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맞선 1회
[매혹적인 음악]
[반짝이는 효과음]
음,
1시간 후면 도착할 것 같아요
네,
네, 알겠습니다
[일회용 컵이
툭 떨어진다]
(여자1)
아, 뭐야
[흥미로운 음악]
저,
괜찮으세요?
제가 통화 중이라 앞을 못 봐 가지고
제정신이 아니군
[익살스러운 효과음] (여자1) 네?
지금 뭐라고 말씀하신…
[일본어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성훈)
오해 마시죠
그쪽 분께 한
말이 아닙니다
뭐야…
(성훈)
말의 주어 좀 확실히 하시죠
오해 살 뻔하셨잖…
(태무)
이 광고 말이 돼?
상품은 하나도
픽업 안 되고
듣도 보도 못한
연예인만 대문짝만하게 넣은 게?
(성훈)
그러게요 연예인도
처음 보는 얼굴이고
(태무)
당장 이 광고 기획 누가 했는지 알아봐
(성훈)
네
[리드미컬한 음악]
[탈탈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장갑을 탁탁
벗는다]
(하리)
네, 여 부장님 아, 벌써요?
네,
지금 가요, 네
[밝은 음악]
[반짝이는 효과음]
[직원들이 킁킁거린다]
(하리)
죄송합니다
여 부장님
- (여 부장)
어, 왜 이제 와 - (계 차장) 어
고등어 배합 좀
치느라고요
(계 차장)
혼자 일해? 아유
[계 차장이 킁킁거린다]
아유,
생선 비린내
많이 나요?
전 잘 모르겠던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
이리 와 봐
(여 부장)
괜찮아, 연구원으로서
뭐,
열심히 일했다는 흔적인데 [안내 방송 알림음]
[여 부장과 하리가
살짝 웃는다] 응
(직원1)
취임식을 시작하겠사오니 모두 착석해 주십시오
- 가자고,
씁 - (하리)
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 (계 차장)
우리 신입, 혜지 씨 - (혜지) 아,
안녕하세요
[계 차장과 혜지가
살짝 웃는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계 차장) 이야
그나저나 강태무
사장
소문대로 워커홀릭이네
해외 지사에서
들어오자마자 당일로 복귀하시고
우리 사장님 완전 존잘남이라면서요?
(하리)
글쎄, 나 입사할 때는 본사에 안 계셔서 못 뵀거든
근데 잘생겨 봤자 회장님 손주잖아
[익살스러운 음악]
[강 회장과 직원2가 대화한다]
[강 회장의 웃음]
(혜지와 여 부장) - 헛소문이었네요 - 아니야, 엄청 잘생겼어
연예인 뺨친다니까
에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죠, 무슨
(직원1)
강태무 사장님의 취임사가 있겠습니다
[웅장한 음악]
[옅은 탄성]
[직원들이 연신
박수를 친다]
(혜지)
얼굴 천재네요 우리 사장님
저 사람은…
[카메라 셔터음]
[옅은 헛기침]
[강 회장이 속닥거린다] (성훈) 안녕하십니까
저는 강태무 사장님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선
비서실장 차성훈이라고 합니다
[직원들이 수군거린다]
비서실장?
지금부터 취임사를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어허, 저…
'취임식은 필요
없다고 말씀드렸는데도'
(성훈)
'굳이 이런 환영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비실용적이고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실무로 찾아뵙기를
바라며'
'조만간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계 차장)
끝났어? - (성훈) '감사합니다'
- (성훈)
'사장 강태무' - (하리) 대박이다
(성훈)
이상입니다
어허,
저놈의 자식들
(강 회장)
어허, 이런!
[강 회장의 못마땅한
헛기침]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계 차장)
화났다, 화났다
[직원들이 술렁인다] 어, 저 봐,
저 봐
대체 사장님은
어디 계신 거야?
새로운 사장님
캐릭터 심상치 않네요
[여 부장의 한숨]
[박 전무의 힘주는
신음] (남자들) 나이스…
(박 전무)
어디 가니 어디 가니, 어디 가니!
아…
(여자2)
아유 낙하산
회장 손주 때문에
스트레스받아서
그렇지, 뭐
(남자1)
아, 그러게
누가 봐도 지오푸드컴퍼니 차기 사장은 형인데
이 어린 놈의
새끼가 중간에 가로채 가지고,
그냥
그래도 저희는 박 전무님만 믿습니다
힘드실 텐데 이거
한번 보시죠
(박 전무)
뭐야 뭔데
그렇게 음흉하게 쳐다봐
(남자2)
짜잔
[흥미로운 음악]
나머지는 차 뒤
트렁크에 잘 챙겨 놨어,
형
(박 전무)
뭐야, 이게
뭐야!
[함께 웃는다]
[사람들의 놀란
숨소리] (박 전무) 들어갔어
아,
야, 진짜
아이씨,
근데 누구야, 매너 없게!
[흥미진진한 음악]
(태무)
오랜만입니다, 박 전무님
[박 전무의 헛웃음]
야,
태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강 사장
아니,
취임식은 어쩌고 여기를 다
(태무)
듣자 하니 열일하시더라고요
학교 동창,
친인척
그리고 내연녀한테까지
뒷돈 받고 협력 업체 자리를 팔지를 않나
(박 전무)
아니, 아니, 아니
어디서 유언비어를
들었나 본데
(태무)
게다가 유명하지도
않은 아이돌
조카랍시고 광고도
시키셨던데
공항에서 잘 봤습니다
아,
그게, 어?
[무거운 음악]
(태무) 회장님이 한쪽 눈 감아 주시니까
우스워 보이셨나 봐요? 우리 회사가
[침을 꼴깍 삼킨다]
[헛웃음]
(박 전무)
강 사장 응?
그게 아니라…
(태무)
제가 그동안 해외로만 돌다 보니
회사 일에 너무
무심했나 보네요
앞으로는 조금
더 신경 쓰려고요
그럼 박 전무님,
내일 뵙죠
[리드미컬한 음악]
하,
강, 강 사장
(박 전무)
아니, 강 사장
강 사장,
강, 아!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사람들의 비명]
"지오푸드"
[여 부장의 헛기침]
(여 부장)
아, 어, 오늘
신 선임 생일
겸 우리 회식은
신 선임이 좋아하는 이모네 포차로 예약했습니다
[혜지의 신난
탄성] (계 차장) 야, 얼마 만의 회식이냐
아이, 제 생일 신경 안 쓰셔도 되는데
(하리) 감사합니다
(계 차장)
그게 무슨 소리야 한 팀끼리 챙겨야지 [휴대전화 진동음]
쯧,
쏠 거지?
[하리의 웃음] (계 차장) [웃으며]
좋다
(민우)
(하리)
[작은 목소리로] 여 부장님 죄송한데요
저 오늘 회식
못 갈 것 같은데
[작은 목소리로]
왜? 무슨 일?
