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11
S#1.풍도네 집 앞 (밤)
넘어진채 어이 없는 풍도, 하나를 올려다 본다.
하나, 너무 놀란 표정으로 다가가지도 못하고 굳어서 풍도를 보는.
풍도;(어이 없어 웃는) 허 챠! (일어나려)
하나;(얼른 잡으려 하며) 풍도씨... (그러나 못잡고)..... (눈치만 보는)
풍도;(툭! 털더니) 넌 어떻게 갈수룩 태산이다?
하나;아니, 난 그게 아니구,
풍도;(o.l) 그래 너 원하는게 뭐야?
하나;(말못하고).....
풍도;(한숨).....
하나;(후회) 아후......
풍도;(보는)
하나;미안해. 안그래두 마음이 복잡할텐데, 내가 이러는게 아니었어. 미안
해.
풍도;(기막혀 보는) ....!
하나;난 좋은 여자가 아닌가봐. 이런땐 정말 있는듯이 없는듯이 그저 풍도씨 마음 하나 편하게 해 줘야하는건데, 난 왜이러지 정말?
풍도;운전 조심해라. (돌아서 가는)
하나;(급한 마음에 부르는) 자 자 자기야?
풍도;왜 또.
하나;.... (밝게 웃으며) 기운 내라구. 응?
풍도;(돌아서 들어가는)
하나;(어깨가 축... 쳐지는)......
부릉 시동 걸고 떠나는 하나.
골목 안쪽에서 나와 떠나는 하나의 차를 오랜동안 보고 있는 풍도.
S#2.자매의 방 (밤)
우진에게 전화를 걸까 말까 수화기를 들고 고민하던 두나. 시계를 본다. 밤 11시. 수화기를 내려 놓고, 보던 잡지를 계속 본다.
S#3.우진의 오피스텔 (밤)
테이블 위의 빈 맥주캔을 치우는 진아와 우진.
우진;왜, 자구 가지.
진아;아냐, 생각해보니까 그럼 내일 아침에 너무 바쁠거 같애. (치운 것 들
고 부엌쪽으로 가며) 내일 우리팀 배우들하구 오전에 신문사 인터뷰 약속이 있거든.
우진;(치운것 들고 부엌쪽으로) 그럴줄 알았음 내가 술을 안마실걸 그랬다. 택시 괜챦겠어?
S#4.우진의 오피스텔 앞 (밤)
택시를 잡고 있는 우진과 진아.
S#5.우진의 오피스텔 (밤)
전화벨이 울리고, 응답기가 켜진다.
우진;(목소리) 강우진입니다.
S#6.자매의 방 (밤)
우진;(필터) 메세지를 남겨 주십시요! (삐... 소리 나고)
두나, 막상 뭐라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고, 끊지도 못하고 있다. ..... 망설이다가 시계를 보니 12시가 거의 다 되었다. 끊을까 말까 하고 있는데 열려 있는 방문으로 풀죽어서 조용히 들어오는 하나. 두나는 모르고 있다. 어떡하나? 끊을까 말까 싶은 두나인데
하나;(뒤에서 두나를 안으며) 두나야 나 어떡하니이....
두나;(너무 놀라) .....!
하나;아으응....
두나;(너무 놀란채 그저 무선 전화기의 스위치를 끌 뿐. 손에서 전화기가
툭! 떨어진다) .... (어이가 없다)
하나;?? 전화 하던 중이었니?
두나;(기막혀서 하나를 보는) ......!!?
하나;.... 미안해. 전화 계속 해 그럼. (두나의 눈치를 본다) ??? (속삭이듯)
누군대?
두나;(어이 없어서 하나만을 쳐다 볼뿐 할 말을 잃었다) .........!!!
S#7.우진의 오피스텔 (밤)
들어오는 우진, 바로 노트북 앞으로 가서 노트북을 열고 파워를 켠다.
혼자 깜빡이는 응답기의 불빛. 메세지 체크 전혀 신경 안쓴 채 일을 시작하는 우진.
S#8.자매의 방 (밤)
침대위에 고투고 앉아 바짝 긴장한 채 전화기만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두나.
미안해서 눈치를 보고 있는 하나.
하나;두나야.... 만약에 전화가 오면,
두나;오면!
하나;.......
두나;오면!!! (하는데)
전화벨.
깜짝 놀라는 하나, 두나!!!
하나;(받으려는듯) 내가 받을까?
두나;(손을 때리며) 받지마아!
하나;... 푸푸풍도씨 전화면 어떡하라구.
두나;지금 풍도씨가 문제야 언니는?
하나;아우 야, 그래두 나 받을래. (받으려는데)
두나;(O.L. 하나를 덥썹 덥치며) 받지 말라니까?
하나;(빠져 나오려 몸부림치며) 너 찾으면 없다구 그럼 되쟎아 내가.
두나;안된다구 글쎄에!
하나;어우 야아! (몸부림치는데)
뚝 끊기는 전화벨.
서로 뻐티다가 뚝 끊기는 전화벨과 함께 동시에 기운 빠지는 하나 두나.
두나;(안도의 한숨처럼) 아으응....
하나;끄응.....
하는데 금방 다시 울리는 전화벨.
두나가 잠깐 방심한 새를 타서 잽싸게 전화를 받아채는 하나.
하나;네 여보세요?
두나;(말소리도 못내고 너무 기막혀서 온몸으로 어쩔줄 모르는. 언니이! 하 는 소리없는 절규와 함께) .....!
하나;(두나를 방어하는 몸자세로서) 여보세요? 여보세요?
풍도;(필터) 집에 잘 들어갔지?
하나;(너무 반갑고 서러운듯) 풍도씨이.....!
두나;(온몸의 힘이 쭈욱... 빠지는)....
S#9.풍도의 방 (밤)
창가에 서서 전화를 걸고 있는 풍도.
풍도;하나야.
하나;(필터) 응, 얘기 해.
풍도;나 좀 당분간 내버려 둬. 응?
S#10.자매의 방 (밤)
눈물이 날 것 같은 하나, 꾹 참고 듣고 있는...
S#11.풍도의 방 (밤)
풍도;나두 조용히 생각 좀 해볼테니까, 너두 너무 조바심 내지말구,
S#12.자매의 방 (밤)
풍도;(필터) 차분히 생각을 좀 해.
하나;알았어. 어쩄건 전화해 줘서 고마워.
풍도;(필터) 잘 자라.
하나;풍도씨두. (전화를 끊고 깊은 숨을 내쉬는) 후우....
두나;(이불 쓴 채 꿈쩍도 않하고 있다)
하나;(망연....히)
두나;(이불 속에서) 아으....!
하나;(두나를 보더니) !!! (슬금 슬금 찌르며) 두나야, 두나야?
두나;(꿈쩍도 않는)
하나;너 오늘 선본건 어떻게 됐니? 응? 괜챦았어?
