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스페셜「아름다운 날들」 6회 (3월 29일)
S#1. 선재의 방 (밤) - 5부 ENDING 회상 선재.. 연수의 귀에 건반 악기에 연결된 헤드폰을 씌어주고, 자기가 작곡한 멜로디를 연주한다. 건반을 두드리는 선재의 슬픈 얼굴.... S#2. 민지 방 베란다 / 2층 베란다 (아침) 연수는 민지 방 베란다에, 선재는 2층 베란다에, 한 화면 안에 나란히 보여진다. 연수 (민지 방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며 선재와의 일을 회상하고 있다) 선재 (2층 베란다로 나온다. 어제 마신 술 때문에 머리가 아파 인상을 찡그리며 기지개를 켠다) 연수 (어제 선재가 연주한 멜로디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선재 (연수가 흥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민지 방 베란다 쪽으로 다가가 귀를 기울인다) 연수 (멜로디가 일부분밖에 기억나지 않아 같은 부분에서 계속 막힌다) 선재 (그런 연수의 흥얼거림을 들으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연수 (멜로디를 흥얼거리다 막히자 뒷부분을 기억해내려고 애쓰는데) 선재 (이어지는 멜로디를 불러준다) 연수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다) 선재 (흥얼거림을 멈추고) 나도 여기까지밖에 몰라요. 연수 ................. 선재 (연수가 조용하자 궁금해서 민지 방 베란다 쪽으로 고개를 내민다) 연수 (동시에 조심스럽게 고개를 선재 쪽으로 내민다) 선재, 연수 (얼굴이 딱 마주친다) 연수 (놀라서 고개가 다시 쏙 들어간다) 선재 (웃고) 연수 (머쓱해 하며) 술은 다 깼어요? 선재 (머리를 긁적거리며) 아직 띵해요. 연수 (웃더니) 거기 한참 서 있어야겠네요. 술 다 깨려면... 선재 (웃고) 연수 ................. 그럼, 전 들어가 볼게요. (돌아서는데) 선재 저기요! 연수 (?) 선재 어제...... 말이예요. 연수 (긴장하는) 어제.. 뭐요? 선재 어제 일....... 못 본 걸로 해줄래요? 연수 내가 뭘 봤는데요? 선재 ................... 연수 (놀리는 투) 아.. 취해서 애기처럼 울구, 땡깡 부리구... 그거 말예요? 선재 내 방에서 있었던 일이요. 아무한테도 얘기 안 했으면 좋겠어요. 연수 ............ 좋아요. 다 못 본 걸로 할께요. 대신 선재씨도 비밀 지켜줘요. 선재 무슨 비밀요? 연수 내가 여기 살고 있다는 거... 세나한텐 얘기하지 않았으면 해요. 선재 왜요? 연수 ................ 선재 알았어요. 그렇게 할께요. 연수 그 노래... 맘에 들어요. 멜로디 끝까지 알게 되면 저한테도 들려주세요. 선재 (미소지으며) ............ 네! 연수 (들어간다) 선재 (민지 방 베란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자 왠지 서운해서 그쪽을 바라본다. 그런 자신 이 이상해서 씩 웃으며 돌아서다가 뒤에 서 있는 민철을 보고 깜짝 놀란다) 민철 기분 좋아 보인다. 어젠 세상 다 끝났다는 얼굴로 징징거리더니... 선재 ................. 민철 (돌아서서) 술이든 뭐든 니가 이길 수 있는 만큼만 해. 비틀거리는 꼴 보이지 말구... 선재 (!) S#3. 음반 매장 (아침) 유니폼 차림의 연수.. 대걸레를 들고 매장으로 나오는데, 매장 직원들.. 연수를 힐끗거리며 자기들끼리 수군거린다. 연수..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대걸레로 매장 바닥을 닦기 시작한다. 열심히 바닥을 닦고 있는데, 갑자기 윤주의 구두가 대걸레를 꾹 밟는다. 연수 (얼굴을 들면) 윤주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연수를 노려보고 있다) 연수 (대걸레를 윤주의 발밑에서 빼려고 하는데) 윤주 (이를 악물고 더 힘껏 밟는다) 연수 왜 이러세요? 윤주 어제 퇴근하고 뭐했어? 연수 네? 윤주 (다그치는) 어제 퇴근하고 뭐했냐구? 실장님이랑 둘이 뭐했냔 말야! 연수 (!) 직원들 (윤주 곁으로 모여들고) 나래 (떨어진 곳에서 CD를 정리하고 있다가 윤주를 보고) 공습경보다! (연수 쪽으로 달려간다) 윤주 말해봐! 실장님이 연수씰 데리고 파티에 갔다는 게 사실이야? 연수 ................ 윤주 (소리지르는) 아우! 귀 먹었어? 사실이냐구 묻쟎아! 연수 ................ 윤주 (충격받은) 어머머머.. 사실인가봐. 그래도 설마설마 했는데... (가쁜 숨을 몰아쉬며 비틀거린다) 나래 (엉겁결에 윤주를 부축하며) 팀장님! 윤주 (흥분한) 그, 그러니까 드, 드레스까지 빼입구 실장님 옆에 붙어있었다는 그 여자가 연수씨가 맞다 이거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도대체 어떻게 꼬리를 쳤길래 실장님하고 그런 덴 같이 갔냔 말이야! 팀장인 나도, 나도 아직 실장님하고 그래본 적이 없는데.. 니가 뭔데 실장님하구.. (분해서 어쩔 줄 모르는) 나래 팀장님은 드레스 입을 몸매가 아니잖아요. 윤주 (소리 꽥!) 시끄러! 나래 (입을 삐죽거리더니 손뼉치며) 자! 자! 일합시다! 일! 오픈 시간 다 됐는데 뭣들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슬쩍 연수를 끌고 간다) 윤주 (뒤에서 소리지르는) 김연수! 더 이상 실장님한테 수작 부리지 마! 실장님은 내가 지킬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지킨다! S#4. 음반 매장 탈의실 (낮) 나래.. 연수를 끌고 들어와서 문을 잠근다. 나래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연수 뭐가? 나래 실장님하고 너! 연수 .................. 나래 못 보던 핸드폰이 생기질 않나, 무슨 파티를 갔다오질 않나.. 뭐야? 진짜 실장님하고 무슨 일 있는 거야? 연수 그런 거 아냐. 나래 (연수 얼굴을 들여다보며) 근데 니 얼굴이 왜 이래? 연수 응? 나래 (얼굴을 더 들이밀며) 무슨 일이 있다는 얼굴이잖아! 연수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어. 나한테 필요이상으로 친절한 거 같기도 하고, 날 장난감 취급하는 거 같기도 하고... 나래 (O.L) STOP! 거기까지! 더 이상 생각하지 마. 관심도 갖지 말구! 연수 (?) 나래 너, 옷가게 거울이 다 눈속임이라는 거 알지? 왜 똑같은 옷도 옷가게서 입어봤을 땐 늘씬하고 이뻐보이는데, 집에 와서 보면 영 꽝이잖아. 연수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나래 실장님이 바로 그 옷가게 거울 같은 남자야. 같이 있을 땐 너까지 근사하고 화려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건 잠깐뿐이라구. 넌 집으로 돌아와야 돼. 그리고, 니가 집으로 돌아올 때 그 거울은 절대 널 따라오지 않아!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연수 (!) 나래 그만 나가자! (연수 팔을 잡고 돌아서는데) 연수 실장님 말이야. 나래 (?) 연수 (혼잣말하듯) 내 눈엔 옷가게 거울이 아니라 깊은 우물 같애. 끝이 안 보이는 캄캄한 우물 있지? 들여다보고 있으면 겁이 나지만, 그래서 자꾸 들여다보게 되는 깊은 우물.... 나래 (진지한 연수의 말에 놀라서) 너 설마... 연수 나가자! (문을 열고 나간다) 나래 (걱정스런 얼굴이다) S#5. 빅토리 사장실 (낮) 성춘, 민철, 봉달, 기찬... 