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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10

 

 [잔잔한 음악]  [달미의 어이없는 숨소리]

 

 팀장님 누구예요?

 

 (지평)  언젠가

 

 도산이는 누구죠?

 

 (지평)  나를 알아주길 바랐고

 

 팀장님제발

 

 무슨 얘기라도 좀 해 봐요

 

 (지평)  나를 봐 주길 바랐는데

 

 [어이없는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달미)  

 

 도산아

 

 15년 전에

 

 너랑 내가 편지 놔뒀던 데 기억나?

 

 어디야?

 

 대답해제발!

 

 (지평)  이런 눈은 아니었다

 

 왜 대답을 못 해!

 

 왜 여기에 네가 아니라  한 팀장님이 와 있어?

 

 (지평)  후회는

 

 늘 뒤늦게 찾아온다

 

 [통화 종료음]

 

 팀장님이 얘기해 주세요

 

 솔직하게

 

 더는 속일 생각 하지 말고요

 

 나 더 이상 바보 되기 싫어요

 

 15년 전 편지는

 

 누가 쓴 거죠?

 

 도산이예요?

 

 한 팀장님이에요?

 

 할머니가 부탁을 했어요

 

 [차분한 음악]

 

 (지평)  서달미 씨한테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그래서 내가 썼습니다

 

 처음부터 아니었던 거네?

 

 그럼 도산이는 뭐예요?

 

 그 이름은 뭔데

 

 그때는 별생각 없이 지었어요

 

 (지평)  눈앞에 신문이 있었고

 

 거기 기사에 그 이름이 있었고

 

 [어이없는 숨소리]

 

 그냥 기사 이름?

 

 [헛웃음]

 

 진짜 남이었네

 

 (달미)  그럼 그 네트워킹 파티에  도산이는 어떻게 온 거죠?

 

 팀장님 말대로라면

 

 도산이한테 난 생판 남인데  어떻게 알고

 

 내가 찾았어요

 

 그 기사의 남도산을

 

 그리고

 

 (지평)  편지 속 남도산이 돼서

 

 파티에 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럼 도산이는

 

 왜 팀장님 부탁을 들어줬어요?

 

 난 도산이한테 남인데?

 

 삼산텍은 그때

 

 투자가 아쉬운 상황이라

 

 돈 때문이네요

 

 아니요그건 아니에요

 

 (지평)  처음엔 그랬는데

 

 나중엔 진심이 됐고

 

 - (지평나도…  - 팀장님이 어떻게 알아요!

 

 시작부터 다 거짓말인데  내가 어떻게 믿어!

 

 서달미 씨나는

 

 [휴대전화 진동음]

 

 지금 달미랑 같이 있죠?  거기 어디예요?

 

 [키보드 치는 소리가 들린다]

 

 

 

 (용산)  

 

 너 괜찮냐?

 

 알았다걱정 말고 다녀와

 

 

 

 [통화 종료음]  (철산)  도산이여?

 

 (용산)  [한숨 쉬며]  

 

 결국 버그에 걸려 버렸다

 

 버그?

 

 - 서 대표가 다 알았대?  - (용산

 

 [철산의 한숨]

 

 긍게 내가 버그부터  제거하자 했냐안 했냐?

 

 이러다가 우리 회사 막 다  쫑 나 부는 거 아니여?

 

 [한숨]

 

 (사하)  쫑이라니요?

 

 [익살스러운 음악]

 

 (철산)  사하 님아무 소리 안 했어요

 

 - 이거 이렇게 돌려?  - (용산반대야

 

 서 대표가 뭘 알았다는 거죠?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철산이 네가 그랬냐?

 

 (철산)  아니안 했지

 

 얘기해요당장

 

 [한숨]

 

 끝났네끝났어

 

 (사하)  이래서 스타트업 사내 연애는  사규로 금지해야 돼

 

 금지까지야

 

 (용산)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 게 죄도 아니고

 

 (철산)  긍게일하다 보믄  이남녀가

 

 정분이 날 수도 있고

 

 나면 안 되지

 

 [발랄한 음악]  (사하)  직원이 꼴랑 다섯인데

 

 여기서 사귀다가 헤어지기라도 해 봐

 

 불편해서 어떻게 일할래요?

 

 '구 여친님  포트폴리오 검토해 주세요'

 

 '구 남친님개발 끝났나요?'

 

 이럴 거 아니야

 

 아유난 못 봐

 

 그냥 계속 다시 잘 만날 수도 있죠

 

 (철산)  글지

 

 길고 짧은 거는 대 봐야죠

 

 생각을 해 봐요들

 

 (사하)  편지를 보낸 사람이  알고 보니 다른 남자래

 

 그것도 무려 한지평

 

 재력학벌외모까지  두루두루 갖춘 남자

 

 당연히 흔들리지

 

 한지평 대 남도산

 

 무조건 한지평

 

 [영어]  얘기 끝

 

 [한국어]  말할 필요도 없어요

 

 아니우리 도산이가  한 팀장한테 그냥 밀리지는

 

 그냥 안 밀리지한참 밀리죠  [용산의 분한 신음]

 

 그래도 우리 도산이가  한 팀장보다 잘난 구석이

 

 없죠

 

 [영어]  아무것도요

 

 (용산)  [한국어]  짜증 나

 

 [익살스러운 음악]  재력학벌인맥  뭐로도 게임이 안 돼

 

 그게 중하대요?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데  뭣이 중한디뭣이!

 

 마음이 중하지마음이!

 

 그렇죠중하지

 

 그 중한 마음이 둘로 나뉘었잖아요

 

 (사하)  편지로 시작한 첫사랑이랑 현재 사랑

 

 이 둘이 50  50으로 갈라졌는데

 

 어느 쪽이 트루 러브인지  어떻게 장담합니까?

 

 [철산과 용산의 한숨]

 

 (용산)  짜증 나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어린 달미)  아빠나 연애편지 받았다?

 

 [차분한 음악]  - 글씨 대빵 잘 쓰지?  - (청명

 

 나랑 동갑이래남도산

 

 이름 되게 느낌 있지?

 

 (도산)  이거

 

 내 명함이야

 

 (달미)  그래서 나

 

 네 행보를 따라 해 보려고

 

 창업할 거야도산이 너처럼

 

 (도산)  우리

 

 샌드박스 붙었어

 

 - 진짜야?  - (도산진짜로

 

 (달미)  작정하고 헤매 보지

 

 지도 없는 항해

 

 기억나?

 

 [달미의 한숨]  [달미가 훌쩍인다]

 

 [떨리는 숨소리]

 

 (도산)  달미야

 

 울지 마?

 

 제발 울지 마?

 

 내가 하루만

 

 진짜 딱 하루만  네 소원만 들어주고 끝낼 생각이었어

 

 근데 그

 

 그 하루가 너무 좋아서  내가 끝낼 기회를 놓쳤어

 

 

 

 하루만하루만 미루다

 

 된다면

 

 진짜 끝까지 미루고 싶어져 가지고

 

 달미야내가 잘못했어미안해  그러니까 제발

 

 (달미)  미안하다고 하지 마!

