거죠?모네 하모니카 선생님이라는 걸 나더러 믿으라고? -보고 싶었어요.상처 준 사람, 잊기 쉬운 게 아니니까. -언니. -어머! 어, 괜찮으세요?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엄 상무 내가 보냈어.모네, 너 두 번 다시 그 남자 만나지마. -싫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아봤어?너한테 왜 접근하는지, 대체 어떤 사람인지 알아봤냐고 -거짓말만 하는 엄 상무 아저씨보다는 백 배, 천 배 나아. -뭐? -엄 상무 아저씨 애인 있어.영화배우 채혜주.둘이 좋아해. -뭐? 잘못 알았겠지. -진짜야. 그 사람은.건욱 오빠는 나 진심으로 생각해 줘. -그 사람 진심을 네가 어떻게 알아?모네 너, 한 번만 더 그 남자 만나면 그때는 엄마, 아빠께 말씀드릴 거야.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지 네가 더 잘 알 거야. -언니! -언니가 아는 선에서 끝내.그게 너를 위해서라도, 그 남자를 위해서도 좋아.무슨 말인지 알아 들어?그리고 엄 상무 문제는 언니가 알아 볼게.확실해지기 전까지 티 내지 마. 따뜻하네?문재인. -여기. 문재인이라고 해요.모네 작은오빠시라고. -모네가 그래요? 네. -문재인. -크게. -야, 인마.책상 정리나 좀 해. -네. -크게. -아휴...아깝다, 아까워.이 나이에. -내사 종결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찍어. -그래. 슬슬 마무리 해야지. -어? 저 여자도 사고 쳤어요?내가 저럴 줄 알았다니까. -저 여자?누구?이 여자 본 적 있어? -네. 지난 번에 엄청 싸우더만.편의점 앞에서 봤어요.딱 내 이상형인데. -싸웠다고? -네. -언제? -그게 언제더라.아, 일본이랑 축구 하던 날이요. -그러면 7일.몇 시쯤이야? -아휴, 뭘 그렇게 꼬치꼬치 물어봐요. -몇 시야, 인마! -그게...축구 끝나고 밤 1, 2시쯤 됐나? -1시와 2시 사이면.이 근처야? -네. 그 근처 골목이요. -이 여자랑 싸운 그 남자 얼굴 기억나? -뒤통수만 봤는데요. -야, 뭐든 기억해 봐.뭐라고 그러면서 싸웠어?기억나는 말 없어? -형사님. 내가 말하면 이거 좀 풀어주나요? -에이, 도둑놈의 자식.그날 밤에 이 여자가 죽었어.네가 죽였을 수도 있다는 뜻이야! -네? 아, 저 아니에요!내가 뭘 했다고.가만.가만히 있어 봐요.뭐라고 그랬더라.재, 재성이?준성이?태성이?태성이? -놔. -미쳤어? -내놔! 태성아, 나 어떻게 해. -아... 아, 맞아요.태성아, 태성아 그러면서 막 난리를 쳤던 것 같아요. -태성이. 태성이.태성이가 확실해? -예. -알았어. 이 형사. -예. -홍태성한테 빨리 연락해 봐. -예. -대 봐.주소.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전화를 안 받는데요. -다시 걸어봐. -예. -태성아..태성아. -여보세요? -네, 문재인입니다. -얼룩이 잘 안 빠지네. -예? 누구세요? -커피 얼룩이 잘 안 빠진다고요. -아! 아, 태성 씨. -이거 어떻게 할 거예요? -제가 그럼 세탁비를 드려야죠. -아, 아니.그냥 직접 와서 빨아주면 안 돼요? -예? -여기가 어디냐면.여기가 어디냐면.(휴대전화 벨 소리) -여보세요? -홍태성 씨? -야, 너 어디야, 새끼야? 너 딱 걸렸어, 새끼야!어디에서 거짓말하고 있어!어디야?빨리 말. -꽉꽉이 곽 반장입니다.좀 여쭤볼 게 있는데 잠시 찾아뵙겠습니다. -왜 그러시는데요. -그날 밤.