둘러앉아 있다. 성춘 전화통에 불이 난다면서 왜 이렇게 못 찾아내? 기찬 확인해 본 결과 전부 허위제보였습니다. 봉달 당연하지! 돈 백만 원이면 나라도 뻐꾸기 한 번 날려보겠다. 근데 판 내기 전부터 이렇게 돈을 쳐들어 갖구 이거 본전이나 제대로 뽑겠어? 성춘 (민철을 보며) 자신은 있는 거냐? 민철 일본에 자드(ZARD)라는 그룹이 있습니다. 멤버는 여자 한 명 뿐이죠. 자드는 지난 10년 동안 매스컴에 전혀 등장하지 않았고, 콘서트도 비밀리에 한 번 열었던 게 전부지만 내놓는 앨범마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했습니다. 봉달 진짜 얼굴 한 번 안 내놓고 그 많은 판을 팔아치웠단 말야? 민철 가수는 베일에 가려놓고 다른 홍보 방법들을 동원했기 때문에 그 신비한 이미지가 대중들한테 더 크게 어필했던 거죠. 성춘 그 ZERO라는 녀석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거냐? 민철 일본만큼 음반 시장이 크지 않아서 롱런은 확신할 수 없지만 빅토리가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겁니다. 성춘 그럼 빨리 찾아내! 이렇게 동네방네 떠들어놨는데 그녀석이 뮤즈하구 계약해 버리면 엉뚱한 놈 밭 갈아준 꼴밖에 안 된다. 그 때, 규석이 문을 열고 뛰어들어온다. 봉달 어허! 노크 좀 해라! 노크! 여기가 어디라고 무작정 튀어들어와? 규석 ZERO한테서 메일이 왔습니다. 여기! (민철에게 프린트 된 종이를 준다) 봉달 돈 앞에 장사 없구만. 뭐라고 보냈어? 민철 (메일 내용을 읽는다. 표정 굳어지는) 성춘 무슨 내용이냐? 민철 .................. 봉달 규석이 니가 말해봐! 니놈은 읽고 갖고 왔을 거 아냐! 규석 (민철 눈치를 보며) 그게.. 저... 봉달 (한 대 쥐어박으며) 빨리 말 못 해? 규석 자긴 절대 앨범을 낼 생각이 없구요. 또 자기가 ZERO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으니까 돈 낭비, 시간 낭비하지 말고 포기하랍니다. 봉달 뭐야? 그 자식 싸이코 아냐? 성춘 (민철에게) 이제 어떡할 거냐? 민철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봉달 내가 볼 땐 말이야. 그녀석이 돈 더 뜯어낼라고 수 쓰는 거야. 민철 (제로의 메일을 움켜쥐고 일어난다)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나간다) 기찬, 규석 (따라나가는) S#6. 빅토리 사장실 앞 (낮) 민철.. 기획실 쪽으로 걸어가다가 문득 멈춰서더니 기찬에게 얘기한다. 민철 제로 팬사이트 게시판에 열심히 글을 올리는 심.. 뭐라는 여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 을 찾아서 연락할 수 있게 해주세요. 기찬 알겠습니다! 민철 (기획실로 들어가면) 규석 그 학생은 왜 찾는 거죠? 기찬 내가 알어? 무슨 생각이 있으시겠지. 규석 설명 좀 해주면서 일시키면 안 되나? 우리 머리로 따라갈 수가 없잖아. 기찬 니가 설명해준다고 아냐? 규석 (뿌우) S#7. 빅토리 연습실 (낮) 금숙을 비롯한 신인들... 춤동작을 연습하면서 얘기를 하고 있고, 세나... 다른 쪽에서 혼자 발성 연습을 하고 있다. ('아' 발음으로 계속 고음을 내는 연습) 금숙 제로가 뭐라구 이 난린지 몰라. 그 인간 나타나봤자 우리만 죽쑤는데! 신인1 우리가 죽을 쒀? 왜? 금숙 그걸 몰라서 물어? 제로가 나타나 봐. 회사에선 당연히 그 사람 판부터 낼 거 아냐. 그럼, 자연히 우리 판은 뒤로 밀리는 거지 뭐! 신인1 어! 진짜 그렇겠다. 금숙 그리구, 얼굴 없는 가수니 뭐니 다 쇼하는 거 아니니? 판 낼 생각이 없으면 왜 자기 노랠 인터넷에 올려? 그냥 혼자 듣고 말지! 웃겨! 진짜! 세나 (노래를 뚝 그치고 금숙에게 오더니) 잘 알지도 못하면서 주둥이 놀리지 마! 금숙 뭐? 세나 제로는 너처럼 잔대가리 굴리는 인간이 아니야. 순수한 사람이란 말야! 금숙 (비웃는)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제로가 니 애인이라도 돼? 세나 그래! 내 애인이다! 언젠간 날 위해 곡을 써줄 거구! 금숙 (다른 애들에게) 야! 니들 얘 말 들었니? 얘 그냥 놔두면 안 되겠다. 누가 119 좀 불러! 신인들 (킥킥거리고) 금숙 둘이 그렇게 친한데 왜 제보 안 해? 니 처지에 백만 원이면 큰 돈이잖아. 아.. 입 꼭 다물고 있기로 둘이 손가락이라도 걸었어? 신인들 (또 웃으면) 세나 (지지 않는) 두고 봐! 제로가 나타나면 나한테 어떻게 하는지! 정훈 (들어온다) 신인1 (정훈을 보고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세나, 금숙, 다른 신인들 (인사한다) 정훈 연습들 많이 했어요? 신인들 네! 정훈 오늘도 고음 발성을 계속 연습하겠습니다. 오늘은 '이' 발음으로 연습을 해보죠. '이-' 하면 목구멍이 좁혀지기 때문에 지속적인 고음을 내기가 가장 어려운데요. 연습을 해도해도 안 된다! 그럴 땐 어떡하느냐?........... 물론 계속 연습해야 됩니다. 자! 시작하세요! (시범 보인다.) 이--- (목소리 갈라지는) 신인들 (킥킥거리고) 정훈 (히죽 웃으며) 최고의 감독이 꼭 최고의 선수는 아닙니다. 각자 해보세요. 신인들 (저마다 귀막고 따라 하는) 이--- 세나 (열심히 한다) 이--, 이--, 이-- 정훈 (귀를 막고 있는 세나의 손을 떼낸다) 세나 (놀라서 보면) 정훈 (속삭이는) 내일 연습 끝나고 시간 좀 내요. 소개시켜 줄 사람이 있으니까! 세나 (활짝 웃으며) 알겠습니다! 금숙 (세나를 보고 좋아서 히죽거리는 정훈을 보며 아니꼽다는 표정이고) S#8. 민지의 방 (밤) 연수와 민지.. 영어, 수학 참고서들을 쌓아 놓고 책상 앞에 앉아 있다. 연수 참고선 이거 저거 쪼금씩 건드리는 거보다 한 권이라도 끝까지 보는 게 훨씬 나. 이중에서 니 맘에 드는 걸로 영어, 수학 하나씩 골라봐. 민지 (연습장에 낙서하듯이 뭔가를 그리면서) 참고서가 다 똑같지, 맘에 들고 말게 뭐 있어요? 연수 너 진짜 대학 가고 싶은 생각 없어? 민지 없어요. 연수 근데, 학원은 왜 다녀? 민지 맘대로 밖에 나갈 수 있는 통행증이니까.... 연수 (한숨 쉰다) 민지 (계속 그림을 그리면서) 왜 한숨까지 쉬고 그러시나? 나 대학에 못 보내면 우리 오빠 눈밖에 날까봐 걱정돼요? 연수 (민지가 그림을 그리는 연습장을 뺏어서 본다. 연수를 캐리커처 식으로 우스꽝스럽게 그린 그림이다. 연습장을 넘겨보면 배우,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의 특성을 잡아 그려놓은 캐리커처들이 줄줄이 나온다) 잘 그렸다. 이런 건 어디서 배웠어? 민지 (연습장을 확 뺏으며) 배우긴 뭘 배워요? 그냥 낙서하는 건데... 연수 (민지를 쳐다보다가) 내일 학원 끝나고 밖에서 만나자. 민지 왜요? 연수 비밀! 민지 (입을 삐죽거리고) S#9. 코엑스몰 OR 센트럴 시티 (낮) 연수.. 큰 가방을 멘 채,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민지 (짜증난다는 듯 쳐다보며) 도대체 뭘 찾는 거예요? (가방을 쳐다보며) 아우.. 가방까지 열나 촌티나. 어디 이사 가요? 연수 그래! 여기가 좋겠다. 민지 (주위를 둘러보며 ?) 연수 (가방에서 그림과 도화지 등이 든 화판을 꺼낸다. 화판을 펼치면, 세나, 나래를 그린 초상화들이 몇 장 들어있다. 그 그림들을 앞에다 늘어놓는다) 민지 (황당한 얼굴로) 지금 뭐해요? 연수 (화판에서 민지가 그린 캐리커처들도 꺼내 놓는다) 민지 (놀라서 그림을 뺏으려고 하며) 이건 또 왜 갖고 나왔어요? 연수 (민지 손을 막더니 가방에서 손으로 만든 종이 간판을 꺼내서 세운다. '초상화를 그려 드립니다' 라고 적힌 입간판이다) 민지 (기가 막히다는 얼굴로) 초상화를 그려드립니다? 