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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13

 

 [밝은 음악]

 

 안녕하세요서달미라고 합니다

 

 (인재)  여긴 어쩐 일이야?

 

 채용 공고 보고 왔습니다

 

 뭐 하는 짓이야?

 

 인재컴퍼니 전략 기획 팀에  지원하고 싶습니다

 

 원인재 대표님

 

 - (이수대표님  - (대명왜 이래

 

 (인재)  어디 한번 얘기해 봐요

 

 우리 회사에 왜 지원하고 싶은지

 

 

 

 데모데이 때

 

 대표님이 한 말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내가 한 말?

 

 [잔잔한 음악]

 

 (인재)  미래의 후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 살고 싶지 않겠죠

 

 보다 나은 세상에 살고 싶을 겁니다

 

 바로 그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게  제 소명입니다

 

 그게 왜 인상적이었을까?

 

 그때 한 말

 

 15년 전에  아버지가 한 말과 같았거든요

 

 아버지?

 

 (청명)  아빠는 말이야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막 상상이 된다?

 

 세상이 무지막지하게 달라진다고

 

 아빠는 말이야

 

 맞아서 회사 그만둔 게 아니야

 

 그런 세상을 준비하려고 그만둔 거야

 

 그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쩌면

 

 대표님과 나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달미)  물론 인력 감축에 방점을 찍은 경영은  마음에 안 들어요

 

 제가 여기 들어오면  제일 먼저 손보고 싶은 부분입니다

 

 당돌하네요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헛웃음]

 

 (동천)  삼산텍 CEO 출신 서달미 씨가

 

 인재컴퍼니의 COO로 영입됐습니다

 

 [도산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동천)  샌드박스 12기 삼산텍이 개발한 눈길이  투스토에 인수된 후에도

 

 지속적인 서비스 확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신규 버전에는 알약을 인식하는  기능까지 추가했습니다

 

 (동천)  지난 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한  인재컴퍼니는

 

 신사업 개발 팀을 별도 법인인  청명컴퍼니로 분사합니다

 

 (인재)  축하해  [직원들의 박수]

 

 (동천)  신사옥 개발 팀을 이끌던 서달미 씨가  [저마다 말한다]

 

 [카메라 셔터음]  대표를 맡아  경영을 책임지기로 했습니다

 

 (동천)  투스토의 시각 장애인 서비스 눈길이

 

 세계 최대 민간 재단으로 인수됐습니다

 

 눈길 서비스의 취지와 비전에  깊이 공감한 케이존스 대표는

 

 향후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샌드박스 파트너사 중 하나인  모닝그룹에서  [직원들이 인사한다]

 

 (동천)  국내 최대 규모의  AI 센터를 설립했습니다

 

 2년 전부터 운영해 온 AI TF 팀을  재조직하고

 

 인력도 대폭 늘려 설립한  이 센터의 센터장은

 

 네이쳐모닝의 원상수 대표가  맡을 예정입니다

 

 (지평)  파판테크가 150억 밸류를 얘기하는데  여기 키맨이 누굽니까?

 

 (동천)  한 상무님의 승진을 축하합니다!  [장난감이 삑 울린다]

 

 (동천)  삼산텍 출신의 남도산 씨가 이끄는  개발 팀이

 

 투스토 인공 지능 센터의 핵심 부서로  선정됐습니다

 

 이 팀은 실리콘밸리 내의

 

 스마트 시티 구축 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동천)  인수될 때 맺은 계약상으론  의무 근무 기간이 3년인가?

 

 - (동천그쯤 됐던 거 같은데  - (지평

 

 (동천)  저 정도 성과면 한국 안 오고  투스토에 말뚝 박겠죠

 

 나도 그랬으면 좋겠네

 

 [밝은 음악]

 

 

 

 이 아로마 향이 기가 맥히네

 

 (용산)  와인 어때?

 

 접때 나파밸리 와이너리 투어에서  시음하고 사 온 건데그거

 

 잘 샀어

 

 부드럽고 탄닌감이 없어탄닌감이

 

 (철산)  딱 내 취향이여  [웃음]

 

 (용산)  촌놈 출세했네

 

 아유막 옥탑방에서 고기 향 맡으면서

 

 삼각김밥 먹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렇지?

 

 (철산)  이야긍게

 

 아야우리 그러고 봉게 그 한우집

 

 트라이 한번 못 해 보고  여기까지 와 부렀다

 

 그러게향만 주야장천 맡고  정작 맛은 못 봤다

 

 아휴

 

 (철산)  간만에 효자 노릇 한번 할란다

 

 샌프란시스코 요트 한번 보여 줘야지  엄마아빠한티

 

 (용산)  말아라지금 한국 새벽 네 시다

 

 (철산)  그냐?

 

 글믄 브이로그나 한번 올려야 쓰겄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도산)  서울과 샌프란시스코의 위도는  북위 37

 

 거의 같다

 

 경도의 차이로 저 하늘을  열여섯 시간 뒤늦게 볼 뿐인데

 

 같은 하늘을 이고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이곳은 평온하다

 

 (철산)  헬로에브리원

 

 [철산이 계속 말한다]  (도산)  돌이켜보면 그곳은 늘 전쟁 같고

 

 상처였는데

 

 (철산)  도산아선장님아  오늘 바다 상태 어때요?

 

 구름 한 점 없이 잔잔합니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촬영 미팅은  이따가 몇 시로 잡을까요?

 

 그럼 이따 두 시에 뵐게요

 

 [핸들 조작음]

 

 ?

 

 [자동차들 경적]

 

 [화장품을 정리하며]  갑니다

 

 [문이 탁 닫힌다]  [한숨]

 

 [달미가 책상을 똑똑 두드린다]

 

 (달미)  원 대표님오늘 회사 홍보 영상 촬영  잊지 않으셨죠?

 

 촬영 팀 도착했어요?

 

 지금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달미)  점심 먹고 오는 길이에요?

 

 - 네  - (달미어디서 먹었어요?

 

 어디서 먹었는지까지 보고해야 되나요?

 

 아니아까 본 거 같아 가지고

 

 샌드박스 카페테리아에서 먹었는데요

 

 그래요?

 

 잘못 봤나?

 

 같이 가죠  회사 홍보 영상 촬영 있는데

 

 바쁩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인재)  작두 스튜디오라고 했나?  [문이 달칵 닫힌다]

 

 거기 포트폴리오 좀  먼저 볼 수 있을까요?

 

 

 

 꼭 봐야 할까요?

 

 

 

 [영어]  삼산텍의 대표입니다

 

 [당당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도산)  우리는 돈을 많이 벌 것입니다

 

 !

 

 !

 

 !

 

 !

