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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8

 

 용산 님퇴근 안 해요?

 

 오늘 작업한 거 분리해서  백업 좀 마저 하고 갈게요

 

 백업을 시도 때도 없이 한대요?

 

 백업은 시도 때도 없이 해도 모자라요

 

 맞아나 대기업나 대기업?

 

 (철산)  엄청 큰 대기업 다닐 때

 

 백업 안 해서 1억 날릴 뻔했잖아요  와

 

 여기 2층에 입주한 저스트원데이 알죠?

 

 - 용산 님수고  - (용산

 

 (철산)  알죠이번에 40억 투자받은 데

 

 - 아야수고해라잉  - (도산고생해  [용산이 대답한다]

 

 (달미)  거기도 이번에 해커한테  랜섬웨어 공격받아서

 

 1억 내놓고 합의 봤대요  [철산이 문을 철컥 닫는다]

 

 (철산)  진짜요?

 

 오메이 느자구없는 해커들 때문에  마음 놓고 성공도 못 하겄네

 

 소 잃기 전에  미리미리 외양간 고쳐 놔야지

 

 (사하)  그러니까 소가 없는데  왜 외양간을 고치냐고

 

 털릴 것도 없는데  왜 백업부터 하냐고요

 

 (달미)  그래도 준비는 해야죠

 

 갑자기 투자자들이  물밀듯 찾아올 수도 있으니까

 

 (도산)  맞아사람 일은 몰라요

 

 (철산)  모르지

 

 지금은 영 거시기하다 싶은 사람도

 

 열렸네사하 님  [철산의 웃음]

 

 어느 순간 마음에 빡 꽂히는  인연이 될 수도 있어요

 

 어유

 

 그 반대도 있지 않나?

 

 [어두운 음악]  [용산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사하)  죽고 못 살 인연이  어느 날 갑자기 얼굴을 싹 바꿔서

 

 악연이 될 수도 있죠

 

 (달미)  사람이든 인생이든  변덕스럽긴 매한가지네요

 

 예측을 허락하질 않아

 

 (도산)  코딩도 그래요

 

 정전이니 해킹이니

 

 온갖 변수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때가 있죠

 

 (두정)  방금 남도산이 난동 부린 거

 

 (도산)  그래서 우린 늘

 

 CCTV 따서 법무 팀에 넘겨

 

 (도산)  백업이란 걸 합니다

 

 (달미)  많이 다쳤네

 

 아휴엔지니어 손은  피아노 치는 손만큼 조심해야 한다던데

 

 (도산)  괜찮아별거 아니야

 

 !

 

 아파병원 갈까?

 

 아니

 

 그냥 쪼끔 까진 거야

 

 그래도

 

 [잔잔한 음악]

 

 [달미가 입바람을 호호 분다]

 

 - 달미야  - (달미?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뭔데?

 

 넌 내가 왜 좋아?

 

 ?

 

 그야

 

 너 전에도 이거 물어봤었지?

 

 ?

 

 (도산)  그랬어?

 

 기억 안 나는데

 

 

 

 이 손 때문에 좋아

 

 오늘 완벽한 내 편이었어

 

 잊지 못할 거야

 

 (달미)  다 됐다

 

 [발랄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철산)  어유어유

 

 차라리 먹을 거나 주지  꽃이 뭐대꽃이어유쯧쯧

 

 (용산)  그러게남자가 센스가 없네?

 

 외장 하드무선 키보드  많잖아좋고 오래 가는 거

 

 긍께아유

 

 (철산)  왐마이짝은 또 뭐 하는 짓거리대?

 

 자기는 뭐체온이 40도인가?

 

 (용산)  남녀노소 공평하게 36.5도구먼  옷은 왜 벗어 줘옷은

 

 아주 부질없는 짓거리들 하고 앉았

 

 [당황한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부질 있네부질 있어

 

 허벌나게 있어

 

 아휴철산아

 

 우리나라가 여러모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잉그렇지?

 

 글게

 

 우리도 저 반열에 오르는 날이 올까?

 

 당연히 오지

 

 (용산)  이 새끼도 올랐는데  우리라고 못 오르냐

 

 [철산과 용산의 웃음]

 

 - 용산이 네 말이 맞아응  - (철산그렇지?

 

 (도산)  이 손이 장땡이야진짜 장땡

 

 [익살스러운 효과음]  - 뭔 소리대?  - (용산뭐래?

 

 [발랄한 음악]  (도산)  

 

 오늘 진짜 코딩하기  딱 좋은 날씨 아니냐?

 

 하늘

 

 하늘 왜 이래왜 이렇게 좋아

 

 뭐야하늘 왜 이렇게 파래

 

 찰칵

 

 잠깐바람완벽해

 

 오늘 날씨 진짜

 

 미쳤다오늘 진짜

 

 - (도산찰칵  - (철산니가 제일 미쳤어

 

 진짜 미친 걸까왜 저러는 거야

 

 노래 가사잖애아이유 '좋은 날'

 

 좋아서 헤까닥한 거여저거

 

 [용산의 한숨]

 

 (용산)  아휴

 

 저게 반열에 오르는 길이라면  철산아난 가지 않으련다

 

 아니나는 갈란다

 

 (철산)  너는 여기 있어

 

 찰칵

 

 [철산의 다급한 신음]  (용산)  어디 가!

 

 !

 

 (달미)  감사합니다다음에 또 뵐게요  [사하가 인사한다]

 

 [달미와 사하가 감사 인사를 한다]  (여자)  가자

 

 [달미의 한숨]

 

 (도산)  무슨 얘기 했어?

 

 (달미)  우리 솔루션에 들어갔으면 하는 것들  얘기해 주셨어요

 

 (철산)  뭐라 말해 주셨을까요?

 

 (사하)  일단 이미지 인식

 

 텍스트 인식 수준이  아주 높아야 돼요

 

 빠르게 움직여도 인식하는 수준까지

 

 손 글씨 인식은 당연하고  지폐랑 동전도 반드시

 

 시각 장애인들한테  거스름돈 속이는 놈들이 있대요

 

 [영어]  개자식들

 

 [한국어]  가능하죠?

 

 - (용산아니요!  - (철산아니요!  [도산이 ''라고 대답한다]

 

 (도산)  아니이 정도는  다른 시각 장애인 어플에도 다 있잖아

 

 우리만의 차별화된 기능이 필요하죠

 

 (사하)  난 개발자들이 된다고 할 때가  제일 섹시하더라

 

 [철산의 헛기침]  (용산)  됩니다다 돼요

 

 - (철산뭐여너 그 길 안 간다며  차별화의 길이라면 가야지

 

 (용산)  무슨 기능이 있을까?

 

 [숨을 들이켠다]

 

 저 개가 말을 하게 할 순 없을까?

 

 (달미)  

 

 그것은 개발자가 아니라  신의 영역이죠

 

 [철산의 웃음]  그렇죠?

 

 말도 안 되는 거 아는데

 

 나라면 그게 제일 필요할 거 같아요

 

 (달미)  '내 앞에 몇 명이 있니?'

 

 '어떤 표정이야?'

 

 '횡단보도는 어느 쪽이야?'  하고 물어보면

 

 저 개가 대답해 줬으면 좋겠어요

 

 (철산)  개가 어떻게 말을 한대요?

 

 (용산)  그건 토니 스타크도 못 해요

 

 아니야할 수 있어

 

 (용산)  네가 토니 스타크를 뛰어넘겠다고?

