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12
[무거운 음악]
[한숨]
(세영) 오영석 장관, 기세 한번 대단하네요
(세영) 단 하루 만에 권한 대행 박무진의 공백을 메꾸고
그 하루 만에 대선 주자 선호도 1위가 됐어요
그 자리 처음인 사람 같지가 않아요
주식 시장 개장이나 저격범 사살이나
(희경) 쉬운 결정이 아닌데 거침이 없잖아요
꼭 정답 미리 알고 시험 보는 학생처럼
(영진) 배우지 않고도 아는 거죠 대중의 마음을 사는 법을
정치인으로 타고난 사람입니다 오영석 장관
(주승) 그 말
차기 대선 주자로 박 대행을 포기한다는 뜻인가?
[헛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자네가 찾던 이기는 법을 아는 사람 아닌가
박 대행보다는 오영석 장관 쪽이 훨씬 더
[심전도계 비프음]
[의사의 안도하는 숨소리]
(의사) 일시적인 현상이에요 안심하셔도 됩니다
[수교의 안도하는 숨소리]
(남욱) 대행님이
아, 박무진 권한 대행님이 지금 막 깨어나셨답니다
뇌손상이 우려된다고 해서 참 걱정했었는데
다행이죠? 뇌섹남 그대로 돌아오신다고 하니
[남욱의 웃음]
(영석) 그래서 업무 복귀는 언제쯤 가능하신 겁니까? 박 대행님
[심전도계 비프음] (무진) 업무 복귀는 언제쯤 가능할지...
(의사) 글쎄요, 아직은 절대 안정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서요
일주일은 병원에서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의사) 네 - (강연) 네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드르륵 닫힌다]
저, 정 비서관님
청와대로 복귀 꼭 해야 하나요?
(강연) 이 사람 헌법 71조에서 말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사고 상황이잖아요
청와대엔 이미
권한 대행직을 수행하는 분도 있고
아, 저, 그건...
[수교가 입바람을 하하 분다]
(수교) 그럼 푹 쉬시다가 대선 후보로 바로 등록하시면 되겠네요, 대행님
대선 후보라면...
대통령 선거 말인가요?
여보
당신이
주치의 선생님을 좀 만나 보고 와야겠는데
(강연) 응?
진통제를 좀 줄 수 있는지
(수교) 아휴, 저, 대행님 많이 고통스러우세요?
어, 저, 어...
1부터 10까지 고통 지수가 몇이나...
7?
- (무진) 박수교 행정관이 - (수교) 네?
- (무진) 같이 좀 가 줄래요? - (수교) 아...
예, 그럼
(수교) 아, 대행님 [수교의 헛기침]
여기, 안경
여기... [수교의 헛기침]
자...
가시죠
(강연) 아, 예
(수교) 다녀오겠습니다
[한숨]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드르륵 닫힌다]
(수정) 저격범의 배후를 찾기 위해서라도
현장에서 사살해선 안 된다고 만류했지만
오영석 장관
사살 명령을 강행했습니다
혹시
그 배후를 감추기 위해서 사살 명령을 내린 건 아닐까요?
이제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까지 받고 있어요, 오영석 장관
그 자신감에
대행님 업무 복귀하실 때까지 무슨 일을 벌일지 걱정이에요
(무진) 청와대엔
권한 대행 말고도
우리 비서진들이 있어요
그 비서진들 중엔
테러 공모자도 있고요
(수정) 비서실에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한 사람
찾았습니다, 대행님
[무진의 긴장한 숨소리]
[녹음기 조작음]
(녹음 속 영진) 예, 국방부 장관님이십니까?
비서실 차영진 행정관입니다
[긴장되는 음악] OP 5015-18 파일에 대한
이관묵 안보사 사령관의 비취인가 박탈해 주시기 바랍니다
[윤배의 한숨]
팁 하나 줄까, 한나경?
(윤배) 지금 검찰로 송치되면
여기에서처럼 입 꾹 다물고 묵비권을 행사한다고
너한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거야
저격범
추적 중에 사살당했다
너와 공모 관계 정도를 소명해 줄 유일한 증인이
사라졌다는 뜻이야
[무거운 음악]
명해준 살해 공모에
국가 원수 암살 공모까지
여기에 묵비권을 행사하며 끝까지 부인한다?
괘씸죄까지 더해져 가중 처벌을 면치 못할 거다
[윤배가 숨을 후 내뱉는다]
한 뭐, 15년쯤 때려 맞으려나?
[윤배의 한숨]
순순히 시인해
형량 조절을 위해 최선을 다해 보자, 우리
감옥에서 썩기엔
네 청춘이 너무 아깝잖아
어디로 가는 거예요? 검찰청 방향이 아니잖아요
[타이어 마찰음]
대행님께서 기다리십니다, 한나경 요원
[의미심장한 음악]
[대한이 수갑을 잘그랑 푼다]
국정원에는 검찰에서 구속 수사 받는 걸로 보고될 겁니다
(무진) 한나경 요원이 계속 추적해 왔다고 들었습니다
오영석 장관 [심전도계 비프음]
정말 테러 배후와 관련이 있는 겁니까?
(나경) 테러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고
폭파 순간엔 방공호로 대피해 참사 현장에서 유일한 생존자가 됐어요
배후 세력과 관계가 없다면 가능한 일일까요?
[한숨]
그 사실 입증할 수 있습니까 한나경 요원?
