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피5
[풀벌레 울음]
[이강의 하품]
[이강의 피곤한 신음]
(이강) 아, 황장수 이 개새끼는, 씨발
마지막까지 짬을 시키고 가네, 씨
하, 야
[이강이 코를 훌쩍인다]
근무표를 어쩜 이렇게 좆같이 짰으면은
전역자 땜빵을 투고가 하니?
안 그래?
예, 그렇습니다
(이강) 씨발 놈아
영혼을 담아 가지고 이렇게 좀 말을 해, 어?
죄송합니다
(이강) 아, 야, 심심한데
대공포 발사 쇼나 보자
자꾸 해야 늘지
[한숨] [이강의 헛웃음]
(이강) '하'?
너 지금 한숨 쉬었냐?
어?
오늘따라 이 새끼가… 드디어 너 맛탱이 간 거야?
야
한두 번 깐 것도 아닌데, 씨
그만하십시오
[헛웃음]
(이강) 야
형이, 형이, 형이 미안하다, 진짜
진짜 장난이었는데
할 줄 알았냐, 이 개새끼야? [석봉의 신음]
씨발, 철권인 줄 알았네
개씨발 새끼야, 내가 만만해?
이 개, 씨, 개새끼야, 씨발 놈아 [어두운 음악]
좆같으면 군대에 빨리 오든지 개씨발 놈아!
개새끼야 [석봉의 힘주는 신음]
[이강의 놀란 신음]
(이강) 이런 씨발
뒈져, 씨발 새끼야! [이강의 아파하는 신음]
뒈져! 씨발
뭐라고, 이 개새끼야? 씨발
죽어, 씨발!
죽으라고, 이 씨발 놈아!
죽어! 씨발
씨발
(석봉) 죽어! 씨발, 죽어, 씨발 놈아
[거친 숨소리]
씨발
죽어
죽어, 그냥, 씨
(병수) 조…
조, 조, 조, 조석봉 일병님
[석봉의 거친 숨소리]
(병수) 다, 다, 다음 다음 근무자 이제 늦으신다고…
[무거운 효과음]
[감성적인 음악]
"넷플릭스 시리즈"
[한숨]
조석봉 미친 새끼, 진짜
[호열의 한숨]
[한숨]
[용덕의 한숨]
그러니까 얘가 우리 부대고 얘가 우리 애라는 거지?
(범구) 예, 그렇습니다
류이강 상병은 의무대로 일단…
어떻게 할 거야?
이미 위수 지역은 벗어난 거 같으니
예하 부대부터 수방사까지 대규모 수색으로 전환하시죠
군견 공조하고 체포조까지 전부…
(용덕) 임 대위 생각은 어때?
예, 일단 박 중사 말대로 하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좀 시간이 지체될수록 아무래도…
(용덕) 그래?
정말로?
대장이 묻잖아
같은 생각이냐고
예, 그, 대규모 수색대 좋은 방법이지만
또 머릿수가 는다고 아무래도 능사는 아니니까
(지섭) 조용히 움직여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거 같습니다
(용덕) 그래, 어? 우리가 누구야?
헌병이야, 헌병
군사 경찰이라고
탈영병 잡는 헌병대에서 탈영병이 나왔다, 응?
그것도 모자라서 동네방네 사단까지 소문 다 내 가지고
(범구) 그래도 경찰의 협조가 있어야 용이하게…
경찰이 알고!
그다음에 언론이 알고!
(용덕) 군 위상이 어디까지 추락을 해야 정신을 차릴 거야? [한숨]
닥치고 내 말대로 하라고, 인마
[문이 덜컥 열린다]
(범구) 시간 없으니까 찢어져서 움직일 거야
혼자도 괜찮지?
(준호) 예, 괜찮습니다
[지섭의 한숨]
저기, 박 중사님
(범구) 괜찮습니다
이해하고요
뭐 해? 움직여
[범구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씨발, 진짜
(범구) 개 키워 봤냐?
키우던 개가 사람을 물면
그 개는 죽여야 돼
한 번이라도 사람을 문 개는 용서가 안 되거든
또 그럴 거라 생각하는 거지
근데 개 입장에선
자기한테 돌 던지고 괴롭히던 새끼를 문 거면
그런 거면 존나게 억울하지 않겠냐?
조석봉 일병이
개라는 말씀이십니까?