연수 어차피 공부도 안 할 건데 그냥 놀면 심심하잖아. 아르바이트라도 해! 민지 아르바이트요? 연수 그래! 아르바이트! 너 한번도 니 힘으로 돈 벌어본 적 없지? 한 번 해봐. 재밌으니까! 그 때, 지나가던 연인이 간판을 보고 발길을 멈춘다. 여자 (남자에게) 자기야! 우리 둘이 한 장 그려 달라 그럴까? 이거 얼마예요? 연수 내고 싶은 만큼 내세요. 그림이 맘에 안 들면 그냥 가셔도 되구요. 여자 정말요? 자기야! 우리 이거 하자! 남자 (민지 그림을 가리키며) 이것도 귀여운데? 연수 그건 (민지를 가리키며) 이쪽 작품이니까 이쪽한테 얘기하세요. 남자 (민지에게) 그리는데 시간 오래 걸려요? 민지 (퉁명스런) 몰라요. (휙 돌아서서 딴 데로 간다) 연수 민지야! 민지 (대답 없이 가버리고) 연수 (픽 웃더니 연인에게) 여기 앉으세요! S#10. 코엑스몰 내 오락실 (낮) 민지... 오락을 하고 있다. 옆에서 오락을 하는 남자애가 자꾸 히죽거리면서 쳐다보자 재수 없다는 표정으로 째려보더니 오락실을 나간다. S#11. 코엑스몰 (낮) 민지... 아까 연수가 있던 곳으로 걸어와 연수를 지켜본다. 연수... 여자2의 초상화를 열심히 그리고 있고, 사람들.. 주위에 둘러서서 구경을 하고 있다. 연수.. 초상화가 완성되면, 여자2에게 준다. 여자2... 그림을 보고 너무 좋아하면서 만원을 내놓고 간다. 민지 (그모습을 보고 재밌겠다 싶어 구미가 당긴다) 연수 (주위를 둘러보다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민지를 발견한다) 민지 (돌아서는데) 연수 (민지가 그린 그림을 들고) 아까 이렇게 그려달라고 하신 분 있었죠? (민지를 가리키며) 저 아가씨가 그려드릴 거예요. 여자3 저예요! 저! (앞에 앉는다) 연수 (민지에게) 뭐 해? 모델 기다리시잖아! 민지 (망설인다) 여자3 저 시간 없어요. 빨리 그려주세요! 연수 (스케치북과 도구를 민지 앞으로 밀어 놓으면) 민지 (떨떠름한 표정으로 여자2 앞에 앉더니) 제 그림은 더 비싸요! 연수 (미소 짓고) S#12. 빅토리 레코드사 앞 (낮) 세나.. 정훈과 함께 빅토리에서 나온다. 세나 소개시켜 줄 사람이 누군데요? 정훈 (싱글벙글) 가보면 알아요. 정훈.. 세나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신나게 걸어가는데, 나래가 갑자기 두 사람 앞을 막아선다. 세나 (놀란) 언니! 나래 어디 가? 세나 어... 선생님이 누구 소개시켜 주신다 그래서... 나래 (정훈을 내려다보며) 바쁜 작곡가 선생님께서 시간도 많으시네. 정훈 (나래를 못마땅하게 올려다보며) 거 좀 비켜요. 전봇대가 버티고 서 있으니까 햇볕이 안 들잖아요. 나래 허! 햇볕 더 받는다고 땅콩이 콩나물 되나? 정훈 뭐? 땅콩? 말 다했어? 나래 말 다했다! 어쩔래? 정훈 (나래에게 달려드는) 이 여자가 진짜! 나래 (정훈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며) 덤벼! 덤벼봐! 땅콩을 가루를 내줄테니까! 세나 (말리는) 언니 왜 이래요? 정훈 (씩씩거리며) 갑시다! 세나씨! 나 여기 더 있다간 폭발할지도 몰라요. (세나를 끌고 가는데) 나래 (막아서며) 어딜 가? 내 허락 없인 아무 데도 못 가! 정훈 당신이 뭔데 허락을 하구 말구 해? 나래 나? 세나 보호자 겸 매니저다! 세나가 가는 곳엔 내가 간다 이말이야! 정훈 맘대로 해! 따라오든가 말든가! (세나를 끌고 가면) 나래 (휘파람 불면서 따라간다) 정훈 (뛰다시피 걸음을 재촉하면) 나래 (비웃는) 땅콩이 굴러봤자지. 당신이 세 번 굴러야 내 한 걸음이야! (성큼성큼 따라간다) 정훈 (미치겠고) S#13. 까페 앞 (낮) 까페 안에선 세나와 나래가 자리를 잡고 있고, 정훈.. 까페 밖에서 선재에게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고 있다. 정훈 아직도 학교에 있으면 어떡해? 여기 울트라 폭탄이 하나 떨어져 있어서 너 빨리 안오면 나한테 뭔일이 날지 몰라! ............... 어허! 그녀석 참 말 많네! 넌 이 형님이 이만 볼트로 전기 맞은 여자가 누군지 궁금하지도 않냐? 잔말 말고 빨리 와! S#14. 코엑스몰 (낮) 민지... 여자 3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며 진지한 얼굴로 캐리커처를 그리고 있다. 민지.. 완성된 캐리커처를 여자3에게 준다. 여자3 (그림을 들여다보는) 민지 (여자3의 표정을 살피며 긴장하는) 여자3 (불만스런) 저기요! 민지 (놀란) 네? 여자3 싸인이 빠졌잖아요! 민지 싸인요? 여자3 그린 사람 싸인이 들어가야 폼이 나죠. 민지 (어색해하며 그림 밑에 '이민지'라고 적어서 준다) 여자3 고맙습니다. (만 원을 꺼내서 주고 간다) 민지 (그 만 원을 신기한 듯 들여다본다) 남자2 (민지 앞에 앉으며) 저도 그려주세요. 민지 (얼굴 환해지며) 네! 연수 (밝은 민지의 얼굴을 보며 흐뭇한 표정이다) S#15. 까페 (낮) 나래.. 테이블 위에 음료수와 샌드위치, 아이스크림 등을 잔뜩 벌려놓고 정신없이 먹고 있다. 정훈 (나래의 그런 모습을 밉살스러 죽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저게 여자 입이냐? 제주 도 만장굴이지. 들어가도 들어가도 끝이 없구만! 나래 (아이스크림을 퍼먹으며) 아이스크림엔 땅콩 가루를 팍팍 뿌려야 제맛인데! 정훈 (울그락불그락) 세나 (분위기 바꾸려고 애교스럽게) 선생님! 이제 얘기해주세요. 소개시켜준다는 사람 누구예요? 정훈 어... 내 후밴데요. 세나씨가 가수 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녀석이예요. 세나 (?) 정훈 그녀석.. 빅토리 레코드 둘째 아들이거든요. 그것도 사장님의 총애를 한몸에 받고 있는 귀염둥이 아들! 이정도면 세나씨한테 소개시켜 줄만하죠? 세나 (눈 반짝이며) 빅토리 레코드 둘째 아들요? 나래 (깜짝 놀라는) 어? 둘째 아들이라면.... 정훈 (O.L) 그녀석 내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는 녀석이니까 세나씨하고 나하고 특별한 사이라는 거 알면 세나씨한테 아주 잘해줄 겁니다. (세나에게 의미 있는 웃음) 세나 (기대에 찬 얼굴이고) 나래 (난감한데) 그 때, 까페 문 열리는 소리가 난다. 정훈 (입구 쪽으로 손 흔들며) 어! 여기야! 세나 (출입구를 등지고 앉아 있기 때문에 선재 얼굴 보지 못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 선재 (세나 앞에 와서) 안녕하.. (하다가 세나를 보고 깜짝 놀라는) 세나씨! 세나 (선재를 올려다보고 깜짝 놀란다) 오빠! 정훈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어리둥절하고) S#16. 백화점 (낮) 연수와 민지.. 초상화 그리는 일을 마치고 백화점 안을 돌아다니고 있다. 민지.. 자기가 번 오만 원을 만지작거리면서 흐뭇한 얼굴이다. S#17. 백화점 속옷 매장 앞 (낮) 민지.. 마네킹에 입혀져 있는 화려한 속옷을 바라보고 있는데, 연수가 다가와서 말을 건다. 연수 민지는 좋겠다! 민지 뭐가요? 연수 부모님이 계시니까! 난 처음 내손으로 돈을 벌었을 때, 부모님이 안 계신 게 참 속상했어. 부모님이 계셨으면 빨간 내복이라도 사드렸을텐데 하구... 민지 (빈정대는) 착하기도 하셔라! 연수 (매장을 지나간다. 가다가 민지가 따라오지 않아서 돌아보면) 민지 (속옷 매장 안에 들어가 있다) 연수 (미소 짓는다) S#18. 백화점 속옷 매장 안 (낮) 민지.. 남자 속옷을 포장하고 있는 종업원을 지켜보고 있다. 민지 포장 이쁘게 해주세요! 종업원 네! 민지 (핸드폰을 꺼낸다) S#19. 빅토리 사무실 (낮) 민철.... 전화를 하고 있다. 