(여 부장)
혹시 남자?
어떻게 아셨어요?
염지 중인 고등어
눈알처럼 흐리멍덩했던 눈빛이
갑자기 초롱초롱해졌으니까
알았지
오케이,
가 봐
[익살스러운 효과음]
[살짝 웃는다]
(여 부장)
어, 그
오늘 신 선임 생파는
신 선임 빼고
우리끼리 해야겠네요
[계 차장의 놀란
숨소리] (혜지) 예?
사장님 없는 사장님
취임식에
신 선임님 없는
신 선임님 생파요?
이게,
이게 뭔 경우래요?
[잔잔한 음악] (계 차장) 아,
그러게
이 무슨 과자
봉지에 질소 빠진 소리야
[계 차장이 입소리를
낸다]
죄송합니다,
제가 다음번에는 더 크게 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리가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통화 연결음]
여보세요
하리,
하리
생일날 언니가
바빠서 놀아 주지도 못하고
우리 아기,
뭐 해?
민우가 보재서
가는 중이다
(영서)
[작은 목소리로] 안녕
민우가?
걔는 왜 생일날까지
불러 대?
그동안 메뉴 리뉴얼한다고 실컷 부려 먹었으면 됐지
부려 먹기는 일하면서 재미있었구먼
배운 것도 많고
(영서)
아유, 우리 하리
그저 민우라면
좋아 가지고
근데 걔 그런
거 안 챙기는 앤데 웬일로…
헐,
설마…
설마 뭐?
(영서)
그때 그 목걸이 진짜 네 생일 선물 아니야?
목걸이? [지하철 문이 스륵 열린다]
[안내 음성]
스크린 도어가 열립니다 [잔잔한 음악]
음…
(영서)
오!
이게 웬 여자
목걸이냐?
(하리)
손님이 흘리고 간 거 민우가 챙겨 놓은 거 아니야?
우와,
보증서까지 들어 있잖아?
[놀란 숨소리] 야, 이거 가넷인데?
(하리)
그거 내 탄생석인데
[발랄한 음악] (영서) 1월에 태어난 여자랑 사귀나?
그때 그 들이대던
외국인 있잖아 모델 말이야
걔?
민우한테 대차게 까이고
자기네 나라로
돌아갔어
(영서)
그럼 그때 그 기자인가?
민우네 레스토랑
기사 쓴다던?
꼬리 치다가 민우가
철벽 치니까 그 뒤로는 발길 끊었어
맛집 리뷰 유튜버
유튜버,
라이브로 민우한테
고백했다가
[뎅 울리는 효과음] 라이브로 까였댔지
혹시 네 생선인가?
정말?
봐 봐
아니야,
우정으로 사
주기에는 너무 비싸지?
- 그런가? - (영서) 그렇지
[부드러운 음악]
(영서)
맞네, 그 목걸이 주인공이 진짜 너였나 봐
아,
뭐, 우정으로 사 주기에는 비싸다며
음…
남사친에서 애인으로 환승하려고 플랜 짠 거면?
[안내 음성]
6호선으로 환승하실 분은
이번 역에서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태무)
취임식은 정리됐어?
(성훈)
잘 마무리했습니다
(태무)
회장님은?
[엘리베이터 도착음]
[무거운 음악]
(강 회장)
어, 미친놈
(강 회장)
취임식 오라니까 내빼고
집에서 보자니까
회사로 나오고
너 아주 내 말 안 듣기로 작정을 했지?
설마요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그랬죠
(강 회장)
귀국한 첫날부터 무슨
하루도 못 쉬니?
이놈아
네,
못 쉽니다
해결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요 [휴대전화 진동음]
아,
이건 또 누구야?
아,
박 전무 이놈은
왜 자꾸 전화질이야, 이거
[강 회장의 못마땅한
숨소리]
(강 회장)
해결할 일, 뭐?
지금까지 잘 굴러왔는데,
트집은
세상 자기만 잘났지
이제 아셨어요?
저 잘난 거
제가 한 프로젝트
중에 망한 거 하나 없는 거 아시죠?
(태무)
이번 단지 김치도 해외에서 대박 났잖아요
그래,
그래서 말인데 내가 너한테
(강 회장)
아주 중차대한 프로젝트를 맡기려고 준비해 놨다
[흥미로운 음악]
어떤 프로젝트인데요?
어…
결혼
(성훈)
설마 회장님 결혼하십니까?
나 말고
(태무)
싫어요, 제가 나이가 몇인데 벌써 결혼이에요
(강 회장)
내가 나이가 많잖아 [문이 달칵 닫힌다]
아,
손주며느리 좀 보겠다는 게
그렇게 무리한
부탁이니?
(태무)
무리죠 만나고
있는 여자도 없고
만나고 싶은 생각도
없을뿐더러
앞으로 해야 될
일도 얼마나 많은데
그래서 내가 네
선볼 자리를 쫙 뽑아 놨다
[흥미로운 음악] 네?
(강 회장)
정재계 미혼녀
중에서 고르고 골라
스무 명을 깔끔하게 리스트 업 해 놨으니까
넌 맞선만 봐,
오케이?
직접요?
어,
고생하셨겠네요
(강 회장)
그럼, 고생했지
다른 사람 시켜
봐라
증권사 지라시다
뭐다 소문 쫙 날 텐데
그러니까…
(태무) 헛고생하셨네요
저 절대 맞선 같은 거 안 봐요
아유,
이놈의 자식이 그냥 이걸 그냥
[휴대전화 알람음] (강 회장) 으이그
뭐야?
[옅은 헛기침]
어,
벌써 시간 됐네, 응?
[강 회장의 웃음]
야,
벌써 시간이…
[리모컨 조작음] [TV에서 드라마가 흘러나온다]
어유,
시작했네
보자,
보자
TV 보실 거면
집에 가서 보세요
하,
너도 내 말 안 듣는데
내가 네 말 들을
것 같냐? 이놈아
보자,
봐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옅은 한숨]
(영서)
유라랑 헤어진
지도 꽤 됐고
이제야 미련한
네 짝사랑 눈치채고
받아 주려는 거
아닐까?
에이,
설마
[문이 달칵 닫힌다] (하리) 뭐야?
왜 이렇게 깜깜해?
[부드러운 음악]
정말로 민우가…
[지하철 알림
효과음]
(영서)
이민우 님이 남사친에서 애인으로
환승,
환승하실 예정입니다
[기차 경적 효과음]
뭐 해,
얼른 달려가서 확 안아 주지 않고!
(하리)
민우야!
[무거운 음악]
[브레이크 효과음]
(여자3)
아, 뭐야, 저 여자
[익살스러운 음악] 아, 아,
진짜 짜증 나
(하리)
야, 나 때문에 망쳐서 어떡하냐?