편의점 앞에서 최선영 씨가 태성아라고 홍태성 씨를 본 목격자가 있습니다. -선영이가 아니겠죠. -예? -선영이는 나한테 태성아라고 안 불러요.태성 씨라고 하지. -싸우다 보면 태성아라고 부를 수도 있죠. -싸워요? 선영이는 나한테 한 번도 화낸 적 없어요.차라리 화라도 냈으면. -그럼 최선영 씨 주변에 태성이가 또 있다는 말씀입니까? -선영이한테 나 말고 다른 남자 없어요. -아니, 아니.친구라든지 회사 동료라든지. -걔한테는!남자는 나밖에 없었다고. -잠시 찾아뵙겠습니다.지금 어디 계시죠? -다 확인하셨잖아요.저 일본 갑니다.다시는 안 돌아올 거고요. -일본이요? -당신 같으면 그 집에 살고 싶겠어? -네? -그 자식 일본 간대요?출국 금지시켜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니야. 아니야.그러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해.야, 야. -아! -확실하지?어?태성아라고 부른 거 맞지? -확실하다니까요.왜 사람말을 못 믿어요? -태성아..저기, 최선영 휴대전화 통화 목록에 또 다른 태성이라는이름 가진 사람 있나 알아보고 태성이 , 최선영 집에 가서 남자 소지품 있는지 확인해 봐.그리고 너.너 그 남자 얼굴은 못 봤어도 뭘 입었는지 그 정도는 기억나지? -네. -이 형사. -예. -인상착의 체크해 놔. -네. 인상착의 어떻게 됐어? -뒤통수에 인상착의가 어디 있어요. -이놈 골때리네.자세히 생각해 보라고.(노크 소리) -왔어요? -네. 안녕하세요? -정말 왔네.들어와요. -저기, 오라고 하셨잖아요.그거 빨아달라면서요. -그래서. 직접 하시게? -아, 그럼 세탁비라도 드릴까요? 원하시는 대로 해 드릴게요. -아니요, 아니요.그럼 깨끗이 빨아줘요.그럼 저는 이만. -저, 저, 잠깐만. -왜요? 뭐 할 말 있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요.저기, 혹시 여기 주인도 없는 집에서 저 혼자 이거 빨고 있으라고요? -그럼 그쪽 일할 동안 나는 뭐합니까? -아... 아.아, 그러면 이거를 꼭 여기에서 빨아야 되는 건 아니죠?제가 저희 집에 가서 깨끗하게. -나는 내 옷 이리 저리 굴러다니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뭐, 하기 싫으면 줘요. -아니, 아니.해요.하면 될 거 아니에요.아, 누가 안 한다고.여기는 세탁실은 어디에 요? -세탁실은 무슨.여기 화장실.그럼.잘 부탁해요. 어! 저기.혹시 홍태성 씨.아, 나 집에서도 손빨래 하기 싫어서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데.뭐야.짜증나.아니, 그런데.아무리 아들이 하는 짓이 보기 싫어도 그렇지 이거 진짜 너무 하잖아?돈이 그렇게 많으면서.부자도 진짜 무섭네.아, 그런데 진짜 이거 빨라고 나 부른 거야? -아저씨! 아저씨, 공 좀 주세요. 아싸! -패스. -아저씨, 축구 선수 했어요? -그럼. 초등학교 때. -스트라이커? -아니. 골키퍼. -그럼 아저씨가 우리 골 다 막을 수 있어요? -그럼. 아저씨가 얼마나 잘 하는데.아저씨가 한 골 먹을 때 마다 너희한테 아이스크림 산다. -정말이요?우와! -아, 아, 팔 아파.아우, 팔 아파.으. -우와! -아, 팔 아파. -우와! -감사합니다. -음, 맛있다. -좋냐? -네. -아, 잘 할 수 있었는데. -아저씨 골키퍼 맞아요? -맞아, 골키퍼. -그런데 하나도 못 막아? -야. 