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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7

 

 [한숨]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진짜 돌겠네돌겠어  [흥미진진한 음악]

 

 가지가지 한다  가지가지 해진짜?

 

 (동천)  왜요뭔데요?

 

 아니삼산텍 서 대표 말이야

 

 (지평)  뭐 물어볼 게 있다고  밤새도록 나한테 문자를 보내는데

 

 봐 봐  400개가 넘어, 400개가

 

 (동천)  400개요?

 

 미쳤네멘토가 호구인가

 

 아니그걸 어떻게 다 답을 해요?

 

 어쩌겠어해야지

 

 멘토는 괜히 맡아 가지고  진짜

 

 뭔 고생이니이게정말아유

 

 - 고생 맞죠?  - (지평그럼이게 고생이지

 

 내가 아주  내 팔자를 사서 꼰다사서 꽈?

 

 (지평)  

 

 맞아

 

 [기지개 켜며]  다 끝났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피곤하다

 

 [문이 달칵 열린다]

 

 서 대표

 

 왜 저래말과 행동이 따로 놀아

 

 (지평)  서 대표여기 웬일입니까?

 

 주주 명부 검토 좀 부탁드리려고요

 

 메일로 보내면 되지  번거롭게 여기까지 옵니

 

 

 

 드릴 말씀도 있고 해서요

 

 (지평)  내일 중으로  창업 지원금 입금될 겁니다

 

 (달미)  감사합니다

 

 - (달미안 가요?  - 먼저 들어가세요

 

 저 형이랑 마저 할 얘기가 있어 가지고

 

 그럼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할 얘기라니뭡니까?

 

 

 

 오늘 달미한테  사실대로 얘기할까 합니다

 

 사실?

 

 설마 편지요?

 

 

 

 갑자기 왜?

 

 언젠간 닥칠 버그를  미리 제거하려고요

 

 - (지평얘기하지 말죠  할 겁니다

 

 그럼 다 끝날 텐데?  서달미와의 관계도삼산텍도

 

 아니요

 

 - 별일 없을 거예요  - (지평무슨 자신감이지?

 

 팀장님이야말로 무슨 자신감이세요

 

 (도산)  15년 전 편지가 무슨 힘이 있다고  끝을 장담합니까

 

 지금 당신보다는

 

 힘이 있어 보이는데

 

 

 

 두고 보죠

 

 [차분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지평의 웃음]

 

 [문이 달칵 닫힌다]

 

 '두고 보죠'?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지평)  두고 봐?

 

 [헛웃음]

 

 자기가 뭔데  [자동차 시동음]

 

 [내비게이션 음성]  잠시 후 좌회전입니다

 

 두고 봐?

 

 내가 왜?

 

 두고 못 봐!

 

 [성난 신음]  [타이어 마찰음]

 

 (원덕)  아이…  [원덕의 어색한 웃음]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집에 데리고 와

 

 한참 됐지

 

 (달미)  장장 15년이나 된 사이인데  데리고 올 만하지

 

 [어색하게 웃는다]

 

 아이고저기

 

 집에 반찬이 하나도 없다

 

 - (원덕달미야  - (달미?

 

 (원덕)  마트 가서 갈치랑  그미역 좀 사 와라

 

 저 괜찮아요  저녁 안 먹어도 돼요

 

 난 먹어야 돼얼른 갔다 와

 

 - 지금?  - (원덕

 

 우리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있어

 

 (달미)  할머니이상한 소리 하지 마

 

 [문이 철컥 여닫힌다]

 

 [한숨]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한숨]

 

 (원덕)  우리 달미한테 네 얘기 많이 들었다

 

 언젠가 보겠지 했는데

 

 이렇게 얄궂게 만날 줄 몰랐네

 

 (도산)  눈이 많이 안 좋으세요?

 

 아직 괜찮아

 

 잘 보여

 

 (원덕)  관리만 잘하면

 

 나빠지더라도 천천히 나빠진다더라고

 

 달미는 모르죠?

 

 몰라

 

 그러니까 너도 모르는 척해

 

 아니어떻게 그래요

 

 - 달미가 나중에 알면 얼마나…  - (원덕울겠지

 

 왜 말 안 했냐고

 

 원망하며 울겠지

 

 (원덕)  그리고

 

 [잔잔한 음악]

 

 너처럼 날 딱하게 보겠지

 

 - 할머니저는  - (원덕난 그 딱한 눈이 싫다

 

 그 눈을 보면

 

 진짜 내가 큰일 난 거 같아

 

 당장

 

 세상의 모든 빛이 몽땅 사라지고

 

 일상이 송두리째 박살 날 거 같고 그래

 

 그런다고

 

 내 눈이

 

 좋아질 리도 없는데 말이지

 

 그 딱한 눈은 너 하나만 하자?

 

 더는

 

 그런 눈 보태기 싫어

 

 요즘 달미가

 

 네 덕에 많이 웃어

 

 (원덕)  너 만난 날부터

 

 나만 보면 온통 네 얘기야

 

 눈이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거리면서  재잘대는데

 

 너도 알지?

 

 우리 달미

 

 웃으면 눈이 정말 이쁜 거

 

 

 

 [울음을 참는다]

 

 알죠

 

 다 도산이 네 덕이다

 

 네 덕에

 

 그 이쁜 눈을

 

 요즘 원 없이 봐

 

 조금 더 보면

 

 나중에 눈이 멀어도

 

 여한이 없을 텐데

 

 안 될까?

 

 내가 너무 염치없는 부탁인가?

 

 아니요

 

 아닙니다

 

 너만 믿는다

 

 절대 얘기하지 마?

 

 

 

 달미한테도지평이한테도?

 

 [당황하며]  한지평 팀장님요?

 

 응  [힘주는 신음]

 

 (원덕)  그 순딩이가 알면

 

 빚 타령 하면서 오바육바 떨 게 뻔해

 

 아이고지겨워

 

 [차분한 음악]  (도산)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절망

 

 그 절망마저 일상으로 묵묵히 치환하는  할머니를 보며 알았다

 

 (지평)  미안합니다진짜 황당하겠지만

 

 인생에 큰 빚을 진 분 부탁이라

 

 딱 한 시간입니다한 시간만  편지 속의 남도산인 척해 줘요

 

 (도산)  나를 나도 모르는 첫사랑에게 인도하고

 

 그러니까 얼마나 큰 빚이길래

 

 팀장님 재력으로 감당이 안 돼요?

 

 돈으로 갚을 수나 있었으면 좋겠네

 

 (도산)  누군가에게 갚을 수 없는

 

 태산 같은 은혜를 베푼 분이

 

 저분이구나

 

 이 기적 같은 모든 일의 시작이

 

 바로 저분이었구나

 

 - 할머니  - (원덕

 

 (도산)  할머니제가

 

 드릴 게 있는데요

 

 (원덕)  ?

 

 이거 제가 직접 짠 수세미거든요?

 

 아휴

 

 (원덕)  이야

 

 너 손재주 좋다?

 

 이야좋네?

 

 (도산)  아이

 

 - 이게 RGB라고  - (원덕

 

 빛의 삼원색으로  제가 이렇게 삼원색을 약간

 

 뭐랄까  좀 영감을 받아서 만든 수세미인데  [원덕의 호응하는 신음]

 

 뭐지그 애매한 반응은?