(민우)
괜찮아, 단골이라 특별 이벤트 해 준 건데
음식값 안 받기로
했어
[살짝 웃는다] [조리기 알림음]
오
아무튼 미안하다,
바쁜데 나
갈게
(민우)
어, 잠깐만
생일 축하한다,
신하리
[쓸쓸한 음악]
(민우)
생일 축하한다, 신하리
네가 좋아하는
가수 공연 티켓
어렵게 구한 거니까 영서랑 가지 말고 남자랑 가라, 꼭
알았어
[살짝 웃는다]
가 봐
[옅은 한숨]
쳇,
내가 진짜 뭘 좋아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강 회장)
잘한다
한국 와서 첫
번째 식사로
즉석 음식이나
먹고
한식,
중식, 양식 못 하는 게 없는데
빨리 결혼해서
와이프랑 둘이 따뜻한 집밥 해 먹으면
얼마나 보기 좋겠어
집밥 해 먹으려고 결혼할 생각 없거든요
(강 회장)
미국에 아주
처자들이 예쁘다던데
넌 그 연애도
한 번 안 했냐?
나 개방적이야
[식기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그럴 시간이 어디 있어요?
일하기도 빠듯한데
(강 회장)
그래서 내가
너 선볼 스케줄
쫙 뽑아 놨잖냐,
그러니까…
선 안 본다니까요,
네?
[강 회장의 한숨]
너희 둘이 사귀냐?
[익살스러운 음악]
(함께)
네?
그렇잖아
일 핑계로 내내
붙어 다니고
사장님은 몰라도
전 절대 아닙니다
(성훈)
뭐, 혹시나 그렇다 하더라도
사장님은 제 취향
아니고요
(강 회장)
그래? 취향이 아니야?
[웃음] (태무) 야,
내가 왜? 어디가 어때서?
(강 회장)
아, 됐어, 됐어 아니면 됐고
너는 그,
선보기 싫어하는 이유가 대체 뭐야?
[옅은 한숨]
[휴대전화 알람음]
뭐야?
이런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드라마나 보세요
뭐 또 보라고
알람 울리네
혈압 약 먹으란다
[익살스러운 음악] (강 회장) 내가 너
때문에 요새 혈압이 올라서
아주 약을 달고
살아, 이 사람아
그게 왜 제 탓입니까? 집안 내력인데
제가 고혈압 생기면 그게 할아버지 탓이죠
너,
인마!
아,
아, 아야야야
[신나는 기타
연주] (남자3) ♪ 소리쳐 부르지만 ♪
♪ 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 ♪
[사람들이 환호한다]
(중해)
자, 많이 먹어
많이들 먹어
- (남자4)
자 - (여자4)
건배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오븐 알림음] [숨을 하 내뱉는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남자3)
회장님 과자
좀 퍼 갈게요
퍼 가
- (하리)
엄마! - (미모) 아유, 왜, 깜짝이야
이렇게 대충 묻히면 치킨이 덜 바삭하다고
내가 몇 번 말했어
귀찮아도 여러
번 텀블링하라고 내가 했잖아
아,
지금 텀블링하고 있구먼
(하리)
대충대충 할 거면
간판을 내리든가
해야지, 아휴
[옅은 한숨] (남자3) 야,
그래서 같은
치킨이라도
하리가 만들면 더 맛있었나 보네, 역시
(중해)
아, 그럼
괜히, 괜히 대기업이겠어
손맛이 달라요
아니,
오늘따라 유난히 왜 저렇게 성질이야, 성질은
[중해의 어색한
웃음] (중해) 이해해요
오늘 생일인데
일시키면 기분 좋겠어요?
(미모)
아, 웬 유세야
스무 시간 동안 진통해서 낳은 건 나구먼
텀블링,
텀블링, 텀블링, 텀블링 [미모가 닭을 주물럭거린다]
텀블링,
텀블링
[한숨]
회장님 괜찮으시겠죠?
(의사)
예, 저, 혈압이 조금 오르시기는 했는데
큰 문제 될 거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문제 될 게 없기는
(강 회장)
아, 지난번에 나 폐도 안 좋고, 뭐
콩팥도 안 좋고 십이지장도 안 좋다며 [익살스러운 효과음]
네?
제가요?
[익살스러운 음악] 박사님
(의사)
아, 예, 그랬죠 예, 기억납니다
연세가 연세이니만큼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고 그렇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받으면
안 된다며
(의사)
맞습니다
주변에서도 각별히 신경 써 주셔야 될 겁니다
들었냐?
멀쩡하신 거 같은데 엄살 그만 피우고 일어나시죠
너…
정말 너 때문에 나 죽는 꼴 봐야 되겠니? 이놈아
내가 오…
오신 김에 건강
검진이나 받고 퇴원하시든가요
저 갑니다
[잔잔한 음악]
[옅은 한숨]
[한숨]
(하리)
아휴 단체
손님이 오면 뭐 해
지인 찬스로 할인에 공짜 과자만 축내고
아휴
[포스 조작음]
아니,
쟤 오늘 하루 종일 왜 저렇게 구시렁거려?
(미모)
야, 하리야
너는 오늘 같은
날
뭐,
이렇게 생파 해 주는 애인도 하나 없냐?
(남자5)
아니, 내가 그쪽 가게에 뭘 얼마나 놨다고
[남자5가 언성을 높인다] - 뭔 소리야? - (하리)
뭐야?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하민) 내가 봤다니까요 이거
아저씨 거잖아요!
(남자5)
아, 참
젊은 친구가 목소리가 크네!
- 크다! - (남자5) 어? [하리가 하민을 말린다]
(미모)
왜, 뭐, 뭐, 왜? [하민이 쓰레기통을
쾅 놓는다]
(하민)
아, 음식물 쓰레기통이 우리 가게 앞에 있냐고요
아니,
가게 앞에 손님 차가 와 가지고
(남자5)
내가 잠깐 밀어 넣은 거 아니야 [하리의 당황한 탄성]
[익살스러운 음악] 틈만 나면 우리 가게 앞에 밀어 넣고 가는 거 알거든요
(남자5)
아니, 봤어? 어? 봤냐고
(미모)
그걸 뭘 봐야지 알아요!
맨날 생선 가시
나오는 거
우리 생선 취급
안 해요 우리 여기 치킨집
- 어 - (미모) 가져가요
저희도 생선은
없어요
저기 쓰여 있구먼 '생선, 건어물,
고등어'
(미모)
'참치, 연어, 도미' 가져가요
(중해)
아이고, 여보
이웃끼리 얼굴
붉히지 말고 좋게 말로 풀어요
아,
얼굴 안 붉히려고 이러는 거예요
(하민)
아, 빨리 가져가요! [남자5의 놀란 숨소리]
아나,
이거 새 옷인데 해외 직구, 이거
(남자5)
갖다 버려 너희들이 버리든지 말든지
아니,
이걸 왜 애한테 밀어요!