 

 

 

 [코를 훌쩍이며]  그럼 이만

 

 [익살스러운 음악]

 

 [한국어]  이게 진짜 저 회사 포트폴리오예요?

 

 우리 회사 홍보 영상도  이렇게 찍으면 어떡해요?

 

 (달미)  이게 어때서요

 

 이게 이래 봬도 100만 뷰 영상인데

 

 우리 콘셉트도 이런 건 아니죠?

 

 아니요이보다 더 나은 콘셉트죠

 

 [노크 소리가 들린다]

 

 (천호)  

 

 대표님준비됐습니다  가실까요?

 

 콘셉트 좀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번 영상 콘셉트는

 

 겨울 왕국입니다

 

 [바람이 쌩 부는 효과음]

 

 나 안 해

 

 좋네요참신하고

 

 (달미)  [놀라며]  혹시

 

 엘사와 안나?  [천호가 손가락을 딱 튀긴다]

 

 (천호)  그렇죠바로 그 콘셉트입니다

 

 그러니까 대표님

 

 아시죠엘사의 손짓

 

 그 손짓을 역동적으로 해 줘야 합니다

 

 - 손짓?  - (달미이거요이거

 

 [바람이 쌩 부는 효과음]  [얼음이 어는 효과음]

 

 

 

 (달미)  [손가락을 딱 튀기며]  딱 튕기듯이할 수 있죠?

 

 아니요

 

 (천호)  아니요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어  [손가락을 딱 튀긴다]

 

 [어이없는 숨소리]

 

 (천호)  대표님준비되셨어요?

 

 

 

 (대명)  진짜 이대로 찍는다고?

 

 [인재의 한숨]  (천호)  시선 여기 보시면 돼요

 

 갈게요

 

 하이!

 

 [카메라 조작음]

 

 안녕하십니까인공 지능으로  관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인재)  인재컴퍼니 CEO 원인재입니다

 

 [부드러운 음악]  안녕하십니까

 

 인공 지능으로  관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인재컴퍼니 CEO 원인재입니다

 

 저희 인재컴퍼니는 지난 3년간

 

 인공 지능을 이용한  CCTV 관제 분야에서

 

 매출 5성장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정한은행정한건설

 

 태람건설세계오일 등

 

 쟁쟁한 국내 기업들의  관제 시스템을 맡아

 

 인력 감축이 아닌

 

 관제의 확장과 보안 강화를 목표로

 

 보다 효율적이며 포괄적인  관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인재컴퍼니는 현재 CCTV 관제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그 새로운 사업은 바로

 

 자율 주행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자율 주행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청명컴퍼니 대표 서달미입니다

 

 "타잔"

 

 노인이나 시각 장애인분들이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세상

 

 (달미)  매년 전 세계에서 교통사고로 사망

 

 [달미와 천호의 비명]  [타이어 마찰음]

 

 (천호)  괜찮아요?  [현과 정이 짜증 낸다]

 

 ()  대표님!  여기서 핸들을 잡으면 어떡합니까

 

 ()  우릴 못 믿나 보네

 

 아이믿죠믿는데 그

 

 (달미)  사람마다 무조건 반사라는 게 있잖아요

 

 의지를 거스르는 반사

 

 아씨

 

 미안해요이번에 잘해 볼게요

 

 [달미의 한숨]

 

 처음부터 다시 찍어야 되죠?

 

 아니요편집으로 하면 되니까  바로 이어서 가죠

 

 - (천호준비됐죠?  - 

 

 (천호)  하이!

 

 [밝은 음악]  (달미)  매년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전 세계 120

 

 (영상 속 달미)  그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저희 인재컴퍼니는

 

 비전 기술을 이용한  자율 주행 레벨 4를 목표로

 

 지난해부터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서 대표 결국 일 쳤어야

 

 (용산)  그러게자율 주행을 기어이 하네?

 

 (철산)  그것도 원수 같은 언니 회사 들어가서

 

 도산이도 이 영상 봤을까?

 

 무슨 영상?

 

 (철산)  아무것도 아니여

 

 (용산)  

 

 천호 형이 홍보 영상을 만들었는데

 

 - (도산어  여기 서 대표가 나와

 

 그래?

 

 (용산)  자율 주행 스타트업을 시작했나 봐

 

 볼래?

 

 아니

 

 [잔잔한 음악]

 

 [철산의 한숨]

 

 (철산)  아야니는 왜 또 쓰잘데기없는 소릴  해 쌓냐?

 

 저 자식이 여기 와 갖고

 

 서 대표 얘기 꺼낸 적 있어없어  없지?

 

 없지너무할 정도로 없었지  [철산의 한숨]

 

 (철산)  긍게 가만히 있어

 

 잔잔한 호수에다 짱돌 던지지 말고

 

 (천호)  혹시 철산이 브이로그 보셨어요?

 

 아니요

 

 철산 님 브이로그 해요?

 

 꽤 조회 수 나오나 봐요

 

 (천호)  투스토실리콘 밸리샌프란시스코

 

 

 

 타이틀이 그럴싸하잖아요

 

 (달미)  

 

 링크 줄까요?  거기 도산이도 간간이 나오는데

 

 됐습니다

 

 저는 자율 주행 임시 운행 허가 따느라  정신이 없네요

 

 (달미)  다음에도 테스트 촬영 부탁드릴게요

 

 (천호)  

 

 (사하)  '오 마이 가시', 김유정

 

 흙 만진 손으로  눈 비비면 어떡해지지

 

 이 땟국물 좀 봐잉  [개가 왈왈 짖는다]

 

 (유정)  강아지다!

 

 못 살아  [휴대전화 진동음]

 

 ()

 

 (사하)

 

 ()

 

 (사하)

 

 ()

 

 (사하)  됐고헤어지자

 

 언니여기

 

 유정이는?

 

 저기서 강아지랑 놀고 있어

 

 언니 추석 때 나랑 호캉스 어때?

 

 유정이는 형부한테 맡기고

 

 너 남친이랑 간다며

 

 방금 헤어졌어

 

 ?

 

 어떻게 3개월을 못 가냐

 

 [휴대전화 진동음]

 

 [부드러운 음악]

 

 (영상 속 철산)  헬로에브리원

 

 오늘은 회사도 아니고 집도 아닌  요트에서

 

 브이로그를 시작해 볼라고 합니다  하하하

 

 (철산)  왜 여기까지 왔느냐

 

 쎄빠지게 일해서 프로젝트를 끝냈더니

 

 투스토에서  리프레시 휴가라는 걸 줬습니다

 

 그것도 원 먼스한 달씩이나!