 

 아니라고 해야지

 

 네가 도산이 맞는다고 해야지

 

 미안하면 어떡해

 

 그럼 다 아닌 게 되잖아

 

 다 가짜가 되잖아

 

 (도산)  미안해

 

 재밌었어?

 

 가짜 편지에

 

 바보처럼 들떠 있는 내 모습 보면서

 

 너 따라 사업하겠다고

 

 (달미)  주제도 모르고 나대는 내 꼴 보면서

 

 재밌었니?

 

 힘들었어

 

 [잔잔한 음악]

 

 네가 나 봐 주고

 

 웃어 주고

 

 응원해 줄 때마다

 

 그게 온전히 내가 아니란 생각에  죽을 만큼 힘들었어

 

 나는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게그게 너무 힘들었어미안해

 

 내가 원하는 사람?

 

 그게 누군지 모르겠어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흐느낀다]

 

 (원덕)  달미 잘 들어왔어

 

 바로 잔다고 들어갔어

 

 아니그냥 피곤하대서  더 얘긴 안 했어

 

 걱정 마달미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

 

 그래쉬어라

 

 [통화 종료음]

 

 [한숨]

 

 [한숨]

 

 [흐느낀다]

 

 "너의 꿈을 좇아라"

 

 [흐느낀다]

 

 (원덕)  아휴

 

 너 지금 뭐 하냐?

 

 할머니 눈 더 나빠지면  이런 게 다 흉기가 돼

 

 (원덕)  네가 지금 내 눈 걱정할 때냐?

 

 그럴 때야

 

 [무거운 음악]

 

 [문이 탁 여닫힌다]

 

 [대문이 철컥 닫힌다]

 

 [차분한 음악]

 

 내가 제일 괴로운 게 뭔지 알아?

 

 (달미)  난 지금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너 보는 게 힘든데

 

 나 회사 가야 돼

 

 가서 데모데이도 해야 되고눈길도

 

 해야 돼

 

 너도 한 팀장님도

 

 계속 얼굴 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일해야 되는데

 

 내 그릇이 거기까진 안 돼

 

 그래서 내 얼굴이 이 모양이야

 

 

 

 당분간 회사에서만 보자

 

 [시위대가 소란스럽다]

 

 (인재)  기사들을 특별히 좀 많이  사진하고 영상으로 해서 올려 주세요

 

 안녕하세요오연호 씨

 

 당신

 

 당신이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연호)  아이고?

 

 기자까지 달고 오셨네?

 

 잠깐 저랑 얘기 좀 하시죠

 

 아이고나 할 얘기 없습니다

 

 얘기할 거면 우리 소장님하고 하시든가

 

 좋아요소장님 어디 계시죠?

 

 [한숨]

 

 소장님!

 

 (연호)  여기 우리 밥줄 끊겠다고  찾아왔는데요?

 

 기자님까지 달고 오셨습니다!

 

 누가 찾아와?

 

 [카메라 셔터음]

 

 안녕하세요인재컴퍼니 대표  원인재라고 합니다

 

 [한숨]

 

 남성환이라고 합니다

 

 - (시위자1) 관상부터 틀려먹었네!  - (시위자2) 저런 싸가지를 봤나

 

 (시위자3)  새파랗게 젊은 게 대표야?

 

 (시위자4)  자를 땐 언제고 뭐 하는 거야?

 

 (시위자5)  쥐똥만 한 게 대표를 하고 있어

 

 [시위대가 저마다 성낸다]

 

 조용!  [시위대가 조용해진다]

 

 [시위자6의 헛기침]

 

 (성환)  기자까지 대동하고 오셨네

 

 잘 오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여기서 하는 얘기

 

 한마디도 빠짐없이

 

 공정하게 보도해 주세요

 

 [시위대가 호응한다]  (시위자4)  공정하게 보도하세요공정하게

 

 - (시위자7) 당연하지  - (시위자8) 공정하게 보도해 주세요!

 

 오늘 하운건설 측하고  미팅 있으시죠?

 

 (인재)  거기 저도 함께 하고 싶은데

 

 (성환)  그러시든가

 

 당신네가

 

 그 못된 인력 감축 모델

 

 인력 효율화 모델이라고 하죠

 

 같은 말 아닙니까

 

 사람 자르려고 만든 회사쯧  [성환의 헛기침]

 

 [의미심장한 음악]

 

 '샌드박스'?

 

 샌드박스에 있는 회사입니다

 

 (시위자9)  샌드박스면 소장님 아들이  이번에 들어갔다 카는 데 아인 겨?

 

 (인재)  그래요?

 

 이번이면 저랑 같은 기수인데

 

 아드님 성함이

 

 거 알 거 없지 않소

 

 가십시다

 

 (시위자10)  갑시다갑시다가  물러서면 안 됩니다!

 

 끝까지 싸웁시다!

 

 [시위대가 소리친다]

 

 (인재)  아드님이 혹시 삼산텍 남도산인가요?

 

 (성환)  그게 왜 궁금합니까?

 

 (인재)  아니재밌어서요

 

 삼산텍도 저희처럼  사람 자르는 솔루션을 냈었는데

 

 아버님은 그걸 반대하는 시위에  나오시네요

 

 [성환의 헛기침]

 

 아드님도 알고 있나요?  아버님의 투쟁을?

 

 [성환의 헛기침]

 

 [엘리베이터 도착음]  (하운건설 팀장)  이쪽입니다

 

 (인재)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  올라갑니다

 

 [성환의 신음]

 

 (양원)  괜찮으세요?

 

 (연호)  소장님소장님소장님소장님

 

 [양원의 놀란 신음]

 

 [작은 소리로]  방송 내지 마요

 

 절대 나가면 안 돼

 

 (양원)  ?

 

 [성환의 신음]  [사람들이 놀란다]

 

 [시위대가 다급해한다]

 

 왜 저래

 

 [연호가 다급해한다]  (금정)  이쪽으로이쪽으로

 

 아니이게 무슨 일이에요?

 

 - (시위자9) 아이고조심조심  - (금정아이고아유  [성환의 신음]

 

 (연호)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그 싸가지 없는 대표가

 

 우리 소장님  혈압 뻗치는 소릴 해대 갖고

 

 그럼 병원으로 가야지  왜 여길 와요

 

 나 괜찮아요

 

 - 멀쩡해  - (금정뭐가 멀쩡해요

 

 (금정)  지리산 무박 종주하는 양반이  쓰러졌는데

 

 병원으로 지금 당장?

 

 [익살스러운 음악]

 

 [당황한 신음]

 

 지금 당장은

 

 오버겠네요

 

 (성환)  그래오버야

 

 저기

 

 - 지금 복귀해  - (연호?

 

 (연호)  아니이러고 어떻게 복귀를 합니까

 

 (성환)  너라도 현장을 지켜야지

 

 사람들한텐 나 쓰러졌다는 소리  절대로 하지 말고?

 

 [콜록거린다]

 

 괜찮은 거 같아요걱정 마세요

 

 (연호)  아니

 

 알겠습니다

 

 저기저희 소장님 잘 좀 부탁드립니다

 

 (금정)  걱정 마세요

 

 - (성환그래고생해  - (연호

 

 - (금정예  - (연호가자고

 

 (시위자9)  몸조리하이소

 

 - 그래그래고생해  - (금정조심히 가세요

 

 - (시위자9) 나오지 마이소  - (금정아유아유그래도 나가야죠

 

 [문이 탁 닫힌다]

 

 (금정)  뭐예요

 

 무슨 퍼포먼스예요이게

 

 (성환)  아이고아이고

 

 큰일 났습니다여보

 

 까딱하다 내가 우리 도산이 앞날을  막게 생겼어요

 

 ?

