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아홉 1회
   [밝은 음악]    [여자들의 시원한 탄성]
   (찬영) 오, 오 마이 갓
   [여자들의 시원한 탄성]
   [미조의 심호흡]    (미조) 우리는 서른아홉이다
   [찬영의 감탄]    열여덟에 만나
   남이 해 주는 스트레칭이    제일 시원한 나이가 돼 버렸다
   (미조) 저 뼈 부러지는 거    아니에요, 선생님?
   (미조) 열여덟에 떡볶이 먹으며    놀고먹을 때
   내일모레 마흔이 되어서도
   떡볶이 먹고 놀 줄 몰랐다    [찬영의 시원한 숨소리]
   달라진 건 콜라 대신 소주일 뿐
   여전히 떡볶이는 소울 푸드다
   (찬영) 먹어
   맛있어?
   [새가 지저귄다]
   [함께 비장한 숨을 내쉰다]
   신중해야 돼
   섣부르면 다쳐
   나 어제 골프 치다 발목 삐끗했어
   (주희) 그럼 무리지
   (찬영) 백숙 먹을까?
   - (미조와 주희) 그래    - (찬영) 그래
   (주희) 이모    여기 막걸리 한 병이요!
   (미조) 마흔을 코앞에 둔 우리    [찬영의 못마땅한 탄성]
   달라진 건 별로 없다
   화장품 단가가 좀 올라가야    화장이 먹어 주는 거
   사우나를 좋아하게 된 거
   술값의 출처가    부모님 지갑이 아니라
   우리의 통장이라는 거
   뭐, 그 정도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당황한 숨소리]
   (찬영) 아!
   아씨…
   - (미조) 왜?    - (찬영) 얼결에 하트 눌렀어
   응? 뭘?
   동창 웨딩 촬영 사진
   (찬영) 아씨, 이러면    축의금 내야 되는 거잖아
   (주희) 아이고, 왜 그랬어
   (미조) SNS 좀 끊어, 좀
   (미조) 결혼식과 돌잔치는    환수 희박함에 패스    [못마땅해한다]
   장례식은 찾아가려 애쓰게 되는    서른아홉    [구시렁거린다]
   우리는 그런 서른아홉이 되었다
   - 음, 굿 샷    - (주희) 저기요, 털 날려요    [찬영이 콜록거린다]
   (찬영) 아유, 씨
   - (찬영) 야    - (주희) 딴거 해, 딴거, 이거    [찬영이 콜록거린다]
   [주희의 못마땅한 탄성]
   [차분한 음악]    [종이 댕 울린다]
   (미조) 다행히 우리는
   각자의 인연을 만나
   치열한 사랑을 배웠다
   그리고 우리는
   20여 년 동안 붙어 살던 우리는
   첫 번째 이별을 만났다
   우리 중에 누군가
   30대의 끝자락에
   장례식을 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많이 웃고
   또 많이 울었던
   치열한    [한숨]
   우리의 그때
   그 이야기다
   [흥미진진한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미조와 주희)    - 응    - 차미조 원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주희) 출근하십니까?
   - 왜 이래    - (주희) 잘 보여야죠
   공짜 진료 받을 건데
   공짜라고 언제 그랬어?    DC해 준다 그랬지
   [주희의 웃음]
   그럼 100개월 할부로 하시든가
   오늘 찬영이랑 같이 가면 되지?
   어젯밤에도 물어 놓고 또 묻니?
   너 잘 까먹잖아
   (미조) 하, 더 잘 까먹는 애한테나    연락하지 그래
   어, 어, 버스 왔다, 끊어
   [휴대전화 진동음]
   뭐
   (주희) 어, 오늘    미조 병원 가는 거 알지? 늦지 마
   (찬영) 새벽부터    이럴 일이냐, 그게?
   응, 늦지 마
   너 때문에 밸런스 깨졌어
   (찬영) 늦으면 네 탓이야
   [통화 종료음]
   아유, 씨
   [엘리베이터 도착음]
   - (직원1) 안녕하세요    - 안녕
   (직원들) 안녕하세요
   - (미현) 원장님,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미현의 웃음]
   - (미현) 원장님    - 네?
   - (직원2) 안녕하세요    - (미조) 응
제가 이상한 소문을 하나 들었는데
   어, 뭐죠?
   [미조의 한숨]
   (미현) 우리 병원 원장이    바뀐다는 설이 있어요
   응, 아주 바뀌는 건 아니고요    1년만
   그 1년 동안 차미조 원장    본인은 뭐 하실 건데요?
저는 유학 가려고요
   [웃음]
   이제 와 새삼 유학이요?
   네, 골프 유학이요
   (미조) 한 1년 정도    안식년을 가져 볼까 해서요
(미현) 너님 맘대로요?
   (미조) 5년 동안 빡세게 했잖아요
   좀 쉬면서
   음, 리프레시하고    다시 달리면 좋잖아요?
   [한숨]
   아빠한테 이를 거야, 너
   아, 언니    [흥미로운 음악]
   이제 겨우 병원 대출 다 갚았는데    갑자기 쉰다니
   내 말이 그 말이야
   은행 대출도 다 갚았는데    좀 쉬어도 된다고 봐
   내 돈은? 언제 갚을 건데?
   (미현) 너 잊고 있나 본데
   여기 여덟 평쯤은 내 돈이었어    [마우스 조작음]
   병원 가져, 그냥    나 월급만 잘 주고
   [어이없는 숨소리]
   (미현) 아유! 씨
   (미조) 오후에 두 사람    진료비 받지 마세요, 실장님
   찬영이랑 주희랑
   안식년 기념
   우정 행사
   아휴, 혈압 올라
   아유, 열 올라
   (미조) 음, 갱년기라 그래
   좀 맞자, 너
   [함께 씩씩거린다]
   나도 아빠한테 이를 거다
   (미조) 언니가 드디어    손찌검한다고
   입양한 동생한테 막 이래도 되냐?
   [미현의 한숨]
   [미현이 징징거린다]
   엄마, 아빠는 왜    착한 애를 입양하시지
   널 입양했을까?
내가 너 때문에 조기 노화 오는 거 알지?
   음, 노처녀 노화를    왜 나한테 이러시는지?
   네가 할 말은 아니거든?
   [놀라며] 나 노처녀 아닌데요?
   너 노처녀거든?
   아니에요    나 노처녀로 아무도 안 봐요
   너도 늙을 거라고
   (미현) 흥, 흥!
   [웃음]
"백화점"
뭐 찾으시는 제품 있으세요?
   (여자1) 세럼 좀 보려고요
   아, 세럼은    이쪽에서 안내해 드릴게요, 네    [여자1이 호응한다]
   - 어떠세요?    - (여자1) 좋네요
   굉장히 부드럽죠?
   "플로우 연기 스튜디오"
   [배우의 하품]
   (배우) 어? 보톡스 맞을 때 됐나?
   (찬영) 세상이 좀 얄궂지 않니?
   - (배우) 왜요    - 아, 이렇게
   연기를 못하시는데    얼굴 하나로 주연 자리 꿰차시고
   (배우) 이런 사람이 있으니까    쌤도 먹고사는 거야
   아씨, 확, 씨…
   (배우) 맨날 때리려고…
   [찬영의 한숨]
   너 또 발 연기 소리 나오면 그때
   진짜 인대 딴다
   (배우) 맨날 뭐, 그렇게    인대를 딴대
   [찬영의 한숨]
   그럼 쌤이 나 데리고 살 거야?