두나;(이불 팍 제치고 나오더니 숨을 토하는) 푸우! 만약에, 이시간 이후에
만약 그남자한테 전화가 오면,
하나;그남자 누구? 선본 남자?
두나;아 뮤지칼!
하나;어. 전화가 오면.
두나;나 유학 갔다 그래?
하나;(띵...!?)
두나;난 벌써 1년전에 유학가구 이땅에 없는거야? 어?
하나;끄응....
두나;(이불 뒤집어 쓰며) 아흐!!!
S#13.우진의 오피스텔 (밤)
전화벨. 노트북 얼른 끄고 뛰어가 전화를 받는 우진.
우진;네 여보세요?
진아;(필터) 나야, 잘 도착했다구.
우진;오케이! 잘자라!
진아;(필터) Good night!
우진, 전화를 끊고 일어서다가 깜빡 거리는 응답 메세지를 보고 틀어본다.
조용..... 하다.
누구지? 엥? 싶은 우진인데
하나;(목소리) 두나야 나 어떡하니이....
처음엔 ‘두나’ 소리에 더더욱 엥? 싶은 우진의 표정에서 음악이 경쾌하게 나오며, 하하하하하! 오랜 동안 기분 좋게 웃는 우진.
S#14.김가네 집 앞 (아침)
아직도 화가 안풀린 채 팅팅 부어서 나오는 두나와, 화를 풀어주려고 찝쩍 찝쩍하며 나오는 하나. 아 왜! 하며 획 돌아보며 소리를 치는 두나와 깜짝 놀라는 하나. 차로 휭 가버리는 두나. 뻥....! 한 표정의 하나.
S#15.우진의 사무실
출근하는 우진. 기분좋은 아침 인사들. 자리에서 컴퓨터를 우선 켜고, 배낭을 내리고 일할 준비를 시작하는 우진. 그러다가 문득 두나가 생각나서 혼자 웃는다.
S#16.길거리
퉁퉁 부은 두나, 창밖만 내다 보고 있고, 이젠 하나도 삐져서 운전만 하고 있다. 삐리리 삐리리 두나의 삐삐가 오고, 삐삐를 꺼내 확인하고 전화로 음성을 들으려는 두나. 슬쩍 보는 하나. 하나를 의식해서 일부러 탁! 플립을 도로 닫아 버리고 핸드폰을 가방에 집어 넣는 두나. 에쭈쭈? 하는 표정의 하나.
S#17.두나의 패션 회사 사무실
급하게 뛰어 들어오는 두나. 삐삐 확인 빨리 하고 싶어서. 들어오던 동료와 부딪히고, 미안하다고 얼른 웃으며 인사하고 자리로 빨리 와서 탁! 하고 수화기를 잡는 두나.
잠깐의 시간 경과.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 두나의 표정 위로 흐르는 영준의 목소리.
영준;(필터) 두나씨! 노영준입니다!
잠깐 실망하는 두나의 표정위로
영준;(필터) 어젯밤 좋은 꿈 꾸셨습니까? (그래도 체념인듯, 좋은 표정 만들
며 차분히 앉아서 듣는 두나) 전 지금 공항인대요,
S#18.비행기 안
자리에서 신문을 보고 있던 영준, 스튜어디스의 오렌지 쥬스 서빙을 받는다.
영준;(목소리) 아... 빠리 정말루 가기 싫은대요? 어쩄건 다녀와서 다시 연락 드릴께요!
S#19.두나의 패션 사무실
영준;(필터) 이틀 후에 뵙죠! 안녕히 계십쇼!
수화기를 내려 놓는 두나, 잠깐 생각하는데
직원;(멀리서) 김두나씨?
두나;(얼른) 네 과장님!
직원;미팅!
두나;(O.L) 네! 준비 됐습니다! (책상위의 자료들을 바삐 모아 가는)
S#20.김가네 집 전경 (낮)
S#21.김가네 부엌
완자에게 독식탁을 차려주는 정자. 약간은 기분이 언쟎다.
하품을 늘어지게 하는 완자.
완자;아음.....
정자;어제 많이 늦었나봐?
완자;응, 그렇게 됐어. (미역국을 한술 뜨더니) 으읍. 이거 왜이렇게 들쩍지
근해 미역국이? 참기름을 너무 많이 넣은거 아냐?
정자;글쎄?
완자;뭐 북어국 같은거 없으까? 시원...하게.
정자;(어이 없어서) .....
초록;(들어오며) 엄마? 할아버지가 오시래요.
완자;(버럭 화내며) 올케 아침에 아부지한테 일렀어? 나 어제 술먹구 늦게 들어왔다구?
정자;끄응... (설겆이통쪽으로 가버리는)
S#22.할아버지의 방
화가 나 있는 택두와 조마 조마한 꽃분. 노크하고 실금 실금 들어오는 완자.
완자;부르셨어요? (실금 실금 앉는)
택두;(기막혀서 보고 있는)
완자;(눈치 보고 있는데)
택두;내가 나가랴 니가 나갈래? (버럭) 어? (깜짝 놀라는 완자)
꽃분;(걱정되서, 오히려 야단치는 척) 아 왜그렇게 정신을 못차려 너는 아직
두!
완자;(뒤로 실금 실금 빼며) 아니 아부지 나는, 저기 사업을 좀 할라구요,
택두;뭐가 어째? 사어업?
완자;(O.L) 아뇨 아뇨 돈은 안들구요, 그냥 누가 식당을 하나 차리는대,
택두;(O.L) 너 내가 몇번을 말해? 집에서 얌전히 니 올케나 도우라구, 몇번
을 말해!
완자;(불만) 아부지!
택두;널 내가 이집에 받아 들여 준건, 이날 이때껏 파출부 한번 안부르구 살 림해온 느이 올케를 차라리 좀 도와나 주라구!
완자;(O.L. 버럭 나서며) 아무리 어쩜 이러실수가 있수 아부지는?
택두;느이 올케 반만 배워라. 반만 배워!
완자;(바짝 다가 앉으며) 아부지! (꽃분, 완자를 제지하며, 아이구우!)
택두;그래 왜!
완자;아니! 내가 아무리 이모냥 이꼴이라구! 그래두 나는 명색이 시누이구, 게다가 올케가 내 소시적 동창인대 아부지!
택두;쯧쯧쯧쯧. 아이그. (하며 돌아앉는)
완자;(O.L) 쟤는 그래두 지금 버젖한 남편에 집까지 지니구 너무두 잘 살구 있쟎아요 누구(중후를 일컷는)덕에.
택두;뭐?
완자;근데 나더러! 파출부요? 내가 어떻게 동창한테 파출부를 살아요? 어떻 게 그래요?
꽃분;아니 그러니까 아부지 말씀은,
완자;(O.L) 해두 해두 너무들 하시네 정말! 아니 친정이라구!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가 있수 엄마?