민철 수술을 하면 심재은 양이 완쾌될 확률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 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사님! (E 통화 중 다른 전화가 들어오는 신호음이 들린다) 근일 안에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버튼을 눌러 다음 전화로 연결하고) 이민철입니다. 민지 (F) 오빠! 나! 민철 (목소리 부드러워지며) 어! 민지니? 민지 (F) 나 지금 밖인데, 오빠 우리 오늘 데이트 하자! 민철 데이트? 민지 (F) 응! 민철 선생님하고 같이 있는 거 아냐? 민지 (F, 잠시 뜸들이다 뚱한 목소리로) 같이 있어. 민철 그럼 셋이 같이 저녁 먹자. 민지 (F 투덜대는) 우리 둘만 만나면 안 돼? 민철 (씩 웃고) 뭐 먹고 싶어? 오빠가 예약해놓고 갈께. S#20. 속옷 매장 (낮) 민지.. 전화를 끊으며 불만스런 얼굴이다. 민지 왜 혹까지 달고 오라는 거야? 김새게... 연수 (민지 뒤로 와서) 선물 뭐 샀어? 민지 (쏘아붙이는) 알 거 없잖아요! 연수 (?) S#21. 까페 (낮) 선재와 세나.. 따로 앉아서 얘기하고 있고, 나래와 정훈.. 궁금한 얼굴로 두 사람을 쳐다보고 있다. 세나 왜 얘기 안 했어요? 오빠가 사장님 아들이라는 거! 선재 ................ 세나 내가 부담스런 부탁이라도 할까봐 말 안 한 거예요? 선재 그게 아니라... 내가 누군지 알면 세나씨가 빅토리 얘기할 때 신경 쓰일 거 아녜요. 그래서 그랬어요. 세나 상관없어요. 오빠가 누구건 간에 씹고 싶을 땐 씹을 거니까! 선재 (미소) 세나 (선재 얼굴을 뜯어보며) 근데.. 오빤 사장님하고 진짜 안 닮았다. 실장님하고도 별로 안 닮았구... 선재 .................. 세나 (선재를 쳐다보다가 문득 생각나는) 오빠! 지난 번에 나한테 그랬죠? 어렸을 때, 아버지하고 고아원에 간 적이 있다구.. 그러니까, 사장님하고 같이 갔었다는 거죠? 선재 네! 세나 거기가 혹시 은혜원 아녜요? 선재 이름은 잘 기억 안 나구요. 크리스마스 때 갔었는데... 세나 크리스마스요? 그날 혹시 여자애 하나가 병원에 실려간 일 없었어요? 뜨거운 물에 디어서.. 선재 (O.L) 맞아요! 내가 병원까지 따라갔었어요. 세나 (O.L 소리치는) 나예요! 나! 그 꼬마가 나예요! 선재 (놀란) S#22. 병원 응급실 - 선재의 회상 (낮) 1부 中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세나와 그런 세나를 하염없이 눈물 흘리며 바라보는 연수의 모습. S#23. 까페 (낮) 옛 기억에 잠겨 있는 선재에게 세나.. 흥분해서 얘기한다. 세나 기억 나요? 오빠가 나한테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줬잖아요. 선재 기억 나요. 그날이 첫 번째 생일이라고... 세나 (신나서) 맞아요! 언니랑 내가 크리스마스를 생일로 정한 날이 그날이예요. 선재 그 때 같이 있던 언니는 어떻게 됐어요? 세나 (표정 굳어진다) 선재 왜요?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세나 (싸늘한) 아뇨! 잘 지내요. 그때하곤 비교도 안 되게 잘 지내고 있죠. 참! 오빠하고도 만난 적이 있네요. 선재 나하고 만났다구요? 세나 (끄덕) 배신자! 병원에서 만났잖아요! 선재 (충격 받은) 그 사람이 옛날에 세나씨랑 같이 있던 그 언니란 말예요? 세나 네! 선재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하는) 세나 (이상해서) 왜 그래요? 뭐가 이상해요? 선재 아, 아뇨. (연수가 추억 속의 소녀라는 사실에 멍해진다) S#24. 레스토랑 (밤) 분위기 좋은 프렌치 혹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연수, 민철, 민지가 둘러앉아 있다. 민지 (가방에서 포장된 선물을 꺼내 민철에게 내민다) 민철 뭐야? 민지 선물! 민철 선물? 오늘 아무 날도 아닌데! 민지 아무 날도 아니긴.. 아주 특별한 날이지! 오빠 동생 민지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손으로 동그라미 그리며) 돈을 번 날이거던! 민철 돈을 벌었어? 민지 (자랑스런) 응! 민철 어떻게 돈을 벌었는데? 민지 그림 그려서! 민철 (반가운) 그림을 그렸어? 니가? 민지 그렇다니까! 몽마르뜨 언덕의 예술가처럼 사람들한테 초상화를 그려줬는데 아주 수입이 짭짤했어! 사람들이 내 그림을 너무 좋아하는 거 있지! 민철 정말이야? 정말 니가 그림을 그려서 돈을 벌었단 말야? 민지 그렇다니까! 못 믿겠으면 (연수를 가리키며) 물어봐! 민철 진짜예요? 연수 (미소 지으며 끄덕끄덕) 민철 (너무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민지를 보는데) 민지 빨리 풀어봐! 내가 처음 번 돈으로 산 거룩한 선물이란 말야. 민철 그래! 풀어보자! (선물을 풀면 알록달록한 남자 팬티가 세 장 이쁘게 들어있다. 기분좋은 웃음 터뜨리며) 와! 끝내주는 선물인데? 민지 (연수를 흘깃 보며) 누가 그러는데 처음 번 돈으론 빨간 내복 선물하는 거래! 이거 빨 간 내복 대신이니까 잘 입어야 돼! 민철 (민지가 대견스러 죽겠다는 얼굴로 민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맙다! 오빠.. 진짜 잘입을께. 민지 (기분 좋아서 생글거리고) 민철 (속옷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연수 (따뜻한 시선으로 민철을 바라본다. 민철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다) S#25. 레스토랑 앞 (밤) 민철과 연수, 민지.. 레스토랑 문을 열고 나온다. 그 때, 앞에서 차를 대놓고 기다리고 있던 남자애가 민지를 향해 헤드라이트를 깜빡거린다. 민지 어! 벌써 왔네! 민철 누구야? 민지 기사! 어차피 오빠 차엔 셋이 못 타잖아. 연수 그럴 거 없어. 내가 버스 타고 가면 돼! 민지 됐어요! 누구 편하라구 그러는 거 아니니까! 어차피 친구들한테 잠깐 들려야 돼요! 민철 (인상 찌푸리면) 민지 오늘은 좀 봐줘! 선물도 받았는데! 민철 (짐짓 엄하게) 늦지 마! 민지 THANK YOU! (민철의 뺨에 뽀뽀하고 뛰어가서 차에 올라탄다) 민철 (못 말리겠다는 듯 웃고) 민지를 태운 차가 떠나고 나면, 종업원이 민철의 차를 갖고 와서 두 사람 앞에 세운다. 민철 (조수석쪽 문을 열어준다) 연수 (타고) 민철 (운전석에 타고 차를 출발시킨다) S#26. BAR (밤) 민철과 연수.. 들어온다. 종업원.. 민철을 아는 듯 목례하고 구석자리로 안내한다. 민철 (자리에 앉으며 종업원에게) 술 안 할 거예요. 무알콜 칵테일로 주세요. 종업원 알겠습니다. (간다) 연수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민철 많이 얌전해졌네요. 말없이 따라오고... 연수 ................. 민철 고마워요. 민지 얼굴 그렇게 밝은 거.. 오랜만에 봤어요. 연수 좋아할 줄 알았어요. 그림 그리는 사람은 사람들이 자기 그림 받고 기뻐하면 참 행복해지거든요. 민철 (지갑에서 십만 원 짜리 수표를 꺼내더니 연수 앞에 놓는다) 연수 (얼굴 굳어지며 차갑게) 돈 참 많으신가봐요. 민지가 웃을 때마다 저한테 용돈을 주실건가요? 민철 (고개 저으며) 돈은 많지만, 쓸데없는 데 돈을 쓰진 않아요. 연수 (?) 민철 날 그려줘요. 연수씨도 초상화 그린다면서요. 연수 (가만히 생각하더니 수표를 민철 앞으로 도로 밀어놓는다) 민철 왜요? 난 그려주기 싫어요? 연수 ............. 돈은 그림을 보고 나서 주세요. 제 그림이 맘에 안 들 수도 있으니까요. 