   (찬영) 아, 시끄러워
   대본 펴, 인마, 쯧
   [펜을 달칵 누른다]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직원1) 원장님 곧 끝나시니까    잠시만 기다리시래요    [직원들이 인사한다]
   (주희와 찬영) 네
   [주희의 긴장한 숨소리]
   (주희) 아, 좀 떨린다
   (찬영) 뭐가?
   나 처음이거든
   (찬영) 왜?
   너 버진인 거 누가 몰라?
   (주희) 아, 뭐야, 미쳤나 봐, 진짜    [찬영의 웃음]
   아, 필러 맞는 거 처음이라고
   - 아, 필러    - (주희) 아, 진짜
   (찬영) 아, 난 또    버진 때문에 그러는 줄 알았…
   아, 조용히 해, 진짜, 미쳤나 봐    [찬영의 웃음]
   [주희가 숨을 하 내쉰다]
   (미현) 너희도 잘나가니?
   (주희와 찬영) [웃으며] 언니    [미현의 웃음]
   - (찬영) 오랜만이에요    - (주희) 병원도 잘나가죠?
   뭐, 저희도 꾸준히
   [미현과 주희의 웃음]    (찬영) 아
   서로 영업 체크하는 거야?    오랜만에 만나서?
   - [찬영을 톡 치며] 인사야, 인사    - (주희) 에이그
   (주희) 근데 언니
   언니는 왜 이렇게 갈수록    점점 더 어려지세요?
   - 그렇지?    - (주희) 응
   야, 우리 미조도 주희처럼    말 좀 이쁘게 하면 오죽 좋니?
   (찬영) 왜요?
   요즘도 입양아 드립 쳐요?
   자기 아쉬울 때만 그러잖아
   정말 치사하지 않니?    [주희의 웃음]
   [작은 소리로] 그냥 파양하세요
   서른아홉에 파양하긴 좀 늦었지
   [함께 웃는다]
   나 일 있어서 먼저 간다    이뻐져서 가라
   - (찬영) 네    - 가세요
   페이스 오프    [찬영과 주희의 웃음]
   (찬영) 아, 지금도 이쁜데
   [엘리베이터 문이 드르륵 열린다]
   미조네 가족은 참 다 좋아    그렇지?
   (찬영) 응
   그러니까 미조가 잘 컸지
   (주희) 오…
   가끔 진심이 툭툭 나온다, 너?
   너 또 미조한테 말하지 마라
   애 버릇 나빠진다    [주희의 웃음]
   (주희) 오, 나 너무 떨려, 어떡해
   - (미조) 자, 힘 빼    - (주희) 어, 살살
   팍팍 넣어 줘라
   - 미모 터지게    - (주희) 오…
   (주희) 야, 이거 너무 이상하다
   으, 오, 된 거야?    [찬영의 몸서리치는 신음]
   - 이걸로 대고만 있어    - (주희) 어
   - (주희) 응, 알았어    - 누르면 안 된다
   (찬영) 야
   네 친구 중에 성형 쪽도 있지?
   (미조) 너 견적 많이 나와    성형 꿈도 꾸지 마
   [찬영의 헛웃음]
   (찬영) 아, 자존심 상하네?
   야, 나는 완벽하지
   나 말고 주희
   이렇게 앞 트임    살짝 어떠냐 이거지
   (주희) 나 눈 작아?
   충분해
   정찬영 헛소리 흘려들어, 그냥
   (찬영) 헛소리라니
   - 조언이잖아, 조언    - (주희) 아유
   (미조) 야
   - (여자2) 원장 나와!    - (직원2) 어, 무슨 일이신데요
   (직원1과 여자3)    - 무슨 일이세요, 예?    - 야, 어디 있어, 원장, 어?
   - (찬영) 야, 무슨 소리야    - (여자2) 너한테 할 말 없고
   - (여자2) 원장 나오라 그래!    - 너 뭐, 사채 썼어?
   [바깥이 소란스럽다]    의료 사고 쳤어?
   (여자2) 원장 나오라 그래, 원장!
   (직원1과 여자3)    - 잠시만요, 잠시만요, 어머니    - 어디 있냐고!
   - (직원2) 말씀을 하시면…    - (여자2) 원장 나오라 그래
   (여자4) 저기, 저기, 저기
   (미조) 무슨 일이야?
   - (직원1) 원장님    - (여자2) 어, 너야?
   (여자2) 네가 원장이야?
   (미조) 누구세요?
   (여자2) 누구?
   네가 붙어먹은    정 사장 와이프다, 이년아!    [흥미로운 음악]
   (찬영) 야, 무슨 시추에이션이냐    차미조?
   (미조) 아니, 정 사장이 누군데요?    [여자2의 헛웃음]
   (여자2) 너    이렇게 오리발 내밀 줄 알았어
   (여자3) 야, 다 알아보고 왔으니까    싹싹 빌어, 이년아
   (여자4) 빌어    [미조의 황당한 숨소리]
   아니, 누구신데
   지금 남의 병원에 와서    이게 무슨 행패세요?
   (여자2) 행패?
   네가 저지른 건 행패 아니야?
   자식이 둘이나 있는 유부남을    후려 놓고, 뭐?
   이 병원 누구 돈으로 하는 건데!
   [미조의 기가 찬 웃음]
   돌았나, 진짜
   (여자2) 네가 말로 안 되지?    [여자2가 가방을 툭 내려놓는다]
   (직원1) 어, 어머니, 어머니!
   [여자2의 힘주는 신음]    [직원들이 놀란다]
   [흥미진진한 음악]    [미조의 비명]
   [소란스럽다]    (찬영) 미조야!
   어머니, 어머니, 진정하세요
   (직원1) 어머니! 진정하세요
   아이씨
   [연신 소란스럽다]
   [사이렌이 울린다]
   (형사) 왜 때린 거예요?
   (여자4와 여자2)    - 미스테이크, 실수    - 때리려고 때린 건 아니고…
   - (여자3) 오해가 있었어요    - (주희) 부었어
   이거 필러 때문에 이런 거 아니야?
   (미조) 맞아서 부은 거야
   (찬영) 야, 저 여자들한테 소송해
   [미조의 한숨]    (미조) 오해했다잖아
   소송까지 뭐 하러
   (주희) 맞아    [찬영의 한숨]
   너도 오해하고 나 패려 그랬잖아
   (미조) 뭔 소리야, 또
   (주희) 어머, 잊었어?
   어머, 너무하네, 진짜
   (찬영) 아, 맞다
   정보 미스는 너도 할 말 없지?    차미조
   [주희가 호응한다]
   언제 적 얘길 하고 그래
   갑자기 그 얘긴 왜 하고…
   [주희와 찬영의 아파하는 신음]
   [지하철 경적]
   [부스럭거린다]
   [훌쩍인다]
   (어린 찬영) 저기요
   뭐 잃어버렸어요?
   [훌쩍인다]
   지갑…
   [잔잔한 음악]
   (어린 찬영) 자
   개털이라며
   갚을게요
   (어린 미조) 근데 왜 반말해요?