택두;그러니! 애들은 나몰라라 들여다 놓구, 넌 니 맘대루 아무때나 밥차려 내라 어째라 니 올케를 부려만 가면서 밖으루 어디루 니볼일만 보구 돌아 치겠다는거냐 지금?
완자;(할 말 없는) ....! ......! (그러다가 갑자기 기가 막히기도 하고, 억울하 기도 하고) .....! 아우! 아우! 치사해서 어디 친정밥 먹겠수 아부지?
택두;......!! (기막혀)
S#23.중후 부부의 방
착찹한 마음으로 테이블 위의 신문을 정리하고 있는 정자인데
벌컥 방문이 열리고 완자가 들어오며.
완자;올케! 올케는 내가 빈둥 빈둥 노는거 같아 아쉬워 죽겠수?
정자;(한숨 쉬며 의자에 앉는다) 후우...
완자;아버지한테 무슨 얘길 어떻게 한거유 대체! 어?
정자;고모.
완자;따져서 말하자면, 이집이 올케네 아버지 집이유? 우리 아버지 집이지?
정자;(어이 없어서 쳐다보는) ....!
S#24.제인의 다락방
걸레질을 씩씩대며 하고 있다가 팍! 신경질이 솟구쳐 걸레를 패대기 치며
완자;아우! 아후! (하는데)
현관벨.
아! 싶어 얼른 쫒아 나가는 완자.
S#25.김가네 마루
비디오 폰에 나타난 성여사의 얼굴.
정자는 누구지? 싶어 보다가 비디오폰 수화기를 들려고 하는데
완자, 급히 뛰어 내려오며
완자;놔둬봐요! 내가 친구 오랬어요!
정자;(어이가 없어서) 친구요?
완자;왜요, 친정서 더부살이하면 친구두 못불러요? (수화기 들고) 어 그래!
들어와! (찡 눌러주는데)
정자;(말없이 부엌으로 들어가려는데)
완자;(현관을 보며) 아니 무슨 신발이 이렇게 복잡해애? 딸들두 많은 집에?
정자;(기막히지만 들어가던 걸 도로 현관으로 가서 신발 정리를 한다)
완자;갑자기 손님이라두 오면, 무슨 망신이유?
정자;끄응... (일어서며) 친구 누구 귀하신 분이 오나부죠?
완자;어, 있어요. 올케두 아마 얼굴 보면 알지두 몰라. 우리 고등학교 동창 이니까. (정자, 동창? 싶고)
성여사;(들어오며) 실례합니다...
완자;아이구 실례는! 들어와 얘! 우리 친정이야!
정자;(기막혀서 완자를 보는) ....!
성여사;안녕하세요?
정자;(억지 춘향) 예. 어서 들어오세요.
완자;어머! 니들 서루 얼굴을 잘 모르나부다?
정자;(O.L. 약간은 쌀쌀맞게) 놀다 가세요 그럼. (휙 들어가려는데)
성여사;???
완자;(기분 나빠서) 올케!
정자;(화를 꾹 누르고, 진정시키고는, 잠깐 있다가 돌아보며) 네 고모.
완자;아니 왜그래요? 내 친구가 뭐 올케 기분 나쁘게 해요?
정자;(억지로 좋게 말하는) 놀다 가시라구요. 난 부엌에 일이 있으니까 그렇 죠.
성여사;(분위기가 좀 그러네....??)
완자;아 뭐하니? 올라와! 우리 친정이라니까? (정자, 어이 없어서 완자를
보고 있는)
성여사;어, 그래. (신발 벗고 올라오며) 저, 그럼..(정자에게)
정자;네 올라 오세요.
완자;들어와 들어와. (끌고 들어가며) 올케! 우리 차 한잔 줄래?
정자;네. 그러죠. (부엌으로 가는)
성여사;(분위기가 심상챦아서 속삭이듯) 왜! 왜그래?
완자;(속삭이듯) 원래 애가 좀 삐닥하니 그래, 신경쓰지 마.
성여사;집은 깔끔하다? (둘러 보는)
완자;둘러 보긴 뭘 둘러 보니. 우리 친정이야 얘. 앉어?
성여사;아버님 어머님은? 인사드려야 되는거 아니니?
완자;병원 가셨어. 아 앉으래두?
S#26.김가네 부엌
기가 막혀.... 넋을 잃고 있는 정자. 삐삐 주전자 물이 끓고. 불을 끈다.
S#27.김가네 마루
성여사;그래? 우리 동창이라구?
완자;하긴, 너는 쟤를 잘 모를 수두 있어. 쟤는 학교 때 워낙 특징두 없이 조용했던 애라. (하는데)
성여사;(정자가 차 들고 나오는걸 보고 쿡 찌른다) 큼.
완자;응, 올케, 이리 줘.
정자;(차를 놓으며) 생각해 보니까 낯이 좀 익기두 하네요. 혹시 학교 때
체육 부장하지 않았나...요?
성여사;어머? 맞는대?
정자;(반갑게 앉으려) 그렇구나? (하는데)
완자;(O.L) 올케! 과일은 좀 없어? 과일두 좀 주지? 내 친구가 왔는대!
정자;....! 어, 그, 그러지 뭐. (부엌으로 가는)
완자;(삐죽 하며 정자를 보고 있는)
성여사;그러니까, 느이 오빠하구 결혼을 했구나? 그 잘 생긴 오빠.
완자;복 터졌지 뭐. 얘! 차 마셔!
성여사;어 그래. (차를 마시는)
S#28.압구정동 어느 골목.
차안에 앉아 팔짱 끼고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풍도.
골목을 걸어가는 풍도, 용기를 내는 듯.
S#29.압구정동 어느 보세 옷집
옷집으로 들어 가는 풍도.
사장님 계시냐고 종업원에게 묻는 풍도.
쭉 걸려 있는 옷의 원단을 보면서 잠깐 기다리는 풍도.
선배가 나와 반갑게 악수하며 인사하는 풍도.
테이블에 함께 앉는 선배와 풍도.
선배;소식은 들었다. 어렵다믄서?
풍도;그렇게 됐수다.
선배;요즘 다들 그렇치 뭐. 그래, 요즘 뭐해?
풍도;형! 나 광장시장에다가 점포하나 냈수다. 형이 원단 좀 받아 주슈.
선배;원단?
풍도;직접 발루 뛰는 수 밖에 없드라구. 형이라두 좀 도와줘야지 날.
선배;야!
풍도;요즘 유명 브랜드 의류 매장들은 퍽퍽 다들 쓰러지구 있구, 그래두 뭐 형은 꾸준하쟎어.
선배;야 너두 다 알쟎냐! 우리는 아버지가 직접 원단하시는거.
풍도;(걱정스레 보는) ...
선배;(미안하게 보는) ....