 

 거의 15년 만에 보는 건데  반갑지도 않나?

 

 한 팀장님  [차 문이 탁 닫힌다]

 

 (지평)  남도산 씨아니

 

 도산이 어디 있어요?

 

 도산이 우리 집에 있는데요?

 

 (지평)  

 

 (달미)  왜요?

 

 근데 여긴 어쩐 일로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달미)  할머니인사해요

 

 여기 우리 회사 멘토이자

 

 도산이랑 친형제처럼 각별한  한지평 팀장님

 

 (원덕)  아유

 

 아유안녕하세요

 

 (지평)  안녕하세요

 

 (달미)  그리고 여기는 청명핫도그 CEO이신  우리 할머니

 

 최원덕 여사님요

 

 처음 뵈뵙겠습니다

 

 근데

 

 (원덕)  여긴

 

 이 시간에 어쩐 일로 오셨나

 

 저는 그게

 

 (지평)  저 친구랑 급히 할 말이 있어서

 

 가자나랑 얘기 좀 해

 

 (달미)  무슨 얘기인데요?

 

 

 

 (도산)  그 얘기는 형 뜻대로 할게

 

 내 뜻대로?

 

 형 뜻대로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익살스러운 음악]

 

 - 그래?  - (도산

 

 그래그럼 갈

 

 수고하세요

 

 저기저녁 식사는 하셨어요?

 

 - (지평아니…  - (도산달미야달미야

 

 형 약속 있어

 

 - 그래?  - (도산그렇지?

 

 - 없는데?  - (도산있잖아

 

 없어

 

 (지평)  그럼 신세 좀 지겠습니다

 

 아이고

 

 [지평의 헛기침]

 

 [익살스러운 효과음]

 

 (도산)  

 

 밥 먹고 갈게

 

 [익살스러운 효과음]

 

 (달미)  할머니이렇게 둘이 서 있으니까

 

 우리 집 천장  되게 낮아 보인다그렇지?

 

 그러게

 

 (원덕)  아이고마침 잘됐다

 

 장정들 온 김에

 

 우리 화장실  형광등 좀 갈아 줄 수 있나?

 

 - 그럼요  그럼요

 

 [익살스러운 음악]

 

 제가 할게요  제가 형보다 키가 더 크니까

 

 겨우 1, 2cm 큰 거 가지고 뭐

 

 - (도산무슨형  그렇게 큰 차이 별로

 

 - 별 차이 없어요진짜  - (도산무슨 소리야

 

 (도산)  봐 봐그냥 딱 봐 봐  내가 어떻게 형보다 1, 2cm가 커

 

 (지평)  그래, 4cm, 4cm 크다?

 

 (도산)  ?

 

 - (도산?  - 얘보다 짧은 4cm, 됐지?

 

 (지평)  어디입니까?

 

 화장실 어디예요

 

 화장실

 

 - (달미저쪽…  - (지평저쪽에?  [익살스러운 음악]

 

 [원덕의 당황한 신음]

 

 [도산과 지평의 아파하는 신음]

 

 [지평의 힘주는 신음]  (도산)  

 

 내가 할게?  나 컴공 전공이야

 

 (지평)  비켜비켜  나 조조명 회사 지분 있는 사람이다

 

 나 회로 이론전력 공학  다 A 플러스야

 

 나 우리나라의 조명의 종류역사

 

 마진유통까지  내가 다 꿰고 있는 사람이거든?

 

 (도산)  알았어알았어  형조명이야그냥

 

 [지평이 말한다]

 

 둘이 진짜 각별하다  완전 친형제 같아  [지평과 도산이 계속 아웅다웅한다]

 

 (지평)  쉬어쉬어잠깐만잠깐만잠깐만

 

 [함께 숨을 깊게 내뱉는다]

 

 [흥미진진한 음악]  [지평과 도산의 신음]

 

 (지평)  그냥 컴퓨터나 만져가서

 

 [힘주며]  에이씨

 

 [힘주는 숨소리]

 

 (도산)  달미야샤워기 다 고쳤는데  뭐 더 고칠 거 없어?

 

 (지평)  화분 다 옮겼는데  또 뭐 옮길 거 없습니까?

 

 힘쓸 거 있으면  이번에 싹 다 얘기하세요

 

 - 없어요없어요  - (도산) 20대인 내가 더 힘이 세니까

 

 - 나한테 시켜그냥  - (지평너 거북목이잖아

 

 힘쓰다가 디스크 터지면 큰일 나  형이 걱정돼서 그래

 

 (지평)  말해 줘요뭐예요

 

 이제 할 거 없으니까 밥 드세요

 

 - 네  

 

 [지평의 헛기침]  (원덕)  

 

 - (지평갈치  - (도산대박

 

 (달미)  요즘 갈칫값 장난 아니더라

 

 제가 공평하게 나눠 드릴게요

 

 할머니

 

 그리고 한 팀장님  [지평의 탄성]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다지 공평하지 않은 거 같은데

 

 (달미)  아유우리 할머니 샘도 많지  [원덕의 웃음]

 

 할머니

 

 [원덕의 어색한 웃음]

 

 (원덕)  얘기 많이 들었어요

 

 우리 달미한테 그렇게 잘해 준다고

 

 아주 귀인이야귀인

 

 그게

 

 엄밀히 말해서

 

 (달미)  도산이한테 귀인이지

 

 나는 그냥 덤으로 챙겨 주시는 거고

 

 덤 아닌데

 

 ?

 

 누굴 덤으로 도와줄 만큼 나

 

 인심 좋은 사람 아닙니다

 

 한가한 사람도 아니고

 

 그럼 왜 저까지 챙겨 주시는데요?

 

 [차분한 음악]

 

 회수하려고

 

 회수요?

 

 나 투자자입니다

 

 공짜로 도와주는 거 아니니까  나중에 열 배로 갚아요

 

 그럼요갚아야죠

 

 잘 먹겠습니다

 

 - (달미조심히들 가요  - (지평

 

 (달미)  근데 둘이 따로 가게?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탈래?

 

 데려다줘?

 

 그럴까그럼?

 

 서 대표님  그메일 확인해 봤습니까?

 

 (달미)  메일요아직

 

 저번에 보냈던 질문들 있죠?

 

 메일로 답변 보냈습니다  확인해 봐요

 

 (달미)  ?  저 문자 한 400개 넘게 보냈는데

 

 - (달미그거 전부 다요?  - (지평

 

 461개 전부 다

 

 [발랄한 음악]  [놀란 신음]

 

 (달미)  진짜요?

 

 대박

 

 너무 감사해요진짜

 

 그러면

 

 제가 팀장님한테  보답을 하는 차원으로다가

 

 - (달미어떻게든 제가  - (지평머리

 

 (달미)  어떻게든 제가 탁월해질게요

 

 (지평)  탁월해진다…  그게 결심으로 됩니까?

 

 안 되죠근데 결심 안 하면  아예 안 되니까요

 

 알겠습니다

 

 (지평)  가자도산아

 

 - 그래  - (지평여기

 

 (도산)  잠깐만달미야

 

 내가 아까 지분 얘기 깜빡하고  대답 못 했다

 

 너는 지분 71%를 확보한 CEO

 

 난 네 지분 맞고

 

 완벽한 네 편이고

 

 그리고 끝까지  우리는 무조건 한 팀?

 

 그러니까 나 믿고  걱정하지 마알았지?