   이름표
   (어린 찬영) 너 고 2잖아
   선배세요?
   으음, 고 2
   아…
   - 갚을게    - (어린 찬영) 됐어
   그냥 불우 이웃 도왔다고 칠 거야
   (어린 찬영) 잘 가라
   아씨, 야!
   미친년이야?
   누가 불우 이웃이야?
   불우 이웃인 셈 친다고 했지    너보고 불우 이웃이래?
   그러니까 왜 날 보고    그런 셈 치냐고
   (어린 미조) 내가 불쌍해 보여?    불우해 보여?
   와, 씨, 또라이 같은…
   야, 그냥 꺼져, 가, 그냥
   [속상한 숨소리]
   [어린 미조가 흐느낀다]
   뭐지, 저거?
   [달그락거리는 소리]
   (어린 찬영) 야, 확실해?
   저 아줌마 맞아?
   조용히 해, 들려
   [쓱쓱 닦는다]
   [살짝 웃는다]
   - 엄마    - (정자) 어, 딸, 왔어?    [어린 주희의 웃음]
   (정자) 학원으로 바로 가지    왜 또 와
   (어린 주희) 엄마 설거지    도와주러 왔지
   (정자) 아빠 금방 온다고 했어    넌 어서 학원 가    [잔잔한 음악]
   (어린 주희) 아니야    나 아직 시간 남았어
   이거만 하고 갈게
   (정자) 아유, 괜찮아
   [정자의 웃음]    (어린 주희) 아, 엄마 힘들잖아
   [컵을 탁 내려놓는다]
   왜…
   왜, 왜 이러는데…
   요
   (어린 미조) 저기 분식집 아줌마가    너희 엄마야?
   (어린 주희) 응
   네
   너 몇 학년이야?
   고 2요
   (어린 찬영) 뭐야?    그럼 너희들 뭐, 쌍둥이야?
   네?
   (어린 찬영) 와, 씨
   쌍둥이 낳아서 하나는 버리고    하나는 키운 거야?
   입 찢어 버린다, 조용히 해
   (어린 찬영) 아니, 너도 고 2    얘도 고 2, 엄마는 하나
   내 말이 맞잖아
   뭔데…
   왜 이러는데…
   요
나이 같다니까, 왜 존대야
   (어린 미조) 실로암분식
   고척동 실로암분식    여기밖에 없잖아
   어
   우리 집밖에 없는데
   야, 진짜 너희 친엄마 맞아?
   새엄마 아니고?
   아닌데
   나 태어났을 때 사진 다 있는데
   (어린 주희) 우리 아빠랑    엄마랑…
   (어린 찬영) 이건 뭐    아침 드라마도 아니고…
   [어린 주희가 포크를 탁 놓는다]
   (정자) 어디서 온 거야?
   멀리서 왔어?
   삼성동이요
   (어린 찬영) 오, 있는 집으로    입양 갔는데?
   고척동에서 실로암분식점    하는 사람이 엄마래?
   (정자) 그럼 나 맞는데
   죄송합니다
   아, 얘가요
   고아원 놀러 갔다가 서류를 봤대요    자기 서류
   (어린 찬영) 거기에 고척동    실로암분식이라고 적혀 있어서
   그렇게 생각했나 봐요
   (어린 주희) 너 고아원 살아?
   (어린 미조) 놀러 갔다고    설명했잖아, 얘가
   (어린 주희) 아, 그…
   너희 둘이 친구야?
   - 아니    - (어린 찬영) 빚쟁이
   빚쟁이?
   돈 갚아, 너
   아빠 오면 바로 줄게
   [차 문이 탁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미조야
   (어린 미조) 엄마
   미안
   [정화의 속상한 숨소리]    [잔잔한 음악]
   (정화) 엄마한테 말을 하지
   같이 찾아 보면 좋잖아
   (유혁) 아휴
   아, 감사합니다
   하마터면
   우리 딸아이    길에서 기다릴 뻔했어요
   감사합니다, 정말
   (정자) 아니, 아니에요
   (미현) 누가 내 동생 쥐어팼니!
   [흥미로운 음악]    (찬영) 미현이 언니 어떻게 왔지?
   (미조) 아씨…
   (주희) 아니, 내가    걱정이 좀 돼 가지고 언니한테…
   [찬영과 미조가 짜증 낸다]    아니…
   혹시…
   [다가오는 발걸음]
   [씩씩거린다]
   언니 복장 왜 저래?
   (미현) 왼쪽, 반대, 턱
   얼굴은 안 다쳤고
   너 어디 맞았어?
   언니 옷이 왜 이래?
   [미현의 한숨]    (미현) 어떤 미친 인간이야!
   좋은 말 할 때 나와라!
   (여자2) 아유
   아유, 미안하게 됐어요
   피부과 이름이 같아 가지고
   아줌마시구나? 내 동생 후려 팬 게
   (여자2) 언니시구나
   정보 미스가 살짝 있어 가지고요
   미안해서 큰일 났네
   아줌마 말씀 잘하셨어
   큰일 났어, 아줌마
   [사람들이 놀란다]    (찬영) 언니, 언니    언니, 언니, 언니!
   에헤, 에헤, 에헤
   아니, 선전 포고 없이    전쟁을 하실 거면
   정보는 잘 챙기셨어야죠    [미현의 성난 숨소리]
   (여자2) 아유, 그러니까요
   아이고, 너무 열이 받아 가지고    정신을 놨나 봐요
   아유, 미안해요들
   (미현) '미안'? 뭐가…    [함께 놀란다]
   (여자3) 아, 잠깐, 잠깐, 잠깐…    [주희가 말린다]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가 손님 팍팍 데려올게요
   계원들, 블로그 친구들    한창 보톡스 맞을 때거든
   (주희) 아, 네, 감사합니다, 네
   '감사'? 돌았냐, 너?
   (여자2) 아, 수리비랑    다 깔끔하게 정리할게요    [여자3이 호응한다]
   아유! 너무 미안하다, 진짜
   당연한 거죠
   (미조) 남편이 바람이 났다는데
   눈에 아무것도 안 보이죠
   (여자2) 아유, 마음도 넓으시고
   간통죄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미조) 범죄거든요
   (여자2) 아유, 더 미안해지네
   그년 꼭 잡으세요
   (찬영) 야
   이렇게 처맞아 놓고 뭔 응원이야
   (미현) 나머지는 저랑 얘기하세요
   오세요
   (여자2) 아유…
   [여자들이 당황한다]
   [주희의 지친 숨소리]
   (미조) 남 일 아니다, 너
   (주희) 나도 그 생각    잠깐 했었는데
   아까 막 맞는데
   네 생각이 좀 나더라고
   (찬영) 야
   누가 들으면
   내가 뭐, 진짜 불륜녀 같잖아
   둘 다 맛탱이 갔니?
   (미조) 왔다, 네 불륜남
   입 닫아, 너
   (주희) 오빠, 오셨어요?
   (찬영) 차 가지고 왔지?
   (진석) 와…
너희들 내일모레 마흔 아니야? 어?