[피식 웃는다]
우린 아닌 줄 아냐?
가
데려오자, 석봉이
(강사) 얘들아
혹시 최근에
그, 봉디 쌤한테 연락받은 사람 있니?
(학생들) 아니요
[준호의 한숨]
(강사) 음, 죄송해요
없나 보네요
(준호) 아, 네
근데
'봉디 쌤'이라니…
아…
석봉 쌤 별명이요
(강사) '조석봉 간디'라고
[웃으며] 석봉 쌤이 워낙 착하셔서
[의미심장한 음악] 애들이 심하게 막 장난쳐도 혼 한 번 안 냈었거든요
그냥 허허 웃고 말지
그렇죠, 그 형이 좀 그렇죠
[생각하는 숨소리]
아무튼 그럼 조석봉 일병 갈 만한 곳이나
혹시 가까웠던 사람 좀 아세요?
아니면은
아무거나 인적 자료라도 좀 보고 싶은데 [강사의 생각하는 신음]
학원 웹 하드에 석봉 쌤 이력서랑 원고 파일 같은 게 있긴 한데
그 웹 하드 좀 볼 수 있을까요?
(강사) 그게
어, 외부인 열람이 안 돼요
개인 정보랑
학생들 포트폴리오 같은 게 있어 가지고
(준호) 네, 지인들까진 아직 연락이 안 닿은 거 같고
조석봉 일병 주변도 한 바퀴 돌았는데 별로 나온 게 없습니다
- 예, 알겠습니다 - (선아) 저기…
(선아) 혹시
필요하실 거 같아서
저 봉디 쌤 때문에 대학도 붙었거든요
봉디 쌤 되게 좋은 사람인데
무슨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꼭 도와주세요
그럴게요
꼭
(호열) 조석봉 일병 아시죠?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같이 동반 입대 했다는데
조로요? 네
(범구) 조로?
아, 그게 저랑 같이 만화 동아리를 했어 갖고
그, 웹툰 준비도 같이 하고 그랬었거든요
그럼 네가 루피야?
[웃음]
네, 제가 루피예요
(호열) 담당관님 '원피스'를 아십니까?
왜, 나는 뭐, '원피스' 알면 안 되냐?
(호열) 음…
[한숨]
석봉이가 탈영을 했다
예?
(범구) 입대하고 나서도 계속 연락 주고받았던 거 맞지?
[당황한 신음]
네
(루리) 친해서
그, 휴가 때
같이 애니메이션도 보러 가고 그랬었는데
최근엔 언제 봤어요?
뭐, 석봉이가 '군 생활 힘들다'
(호열) 뭐, 이런 얘기 한 적 없었어요?
[생각하는 신음]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관객들이 소란스럽다]
(직원) '카론의 행성' 굿즈 사세요
굿즈 사세요
(루리) 야, 조로, 야, 조로!
- (석봉) 어? - 야, 조로, 왜 그럼?
(루리) 요코 짱 분량이 너무 적어서 그럼?
괜찮아, 다음 속편에는 요코 짱 분량이…
(석봉) 루피
나 먼저 좀 들어갈게 몸이 안 좋아 가지고
(루리) 어, 알았어
[석봉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1) 아이씨, 오타쿠 새끼가, 씨
- (석봉) 죄송합니다 - (남자2) 병신
뒈지고 싶냐, 이 씨발 새끼야?
[석봉의 거친 숨소리] [어두운 음악]
(루리) 그런 표정
씨발 새끼가
(루리) 처음 봤어요
씨발 새끼
[문이 스르륵 여닫힌다]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이강) 뭐가 궁금한 건데?
뭐가 궁금한 거냐고
뭐
고참한테까지 좆같은 탐정 놀이 뭐, 그런 거 하는 거니?
이 지경이 돼서도 그 좆같은 고참 놀이 계속하고 싶습니까?
뭐, 이 씨발 새끼야?
도망친 조석봉 일병 빨리 못 잡으면
(준호) 류이강 상뱀 무사할 거 같습니까?
일 커지고 진상 조사 착수하면
부대 내 부조리 다 까질 텐데
그걸 누가 전부 다 뒤집어쓸까요?
그게 왜 내 잘못이야? 씨발
그게 왜 내 탓이냐고!
(이강) 나보다 더 심한 새끼들 존나 많았잖아, 어?