아저씨가 못한 게 아니라 너희가 잘 한 거지. -에이, 거짓말. -진짜야! -맛있다. (휴대전화 벨 소리) -거짓말. -나중에 월드컵에 나가서 한국을 빛내라. -알았어요. -맛있다. -아저씨 간다. -네.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나중에는 안 봐준다. -에이! -(연결이 되지 않아.)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는 거야. -모네야 점심 먹자.너 어디 가? -연습실. -연습실 당분간 안 돼.집에 있어. -왜 이래, 갑갑하게?내가 무슨 인형이야? 하루 종일 방구석에만 쳐박혀 있게?비켜, 나 나갈 거야. -너 그 사람 만나러 가는 거지? -아니야. -그럼 어디 가는데?너 정말 이럴래?엄마, 아빠께 말씀드려? -야! 그래.말해.다 말해!엄 상무 아저씨가 최혜주 애인인 것도 말하고.내가 건욱 오빠 좋아하는 것도 말해.잘 됐네.속 시원하게 다 말해버려! -모네야. -대체 이게 다 무슨 소리야?엄 상무가 누구를 만나?건욱 오빠는 또 누구야? -엄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모네는 제가 잘 타이를 게요. -엄 상무가 그 여배우랑 정말 사귀귀라도 하는 거야?알아봤어? -네. 최혜주라는 여자가 청수그룹 이 자기 스폰서라고 떠드나 봐요.증권가에는 이미 소문이 다 돌았고요. -나쁜 놈.그러면서 시치미 뚝 떼고. -아무래도 이 결혼 없던 걸로 해야겠어요. -아직은 아니야. -엄마. -그 인간이 예뻐서 그러는 거 아니야.조선업계에 진출하려면 청수그룹 도움이 필요해.이건 네 아버지 필생의 꿈이야.그런데 섣불리 우리가 먼저 파혼 얘기를 꺼내면 그 뒷감당 어떻게 해. -그럼, 약혼 진행 시켜요? -아니. 그쪽에서 파혼하게 해야지.우리가 아닌 그쪽에서 먼저.그래야 여러 가지로 모양새가 좋아.그룹에 피해도 없고. -무슨 수로요? -방법을 생각해 봐야지.일단 최혜주라는 여자 쪽 알아봐.뭔가 덜미가 나오겠지.그리고 그 건욱인가 뭔가 하는 놈은 뭐야?모네한테 강 기사 붙여.이상한 놈 얼쩡대지 못하게. -네. -아직 안 갔네? -아이...주인도 없는 집을 혼자 비워두고 갈 수도 없고. -뭘 청소까지 하고 그래요? -미안해하실 필요 없어요.그냥 제가 워낙에 깔끔한 성격이라. -나 좋아해요? -네? -아니, 나는 그냥 셔츠만 빨아달라고 부른 건데.나 좋아하냐고요.내가 홍태성이라서. -아, 나 진짜, 씨.아, 나 더러워서 못해 먹겠네, 진짜.그래, 야.네가 홍태성이라서 그런다.야.네가 홍태성 아니었으면 내가 왜 이러고 있겠냐?아, 나 허리아파 죽겠구먼.너는 도대체 얼마나 사고를 치고 다녔기에 이 꼴로 사니?앞으로는 누나가 잘 보살펴 줄 테니까 정신차리고 착하게 살자, 응?알았지?응, 그래. -누나... -까불지 말고. -왜 그렇게 남의 팬티를 그렇게 만져요? -네? 아.아, 빨려고요. -정말 내가 모네 오빠라서 나한테 이러는 거예요? -아, 그럼요.모네가 워낙 저를 잘 따르니까 그냥 모네 오빠한테 뭐라도 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아이, 날씨 정말 좋다.오늘 빨래 잘 마르겠어요. -일 끝났으면 가죠.안 가요? -가, 가, 가야죠. -그냥 저기다 놔요. -아, 예.그럼 갈게요. -네. 수고하셨어요. -네. 지금 저 배웅해 주시는 거예요? -볼 일 보러 가는데.집까지 바래다 드려요? -아하, 아니요.그런 게 아니라.그런데 태성 씨는 차 없어요? -차 필요해요? -아니, 내가.태워다 달라는 건 아니고요.모네랑 두 사람이 너무 달라서. -버스 몇 번 타요? -500번이요.