풍도;(탁! 털고 일어나며) 언제 공이나 한번 칩시다!
선배;요즘 거 어디 골프두 치겠냐? 눈치 뵈서?
풍도;형! 내가 시장을 이잡듯 뒤져서래두 샘플 괜챦은거 한번 더 들구 올거
유. 원단 다를 받지는 못해두, 두어개쯤 인사 치례나 하슈. (가려는)
선배;아! 너 내가 명동쪽 거래처 좀 알아봐줄까?
풍도;(역시! 다가오며) 내 형한테 오면 뭔가 좀 뚫릴 줄 알았지.
S#30.김가네 마루
정자;(과일을 내려 놓으며) 과일이 좀 시원치가 않네. 들어요.
성여사;아, 예. 흐흐... 그런대 참, 동창끼리 다 늙어 만났는대, 말을 어떻게
올려야 될지...
완자;주책들이다들! 아 동창 좋은게 뭔대! 안그래 올케?
정자;글쎄? 3학년 때 몇반.... 이... 었니?
성여사;일 일반. 너... 너는?
정자;(활짝 웃으며) 난 3반.
성여사;어머! 깍두기 선생님 반이었구나?
정자;기억하니 너?
성여사;그러엄! 내가 그선생님을 은근히 좋아했쟎니! (하며 정자 손을 덥
썩 잡자)
완자;(괜한 질투에 갑작스레 성여사에게) 넌 우리 오빠두 좋아했었쟎니!
(정자, 웃던 얼굴이 뻥...! 되고)
성여사;(당황) 얘는!
완자;우리집에 얼마나 들락거렸어 니가!
성여사;누가 들으믄 진짠 줄 알겠다!
정자;(어정쩡...)
완자;진짜쟎아! 진짜야 올케. 우리 오빠두 아마 널 마음에 있어 했지?
성여사;얘!
정자;아이구! 빨래 돌리던거 벌써 다 돌아 갔겠네?
완자;그래 그럼! 올케는 가서 볼 일 봐요!
정자;예, 저, 그럼... (어색하게 목례하고 가는)
성여사;(시선을 피하다가)
완자;낄낄낄낄...
성여사;주책이다 너두?
완자;뭘! 다 지난 얘긴대.
성여사;어쨌건! 용건이나 얘기하자. 괜히 사람만 이상해진다.
완자;(먹던 과일 주춤! 쫄아서) 용건?
성여사;돈 좀 해주라. 내 돈.
완자;(얼른 집안 눈치를 보며) 민영아.
성여사;내코가 석자야 지금. 미안하다.
완자;나는 얘, 너한테 부탁했던거, 그거 기대하구 있었는대. 오히려 돈을 달
라구 그럼 어떡하니.
S#31.제인의 다락방
완자;(먼저 들어오며) 얘, 들어와, 아 들어와아! (끌어 들이는)
성여사;(주춤 주춤 마땅챦게 들어오는)
완자;봐라. 내가 이러구 산다. 너 (얼른 사과 박스로 뒤어 마구 두드리며)
이거(사과 박스) 이거 이거 안보이니? 여기가! 다락방이야 다락방! 창고라구! (쿵! 앉는)
성여사;(좀 그런) 크음... (앉는)
완자;세상에.... 친정이라구, 내가 여기와서, 공부하는 딸래미하구 요 구석진
다락방에서 창고에 뒹구는 저 사과탱이보다두 못하게 (궁둥이 질질 끌어 성여사에게 다가가며) 이러구 쭈그리구 있다.
성여사;(할 말도 없고, 난감한) ....
완자;(두손을 꼭 잡으며) 민영아.... 내가 다른건 몰라두, 돈 벌면 니 빚은 꼭
갚을께. 아 내가 떼먹을 심사였음, 나 여깄소, 이리로 오쇼! 그랬겠
니?
성여사;나두 요즘,
완자;(O.L) 민영아....
성여사;아 내 코가 석자라니까?
완자;너까지 나한테 이럼 난 정말 살 수가 없다. 내 꼴 좀 봐아! 내가 무슨
낙으루 살겠니이!
성여사;아후.... 답답해. 너두 참 답답해애.
완자;누가 아니래니.
성여사;아니! 느이 올케두 그렇치! 어쩜 이런방을 주니? 시누이한테?
완자;말 마. 살곰 살곰 사람 잡는다구, 아주 죽여 죽여.
성여사;그래, 좀 그렇게 생겼어. 속으루 무슨 생각을 하는지, 꿉꿉한 그런
스타일 아니니 느이 올케?
완자;내 말이 그말이지!
성여사;느이 오빠 참 답답하겠다?
완자;글쎄! 내가 그당시 우리 오빠를 너한테만 밀어 줬어두! 그게 참 아쉽다 얘.
성여사;근데 그건 그거구, 돈은 좀.... 필요해 내가.
완자;(숨이 딱 막히는) ....!
S#32.야식집
인부들 벅적 벅적 시설을 만들고 있는 바쁜 달수. 유리창의 썬팅이 완성되는 순간. 선팅 하는 인부가 여백의 필름을 쫘악... 떼어 내니 “달수 야식” 이라는 글자가 완성되고. 아하! 기분 좋...은 달수!
S#33.김가네 집 전경 (저녁)
S#34.김가네 부엌 (저녁)
펄펄 끓는 만두국 냄비를 열어 그릇에 담고 있는 정자.
들어오는 하나.
하나;웬 만두국이야?
정자;어, 할아버지가 먹자 하셔서.
하나;간장 만들까?
정자;그래, 식초 좀 넣구?
하나;네. (만들며) 엄마, 두나는 선본거 잘 됐나부네?
정자;모르지 뭐. 기집애 이랬다 저랬다.
하나;뭐하는집 아들이라구?
정자;니가 웬일이니? 그런걸 다 묻구?
하나;아니 그냥.
정자;몰라. 들은바루는 아버지가 무슨 큰 패션 회사를 한댄다. 선본 당사자
는 아버지 그 회사에 기획 실장으루 있구.
하나;그럼 두나한테두 잘 됐네?
정자;글쎄, 교제를 조금 더 해봐야 알지 뭐.
하나;으응.... (시름... 만두국을 식탁으로 차리는)
정자;그리구 너! 넌 그남자 그날 그러구 가서는 암말두 없니?
하나;어, 요즘 좀 바빠요. 얘기 했쟎아 내가.
정자;그날 잠깐 본거루는 꽤 박력은 있어뵈드라?
하나;끄응.....
정자;왜? 계속 안좋아?
하나;그냥.
정자;너두 차라리 선을 한번 볼래?
하나;엄만?
정자;집으루 한번 정식 초대를 하자 그럼.
하나;(정말 난처한) ......
정자;서른이야 너! 정신 차려!
하나;(한숨 쉬듯) 엄마, 이따 나하구 맥주 한잔 할라우?