 

 (영상 속 도산)  [영어]  파트너가 필요합니다안녕

 

 [당당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우리는 돈을 많이 벌 것입니다

 

 !

 

 !

 

 !

 

 !

 

 [영상 소리가 계속 흘러나온다]

 

 [한국어]  뭡니까?

 

 오늘 왠지 기분 참 좋지 않습니까?

 

 까마귀도 울고?

 

 [까마귀 울음]

 

 (알렉스)  까마귀가 울면 한국에서는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하죠

 

 [까마귀 울음]

 

 그건 까치인데

 

 (도산)  까마귀가 울면 재수 없다고 합니다

 

 저는 양쪽 다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생각해요

 

 (알렉스)  잠깐 시간 좀 내줄래요?

 

 나 남도산 씨한테 할 얘기가 좀 있는데

 

 (선학)  박 대리

 

 데모데이 참석할 대표님들  오리엔테이션 준비해야 하는데

 

 (동천)  안 그래도 공지 올렸습니다

 

 - (선학오케이  - (동천아참대표님

 

 신경 쓰이는 게 하나 있어요

 

 신경 쓰이는 거요?

 

 몇 년 전에  자살한 대표님 있지 않습니까?

 

 , 2기 차징 파트너였나?  거기 대표님요

 

 근데 왜요?

 

 그 대표님 동생이  이번 12기에 있더라고요

 

 - 누군데요?  - (동천여기요

 

 (동천)  12기 정리하다 보니까

 

 [어두운 음악]  이 사람 그 대표님 동생 맞죠?

 

 그때 전 없어서 잘 모르는데

 

 그 대표님 왜 자살했대요?

 

 데모데이 끝나고  얼마 안 돼서 죽었다 들었는데

 

 알잖아요

 

 아무래도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행사이다 보니까

 

 투자자들 질문이 아주 매섭고 험해요

 

 그렇죠

 

 (동천)  3자인 저도 듣다가 너덜너덜해지는데

 

 대표님들이야 웬만한 멘탈로  버티기 힘든 시간이긴 하죠

 

 (선학)  그때 그

 

 차징 파트너에 여러 악재도 겹쳤고

 

 그 대표님은 그 시간을 견딜 만한  맷집도 부족했어요

 

 (동천)  근데 동생은 왜 여기 들어왔을까요?

 

 나 같으면 가족이 죽은 데라  돌아보고 싶지도 않을 텐데

 

 [놀란 숨소리]

 

 [둔탁한 효과음]

 

 (지평)  '복수하기'?

 

 뭐야섬뜩하게

 

 가족들은 오해할 수 있겠죠

 

 '여기 누구 때문에 죽었구나하고

 

 실리콘 밸리요?

 

 그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실리콘 밸리?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알렉스)  거기 우리 투스토 본사가 있어요

 

 [손가락을 딱 튀기며]  본사 엔지니어로  남도산 씨를 스카우트할까 합니다

 

 물론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 줄 겁니다

 

 연봉 3주식 베스팅 4년에 15

 

 어때요?

 

 글쎄요전 별로

 

 남도산 씨

 

 우리 투스토예요투스토

 

 우린 삼산텍입니다

 

 이봐요

 

 [영어]  봐요

 

 (알렉스)  [한국어]  엔지니어 이력에 '투스토'

 

 그것도 본사에서 일했다는 거

 

 이거 한 줄만 들어가도  얘기가 확 달라집니다

 

 투자자가 그냥 돈 싸 들고 줄을 서요

 

 당신이 뭘 개발하든  묻지 마 투자 하겠다고

 

 투스토 개발자 경험으로 책을 팔면

 

 [영어]  뭐라 그러더라

 

 [한국어]  인세인세만으로도 먹고살아요

 

 전 책 쓸 생각 전혀 없어요  언어 영역이 아주 엉망이어

 

 지금  그 말 하는 게 아니잖아요지금

 

 (알렉스)  혹시 날 원두정 회장하고  같은 선상에서 경계하는 겁니까?

 

 나는 그런 사람하고  아예 그냥 종류가 달라요

 

 당신을 헐값에 갖다 쓰겠다는 게  아니잖아요지금

 

 알죠

 

 그래도 싫어요

 

 좋아요그러면

 

  3년만 일하고 삼산텍으로 컴백  어때요?

 

 (알렉스)  [날렵한 입소리를 내며]  그럼 삼산텍에 날개를 달게 될 건데

 

 (도산)  저 늦어 가지고

 

 (알렉스)  아니남도산 씨는 뭐욕심 없나?  꿈도 없어요?

 

 꿈이야 당연히 있죠

 

 [한숨]  그 꿈을 내가 이루게 해 준다니까

 

 [도산의 영상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도산)  [영어]  우리는 파트너가 필요

 

 (알렉스)  당신의 파트너가 돼 줄게요

 

 많은 돈을 벌게 될 거예요

 

 [한국어]  당신 성공하게 해 준다니까

 

 꿈이 꼭 성공이어야만 합니까?

 

 사람이면 안 돼요?

 

 [휴대전화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뭐요?

 

 사람?

 

 [잔잔한 음악]

 

 (알렉스)  사람 누구?

 

 (철산)  도산이 어쩐대

 

 [철산의 한숨]

 

 [한숨]

 

 할 수 있어해야만 해

 

 해내야 해

 

 [심호흡]

 

 (달미)  좋은 아침입니다

 

 (용산)  왔어요?

 

 - (사하굿 모닝  - (철산좋은 아침입니다

 

 어제 땡땡이쳐서 미안해요

 

 [철산의 부정하는 탄성]

 

 (달미)  사과의 뜻으로 모닝커피 어때요?

 

 (용산)  좋죠저는 그러면  아아로 하겠습니다

 

 (사하)  난 아바라

 

 나도 아바라  커피는 아바라지

 

 [철산의 웃음]  오케이그럼 아아 하나아바라 둘

 

 (철산)  오케이

 

 - 괜찮은 거여?  - (용산

 

 지금 커피  테이크아웃하러 가는 길인데

 

 도산 님 아아 맞죠?

 

 

 

 어색은 해근데 끝은 아니여글지?

 

 끝은 아니지

 

 끝이죠보면 모르나?

 

 - 끝 아니에요  - (용산아니거든요?

 

 (철산)  괜찮아괜찮아

 

 (도산)  좋은 아침

 

 - (철산좋은 아침  - (용산좋은 아침

 

 (지평)  어때요?

 

 괜찮아요?