 

 - (도산달미야  - (달미?

 

 진짜 천재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 내?

 

 내가아닌 거 같은데?

 

 (도산)  아니야진짜 천재 맞아진짜 천재야

 

 (달미)  내가 무슨 생각을 해 냈을까?

 

 내가 어느 지점에서  갑자기 천재가 됐을까?

 

 - 가자내가 가서 설명해 줄게  - (달미?

 

 - (도산가자빨리  - (달미내가내가내가 천재야?

 

 지금 이 상황 나만 못 알아듣나?

 

 뭔 소리…  이게 뭐가 천재라는 거야이게

 

 얼굴 처천재?

 

 [익살스러운 음악]

 

 는 사하 님인디

 

 (도산)  이게 우리 차별화예요

 

 (사하)  인공 지능 스피커잖아요  이름이 뭐였더라?

 

 [인공 지능 음성]  안녕하세요제 이름은 영실입니다

 

 영실아횡단보도가 어디 있지?

 

 [인공 지능 음성]  어디인지 보이면 알려 주고 싶어요

 

 봤죠보이면 알려 준다잖아요

 

 [밝은 음악]  (도산)  그러니까 우리가 보여 줍시다

 

 역시!

 

 - (철산보여 주자!  - (용산그러면 되겠네

 

 나만 또 못 알아듣는 거죠?  어떻게 보여 줘?

 

 사하 님

 

 우리가 가진 기술이

 

 뭐대요?

 

 이미지 인식

 

 (철산)  [손가락을 딱 튀기며]  이츠 딩동

 

 (용산)  그러니까 이미지 인식이랑  음성 처리 기술을

 

 컬래버하면 어떻게 될까요?

 

 얘한테 물어보면

 

 (달미)  얘가 본 다음에

 

 [휴대전화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다시 얘가 얘기해 주겠죠

 

 얘를 통해서  쌍방으로 소통하게 하자?

 

 (도산)  그렇죠

 

 근데 영실이를 여기다가  어떻게 집어넣죠?

 

 (철산)  이 영실이 API

 

 우리 어플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 되는디

 

 (용산)  그게 될까?

 

 실시간 구현이 어려울 거 같은데

 

 걱정 마되게 해야지할 수 있어

 

 나도 어떻게든 되게 해 볼게요

 

 [달미의 기합]

 

 [저마다 기합을 넣는다]

 

 (철산)  사하 님같이

 

 [철산의 기합]

 

 [익살스러운 효과음]

 

 (지평)  안 됩니다

 

 아니왜 검토도 안 하고  바로 안 된대요?

 

 우리 아이디어가 얼마나 좋은

 

 좋죠아이디어 아주 좋습니다

 

 (지평)  서비스 이름도 좋네, '눈길'

 

 근데 이 좋은 게  왜 그동안 안 나왔을까요?

 

 비슷한 건 나왔어요미국에

 

 (지평)  알죠미국의 구글이랑 MS가 하고 있죠

 

 근데 그걸 일개 스타트업이 하시겠다?

 

 하시겠습니다왜요?  안 될 거 같나요?

 

 팩트를 말해 줘요?

 

 아니면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미래를 말해 줘요?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미래요

 

 그런 미래는 결코 오지 않습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대표님여기서 뭐 하세요?

 

 (달미)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시죠?

 

 (지평)  영실이 API 비용 계산해 봤습니까?

 

 물론이죠

 

 (달미)  미국에 비슷한 솔루션이 있길래

 

 거기 사용량 바탕으로  예산 뽑아 봤거든요?

 

 영실이 API 비용이 15초당 4원이고요

 

 , 1인당 하루에  5분 정도 사용한다 치고

 

 DAU 1,000으로 잡으면

 

 1년에 API 비용이 29,200,000

 

  3천 살짝 안 되는 돈이죠

 

 그 돈은 어디서 마련하죠?

 

 그야 서비스에 광고를

 

 (지평)  광고를 넣을 생각은 아니죠?

 

 이 시각 장애인용 서비스에

 

 투자를 유치하면 되죠

 

 [한숨]

 

 (지평)  DAU가 천 명이면 3천만 원  만 명이면 3

 

 많이 쓸수록 마이너스인 솔루션에  누가 투자를 할까요?

 

 어딘가 있겠죠

 

 저희 솔루션을 듣고  마음을 움직일 투자자가

 

 - (달미세상에 하나도 없을까?  - (지평없어요

 

 (지평)  투자자를 움직이는 건 딱 하나

 

 - (지평돈입니다  - (달미아니요

 

 (달미)  돈 말고도  다른 이유로도 설득할 수 있

 

 (지평)  없습니다

 

 [버튼 조작음]

 

 아니나만큼 삼산텍이  잘되길 바라는 사람이 있나?

 

 (지평)  그런 내가 안 움직이는데

 

 무슨 수로 다른 사람을 설득합니까?

 

 팀장님이 움직이면요?

 

 (달미)  내가 설득했는데 그게 먹히면요

 

 (지평)  안 먹힙니다

 

 그래도 해 볼게요

 

 뭐야

 

 이게 뭡니까?

 

 (달미)  제 설득이 먹히면 거기 불이 들어와요

 

 [지평의 헛웃음]

 

 소용없다니까

 

 저한테는 아주 오래된 기억이 있어요

 

 시작부터 틀렸어요

 

 투자자한텐 감성이 아니라  팩트와 데이터로 다가가야 합니다

 

  15년쯤 됐나?

 

 그때

 

 도산이가 저한테 편지를 보내 줬죠

 

 [잔잔한 음악]

 

 (달미)  그 편지 덕에 깨달은 게 있어요

 

 (어린 지평)  늘 곁에 있을 줄 알았어

 

 늘 곁에 있고 당연한 것들이  얼마나 귀한지

 

 (어린 지평)  함께 있는 시간이 당연해서  귀한 줄 몰랐어

 

 모든 순간이 선물이었는데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편지 덕에 알았죠

 

 [도어 록 조작음]

 

 [한숨]

 

 [도어 록 오류음]

 

 [도어 록 조작음]

 

 (달미)  전요  [도어 록 오류음]

 

 아주 대단한 걸 하겠다는 게 아니에요

 

 그냥

 

 우리한텐 당연한 일상이  당연하지 않은 분들에게

 

 우리 기술이 도움 됐으면 좋겠어요

 

 조금이라도

 

 진짜 아주 조금이라도

 

 그분들 일상을 지켜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분명 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또 있을 겁니다

 

 []

 

 !

 

 거봐요설득됐죠?

 

 설득?

 

 이거 뭐야에이이거 뭐야

 

 (달미)  막 심장이 뛰고 설레고 그러죠?

 

 이거 아니지이거

 

 (지평)  이거 반칙이죠

 

 내가 언제 심장이 뛰었다고

 

 이거 개발 실패네  이거 기기 오류예요에러예요

 

 입은 사람을 속일 수 있지만

 

 심장은 솔직하죠

 

 (달미)  팀장님의 솔직한 의견 잘 들었습니다

 

 (지평)  아니아니잘 못 들었는데?

