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 생활 S1.11
(수빈) 아유, 근데 이게 무슨 일이에요, 갑자기?
갑자기 옆쪽 시야가 안 보인다 그래서 안과로 데리고 갔더니
신경외과로 가 보라 그래서
저희 소미 괜찮은 거죠?
[송화가 숨을 들이켠다]
(송화) 아직 초경을 안 했어요?
(수빈) 예, 예
근데 그, 그, 그것도 문제가 되나요?
(송화) 어...
[의미심장한 음악]
[숨을 씁 들이켠다]
여기 보시면
혹이 보이시죠?
그리고 피 검사 결과에서도 프로락틴 수치가 많이 올라가 있어요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겨서 그런 건데
이 종양이 위로 자라서 옵틱 키아즘이라고
그, 시신경 교차로 부분인데 이 부분을 누르고 있어서
양쪽 바깥으로 시야 결손이 생긴 거 같아요
아마 그래서 아직 월경이 없을 수도 있어요
(소미) 저
그럼 뇌종양이에요?
(송화) 제 생각엔 뇌하수체 종양 같은데
정확한 진단은 수술 후 조직 검사 결과로 알 수 있어요
보통 양성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수빈) 괜찮아, 소미야, 고칠 수 있는 병이야
충분히 고칠 수 있어
그렇죠, 선생님?
(송화) 고쳐야죠
소미야, 이건 머리를 열어서 하는 수술이 아니라
TSA라고 코로 내시경을 넣어서 [수빈이 숨을 들이켠다]
종양을 긁어 주는 수술이야 [무거운 음악]
수술 잘 받고 약 꾸준히 먹으면
얼마든지 충분히 나을 수 있는 병이야
너무 걱정하지 마
(수빈) 저기, 선생님, 수술은 언제쯤...
안에 출혈이 있진 않아서 응급은 아니지만
지체할 필요는 없죠
빨리 입원해서 진행하시죠
(송화) 오늘 입원해서 피 검사랑 심전도 가슴 엑스레이 등
수술 가능한지 검사 진행할게요
수술은 이비인후과 교수님 스케줄 맞춰서
언제가 가능한지 이야기해 보고
최대한 빨리 수술 일정 잡을게요
(수빈) 아, 감사합니다 [수빈이 살짝 웃는다]
(송화) 근데 그동안 두통도 좀 있었을 거고
시야도 서서히 좁혀졌을 텐데 왜 이제 왔어요?
이 정도면 그래도 좀 진행이 된 건데
아, 얘가 이제야 얘기를 해서요
(수빈) 쯧, 제가 이제야 알았어요, 선생님
어유, 죄송합니다
[수빈의 멋쩍은 웃음]
(송화) 어머니가 왜 죄송해요? [수빈의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잠시만요
어, 왜? 나 외래
[놀라는 숨소리]
(익준) 지금 준완이가 들어갔어
힘드실 거 같다
[한숨]
[차분한 음악] [사이렌이 울린다]
[심전도계 비프음]
"율제병원"
[다가오는 발걸음]
(송화) 안 추워?
방에 있지 왜 여기 있어?
들어가서 좀 자
그래야 내일 환자들 보지
(석형) 잠이 안 오네
집에 가자니 발은 안 떨어지고
[송화의 한숨] 송화야
나
잘 모르겠어
뭘?
슬픈 건지
속이 시원한 건지
지금,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를
잘 모르겠어
내 감정인데
[숨을 들이켠다]
내가 지금 그걸 못 정하고 있어
[잔잔한 음악]
표정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럼 그냥 가만있어
[다가오는 발걸음]
(석형) 집에들 가, 나 괜찮아
참 나, 아유
(익준) 밤새울 거야?
(정원) 준완이 있을 거야
(준완) 나 어차피 다른 환자도 있어서 밤새울 거야
넌 집에 가 있어
혹시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할게
그렇게 해
[한숨]
내가 정말
(석형) 미신, 이런 거 절대 안 믿거든?
근데 왠지 느낌이 안 좋아
멀리 가면 안 될 거 같아
[잔잔한 음악]
(종수) 아예 검은색 정장을 노상 입고 다닐까 봐
아이고, 하루걸러 초상이니
양 회장 원래도 심장이 안 좋았지?
정원이 말로는 협심증이 있었대
수술도 한 번 받은 적 있고
그래도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는데
참 나, 이렇게 허망하게 가 버리네
이렇게 갈 거면 마누라랑 애들한테 잘 좀 하고 가시지
아니, 회사는 어떻게 되려나?
태건어패럴 양 회장 지분이 거의 다잖아
(종수) 씁, 양 교수 어머니가 경영하기는 힘들 거고
양 교수가 하려나?