버스 왔네요.그러면 다음에. -네. -아, 예.저.안녕히 계세요.혹시 저 따라오시는 거예요? -아니요. 볼일 보러 가는데. -아, 볼일. -일 없나 봐요.이렇게 한가한 거 보면. -제가 지난 번에 명함. -아! 그 아트 컨설턴트.그 아트 컨설턴트라면. -전시기획이에요.미술관에서 전시할 미술품 선정하고, 작가들도 만나고.아, 요즘에는 관장님.아, 그러니까 태성 씨 어머니 준비하시는 갤러리 일 돕고 있어요.첫 기획전이라 너무 정신 없고요. -그래요? -태성 씨는 뭐해요? -놀아요. -어머! -계속 이러고 있을 거예요? -아, 아니요.고맙습니다. -원래 그래요? -뭐가요? -원래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다가 넘어지고 그러냐고요. -아, 아니, 아니요.그게 아니라 아, 저.제가 나름대로 똑똑하고 똑부러진다고 그러는데. -본인이 본인 입으로 자기 칭찬하기 창피하지 않나? -저기, 볼일. -네. 볼일 보러 가는데. -모네한테 제 얘기 들으셨죠?모네가 내 얘기 안 해요? -아이, 또, 또. -아니, 제가 원래는 되게 야무지고. -네, 똑똑하시죠.넘어지기도 잘하고.멍도 잘 때리고. -저기...저는 집이 여기라. -그래요, 그럼. -네. 안녕히 가세요.뭐야?아, 볼일 있다는 게 그러면 나 바래다 주는 거였어?나한테 관심 있는 건가? -가위, 바위, 보. -아싸. -아, 나 .아저씨.아빠가 담배 한 갑만 사오라는데.좀 사주세요.빨리.아, 다 먹었어.아.아저씨.담배는요. -안 샀는데. -그럼 내 돈 내놔요. -나 기억 안 나? -아저씨가 누구인데요? -버스정류장.1천 원. -아하! 아, 그 아저씨!그럼 그 남은 1천 원이라도 좀 줘요. -이자. -아저씨. 내가 사채 썼어요?기껏 1천 원 줘놓고.이자가 1천 원이라는 게 말이 돼요? -내 마음이야. -아, 다 큰 어른이 쪼잔하게.1천 원 내놔요.아.아니, 어떻게 고등학생한테 삥을 뜯냐?(휴대전화 벨 소리) -아저씨 거지다, 야.차비도 없다. -아저씨! 아이.시끄러워요.전화를 좀 받든가!아, 나 정신 산만해서 말도 안 나온다, 정말.아, 진짜. -그럼 네가 좀 받든가. -아, 나 참.동아줄?여보세요?예, 동아줄 씨.지금 이 아저씨가 전화 받기 싫다고 하시거든요.네.전화 걸지 마세요.네.돈이요. -아리가또. -아저씨! 내 돈! -뭐야, 얘는? 동아줄?야, 심건욱.심건욱, 심건욱!제발 전화 좀 받아라.전화 좀 받아라!보고 싶다.오버. 어머! -계속 이러고 있을 거예요? -아, 아니요. -아이...아, 내 1천 원. -아이고, 죄송합니다.아이고 , 방을 잘못.도둑이야!도둑.도둑이.깜짝 놀랐네.누가 방을 이렇게.치워놓은 거야?어?아이 씨.(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드릴까요? -여보세요? -언니, 나야.강 기사 아저씨 좀 그만 따라다니라고 그래.창피해 죽겠단 말이야. -창피하기는 뭐가 창피해.끝나면 바로 집으로 와. -싫어. 안 가.집에 안 들어갈 거니까 그렇게 알아! -누구니? -모네요. 강 기사 때문에 성가신가 봐요. -호강에 겨워. -사모님은 어쩌면 이렇게 피부가 고우세요? -곱기는요.요즘 들어 피부가 트러블이 심한데. -무슨. 이렇게 매끈하고 고우신데.누가 보면 20대인줄 알겠어요. -무슨 20대. -내 딸이라서가 아니라 너 정말 고와.누가 너를 애 엄마로 보겠니.우리 박 검사가 복 터진 거지. -보고 싶었어요. -언니! -시원한 물 좀 주세요. -네, 사모님. -왜? 갈증나?너 차가운 물 싫어하잖아. -그러게요.