 

 이봐요잠깐만서달미 씨

 

 

 

 [차분한 음악]

 

 다시 생각해 봐요

 

 이거 눈길이 아니라 고생길입니다

 

 남 좋은 일 하다가 다 굶어 죽어요

 

 당신이 다칠 수도 있다고

 

 팀장님

 

 제가 곰곰이 생각을 해 봤는데

 

 (달미)  제가 의외로

 

 고생을 사서 즐기는 타입인가 봐요

 

 [어이없는 숨소리]

 

 그러니까 너무 걱정 마세요

 

 그리고 커피 잘 마셨어요

 

 [한숨 쉬며]  

 

 [한숨]

 

 어떡하지서달미

 

 [문이 탁 열린다]  - (선학설렐 만하네요  아이아니라니까

 

 (지평)  대표님

 

 [선학의 웃음]

 

 (선학)  잘될수록 대표가 고단해지는  사업 구조네요

 

 투자받는 거밖에 답이 없으니까

 

 앉아요

 

 

 

 젊었을 때  이런 사업을 해 봐서 아는데 정말

 

 하루하루가 구걸 다니는 기분이었어요  아주 피가 마르지

 

 (지평)  그러니까요

 

 (선학)  근데 말이에요

 

 이게

 

 ''는 확실하게 있네요

 

 왜만 있어요왜만

 

 뭘 할지 어떻게 할지는 없고 왜만

 

 왜가 있으면 나머지야 어떻게든  만들어지겠죠

 

 [선학이 종이를 사락 넘긴다]

 

 그 그네 타는 꼬맹이처럼요?

 

 그렇지

 

 대표님

 

 (지평)  그거 아세요?

 

 뭐요?

 

 원인재 대표랑 서달미 대표

 

 서로 자매지간입니다

 

 [차분한 음악]

 

 뭐라고요?

 

 아니둘이 성이 다른데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자매가 따로 떨어져서 컸어요

 

 서 대표는 아버지랑  원 대표는 어머니랑

 

 

 

 - 아니그럼 설마  - (지평

 

 그 그네 타는 꼬맹이가

 

 원인재 대표일 수도 있지만 또

 

 서달미 대표일 수도 있습니다

 

 

 

 꼴값 떨고 앉으셨네

 

 "선행 나누기"

 

 (달미)  어머죄송해요

 

 서 계셨구나

 

 앉아 계신 줄너무 짧으셔서

 

 (인재)  기왕이면 아버지 앞에서 하지 그랬니

 

 [달미의 헛기침]

 

 걱정 마  앞에선 더한 걸 해 주고 왔으니까

 

 (인재)  얘기 들었어

 

 남도산이 명패 박살 냈다며

 

 기껏 생각해서 정보 줬더니 왜 그랬대

 

 [긴장되는 음악]

 

 그냥

 

 (달미)  언니 뜻대로 해 주기 싫어서?

 

 내 뜻?

 

 [차분한 음악]  (달미)  언니 옛날에

 

 먹다 아니다 싶은 거 있으면 나 줬잖아

 

 감 떫은 거꽃사과 신 거

 

 빛 좋은 개살구

 

 기억 안 나?

 

 글쎄

 

 맨날 속으면서도 난 먹었다?

 

 (달미)  그 이상한 걸

 

 바보같이

 

 이제 바보짓 안 하려고

 

 그래서 뱉었어

 

 (사하)  서 대표님

 

 (달미)  회의 시간 다 됐네갈게

 

 (사하)  가요

 

 그래

 

 아무리 돈이 궁해도 저건 아니지

 

 (아현)  내 나이에 저런 거 들면 디스크 와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두정)  목소리 한번 듣기 힘들다?

 

 이제 사춘기 다 끝났냐?

 

 카드 좀 다시 열어 줘요

 

 (두정)  [살짝 웃으며]  이제 돈 다 떨어졌나 보구나

 

 이번엔 꽤 오래 버텼네?

 

 

 

 그냥은 카드 못 열어 줘  나도 받는 게 있어야지

 

 뭔데요그게?

 

 인재 데리고 들어와  그럼 카드 열어 줄게

 

 데리고 들어오다니

 

 인재가 집을 나갔어요?

 

 몰랐냐?

 

 [웃음]

 

 이야가관이다너희 모녀 사이?

 

 (아현)  언제 나갔어요?

 

 주총 때 그 깽판 치고  바로 나갔지?

 

 둘이 연락한 적 없…  [통화 종료음]

 

 여보세요아현아

 

 이 여편네가

 

 [통화 연결음]

 

 여보세요인재니?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현)  인재 너 집 나왔다며?

 

 어디 묵어호텔?

 

 아니요샌드박스 근처에  원룸 하나 얻었어요

 

 원룸?

 

 (아현)  너 대표잖아대표가 무슨 원룸에 살아

 

 많이들 살아

 

 빌트인에 보안도 확실하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요

 

 (아현)  그러지 말고

 

 그냥 눈 딱 감고  아버지 밑으로 다시 들어가서

 

 - 엄마  - (아현아니보니까

 

 아빠도 너를 아쉬워하는 거 같고  그리고 나도…  [인재의 한숨]

 

 그 말 하러 온 거면 나 먼저 들어가고

 

 (아현)  아니아니아니야알았어

 

 알았으니까 마저 먹어

 

 [잔잔한 음악]

 

 그래서

 

 후련해?

 

 (인재)  

 

 왜요아닌 거 같아?

 

 아니

 

 그래 보여

 

 CSR 팀 리스트네요?

 

 광고도 못 하고  유료 서비스도 못 하잖습니까

 

 스스로 매출을 낼 방법이 없는데  어쩌겠어요

 

 대기업에 의지할 수밖에

 

 (지평)  올해 CSR 예산이 넉넉한 기업들로  리스트 업 해 봤어요

 

 봐 봐요

 

 파란색은 장애인 복지에 관심이 있을  기업들이고

 

 빨간색은 오너 리스크니 탈세니  구설수 때문에

 

 이미지 회생 프로젝트가 필요한  기업들이에요  [달미가 호응한다]

 

 그 점을 잘 공략하면  아마 얘기가 좀 쉽게 풀릴 거예요

 

 감사합니다팀장님

 

 [부드러운 음악]

 

 뭐가요?

 

 맨날 브레이크만 거시더니

 

 이번엔 액셀을 세게 밟아 주시네요

 

 브레이크 없는 차는 속도 못 내요

 

 벽에 박아야 서는데  속도를 낼 수가 있나

 

 알죠

 

 (달미)  앞으로도 종종 브레이크 밟아 주세요

 

 알겠습니다

 

 (달미)  팀장님

 

 혹시 생일이 언젠지 여쭤봐도 될까요?

 

 생일은 왜

 

 그냥 오지랖의 일환으로다가  챙겨 드리고 싶어서

 

 언제예요?

 

 5 7일입니다

 

 지났네

 

 ? 5 7일요?

 

 도산이랑 같아요

 

 내 생일

 

 [희망찬 음악]

 

 [키보드 치는 소리가 들린다]

 

 [철산의 피곤한 신음]

 

 [철산의 기합]

 

 [힘주는 숨소리]

 

 [힘겨운 신음]

 

 (달미)  저희 삼산텍이 개발한 눈길 솔루션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이미지 인식 기술과  인공 지능 음성 인식 기술을 결합해서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이 서비스 운영을 미그룹과 함께하면

 

 미그룹에 대한 어떤 사회적 인식도  더욱 좋아질 거 같아요

 

 (김 팀장)  명함 한 장 주세요

 

 (달미)  명함 드릴게요여기요

 

 (김 팀장)  검토해 보고 연락드릴게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달미)  팀장님저희 눈길 솔루션은  단순히 이익을 좇는 게 아니라

 

 시각 장애인과 저시력자들을 위한  어떤 공익적 목적을 갖고 있어요

 

 공익적 서비스 운영에 도움을 주시면

 

 세계오일의 이미지가  아주 좋아질 거 같은데  [윤 팀장의 웃음]

 

 [엘리베이터 도착음]

 

 [한숨]

 

 (달미)  제가 지금 로비에 와 있는데

 

 5분도 안 될까요?

