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 7
[옅은 숨소리]
[어두운 효과음] [놀란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긴장한 숨소리]
[서해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총성] [서해의 힘겨운 신음]
[서해의 힘겨운 신음]
(썬) 야, 그러게 내가 저거 입히지 말랬잖아
(고은) 아, 뭐
(썬) 저 사람 자기 구해 준 사람 막 때려
그러니까 조심해야 돼, 알겠지? [서해의 한숨]
[썬의 헛기침]
그, 저기, 괜찮아요?
(고은) 움직이시면 안 되는데
(썬) 얘가 간호대 나왔어요
그래서 약 구해다 오고 꿰매고 다 했어요
병원 바로 가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여기 어디야?
(썬) 응, 여기 우리 집요
아, 어딜 가요, 걷지도 못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어
한태술 잡혔을 거야
[한숨 쉬며] 아니요
[썬이 리모컨을 탁 집는다] [TV 전원음]
[TV 속 기자들이 시끌시끌하다]
[무거운 음악] (썬) 어제부터 계속 같은 뉴스예요
잘 지내는 거 같은데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썬의 한숨]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연…
[서해와 썬의 한숨]
비켜
아, 움직이면 안 된다잖아요
구해 줬는데 고맙단 말도 하고 그래야지
고마워, 비켜
[한숨]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먹먹한 효과음]
[잔잔한 음악]
(경숙) 자, 맛만 봐
자, 이리 와, 일로 와, 일로 와
[문이 달칵 열린다] (어린 서해) 엄마
(은희) 어, 서해 왔어?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뭐 만들어? [은희의 웃음]
- (은희) 배고파? - (어린 서해) 응
(은희) 소시지야채볶음
[칼질을 탁탁 하며] 먹어 봐
맛있지? [어린 서해와 은희의 웃음]
많이 먹으면 안 돼
(어린 서해) 알겠어
어머, 일어났니?
밥 먹어요
(경숙) 뭐 해? 앉아
[썬이 가위를 탁 뺏는다]
너희들도 빨리 가서 앉아라
저기 앉으면 돼요
(고은) 우리 오빠가 언니 무지 좋아하는 거 같아요
언니 누워 있는 내내 간호만 했어요
그럴 새끼 아닌데
[고은의 웃음]
[썬과 경숙의 헛기침]
(경숙) 아이고, 계집애야 부엌엔 들어오지도 않는데 먹기만 하고
넌 시집가지 마
남의 집 귀한 아들 고생시켜
엄마, 진짜
친엄마 맞아? [경숙의 한숨]
걱정 마, 나 비혼주의야
(고은) 안 그래도 결혼 안 하고 평생 엄마랑 같이 살 거거든?
[경숙의 한숨]
저, 비혼주의가 뭐야?
결혼 안 하는 주의요
언니도 비혼주의?
(고은) 거봐, 요즘 다 결혼 안 한다니까
[젓가락을 툭 내려놓으며] 야, 못 하는 거지, 안 하는 거 아니고
(고은) 오빠가 그렇겠지
(경숙) 그만해
밥 먹어
(고은) 엄마, 나 맨날 밥해 줄 거지?
(경숙) 나는 맨날 밥만 하냐? 아이고
(고은) 아, 왜, 엄마 밥 짱 맛있단 말이야, 응?
(경숙) 엄마는 핸드폰 앱 깔았어 [잔잔한 음악]
(고은) 아니야, 그거 지우고 밥해 주면 돼
(경숙) 아이고, 됐거든요?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고은) 뭐 도와줄까? 어?
(경숙) 어머, 누구세요, 저리 가세요
(고은) 아, 접시, 접시?
엄마, 내가 완전 많이 도와줄 테니까 밥 맨날 해 주면 안 돼?
(경숙) 아이고
- (고은) 어? 해 줘라 - (경숙) 아이고, 야
(은희) [흐느끼며] 우리 딸 잘 키워 줘
[프로펠러 소리가 들린다]
[어린 서해가 흐느낀다]
(어린 서해)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
[문이 철컹 닫힌다] 엄마!
[폭음이 들린다] [전등이 지직거린다]
엄마!
(썬) 이거
[썬의 한숨]
[헛기침]
어, 레몬차 같은 걸로 사 올 걸 그랬나?
몸은 좀 괜찮아요?
응, 고마워
[살짝 웃는다]
아, 로또 됐어요
써 주신 거 [열차 경적]
[썬의 가쁜 숨소리]
[짜증 섞인 신음]
(썬) 그날 갑자기 그렇게 사라지셔 가지고
[사이렌이 울린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어두운 음악] (썬) 뭐, 어쩌겠어요, 다시 집으로 왔어요
걸어서
근데 묵 씨가 죽었더라고요
아, 우리 가게 주인
자살이라고 하는데 절대 자살할 사람은 아니었어요
느낌이 싸했는데
[어두운 효과음]
그때 봤어요, 자취방에 쳐들어온 놈들
그 단속국이란 사람들요
그냥 알았죠
저놈들이 나 찾고 있구나 [못마땅한 숨소리]
잡히면 죽는구나
[가쁜 숨소리]
[중얼거린다]
(서해) 한태술이 슈트 케이스를 열었으면 그놈들이 한태술을 죽일 거야
[놀란 숨소리]
[답답한 숨소리]
(썬) 그래서 그냥 사람들 많은 데로 가서 쭈그리고 숨어 있었어요
[동전이 짤그랑거린다]
그때는 원망 많이 했어요
'어쩌다 그쪽 만나서'
'이렇게 신세 망치는구나'
'아, 망했다'
[놀란 숨소리]
근데 그때 찾았어요
로또, 써 주신 거
[답답한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단속국 무서워서 어쩔까 살짝 고민했는데
그냥 로또 사러 갔어요
뭐, 이래 죽나 저래 죽나
[가쁜 숨소리]
[가게 주인의 놀란 신음]
(가게 주인) 아, 이거 어쩌지? 기계가 고장인데
(썬) 예?
