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피1
(장수) 안준호
(준호) 이병 안준호!
(장수) 10월 군번
1041기 황영두 일병 이효상 일병입니다
(장수) 1038기
8월 군번
이병 안준호!
(장수) 너는, 씹새끼야
그냥 와꾸가 마음에 안 들어, 위치로
위치로
[긴장되는 음악]
- (장수) 좆같냐? 어? - 이병 안준호!
- (장수) 좆같아? - (준호) 이병 안준호!
(장수) 왜, 들이받으려고?
아닙니다
(장수) 아니긴!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드르륵 열린다]
(준호) 29,500원이요
맛있게 드세요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여자1) 저기요
네?
(여자1) 거스름돈 주셔야죠
아니, 500원이 문제가 아니고
아무리 애라고 그래도…
드렸는데요?
그럼 저희 애가 지금 거짓말했다는 거예요?
(남자1) 아유, 됐어, 그만해
(여자1) 아, 저 사람이 지금 거짓말하잖아
(남자1) 알았어, 알았어
들어가세요, 아저씨! 가자, 가자
빨리 와
[도어 록 작동음]
[익살스러운 음악]
[초인종이 울린다]
저 거짓말 안 했어요
(TV 속 대통령) 전우의 인격을 존중하고
인권이 보장되는 병영을 만드는 데서 출발합니다
(사장) 아유, 죄송합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TV 속 기자) 군 특별 조사 본부는 윤 일병 사망 사건의 주범…
[TV 뉴스가 계속된다] (사장) 예, 예, 예, 예
아이, 그럼요, 그럼요 아, 맞는 말씀이시고요
- (알바생) 형 오셨어요? - (준호) 어
(사장) 아, 제가 직원 교육을 좀 잘못 시켜 가지고
아, 정말 죄송합니다, 예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예
[사장이 혀를 쯧 찬다]
아, 예, 예, 예
아, 예, 아이, 고맙습니다
예, 들어가세요, 예
(사장) 야!
너 도대체 배달 가서 뭔 짓을 한 거야, 어?
(준호) 저 아무 짓도 안 했는데요?
(사장) 이런 개새끼가, 이게, 이씨
이런 싸가지 없는 새끼, 이거
야
너 해고야
내일부터 나오지 마
저 어차피 내일부터 못 나와요
오늘까지 일한 거랑 밀린 월급 주세요
(사장) 이 새끼가, 이게
내가 다음 주에 정산해 준다 그랬지?
지난주에도 다음 주라 그러셨어요
(사장) 어어
그래서 손님들 잔돈 쌔비고 다녔어?
이래서 가정 교육 안 된 새끼들을 쓰면 안 돼요
뭘 꼬라봐, 이 새끼야?
너 해고라고!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문이 쾅 닫힌다]
병신 새끼
[오토바이 시동음] 어?
[흥미로운 음악]
(사장) 너 뭐 하는 거야, 안 내려?
이 새끼가
[준호의 힘주는 신음] 이 자식
야, 이 새끼야, 야!
야, 이 도둑놈의 새끼야!
걸리면 뒈지는 줄 알아!
[고조되는 음악]
(사장) 아나, 이 또라이 새끼, 이거
콩밥 처먹고 싶어서 환장했냐?
- (사장) 넌 내가 바로 신고할… - (준호) 마음대로 하세요
(준호) 저도 노동법 위반이랑 수당 착취로 신고할 거니까
- (사장) 뭐? 이 새끼가, 진짜, 야! - 전화 끊습니다, 저 늦었어요
(사장) 야, 야, 야!
[휴대전화 조작음] (바이크 숍 직원) 저기요
오토바이 상태는 괜찮네요
[한숨] 지금 바로 입금할게요
(준호) 예, 감사합니다
[흥미로운 음악]
[군인들이 안내한다] (군인1) 곧 2014년도 103사단
신병 입소식을 시작하겠습니다
금일 입소식은 우천으로 인하여
실내 강당에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병 장정 앞으로
(군인2) 앞사람이랑 간격 맞춥니다
팔 뻗습니다
(간부) 부대 차렷!
국기에 대하여 경례!
뒤로돌아!
부모님을 향하여 경례!
(장정들) 충성!