 

 박수박수박수

 

 그래서 다 같이 요트 타고  바다에 나왔습니다

 

 우리 용산이가 실리콘 밸리 와서  운동을 좀 했어요

 

 회사에 있는 짐에  출근 도장을 찍더니

 

 용산이 뭐 봐

 

 저번에 읽던 데 찾고 있어

 

 - 재밌어?  - (용산

 

 - (철산복근이!  - 뭐 하냐미친놈아

 

 죄송해요다음에 보여 드릴게요

 

 (철산)  인제여기까지 와서

 

 코딩하겠다고 노트북 갖고 온  미친놈을 소개할게요

 

 도산아선장님아  오늘 바다 상태 어때요?

 

 구름 한 점 없이 잔잔합니다

 

 (영상 속 철산)  미친놈  [영상 속 도산의 웃음]

 

 [영상 속 철산의 웃음]

 

 [영상 속 철산의 힘주는 탄성]

 

 (영상 속 용산)  진짜 날씨 좋지?

 

 [영상 속 용산과 철산의 웃음]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영상 속 달미)  가 보지 않은 길

 

 안개가 자욱한 길

 

 비바람이 몰아치는 길

 

 그 모든 길이 두렵지 않은 세상

 

 그런 세상을 저희가 만들겠습니다

 

 (동천)  오늘 몇 시쯤 끝나?  저녁이나 같이 할까?

 

 누구랑 같이 저녁을 먹어?

 

 달미 씨?

 

 너는 달미 씨가 뭐냐달미 씨가

 

 서 대표님이라고 해야지

 

 그리고 일로 만났으면 일로 끝내

 

 그렇지 않아도 내가 슬쩍 떠봤는데

 

 서 대표는 너 영 아니래

 

 [동천의 웃음]

 

 뭐라 그러더라?

 

 손이 작아서 싫대

 

 손 큰 남자가 취향이라나

 

 ?

 

 [발랄한 음악]  그런 취향이었어?

 

 (동천)  뭘 또 열 번을 찍어

 

 요즘엔 한두 번 찍어서 아니다 싶으면  접는 게 매너야

 

 그만 들이대제발?

 

 너 그러다 일 망친다

 

 [통화 종료음]  여보세요인마

 

 이 새낀 왜 그러는 거야진짜

 

 - 무슨무슨 소리야?  - (동천

 

 이번에 서 대표 자율 주행  임시 운행 허가 신청하잖아요

 

 - 근데?  - (동천거기에

 

 (동천)  보험 가입 증명서가 필요하거든요?

 

 동창 놈 중에 자율 주행 쪽  보험 경력 있는 친구가 있어 가지고

 

 서 대표 소개 좀 시켜 줬더니

 

 이 자식이  외우라는 염불은 안 외우고

 

 잿밥에만 관심 있으니까

 

 이거 좋은 쪽으로  소개를 시켜 줬는데도 저

 

 상무님상무님!

 

 보상 범위는 어떻게 되죠?

 

 (보험사 직원)  자율 주행 시 생길 수 있는 결함이나

 

 차량 해킹으로 인해 생기는  모든 손해를 보상해 줍니다

 

 [엘리베이터 조작음]  (달미)  다음 주까지는 나오겠죠?

 

 (보험사 직원)  누구 부탁인데  이번 주까지 해 드려야지

 

 감사합니

 

 (보험사 직원)  대신

 

 달미 씨가 오늘 저녁 사 줘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

 

 (보험사 직원)  농담농담농담

 

 내가 살게요내가

 

 아니요전 오늘 선약이 있네요

 

 선약 뭐?

 

 [작은 소리로]  반말이야

 

 곧 있으면 추석이잖아요  가서 송편 빚어야 돼요

 

 (보험사 직원)  나 송편 진짜 좋아하는데

 

 가서 좀 먹어도 돼요?  [달미의 한숨]

 

 이봐요  [보험사 직원의 당황한 신음]

 

 내가 만들어 줄게요

 

 나 남의 집에서 송편 빚는 게  소원인 사람이야

 

 갑시다

 

 [익살스러운 음악]

 

 뭐 하는 겁니까?

 

 아유손이 참 작네요

 

 [보험사 직원의 당황한 숨소리]

 

 귀여워라

 

 [보험사 직원의 어이없는 숨소리]

 

 저 지금 생각났는데

 

 저 송편 별로 안 좋아합니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탄수화물을 선호하지 않아서

 

 그래요그럼 육전은 어때요?  나 육전도 잘하는데

 

 (지평)  어디 가이쪽이야

 

 육전

 

 내 손이

 

 컸네?

 

 [엘리베이터 조작음]

 

 [엘리베이터 도착음]

 

 [부드러운 음악]

 

 내가 만들어 주는 송편은 싫은가 봐요

 

 오늘 시간 되면 우리 집 가요

 

 - ?  - (달미아니

 

 매번 얌체처럼 명절날 먹고만 가는 거  미안하지 않아요?

 

 (달미)  미리미리 와서 좀 거들어요

 

 매번 날로 드시려 그래

 

 나는 날로 먹는 거보다는  익힌 걸 좀 더 선호하는 편이

 

 미안합니다

 

 [지평의 헛기침]  [달미의 헛웃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무슨 일이에요

 

 일 때문에 전화한 거 아니야

 

 - 퇴근했어?  - (인재아직

 

 아니오늘 추석 음식 준비하는데

 

 올래?

 

 바빠

 

 (달미)  그럼 추석은?

 

 추석에도 혼자 지내게?

 

 안 심심하겠어?

 

 심심할 틈 없어바빠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한숨]

 

 아유  [지평의 만족스러운 신음]

 

 - (원덕맛있어?  - (지평진짜

 

 (아현)  너희 언니 못 온다지?

 

 아니안 온다지?

 

 내가 언니 스케줄 잘 아는데  요즘 진짜 바빠요

 

 (달미)  시작할까요?

 

 [밝은 음악]  - (지평네  - (원덕순딩이

 

 - 너 그송편 빚는 법 아냐?  - (지평아니요

 

 가르쳐 주세요  저 뭐든 빨리 배웁니다

 

 (달미)  제가 알려 드릴게요

 

 이 정도?

 

 (지평)  요 정도재밌네

 

 [지평의 탄성]

 

 그거 작은 거 같은데

 

 정교하게

 

 [달미가 말한다]  (원덕)  여기

 

 여기 이렇게 마무리해이렇게  [지평이 호응한다]

 

 그런 다음에 다시 이렇게

 

 (지평)  정교하게

 

 [달미가 말한다]  근데 이런 모양이 됐네

 

 - (지평잘했죠?  - (달미할머니

 

 - (달미할머니  - (지평근데 확실히 달미 씨도

 

 - 잘하죠잘한다진짜  - (아현내 딸 맞아

 

 - (원덕뜨거워  - (지평아유아유조심해요

 

 - (지평제가 잡아 드릴게요할머니  - (아현뜨거워뜨거워요

 

 (지평)  뜨거워!