   누가 그랬을까, 마흔이 불혹이라고
   - 맹자인가?    - (미조) 공자야
   (찬영) 가지가지 한다
   일어나, 뭐 타고 왔어, 여기?
   (주희) 경찰차요
   자랑이다, 쯧
   (미조) 그럼 우리 찬영이 불륜남    차 타고 귀가해 볼까?
   (찬영) 오빠, 얘 한 대 쳐, 그냥    깽값 물자
   (미조) 다른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그래, 나 이과잖아
   아야
   일어나, 얼른
   (진석) 뭘 잘했다고, 진짜, 쯧
   와, 저거 뭐야
   오, 와…
   뭐지, 저거?
   미현 누나 왜 저래
   [미조의 한숨]
여러 가지로 놀라운 밤이야
   (미조) 가자, 얼른
   (찬영) 넌 언니 차 타고 가
   동승자로 별로야, 너
   바른말 해 주는 게 진정한 친구다
   (미조) 잘 가, 내일 늦지 말자
   (찬영) 나 안 가
   (주희) 황금 같은 휴일에    우리까지 가야 되냐?
   (진석) 어디 가는데?
   [한숨]
   (미현) 지금 현재 당사자가    합의를 원하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고소 안 한다는 거 아닙니다
   지금 제대로 얘길 안 해 주시면    저희 그냥 넘어가진 않을 거고요
   일단 제가 병원에 가서    [한숨]
   사교댄스 뭐, 그런 거야?
   [미현의 헛웃음]
   이렇게 뭘 몰라
   스포츠 댄스
   (미조) 무슨 스포츠 복장이 이래
   피겨 스케이팅은 왜 그러냐, 그럼?    똑같지
   아빠, 엄마 알아?
   말하면 너 배신자다
   취미 생활이 떳떳하지 못하면    구린 구석이 있다는 거잖아
   이 복장 아빠 보면 어떻게 되겠어
   언니 머리 깎이지, 마흔 중반에
   (미현) 그러니까 조용히 해
   아, 이 드레스 오늘 개시인데    플로어 서지도 못하고
   경찰서 개시 했어!
   아, 진짜 쪽팔려 죽겠다
   (미조) 아씨…
   [미현의 한숨]
   (진석) 좀 가라앉은 거 같아
   딴 덴 아픈 데 없어?
   (찬영) 오빠
   우리 차미조 불러다 머리 뽑자
   하…
   아, 우리보고 자꾸 불륜이라잖아
   [진석의 한숨]
   그건 네가 자꾸 발끈하니까    재밌어서 더 그러는 거고
   (진석) 미조가 별말 안 해?
   아니, 왜?
   내가 너 괴롭히면    아주 그냥 혼내 준다 그랬는데
   [함께 웃는다]
   [차분한 음악]    [진석이 약품을 정리한다]
   (진석) 왜?
   - 오빠    - (진석) 응
   이혼하면 안 되나?
   야, 너 늦었다
   야, 빨리 가자    야, 내가 태워다 줄게, 빨리 가자
   (찬영) 나 일 남았어
   오빠 가
   (진석) 그래 가지고    무슨 일을 하시나, 어?
   집으로 가자, 내가 태워다 줄게
   오빠 유학 갔을 때
   나도 같이 갔으면 말이야
   우리 부부로 살고 있을까?
   주말에 영화 볼래?
   (찬영) 이러니까 우리가    불륜 소리를 듣잖아
   오빠 눈은 나 좋아 죽겠으면서
   '밥이나 먹자', '영화나 보자'
   [한숨]
   나 이제 힘들어, 오빠
   [한숨]
   [한숨]
   알았어, 알았어
   (찬영) 아, 무슨 말을 못 해
   알았어, 이제 그런 말 안 할게    미안해
   어?
   아, 주말에 보자고
   (진석) 오, 신난다
   [진석의 웃음]
   [찬영의 한숨]
   [밝은 음악]    [새가 지저귄다]
   [휴대전화 조작음]
   뭐야, 그거?
   소개팅 어플
   흠, 성공한 적 있어?
   지난주에 점심 먹은 남자는 있어
   (미조) 오…
   괜찮았어?
   (주희) 뭐, 그냥
   (찬영) 소개팅을    낮에 하는 게 에러야
   (미조) 뭐야, 귀신이야?    [주희가 의아해한다]
   (찬영) 아, 밤에 만나서    가볍게 뭐 좀 먹고
   거하게 한잔하고 바로 자야지
   [미조의 웃음]    (주희) 아, 진짜    입만 살아 가지고, 정말
   (찬영) 아, 열아홉    사춘기도 아니고
   이제 좀 솔직하자
   - (찬영) 안 그래, 미조야?    - (주희) 어, 찬영이 좀 뭐라 해
   (주희) 애가 왜 이러니?
   (미조) 아, 쟤가
   입이 좀 거칠어서 그렇지    또 일리는 있어요, 애가
   [주희의 한숨]
   (주희) [달그락거리며] 내가    너희들하고 무슨 말을 하니
   아유, 정말    음란 마귀들, 진짜, 아유
   [미조의 웃음]
   [미조와 찬영의 웃음]
   (주희) 아, 진짜!    아, 마귀들 같아, 진짜
   [부드러운 음악]    [새가 지저귄다]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미조의 웃음]
   [미조의 탄성]
   (주희) 미조는 저렇게 좋아한다?
   (찬영) 미조한테는    고향 같은 거지, 뭐
   [차창이 쓱 내려간다]
   (선우) 저기, 할머니
   할머니, 잠깐만, 저기, 할, 할머…
   [차창이 쓱 올라간다]    [숨을 후 내쉰다]
   [발랄한 음악]
   할머니 파이팅
   (주희) 버섯 안 먹어?
   [미조가 가위를 탁 내려놓는다]
   - (주희) 버섯도 좀 먹어    - 고기 하나 더 줄까?
   - (주희) 버섯은 안 먹어?    - (미조) 맛있게 드세요
   - (원장) 와, 맛있겠다    - (미조) 맛있게 먹어, 응    [아이들이 감사 인사를 한다]
   (원장) 자, 자, 자…
   (미조) 훈이는 왜 안 먹어?
   (훈) 다 먹었어요
   더 먹지, 응?
   이모가 맛있게 구워 줄게    더 먹어, 어?
   - (아이1) 소시지    - (주희) 소시지 줄까?    [찬영이 말한다]
   [자동차 엔진음이 들린다]    (아이2) 감사합니다
   (주희) 여기
   - (아이1) 감사합니다    - (찬영) 어?
   누가 또 오나?
   [차 문이 탁 열린다]
   [흥미로운 음악]    [찬영의 탄성]
   (찬영) 빛나는 낯선 그림인데?
   씁, 누구지?
   - (아이3) 와, 선생님이다!    - 얘들아
   (아이4) 선생님!    [아이들의 신난 탄성]
   (선우) 잘 있었어?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뭐 하고 있었어?    야, 가자, 가자, 가자, 가자
   [찬영의 놀란 숨소리]    (원장) 아차차
   오늘 영어 수업 있는 걸 깜빡했네
   (주희) [웃으며] 아…
   아, 영어 선생님이시구나
   (원장) 깜빡했어
   - (원장) 아, 오늘부터지?    - [웃으며] 예
   뭐, 잠깐 수업할까? 어?