 

 안 되시구나

 

 그럼 혹시 다음 주에  시간은 어떻게 되세요?

 

 (혜원)  다음 주에도 시간 어려운데

 

 메일로 확인할게요

 

 (달미)  혹시

 

 이혜원 팀장님 맞으세요?

 

 누구?

 

 지금 통화하고 있는  삼산텍 서달미 대표입니다

 

 …  [통화 종료음]

 

 미안한데

 

 (혜원)  제가 지금 갑자기  가평에 일정이 생겨서

 

 (달미)  진짜요?

 

 저도 마침 딱 지금  가평에 업무가 있는데

 

 같이 가요

 

 제가 가면서 저희 사업  설명해 드릴게요

 

 같이 가요

 

 [난감한 숨소리]

 

 그래요그럼

 

 (여자)  영실아눈길 켜 줘

 

 [인공 지능 음성]  알겠습니다

 

 [잔잔한 음악]

 

 누님요것도 한번  찌찍어 보세요

 

 (달미)  저희 눈길은  시각 장애인분들의 곁을 지켜 주는

 

 안내견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됐어요

 

 

 

 

 

 저희 삼산텍이  이미지 인식 기술로 시작한 회사입니다

 

 [호응한다]

 

 (달미)  이 기술이  안내견의 눈 역할을 하는 거죠

 

 (여자)  영실아

 

 지금 이게 뭐지?

 

 [인공 지능 음성]  만 원권 지폐 두 장과

 

 천 원권 지폐 네 장이 있습니다

 

 (철산)  [작은 소리로]  예스됐어

 

 - 맞아요  - (용산정확해

 

 (철산)  됐어됐어

 

 (여자)  좋네요

 

 정말 고맙고 좋아요

 

 (달미)  이미지 인식 기술로 사물을 인식해서

 

 그 인식 결과를  음성으로 알려 주는 거예요

 

 이 눈길로 시각 장애인분들은  책도 읽을 수 있고

 

 버스 번호도 알고 탈 수 있어요

 

 그리고 우유를 보고  유통 기한이 지났는지 안 지났는지

 

 알고 살 수도 있고요

 

 좀 사소하게 들리시겠지만

 

 아주 엄청난 걸 해낼 겁니다

 

 (철산)  다른 것도 다 찍어 보세요

 

 다 돼요우리 영실이  예

 

 뭐여나여?

 

 (여자)  영실아

 

 지금 내 앞에 누가 있지?

 

 [인공 지능 음성]  20대 남자가 멋을 내기 위해

 

 알이 없는 안경을 쓰고 있습니다

 

 [함께 웃는다]

 

 (사하)  정확하네

 

 (용산)  [웃으며]  이거 봐두 개 다 없어

 

 (철산)  뼈를 겁나 후드려 맞아 부렀다

 

 (달미)  선주생명 창업주님께서  늘 강조하시는 게

 

 모두가 함께 걷는 사회잖아요

 

 이 눈길이  그 창업 정신에 딱 부합하는

 

 [내비게이션 음성]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개들이 왈왈 짖는다]  (혜원)  다 왔는데 업무지가 어디예요?

 

 

 

 여기 근처예요

 

 - (혜원그래요?  - 

 

 [혜원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혜원)  사업 취지는 너무 좋은데

 

 우린 여길 지원하는 걸로  이미 예산 편성이 끝나서

 

 아무래도 눈길을 지원하는 건 무리예요

 

 

 

 

 

 - 그럼 내년에라도 꼭  - (혜원그럼요

 

 꼭 리스트에 넣어 놓을게요

 

 취지가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혜원)  그럼 들어가세요대표님

 

 들어가세요

 

 [통화 연결음]

 

 여보세요한지평  나 이혜원인데

 

 (달미)  여긴 전봇대도 많은데

 

 뭐 이렇게 핸드폰이 하나도 안 터지냐

 

 나 점점 더  산골로 들어가는 거 같은데

 

 [짜증 섞인 신음]

 

 [자동차 경적]

 

 [자동차 경적]  [달미의 놀란 탄성]

 

 (달미)  이게 뭐야  [발랄한 음악]

 

 소똥?

 

 [짜증 섞인 신음]

 

 아씨

 

 진짜

 

 !

 

 어떡해

 

 [다급한 신음]

 

 아이참

 

 [자동차 경적]

 

 [부드러운 음악]  ?

 

 한 팀장님?

 

 - 타요  - (달미여긴 어떻게

 

 마침 내가 여기 일이 있어서

 

 타세요얼른

 

 (달미)  근데

 

 구두에 소똥이 묻었는데

 

 소똥이 묻어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이

 

 [지평의 헛구역질]

 

 (달미)  심하죠!

 

 (지평)  … !

 

 뒤로살짝 뒤로

 

 이야

 

 (달미)  저 불연성 쓰레기 특수 마대

 

 아직 안 쓰셨네요?

 

 

 

 쓸 일이 없어져서

 

 

 

 근데 진짜 이 근처에는  무슨 일이에요?

 

 여기

 

 여기 워낙 자주 와요

 

 가평에 자주 올 일이 뭐가 있어요?

 

 있어요

 

 저기

 

 [손가락을 딱 튀긴다]  잣칼국수

 

 (지평)  내가 잣칼국수를  워낙 좋아하거든요

 

 매주 와요매주

 

 가평 하면 잣칼국수거든요

 

 [지평이 숨을 후 내뱉는다]  [지평이 살짝 웃는다]

 

 

 

 [헛기침]

 

 눈 좀 붙여요  요즘 밤 많이 새운다면서요

 

 괜찮아요

 

 그리고 제가 남이 운전하는 차에서  잘 못 자요

 

 아유운전 얌전히 할 테니까

 

 억지로라도 눈 좀 붙이고 우리…  [달미가 코를 드르릉 곤다]

 

 [발랄한 음악]

 

 (선학)  젊었을 때  이런 사업을 해 봐서 아는데 정말

 

 하루하루가 구걸 다니는 기분이었어요  아주 피가 마르지

 

 [타이어 마찰음]

 

 [달미의 놀란 신음]

 

 나 잤어요설마 나 잤어요?

 

 남이 운전하는 차에서

 

 아주 곯아떨어지셨습니다

 

 [지평의 헛기침]

 

 (지평)  이건 슬리퍼

 

 소똥 묻은 구두 신고 갈 수 없으니까

 

 [잔잔한 음악]  (달미)  

 

 진짜 매번 너무 감사드려요

 

 아이면목도 없고

 

 아유감사합니다

 

 신어 봐요

 

 감사해요

 

 (지평)  차라리 음성 처리 기술을  덜어 내면 어때요?

 

 이미지 인식이랑 붙이는 것도 힘들고  돈도 많이 드는데

 

 그것만 빼면 좀 쉬워지잖아요

 

 도산이가 그 어려운 걸 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저도 해내야죠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인데

 

 도산이한테는

 

 이 얘기는 하지 말아 주세요

 

 돈 걱정 안 하고  마음껏 개발하게 해 주고 싶거든요

 

 참 눈물겹네요

 

 - 알겠습니다  - (달미아이고야

 

 (달미)  그럼

 

 [한숨]

 

 (도산)  이건가이거이거?