[남자5의 신음] [하리 가족의
놀란 탄성]
[놀란 숨소리] [남자5의 아파하는
신음]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머,
먼저 잘못하셨잖아요
(미모)
들어와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중해의 헛기침]
(중해)
아이고, 애꿎은 옆집 간판까지 망가뜨리고
아휴,
미안해서 어째
하여간 신씨 집안
사람들 성질머리하고는
(미모)
아니, 하민이 쌈박질하는 것도 모자라서
너는 왜 나서,
나서기는
성격은 엄마 닮아서
그런 거다, 뭐
- 에? - (하민) 그러게
괜히 신씨 탓은
왜 해
뭐?
(미모)
아주 이것들이 이럴 때만 쿵짝이 맞아, 아주
어디서 말대꾸 따박따박 하고 있어, 어디서
엄마 닮아서 그런
거잖아
내 생일인데 [테이블을 쿵 내려친다]
왜 때려?
(미모)
그놈의 생일 타령!
[스위치 조작음] [깊은 한숨]
아침에 미역국 끓여 줬으면 됐잖아!
당신 깜빡하고
미역국 안 끓였어요
잠자코 있어요
[차분한 음악]
[한숨]
(민우)
생일 축하한다, 신하리
네가 좋아하는
가수 공연 티켓
어렵게 구한 거니까 영서랑 가지 말고 남자랑 가라, 꼭
[한숨]
[다이어리를 탁
덮는다]
[혀를 쯧 찬다]
[풀벌레 울음]
(강 회장)
알았다, 알았다고
[통화 종료음] (태무) 안녕히 주무셨어요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방금 박 전무한테
전화 왔었다
상황 다 아셨겠네요
박 전무 자르겠습니다
뭬야?
누구 마음대로?
입찰로 뽑을 협력
업체를 지인들로 선정했습니다
흠,
그래도 전임 박 사장 밑에서
회사 일 잘 도왔다
공장 부지로 매입한
땅에 전원주택 짓고
(태무)
사적인 집안 행사에 직원들까지 동원했고요
그냥 뒀다가는 또 뒤통수칠 사람입니다
어허,
참…
박 전무,
개국 공신이자
내 오랜 벗인
상구 놈 아들이다
(강 회장)
먼저 가면서 아들 부탁하고 떠났는데
내보내고 회장님
선에서 챙겨 주시면 되잖아요
(강 회장)
아이참
그럼 말이야 너도 내 부탁 하나 들어줘
선봐
[한숨]
할아버지,
그건…
잔말 말고 봐
(강 회장)
너 죽은 친구하고 약속도 깨는 마당에
너도 그 정도는 나한테 양보를 해야지
[옅은 한숨]
알았어요,
볼게요, 선
[밝은 음악] 너 정말이지? 진짜지?
어,
안성댁, 들었죠?
- (안성댁)
네 - (강
회장) 증인이야, 어?
[강 회장의 웃음] (강 회장) 그래
신하리,
씨
괜히 성질은 왜
부려 가지고
잠깐만,
그럼 도합 80인데
[익살스러운 음악] 내 쥐꼬리만 한 월급에서
적금,
회사 대출 상환금
용돈 몇 푼 빼면 내가 지금 몇만 원 남는데
80을 어디에서
구하냐고 어디에서…
[괴로운 숨소리]
[하리의 한숨]
(계 차장)
들었어, 들었어? [하리의 놀란 숨소리]
어?
이거 나만 들은 거지? 모르는 거지?
내 말 듣고 침착해야
돼
박 전무님
잘렸대
- 네? - (여 부장) 잘못
들은 거 아니야?
회장님 직속 라인이
잘렸다고?
아니,
대체 왜 잘렸대요?
협력 업체 선정을 뒷돈 받고 했다나 봐
(여 부장)
강태무 사장 아주 칼 같다더니 바로 자르네?
응,
그러니까
생각보다 침착하네? [휴대전화 진동음]
어,
영서야
[영서의 웃음]
(영서)
그러니까 남의
이벤트만 망치고
김칫국 사발로
들이켜다 사고 제대로 친 거네,
신하리
야,
그건 네 탓도 있거든 괜한 소리는 해 가지고
[휴대전화 진동음]
(하리)
'생물학적 친부'는 또 뭐야?
아버지랑 또 싸웠어?
(영서)
아휴, 언제는 사이좋았니?
왜 전화했지?
이 시간에
[흥미로운 음악]
[영서의 헛웃음]
오늘 볼 선을 오늘 통보하는 게 말이 되냐?
(하리)
근데 그것보다 지난번에 신내림 코스프레로
선 자리 다 끊어 놓은 줄 알았더니만
아직도 들어오냐,
선 자리가?
생각 외로 소문이
덜 퍼졌나 봐
아,
진짜 [벽을
퍽 찬다]
[영서의 짜증
난 괴성]
(하리)
같이 가
(하리)
그래서 이번에는 어딘데?
동성그룹?
대민,
대민그룹?
아,
몰라, 물어보지도 않았어
아이,
진짜 일 때문에
바빠 죽겠는데
밤새 야근하느라고 팔자 주름 키우는 것보다는
재벌가 선 자리가 훨씬 영양가가 있지 않…
아니요
(영서)
난 절대 정략결혼
안 할 거야
운명적으로 만나서 사랑으로 결혼할 거야
배가 불러 터져
가지고 운명 같은 소리 하고 있고
[함께 웃는다]
(영서)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도 네가
좀 도와줘야겠다
야,
취직과 동시에 은퇴한다고 했지?
(하리)
됐거든?
(영서)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맞선 시장에서
은퇴할 수 있게
그,
신들린 연기
그거 딱,
딱 한 번만 더 해 줘, 어?
[잔잔한 음악]
[하리의 옅은
기침]
많이 긴장되시나
봐요 말 한마디 안 하시고
[콜록거린다]
왜,
왜 그래요? 영서 씨
(하리)
[힘겨워하며] 안 돼, 안 돼
(남자6)
영서 씨 괜찮아요?
영서 씨 [하리의 거친 숨소리]
(하리)
으아! 쯧
[고풍스러운 음악]
[방울 소리 효과음] 감히 이 자리가 어떤 자리라고
[당황한 신음]
장군신을 모시는
귀한 몸에게 어찌
너 같은 인간쓰레기
같은 놈이
아,
무슨 장군신은…
(남자6)
아, 뭐야, 뭐예요? 그거는
[하리가 중얼거린다] 아, 뭐 하는 거예요?
진짜
- 아,
왜 이래요 - (하리) 가만있거라
죽고 싶지 않으면
가만있거라
뭔 짓을 하고
다녔길래 [남자6의 괴로운 신음]
원혼 가득한 처녀
귀신이 붙었을꼬
[음산한 음악]
[비명 효과음]
[놀란 숨소리]
귀신 나만…
[익살스러운 효과음] [하리의 웃음]
(하리)
대풍그룹 장남 검색하니까
엄청 바람둥이라길래 [밝은 음악]
처녀 귀신 설정
넣어 본 건데 어찌나 기겁을 하던지
[웃음]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번에도 부탁
좀 할게, 응?