 

 많이 울더라고요괜찮나 해서  [원덕의 한숨]

 

 (원덕)  

 

 괜찮진 않지

 

 아침에 그냥 달미 얼굴을 보는데

 

 내가 무슨 짓을 했나 싶더라고

 

 그저

 

 달미 좀 웃고 살라고 해서  시작한 일인데

 

 아니었어

 

 그냥 다 나 좋자고 한 일이야

 

 [차분한 음악]

 

 착한 거짓말이라는 말

 

 그게 거짓말이더라

 

 [복사기 조작음]

 

 [복사기 작동음]

 

 (원덕)  거짓말이 어떻게 착해

 

 어느 누구든 다치게 만들지

 

 (사하)  아무래도 해 질 때나 역광일 때

 

 빛 반사 때문에 폴스 네거티브  폴스 포지티브가 많이 생기나 봐요

 

 (용산)  그럼 빛 반사 많은 곳에는  LBP로 전처리를 하고

 

 그다음에 딥 러닝 기반

 

 오브젝트 디텍션 태스크를  수행해 보면 어때요?

 

 (달미)  LBP?

 

 (도산)  LBP는 텍스처를 식별하는 용도잖아요

 

 차라리 RCNN을 적용해 볼까요?  다양한 조명 변화를 이용한

 

 [도산이 계속 말한다]  (달미)  RCNN?

 

 (철산)  데이터 어그멘테이션에서  광학적 변환들만

 

 살짝 건드려서 증강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 같아요

 

 - (도산응  - (사하오케이

 

 (철산)  괜찮을 거 같아요

 

 [휴대전화 진동음]

 

 (철산)  대표님어디십니까?

 

 (용산)  점심 먹으러 갈까 하는데

 

 [한숨]

 

 (달미)  오늘 점심 약속이 있어서

 

 저 빼고 드세요

 

 (사장)  저기아가씨

 

 미안한데 혼자면 저쪽 자리  합석 좀 해 주면 안 될까?

 

 점심이라 자리가 모자라서

 

 

 

 (지평)  일행 있습니다

 

 (사장)  

 

 그럼 비빔 둘로?

 

 (지평)  두 개요

 

 들어 줬으면 좋겠는데

 

 불편하겠지만  꼭 해 주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달미)  뭔데요

 

 (지평)  그때 그랬죠?

 

 솔직했으면 좋겠다고

 

 아직 서달미 씨가  모르는 것들이 있어요

 

 [수저 뚜껑을 탁 덮는다]

 

 또 있어요?

 

 [물을 졸졸 따르며]  나 남도산 씨하고

 

 그렇게 각별한 사이 아닙니다

 

 굳이 따지자면 싫어하는 쪽이에요

 

 

 

 (지평)  그렇지만 오해는 말았으면 해서

 

 모든 게 내 부탁으로  시작된 건 아닙니다

 

 [잔잔한 음악]

 

 네트워킹 파티에 간 것도

 

 서달미 씨에게 명함을 준 것도

 

 샌드박스에서 서달미 씨한테  CEO를 제안한 것도

 

 다 남도산 씨 본인 의지예요

 

 - (사장비빔 둘이죠?  - (지평

 

 (지평)  감사합니다

 

 이야

 

 

 

 한 팀장님한테 물어볼 게 있는데

 

 뭔데요?

 

 가평 잣칼국수는

 

 (달미)  진짜 매주 가서 먹어요?

 

 아니요

 

 (지평)  서달미 씨가 사다 준 게 처음입니다

 

 [한숨]

 

 (달미)  제가 쓸데없는 오지랖을 떨었네요

 

 (지평)  오지랖 아닌데

 

 좋아합니다

 

 이 말을 국수 비비면서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내가 서달미 씨를

 

 좋아해요

 

 솔직하고 싶어서 하는 말입니다

 

 부담 주려고 하는 말 아니고

 

 그냥 내 감정일 뿐이고

 

 대답을 바라는 것도 아니니까  한 귀로 흘려요

 

 이걸로 서로 불편하고 피하고

 

 아휴그런 거 구질구질해서 싫고

 

 먹어요불겠다

 

 [지평이 국수를 후루룩 먹는다]

 

 [지평의 만족스러운 신음]

 

 

 

 그때 그 잣칼국수

 

 맛있었어요엄청

 

 [지평의 만족스러운 신음]

 

 (용산)  알았다

 

 (철산)  도산이 안 온대?  [통화 종료음]

 

 (용산)  입맛 없대

 

 [철산의 한숨]

 

 솔직히 내가 이 말까진  안 할라 그랬거든?

 

 - 이 상황이 나만 이상하냐?  - (용산뭐가?

 

 아니솔직히 도산이가  뭘 그렇게 죽을죄를 지었냐?

 

 (철산)  아니거짓말도  서 대표 다 위하자고 한 거 아니야

 

 서 대표도 좋아했잖애

 

 솔직히 나도 이상해

 

 (용산)  왜 도산이 마음은 봐 주질 않냐

 

 (철산)  긍게몰라도 너무 몰라

 

 내가 도산이믄 쪼까

 

 아니겁나 서운하지

 

 그렇죠

 

 진심을 몰라주는 것만큼  서운한 게 없지

 

 나도 겪어 봐서 알아요

 

 (철산)  사하 님이요사하 님 시방

 

 누구누구 좋아해요?

 

 이 봐아직도 모르잖아

 

 [익살스러운 음악]

 

 

 

 - 저요?  - (용산철산이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철산)  !

 

 미안해요

 

 [철산의 놀란 탄성]

 

 - (용산?  - (철산잠깐이거 꿈 아니여?

 

 (철산)  이거 생시여

 

 !

 

 내가내가 이렇게 눈치가 없어

 

 사하 님미안해요

 

 마음고생 많았어요아씨

 

 - (철산나 지금 소름  - (용산

 

 (철산)  !

 

 사하 님그러면

 

 그러면 우리

 

 오늘부터

 

 1일이에요? 1?

 

 아니요

 

 아니라니요?  [용산의 의아한 신음]

 

 그냥 거짓말 잠깐 해 봤네요

 

 (용산)  그렇죠그런 거죠?

 

 (철산)  사하 님이거는 농락이죠

 

 ?

 

 나 철산 님 위해서 거짓말한 건데

 

 (사하)  방금 좋았잖아요

 

 도산 님이 한 짓이 딱 이건데?

 

 (용산)  나 한 큐에 이해했어

 

 도산이가 잘못했네잘못했어

 

 긍게확 이해돼 부렀다

 

 (용산)  사하 님 진짜 대박이다

 

 (철산)  재밌냐재밌어?

 

 빵이나 처묵어이씨

 

 [흥미진진한 음악]

 

 [아현의 한숨]

 

 (원덕)  스톱

 

 

 

 [아현의 당황한 숨소리]  당신 누구야?

 

 당신이 누군데 남 알바 구하는 데  분탕질이야?

 

 이렇게 해 봐이렇게 해 봐

 

 어머니

 

 (원덕)  너 뭐냐?

 

 너 나한테  아직도 억하심정 남았냐?

 

 제가 무슨 억하심정이 있겠어요

 

 늘 염치없죠

 

 아니염치가 없는데  영업 방해를 해?

 

 (원덕)  너 말하고 행동하고  따로 놀잖아지금!

 

 (아현)  따로 안 놀아요어머니

 

 ?

 

 

 

 거기서 알바 좀 시켜 주시면 안 돼요?

 

 [발랄한 음악]

 

 알바

 

 이야

 

 [원덕의 어이없는 웃음]

 

 (원덕)  이야

 

 (원덕)  그러니까

 

 가출해서 벌써 한 달째 노숙 중이다?

