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피4
(이강) 야
우리 맨날 그, 구보 뛰는 터널 있잖냐
(병사들) ♪ 특임대에 전입 왔을 때 ♪
[조교1의 기합]
♪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 ♪ [의미심장한 음악]
[조교1의 기합]
♪ 공수 교육 받을 때에는 ♪
♪ 뒈졌다고 생각했었지 ♪
(이강) 그 밑의 지하가 방공호인데 [병사들이 군가를 계속 부른다]
원래는 북한 애들이 땅굴 팠던 데래
[이강의 헛웃음]
골 때리지 않냐?
아니, 북한서 여기 침투하려고 좆 빠지게 판 데를
전쟁 나면 우리가 안 뒈지려고 기어들어 간다니까?
존나 어처구니가 없지, 씨발
근데 씨발, 전쟁이고 나발이고
내가 먼저 뒈지겠다
뭔 밤마다 체력 단련을 한다고, 씨발
[한숨]
안 그러니?
어?
예, 맞습니다
(이강) 아, 맞다
야, 야, 휴가 나가서
재밌는 걸 봐 가지고 가지고 왔는데
차세대 유도 유망주 조석봉이
[웃으며] 이거, 이거 진짜 너냐?
예, 맞습니다
[이강의 웃음]
(이강) 야, 근데 어쩌다가 지금 이렇게, 씨발
좆밥 오타쿠가 된 거니?
어?
죄송합니다
(이강) [웃으며] 갑자기?
됐고
우리 오랜만에 그거나 한번 보자
뭐 멍을 때려?
대공포 발사 쇼, 새끼야
준비 안 해?
[한숨]
(이강) 폐급 1호 발사 준비!
[떨리는 숨소리]
뭐 하냐?
딸 안 치냐, 씨발아?
[떨리는 숨소리]
[감성적인 음악]
[풀벌레 울음]
[사이렌이 울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달려가는 발걸음]
[게임 소리가 흘러나온다]
[한숨]
(수진) 뭐야
너 어떻게 나왔냐?
엄마는?
(수진) 아빠 옷 가지러 갔어
엄마 때린 건 아니고
아빠는?
(수진) 아이씨, 몰라
술 처먹다 자빠졌겠지, 뭐
네 눈썹은?
(수진) 어?
아이씨, 너 진짜 죽여 버린다?
(준호) 빨리 가, 내가 있을 테니까
엄마한테 오지 말라 그러고
[문이 스르륵 여닫힌다]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한숨]
(준호 부) 야
네
돈 좀 있냐?
(준호 부) 어?
(여자) 아이, 저, 학생
그, 아버님 소리 좀 줄이라 그래요
말씀도 참 안 들으셔
아줌마
이 새낀 내 새끼 아니야
[헛웃음] (준호 부) 아이, 정말 짜증 나게, 씨발
(준호) 죄송합니다
(여자) 하이고, 참
[여자의 한숨]
[문이 스르륵 열린다]
(준호 부) 야 [문이 탁 닫힌다]
돈 좀 있냐고
없으면 그냥 가
이번엔 또 누구 팼어요?
너는 누구 팼냐?
[웃으며] 어?
야, 네 짬밥에 누굴 패고 다니는 거야?
(준호 부) 하여간에 요즘 군대가 아주 개판이야
하, 아빠
(준호) 나 나중에 아빠 죽으면
진짜 크게 웃을 거예요
그래, 그렇게 해
어
[휴대전화 진동음]
(준호 부) 어, 좋지, 어
(준호) 아이씨
[지글거리는 소리가 난다]
(호열) 하이, 준호
아니, 이게 지금 어떻게 된…
(준호 모) 아들
와서 고기 먹어
(수진) 야, 빨리 와
(준호) 아이씨 [익살스러운 음악]
(호열) 그래 가지고 제가 딱 부둣가를 막 뛰어가다가 저기 띡 보이데?
그래 가지고 가서 태클을 싹 하니까 자기가 픽 쓰러졌어요
[사람들의 웃음]
[준호 모가 호응한다] 우리 안 이병이랑 저랑은, 씁
아마 전생에 부부였을 거 같아요
어, 환상의 짝꿍?
그렇지, 자기야?
(수진) 헐
진짜 개싫어
오빠 너 완전 땡잡았다?
무슨 군대 갔는데 머리도 기르고 핸드폰도 있고
밥이나 먹어
(준호 모) 아 많이 위험하고 그런 건 아니죠?
(호열) 아이, 위험한 거 전혀 없어요
왜냐하면 안 이병이 복서 출신이어서 그런지
자기 몸은 자기가 잘 챙기더라고요
결정적으로 제가 있잖아요?