좀 덥네요. -세븐, 에잇, 예스.자, 음악에 맞춰서 한번 해 볼게요.라라라라라.라라랄라라라.그렇지, 이런 느낌으로 한 번 돌려주는 느낌으로.뒤로하고. -어떻게 오셨어요?누구 찾아오셨는데요?이봐요.내 말이 말 같지가 않나?내가 지금 묻잖아요.무슨 일 때문에 왔는지. -안녕하세요?저기 건욱 오빠 찾아왔는데요.심건욱 씨요. -아, 건욱이.그놈이 지금 없는데.누구세요? -건욱 오빠 애인이요. -애인이라고?하하, 참. -장 감독님. -네. -이번 일요일 놀이공원 촬영 취소된 거 알죠? -취소됐대요?왜 나한테는 연락이 없지? -아니면 말고요.우리 건욱 씨 얼굴 좀 보고 가려고 했는데.안 되겠네.건욱한테 저녁 때 전화해 달라고 전해 줘요. -아니, 무슨 말씀을 자꾸 하시는지 모르겠네.그 스트레칭을 너무 많이 셨나 혓바닥이 늘어지신 것 같은데. -촬영장에서 봐요. -저기...이번 주 일요일에 놀이공원에서 촬영 있어요? -아니, 촬영이 있기는, 있기는 한데.왜들 그러세요? -아니에요.안녕히 계세요. -사람 하나 제대로 못 쫓아다니면서 무슨 일을 해! -죄송합니다. -어디 갔는지 몰라요? -네. -심건욱이라는 사람한테 간 거 아니야?모네한테 다시 전화해 봐. -회장님 들어오십니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 -아니에요, 별거. -무슨 일이야? -별일 아니에요.그냥 모네가. -모네가 뭐? -엄 상무가 여자가 있대요.최혜주라고 여배우요.그래서 그 문제 때문에 얘기하던 중이에요. -여자? 하!그 친구 그렇게 안 봤는데 못쓰겠구먼. -어떻게 해요? -뭘 어떻게 해?알아보고 그게 확실하면 잘라야지.그런 놈한테 우리 모네 못 줘.청수그룹 할아비라도 안 돼.어디 감히.이따 나 좀 봐.함부로 나섰다가 그쪽에 빌미를 주면 안 되니까.무슨 말인지 알지? -네. -네가 내 옆에 있으니까.우리 키스까지 했잖아. 지금 그 사람을 잊으면.(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제가 잠시 후에 전화 드릴게요.죄송합니다. -조용히.. -전화기 좀 꺼놓지 그게 뭐냐?나름 지성인이라면서 극장에서 휴대전화나 켜놓고.아니, 나중에 전화 드릴 거면 뭐하러 전화를 받아? -아, 좀 알았으니까 그만 좀 해. -아휴. 언니는 역시 또 멀쩡하구먼. -하나도 안 슬프더만, 뭘. -어? 얼굴은 완전히 우울에 밥 말아 드셨는데 뭘? -그래, 나도 슬프다.슬퍼.야, 나는 왜 이렇게 연애운이 없을까? -눈이 너무 높아서 그러지.아직 연락 안 왔지?그 남자 집까지 갔다면서 도대체 뭘 하고 온 거야?아니, 남녀가 한 방에 들어갔으면 당연히 코스를 밟아서 혼수를 장만해야지. -혼수? -아기. -야! 조그마한 게 뭘 안다고.빨리 가. -불쌍해서 언니 번호로 문자 남겨놨어. -뭐? 누구한테?홍태성한테?뭐라고? -나 오늘 한가해요. -야, 진짜?(휴대전화 문자 수신음) 어, 어! -아휴, 지랄한다, 지랄해.어디 대학 합격 발표났냐? -뭐, 뭐, 뭐래? -나도 한가해요.뭐야, 이게? -야, 그러니까 문자를 보내려면 좀 성의있게 보내야지.아, 씨.뭐라고 그러지?나 뭐라고 그래? -언니가 들이대라.내가 들이댈까? 갖고 와봐. -하지 마. -어디세요? -죽어.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죽어! -나 보냈어, 이미.봐봐.보냈어. -아, 진짜. -이거 마시자고 전화한 거예요? -네? 아, 네.캔커피.아, 인스턴트 커피 잘 안 드시죠?미안해요.신 여사님도 인스턴트 커피는 안 드시던데. -나는 이게 제일 맛있던데. -아, 정말요?