이것으로 입소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웅장한 음악이 연주된다] (간부) 우천 속 우리 가족 여러분들
댁으로 돌아가시는 길 무탈하시길 바라면서
모쪼록 우리 부모님들 [휴대전화 진동음]
자제분들 걱정 마시고
자랑스러운 육군의 일원이 될 장정 여러분들이
더 넓은 가슴으로 조국을 지킬 수 있도록
저희 육군은…
[간부가 계속 연설한다] (군인3) 자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대기
자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자리에서 대기
(여자2) 야, 이재창!
나 고무신 거꾸로 안 신어!
[사람들의 탄성] 그러니까 제대하면 꽃신 신겨 줘야 된다!
(남자2) 선아야!
100일만 기다려, 금방 나올게, 알았지?
아나, 저 씨발 새끼가, 이씨
(기간병) 장난하나, 씨
뭘 봅니까?
뭐, 문제 있습니까?
[훈련병들의 떨리는 숨소리]
(훈련병1) [작은 목소리로] 아 뒈지겠네, 진짜, 씨
(기간병) 여러분들, 많이 힘듭니까?
정신 차리십시오
오늘부터 너희들은 군인입니다
옷 갈아입는 데 1분이나 걸리면
그건 그냥 민간인, 싸제인이지
군인이 아닙니다, 맞습니까?
(훈련병들) 죄송합니다!
(간부) 잘들 하고 있나?
- (기간병) 충성 - (간부) 충성
(간부) 전체 기상
여러분은 아직 군인이 아닙니다
그럼 민간인이냐?
당연히 민간인도 아니지
그럼 뭐다?
아무것도 아니고 그냥 훈련병이다
앞으로 5주간의 신병 교육을 거쳐 자대 배치될 때까지
생각이라는 걸 하지 말고
훈련만 좆 빠지게 받으면 된다 이 말이야, 알겠나?
(훈련병들) 네, 알겠습니다
(간부) 목소리 봐라, 알겠나!
(훈련병들) 예, 알겠습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훈련병들) 훈련은 전투다!
훈련은 전투다!
- (조교1) 나머지는 앞으로! - (훈련병들) 훈련은 전투다!
(훈련병들) 훈련은 전투다!
[훈련병2가 구시렁댄다]
(기간병) 점호 3분 전
훈련병
밤새 모포만 접을 겁니까!
정신 안 차릴래, 진짜!
(훈련병들) 훈련은 전투다!
훈련은 전투다!
[훈련병들의 기합] (조교2) 총 주워!
(조교3) 하나 [훈련병3의 당황한 신음]
(조교2) 누가 소총 떨어트려!
(조교3) 골대 찍고 선착순! [훈련병들의 다급한 숨소리]
(훈련병들) 훈련은 전투다!
훈련은 전투다!
훈련은 전투다!
(조교2) 식사 종료 3분 전
(조교4) 방독면 벗어!
[훈련병들의 힘겨운 신음]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가는 놈 잡아!
(조교2) 내가 숨 쉬지 말랬지?
[훈련병들의 떨리는 숨소리] 3초 숨 참는 게 어려워?
- (조교2) 하나 - (훈련병들) 우리는!
- (조교2) 둘 - (훈련병들) 하나다!
- (조교2) 하나 - (훈련병들) 우리는!
(조교2) 식사 종료 1분 전
(조교5) 자, 정신 차립니다 거의 다 왔다
자, 복명복창합니다 '나는 할 수 있다'
(훈련병들) 나는 할 수 있다!
(조교5) 안 들린다
(훈련병들) 나는 할 수 있다!
(조교5) 한 번 더!
(훈련병들) 나는 할 수 있다!
(조교2) 식사 종료 10초 전
식사 종료
(조교2) 전방에 집에 계신 부모님을 향해
'보고 싶습니다' 발사!
(훈련병들) 보고 싶습니다!
[훈련병들이 코를 드르렁 곤다]
(훈련병4) 그거 알아요?
사람이 죽을 때 제일 많이 보는 게 천장이래요
[준호가 코를 훌쩍인다]
아, 여기서 2년을 어떻게 더 썩냐?