[사람들의 웃음]
(준호 모) 감사합니다
우리 준호 [호열이 호응한다]
계속 잘 좀 부탁드려요
(호열) 별말씀을요
안 이병이 누구 닮아서
이렇게 예쁘고 잘생기고 현명하고 건강한가 했더니
정답이 여기 있었네?
[사람들의 웃음]
앗, 뜨거워! [준호 모의 놀란 신음]
(수진) 아, 야!
- (수진) 아, 왜 저래? - 괜찮아요?
- (호열) 예 - 바지 갈아입으셔야겠지 말입니다
그러니까요
(준호) 지금 남의 집에 와서 뭐 하시는 겁니까, 대체?
(호열) 그럼 전화를 받든가
(준호) 그새 뭐, 또 탈영입니까?
휴가철이잖냐, 애들이 안 돌아와
빨리 말씀드리고 가자, 움직여야 돼
(준호) 그냥 가셔도 됩니다
(호열) 야, 그래도 인사는 드리고 가야지
(준호) 괜찮습니다
(호열) 야, 안준호
너 집에 와서 엄마랑 말 한마디도 안 했잖아
[다가오는 발걸음]
(준호 모) 준호야
안 들어와?
(호열) 하, 어머니, 저희 어떡하죠?
저희 급하게 일이 생겨서 들어가 봐야 될 거 같아요
(준호 모) 아…
그래요?
(호열) 네,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네
(준호 모) 예
(호열) 인사드리고 와
몸조심하고
(준호 모) 그…
탈영한 애들도 딱한 애들이니까 잘해 주고
엄만 왜 안 물어봐?
(준호) 휴가 나와서 왜 집에 안 오는지
편지에 답장은 왜 안 하는지
[준호 모의 한숨]
사정이 있나 보다 했지, 네가…
(준호) 그리고 엄마는
왜 안 도망가?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준호 모) 밥 챙겨 먹어
[준호 모가 바스락거린다]
(준호) 아, 됐어요
(준호 모) 에이, 받아
갈게요
'다녀오겠습니다'
(준호 모) 그래도 돼
[한숨]
[풀벌레 울음] (범구) 출발했냐?
호열이 형, 나한테 왜 그래?
나 스트레스받으면 요로 결석 도져
도져서 뒈지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 어?
(준목 모) 얼굴이 그게 뭐야?
[지섭의 하품] 엄마 오랜만에 만났는데 인사도 안 할 거야?
[문이 탁 닫힌다] [지섭이 코를 훌쩍인다]
준목아
이제 다시 시작하면 돼, 어?
너 괴롭히는 나쁜 놈들 재판도 받고, 처벌도 하고…
(준목) 엄마 바보야?
우리나라 그런 나라 아니야
[준목의 한숨]
나 방독면 씌운 애들 전출 간대
다른 부대로 간다고
걔네가 전과자 되고
뭐, 영창에 가고 이런 게 아니라 [지섭의 한숨]
그냥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딴 데로 간다고
(준목 모) 아저씨
아저씨 높은 사람이죠?
저요?
얘 말이 진짜예요?
(범구) 수사관들이 면밀히 조사 중에 있습니다
재판 여부는 아직…
그럼 재판을 안 열 수도 있다는 말이네요?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아이, 어머님, 저기…
(준목 모) 아니 나라를 지키라고 보낸 군대에서
애를 때리고 괴롭혀서
그래서 탈영을 했던 건데!
(준목) 엄마, 그만 좀 해
아니, 어떻게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나요!
(준목) 엄마, 좀
(준목 모) 거기 뭐라고 말을 좀 해 보세요!
(지섭) 음, 저…
예, 그
재판은 군 판사가 할 거고요
예, 그, 또 이제 군 판사가
뭐, 특정 부대나, 또
씁, 뭐, 인원에
대해서 뭐, 잇속을 위해서 판결을 내리거나 뭐, 이렇게는 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되고요
(준목 모) 거봐
엄마 말이 맞잖아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준목 모가 상자를 달그락 연다]
잘될 거야
얼른 먹어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용덕) [술병을 탁 집으며] 내가 요즘 자네들 덕분에
마음이 편하다, 응?
지금 시대가 그렇잖아
헌병이 무슨 인권 눈치 보면서
그, 병사들한테 인기 관리한다고 쩔쩔매고
이래가 강병 육성은커녕
군 전체 기강이 해이해진다 이 말이야
이래 가지고 전시나 긴급 상황에 작전이 가당키나 하겠어?