[썬의 초조한 숨소리]
(썬) 로또 돼요?
- (종업원) 네 - 하, 살았다
[썬의 다급한 숨소리]
[동전을 짤랑거린다]
(썬) 아씨, 미치겠네, 진짜
[초조한 숨소리]
[반짝이는 효과음]
여, 여, 여기 [날렵한 효과음]
[안도하는 숨소리]
[썬의 가쁜 숨소리]
(종업원) 네, 천 원 맞습니다
네, 여기요
(썬) 네
(TV 속 아나운서) 복권 발행으로 조성된 기금은 [TV에서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 사업 등
복지 사업과 어려운 이웃을 위한 공익사업에 이용됩니다
자, 볼은 돌아가고 있고요
첫 번째 행운의 숫자, 몇 번일까요?
21번입니다
21번에 이은 두 번째 숫자도 알아봐야겠죠?
16번입니다
이어지는 세 번째 행운의 번호는 27번 그리고 37번입니다
다섯 번째 1번입니다
[놀란 탄성]
여섯 번째 숫자는 몇 번이 될까요?
[긴장한 숨소리]
(썬) 7
7, 7, 7
7, 7, 7, 7, 7, 7, 7
(TV 속 아나운서) 오, 7번이 나왔네요
(썬) 7…
(TV 속 아나운서) 이제 2등 보너스 숫자를 추첨합니다 [썬의 놀란 신음]
[복권을 탁 집는다]
[기뻐하는 신음] [신나는 음악]
(썬) 그렇게 로또가 된 거죠
28억
빚 갚고 집 사고 차 사고
[시끌시끌하다]
[첨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두운 음악] (썬) 근데 좀 찜찜하더라고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라디오 속 기자1) 퀀텀앤타임 한태술 회장이
피습을 당한 지 일주일이 넘게 지났지만
경찰 측은 아직 용의자의 신상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썬) 뉴스 말대로 범인이 안 잡혔으면
그쪽이 한태술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단 한태술이 입원했다는 병원으로 갔죠
한 사흘 죽치고 기다렸나?
근데 아무도 안 오더라고요
[썬의 한숨]
[썬의 힘주는 신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썬) 와, 집 진짜 크네, 씨, 쯧
아, 병원에도 없고 집에도 없고
아씨, 어디 있는 거야? 씨, 쯧
(썬) 그날부터 화장실 가는 시간 빼고 집 앞에서 기다렸어요
[썬의 한숨]
[놀란 신음]
[흥미로운 음악]
[살짝 웃는다]
(썬) 아나, 저것들 봐라, 씨
[도어 록 조작음]
[짜증 섞인 숨소리]
[풀벌레 울음]
[썬의 한숨]
[혀를 쯧 찬다]
(썬) 한태술이랑 알콩달콩 잘 살고 계신 거 같아서
[한숨]
내가 안 도와주려다가
그래도 은혜는 갚아야 될 거 같아서
그래서 따라간 거예요
[자동차 경적]
[흥미진진한 음악]
[타이어 마찰음]
(썬) [힘주며] 타
(썬) 제 차 죽였죠?
제로백 4.4초
(썬) 카, 팍 이렇게 팍 돌리고
[썬의 웃음]
아, 맞는다, 이거, 집에서 주긴 뭐해서
[서해가 총을 달칵거린다]
국정원 같은 거예요?
아니
로또, 그거 어떻게 한 거예요?
진짜 조작, 그런 거 진짜 있는 거예요?
몰라도 돼
한태술, 그 일은 어떻게 된 거예요?
몰라도 된다고
(썬) 아, 진짜 맨날 몰라도 된대
아니, 무슨 일인지 알아야 내가 도와주든 말든 할 거 아니에요
괜찮아, 도움 필요 없어
[썬의 한숨]
[컵을 탁 내려놓는다]
하, 저기, 제가 그쪽에 대해서 아는 게 하나도 없어 가지고요
이름이 강서해라고 했죠?
와, 이름 예쁘다
그럼 전 서해 씨라고 불러도 돼요?
아니
[옅은 탄성]
그럼 그냥 누나라고 부를게요
왜?
아니, 저보다 나이가 많으셔서
제가 97이거든요
난 12거든?
네?
아, 아니야, 됐어, 그냥 부르지 마
왜요?
(서해) 어차피 앞으로 볼 일 없으니까
(썬) 하, 저기요, 아, 뭘 그렇게 맨날 혼자서 다 짊어지고 심각해요?
(서해)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위험해지면 안 되니까
(썬) 아니, 도움받을 줄 아는 사람이 남도 도울 수 있다고 하잖아요
그거 들어 봤죠?
못 들어 봤는데?
(썬) 하, 참, 혼자서 걷지도 못하면서
아, 난 도와줄 거예요
(서해) 너…
아, 그리고 그쪽 말이 맞아서 한태술이 잡혔다고 쳐요
혼자 뭐, 어떻게 구할 건데요?
내가 알아서 해
[썬의 한숨]
(썬) 들어갈게요
[썬의 한숨]
저기요, 아무리 그렇게 빼도 난 도와줄 거예요
[잔잔한 음악] 오케이, 누나?