생각보다 되게 소탈하시네요.모네도 입맛 되게 까다롭던데. -전화받고 많이 기대했는데. -기대요? -집도 엉망이고 빨래도 많이 밀렸고. -그럼 도우미 아주머니를 부르셨어야죠. -도우미 아줌마보다 더 잘 하던데. 네? -죄송한데 사진 좀 찍어주시겠어요? -아, 네.그럴게요. -감사합니다. -자, 찍을게요.하나, 둘, 셋.죄송해요.다시 찍을게요.하나, 둘, 셋.여기요. -감사합니다. -나도 봄소풍 가고 싶다. -어디, 어디로요? -어린 시절 봄소풍으로요.그때는 아빠가 계셨었거든요.우리 동네에서 진해가 가까웠었는데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아빠가 진해로 벚꽃놀이 데려가 주셨었거든요.그때는 뭐가 그렇게 즐거웠는지 하루 종일 버스 타고 가도 재미있고 그렇더라고요. -지금은요? -지금은 당연히 싫죠.사람 많고 버스에 시달리고 찬 김밥 먹다 목 메고.그리고 무엇보다 아빠가 안 계시잖아요.그때는 아빠, 엄마, 나, 동생.이렇게 넷이었는데 지금은 셋이니까.셋은 쓸쓸해서 좀 그래요. -아, 저기요.사진 한 장 찍으시죠.애인이신가본데. -저희 그런 사이 아닌데. -아저씨. 근사하게 한 장 찍어주세요. -아, 그럼요.자, 찍습니다.하나, 둘. -제가 너무 늦은 건 아니죠? -아닙니다.제가 일찍 왔습니다. -앉으시죠.부탁하신 자료입니다.해신그룹과 그 계열사 관련 자료입니다.이건 홍 회장님 큰딸 홍태라 씨 남편 보는 박지윤 검사에 대한 관련 자료입니다.검찰청에서 가장 승진 속도가 빠르던데요.할아버지가 군사정권 시절에 국회의장까지 지내셨습니다.그 남편 쪽은 건드리지 않는 게. -왜요? 나는 더 재미있어지는데. -네? -네, 형.아, 예, 예.아니에요, 말씀하세요. -오빠... -선물. -오빠 왜 내 전화 안 받았어요?내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너무했어.이제 전화 받을 거죠?내가 만나달라고 그러면 만나 줄 거고, 내가 보고 싶다고 그러면 달려와줄 거고.그리고 내가.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 -네? -나는 너한테 아무것도 아닌데. -오빠. -나는 네 취미생활이 아니야.한두 달 열심히 했다가 금방 싫증내고, 그러다가 창고에 버려지는 물건, 나는 그런 거 되기 싫어. -말도 안 돼. 그런적 없어요.그런 거 아니야.오빠.나 만나면서 그런 생각 했던 거예요? 응. -언제부터요? -네가 .나를 숨기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을 때.모네야.다시는 그러지 마.너는 당당하고 거침없을 때가 제일 예뻐.나 때문에 불안해하고 숨기고, 애쓰고.힘들어하지 마.나는 괜찮으니까 나는 신경쓰지 말라고.응?나 갈게.(속으로) 나는 세 개의 이름이 있다. -태성아, 빨리 와.밥 먹어야지. -(속으로) 부모님이 불러주는 이름 최태성. -도련님! 안 돼요!그러면 다쳐요.태성 도련님! -(속으로) 해신그룹이 강요한 이름, 홍태성.그리고 어쩔 수 없이 내가 선택한 이름. -심건욱. (속으로) 심건욱. -태성이가 자기 아들이라며 빼앗아갔으면서. -쟤가 내 아들 홍태성이라며? -(속으로) 나도 가끔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 -모네야. 엄 상무 전화야.너 휴대전화 꺼져있다고 집으로 전화했더라.전화 받아봐. -싫어. -알았어. -잠깐만. 받을래.저예요.일요일에 뭐 하세요?놀이공원 가고 싶어요.그럼 일요일에 봬요.