집밥 먹고 싶다
엄마도 보고 싶고
(기간병) 자대 배치 전 마지막 순서로
특기병 차출을 실시하겠다
(훈련병들) 예, 알겠습니다!
(기간병) '본인이 동물 관련 학과를 나왔다' 거수
'동물 병원에서 일해 봤다' 거수
'동물원에서 일해 봤다' 거수
(훈련병2) 285번 훈련병
저, 알바도 됩니까?
(기간병) 어디서 했는데?
에버랜드 아쿠아플래닛입니다
(기간병) 그건 물고기잖아
(훈련병5) 271번 훈련병!
하니랜드에서 범퍼카 관리했었는데
거기에 동물도 좀 있었습니다
무슨 동물?
(훈련병5) 토끼입니다
(기간병) 오케이, 너 군견병
자, 다음, 키 175 이상 거수
[훈련병들이 저마다 외친다]
손 든 인원 앞으로
자, 너희는 헌병이야, 기억해
자, 다음!
- (훈련병6) 분대장님 - (기간병) 왜?
(훈련병6) 어, 헌병 힘든 거 아닙니까?
[기간병의 헛웃음]
[훈련병들의 못마땅한 숨소리]
[기간병의 한숨]
(기간병) 아니, 그럼, 뭐
군대가 아람단이냐?
힘들지, 재밌겠냐고, 응?
하, 나 이 새끼들 안 되겠다
전체 다 엎드려뻗쳐!
하, 씨
[감성적인 음악]
(병사들) ♪ 특임대에 전입 왔을 때 ♪
[조교6의 기합]
♪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 ♪
(조교6) 크게!
(병사들) ♪ 공수 교육 받을 때에는 ♪
[조교6의 기합] ♪ 뒈졌다고 생각했었지 ♪
(병사들) 하나
우리 헌병은 명예를 존중하고 불의를 배격한다
둘, 우리 헌병은 솔선하여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한다
셋, 우리 헌병은 군의 봉사자로 장병의 권익을 보호한다
넷, 우리 헌병은 친절한 자세로 대민 봉사에 앞장선다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석봉의 아파하는 신음]
(장수) 야, 이 개씨바랄 이등병들아 [석봉이 콜록거린다]
[석봉의 아파하는 숨소리]
조석봉이, 기상
(석봉) 일병 조석봉
넌 일병까지 다셨으면
이 후임들 개념 관리는 알아서 하셔야죠
예,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 (장수) 위치로! - (석봉) 위치로!
(장수) 하라는 관리는 안 하고
맨날, 씨발, 이딴 거나 숨어서 처보고 앉아 있으니까, 씨
이러니까, 씨발
애새끼들이 기수 표를 외우겠냐? 못 외우겠냐?
죄송합니다!
- (장수) 어? - 일병 조석봉
- (장수) 어? - (석봉) 일병 조석봉
[석봉의 아파하는 신음]
조심하라니까
- (장수) 아프냐? - (석봉) 아닙니다!
(장수) 안준호
이병 안준호! [장수가 책을 탁 던진다]
(장수) 10월 군번
(준호) 1041기 황영두 일병 이효상 일병입니다
(장수) 1038기
(준호) 8월 군번 김일석 일병…
이병 안준호!
(장수) 너는, 씹새끼야
그냥 와꾸가 마음에 안 들어
위치로
위치로
- (장수) 좆같냐? 어? - 이병 안준호!
- (장수) 좆같아? - (준호) 이병 안준호!
(장수) 왜, 들이받으려고?
아닙니다
(장수) 아니긴, 씨발 새끼야!
피해?
[준호의 힘주는 신음]
차렷, 차렷, 차렷, 차렷, 차렷
차렷
- (장수) 야 - 이병 안…
- (장수) 야 - 이병 안준호 [장수의 웃음]
- (장수) 야 - 이병 안준호
아가리 벌려, 로열 젤리 [긴장되는 음악]
[장수가 콧물을 씁 들이켠다]
[장수의 웃음]
벌려 봐
[안내 방송 알림음]
(스피커 속 행정병) 행정반에서 전파한다
17시부터 침구류 일광 건조를 실시한다
(장수) 하, 다음에 먹여 줄게, 응?