 

 용암이에요용암

 

 먹을 게 하나도 없네?

 

 (원덕)  그럴 땐 비풍초똥팔삼 순서로  먹으면 돼

 

 아유할머니다 들리거든요?

 

 (지평)  훈수를 두고 그러세요  훈수 금지

 

 (달미)  금지이거 진 사람  저거 산적 다 꽂아야 된단 말이야

 

 (아현)  나 한다

 

 [아현의 환호]

 

 - (아현!  - (원덕?

 

 (원덕)  한 장씩 내  야한 장씩 내

 

 [아현의 탄성]  빨리 줘빨리 줘

 

 (지평)  아니할머니가  왜 이렇게 좋아하시는 거예요

 

 (달미)  아휴

 

 [달미가 비닐장갑을 벗긴다]

 

 [원덕의 한숨]

 

 (원덕)  순딩이 자?

 

 (달미)  [작은 소리로]  그냥 자고 가라고 할까 봐

 

 (원덕)  아유그래

 

 날씨 쌀쌀하니까  이불 좀 가져다가

 

 이미 덮어 줬습니다요

 

 (원덕)  내일 갈 때 도시락 좀 싸 줘

 

 호박전 좋아하니까  그것 좀 넉넉히 넣어서

 

 (아현)  이미 담고 있습니다요

 

 [부드러운 음악]  (원덕)  

 

 (달미)  할머니내일 성당 가지?

 

 (원덕)  

 

 할머니 가면  내 것도 살짝 보태서 기도해 줘라

 

 네 거?

 

 조만간 우리 자율 주행 차 타잔이

 

 자율 주행 임시 허가 테스트를 받거든

 

 (원덕)  타잔이 뭐

 

 뭔 테스트를 받는데?

 

 (달미)  그러니까 타잔이  우리 회사 자율 주행 차 이름이야

 

 근데 얘가 나중에 진짜 도로에 가려면  면허를 따야 돼

 

 사람처럼

 

 근데 그 면허 따는 시험이  다음 달에 있거든

 

 그러니까 그 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시켜 달라고 꼭 기도해 줘

 

 (원덕)  아유아유복잡해아유

 

 어머니제가 적고 있어요  저랑 같이 가서 기도해요

 

 - (달미할머니  - (원덕

 

 (달미)  진짜 열심히 기도해 줘야 돼

 

 내가 나중에 우리 자율 주행 차 타고  전국 일주 시켜 드릴게

 

 됐어

 

 원 없이 다녔는데 뭘 또

 

 (원덕)  도시락 다 쌌어?

 

 - (아현담기만 하면 돼요  - (원덕그래그래

 

 [원덕의 웃음]

 

 [한숨]

 

 [잔잔한 음악]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지평)  당근 다음

 

 [문이 탁 닫힌다]

 

 - (달미뭐 해요?  - (지평

 

 (지평)  깼어요?

 

 이거 다 끼워야 되는데  깜빡 잠들어서

 

 그냥 둬요내가 끼우면 돼요

 

 그건 내 성격상 용납이 안 돼요

 

 승부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깔끔한 성격이라

 

 (지평)  밥값도 해야 되고

 

 (달미)  밥값 충분히 했네요

 

 덕분에 할머니가 꽤 오래 깨 계셨어요

 

 아직도 잠 많이 주무세요?

 

 

 

 병원은?

 

 갔는데 별 이상 없대요

 

 (달미)  핫도그 장사 그만두시고  잠이 는 거 보면

 

 심리적인 문제 같아요

 

 (지평)  평생 일하시다가 갑자기 쉬면  그러실 수 있죠

 

 다시 가게를 내드려야 하나

 

 그 가게

 

 내가 내드리면 안 돼요?

 

 상무님이 왜요내도 내가 내드리죠

 

 달미 씨는 아직도 내가  많이 부담스럽나?

 

 (지평)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달미 씨가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었으면 하는데

 

 당연히

 

 생각나죠

 

 제일 먼저

 

 그만 먹어요

 

 먹으려면 좀 골고루 먹든가

 

 [지평이 살짝 웃는다]

 

 - 아야용산이  - (용산

 

 (철산)  한국 가는 비행기표 예약할까 하는디  오는 날 어찌할래?

 

 너랑 그냥 같은 날로 해 줘

 

 내 것도 하고 있어?

 

 네 거?

 

 너 한국 들어가게?

 

 오랜만에 휴가 길게 받았는데  한번 들어가 봐야지

 

 (철산)  왐마아니휴가받아도  생전 안 들어가던 놈이 갑자기 왜?

 

 그냥부모님 안부도 궁금하고 하니까

 

 (철산)  뭐여

 

 안부가 궁금했으면 우리처럼  전화를 꼬박꼬박 드리든가

 

 왜 생전 안 하던 효자 노릇을  갑자기 할라고 하냐?

 

 돌아오는 날 언제로 할래?

 

 너희랑 같은 날로

 

 [잔잔한 음악]

 

 (지평)  

 

 

 

 영실아날씨 얘기해 줘

 

 [인공 지능 음성]  당신의 운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평)  또 시작이네

 

 [인공 지능 음성]  당신은 소심한 타자입니다

 

 레퍼토리 바뀌었는데?

 

 업데이트했니?

 

 [인공 지능 음성]  아웃당할까 두려워  배트를 휘두르지조차 못하죠

 

 계속 망설이기만 하면

 

 당신은 결국 패자가 됩니다

 

 너 뭐 알고 얘기하냐?

 

 [인공 지능 음성]  그러니 용기를 내 휘두르세요

 

 아웃당할 수도 있지만  홈런을 칠 수도 있답니다

 

 지금은 9회 말 투 아웃 풀 카운트

 

 이제는 승부를 걸 시간입니다

 

 [인공 지능 음성]  코스가 좋은 공이 날아오고 있습니다

 

 온 힘을 다해 휘두르세요

 

 [밝은 음악]

 

 (승무원)  [영어]  마실 거 드릴까요?

 

 샤르도네 있나요?

 

 (승무원)  한 잔이면 될까요?

 

 - (철산네  알겠습니다

 

 - (승무원가져다드릴게요  감사합니다

 

 [한국어]  아야니들 투스토에서 메일 받았냐?

 

 - 베스팅 올려 주겠단 메일?  - (용산봤지

 

 투스토 주가가 얼마더라?  너 계산해 봤어?

 

 (철산)  해 봤지

 

 한강 뷰 아파트 한 채는  거뜬히 사겄던디?