씨발, 황장수 그 새끼는?
뭐, 그 새끼는 씨발, 뭐
전역하고 이미지 세탁했으니까 된 거야?
집에 갔으니까 된 거냐고 이 씨발 새끼야!
[이강이 씩씩거린다]
그러니까 빨리 얘기하라고
도와줄 테니까
[한숨]
너희 D.P.들
그날 부대에 없었지?
[긴장되는 음악]
[탄성]
황장수가 집에 가네
(장수) 나오면 전화해라 소주 한잔 빨게
시간, 씨발
[웃음]
다음 주에 휴가 나가면은
형한테 연락할게
(장수) 너희들도 빡센 고참 만나 욕봤다
아, 뭔 악수야? 빨리 가
우리 작업해야 돼
(장수) 하, 이 새끼 맨날 틱틱대, 이거
너, 씨발, 이제 말년 되면 시간 뒈지게 안 간다?
좆 까, 씨
[한숨]
우리 오타쿠
(장수) 형 때문에 고생 많았어
좋은 추억도
좆같은 기억도 다 털자
(장수) 야, '우끼끼' 해 봐 [병사들의 웃음]
- '우끼끼' 해 봐, '우끼끼' - (일석) 진짜 '우끼끼' 해 봐
씨발 놈아, 해 봐, 빨리, 해 봐
우끼끼! [병사들의 웃음]
야, 씨발, 이런 선임이 어디 있냐?
[힘겨운 신음] (장수) 공짜 왁싱도 해 주고
[쿨럭거린다] (장수) 왜, 씨발 그걸 자꾸 못 외우지?
죄, 죄송합니다
(장수) 닭대가리야?
[석봉이 쿨럭거린다]
누워 있으니까 편하냐?
[장수가 담배를 칙 끈다]
(장수) 쯧, 간다
(석봉) 좋은 추억이 뭐가 있습니까?
뭐?
(석봉) 미안하다고 하십시오
미안하다고 말하십시오
알았다, 알았어
미안하다, 미안해
(장수) 됐지?
(이강) 아, 진짜
오타쿠, 이 개새끼야
너 분위기 파악이 안 되니?
훈훈한 분위기를, 이 새끼가, 이씨, 쯧
뺑이들 쳐라
형 간다
(병사들) 충성!
(효상) 가요
- (일석) 가요, 형 - (이강) 가
(병사) 충성, 수고하셨습니다
[병사들의 한숨]
(이강) 가자
(병사들) 예, 알겠습니다
(이강) 후딱 가서 작업 끝내자 [어두운 음악]
[병사들이 대화한다]
[긴장되는 음악]
(준호) 웹 하드에서 뭐 좀 나왔습니까?
(기영) 들어가서 이것저것 열어 봤는데
석봉이 개인 폴더에
두 시간 전에 업로드된 파일이 하나 있어
두 시간 전 말입니까?
하, 씨 [마우스 휠 조작음]
뭐라고 설명해야 되냐, 진짜?
(기영) 내가 파일 보낼 테니까 한번 봐 봐
[무거운 효과음]
한호열 상뱀, 안준호입니다
(호열) 뭐? 석봉이가 황장수 만나러 갈 거라고?
[기어 조작음] 너 그게 무슨 소리야?
[자동차 시동음] (준호) 조석봉 일병 오늘 인터넷 접속했고
그 IP를 찾고 있습니다
[버튼 조작음] 현 위치도 파악 중이고요
[마우스 클릭음]
석봉아
제발 사고 치지 마라, 제발, 씨
[의미심장한 음악]
(기영) 웹 하드에 접속했던 IP
휴게소야, 고속 도로 휴게소
그 뒤에 같은 IP 뜬 적은 없고
딱 그것만 했어
도대체 뭐 어쩌려는 건지, 참
네 말대로 황장수네 집으로 간 거면
(준호) 휴게소가 수도권 방향인 거면 시간이 없습니다
(기영) 하, 그렇지
근데 문제는 어디로 도착하냐 이건데
일단 내가 다시 알아볼게
어
[수화기를 달칵 내려놓는다]
하, 씨
보좌관님
얼마나들 더 상관을 좆같이 보겠다는 거지?
(준호) 성남입니다
황장수가 제대할 때 주소를 뿌리고 갔습니다
어디 있습니까?