 

 가출이라기보다 출가고요어머니

 

 (아현)  아직 노숙은 안 했어요

 

 주로 PC방이나 찜질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갈 데 없으니까  나한테 빌붙으시겠다?

 

 빌붙는다기보다

 

 (아현)  어머니도 아쉬운 처지고  저도 그러하니

 

 서로 상부상조의 개념으로

 

 접근을 해 보면 어떨까  제안을 드리고 싶어요

 

 싫다

 

 (원덕)  그래 봐야 고부 관계 아니니아니지

 

 전 고부 관계지

 

 거기서 더 나아가서

 

 노사 관계로 발전을 시켜 보면

 

 

 

 너 아직 곱게 볼 만큼 대인배 아니야

 

 [잔잔한 음악]

 

 (원덕)  불쌍한 내 아들 생각나서  속에서 천불이 나

 

 그러니까 지금처럼  서로 우리 모르는 사이로 살자?

 

 [원덕의 한숨]

 

 [달미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달미 님퇴근 안 해요?

 

 (달미)  먼저들 가요  저 데모데이 피칭 준비 좀 하고 갈게요

 

 - 같이 해요  - (달미아니요

 

 먼저 가세요  저 이따가 친구랑 약속도 있어서

 

 (철산)  친구무슨무슨 친구요?

 

 있어요친구

 

 [차분한 음악]

 

 - (철산수고수고하세요  - (용산수고하세요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문이 탁 열린다]

 

 (철산)  있냐

 

 그 친구가 한 팀장은 아니겄지?

 

 [엘리베이터 도착음]  에이설마

 

 (용산)  맞네맞아

 

 (철산)  어쩐대

 

 골키퍼가 옐로카드 받아 부렀는디?

 

 어쩔 수 없지풀백이 나서 줘야지

 

 [용산과 철산의 헛기침]

 

 뭐야뭡니까?

 

 서 대표 지금 겁나 바쁜디요?

 

 용건 있으면 저희한테 전하시죠

 

 나 지금 서 대표 만나러 온 거 아닌데

 

 [문이 철컥 닫힌다]

 

 남도산 씨 만나러 왔습니다

 

 (지평)  지난 3개월간  눈길의 매출 실적이 있습니까?

 

 [도산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결국 사업은 숫자 싸움인데  수익 모델이 궁금합니다

 

 눈길의 핵심 기술은?  특허는 있나요?

 

 BEP 시점과 자금 조달 계획을  말씀해 주시죠

 

 선점하려는 시장의 크기는?

 

 시장이 너무 작지 않나요?

 

 삼산텍의 무기는 뭡니까?

 

 다 받아 적었습니까?

 

 

 

 뭡니까?

 

 서 대표가 데모데이 때 들을  예상 질문들입니다

 

 (지평)  실전은 더 혹독해요

 

 경쟁사가 있냐는 질문에 없다 그러면

 

 필요하지 않은 사업 아니냐 그럴 거고

 

 있다 그러면 특허랑 진입 장벽을  집요하게 묻죠

 

 어떤 대답을 하든 공격을 받을 겁니다

 

 서 대표 다치지 않게 준비 잘해요

 

 지금 우리 이런 조언  주고받을 상황 아니잖아요

 

 마지막으로 해 봤어요

 

 각별하게 좋은 형 노릇

 

 마지막?

 

 나 서달미 씨한테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잔잔한 음악]

 

 (지평)  그래서 이제 더는  좋은 형 노릇 못 해요

 

 조언도 안 하고  빌려주지도 않을 겁니다

 

 차도옷도시계도

 

 이제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내 과거도

 

 그것도 필요 없어요

 

 (지평)  솔직히 나도 확신이 안 서요

 

 (지평)  솔직히 나도 확신이 안 섭니다

 

 서달미 씨한테

 

 현재를 뺀 남도산과

 

 과거를 뺀 남도산 중에

 

 누가 더 힘이 있을지

 

 [게임기 소리가 흘러나온다]

 

 [버튼을 탁탁 누른다]

 

 [한숨]

 

 (달미)  사장님여기 소주 한 병이랑  오도독뼈 하나만 주세요

 

 (종업원)  알겠습니다

 

 누구세요?

 

 왠지 혼자 두면 안 될 거 같아서  앉았어요

 

 나도 혼자거든

 

 괜찮죠?

 

 

 

 

 

 [잔잔한 음악]

 

 (송현)  

 

 난제다난제

 

 그러니까 지금까지  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둘이었다?

 

 자기 진짜 헷갈리겠다

 

 [송현이 술을 졸졸 따른다]

 

 내가 좋아한 도산이는

 

 어떤 도산일까요?

 

 (달미)  15년 전 편지를 써 줬던 도산인지

 

 아니면 지금의 도산인지

 

 [한숨]

 

 모르겠어

 

 나 나쁘죠?

 

 자기가 왜 나빠속인 사람들이 나쁘지

 

 (송현)  괜찮아요

 

 [술을 졸졸 따르며]  헷갈리는 게 당연해

 

 당당하게 헷갈려

 

 (달미)  제일 괴로운 건요

 

 내가 나를 못 믿겠다는 거예요

 

 [달미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요즘

 

 외줄 타는 느낌이거든요

 

 수익도 없는 사업을 설득하는 게  내 일인데

 

 자신감이 떨어져요

 

 그럼 안 되지

 

 (송현)  설득이라는 게  자기 확신에서 시작하는 건데

 

 (달미)  다 가짜라고 하니까 나도 가짜 같아

 

 헷갈리니까 줄이 막 흔들리고

 

 떨어질 것 같고

 

 어떡해요대표가 이러면 안 되잖아요

 

 자기 대표야?

 

 [부정하는 신음]  [잔을 탁 내려놓는다]

 

 대표면 뭐 해요

 

 자격이 없는데

 

 (달미)  모든 게 다 의심이 돼요

 

 (도산)  아니에요아버지  저보다 대표 자격 충분한 친구예요

 

 진짜 저는 아무것도 아니에요아버지

 

 그냥 애초에 별것도 아닌 놈이  창업하겠다고 나댄 거예요죄송해요

 

 (성환)  ?

 

 빵점짜리가  그동안 백 점짜리 흉내 냈어요

 

 죄송해요아버지

 

 (달미)  이제 자신 없어요

 

 [코를 훌쩍인다]

 

 [송현의 한숨]

 

 (송현)  방황이 길어지면

 

 자신감이 멀어져요

 

 어렵지만 결정해야겠네

 

 그래야 극복하지

 

 할 수 있어요

 

 어떻게요?

 

 도와 달라고 해야지

 

 누구한테?

 

 조상님

 

 [익살스러운 음악]

 

 조상님?

 

 제사로 조상님 배부르게 대접해서  도와 달라고 부탁해 봐요

 

 그럼 나갔던 천복이 다시 들어와

 

 - 진짜?  - (송현진짜

 

 (도산)  잠깐만  그걸 어떻게 확신을 하죠?

 

 [달미의 당황한 신음]

 

 (달미)  네가 여긴 어떻게

 

 자기 친구?