(스피커 속 행정병) 다시 한번 전파한다
17시부터 침구류 일광 건조를 실시한다
[풀벌레 울음]
[다가오는 발걸음]
(준호) 충성
(석봉) 아, 준호 쿤
(준호) 이병 안준호 영창 근무 나왔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석봉) 고생은 무슨
안 힘들어?
(준호) 괜찮습니다
저희 때문에 조석봉 일병님이 더 힘드시지 말입니다
(석봉) 아픔 없는 교훈엔 의미가 없지
(준호) 잘 못 들었습니다?
(석봉) 인간은 희생 없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니까
[어색하게 웃으며] 아…
(석봉) [웃으며] 아, 이거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대사야
우린 나중에 애들한테 잘해 주자
(준호) 예, 알겠습니다
[차분한 음악]
[글씨를 쓱쓱 쓴다]
[미결수의 가쁜 숨소리]
(준호) 음란 행위 금지입니다
주무십니다
[짝 소리가 난다]
[짝 소리가 난다]
[짝 소리가 난다]
[전등이 지직거린다]
(준호 부) 너 미쳤냐?
[준호 부가 짝 때린다] [준호 모의 아파하는 신음]
왜, 아, 유세야?
[준호 모의 힘겨운 신음]
돈 몇 푼 가지고 유세야 이게 진짜, 씨
[어두운 음악] [거친 숨소리]
아이고, 씨
(준호 모) 준호야
엄마?
안 도와주고 왜 그러고 있어?
[기상나팔이 울린다]
(병사1) 3소대 좋은 아침입니다!
(병사들) 3소대 좋은 아침입니다!
(병사1) 3소대 좋은 아침입니다!
(병사들) 3소대 좋은 아침입니다!
(병사1) 3소대 좋은 아침입니다!
(병사들) 3소대 좋은 아침입니다!
[장수가 과자를 아작아작 먹는다]
(장수) 누구냐, 넌?
우리 존경하는 이정수 병장님의 로션을 가져간 넌
대체 누구냔 말이다
(병장) 부대에 도둑 새끼들만 사냐?
로션 그거 얼마나 한다고, 진짜
야, 이세준이
(세준) 일병 이세준, 안 가져갔습니다!
황영두
(영두) 일병 황영두, 안 가져갔습니다!
(장수) 왜 이렇게 떨어? 이 새끼, 이거, 오타쿠!
일병 조석봉, 안 가져갔습니다!
(장수) 아이, 개새끼
씨발, 그럼 로션이 발이라도 달렸니, 어?
야, 다 관물대 까
(장수) 오, 안준호
(준호) 이병 안준호
(장수) 러브레터?
어머니가 보내신 편지입니다
(장수) 이거 전부 다?
예, 그렇습니다
(장수) 근데 왜 하나도 안 뜯었냐?
[장수가 상자를 툭 던진다]
어, 이 새끼 이거 불효자네?
[장수가 편지를 부스럭 편다]
'우리 아들 준호에게'
'준호야'
'힘든 훈련 속에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되어'
'이렇게 편지를 또 쓴다'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잠은 잘 자고 있는지'
'엄마만 편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너무 미안할 따름이다'
'네가 군대에 가고 없는데도'
'엄마는 그 사실을 깜빡하고 내 밥을 차리기도 한단다'
'내 밥'? 네…
[웃으며] 야, 이거 맞춤법 'ㅓ, ㅣ' 아니냐?
아무튼
'엄마가 새로 출근하는 곳에서 월급이 5만 원이나 올랐단다'
[웃으며] '그 돈으로 수진이랑 한 달에 두 번 치킨 파티도 해'
'곧 집에 오면 엄마가 먹고 싶은 것들 다 먹을 수 있게'
'열심히 돈을 모아 놓고 있으마'
'사랑하는 엄마가'
카, 씨발, 존나 감동이다
어머니 월급이 5만 원이나 오르셨대
뭐야?
너 거지야?
아닙니다
그럼
거지 새끼냐?
그만하시면 안 됩니까?
뭐?
[어두운 음악]
(장수) 야, 총기함 따
나 오늘 이 새끼 쏴 버리고 탈영하려니까
따라고, 이 개새끼야!
충성 [범구의 한숨]
(범구) 충성은 니미, 씨
야
총기함 따는 김에 영창 문도 좀 따고 들어가 주실래요?