석형이가 어떻게 해?
종수야
(정원 모) 그래도 세상이 막 그렇게 불공평하고 그러진 않다, 그렇지?
뭔 소리야?
내연녀 말이야
낙동강 오리알 됐잖아
내심 회사 통째로 먹으려고 했을 텐데
[다가오는 발걸음]
(정원 모) 어
(석형)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식사는요?
아, 저, 여기 반찬하고 음료수 좀 더 주세요
우리 괜찮아, 많이 먹었어
(정원 모) 석형이 좀 잤니? 애들은?
예, 잠깐 좀 잤어요
애들은 다들 저녁에 수술 있어서 낮에 왔다 갔어요
이사장님, 맥주 드실래요?
(정원 모) 엄마는?
(석형) 엄마 좀 전에 들어가셨어요
오늘 집에서 주무시고 내일 아침에나 오시라고 했어요
아버지 회사 분들은 대부분 낮에 오셔서
제 손님들만 올빼미들이라 [석형의 웃음]
저기 올빼미들 왔다
(정원 모) 종수야, 애들 왔으니까 우린 가자
(종수) 어, 그래, 가자
(정원 모) 간다, 어, 왔어?
- (정원) 엄마 - (정원 모) 그래
(종수) 수고하고, 어, 어, 그래
어, 고생들 했어 [익준이 호응한다]
(정원) 속옷이랑 면도기
속옷은 새거고 면도기는 네 방에 있는 거 갖고 왔어
[피식 웃으며] 고맙다
(석형) 안 그래도 엄마한테 부탁할까 했는데
(정원) 파스, 잘 때 그거 붙이고 자
나도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딴건 몰라도 갑자기 절을 많이 하니까
다음 날 무릎이 제일 아프더라고
[피식 웃는다]
야, 너희들 저녁 안 먹었지?
- (익준) 아, 배고파 - (준완) 어
- (정원) 아이고, 진짜 배고프다 - (준완) 밥 줘라
그 여자가 여길 왔다고? 진짜?
(정원) 와, 그 사람 엄청 강심장이네
다행히 엄마가 안 계셔서 큰 난리는 없었어
(준완) 욕하고 바로 쫓아냈지?
석형이가 그랬겠냐?
(익준) 그냥 조용히 돌려보냈겠지
[익준이 입김을 하 분다]
아니, 조문하고 갔어
(석형) 내가 그러라고 했어
[정원의 한숨]
(준완) 얘 미친놈 아니야?
생불이 여기 있었네, 어
뭐, 다른 말은 안 하고?
아, 이제 임신 6개월 됐다고 했어
누가 알고 싶다고? [정원의 한숨]
(석형) 아빠는 없지만 그래도 좋은 형 있어서 다행이라고
혼자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막 하길래
난 그냥 듣고만 있었어
[준완이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송화) 내공 장난 아니다
뭐, 그러니까 그런 짓도 했겠지만
그럼 그분은...
(준완) '그분'? 미쳤냐?
그럼 그 사람은 이제 아무것도 못 받는 거지?
(준완) 당연하지
아기 태어나면 법적으로 유류분인가 뭔가 있겠지?
(준완) 너 그거 줄 거야?
법적으로 친자 입증하는 거 쉽지 않을 수 있어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너 한 푼도 주지 마, 절대 주지 마
[피식 웃으며]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리고 애가 무슨 죄야?
(친구들) 야!
[한숨]
[밝은 음악]
[전화벨이 울린다]
(재환) 네
아, 네, 네, 알겠습니다
[부드러운 음악] (남자1) 저기, 입원하러 왔는데요
(재환) 아, 예, 이쪽으로 오세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남자1) 박병주입니다
(재환) 아, 예, 몇 가지 정보를 좀 여쭤볼게요
평소 기저 질환이 있으셨어요?
(남자1) 당뇨 있습니다
(재환) 언제 진단받으신 거예요?
- (남자1) 한 10년 됐지? - (여자1) 응
(남자1) 뭐, 꽤 됐어요
(재환) 아, 그러시구나
예전에 수술받으신 적은요?
- (남자1) 없어요, 처음입니다 - (재환) 아, 예
(재환) 저희 이제 키랑 몸무게 한번 잴게요
(남자1) 예
(이송 기사1) 1호 환자 지금 수술 내려갈 건데 준비할 거 없어요?
(영하) 잠시만요 [마우스 클릭음]
- 항생제 바로 달아 드릴게요 - (이송 기사1) 네
(이송 기사2) 이장우 환자 수술 끝나고 올라왔습니다
(재환) 어? 기사님, 잠시만요
[전화벨이 울린다]
네
네, 알겠습니다
네, 준비할게요
- (재환) 선생님 - (수빈) 어?
