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4회 시나리오
< SBS 미니 시리즈 > 아름다운 날들 - 제 4 부 - 제작: 김종학 프로덕션 극본: 윤 성 희 연출: 이 장 수 S#1. 단란주점 앞 거리 (밤) 연수... 놀란 얼굴로 민철을 바라보고 있다. 민철: 나한테 할 얘기가 있을 거 같은데... 연수: (!) S#2. 라면 가게 (밤) 아담하고 깔끔한 라면 가게다. (앞으로도 등장할 장소) 민철과 연수.. 마주 앉아 있다. 종업원.. 두 사람 앞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 그릇을 놓아주고 간다. 민철: (말없이 먹기만 한다) 연수: (보고 있으면) 민철: 먹어요. 대단한 동생 때문에 저녁도 굶었을텐데... 연수: ............... 민철: 이런 걸 인연이라고 해야 하나? 악연이라고 해야 하나? 만날 때마다 날 놀라게 하는 그 아가씨가 연수씨 동생이라.. (씩 웃는다) 연수: 실장님! 지금 제 동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알겠는데요. 하지만, 우리 세나... 그렇게 나쁜 애 아녜요. 사실은 누구보다도 다정하고 마음이 여린 앤데... 민철: 그래요? 내 눈엔 아주 거칠고 성깔 있는 아가씨로 보이던데.... 연수: (속상해서 눈물이 글썽거린다) 민철: (!. 하지만 연수의 눈물을 못 본 척 계속 라면을 먹는다) 연수: (테이블에 있는 냅킨통에서 몇 장 남은 냅킨을 꺼내 얼른 눈가를 닦고 눈물을 참으며) 실장님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어렵게 제 동생을 만나주시겠다고 했는데, 또 이런 일이 생겨서... 정말 모르겠어요. 우리 세나한텐 왜 자꾸 일이 꼬이기만 하는 건지... (다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민철: (벌떡 일어난다) 연수: (화나서 가버리는 줄 알고 놀라서 보면) 민철: (옆에 있는 테이블로 뚜벅뚜벅 걸어가서 다른 냅킨통을 들고 와 연수 앞에 탁 놓는다) 연수: (그때서야 자기 앞에 있는 냅킨통이 비었음을 본다) 민철: 우리가 닮았다는 거 알아요? 연수: (?) 민철: 우린 둘 다 눈 뜬 장님이예요. 다른 사람 눈에는 아주 문제가 많은 동생들인데, 연수씨와 내 눈엔 그저 가엾고 안스럽게만 보이죠. 연수: (!) 민철: 이제 나한테 부탁 같은 거 하지 말고 나하고 거래를 합시다. 연수: 거래요? 민철: 눈 뜬 장님들끼리 서로 돕는 거죠. 연수: (?) 민철: 난 연수씨 동생한테 가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겠습니다. 대신 연수씬 우리 집에 들어와서 내 동생을 가르쳐 주세요. 연수: 실장님 동생을요? 민철: (끄덕) 연수: 하지만, 제가 어떻게... 민철: 내가 원하는 건 단순한 과외 선생이 아닙니다. 그랬다면 연수씨보단 유명한 학원 강사를 알아봤겠죠. 내가 원하는 건 민지와 스물 네 시간 같이 생활하면서 항상 민지를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예요. 연수: ............... 민철: 나한텐 돈 때문에 내 동생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내 동생 옆에 지켜야만 하는 절박한 이유를 가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연수씨한테 거래를 하자는 거예요. 양쪽 다 동생의 미래를 걸고 하는 거래니까 이보다 확실할 순 없겠죠? 연수: (!) 민철: 잘 생각해봐요. 지금으로선 다른 방법도 없겠지만... (다시 라면을 먹는다) 연수: (고민스런) S#3. 지하철역 앞 (밤) 민철.. 모범 택시를 세워 차 뒷문을 열어주는데, 뒤에 서 있는 줄 알았던 연수가 없다. 민철.. 연수를 찾는데, 연수..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서 민철에게 목례를 한다. S#4. 지하철역 내 에스컬레이터 (밤) 연수..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뒤에서 사람이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연수..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비켜서서 지나가도록 길을 내준다. 연수를 지나쳐 연수 앞에 서는 민철. 연수.. 민철의 뒷모습을 보고 놀란다. 민철 앞만 바라보고 있지만, 민철와 연수.. 서로를 강하게 의식한다. S#5. 지하철 안 (밤) 텅 빈 지하철 안에 연수와 민철 뿐이다. 약간 거리를 두고 앉아 있는 두 사람. 민철.. 눈을 감고 있다. 연수: (살짝 눈을 돌려 민철을 훔쳐본다) 민철: ................ 연수: (이번엔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민철의 옆얼굴을 바라보는데) 민철: (문득 눈을 뜬다) 연수: (놀라서 얼른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는다) 민철: (연수를 본다) 연수: (눈을 꼭 감고 있는데 긴장해서 속눈썹이 가늘게 떨린다.) 민철: (미소짓고 다시 앞쪽을 바라본다) 연수: (눈을 살짝 뜨면) 민철: (건너편 차창에 비친 연수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연수: (눈을 내리 깔았다가 다시 창을 보면) 민철: (여전히 연수를 바라보고 있다) 연수: (당황해서 손을 만지작거린다) 민철: 왜 안 입어요? 연수: 네? 민철: 내가 준 코트, 분명히 맘에 들었을텐데.... 연수: ............... 민철: 편하게 입고 다녀요. 내가 줬다고 이름표 붙은 것도 아니니까... 참고로 말하면, 난 사소한 일에 자존심 세우는 여자, 아주 재미없게 생각해요. 연수: (!) 민철: (다시 눈을 감는다) 연수: (차창에 비친 민철의 얼굴을 바라본다) S#6. 나래 방 (밤) 연수...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있고, 나래... 밥상 앞에 앉아 있다. 연수.. 비닐이 씌워진 채 벽에 걸려 있는 코트를 바라보는데... 나래: 진짜 저녁 먹었어? 연수: 응! 나래: 누구랑? 세나랑? 연수: (잠깐 `1망설이다) 어.... 나래: (그때서야 상보를 걷고 숟가락을 들며) 그래도 세나한테 별 일 없다니 다행이다. 난 니가 연락이 없어서 얼마나 걱정했다구... 세상이 두쪽 나도 밥때는 안 놓치는 내가 지금까지 밥도 못 먹고 있었잖냐.. 연수: 미안해.. 연수... 책상 앞에 앉아 서랍에서 손때 묻은 통장들을 꺼낸다. 통장들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살펴보기 시작한다. 나래: 뭐하는 거야? 연수: .............. 나래: (숟가락 문 채로 와서 통장들을 보더니) 방 구했어? 연수: 아니.... 나래: 근데, 통장 계산은 왜 해? 연수: ............ 쓸 데가 생겨서.. 나래: 또 세나 일이지? 연수: ............. 나래: 무슨 일인데? 연수: 신경 쓰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 나래: 어떻게 신경을 안 써? 그 돈이 얼마나 고생해서 모은 돈인데! 연수: 고생은 뭐... 나래: 고생은 뭐? 너 독감 오지게 걸려서 한 달 넘게 끙끙거릴 때, 나랑 싸웠던 거 기억 안나? 끝까지 병원 안 가고 버티는 니가 너무 징그러워서 내가 돈귀신 붙은 기집애라구 고래고래 소리지르니까 너 뭐라 그랬어? 그래! 나 돈귀신 붙었다! 그치만, 이건 그냥 돈이 아니라 내 땀이구, 피구, 눈물이다! 너 안 그랬어? 연수: (지난 세월이 생각나 착잡한 맘으로 통장을 어루만진다) ................. 나래: (통장 뺏으며) 안 돼! 이거 압수야! 연수: 나래야! 나래: 이 돈은 니 미래야! 이 돈으로 복학하면 유학도 갈 수 있고, 그럼 니 인생 완전히 달라지잖아! 