잡으러 가기 존나게 번거로우니까
- (장수) 그게 아니라… - (범구) 야, 이 새끼들아
심심하면 나가서 풀이라도 좀 뽑든가, 어?
모포를 털든가
안 움직여!
(석봉) 네
(범구) 이 새끼들 빠져 가지고, 이 자식들
야, 신병
이병 안준호
(범구) 넌 면담 안 오냐?
(조교7) '멋진 사나이'
(병사들) '멋진 사나이'
(조교7) 군가 시작, 하나, 둘, 셋, 넷!
(병사들) ♪ 멋있는 사나이 ♪
(조교7) 목소리 크게!
[병사들이 군가를 부른다]
(준호) 충성, 이병 안준호
수사과에 용무 있어 왔습니다
(범구) 응, 그래, 와서 앉아
군 생활 할 만해?
(준호) 예, 그렇습니다
지랄, 좆같으면서
아닙니다
(범구) 집안에 빨갱이 있냐?
- 모르겠습니다 - (범구) 학교 친구 중에 운동권은?
대학교 안 다닙니다
운동은 네가 했나 보네
(범구) 복싱?
(준호) 아닙니다, 이젠 안 합니다
너 어린놈이 눈빛이 왜 그러냐?
(범구) 내 양말 무슨 색깔이야?
(준호) 회색 체크무늬입니다
서 봐
[휴대전화 진동음]
(범구) 아이씨
잠깐 있어
(병사2) 충성
[범구의 한숨]
(용덕) 응, 들어와
(범구) 충성
(용덕) 어, 박 중사 왔나?
(범구) 대장님 저 그, 진급 관련해서…
(용덕) 아유, 참, 쯧
내가 안 그래도, 그 진급 문제 때문에 부르려 했는데
이번에 좀 안타깝게 됐다, 그자?
제가 부족함이 없진 않지만
저희 실적이 그렇게 후달리는 것도 아니고
(용덕) 하이고, 알지, 알아
우리 박 중사 실력이야 뭐, 어?
상사 깜냥 정도겠어?
근데 왜…
(용덕) 와 이리 모났어, 이거?
[입소리를 씁 낸다] [가위를 툭 내려놓는다]
아, 됐고
낮술이나 한잔하자
[바깥이 떠들썩하다]
[병사들의 환호]
[차분한 음악]
[병사들이 구령을 외친다]
[병사들의 환호]
[산새 울음]
[풀벌레 울음]
[다가오는 발걸음]
(성우) 탈영하려고 멍때리냐?
(준호) 아닙니다
(성우) 근데 경례 안 하냐? [스위치가 탁 켜진다]
(준호) 충성
(성우) 누군지 알고 경례해? 너 나 알아?
(준호) 박성우 상병님이십니다
(성우) 어, 나 뭐 하는 사람인데?
D.P. 아니십니까?
(성우) D.P.가 뭔데?
머리 기르고 부대 밖에 나다니는 새끼들?
탈영병 잡는 체포조라고 알고 있습니다
혀, 형사 비슷한…
아니, 새끼야
D.P.가 뭔 뜻이냐고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웃으며] 나도 몰라
아, 그냥 'D.P.조, D.P.조' 하는데
뜻은 아무도 몰라
씁, 박범구도 모를걸?
(성우) 웃기지?
(준호) 예, 웃깁니다
(성우) 아유, 나가고 싶은 날씨다
야, 탈영할 거면 하루라도 빨리해
요즘 탈영병이 없어서 밖을 못 나간다
자지가 근질거려 뒈지겠어, 아이씨
오케이?
(준호) 예, 알겠습니다
(성우) 알겠다고? 이 개새끼가…
탈영을 하겠다는 거야?
(준호)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성우의 웃음]
(성우) 장난이야, 장난
아이씨, 장난이야, 미안해
싸제 한 대 피우고
수고하세요
(준호) 충성
(성우) 아, 범구 형한테 나 왔다 갔다 그래
[문이 탁 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사진을 부스럭 집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스위치가 탁 켜진다]
(준호) 충성
(범구) 너 아직 안 갔냐?
(준호) 잠깐 있으라 하셔서…
(범구) 하, 곰탱이야, 여우 새끼야?