- 야 - (썬) 아, 맞는다, 이거
그, 손목에 상처 있더라고요
(썬) 그거 가릴 겸 볼 때마다 내 생각도 할 겸
(썬) 우리 가족 다 살려 줘서 정말 고마워요
나 평생 은혜 갚을 거예요
[한숨]
[무거운 음악]
(은희) 엄마 번호 저장해
급한 일 있으면 전화하는 거야, 알겠지?
(어린 서해) 응
[통화 연결음]
(은희) 여보세요
엄마
네? 여보세요?
(은희) 말씀하세요
[한숨]
[의아한 신음] [통화 종료음]
[은희가 휴대전화를 툭 내려놓는다]
장난 전화야?
잘못 걸었나 봐
[은희가 칼질을 탁탁 한다] 엄마, 왜 울어?
[칼을 툭 내려놓으며] 어?
어? 눈에 뭐가 들어갔나?
씁, 이상하네, 왜 이러지? [도어 록 조작음]
[은희가 훌쩍인다]
[은희의 의아한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어린 서해) 아빠다
[문이 달칵 닫힌다]
아빠!
(동기) 아이고, 서해야 [동기와 은희의 웃음]
- (은희) 늦었네? - (동기) 어 [은희의 웃음]
아빠, 이것 봐 봐
(어린 서해) 내가 그림 그렸다
(동기) 어디 보자
- (동기) 우아, 잘 그렸다 - (은희) 잘 그렸지?
[가족들의 웃음] (어린 서해) 잘 그렸지?
이건 아빠, 이건 나, 이건 엄마
[함께 웃는다]
(동기) 근데 아빠랑 엄마랑 키가 똑같아? 아빠가 훨씬 큰데
[어린 서해와 동기의 웃음]
[도어 록 작동음]
(서해) 도망쳐
(썬) 네?
돈 다 외국 돈으로 바꿔서 가족들 데리고 떠나
아이, 갑자기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전쟁이 날 거야, 10월 31일
다 죽어
[무거운 음악]
난 미래에서 왔어
타임머신이 있어 우린 업로더라고 불러
한태술이 만든, 아니, 만들 거야
그걸 타고 어떤 놈들이 와서 한태술을 죽이려고 해
그렇게 되면 핵전쟁이 나서 다 죽어
그러니까 내가 막아야 돼
(서해) 옛날에 봤지?
나 깜박깜박 없어지려고 했던 거
시간 여행 부작용이야
이렇게 있을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단 이야기야
[한숨]
아니, 갑자기 불러내서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이거 뭐
몰카예요?
진짜야
그럼 로또도 그래서 안 거예요?
미래에서 와서?
(서해) 응
진짜 그, 거짓말 아니고?
[한숨]
[혼란스러운 숨소리]
[놀라며] 그럼 나 어떻게 해야 돼요?
아니, 갑자기 어떻게 외국에 가요?
따라와
(경숙) 아니, 가방을 이렇게 조그만 거 갖고 와?
- 큰 거에다가 다 넣어야지 - (고은) 아, 뒤에 다 챙겼잖아
- 아니, 저, 갑자기… - (고은) 아, 좀 조용히 좀 해
[고은이 말린다] (경숙) 그러니까 엄마 얘길 들었어야지
(고은) 알았어, 조용히 좀 해, 가만있어 [경숙의 한숨]
(경숙) 아유, 진짜
(썬) 귀중품은 다 챙겨 나왔어?
(고은) 갑자기 어디 가는 거야?
(썬) 아, 좀만, 나중에 얘기해 줄게
[고은의 못마땅한 숨소리]
이제 어디로 가요?
[서해가 문을 쾅 찬다]
(서해) 움직이지 마
[총성] [빙빙의 놀란 신음]
움직이지 마
내가 너보다 빨라, 알지?
너희 사장 데리고 와
남친은 어디 갔냐?
총 맞고 싶으면 계속 떠들어
[박 사장의 박수]
(박 사장) 아이고 [긴장되는 음악]
[웃으며] 이게 누구야, 반갑네, 어?
[박 사장의 탄성]
[박 사장이 혀를 쯧 찬다]
근데, 저기, 한 회장 어디 갔어?
헤어졌어?
[박 사장의 웃음]
[발을 탁탁 구르며] 아이고
[입소리를 쩝 낸다]
앉아
[박 사장의 웃음]
아니, 이렇게 직접 찾아올 줄 알았으면
우리도 너희들 찾는 거 관두고 이 가게나 봤을 걸 말이야, 어?
얘들 너희들 찾는 데 겁나 열심히 찾았어
[빙빙의 힘겨운 신음]
부탁 들어주면 이 열쇠 줄게
하, 나 참
아, 그래, 이게 무슨 열쇠인데?
짜증 나게 굴지 마, 두 번 말 안 해
[총성] [흥미진진한 음악]
[박 사장의 한숨]
네가 찾는 열쇠야, 금고 열쇠
난 한태술처럼 거짓말 안 해
처음에 봤을 때는 외골수인 줄 알았는데
협상도 할 줄 알고
(박 사장) 아, 그래, 무슨 부탁인지 들어 보고 또 고민할 시간도 줘야지
[총성]
[입소리를 쯧 낸다]
그래, 부탁이 뭐야?
첫 번째, 누구 좀 외국으로 피신시켜 줘, 세 명이야
그게 누군데?
"아시아 마트"
(서해) 몰라도 돼
단속국에 쫓길 수도 있어
최대한 안전하게 빨리 외국으로 도망시켜 줘
할 수 있어?