S#35.할아버지의 공방 (저녁)
작업하고 있는데, 초록이 뛰어 들어와
초록;할아버지! 만두국 드시래요!
택두;오냐! 알았다!
S#36.카페(저녁)
두나, 친구를 만나, 아주 즐겁게 수다를 떨고 있다. 남자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 두나의 친구. 깔깔깔 웃으며 보고 있는 두나와 친구.
S#37.버스 정류장 (저녁)
혼자 외롭게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두나.
S#38.김가네 마루 (저녁)
들어오는 중후.
정자;저녁은요?
중후;(기분 언쟎다) 어, 먹었어. (휭 들어가는)
정자;?? 부실하면 차리구요. 만두국 했는대.
중후;(대답도 없이 들어가 버린다)
정자;???
S#39.김가네 집 앞 (저녁)
터덜 터덜 걸어 오는 두나. 벨을 누르려는 순간. 핸드폰이 울린다.
두나;네 여보세요?
S#40.우진의 사무실 (저녁)
우진;(기분 좋게) 두나씨? 저 강우진입니다!
S#41.김가네 집 앞 (저녁)
놀라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두나.
우진;(필터) 여보세요?
두나;예! 안녕하세요?
우진;(필터) 지금 어디계세요?
S#42.우진의 사무실 (저녁)
우진;저는 막 퇴근하려던 중이거든요?
S#43.김가네 집 앞 (저녁)
두나;(말 못하고 뻐끔 뻐끔. 주변을 돌아보며 어쩔 줄을 모른다) .....
우진;(필터) 두나씨두 아직 퇴근 안했음 잠깐 시간 좀 내줄래요?
두나;네?
우진;(필터) 저녁 먹었어요?
두나;아! 저... 야근... 예! 야 야 야 야근이예요 오늘. (하는데)
정남;(O.L. 턱! FR. IN 되면서) 누나 뭐해?
두나;(너무 놀라 휙 돌아보는데!)
정남;야근이야? 근데 집엔 왜 왔어? (하며 벨을 누른다)
두나;........!!!!
S#44.우진의 사무실 (저녁)
우진;(혼자 웃는데) .....
정남;(필터) 예! 엄마 저예요! 작은 누나두 같이 왔어요!
우진;(혼자 웃느라고 정신 없다)..... (몸을 구부려 웃느라 전화기가 귀에서
떨어져 있고)
S#45.김가네 집 앞 (저녁)
기가 막혀 수화기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만 있는 두나인대
정남;왜! 전화 다 하구 들어올래?
두나;(플립을 딱 접는 막막한 심정) ...
정남;그럼 천천히 들어와! (쾅! 문닫고 들어가 버리는)
S#46.우진의 사무실 (저녁)
웃음을 마저 정리하다가 아차! 싶어서 얼른 수화기에
우진;여보세요? 여보세요? (갸우뚱? 끊었나?)
S#47.김가네 집 앞 (저녁)
멍... 하니 서 있던 두나. 집으로 안들어 가고, 골목을 내려 간다.
아무 생각 없이 멍... 하니 걸어간다.
우뚝 멈추더니 다시 돌아서서 집으로 걸어간다.
우뚝 다시 멈추더니 뒤를 휙 돌아보는.
S#48.길거리 (저녁)
운전. 전화 신호를 기다리며 혼자 웃고 있던 우진, 차 밖에서 보여지고.
차안.
열려 있는 핸드폰에서 삐... 하는 소리가 나자
얼른 큼! 표정 정리하고 삐삐 메시지를 남긴다.
우진;네, 두나씨? 핸드폰을 꺼버렸는지 연결이 안되네요. 저녁 안먹었으면 스파게티 어때요?
S#49.길거리 (저녁)
택시 안의 두나, 삐삐를 듣고 있다.
우진;(목소리) 저 스파게티 잘 만들거든요? 아! 그리구 전 두나씨 오해를 꼭 풀어 주구 싶은대요.
탁! 전화를 접으며 심란한 두나....
S#50.중후 부부의 방
잠옷 입고, 침대로 들어가 이불을 확 뒤집어 쓰는 중후.
가만...히 지켜 보던 정자, 정말 어이가 없다 싶어서
정자;여보.
중후;나 잔다구.
정자;아니 지금이 몇신대 벌써부터 자요? (슬그머니 이불을 젖히며) 당신
어디 아파요? (하는데)
중후;(휙! 이불을 빼앗아 덮는)
중후;...! 당신 왜 나한테 이래요 정말?
중후;.......
정자;어머니 고혈압을 내가 만들었수? 화가 나 죽겠어요 나한테?
중후;후! (이불 걷고 일어나 앉으며) 두나 선본 건 어떻게 됐대?
정자;알게 뭐냐면서.
중후;아 몰라. 당신이 다 알아서 해. 난 그냥 뼈빠지게 돈이나 벌어다 바칠
테니까 당신이 다 알아서 하라구! (이불 쓰고 눕는)
정자;(막상... 갑자기 미안해 지는....) .....
중후;(이불 속에서 한숨 쉬는) 후우.....
정자;(슬그머니 침대로 앉으며) ..... 여보...
중후;...
정자;여보....
중후;.....(끄덕도 없다)
정자;그래. (슬금 슬금 눈치 보며) 내가 당신이래두 살 맛이 안날거 같애. 쌩돈 들여 지어놓은 집두 안나가, 돈두 말라, 다 큰 딸들은 시집 갈 생각두 없이 첨벙 첨벙 대, 어머니까지 편챦으셔,
중후;(이불을 확 젖히고 정자를 보는)
정자;(놀라서 떼꼼히 보고 있는대)
중후;(오히려 시끄럽다는 듯) 자자. 자자구.
정자;......
S#51.자매의 방 (저녁)
화장대 앞에 넋놓고 앉아 거울을 보고 있던 하나.
하나;끄응. (눈가를 펴며) 주름만 늘구. (하는데)
똑똑 노크 소리와 들어오는 정자.
정자;(기운 쪽 빠져서) 맥주 마시자면서?
하나;아빠는?
정자;주무셔. (나가며) 나와라?
하나;???
S#52.우진의 오피스텔 앞 (저녁)
뚜벅 뚜벅 걸어 온 두나. 벨을 안누르고 잠깐 있는데, 벌컥 열리는 문.
우진;어? 벌써 왔어요?
두나;(꾸벅 인사만 하고는 시선을 피하는)
우진;그럼 잠깐 들어갈 있을래요? 나 지금 와인 사러 나가던 중이거든요?
두나;(황당) 네?
우진;잠깐 들어가 있어요! 금방 올께요! (휙 가는)
두나;아! 저! ....??!! (어떡하지? 싶은)
S#53.우진의 오피스텔 (저녁)
어색하게 앉아 있는 두나. 다리를 이렇게 해봤다 저렇게 해봤다, 혼자서 이리 저리 해보지만, 참 어색하다. 포즈를 여러가지로 해본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벨.