잘난 척하지 말구 니 앞가림부터 하란 말야! 연수: .......... 아까워. 나두 아까워서 죽겠어. 할 수만 있다면 다 모른 척 하구 이 돈 갖고 도망이라도 치고 싶어! 나래: 도망쳐! 도망치면 되잖아! 연수: (고개 젓고) 세나한테선 도망칠 수 있겠지만, 나한테서 도망칠 순 없잖아. 나.. 처음 이 악물고 돈 모으기 시작할 때, 다른 욕심 없었어. 세나하고 같이 살고 싶어서, 세나 데려오고 싶어서 돈 모으기 시작한 거야. 지금 도망치면 그때의 내가 죽을 때까지 날 쫒아다닐거야. 나래: (안스럽다) ................. 연수: (애써 밝게) 이럴 줄 알았으면, 그동안 너한테 인심이나 팍팍 쓰는 건데.. 그치? 나래: 됐어! 이 바보, 미련퉁이야! (연수를 안아준다) 연수: .................. S#7. 은행 (낮) 유니폼 차림의 연수.. 통장들과 도장, 대기 번호표를 들고 앉아 있다. 전광판에 자기 번호가 나오면 일어나서 카운터로 간다. S#8. 단란주점 앞 (저녁) 단란주점 앞에 <당분간 휴업합니다>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사복 차림의 연수... 문을 열고 들어간다. S#9. 단란주점 (저녁) 호태.. 혼자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 연수.. 들어오면, 흘깃 쳐다보고그냥 술만 마신다. 호태: 가요. 나 지금 누구 말대꾸 해 줄 심사 아니니까! 연수: (가방에서 돈 봉투를 꺼내 호태 앞에 놓는다) 호태: (?) 연수: 지금 제가 드릴 수 있는 전부예요. 호태: .............. 연수: 부족하다면 벌어서 차차 갚겠습니다. 호태: (봉투를 열어서 본다) 그 때, 세나.. 풀죽은 얼굴로 들어오다가 호태와 연수를 본다. 세나: 뭐야? 호태: .............. 세나: 뭐냐구? 호태: 보면 몰라? 니 언니가 돈 갖고 오셨다! 세나: (호태에게서 봉투를 뺏더니 연수에게 훽 던지며) 돈 내가 갚을 거야! 내가 갚으면 될거 아냐! 호태: 니가 무슨 수로 갚어? 세나: 아저씨! 호태: 니가 손님 비위를 잘 맞추냐? 삐끼 짓을 잘하냐? 그 지랄 같은 성질머리 갖구 무슨 수로 벌어 갚을 건데? 세나: 이것만 알아둬! 그 돈 받으면 진짜 아저씨랑 나랑은 끝이야! 호태: 이 돈 안 받으면 어차피 우린 끝이야! 아직도 그렇게 사태 파악이 안 되냐? 세나: 차라리 날 경찰서로 넘겨! 넘기란 말야! 호태: (돌아서며 연수에게) 뭐해요? 저 기집애 데리고 나가요! 세나: (돌아서서 뛰어 나간다) 연수: 세나야! 호태: 놔둬요! 튀어나가봤자 갈 데도 없는 기집애니까! (말은 그렇게 해도 맘은 안 좋다) 연수: (걱정스러운) S#10. 거리 (밤) 세나.. 화난 얼굴로 무작정 걷고 있다. S#11. PC방 (밤) 선재와 같이 왔던 PC방이다. 세나... 늘 앉던 자리에 앉아 인터넷에 접속한다. ZERO에게 메일을 쓰는 세나. 세나: (E) 당신에게도 절대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 상대가 있나요? 난 있어요. 그런데, 그 사람 앞에선 더 초라한 모습만 보여 주게 돼요. 보란 듯이 당당해져서 그 사람을 용서해주고도 싶은데, 그렇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요. 오늘 난 그 사람 눈앞에서 다시 혼자가 됐어요. 내가 늘 혼자가 되는 이유는, 사람들은 나눠 줄 게 없는 사람 곁에는 머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예요. 그래서 난, 가진 게 많은 사람이 되고 말 거예요. 사람들이 다시는 내 곁을 떠날 수 없도록.. 세나: (혼잣말) 내가 가진 게 많은 사람이었다면 당신도 한 번쯤은 답장을 해줬을지 모르죠. 그 때, <쪽지가 왔습니다>라는 메세지가 들린다. 쪽지를 보낸 사람이 ZERO인 것을 보고 세나.. '악!' 소리를 지른다. 사람들.. 세나를 쳐다보는데, 세나.. 흥분해서 어쩔 줄 모른다. 떨리는 가슴으로 쪽지를 읽는 세나. < 내용: 오디션 때문에 많이 실망했어요? 하지만, 내가 아는 당신은 씩씩한 사람이니까 지금쯤은 다 잊고 환하게 웃고 있을 거라고 믿어요. 힘내요! 나도 당신의 메일을 보며 힘을 얻습니다. - ZERO > 세나.. 쪽지를 보며 눈물이 글썽하다. S#12. PC방 (아침) 세나.. 구석에 놓여진 소파 위에 쪼그리고 자고 있다. 주인... 청소를 하기 위해 창문을 확 열어 젖힌다. 주인: (소파를 툭툭 차며 불만스럽게) 아가씨! 안 나갈 거야? 여기가 여관인 줄 알어? 세나: (힘겹게 눈을 뜬다) 주인: (못마땅한 눈길로 세나를 훑어본 후 저쪽으로 청소하러 간다) 세나: (주인이 안 보는 새 일어나서 나간다) 주인: (쫒아나가며) 돈 내고 가야지! S#13. 상가 내 화장실 (아침) 세나.. 대충 세수를 한다.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멍하니 들여다본다. S#14. 거리 (낮) 세나... 단란주점 앞에 붙어 있는 구인 광고 앞에 서 있다. '여종업원 구함. 25세 이하의 용모 단정한 여성. 숙식 제공. 월수 100만 원 보장. 미성년자 사절.' 문을 열고 들어가려다가 돌아선다. S#15. 편의점 앞 (밤) 세나.. 피곤과 배고픔에 지친 모습으로 편의점 앞에 쭈그리고 앉아 졸고 있다. S#16. 패밀리 레스토랑 앞 (낮) 통유리로 된 레스토랑 앞이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창밖에서 맛있게 식사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세나. 주머니를 다 털어 보는데, 딸랑 이백 원이 나온다. 세나.. 김 샌 얼굴로 돌아서다가 무슨 생각인지 갑자기 다시 돌아서서 씩씩하게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간다. S#17. 패밀리 레스토랑 안 (낮) 테이블 위에 음식이 가득 놓여져 있다. 세나.. 혼자 앉아서 정신없이 음식을 먹어치우고 있다. 주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 수군거리며 쳐다보는데, 세나 개의치 않는다. 먹다가 문득 고개를 들면 선재가 웃으며 쳐다보고 서 있다. 선재: 사흘은 굶은 사람 같애요. 세나: 사흘은 아니구 이틀! 앉아요! 선재: (앉으며) 진짜 굶었어요? 세나: (끄덕) 선재: 왜요? 세나: 돈 없어서! 선재: (걱정스런) 무슨 일 있어요? 세나: (갑자기 선재의 옷 주머니 여기저기에 손을 집어 넣는다) 선재: (놀라서) 뭐해요? 세나: (선재 지갑을 꺼내 안에 든 만 원 짜리 몇 장을 꺼내서 흔들며) 진짜 약하다! 집에 돈 많다 그러더니 뻥 아녜요? 선재: (황당하고) 세나: (신용 카드 꺼내며) 그나마 카드라도 키워서 다행이네. 이거라도 없었으면 둘이 손잡고 튀어야 될 판이었는데... 선재: 돈 없어서 나 부른 거예요? 세나: 영광인 줄 알아요. 내 주변에 돈 많은 집 아들은 널렸지만, 내 밥값 낼 수 있는 기회는 아무한테나 주지 않으니까! 선재: 혹시... 집 나왔어요? 세나: (먹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네! 그걸 집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선재: (놀라서 보면) 세나: 그런 눈으로 볼 거 없어요. 처음부터 집 같은 건 안 갖고 태어난 인생이라 집 나오는 거 나한텐 별 것두 아니니까... 선재: (?) 세나: (아무렇지 않게) 나 고아예요. 얘기 안 했나? 선재: ............... 세나: 고아 처음 봐요? 선재: .............. 아뇨. 어렸을 때 아버지하고 고아원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세나: 그래요? 꽤나 잘난 척하는 집안이구나! 선재: 내가 열한 살 때였는데... 그 때, 세나의 핸드폰이 울린다. 세나: 잠깐만요. (전화를 받는다)......... 네! 제가 김세난데요.............. 빅토리요? 선재: (!) S#18. 