(나경) 죄송합니다
저희가 조사해 온 단서들은 모두 태익
그러니까 대행님 저격범이 청문회 날 탈취해 갔습니다
참사 당일 방공호로 대피하는 오영석 장관 영상 자료들 역시
그들이 모두 훼손시킨 상태입니다
오영석 장관 무리하게 저격범을 사살한 건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한숨]
불가능하다는 뜻이군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보고드린 겁니다, 대행님
많이 닮았네요, 두 사람
어려운 일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하네요
김준오 요원처럼
[애잔한 음악] [살짝 웃는다]
김준오 요원은
꼭 닮고 싶었던 제
사수였으니까요
[살짝 웃는다]
[무진이 숨을 들이켠다]
이 자리는
사람을 참 뻔뻔하게 만드네요
갚을 길도 없는 큰 희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요구하게 돼요
희생은
대행님께서도 하고 계시니까요
[한숨]
그럼 시작은
청와대 내부 공모자를 찾는 일부터 하죠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지원) 탈북 용병 명해준은 테러 사실을 자백했어
그 명해준을 살해한 건 태익
김준오 요원이 박무진 권한 대행을 만나자
태익은 박 대행 암살을 시도하고
그 태익을 사살하라고 명령한 건
오영석 장관
그럼 이 테러의 배후가 오영석?
(나경) 아니, 오영석은 배후가 아니야
그럼 누가 배후인데?
아이, 깜짝이야
선배!
(지원) '작전 계획 5015-18'?
(지원) NSC에서 만든 이 작전 계획 파일을
테러 세력에게 넘긴 공모자가 지금
청와대에 있단 말이에요?
(나경) 1급 기밀 파일의 접근 권한을 [프린터 작동음]
전화 한 통화로 박탈할 수 있는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현재로서는 이 파일의 존재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
[나경의 한숨]
내부 공모자를 찾는 가장 유력한 단서야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문이 탁 닫힌다]
(영진) 응
(직원1) 실장님 검인이 필요해서요
청와대 내 통신 기록 녹취 파일이 모두 원상 복구됐어요
녹취 파일이 손상됐었다는 겁니까?
(직원1) 네, 지난번 청와대 방화벽이 뚫리면서
모든 통신 기록 녹취 파일이 손상됐다고...
제1 부속실 정수정 비서관이 확인하고 갔는데
보고 못 받으셨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영진의 한숨]
(직원1) 비서실장님 통신 기록을 조회해 가길래
전 당연히 보고받으신 줄 알았는데요
아무래도 오늘 안 되겠는데요
아, 아직 안 끝났어요?
천천히 하고 나와요, 기다릴게요
(수정) 아니, 아니요, 기다리지 말고 가요 피곤하니까
(영진) 전산실에 무슨 일입니까?
정수정 비서관
별일 아니에요
(수정) 사람들은 이 테러의 가장 큰 수혜자가 대행님이라고도 하고
오영석 장관이라고도 하지만
아니에요
차 실장님이에요
테러가 아니었으면 생각도 못 했을 정권 재창출을
지금은 꿈꾸고 있잖아요
(수정) 그것도 킹 메이커를 바라보면서
대행님 병원에서 읽으실 책 좀 가져다드리려고요 [영진의 한숨]
내 통신 기록 왜 조회한 겁니까?
(영진) 지금 나 뭐, 의심하는 겁니까?
대답해요, 왜, 나를
무슨 이유...
[의미심장한 음악]
(영진) 대행님 지시에 따른 겁니까?
아니면 정수정 비서관 독자 행동입니까?
그거부터 말해요
달라질 게 있나요?
(남욱) NSC 안전 보장 회의가 소집됐다는데요?
실장님, 알고 있었어요?
아니, 실장님이 모르는 안보 회의가 어떻게 가능해요?
[긴장되는 음악]
[희정의 한숨]
(영진) 안보실장님도 못 들으신 겁니까?
(영목) 전혀
[영목의 한숨] (영진) 하, 참...
(주무관)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영진) 아, 그, 오영석 장관 수행하기로 한 주무관입니다
(영목) 청와대 안보실장과 비서실장이에요
규정이 정한 NSC 멤버
왜 우리가 못 들어간다는 겁니까?
죄송합니다, 저희는
권한 대행님의 지시를 따를 뿐입니다
[영진의 코웃음]
[어이없는 웃음]
(영목) 아이, 뭐, 이런 경우...
아이, 차 실장도 전혀 몰랐어?
하, 이게 무슨...
(영석) 자, 그럼 시작할까요?
북측의 도발이 있는 것도 아닌데
NSC 안보 회의를 열고
청와대 비서진은 배제하고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이거? [엘리베이터 문이 드르륵 열린다]
(영진) 실장님, 군과 국정원 라인부터 좀 파악해 주세요
- (영목) 알았어, 전화하자고 - (영진) 예, 예
무슨 일입니까?
[영진이 문을 탁 닫는다]
(대한) 차영진 실장님 시간 좀 내주시겠습니까?
왜 그러시죠?
실장님께서는 현재 보안 규정 관련해 경호처 조사 대상이십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탁 닫힌다]
국정원 대테러 센터 한나경입니다
[당황한 신음]
하, 한나경 요원이 어떻게 여길...
(대한) 박무진 권한 대행님께 수사 전권을 위임받아
테러 배후를 수사 중입니다
테러 배후라니요?
[영진의 한숨]
[나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영진이 숨을 들이켠다]
시간 얼마나 걸립니까?
청와대에 지금 안보 이슈가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낭비할 여유...
저 역시 국가 안보에 관한 일입니다
[영진의 한숨]
청와대에 테러범의 공모자가 있어요
무슨 말입니까, 그게?
[녹음기 조작음]
(녹음 속 영진) 예, 국방부 장관님이십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비서실 차영진 행정관입니다
OP 5015-18 파일에 대한 이관묵 안보사 사령관의 비취인가
박탈해 주시기 바랍니다
[녹음기 조작음]
본인 맞으시죠?