 

 [용산의 감탄]  [철산의 웃음]

 

 (철산)  의무 근로 기간 3년이 끝나 부렀다

 

 근디 우리 투스토에선  너희 같은 유능한 인재를

 

 꽉 잡고 싶다라는

 

 확고한 의지가 느껴지는  베스팅이랄까?

 

 , FA 나오는 프로 선수들 기분이  이렇겠지?

 

 그럼

 

 (용산)  이씨

 

 휴가잖아좀 덮어라

 

 (철산)  그래?

 

 우리 서울 한강 뷰 아파트를 살지

 

 샌프란시스코 금문교가 보이는  스튜디오를 살지

 

 허심탄회하게 토론 한번 해 보자

 

 나는 너희들 하자는 대로  하는 거지

 

 (철산)  잊었냐?

 

 무조건 투표로 결정하고  한 몸처럼 움직이기로 한 거

 

 긍께 의식을 가지고  의견을 개진해 봐 봐

 

 한번 고민해 볼게

 

 (인재)  저 빈자리는 뭐죠?

 

 이번에 들어온 신입인데

 

 (달미)  좀 늦네요?

 

 집에 일이 있대서  내가 그냥 재택근무 하라고 했어요

 

 아니시연이 얼마 안 남았는데  원격으로요?

 

 ()  왜요문제 있어요?

 

 아니문제가 있다기보다

 

 [인재가 테이블을 탁탁 친다]

 

 [한숨]

 

 [한숨]

 

 우리가 차량 만드는 데  쓴 비용이 얼마지?

 

 6억 조금 넘지

 

 (인재)  조금이 아니지훨씬 넘지

 

 개발자 인건비에 특허에

 

 아니그런 식으로 계산하면  당연히 넘지

 

 고정비에 간접비까지 더하면

 

 20억을 훌쩍 넘겨

 

 [잔잔한 음악]  (인재)  만일 허가 못 받으면

 

 그만큼의 비용이 또 들어가고

 

 [한숨]

 

 부담 주는 거야?

 

 당부하는 거야실수하지 말라고

 

 알았어

 

 

 

 시간 없는데

 

 (달미)  단추야오늘 하루만 버텨 줘라?

 

 [힘주는 숨소리]

 

 [발랄한 음악]  헬로에브리원

 

 [웃음]

 

 구독자님들어때요?

 

 배경이 막 겁나 막 심상치가 않죠?

 

 폐가요아니요아니요  폐가 체험 아니고요

 

 여기가 바로 투스토 가기 전에  몸담았던 삼산텍의 시작이었습니다

 

 저희의 역사적인 공간잉게

 

 라이브를 한번 슬쩍 켜 봤어요

 

 저희가 여기서 나간 지  3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임대가 안 되고 있대요

 

 아하이런이런

 

 그 말인즉슨

 

 겁나 척박한 환경부터  저희가 성장을 했단 뜻이겠죠

 

 진짜 눈물 나려 그런다?

 

 글제눈물 나제

 

 여기 1층이  그고깃집이거든요?

 

 맨날 그고기 연기를 반찬 삼아서

 

 삼각김밥을 처먹었어요  그때 결심했죠

 

 나중에 돈 벌면 저 연기 말고  고기를 사 먹자고

 

 - 그게 바로 오늘입니다!  - (철산오늘입니다!

 

 그러면 구독자님들

 

 저희는 이만 소고기 흡입하러 갈게요

 

 - 배고파 뒤지겠어요  - (용산죽을 거 같아

 

 그러면 구독자님들  구독좋아요

 

 - 알림 설정까지 부탁해요!  - (철산부탁해요안녕

 

 [용산의 만족스러운 신음]

 

 아야이게 육회가 아니여  익으면 묵어이씨

 

 이게 다 익은 거야이씨  [철산의 웃음]

 

 이게 이에 끼지도 않고 녹는단  투플 한우 아니야

 

 (철산)  글지맛있어맛있는디

 

 솔직히 냄새만큼 임팩트는 없지 않냐?

 

 그럼 내가 다 먹는다

 

 (철산)  그것은 나는 용납을 못 하지

 

 [함께 웃는다]

 

 도산이도 오라 할까?

 

 (용산)  안 그래도 연락해 봤는데  어디 갈 데 있대

 

 갈 데 어디?

 

 몰라

 

 [용산의 시원한 숨소리]

 

 [헛기침]

 

 [익살스러운 음악]  '어울릴 거 같아서 샀어요'

 

 그러면 무슨 의미냐고 묻겠지?

 

 (지평)  '아무 의미 없습니다'

 

 '그냥 반짝이는 거 모으는 게 취미라'

 

 까마귀도 아니고 뭐야

 

 '의미를 꼭 알아야 됩니까?'

 

 아니야이거 지금  이건 지금 싸우자는 얘기지

 

 '의미…'

 

 '의미라…'

 

 '글쎄요'

 

 '의미 있죠'

 

 '내 마음을 받아 달라는 의미?'

 

 [헛기침하며]  아유토할 거 같아

 

 말자말아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냐이게

 

 [인공 지능 음성]  당신은 소심한 타자입니다

 

 [잔잔한 음악]

 

 아웃당할까 두려워  배트를 휘두르지조차 못하죠

 

 계속 망설이기만 하면

 

 당신은 결국 패자가 됩니다

 

 한 팀장님

 

 [놀란 숨소리]

 

 (달미)  지난달에  자율 주행 테스트 하셨죠?

 

 축하드려요

 

 다름이 아니라

 

 저희도 다음 달에 테스트가 있는데

 

 시험 시나리오 좀 혹시  메일로 받아 볼 수 있을까요?

 

 딴 데 유출 안 할게요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안 된대요?

 

 대외비라 보내 줄 수가 없대요

 

 ()  

 

 어디 가세요?

 

 (달미)  가서 보고 오려고요

 

 보고 오는 건 유출 아니잖아  [차분한 음악]

 

 - (뭘 그렇게까지 합니까?  - (달미가 봐야죠

 

 [문이 달칵 닫힌다]

 

 (지평)  여긴 어쩐 일로

 

 (도산)  투스토에서 휴가를 받아서

 

 그럼 완전히 온 건 아니네요

 

 

 

 좋아 보이네요

 

 팀장님도요

 

 이젠 상무입니다

 

 승진하셨구나

 

 (도산)  축하합니다한 상무님

 

 누구 선물 주러 가는 길이었나 봐요

 

 이게

 

 [인공 지능 음성]  그러니 용기를 내 휘두르세요

 

 아웃당할 수도 있지만  홈런을 칠 수도 있답니다

 

 서달미 씨한테 줄 선물입니다

 

 (지평)  받은 게 너무 많아서

 

 약소하지만 준비했어요

 

 

 

 

 

 (지평)  서달미 씨 보러 같이 갈래요?