깜짝 놀라는 두나!
S#54.편의점(저녁)
공중전화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우진.
응답기가 탈칵! 나온다.
우진;(목소리) 강우진입니다.
그렇치.... 싶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멘트를 다 기다리는 우진.
S#55.우진의 오피스텔 (저녁)
우진;(목소리) 메세지를 남겨 주십시요.
바짝 긴장해서 듣고 있는 두나인데
우진;(필터) 두나씨! 두나씨? 두나씨?
깜짝 놀라는 두나!
우진;(필터) 두나씨! 전화 좀 받아줘요!
두나;(얼떨떨) 여보세요?
우진;(필터) 예! 전대요! 와인 어떤거 좋아하세요? (하다가 뚜뚜뚜... 전화
끊어지는 소리)
두나;???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상하다? 싶은)
S#56.편의점 (저녁)
우진;여보세요? 여보세요? (끊으니 공중전화 카드가 찌익 나오고 다시 넣
지만 찌익 나오고. 전화가 고장. 주인에게) 여기요! 전화가 고장인대 요?
주인;(어슬렁 우진에게 오는)
S#57.우진의 오피스텔 (저녁)
전화벨.
두나;(당연히 받는) 네! 전화가 끊겼어요!
진아;(필터) 여보세요?
두나;....??
S#58.진아의 무대 연습장 (저녁)
무대위의 배우들은 연습을 하고 있고, 조나단은 보고 있다.
진아;(관중석쯤에서 핸드폰으로) 여보세요?
S#59.우진의 오피스텔 (저녁)
두나;네?
진아;(필터) 거기 우진....
두나;(자신 없이) 네.
진아;오케이! 나중에 다시 하죠! 안녕히 계세요! (끊어지는)
두나;(어머! 어떡하지? 의 표정) .....! (잠시 있다가)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후..... (내려 놓는)
S#60.편의점(저녁)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진, 두병을 다 집는다.
S#61.진아의 무대 연습장 (저녁)
진아, 잠깐 생각하다가 혼자 훗! 하고 웃는데 진아를 부르는 조나단.
조나단;(영어로) 진아! 이쪽으루 좀 와볼래?
진아;(영어로) 오케이! (가면서 소리친다) 음악하구 같이 한번 맞춰 보면
어떨까?
S#62.우진의 오피스텔 (저녁)
뻥! 하고 레드 와인 콜크를 뽑아 올린 우진, 두나를 보니, 혼자 골똘한 생각에 빠져 있다.
우진;두나씨?
두나;아 네! (얼른 잔을 드는)
우진;(웃으며 따라 준다)
두나;(시선을 피하고 받는다)....
우진;??? (보면서 따라주다가) 아이구! 너무 많이 따랐나?
두나;(가만...히 내려 놓고 있는)
우진;저... 저두 한잔... (병을 주려는)
두나;아 네! (병을 받아 따라 주며 슬쩍 우진을 보는)
우진;(웃으며 보고 있자)
두나;(얼른 시선을 피하는)
우진;두나씨?
두나;(따르다 말고 깜짝 놀라서) 네?
우진;???
두나;(긴장해서) 왜요?
우진;아우, 왜그렇게 놀래요?
두나;아, 아뇨. 아무것두 아니예요.
우진;어제 혹시
두나;(O.L) 아! 그게요! 예! 전화 했었어요! 어제 왜 저한테 뭔가 꼭 하실말
씀이 있으시다구! 예! 그래서 전화를 하긴 했는대요, 전화가 먹통인
지, 근데 제가 전화한거 어떻게 아셨어요? 전화가 먹통이라 제가 얘
기하는거 안들렸을텐데? (눈을 빠꼼? 뜨고 보는)
우진;(뭐라 말할까 잠깐 망설이다가) ... 예, 안들렸어요. 흐흐흐. 그냥 전
느낌이...
두나;와! 느낌! 느낌?
우진;예. 그냥, 느낌이... 예.
두나;그랬구나. 저기, 스파게티는....?
우진;아, 그게요, 국수를 좀 오래 삶아야 하거든요. 우선은, 이 피클이라두...
두나;예 그러죠 뭐. (포크로 피클을 콕 찍어서 우작 우작 먹는) 흐흐흐흠...
(어색하게 웃는)
우진;와인은 너무 무리해서 많이 드시지 마세요. 두나씨하구 술하구는 좀
그런거 같드라구요?
두나;예, 그럴려구요. (찔끔 와인을 마시더니) 저 근데, 제 오해를 풀어주시 겠다는게 뭐예요?
우진;아! 잠깐만요! (얼른 책상으로 가는)
두나;???
우진;(머그컵을 높이 보이며) 이거예요 두나씨! (오면서) 두나씨 이거 제
가 누구 다른사람 주는걸루 알구 있었죠?
두나;제가요?
우진;아 왜, 제가 두나씨한테 선물한거랑 똑같은 포장, 제차에서 보시구는
화 많이 나셨쟎아요.
두나;제가요?
우진;(웃는) 이거요, 제꺼예요 두나씨. 두나씨꺼 하나, 제꺼 하나, 그렇게
두개만 샀다구요.
두나;(시선 피하고 피클을 쿡 찍어서 먹으며) 흐흐흐. 이쁘네요. 고양이.
(내지는 병아리---컵의 모양에 따라) (어색한 두나의 표정에)
우진;....!!! (했다가) 하하하하. (웃는)
두나;......!?
S#63.김가네 집 앞 (밤)
우진의 차가 와서 멎는다.
우진;국수가 너무 불었는대,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요 오늘.
두나;(아직도 편편챦다) 네. (꾸벅 인사하고 내리려다 말고) 저 근데 사실 은...
우진;네.
두나;아까 전화 왔었어요.
우진;전화요?
두나;제가 받았거든요?
우진;아, 그래요?
두나;여자... 분...
우진;아.. 진아구나?
두나;??? 큼. 저 그럼. (꾸벅 인사하고 내리더니 또 꾸벅 인사하고는 현관으 로 가는)
우진;(열린 창문으로) 잘자요 두나씨! (기분 좋게 웃는 표정으로 윙 가버리 는)
두나;(가는걸 보고 있다가, 아이구... 내가 왜 이렇게 됐나 싶은 표정으로)
끼잉....
S#64.김가네 부엌(밤)
맥주 놓고 취한 정자와 하나.
하나;그래서! 엄마는 나 이해 못해? 내가 사랑에 목숨거는거 이해 못한다
그거야?
정자;사랑? 조치! 10년만 살아봐라. 제일 먼저 시들구 마르는게 사랑이거
든.
하나;그럼, 엄마두 두나가 옳다 그거유?