 

 (달미)  

 

 [달미의 웃음]

 

 - 얼른 들어가  - (도산알았어

 

 - (도산춥다들어가응  - (달미

 

 옆으로 타야지

 

 두고 보자더니 뭡니까?

 

 편지  뭐얘기한다 그러지 않았어요?

 

 하지 말라면서요

 

 내 핑계 대지 말지?

 

 보니까 말할 용기도 없는 거 같던데

 

 저 다음 신호에서 내려 주세요

 

 - (도산버스 타고 갈게요  왜요내가 데려다줄게요

 

 아니에요부담돼요  그냥 저 버스 타고 갈게요

 

 남도산 씨 참  사람 헷갈리게 하는 재주가 있네

 

 (지평)  야심가라며

 

 그럼 야심가답게 이용할 건 이용해요  나든 서달미든

 

 이용하는 거 아닙니다

 

 전 이제 달미를 진짜로

 

 [타이어 마찰음]

 

 내려요  [도산의 한숨]

 

 버스 타고 간다며

 

 (도산)  [한숨 쉬며]  

 

 뭐 해요안 내리고?

 

 저 진짜 헷갈려서 그러는데

 

 팀장님 혹시

 

 저 질투하세요?

 

 질투?

 

 (지평)  이봐요남도산 씨

 

 지금 뭐질투가 뭔지 모르죠?

 

 그거 모르고 물어본 거죠?

 

 - 질투 아니란 거죠?  - (지평

 

 - 아닙니다  - (도산그럼 됐습니다

 

 - (원덕달미야  - (달미?  [잔잔한 음악]

 

 (원덕)  너는 어떤 도산이가 더 좋아?

 

 (달미)  어떤 도산이?

 

 (원덕)  15년 전에 너한테 편지를 썼던  도산이가 좋냐

 

 아니면 다 커서 만난 도산이가 좋냐

 

 (달미)  으음무슨 질문이 그래?

 

 그걸 왜 나눠같은 사람인데?

 

 알지그래도 나눈다 치면

 

 언제 적 도산이가 더 좋아?

 

 나눈다 치면?

 

 글쎄그게 되나?

 

 - 근데 그런 걸 왜 물어?  - (원덕?

 

 아이아니

 

 (원덕)  그 편지 없이 도산이를 만났으면  어땠을까 해서

 

 아이고

 

 네 까탈스러운 기준에 통과를 했으려나

 

 참 나내가 뭐가 까탈스러워

 

 까탈스럽지

 

 (원덕)  맞춤법 틀리면 안 되지  공감 잘해 줘야지

 

 무례하면 안 되지  꼭 약속하고 만나야지

 

 지켜야 될 게 한두 개냐?  헌법보다 많을걸?

 

 에이그건 기본이지

 

 (원덕)  암튼 누가 더 좋아?

 

 편지 써 준 도산이?  지금 도산이?

 

 [숨을 들이켠다]

 

 [주전자 증기 소리가 들린다]  글쎄

 

 굳이 따지자면

 

 [증기 소리가 요란하다]

 

 [어이없는 숨소리]

 

 [지평의 헛웃음]

 

 내가 할 게 없어서 질투를

 

 !

 

 아니어떻게 내가 자기를  질투한다고 생각하지?

 

 영실아질투가 뭐야

 

 [인공 지능 음성]  '질투' MBC 드라마입니다

 

 1992 7 21일에 종영했어요

 

 너마저 왜 그러냐?

 

 질투의 사전적 정의가 뭐냐고

 

 [인공 지능 음성]  질투란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가 아닌 타인을 더 사랑한다고  생각될 때 생기는 감정으로

 

 (지평)  [손가락을 딱 튀기며]  거봐일단 전제부터가 틀리잖아

 

 [인공 지능 음성]  전제가 틀린가요?

 

 (지평)  그래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요

 

 없는데 어떻게 질투를 하냐고없는데

 

 [인공 지능 음성]  그럼 질투가 아닌가 보네요

 

 그래아니야

 

 [부드러운 음악]

 

 아니야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엘리베이터 조작음]

 

 [달미의 놀란 신음]

 

 "연필"

 

 "전자계산기"

 

 "창문"

 

 [카메라를 툭 내려놓는다]  [헛기침]

 

 [밝은 음악]

 

 (달미)  창업 지원금 1억을 받으면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요?

 

 (지평)  스타트업의 경비 지출 속도를  번 레이트라고 합니다

 

 그 번 레이트를 먼저 계산해야  몇 달을 버틸 수 있는지가 나와요

 

 (달미)  스타트업의 경비 지출 속도를  번 레이트라고 하는데

 

 (지평)  매달 얼마 쓰는지를 봐요

 

 (달미)  우리가 창업 지원금으로

 

 (지평)  예비비로 30%를 미리 잡아 두고

 

 (달미)  여기서 일단 예비비로 30% 잡아 두고

 

 남은 7천 중에

 

 교통비통신비장비비를  천만 원으로 잡고

 

 우리 인건비를 월 200씩 잡으면  [반짝이는 효과음]

 

 (함께)  대박!

 

 겨우?

 

 (함께)  적다는 뜻?

 

 많다는 뜻?

 

 많죠우린 지난 2년간  월급을 받아 본 적이 없어요

 

 (사하)  난 지난 2년간 카드값이  200 이하로 나온 적이 없어

 

 - 요  - (도산자랑입니다

 

 자랑이죠내 돈 벌어서 내가 썼는데

 

 [호응한다]  [달미의 한숨]

 

 (달미)  잠깐만요잠깐만요  지금 문제가 200이 아니고

 

 그럼 우리 인건비가 월 천이고

 

 그럼 우린 딱 6개월 버틸 수 있어요

 

 [흥미진진한 음악]  - 6개월?  - (철산그것밖에 안 된대요?

 

  6개월 안에  반드시 성과를 내야 돼요

 

 왜냐하면 한 팀장님 말로는

 

 (달미)  3개월 후에 데모 데이라는 걸 하는데

 

 거기에 내로라하는 투자자들이  다 모인대요

 

 (용산)  알아요  거기서 3개월간 성과 발표를 하면

 

 이제 투자자들이 후속 투자를 결정하죠

 

 저렇게

 

 (도산)  , 10억을 투자받으면 회사 가치가

 

 지분을 10%를 줬다면  기업 가치는 100

 

 100

 

 (도산)  그럼 저긴 40억이니까

 

 저기도 10%를 줬으면 400억 밸류

 

 시리즈 A 끝났겠네요

 

 우리의 미래네

 

 [함께 웃는다]

 

 (사하)  글쎄너흰

 

 아니그대들의 미래는  저쪽이 될 수도 있죠

 

 (달미)  후속 투자를 못 받으면 어떻게 되죠?

 

 (지평)  둘 중 하나예요

 

 매출을 일으켜 돈을 벌어 오거나

 

 아니면 떠나거나

 

 (달미)  다들 회의하러 갑시다회의

 

 - (철산빨리야  - (도산가자

 

 (민 대표)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아유

 

 걱정 마세요대표님

 

 제가 제품 테스트시켜서  꼼꼼하게 피드백받아 오겠습니다

 

 (민 대표)  사례를 해 드려야 하는데 저희가

 

 (천호)  아이걱정 마세요

 

 재능 기부 차원으로다가  해 드리는 거니까

 

 물론 디자인이나  마케팅 쪽도 가능합니다

 

 대신 아시죠?