(용덕) 아유, 응?
근데 우리 부대는
자네들이 안팎으로 잘해 주고 있으니까, 응?
이 대장은 진짜 든든하다 [용덕이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그리고 그 코골이, 응?
걔 이름이 뭐지, 임 대위?
(지섭) 아, 최준목 일병입니다
(용덕) 어, 최 머시기
걔 부대 병영 부조리 관련해 가지고는
더 안 부풀리고 시마이하기로 했으니까 그리 알고잉
(범구) 아이, 그걸 그냥 묻기에는 사안이…
아, 그
이번에 들었는데 그쪽 연대장님께서 진급하신다고…
(지섭) 대장님 요번에도 한 수 배웠습니다
야, 임지섭이
(지섭) 예
(용덕) 하, 이 새끼가 큰일 날 소리 하네
니는 대장을 뭘로 보고 그딴 소리를 씨불이고 있어?
(지섭)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대장은 전체를 위한 그런 판단을 하는 거라고
(용덕) 알았어?
예, 알겠습니다
(용덕) 마셔
[의미심장한 음악] [사이렌이 울린다]
[달려오는 발걸음]
[달려가는 발걸음]
(행정 보급관) 아, 우리도 많이 놀랐지
그, 애들 풀어서 밤새 야산 뒤졌는데도 못 찾고
(준호) 그, 어떤 특이 사항은 없었습니까?
(행정 보급관) 어어
아, 그, 우리 부대는 군단 직할이라
클린 병영
그거 되게 중요해
알잖아
빡세면 몸 힘들어서 안 갈구는 거
돌면 총으로 쏴 버리거든
병장이라 뭐, 괴롭힘당할 것도 없고
모범 병사도 두 번이나 한 사람이라
허치도 병장한테 불만을 갖거나
자주 시비가 붙는 병사는 없었어요?
아…
(수색대원1) 허 병장님
그, PX에서 냉동 드시고 외상이 좀 있지 말입니다
치도 그놈이
돈을 좋아하긴 했지
(행정 보급관) 어깨가 찢어졌는데도
괜찮다고 우겨서 래펠도 뛰고
래펠 말입니까?
(행정 보급관) 우리 수색은 1년에 네 번 헬기 래펠 훈련이 있어
위험 수당으로 회당 15만 5천 원씩
월급에 더해서 지급되고
어휴, 맨날 월급은 다 얻다 쓰는 건지
수당을 모아서 우리가
내기를 했었거든요
(준호) 무슨 내기요?
(수색대원2) 뭐, 이것저것 종목 안 가리고 다 했습니다
뭐, 축구, 그리고 윷놀이
뭐, '인기가요' 1등 맞히기
아이, 군의관이 치도한테
'래펠 뛰면 팔 진짜로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위험하다' 얘기했는데
[행정 보급관의 웃음]
(행정 보급관) 걔 그러더라고?
그럴 확률이 얼마겠냐고
허 병장님이 시작한 겁니다 그 내기들 모두 다
싹 다 털어먹은 것도 허 뱀이고요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아, 음, 그…
허 병장님이
내기에서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거든요
(수색대원1) 와 허 병장님 타짜 아닙니까?
아버님 성함이 혹시 그, 허영만?
손은 눈보다 빠르다
[수색대원2의 한숨]
만날 따라가는데 끝엔 다 뜯기지 말입니다
내가 아까 그만하자고 했잖아
(수색대원1) 아니 어떻게 여기서 포 카드가 뜨냐?
[치도가 피식 웃는다]
(치도) 야
너희는 죽었다 깨어나도 안 된다?
왜인 줄 알아?
자
여기 세 개의 문이 있어
이 문들 중 하나를 열고 들어가면
5박 6일 포상 휴가증이 있어
영식이 하나 골라 봐
오케이, 영식이가 1번 문을 골랐어
근데 고르고 보니까 3번 문이 꽝이라는 걸 알게 됐어
그럼 내가 다시 한번 물어볼게
영식이 너는 계속 1번 문을 고른 선택을 유지할래?
아니면 2번 문으로 바꿔 볼래?
안 바꿉니다
(수색대원2) 안 바꿉니다, 안 바꿔요
(치도) 왜?
내가 속일까 봐?
아니면 바꿨다 휴가증 없으면 멘붕 오니까?
에이, 어차피, 뭐 반반 무 많이 아닙니까
(수색대원1) 있거나, 없거나
(치도) 진짜?
자, 답은
(조교2) 하강
(수색대원들) 하강!
(조교2) 준비 완료!
(수색대원들) 하강!