됐어,
네가 알아서 해
아,
내가 연기력에 한계가 있잖냐
[애교 섞인 말투로]
좀 도와줘
싫어,
더 이상 얼굴 팔고 다니는 것도 부담스럽고
알바비 줄게
뭐?
오늘 저녁 7시?
(성훈)
네, 임페리얼 호텔 커피숍
맞선 볼 상대는 마린그룹 진영서 씨라고 합니다
오늘 스케줄 꽉
차 있잖아 안 된다 그래
[유쾌한 음악] (영상 속 강 회장) 너 스케줄 꽉 차서
안 된단 말 하지
말고
성훈이 네가 알아서
빼
너 그런 거 하라고 돈 많이 주는 거야, 이놈아
(성훈)
라고 하셔서 제가 스케줄 다 뺐습니다
이래서 해외 지사에 있을 때가 편했는데
부디 맞선 리스트
업 10위권 내에서
결혼 상대를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또 왜?
11위는 일본,
17위는 스위스던데
그곳까지 맞선
보러 다녀오실 수 있겠습니까?
뭐?
(성훈)
아니면 회장님 바람대로 빨리 결혼하시든가요
그럼 저도 스케줄
빼느라 골머리 썩을 일 없고
사장님 싫어하시는 시간 낭비도 안 하…
답답해서 하는
소리입니다 답답해서
[의미심장한 음악] 아니, 뭐,
회장님 뜻 이해되는 부분도 있고요
아니야,
좋은 생각 같아서 그래
결혼이라…
[엘리베이터 도착음]
안녕하세요
(영서)
이번에 마린뷰티 신제품을
센 언니 콘셉트로 화보 촬영 할 거거든
여기서 맞선 자리에 입고 갈 옷 골라 봐
(하리)
오
[리드미컬한 음악] 오케이
(영서)
이런 레이스로 기선을 제압하는 거야
(하리)
오
(영서)
아니면 이런
포인트 되는 가죽 벨트?
(하리)
세, 세, 세
(영서)
이걸로 가자
(하리와 영서)
하!
노출이 너무 없나?
응,
그럼 빨리 다른 걸로
[못마땅한 숨소리] (영서와 하리) 놉
(영서)
이거?
(하리)
야, 너 일부러 이러지?
[픽 웃는다] 야, 그거 진짜 아니다
(하리)
추워
(영서)
그게 콘셉트야 미친년 같고 좋잖아
난 당신과
(하리)
결혼하지 않겠습니다
(영서)
앙큼 폭스 같은데?
(하리)
어흥
(영서)
브라보! 완벽해
아유,
예뻐
(하리)
연극은 시작됐고
멋지게 연기해
보자, 신하리
아니,
지금부터는 진영서지
진영서
(태무)
진영서 씨?
네
[매혹적인 음악]
(하리)
뭐야, 왜 이렇게 잘생겼어?
쩌는데?
진영서 씨 맞죠?
네
앉으시죠
(하리)
오 감상 타임
좀 갖고 싶…
지만 빨리 끝내야겠지?
응
초장부터 싸가지
없게 나가 볼까? [옅은 헛기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전 그쪽이 누군지도 모르고 나왔네요?
성함이?
(태무)
강태무라고 합니다
(하리)
뭐요? 강, 뭐요?
(태무와 하리)
강태무
웁스,
음음
[하리가 픽 웃는다]
강태무
"지오푸드"
[무거운 음악] (하리) 강태무?
우리 회사 사장
강태무?
[옅은 한숨]
[먹먹한 효과음] (태무) 진영서 씨?
- (태무)
진영서 씨 - (하리) 네?
어디 안 좋습니까?
아니요,
아니요
저 잠깐 화장실
좀
[하리의 떨리는
숨소리]
(하리)
아유, 씨…
저기,
화장실이 어디에 있죠?
(하리)
영서야, 진영서 전화받아, 제발
[안내 음성]
삐 소리 이후 음성 사서함으로…
진영서,
이 미친년 [통화 종료음]
이건 말이 안
돼
그래
도망가자,
도망가면 되잖아
[흥미로운 음악]
[점원이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하리)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고
돈
80이 걸려 있는데
할 수 있어,
신하리
아니,
진영서
(태무)
드시죠
(하리)
네
[하리의 한숨]
(하리)
긴장하지 마
어차피 저 사람은
날 자기 회사 직원 신하리가 아니라
마린그룹 진영서로
알잖아
[영어]
음, 너무 덥네
[한국어]
실내가 좀 덥네요? [매혹적인 음악]
(하리)
흥, 지나친 노출을 좋아하는 남자는 없지
안 춥습니까?
춥긴요?
딱 좋은데요
제가 좀 몸이
뜨거운 편이라서
팔에 닭살이 쫙
돋아 있습니다만
[익살스러운 효과음] (하리) 말렸다
아,
제가 원래 좀 닭살이 심해요
(하리)
그럼 바로 다음 단계로
[쿵] [영어] 오,
죄송해요
[한국어]
아이고, 베이비, 놀랐쪄?
쿵 했쪄?
어, 괜찮아, 괜찮아
너도 놀랐쪄?
아이고, 베이비
[힘주는 탄성]
[쪽] (하리) 명품에 환장한
여자
어때?
완전 깨…
[익살스러운 음악]
뭐 하세요?
아,
죄송합니다
일 때문에 연락이
와서
뭐라고 하셨죠?
(하리)
흥, 안 되겠다 최후의 일격
섭섭해요
- 예? - (하리) 속상해
(하리)
이런 식으로 저한테 관심 없으시면요
사만다 앤드 레이첼 굉장히 섭섭해해요
사만다랑 레이첼이요?
네
[흥미로운 음악]
왼쪽이 사만다 오른쪽이 레이첼이에요
거금 천만 원씩
들인 애들이랍니다
[소 울음 효과음] 하이
(하리)
이런 또라이는 처음이지?
[픽 웃는다]
[태무가 콜록거린다] [하리의 웃음]
주책맞게 제가 별 얘기를 다 해요, 그렇죠?
[웃음]
아,
정말 [태무가
픽 웃는다]
아니요
위선 떨면서 거짓말하는
것보다는
시원시원해서 좋네요,
진영서 씨
[흥미로운 음악] (하리) 뭐야?
네?
(하리)
왜 저렇게 긍정적이야?
안 되겠다
이쯤에서 핵폭탄을
날리는 수밖에
[고양이 울음
효과음] [고양이 울음소리를 낸다]
(하리)
진짜요?
진짜로 제가 마음에
드세요?