음, 오케이
그리고 또?
다음은
하, 한태술이랑 연락이 안 돼
(박 사장) [헛웃음 치며] 아이, 나 참
아, 그걸 왜 나한테 그래?
연락하기 싫은 모양이지
잡혔어
[영상 속 기자들이 시끌시끌하다]
잘 있네
한태술이 아니야
[시끌시끌하다]
(서해) 이 새끼가 누구한테 고맙다고 먼저 인사하는 거 본 적 있어?
[가쁜 숨소리]
(서해) TV에 나온 사람은 가짜야
쯧, 하기야
저 새끼가 그럴 캐릭터가 아니지, 아이고
한태술 구하는 거 도와줘
[의미심장한 효과음]
[기기 작동음]
"접근 불가"
[키보드 조작음]
(빙빙) 진짜예요, 다 막아 놨어요
전화도 인터넷도 안 돼요
이상한 건 밖에서 못 들어오게 막은 게 아니라
안에서 못 나오게 했어요
이거 진짜 갇힌 거 같은데요?
(박 사장) 응
어때?
(선재) 요 며칠 집 밖으로 나온 적이 없답니다
(선호) 집 근처엔 경비업체가 쫙 깔렸어요
(선재) 집에는 그, 그, 이름 뭐였지?
(선호) 에…
- (선재) 에디 김 - (선호) 예
(선재) 친구 딱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대요
아, 그래, 그럼 안 되겠다, 그렇지?
관두자
약속했잖아
나는 위험한 짓은 안 해 안전제일주의자거든
알았어
(박 사장) 아이, 성질 급해 가지고, 어린게
못 한다며
(박 사장) 내가 언제 못 한다 그랬어? 안전제일주의자라 그랬지
쩝, 그럼 이건 어때?
한 회장이 집에서 도망 나올 때 우리가 살짝 도와주는 거야
그다음에는 네가 구조를 하든지 말든지 네가 알아서 하고
어때? 말 되지?
어떻게?
아이, 말 돼? 안 돼? 이씨
알았어
(박 사장) 그래, 그, 야, 그거
[어두운 음악] (빙빙) 그게 뭔데?
아, 인마, 그냥 쏘는 거
진짜?
(선호) 위험하지 않아요?
(선재) 그렇게 함부로 막 쏘고 그러면 위에서 또 난리 난리 피울 텐데
(박 사장) 열쇠 준다잖아!
아, 그리고 우리가 별 지랄을 다 해도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
야
미래에서 한태술 집으로 업로드를 할 수 있어요
뭘 어떻게?
(빙빙) 필요한 물건 같은 거요
그거를 안전한 사서함으로 보내서 미래까지 잘 보관한 다음에
미래에서 다시 지금으로 보내는 거죠
위치가 맞아?
어, 액량으로 1갤런 3.7리터 정도?
대충 제일 작은 우체국 택배 상자 정도까지는
정확도가 100%예요
(빙빙) 전송 정보량이랑 정확도는 계수 반비례하니까
사람 하나 보낼 때는 정확도가 확 떨어지는 거고요
색깔이나 구조가 복잡하면 뻑 날 확률도 더 높아지죠
야, 됐고
저기, 한 회장한테 보낼 물건 있으면 줘 봐
뭐든 한 회장이 도망 나올 때 도움 될 수 있는 걸로
뭐, 없으면 우리가 총이나 뭐, 수류탄 보내고
[총을 탁 내려놓는다]
어이구, 이게 뭐야, 어?
EMP 아니야?
[박 사장의 헛웃음]
(박 사장) 아이, 별걸 다 갖고 다니네
저, 이거 말고, 그…
한 회장하고 같이 찍은 뭐, 사진 같은 거 없어?
뭐, 추억이 될 만한 거
왜?
아, 이걸 보냈을 때, 어?
한 회장이 보고 네가 보낸 걸 알 거 아니야
[박 사장이 상자를 탁 집는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한숨]
[탄성]
(박 사장) 어? 이거 봐라 [선재의 코웃음]
야, 야, 어?
[박 사장의 웃음]
아주 죽이네
죽는다
(박 사장) 야 [사진을 툭 던진다]
[펜을 탁 집으며] 여기다 할 말 있으면 뒤에다 써
[펜을 탁 집는다]
[펜 뚜껑을 탁 연다]
[서해가 사각사각 적는다]
[펜 뚜껑을 탁 닫는다]
나도 옛날에는 비혼주의자였거든
[헛웃음] [박 사장이 달그락거린다]
[박 사장의 힘주는 신음]
- 아, 이거 내 거… - (박 사장) 아이, 놔!
(박 사장) 네 거 내 게 어디 있어, 씨, 쯧
이런 물건을 같이 여기다 보내야 되거든
팍 하고 컵이 깨지면
물건이 도착한 거지
야, 이거, 저, 한태술 집에 저녁 10시까지 도착하게
우체국 갖다주고 와
(선재) 예
- (박 사장) 빨리 가 - (선재) 예
(빙빙) 22시 도착이니까 바로 다운받습니다
제대로 들어오면 22시 정각에 한태술 집에 머그 컵 먼저 떨어지고
5초 후에 물건도 도착합니다
[기기 작동음]
(박 사장) 저기
한 회장 잡아 둔 놈들 누구야?
시그마
[키보드 조작음] 그, 내가 궁금해서 그런데 뭐 하나만 물어볼게
[어두운 음악]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야?
(박 사장) 왜? 걔들 업로더 못 만들게 하려고?
어?