거리 (낮) 선재... 세나를 오토바이 뒷자리에 태우고 달리고 있다. 세나.. 기쁨의 환호성을 질러댄다. 지나가는 차들.. 그런 세나의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선재는 그런 세나의 행동이 황당하면서도 귀여워서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S#19. 백화점 (낮) 세나.. 선재의 손을 끌고 백화점으로 뛰어들어간다. S#20. 백화점 여성 의류 매장 (낮) 세나.. 옷 두 벌을 양손에 들고 선재를 쳐다본다. 선재.. 둘 중에 점잖은 쪽을 가리킨다. 탈의실 열렸다 닫히면, 탈의실 문 앞에 달린 거울 앞에 선재가 고르지 않은 쪽의 옷을 입고 서 있는 세나. 선재.. 뒤에 서서 못 말리겠다는 표정으로 웃는다. 세나: 쫌만 기다려요. 오늘 빚진 거 이자까지 쳐서 갚을테니까... 일단 뜨기만 하면 이 정도는 껌이지 뭐... 선재: 가수 된다고 다 뜨는 건 아닐텐데... 세나: 난 떠요! 빅토리에서 찍은 대박감이 안 뜨면 누가 뜨겠어요? 선재: ................... 세나: 참! 은행 좀 갔다 와요. 선재: (?) 세나: 명색이 첫 출근인데, 돈 한 푼 없이 갈 순 없잖아요! 선재: ................ 세나: 왜요? 내가 떼먹고 도망갈까봐 겁나요? 담보라도 잡혀줘요? 선재: 잡힐 거나 있어요? 가진 거라곤 그 목걸이 하나 뿐인 거 같은데... 세나: (잠깐 목걸이를 보더니 결심한 듯 목걸이를 푼다) 선재: (놀라서) 농담이예요! 세나: (목걸이를 준다) 가져요! 선재: (다시 세나에게 주며) 농담이라니까요! 담보 같은 거 필요 없어요. 세나: 담보가 아니라 그냥 주는 거예요! 선재: (?) 세나: 쭉 버리고 싶단 생각은 했는데,.. 어쩐지 아무 데나 버리긴 찝찝해서 그냥 갖고 있었던 거예요. 잘 됐어요! 이제 오빠한테 버릴래요! (목걸이를 선재 손에 억지로 쥐어 준다) 선재: (난감한 얼굴로 목걸이를 들여다본다) S#21. 음반 매장 앞 (밤) 세나를 태운 선재의 오토바이.. 빅토리 레코드 앞에 와서 선다. 함께 빅토리 레코드를 올려다보는 세나와 선재. 세나: (기대에 찬) 드디어 내 앞에도 문이 열렸어요. 다시는 닫히지 않게 할 거예요. 선재: (빅토리를 올려다보며 씁쓸한) 연수.. 나래와 함께 퇴근하는 차림으로 매장에서 나온다. 선재의 오토바이 출발하는데, 연수...오토바이 뒤에 탄 세나를 본다.. 연수: 세나야! (쫒아간다) 나래: 세나? (연수를 따라가고) 선재의 오토바이... 옆 골목으로 꺾어져 들어간다. 쫒아가는 연수와 나래.. S#22. 빅토리 레코드 근처 골목 (밤) 여관, 모텔 등이 많은 골목이다. 선재와 세나..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간다. ' 세나: 잠깐! 여기 좀 세워줘요! 선재: (세워 주면) 세나: (뛰어 내린다) 오늘 고마웠어요. 이 웬수 꼭 갚을께요. 선재: 어디서 지낼려구요? 세나: (여관, 모텔 간판들을 가리키며) 하나 골라 들어 가면 되죠 뭐! 돈도 있는데 무슨 걱정이예요? 선재: (걱정스런) 딴 데... 가 있을만한 친구집 없어요? 세나: (쇼핑백을 챙겨 들고) 안녕! (씩씩하게 걸어간다) 선재: (그 모습을 안스럽게 바라보다가 오토바이에서 내려 쫒아가 세나의 쇼핑백을 뺏어 든다) 세나: (!) S#23. 여관 앞 (밤) 따라온 연수와 나래.. 두리번거리며 세나를 찾고 있다. 연수가 먼저 여관으로 들어가는 세나와 선재를 본다. (선재는 뒷모습만 보이고, 세나는 옆모습이 보이는 상태) 연수: (세나를 보고 충격 받아서 얼굴 굳어진 채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선다) 나래: (연수 시선을 따라가서) 저거 세나 아냐? 연수: 아, 아니... 세난 줄 알았는데, 딴 사람이야. 나래: 그래? 하두 걱정을 하니까 이젠 헛것이 다 보이는구나. 니가! 연수: ............... (여관 앞에 세워 놓은 선재 오토바이에 시선을 준다) S#24. 여관 방 (밤) 선재와 세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지저분하고 을씨년스런 방이다. 세나..,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가고, 선재...걱정스런 얼굴로 방안을 둘러보더니 쇼핑백들만 방안에 들여놓고 나가려고 한다. 세나: 벌써 가려구요? 선재: 네..... 잘 자요. 선재..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밖에서 취객들이 싸움하는 소리 들려온다. 선재: (혼자 있는 세나가 맘에 걸려서 신발 신은 채 입구 쪽에 앉는다) 조용해질 때까지 잠깐만 있다 갈께요. 세나: 왜 거깄어요? 들어와요. 선재: (머뭇거리다 신발을 벗고 들어와 세나와 떨어진 곳에 앉는다) 세나: (시선을 맞추지 않는 선재를 보고 혼자 피식 웃는다) 선재: 앞으로 어떻게 할 거예요? 이런 데 오래 있을 순 없잖아요. 세나: 무슨 방법이 생기겠죠. 난 걱정 안 해요. 잘 데 없어서 밤새 길거리를 헤맨 적도 많았는데, 이정도면 천국이잖아요. 선재: ............... 세나: (선재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선재 얼굴 앞에 얼굴을 들이민다) 선재: (약간 물러앉는다) 세나: (피식 웃으며) 내가 겁나요? 선재: ............... (어색해하다 일어나며) 갈께요. 문 잘 잠그고 자요. 세나: (선재를 빤히 올려다본다) 선재: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구요. 세나: (계속 쳐다보는데) 선재: (돌아서서 나간다) 세나: 오빠! 선재: (보면) 세나: 오빤 이제부터 내 수호천사예요! 그러니까, 항상 내 생각해야 돼요! 선재: .................. S#25. 여관 앞 (밤) 선재... 여관을 나와 오토바이를 타고 떠난다. 세나.. 여관방 창문에 서서 멀어지는 선재를 바라보며 씩 웃는다. S#26. 빅토리 회의실 (아침) 황금숙을 포함한 신인들.. 들뜬 얼굴로 앉아서 떠들고 있는데, 봉달.. 폼을 잡고 들어온다. 신인들.. 벌떡 일어나서 인사한다. 봉달: (고개 끄덕이며) 앉아라! 앉아! 신인들: (앉고) 봉달: (인상 팍 쓰며) 앉으란다고 어른이 앉기도 전에 앉아 버리냐.. 신인들: (다시 일어난다) 금숙: (아니꼽다는 표정인데) 봉달: (거드름 피우며 앉고) 신인들: (다시 앉는다) 봉달: (좍 둘러보더니) 니들.. 참 복 받은 놈들이다. 빅토리가 어디냐? 우리 나라 최고의 음반사요. 가수왕의 산실이다! 이런 어마어마한 데서 니들을 뽑아줬다는 거.. 가문의 영광으로 알아야 돼! 빅토리 이름에 똥칠하지 않도록 열심히들 해라! 입에서 단내 나도록 흔들고, 목이 터져라 불러 재껴! 알아들었냐? 신인들: ...................네... 금숙: 질문 있는데요. 봉달: 해 봐! 금숙: 부장님은 빅토리에서 정확히 무슨 일을 하세요? 봉달: 나? 금숙: 제가 알기론 사장님 운전을 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 신인들: (운전? 기사란 말야? 어쩌구 하면서 웅성거리는데...) 봉달: 조용히 해! 신인들: (찔끔) 봉달: 그래! 나 사장님 차 운전한다! 내가 왜 부장이란 직함까지 달고 아직도 사장님 차를 운전하느냐? 그 깊은 뜻을 니들 같은 잔챙이들이 알 리가 없겠지! 나, 사장님과 생사고락을 같이한 전우로서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사장님의 안전만은 내가 책임진다는 불타는 사명감으로 절대 사장님 차 핸들은 딴 놈한테 안 넘긴다 이거야! 이제 좀 이해가 되나? 신인들: .............. 봉달: 내가 자라나는 새싹들한테 거름 주는 기분으로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귀뜸해 주겠다. 빅토리의 모든 중요한 결정은 이 장부장님이 운전하는 차안에서 이루어진다! 사장님과 나, 이렇게 맨투맨으로! 알았냐? 그 때, 민철이 정훈, 기찬, 규석과 함께 들어온다. 