가 봐
예, 알겠습니다
(범구) 하, 백날 천날 좆 빠지게 찾으면 뭐 하냐, 씨, 쯧
저, 근데
왜, 뭐?
탈영병들은
신분증도 못 쓰는 거 아닙니까?
어?
(준호) 애인 줄 게 아니면
룸살롱 웨이터 같은 거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꽃 심부름 시키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아가씨들 주려고
룸살롱은 아무나 일할 수 있고 탈영한 병사라면…
야, 이 정신 나간 새끼야
누가 네 마음대로 보고 지껄이래!
죄송합니다
(범구) 안 나가?
충성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사진을 툭 내려놓는다]
[한숨]
나 뭐 하는 사람인지 알지?
(준호) 감사합니다, 예, 그렇습니다
(범구) 뭐 하는 사람인데?
(준호) 군탈 담당관이십니다
(효상) 아, 짜증 이빠이
아, 뭡니까, 저 새끼?
군탈이랑 뭔 얘기 하지 말입니다
(일석) 몰라, D.P. 바꾸려 그러나?
(효상) 아, 그, D.P.도 바뀝니까?
[효상과 일석의 아파하는 신음]
(장수) 아가리 닫고 풀이나 뽑으세요
대가리 털 다 뽑아 버리기 전에
(효상) 네
(범구) 단도직입적으로다가
어제 네 말 맞더라?
걔 웨이터였어
(준호) 아, 그렇습니까?
(범구) 너 D.P. 할래?
잘 못 들었습니다?
잘 들었잖아, 이 새끼야
싫어?
아닙니다
(범구) 지금 D.P.조장 놈이
몸이 맛탱이가 가서 군 병원에 누워 있거든?
근데 탈영병 위치가 떴으니까 바로 출동을 해야겠지?
D.P.는 2인 1조로 움직이는 거니까
TO가 하나 남는 거고
이해됐냐?
(준호) 예, 그렇습니다
(범구) 할래, 말래?
해 보겠습니다
한다, 안 한다, '해 본다'는 없어
[병사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장수) 뭘 봐, 이 씨발 놈이
하겠습니다
(범구) 굿
[담뱃갑이 툭 떨어진다]
그리고 새끼야
담배는 두 손으로 받아, 이 새끼야
[흥미진진한 음악]
(범구) 아무거나 주워 입고 나와
- (성우) 충성 - (준호) 충성
(성우) 너 뭔 백 있냐?
(준호) 이병 안준호, 없습니다
(성우) 아니면, 뭐 범구 형 똥꼬라도 빨았니?
(준호) 아닙니다
(성우) 어허, 거, 씨발 거 운수 대통했네, 이거
[흥얼거리며] 어허, 간만에 싸제로구나
[쿨럭거린다]
(준호) 와, 이거 나이키다
(이강) 어, 성우
간만에 나가네?
(성우) 상병 박성우 외 1명 활동 다녀오겠습니다
(이강) 넌 뭐니?
이병 안준호
(성우) 한호열 상뱀 대타입니다 [자동차 경적]
- 야, 빨리빨리 튀어 와! - (이강) 충성
꿀 잘 빨고 와라
- (성우) 충성 - (준호) 충성
(보초병) 충성!
[범구가 봉투를 부스럭 집는다]
(범구) 탈영한 신우석이 신상
군가 못 외웠다고 구타당한 정황이 있고
(성우) 접속한 포털 IP가
강남 모텔이지 말입니다
(범구) 그래
네 새끼들 헛짓거리하기 딱 좋은 강남이지
짱박혀 있는 거 같으니까
가면 확인하고 바로 잡아 와
예, 알겠습니다
(범구) 넌 대답 안 하냐?
예, 알겠습니다
[범구가 뒤적거린다]
(범구) 잘 갔다 오고
(성우) 빨리 받아, 인마
그냥 애만 데려오면 돼
어려울 거 없어
[성우의 하품]
(성우) 밥부터 먹자, 밥부터
(준호) 바로 모텔로 가야 되는 거 아닙니까?
(성우) [웃으며] 돌았냐?
서울까지 좆 빠지게 와서 바로 내려가려고?