 

 지분 1%

 

 - (민 대표잘 알고 있습니다  

 

 근데 유저들은 섭외된 거죠?  [엘리베이터 도착음]

 

 (천호)  그게

 

 저기들 오네요

 

 어이남도산이!  [철산의 놀란 탄성]

 

 뭐야여기까지 진출했어?

 

 [익살스러운 음악]

 

 - 누구?  - (도산?

 

 우리 사촌 형

 

 (도산)  형인데 남천호

 

 그 지분 1%

 

 그게 바로 접니다

 

 (달미)  안녕하세요

 

 - (도산이게 뭐야?  - (천호이게

 

 (천호)  10기 위펄스 팀에서 만든  프로토타입이래

 

 ET라고 이모션 트랜지스터

 

 감정을 표현해 주는 장치야

 

 봐 봐

 

 이게 펄스 옥시미터 원리를  응용한 장치인데

 

 이게 설렐 때는 파란색 불이 들어오고

 

 거짓말할 때는 빨간색

 

 그냥 그저 그럴 때는 꺼진다네?

 

 [도산의 못마땅한 숨소리]

 

 이게?

 

 [발랄한 음악]  [철산의 당황한 신음]

 

 

 

 뭐대요

 

 - (달미대박  - (도산대박  [천호와 용산의 탄성]

 

 (달미)  진짜네?

 

 정확하네

 

 [고양이 울음 효과음]

 

 [헛기침]

 

 [달미의 제지하는 신음]

 

 근데 우리가 이걸 왜

 

 (천호)  프로토타입이니까

 

 개선 방향이나  아이디어가 필요할 거 아니야

 

 다들 테스트해 보고  가열찬 피드백 부탁합니다

 

 스타트업끼리 상부상조 좋잖아!

 

 여기서도 지분 1% 받았지?

 

 그럼그래야 내가  한국의 보니 브라운이 되지

 

 (철산)  보니 브라운그건 또 누구대요?

 

 구글 초창기 때 마사지사

 

 그때 받은 스톡옵션으로  지금은 백만장자

 

 [천호가 손가락을 딱 튀긴다]  그분이 내 롤 모델이야

 

 (천호)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들을 찾는다  내 재능 기부를 한다

 

 지분 1%만 받는다

 

 그중의 하나가 구글처럼 대박이 난다

 

 그럼 난 백만장자가 된다!

 

 [흥미진진한 음악]  - !  - (용산!

 

 (천호)  상상만으로도 설레

 

 대표님 뭘 생각했길래  파란불이 들어오시나?

 

 아니

 

 (달미)  그중의 하나가 우리면 어떨까 해서요

 

 그중의 하나?

 

 (사하)  이 삼산텍이 구글처럼 된다고?

 

 말이 된다고 생각해?

 

 [불이 탁탁 켜진다]

 

 [영어]  다들 미쳤어?

 

 (도산)  [한국어]  

 

 이거 의사 결정 하는 데 도움이 된다

 

 - 그렇지그렇지?  - (도산

 

 [철산의 웃음]

 

 다들 깜짝 놀랄 준비 해요잉?

 

 (철산)  내 솔루션은 겁나 기똥찬게

 

 - (철산이름하여 '매생이를 지켜라!'  - (도산천연기념물?

 

 천연기념물은 살쾡이고  내가 말하는 것은 매생이!

 

 (철산)  내가 님네 집에 시시때때로 보내 주는  그 매생이

 

 - 미안  - (철산우리 아부지가

 

 매생이 양식장을 헌디

 

 (철산)  이놈의 오리들이

 

 매생이 엽채를  허벌나게 묵어 쌓아요?

 

 하루 죙일 아부지가 버티고 앉아 갖고

 

 오리가 나오면 종 치고  나오면 종 치고

 

 그래도 처묵어

 

 , 24시간 버티고  앉아 있을 수도 없고?

 

 근디 우리가 가진  이미지 인식 기술로

 

 그 오리를 감지를 해 부러

 

 오리가 딱 나왔다?

 

 글믄 경적을 빵!  [경적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3천 톤 나오던 매생이가  5천 톤의 시대로!

 

 겁나 설레고 겁나 떨리지 않아요?

 

 않아유

 

 아닌갑네

 

 (사하)  시작 버튼을 딱 누르면  내 얼굴이 셀피 컷으로 나타나고

 

 얼굴을 분석하면 그 옆에  직업 운애정운학업 운건강 운이

 

 과학적인 데이터로 쫙

 

 관상을 이미지 인식으로 접근한다?

 

 (철산)  오메사하 님겁나 설렌디요

 

 [철산의 웃음]

 

 (도산)  이철산 님  관상 안 믿으시잖아요

 

 오늘부로 믿어요

 

 (철산)  남도산 님도 하루아침에  혈액형 믿었잖아요

 

 [용산이 호응한다]

 

 (용산)  요즘 펫코노미가 엄청 뜨잖아요

 

 근데 이런 뻔한 펫커머스 말고

 

 강아지가 직접 온라인 쇼핑을 하는  서비스 어때요?

 

 강아지가 직접요어떻게요?

 

 이미지 인식으로  강아지 표정을 학습시키는 거예요

 

 (용산)  호기심이 생겼을 때 표정을 인지해서

 

 강아지가 그 표정을 딱 지을 때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는 거죠

 

 [달미와 사하가 호응한다]

 

 (사하)  나쁘지 않네요

 

 수익 모델도 확실하고  타깃층도 확실하고

 

 근데 용산 님  안경 쓰니까 살짝 상큼하려 그러네?

 

 [밝은 음악]

 

 

 

 (철산)  상큼상큼 아니고 시큼

 

 신김치맹키로 시큼

 

 그리고 수익 모델은 매생이만 못하지

 

 매생이는 매년  3천 톤이 넘게 나온당게요?

 

 [철산의 못마땅한 신음]

 

 (도산)  나는 우리가 갖고 있는  알고리즘을 이용한

 

 솔루션을 생각해 봤는데

 

 

 

 봐 봐요

 

 인식률이 대단하죠?

 

 (철산)  아이그럼

 

 속도나 인식률로나 뭐

 

 국내에서 따라올 팀이 없지

 

 (용산)  우리가 이 기술로 코다에서  1등 했잖아요

 

 [철산의 웃음]

 

 (도산)  내가 며칠 전에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우리 이미지 인식을 이용한  솔루션 중에

 

 (달미)  아직도 확인을 안 하네

 

 (도산)  ?

 

 (달미)  아니한 팀장님 말이야

 

 우리 사업 아이템 회의한 거  메일 보냈거든

 

 근데 아직도 수신 확인이 안 떠

 

 문자 보내도 답도 없고

 

 한 팀장님이다

 

 한 팀장님!

 

 한 팀장님!

 

 한 팀장님한 팀장님!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벨 소리]

 

 (달미)  ?

 

 방금 일부러 내 전화 안 받은 거 같지?

 

 형 요즘 많이 바쁜가 봐  내 전화도 막 씹어

 

 [통화 연결음]  그래?

 

 (도산)  아침 뭐 먹을까?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밤새도록 라면만 먹었더니  밥이 당기는데

 

 길 건너에 백반집 하나 생겼던데  가 볼래?