[박 사장의 웃음]
그럴 거면, 아, 무슨 일을 이렇게 어렵게 해, 어?
나 같으면 그냥 한태술을 죽이겠다
그럼 뭐, 다 끝나는 거 아니야?
왜? 네가 뭘 바꿀 수 있을 거 같아?
[웃으며] 알잖아, 너도 안 된다는 거
어?
뭘 어떻게 해도
안 바뀐다는 거
[박 사장이 피식 웃는다]
(빙빙) 15초 후에 물건들 도착합니다
[기기 작동음]
그럼 왜 그렇게 열쇠를 갖고 싶어 하는 건데?
미래는 바뀌어
[코웃음]
그래, 나도 미래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난 바꿀 수 있어
[피식 웃는다]
(빙빙) 다운받습니다
4
3
2
1
"다운로드 완료"
도착했습니다
(태술) 이거 내 거 아닌데?
[의미심장한 효과음]
(서진) 어?
[흥미로운 음악]
[버튼 조작음]
[경비원들의 놀란 신음] (서진) 뭐야, 불 켜!
한태술, 한태술!
한태술!
[서진의 답답한 숨소리]
[풀벌레 울음]
[썬의 한숨]
"최재선 2020년 9월 15일, 뉴욕행"
[휴대전화 진동음]
(박 사장) 한태술 나왔어
공구 상가 쪽으로 간다
(서해) 공구 상가
[타이어 마찰음]
(썬) 저기요
(서해) 응?
(썬) 한태술요
하, 이렇게 물어보려니까 진짜 찌질해 보이네
둘이 무슨 사이예요?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럼 나랑 사귀어요
내가 왜?
아이, 같이 가요, 외국요
(썬) 아, 전쟁 날 건데 여기 뭣 하러 있어요?
아까 그 사람한테 얘기해서 표 한 장 더 구…
(서해) 싫어
왜요, 가족 때문이에요?
아니야
(썬) 아니면 대체 뭔데?
혹시 그 새끼 때문이에요, 한태술?
[썬의 한숨]
좋아해요?
[서해가 케이스를 탁 집는다]
[썬의 옅은 탄성]
(썬) 이거 진짜 총이에요?
아니, 고무탄
(썬) 맞으면 죽어요?
[달칵 장전한다]
맞아 볼래?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썬의 멋쩍은 웃음]
[한숨]
누나
[살짝 웃는다]
나 여기서 기다릴게요
[감성적인 음악] [피식 웃는다]
[살짝 웃는다]
[사이렌이 울린다]
[긴장되는 음악]
그래, 어쩌다 이렇게 됐냐, 씨
[긴박한 음악]
[총성]
(남자) 흩어져서 찾아라
[흥미진진한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가쁜 숨소리]
[총성]
[긴장되는 효과음]
[총성]
[총성]
[총성이 연신 울린다]
[총성]
[긴장되는 효과음]
[못마땅한 신음]
(서해) 아씨, 어디 갔어?
[긴장되는 효과음]
뭐 하는 거야?
[긴장되는 효과음]
[총성]
[총성]
[휴대전화 진동음] [총성]
[짜증 섞인 신음]
[총성]
[휴대전화 진동이 연신 울린다] [서해의 한숨]
하, 여보세요
(태술) 여보세요, 여보세요, 서해야?
- (태술) 서해 너 맞아? - (서해) 어
[태술의 안도하는 숨소리]
(태술) 너…
너, 너, 너 괜찮은 거야?
너 그날 잘 도망갔어?
(서해) 응, 뉴스 보니까 넌 잘 지내는 거 같던데?
하, 내가?
야, 너도 이제 현재 사회에 적응해서 살아야 되니까 하는 말인데
뭐, 신문이나 뉴스 이런 데서 하는 말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돼
세상에 가짜가 얼마나 많은데
[흥미로운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서해) 무슨 일이야?
(태술) 서해야, 잘 들어
내가 지금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서
내가, 내가 지금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거든?
어어, 집에서 도망을 나왔는데
지금 내가 상황이 아주 아슬아슬하거든
(태술) 네가 나 좀 살려 줄래?
(서해) 어딘데?
(태술) 여기가, 그, 한남 [긴장되는 효과음]
한남 공구 센터 근처
[삼단 봉 조작음]
[총성]
근데 나 지금 좀 바쁜데
(태술) 뭐? [긴장되는 효과음]
야, 뭐, 뭐 하느라고 바쁜데?
그냥 바빠
야, 그런 게 어디 있냐?
고개 숙여
[긴장되는 효과음] (태술) 뭐, 뭐라고?
고개 숙이라고
뭐? 이씨
[총성]
[통화 종료음]
[한숨]
[태술의 놀란 신음] [통화 종료음]
(태술) 여, 여보세요, 여보, 여보세요
서해야? 서해야
[태술이 전화기를 탁 던진다]
뭐야, 씨
[태술의 다급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당황한 신음]
[긴장한 숨소리]
어, 뭐야? [의미심장한 효과음]
[안도하는 숨소리]
[태술의 가쁜 숨소리]
[힘겨운 신음]
[태술이 숨을 고른다]
[놀란 신음]
[태술의 당황한 숨소리]
너 뭐야?
바쁘다며
어쩌겠어 믿을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데
씨, 너 어떻게 된 거야?
(태술) 옷, 옷은 왜 이래?
(서해) 아, 이거? 쯧
아, 됐고, 빨리 가자
(태술) 야, 잠깐…
이거 진, 진짜 너 맞아?
뭔 소리야?
아니, 며칠 동안 네가 가짜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어
그래서 이게 뭐가, 뭐가 뭔지 모르겠네
너 괜찮아?