   (선우) 아, 지금    그럴 분위기가 아닌 거 같은데요    [원장의 웃음]
   (원장) 그렇긴 하지?
   아, 서로 인사들 해
   온누리를 아끼는 사람들 다 모였네
   (주희) 아,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 (주희) 안녕하세요
   - 식사 안 했지?    - (선우) 네
   - (원장) 고기 좀 먹어    - (선우) 예
   (원장) 이런 날 잘 없으니까    많이 먹어, 어?
   (선우) 제가 구울게요    잘 구워요, 저, 주세요
   저도 잘해요    오늘은 게스트 하세요
   (선우) 아…
   우리 얘들아, 잘 있었어?
   - (찬영) 같이 좀 굽지    - (선우) 아이고, 아이고
   왜 철벽을 쌓고 지랄이세요
   접시나 가져와
   (주희) 선생님, 여기요
   - 감사합니다    - (주희) 맛있게 드세요
   (선우) 자
   먹었어? 먹어 봐
   - (선우) '아'    - (아이5) 감사합니다
   - (선우) 맛있어? 예    - (원장) 자    [선우의 웃음]
   [물소리가 쏴 난다]
   (선우) 이쪽으로    이쪽으로, 이쪽으로
   [선우가 아이들과 논다]    (주희) 결혼한 느낌은 아니지?
   여친은 있지 않을까? 저 비주얼에
   [선우가 공을 뻥 찬다]
   (선우) 슛, 슛!
   입양하러 왔나?
   아, 영어 선생님이라잖아    똥멍충아
   (찬영) 오, 잉글리시 티처
   뜨거운 물이나 좀 가져옵시다    기름이 지질 않아
   [찬영이 수전을 탁 누른다]    (찬영) 씁…
   [영어] 독신이세요?
   [주희의 못마땅한 숨소리]
   [한국어] 아닌가?
   [영어] 아내가 있으신가요?    [주희의 질색하는 신음]
   [한국어] 아    심각하게 후지다, 정찬영
   [미조의 한숨]
   아, 끝나고 서울 가서    노맥 한잔하는 거지?
   - 노가릿집 너무 오랜만이다, 아    - (주희) 그러니까
   (미조) [신난 말투로] 노가리    노가리, 노가리, 노가리
   (주희) 빨리 가자
   (미조) 응?
   [봉지가 바스락거린다]
   [미조가 살짝 웃는다]
   지현이 입양 갔어요
   (미조) 응, 들었어
   우리 훈이 속상하겠네?
   너희 둘이 썸 탔잖아
   SNS 만들었어요
   지현이랑 나랑만 보는 계정
   [미조가 호응한다]
   1년 안에 깨진다
   이모는 맨날 그래
   [미조의 웃음]
   너도 입양 가고 싶어?
   음, 별로
   나쁘지 않아
   이모 봐
   내가 딱 네 나이 때 입양 갔거든?
   근데 모르는 사람이랑    엄마, 아빠 하는 거
   생각보다 괜찮아
   이모는 내가
   입양 갔으면 좋겠어요?
   [잔잔한 음악]
   여기 있으면 이모가 자주 오잖아
   생각보단 괜찮아요
   [미조의 당황한 숨소리]
   (미조) 훈아
   이모 있잖아
   한 1년 정도 못 와
   어디 좀 갔다 와야 돼
   오는 거죠?
   - (미조) 어?    - 갔다가 오는 거 맞죠?
   그럼
   당연히 오지
   [훈의 안도하는 숨소리]
   그럼 이모도 SNS 만들어요
   으음, 쯧, 난 그런 거 안 하는데
   만들면 되죠, 이제
   그럴까?
   그래, 만들자
   [미조의 웃음]
   (미조) 이모 가기 전에    또 올게, 응?
   (훈) 영어 선생님 여친 없어요
   [미조의 웃음]
   [함께 웃는다]
   좋은 정보 고맙다
   (미조) 출국하기 전에    한 번 더 올게요
   (원장) 바쁘면 그냥    전화나 한 통 하고 말아, 멀어
   (미조) 네
   얘들아, 안녕, 이모 또 올게
   (아이들) 안녕히 가세요
   (찬영) 가 보겠습니다
   - (원장) 조심히 들어가    - (주희) 네
   (원장) 운전 조심하고
   (찬영) 모가지 빠지겠네
   - (찬영) 가, 가, 가    - (주희) 알았어
   [드릴 작동음]
   [드릴이 뚝 멈춘다]
   (원장) 남자애들 방에    형광등 하나가 안 들어오네
   전구를 갈아 끼웠는데도    안 들어온다?
   제가 한번 봐 볼게요
   (원장) 뭐든 척척이네
   [드릴 작동음]
   [드릴이 뚝 멈춘다]    의원님은 아직도 연락 없으셔?
   [드릴 작동음]
   [드릴이 뚝 멈춘다]    아직도 의원님이라고 부르세요?
   글쎄요, 뭐, 화 좀 풀리면    연락하시지 않을까요?
   [선우가 달그락거린다]
   소원이는 잘 지내지?
   잘 지낸다는데    [선우의 힘주는 신음]
   확인을 안 시켜 줘요, 궁금하게
   (원장) 여동생들 오빠 귀찮지, 뭐
   [원장의 웃음]    그런가?
   (훈) 원장님
   (원장) 어, 훈아, 왜?
   (훈) 이거요
   (원장) 아이고, 시계…
   무슨 시계야?
   (훈) 싱크대에 있었어요
   두고 갔나 보다
   [원장의 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원장) 어, 시계 두고 갔어
   누구 거지?
   [웃으며] 네 건 줄 알았다
   어, 택배로?
   어, 잠깐만, 잠깐만
   오늘 서울 갈 거지?
   아, 예
   (원장) 택배 기사 한번 해
   기다려, 택배 보내 줄 테니까
   어
   [멀리서 개들이 왈왈 짖는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곧 오픈합니다"
   (미조) 다른 거 들어오나 봐
   (주희) 사장님 배신자
   우리가 뜯은 노가리가 몇 년인데
   (찬영) 아, 몰랐어? 동네 주민이?
   (주희) 우리가 그동안 음주 활동이    너무 뜸했던 거지
   [함께 한숨을 내쉰다]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미조) 나 할 말 있어
   나 1년 동안 팜 스프링스에 가
   (주희) 거기가 어디야?
   (미조) 미국
   (찬영) 왜?
   (미조) 안식년
   한 1년 좀 쉬려고
   (주희) 그럼 우리
   1년 동안 너 못 봐?
   (미조) 드디어 좀 떨어져 있겠다    설레지?
   (찬영) 가든가
   1년은 네 잔소리 안 듣고 살겠다
   (미조) 가서도 매일    영상 통화 할 거야, 잘 받아
   (찬영) 네 잔소리도    안식년 좀 가져
   (미조) 내 잔소리 듣기 싫으면
   진석이 오빠랑 정리 좀 해
   몇 년이야, 도대체
   (찬영) 네가 왜 간섭이지? 쯧
   [미조가 포크를 탁 놓는다]
   내가 제일 후회하는 게    어떤 건지 알아?