신인들.. 벌떡 일어난다. 금숙: (친한 척하는) 오빠!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민철: (못 들은 척한다) 금숙: (무안하고) 규석: (봉달을 쿡 찌르며) 이제 일어나세요. 봉달: 왜? 규석: 실장님 들어오셨어요! 민철: 말씀 마저 끝내십시오. 기다리겠습니다. 봉달: (신인들을 보면) 신인들: (일어나서 민철만 바라보고 있다) 봉달: (할 수 없이 일어나며) 일어나야지! 내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 사람인데.. 잔챙이들 데리고 노닥거릴 시간이 있나.. (나간다) 민철: 앉으십시오! 신인들: (앉는다) 민철: 빅토리의 식구가 된 걸 축하드립니다. 전 기획을 맡고 있는 이민철입니다. 신인들: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박수를 친다) 기찬: 안녕하십니까! 하기찬입니다. 저와 민규석씨가 여러분의 매니지먼트를 맡게 됐습니다. 특히 앞으로의 스케쥴과 음반 작업에 따른 세부사항은 저와 의논해 주십시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규석: 전 민규석이구요. 드라이버 겸 보디가드를 맡고 있습니다. 즉 여러분의 인기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저하고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얘기죠. 절 자주 보고 싶으면 빨리 대박들 나세요! 신인들: (박수 치고) 기찬: 그럼, 여러분도 각자 자기 소개를 해주시죠. 신인들: (각자 개성 있게 자기 소개를 한다) S#27. 빅토리 사무실 (아침) 새로 산 옷을 입은 세나.. 음료수 박스를 들고 들어온다. 사람들.. 아무도 세나에게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일에 열중해 있다. 세나: (갑자기 큰 소리로 외친다) 안녕하세요! 사람들: (보면) 세나: (인사 꾸벅하고) 빅토리 예비 가수 김세나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람들: (웅성거리는데) 세나: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사람들에게 음료수를 하나씩 돌리기 시작한다) S#28. 빅토리 회의실 (아침) 기찬, 규석도 신인들과 함께 앉아 있고, 민철.. 앞에 서서 신인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민철: 여러분이 먼저 알아두실 게 있습니다. 오디션을 통과했다고 모두가 가수가 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신인들: (!) 민철: 여러분은 지금 작은 가능성을 인정받았을 뿐입니다. 정말 가수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건 지금부터의 여러분의 노력에 달려 있죠. 여러분도 알고 있겠지만, 빅토리에선 확신이 없는 앨범은 절대 만들지 않습니다. 여기 있는 분들 중에서 저에게 제일 먼저 확신을 주는 사람이 제일 먼저 자기 이름이 찍힌 앨범을 갖게 될 겁니다. 신인들: (갑자기 서로를 라이벌로 인식하게 된다. 눈빛들이 달라진다) 민철: 빅토리는 단순한 회사가 아니라, 여러분 자신의 꿈과 미래를 맡긴 곳입니다. 지금부터 이곳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 것인지, 각자의 청사진을 그려보도록 하십시오. 그 때, 문이 벌컥 열리고, 세나.. 뛰어들어온다. 금숙: (세나를 보고 기겁하는) 세나: (민철을 보고 우뚝 서는데) 기찬: (꾸짖는) 첫날부터 늦으면 어떡합니까? 무대가 가수 기다려 주는 거 봤어요? 세나: (90도로 고개 숙이며)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절대 이런 일 없도록 조심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민철: (세나의 달라진 태도에 !) 앉으세요. 세나: (자리에 앉고) 금숙: (세나를 계속 노려보며 기가 막히다는 표정이다) 규석: 늦었지만 자기 소갠 해보세요. 세나: (일어나서 똑바로 민철을 쳐다보며) 안녕하세요! 김세나라고 합니다. 가수가 될 수 있다면 어떤 어려운 일도 견뎌낼 각오가 돼 있습니다. 오늘부터 전 다시 태어났고, 어제의 김세나는 없습니다. 민철: (!) 가수들: (뭐야? 오바하네.. 등등 수근거리는데) 민철: (기찬에게) 그럼, 안내해 주세요! (나간다) 기찬, 규석.. 일어나서 따라 나가면, 신인들.. 그 뒤를 따른다. 세나.. 나가려는데, 금숙.. 세나 앞을 막아선다. 금숙: 여기서 뭐하는 거야? 세나: 넌 여기서 뭐하는데? 금숙: 너 오디션 떨어졌잖아! 세나: 빅토리에서 뒤늦게 깨달은 거지! 진짜 스타를 몰라봤단 사실을! 금숙: 민지가 알면 너 당장 쫒겨날 거야! 두고 봐! 세나: 맘대로 해 봐! 난 절대로 안 나갈 거니까! (금숙을 밀치고 나간다) 금숙: 야! (분해서 어쩔 줄 모르는) S#29. 빅토리 녹음실 (낮) 정훈... 자기 곡의 악기 연주 부분을 녹음하고 있는데, 기찬과 신인들.... 들어온다. 기찬: 수고 많으십니다. 정훈: 어! 마침 잘 왔어요! 이 곡 한 번 들어봐! 대박 예감 울트라 이만 볼트 짜리야! 기찬: (신인들에게) 인사하세요. 작곡가 오정훈씹니다. 신인들: 안녕하세요! 정훈: (건성으로) 예.. 안녕하세요! 이 곡이 말이지.. (하다가 세나를 보고 눈이 번쩍 뜨인다)어! 세나: (갑자기 표정 환하게 바뀌며) 안녕하세요! 정훈: (입을 딱 벌리고) 예! 안녕하세요! 기찬: 오정훈 씨가 앞으로 여러분의 노래 연습을 맡아 주실 겁니다. 정훈: (세나를 보더니 갑자기 어깨에 힘들어가며) 여러분!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사실 내손길을 기다리는 가수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여러분 같은 신인들한테까지 신경을 쓴다는 게 좀 벅차긴 하지만.... 빅토리의 새로운 별을 키워낸다는 사명감으로 뜨거운 정성 한 번 쏟아 보도록 하죠. 신인들: (박수 치고) 세나: (정훈에게 수줍은 듯한 미소를 보낸다) 정훈: (세나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는) S#30. 빅토리 춤 연습실 (낮) 기찬과 신인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정훈.. 세나 옆에 서서 싱글거리며 따라 들어온다. 리더의 지도에 따라 백댄서들... 음악에 맞추어 격정적으로 춤을 추고 있다. 그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신인들... 리더: (동작을 멈추고 일행에게 다가온다) 새로 들어온 친구들인가요? 기찬: 네! 신인들: (인사하고) 리더: 들어온 김에 잠깐 몸 좀 풀고 가죠. 신인들: (긴장하는) S#31. 빅토리 춤 연습실 (낮) 백댄서들의 동작을 따라하는 신인들. 훌륭하게 따라하는 금숙에 비해 세나.. 몸이 굳어서 자꾸 실수를 한다. 세나.. 거울 속에서 입구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민철의 냉철한 시선과 마주친다. 세나.. 긴장해서 혀가 바짝 마른다. 금숙: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세나를 보면) 세나: (이를 악물고 열심히 춘다) 민철: (돌아서서 나간다) 세나: (속상하다) S#32. 빅토리 사장실 (낮) 신인들... 일제히 성춘에게 인사를 한다. 세나.. 성춘을 보고 눈을 빛낸다. 성춘: (신인들을 훑어보며) 내가 해 줄 얘긴 한 가지 뿐이다. 이 바닥은 전쟁터야. 이기지 못하면 죽어 나갈 수밖에 없다. 명심들 해! 신인들: 네! 성춘: (기찬에게) 나가 봐! 기찬: (목례하고 나가면) 신인들: (따라나간다) 세나: (마지막으로 따라나가다가 문을 닫고 그 자리에 남는다) 사장님! 