아, 미안한데
이게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짜인지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
어, 형처럼 너도…
[잔잔한 음악]
(서해) 나 맞아
나 여기 있어
봐 봐, 나 맞지?
가자
[초조한 숨소리] [다가오는 발걸음]
(썬) 어, 왔어요? 여기, 여기
[태술의 당황한 신음]
[썬의 힘주는 신음]
타세요
어어, 누나, 누나가 앞에 타야 되는데?
[난감한 신음]
아, 뭐, 어쩌라고?
아, 아, 그냥 앞에 타요
[태술의 못마땅한 신음]
[태술의 한숨]
(태술) 아니, 근데 우리 어디로 가는 거야, 지금?
(서해) 아시아 마트
(태술) 거긴 왜?
(서해) 열쇠 주기로 했어
뭐라고?
네가 잡혔잖아
아니, 그래도 열쇠를 주면 어떡해?
다른 방법 있어?
그 사람들이 도와준 거야, 여기까지
아니, 아무리 그래도
아니, 그, 그런 놈들한테 어떻게 그러냐?
(태술) 아, 참, 씨
아, 추워, 히터
(썬) 만지지 마요, 내가 해요
버튼이…
(태술) 아니, 여기 있잖아, 바람 모양 [버튼 조작음]
[흥미로운 음악] [썬의 못마땅한 숨소리]
뭐야, 이 차는?
이거 그거구나? 단종된 거
뭐야, 이거 중고로 산 거야?
아유, 자리 왜 이렇게 불편해?
(썬) 아, 나 진짜…
아, 근데 왜 반말이에요?
(태술) 씁, 이분 누구셔?
(썬) 나? 당신 구해 준 사람
아니, 그쪽이 언제?
하, 불만 있으면 내리시든가
아, 혹시 몇 살이세요?
(서해) 둘 다 조용히 좀 하지?
[태술이 구시렁거린다]
(태술) 추워, 씨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태술의 힘겨운 숨소리]
들어가 있어
(태술) 아니…
[트렁크가 달칵 열린다]
[썬이 케이스를 탁 집는다]
[트렁크가 탁 닫힌다]
(서해) 고마웠어, 가, 이제
엄마랑 동생한테 안부 전해 주고
아, 같이 가요
어떻게 계속 이러고 살아요?
얼른 가, 가족들 기다려
아, 제가 같이 도와드릴게요
(서해) 가라고
네 싸움 아니야
나랑 같이 있으면 너 죽어
그걸 어떻게 알아요?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가
[옅은 한숨]
[한숨]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타이어 마찰음]
(박 사장) 아이고
어서들 와
저기, 열쇠
(태술) [작은 목소리로] 아, 이래도 되는 거야?
(박 사장) 어이구
[박 사장의 웃음]
(서해) 너희 형 만났어
[의미심장한 음악] 뭐?
(태산) 네가 옆에 있으면 우리 태술이가 위험해진다고, 알아?
마지막 경고야
다음번에 다시 만나게 되면 그때는
내가 너 죽일 거야
너는 세상만 구할 수 있으면 우리 태술이가 죽어도 아무 상관 없지?
근데 나는 그 반대야
태술이를 구할 수만 있으면 세상이 어떻게 돼도 아무 상관 없어
(서해) 항상 이상했어
왜 너희 형은 그 위험한 도면을 금고 속에 넣고
열쇠를 잃어버렸을까?
누군가 금고를 열면 그래서 업로더 도면을 얻게 되면
필요가 없어진 네가 위험해지는데 말이야
(박 사장) 아유 [박 사장이 금고를 탁탁 친다]
이 금고로 말할 거 같으면
우리 저 한 회장님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우리 구세주가 될 업로더를 만드셨거든
그 원형이 되는 도면이 이 안에 들어 있다 그 말이야, 어?
[박 사장의 웃음]
[박 사장이 달그락거린다]
(서해) 내가 한태산이라면 그런 중요한 건 금고 속에 넣어 놓지 않을 거야
(태술) 그럼?
도면이 없어지면 업로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너 하나뿐이야
아무도 널 죽이지 못하겠지
(서해) 나라면
내가 직접 들고 있을 거야
세상 끝까지 도망치는 한이 있더라도
[철컥]
금고 속엔 아무것도 없어
[의미심장한 효과음]
[무거운 효과음]
[박 사장이 달그락거린다]
[박 사장의 성난 숨소리]
이런, 씨
[봉투를 탁 집는다]
[헛웃음]
'태술이에게'
[당황한 숨소리]
형…
(태술) 형 글씨야
[답답한 한숨]
(태산) 태술아
[잔잔한 음악] 네가 이 편지를 읽는다는 건 금고를 열었단 얘기겠지
도면은 내가 잘 가지고 있어 [놀란 숨소리]
내가 이걸 갖고 있는 한 너는 안전할 거야
아무도 널 못 건드려
(태산) 난 잘 지내고 있어
[먹먹한 효과음] 정말이야
그러니까 아무 걱정 하지 마
[사람들의 웃음]
(태산) 뭐, 혹시라도 그때 일로 마음 쓰고 있다면 그러지 마
[살짝 웃으며] 형제끼리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뭐
나 진짜 아무렇지도 않아
[사람들의 웃음]
그래도 가끔은
네가 너무 보고 싶어
(태산) 너랑 같이 앉아서 웃고 떠들고 싶어
정말 우리 미래는 바꿀 수 없는 걸까?