   너 진석이 오빠 눈에 들인 거
   (미조) 그날이 제일 거지 같아
   (주희) 아, 왜 또 그래, 너희들
   마셔
   (미조) 응
   어, 거기
   어
   [통화 종료음]
   (찬영) 누가 와?
   (미조) 응
   아는 오빠 잠깐 들를 거야    나 받을 거 있어 갖고
   (주희) '오빠'? 싱글이야?
   [찬영이 픽 웃는다]
   클럽 죽돌이니까 관심 꺼
   (미조) 나 가끔 나가는    동문회 있잖아, 거기 오빠야
   (주희) 아, 청담동 재수탱이들?
   [미조의 웃음]
   (미조와 찬영)    - 그렇지    - 그럼 너도 재수탱이지, 뭘
   혼자 까마귀 속의 백조처럼 그래?
   (미조) 그래서 이제 거기 안 나가
   엄마랑 안 간다고 쇼부 봤어
   (주희와 찬영) 오…
   - (미조) 어, 오빠, 여기    - (진석) 어
   (진석) 너는 그냥 하나 사면 되지    기어코 받겠다고 부르냐?
   (미조) 내 애정이 묻은 거야    흠집 낸 거 아니지?
   (진석) 안 들었어    꺼내지도 않았어    [미조의 웃음]
   (미조) 고마워, 가    [찬영이 살짝 웃는다]
   바로 가야 된다며
   [부드러운 음악]
   (진석) 여기 돼지갈비 맛있지?
   요?
   네?
   아, 네    [웃음]
   (찬영) 만날 인연이면    네가 안 나서도 만나
   [미조가 피식 웃는다]
   인연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다른 여자랑 잘 먹고 잘 사는데    아직도 인연 타령이야?
   (찬영) 너 미국 언제 가?
   내일 가, 그냥
   내가 마음이 엄청 홀가분한데
   너랑 진석이 때문에 찜찜해
   계속 이러고 살 거야, 너?
   불륜이야, 그거
   (미조) 사랑 아니라고
   [작은 소리로] 미조야
   (찬영) 아, 네 사랑 아니니까    신경 끄고
   팜 스프링인지 어디인지    가라고, 그냥
   너 그렇게 50 되고 60 돼서    할머니 돼도
   김진석이 만나 줄 거 같아?
   (미조)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네 인생을 좀 살라는 거잖아
   씨발, 네 인생이냐고!
   화났다
   진짜 화난 거야, 쟤
   [찬영의 한숨]    [찬영이 부스럭거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미조의 한숨]
   화났냐?
   그럼 웃냐, 이년아?
   미안해
   [미조의 한숨]
   네가 아까워서 그러잖아
   뭐가 아까워
   한 번이라도 빛난 적이 없는데
   (미조) 너 배우 한다고    오디션 보러 다닐 때 빛났어
   [찬영이 피식 웃는다]
   그럼 뭐 하니?
   [미조의 한숨]    나 있잖아
   네가 배우 못 하고    연기 선생 하고 있는 거
   열받아, 김진석한테
   그 인간 아니었으면    너 잘나갈 수 있었어
   (찬영) 핑계야
   [미조의 한숨]
   미조야
   내가 먼저야
   [잔잔한 음악]
   그 여자보다 내가 먼저였어
   그러니까
   나 불륜 아니야
   [어이없는 숨소리]
   그게 말이…
   야, 정찬영
   (찬영) 안 잤어
   오빠 결혼하고 한 번도 안 잤다고
   그 불륜 소리 좀 그만해
   [미조의 기가 찬 숨소리]    아, 쪽팔려, 진짜
   내가 이런 얘기까지 해야 돼?
   (미조) 야
   와…
   미치겠네, 진짜, 야
   야, 그러면서 왜 아직    마음을 못 정리해!
   김진석이 뭐라고 아까운 네 30대를    이렇게 말아먹고 있냐고!
   (찬영) 나도 열받아
   나도 내가 왜 이 모양인지    졸라 짜증 나    [미조가 답답해한다]
   그러니까 너라도 그만해
   김진석 죽일 거야, 나쁜 새끼, 씨
   걘 무슨 죄니
   임신했다고 온 여자를 버려, 그럼?
   그러게 왜 헤어졌어    그냥 유학 따라가지!
   자꾸 팔래?
   어?
   후벼 파면 답이 나와?
   (미조) 아, 몰라, 이년아
   [미조의 한숨]
   네 마음 알아
   좀 기다려 줘
   끊을 거야
   담배도, 진석이 오빠도
   그러니까 미국 가면    영상 통화 걸지 마, 이년아
   네 집에 카메라 설치하고 갈 거야
   (찬영) 아, 졸라 집착해, 너
   내가 그렇게 좋아?
   나랑 같이 갈래?
   진석이 끊고    나랑 가서 골프 치자, 어?
   너는 골프를 끊어
   어유, 징글징글하다, 정말
   (미조) 야, 내가 돈    다 대 줄게, 어?
   (찬영) 아유!    [미조가 설득한다]
   [휴대전화 진동음]    됐어, 됐어
   (미조) 누구지?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아, 왜
   [술 취한 말투로] 아, 그럼    어떡하냐
   거기서 여기까지    내 시계를 갖고 온다는데
   우리 집에 가 있을래?
   내가 와인 사다 놨거든?
   (찬영) 혀 꼬이는 거 봐라
   시계 받고 가서    처주무세요, 원장님
   (미조) 야
   우리 딱 한 잔만 더 하자
   - (찬영) 아, 주희도 맛탱이 갔어    - 어?
   (찬영) 야, 나도 졸려
   잘 들어가
   알았어, 오냐
   [통화 종료음]
   [술 취한 숨소리]
   [잔잔한 음악]
   [버튼 조작음]
   (미조) 진짜 고마워요
   아니, 나는 얘를
   택배로 만나는 줄 알았는데
   인편에 이렇게 만났네?
   진짜 너무너무 고마워요
   [미조의 웃음]
   [미조의 웃음]    [선우의 어색한 웃음]
   (선우) 여기요
   (미조) 그쪽 선물이에요
   - 저요?    - (미조) 예
   시계 가져다줘서 고마워서
   아, 그냥 뭐, 이렇게 오는 길에    전해 드리는 건데요, 뭐
   꽃 별로예요?
   (선우) 아니요, 어, 어…
   졸업식 이후로 처음 받아 봐서…
   [살짝 웃으며] 고맙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밥 먹을래요?
   밥이요?
   이 시간에?
   [미조의 시원한 숨소리]
   (미조) 근데
   그쪽이 고기를 못 먹은 게    왜 내 탓이지?
   아, 그…
   제가 고기 굽는 거 좋아하는데
   (선우) 그쪽이    못 하게 하는 바람에, 그…
   좀 삐졌거든요
   (미조) 음, 그거?
   넘 싸했죠?
   [웃음]
   국수는 안 드세요?
   [진저리 치는 신음]
이 시간에 탄수화물 먹으면 직방이거든요
   (선우) 씁, 소주도    칼로리 있을 텐데
   (미조) 선택한 거죠
   둘 다는 유죄니까 소주만
   (선우) 아…
   [미조의 한숨]
   [미조의 한숨]
   [잔잔한 음악]
   [선우가 후루룩 먹는다]
   (미조) 근데
   영어 수업을    되게 멀리까지 가네요?