[수색대원들이 계속 훈련한다] (호열) 15만 원 때문에 저걸 한다고?
(준호) 당연한 거 아닙니까?
제 월급이 12만 2,500원입니다
(호열) 난 못 해
46만 8천 원을 줘도 못 해
난 안 해
그렇게 아등바등 모은 돈을 가지고
싹 다 털어서 현탈을 했다 이거지?
(준호) 현탈 말입니까?
응, 현지 이탈
(호열) 이런 산간 오지서 부대 담 넘은 또라이라고
어, 듣기론 상당히 이성적인 캐릭터 같았지 말입니다
아니야
이성적인 캐릭터라기엔 어떤 성격이 달라
각오도 다르고
무슨 각오 말입니까?
(호열) 자, 정현민 같은 휴가 미복귀가
휴가 나가 가지고 게임하고 술 처먹고 그러다가
'아, 복귀하기 싫어, 씨발' 막 이런 거라면
현탈은 내 살이 찢겨도 인계 철망을 넘겠다는 어떤 각오
랄까?
[흥미로운 음악]
(호열) 야산을 타고 도망치겠다는 각오
뭐…
도둑놈이 될지언정
민가에서 옷을 훔쳐 입겠다는
어떤 각오
오케이?
허치도같이 그런 각오가 선 애들은 목적이 있더라고?
아주 뚜렷한
(준호) 그게 뭡니까?
(호열) 음, 씁
물어보지, 뭐
(자원봉사자) 누구세요?
(준호) 아…
안녕하세요, 저희 육군 헌병대에서 나왔습니다
(호열) 어, 여기가 허치도 씨 집인가요?
허 누구요?
아…
[문이 철컥 열린다]
(자원봉사자) 맞을 거예요 그, 허치도 군?
응, 여기 할머니 밑으로 세대에 이름 있었어요
아유
[스위치 조작음] 할머니도 여기 계속 계시면 안 되는데 위험하게
할머니!
(호열) 아이고 할머니 혼자 키우셨나 보다
(자원봉사자) 할머니
아이고
또 지리셨어?
봄이여?
꽃은 피었는가?
(치도 조모) 아유
(자원봉사자) 응
어유, 아니에요, 하지 마세요
(준호) 아이, 괜찮습니다
(자원봉사자) 아이고
어, 치도야
(치도 조모) 어이구, 내 새끼, 어이구!
아니, 저는 치도가 아니에요
어이구
언제 왔어?
밥은 먹었어?
(치도 조모와 자원봉사자) - 아유, 아이고 - 아유, 할머니 손주인 줄 아시나 보네
[치도 조모가 말한다] (자원봉사자) 아, 근데 그 손자분은 왜? 무슨 일 있어요?
아, 그, 허치도 병장이
- (준호) 부대에서 - (치도 조모) 응?
(치도 조모) 치도?
응?
(준호) 아
그…
저, 저희가 지금
모범 장병들을 대상으로 포상 선물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모범 장병요?
(준호) 허치도 병장도 선정 대상자라서요
[호열의 한숨]
이번에는 군부대 말고
가족을 통해서 저희가 깜짝…
예, 전달할 계획이라서
[자원봉사자가 호응한다]
(자원봉사자) 어유, 잘됐네
- (치도 조모) 아이고 - (자원봉사자) 어, 할머니 좋으시겠다
[호열의 어색한 웃음] (치도 조모) [호열을 토닥이며] 아유 잘했네, 우리 손주
안준호
(준호) 네
뭐 해?
깜짝선물 있으면 나도 좀 줘라
근데 너무 걱정하실 거 같아 가지고
(호열) 왜?
그거 동정이야
아픈 사람이 제일 싫어하는 게 동정이고
죄송합니다
(호열) 자꾸 이입하지 말자, 어?
[다가오는 발걸음]
(용역1) 형님, 저기만 마무리 단도리 치면 되는데, 씨
(용역2) 야, 아, 다 구역은 청소만 하면 된다며?
(용역1) 아이, 그래도 단도리 칠 건 단도리 쳐 줘야 될 거 아니야
(용역3) 단도리 빨리 치자 그냥, 인마
(준호) 어쩝니까?
뭘 어째?
뭐, 어떻게 하려고?
(용역1) 어이!
딴 데 가서 놀아라잉, 어?
일하는데 얼쩡거리지 말고!
(호열) 아, 저희가 얼쩡거리는 게 아니라
여기 사람 만나러 와 가지고요
뭐, 저 뭐, 쪽방 집 치매?
(준호) 저기요
(용역1) 뭔 사이인데?