내 주변 사람들이 모두 죽는 게 예정된 거라면
그리고
너까지 죽을 수 있는 거라면
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떨리는 숨소리]
(태산) 나 결심했어
널 살려야겠다고
태술아, 너도 후회 없는 선택 했으면 좋겠어
(태산) 좋은 선택들이 모이면 어쨌든 결과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
[웃음]
나는 너처럼 머리가 좋지 않아서 그렇게밖에 생각 못 하겠어 [카메라 셔터음]
[힘겨운 신음] (태산) 넌 더 잘할 거야
그러니까 잘 살아
후회 없이
나 찾을 생각 하지 말고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보고 싶다
태술아, 사랑한다
[훌쩍이며] 아, 씨
[태술이 사진을 탁 집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태술) 시그마가 누군지 알아냈어
그놈
처음부터 우리 옆에 있었어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총성]
[총성이 연신 울린다]
[총성]
형은 숨어 있던 게 아니었어
도망 다니던 것도 아니었고
[태술의 놀란 신음]
(태술) 그것들
[의미심장한 효과음] 내 사진이 아니었던 거야
시그마를 찾고 있었던 거지
[의미심장한 효과음]
야, 한 회장, 무슨 개소리야!
야
[총을 탁 집는다]
도면 어디 있어?
형이 갖고 있대
왜? 난 약속 지켰어, 열쇠 줬잖아
[헛웃음]
거래를 하려면 정직하게 하고
꼼수를 부리려면 대가리를 잘 굴려야지 [사이렌이 울린다]
어린것들이 어디서 누구 등을 쳐 먹으려고, 씨
잠깐만, 무슨 소리야?
[달려오는 발걸음]
[빙빙의 다급한 숨소리]
단속국 떴어요!
내가 신고했어 [긴박한 음악]
[타이어 마찰음]
[차 문이 탁탁 닫힌다]
[현기가 총을 달칵 장전한다]
야, 빨리 가서 문 닫아!
빨리 가! 새끼들아
(서해) 왜? 대가리 굴리라며
돌아서
너도, 빨리
(박 사장) 아유, 대가리 잘 굴리네
[문이 철컹 닫힌다]
[문이 덜컹 열린다]
(단속국 대원1) 손 머리 위!
- (단속국 대원2) 손 머리! - (단속국 대원1) 손 머리 위!
(혁범) 체포해
[긴장되는 음악]
[선재의 거친 숨소리]
- (혁범) 뒤져 봐 - (단속국 대원3) 예
(서해) 뒷문 어디 있어?
[박 사장의 헛웃음]
[총성]
어디 있냐고
(빙빙) 나가서 왼쪽
이런…
(서해) 쫓아오지 마, 가자
(태술) 야, 멋있어, 멋있어
(서해) 알아
(박 사장) 너희들 이번 생에 나 만나지 않게 조심들 해
(태술) 아, 예, 사장님, 건강하세요
(박 사장) 그래, 고맙다
[박 사장의 웃음]
[문이 철컹 열린다]
[문이 철컹 닫힌다]
빙빙이 너 발전기 돌려 놨어?
(박 사장) 넌 여기 남아 지하 문 꽉 잠그고, 알았어?
사장님은요?
뭐, 단속국 놈들 나 잡으면 조용히 갈 거야
(박 사장) 너 다운로더 절대로 끄면 안 돼
알았지?
알았냐고! 씨
[무거운 음악]
[한숨]
- (빙빙) 아, 사장님… - (박 사장) 아이씨
문 잠그고
너 절대로 밖으로 나가지 마
알았지?
네
(박 사장) 그래
[박 사장의 한숨]
[박 사장의 헛웃음]
아이고
[박 사장의 한숨]
[박 사장이 혀를 쯧 찬다]
또 들어간다
[웃음]
나오지 마
[살짝 웃는다]
아유, 동네 시끄럽네!
[웃음]
아유
[박 사장이 살짝 웃는다]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아이고
아, 그래, 동네 시끄럽게들 왜들 이래, 어?
[박 사장의 웃음]
(박 사장) 많이도 왔네
아이, 알았어, 알았어, 아유
아유, 아유
[박 사장의 웃음]
손 들었잖아
[웃음]
[한숨]
(경숙) 재선아, 몇 번 탑승구인지 알지?
(썬) 어
(고은) 저쪽인 거 같은데?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감성적인 음악]
(경숙) 재선아, 뭐 해?
(고은) 빨리 와
엄마, 미안, 먼저 가요
(썬) 고은아, 너 엄마 잘 챙겨
이것 좀 챙기고
- (고은) 오빠 - 재선아
- (경숙) 재선아! - (고은) 오빠!
(경숙) 아들!
(영숙) 일어나셨어요?
(한용) 응, 몸은?
[살짝 웃으며] 좋아요
아침 식사 준비해 놨으니까 얼른 나오세요
그래
[긴장되는 효과음]
(한용) 태술 군
(태술) 저격수 있어요 [긴장되는 효과음]
쓸데없는 짓 하지 마시고 앉으세요
[긴장되는 음악]
좋아 보이는구먼
(태술) 그 선 끊어 놨는데
[긴장되는 효과음]
[숨을 들이켠다]
지금 전화도 안 되고 경호원도 없습니다
[한숨]
그냥 궁금한 게 좀 있어서 물어보려고 온 거예요
시그마가 누구예요?
대답 안 하시면
이사장님이 가지고 있는 거 하나하나 내가 다 뺏어서
전부 다 찢어발겨 버릴 거니까 대답하세요
시그마가 누구야?