빨리 오시지 말입니다
(호열) 야, 구정이야, 구정, 지금 여기
아니, 그러니까 아까 거기서, 참…
운전을 좀 이렇게 끼어드시라니까
진짜 그거를…
터미널 매표소에 가면
타 부대 수사관들이랑 D.P.들 모여 있을 거야
한 스무 명쯤 될 테니까
(범구) 먼저 합류해서 움직여
(준호) 네 지금 매표소 왔습니다, 근데
아, 담당관님, 죄송한데 어디에 지금…
(규) 아, 진짜 짜증 나 죽겠네
아니, 작전 취소면 취소라고 빨리 말을 해 주든가
잠시만 말입니다
(성곤) 잘된 거 아닙니까?
그 새끼 유도 했다 그럽니다, 이거
(규) 야, 이 새끼야 D.P.가 그게 할 소리냐?
(준호) 아저씨들
(함께) 어?
왜 둘만 있습니까? 다른 분들 다 어디 가고
(규) 아이, 뭔 소리야?
전부 너희 부대에서 공문 다시 받았다는데
작전 취소라고
예?
(호열)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작전 취소라니?
[긴장되는 음악]
임지섭, 씨
[지섭의 한숨]
(지섭) 아이, 말을 하면 듣지를 않네, 씨발
쟤는 왜 말을 안 듣냐?
[구시렁거린다]
[한숨]
(준호) 아니, 그럼 어쩝, 어쩝니까, 예?
조석봉 일병 곧 도착합니다
뭐야, 취소 아니야?
(범구) 우리끼리 하자
해 보자
최대한 빨리 도착할 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한숨]
도와주실 겁니까?
[긴장되는 음악]
[성곤의 다급한 신음]
(성곤) 아이씨 사람 왜 이렇게 많아? 씨
(준호) 제가 1번, 2번 플랫폼으로 갈 테니까
나머지 플랫폼 맡아 주십시오
(성곤) 오케이, 알겠어
제가 3, 4번으로 가겠습니다
- (규) 야, 성곤아 - (성곤) 네?
[거친 숨소리]
이번에 꼭 우리가 잡자, 뺏기지 말고
제가 잡으면
소고기 쏘는 겁니다
(성곤) 태성곤 출동
쏴 버릴까?
[한숨]
아이씨
[몽환적인 음악이 새어 나온다]
[버스 문이 쉭 열린다]
[가쁜 숨소리]
[몽환적인 음악이 새어 나온다]
조석봉 일병님
잠시만
(준호) 저랑 잠시만 얘기 좀 하지 말입니다
준호야, 나 잡으러 온 거야?
그게 아니고
저 도와주러 왔습니다
그러니까 잠시만…
(준호) 조석봉 일뱀 억울한 거
답답한 거 다 압니다
그러니까
저랑 잠시만 얘기 좀 하지 말입니다
예?
[어두운 음악] [준호의 힘주는 신음]
너도 날 병신으로 아냐?
[준호의 아파하는 신음]
[준호와 석봉의 힘주는 신음]
(준호) 진정하십시오
[석봉의 힘주는 신음]
싸우러 온 거 아닙니다
[석봉의 힘주는 신음]
[준호의 아파하는 신음]
[석봉의 힘주는 신음]
(석봉) 너도 나 병신으로 보냐고!
[힘겨운 신음]
(준호) 싸우기 싫습…
[석봉의 아파하는 신음]
[준호의 거친 신음]
제발 이러지 마십시오
[준호와 석봉의 거친 숨소리]
(성곤) 잡았다, 이 새끼가…
[석봉의 힘주는 신음]
[성곤의 놀란 신음]
[긴장되는 음악] [거친 숨소리]
[놀란 숨소리]
아이씨
[준호의 다급한 신음]
아저씨, 차 빼요, 차!
[준호의 당황한 신음] (규) 성곤, 성곤이 형
119, 119!
성곤아
[울먹이며] 성곤이 형, 성곤이 형
[한숨]
차 빼라고!
[사람들의 놀란 신음] [석봉의 다급한 숨소리]
(여자) 뭐야?
[석봉의 아파하는 신음] [사람들의 놀란 신음]
[아기 울음] [석봉의 놀란 신음]
- 어, 미안, 어, 미안 - (호열) 석봉아!