 

 그래

 

 [흥얼거리며]  백반김치찌개

 

 (철산)  정이 징하게 일찍 나오네

 

 ()  너희들이야말로 열심이다  밤새웠나 본데?

 

 (용산)  파이팅이다

 

 [익살스러운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용산이 하품한다]

 

 [용산과 철산의 피곤한 숨소리]

 

 근데 저 쌍둥이들

 

 해커톤 끝나면  바로 먹튀할 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버티지 않냐?

 

 긍게

 

 까딱하면 샌드박스에 말뚝 박겄는디?  [화장실 문이 달그락 열린다]

 

 - (박으려고  - (용산?

 

 [용산의 놀란 탄성]  [현이 손을 씻는다]

 

 ()  먹튀보다 말뚝 박는 쪽이 짭짤해

 

 (철산)  니는?

 

 기척도 없이 나오냐

 

 어디서 나왔어

 

 근디 뭣이 짭짤하대?

 

 우리 대표가 쓸 만해

 

 괜찮은 일거리를 벌써 물어 왔더라?

 

 (용산)  일거리그게 뭐뭔데?

 

 어유

 

 (철산)  뭐여씨  [현이 살짝 웃는다]

 

 (용산)  무슨 일거리?

 

 정한은행요?

 

 (용산)  거기 AI로 인력 감축하는  사업 따냈답니다

 

 그것도 무려 3억짜리

 

 (도산)  아니우리는 왜 빼  우리도 정한은행 데이터

 

 해커톤 데이 때 썼잖아

 

 원 대표 능력자네

 

 (용산)  능력자는 무슨

 

 돌아가는 꼴 보니까  안 봐도 비디오네요

 

 - 뭐가요?  - (용산자기 아빠 백 썼겠죠

 

 정한은행 대표랑 원두정 대표랑  중학교 동창이잖아요

 

 [분한 숨소리]

 

 빌 게이츠가 그랬죠?

 

 (용산)  '인생이란 결코 공평하지 않다'

 

 '이 사실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젠장

 

 [용산의 분한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현)  이거 오늘 바른 오일 맞죠?

 

 (직원)  같이 계산해 드릴까요?

 

 (아현)  

 

 [카드 단말기 음성]  정지된 카드입니다

 

 저기사모님

 

 (직원)  카드가 정지됐다고 나오는데

 

 [성난 숨소리]

 

 이 인간이 또

 

 [상수가 말한다]

 

 인재야

 

 요즘 여기서 자주 뵙네요

 

 - 웬일이세요?  - (두정웬일은

 

 (두정)  이번에 내가 직접 TF 팀 꾸려서

 

 유통 쪽에 AI를 도입해 볼까 하는데  어떠냐?

 

 그거 네가 하는 거지?

 

 어디 제안서 한번 써 내 봐라?

 

 너 시작하는데  아비가 뭐라도 도와줘야

 

 하지 마세요  그냥 가만히 보기만 하세요

 

 (상수)  인마!

 

 너 아버지가 이렇게 막

 

 아유원 대표님?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본데

 

 이 사업 따내겠다고  사람들이 개떼처럼 달려들고 있어요

 

 개떼한테 맡겨그럼!

 

 [한숨]

 

 (인재)  우리 집에서 길렀던 셰퍼드 기억나?  이름이 태백이였나?

 

 태백이가 똥물 먹는 게 보고 싶다고  며칠을 굶기셨죠?

 

 너무 많이 주면 문다고

 

 연명할 정도로만 먹이를 주셨어요

 

 태백인 바보같이  아버지 나오면 좋다고 꼬리 쳤죠

 

 여기 태백이들 개떼처럼 널렸으니까

 

 다른 팀 알아보세요난 싫어요

 

 [차분한 음악]

 

 [헛웃음]

 

 (지평)  대표님

 

 (선학)  고마워요

 

 인재컴퍼니가 정한은행에서  AI 프로젝트 땄던데요?

 

 (선학)  그러게요얘기 들었어요

 

 원인재 대표 대단하죠?

 

 벌써 3억짜리 프로젝트를 따내고

 

 (지평)  멘토 하실 게 없겠어요

 

 (선학)  그러게요날로 먹고 있습니다

 

 [선학의 웃음]

 

 원 대표가 뭘 할지  어떻게 할지 너무 잘 아니까

 

 근데

 

 왜 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는 거 같아요

 

 (지평)  돈이죠

 

 창업하는 데 돈 말고  다른 이유가 있나요

 

 그렇죠돈이죠

 

 (선학)  돈도 좋은 이유고 솔직한 이유죠

 

 근데 이 꼬마는

 

 좀 다를 줄 알았어요

 

 돈 말고 다른 이유를 찾을까 했는데

 

 다른 이유 뭐요?

 

 모르죠아직

 

 (지평)  '복수하기'?

 

 뭐야섬뜩하게

 

 [무거운 효과음]

 

 (달미)  축하해

 

 정한은행 프로젝트 하게 됐다며?

 

 고마워

 

 (인재)  축하하는 너나 고맙다는 나나  참 진정성 없다

 

 성과가 진정성이 있어야  축하도 진정성 있게 해 주지

 

 내 성과가 진정성이 없어 보이나?

 

 없어 보여

 

 (달미)  대신 운이랑 백은 있어 보여

 

 남들은 어려운 게

 

 언니한텐 왜 그렇게 쉬울까?

 

 백으로 땄다고 생각해?

 

 ?

 

 거기 대표랑 언니네 아버지  원 회장이랑 동창이라며

 

 (인재)  우리 아버지 회사에도  AI 프로젝트가 있어

 

 [잔잔한 음악]  백 쓸 거면 그 프로젝트를 따지  왜 굳이 정한은행 걸 땄겠니?

 

 (인재)  정한은행은 해커톤 때 인사했어

 

 끝나고 너 자는 동안에

 

 난 심사 위원으로 왔던  정한은행 담당자를 만났지  [인재가 말한다]

 

 명함 받고 연락했고

 

 프로젝트 제안서 넣었어

 

 그 과정에 우리 아버지는 없었고

 

 너도 기회는 있었어

 

 그냥 네가 무능한 거야

 

 성과를 보면 배울 생각을 해

 

 운이니 백이니 핑계 좀 작작 대고

 

 [한숨]

 

 진부해

 

 (선학)  근데 이 꼬마는

 

 좀 다를 줄 알았어요

 

 돈 말고 다른 이유를 찾을까 했는데

 

 (인재)  언니로서 충고 하나 할까?

 

 네가 진짜 대표면

 

 지금 그러고 멍때릴 게 아니라  당장 사무실로 달려가야 돼

 

 내가 지금 정보 줬잖아

 

 모닝그룹 AI 프로젝트

 

 언니가 안 한 걸 내가 왜 해야 돼?

 

 

 

 필요하지 않아?

 

 어떻게

 

 기회 앞에서 또 자기만 할래?

 

 모닝그룹?

 

 갑자기 생뚱맞게 왜요?

 

 (철산)  우리가 하기로 한 사업이 있잖애요

 

 (달미)  잠깐 미루는 거죠

 

 [잔잔한 음악]  그 사업을 위한  자금을 번다고 생각하고

 

 얼마나 벌 수 있는데요?