성춘: (보면) 세나: 사장님을 꼭 뵙고 싶었습니다. 성춘: 나를? 세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이렇게 빅토리에 들어올 수 있게 해주신 거.. 그리고, 어렸을 때 저한테 베풀어주신 사랑에 대해서두요. 성춘: (?) 세나: 은혜원... 기억하세요? 성춘: 기억하지. 세나: 거기서 자랐습니다. 사장님 덕분에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낼 수 있었고, 사장님 덕분에 가수의 꿈도 키울 수 있었어요. 또, 제 생명까지 구해주셨구요. 성춘: 내가 니 생명을 구했다고? 세나: 네! 제가 끓는 물에 데어서 죽을 뻔했을 때, 사장님이 절 병원으로 옮겨주시고 치료비까지 내주셨거든요. 성춘: (기억나는) 아... 그때 그 애가... 세나: 네! 성춘: 벌써 세월이 그렇게 됐나... 요만한 꼬맹이였는데... 세나: 어른이 되면 꼭 한 번 찾아뵙고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지금에야 찾아뵙게 됐어요. 죄송합니다. 성춘: 그러니까, 그 노래 잘하던 고아원 꼬맹이가 어른이 돼서 빅토리 가수가 됐다? 세나: 네................. 성춘: 이거 참 대단한 인연이구나. 세나: .............. 성춘: 열심히 해 봐. 내가 특별히 관심 갖고 지켜 볼테니까... 세나: 감사합니다. 사장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성춘: 그래. 어렵게 자랐으니까 남보다 더 잘 돼야지. (흐뭇하게 바라보는) 세나: (더없이 공손하고 순진한 표정이다) S#33. 빅토리 사장실 앞 (낮) 세나.. 사장실을 나온다. 뿌듯한 표정이다. 그 때, 정훈이 달려온다. 정훈: 여기서 뭐해요? 딴 사람들은 다 내려갔는데... 세나: 네.. 잠깐 화장실에 갔다 오느라구요. (서둘러 걸어가면) 정훈: (따라오며) 세나씨! 잠깐만요. 세나: (보면) 정훈: 아깐 사람들이 많아서 얘기를 못했는데... 나 세나씨 보고 너무 반가웠어요. 이게 꿈인가 했습니다. 꼭 다시 만나게 될 거 같더니만, 여자에 관한 내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단 말이예요. 세나: 네? 정훈: (히죽 웃고) 갑시다! (자연스럽게 세나의 어깨에 팔을 두르는) 세나: (순간 표정 굳지만) 정훈: (세나를 쳐다보고 히죽 웃으면) 세나: (금방 상냥하게 웃는다) S#34. 음반 매장 (낮) 연수... 세나 때문에 걱정스런 얼굴로 멍하게 서 있다. 앞에 서 있는 남자 손님.. CD를 올려놓고 계산해 주길 기다리고 있는데, 연수.. 딴 생각에 잠겨 알지 못한다. 지나가던 윤주.. 그 모습을 보고 인상을 쓴다. 윤주: (앙칼진) 김연수씨! 연수: (놀라서 보면) 윤주: 지금 뭐하는 거야? 손님 기다리시는 거 안 보여? 연수: 죄송합니다. (얼른 계산을 하고) 윤주: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어. 그렇게 열심히 교육을 시키는데, 어쩜 그렇게 입력이 안 될까? 그 머리로 대학은 어떻게 갔어? 따라해 봐! 손님의 귀한 일 분은 나의 스물 네시간하고도 바꿀 수 없다! 연수: ................. 윤주: 따라하라니까! 손님: (민망해서) 됐어요. 별로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어요. 윤주: 이건 손님 한 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그냥 넘어가면요. 앞으로 손님 열 분, 백분이 피해를 입으시게 돼요. 손님: 뭐 그렇게까지야.. 윤주: (O.L) 안녕히 가십시오. 손님: (머쓱해서 간다) 윤주: 연수씨! 따라 하라는데 왜 안 따라 해? 손님 앞에서 나한테 반항하는 거야? 연수: 죄송합니다. 윤주: 죄송하다구 말만 하지 말구 내 지시를 따르란 말야! 연수: (할 수 없이) 손님의 귀한 일분은.. (하다가 신인들 일행과 함께 자신을 보고 서 있는 세나를 발견하고 말을 멈춘다) 윤주: (신경질 내는) 왜 하다 말어? 기찬: (조심스럽게) 팀장님! 윤주: (갑자기 표정 관리하며 돌아선다) 어머.. 기찬씨! 기찬: 이번에 들어온 새내기들, 팀장님께 인사시켜드릴려고 왔는데, 타이밍이 안 좋은 거 같습니다. 윤주: 아녜요. 직원 교육 좀 시키고 있던 건데요 뭐... (신인들에게 한껏 고상하게) 안녕하세요. 본 매장을 총지휘하고 있는 팀장 신윤줍니다. 저희 매장은 빅토리 레코드사의 얼굴 마담 격으로서, 가요계 동향을 시시각각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고 할 수 있죠. 여러분 모두 부디 분발하셔서 이 매장에서 여러분의 노래가 쾅쾅 울려퍼지는 그날을 기원합니다. 신인들: (박수 치고) 윤주: (뿌듯한 미소) 연수: (세나를 보고 뭔가 말을 하려고 하는데) 세나: (차갑게 외면한다) 연수: (!) 윤주: (신인들을 둘러보다가 세나에게 시선이 고정된다) 세나: (멈칫하고) 윤주: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네.. 연수: (긴장하는) 세나: (환하게 웃으며) 그러실 거예요. 제가 여기 CD 사러 자주 왔거든요. 윤주: 그랬어요? (하면서도 뭔가 생각이 날 듯 말 듯한 얼굴로 세나 가까이 다가가는데) 연수: (얼른) 팀장님! 윤주: 왜요? 연수: 인터넷 쇼핑몰로 들어온 주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전화 왔었는데요. 윤주: (한숨 쉬며) 하여튼 나 없이 처리되는 일이 없다니까! (기찬에게)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좀 바빠서요. 기찬: 네! 일 보십시오. 윤주: (계단 쪽으로 가고) 기찬: (신인들에게) 오늘 스케쥴은 여기까집니다. 내일 12시까지 사무실로 나오세요. 내일부터 고생 시작이니까 오늘은 집에 가서 푹 쉬도록 해요. (인사하고 사무실로 올라간다) 신인들: (인사하고 나간다) 정훈: (세나를 잡고 속삭이는) 잠깐 이리와 봐요. 축하 선물로 내가 만든 앨범 한 장 선사할테니까! 세나: (연수는 쳐다보지도 않고 연수 곁을 지나 진열대 쪽으로 간다) 연수: (안타까운 눈길로 세나를 바라보는데) S#35. 음반 매장 앞 (낮) 나래.. 매장 앞에 세워 놓은 밴 짐칸에 CD 박스들을 실어 주고 차 문을 힘차게 닫아 주면 차 떠난다. 나래.. 돌아서다가 웃으면서 걸어가는 정훈과 세나를 발견한다. 세나는 정훈이 선물한 CD 봉투를 들고 있다. 나래: 세나야! 세나: (나래를 보고 얼른 돌아서서 걸어가는데) 나래: (세나를 쫒아가서 잡는다) 세나: 놔요! 나래: 못 놔! 연수가 너 때문에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 줄 알어? 세나: (나래를 뿌리치려 애쓰며) 노라니까요! 나래: 잔말 말구 따라와! (완력으로 세나를 질질 끌고 간다) 정훈: (세나를 잡고) 지금 뭐하는 겁니까? 나래: (인상 쓰며) 내가 뭐하건 댁이 무슨 상관이예요! 정훈: 아니 길거리에서 사람을 개처럼 질질 끌고 가는데 어떻게 상관을 안 해요? 나래: 끌고 갈 만하니까 끌고 가는 거예요! 빨리 비켜요! 정훈: 이 여자 깡패 아니야? 나래: 뭐야? 정훈: (세나를 잡은 나래 손을 떼어내려 애쓰며) 일단 이 손 놓고 얘기해! 나래: 못 놔! 정훈: (소리 버럭) 놔! 나래: (더 크게) 너나 놔! 정훈, 나래: (세나를 사이에 두고 씩씩거리며 서로 노려보는데) 세나: (정훈에게) 먼저 가보세요. 정훈: 괜찮겠어요? 세나: 네! 나래: (세나에게서 정훈의 손을 탁 떼어내며) 빨리 가! 정훈: (나래를 노려보다가 세나에게) 그럼 내일 봅시다. (영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자리를 뜬다) 나래: 이리 와! (세나를 끌고 매장으로 들어가려다 멈춰 서서 핸드폰으로 연수에게 전화를 건다.) 난데! 세나 잡았어! <까페 이름>에 가 있을테니까 빨리 와! S#36. 커피 전문점 (낮) 나래.. 