뭐 문제 됩니까?
비서실 행정관 업무였을 뿐입니다
[녹음기를 탁 내려놓는다]
테러 현장 재구성한 겁니까? 뭡니까, 이게?
작전 계획 5015-18
(나경) 2018년 6월
차 실장님이 이관묵 당시 안보사 사령관의
접근 권한을 박탈하신 바로 그 파일입니다
그리고 지난 3월 4일 국회 의사당에선 폭탄 테러가 발생했죠
이 파일과 똑같은 형태로
1급 기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NSC 성원들은 모두 테러에 희생됐고
이관묵 합참 의장은 접근 권한을 박탈당했어요
이 파일의 존재를 아는 유일한 사람은...
파일 접근 권한이 없었던 건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때 나는 3급 행정관에 불과했으니까
- 그럼 왜... - (영진) 국방부 장관한테
전화를 건 건
윗선 지시에 따라서 업무 명령을 전달했을 뿐입니다
누구죠, 그 윗선이?
[영진의 한숨]
한주승 당시 비서실장님입니다
[전화벨이 울린다]
(세영) 지금이라도 NSC 안보 회의에 들어가 보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무슨 일인지 저희가 알고는 있어야죠
군과 국정원 라인을 동원해 알아봤는데
도통 짐작이 안 갑니다
비서실장도 아닌 내가
NSC 자격 요건이 되나?
(희경) 실장님께서 가 보셔야죠
오영석 장관, 실장님 말씀은 듣겠죠 청와대 제일 어른이신데
기다려 보자고 회의 끝나면 얘기가 있겠지
(희경과 세영) 실장님
(영목) 실장님
[주승의 한숨]
오영석 장관
현재로서는 우리 헌법이 지정한 행정부의 최고 수반이야
(주승) 계통, 지휘 체계 무시하고 나서는 건
옳지 않아
[세영의 한숨]
[헛기침]
[의미심장한 음악] 하지만
한주승 실장님 역시
이 파일의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실 겁니다
어째서죠?
1급 기밀 파일이 완성된 그날
(영진) 한 실장님은 남북 정상 회담을 앞두고
백악관과 의견 조율차 방미 중이셨습니다
1급 기밀 파일은
보안상 청와대 안에서만 열람이 가능합니다
귀국한 다음에라도...
귀국하셨을 때는 이미 이 파일은 존재하지를 않았습니다
대통령님 지시였습니다
파일이 완성되는 날 모든 파일을 수거를 해서
폐기 처분을 하라는
폐기 처분요?
오늘에서야 그 뜻을 알겠습니다
이런 시뮬레이션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니까
[영진의 한숨]
(영진) 결국에는
대통령님의 우려가 현실이 됐고요
[한숨]
[지원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마우스 클릭음]
[프린터 작동음]
출입국 관리소에서 확인했어요
(지원) 한주승 실장 2018년 6월 18일 출국해서
21일에 귀국했어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대한) 비서실에 내리셨던 양진만 대통령의 업무 명령입니다
NSC 1급 기밀 프로젝트를 폐기하라는
차 실장 말이 맞았습니다
[지원의 한숨]
[문이 탁 닫힌다]
[나경의 한숨]
차 실장님에 대한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닌 걸로 확인됐습니다
(나경) 가 보셔도 돼요
(대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나도 하나 묻죠
어...
그러니까
대행님께서는
내가 이 1급 기밀 파일을
테러 세력에게 넘긴
내부 공모자로 의심을 하고 계신 겁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무진) 난 나 자신을 믿지 않아요 [심전도계 비프음]
그래서
데이터가 말하는 사실만 믿으며 살아왔어요
현재로서는 모든 데이터가
차 실장이 테러 공모자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지금 난
데이터보단 차 실장을 더 믿고 싶은 모양입니다
차 실장이 받고 있는 의혹을 풀어 주겠습니까?
한나경 요원
대행님이 차 실장님을 내부 공모자로 의심했다면
제일 먼저 비서실장직에서 직위 해제부터 하셨을 겁니다
[멀어지는 발걸음]
[헛기침]
대행님 뵈러 왔어요?
지금 막 잠드셨는데
아, 그래요?
한나경 요원에게
보고받았어요
(영진) 음, 예
음...
[머뭇거리는 신음]
저...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겁니다
정수정 비서관은
그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잖아요, 성실하게
그러니까 뭐
담임 선생님한테 끌려가서 반성문 쓰는 얼굴로 나 볼 필요 없어요
나 벌점 같은 거 줄 생각 전혀 없으니까
그렇다 해도
우리가 광화문에서 치맥 할 일은
없겠죠?
[쓸쓸한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지원) 그럼 누굴까요?
청와대 내부 공모자 [나경의 한숨]
누가 이 1급 기밀 파일을 테러범에게 넘긴 걸까요?
(희정) 역시 나라가 혼란할 땐
방법이 없어요
군이 나서야지
우리 군 출신이 든든하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내가 마음이 놓이네
합참 의장이 공석이니
청와대 상황 돌아가는 건 앞으로 나한테 보고하게
명령이십니까?
[웃으며] 이 사람, 명령은
국가 안보에 육해공군이 따로 있나?
7년 전 그날에도 총장님은 그렇게 말씀하셨죠
7년 전?
(영석) 백령 해전 당시 합동 참모 본부와 작전 사령부가
육군 중심의 전술을 하달해서
수많은 전사자를 냈을 때
당시 작전 처장이던 총장님께선
지금과 똑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국가 안보에, 적의 도발에 육해공은 따로 없다고
오 장관, 자네...