 

 (달미)  솔루션 제안만 하면 5

 

 구축해 주면 3

 

 직접 운영 관리까지 해 주면 10억 이상

 

 그 정도면 우리 6개월이 아니라  3년은 넉넉히 버텨요

 

 투자금 받겠다고 전전하지 않아도 되고

 

 어때요난 했으면 좋겠는데

 

 그래요합시다

 

 [놀란 숨소리]

 

 [도산의 헛기침]

 

 미안해

 

 - 뭐가?  - (달미네가 말한 사업

 

 좋긴 한데

 

 알잖아돈이 많이 들어

 

 - 그 돈 벌려면  - (도산알지

 

 [뚜껑을 잘그락 따며]  나는 그냥

 

 네가 걱정돼서

 

 나 왜?

 

 원두정 회장

 

 네 어머니랑 재혼하신 분 아니야?

 

 

 

 엮이기 싫잖아

 

 싫지

 

 바퀴벌레보다 싫지

 

 근데?

 

 우리 할머니가 그랬거든

 

 악연 하나 만드는 건  1억 빚지는 거고

 

 인연 하나 만드는 건 1억 버는 거래

 

 가뜩이나 돈도 없는데  빚은 지지 말아야지

 

 꾹 참고 인연 하나 만들어 보려고

 

 [부드러운 음악]

 

 나 참는 거 잘해

 

 [도산의 웃음]

 

 (도산)  나도 잘 참는데

 

 나는

 

 별명이

 

 생불이야

 

 알아살아 있는 부처  [달미의 웃음]

 

 생불알지?

 

 그래서 나 진짜 화나면

 

 이거

 

 뜨개질을 해

 

 ?

 

 - 진짜로  - (달미진짜로?

 

 화가 나면 뜨개질을 하면서  막 시뮬레이션을 해 봐

 

 - (달미어  막 들이받고

 

 - 막 대들고 막 그런 상상 해  - (달미

 

 그럼 화가 좀 참아져

 

 - 진짜?  - (도산

 

 나도나도

 

 나도 맨날 막 다 때려 부수고 막  막 따지고 막 그런 상상 해

 

 완전 블록버스터

 

 - 진짜?  - (달미진짜

 

 - 너도?  - (달미

 

 뜨개질한다고?

 

 - 아니뜨개질은 안 하지  - (도산

 

 화낼 때 누가 뜨개질을 해

 

 (도산)  내가 방금 한다고 얘기했잖아  [달미의 웃음]

 

 (달미)  두 개 다 하면두 개 다 하면?

 

 (도산)  뜨개질을 이렇게

 

 [차분한 음악]  자세를 딱 잡고 겉뜨기를 해

 

 [함께 웃는다]

 

 뭐야

 

 어느 순간 보니까  2m 정도 겉뜨기를 했더라고  [달미의 웃음]

 

 - (도산막 시뮬레이션 막 하고  - (달미

 

 그러면 진짜 이게  화가 가라앉아진짜

 

 넌 진짜 그대로다

 

 (달미)  15년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도산이 넌 내 마음  제일 잘 알아주는 거 같아

 

 그런가?

 

 달미야

 

 나 진짜 많이 변했어

 

 15년 전 일  솔직히 기억 잘 안 나아니

 

 (도산)  기억하고 싶지도 않아

 

 나는 그냥 네가

 

 그때의 나를 몰랐으면 좋겠어

 

 ?

 

 나 그때 되게 별로였어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괜찮지도 않았거든

 

 (도산)  가자돈 벌러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경비원)  선생님

 

 

 

 잠시만요

 

 이거 선생님 맞으시죠?

 

 저 맞네요

 

 (경비원)  허옇고맞죠

 

 5 24일 밤 10시경에

 

 이 화분을 무단 폐기한 거  인정하시지요?

 

 

 

 아니요아니요  저무단 폐기가 아니라

 

 재활용 쓰레기에다 버렸는데

 

 그렇게 버리시면 안 돼요

 

 [익살스러운 음악]

 

 그럼 어어떻게

 

 이 화분이란 게  버리기 좀 까다로운 종이긴 해요

 

 식물은 잘게 썰어서  일반 쓰레기봉투에 버리시고요

 

 흙은 뭐주변 화단이나  산에 뿌리시면 되고요

 

 화분은 만져 봐요도기니까요

 

 불연성 쓰레기 전용 마대에  버리셔야 됩니다

 

 아시겠어요

 

 뭐 어떻게 하라고요?

 

 그러니까요

 

 이 식물은 잘게 썰어서  일반 쓰레기에 넣으시고요  [지평이 말을 따라 한다]

 

 이 흙은 뭐주변의 화단  뭐산에 아무 데나 버리시면 되고

 

 아무도 뭐라고 안 해요  [지평이 호응한다]

 

 화분은 도기니까  이거이거는 버버리면 안 돼  [지평이 호응한다]

 

 (경비원)  이거는 불연성 쓰레기  전용 특수 마대에 버리셔야 된다고요

 

 아시겠어요?

 

 선생님 찾아서 제가 1 2일 동안  고생한 거 생각하면 열받아 죽겠지만

 

 이것도 저의 일이니 참겠습니다

 

 불연불연성

 

 전용 특수 마대  특수 전용 마대

 

 그게 뭐그게 뭐가  엉덩이나 궁뎅이나 뭐가 중요해요

 

 거기다 버려요그냥

 

 (경비원)  좋은 차 타고 다니시네

 

 - 특수요?  - (경비원특수!

 

 - (지평전용요?  - 전용특수 전용 마대!

 

 한 번만

 

 아저씨한 번만 다시어디 가?

 

 [통화 연결음]

 

 동천아너 혹시

 

 불연성 특수 전용

 

 특수 마대?  그런 거 어디서 파는지 아냐?

 

 아니아니불야성 아니고 불연성

 

 아니중국집 이름 아니고인마

 

 불연불에 안 탄다고불연성

 

 

 

 됐다내가 알아서 할게

 

 [통화 종료음]

 

 [한숨]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 (달미한 팀장님  깜짝이야

 

 뭡니까?

 

 요즘 너무 바쁘신 거 같아서  기다렸어요

 

 (달미)  전화도 안 받으시고  메일 확인도 안 하시고

 

 내가 요즘 투심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그럼

 

 (달미)   1분만요

 

 [한숨]

 

 저희 모닝그룹에 제안서 냈습니다

 

 인력 감축을 위한 AI 프로젝트

 

 그거 보고드리려고요

 

 그리고 이거

 

 - (지평뭡니까이게?  - 불연성 쓰레기 전용 특수 마대요

 

 좀 전에 팀장님 만나려고  사무실 갔었거든요

 

 거기서 본의 아니게  통화 내용을 들어 버렸네요?

 

 박동천

 

 뭐 버리실 게 있나 봐요?

 

 

 

 [차분한 음악]

 

 

 

 이런 오지랖

 

 왜 떱니까?

 

 오지랖요?

 

 저는 그냥 호의로

 

 상대가 원치 않는 호의는 오지랖입니다

 

 (지평)  내가 언제 서달미 씨한테  이걸 사 달라고 말했습니까?

 

 왜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해서 사람을

 

 난 이런 오지랖 싫습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조심할게요

 

 (달미)  잠깐만

 

 생각해 보니까 어이가 없네?

 

 오지랖은 팀장님이 먼저 떨었잖아요

 

 나한테 묻지도 않고?