뭐야,
그럼 우리
룸 잡을까요? [매혹적인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픽 웃는다]
룸이요?
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고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하리)
어때?
맞선 본 첫날 룸 잡자고 하는데 좋다고 할 리가
(하리)
[울먹이며] 없는데…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색한 웃음]
- 가시죠 - (하리) 네
네…
[매혹적인 음악] (하리) 뭐야
이대로 방으로
끌려가면…
[폭죽 터지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돈이고 나발이고 튀자
(하리)
어머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리의 아파하는
신음] (여자5) 가기는 어딜 가
왜 이러세요?
왜 이러기는? 너 내가 누군지 모르지?
잠깐만,
이거 좀 놓으시고…
누구신데요?
나 민식 씨 여친이다
민식 씨가 누구인데요?
왜 이러십니까?
놓고 말로 하시죠
[애처로운 숨소리]
(하리)
이 여자가 미쳤나 봐요
한 시간 전에
민식 씨랑 여기서 룸 잡고 놀더니
그새 또 딴 놈이랑
룸 잡았냐?
(여자5)
완전 쓰레기네
(하리)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
저 민식이란 사람
모른다니까요
쌩까시겠다?
(여자5)
너 맞잖아
[익살스러운 음악] [하리의 당황한 숨소리]
(하리)
이게 왜…
아니,
비슷하긴…
[하리의 당황한
웃음] 비슷하기는 한데
죄송한데요 긴 머리는 클래식이고요
이 옷은요
이번 시즌 완전
핫한 신상이라 많이들 입는 거고
아무튼 저 아니라고요
뚫린 입이라고
잘도 지껄이네
하,
이게 진짜
[하리의 겁먹은
숨소리]
[잔잔한 음악] (태무) 이럴 게 아니라
남자 친구분 단속부터
하시죠
양다리는 이 여자분
혼자만 걸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가시죠
(여자5)
저것들이 진짜, 씨
[통화 연결음]
어디야?
차 실장 나
지금 나왔어
그래
[통화 종료음]
(하리)
뭐야
졸지에 양다리
걸친 미친년 됐잖아 [흥미로운 음악]
이게 무슨 개망신…
아니지,
오히려 잘됐잖아
(하리)
하! 양다리
날 뭘로 보고
양다리래, 쳇
오해란 말입니까?
네,
양다리, 하
저 걸친 적 없어요
(하리)
세 다리, 네 다리 문어 다리라면 모를까
뭐라고요?
제가 남자를 엄청 많이 좋아하거든요
솔직한 거 좋아한다고
하셨어도 이건 조금 심했다,
그렇죠?
(여자5)
야!
너 거기 안 서!
[리드미컬한 음악] 더 험한 꼴 당하기 전에
저 먼저 가 보도록
할게요
바이
아,
저…
[하리의 놀란
탄성] [타이어 마찰음]
(하리)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여자5)
거기 안 서? 이 씨발, 야!
[어이없는 숨소리]
[한숨]
(성훈)
사장님
그만 출발하지
진영서 씨 바래다주신다면서요
그분은 어디…
- 저기 가고
있잖아 - (성훈) 네?
(여자5)
야, 이 씨발 개같은 년아!
[타이어 마찰음] [당황한 숨소리]
(성훈)
아니, 그러니까
바람피우다 걸려서 도망친 거라고요?
(태무)
응 남자를
아주 많이 좋아해서
기본이 세 다리 네 다리, 문어 다리라던데
하,
정말 최악이네요
(태무)
또 뭐라더라?
사만다,
레이첼?
- 그건 또 무슨… - (태무) 그런 게
있어
괜히 시간 낭비만
하셨네요
글쎄
[휴대전화 진동음]
네
방금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벌써 헤어졌다고?
보아하니 텄구먼
알았다,
차 실장이나 좀 바꿔 봐
다음 맞선 스케줄
논의하게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뭐야?
너 이제 약속
어기고 맞선 안 보겠다 이거지?
아니요
오늘 맞선 본
진영서 씨랑
결혼하겠습니다
[타이어 마찰음]
야,
너, 뭐?
[자동차 경적] [의미심장한 음악]
[옅은 한숨]
어떻게 너희 회사
사장이
맞선 자리에 나올
수가 있지?
[영서의 멋쩍은
웃음]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하리)
어떻게 되긴
[침을 꼴깍 삼킨다]
[반짝이는 효과음] [픽 웃는다]
그냥 임무 수행했지롱 [웃음]
뭐야
남자들이 싫어할
만한 캐릭터 다 갈아 넣었으니까
다시 연락 올
일 없을 거야
그런 당황스러운
상황에도 임무를 완수해 주셔서
(영서)
정말 고맙습니다, 친구
[입소리를 꼴꼴
낸다] (하리) 네 죄를 네가 알렷다
암요,
암요, 진짜 장하다 [캔을 탁 내려놓는다]
(영서)
고생했으니까 이 언니가 2차까지 쏜다
가자
[애교 섞인 말투로]
잉, 고마워
[애절한 반주가
흘러나온다] ♪ 그 사람 나만 볼…
♪
[반주가 뚝 멈춘다]
[마이크가 삐
울린다] 야!
(영서)
너 왜 자꾸 내 노래 끊어?
분위기 처지잖아
스트레스 풀고
가자더니 너 때문에 지금 더 쌓이고
있거든
(영서)
발라드가 스트레스가
더 풀려요
이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흥겨운 반주가
흘러나온다]
아,
나 안 해
(함께)
원, 투, 쓰리, 포
♪ 전해 주고
싶어 슬픈 시간이 ♪
♪ 다 흩어진
후에야 들리지만 ♪
♪ 눈을 감고
느껴 봐 ♪
♪ 움직이는 마음
♪
(하리)
♪ 너를 향한 내 눈빛을 ♪
(함께)
♪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
[추임새]
[휴대전화 진동음] (하리) ♪ 그려 왔던 헤매임의 끝 ♪
[하리가 연신
노래를 부른다] 어? 아빠네
맞선 때문에 전화하셨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네,
아빠
♪ 예!
♪
[가쁜 숨소리]
[축하 음성이
흘러나온다] 백 점? 백 점, 백 점!
와,
백 점!
백 점,
와!
백 점! [문이 달칵 열린다]
(하리)
영서야, 나 백 점이라고!
백 점,
백 점
[신난 탄성]
(영서)
신하리
뭔 짓을 한 거야?
뭔 짓을 하기는
열과 성의를 다해서
불렀지
[신난 탄성]
그게 아니라!
(영서)
맞선 나가서 뭔 짓을 했길래
강태무 사장이 결혼하자 그러냐고!
어?
결혼하겠대, 너랑? [경건한 음악]
(영서)
내가 아니라 너지
맞선 보러 간
거 너잖아
어떻게 된 건지
말해 봐
제발!
야!
어?