(재환) 지금 8호에 수술 마친 환자 올라왔고
곧 3호에 응급실 환자 올린다고 하는데요
제가 아직 이 입원 환자분 설명을 다 못 해 드려서
- (수빈) 8호로 갈게요, 기사님 - (이송 기사2) 예
환자분 히스토리 토킹 먼저 하세요
(수빈) 내가 8호 이장우 환자 스페셜 바이털 사인 체크하고
3호에 베드 메이킹 됐는지 확인하고 올게
(재환) 감사합니다, 이쪽으로
(수빈) 앉으세요
(창민) 선생님, 이재국 환자 ERCP 동의서 받아야 되는데
어떻게 설명하면 돼요?
(수빈) 아, 이재국 환자분 담낭 절제 수술 하고
TB 올라가서 MRCP 했는데
CBD 스톤 있어서 하는 거라고 설명하시면 돼요
(창민) 네 [수빈이 말한다]
소미야, 나도 초상권이라는 게 있어
퍼미션이라도 좀 받지 그래?
(소미) 착각 오지네
선생님 아니거든요?
(수빈) 이장우 환자님 이제 병실로 이동하실 거예요
어디 불편한 덴 없으시죠?
깊게 심호흡하시는 게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송화) 재활 치료 꾸준히 잘 받으시고요 그럼 저랑은 3개월 뒤에 봬요
(남자2) 네, 감사합니다
[송화가 살짝 웃는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송화의 힘겨운 신음] [문이 스르륵 닫힌다]
[송화가 숨을 씁 들이켠다]
[송화의 힘겨운 신음]
(선빈) 교수님, 요즘 디스크 더 심해지셨어요
약 드셨어요?
먹을까 말까 고민 중이야
이젠 한 알 가지고는 턱도 없네
- 몇 분 안 남았지? - (선빈) 네
- (송화) 들어오시라고 해요 - (재신) 네
[휴대전화 벨 소리]
(송화) 어? 잠시만
어
(치홍) 교수님 메일 40세 환자분이시고요
CT상 레프트 베절 갱글리아 쪽에 ICH 보이고
멘탈은 스투퍼 오른쪽 모터는 푸어 정도 됩니다
알았어, 바로 갈게
[통화 종료음] ER에 응급 환자 생겼어
(송화) 가 봐야 될 거 같아
외래 기다리시는 분들에게 설명 잘 부탁해
(재신) 네 [서랍이 스르륵 닫힌다]
[송화의 한숨]
올해까지만 한다고?
네
(병원장) 무슨 일 있어, 안 교수?
어, 이건 병원에 타격이 꽤 클 거 같은데?
(정원) 죄송합니다
가뜩이나 병원에 소아외과 전문의 몇 명 없는데
저까지
몇 명이 아니라
전국에 소아외과 전문의 48명밖에 없어
(병원장) 대형 병원 중에서 유일하게 우리 병원만 두 명이고
한 명도 없는 병원도 열 군데가 넘어
안 교수가 더 잘 알겠지만
아유, 소아외과는 전문의 한 명 한 명이 병원 전력이라
아휴, 어떻게 해야 되나?
가뜩이나 이번에 속초 분원으로 한 명이 내려가서
안 교수 없으면 우리 병원은 소아외과 문 닫아야 해
죄송합니다
[한숨]
일단 알았어
나도 고민해 볼 테니까
안 교수도 한 번 더 생각해 줘, 응?
네
[긴장되는 음악] [심전도계 경고음]
(송화) 환자분, 눈 떠 보세요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내비게이션 보고 카테터 넣으면 될 거 같으니까
내비게이션 CT 찍고 수술방 어레인지해
- 환자분 들어오시면 전화 주고 - (치홍) 네
(송화)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분의
가느다란 혈관이 터져서 생긴 출혈 때문에
반대편 쪽으로 힘이 떨어지고 의식이 없는 건데요
수술 들어가서 내비게이션 보고
정확하게 카테터를 꽂아 피를 빼 주면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출혈량이 더 늘면 아주 안 좋아질 수 있어요
(여자2) 하, 어떡해
그러면 수술하다 잘못될 수도 있는 건가요?
네
[여자2의 놀라는 숨소리] (송화) 근데 수술 안 하게 되면
출혈 때문에 의식이 더 떨어지고 돌아가실 수 있어요
[여자2의 한숨] 지금은 수술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출혈이 되는 순간 이미 뇌 손상도 생기기 때문에
후유증은 반드시 남겠지만
수술을 해서 뇌출혈을 최대한 제거해 줘야
음, 의식이 깰지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우선 수술에 최선을 다할게요
선생님, 저희 남편 살려만 주세요
살려만 주시면 팔다리 안 움직여도 아무 상관 없어요
살려만 주세요, 선생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수술실 휴게실
응, 수술 두 개 연달아 있어서 하나 끝내고 잠깐 커피 마시고 있어
뭐 해?