 

 (사하)  

 

 [용산의 기대하는 신음]  [철산의 기합]

 

 (철산)  자  [사하의 헛기침]

 

 [봉지를 탁 내려놓는다]

 

 ?

 

 어디 갔지머리 끈?

 

 [짜증 섞인 신음]

 

 [봉지를 부스럭 든다]

 

 [숨을 후 내뱉는다]

 

 - (도산달미야빨리 와  - (철산?

 

 - (철산빨리 와빨리빨리  - (도산빨리 와빨리빨리

 

 - (철산아유  - (사하왜 이제 옵니까?

 

 (철산)  아유고생하셨네

 

 대표님우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철산의 당황한 신음]

 

 우리우리  최종 테스트 겁나 잘 끝냈습니다잉

 

 - (용산예  - (달미진짜요?

 

 (달미)  어땠어요인식률 잘 나와요?

 

 , 97% 넘게 나와  다들 만족해하셨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넌 어땠어?

 

 나도 다들 엄청 좋아해

 

 (달미)  명함 좀 넉넉히 가져갈걸

 

 다들 달라고 난리난리

 

 (철산)  그럴 줄 알았당게

 

 이게 좋아할 수밖에 없는  아이템이잖아요

 

 [함께 웃는다]

 

 그럼 이제 성원이 됐으니  눈길 스토어에 올립니다?

 

 (철산)  잠깐잠깐잠깐

 

 우리 내기헐까요내기?

 

 일주일 동안 우리 어플  얼마나 다운받는지?

 

 오케이콜  맞힌 사람이 한턱내기

 

 오케이그럼 난 시작은  소박하게 DAU 백 명

 

 맞히면 내가 탕수육

 

 [철산이 야유한다]  에이백 명은 너무 소박하지

 

 난 천 명 봅니다

 

 천 명 넘으면 내가 삼겹살 쏠게요

 

 (지평)  DAU가 천 명이면 3천만 원  만 명이면 3

 

 [흥미진진한 음악]  (철산)  !

 

 오메다들 통이 겁나 작아져 부렀네

 

 천 명이 뭐대요?  만 명은 가야지

 

 (지평)  많이 쓸수록 마이너스인 솔루션에  누가 투자를 할까요?

 

 아니야아니야아니야

 

 할 수 있다할 수 있다할 수 있어

 

 할 수 있다

 

 - (철산할 수 있어예  - (도산할 수 있어

 

 (철산)  할 수 있다하나!

 

 [저마다 구호를 외친다]

 

 (철산)  아이고맞는 게 없어

 

 이거 천 가면 내가 노래방?

 

 스트레이트로 열 시간 쏠게요!

 

 - (용산오케이!  - (철산멋있어

 

 (용산)  그럼 사고 한번 칩시다

 

 이왕이면 전 세계에다  다 올릴까요?

 

 이거 영어 지원도 되는데

 

 에이전 세계는 아직 좀 이르지 않나?

 

 업로드는 돈 드는 것도 아닌데

 

 - (사하넣어요  - (철산맞아

 

 (철산)  우리의 꿈이 글로벌 아니여글로벌  넣어넣어

 

 (용산)  오케이그러면 업로드합니다

 

 (철산)  가자

 

 

 

 - (용산두구두구두구두구  노래방노래방!

 

 - (용산두구두구두구두구  - (철산올라간다올라간다!

 

 (달미)  주님제발제발

 

 [경건한 음악]  천 명 이하로 부탁합니다

 

 이 기도가 얼마나 이기적인지  잘 압니다

 

 그러나 제가 살고 봐야죠

 

 그러니 주님부디

 

 저희 눈길 이용자를  하루 천 명 이하로 끊어 주세요

 

 제발제발

 

 무슨 기도가 그렇게 간절하냐?

 

 (달미)  있어

 

 주님

 

 믿고 갑니다

 

 아멘

 

 (원덕)  아멘?

 

 아멘

 

 [원덕의 힘겨운 신음]

 

 - (달미근데 할머니  

 

 (달미)  천주교는 부적 같은 거 없어?  기도발 확 올려 주는?

 

 (원덕)  아예 굿을 해 보지

 

 (달미)  그런 거 없나?

 

 도어 록 어쩌고?

 

 고장이 나서 바꿨어

 

 (원덕)  너도  너도 이거 하나 갖고 다녀

 

 열쇠 귀찮은데

 

 [원덕의 힘겨운 숨소리]

 

 - (달미왜 굳이 시대를 역행해?  - ?

 

 (달미)  기술이 훨씬 좋고 편한데

 

 그냥 도어 록 다시 달자할머니

 

 할미 기술 싫어

 

 노인네 따만 시키지

 

 기술이 왜 싫어

 

 기술이 얼마나 편한지 보여 줄까?

 

 (원덕)  뭐 해

 

 (달미)  우리 삼산텍이  드디어 서비스를 시작했거든

 

 - 뭔 서비스  - (달미눈길이라는 앱인데

 

 시각 장애인용 어플이야

 

 갑자기 시각 장애인은 왜?

 

 인공 지능인가 뭔가 한다더니

 

 인공 지능 이용한 앱 맞아

 

 도산이 아이디어인데

 

 [차분한 음악]

 

 - 도산이 아이디어라고?  - (달미

 

 음성이랑 이미지 인식을 이용해서  그분들 눈을 대신해 준다

 

 이런 서비스지

 

 뭐야피드백이 별로 없네?

 

 피드백?

 

 그게 뭔데?

 

 이용자들이 써 보고 의견 남기는 거

 

 (달미)  됐다

 

 할머니여기다가  '영실아하고 궁금한 걸 물어봐 봐

 

 - 여기다?  - (달미

 

 [헛기침]

 

 영실아

 

 내 앞에 누가 있니

 

 [인공 지능 음성]  20대로 보이는 여자가  미소를 짓고 있네요

 

 어때신기하지?

 

 신기하네

 

 [원덕의 감탄하는 숨소리]

 

 [달미가 살짝 웃는다]

 

 영실아

 

 이 성경 구절 좀 읽어 줄래?

 

 [인공 지능 음성]  '무화과나무는 이른 열매를 맺어 가고'

 

 '포도나무 꽃송이들은  향기를 내뿜는다오'

 

 '나의 애인이여일어나오'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이리 와 주오'

 

 '바위틈에 있는 나의 비둘기'

 

 '벼랑 속에 있는 나의 비둘기여'

 

 '그대의 모습을 보게 해 주오'

 

 '그대의 목소리를 듣게 해 주오'

 

 '그대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그대의 모습은 어여쁘다오'

 

 [저마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사하)  새로 고침 좀 그만하죠?

 

 그런다고 다운로드 수가 올라갑니까?

 

 (용산)  아니안 믿겨서 그러죠

 

 다운로드 수가  열 개도 안 되는 게 실화야?

 

 (철산)  이러다 하루에  스무 개도 못 채우겄다아휴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속상해 죽겠네

 

 속상해 죽겄다는 사람 표정이 아닌디?

 

 [익살스러운 효과음]

 

 (천호)  마케팅이 문제야마케팅이

 

 (도산)  

 

 어떻게마케팅 전문가가 좀 나서 줘?

 

 (도산)  방법이 있어?