세나 팔을 잡고 앉아 있으면, 연수.. 들어온다. 나래: 여기야! 연수: (앉는다) 세나: (쳐다보지도 않는다) 나래: (두 사람을 보다가) 난 저쪽에 가 있을게! (일어나며 세나에게 으름장 놓는) 도망갈 생각 마! (자리를 옮긴다) 연수: 또 없어진 줄 알고 걱정 많이 했어. 세나: 없어져 주면 속 시원하지 뭘 그래? 연수: 지금... 어딨니? 세나: 언니가 알 거 없잖아. 연수: 세나야! 우리 집으로 들어와! 나하고 같이 살기 싫어서 그러는 거라면 내가 나갈께! 세나: (보면) 연수: 가정교사 자리가 생겼어........ 조건이 좋아서 들어갈까 해. 세나: (비웃는 듯) 그 와중에도 자기 앞가림은 다 하는구나. 하긴... 그래야 김연수답지. 연수: .............. 세나: 나도 언니한테 할 얘기 있어! 연수: (?) 세나: 아까 봐서 알겠지만, 나 빅토리로 들어갔어! 연수: 잘 됐다! 진짜 잘 됐어! 세나: 솔직히, 그 실장이란 사람, 무슨 꿍꿍이로 날 받아준 건지 아직 잘 몰라. 어쩌면 자기 동생한테 해꼬지한 게 미워서 나 데려다놓고 물 먹일라고 그러는 건지도 모르지! 연수: 그건... 아닐 거야! 세나: 하지만, 나 결심했어! 그 사람 꿍꿍이가 뭐든, 날 어떻게 괴롭히든, 끝까지 견딜 거야. 죽어라고 열심히 해서 내 실력 보여주고, 날 붙잡을 수밖에 없게 만들 거야! 연수: 그래.. 열심히 해.. 너 잘 할 수 있어. 세나: 근데, 한 가지가 걸려! 연수: (?) 세나: 언니가 걸린다구! 연수: (!) 세나: 나 앞으로 빅토리 자주 왔다갔다해야 될 거구, 그때마다 언니랑 부딪혀야 될텐데.. 그게 영 신경이 쓰여. 지금처럼 언니가 자꾸 내 앞에서 얼쩡거리면, 나 빅토리 때려치고 싶어질지도 몰라. 설마 그렇게까지 내 인생에 발 걸고 싶진 않겠지? 연수: ................ 세나: 진짜 나한테 미안한 맘이 쪼금이라도 있다면 앞으론 나 만나도 모른 척 해 줘! 나.. 딴 데 신경 쓰지 않구 노래만 할 수 있게 내 앞에서 비켜 달란 말야! 알아들어? 연수: .................. 알았어. 그렇게 할께. 세나: 고마워! (일어난다) 연수: 잠깐만! 세나: 또 뭐야? 연수: 니가 하라는대로 다 할게! 그러니까 제발, 집으로 들어와서 나래랑 같이 지내! 응? 세나: 됐어! 지금부터 언니랑 연결되는 거.. 다 사절이야! 연수: (목소리 커지는) 그럼 계속 여관에서 지내겠단 말야? 나래: (놀라서 보면) 세나: 내가 여관에서 살던, 호텔에서 살던 신경 꺼! 그리고, 언니가 우리 아저씨한테 준 돈! 내가 꼭 갚을 거야. 성공하면 이자까지 쳐서 다 갚을 거니까 제발 나한테 인심 썼다는 생각은 말아 줬으면 좋겠어! (나간다) 나래: (뛰어와서) 쟤 지금 여관에 있대? 야! 그럼 어제 우리가 본 게 쟤 맞는 거 아냐? 연수: (눈물 글썽해서) ................. 나래: (!) S#37. 음반 매장 앞 (밤) 연수와 나래.. 퇴근하는 차림으로 매장에서 나온다. 연수.. 민철의 사무실을 올려다본다. 불이 켜져 있다. 연수: 나래야! 너 매장에서 잠깐 기다릴래? 나래: 왜? 연수: 회사에 잠깐 올라갔다 올게. 잠깐이면 돼! 나래: (?) 연수: (올라간다) S#38. 빅토리 기획실 앞 (밤) 아무도 없는 사무실. 연수.. 잠깐 망설이다가 기획실 문을 노크한다. 아무 대답도 없다. 다시 한 번 노크하는 연수. 역시 대답이 없자 실망하는 얼굴로 돌아서는데, 민철.. 회의실(혹은 다른 옆방)에서 나온다. 민철: 나한테 볼 일 있어요? 연수: 네.... 저... 고맙다는 말씀 드릴려구... 민철: 들어와요! (기획실로 들어간다) 연수: (따라 들어가는) S#39-A. 빅토리 기획실 (밤) 민철.. 소파에 앉으면, 연수.. 옆에 선 채 얘기한다. 연수: 오늘 세나를 만났어요. 제 동생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민철: 고맙단 얘긴 할 거 없고, 연수씬 언제 우리 거래를 이행할 겁니까? 연수: ................ 민철: 아직 마음 못 정했어요? 연수: 아뇨. 내일 실장님 댁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민철: 좋아요. 연수: 그런데... 한가지만 더 부탁드려도 될까요? 민철: (?) 연수: 세나한테는 이런 얘기 비밀로 해주세요. 자립심이 강한 애라 제가 연관된 거 알면 안 하겠다고 할 거예요. 오랫동안 꿈꿔온 기회니까 자기 힘으로 얻었다고 생각하게 하고 싶습니다. 민철: ........... 알았어요. 연수: 고맙습니다. 그럼, 전 이만.. (일어나다가 가방을 떨어뜨린다. 흩어진 물건들을 줍느라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민철: (늘어뜨려진 연수의 머리카락을 바라보다가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닿을 듯 말 듯 훑어 내려온다) 연수: (민철의 손길을 느끼고 얼어붙지만 민철을 쳐다보지는 못하는데) 민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몸을 돌려 책상 앞에 가서 앉는다) 연수: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허둥지둥 밖으로 나가며) 안녕히 계세요. 민철: (쳐다보지 않은 채 씩 웃는다) S#39-B. 빅토리 기획실 (밤) 연수.. 소파에 앉으면, 민철.. 마주 앉는다. 민철: 잘 왔어요. 그렇잖아도 만나고 싶었는데... 연수: 내일 실장님 댁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민철: 아! 그 얘기 때문에 만나고 싶었던 건 아녜요. 연수씨 부담 가지라고 김세나씨 불러들인 건 아니니까... 연수: 아뇨. 내일 들어가겠습니다. 그런데... 한가지만 더 부탁드려도 될까요? 민철: (?) 연수: 세나한테는 제가 부탁드린 거.. 끝까지 비밀로 해주세요. 자립심이 강한 애라 제가 부탁한 거 알면 안 하겠다고 할 거예요. 오랫동안 꿈꿔온 기회니까 자기 힘으로 얻었다고 생각하게 하고 싶습니다. 민철: ........... 알았어요. 연수: 고맙습니다. (일어나며) 그럼, 전 이만.. 민철: 기다려요. 줄 게 있으니까! 연수: (?) 민철: (옆에 있는 서랍에서 선물 포장된 박스를 꺼내 연수에게 주며) 이거! 연수: 이게.. 뭐죠? 민철: 열어 보면 알겠죠. 연수: (열어 보면 안에 핸드폰이 들어 있다) 민철: 갖고 다녀요. 연수: 저 핸드폰 있는데요. 민철: 아니, 이걸론 내 전화만 받아요. 앞으로 연락은 이쪽으로 할께요. 연수: 하지만... 민철: (O.L 일어나며) 그럼, 내일 봐요. 연수: (머뭇거리는데) 민철: (연수의 손을 끌어당겨 핸드폰을 손에 쥐어준다) 연수: (!) 민철: (약간 강압적인 느낌으로) 항상 갖고 다녀요. 연수: ....................... S#39-B-1. 빅토리 기획실 앞 (밤) 기획실에서 나온 연수.. 손에 쥐어진 핸드폰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S#40. 호프집 (밤) 연수와 나래.. 마주 앉아 있다. 나래: (술 마시다가 충격 받은) 뭐? 어딜 가? 연수: 미안해... 그렇게 됐어. 나래: 미안하면 다야? 내일 들어가는 애가 오늘 그 얘길 한다는 게 말이 돼? 연수: 나도 오늘 결정한 거야. 나래: 내가 너 같은 짠순이가 술 산다 그럴 때 이상하다 했다. 술은 왜 사냐? 술 먹고 뒤통 수 맞으면 그 뒤통수 안 아프대냐? 연수: ................... 나래: 너 안 돼! 절대 그 집으로 못 들어가! 연수: 왜? 나래: 왜긴 왜야? 민지라는 기집애 성깔 몰라서 그래? 그렇잖아도 너하곤 사건도 많았는데, 아마 널 잘근잘근 씹어먹을라 그럴 거다! 연수: (픽 웃으며) 설마... 나래: 웃을 일이 아니야! 이 바보야! 연수: 그 애도 근본은 나쁜 애 아닐 거야. (분위기 바꾸려고) 나래야! 우리 건배하자! 건배! 나래: 건배는 무슨.. 뭐 신나는 일이 있다고 건배를 하냐? 연수: 왜 신나는 일이 없어? 세나 빅토리 들어갔지, 난 뜨거운 물 콸콸 나오는 부잣집으로 들어가지, 넌 내 잔소리 안 듣고 살게 됐지.. 