(익순) 총 쏴요
(준완) [피식 웃으며] 뻥치지 마
너 오빠 면제라고 지금 무시하는 거지?
(익순) 간부 사격이라고 분기마다 한 번씩 사격하는 거 있어요
K5 권총으로 25m 거리에서 표적 쏘는 건데
오빠, 나 1등 했다
상품은 없어?
(익순) 아휴, 참
야시장이야? 웬 상품? [문이 달칵 열린다]
[익순의 웃음] [익준의 가쁜 숨소리]
[문이 달칵 닫힌다] 오빠, 이번 주는 제가 서울로 갈게요
나 울 오빠 집에서 잘래요 우주 너무 보고 싶어
(준완) 응, 그럴래?
그럼 오빠가 그 집으로 갈게
응
뭐, 이유야 만들면 되지
응
[익살스러운 음악]
토요일?
점심? 응
저녁은?
그래, 우리 사랑스러운 유니버스가 일찍 잘 수도 있으니까 [익준의 탄성]
응 [익준이 키득거린다]
응, 나도, 나도 사랑해
[익준이 키득거린다]
[통화 종료음] 아, 진짜, 미친 새끼, 진짜!
아, 확 쥐어패 버릴 수도 없고, 진짜 확, 아유, 씨
왜 그래? 귀엽잖아
아유, 씨
'사랑해' [웃음]
야, 근데 너 이번엔 꽤 오래간다?
꽤 좋은 사람인가 봐?
[잔잔한 음악]
(준완) 어
안 어울려, 그 진지한 표정 따위
바꿔 줄래?
[익살스러운 효과음]
[휴대전화 벨 소리]
[헛웃음]
(익준) 어이, 충성
어, 동생, 어쩐 일이신가?
어, 오빠 간 이식 수술 중 잠깐 쉬고 있어
[흥미로운 음악]
오늘, 오늘 온다고?
야, 자고 가면 오빠야 좋지
와, 우리 우주 엄청 좋아하겠다
어? 뭐라고? 뭐가 먹고 싶다고?
대게?
뭐야?
야, 지금 대게를 어떻게 구해?
[도어 록 작동음]
뭐야?
(준완) 뭐긴, 나지, 이건 대게고
[익살스러운 음악] (익준) 아, 갑자기 웬 대게?
(준완) 우주야, 우리 우주 대게 되게 좋아하지?
삼촌이 대빵 큰 걸로 사 왔다
(우주) 제가요?
우주야, '고맙습니다' 해야지
(우주) 고맙습니다
(익준) 아, 고맙습니다
(익준) 집에 갑자기 물이 안 나온다고?
어, 갑자기 물이 안 나오네?
너희 집 욕실 공사한 지 얼마 안 됐잖아
부실 공사
아유, 나쁜 사람들
물도 안 나오는데 그 멀끔한 대가리 세팅은 뭐야?
멀끔해? 내가?
아닌데? 나 자다 바로 왔는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야, 너 이따가 잠깐 병원 들른다고?
왜? 뭐, 백당직이야? 콜 안 왔잖아
다음 달 학회 발표 있어
구연 발표라 준비 좀 하려고
익순이도 있고 너도 있고 하니까
(익준) 간만에 조용하게 공부 좀 하지, 뭐
(준완) 너도 공부를 하긴 하는구나?
- (익준) 응, 가끔 - (준완) 재수 없어
(익순) 학회 어디로 가?
스페인, 한 달 넘게 남았어
우주야, 오늘 고모랑 대게 삼촌이랑 좀 놀고 있어
(익준) 아빠 병원 후딱 갔다 올게, 알았지?
아빠
(우주) 대게 아파
대게가 다리 많이 아프면 어떡해?
[당황한 숨소리]
우주, 그럼 잠깐 눈 좀 감고 있어 줄래?
(익준) 그래
(익순) 우주야, 고모 봐 봐
[뼈가 우두둑거린다] [익순의 힘주는 신음]
관절을 잘 꺾으면 하나도 안 아파
우두둑
[익순의 놀라는 숨소리]
이거 소리만 나는 거야
오, 실제로 하나도 안 아파
뭐든 제대로 꺾으면 통증이 없어, 어?