(영석) 누가 그러더군요
권력은
가장 경멸하는 인간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있는 힘이라고
[긴장되는 음악]
그래서 나는 그날 이후
군복을 벗은 겁니다
총 대신 권력을 잡기 위해서
함부로 명령하지 마세요
[피식 웃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희정의 한숨]
(윤배) 무슨 말씀들을 그렇게 정답게 나누신 겁니까, 지금까지?
[희정의 한숨]
뻔하지, 뭐
많은 지도 편달 바란다는 식상한 말
[희정이 살짝 웃는다]
[긴장되는 음악]
출입처 기자들은 뭐랍니까?
어제 안보 회의 끝나고 기자단 사이에서
뭐 도는 얘기 없대요?
딱히 뭐...
[한숨]
기자들 간보다가
청와대 소통 부재니 뭐니 기사 쓸까 봐
속 시원히 물어보지도 못하겠고
아, 근데 도대체 어제 여기서 무슨 회의들을 한 거네?
[다가오는 발걸음]
(영목) 차 실장, 얘기 들었어?
[영목의 가쁜 숨소리]
알았어
어제 NSC 안보 회의가 열린 이유 [의미심장한 음악]
(영석) 가산도 명인 해군 기지
양진만 대통령 시절 군항으로서 입지 조건이 좋아
해군 기지가 들어선 곳이죠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해상권 장악에 대비해서
기존 명인 해군 기지의 보강 및 확충 논의가 있어 왔지만
주민들과 환경 단체의 반대로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 명인 해군 기지의 확장 공사를 바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명인 해군 기지 기공식을 오늘 오전에 강행했대
국방부, 해군 본부 건설 회사가 합동으로
주민들 반응은요?
(영목) 순순히 허락했겠어?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서
기공식 무산을 외치면서 소요 사태가 일어났지
경찰이 강제 진압에 나서서
100여 명이 중상을 입고 부상자가 속출한 모양이야
- (영목) 차 실장 - (남욱) 실장님
(영석) 무슨 일입니까, 차 실장?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 어서 와요, 차 실장
[의미심장한 효과음]
(영석) 차 실장
(영진) 아...
[손바닥을 탁 내려친다]
장관님 뵙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박무진 권한 대행은 그 자리에 단 한 번도 앉지 않았었다는 거를
[영진의 한숨]
[코웃음 치며] 뭐
그 대단한 발견을 보고하려고 여기까지 온 건 아닐 텐데요
[영석이 쓱쓱 사인한다]
예, 그...
명인 해군 기지 기공식 왜 기습적으로 강행하신 겁니까?
청와대 비서진들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양진만 대통령 시절
(영석) 해군 본부와 주민 대표가 합의해서 법적 절차가 끝난 일입니다
뭐 문제 있습니까?
시민들과 환경 단체의 반대로
(영진) 확장 공사가 잠정 중단된 상태였었습니다
양진만 대통령께서는 차후에 공청회를 열어서
- (영진) 대화와 설득으로... - (영석) 그래서
대화와 설득으로 성공했습니까?
[한숨]
국가의 안보는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시돼야 할 공동체 가치입니다
나는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로서
행정부의 수반으로 내가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요
(영석) 그리고
보고는 내가 아니라 차 실장이 나한테 하는 거죠
어제 청와대 비우고
어디 가서 뭐 했습니까?
[긴장되는 음악]
[한숨]
비서실장으로서
맡은 바 임무와
책임부터 다해 주길 바라요
차영진 실장
예
(영진) 죄송합니다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무진의 힘겨운 숨소리] (강연) 시완이랑 시진이
막상 당신 아픈 모습 보면 놀랄까 봐
병원에 온다는 걸 내가 못 오게 했어
(TV 속 앵커) 경찰이 충돌해 주민 100여 명이 중상을...
[TV 뉴스가 계속된다] (무진) 배신감이 크겠지
(강연) 배신감씩이나?
걱정은 하겠지
[무진의 힘겨운 숨소리] (TV 속 앵커) 명인리 주민들은 지난 10일부터...
[TV 뉴스가 계속된다] (무진) 가산도 주민들 입장에선 배신감이 크지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고 해 놓고선
정부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할 거야
합의나 협상으로 갈 수 있는 사다리를
청와대가 차 버린 거나 다름없어
[힘겨운 신음]
당신 생각은 어때?
맞구나, 당신
사실이네?
정말 대통령 선거에 나갈 생각인 거야?
내가? [무진의 아파하는 신음]
몸은 여기에 있으면서도
생각은 내내 청와대 집무실에 가 있잖아
[무거운 음악] (TV 속 앵커) 이번 사태는
해군과 가산 지방 경찰청이
명인 해군 기지 기공식... [무진의 불편한 신음]
(강연) 권한 대행 자리에서도 죽을 고비를 넘겼어
그런데 대통령이라고?
당신은
겁도 안 나?
겁나
[무진의 아파하는 신음]
[무진이 피식 웃는다]
그러니까 최강연
괜한 걱정 안 해도 돼
[아파하는 신음]
[무진의 힘겨운 신음]
[TV 뉴스가 계속된다]
(남욱) 이상으로 청와대 오전 브리핑 마치겠습니다
(기자1) 대변인님
명인 해군 기지 기공식을 기습적으로 강행한 이유가 뭡니까?
기습적이라니요
'신속 행정'이라는 좋은 표현도 있지 않습니까
(남욱) 자, 우리 더 자세한 사항은 추후에
보도 자료를 통해 정리를 하는 걸로
(기자1) 오영석 장관이 해군 출신인 것과 관련이 있는 겁니까?