 

 언니 앞에서 기 살려 주겠다고

 

 도산이한테 차 빌려줬지  집 빌려줬지

 

 그리고 내 피칭도 손봐 줬지

 

 그리고 내 질문에  꼬박꼬박 다 답해 주고

 

 - 그거야  - (달미오지랖이죠

 

 그것도 아주 상당한 오지랖

 

 왜 본인은 오지랖 떨면서  나한텐 떨지 말래?

 

 나 오지랖 떨 거예요막지 마요

 

 지금 나한테 화내는 겁니까?

 

 오지랖이 정 싫으면  미리미리 말을 하든가

 

 나 뭐 힘들다뭐 필요하다

 

 미리 말하면 오지랖 아니고  호의라면서요

 

 [차분한 음악]  말하면 어쩌려고

 

 도와주죠

 

 최선을 다해 제일 먼저

 

 ?

 

 그거야

 

 난 좋았거든요팀장님 오지랖

 

 그러니까

 

 (달미)  제가 오지랖 떨어도 좀 참아 봐요

 

 분명 좋아하게 될 겁니다

 

 1분 지났는데

 

 죄송해요얼른 들어가세요

 

 미치겠네진짜

 

 [한숨]

 

 엄청 보냈네

 

 (동천)  무슨 제안서예요?

 

 (지평)  삼산텍이 모닝그룹한테 보낼  프로젝트 제안서

 

 (동천)  [놀라며]  버전이 뭐가 이렇게 많아

 

 에너지가 넘쳐 나네요

 

 '송장 인식으로 전산 시스템화'

 

 '이미지 인식으로 재고 관리'

 

 이거 꽤 수준급으로  만든 거 같은데요?

 

 그러게

 

 잘 만든 거 같아서 걱정이네

 

 [밝은 음악]

 

 (두정)  잘나가는 투스토가 뭐가 아쉬워서  샌드박스에 눈독 들이나 했더니

 

 이유가 다 있었어?

 

 (알렉스)  이유어떤 이유?

 

 보니까 여기 오는 친구들이  아주 야물딱지고 똑똑해?

 

 갖다 쓸 만하잖아

 

 (알렉스)  갖다 써?

 

 아니막 갖다 쓰라고  뽑은 사람들은 아니지 않나?

 

 거참 말 짧은 친구가  자꾸 말꼬리를 잡네

 

 (지평)  동천아

 

 모닝그룹 회장이 직접 한다는 TF 

 

 그거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좀 알아봐

 

 [남학생들이 소곤거린다]

 

 [아현의 탄성]  [발랄한 음악]

 

 (아현)  아니뭔 메뉴가 뷔페보다 많아?

 

 닭강정맛있겠다

 

 쿠션 예술인데?

 

 [놀란 숨소리]

 

 어머머너무 이쁘다

 

 왜 이렇게 이뻐?

 

 원두인가?

 

 얘들아이렇게 좋은 델  너희들만 누렸니?

 

 다음에 엄마 모시고 와 봐  좋아하실걸?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모닝그룹"

 

 [안내 음성]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두정의 한숨]

 

 아직도 전화 안 받으세요?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그러게  이번엔 생각보다 꽤 오래 버티네

 

 [휴대전화 조작음]  그러다  진짜 이혼하시겠다 그러면 어째요?

 

 하면 하지?  [통화 연결음]

 

 혼전 계약서 써서 이혼하면  한 푼도 못 받는데?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돈 좋아하는 여편네가 퍽이나 하겠다  [휴대전화 조작음]

 

 - 못 해절대  - (상수

 

 인재도 그렇고 이 여편네  요즘 뭔 바람 들었냐?

 

 돈맛 좋다고 꼬리 흔들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들개 흉내를 내?

 

 같잖아서

 

 아버지

 

 제가 어제 기술 팀장한테  재밌는 얘기를 들었어요

 

 - (두정뭐  인력 감축 건 말입니다

 

 그 솔루션 제안서 낸 데에  삼산텍이 있대요

 

 있잖아요  그달미

 

 그래알지  서달미였나인재 여동생

 

 (상수)  

 

 팀장 말로는 그 팀 제안서 수준이  괜찮다고 그러던데

 

 [두정의 헛웃음]  그래 봤자 신생들이지

 

 [의미심장한 음악]

 

 미팅이 언제래?

 

 [밝은 음악]

 

 (도산)  차 좋네요  이걸 왜 이제 태워 준대요?

 

 (사하)  내 차에 딴 사람 태우는 거 질색이거든

 

 

 

 이번 한 번만이에요

 

 버스 타고 가도 되는데왜 갑자기?

 

 대표잖아

 

 (사하)  있어 보여야 될 거 아니야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도산)  

 

 치워요

 

 (도산)  

 

 (사하)  도산 님도 어깨 펴고

 

 당당하게 눈 마주치고

 

 [달미가 립스틱 뚜껑을 탁 닫는다]

 

 고마워요있어 보이게 꼭  프로젝트 따 올게요

 

 [쪽쪽거린다]

 

 [심호흡]

 

 악연은 마이너스 1

 

 인연은 플러스 1

 

 가자

 

 가자

 

 안녕하십니까  삼산텍 CEO 서달미라고 합니다

 

 CTO 남도산이라고 합니다

 

 우리 구면이죠반가워요

 

 반갑습니다

 

 [두정의 웃음]

 

 나야뭐  기술 잘 모르니까

 

 (두정)  이쯤에서 그럼

 

 (상수)  가시게요?

 

 (두정)  잘 부탁해?  내가 해커톤 때 찜한 팀이야

 

 아유제안서만 봐도 딱 알겠더라고요

 

 (상수)  두 분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끝나고 잠깐 들러요

 

 (두정)  그럼 수고들

 

 [문이 달칵 열린다]  (상수)  앉아앉아앉아

 

 인재 동생이라고?

 

 - 네  - (상수그래

 

 (상수)  내가 인재보다 오빠니까

 

 내가 오빠다 생각하고 얘기할게

 

 [어두운 음악]  

 

 (지평)  동천아모닝그룹  프로젝트 건 알아봤어?

 

 (동천)  

 

 보니까 모닝그룹 인공 지능 TF 팀에는

 

 엔지니어까지 셋업이  이미 끝난 상황이라는데요?

 

 (지평)  줘 봐

 

 (동천)  아니기술 팀 세팅이 다 끝났는데  왜 삼산텍을 콘택트한 거죠?

 

 알바겠지

 

 하청 수준의 알바

 

 (동천)  알바요?

 

 (달미)  10만 장

 

 우리한테 이미지 파일 10만 장을  직접 찍어서 모아 오라고요?

 

 [호응한다]

 

 그건 데이터를 돈을 주고 사시든  알바를 시키시든 하셔야죠

 

 (도산)  저희는 개발자입니다

 

 저희가 어떻게 직접 10만 장을

 

 (달미)  저희는 인공 지능 솔루션을  제안하러 온 거지

 

 데이터 모으러 온 게 아닙니다

 

 아이참답답하네

 

 (상수)  인공 지능의 기본이 뭐야?

 

 학습할 데이터를 수집하는 거잖아

 

 그 데이터 수집을 하시라고요?

 

 솔루션은 우리 개발 팀이 만들 테니까

 

 그럼 왜 솔루션 제안서를  내라고 하셨어요?

 

 애초에 데이터 세트 모을  알바를 구하시지

 

 10만 장을 알바로?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해?