민철 (씩 웃는다) 연수 지금... 그려 드려요? 민철 (끄덕) 연수 (가방에서 화구를 꺼내서 놓고 민철을 가만히 쳐다본다) 민철 (똑바로 연수를 응시하는) 연수 편하게 하세요. 그래야 자연스런 표정을 그릴 수가 있어요. 민철 (계속 연수에게 시선 고정하고) 난 이게 편해요. 연수 (약간 얼굴 붉어지면서 민철을 스케치하기 시작한다) 연수의 시선으로 민철의 눈, 코, 입, 머리카락, 목 등이 클로즈업 된다. 연수의 손으로 점점 완성되어 가는 민철의 초상화. 연수가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는 민철의 시선이 연수의 눈, 코, 입, 머리카락, 목 등으로 옮겨간다. 오가는 서로의 시선 속에 분위기 묘하다. S#27. 선재의 방 (밤) 선재.. 외출에서 돌아온 차림으로 들어온다. 옷도 벗지 않고 침대에 멍하게 앉아 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책장을 뒤져 오래된 상자 하나를 찾아낸다. 상자를 열면, 오래된 사진첩, 졸업 앨범 등이 먼지가 쌓인 채 들어있고, 한쪽에 돌돌 말린 채 리본으로 묶여 있는 그림 한 장이 들어 있다. 그림을 꺼내 조심스럽게 리본을 풀어 펴 보면 연수가 은혜원에서 선재에게 준 그 그림이다. (15년의 세월이 지났으므로 색깔이 많이 바래져 있어야 함) 선재 (그림을 찾아내고 기쁜 얼굴이다) S#28. BAR (밤) 시간 경과. 두 사람 앞에 있는 칵테일 잔이 거의 비어가고 있다. 연수 (완성된 초상화 아래 부분에 SOO라고 싸인을 한다) 민철 다 끝났습니까? 연수 (고개를 끄덕이고 부끄러운 표정으로 민철의 앞에 초상화를 내놓는다) 민철 (초상화를 들여다본다) 연수 (긴장하는데) 민철 (앞에 놓여 있던 수표를 주머니에 넣는다) 연수 (?) 민철 이건 돈으로 사고 싶지 않네요. 선물로 받고 싶어요. 연수 (!) 민철 선물로 주겠어요? 연수 .................. 민철 (연수가 그린 초상화를 다시 찬찬히 들여다본다) S#29. 선재의 방 (밤) 선재 역시 책상 앞에 앉아서 추억에 젖은 얼굴로 연수의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 때, 복도에서 민지 방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난다. 선재.. 연수가 왔다고 생각하고 긴장한다. S#30. 2층 복도 (밤) 선재... 민지 방 앞에서 망설이다가 노크를 한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면 선재.. 가슴이 설레는데 문을 열고 나오는 건 민지다. 선재 (실망하는) 민지 (귀찮다는 듯) 왜? 선재 (열린 문틈으로 슬쩍 안을 들여다본다. 연수의 모습 보이지 않는다) 민지 (짜증스럽게 목소리 높이며) 왜애? 선재 혼자.. 있어? 민지 혼자지 그럼! 선재 선생님은? 민지 몰라! 나보다 일찍 들어왔을 줄 알았더니 어디로 샜나봐! 선재 .............. 민지 그거 물어볼라구 문 두드린 거야? 선재 아, 아니... (둘러대는) 가위가 없어서... 민지 (휙 돌아서며) 들어와서 찾아가! 선재 (실망스런) S#31. 민철의 집 앞 (밤) 선재... 다시 리본으로 곱게 묶은 그림을 손에 쥔 채 연수를 기다리고 있다. 선재.. 연수에게 옛날 일을 얘기하려는 마음에 얼굴에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는데, 민철의 차가 집앞에 도착한다. 민철 (먼저 차에서 내린다) 선재 (얼른 그림을 뒤로 숨기며) 형! 지금 와? (뭐라고 얘기하려는데) 연수 (차에서 내린다) 선재 (민철의 차에서 내리는 연수를 보고 표정 굳는다) 연수 (선재에게 목례한다) 민철 여기서 뭐 해? 선재 어... 콜라가 먹고 싶어서 편의점에 좀.. 민철 갔다 와! (대문 열고 들어간다) 선재 (할 말이 있는 얼굴로 연수를 본다) 연수 (선재의 시선이 좀 이상하다고 느끼면서 민철을 따라 들어간다) 선재 (대문이 닫히면 그림을 보며 아쉽다) S#32. 나래의 방 (밤) 세나와 나래..... 방에 있는 거울 (세워 놓는 전신 거울, 벽에 걸려 있는 거울 1, 2)에다 1, 2, 3번이라고 번호를 붙여 놓고, 거울이 카메라인 것처럼 방송 연습을 하고 있다. 세나... 카메라 앞에서 노래를 하듯이 나래의 수신호에 따라 거울 앞에서 방송 무대 매너를 연습한다. 나래 (힘차게 1번 거울을 가리키며) 1번 카메라! 세나 (1번이라고 붙어 있는 거울을 보며 노래하고 춤춘다) 나래 2번 카메라! 세나 (2번 거울을 보며 노래와 춤) 나래 3번 카메라! 세나 (3번 거울을 보며 노래와 춤) 나래 (큰 손거울을 들고 세나 앞으로 달려들며) ENG 카메라! 세나 (쇼에서 가수들이 하듯이 손거울에 얼굴을 들이밀며 윙크하고 귀여운 제스츄어를 보여준다) 나래 (털썩 주저앉으며) 좀 쉬자! 카메라맨 힘들어 죽겠다! 세나 어때요? 이만하면 내일 바로 방송 출연해도 문제 없겠죠? 나래 실전이 연습하고 똑같겠냐? 세나 난 실전에서 더 잘 할 자신 있어요. 나래 근데, 너... 아까 그 남자 만나고 나서 굉장히 힘이 넘친다? 그 남자가 빅토리 아들이 래니까 기운이 펄펄 나? 세나 언니! 운명이라는 거 믿어요? 나래 뚱딴지같이 운명은... 세나 난 말이예요. 여태까지 운명이란 건 그지같은 거라고만 생각했거든요. 내 팔자가 그랬 으니까요. 근데, 그렇지 않은 운명도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나래 그 남잘 두고 하는 말이야? 세나 (진지한) 그 사람... 내가 너무 힘들고 아플 때 운명처럼 내 앞에 나타나곤 했어요. 어쩌면 나한테 고생만 시킨 게 미안해서 하늘이 선물로 준 사람인지도 몰라요. 나.. 그 사람이 내 날개가 돼줄 거라는 느낌이 들어요. (행복한 얼굴이다) 나래 (!) S#33. 음반 매장 (낮) 선재.. 들어온다.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 사이에서 연수의 얼굴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린다. 손님에게 CD를 찾아주고 있는 나래를 보고 다가가는데, 사복을 입은 연수가 나래 쪽으로 간다. 선재 (막상 연수를 보자 당황해서 얼굴을 돌리고 CD를 고르는 척한다) 연수 (나래에게 작은 소리로) 나 갈께! 나래 먼저 갈라구? 오늘 월급 탔잖아. 좀 기다렸다 같이 한 잔 꺾자! 연수 다음에... 나 오늘 갈 데가 있어. 나래 어디? 연수 월급 타면 세나한테 선물 하나 해주고 싶었거든. 빅토리 들어온 거 제대로 축하도 못 해줬잖아. 나래 맨날 세나, 세나, 세나... 언니 없는 사람 서러워서 살겠냐? 연수 미안해.. (나래 어깨를 주물러주고) 간다! (입구 쪽으로 가면) 선재 (따라간다) S#34. 음반 매장 앞 (낮) 연수.. 나와서 지하철역 쪽으로 걸어간다. 따라나온 선재.. 연수를 쫒아가다가 앞에 세워둔 오토바이를 보고 어떻게 할까 잠깐 망설이다가 연수가 멀어지자 그냥 쫒아간다. S#35. 지하철역 승강장 (낮) 선재.. 서둘러 계단을 내려오는데, 연수가. 지하철에 타는 모습이 보인다. 선재... 급하게 달려내려가서 지하철 문이 닫히는 순간, 연수가 탄 지하철 옆칸으로 뛰어들어간다. S#36. 지하철 안 (낮) 사람이 많은 지하철 안이다. 연수... 자기 앞에 눈을 감고 앉아 있는 남자를 보고 민철을 떠올린다. S#37 지하철 안 (낮) - 연수의 회상 4부 S#5 연수의 시선에서 눈을 감고 앉아 있는 민철의 모습. S#38. 지하철 안 (낮) 선재.. 연수가 타고 있는 칸으로 들어온다. 사람이 많아서 연수 곁으로 다가갈 수 없다. 선재..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연수를 바라본다. S#39. 음반 매장 앞 (낮) 세나... 선재의 오토바이 앞을 지나간다. 무심히 지나치다가 다시 돌아와 오토바이와 헬멧을 보고 선재의 오토바이라는 것을 알고 얼굴이 환해진다. 