[뼈가 우두둑거린다]
(익준) 우리 우주 절대 고모 따라 하면 안 돼
고모는 터미네이터라 고통을 못 느끼거든, 사람이 아니거든
[작은 목소리로] 하지 마, 씨
[발랄한 음악]
자, 그대로 밥 먹을까? 옳지
[물소리가 솨 들린다]
(익준) 나 간다
야, 우주 깨면은 책 좀 읽어 줘
우주 방 책상 위에 우주가 좋아하는 책 있어
(익순) 응, 알았어
(준완) 언제 올 거야?
(익준) 쯧, 빨리 올게
늦게 와
간만에 혼자만의 시간이잖아
천천히 여유를 즐기라고
(익순) 그래, 오빠, 진짜 늦게 와도 돼
우주 우리가 잘 보고 있을게
알았어, 허, 참
[흥미로운 음악] (익준) 씁, 근데 너희들 말이야
싸우지 마
[익순의 헛웃음]
- (익순) 안 싸워, 왜 싸워? - (준완) 안 싸워, 우리가 왜...
(준완) 아유, 진짜, 나 참 [익순의 웃음]
(익준) 간다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닫힌다]
[감미로운 음악] [도어 록 작동음]
[익순의 안도하는 한숨]
(준완) 둬, 오빠가 할게, 나 설거지 잘해
(익순) 다 했어요
(준완) 뽀뽀
[문이 달칵 열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문이 달칵 닫힌다]
(익준) 우주야, 우주?
[힘주며] 방에 가서 자자, 방에 가서
[문이 달칵 닫힌다]
야, 우주 혹시 깨서 배고프다고 하면
(익준) 냉장고에 그, 초코우유 있거든 그거 주면 돼
애 깨면 나한테 전화 한 번 하고
정원이한테 옮았어?
적당히 해, 뭐...
왜 계속 닦아, 한 군데만?
[흥미로운 음악]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준완과 익순의 안도하는 숨소리]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익순) 우리 오빠 진짜 많이 변했어요
결혼하고 완전 딴사람 됐어
- (준완) 익준이 많이 바뀌었지 - (익순) 네
전 우리 오빠 만날 나이트에서 놀고 개처럼 여기저기 싸돌아다녀서
저러다 진짜 길바닥에서 얼어 죽거나
누구한테 맞아 죽을 줄 알았거든요
[함께 웃는다]
(익순) 근데 결혼하고 애 생기더니 완전 딴사람 됐어
그 좋아하던 나이트도 안 가고 게임도 거의 안 하고
우리 오빠 포커도 엄청 잘 치는 거 알죠?
알지
(익순) 그랬는데 지금은 완전
자기 삶 다 포기했나 봐
그렇게 잘 놀던 오빤데, 지금은
애만 보고 살아
나 우리 오빠 좀 짠하고 그래요 [익순이 살짝 웃는다]
애가 그만큼 좋은 거지
나라도 가정 생기고 애 생기면 그렇게 살 거 같다
그것도 큰 행복이야
[잔잔한 음악]
(치홍) 예, 방금 병원 도착했어요
(치홍 모) 넌 어떻게 미역국만 딱 먹고 갈 수가 있어?
엄마 아빠 섭섭하게
(치홍) 죄송해요, 예, 쯧
할 일이 좀 많이 남아서요 [살짝 웃는다]
예, 자주 전화 드릴게요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치홍의 웃음]
예
[엘리베이터 도착음]
[통화 종료음]
(선빈) 뭐야? 주말이잖아 [치홍이 피식 웃는다]
(치홍) 안녕, 아유, 고생이 많다, 야
[함께 웃는다]
안치홍 제 친구지만 제가 완전 존경하죠
성실하고 속 깊고
(익순) 우리 동기들 딴 사람은 몰라도
치홍이는 진짜 별까지 달 줄 알았어요
딱 군 체질이거든요
그럴 줄 알았어
얼굴에 '성실' 딱 쓰여 있잖아
(익순) 응, 걔 육사 때부터 항상 5시 기상해서
개인 운동 1시간 하고
어, 책도 보고 공부도 하고 진짜 자기 관리 끝판왕이에요
그런 애가 갑자기 아프고 전역한다니까
그때 동기들 진짜 많이 울었어요
치홍이 막 펑펑 울고
아휴, 진짜 그때 끔찍했는데
(준완) 아, 지금 잘됐잖아
이제 1년만 더 고생하면 보드 딸 거고
그럼 펠로우 몇 년 해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거의 다 온 거지
고생 딱 1년 남았네, 뭘
그렇죠, 너무 잘됐죠
의전 간다고 하고 신경외과 지원한다고 할 때
저 엄청 걱정했어요
병원에 이상한 사람이 좀 많아야죠
(익순) 걔가 워낙 멘탈이 강해서 포기는 안 할 거 같았는데
그래도 이상한 교수 만나서 마음고생하면 어떡하나
동기들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율제 가서 좋은 교수님 만나 잘 적응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채송화잖아
그 교수가 채송화, 내 친구잖아 [익순이 살짝 웃는다]
나도 걔랑 있으면서 사람 됐어
[익순이 살짝 웃는다]
진짜 송화 언니 덕분이에요
송화 언니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난 그 언니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요
[살짝 웃는다]
아, 우리 오빠 송화 언니랑 잘 좀 해 보지
바보 같아
두 사람 정말 아무것도 없는 거죠?