아, 뭐, 아새끼 하나 있다더만, 니가?
[준호가 숨을 후 내뱉는다]
그래, 그 애새끼가 나다 이 새끼야, 이씨
(용역1) 처돌았나, 이씨
(호열) [웃으며] 아이고 알겠습니다, 네, 네
아이, 저, 일하는데 방해 죄송합니다잉
- (호열) 빨리 가 - (준호) 일로 와 봐
(용역1) 뭐 하노, 이 새끼야 조사라고, 저런 건 좀
야!
♪ 쿠르트 아줌마 ♪
(호열) ♪ 야쿠르트 주세요 ♪
(용역3) 아나, 이 새끼 진짜 [용역2의 한숨]
(용역1) 아유, 씨
[흥미로운 음악]
(호열) 안녕하세요 저, 말씀 좀 여쭐게요
(준호) 허치도 씨 아시죠?
(치도 친구) 네
저도 본 지는 오래됐어요
어, 그러니까
걔 갑자기 자퇴하고 군대 가서
교내에 빵꾸 난 알바가 한둘이 아니었는데
잠깐만요, 그러면은, 어
빵꾸 난 알바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는 거는 뭐…
아, 그…
치도가 수석 입학을 해서
1학년 때부터 국가 장학금에 근로 장학금까지 싹 다 받았는데
(치도 친구) 그것도 모자라 가지고
교내 매점에, 사서에, 일반 알바까지
진짜 닥치는 대로 안 가리고 다 했거든요
그쯤이 허치도 입대 시기랑
할머니 치매 걸린 시기랑 겹칩니다
그, 허치도 씨 있잖아요
그, 대학 다닐 때도 혹시, 그
도박 같은 거, 뭐…
도박이요?
허치도가요?
아니요, 아니요, 걔, 걔 그런 이미지가 아닌데, 걔가?
(치도 친구) 잘못 알고 계시는 거 같은데
허치도 되게 열심히 사는 애인데?
진짜 너무 미스터리하다, 진짜, 어?
(준호) 아, 저, 혹시 그러면은
이거 아세요?
문이 세 개 있는데
그중의 두 개가 꽝이고
하나를 골랐는데
다른 하나를 까던가?
아, 이거 몬티홀 문제인데?
치도가 제일 좋아하던 문제
모, 모, 모, 모, 몬티 그게 뭐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치도) 정답은 '선택을 바꿔야 한다'입니다
(교수) 나와서 설명해 봐
[학생들의 탄성] [치도 친구의 웃음]
통계학에 근거합니다
최초 세 개의 문 중 하나를 골랐을 때
(치도) 당첨될 확률은 3분의 1
다른 하나가 꽝인 걸 알고 선택을 바꾸게 됐을 땐
반반이 아닌
3분의 2의 확률이 됩니다
첫 선택 후 알게 된 꽝이라는 변수는
제가 처음 어떤 문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고 달라지는 거니까요
고로 정답은 '선택을 바꿔야 한다'입니다
정답
[학생들의 탄성]
(교수) 변수가 바뀌면 모든 게 바뀌는 것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신이나 두려움 때문에
선택을 바꾸지 않아 오류가 나는 거지
그럼
이걸 우리 일상이나 인생에 대입하면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된다
[의미심장한 음악] 불확실성
우리의 마음은, 감정은
확률이 아니니까
(준호) 예, 그럼 연락 주세요
(치도 친구) 예, 들어가세요
(호열) 준호야, 난 아무리 들어도 뭔 말인지 모르겠어, 어?
(준호) 문이 열려서 꽝이면 앞에 고른 게 무효가 된다는 건가
아니면 유효가…
(호열) 너도 모르지?
(치도 친구) 저기요
받아 보셔야 될 거 같은데
(치도) 아저씨들, 나 그만 찾아요
(호열) 허치도?
(치도) 때 되면 복귀할 거니까
(호열) 야, 우리도 복귀하고 싶어
너를 잡아야 복귀를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니냐
(치도) 말귀를 못 알아듣네
조심히 가세요
(호열) 어디 가? 이씨 [통화 종료음]
(준호) 우리, 우리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지?
[치도 친구의 놀란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치도 친구) 허치도
왜 여기 있어?
[치도 친구의 놀란 숨소리]
(준호) 허치도 병장!
[치도의 가쁜 숨소리]
[준호와 호열의 가쁜 숨소리]
(호열) 치도야 학교가 왜 이렇게 넓냐!
[치도의 가쁜 숨소리]
[호열의 가쁜 숨소리]
[학생들의 놀란 신음]
(학생1) 뭐야?