선재가 자신을 찾아왔다고 생각하는 세나.. 오토바이 뒷자리에 올라타서 다리를 까딱거리며 선재를 기다린다. S#40. 테크노마트 음향기기 매장 (낮) 연수.. MP3 PLAYER를 파는 곳이다. 연수... 진열된 여러 가지 모델을 들여다보며 고민하고 있는데, 어느새 다가온 선재... 슬쩍 말을 붙인다. 선재 MP3 많이 들어요? 연수 (선재를 보고 놀라는) 선재씨! 선재 (쑥스럽게 웃는다) 연수 여긴 왠일이세요? 선재 ........... 그냥 구경 좀 할까 하구요! 연수 네! (할 말 없어서) ................ 선재 ................. 연수 (침묵이 어색해서) 선재씨가 괜찮은 걸로 하나 추천해 줄래요? 선물을 사야 되는데, 난 기계에 대해선 너무 몰라서요. 선재 (반가운) 그럴까요? (진열된 물건 중 하나를 골라서) 이거 괜찮아보이는데.. 어때요? 연수 예쁘네요. 선재 (주인에게) 아저씨! 이것 좀 들어볼께요. 주인 와서 물건을 꺼내주면, 선재와 연수.. 이어폰을 하나씩 꽂고 MP3 PLAYER로 음악을 들어본다. S#41. 테크노마트 악기매장 (낮) 선재와 연수... 구경하면서 걸어온다. 연수... 구입한 MP3 PLAYER BOX를 들고 있다. 선재.... 진열되어 있는 피아노 (혹은 디지털 피아노) 앞에서 멈춰 선다. 연수 (?) 선재 (지난 번에 연수에게 들려줬던 곡을 그때보다 더 화려한 변주로 연주한다) 연수 (!) 사람들 (주위에 있던 사람들 선재에게 시선 집중되고) 선재 (지난 번에 작곡이 중단된 부분에서 역시 멈추는데) 연수 아직 뒷부분은 모르나봐요. 선재 (문득 악상이 떠올라 그 뒷부분 몇 소절을 이어서 치다가 멈춘다) 연수 (아쉬운) 왜 그만해요? 선재 (씩 웃으며) 사람들이 쳐다보니까 까먹었어요. 연수 (진심으로) 좋은데.... 선재 (기쁘다) S#42. 테크노마트 지하 식당가 (낮) 갖가지 음식들을 골라서 먹을 수 있는 셀프 서비스 스타일의 종합 식당가. 선재.. 사람들을 헤치고 자리를 잡는다. 연수 (선재를 따라 들어오며) 집에 가야 되는데... 선재 여기 쟁반 막국수가 끝내준다니까요. 꼭 먹고 가야 돼요. 연수 (웃으며) 알았어요. 선재 기다려요. 사올테니까! (가방을 놓고 가방 포켓에 손을 넣어 지갑을 찾는다. 손에 잡힌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다시 손을 넣어 지갑을 찾아 주문을 하러 간다) 연수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는데) (E) 테이블 위에 놓인 선재의 핸드폰이 울린다. 연수 (선재 쪽을 쳐다보는데) S#43. 음반 매장 앞 (낮) 세나.. 기다리다 지쳐서 선재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신호가 가다가 응답 메시지가 나오자 끊었다가 다시 건다. S#44. 테크노마트 지하 식당가 (낮) 핸드폰 다시 울리기 시작한다. 연수.. 어떡할까 망설이는데, 옆에 있는 여자들이 벨소리가 짜증스럽다는 듯 쳐다본다. 연수 (할 수 없이 선재의 핸드폰을 받는다.) 세나 (F) 오빠! 연수 (세나 목소리에 !) 세나 (F) 오빠! 나예요! 세나! 내 말 들려요? 연수 (자신임을 밝힐 수가 없어 전화를 끊는다. 씁쓸한 얼굴인데..) 선재 (큰 쟁반 막국수를 들고 와서 내려놓는다. 연수의 기분 모르고 신나게 얘기하는) 쟁반 막국수는 어떻게 비비냐에 따라서 맛이 천지차이라는 거 모르죠? 내가 오늘 확실하게 비벼줄께요. (웃으면서 막국수를 비비기 시작하는데) 연수 (핸드폰을 선재에게 주면서) 세나한테 전화 왔었어요. 선재 (!) 연수 맘대로 받아서 미안해요. 벨이 자꾸 울려서.... 금방 다시 올 거예요. 선재 ................ 연수 빨리 먹고 가죠! (막국수를 먹기 시작한다) 선재 (연수를 바라보다가 테이블 밑에서 핸드폰 전원을 꺼버린다) S#45. 음반 매장 앞 (낮) 세나... 다시 전화를 거는데, '고객의 전원의 꺼져 있습니다' 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세나... 메시지를 녹음한다. 세나 전화가 왜 이렇게 안 돼요? 나 오빠 오토바이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이거 듣는대로 빨리 와요! (전화를 끊고 한숨을 쉬는데.) 음반 매장 계단으로 민철과 금숙이 올라온다. 금숙 (민철을 쫒아오며 쫑알거리는) 녹음 작업은 언제부터 시켜 주실 거예요? 저 빅토리말고도 판 내주겠다는 데 많단 말예요. 민철 그럼 거기 가서 내! 금숙 오빠! 민철 연습 기간이 짧으면 그만큼 가수 생명도 짧아져! 금숙 (뾰로통) 세나 (민철을 보고 얼른 오토바이에서 뛰어내려 정중하게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민철 (목례하고) 열심히 하고 있단 얘기 들었어요. 세나 (힘차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금숙 (오토바이를 훑어보며) 폭주족 애인이라도 기다리나부지? 세나 (금숙을 노려보는데) 민철 다음에 봐요 (차 쪽으로 걸어간다) 금숙 오빠아- (민철을 쫒아가다가 문득 오토바이를 돌아보며) 저거 선재 오빠 오토바이랑 똑같네! 민철 (무심하게 선재의 오토바이와 세나를 돌아보는) S#46. 일식당 (밤) 민철과 김기자... 마주 앉아 있다. (김기자: 적당히 속물적이고 약삭빠른 성격의 스포츠 신문 연예부 기자. 강자 앞에선 철저히 비위를 맞춰주고, 약자 앞에선 거만하게 구는 스타일) 민철 (김기자 잔에 술을 따라주며) 지난 번 ZERO 기사 감사했습니다. 김기자 아이구.. 무슨 말씀이십니까! 실장님과 나 사이에... (민철의 잔에 술을 따라주고) 민철 드시죠! 민철, 김기자 (잔 부딪히고 술 들이킨다) 민철 사실은 ZERO 껀으로 부탁드릴 일이 또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 김기자 무슨 일인데요? 민철 ZERO를 찾게 도와주십시오. 김기자 제가 무슨 수로... 민철 (갖고 온 서류 봉투를 내밀며) 저희 쪽에서 준비한 자룝니다. 이 자료를 기사화해주시 면 ZERO를 잡을 수 있을 거 같은데요. 김기자 (봉투를 열어보면 병상에 누워 있는 소녀 심재은의 사진과 소형 녹음기에 들어가는 녹음 테이프가 들어 있다.) 민철 그 테잎엔 사진 속의 소녀와의 인터뷰가 녹음 돼 있습니다. 들어보시면 내용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김기자 이걸 기사화 해드리면 저한테 뭘 주실 겁니까? 민철 앞으로 ZERO에 관한 모든 특종은 김기자님을 통해서만 나가게 될 겁니다. 김기자 ZERO가 그만한 특종감이 될까요? 민철 (씩 웃으며) 제가 그렇게 만들 겁니다. 두고 보십시오. S#47. 2층 복도 (밤) 선재와 연수... 올라온다. 민지 방문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던 두 사람.. 동시에 말을 꺼낸다. 선재 저기.... 연수 (동시에) 저... 선재 연수씨 먼저 얘기해요. 연수 (세나에게 줄 MP3 PLAYER BOX를 선재에게 주며) 세나한테 전해주세요. 선재 연수씨가 직접 전해줘요. 왜 나한테... 연수 나한테 받는 것보단 선재씨한테 받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 선재 (!) 연수 선재씨가 하려던 얘긴 뭐였어요? 선재 (망설이다가) 사실은 나 오늘.... 빅토리 매장에서부터 연수씨 쫒아갔어요. 연수 (놀라는) 네? 선재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연수 무슨? 선재 (가방에서 리본으로 묶인 연수의 그림을 꺼낸다) 연수 (?) 선재 (그림을 풀어서 연수 앞에 펼쳐준다) 연수 (그림을 보고 놀라는) 이건... 선재 기억나요? 연수 이건 내가 그린 그림인데... 