(준완) 너싱, 아무것도 없어
[익순의 한숨]
어제 수술한 환자 드레인 얼마 나왔는지 보러 왔다고?
어, ICH 환자인데 내비게이션 보고 카테터 인서션 했거든
쯧, 수술은 잘됐는데
그래도 드레인 양이 생각보다 안 나와서
채송화 교수님이 쯧, 걱정이 많으시거든
(치홍) 뭐, 차트 정리할 것도 있고
환자 상태도 체크할 겸 겸사겸사 나왔어
하, 진짜 오빠 같은 사람은 의사 해야 돼
주말에 나라면 집에서 24시간 잘 거 같은데
오랜만에 집에서 푹 잤어
몇 시간?
5시간
[선빈의 헛웃음]
(선빈) 오빤 참 좋겠다, 잠이 없어서
(치홍) 습관이야, 습관 육사 때부터 습관이라서 그래
(선빈) 이사는 안 해?
집 멀어서 맨날 당직실에서 자지 말고 병원 앞 원룸으로 이사해요
치프 되면 더 바빠질 텐데 언제까지 당직실에서 잘 거야?
[입소리를 쯧 낸다]
안 그래도 고민 중이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치홍) 7층 신경외과시죠?
(여자3) 아, 네 [버튼 조작음]
감사합니다
[버튼 조작음]
(치홍) 소아외과? 4층? [버튼 조작음]
(아이) 어떻게 아셨어요?
초능력?
(아이) 치
[치홍의 웃음]
[밝은 음악]
[한숨]
[심전도계 비프음]
[문이 스르륵 닫힌다]
[잔잔한 음악]
[살짝 웃는다]
[송화의 한숨]
[버튼 조작음]
(치홍) 캠핑 안 가셨어요?
왜 여기 계세요, 교수님?
넌 왜 여기 있어?
너 오늘 당직 아니잖아
저는 일이 좀 남아서
임장훈 환자 보러 오셨죠?
(송화) 응
쯧, 발이 안 떨어진다
(치홍) 교수님, 저녁은요?
저랑 저녁 먹어요
(송화) 싫은데, 나 너랑 단둘이 안 먹을 건데
(치홍) 왜요? 불편하세요?
(송화) 아니, 너 하나도 안 불편해
근데 네가 또 괜히 분위기 어색하게 만들까 봐 그러지
[피식 웃는다]
안 그럴게요
약속합니다
[송화와 치홍의 웃음]
(송화) 그래, 먹자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왔다
[마우스 클릭음]
[휴대전화 벨 소리]
말하라
(우주) [울며] 아빠
우주 깼어?
(익순) 오빠, 우주가 무서운 꿈을 꿨나 봐 계속 울어
(익준) 아, 그러게 관절을 왜 꺾어? 아유, 진짜
오빠 갈게
(익순) 비둘기도 안 통해
열댓 마리 날렸는데도 계속 울어
비둘기, 하
너 그냥 가만히 있어 아무것도 하지 마
집 앞에 편의점 있거든?
거기 가면 우주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있으니까
일단 그걸로 달래 봐, 오빠 바로 갈게
(익준) 응
[통화 종료음]
[송화의 가쁜 숨소리]
[치홍의 한숨]
(송화) 지하 1층
(치홍) 아, 네
[버튼 조작음]
교수님, 혹시 그때 기억나세요?
언제?
(치홍) 저 율제로 처음 인턴 온 날요
저 첫 출근 하는 날 교수님 봤는데
그래? 어디서? [엘리베이터 도착음]
- (치홍) 안녕하세요 - (익준) 안녕
(익준) 너 캠핑 간다며, 왜 여기 있어?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송화) 그렇게 됐어
넌 왜 나왔어?
다음 달 학회 논문 준비하러
(익준) 근데 둘이 어디 가?
(송화) 저녁 먹으러
(익준) 응
(송화) 너 저녁은?