(학생2) 아유, 뭐야?
[학생들의 짜증 섞인 신음]
(호열) 야, 오르막길은 좀…
[호열의 힘겨운 숨소리]
(호열) 치도야!
허치도!
치도야, 집에 가자!
외통수다!
어?
여기 맞아?
(준호) 어, 잠시만
무, 무슨 소리 들린 거 같습니다
[학생3의 비명]
- (학생3) 아저씨들 뭐예요? - (학생4) 뭐예요!
[학생들의 놀란 신음] (학생5) 남자가 왜 여기 있어?
- (학생6) 누구야? - (학생7) 왜 남자가 여기 있어?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준호) 허치도 이 새끼…
- (호열)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준호) 죄송합니다
- (준호) 오해예요 - (호열) 저희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요 [학생8이 욕한다]
(준호) 욕은 하지 마시고
[한숨] - (호열) 아, 죄송합니다 - (준호) 죄송합니다
[풀벌레 울음]
(범구) 아이고, 쓸개야, 씨
[짜증 섞인 신음]
그, 쓸개 아플 때 담배 피우시면은 쓸개즙이…
아가리 닫아, 이 변태 새끼야
그건 저희가 함정에…
네 얼굴이 함정이다, 이 새끼야
(범구) 내 살다 살다
여대생 기숙사에서 민원을 다 받아 보네
(함께) 죄송합니다
나가
[차분한 음악] [풀벌레 울음]
아, 왜 이렇게 어색하냐?
자, 극복을 해 볼까?
하, 좀 낫다
(병수) 황장수 병장님 전역까지 D-6일입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병사들) 편안한 밤 되십시오!
[스위치 조작음]
(준호) [작은 목소리로] 허치도 병장
허치도 병장
[준호가 입소리를 씁 낸다]
[다가오는 발걸음] 병장…
[놀란 숨소리]
(장수) 어이, 조특급이
(석봉) 일병 조석봉
예, 알겠습니다
[문이 덜컥 여닫힌다]
(석봉) 야, 준호야
(준호) 아
조석봉 일병님, 죄송합니다
제가 부탁하신 거 깜빡하고…
(석봉)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잠깐만 있어 봐
야, 신병
(병수) 이병 강병수!
[병수의 아파하는 신음]
이병 강병수!
네 위, 내 밑으로 다 생활관 뒤로 집합
(병수) 예, 알겠습니다!
[라이터가 칙 켜진다]
[쿨럭거린다]
아이씨
(준호) 조석봉 일병님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석봉) 야, 씨발 년들아 똑바로 안 서?
12월 군번 신병들
(병수) 이병 강병수!
(광섭) 이병 신광섭!
(은석) 이병 전은석!
(석봉) 얘 누군지 알아?
(병수) 죄송합니다!
(병사들)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석봉) 엎드려뻗쳐, 가와사키들아
10월 군번
- (현민) 이병 조현민! - (정인) 이병 김정인!
[병사들의 아파하는 신음]
(준호) 아, 저는 괜찮습니다
(석봉) 야, 이 씨발 새끼들아
너희들 후임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신병들이 선임 이름을 못 외워?
다 처돌았냐, 씨발 새끼들아!
(병사들)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석봉) 너도 한마디 해
(준호) 신병들
- (병수) 이병 강병수! - (광섭) 이병 신광섭!
일어나
[병사들이 부스럭 일어난다]
(준호) 손의 흙 털고
그리고 현민이랑 정인이
잘하자
[어이없는 숨소리] (병사들) 예, 알겠습니다
(준호) 고참들도 다 너희 잘되라 그러는 거니까 이해하고
빨리 들어가
너 뭐 하냐?
(준호) 죄송합니다
근데 저희도 많이 맞지 않았습니까
[석봉의 기가 찬 숨소리] 그러니까 이런 것 좀 그만하고…
네가 뭘 얼마나 맞았다고!
D.P.라서 부대에 처있지도 않았으면서, 씨
[석봉의 거친 숨소리]
죄송합니다
(준호) 그래도 이건…
[긴장되는 음악] [광섭의 아파하는 신음]
(병수) 이병 강병수
(장수) 아이, 말년이라 몸 좀 사리고 있으려 했더니만
[병수의 겁먹은 신음]
씨… [광섭의 아파하는 신음]
오타쿠, 엎드려
(석봉) 일병 조석봉
[석봉의 아파하는 신음] (장수) 너는, 이 새끼야, 씨발
내무 생활 좆도 안 한 쫄따구 새끼한테 그렇게 휘둘리면 되겠냐?
(석봉) 아닙니다!