 

 방법이야 찾으면 되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없다는 소리잖아

 

 - 어  - (용산

 

 (달미)  아유다들 기운 냅시다?

 

 제가 치킨 쏠게요?

 

 기운 냅시다!

 

 가자가자치킨 먹으러 갑시다  제가 쏠게요

 

 갑시다

 

 아이갑시다가자가자가자

 

 [잔잔한 음악]  (달미)  힘냅시다기운 냅시다?

 

 내가 치킨 쏠게우는 거 아니지?

 

 갑시다치킨!

 

 - (철산왜 울어!  - (달미빨리빨리

 

 [달미가 재촉한다]

 

 (달미)  이때까지 난

 

 주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셨다고  생각했다

 

 (달미)  안녕하세요!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달미)  그러나 주님은

 

 내 기도에 언제나 그렇듯  [도어 록 작동음]

 

 (금정)  네가 이 시간에 웬일이냐?

 

 - 뭐 좀 찾을 게 있어서요  - (성환

 

 - (천호안녕하세요  - (성환그래

 

 도산이가 박찬호랑 찍은 사진  아직 있죠?

 

 있지근데 그건 왜?

 

 (달미)  묘하게 응답하셨다

 

 (천호)  사진사진사진사진

 

 찾았다

 

 (성환)  뭐 찾는데?

 

 [카메라 셔터음]

 

 [천호가 액자를 탁 내려놓는다]  뭐 하는 거냐?

 

 바이럴 마케팅요

 

 (달미)  !

 

 - (달미이모여기 양념 하나랑  - (종업원

 

 - (달미맥주 3천 더요  - (종업원

 

 (용산)  아휴오늘따라 맥주가 참 쓰네요

 

 왜요난 단데

 

 (달미)  우리가 신나게 닭을 뜯고 있는 그 시각

 

 다운로드 하나 늘었다

 

 대단하다

 

 괜찮아괜찮아

 

 마셔마셔마셔

 

 아야너 우냐?

 

 (도산)  맥주가 오늘따라 맵네

 

 (달미)  그 하나는 바로

 

 어처구니없게도

 

 [휴대전화 알림음]

 

 '눈길'?

 

 (달미)  저 멀리 LA에 사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였다

 

 우아바람 너무 좋지 않아?

 

 [달미의 기분 좋은 탄성]

 

 (남자)  저기요창문 좀 닫죠?

 

 달미야미안한데  창문 조금만 닫을까?

 

 나만 좋나?

 

 [도산의 당황한 신음]  (달미)  알았어알았어

 

 [발랄한 음악]  요렇게요렇게만요렇게만

 

 요렇게요러면 됐죠?

 

 여름 냄새

 

 죄송합니다  [달미의 기분 좋은 신음]

 

 [달미의 기분 좋은 탄성]

 

 [달미가 계속 탄성을 지른다]

 

 [도산의 힘겨운 신음]

 

 (원덕)  아이고

 

 얘 술 취해서

 

 또 버스 창문에 코 박았지?

 

 (도산)  아세요?

 

 (원덕)  이러고 술 깨지

 

 나중에 자기 얼굴에 누가 낙서했냐고  길길이 날뛴다

 

 (도산)  진짜요?

 

 [달미의 힘주는 신음]

 

 [도산의 당황한 신음]

 

 [도산이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문이 달칵 닫힌다]

 

 (원덕)  

 

 이게 뭐예요?

 

 (원덕)  눈빛인지 눈길인지

 

 그거 아주 잘 만들었더라

 

 도산이 네 아이디어라면서

 

 

 

 내가 쓰고 소감을 좀 적어 봤다

 

 그게 피드백이라며?

 

 [원덕의 웃음]

 

 제가 미리 말씀드렸어야 됐는데

 

 고마워

 

 (원덕)  나중에 내가

 

 눈길을 많이 의지할 거 같아

 

 [잔잔한 음악]

 

 15년 전에

 

 지평이하고 처음 편지 쓸 때 말이다

 

 그때 신문에 난 네 사진을 보고  이름을 골랐어

 

 신문

 

 그 수학 올림피아드요?

 

 

 

 그 사진 속의 네 눈매가  참 똘망똘망하고 선해 보이더라고

 

 그래서 그 이름을 골랐지

 

 

 

 많이 역변했죠?

 

 아니잘 컸지아주 잘 컸어

 

 (원덕)  정변

 

 (달미)  누구야!

 

 누구야누가 또 내 얼굴에 낙서했어!  [밖에서 개가 왈왈 짖는다]

 

 [소리 지르며]  ?

 

 (원덕)  시작됐다얼른 가

 

 - 올라가 봐야 되는데  - (원덕시작됐다얼른 가 봐

 

 (원덕)  시작됐어

 

 - (도산아니…  - (원덕아니됐어

 

 (원덕)  아까 내가 얘기했잖아

 

 [새가 지저귄다]

 

 (금정)  도산아도산아!

 

 도산아일어나얼른?

 

 - (도산?  - 너 지금 텔레비전에 나와

 

 제가저요?

 

 (금정)  빨리

 

 (TV 속 찬호)  아주 오랜 옛날에 그  남도산이라는 그런 작은 그

 

 (성환)  얼른 돌려 봐얼른  [TV 속 찬호가 계속 말한다]

 

 (도산)  저분이 왜

 

 (성환)  지금 보고 있어어  [밝은 음악]

 

 (TV 속 찬호)  스타트업을 시작했다는  아주 반가운 메시지였어요

 

 (성환)  찬호?

 

 [TV 속 찬호가 계속 말한다]  아이그럼막역하지그럼  같이 사진도 찍었는데

 

 저기 나오네저기

 

 아니우리 조카가 찬호한테  문자를 쳤대요

 

 그랬더니 이 자식이 저렇게  바로 또 인터뷰까지 해 주네아이고

 

 마치 우리가 바란 거 같잖아

 

 [성환의 웃음]

 

 잠깐잠깐잠깐  전화 들어온다

 

 아이나 참

 

 아이고차 회장

 

 그래저 삼산텍이  우리 도산이 회사 아니야그럼

 

 상장은 아직 멀었지

 

 아니아주 뭐아주 먼 건 아니고

 

 아니무슨 대출까지 받아서  주식을 산다 그래

 

 (TV 속 찬호)  그리고 그 소년 역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스타트업을

 

 (영상 속 찬호)  기원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인터뷰까지 했습니다

 

 (지평)  뭐야

 

 (영상 속 찬호)  이 앱을 써 봤는데 시각 장애인들의  새로운 희망이 돼 주지 않을까

 

 [영상 속 찬호가 계속 말한다]  박찬호가?

 

 눈길을?

 

 어떻게

 

 (영상 속 찬호)  삼산텍 파이팅!

 

 남도산 파이팅!

 

 박찬호가 어떻게

 

 (철산)  !

 

 우리가 삼산텍이에요눈길  [직원들의 환호]

 

 우리입니다!

 

 [철산과 용산의 신난 탄성]

 

 (철산)  1, 1

 

 잘했어요서 대표님

 

 (용산)  !

 

 글로벌로 올린 게 신의 한 수네

 

 인도에서만 5천이야, 5

 

 이러다가 DAU 3만 찍겠는데?  [직원들의 박수와 환호]

 

 DAU 3만이면

 

 1년에 10

 

 (철산)  가죠내가 노래방 열 시간 쏠랑께

 

 [철산과 용산이 신나한다]  (사하)  가자

 

 [직원들의 환호]

 

 [휴대전화 진동음]

 

 - 여보세요?  - (경찰남도산 씨 되십니까?