   재능 기부?
   (선우) 그렇게 뭐    [선우의 헛기침]
   거창한 건 아니고요
   온누리에 인연이 있어서요
   (미조) 오…
   나도 있는데
   나는
   거기서 살았어요
   [시원한 숨소리]
   이거 이름 알아요?
   (선우) 아, 아니요
   작약
   이거 내일 되면 활짝 필 거예요    그럼 향이 죽여요
   그쪽 향수 냄새도
   죽여요
   소주 냄새 나는데?
   [콜록거린다]
   [웃음]
   (선우) 저기요
   태워 드릴게요, 제가
   택시 많은데, 뭐
   (미조) 잘 가요
   [옅은 한숨]
   [흥미로운 음악]
   근데
   저기…
   이거 한 송이는 나 주면 안 돼요?
   [미조의 어색한 웃음]
   아, 줬다 뺏는 건 아닌데    [부드러운 음악]
   작약 이게 오랜만이라서
   두 송이 그쪽 갖고    나 한 송이만 줘요
   그래요
   나 주려고 산 건 맞죠?
   아니요
   [미조의 웃음]
   내가 거짓말을 꼭 들켜서
   [미조의 웃음]
   한 송이 더 줄까요?
   아유! 그럼 내가 너무 양아치잖아
   오늘 고마웠어요
   (미조) 안녕히 가세요
(선우) 제가 택시 잡아 드릴게요
   [숨을 후 내쉰다]
   [발랄한 음악]
   뭐야?
   [달그락거리는 소리]
   옷 가게 하나?
   [쿵]
   [놀란 신음]
   (주희) 뭐야, 어머, 왜 와?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괴로운 신음]
   (미조) 아, 머리 아파
   [힘겨운 신음]
   [거친 신음]
   아, 내 머리
   아, 어제 얼마나 마신…
   응?    [뚜껑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내가 어제 분명히    세 송이를 선물로 줬는데
   (미조) 이거 한 송이는
   나 주면 안 돼요?
   그래요
   [부드러운 음악]
   아씨…
   [휴대전화 진동음]    [꽃을 툭 내려놓는다]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선우) 작약 향이 아주 좋습니다    고마워요
   [한숨]
   [헛기침]    [휴대전화 조작음]
   (미조) 실례가 많았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선우) 그런 실례는 얼마든지요
   좋은 하루 되세요
   [옅은 헛기침]
   [헛웃음]
   아씨…
   (미조) 쯧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피식 웃는다]
   [괴로운 신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네
   오빠
   왔어?    [문이 달칵 닫힌다]
   (찬영) 근처 약속 있어서
   (진석) 아, 그래?    무슨 약속 있었는데?
   뭘 알려 그래
   아, 궁금하잖아, 누구랑
   아, 알려고 하지 마    [노크 소리가 들린다]
   (직원3) 대표님, 사모님 오셨어요
   당신 사무실에 있을 거 같더라    [문이 달칵 닫힌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미팅 중이신가 봐요
   별일 아니에요    저도 근처 왔다가…
   오빠, 나 갈게
   (진석) 그래
   [문이 탁 닫힌다]
   차는?
   택시 타고 나왔어    당신이랑 같이 갈까 해서
   그래, 그럼
   나 금방 정리할게
   다음엔 연락을 좀    하고 오는 게 어때?
   가자, 여보
   [비가 쏴 내린다]
   [문소리가 탁 난다]
   [차분한 음악]
   [차 문이 탁 여닫힌다]
   [새가 지저귄다]
   "차이나타운"
   (주희) 중국집?
   난데없다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 소리]
   [피식 웃는다]
   [밝은 음악]    (선우) 야, 불경기라는데    자신 있어?
   너 호텔 수석 셰프 앞두고    용감하다
   (현준) 조용히 내 장사 하고 싶어    [힘주는 신음]
   형은 진짜    미국 안 들어갈 건가 보다?
   (선우) 아휴    소원이가 여기 있잖냐
   (현준) 소원 씨는 오빠가 이렇게    자상해서 부담되겠어
   (선우) [피식 웃으며] 그런가?
   아니, 친구랑 같이 산다는데    집에 가 보질 못하게 해
   (현준) 치
   (선우) 아, 맞다    미안한데 가 봐야겠다, 이제
   (현준) 형, 밥 먹고 가
   (선우)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나 공연 예매해 뒀어
   (현준) 아, 그냥 가면    내가 미안하지
   (선우) 개업하면 밥 먹으러 올게
   야, 수고해라, 나 간다
   고마워, 형, 연락할게
   "클래식"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선우) 어
   오빠 티켓 부스 앞인데 어디야?
   아, 그래?
   할 수 없지, 뭐
   그래, 그래, 그래, 어
   응
   [통화 종료음]
   [무거운 피아노 연주]
   [무거운 음악이 연주된다]
   [저마다 대화한다]
   [휴대전화 조작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선우) 어?
   [미조가 당황한다]
   아, 또 보네요
   어떻게 여기서 보죠?
   아, 그러니까요
   [웃음]
   혼자 오셨어요?
   네
   저도 혼자 왔는데
   [미조와 선우의 웃음]
   (선우) 아, 차 가지고 왔어요?
   (미조) 아니요    공연 올 때는 잘…
   (선우) 아, 저도 택시 타고 왔는데
   이 시간에 탄수화물 안 되죠?
   [웃음]
   맥주 한잔할까요?
   예    [웃음]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선우의 시원한 숨소리]
   (선우) 라흐마니노프 좋아해요?
   (미조) 네
   라흐마니노프는    영화 음악 같아서 편해요
   (선우) 아, 듣고 보니 그렇네요
   근데 온누리랑은 어떤 인연이에요?
   나처럼 거기서 자란 거 같진 않고
   제 여동생이 거기서 살았어요
   아…
   뜻밖이다
   입양 가정 오빠가    동생 보육원에서 영어 가르쳐 주고
   그냥 뭐, 궁금해서요
   동생이 어떻게 살았을까    갑자기 궁금해서
동생이랑 사이좋나 봐요
   [선우의 웃음]
   (선우) 그쪽은요?
   난 언니가 엄청 잘해 줘요    엄마, 아빠도 좋고
   씁, 통하는 게 좀 있어요, 우리
   그러게요?
   (미조) 온누리 보육원, 입양    라흐마니노프
   적절하게 통하고
   적당하게 낯설고
   묘하네요
   묘한 거면 좋은 거죠?
   [미조와 선우가 살짝 웃는다]
   (선우) 저도 이제 작약 좋아졌어요
   그럼 작약까지, 어…
   네 개나 겹치네요
   [미조의 한숨]
   술 깨니까 너무 웃겨요    한 송이 가져온 거
   [선우의 웃음]
   (미조) 아씨…
   보러 갈래요?
   두 송이
   [부드러운 음악]
   그쪽 집에 가자고요?
   예
   작약을 보러 가자고요?
   두 번째 만나서
   집에를 같이 가자고요?
   세 번이죠
   온누리에서부터 봤으니까
   [떨리는 숨소리]
   나랑
   자고 싶다는 얘기죠, 지금?
   네
   [미조의 헛기침]
   (미조) 작약 꽃말이
   뭔지 알아요?