- (범구) 조석봉! - (석봉) 아이씨
- (호열) 석봉아, 일로 와 봐! - (범구) 조석봉!
[사람들의 놀란 신음]
(호열) 석봉아! [석봉의 다급한 신음]
(범구) 조석봉! [석봉의 가쁜 숨소리]
(석봉) 씨발, 비켜!
비켜! 씨발
- (석봉) 비켜 - (남자3) 오, 뭐야?
(범구) 조석봉!
석봉아!
[석봉의 당황한 신음]
(호열) 석봉아 사람 치지 마, 사람 치지 마
어? 석봉아!
[석봉의 힘주는 신음]
(석봉) 이씨
- (호열) 석봉아 - (석봉) 비켜
(호열) 스톱, 스톱, 스톱, 스톱…
[사람들의 비명]
[호열의 당황한 신음]
(범구) 야, 인마, 가!
[석봉의 다급한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범구의 가쁜 숨소리]
(범구) 씨발
내가 3, 4관, 넌 1, 2관
(호열) 네
[관객들의 웃음]
[영화 소리가 흘러나온다]
[거친 숨소리]
[호열의 한숨]
(호열) 석봉아
[관객들의 웃음]
[긴장되는 음악]
[관객들의 놀란 신음]
[관객들이 소란스럽다]
[호열의 힘주는 신음]
[다급한 숨소리]
[석봉의 힘주는 신음]
(관객1) 아, 뭐야!
(관객2) 미친 또라이들이 영화 보는데, 진짜
[호열의 놀란 신음] [관객들의 비명]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거친 숨소리]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석봉) 씨발, 나한테 왜 그러는데!
[떨리는 숨소리]
[거친 숨소리]
한호열
석봉이는?
(호열)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용덕의 웃음]
(용덕) 결혼은 했다 그랬나?
- (지섭) 예 - (용덕) 응, 애들은?
(지섭) 셋 있습니다 딸 둘에 아들 하나 있습니다
(용덕) 아이고야, 임 대위 왕성하네
[함께 웃는다]
어, 씁, 애들 키우는 데
돈이 한두 푼 드는 것도 아닐 긴데, 응?
참, 진짜 애국자다, 애국자
(지섭) 감사합니다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벨 소리]
[용덕이 숨을 카 내뱉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용덕) 어, 그래
뭐?
알았다, 끊어라
어이, 그, 잘 좀 하지
왜 그랬어?
예?
(용덕) 성남에서 아가 다쳤다 안 하나
조석봉인 놓치고
그래서 내가 뭐라드노, 어?
작전은 인원이 넉넉해야 된다 안 하드나
아이, 저는 그때 대장님께서 분명 그렇게 지시를 하셔서…
[지섭의 한숨]
(용덕) 어이
작전 실패가 지금 이 대장 탓이라는 거가?
이 새끼가 지 면피할라고, 이씨 [한숨]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용덕) 어이, 상황 보고 다시 해 봐
말을 똑바로 해 봐, 이 새끼야!
[문이 쾅 닫힌다]
[헛웃음]
(범구) 수방사 애들은?
(준호) 좀 전에 국군 서울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다행히 생명엔 지장 없습니다
(범구) [한숨 쉬며] 그래
(준호) 저희
복귀지 말입니다
(범구) 응, 어차피 완전히 터져 버렸고
경찰도 개입할 테니 알아서 하겠지
아무튼 일단 복귀하자, 빨리
(준호) 네
저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범구의 한숨]
(범구) 호열아
(호열) 상병 한호열
[호열의 헛기침]
(범구) 잘했다
[라이터를 탁 열며] 안 덤빈 거 잘했다고
[범구가 라이터를 탁 닫는다]
(호열) 예
[한숨]
[어깨를 탁 짚는다]
기영이가 황장수 집 주소 보냈지?
(범구) 경찰한테 전달했고?
그거 준호한테 있지 말입니다
[휴대전화 진동음]
(범구) 야, 이 미친 새끼야! 너 지금 어디야?
늦습니다, 경찰은, 지금 가야 됩니다
뭐?
(준호) 조석봉 일병이 바로 움직일 겁니다
(범구) 무슨 근거로, 이 새끼야!
직감입니다
죄송합니다
야, 안준호, 야, 야!
[숨을 후 내뱉는다]
[한숨]
한호열
(범구) 뭐 하냐?