 

 맞는데요

 

 (경찰)  여긴 양진경찰서입니다

 

 ?

 

 경찰서요?

 

 [감성적인 반주가 흘러나온다]  (달미)  ♪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

 

 ♪ 또 내가 걷는 게 걷는 게 아니야 ♪

 

 ♪ 너의 기억 그 속에서 난 ♪

 

 ♪ 눈물 흘려 너를 기다릴 뿐 ♪

 

 (철산)  이 좋은 날 선곡이 왜 저런대?  [달미가 계속 노래한다]

 

 기쁨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나?

 

 패러독스?

 

 (달미)  ♪ 그대 떠나보낸 내 가슴에 ♪

 

 (철산)  저기

 

 [달미가 계속 노래한다]

 

 우리 듀엣 하나 할까요듀엣

 

 '잔소리'

 

 ♪ 늦게 다니지 좀 마 ♪

 

 듀엣

 

 솔로?

 

 (달미)  ♪ 다가와 또 난 ♪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통화 종료음]  도산이 이 자식은 깜깜무소식이야

 

 [어두운 음악]  [밖에서 사이렌이 울린다]

 

 (경찰)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남도산 씨를 재물 손괴 및 협박으로

 

 모닝그룹 원두정 회장이 고소를 했어요

 

 - 네  - (경찰워낙 피해액이 적어서

 

 (경찰)  합의만 좀 해 오면  정상 참작이 될 텐데

 

 합의해 올 수 있겠어요?

 

 합의 안 하면 어떻게 됩니까?

 

 (경찰)  검찰에 송치돼서 조사받겠죠

 

 재수 없으면 재판까지 갈 수도 있고

 

 골치 아파지죠

 

 [경찰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쿵 소리가 들린다]

 

 [엘리베이터 음성]  내려갑니다, 1

 

 [한숨]  문이 닫힙니다

 

 [달미의 한숨]

 

 (달미)  어떡하지?

 

 모닝그룹은 죽어도 싫은데

 

 [한숨]

 

 그냥 눈길 확 접을까?

 

 [달미가 머리를 벽에 쿵쿵 박는다]

 

 [짜증 섞인 숨소리]

 

 ?

 

 뭐야?

 

 하루 종일 전화도 안 받고  어디 갔었어?

 

 잠깐 어디 좀 갔다 왔어

 

 (달미)  그건 뭐야?

 

 (도산)  이거 눈길 피드백 노트인데

 

 너한테 전해 주래

 

 진짜나한테?

 

 [잔잔한 음악]

 

 [달미의 놀란 신음]

 

 진짜 꼼꼼하게 적으셨다

 

 글씨가 꼭 우리 할머니 글씨 같네

 

 (달미)  전맹은 아니시고 저시력 같은데

 

 시력을 잃어 가시는 분이구나

 

 이거 보니까 진짜 보람이 막 느껴진다

 

 이분 누구야만나 뵙고 싶다

 

 달미야

 

 (달미)  ?

 

 놀라지 말고 들어

 

 [달미가 흐느낀다]

 

 (달미)  [울며]  할머니 어떡해

 

 고마워도산아

 

 뭐가

 

 그냥 다

 

 눈길 만들어 준 것도 고맙고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사실대로 얘기해 준 것도 너무 고맙고

 

 나 진짜 자꾸 왜 이러냐진짜

 

 [달미가 흐느낀다]

 

 달미야

 

 할머니가 그러셨어?

 

 달미 너 이쁘게 웃는 거

 

 오래 보고 싶다고

 

 (도산)  그러니까

 

 웃어 봐

 

 나 운 거 티 나?

 

 좀 나아니

 

 (도산)  많이 나

 

 - 많이 나?  - (도산

 

 (달미)  안 되는데

 

 티 나면 안 되는데

 

 어떡해

 

 못 봐 주겠다진짜

 

 - 괜찮아?  - (도산괜찮아

 

 (도산)  여기

 

 - 이쪽에?  - (도산

 

 [문이 철컥 닫힌다]

 

 [원덕이 손톱을 탁 깎는다]

 

 [원덕이 손톱깎이를 탁탁 친다]

 

 (원덕)  어서 와저녁은?

 

 (달미)  먹었어

 

 이리 줘 봐내가 깎아 줄게

 

 (원덕)  아유됐어내가 깎아

 

 (달미)  됐어내가 깎아

 

 [원덕의 힘주는 숨소리]

 

 이게 뭐야엉망진창이네

 

 할머니

 

 내가 눈길 열심히 만들게

 

 ?

 

 열심히 만들어서

 

 할머니

 

 [슬픈 음악]

 

 [헛기침]

 

 많이 안 불편하게 해 줄게

 

 내가 꼭

 

 달미야

 

 할머니나 오늘만

 

 딱 오늘만 울고

 

 진짜 맨날 웃을게

 

 그러니까

 

 

 

 아유이 콧물 봐라

 

 아이고이쁜 내 강아지

 

 [달미가 흐느낀다]

 

 원 회장님

 

 지금쯤 도착하셨으려나?

 

 대기실에 계실걸?

 

 원 회장님?

 

 웬일이야님 자를 붙이고

 

 [차분한 음악]

 

 지금부터

 

 (달미)  없던 존경심을 끌어모아 보려고

 

 가면 뵐 수 있나?

 

 없겠지

 

 그 난동을 부려 놓고 무슨 염치로

 

 최소 접근 금지야

 

 그럼 언니가 같이 가 줘라

 

 언니라면 들여보내 줄 거 같은데

 

 내가?

 

 

 

 가서 언니네 아버지한테

 

 바짝 엎드려서 빌어 볼까 하거든

 

 빌어?

 

 갑자기 왜 이래

 

 자존심도 없니?

 

 나 지금 벼랑 끝이야

 

 그딴 거 챙길 여유 없어

 

 [한숨]

 

 데려다줘

 

 바보짓 제대로 보여 줄게

 

 따라와

 

 오랜만이네요아버지 뵈러 왔어요

 

 (수행원)  들어가시죠

 

 할 수 있다할 수 있다

 

 도산아

 

 달미야

 

 (두정)  아주 보기 좋다?

 

 둘이 같이 빌러 왔냐?

 

 네가 여길 왜

 

 [어두운 음악]  [상수의 헛웃음]

 

 (상수)  서로 몰랐나 본데요아버지?

 

 (두정)  내가 재물 손괴랑 협박으로  고소를 했거든

 

 합의 못 받아 오면 인생에  빨간 줄 생기는데 별수 있나?

 

 빌어야지

 

 (상수)  서 대표님은 여기 왜 오신 건가?

 

 (달미)  저희 눈길 서비스에

 

 모닝그룹 CSR 자금을 지원받으러

 

 (상수)  

 

 [상수의 헛웃음]

 

 너희 상상 이상이다?  염치없기가

 

 잠깐

 

 (두정)  그래지원?

 

 생각은 해 볼게

 

 (상수)  아버지

 

 둘이 같이 내 앞에서 빌면

 

 아버지

 

 (두정)  사업하는 놈들인데 가르쳐 줘야지

 

 너도 알잖냐

 

 객기가 통하는 세상이 아니라는 걸

 

 주머니 가벼운 놈들이  입까지 가볍게 놀리면

 

 어떤 고생을 하는지 깨우쳐 줘야지

 

 안 그러냐?