 

 어떡하냐

 

 (송현)  이쪽도 조상님이 도와줘야겠어

 

 제사 한번 크게 지내야겠다

 

 그러니까 무슨 근거로  그런 결론을 내리셨냐고요

 

 내 경험

 

 (송현)  나도 그쪽처럼 이렇게?  거북목이었거든?

 

 근데 조상님한테 제사 한 번 지내고  부탁했더니

 

 봐 봐완전 정상 C

 

 (도산)  아니그건 제사를 지내지 않아도  나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지내고 나았다니까?

 

 나는 데이터에 근거해서 권하는 겁니다

 

 (송현)  제사는 미신이 아니라  과학이에요과학

 

 저기변수들을 완벽히  통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린 데이터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데이터죠

 

 (도산)  실험군과 대조군이 어떻게 됩니까?

 

 모르죠비교 안 해 보셨죠?

 

 그럼 의미 있는 데이터지

 

 무작위 대조군 임상 시험으로  비교해 보셨어요?

 

 안 해 보셨죠?

 

 [당황한 신음]

 

 얘 뭐니?

 

 남도산

 

 [한숨]

 

 [편안한 음악]

 

 [풀벌레 울음]

 

 [도산의 한숨]

 

 (도산)  힘들면 얘길 하지

 

 왜 참아?

 

 (달미)  ?

 

 내가 힘들어?

 

 (도산)  네가 술 취해서 기억 안 나나 본데

 

 네가 그랬어

 

 다 가짜 같다고

 

 자신 없다고

 

 (달미)  진짜?

 

 나 자신감 빼면 시체인데

 

 [도산의 힘주는 신음]

 

 (도산)  너 시체야

 

 어떻게 하면 다시 사람 돼 줄래?

 

 (달미)  

 

 가르쳐 줄까?

 

 내려 줘 봐

 

 [달미의 고민하는 숨소리]

 

 그때처럼 와 주면 안 돼?

 

 (도산)  ?

 

 그 네트워킹 파티

 

 (달미)  

 

 내 인생에서 가장 초라했던 시간을  지워 줬거든

 

 (달미)  그때 넌

 

 내 트로피였고

 

 자존심이었고

 

 내 위로였고

 

 날개였고

 

 내 꿈이었어

 

 그때처럼 와 줘라

 

 그럼 나 다시 자신감 찾고  사람 돼 볼게

 

 술 깨면 기억도 못 할 거잖아

 

 나 안 취했다니까

 

 그래

 

 알았어

 

 (도산)  여기서 딱 기다려딴 데 가지 말고

 

 금방 올게

 

 [부드러운 음악]

 

 [도산이 콜록거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도산)  용산아

 

 철산아!

 

 [남학생이 말한다]  [도산의 신음]

 

 [도산의 당황한 신음]

 

 미안해미안해

 

 [도산의 거친 숨소리]

 

 [숨을 후 내뱉는다]

 

 (도산)  저기죄송한데

 

 저기 빨간 그네에 앉아 있던 사람  못 보셨어요?

 

 머리 묶고 저 가방 들고 있었는데

 

 (미화원)  아까 잠깐 졸더니  술 깨서 가던데

 

 (도산)  감사합니다

 

 [잔잔한 음악]

 

 (철산)  이 정도면 답정너 아니대?

 

 이거 그냥 사업 접으라는 소리잖애

 

 (용산)  진짜 가둬 놓고 패는 질문들이네요

 

 (사하)  몇천 원짜리 우유 사면서도  유통 기한에 성분 체크하고 사잖아요

 

 몇천몇억이 오가는데  이 정도 질문이야 당연하죠

 

 (도산)  피칭할 때 우리 다 같이 들어갈 거니까

 

 기술 쪽 질문을 우리한테 토스해요

 

 

 

 - (용산그 옷을 좀 더 빌려 달라고?  - (도산

 

 (도산)  데모데이 때 입고 가게

 

 (용산)  왜 또?

 

 서 대표 보여 주려고?

 

 (도산)  어제 못 보여 줬어

 

 (철산)  뭐여왜 못 보여 줘

 

 (도산)  내가 늦었어

 

 갔는데 술 깨고 갔더라고

 

 기억 못 해?

 

 술 깨면 하나도 기억 못 해

 

 그래서 데모데이 땐  꼭 보여 주고 싶으시다?

 

 (도산)  

 

 자신감도 없고 외줄 타는 기분이래

 

 그래서 뭐든 해 주고 싶은데

 

 해 줄 수 있는 게 그 옷밖에 없어

 

 근데 그마저도 남의 옷이고

 

 (철산)  아유애틋하다애틋해

 

 (용산)  알았다

 

 (인재)  남도산 씨

 

 (도산)  ?

 

 아버지 괜찮아요걱정이 돼서

 

 괜찮은데

 

 (철산)  난데없이  남의 아부지 안부는 안 묻는대?

 

 [헛웃음]

 

 역시 꾀병 맞았네

 

 (용산)  기승전결 갖춰서 얘기해요

 

 역시는 뭐고 꾀병은 뭡니까?

 

 기승전결 갖춰서 얘기하고 싶은데

 

 남도산 씨 아버지 생각하니까 어렵네

 

 (인재)  보아하니 아들 앞길 막을까  겁나서 말씀 안 하신 거 같은데

 

 그런 얘길 내가 얘기해도 될까 몰라

 

 얘기하려고 시작했잖아요

 

 해요당장

 

 [풀벌레 울음]  [성환의 힘주는 숨소리]

 

 - (시위자11) 이쪽 아닙니까?  - (시위자9) 이쪽

 

 [당황한 숨소리]

 

 (시위자11)  가시죠  [성환의 난감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성환)  여보난데요

 

 지금 후배들이 내 병문안 온다고  우리 집으로 가고 있어요

 

 나 아파서 잔다 그러고 그냥 보내요

 

 안 돼요

 

 시위에 나가면  내가 도산이한테 뭐가 됩니까

 

 (도산)  뭐가 되는데요?

 

 뭐가

 

 [성환의 놀란 탄성]

 

 [잔잔한 음악]

 

 이러지 말고 가세요아버지

 

 가서 싸우세요

 

 됐다이제 싸울 기운도 없어

 

 가서 싸우는 게  제 앞길 가로막는다고 생각하세요?

 

 [한숨]

 

 (도산)  아버지

 

 아버지 제 자랑 아니에요

 

 내가 쪽팔리단 소리냐?

 

 저도 아버지 자랑이 되고 싶지 않고요

 

 누군가의 자랑으로 사는 거  그거 되게 힘들어요

 

 (도산)  실망이 무서워서 계속 숨게 되고

 

 잘하는 척괜찮은 척해야 돼요

 

 그러니까 우리 자랑이 되지 말아요

 

 그냥

 

 아버지아들 해요

 

 [한숨]

 

 (지평)

 

 (지평)

 

 [답답한 숨소리]

 

 (지평)

 

 [한숨]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문이 탁 열린다]  (지평)  동천아너 그 옷 뭐냐?

 

 (동천)  아휴깜짝이야

 

 이따가 데모데이 발표하는  대표님들 모아 놓고

 

 오리엔테이션 해야 되거든요

 

 그래?