(기자2) 과잉 진압 논란을 불러올 만큼
주민들의 반대 시위에 강력 대응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3) 가산도가 자연환경 절대 보전 지역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지 않습니까?
환경 단체들의 반대엔 어떻게 대처하실 생각입니까?
(기자2) 박무진 권한 대행은 언제쯤 복귀하는 겁니까?
(기자3) 박 대행은 이 사태에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1) 혹시 박무진 권한 대행과 협의를 거친 겁니까?
(기자2) 하나씩 하세요, 우리 시간 많아
체크 다 했습니다, 예
[긴장되는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찬경이 살짝 웃는다]
(찬경) 오영석 장관, 의도가 뭐라고 생각해요?
무슨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보면 아는 거지
차별화
'양진만 대통령도 하지 못한 일을 나 오영석은 해냈다'
(상구) 박무진 권한 대행이 갖지 못한 강한 카리스마를 뽐내면서
(기자3) 강 시장님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첫 번째 공식 일정이 윤찬경 대표 예방입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상구) 적대적 여야 관계는 구시대의 유물입니다
상생과 협치를 간절히 요구해 온 국민들에게
이제 우리 정치권에서
대답할 차례입니다
이렇게
명인 해군 기지 가산도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찬경) 전국 환경 단체들이 들고일어나면 쉽지 않을 텐데?
오영석 장관, 감당 못 해요
(상구) 이제 알게 되겠죠
꿀통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벌집을 건드렸다는 거
벌어 놓은 지지율 다 까먹고 난 다음에
[상구의 웃음]
[새가 짹짹 지저귄다]
(찬경) 한 실장님이 청와대에 계시긴 계셨네요
(주승) 네, 제가 대표님께 단단히 잘못한 게 있나 봅니다
가산도 명인 해군 기지
기공식을 기습적으로 시행했다고요?
반대하는 시민들은 경찰이 무력으로
강제 진압에 나섰고요
양진만 정부에서도 또 박무진 권한 대행 체제에서도
(찬경) 한 실장님이 계신 청와대에서는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에요
절차적 민주주의, 민주적 정당성
한 실장님 정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아닌가요?
가시죠
(찬경) 설마
청와대에서 한 실장님도 모르게 진행된 일인가요?
오영석 장관의 독단으로?
윤 대표님께 뭐, 달라질 건 없을 텐데요
[어두운 음악] (주승) 양진만 대통령이든
박무진 권한 대행이든 오영석 장관이든
대표님은 또 반대하실 거 아닙니까?
권력에 대한 견제는
제 정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니까요
오영석 장관 대표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대표님을 이렇게 빨리 청와대에서 뵙게 될 줄은 몰랐는데요 [문이 탁 닫힌다]
- 일단 앉으시죠 - (찬경) 다들 의견이 분분해요
(찬경) 차기 정권으로 넘겨야 마땅한 명인 해군 기지 문제를 왜, 굳이
이 시점에서 건드렸을까 하고
해군 출신이라 민원을 해결해 주기 위해서?
아니면 해군 기지 확장 공사로 가산도 경기가 회복되면
그 지역 지지율을 얻을 수 있으니까?
국가 안보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을 한 겁니다
(영석) 할 수 있는 자리에 있으니까
(찬경) 그 좋은 명분 뒤에 이번엔 뭘 감추고 있는 거예요?
주식 시장이 폭락할 거라는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장을 열면서 말했죠?
우리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 줘야 한다고
주식 시장은 폭락했고 자신감을 얻은 건
나동산업의 심용환 부자였죠
나동화학 주식을 헐값에 인수해
경영 승계 문제를 한 번에 해결했으니까
이번엔 뭐죠?
국가 안보라는 그 좋은 명분 뒤에 뭘 감춘 거예요?
날 속일 수는 없어요, 오 장관
그래요, 그럼
한번 맞혀 보세요
제가 뭘 감추고 있을까요?
무슨 생각을 하든 당신 뜻대로 되지는 않을 거예요
가산도
알겠지만 우리 선진공화당의 오래된 텃밭이에요
도지사에서 국회 의원 지방 의회 의원들까지
과반이 넘게 우리 당 사람들이죠
주민들을 동원하고
시민 단체와 환경 단체를 조직해 여론을 움직일 거예요
필요하면 행정 소송에서 헌법 소원까지
내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
해군 기지, 아니
당신 음모에 반대할 거예요
아니요
대표님 반대 못 하실 텐데요
안녕하십니까 '오후의 뉴스' 김단입니다
명인 해군 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환경 단체의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빠르게 확산되는
(신영) 국장, 기사 정정요
(단) 왜, 무슨 일인데?
(신영) 해군 기지 건설 반대하던 가산도 주민들이
찬성 쪽으로 대거 이탈하기 시작했어요
아휴, 사람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그 짧은 시간에
사람이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세영의 한숨]
[세영이 의자를 드르륵 뺀다]
국방부와 건설 업체가
파격적인 보상 금액을 제시했답니다
(세영) 이젠 명인 기지 인근뿐만 아니라 [영진의 한숨]
가산도 전체가 전쟁터가 되겠는데?
아니, 생각해 봐
오늘 아침까지도 손에 손을 잡고 어깨동무하던 사람들인데
보상 금액 올라가자마자
배신자
아니면 잠재적 배신자가 돼 버렸잖아
(영진) 그렇죠
[세영의 한숨]
(세영) 해군과 경찰을 향해서 던지던 돌을
이젠 서로를 향해서 던지고 있을걸?