   아니요, 잘 모르겠는데
   수줍음
   [살짝 웃는다]
   (미조) 오늘이랑
   되게 안 어울리는 꽃말이다
   [선우의 웃음]
   [컵을 탁 내려놓는다]    잘 마셨어요
   (선우) 아, 저기
   또 봐요
   다음엔
   영화 같이 볼래요?
   나 별로인가?
   나
   한국에 없을 예정이라
   어디 가요?
   네
   미국
   아니, 그럼 여기
   안 와요, 다시?
   음, 오겠죠?
   음, 한 1, 2년 쉬려고요
   (미조) 그럼
   (선우) 미국 언제 가는데요?
   한두 달 후에
   [한숨]
   그럼 가기 전에
   종종 봐요
   (미조) 음…
   좋은 생각은 아닌 거 같아요
   그래도
   한 번은 더 보고 가요
   [살짝 웃는다]
   그래요
   (미조) 갈게요
   (선우) 택시 잡아 줄게요
   (미조) 아니요, 아니요    나오지 마세요
   - 아니, 앞에까지만 제가…    - (미조) 아니요, 불편해서 그…
   아, 그, 불편하다기보다는    혼자 가는 게 편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한숨]
   [한숨]
   [잔잔한 음악]
   [한숨]
   [냄새를 맡는다]
   [기분 좋은 숨소리]
   (미조) 향이
   치명적이긴 하다
   [휴대전화 진동음]    [기분 좋은 숨소리]
   [피식 웃는다]
   왜?
   나?
   (미조) 집이지
   뭐?
   [무전기 소리가 흘러나온다]
   [거친 숨소리]
   찬영아
   (경찰) 다 끝나셨으니까요    들어가 보셔도 됩니다
   (남자) 예
   이 정도 합의해 준 거    고마운 줄 알아, 이 여자야
   가서 와이프한테나 잘하세요
   - (남자) 아, 이게 정말!    - (여자5) 빨리 가자, 좀 가자
   (남자) 아, 별 거지 같은 게, 진짜
   [문이 탁 닫힌다]
   (경찰) 정찬영 씨
   정찬영 씨도 이제    귀가하셔도 됩니다
   (찬영) 가자
   [문이 탁 열린다]
   (미조) 우리 파출소, 경찰서
   너무 자주 간다
   친근해, 이제
   내 집 같아
   왜 그랬어
   저것들 불륜이야
   근데 네가 왜
   몰라
   화가 났어
   그러니까 네가 왜
   아니, 남이사 불륜이건 말건    네가 왜 따귀를 때려?
   네 눈에도 나랑 진석이
   저렇게 보이냐?
   [잔잔한 음악]
   더러워 보여?
   [미조의 한숨]
   내로남불
   졸라 뼈 때리는 말이야, 그렇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그러니까 찬영아
   제발
   (찬영) 근데 미조야
   난 로맨스다?
   난 시종일관 멜로라고
   그걸 누가 알아줘?
   김진석이 유부남인 게 팩트야
   오, 씨…
   [찬영의 한숨]
   [찬영의 한숨]    (찬영) 이럴 거면
   그냥 진석이 오빠랑    제대로 불륜 할 걸 그랬어
   아, 그냥 파출소에    두고 왔었어야 돼, 너
   [찬영의 웃음]
   술 냄새 난다, 너?
   한잔했지
   누구랑?
   남자랑
   야, 별일도 없을 거면서
   간 나빠지게 술은 뭐 하러 처마셔?
   [미조의 한숨]
   간만에 로맨틱했는데
   라스트가 파출소야
   넌 친구도 아니야
   [찬영의 헛웃음]
   로맨틱했다고?
   오!
   (찬영) 했어?
   집에나 가자
   (찬영) 야, 주희한테 전화하자
   (미조) 아, 전화를 왜 해
   (찬영) [웃으며] 야, 차미조, 너    가만있어 봐
   야, 몇 년 만이야, 이게?
   (미조) 뭘 새고 그래, 미친
   - 잠깐 있어 봐, 야, 있어 봐    - (미조) 야, 하지 마
   - 에헤, 잠깐만, 야, 어디 갔어    - (미조) 주희 잘 거 아니야
   - 주희…    - (미조) 아유, 진짜    [통화 연결음]
   (찬영) 야, 주희야    너 자냐, 지금?
   (미조) 어, 주희야    찬영이 잠깐 미쳤어    [찬영의 웃음]
   - (미조) 어, 자    - (주희) 아, 뭐야!
   (주희) 아, 나 빼고 한잔했지    너희들!
   - 아니야, 자, 아니야, 자    - (찬영) 너 지금 잘 때가 아니야
   [찬영이 말한다]    - (주희) 아씨, 아, 뭔데, 뭔데!    - (미조) 미안해, 잘 자
   (미조) 에이그, 진짜    자는 애를 깨워서    [찬영의 웃음]
   (미조) 아, 맞다
   나 오늘 여기 맡아 줄 선생님 만나
   어떻게 아는 사이인데?
   진석이 오빠가 소개시켜 줬어
   진석이 오빠랑    그동안 시간이 안 맞아 가지고
   (미조) 오늘이나 보네?
   언제 이렇게 작전 다! 어?
   (미현) 도주 작전을    아주 주도면밀하게 짜셨어
   우리 실장도 뽑을까?
   (미조) 차미현 씨, 같이 갈래요?
   병원 말아먹을 일 있어?
   엄마, 아빠한테 빨리 상의드려, 너
   [한숨]
   몰라
   빨리 말씀드려야겠지?
   같이 갈래?
   왜?
   혼자는 쫄리니?
   살짝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진석) 미조야, 진짜 미안한데    너 혼자 만나야겠다
   찬영이가 갑자기 보재
   분위기 살벌하다, 정말 미안
   (진석) 찬영아
   무슨 일이야?
   급한 일 있어?
   쉰 살엔 이혼할 수 있어?
   - 찬영아    - (찬영) 60살에도 괜찮아
   하기만 한다면 난 괜찮아
   [진석의 한숨]
   할 거야, 말 거야, 오빠?
   오빠 이혼하면 좋겠어?
   (찬영) 응
   못 할 거 같아
   [무거운 음악]
   늙어 죽을 때까지    못 할 거 같아, 오빠
   - (진석) 찬영아    - (찬영) 나 담배 끊었어
   오빠도 끊을 거야
   [부드러운 음악]
   차미조 원장님?
   김선우 선생님?
   [당황한 웃음]
   (미조) 누군가는 시작하고
   누군가는 끝내던
   그때
   서른아홉
   [감성적인 음악]
   [찬영의 옅은 탄성]
   (찬영) 이런 시작도 괜찮다
   [찬영의 웃음]
   (미조) 오늘 헤어진 애 맞아?
   (찬영) 야    [미조의 신음]
   (미조) 늘 삶의 저 아래
   불안함이 있어요
   입양아라는 거
   (찬영) 김선우
   - (주희) 까, 까    - (미조) 야, 야!
   (미조) 아, 내가 그…
   문자 버튼을 누른다는 게
   (미조) 그럴 일 없어
   우리한테 그럴 일 없어
   (미조) [흐느끼며] 너!
   너 내가 죽일 거야!
.서른, 아홉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