 

 너 그 옷 좀 벗어 봐

 

 (동천)  왜요

 

 - 벗으라면 벗어  - (동천아니왜요

 

 (지평)  !

 

 "샌드박스"

 

 (대표1)  오늘 오리엔테이션  박 대리님이 진행한다고 들었는데

 

 (지평)  박 대리는 외근 나가서

 

 어쩔 수 없이 제가 진행합니다

 

 그럼 들어가죠

 

 왜 저래?

 

 (지평)  데모데이는 지난 시간 여러분이

 

 치열하게 만들어 낸 성과를  세상에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이곳에서 짧은 피칭을 끝낸 후

 

 심사 위원들의 질의응답을 받게 됩니다

 

 (대표1)  방송 장비가 있는데  어디 중계가 됩니까?

 

 이 데모데이의 모든 상황은

 

 (지평)  라이브로 전국  그리고 전 세계에 있는 투자자들에게

 

 화상으로 전송될 예정입니다

 

 혹시 여기서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  어떻게 되나요?

 

 왜 실패부터 생각하죠?  자신이 없나?

 

 (인재)  이번 데모데이에서 투스토가  글로벌 파트너를 구한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맞습니다

 

 (대표2)  근데 투스토는 인공 지능 쪽  파트너를 찾는다던데?

 

 (대표1)  그럼 우리 중에  뭐딱 둘이네

 

 [차분한 음악]

 

 (지평)  투스토니 글로벌이니

 

 규모에 연연하는 순간  무대는 부담이 됩니다

 

 여러분의 사업 철학과 맞는  투자자를 찾는다 생각하세요

 

 부담은 두고  자신감만 들고 무대에 서요

 

 지금 당신이 얼마나 신나고  가슴 뛰는지만 전달해도

 

 성공입니다

 

 쫄지 마세요

 

 (대표들)  !

 

 [문이 탁 열린다]

 

 (원덕)  아휴

 

 오메

 

 아니뭔 옷들을  이렇게 잔뜩 늘어놨대?

 

 (달미)  오늘 데모데이야

 

 내 피칭에  우리 팀 사활이 걸린 날이야

 

 이쁜데

 

 덜떨어져 보여

 

 못나 보이고

 

 [한숨]

 

 [희망찬 음악]

 

 "샌드박스 데모데이"

 

 (지평)  돈이죠

 

 창업하는 데 돈 말고  다른 이유가 있나요

 

 그렇죠돈이죠

 

 (선학)  돈도 좋은 이유고 솔직한 이유죠

 

 근데 이 꼬마는

 

 좀 다를 줄 알았어요

 

 돈 말고 다른 이유를 찾을까 했는데

 

 찾았니?

 

 진짜 여기 있네?

 

 여보

 

 요즘 네가 한강에 출몰한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었거든?

 

 (두정)  괴물도 아니고 왜 한강이냐?

 

 (상수)  아휴얼굴 많이 상하셨네

 

 이제 고생 그만하시고 들어가시죠

 

 상수 너는 여전하구나

 

 (아현)  우리 인재 비서 노릇 하더니

 

 이제는 네 아버지  비서 노릇 하는 거야?

 

 그것도 승진이라고 해야 하나?

 

 (두정)  일생을 돈 따라다니다  왜 갑자기 자존심을 따르냐?

 

 [어두운 음악]  한길로 가한길로

 

 바꾸면 헤매다 굶어 죽어

 

 (청명)   20년을 남의 회사에서

 

 [차분한 음악]  똥개처럼 죽어라고 일만 했다!

 

 이제 좀 내가 좀 하고 싶은 일 좀  하면서 좀

 

 (아현)  똥개가 줄 끊고 도망쳐 봤자  들개밖에 더 돼?

 

 들개 되면 둘 중 하나야  얼어 죽거나 굶어 죽거나!

 

 (아현)  미안하다여보

 

 내가 이제야 당신을 이해하네

 

 (두정)  이해하면 말로 할 때 좀 들어?

 

 

 

 (원덕)  !

 

 말로 안 하면?

 

 패기라도 하겠다는 거냐  지금?

 

 (상수)  할머니할머니 누구세요?

 

 ?

 

 얘 전 시어머니

 

 (원덕)  가라신고하기 전에?

 

 너도 가

 

 가라고

 

 타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그거 긴장 푸는 데 효과 있어요?

 

 (대표1)  글쎄요저도 처음 먹어 봐요

 

 한 알만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달미)  제가 지금 너무 긴장이 돼 가지고

 

 (대표1)  어떡하지?

 

 마지막 한 알을 내가 먹어 버렸네?

 

 (달미)  

 

 (대표2)  원 대표님그 소문 진짜예요?

 

 우리 샌드박스 로고에 나오는  그네 타는 아이가 원 대표님이라는 거?

 

 

 

 [차분한 음악]  (대표3)  대박진짜야?

 

 윤선학 대표 책에 나오는  아뭐냐

 

 [손가락을 딱 튀기며]  그네 타다 넘어졌는데

 

 아버지한테 모래 깔아 달라고 했던  그 아이?

 

 

 

 (대표3)  

 

 (대표2)  샌드박스 시작이 원 대표인 거네

 

 (대표3)  그러게

 

 - (철산어디어디어디 가십니까?  - (용산안 돼안 돼

 

 (지평)  아니나 서 대표한테  전할 말이 있어서 그래

 

 (용산)  저희한테 전하시죠

 

 토씨 하나 안 빼고 딱 전할랑게

 

 (지평)  

 

 알았어요

 

 서 대표 컨디션은 어때요?

 

 (철산)  회사 사활이 걸린 데모데이 아닙니까  긴장되겄죠

 

 (용산)  서 대표가 그랬대요  외줄 타는 기분이라고

 

 (지평)  외줄

 

 그러면 서 대표한테  이렇게 전해 주세요

 

 내가 대안이 돼 줄 테니까  너무 떨지 말라고

 

 (철산)  대안?

 

 (용산)  서달미도 오답이면요?  그럼 저희 진짜 끝인데

 

 (지평)  

 

 그땐 내가 개인으로 투자할게요

 

 ?

 

 그럼 여기서 떨어져도 대안이 생기잖아

 

 (용산)  그 대안?

 

 

 

 그렇게 좀 전해 주세요

 

 아휴

 

 (달미)  아까 그게 무슨 소리야  그네 타는 아이

 

 그래

 

 내가 샌드박스 들어올 때  네 얘기 좀 빌려 썼다

 

 (인재)  별생각 없이 썼는데 일이 커지더라

 

 윤 대표가 우리 아빠를 그렇게  의미심장하게 기억할 줄 몰랐거든

 

 우리 아빠?

 

 성도 버린 주제에  그 말 참 쉽게 나온다

 

 (달미)  남의 추억 훔쳐 놓고  어쩜 그렇게 뻔뻔해?

 

 (인재)  그래미안하다

 

 근데 지금 네 꼴 보니까

 

 별로 훔쳤다는 생각이 안 드네

 

 내 꼴이 뭐

 

 (인재)  묻자

 

 지금 그네 타기 무서워서

 

 못 타겠다고 징징대는 애가  너니나니?

 

 [잔잔한 음악]

 

 실패하면 어떡하나  겁먹은 애가 너야나야?