덕분에 뭐, 더는
강제 진압 같은 건 할 필요도 없을 테고
타 지역 환경 단체들은요?
전국적으로 가산도 지원한다고 하면
아직 갈등 요소가 남아 있는 거 아닙니까?
[한숨]
명인 해군 기지 사태가 전국화되긴 힘들 겁니다
[강호가 키보드를 탁 누른다] (강호) 보세요
인터넷 커뮤니티, SNS, 그리고
포털 기사 댓글을 중심으로 기공식 전날부터
이미 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요
(남욱) 묘한 기류면 뭐, 악플요?
가산도 사람들 지역 이기주의다 뭐, 이런?
[한숨]
색깔 논쟁
[강호가 키보드를 탁 누른다]
[사람들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긴장되는 음악]
(영석) 여론은 이제 해군 기지에 반대하는 사람은 누구나
'안보 저해 세력'
'이적 행위자'
'북한을 이롭게 하는 자'라고 부를 겁니다
그래도 반대하실 겁니까, 윤 대표님?
내 안보관을 의심할 사람이 대한민국에 있다고 생각해요?
네, 저라면 가능하죠
(영석) 조국의 NLL을 사수하기 위해 피 흘려 싸운 국민 영웅
대한민국 전복을 기도한
참혹한 테러에서도 살아남은 기적의 생존자
대표님과 저
사람들은 누구의 말을 믿어 줄까요?
(영진) 대표님
(찬경) 차 실장
오영석 장관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어요?
(영진) 예?
조심해요 차 실장이 생각하는 거보다 훨씬 더
무서운 사람이니까
[영진의 한숨]
(영진) 가산도 해군 기지에 반대하던 주민들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영석) 예상대로네요
(영진) 장관님의 대선 주자 지지율도 역시 최고치를 기록했고요
(영석) 그것도 예상대로
(영진) 오늘 이후로 가산도 주민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미워하면서 살게 될 겁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누구 편인지
대답하기를 강요를 하면서
그 사람들은 지금 해군 기지를 얻은 대신에
고향을 빼앗긴 겁니다
이것도 예상하신 겁니까?
네, 우린 해군 기지가 필요했고
난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을 택한 겁니다
그러니까 장관님께는 최선의 결과가
가산도 주민들한테는 최악의 결과가 됐네요
(영진) 과정이 생략된 정치는
법과 제도의 힘을 빌린 국가 폭력에 불과합니다, 지금처럼!
[헛웃음]
[파일을 탁 덮는다]
법과 제도는 언제나 폭력적이죠
국가에 반대하는 자에게
[긴장되는 음악]
그 힘 없이
통치는 불가능해요
(영석)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가 지정한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는
차 실장이 아닌 바로 나입니다
역시 장관님을 뵙고 이제야 알았습니다
박무진 권한 대행은
(영진) 이 자리가 두려운 걸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박무진 대행을 믿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청와대에 계시는 동안에
다시는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비서실장으로서
제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고생하십시오
[문이 탁 닫힌다]
애초에 잘들 좀 하지 그랬어
[나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영진) 대통령님 지시였습니다
파일이 완성되는 날 모든 파일들을 수거를 해서
폐기 처분을 하라는
서지원
모든 파일을 수거해 폐기 처분 했다면
최소한 폐기 처분 한 디지털 기록은 남아 있다는 얘기 아니야?
1급 기밀 파일을 공유했던 곳이라면 가능하겠죠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에이... [문이 탁 닫힌다]
[노트북 연결음]
2018년 6월 20일 파일 전송 자료부터
안보 회의가 열리는 동안 회의 자료를 관리하는 사람이 누구죠?
(대한) 위기관리 센터장입니다
벙커 룸의 모든 정보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사람
(나경) NSC 구성원은 아니지만
NSC의 모든 자료와 회의를
지켜볼 수 있다는 얘기네요
1급 기밀 파일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이
한 사람 더 있었네요
[전원이 탁 켜진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긴장되는 음악]
[영석이 지시한다]
[지원의 한숨]
[나경의 떨리는 숨소리]
(영석) 가산도 해군 기지는 이제 무리 없이 진행될 겁니다
[통역사가 영어로 통역한다]
해군 기지가 준공되고 나면
미군은 자국의 이지스함이 언제든지 들어설 수 있는
동북아 거점 기지를 갖게 될 겁니다
[영어로 말한다]
(통역사) 동북아 거점 기지의 확장과 더불어
한미 동맹은 더욱더 굳건해질 것입니다
[영어] 당신의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지원) [한국어] 지금 이 밤에 가겠다는 거예요?
해군 기지 문제는 이미 다 결정 난 일이잖아요
이 밤에 달려가서 뭐가 달라지는 건데요?
- (지원) 선배 - (나경) 해군 기지 문제가 아니야
(지원) 그러면요?
알았어
테러를 저지른 이유
이제야 알겠다고
[무거운 음악]
[한숨]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한숨]
[심전도계 비프음] (수정) 결국 가산도 명인 해군 기지는
오영석 장관 뜻대로 강행하게 됐습니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문이 드르륵 닫힌다]
(대한) 한나경 요원입니다, 대행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대행님
[멋쩍은 웃음]
자리 비켜 달라는 뜻이죠?
[서류를 달그락 정리한다]
말씀들 나누세요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무진) 무슨 일입니까? [문이 드르륵 닫힌다]
이 밤에 달려온 걸 보면
꽤 심각한 일 맞죠?
[한숨]
(수교) 여사님
좀 쉬시겠어요?
[한숨 쉬며] 아니요, 괜찮아요
아유, 안색이 안 좋으신데요
[한숨]
걱정이 되나 봐요
(수교) 네?