 

 사무실 많이 바뀌었는데

 

 아니요괜찮습니다약속 있어서

 

 그래요그럼

 

 차 키

 

 [지평이 노크한다]

 

 (지평)  

 

 서 대표 어디 갔습니까?

 

 ()  지금 외근 나갔는데요  무슨 일이죠?

 

 아닙니다  나중에 다시 올게요

 

 [지평의 한숨]

 

 [어두운 음악]

 

 (강진)  컴퓨터가 왜 이러지?

 

 ()  

 

 접근이 자꾸 끊기고 굉장히 느려요

 

 [강진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컴퓨터 오류음]

 

 나와 봐

 

 [잔잔한 음악]

 

 (지평)  딱 한 시간입니다한 시간만  편지 속의 남도산인 척해 줘요

 

 (도산)  우리가 성공을 해야  달미가 실망을 안 하거든

 

 (달미)  도산아

 

 넌 편지 속 그 도산이가 아니야

 

 서달미 씨한테 줄 선물입니다

 

 도산아

 

 도산아

 

 [달미의 놀란 숨소리]

 

 

 

 죄송합니다죄송해요  [잔잔한 음악]

 

 커피 쏟아서 어떡해요

 

 - 저는 괜찮은데 그쪽 옷이…  - (달미

 

 (달미)  저는 괜찮아요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한숨]

 

 미쳤구나서달미

 

 미국 간 앨 왜 여기서 찾아

 

 이러고 미팅 갈 수도 없고진짜

 

 [휴대전화 진동음]

 

 

 

 샌드박스인데요

 

 왜요?

 

 [어두운 음악]

 

 ?

 

 뭐라고요?

 

 [통화 종료음]

 

 (용산)  잘 먹었습니다

 

 [용산의 배부른 신음]

 

 철산 씨잘 먹었습니다

 

 (철산)  근디 여기는 가격이  가격이 겁나 임팩트가 있어

 

 (용산)  그래도 우리가 그 임팩트 있는 걸  척척 사 먹을 만큼 성공했다

 

 - (용산그렇지?  - 아유긍게

 

 [발랄한 음악]

 

 사하 님?

 

 철산 님용산 님?

 

 두 사람 여기서 뭐 해요?

 

 (사하)  미국에 있는 거 아니었어?

 

 (용산)  저희는 휴가 나왔는데

 

 사하 님이야말로 여기 어떻게

 

 근처에서 친구들하고  술 한잔하고 나오는 길인데

 

 이게

 

 이게 마말이말이 되나?

 

 (용산)  그러게이게 확률적으로  마말이 돼?

 

 (철산)  아니안 되지

 

 서울이 얼마나 넓은디

 

 우리가 귀국을 했어  고기를 먹으러 왔어

 

 먹고 나오는 이 타임, 9 11

 

 9 11분에 사하 님이 지나갈 확률

 

 (용산)  못 해도 로또보다  희박한 확률이지이건

 

 살다 보면 뭐  이런 일 저런 일 다 있죠

 

 근디 누구 기기다리세요?

 

 대리 기사님 기다려요  술 한잔해서  [철산이 호응한다]

 

 그럼 철산이 네가

 

 대리 기사님 대신  모셔다드리면 되겠네

 

 너 술 한 잔도 안 했잖아

 

 대리를 부르셨다는디?

 

 아직 안 불렀는데?

 

 진짜요아니

 

 [당황한 신음]

 

 (철산)  그러면 어떻게 뭐제가 한번  모셔다드릴까요?

 

 

 

 [발랄한 음악]

 

 [철산의 심호흡]

 

 [철산의 헛기침]

 

 

 

 불면증은 잘 해결이 되되셨대요?

 

 덕분에

 

 아유

 

 다행이네요

 

 영어 걱정 많이 하더니

 

 어때요좀 늘었어요?

 

 영어 뭐그냥

 

 그냥저냥 잘

 

 잘 못해요하하

 

 저 투스토 가서  입도 뻥끗 못 해 가지고

 

 팔자에도 없는  묵언 수행 하고 있당게요

 

 아휴누가 좀

 

 집중적으로 가르쳐 줬으면 좋겄는디

 

 휴가는 언제까지예요?

 

 저요저 뭐한 열흘?  열흘 남았죠

 

 그럼 그동안 내가 가르쳐 줄까요?

 

 - 진짜요?  - (사하앞에 보고 운전해요

 

 그럼요

 

 앞에 잘 봐야지  아저 좋죠저는

 

 감사하죠

 

 - 시간 언제 돼요?  - (철산언제든

 

 사하 님 스케줄에 다

 

 [철산의 웃음]

 

 그래요?

 

 그럼…  [휴대전화 진동음]

 

 양아치?

 

 - 서 대표예요  - (철산

 

 (철산)  

 

 (사하)  오늘 무슨 날이야?

 

 - 여보세요?  - (달미사하 님  [어두운 음악]

 

 (달미)  사하 님저 서달미인데요

 

 저희 솔루션이  랜섬웨어에 감염이 됐어요

 

 파일들을 전부 암호화시켰는데

 

 요구 조건이 뭔데요?

 

 열두 시간 안에 3억 송금 안 하면

 

 (달미)  복구할 수 있는 키값을 다 없애겠대요

 

 그럼 저희 복구 하나도 못 하고  파일 다 날려요

 

 경찰에 신고는 했고요?

 

 (달미)  근데 지금 당장  해결은 어렵다고

 

 사하 님저번에 그

 

 랜섬웨어 사건  맡아 본 적 있다 그랬죠?

 

 혹시 보안 쪽 잘하시는 분 있을까요?

 

 (사하)  일단 전화 끊어 봐요내가 알아볼게

 

 

 

 (인재)  난데  [통화 종료음]

 

 자기네 보안 팀의 팀장 연락돼?

 

 그때 랜섬웨어 잡았다던

 

 알겠어연락 줘

 

 그때 보험  그거 해킹에도 적용되지 않나?

 

 그건 차량 해킹 보험이라서  여기 적용이 안 돼

 

 미치겠네

 

 - (달미아직 연락 온 데 없죠?  - 

 

 키값이 너무 길어서

 

 ()  풀기가 너무 힘든데

 

 이거 푼다 해도 며칠은 걸려요

 

 ()  대표님차라리 그냥 3억 송금하고  암호 키를 받죠

 

 키만 받으면 파일은 내가 살릴 수 있어

 

 3억을 줘도 키를 줄지는 미지수죠

 

 [한숨]

 

 [컴퓨터 오류음]

 

 대표님어떡해요?

 

 (강진)  지금 당장 송금하지 않으면

 

 금액을 두 배로 올리겠대요

 

 두 배요? 6억요?