(성훈)
정말 오늘 선본 진영서 씨랑 결혼하실 겁니까?
(태무)
그래, 대체 몇 번을 물어
(성훈)
도무지 믿기지가
않아 그럽니다
양다…
문어 다리 걸치는 그런 여자랑 결혼이라니요
결혼 전 남자관계가
문제가 되나?
결혼해서도 문제가 많을 것 같아 그럽니다
아니,
아까 얼핏 보니까 보통 아니던데
보통 아니지,
마린이잖아
할아버지 말씀대로 나한테 든든한 배경이 돼 줄 텐데
놓칠 이유가 있을까?
그래도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이랑…
사랑?
사랑이 뭔데?
사랑이야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막 벅차오르는…
실체도 없는 감정에
연연하기 싫어
맞선 따위에 시간 뺏기는 건 더 싫고
게다가 진영서
씨
꽤 마음에 들어,
시원시원한 게
[풀벌레 울음]
잘 좀 접어 봐요 자꾸 불량 내지 말고
[익살스러운 음악]
불량 나 아니에요 하민이 이놈이에요
아,
왜 이러세요 저 접는 건 잘하거든요
(하민)
초딩 때 축구도
하다 접었지
중딩 때 아이돌
된다 그랬다 그 꿈도 접었지
고딩 때 이후로는
공부도 접었지
(미모)
자랑이다, 이놈아
[문이 탁 여닫힌다]
[하리의 재촉하는
숨소리]
[하리의 힘주는
숨소리] (중해) 어
옆집 병원비랑
간판비 줬다며?
돈이 어디서 나서?
아,
그, 회사에서 보너스가 좀 나왔어
새로 낙하산 사장
내려와서 회사 분위기 뒤숭숭하다더니
(미모)
뭐야 오자마자
보너스도 주고
낙하산 사장 멋지네
[어색한 웃음] 창업주 손주라며?
[익살스러운 음악] 얼굴 봤어? 어때?
몰라
잘생겼어?
몰라
그걸 나한테 왜
물어 나한테 묻지 마
(하리)
참 나, 참
(미모)
아, 왜 성질은 내고 지랄이야, 저년이
[문이 달칵 여닫힌다] 자기한테 묻지 누구한테 물어봐, 쯧
박스 접기 싫어서
액션 까기는
아,
빨리 와라, 신하리!
(중해)
피곤할 텐데 쉬라 해
박스는 아빠가 두 배로 열심히 접을게
세 배로 접으세요
(중해)
세 배
[빨리 감기 효과음]
[깊은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영서)
친구야
너 때문에 나 지금 호텔로 피신 와 있다
(하리)
호텔은 왜?
(영서)
그쪽에서 나랑
결혼하겠다니까
우리 집 노친네 당장 상견례 날짜 잡을 태세잖아
그래서 튀었지
어쩔 거야?
네가 친 사고
네가 책임져
야,
뭔 내 책임…
그 정도 진상
연기에도 결혼하자고 매달리는 거면
백 퍼 너희 집안
보고 달려드는 거야
(영서)
아, 그런가?
하여튼 있는 놈들이
더해
우리 집보다 재계
순위도 높으면서 [물병 뚜껑을 탁 깐다]
아,
그러게 내가 신내림 콘셉트로 가자니까
신내림 콘셉트로
작두를 탔어도
결혼하자는 얘기
나왔다에
내 오른쪽 손목과 마이너스 통장을 건다 [영서가 칭얼거린다]
(영서)
그래서 나 이제 어떡해!
가출이라도 할까?
머리 밀고 절이라도
들어가?
강태무 사장 만나서 솔직하게 얘기해
네가 결혼하자는
여자 진영서 아니다
맞선 봐서 결혼하고
싶지 않아서 대타로 사람 내보낸 거다
아이씨,
우리 집 노친네 가만 안 있을 텐데
(하리)
그래도 결혼하자는 얘기는 쏙 들어갈 거 아니야
차라리 전화위복이라 생각해라
근데 나 회사에서
강태무 사장 마주치는 거 아니겠지?
와,
나 생각만 해도 소름 끼쳐
(영서)
야, 야
사장이랑 일개 직원이
회사에서 마주칠
확률 거의 없거든?
- (영서)
걱정 마 - 그런가?
[발랄한 음악]
[출입기 작동음] (계 차장) 어,
잠깐만요, 잠깐만요
어,
어, 어
[하리의 다급한
숨소리]
(하리)
예, 저도
[엘리베이터 문이
탁 닫힌다] 아, 아, 아이
계 차장님 자기보다
늦으면 엄청 갈구는데,
아…
[엘리베이터 도착음]
어?
어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하리의 당황한
숨소리]
(강 회장)
타세요, 아가씨
(하리)
네?
아…
텅텅 비었으니까
타시라고요
[하리의 어색한
웃음]
탈 겁니까, 말 겁니까?
그게,
그, 저…
[흥미로운 음악]
(하리)
일개 직원이랑 사장이 마주칠 확률이
거의 없기는 개뿔
(성훈)
어쩐 일로 아침부터 회사에 나오셨어요? 회장님
내 회사 내 마음대로
못 나오냐?
(강 회장)
엊저녁에 이
녀석이 폭탄선언 해 놓고
후토크가 없어서
따라나섰다
후토크 뭐요?
어제 얘기한 게
다라니까요?
그럼 정말 결혼하겠다
그거냐?
(성훈)
회장님 그
얘기는 가서 하시죠
[강 회장의 헛기침]
[엘리베이터 도착음] [안내 음성] 10층입니다
(태무)
이봐요 [긴장되는
음악]
신하리 씨
(하리)
뭐야? 날 왜 불러?
아니,
아니, 아니, 그것보다
내 이름은 어떻게
알고?
예?
사원증 떨어졌습니다
아,
사원증이 왜 거기…
[익살스러운 효과음]
(하리)
주시면…
아,
감사합니다
[안내 음성]
문이 닫힙니다
신하리?
[흥미로운 음악]
(강 회장)
너 진짜 진영서
양이랑 결혼할 거냐?
신하리
신하리?
신하리
(태무)
맞네
(강 회장)
뭐가 맞아, 맞기는?
아까 그 직원이요
인생 생선 기획안
낸 직원이잖아요
아,
그래?
(성훈)
아, 그, 사장님이 아이디어 좋다고 칭찬했던 직원이죠?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이 나더라고
그때 기획력 괜찮다
했는데
인생 생선 외에도
왜…
(강 회장)
일 얘기 스톱, 스톱
대체 무슨 꿍꿍이야?
꿍꿍이라니요?
선보는 것도 시간이 아깝다고 투덜대는 놈이
선보자마자 결혼을
하겠다는 속내가 뭐냐고?
그렇게 원하시는
손주며느리 보게 해 드리려고요
정말이냐?
진영서 양도 너하고 결혼할 생각이 있대?