정자;아니지. 말라 비틀어져두 그래두 사랑은 또 사랑이니까.
초인종.
하나;왔다! 기집애 왔다 엄마. (휘청! 일어나 나가는)
정자;(맥주를 따르며) 사랑? 으음, 사랑 조치.
S#65.김가네 마루 (밤)
수화기를 헛걸고 있는 하나
하나;아이구 이게 왜이르냐. 좀 걸자. 걸려라. (툭! 수화기를 걸고) 끅! (하
는데)
두나;(들어오다가 끅! 하는 소리를 듣고는) 뭐야?
하나;히히히히. 왔니?
두나;뭐하는거야? 비실 비실?
하나;쉿! 쉿! (손목을 잡고 끌고 부엌으로 가며) 우리 지그음, 엄마하구 나
하구우, 재미있거든.
두나;무슨 소리야?
하나;쉿! 쉿! (끌고 들어가는)
S#66.김가네 부엌 (밤)
하나;(끌고 들어오며) 엄마. 두나. 두나.
정자;어 그래. 너두 거기 좀 앉아 봐.
두나;왜그래요? 엄마까지?
정자;엄마는 왜, 좀 마시면 안되니? 엄마두 속상하면 마실 수 있는거 아냐?
두나;엄마 부부 싸움 했어요?
정자;아니?
두나;그럼 뭐 스트레스 받는 일 있었어요?
정자;히히? 스트레스? 나는 그런거 모르지. 빙충인대.
두나;(하나에게) 엄마 혹시 드디어 고모하구 무슨 일 있었던거 아냐?
하나;야야야! 말이 많어 짜식이.
두나;아버지는?
하나;(앉히며) 앉엄마. 말 되게 많네 얘? 그치 엄마?
정자;(쭉 마신 맥주컵을 내밀며) 두나야? (귀엽게 리듬붙여) 엄마한테 한잔 따라 주렴?
두나;할아버지 아심 어쩔려 그래!
정자;(놀라는 척) 힝? 할아버지? 어떡하지 하나야?
하나;너는 그게 나뻐 김두나. 지금 우리가 이런 역사적 상황에서 할아버지를
생각해야 하는냐! 아니다 그거지 나는.
두나;(어안이 벙벙... 해서 둘을 번갈아 보는)
정자;(소리) 아니다 그거지 나두우. 좀 따라 보라구우!
두나;(맥주를 따라 주며도 어안이 벙벙...)
S#67.할아버지의 방 (밤)
자고 있는 꽃분과 초록. 잠이 안와 뒤척이던 택두, 일어나 앉으며
택두;임자, 자나? 임자?
꽃분;으음... 왜요...
택두;초록 에미, 아직두 안들어 온거야 또?
꽃분;으음....
택두;(한숨) ......
꽃분;(잠이 덜 깬 채 일어나 나가는)
택두;어디가?
꽃분;초록 에미 들어 왔나, 보구 올께요.
택두;(한숨)....
S#68.제인의 다락방 (밤)
공부하고 있던 제인. 푸푸 자고 있는 완자.
꽃분, 방바닥을 손으로 여기 저기 짚으며
꽃분;아이구, 방에 불이 그저 그렇구 그렇구나?
제인;아니예요. 이불만 깔아 놓으면 하루 종일 괜챦아요.
꽃분;니 엄마 푸파 소리에 공부는 방해 안되구?
제인;엄마가 잠 못 자구 뒤척 거리는거 보다 훨씬 나아요. 걱정 마세요.
꽃분;(궁둥이 두드려 주며) 으이그... 요런게 어디서 나왔나 모르겠네.
완자;(자다가 잠꼬대처럼) 나한테 나왔지이. 음냐. 음냐아....
꽃분, 제인 어이 없어 웃는다.
S#69.김가네 부엌 (밤)
두나;(취했다) 히히히히. 왜그래애. 농담하지 마아.
하나;농담 아냐.
두나;농담이 아니라구?
정자;뭐, 무슨 얘긴대?
두나;엄마 졸았어요? 언니가 나 경멸한대쟎아!
정자;경멸? 왜애?
두나;(하나에게) 왜애?
하나;너 몰라? 내가 너를 왜 경멸하는지? (정자, 하나와 두나를 번갈아 보 는)
두나;취했다구 너무 말을 막하는거 아냐?
하나;막하는게 아니구, 진실을 얘기 하는거지이.
두나;..... 진실?
하나;그래. 넌 남자, 돈보구 고른다믄서? 집안 보구, 학벌 보구, 그런거 보구 고른 다믄서?
두나;그런대?
하나;야야야. 돈은 있다가두 없는거구, 집안은 흥하다가두 망하는거야. 니가
그렇게 골라서 갔는대, 망하구 엎어지면, 넌 쪽박 깨구 도루 나올거
냐? 나와?
두나;(쭉 맥주를 들이켜 마시더니 탕! 놓고는) 왜 시비를 걸어 하필 나한테?
정자;히히히. 니들 왜그래? 좋은거 마시구 왜그래애.
하나;엄마, 좋은거 마시구 글쎄, 두나 이 기집애가 얄미워 보이니 어떡해
나느은. 사랑두 가슴두 아무것두 없는 이 기집애가 난 꼴비기 싫으
니 어떡해애.
두나;언니 그남자랑 요즘 안좋은 상황에 나 잘 되는 꼴 보니까 샘나서 그
래?
하나;뭐어? 새앰?
두나;나는 선본것두 성공적이구, 뮤지컬두 그렇구, 내가 요즘 잘 되는거 같 아서 유치하게 질투하니 지금?
하나;와.... 질투래 질투. 야! 넌 내가 불쌍하니? 우리 풍도씨가 그렇게 되서 넌 내가 불쌍해?
정자;풍, 뭐? 뭐가 어떻게 됐는대?
하나;엄마! 엄마두 내가 불쌍해? 우리 풍도씨가 그꼴이 되서, 내가 불쌍하냐 구우!
두나;취했어. 취했어 취했어 취했어.
하나;(우는) 왜 나를 불쌍해 하는건대애.... 나는 내가 하나두 안불쌍한대, 왜 나를 불쌍해 하냐구우....
정자;하나야?
하나;기집애 넌 그래, 넌 시집 가서 잘 살믄 되쟎아. 너나 잘 먹구 잘 살라 구우. 나는 간장에 손가락만 찍어 먹어두 잘 살 수 있어, 이거 왜이 래 이거어.
꽃분;(들어서며) 이게 무슨 일이야 그래?
정자;(놀라서) 끕! 어머니 끕? (벌떡 일어나지만 핑... 어지럽고)
두나;언니두 잘 먹구 잘 살믄 되쟎아! (꽃분, 너무 놀라서)
정자;두나야끕!
두나;언니두 선을 봐! 그럼 되쟎어!
정자;두나야아끕!