 

 미치겠네

 

 ()  이봐요대표님잘 생각해 봐요

 

 우리가 이 알고리즘 개발하고  차량 개조하는 데 든 돈이 20억이야

 

 3억이면 싸게 막는 거예요

 

 그래요당장 입금하고 키 받아요

 

 (인재)  신사업에 다 때려 박아서  당장은 현금 운용이 힘든데 어떡하지?

 

 [한숨]

 

 [통화 연결음]  괜찮아할 수 있어

 

 (달미)  여보세요?  안녕하세요저 서달미입니다

 

 밤늦게 죄송해요

 

 저희가 랜섬웨어  감염이 돼서 그러는데

 

 알겠습니다

 

 그럼 꼭 늦더라도  이 번호로 연락 좀 부탁드린다고

 

 감사합니다

 

 보안 쪽도 좋고

 

 화이트 해커 쪽으로도  좀 알아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통화 종료음]

 

 [거친 숨소리]

 

 할 수 있어

 

 해결할 수 있어

 

 (지평)  달미 씨가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었으면 하는데

 

 [잔잔한 음악]  제일 먼저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서달미입니다

 

 혹시 태람건설 보안 팀장님이세요?

 

 (도산)  달미야

 

 나야도산이

 

 너 지금 어디야?

 

 달미야

 

 ?

 

 (도산)  괜찮아?

 

 괜찮지

 

 너야말로 어디야

 

 번호 보니까 한국 같은데

 

 (도산)  내가 지금 갈게

 

 괜찮다니까

 

 네가 여길 왜 와

 

 (도산)  사하 님한테 얘기 다 들었어

 

 회사지?

 

 나 지금 출발하면 20분 안에  도착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알았어

 

 [통화 종료음]

 

 [훌쩍인다]

 

 [밝은 음악]

 

 [엔진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 (달미도산아  - (도산혹시 포트 열어 놨었어?

 

 (달미)  ?

 

 뭐 하는 짓이야?

 

 [USB 연결음]  우리 신입 개발자가  재택 하면서 22번 포트를 열어 놨는데

 

 (달미)  그때 타고 들어온 거 같아

 

 - 서 대표님  - (도산백업은?

 

 ()  네가 뭔데 그걸 물어봐?

 

 (강진)  시연 날짜 맞추느라  급해서 못 했어요

 

 아무리 급해도 백업은 했어야죠

 

 (도산)  2차 서버에 동기화하는 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현이 책상을 쾅 친다]

 

 (철산)  대표님이거 백업은 해 놨대요?  뭐 어떻게 된 거예요?

 

 (달미)  SSH에 접속하려고 열어 놓은  포트 타고 들어온 거 같아요

 

 백업은 못 했어요

 

 (철산)  이거 백업을 왜 못 했대?  기본 중의 기본인디

 

 철산아너 세션 로그랑  시스템 로그부터 확인해 봐

 

 외부 IP로 들어온 로그 있는지  전부 확인하고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알았다

 

 어떻게 된 겁니까?

 

 (도산)  일단 수습이 먼저야  설명 나중에 들어

 

 작업 스케줄러에 이상한 파일  등록된 거 있는지 확인해 봐

 

 알았어

 

 [마우스 클릭음]

 

 (철산)  아야작업장 스케줄러  라이브러리를 찾아봉게

 

 세 시간 전에 이상한 파일이  실행된 흔적은 있어

 

 [밝은 음악]  근디 지금은 또 그 파일이 없어

 

 도중에 삭제됐나 보네

 

 (도산)  감염되다 멈춘 걸 보니까  디펜더가 격리시켰을 거야

 

 찾으면 복원 해체 해서 나한테 넘겨줘

 

 - (철산오케이  알았어

 

 나 이게 왜 이렇게 기시감이 들지?

 

 (도산)  낯이 익어

 

 낯이 익겄지

 

 6년 전에 니가 나  랜섬웨어 당할 뻔했을 때

 

 (철산)  구해 줬잖애

 

 (도산)  그러니까

 

 그때 그 문자열하고 비슷해

 

 같은 놈인가?

 

 - 설마  - (용산찾았다

 

 (용산)  격리 저장소에 들어 있었어

 

 [마우스 클릭음]

 

 [숨을 후 내뱉는다]

 

 복구 키 찾았어  [철산의 안도하는 한숨]

 

 진짜?  [도산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도산)  됐다

 

 다행히 복구 키가 먹히네

 

 (철산)  진짜 다행이다

 

 이 정도 용량이면 한 30?  , 30분이면 복구될 거예요

 

 진짜요?

 

 (달미)  다행이다

 

 (사하)  괜찮아요?  [철산이 당황한다]

 

 (달미)  괜찮아요괜찮아

 

 [달미의 힘겨운 숨소리]  (도산)  달미야일로 와

 

 (용산)  물 좀 가져올게요

 

 물 여기 있어?

 

 [문이 달칵 닫힌다]

 

 [도산이 뚜껑을 딱 딴다]

 

 (달미)  고마워

 

 괜찮아?

 

 괜찮아

 

 긴장이 풀려서 그래

 

 (달미)  언제 왔어?

 

 (도산)  일주일 전쯤에

 

 [호응하는 신음]

 

 아주 온 거야?

 

 아니휴가

 

 휴가

 

 언제 다시 돌아가?

 

 다음 주?

 

 (달미)  눈길 걱정 많이 했는데

 

 고마워

 

 엄청 유명하고 좋은 재단으로  인수됐더라?

 

 케이존스였나?

 

 (도산)  

 

 네트워킹 때 만났는데

 

 다행히 눈길 취지를 좋아해 주셨어

 

 대단하다

 

 그런 유명한 사람도 만나고

 

 좋았겠네

 

 (도산)  

 

 좋아

 

 좋아서 지루했어

 

 [잔잔한 음악]

 

 [한숨]

 

 [달미의 한숨]

 

 왜 하필 이런 꼴로 만나냐진짜

 

 여전한데 왜

 

 여전해?

 

 (달미)  그렇지

 

 난 늘 한결같이 엉망이고  정신없지

 

 그런 뜻 아닌데

 

 오늘 진짜 고마웠어

 

 나도

 

 간만에

 

 치열했어

 

 (인재)  이건 진짜 경우가 아니지

 

 테스트가 코앞인데 메인 개발자  둘이 빠지면 우린 어떡합니까?

 

 이봐요신현 씨신현…  [통화 종료음]

 

 [어두운 음악]  [인재의 한숨]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인재의 한숨]  [통화 종료음]

 

 신정 님도 전화 꺼 놨어요

 

 [인재의 한숨]  (대명)  

 

 그럼 테스트까지 며칠 남은 거야?

 

 

 

 동천아박동천

 

 (지평)  무슨 해킹 사고 났어?  보안 팀 몇 팀 보이네?