 

 사람 일 한 치 앞도 몰라그렇지?

 

 그러게요예측을 허락하질 않네요

 

 그래서 늘 준비가 필요하죠

 

 [흥미진진한 음악]

 

 (두정)  나야뭐  기술 잘 모르니까 이쯤에서 그럼

 

 (상수)  가시게요?

 

 (두정)  잘 부탁해?  [휴대전화 진동음]

 

 내가 해커톤 때 찜한 팀이야

 

 (상수)  아유제안서만 봐도 딱 알겠더라고요

 

 (지평)  원두정 회장 만나고 있죠?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녹취하세요

 

 끝나고 잠깐 들러요

 

 (두정)  그럼 수고들

 

 [문이 탁 열린다]

 

 (상수)  앉아앉아앉아

 

 인재 동생이라고?

 

 - 네  - (상수내가 인재 오빠니까

 

 (상수)  오빠다 생각하고 얘기할게

 

 (녹음 속 상수)  거창한 꿈을 가지고 온 거  뭐알겠는데

 

 그런 생각 버려

 

 우린 이미 엔지니어 셋업 끝냈고

 

 우리가 필요한 건 딱 알바야

 

 그게 너희들이고

 

 녹취를 했어?

 

 더 있으니까 들어 봐요

 

 (녹음 속 두정)  노가다다 생각하면 노가다고  경험이다 생각하면 경험이 되는 거야

 

 젊다는 게 뭐야

 

 열정그 열정을 우리가 산다고

 

 (달미)  분명 솔루션 제공에  5천만 원이라고 하셨습니다

 

 아까 여러분들 홈피 보니까  썰렁하던데

 

 (두정)  메인에 우리 로고 써요

 

 모닝그룹 협력 업체

 

 (녹음 속 두정)  이거 한 줄이 5천보다 가치 있지?

 

 (달미)  밖에 젊은 친구들이 꽤 왔더라고요

 

 강연 주제가 좋아서인지  기자들도 왔던데

 

 이거 들으면 재밌는 기사가  엄청 쏟아지겠죠?

 

 '청춘들을 응원한다는 원두정 회장'

 

 '뒤에서는 청춘들 등골 뽑아 먹어'

 

 - 헤드라인 죽이네  - (두정그래서

 

 이걸 기자들에게 넘기겠다?

 

 (달미)  기업 이미지는 기자들 펜대에서  무너진다잖아요

 

 그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시간과 돈이 꽤 들 테고

 

 [두정의 초조한 숨소리]

 

 모닝그룹 CSR 자금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거 아닐까요?

 

 [밝은 음악]  (두정)  너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협상 쪽이  서로 더 듣기 좋은 말 같은데요

 

 저게 미쳤나저게

 

 (달미)  추락하기 전에 막는다 생각하시고

 

 모닝그룹 CSR 자금

 

 저희 눈길 지원하는 데 쓰시죠?

 

 아니저 양아치 같은

 

 가만있으세요

 

 물론

 

 합의도 해 주셔야 합니다

 

 "선행 나누기"

 

 실리콘 밸리에는  '페이 잇 포워드'라는 문화가 있죠

 

 (두정)  성공한 선배 창업가들이

 

 후배 창업가들을 조건 없이 도와주는  문화를 뜻하는 말입니다

 

 오늘 성공한 선배인 제가

 

 이 자리에서  그 정신을 몸소 보이고자 합니다

 

 올해 모닝그룹 CSR 사업으로

 

 샌드박스 12

 

 삼산텍의 '눈길'을 선정했습니다

 

 [TV 속 청중들의 환호]

 

 [웅성거린다]

 

 [청중들의 환호]

 

 (두정)  시각 장애인의 동반자 눈길을

 

 선배인 이 원두정이가 응원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입니다

 

 [청중들의 환호]

 

 (청중)  멋있다!

 

 멋있다!

 

 (달미)  

 

 - (지평이게 뭡니까?  - 가평에서 잣칼국수 포장해 왔어요

 

 (달미)  이거 포장 안 된다는 거  엄청 졸라서 해 온 거예요

 

 맛있어야 되는데

 

 이거 왜

 

 이거 먹으러 가평까지 간다면서요

 

 (달미)  덕분에 눈길 운영비 마련해서 고맙고

 

 또 뭐지난 생일도 챙겨 줄 겸  겸사겸사

 

 이거

 

 여기 만드는 법 적어 놨어요

 

 

 

 - 갈게요  - (지평서 대표님

 

 (지평)  저기이거

 

 사업 계획서 조금 손봤어요

 

 이제 데모 데이도 준비해야 되니까

 

 감사합니다

 

 (달미)  갈게요맛있게 드세요

 

 (지평)  [머뭇거리며]  맛있게 먹을게요

 

 고마워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이게

 

 만들어야 되는구나

 

 [풀벌레 울음]

 

 [달미의 놀란 신음]

 

 진짜 꼼꼼히도 달았다

 

 글씨체 완전 한석봉이네

 

 ?

 

 (달미)  이 글씨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의미심장한 음악]

 

 [달미의 놀란 숨소리]

 

 글씨체가 도산이랑 똑같네?

 

 (지평)  도산이랑 같아요

 

 내 생일

 

 글씨체도

 

 생일도 똑같아?

 

 어떻게?

 

 [밝은 음악]

 

 (지평)  이게

 

 잣이 안 보이는데

 

 잣 맛이 나네?

 

 

 

 이야

 

 [입바람을 후후 분다]

 

 [뜨거워하는 숨소리]

 

 [만족스러운 신음]

 

 [지평의 시원한 숨소리]

 

 [지평의 힘주는 숨소리]

 

 [자동차 시동음]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지평)  ?

 

 [자동차 경적]

 

 (지평)  마침 잘 만났네요

 

 이거 서 대표 좀 갖다주세요

 

 이걸 팀장님이 왜

 

 세차하는데 나오더라고

 

 달미가 팀장님 차 탔어요?

 

 

 

 - 왜요?  - (지평그건

 

 얘기하지 말라 그러던데

 

 갈게요

 

 (지평)  팔 조심갈게요

 

 [기어 조작음]

 

 [자동차 경적]

 

 (지평)  마침 잘 만났네

 

 이거 서 대표 갖다주세요

 

 이걸 팀장님이 왜

 

 세차하는데 나오더라고

 

 달미 거 맞아요?  다른 여자 거 아니에요?

 

 ?

 

 다른 여자 없습니다

 

 팀장님 모솔이에요?

 

 아니얘기가 왜 그리로 튑니까?

 

 팀장님집도 가까운데  차 말고 자전거 타고 다니세요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서아시겠어요?

 

 (도산)  갈게요

 

 [차를 탁탁 친다]

 

 (지평)  

 

 

 

 아유

 

 꼴 보기 싫어

 

 [감성적인 음악]

 

 (달미)  너무 좋아서

 

 나 겁나

 

 (도산)  겨우 딱 하나 있는데  그게 나한텐 전부인데

 

 - 그걸 욕심냅니까?  - (지평그럼 바꿉시다

 

 (성환)  너 뭐 하는 놈이야

 

 (도산)  실망만 하시니까 저도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아버지

 

 (달미)  도망치지 마

 

 너는 달보다 어마어마하게 커

 

 (지평)  신경 쓰이고 욕심나고 억울하고

 

 (달미)  [울먹이며]  왜 거짓말했어?

 

 울까 봐

 

 (도산)  지금처럼 네가 울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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