(호열) 저 차 좀 빌리겠습니다
[호열이 안전벨트를 달칵 채운다] (범구) 어?
[자동차 시동음]
(호열) 탈영한 안준호 이병 잡아 와야죠
(범구) 뭐? 야, 야
야, 야, 야!
일로 안 와, 인마!
[범구의 짜증 섞인 신음]
[한숨]
(사장) 야
너 이거 치울 때 나한테 물어보고 치우라니까?
아니, 유통 기한이 지나서…
(사장) 아이, 돌았나 어디서 말대꾸를…
야
유통 기한이 지났다고 바로바로 치우면
적자 나는 건?
네가 메꿀 거야? 어?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사장) 아, 다시 채워 놔
아이, 군필이라 뽑아 놨더니만 진짜, 씨, 쯧
[휴대전화 진동음]
[우유 팩을 툭 내려놓는다]
(장수) 아휴, 씨발 새끼, 진짜 [도어 록 작동음]
언제 죽이지?
어휴, 군대에 있을 때가 좋았다, 씨발
쯧
[초인종이 울린다]
[도어 록 작동음]
황장수 병장님 전화를 왜 이렇게 안 받으십니까, 예?
뭐냐?
꿈이냐, 이거?
꿈 아닙니다, 지금 시간이 없어 가지고
(준호) 조석봉 일병 있잖습니까
아니, 씨발
아니, 꿈에 나와도 좆같은 새끼가 뭔 좆같은 새끼 얘기를 하고 있어?
[떨리는 숨소리]
조석봉 일병이 찾아올 겁니다
뭐?
잠시만 문 좀 열어 주십시오 지금 위험해서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고맙다
조심히 가라
(준호) 잠깐만…
[준호의 한숨]
하, 미치겠네, 진짜
[준호의 다급한 숨소리]
하, 미치겠네
[의미심장한 효과음]
[호열의 한숨] [경적이 여기저기서 울린다]
범구 형 탓이 아니야, 이거
경기도 교통은 미래가 없어요
얘는 전화를 왜 안 받는 거야?
[휴대전화 진동음]
어, 여보세요
(경비원) 들어가세요 [주민들이 인사한다]
(준호) 아니, 엄마, 그게 아니고
다 했어
어, 아유, 아이, 올라간다니까요?
예, 잠시만, 네
(호열) 아, 뭐라는 거야, 어?
죄송합니다, 경비 아저씨 때문에
(호열) 황장수 만났어?
[한숨]
있어 봐, 나 지금 가는 중이니까
잠시만 말입니다 [긴장되는 음악]
(준호) 저기요
누구세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아이, 죄송합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한숨]
[자동차 시동음]
[긴장되는 음악]
조석봉 일뱀!
씨…
[입차 경고음]
[준호의 힘주는 신음] [타이어 마찰음]
[준호의 힘겨운 신음]
[석봉의 힘주는 신음] (준호) 조석봉 일병님
조석봉 일뱀! 잠시만
[석봉의 다급한 숨소리]
[준호의 아파하는 신음]
(준호) 아, 죄송합니다
(석봉) 비켜!
씨…
[준호의 힘주는 신음]
조석봉 일뱀!
그만 데려가겠습니다
(석봉) 씨발 [준호의 힘주는 신음]
[석봉의 아파하는 신음]
죄송합니다
[소란스럽게 싸운다]
[전기 충격기 작동음] [준호의 힘겨운 신음]
[거친 숨소리]
(석봉) 준호야
[석봉의 거친 숨소리]
[수갑을 달그락거리며] 너도 박성우 깠잖아, 그렇지?
[수갑을 달칵 채운다]
미안해
[엘리베이터 도착음]
[가방을 직 연다]
[긴장되는 음악]
[엘리베이터 도착음]
[떨리는 숨소리]
[초침이 째깍거리는 효과음]
[초인종이 울린다]
(장수) 오타쿠, 형 보고 싶었구나?
[석봉의 아파하는 신음]
야, 상또라이 새끼, 씨발, 뭐 하냐?
고참을 봤으면 벌떡 일어나서 경례를 해야지
[겁먹은 신음]
[웃으며] 왜?
왜, 여전히 무서워?
막상 만나니까 안 되겠어?
하, 야
야, 뭐 좀 물어보자 [거친 숨소리]
너 뭘 어쩌고 싶은 건데?