(강연) 저 사람
용기를 낼까 봐
(수정) 해군 기지 기공식을
그렇게 강행한 이유가 있었네요 오영석 장관
미국이 가산도를 동북아 해상 거점 기지로 삼는다면
북한은 물론
중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겁니다
한반도는
동북아시아에서 군사적 갈등의 핵심지가 되겠죠
어쩌면
양진만 대통령이 추진하던 평화 협정의 시간은
다시는 오지 못할 수도 있어요
[긴장되는 음악]
대행님
테러, 테러범들의 목적은 그 때문인지도 몰라요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시간을
평화 협정 이전으로 돌리고 싶은 겁니다
평화 협정 직전에 테러를 일으키고
북한의 소행인 것처럼
탈북 용병 명해준을 시켜 자백하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이번엔 가산도 해군 기지까지
(나경) 처음부터 그들의 목표는
선명하고 확실했습니다
한반도에
새로운 냉전 체제를 가져오는 거죠
그래서
그들이 얻는 건 뭡니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두려움
공포를 심어 주는 거죠
절대로 거역할 수 없는
(김 실장) 분단국가 대한민국에서
색깔 논쟁은 여전히 약효가 제일 좋은 처방이니까요
시끄러운 대중들의 입을 막는
보셨잖아요, 명인 해군 기지
색깔 논쟁이 시작되고 나서야
쉽게 정리가 되기 시작했어요
타 지역 사람들과 주민들을 분리시키고
주민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고
갈등이 왜 시작됐는지
처음 문제는 중요하지 않아요
너는 누구 편이냐
편 가르기만 남는 거죠 [긴장되는 음악]
[숨을 들이켠다]
그렇게 효과가 좋은 약이니 오래오래 복용하게 해야지
그게 애국이야
VIP께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십니다
[심전도계 비프음]
오영석 장관
처음부터 지금까지 철저하게 기획된 대통령 후보예요
테러 조직이 원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의미심장한 음악]
[프로펠러 소리가 들린다]
(구조대원1) 선배님, 잡았어 밑에 잡았어요, 밑에 잡았어
(구조대원2) 천천히
(영석) 함부로 대할 수 없도록
강건한 대한민국이 만들어지는 그날까지
[사람들의 박수]
[총성] - (남자1) 막아! - (남자2) 오 의원!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우리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그 어떤 도발도
우린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수정) 그리고
[심전도계 비프음] 그들이 계획한 대로
지금은 대선 주자 선호도 1위 후보가 됐죠
어쩌면 이대로 정말 대통령이 될지도 몰라요
(영석) 그래서 그날 자리를 비웠던 거군요
차영진 비서실장
제 식구 감싸기입니까?
제가 있는 청와대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선거 운동원들) 좋은 아침입니다, 강상구입니다!
(상구) 고맙습니다
- (상구)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 (시민1) 힘내세요 [선거 운동원들이 계속 인사한다]
- (시민2) 셀카 한 번만 - (상구) 셀카? 아, 예, 그러시죠
(선거 운동원들) 안녕하세요, 강상구입니다
(비서) 강상구입니다
[카메라 셔터음]
(시민2) 아유 [상구의 웃음]
- (시민2) 아이고, 영광입니다 - (상구) 아, 예
- (시민3) 아, 예 - (상구) 아, 예, 고맙습니다
(상구) 예, 들어가세요, 예 [시민3의 웃음]
(선거 운동원들) 좋은 아침입니다, 강상구입니다!
(기자4) 우리 강 선배, 인지도는 1등인데
지지율이 영...
(비서) 안녕하세요, 강상구입니다
(상구) 한 기자
투표함은 까 봐야 아는 거야
(기자5) 에이, 염색이라도 좀 하시고 그러시지
요즘 애들 말로 얼굴이 복지라는데
박무진, 오영석 두 후보가 워낙 이 비주얼이 되니까
염색은 무슨
대통령 선거가 인기투표야?
(상구) 당신들 부끄러운 줄 알아야 돼
언론이 후보자 검증만 제대로 했어 봐
자격도 없는 후보가 어떻게 지지율 1, 2위가 나오나?
(비서) 안녕하세요, 강상구입니다
(상구) 안녕하십니까
(기자4) 누가요? 누가 자격이 없는데요?
[상구의 웃음] 박무진? 오영석? 누구요?
[의미심장한 음악]
(선거 운동원들) 좋은 아침입니다, 강상구입니다!
(상구) 이건 어디까지나 언론이 검증을 해 보라고
순수하게 제보하는 거야
네거티브 같은 건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난
청와대 비서실장
있잖아, 왜
바른말도 재수 없게 하는 친구
(영진) 내가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말 그대로예요
차 실장님 경호처에서 내사받으셨다면서요?
[영진의 헛웃음] (신영) 테러와 관련된 일로
[영진의 헛웃음]
누구한테 들은 겁니까?
(신영) 어, 그러니까 받긴 받은 거네요?
제보자 색출부터 하는 거 보면
무혐의로 판명 난 사실입니다
[신영의 헛웃음]
(신영) 와...
정치판 생리는 꿰뚫고 있는 줄 알았는데
자기 머리는 못 깎나 봐요
[의미심장한 음악]
테러의 진범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의혹을 샀다는 사실만으로도 내내 구설수에 오르내리게 될 거예요
사람들은 진실에 관심이 없거든요
믿고 싶은 대로 믿을 테니까
- 우신영 기자 - (신영) 차 실장님은
박무진 권한 대행의 비서실장이자 최측근이에요
박 대행은
(신영) 누가 뭐래도 이 테러의 가장 큰 수혜자고요
음모론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긴
충분한 설정이죠
[휴대전화 진동음] [직원2가 통화한다]
[전화벨이 연신 울린다]
(수정) 무슨 일이에요, 아침부터?