 

 [한숨]

 

 이래도 내가 너한테 사과해야 되니?

 

 도산아

 

 사과하세요

 

 [헛웃음]

 

 (도산)  훔쳤잖아

 

 남의 추억까지 훔쳐다 쓸 만큼  당신 별 볼 일 없었잖아요

 

 자신 없죠?

 

 그거 들키기 싫어서 숨기고속이고

 

 힘들지 않아요?

 

 [헛웃음]

 

 힘들 텐데

 

 당신이 뭘 알아

 

 잘 알죠

 

 나도 비슷한 짓을 했으니까

 

 [통화 연결음]  - (사하전화 안 받아요?  - (철산안 받아요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왔네요

 

 (사하)  뭐예요이제 곧 시작인데  전화도 안 받고

 

 (철산)  있냐도산 님아

 

 오늘 드레스 코드가  이이게 아니지 않아요?

 

 정장으로 대표님 응원한다며

 

 정장응원?

 

 (달미)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게

 

 (사하)  철산 님잠깐 나 좀 봐요

 

 왜요?

 

 (사하)  잔말 말고 따라와요

 

 사람이 왜 이렇게 눈치 없어?

 

 둘만 있을 타임 몰라요?

 

 

 

 세상에얼굴 봐

 

 (사하)  설마 내가 손잡았다고 이래요?

 

 남자가 뭐 이렇게 쉬워?

 

 손잡으면 열도 나나?

 

 [발랄한 음악]

 

 (철산)  저기사하 님

 

 접때 잠깐 거짓말하셨을 때요

 

 사실 저

 

 63빌딩까지 올라갔다  패대기쳐진 기분이었어요

 

 사하 님은 뭐

 

 별생각 없이 하셨겠지만

 

 제가 촌놈이라서  이런 사소한 행동에도 막

 

 천당지옥을  왔다 갔다 한당게요?

 

 

 

 그러니까 앞으로 이런 여지는 좀

 

 삼가 주셨으면 합니다

 

 부탁드릴게요

 

 [부드러운 음악]  그럴게요

 

 [철산의 헛기침]

 

 (철산)  이제 드들어들어갈까요?

 

 

 

 원래 내가 그정장 있지?

 

 그때 네트워킹 파티 때 입었던 거

 

 그거 입고 오려고 했었어

 

 그 옷

 

 그때 참 근사했었는데

 

 입고 오지 그랬어

 

 근데 그때 그건 내가 아니잖아

 

 [잔잔한 음악]

 

 달미야

 

 나 더 이상 너  헷갈리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지금까지 나에 대한 거

 

 다 지워

 

 지우다니그게 무슨 말이야?

 

 나 너한테 편지 쓴 적 없어

 

 (도산)  널 안 지 몇 달 안 됐고

 

 옷도 이런 거 입어

 

 고스톱이 소원인 적도 없었고

 

 생일은 5 7

 

 아니야

 

 나에 대한 감정까지 헷갈리면

 

 없던 걸로 해

 

 다 지워도 돼

 

 그걸로 네가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다만 한 가지

 

 삼산텍이 여기까지 온 거

 

 네가 만든 성과야

 

 가짜 아니고

 

 진짜 네가 만든 성과

 

 내가 장담해

 

 그러니까 절대 그건 의심하지 마

 

 (동천)  서 대표님리허설 곧 시작합니다  얼른 오세요

 

 (도산)  달미야

 

 파이팅

 

 파이팅

 

 [엘리베이터 도착음]

 

 (지평)  [짜증 내며]  

 

 나 지금 서달미 씨  만나러 가는 거 아닙니다

 

 그만 좀 따라붙죠?

 

 따라붙은 거 아닌데요  저도 올라가요

 

 [엘리베이터 조작음]

 

 그래요그럼

 

 [엘리베이터 조작음]

 

 (용산)  아까 팀장님 얘기 되게 멋있었어요

 

 대안이 돼 주겠단 말  되게 든든하던데

 

 당신한테 칭찬받자고 한 말 아닙니다

 

 이렇게 멋있고 든든한 분이

 

 왜 우리 형한텐 그렇게 가혹했을까

 

 ?

 

 [어두운 음악]

 

 말해 봐요

 

 우리 형

 

 왜 죽였습니까?

 

 지금 나한테 한 말입니까?

 

 내가 당신 형을 죽였다고?

 

 

 

 지금 다른 사람이랑  착각하고 있나 본데

 

 내가 당신 형을 죽였으면  여기 있겠어요감옥을 갔어야지?

 

 (지평)  참 나

 

 이봐요

 

 난 당신 형을 몰라

 

 아니

 

 당신한테 형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어떻게 내가 당신

 

 애도까진 안 바랐는데

 

 기억도 못 할 줄은 몰랐네

 

 (용산)  서 대표가 그랬대요  외줄 타는 기분이라고

 

 [차분한 음악]  (지평)  외줄

 

 그러면 서 대표한테  이렇게 전해 주세요

 

 내가 대안이 돼 줄 테니까  너무 떨지 말라고

 

 - (알렉스남도산 씨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뭡니까?

 

 전에 말씀하신 그 제안 말입니다  회사에 날개를 달 수 있다는

 

 

 

 그 제안

 

 아직 유효합니까?

 

 유효하죠당연히

 

 [의아한 숨소리]

 

 근데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뀌셨을까?

 

 대안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요

 

 대안무슨 대안?  [부드러운 음악]

 

 실패에 대한 대안요

 

 [헛웃음]

 

 난 고백을

 

 국수 비비면서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발랄한 음악]

 

 담담한 척쿨한 척했는데

 

 나 속으로는

 

 나 속으로 엄청 떨었어요  어엄청

 

 [숨을 후 내뱉는다]

 

 솔직히 대답해 주길 바라죠

 

 한편으론

 

 한편으로는 겁도 나요

 

 아니라 그러면

 

 끝이잖아요영영 끝이잖아

 

 무서워

 

 후회도 돼요

 

 고백하지 말 걸 그랬나

 

 끝까지 숨길 걸 그랬나 뭐

 

 (송현)  아니요

 

 숨겼으면 후회했을 거예요

 

  1%?

 

 괜히란 말은 없어요

 

 모든 선택엔 이유가 있죠

 

 그러니까 당신 선택을 믿어 봐요

 

 그러다가 지금처럼  그 믿음이 흔들릴 땐

 

 누군가의 힘을

 

 조금 빌려 보는 거죠

 

 누구

 

 조상님

 

 [익살스러운 음악]

 

 조상님

 

 [밝은 음악]

 

 (달미)  내가 제일 알고 싶거든요  여기에 누가 있는지

 

 (도산)  여기가 진짜 내 시작이야

 

 한강 뷰 사무실이 아니라 여기였어

 

 (철산)  서 대표가 낸 답이 한 팀장이면  니가 받아들일 수 있냐?

 

 (지평)  어쩌면 그 친구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선학)  해커톤에 이어서  2차전이 되어 버렸네요

 

 (알렉스)  똑같은 사양으로 테스트를 해 보면

 

 어느 쪽 성능이 더 좋은지  답이 나오겠죠

 

 (도산)  더 이상 달미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달미)  이번 데모데이에서  어떻게든 우승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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