네. -갑자기 웬 놀이공원? -마지막으로 꼭 해야 할 말이 있어. -꼬마 아가씨가 뭐래? -일요일에 놀이공원에 가자는데요. -놀이공원? -응. 왜 웃어? -그냥. 어린 줄만 알았는데 제법 맹랑하네?기대 된다.안 씻어? -잠깐만. -조용히 해 주세요. -커트. 자, 한 번 더 갈게요.컷!한 번 더.어, 어!자, 컷! 건욱이 애인 아니야, 이거? -그런 것 같은데요. -야, 야, 건욱아! -촬영 중이잖아.비켜. -싫어. -비켜. -미안해요. -미안해요.오빠 숨기려고 했던 거.거짓말 했던 거.전부 다 미안해요.그런데 이제 안 그럴 거야.우리 식구한테든 누구한테든 오빠 당당하게 보여 줄 거야.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홍모네는 심건욱을 좋아한다고! -따라와. -놔, 놔!놔!놔! -이리 와! -놔! -갑갑하네, 진짜. -그 손 놓지.애가 싫다잖아. -너! -오빠. -차에 가 있어.차에 가 있으라고! -아, 나 참. -애인한테 화를 내면 되나. -야. 너 내 여자랑 사귀어? -누구? 모네, 아니면 최혜주? -뭐? -둘 다 너한테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은데. -이 자식이.최혜주도 맞기는 맞나 보네, 애인이? -모네한테 얘기 했냐? -찔리기는 하나 보지? -요즘 이상하다 싶더니 다 너 때문이구나.야, 너 두 번 다시 모네 앞에서 얼쩡대지 마, 알았어? -아, 토 나와. -뭐? -부잣집에서 태어났다고 아무 여자한테 치근대는 그 모습이 우습고 역겨워. -이 자식이. -차비는 있어? -뭐? -서울 가는 버스는 30분 기다려야 될 거야. -오빠. 건욱 오빠?듣고 있어요?건욱 오빠! -모네 열이 좀 내렸니? -아니요. 아무래도 오늘 김 박사님 연락해야겠어요. -건욱 오빠. -엄 상무 뭐래요? -자기가 무슨 말을 해.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지.최혜주인가 뭔가랑 스캔들 사실로 드러났는데.아버지가 오늘 엄 상무 만나신다고 한다.결혼 없던 일로 하자고 하실 거다. -엄마. 모네가 저렇게 좋아하는데 그 사람. -근본도 모르는 놈한테 시집이라도 보내자는 거야? -그런 건 아니지만.억지로 떼어놓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일단 제가 한 번 만나볼게요.그 사람을 설득하든 아니면.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죠.모네도 안 다치고 그 사람도 멀리 할 수 있는 방법. -먼 나라로 보내지 않고서야 그런 방법이.태성이한테 보내면 어떻겠니? -네? -그 자료 저희가 갖고 있어요.지금 파일로 해서 메일로 보내 드릴게요.네. -왔어? 나한테 연락 온 거 없었지? -네. -재인 씨 일본 출장 준비는 잘 돼 가는 거야? -네. -유리가면을 서울로 가져올 수 있다면 정말로 좋겠는데. -노력해 보겠습니다. -부탁해. 참, 언제 시간 되면 우리 모네랑 식사 좀 한 번 해 줘.며칠 앓더니 얼굴이 반쪽이 돼서.재인 씨가 맛있는 것도 사주고 하면 좋겠어. -네, 알겠습니다.제가 전화해 볼게요. -부탁해. 안녕하세요?이번이 네 번째인가? -앉으세요.차는? -됐어요. -모네 일이에요. -모네라..(휴대전화 벨 소리) -저기, 잠깐만요.여보세요? 소담이니?어.뭐?프란다스의 개에 나오는 그 개 이름? -파트라슈. -파트라슈?그래, 엄마 지금 밖이거든?집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소담이가 파트라슈를 좋아하나 봐요.