정수정 비서관도 알고 있었어요?
차영진 실장, 국정원 대테러 팀의 내사를 받고 있었다는데요?
[한숨 쉬며] 청와대 소통 부재 맞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사직서"
[쓸쓸한 음악]
(주승) 그래서 청와대를 떠나겠다는 건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주승) 씁, 차라리 비서실장직에 있으면서
언론의 공격에 대응하는 편이 나아
자네 정치 인생을 생각을 해서라도
(영진) 대통령 선거를 생각하면
제가 하루라도 빨리 정리하는 편이
대행님께
부담 드리지 않는 길이죠
박 대행이 대답했나?
대선에 나가겠다
결정했어?
장담하지
박 대행은 아마
끝끝내 대답하지 않을 거야
자기가 좋은 사람으로 남는 게 중요한 사람이니까
바짓단에 흙탕물이 튀는 걸 참지 못하는
깔끔하고
고고한 사람
대행님
결국 대선에 나가게 될 겁니다
[한숨]
좋은 사람이니까
대행님 잘 부탁합니다, 정수정 비서관
(수정) 아이, 저...
[한숨]
차 실장이 그만뒀다는 겁니까?
네, 대행님께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무진의 한숨]
(수정) 그래서 저
차 실장 대신 왔어요 대행님 대답 들으러
결정 못 하신 거죠?
이대로라면
오영석 장관은 결국 대통령이 되겠네요
그럼 테러 배후를 밝히는 일은 영영 불가능해지겠죠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고조될 테고
정부와 갈등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산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거예요
그래도 괜찮은 걸까요?
대행님
괜찮으시겠어요?
[떨리는 숨소리]
난
자격이 없어요
(수정) 차영진 실장
자신의 정치 인생을 희생했어요
대선에 나가실 거라고 믿었거든요
대행님은
좋은 사람이니까
[무거운 음악]
[한숨]
[수교의 힘주는 신음] (수교) 어? 정수정 보좌관, 이것 좀...
그...
(영진) 대행님은 지금 전쟁터에 나가서
자기 칼이 더럽혀질까 봐 두려워서 맨손으로 싸우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고 계시는 겁니다
길은 두 가지겠죠
피 흘리면서 죽거나 두 손 들고 죽거나
(영진) 저는
더 이상 그런 장수 밑에서 싸우고 싶지가 않습니다
이겨야겠으니까
(무진) 차 실장도 말하지 않았습니까?
난 이 자리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한 번은 보고 싶어졌습니다
좋은 사람이 이기는 세상을요
[무진이 링거 걸이를 드르륵 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대통령 권한 대행
박무진입니다
박무진 권한 대행이 돌아왔습니다
[세영의 가쁜 숨소리]
(세영) 춘추관에서 기자 회견을 시작한다는데요
[TV 전원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기자1) 차영진 비서실장이 경호처의 내사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테러와 관련해 보안 규정을 위반했다고 들었는데요, 사실입니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 (기자6) 확인해 주시죠, 대행님 - (기자7) 사실입니까? [기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사실입니다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차영진 실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연루 사실을 인정하는 겁니까?
경호처의 내사 결과
차영진 실장의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닌 걸로 판명됐습니다
(무진) 국민 여러분께 분명히 밝혀 드립니다
차영진 비서실장은
국회 의사당 테러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기자1) 대행님의 해명과는 달리 테러의 진범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테러 의혹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들의 의혹이 커질 텐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자3) 청와대에선 차 실장이 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 아셨습니까?
알고도 은폐하실 생각이셨습니까?
(기자2) 차 실장 사임은 청와대 경질성 인사입니까?
정치적 부담에 따른
(기자8) 확실하게 말씀해 주세요!
[기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무거운 음악]
차 실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건
바로
언론의 무분별한 추측성 보도와
(무진) 흥미 위주의 의혹 제기로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과 청와대 사이에 불신의 싹이 트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차 실장의 사표는
수리하지 않았습니다
저와 청와대는
우리 언론의 의혹 제기와 검증이
(무진) 그 어떤 경우에도
오직 국민들의 알 권리와
공익만을 향한다는 걸 믿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언론의 품격을
지켜 주시리라 믿습니다
[기자들의 헛기침]
(신영) 음...
단도직입적으로 질문드리죠
대선 출마하실 겁니까?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남욱) 이건 알고 있었어요, 정수정 비서관?
공보 담당은 김남욱 대변인이잖아요
그러니까요 아, 저, 저, 우 기자, 저거, 저거
럭비공 저거
[차분한 음악]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기자 회견장에서
우 기자가 질문의 흐름을 바꿔 주세요
차 실장에 대한 의혹을 더는
언론이 주목하지 않도록
쩝, 그럼
약속해 주세요
단독 인터뷰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
하실 생각인가요?
[기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기자9) 확인해 주십시오!
대답이
너무 늦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생각입니다
[잔잔한 음악]
(찬경) 사람들은 권력 의지가 있는 지도자를 원하지만
권력욕이 있어 보이는 정치인을 신뢰하지는 않아요
상대는 오영석 장관이에요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주승) 자네랑 박 대행이 상대할 수 있겠나?
(세영) 설마 차별 금지법을 제정하실 생각이십니까?
지금 이 시점에?
(상구) 선거 판 한번 제대로 흔들어 봅시다
박 대행, 대선 출마 막아야겠어요
궁금하네요 30일 뒤에 이 자리엔 누가 앉게 될지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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