선재 기억나서 다행이다. 연수 그럼, 선재씨가 그 때... 선재 (미소 지으며 끄덕) 연수와 선재.. 감회 서린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데, 은혜원에서 서로를 바라보던 어린 연수와 선재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S#48. 선재의 방 (밤) 선재와 연수.. 그림을 놓고 마주 앉아서 얘기를 하고 있다. 연수 난 그 때 만났던 사람이 실장님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선재 그랬어요? 연수 신기하네요. 그 그림을 아직까지 갖고 있다니... 선재 엄마를 빼놓고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한테 받은 선물이었거든요. 연수 (웃고) 선재 가끔씩 연수씨 생각이 났어요. 크리스마스 때나, 다정하게 여동생 손을 잡고 가는 여 자아이를 볼 때... 이상하죠? 연수 ............... 선재 한 가지 물어봐도 돼요? 연수 네! 선재 세나씨하곤 뭐가 잘못된 거예요? 연수 ................ 선재 세나씬 연수씨가 (잠깐 망설이다) 배신을 했다고 하던데... 연수 (눈물 글썽하다) 선재 (당황하는) 미안해요. 얘기하기 싫으면 안 해도 괜찮아요. 연수 세나 말이 맞아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지만, 난 세나의 몸과 마음에 다 상처를 입혔어요.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요. 선재 ............... 연수 선재씨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돼서 맘이 놓여요. 세나 일로 선재씨 오해한 거 사 과하고 싶구요. 선재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어떻게 알아요? 연수 은혜원에서 만났을 때 세나한테 선뜻 시계를 풀어줬잖아요. 그런 심성은 변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세나한테 따뜻하게 대해 줄 거죠? 선재 내가 세나씨한테 잘해주면, 연수씬 나한테 더 잘해주겠네요. 연수 (?) 선재 연수씨.. 공짜 싫어하잖아요! 연수 (픽 웃고) 선재 (같이 웃는다) 그 때, 문이 벌컥 열리면서 민지.. 쑥 들어온다. 민지 (선재와 연수를 보고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둘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선재 (약간 당황한 얼굴로) 뭐 하긴.. 얘기하고 있지. 민지 얘기? 둘이 뭔 할 얘기가 있어서? 선재, 연수 ............... 민지 (들어와서 펼쳐져 있는 그림을 휙 집어들더니) 이건 또 뭐야? 선재 (그림을 탁 뺏으며) 만지지 마! 민지 (!) 연수 (일어나며 선재에게) 그만 나가 볼께요. (나간다) 선재 그래요. 담에 또 얘기해요. (아쉬운 시선으로 나가는 연수를 바라본다) 민지 (영 수상쩍다는 표정으로 연수와 선재를 쳐다보는데) S#49. 2층 복도 (밤) 연수.. 민지의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민철.. 올라온다. 연수 (민철을 보고 고개 숙인다) 민철 (연수를 보면) 연수 (민지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민철 (연수 팔을 잡는다) 연수 (놀라서 돌아보면) 민철 인사가 너무 짧은 거 아닌가? 아침에도 못 봤고, 회사에서도 못 봤고, 오늘 처음 만나는 건데... 연수 .............. 민지 (선재 방에서 나오다가 두 사람을 보고 !) 오빠! 민철 (연수 팔을 놓으며 아무렇지 않게) 민지 일찍 들어왔구나! 연수 (민지 방으로 들어간다) 민철 (민철 방으로 들어가면) 민지 (민철 방으로 쫒아들어간다) S#50. 민철의 방 (밤) 민철... 재킷을 벗으면, 민지... 재킷을 받아서 옷걸이에 걸면서 얘기한다. 민지 오빠! 혹시 저 여자한테 관심 있어? 민철 무슨 소리야? 민지 아니지? 하긴 오빠가 저딴 여자한테 관심 있을 리가 없지. 민철 ............... 민지 근데, 선재 오빤 저 여자한테 관심 있는 거 같드라? 글쎄 선재 오빠 방에서 둘이 히히덕거리고 있는 거 있지? 언제 봤다고 벌써 친해졌는지 몰라. 저 여자 보기보다 남자 꼬시는 재주가 있나봐. 민철 (관심 없는 표정으로) 나가 있을래? 오빠 옷 갈아입어야 돼. 민지 알았어! (방을 나가며) 내려와. 과일 깎아줄게. 민철 (문 닫히고 나면 표정 굳어진다) S#51. 나래의 방 (밤) 나래... 옆에서 포장마차에서 사 온 떡볶기를 먹고 있고, 세나... 책상 앞에 앉아서 핸드폰을 노려보고 있다. 나래 안 먹어? 너 생각해서 시장까지 가서 사 온 건데! 세나 ................. 나래 핸드폰한테 두드려 맞기라도 했냐? 뭘 그렇게 한맺힌 얼굴로 노려보고 있어? 그 때, 세나의 핸드폰이 울린다. 세나 (잽싸게 받는) 여보세요! 선재 (F) 나예요. 선재! 세나 (원망스런) 어떻게 된 거예요? 내 메시지 못 들었어요? 나래 (?해서 보는데) 선재 (F) 미안해요. 일이 좀 있었어요. 세나 도대체 무슨 일인데 오토바이까지 내버리고 간 거예요? 선재 (F) 내일 오토바이 찾으러 가는 길에 잠깐 만나고 싶은데.. 괜찮겠어요? 세나 (얼굴 환해지며) 내일요? 좋아요! 언제 올 건데요? 선재 서너 시쯤? 도착해서 전화할께요. 세나 알았어요. 내일 봐요. 안녕! (기분 좋은 얼굴로 전화를 끊는다) 나래 누군지 약발 끝내준다. 금방 얼굴에 웃음꽃 만발이네? 세나 (방실거리고) S#52. 빅토리 기획실 (아침) 민철.. 출근하는 차림으로 들어와 컴퓨터를 켠다. 스포츠 신문 사이트에 접속하면, 민철이 김기자에게 넘긴 소녀의 사진과 함께 <심장병 소녀의 마지막 소원 - ZERO를 만나고 싶어요>라는 제목이 나와 있다. 민철.. 제목을 클릭하면 기사가 뜬다. 만족스런 표정으로 기사를 읽어 내려가는 민철. S#53. 빅토리 연습실 (낮) 정훈이 신문을 읽고 있고, 세나, 금숙 등 신인가수들이 주위에 몰려 있다. 정훈 (신문을 읽는) 심장병 소녀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빅토리 레코드사가 나섰다. 어려서부터 선천성 심장병을 앓아온 심재은 양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하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비운의 소녀. ZERO의 팬사이트에서 심양의 간절 한 소원을 접하게 된 빅토리 레코드사는 ZERO가 심양을 만나만준다면 조건 없이 수술비 전액을 부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무리 세상에 알려지길 거부하는 ZERO라고 해도 이 안타까운 소녀의 사연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금숙 (세나를 보며 비꼬는) 이제 누구 애인 세상 구경하게 생겼네! 신인 이번엔 진짜 나타날까? 정훈 나타나겠지. 사람 목숨이 달려 있는데... 세나 (설레는 얼굴이다) S#54. 음반 매장 앞 (낮) 세나.. 뛰어나오면, 선재... 오토바이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 세나 (뛰어와서 팔짱 끼며) 오빠! 선재 (팔을 살짝 빼면서 농담조로) 가수 될 사람이 조심해야죠. 나중에 스캔들 납니다. 세나 가수 되면 못하니까 지금 실컷 할래요. (다시 팔짱 낀다) 선재 ............... S#55. 커피 전문점 (낮) 선재와 세나.. 마주 앉아 있다. 