네로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인데.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우리 모네랑 어쩔 작정이세요? -어쩔 작정 없는데.꼭 그런 게 있어야 됩니까? -그럼 어쩔 작정도 없으면서 애 마음을 흔들어 놓은 거예요?그 애가 지금 당신 때문에 어떤 지경인지 알아요?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첫 사랑 해 보셨어요? -뭐라고요? -첫 사랑 해 보셨으면 알 텐데.그때는 상대가 누구든 중요하지 않죠.그 감정에 몰입돼 버리니까.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죠.열병처럼 들끓으니까.지금 남편 분이 그 첫 사랑은 아니실 테고. -이봐요. 심건욱 씨.원하는 게 뭐야?원하는 게 뭔지 말하면. -안타깝네요.원하는 게 없어서.나는 내가 좋으면 만날 거고 싫으면 안 만날 겁니다.그리고 원하는 게 있으면 내 방식대로 얻을 거예요.누구든 간섭할 수 없어요.그게 당신이라도.먼저 일어날게요. -당신. 당신 때문에 우리 모네가 상처받고 아파하다 죽는다고 해도 상관 없다는 거야?당신이 장난삼아 건드릴 때마다 걔는 아파. -당신은? 당신은 아파 본 적 있어요?누구 때문이든 간에 한 번이라도 아파본 적 있냐고요. -뭐? -모네한테 전해 주세요.나 같은 사람 때문에 아파하지 말라고.먼저 갑니다.(휴대전화 벨 소리)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아, 홍태성 이 인간 남의 전화를 또 씹네.전화 좀 받아라.아, 태성 씨.저 재인인데요.혹시 내일 저녁에 시간 어떠신가 해서요.시간 괜찮으시면 저녁이나 같이 할까 하는데.메시지 듣는 대로 연락 좀 주세요.꼭이요. -야. 설마 지금 말한 태성이 그 홍태성 말하는 거 아니지? -들었어? -너 빨리 말해 봐.둘이 만난 거야?아니, 아니야.사귀는 거야? -야, 사귀는 거 아니야.그냥 한 두어 번 만났어. -진짜? 너 완전히 좋겠다.어떻게 해.웬일이야.대박, 대박, 대박. -야, 그런 거 아니라니까.김 화백님이 보낸 작품집 어디 있니? -(연결이 되지 않아.) -아가씨. 뭐 좀 먹어야죠.사모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먹기 싫어요.나가주세요.(휴대전화 벨 소리) 여보세요? 오빠.건욱 오빠? -어, 모네야.나야.재인 언니. -어, 언니.무슨 일이야? -많이 아프다면서?아휴, 어떻게 하니?저기, 내일 잠깐 집 앞으로 나올 수 있어?너희 집 근처 파엔으로. -싫어. 귀찮아. -야, 귀찮아도 잠깐 나와.태성이 오빠도 나온다고 그랬는데.같이 저녁 먹자. -태성 오빠?언니가 태성 오빠를 어떻게 알아? -아, 지난 번 너희 집 오피스텔 갔다가 그 앞에서 우연히 한 번 봤어.그런데 딱 보니까 너랑 같이 차타고 가던 남자더라고.그래서 인사했지. -내 차.타고 가던 사람?아, 깜짝이야. -신호 바뀌었어. -아, 네.건욱 오빠. -어? -언니, 나 갈게.언제, 어디에서 몇 시에 만나는 건데? 모네야. 우리 모네가 이렇게 예뻤었나? -정말? 태성 오빠 오늘 온대? -그럼. 아, 안 그래도 조금 전에 전화왔었는데.지금 오는 길이라고. -나 온다는 말 했어? -아니. 깜짝 놀래주려고 안 했지.온다. -모네도 왔네?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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