 

 (상수)  요즘 학생들 최저 시급 올라 가지고  비용 이거 어마어마해요

 

 그리고 그 학생들이  뭘 찍어야 하는지 뭐 어떻게 아나

 

 AI 전문가들이 해야지

 

 (동천)  에이말도 안 돼

 

 그럼 고급 인력을  날로 써먹겠다는 소리죠

 

 그런 조건을 누가 받아요?

 

 많이들 받아

 

 (지평)  스타트업한테 제일 아쉬운 게  레퍼런스잖아

 

 회사 소개서에  모닝그룹 로고 한 줄 박겠다고

 

 목숨 걸고 달려드는 업체들 많아

 

 하긴

 

 그 한 줄 있으면  다음 한 줄은 좀 쉬우니까

 

 (동천)  이해는 가는데

 

 진짜 더럽고 치사하네요

 

 그 더럽고 치사한 제안을  서 대표가 받을까요?

 

 (두정)  힘들겠지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노가다다 생각하면 노가다고  경험이다 생각하면 경험이 되는 거야

 

 젊다는 게 뭐야

 

 열정그 열정을 우리가 산다고

 

 (도산)  그럼

 

 우리 솔루션은 필요 없겠네요

 

 (두정)  솔루션왜 필요 없어?

 

 좋은 게 있으면 써야지

 

 분명 솔루션 제공에  5천만 원이라고 하셨습니다

 

 아까 여러분들 홈피 보니까  썰렁하던데

 

 (두정)  메인에 우리 로고 써요

 

 모닝그룹 협력 업체

 

 이거 한 줄이 5천보다 가치 있지?

 

 [한숨]

 

 다른 업체도 많았는데  내가 왜 삼산텍을 택했는지 알아?

 

 옛날에 엄마 따라왔으면  우리가 부녀지간 되는 건데

 

 [어두운 음악]

 

 서씨로 살면서 고생 많았지?

 

 언니처럼 원씨로 살았으면  좋았을걸?

 

 늘 찜찜하고 마음에 걸렸는데

 

 (두정)  이렇게라도 딸 같은 널 챙겨 주니  내 마음의 빚을

 

 [두정의 당황한 탄성]  [쨍그랑]

 

 [거친 숨소리]

 

 닥치세요

 

 [유리가 댕그랑 떨어진다]

 

 달미야나  이 프로젝트 도저히 못 하겠다

 

 미안해

 

 

 

 [두정의 어이없는 숨소리]

 

 도산아남도산!

 

 도산아

 

 달미야

 

 내가 웬만하면 참아 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못 하겠어

 

 (도산)  너한테 악연 만들어서 미안한데

 

 이거 진짜 아니야

 

 내가 원두정보다 비싼 인맥 돼 줄게

 

 1아니

 

 플러스 1억  마이너스 1억으로 만들었으니까 2

 

 아니

 

 100억짜리 인맥 돼 줄게

 

 그러니까 이번 프로젝트 그만

 

 갑자기달미야

 

 - 도산아  - (도산?

 

 우리 이거 때려치우고

 

 그거 하자

 

 그거?

 

 네가 전에 얘기한 그 서비스

 

 (도산)  내가 며칠 전에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우리 이미지 인식을 이용한  솔루션 중에

 

 시각 장애인을 위한 어플

 

 - 어때요?  - (달미시각 장애인?

 

 - 갑자기?  - (철산어떻게?  [사하가 의아해한다]

 

 이 이미지 인식 기술을  내비처럼 음성으로 전환을 하면

 

 

 

 ''

 

 (도산)  '2m 앞에 문이 있습니다이렇게

 

 [철산의 감탄]

 

 나 이 생각을 왜 진작 못 했대

 

 나 우유 폭탄 때문에  잠깐 눈멀어 봤잖아요

 

 진짜 허벌나게 막막했당께요

 

 나도 한번 상상을 해 봤거든?

 

 [차분한 음악]

 

 (원덕)  그 눈을 보면

 

 진짜 내가 큰일 난 거 같아

 

 (도산)  큰일 났다 싶겠지

 

 (원덕)  일상이 송두리째 박살 날 거 같고 그래

 

 (도산)  겁이 많이 날 거고

 

 (원덕)  그런다고

 

 내 눈이

 

 좋아질 리도 없는데 말이지

 

 (도산)  눈이 좋아질 수 없다면

 

 그 눈을

 

 우리 기술로 대신해 보는 건 어떨까?

 

 "실타래"

 

 (도산)  어때?

 

 난 내가 이거 하려고  이미지 인식을 했나 막 소름 끼치던데

 

 나만 그래이상한가?

 

 (철산)  이씨

 

 하자

 

 네 얘기 들었을 때 나 엄청 설렜어

 

 돈이 안 될 텐데

 

 (달미)  대신

 

 즐겁지 않을까?

 

 6개월밖에 못 버틴다며

 

 6개월 동안  뭐든 해도 된단 뜻이기도 해

 

 대책 없네

 

 (달미)  작정하고 헤매 보지

 

 지도 없는 항해

 

 기억나?

 

 [부드러운 음악]

 

 - (원덕달미야  - (달미?

 

 (원덕)  넌 어떤 도산이가 더 좋아?

 

 (달미)  어떤 도산이?

 

 (원덕)  15년 전에 너한테 편지를 썼던  도산이가 좋냐

 

 아니면 다 커서 만난 도산이가 좋냐

 

 무슨 질문이 그래?

 

 그걸 왜 나눠같은 사람인데?

 

 (원덕)  알지

 

 그래도 나눈다 치면

 

 언제 적 도산이가 더 좋아?

 

 [달미가 숨을 들이켠다]

 

 (달미)  

 

 [주전자 증기 소리가 들린다]  글쎄

 

 굳이 따지자면

 

 [증기 소리가 요란하다]

 

 

 

 [밝은 음악]  아직은

 

 15년 전에 편지 써 줬던 도산이지

 

 (원덕)  옛날 도산이?

 

 (달미)  

 

 아무래도 첫사랑이니까?

 

 애틋하고 고맙고 그래

 

 지금 도산이는?

 

 지금 도산이는

 

 아직 좀 낯설어

 

 (도산)  내가 원두정보다 비싼 인맥 돼 줄게

 

 1아니

 

 플러스 1억  마이너스 1억으로 만들었으니까 2

 

 (달미)  가끔 딴사람 같기도 하고

 

 (도산)  아니

 

 (달미)  그래서 서운하기도 하고 그런데

 

 (도산)  100억짜리 인맥 돼 줄게

 

 그러니까 이번 프로젝트 그만

 

 (달미)  이젠

 

 가끔 이상하게 떨리고

 

 설레

 

 (달미)  우리한텐 당연한 일상이  당연하지 않은 분들에게

 

 우리 기술이 도움 됐으면 좋겠어요

 

 많이 쓸수록 마이너스인 솔루션에  누가 투자를 할까요?

 

 (지평)  도산이랑 같아요

 

 내 생일

 

 (두정)  CCTV 따서 법무 팀에 넘겨

 

 합의 안 하면 어떻게 됩니까?

 

 (지평)  당신이 다칠 수도 있다고

 

 도산아

 

 (두정)  둘이 같이 내 앞에서 빌면  생각은 해 볼게

 

 (달미)  나 지금 벼랑 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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