다 신나는 일이잖아! 나래: 그래! 신난다! 신나 죽겠다! (술 벌컥벌컥 마신다) 연수: 천천히 마셔! 나래: 싫어! 이 집 술 다 퍼마셔서 짠순이 기절시켜 버릴 거야! 연수: (미소 짓고) 고마워.. 너 없었으면 나 많이 힘들었을 거야. 나래: 됐어! 부잣집 가서 잘 먹고 잘 사셔! 연수: 나 없어도 밥 잘 챙겨 먹어야 돼! 술 먹고 들어왔다고 안 씻고 그냥 자지 말구, 내가 안 깨워 줘도 지각하지 말구.. 나래: 그만해! 누가 들으면 내가 서방이고, 니가 서방 두고 죽으러 가는 마누라 줄 알겠다. 연수: 그리구................우리 세나... 나래: 알았어. 그 기집앤 나한테 맡겨. 내가 다리 몽댕이를 분질러서라도 집에다 끌어다 놓을테니까! 연수: 고마워! 너만 믿을께. 나래: (잔을 부딪힌다) 김연수! 굿바이 잔이다! 원 샷! (눈물 글썽해서 꿀꺽꿀꺽 마신다) 연수: (그 모습 보며 같이 눈물 글썽하다) S#41. 의대 건물 앞 (밤) 선재.. 하품을 하면서 나오는데, 밖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난감한 얼굴이다. 뒤에 나온 친구가 선재에게 말을 건다. 친구: 비오네! 너 오토바이 타고 왔냐? 선재: 응! (다시 하품하고) 친구: 오늘은 그냥 버스 타고 가! 밤에 빗길 운전하다 큰일난다! 선재: ................... 친구: 간다! (빗속으로 뛰어나가고) 선재: (잠깐 망설이다가 가방을 머리에 쓰고 뛰어나간다) S#42. 버스 안 (밤) 연수.. 긴장한 얼굴로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 버스 정차하고, 선재.. 비에 젖은 채 차에 올라탄다. 연수의 옆자리에 앉는 선재. 선재.. 배낭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대충 머리를 닦고 다시 휴지를 넣으려다가 배낭 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세나의 목걸이를 발견하고 꺼내서 들여다본다. 같은 순간, 옆자리에 앉은 연수는 창 밖을 보며 반지를 만지작거리면서 세나를 생각한다. S#43-A. 빅토리 기획실 (밤) 민철... 일에 열중하다가 창문에 빗방울 부딪히는 소리에 문득 창 밖을 본다. 서둘러 웃옷을 입고 밖으로 나간다. S#43-B. 빅토리 기획실 (밤) 민철... 일에 열중하다가 창문에 빗방울 부딪히는 소리에 문득 창 밖을 본다. 시계를 보는 민철. 10시가 넘어 있다. 민철.. 연수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다. S#44. 음반 매장 (밤) 민철.. 매장으로 나오면, 매장.... 벌써 닫혀 있고, 아무도 없다. S#45-A. 버스 안 (밤) 선재.. 연수에게 기울어진 채 자고 있다. 연수: 저 내려야 되는데요. 선재: ............. 연수: (좀 더 큰 목소리로) 저 내려야 되는데요. 선재: (그제서야 눈을 뜬다. 후다닥 일어나며) 어! 죄송합니다! 연수: (새침한 표정으로 일어나서 짐칸에 놓인 가방을 내리려고 한다) 선재: (얼른 가방을 내려준다) 연수: (가방을 받은 후 까딱 목례하고 입구로 나간다) 연수.. 내리고 문 닫히려고 하는데, 선재.. 창 밖을 보고 자기 동네라 깜짝 놀란다! 선재: 잠깐만요! (따라 내린다.) S#45-B. 버스 안 (밤) 연수의 핸드폰이 울린다. 연수... 원래 자기 핸드폰을 꺼내는데 아니다. 가방에서 민철의 준 핸드폰을 꺼내서 받는 연수. 연수: (소리 죽여) 여보세요. 민철: (F) 어디예요? 연수: 버스 안이요. 민철: (F) 벌써 떠났어요? 같이 들어갈라 그랬는데... 연수: 주소 있으니까 찾아갈 수 있습니다. 민철: (F) 알았어요. 그럼, 집에서 봐요. (전화 끊기고) 연수: (전화를 끊으면) 선재: (양손에 핸드폰을 들고 있는 연수를 흘깃 쳐다본다) 연수: (선재를 의식하고) S#46. 민철 집 동네 버스 정류장 (밤) 아까보다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비옷을 입은 소년 하나가 정류장 처마 밑에서 비닐 우산이 열 개 정도 든 양동이를 들고 우산을 팔고 있다. 소년: 우산 천 원! 비닐 우산 천 원! 연수와 선재.. 둘 다 우산 없이 그냥 가려다가 쏟아지는 비에 다시 처마 밑으로 들어온다. 소년: 우산 사세요. 천 원밖에 안 해요. 연수, 선재: (동시에 같은 비닐 우산을 잡는다. 부딪히는 두 사람의 손) 연수: (놀라서 얼른 다른 우산을 잡는다.) 연수, 선재: (잠시 어색하고...) 연수, 선재: (각자 우산을 들고 천 원씩 낸다) 소년: (돈을 받고는 양동이를 들고 다른 데로 뛰어가 버린다) 연수와 선재... 각자 우산을 펼치는데, 선재의 우산은 멀쩡하지만, 연수의 우산은 한쪽이 망가져 있다. 선재: (왠지 미안해서) 우산.. 바꿔 드릴께요. 연수: 괜찮아요. (망가진 우산을 펴고 정류장 밖으로 나간다) S#47. 민철 집 동네 길 (밤) 연수.. 망가진 우산 때문에 한쪽에 비를 맞으며 앞서 걸어가고 있다. 선재.. 그 모습을 바라보며 걸어가다가 안 되겠다 싶어 연수를 쫒아 가서 자기 우산을 연수한테 쥐어 주고 망가진 연수 우산을 자기가 쓰고 걷기 시작한다. 연수: (자기 대신 비를 맞으며 걷는 선재를 보다가 미안한 마음에 선재에게 다가가 우산이 망가져 비가 새는 쪽에 자기 우산을 덧씌워 준다) 선재: (보면) 연수: (어색해서) ................. 선재: (미소짓고) 고맙습니다. S#48. 민철 집 동네 길 (밤) 연수... 민철의 집을 찾기 위해 문패들을 보면서 천천히 걸어간다. 연수가 멈춰 서면 선재도 같이 멈춰 서서 기다린다. 결국 민철의 집까지 같이 걸어가는 두 사람. 연수: ('이성춘'이라고 쓰여진 민철 집 문패를 보고 반색을 한다) 여기네요. (선재에게 우산을 주며) 이제 이거 쓰고 가세요. 선재: (놀란) 찾는 집이 여기예요? 연수: 네! 선재: 여긴 우리집인데요. 연수: 네? 그 때, 두 사람 앞에 민철의 차가 도착하고, 민철... 차에서 내린다. 연수: 실장님! 선재: (동시에) 형! 연수,선재: (놀라서 서로를 본다) 민철: (연수에게) 혼자서도 잘 찾아왔네요! 연수: 네! 민철: (선재에게) 인사해! 민지 선생님이셔! 선재: 민지 선생님? 민철: (벨 누르고 연수의 짐가방을 자기가 든다) 문 열리면... 민철: 들어가요! (연수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선재: (뒤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는) S#49. 민철의 집 1층 거실 (밤) 민철과 연수.. 들어온다. 성춘.. 앉아서 신문을 보고 있고, 명자.. 나와서 맞는다. 민철: 저희 어머님이세요! 연수: 안녕하세요! 명자: 예... (민철을 보며) 민지 선생님? 민철: 네! 명자: 저기 가서 앉아요. 연수: (따라간다) 성춘: (앉은 채 연수를 본다) 연수: (반가운 마음으로) 안녕하세요! 성춘: 앉아요. 연수: (앉는다) 선재: (들어온다) 다녀왔습니다. 명자: 어.. 왔니? 이리 와서 앉어! 민지 선생님이셔. 선재: (와서 앉는다. 연수를 바라보는) 연수: ................ 성춘: 이름이... 연수: 김연수라고 합니다. 성춘: 김선생! 연수: .............. 성춘: 솔직히 난 김선생이 들어오는 거 쓸데없는 짓이라고 반대했소! 연수: (!) 성춘: 내 자식 내가 아는데, 집에 선생 데려다 놓는다고 달라질 종자가 아니거든. 내 딸년, 천하가 알아주는 망종이란 말이요. 명자: (말리는) 여보! 성춘: 몇 백 짜리 학원강사부터 몇 천 짜리 교수까지 안 붙여 본 선생이 없으니 선생 없어서 대학 못 간 것도 아닌데 내가 김선생한테 무슨 특별한 기대가 있겠소? 연수: ................. 성춘: 난 자식이라고 해서 되지도 않을 일에 미련 두는 그런 사람이 아니오. 그녀석이 사람 구실 하게 될 거란 꿈은 애저녁에 버렸으니까 사고나 안 치게 감시나 잘해요. 그것만 해줘도 김선생 할 몫은 다하는 겁니다. 명자: (민철 눈치를 보며) 당신은 왜 그렇게 얘길 해요? 선생님한테 괜히 선입견 생기게... 