집에 가 먹어야지, 우주 기다려
(송화) 그래, 그럼
[엘리베이터 도착음]
(익준) 어, 나 1층에 차 댔어
- (송화) 응 - (익준) 갈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준완) 정리할 거 많지 않아?
(익순) 별로 없어요
(준완) 아, 이제 딱 한 달 남았네
[준완의 웃음]
내가 이 나이에 롱디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익순이 살짝 웃는다]
(익순) 미안해, 오빠
(준완) 응, 미안은 무슨
괜찮아, 좋은 기회잖아
(익순) 오빠, 근데 3년 후면 오빠 마흔셋이에요
(준완) 마흔이나 마흔셋이나
[익순의 웃음]
(익순) 시차가 8시간이면 서로 연락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야?
그럼 또 서로 오해하고 싸우고 그러겠지?
(준완) 응, 서로 오해하고 싸우고 그럴 거야
네가 와라, 내가 간다
이번에는 왜 이렇게 짧게 있냐
왜 전화를 안 받냐
어유, 진동 모드로 해 놨다 엄청 싸우고 그러겠지 [익순의 웃음]
(익순) 응
그러다 또 헤어지고 그러겠지
[익순의 한숨]
(준완) 너 아직 가지도 않았어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왜 벌써부터 걱정해?
오빠는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도 갖고 싶어 하잖아
괜히 나 때문에 3년 허비하면 어떡해?
나 그거 너무 싫은데
아니
난 네가 원하면 5년이든 10년이든 이렇게 지낼 수 있어
난 다 괜찮아
(준완) 내가 하고 싶은 건 결혼이 아니라
너랑 오래 함께 있는 거야
아, 물론 뭐 결혼도 하고 싶지, 당연히
근데 네가 싫으면 안 해도 돼
[부드러운 음악]
지금도 난 너무 좋아
익순아
3년 금방이야
40년도 금방 갔어
[웃음]
손 줘 봐, 줄 거 있어
(익순) 하지 마요
제가 분명히 싫다 그랬어요, 오빠
우리 처음 사귀기 시작할 때
내가 절대 나한테 아무것도 해 주지 말라고
나 분명히 말했어
반지, 목걸이, 선물 이런 거 절대 싫다고
누가 그런 거 준대?
[웃음]
[함께 웃는다]
(준완) 많이 민망하지?
(익순) 내놔
(준완) 난 네가 하지 말라는 거 절대 안 해
착한 남친이거든
들려?
(익순) 안 나오는데?
[애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 들린다
아, 좋다
[감탄하며] 오빠, 이 노래 너무 좋아
제목 뭐더라?
ER
아닌데
(준완) 맞아, ER, '응급실'
[익순의 웃음] 병원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노래
(익순) 왜 싫어? 난 너무 좋은데
이 계절에 정말 딱이다
너무 좋다
[준완이 흥얼거린다]
(송화) 주말인데 병원에서 자려고?
집에까지 데려다줄게
아니에요, 당직실이 더 편해요
병원 근처로 빨리 이사해
잘 쉬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야
네
[통화 알림음]
[버튼 조작음]
(송화) 나 운전 중
옆에 치홍이 있고 이거 스피커폰이야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끊어
[피식 웃는다]
(익준) 안치홍 선생 데려다주는 거야?
(송화) 응, 왜? 무슨 일?
(익준) 아니, 뭐 하나 해서
알았어, 잘 데려다줘
이따 다시 통화하자
알았어
[버튼 조작음]
[기어 조작음]
(송화) 고생해라, 월요일에 보자
(치홍) 네, 감사합니다
[치홍이 벨트를 달칵 푼다]
- 교수님 - (송화) 응?
저 오늘 생일이에요
정말?
왜 이제 말해?
뭐 필요한 거 없어?
야, 너 생일인데 오늘 병원에 나온 거야?
왜 그래, 너?
친구 없어?
아유, 저 친구 많아요 [치홍의 웃음]
친구들하고는 어제 생일 파티 했어요
의국 사람들하고도 어제 저녁 같이 먹었고요
(치홍) 교수님 수술 늦게 끝나셔서 제가 말씀 못 드렸어요
[송화가 살짝 웃는다]
(송화) 아직 오늘 안 지났어
뭐 갖고 싶은 거 없어? 사 줄게, 말해
저 받고 싶은 선물 있는데
뭐?
저 반말 한 번만 해도 돼요?
선 안 넘습니다
해
조심해서 가
[피식 웃는다]
월요일에 병원에서 보자
[잔잔한 음악]
[한숨]
(준완) 석형이 오늘부터 출근인가?
(송화) 내일
오늘 밤에 서울 오면 전화한대
(정원) 석형이 제주도에서 좀 더 쉬다 오지
너무 빨리 복귀하는 거 아니야?