세나... MP3 PLAYER를 보면서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세나 나 MP3 PLAYER 꼭 갖고 싶었는데.. 어떻게 알았어요? 너무너무 고마워요! 오빠! 선재 ................. 세나 이제 하루 종일 ZERO 노래 실컷 들을 수 있겠다. 참! ZERO 기사 봤어요? 심장병 소녀 얘기요! 선재 네! 세나 ZERO가 세상에 나온다고 하니까 기분이 이상해요. 설레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구... 선재 아까와요? 세나 네! 이제 저만의 ZERO가 아니잖아요. 선재 그 사람이 안 나타날 수도 있잖아요. 세나 나타날 거예요. 그 사람 좋은 사람이니까... 선재 ............... 세나 오빠! 오늘 나하고 노래방 가요. 그동안 내 노래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줄께요. 선재 학교로 돌아가야 돼요. 도서관에 가방 두고 나와서... 세나 (애교스럽게 조르는) 오빠아- 한시간만 같이 있다 가요! 네? 선재 (곤란하고) S#56. 민철 집 거실 (밤) 연수.. 현관 앞에 서 있으면, 선재... 들어온다. 선재 다녀왔습니다! 연수 집에 저밖에 없서요. 선재 네..... (그말을 듣자 왠지 가슴이 설렌다. 소파에 가방 내려놓고 앉는다) 연수 (앞에 앉으며) 오늘 세나 만났어요? 선재 (끄덕) 연수 선물 받고 좋아해요? 선재 네! 같이 노래방에도 갔었는데, 노래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연습 열심히 하나봐요. 연수 그래요? (기뻐서 얼굴에 웃음 번지는) 선재 저녁 먹었어요? 연수 아뇨. 아직... 선재 나도 안 먹었는데... 같이 먹어요. 연수 (일어나며) 제가 차릴께요. 좀 있다 내려와요. 선재 아녜요. 오늘은 내가 김치볶음밥 만들어 줄께요. 나 그거 아주 잘해요! (주방으로 간다) 연수 (웃으며 따라가는) S#57. 민철 집 주방 (밤) 연수와 선재.. 다정하게 김치볶음밥을 만드는 모습 스케치. 선재.. 김치를 썰면, 연수.. 프라이팬에 버터를 두르고, 선재.. 김치와 햄 등을 프라이팬에 볶고 있으면, 연수.. 그 위에 밥을 넣는다. 다정하게 음식을 하는 두 사람. 선재.. 흘깃흘깃 옆에 있는 연수를 훔쳐보면서 행복한 얼굴이다. S#58. 민철 집 주방 (밤) 시간 경과. 계란을 얹고, 김가루까지 뿌려 맛있게 보이는 김치볶음밥이 담긴 프라이팬이 식탁 위에 올려진다. 연수 맛있겠다! 그릇 갖고 올께요. 선재 NO! NO! 김치볶음밥 먹을 줄 모르는구나. 김치볶음밥은 프라이팬 째로 먹어야 맛있는 거예요. 연수 (웃으며) 선재씬 맛있게 먹는 법에 일가견 있나봐요. 선재 (의자를 빼주며) 앉아요. 연수 (앉으면) 선재 (자리에 앉아서 숟가락을 연수에게 준다) 연수 (프라이팬에 숟가락을 넣으면) 선재 (자기 숟가락으로 연수의 숟가락을 탁 막는다) 연수 (?) 선재 이렇게 맛있는 건 쉽게 먹으면 안 돼요. 어렵게 먹어야지! 연수 네? 선재 그 게임 알죠? 서로 번갈아가면서 007 외치다가 순서 틀리면 지는 게임! 연수 알아요. 선재 이긴 사람만 한 숟갈씩 먹는 거예요. O.K? 연수 나 게임 잘 못하는데.. 선재 내가 먼저 할께요. 빨리 하는 거예요. (연수 가리키며) 0! 연수 (선재 가리키며) 0! 선재 7! 연수 0! 선재 0! 연수 7! 선재 0! 연수 7! 악! (소리지르고) 선재 (웃으며) 진짜 게임 못하는구나. 자! 나부터 한 숟갈 먹여야지! (크게 한 숟갈 퍼먹는다) 연수 (부러운 듯 보면) 선재 진짜 맛있다. 이번엔 연수씨 먼저 해요. 연수 0! 선재 0! 연수 7! 선재 0! 연수 0! 선재 7! 연수 0! 선재 (소리 지르는) 0! 연수 (놀라서) 0! 선재 (웃고) 연수 뭐예요? 소리 질러서 놀랐잖아요! 선재 연수씨 아무래도 오늘 저녁 굶어야겠는데요. (또 한 숟갈 먹으면) 연수 (웃으면서 곱게 흘겨보는) S#59. 민철 집 거실 (밤) 민철.. 들어온다. 주방에서 선재가 크게 웃는 소리가 난다. 민철... ?해서 주방 쪽으로 간다. S#60 민철 집 주방 (밤) 선재.. 연수에게 밥을 한 숟가락 퍼서 들이민다. 선재 에이.. 불쌍해서 봐줬다. 한 입만 먹어요. 연수 됐어요. 빨리 하기나 해요. 선재 어? 진짜 삐졌나보네? 연수 삐지긴 누가 삐졌다 그래요? 선재 (숟가락을 들이밀며) 안 삐졌으면 먹어요! 지금 안 먹으면 한 입도 못 먹는다니까요! 연수 됐어요! 선재 연수씨! 내가 인심 쓸 때 먹어두는 게 좋을 걸요? 나중에 후회하지 말구! 연수 (웃으면서 숟가락을 피하다가 입구에 서 있는 민철을 본다. 깜짝 놀라는) 실장님! 선재 (민철을 보고 당황하는) 형! 민철 (말없이 두 사람을 보고 있다) 연수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민철 (표정 변화 없이) 일어날 거 없어요. 식사해요. 연수 (어쩔 줄 모르고) 선재 (연수의 모습을 보며 씁쓸한데) 민철 (돌아서다가) 선재야! 선재 (?) 민철 연수씨 너보다 나이도 많은데 이름 부르는 거 좀 무례하게 들린다. 이제부터 호칭 선생님이라고 하도록 해. 선재 (!) 민철 (나간다) 연수 (무안해하고) 선재 (표정 굳어진다) S#61. 민철의 방 (밤) 민철... 들어와서 웃옷을 벗어 던지고, 마음을 잡지 못해 방안을 왔다갔다 한다. 다정한 연수와 선재의 모습에 이렇게 불쾌해하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어 더 혼란스럽다. S#62. 빅토리 기획실 (낮) 민철... 연수가 그려준 초상화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난다. 민철 (초상화를 책상 서랍에 집어 넣고) 들어오세요. 규석 (뛰어 들어온다) 실장님! ZERO가 만나겠답니다! 오늘 밤에 병원으로 여자앨 만나러가겠다고 메일이 왔습니다! 민철 그래요? 규석 네! 근데, 조건을 걸었어요. 민철 무슨 조건입니까? 규석 빅토리건 신문사건 아무도 나와선 안 된답니다. 거기에 대해서 확실하게 약속을 하지않으면 절대 만날 수 없다는데요. 민철 ................. 규석 어떡할까요? 민철 약속 지키겠다고 메일 보내요. 규석 알겠습니다! (뛰어나간다) 민철 (생각에 잠긴) S#63. 민철 집 거실 (낮) 명자.. 소파에 앉아서 잡지를 읽고 있는데, 선재.. 배낭을 메고 계단에서 내려온다. 명자 (일어나며) 나가니? 선재 네! (현관 쪽으로 가면) 명자 (따라가는데) 아줌마 (현관문을 열고 샴페인이 든 꽃바구니를 들고 들어온다) 명자 뭐예요? 아줌마 누가 와서 사모님한테 전해달라고 하던데요. 명자 나한테요? (궁금한 얼굴로 꽃바구니 안에 든 카드를 열어본다. <이영준 님과 장명자님의 결혼 26주년 기념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명자.. 얼굴이 하얘진다) 선재 (?해서) 엄마 왜 그래요? 명자 (떨리는 손으로 카드를 주머니에 넣는다) 선재 어디 아파요? 명자 아, 아냐! 어서 다녀와! (돌아서서 몇 걸음 걸어가다가 휘청하고 쓰러진다) 선재 (놀라서) 엄마! S#64. 민철의 집 앞 (낮) 민철의 집 앞에 고급 승용차 한 대가 서 있다. 검게 썬팅된 뒷자석의 창이 천천히 올라가면서 선글라스를 낀 양미미의 얼굴이 잠깐 보인다. 양미미의 차.. 집 앞을 떠난다. S#65. 병원 입원실 복도 (밤) 카메라.. <심재은>이라는 명찰이 달린 입원실을 지나 어두운 복도 끝으로 가면, 민철... 돌아선 채 커피를 마시고 있다. 복도를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긴장하는 민철의 얼굴. 커피잔을 버리고 천천히 돌아서는 민철의 얼굴에서 ENDING!.아름다운 날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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