 

 (동천)  원 대표랑 서 대표가 부른  보안 팀이에요

 

 간밤에 청명컴퍼니가  랜섬웨어 감염돼서

 

 난리도 아니었거든요

 

 밤 꼴딱 새우고  온갖 보안 팀 다 연락하고

 

 괜찮아

 

 괜찮아무시당한 거 아니야  원래 저런 양반이잖아

 

 어디까지 얘기했죠?

 

 - (동천어디까지…  - (직원식대까지요

 

 (동천)  식대  여기 위의 식당에 가면

 

 [차분한 음악]

 

 [한숨]

 

 [한숨]

 

 [한숨]  딴 옷 입고 올걸

 

 (지평)  서달미 씨아니

 

 서 대표님어떻게 됐어요?

 

 랜섬웨어에 감염됐다면서요

 

 해결했어요

 

 (달미)  암호 키 찾아서 파일 다 복구했어요

 

 어떻게

 

 도산이가 왔다 갔거든요

 

 (달미)  철산 님사하 님용산 님까지

 

 다 출동해 줬죠

 

 

 

 그럼 해결된 겁니까?

 

 

 

 다행이네요

 

 (철산)  살겄다

 

 나 미국에서 이게 제일로 그리웠어

 

 - (용산꽃등심보다?  - (철산백만 배

 

 그나저나 그

 

 신현이랑 신정이 그만두는 거 같던데

 

 ?

 

 (철산)  적반하장이지

 

 이 사태를 막지도 못한 것들이  뭘 잘했다고 사표를 써

 

 (용산)  테스트 얼마 안 남은 거 같던데  걱정이다

 

 (철산)  아야나와 봐

 

 [철산의 헛기침]

 

 우리 남 걱정 그만하고  투표 좀 하자

 

 - 무슨 투표?  - (용산무슨 투표겠냐

 

 베스팅 받으면 어디에 아파트 살지  결정해야지

 

 한강 뷰냐샌프란시스코냐

 

 아니그거 아니여

 

 (철산)  투스토 베스팅 받고  미국에서 계속 일할지

 

 베스팅 포기하고 한국에 눌러앉을지

 

 [밝은 음악]

 

 ?

 

 (철산)  요 며칠 있어 봉게 알겄어

 

 샌프란시스코 공기 좋고  날씨 좋고 다 좋은디

 

 나한테는 쪼까 심심해

 

 여기 옹게 느낌이 딱 왔어

 

 나는 스릴을 선호해하하

 

 그래서 한국에 눌러앉고 싶으시다?

 

 물론 니들이 가자고 하면 가

 

 근디 도산이한번 묻자

 

 (철산)  니는 가고 싶냐여기 남고 싶냐?

 

 니가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어

 

 (용산)  왜 도산이가 쥐고 있어?

 

 (철산)  난 눌러앉고 싶고

 

 니는 가고 싶고, 1  1

 

 긍게 도산이가 캐스팅 보트를

 

 누가 가고 싶대?

 

 나도 '눌러앉자'에 한 표

 

 2  1, 그러니까 도산이 넌  결정권 없어그냥 눌러앉아

 

 (용산)  너희들 미국 가고 싶어서  간 거 아니잖아

 

 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갔지

 

 고맙다탓 안 해 줘서

 

 (철산)  뭔 소리여징그럽게

 

 - 다 먹었어?  - (도산

 

 (용산)  그럼 빨리 샌드박스 다시 가

 

 너 서 대표 사무실에 옷 두고 왔잖아

 

 새끼진작 말하지

 

 (철산)  진작 말하지

 

 (도산)  

 

 애초에 3  0이었어

 

 [거친 숨을 내뱉는다]

 

 (도산)  혹시 오르골 열어 봤어?

 

 [잔잔한 음악]  (달미)  

 

 소리 어땠어?

 

 아주

 

 아주아주 말도 안 되게

 

 근사했어

 

 [한숨]

 

 (도산)  저기달미야

 

 너는 내가 왜 좋아?

 

 (달미)  

 

 (인재)  아니에요?

 

 네가 그랬잖아창업 준비 중이라고

 

 (달미)  

 

 [달미의 한숨]

 

 - 그게사실은  - (도산그게

 

 창업이 아니라 동업입니다

 

 손이 크고 멋있어

 

 [밝은 음악]

 

 나랑 얘기 좀 합시다

 

 걸어가면 코앞인데  뭘 데려다주겠다고

 

 한국 갈 때 서비스해 드려야죠

 

 운전 연수 하고 계시죠?

 

 어제 시작했어

 

 그러면 저 미국 갈 때 어머니가  이 차로 저 공항에 데려다주세요

 

 그래내 분발할게

 

 그 친구 말이야

 

 이름이 달미였나?

 

 그 친구는 만나 봤어?

 

 아니요

 

 만나 볼 생각은 없고?

 

 

 

 [휴대전화 벨 소리]

 

 ?

 

 (철산)  도산아  나 사하 님이랑 같이 있는디

 

 뭐야둘이 만났어?

 

 (철산)  근디 사하 님한테  서 대표가 전화를 했어

 

 [잔잔한 음악]

 

 자율 주행 테스트 앞두고  랜섬웨어에 된통 걸렸다고

 

 지금 난리도 아닌 거 같은디  얼얼마라 그랬죠?

 

 (사하)  3억요, 3

 

 (철산)  3억 안 내놓으면  암호 키 없앤다고 지금

 

 달미 어디 있어?

 

 (철산)  사무실에 있지 않겄냐?

 

 나도 지금 가는 중인디

 

 나로선 역부족잉게  니가 좀 빨리 와 주면 안 되냐?

 

 어머니저 좀 가 봐야 될 거 같아요

 

 

 

 - (금정얼른 가어  - (도산

 

 - (도산죄송해요  - (금정아니야아니야

 

 (금정)  어여어여 가어여

 

 [통화 연결음]

 

 (달미)  여보세요?  서달미입니다

 

 혹시 태람건설 보안 팀장님이세요?

 

 달미야

 

 나야도산이

 

 너 지금 어디야?

 

 달미야

 

 괜찮아?

 

 내가 지금 갈게

 

 (도산)  뭐가 이렇게 어려워

 

 30년 인생에 겨우 몇 달 만난 주제에

 

 넌 뭐가 이렇게 어려워

 

 (달미)  지금 협박하는 거야?

 

 (인재)  아니기회를 주는 거야

 

 (지평)  조언을 해 줘야 되는데

 

 개인적인 변수가 너무 많아요

 

 (달미)  그때 네가 해 준 타잔 얘기

 

 무지 설렜거든

 

 (도산)  이제 더 이상 헷갈리고 싶지 않아

 

 더는 너 보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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