(준호) 황장수 병장님, 그만…
(장수) 어디 이병 짬찌가 아가리를 털어? [준호의 아파하는 신음]
당나라 군대야?
야, 병아리, 너 일로 와 서
(병수) 이병 강병수
(효상) 빨리 가, 이 새끼야
(장수) 안준호
이병 안준호
(장수) 때려
[한숨]
(병수) [힘겨운 목소리로] 이병 강병수
[병수의 떨리는 숨소리] 안준호
이병 안준호
(장수) 야, 때려
(병수) 이병 강병수
[거친 숨소리]
(장수) 준호야
형이 몇 번 하다 말 거 같아?
때려
[다가오는 발걸음]
아유, 동네 시끄럽게
야밤에들 체조를 꽤 열심히들 하고 있어들?
(장수) 커플 씨발 년 등장하셨네?
그래, 오늘 뒈져 볼…
(호열) 개씹새끼가 고참들 알기를 네 좆으로 알고 있어, 씨
(준호와 호열) - 아, 한호열 상병님, 그게 아니고 - 씨, 따라와, 이 새끼야
(준호) 한호열 상병님 잠시만, 아, 그게… [호열이 말한다]
아, 잠깐, 한호열 상병님, 아
[문이 쾅 닫힌다]
(준호) 그게 아니고 한호열 상병님, 왜 이러십니까?
아니, 아까…
(호열) 너는 고참이, 새끼야!
뭘로 보이길래, 새끼야, 어?
새끼야, 어? 한다는 얘기가…
딱 서, 똑바로 서, 이 꽉 깨물어
어? 새끼야, 조용히 해 어? 뭘 잘못했어? [준호가 아파하는 시늉을 한다]
어? 이 새끼야
(준호)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준호가 아파하는 시늉을 한다]
[놀란 신음]
[일석의 웃음]
(일석) 아이, 한호열 상뱀 오늘 완전 날 잡았지 말입니다
(장수) 저게, 씹새끼
저거 맨날 밖에만 나돌면서 짬 대우는 또 챙기네?
[헛웃음] [일석의 웃음]
자자
[일석의 웃음] [효상의 탄성]
간 거 같습니다
[호열의 한숨]
안준호
제발 부대에서 일 좀 만들지 말자
너 그러다 황장수 제대해도
쟤들한테 짬당한다?
죄송합니다
(호열) 아니다
네가 뭐가 죄송하니?
백날 천날 탈영병 잡아 와 봐
여기서도 저 지랄인데
쯧, 탈영을 안 하고 배겨?
너 뭐 하니?
(준호) 잠시만 말입니다
(호열) 하, 명탐정 안준호
[흥미로운 음악] 또 어떤 추리를 보여 주시려고
[매직 뚜껑을 탁 연다]
[글씨를 쓱 적는다]
첫 번째 선택이 대학을 관두고 입대를 한 것
허치도 씨, 안녕하세요
입대하신 거면은 할머니 버린 거네요?
(준호) 할머니를 버린 거면
나중에 알게 될 꽝이랄 게 없잖습니까?
그렇네
근데
할머니를 지키려고 했다면?
아…
(호열) 그때 생긴 변수가
할머니의 치매?
(준호) 아닙니다, 허치도는
할머니가 치매에 걸리고 나서 입대했습니다
(호열) 응
(준호) 그게
집의 철거면
자
하나
할머니를 지키기 위해서 입대라는 선택을 했는데
둘
살던 집이 철거가 되는 변수가 생겼고
(호열) 응
(준호) 셋
군대보다 확률적으로 더 확실하게 할머니를 지킬 수 있는
어떤 다른 선택을 했다
[헛웃음]
(호열과 준호) 탈영
(호열) 잠깐, 타임
허치도가 우리한테 전화한 적 있었잖아?
그때 우리가 누군지 어떻게 알았을까?
[호열의 의아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왜, 왜?
하, 그걸 왜 몰랐지?
야, 이 변태들아
이병 안준호
상병 한호열
얘들 복귀한 지 얼마나 됐지?
14시간 25분 됐습니다
(범구) 들었지?
그렇다네?
(호열) 그, 허치도
바로 데려올 수 있습니다
또 안준호가?
확실해?
그 의욕만은 확실합니다
(범구) 와, 나, 씨발 방금 쓸개 아팠어, 담석 생겼나 봐
그래도
확률은
반 이상인 거 같습니다
(범구) 반 죽여 버릴라 이 개새끼가, 쯧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용역4) 야, 얘들아 빨리빨리 끝내고 집에 가자
(용역5) 야, 밥 먹고 하자!