하나, 술취해서 푸욱... 식탁으로 쓰러지고
두나;(쓰러진 하나 귀에 대고) 왜 새삼 시비냐고요오! 나두 심란한대애! (쓰 러져 자는) .....
꽃분;에미가 지금 애들 데리구 술을 먹구 있는게냐?
정자;끕! 끕!
S#70.김가네 전경 (이른 아침)
S#71.자매의 방
완전히 퍼져서 자고 있는 하나, 두나.
S#72.할아버지의 방
상을 내려 놓는 죄지은 정자. 고개를 들지 못한다. 살곰하니 상만 내려 놓고 나가려는 정자를 빠꼼...히 보고 있던 꽃분.
꽃분;에미야.
정자;(깜짝) 네?
꽃분;잘 잤냐?
정자;(거의 안들릴 듯) 네.
택두;(이상하네? 싶어서 보는)
정자, 살곰 살곰 나가는.
꽃분, 혼자 웃는.
택두, ???
정자가 나간뒤
꽃분;(웃는)
택두;왜그래?
꽃분;아 글쎄 에미가 간밤에 애들하구 술을 마시드라구요.
택두;(증세가 나타나나? 싶어서) ....??
꽃분;아 그냥 벌...겋게 술을 마시구는, 아주 볼만했다니까요?
택두;???
꽃분;왜요?
택두;당신 엊저녁 먹구, 약은 잘 챙겨 먹었지?
꽃분;아 그럼요. 밥 먹구 바루 바루 약은 꼭 챙기죠.
택두;먹자 초록아.
초록;할아버지 먼저 수저를 드세요.
택두;아이구 그래 오냐 오냐 오냐 오냐. (흐뭇하게 보는 택두)
꽃분;(동시에) 아이구, 우리 강아지... 잘두 배웠지.
S#73.김가네 부엌
식탁은 다 차려져 있고, 신문 보고 있는 중후.
앉는 정자.
정자;드세요. (고개 숙이고 있는)
중후;어. 애들은?
정자;.... 자요.
중후;출근 안한대?
정자;.....
중후;오늘 노는날인가?
정자;그냥 자요. 드세요 당신은.
중후;???
S#74.자매의 방
아직도 자고 있는 두나.
혼자 일어나 앉아 생각에 잠겨 있던 하나, 벌떡 일어난다.
S#75.김가네 부엌
이상하게 생각하며 밥을 먹고 있는 중후와 눈치 보며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는 정자인데
들어오는 하나.
하나;저....
정자;어! 일어났니?
하나;(앉으며) 아버지 오늘 시간 괜챦으세요?
중후;오늘이라니? 오늘 언제?
하나;저녁 때, 그사람 데려 올께요.
완자;(들어오며) 올케! 오늘은 국이 뭐야?
정자;(하나에게) 오늘?
하나;가능하면.
완자;아니, 이집 식구들은 사람 말이 말 같지가 않나?
중후;(하나에게) 그래, 데려 와라. 좀 보자.
완자;........! 어머머머머?
S#76.압구정동, 이대 앞, 명동 등
옷가게 등을 발로 뛰며 돌아다니고 원단을 받아 달라고 딜 하는 풍도의 모습. 샘플책을 보이면서 박진감 있게.
S#77.웨딩샾
고민하고 있는 하나. 어떻게 가자고 말을 해야 하나.
S#78.길거리
차를 타고 달리면서도,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고 바쁜 풍도의 모습.
신호에 걸려서 잠깐 생각을 정리하는...
S#79.웨딩샾
녹차를 한잔 타고 있는 하나인데 들어오는 풍도.
풍도;점심은 먹었니?
하나;(너무 반가워서) 풍도씨? 혹시 내 텔레파시 받았어?
풍도;같이 의논 좀 할게 있어서.
하나;???
약간의 시간 경과.
정실장;그래! 그럴 수 있겠다. 그냥 원단만 밀어 넣구 무조건 팔아 달라는것
보다두 직접 그 원단으루 샘플을 만들면, 확실히 다르긴 하지.
풍도;요 며칠 계속 돌아다녀 봤는대, 별거 없어. 거의가 다 집집이 옷은 똑 같드라구.
정실장;소규모 브랜드는 워낙 좀 그런 경향이 있죠. 한가지 디자인이 좀
잘 된다 싶으면 이집 저집 서루들 다 카피를 하니까.
풍도;압구정동, 이대 앞, 명동, 옷들이 다 비슷 비슷 해.
하나;아니 가만 풍도씨, 그러니까, 풍도씨는 원단만 파는대신에,
풍도;디자인 샘플이 있으면 뚫기가 쉽다는거야. 옷감만 보여주는거 보다,
자! 이 옷감으루 이렇게 만들어 봐라! 샘플을 같이 주는거지.
정실장;나두 디자인은 좀 하는대.... (하나는 벙... 풍도를 보고 있고)
풍도;요즘 여기 많이 바쁘진 않죠?
정실장;요즘은 너무 안바빠서 탈이죠.
풍도;공짜루 해달라는 거 아냐. 돈 줄께. 차에 원단 샘플있는대, 좀 볼래?
하나;풍도씨.
풍도;왜, 어렵니? 하기 싫어?
하나;아니? 무슨 그런 소리가 있어.
풍도;그런대.
하나;나두 부탁이 하나 있는대....
풍도;(심난한) .... 뭔대?
하나;오늘.... 시간 좀 있어? 저녁 때?
풍도;.......
하나;내 동생, 선 봤거든. 이제 곧 날 잡구, 결혼 할거야 아마. 풍도씨 우리
부모님한테 인사만 좀 드리면 안될까?
풍도;(보는)....
하나;인사만. 아무 부담 안줄께. 그냥 인사, 인사만 하자구.
풍도;(보는) ......
하나;나를 위해서....
S#80.길거리 (저녁)
신호 대기. 굳어서 운전하고 있는 풍도. 옆에서 바짝 긴장해 있는 하나.
하나;풍도씨....
풍도;(신호 바뀌어 부웅... 출발하는)
S#81.김가네 집 앞 (저녁)
풍도의 차가 와서 멎고 시동 끄고 가만히 있는 풍도.
하나;풍도씨, 영 내키지가 않어?
풍도;니가 우리 엄마한테 인사하는건, 그저 안녕하세요, 그치만 내가 느이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건, 댁의 따님 주십시요! 그 차이라구. 모 르겠니?
하나;(보는) .....
풍도;니가 바라는대루는 말씀 못드린다 나. 내려. (내리는)
하나;(걱정스레 내려서) 풍도씨이...
풍도;(띡! 차문을 경보기로 잠그고 현관으로 뚜벅 뚜벅 가는)
하나;(그자리에 바라 보고 있는)
풍도;(현관 앞에 서서 벨을 누르고 하나를 보는)
스톱 모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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