성춘: 말 안 하면 모르나? 집안에 식구가 몇인데, 기집애 하나를 못 잡고 가정교사까지 들이는 거 보면 안 봐도 천리지. (신문을 다시 펴며) 하여튼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집안을 진흙탕 만드는 꼴이야! 민철: 민지도 집안에 마음 붙일 사람이 생기면 지금하곤 달라질 겁니다. 명자: (자신을 책망하는 말인 것 같아 표정 어두워진다) 연수: (명자의 표정이 이상하다 싶은데) 명자: (일어나며) 내 정신 좀 봐. 차도 한 잔 대접을 못했네. 선재: (엄마를 보고 속상해서 따라 일어나며) 전 먼저 올라가 보겠습니다. 명자: 올라가는 김에 선생님 가방 올려다드려. 선재: 네! (연수 가방을 들고 올라간다) 명자: (주방으로 가고) 성춘: (신문만 읽는다) 민철: ................. 연수: (왠지 집안 분위기가 불편하다) S#50. 2층 복도 (밤) 민철과 연수.. 올라오는데, 선재.. 자기 방 앞에 서 있다. (연수 가방은 민지 방 앞에 있고..) 선재: 형! 나랑 얘기 좀 해! 민철: (선재에게 시선 주고, 민지 방문을 열어 주며 연수에게) 민지방이예요! 먼저 들어가 있어요! 연수: (가방을 들고 들어간다) 민철: (문을 닫는데 완전히 닫히지는 않는다.) S#51. 민지 방 (밤) 연수.. 민지의 방을 둘러보는데, 밖에서 민철과 선재가 얘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선재: (E) 형!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 연수: (문 쪽으로 시선 돌리는) S#52. 2층 복도 (밤) 민철과 선재.. 마주 서 있다. 민철: 무슨 뜻이야? 선재: 집에 다른 사람까지 끌여 들여서 꼭 이렇게 엄말 허수아비로 만들어야 되는 거냐구! 형이 이러면 엄마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 봤어? 민철: 엄마도 민지를 생각하신다면 이해하실 거다. 선재: (!) 민철: 연수씨한테 잘해 줘. 아무래도 낯선 게 많을테니까! 선재: ............... 민철: 그만 들어가 봐! (민지 방으로 들어간다) 선재: (쿵하고 닫히는 민지의 방문을 바라보고 서 있다) S#53. 민지의 방 (밤) 민철.. 들어오면, 연수.. 민지가 그린 그림을 보고 있다. 연수: 그림을 잘 그리네요. 민철: 그렇죠? 그림에 재능이 있어요. (그림을 보며 자랑스러운 미소 떠오르는) 연수: 그런데... 동생분이 또 있는 줄은 몰랐어요. 민철: 아... 선재요? 의대 다니는 녀석인데, 연수씨보다 어리니까 편하게 대해요. 연수: 네.......... (벽에 걸려 있는 민철과 민지가 같이 찍은 사진들을 보며) 전부 실장님하고 찍은 사진뿐이네요. 큰오빨 특히 좋아하나봐요. 민철: (말없이 안스러운 시선으로 사진 속의 민지를 바라보다가) 해 둘 얘기가 있습니다. 연수: (?) 민철: 우리 집.. 사실 평범한 집은 아닙니다. 좀 복잡해요. 연수: ................ 민철: 이 얘긴 민지를 이해하는데 필요할 거 같아서 하는 얘긴데... 민지가 진짜 가족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나뿐입니다. 여섯 살 때 친어머니를 잃었고, 금방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연수: 그럼, 아까 뵌 분은... 민철: 친어머니가 아닙니다. 연수: ..................... 민철: 연수씬 머리가 좋은 사람이니까 이정도면 내가 굳이 연수씨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 이유, 짐작할 거라고 생각해요. (연수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우리 민지.. 잘 부탁합니다. 연수: (!) 민철: 그럼, 좀 쉬고 있어요. (나가서 문을 닫아 준다) 연수: (민철과 민지의 사진을 다시 바라본다) S#54. 민철의 방 (밤) 모던한 분위기의 깔끔한 방이다. 고급 오디오 시설과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고, 각종 CD들과 음악 관련 서적들이 꽂혀 있다. 벽에는 미국 유학 시절에 찍은 사진과 버클리대 관련 악세서리, 민지와 함께 찍은 사진 등이 붙어 있다. 민철.. 인터넷에서 ZERO의 음악을 클릭한다. 음악이 나오기 시작하면, ZERO 팬클럽을 둘러본다. S#55. 선재의 방 (밤) 선재.. 공부를 하고 있다. 집중이 안 돼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S#56. 민지의 방 (밤) 연수.. 민지 침대에 기대앉아 졸고 있다. 민철.. 살짝 문을 열어봤다가 연수가 자는 것을 보고 불만 꺼주고 그냥 나간다. S#57. 민철 집 앞 (밤) 민지... 스포츠카에서 내린다. 금숙.. 민지에게 손 흔들고 다시 타고 간다. 민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S#58. 2층 복도 (밤) 민지.. 계단을 올라와 민지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S#59. 민지의 방 (밤) 민지... 들어와서 피곤한지 바로 침대로 엎어지는데, 그러다가 연수가 발에 걸린다. 비명을 지르는 민지. 연수 역시 놀라서 벌떡 일어난다. 민지.. 스위치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불을 켠다. 연수를 보고 경악하는 얼굴이다. 민지: 당신 뭐야? 연수: 미안해요. 주인도 없는 방에 먼저 들어와 있어서... 민지: 당신이 왜 여깄어요? 연수: 실장님한테 얘기 못 들었어요? 민지: 무슨 얘기요? 연수: 오늘부터 나... 여기서 살아요. 민지: 뭐예요? (옆에 놓인 짐가방을 보더니 어이가 없는 표정이다) 나가요! 연수: (!) 민지: 나가라구요! 연수: ............... 민지: (문을 열고 가방을 밖으로 내던진다) S#60. 민철의 방 (밤) 민철... 인터넷에 ZERO 관련 사이트를 보고 있는데, 민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민지: 오빠! 민철: (음악을 끄고 엄하게) 왜 이제 들어와? 오늘 선생님 오신단 얘기 못 들었어? 민지: 누가 내 선생님이야? 내 방에 있는 저 여자가 내 선생님이야? 민철: ................ 민지: 오빠 지금 뭐하는 거야? 그 기집앤 회사로 끌어들이구, 그 기집애 언닌 집으로 끌어 어들이구, 오빠 지금 뭐하는 거냐구! 민철: 너 지금 오빠한테 소리지르는 거야? 민지: .................. 민철: (민지 손을 잡고 끌어다 앉히며) 너, 오빠가 널 얼마나 생각하는지 알지? 민지: ............... 민철: 저 사람은 내가 널 위해서 선택한 사람이야. 민지: 저 여자가 뭔데? 나한테 뭘 해줄 수 있는데? 민철: 글쎄.. 뭘 해줄 수 있을진 아직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분명히 너한테 도움이 될 사람이라는 거야. 오빤 저 사람이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너의 많은 장점들을 알아봐주고 키워줄 수 있는 눈을 가졌다고 믿는다! 그러니까, 지금은 좀 답답하고 이해하기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봐. 응? 민지: 하지만, 오빠 민철: 민지야! 오빠믿지? 민지: (답답하고) S#63. 2층 복도 (밤) 연수.. 내던져진 가방을 보며 멍하니 서 있다. 한숨을 쉬며 가방으로 손을 뻗는데.. 선재 방문이 열리면서 선재가 나온다. 어두운 복도에서 서로 마주보고 서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ENDING!.아름다운 날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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