[유쾌한 음악]
어떻게 생각하세요?
뭐가?
이 얼굴과 몸매
그리고 몸에 밴
매너와 흠잡을 데 없는 성격까지
절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럼,
누가 마다해 [무거운 효과음]
우리 잘난 손주를,
어?
[강 회장의 웃음] (강 회장) 이놈아
[웃음]
누가 마다해
[강 회장의 웃음]
아,
이 녀석, 이거
(강 회장)
진영서 양이 그렇게 괜찮더냐?
(성훈)
글쎄요 전
제대로 못 봐서요, 회장님
(강 회장)
음 [강 회장의
웃음]
어린 나이에 부모
먼저 보내고
난 바쁘다는 핑계로
할아비 노릇도
못 했는데
[차분한 음악] 얼른 제 가족 만들어서
따뜻하게 보듬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너한테도 하는
소리야, 이 녀석아
여자 친구 안
만들 거냐?
그 녀석 따라
일만 하지 말고
얼른 애인 만들어서 데리고 와, 응?
[강 회장의 웃음]
그래
(영서)
사장이랑 마주쳤다고?
그것도 엘베에서?
그래,
내가 얼마나 쫄렸다고
그러니까 네가
빨리 강태무 사장 만나서 이 상황 정리해
아,
알았어, 알았어, 걱정 마
어
[통화 종료음] 심란하다, 심란해
[영서의 놀란
탄성]
- (영서)
괜찮니? - (여자6) 어머
(여자6)
엄마가 까불지
말라 그랬지
어유,
죄송해서 어떡해요
[아이의 울음]
꼬맹이
이런 거 들고 뛰어다니면 돼요, 안
돼요?
(영서)
안 되지?
다음부터 안 그러겠다고
약속하면 누나가 마술 보여 줄게
약속
[영서가 살짝
웃는다]
봐 봐
[밝은 음악]
짜잔!
이게 뭐게?
똥? [익살스러운 효과음]
똥?
(영서)
아니, 이게 어딜 봐서 똥이야, 꽃인데
이렇게 꽃봉오리
있고 이렇게 삭삭 이파리…
아무튼 누나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거 들고
뛰어다니면 안 돼
뛰다가 누가 다칠
수도 있고
수억 나가는 옷값을 물어내야 될 수도 있거든
- 알겠지? - (아이) 네
(영서)
그래 [영서가
살짝 웃는다]
저, 세탁비라도 드릴게요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뭐,
제가 한 낙서가 더 많은데요, 뭐
여기요
(영서)
안녕
아,
맞다, 차 키랑 지갑
(영서)
아유
[성훈과 영서의
놀란 숨소리]
어,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부드러운 음악]
(영서)
오 마이 갓
존나 잘생겼잖아?
뭐야,
이 완벽한 비주얼은?
찾았다,
내 사랑
(영서)
아, 네, 죄송합니다
(성훈)
아닙니다
아!
격하게 묻고 싶다
연락처
[휴대전화 진동음]
누구지?
(영서)
여보세요?
어?
만나재? 강태무 사장이?
그래,
방금 전화 왔다니까
잘됐네,
나가서 사실대로
얘기하면 되겠네
네가 대신 나가
주면 안 될까? 친구야
어머,
얘가 미쳤나 봐
나 중요한 미팅
있단 말이야
야,
그렇다고 나더러
나가라고? 됐어
들키면 어쩌라고
들키기는 왜 들켜
그냥 네가 나가서 난 그쪽 싫다, 결혼
못 한다
딱 잘라 거절하고 오면 되잖아, 어?
아,
됐고
미팅 시간을 바꾸든
강태무 사장이랑 약속 시간을 바꾸든
네가 알아서 해
[영서의 한숨]
나 여기 흉터
(영서)
이거 기억하지? [잔잔한 음악]
민우 쫓아다니던
그 여우 같은 년
대신 혼구녕 내
주려고 갔다가
넘어져 가지고 돌에 찍혀서 생긴 거
기억하지
피가 어찌나 철철
흘렀던지
한동안 네 별명이 한남동 피 분수 대가리가 됐었…
는데…
[영서의 조르는
탄성]
- 아… - (영서) 아!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하리가 다리를 달달 떤다]
[깊은 한숨]
아,
왜 하필 여기야
여기 민우네 레스토랑이랑 엄청 가까운 데인데
[통화 연결음]
(하리)
이 사람은 어디쯤이라니
[하리의 한숨]
[통화 종료음] (태무) 핸드폰 두
개입니까?
아,
그…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하리)
왜 남의 번호를 막 마음대로 막 그래요
결혼할 사이인데
다이렉트로 연결되는 번호 정도는 알고 있어야죠
[하리의 헛웃음]
저 그쪽이랑 결혼할
생각 없거든요
미쳤어요? 한 번 본 사람이랑 결혼하게?
그럼 왜 한 번
본 나한테 룸 잡자고 했습니까?
내가 마음에 들어서 그런 거 아니었습니까?
아…
[당황한 헛웃음] 그거…
그리고 맞선 보러
나왔다는 건
암묵적으로 결혼에
대한 의사가 있다는 거 아닌가요?
등 떠밀려 나간
거죠
전 집안 보고
하는 정략결혼 딱 질색이거든요
(하리)
아무튼 결혼 얘기는 없던 일로 해 주세요
[무거운 효과음]
그러지 말고
합시다,
나랑, 결혼
[한숨] 이보세요
무슨 결혼이 애들
장난이에요?
어떻게 아무한테나
막 이렇게 쉽게 결혼하자는 얘기를 해요
누가 아무하고나
결혼하겠답니까?
(태무)
내가 결혼하고 싶은 건
당신이라고요
[잔잔한 음악]
됐어요,
뭐,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랑 결혼을…
그럼 열 번만
데이트합시다
네?
(태무)
나에 대해 알 기회 줄게요
알고 보면 나 장점 많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다방면으로
잘합니다
뭐,
뭘 잘한다는…
[긴장되는 음악]
[부드러운 음악]
[하리의 힘겨운
숨소리]
진영서 씨야말로 무슨 생각 한 겁니까?
(태무)
여자한테 잘한다는
뜻이었는데
진영서 씨가 세
다리, 문어 다리 안 걸치게 할 자신 있다고요
됐거든요
전 그쪽이랑 결혼
생각도 없고 만나고 싶지도 않으니까
두 번 다시 얼굴
볼 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리드미컬한 음악] [하리의 멀어지는 발걸음]
(하리)
미친 거야? 결혼에 환장한 거야?
아무튼 이 정도
얘기했으면 두 번 다시 연락 안 하겠지
아유
벌써 얘기 끝나셨어요?
일단 가지
[신호등 알림음]
(하리)
아이씨 어쩐지
불안하다고 했어, 내가
아,
이 얼굴로 마주치면 곤란한데
아유
[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
[거친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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