아이, 나 제대했잖아, 어?
다 끝났잖아
뭘 더 어쩌고 싶은 거냐고
어?
아니, 아니
아니, 네가 뭘 어쩔 수는 있다고 생각한 거냐?
[버럭 하며] 어!
대답해, 이 폐급 새끼야!
[씩씩거린다]
언제까지
이 지랄을 하려 했는지
대답해, 이 개새끼야!
씨발 새끼야
[석봉의 거친 숨소리]
[장수가 씩씩거린다]
왜, 왜 떠십니까?
뭐?
[웃음]
(석봉) 무서우십니까?
이런 미친 새끼가, 씨 [문이 덜컥 열린다]
(주민) 거, 좀, 저 조용히 좀 합시다, 그
신, 신고하기 전에
(장수) 하세요, 씨발 이 새끼 범죄자 새끼니까
[석봉의 힘주는 신음] [장수의 아파하는 신음]
[몽환적인 음악]
[웃음]
저 새끼 내가 부쉈어, 이씨
[웃음]
아! 씨발
좆도 아닌 새끼, 뒈지려고, 씨
아이씨
아! 씨발
(석봉) 아! 씨발
[석봉의 웃음]
내가 무서워? 씨발
씨발, 내가 무섭냐고, 이 씨발 새끼야
씨발!
좆도 아닌 게, 씨발
[석봉의 웃음]
[석봉의 아파하는 신음]
[호열이 수갑을 잘그락거린다]
[준호의 힘주는 신음] (석봉) 야, 씨발, 왜
- (석봉) 야, 씨발, 왜… - (준호) 미안합니다
[호열이 수갑을 달칵 채운다] 야, 씨발, 왜!
왜! 씨발
야, 씨발, 이제 시작이라고, 씨발 놈아
- (석봉) 아, 씨발! - (준호) 미안합니다
[석봉이 씩씩거린다]
(장수) 개새끼, 잡혔네, 이거?
[석봉의 분한 신음] 너 이 씨발 놈아! 딱 거기까지야, 이 개새끼야
씨발 새끼야, 너 거기 가만있어
(석봉) 씨발 놈아!
씨발, 이거 경찰서 가냐?
- (석봉) 씨발, 씨발… - (장수) 얘 감옥 가지?
(준호) 이 개씨발 새…
- (석봉) 씨발, 진짜 - (호열) 야
장수야
[석봉이 씩씩거린다]
너 전역한 걸 다행으로 알아
[거친 숨소리]
(장수) 하, 씨발, 뭐라냐? 씨발, 병신들이
야, 이 씨발 놈아 너 거기 가만있어, 씨발!
(석봉) 야, 씨발 저 새끼 잡으라고, 씨발!
야, 준호야 저 새끼 잡아, 제발 좀, 씨발!
잡으라고, 씨발!
[범구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해 뜨면 너희 다 탈영 처리 하려 그랬어
(호열) 동절기라 해가 늦게 뜨지 말입니다
[한숨]
하, 이 새끼들
[한숨]
(범구) 응, 호열아
그, 경찰이랑 마무리하고 복귀해
그래, 고생하고
[떨리는 숨소리]
(범구) 조석봉
죽인다고 복수가 아니다
[울컥하는 신음]
사람이 죽을 때 되면 반성할 거 같냐?
그냥 그러고 죽는 거야
존나게 평화롭게
그럼 죽인 사람은?
그때 가서 후회하지
'아, 씨팔'
'뒈진 새끼는 아무것도 반성 안 했는데'
'이젠 책임이고 나발이고 물 수가 없네, 이거, 씨발'
그러면서 평생 후회한다
'살려 둘걸'
'살려 두고 책임지게 할걸'
(석봉) [떨리는 목소리로] 잘난 척은
뭐?
다 알고 있었으면서
다들 방관했으면서
조석봉 일뱀
왜 내가 벌을 받아야 되는데? [긴장되는 음악]
- 나쁜 건 그 새낀데! - (범구) 야, 조석봉!
(석봉) 왜 내가 벌을 받아야 되는데, 왜!
- (준호) 석봉이 형, 석봉이 형! - (석봉) 씨발, 왜, 왜, 씨발, 왜!
(준호) 석봉이 형! 그만, 석봉이 형 석봉이 형, 그만해
[석봉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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