(준호) 아이, 그래도 지금…
(성우) 야, 야, 야, 걱정하지 마, 어?
하늘 아래 그 새끼 찾는 거 우리밖에 없으니까
- 그러다 도망가면… - (성우) 아, 이거
(성우) 그럼 더 생큐지
또 나와서 잡으면 되니까
천천히, 어?
[흥미로운 음악] [성우의 개운한 숨소리]
(성우) 아, 이 새끼 이거 생각보다 부적응자네
괜찮아, 이 새끼야
하, 씨발
[병뚜껑을 툭 따며] 적당히 마시고, 어?
[술을 조르르 따르며] 적당히 놀고
[성우가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적당히, 씨발, 잡으면 돼
이야, 마셔
마시라고
[휴대전화 진동음]
(성우) 어, 야
애들 좀 모았냐?
아, 씨발
그러니까 여자 친구 친구들 있을 거 아니야
군바리 티 안 난다고, 씨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의 환호] [탬버린이 잘그랑거린다]
[성우의 술 취한 숨소리]
(성우 친구1) 쟤 취했다, 취했다, 씨
[성우 친구들의 웃음]
(성우) 야, 준호야
(준호) 이병 안준…
[사람들의 웃음]
(성우) 아이, 짬찌 티 내지 마, 병신
준호야
봐 봐라
이 새끼는
검은 머리 외국인이니까 당연히 면제고
이 새끼는 자기 아빠 회사의 방위 산업체 다니고
[힘주는 신음]
이 새끼는 매형이 의사라
병신이라고 구라 치고 군대 쨌지
[웃으며] 아니, 이 씨발 새끼들은 다 감옥에를 가야 돼
씨발
야
이러니 내가 억울하겠냐, 안 하냐?
하, 우리 꼰대는
자기 구청장을 한 번 더 해야 한다고, 한다고
그래서 내가
국방의 의무를 존나게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 말이야
(준호) 네
(성우 친구2) 아, 존나 지겨워
구린 얘기 좀 그만해
[성우 친구1의 웃음]
(성우) 뭐, 이 씨발!
[성우의 거친 숨소리]
아이씨 [마이크가 삐 울린다]
[웃으며] 장난이야, 장난, 장난
아, 야, 장난이야 미안, 미안, 미안, 미안 [사람들의 못마땅한 신음]
미안, 미안
아, 야 싸이 '강남 스타일' 한번 가자, 어?
어, 야, 야
아, 준호야, 아, 미안해, 미안해, 어? [신나는 반주가 흘러나온다]
- 미안해 - (준호) 아니, 아닙니다
(성우) 아, 마셔, 마셔, 씨
[성우의 헛기침]
- (성우 친구3) 소리 질러! - (성우) 마셔, 마셔, 마셔 [사람들의 환호]
(성우) 아, 그리고 준호야
[성우 친구3이 노래한다] 가서 컨디션 좀 사 와
[준호의 힘겨운 신음]
"시카고 갤러리"
[준호가 구역질한다]
[잔잔한 음악] [준호의 힘겨운 신음]
[준호가 중얼거린다]
[한숨]
[통화 연결음]
[준호의 술 취한 신음]
(준호 모) 여보세요?
준호니?
[놀란 신음] [휴대전화 조작음]
[힘주는 신음]
[한숨]
(남자3) 저기요
저기
죄송한데 불 좀…
[준호의 힘주는 신음]
(준호) 예
(남자3) 감사합니다
(준호) 예, 가지세요, 또 있어요
[준호의 힘겨운 신음]
휴가 나오셨나 봐요?
[한숨]
예, 뭐
음, 그럼
재밌게 놀다 들어가세요
(준호) 네
[숨을 후 내뱉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아이씨
(성우) 새끼야, 컨디션 만들어 오냐?
빨리 안 뛰어와!
(준호) 예, 알겠습니다
아이씨, 아이씨
[신나는 반주가 흘러나온다] (사람들) ♪ 말 달리자 ♪
[사람들의 환호]
♪ 말 달리자 ♪
♪ 말 달리자 ♪
[신나는 음악] 준호야
[사람들의 탄성]
(성우 친구4) 이병 안준호!
(성우) D.P
더티 플레이가 된 걸 환영한다!