이 시간부로 당신은 퀀텀앤타임 이사가 아니야, 해임
태술 군, 그건 태술 군이 결정할 수 있는 게…
[녹음기 조작음]
(녹음 속 서진) 일 끝날 때면 태술이 중독 때문에 회복이 힘들 거예요
폐쇄 병동 준비해 놨어요
(녹음 속 한용) 에디는?
(녹음 속 서진) 그냥 치료로만 생각하고 있어요
걔는 지금 경영권 넘겨받을 생각밖에 안 하고 있고요
[녹음기 조작음]
[태술이 숨을 들이켠다]
굉장히 짧은 대화지만 그 사이에 실정법을 세 개나 어겼어요
감금 교사
의료법 위반, 자본 시장법 위반
(태술) 어떻게 녹음했냐고요?
뭐, 그날 여기서 죽을 뻔했을 때
내 이어셋이 바닥에 있었거든요
[태술의 힘겨운 신음] [태술이 테이블을 탁 짚는다]
[태술의 힘겨운 신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태술) 이번에도 대답 안 하시면 서진이 감옥 갑니다
시그마 누구예요?
언제, 어떻게 접근했어요?
[한숨]
처음부터
우리가 처음 만난 날 기억나나?
뭐야?
투자 설명회?
(한용) 그 한 달 전쯤 날 찾아왔어
약이 있다고
서진 엄마가 오늘내일하는데 먹여 보라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서진 엄마가 일어났어
그 사람이 태술 군한테 투자하라고
[의미심장한 효과음]
[한숨]
[녹음기를 툭 내려놓는다]
형은요?
우리 형은 어떻게 된 건데?
자기가 하는 일에 방해가 된다고 했어
정신 병원에 넣으라고
[태술의 성난 숨소리]
그 새끼 지금 어디 있어요?
몰라, 정말이야
나도 어쩔 수가…
[테이블을 쾅 치며] 연락은 할 거 아니에요 어떻게 연락해?
그냥 자기가 필요할 때만
태술 군
미안하네
[떨리는 숨소리] [녹음기를 탁 집는다]
[문이 쾅 닫힌다]
[긴장되는 효과음]
[안도하는 숨소리]
[한용이 흐느낀다]
[웅성거린다]
(에디) 이사장님은? 나오기로 하셨잖아
(비서) 연락 안 받으세요
[에디의 한숨]
[에디의 한숨]
시간 관계상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회사 차원에서
기자님들을 모시고 중요한 발표가 있겠습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2) 한태술 회장 신변에 관한 건가요?
(기자3) 간밤에 한 회장 신변에 문제가 생겼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입니까?
질문은 제가 나중에 받겠습니다 읽겠습니다
'퀀텀앤타임 이사회에서는'
'그간의 한태술 회장의 업무가 사실상 공석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주주들의 불안이 커지는바'
'새로운 리더십을 공모'
'선임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에디) 그동안의 심사 결과
제가 사실상 공석인 한태술 회장을 대신하여…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터진다]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긴장되는 음악]
[태술의 탄성]
(태술) 이제 네가 회장이야?
멋있네, 축하한다
태술아
잠깐만, 내가 중요한 할 말이 있어 가지고
(태술) 이거 지금 라이브 맞죠?
제가 드릴 말씀이 있어 가지고요
음…
형
한태산 씨
지금 이거 보고 있지?
우리 꼭 다시 만날 거야
그때까지 몸 성히 잘 있어야 돼, 알았지?
보고 싶다
[웅성거린다]
그리고 지금 또 이거 보고 있는 사람
그래, 너
너 이 시그마, 이 새끼야
비겁하게 뒤에 숨어 있지만 말고 빨리 나와, 이 새끼야
이 찌질이 같은 새끼
아니다, 어, 아니야
너 그냥 거기 있어라
내가 너 찾아갈 테니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삭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이제야 재밌어지네
[웃음]
[웃음]
[어두운 음악]
[영숙의 거친 숨소리] [심전도계 비프음]
[휴대전화 진동음]
[한용이 휴대전화를 탁 집는다]
네
제가 폐를 많이 끼쳤습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한용의 한숨]
여보
미안하네
내가 부족해서 이렇게 됐어
[한숨]
[한용이 털썩 앉는다]
[어두운 음악]
[잔을 툭 내려놓는다]
[액자를 탁 집는다]
[한용의 한숨]
[서랍을 스르륵 연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총성]
[풍경이 딸랑거린다] [불경 소리가 들린다]
[서진이 훌쩍인다]
[서진이 흐느낀다]
[의미심장한 음악]
아니, 뭐, 사람 하나 죽었다고 이렇게 난리야?
나중에 5천만 죽을 땐 어쩌려고?
[어두운 효과음]
[감성적인 음악]
(썬) 왜 누나가 너 같은 놈을 살려야 되는지 [태술의 힘겨운 신음]
왜 그렇게 고생하는지 난 이해가 안 된다
[사람들의 박수] (태산) 당신 태술이 어떻게 알아?
[의미심장한 효과음] (시그마) 나한테 만들어 줄 게 있거든
(서해) 난 네 형 찾는 거 도와주겠다고 한 거야
시그마 찾는 일이 아니라!
죽어도 내가 죽어
(동현) 한태술한테 알려 줘야 돼
[의미심장한 효과음] 그 사람 만나면 안 된다고
(서해) 미래가 어떤 모습이냐고 [총성]
[박 사장의 힘겨운 신음]
(서해) 궁금하다고 했지? [웃음]
(시그마) 잘 봐 둬, 곧 타 버릴 거니까
(태술) 시그마 무슨 뜻인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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