- (용역6) 밥 먹고 하자 - (용역7) 밥 먹고 하잡니다
(용역5) 야
밥 먹고 하자고
[거친 숨소리]
(호열) 잘 먹겠습니다
[호열의 힘주는 신음]
왜?
짬밥이나 뭐, 싸제 밥이나 거기서 거기예요?
하, 존나 힘드네, 진짜
아, 이렇게 힘든 걸 몇 달간 어떻게 했대요?
허치도 병장
(치도) 씨발
아, 씨발, 진짜
(준호) 육군 헌병대에서 나왔습니다
(치도) 씨…
[용역들이 웅성거린다] [아파하는 신음]
(준호) 허치도 병장
군무 이탈 죄로 영장 없이 긴급 체포 합니다
[치도의 성난 신음]
[거친 숨소리]
아, 어떻게
어떻게…
[아파하는 신음] [호열의 한숨]
[잔잔한 음악] [준호가 수갑을 달그락 채운다]
(준호) 할머니를 가장 가까이서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곳
거기가
여기겠죠
(호열) 그렇게 힘들게
자기 집까지 부숴 가면서
어디다 쓰려고 그렇게 돈을 벌었어요?
[떨리는 숨소리]
할머니 요양 병원 보내야 돼서요
(준호) 아무리 내일모레 집이 없어진대도
맨몸으로 철망을 넘어
[사이렌이 울린다]
[힘주는 숨소리]
[가쁜 숨소리]
(준호) 열댓 시간 야산을 타고
수색대 추격을 피해 도망칠 확률은
그것도
확실한 확률인가요?
(치도) 저, 죄송한데
할머니 좀 보고 가도 돼요?
꽃은?
꽃은 피었는가?
흠, 꽃구경 가야 하는디
(치도) 할머니
[놀라며] 오메
(치도 조모) 오메, 치도야
아이고, 내 새끼
아이고, 아이고, 내 똥강아지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유
대학생이 얼굴이 이렇게 상하면 어떡햐?
니는 이 동네 자랑이여
[호열을 토닥이며] 어이구
밥은 먹고 댕기는 겨? 응?
할미 안 보고 싶었어?
할미 보고 싶었구먼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온 겨?
공부하느라 바쁘제?
아유, 그래도 전화 좀 자주 허고
할미한테는 니밖에 없잖여
치도야, 아이고
봄 되면 돌아올게요, 할머니
[떨리는 숨소리]
꽃구경 가요
[잔잔한 음악]
(준호) 나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
군대에 가는 게 어떻게
할머니를 지키려는 선택인 거죠?
그때는 제가
자꾸 못된 생각이나 할 거 같아서요
(호열) 아휴, 너무 복잡하다, 이거
하, 이게 다, 그
그 몬티, 그, 산타모니…
몬티홀 문제입니다
그거 때문에, 그래, 응
[한숨]
돈 얼마나 더 모아야 돼요?
(치도) 예?
두어 달이면 병원 계약할 수 있었어요
난 아직도 그…
그, 몬티 그거를 그거를 잘 모르겠는데
[열쇠를 잘그락거리며] 근데 이거 아마
이게 그거 아니에요? 그, 어떤
(호열) 변수를 이렇게, 뭐 어떻게 해 가지고, 어?
그거 맞죠?
선택의 기회를 주는
자
가세요
가셔서 꼭 할머니 입원시켜 드리고
자수하세요
[잔잔한 음악]
감사합니다
[떨리는 숨소리]
감사합니다
[흐느낀다]
감사합니다
(치도) 감사합니다
(범구) 놓쳤다고?
어쩌다?
(호열) 어…
길 가다 흘렸지 말입니다
알았다
고생했고
복귀해
[피식 웃는다]
[호열의 음미하는 신음]
(준호) 왜 그러신 겁니까?
(호열) 뭐가?
그냥 그러고 싶었어
나 충동 장애 있잖아
[호열의 음미하는 신음] 자수 안 하면 말입니다
(호열) 뭐, 어차피 확률 반반 아니야?
하건, 안 하건, 응?
[감성적인 음악] 3분의 2 아닙니까?
[호열이 피식 웃는다]
[버튼 조작음]
[통화 연결음]
(준호 모) 여보세요?
(준호) 엄마, 나
(준호 모) 응, 아들
(준호) 응
밥은 먹었어?
(범구) 기상, 전부 기상!
[병사들의 피곤한 신음] [스위치 조작음]
(호열) 무슨 일이십니까?
[거친 숨소리]
조석봉이가
탈영한 거 같다
[감성적인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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