[힘겨운 신음]
[준호의 술 취한 신음]
[휴대전화 진동음]
(여자3) 저기요 전화가 계속 울리던데?
[힘겨운 숨소리]
[준호의 놀란 숨소리]
(준호) 하, 미치겠네, 진짜
[통화 연결음]
충성, 이병 안준호
(범구) 야, 이 개새끼야, 지금 어디야!
그, 모텔…
(범구) 너희들 술 처먹는 동안 사람 하나 죽었어!
예?
(범구) 내가 그냥 데려오기만 하면 된댔잖아, 어?
너 지금 어디야?
어디 있었냐고, 이 새끼야! [의미심장한 음악]
(남자3) 감사합니다
(준호) 예, 가지세요, 또 있어요
(범구) 신우석 자살했다
모텔방에서 번개탄 피웠다고
[테이프가 직 뜯긴다]
(범구) 소방차 출동하고 난리였는데 네 새끼들은…
(남자3) 저기
죄송한데 불 좀…
(준호) 예, 가지세요, 또 있어요
(남자3) 휴가 나오셨나 봐요
(준호) 예, 뭐
재밌게 놀다 들어가세요
(준호) 네
(남자4) 씨발 새끼, 이 새끼 이거, 씨
[여자4의 웃음] 똑바로 안 서?
(군인4) 장난해?
(남자4) 이딴 걸 사 오냐?
(여자4) [웃으며] 아, 왜 그래?
[여자4의 웃음] (남자4) 장난해!
[무거운 효과음]
[흐느낀다]
(우석 누나) 제 동생…
[우석 누나의 떨리는 숨소리]
맞아요
[다가오는 발걸음]
[우석 모의 떨리는 숨소리]
[우석 모의 다급한 신음]
[우석 모의 가쁜 숨소리]
(우석 모) 우석인?
(성우) 아, 씨발, 좆 됐네
[우석 모의 다급한 신음]
[우석 모가 울먹인다]
[우석 모가 오열한다]
(우석 모) 아, 어떡해, 우리 우석이
[우석 모가 오열한다]
우석아
[떨리는 숨소리]
아, 어떡해…
아, 어떡해
[우석 모가 오열한다]
우리 우석이
[떨리는 숨소리]
아, 우석아
우석아, 우석아!
[떨리는 숨소리]
(범구) 애 죽을 동안 어디서 뭐 했냐?
(성우) 정말로 잠복했는데 말입니다
(범구) 근데?
탐문 갔다가 잠깐 피곤해서…
바로 잡으면 되는 건데 탐문을 나갔다?
그 말을 믿으라고?
예, 그렇습니다
(범구) 안준호
네가 대답해 봐
말 안 해?
아, 얘가 좀 충격을 받은 거 같습니다
아까부터 말도 안 하고
[범구의 한숨]
받아
(범구) 너희가 죽인 거야, 이 새끼들아
(성우) 충성
씨발, 재수가 없으려니까
야, 어제 일은 비밀로 하는 거다 서로 피곤해지니까
[한숨 쉬며] 들어가자
"시카고 갤러리"
야, 씹냐?
[다가오는 발걸음]
가자고
[라이터가 툭 떨어진다]
[성우의 한숨]
씨발
아, 이 새끼가 처돌았나
너 일로 와
야
[성우의 헛웃음]
너 뭐 하냐?
사람이 죽었잖아
너도 뒈지고 싶냐?
[잔잔한 음악]
(준호) 사람이 죽었잖아
사람이 죽었잖아, 이 미친 새끼야
어?
죽었다고
개새끼야
사람이
죽었잖아
[울먹이며] 사람이 죽었잖아
이 씨발 놈아
- 개새끼야 - (범구) 안준호, 너 뭐 하는 거야!
(범구) 뭐야, 뭐야, 왜 이래?
(준호) 씨발
- 놔! 씨 - (범구) 놔, 이 새끼야
(범구) 정신 차려, 인마!
(준호) 개새끼
(범구) 안준호!
- (범구) 안준호 - 개새끼
(범구) 놔, 이 새끼야!
(준호) 야, 씨발
(범구) 야, 이 새끼야, 놔! 어? 이 새끼야!
(준호) 개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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