일주일 넘게 쉬었어
복귀할 때 됐어
익준이 새끼 왜 안 와? 배고픈데
[송화의 초조한 숨소리] (익준) 왔다, 익준이 새끼
- (송화) 뭐야? 뭐야? 뭔데? 뭐야? - (준완) 뭔데? 뭔데? [문이 쾅 닫힌다]
(익준) 삼겹살
[함께 놀란다]
(함께) 대박
[준완의 떨리는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발랄한 음악]
(정원) 밖의 애들 부를까?
[익준의 다급한 숨소리]
(익준) 잠깐, 잠깐, 잠깐 [정원의 탄성]
[정원의 탄성]
(정원) 너무 맛있어
[익준의 탄성]
- 애들 불러 - (정원) 불러?
(정원) 잠깐만
알았어
[버튼 조작음]
[흥미진진한 음악]
너 이거 구운 김치인지 알고 있었어?
구운 게 있었어? 줘 봐 봐
[송화의 탄성]
(송화) 응, 명이나물 싸서 먹어 봐
이거 한맛 더 있어
그렇지? [송화의 웃음]
[준완의 탄성]
진짜 환상의 먹깨비들이다
하, 아주 그냥 귀여워 죽겠어, 진짜
둘이 잘해 봐
결혼은 따로 하고 먹을 때만 만나
(익준) 그래야지
각자의 배우자들이, 어, 삼시 세끼 이 꼴을 어떻게 보고 살아
야, 이 김치 봐!
(송화) 아, 이거 진짜 맛있다
[휴대전화 벨 소리]
네
(겨울) 교수님, 환자 마취 시작했습니다
[준완의 탄성]
그래요, 준비하고 있어요
네
(익준) 응급 수술? [통화 종료음]
너 오늘 수술 스케줄 없잖아
어, 7살 꼬마인데 유라칼 시스트 익시전
목소리가 겨울이던데?
어, 장겨울 맞아
오늘 집도의
집도의?
야, 오늘 우리 겨울이 첫 집도 하는 거야?
밥 안 먹으면 내가 먹을게
(준완) [웅얼거리며] 야, 밥 말고 고기 먹어
[송화의 거부하는 신음]
고기 먹어!
(송화) 난 밥이랑 같이 먹어야 돼
[무거운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정원) 오늘은 장겨울 선생이 한번 해 보세요
제가 어시 할게요
(간호사1) 장겨울 선생님, 축하해요 첫 집도시네요
(간호사2) 소아 수술 원래 잘 안 주시는데
장겨울 선생님 오늘 진짜 잘해야 되겠다
[겨울이 살짝 웃는다]
(겨울) 교수님, 감사합니다
(정원) 네
[겨울의 한숨]
(겨울) 시작하겠습니다
[겨울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겨울) 투스 포셉 주세요
[기계 작동음]
(정원) 오른쪽으로 좀 더 박리해야 될 거 같은데
(겨울) 네, 혈관은 라이게이션 하고 가겠습니다
(정원) 네, 좋습니다
(겨울) 믹스터 주세요
[차분한 음악]
(겨울) 저기 보이는 구조물이 시스트 맞나요?
(정원) 맞아요
저걸 떼야 되는데 위아래로 보이는 트랙을 잡고 떼야 돼요
(겨울) 네
라이트 앵글 주세요
(겨울) 결찰하겠습니다
(정원) 네, 좋아요
(겨울) 모스키토 주세요
(정원) 하나 더 주세요
(겨울) 멧젠 주세요
(정원) 잘했어요
(겨울) 감사합니다
(정원) 바짝 붙여서 결찰하는 게 좋아요
(겨울) 네
언제 그랬다고?
좀 됐어
(병원장) 음, 병원 일인데 괜히
형이나 사모님한테 말씀드리는 게 맞나 싶어서
그동안 얘기 안 했어
저, 근데
안 교수 무슨 일 있어?
종수야, 여기 흡연실이 어디지?
(종수) 나가자
[익준의 한숨]
간경변증이 있는 데다 암이
4cm 정도로 발견이 됐어요
네, 이럴 경우에
(익준) 어, 완치를 위한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간 이식입니다
먼저 뇌사자 등록을 하죠
그래도 기다리는 동안 암이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숨을 들이켠다]
현재로서 음,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생체 간 이식입니다
생체 간 이식요?
그건 제가 싫습니다, 선생님
가족들한테 부담 주기 싫어요
(여자4) 창학아, 그게 무슨 소리야?
(남자3) 부담이라니, 그런 말 하지 마라
가족이잖아
(남자4) 그래, 형
우리가 잘 의논할 테니까 형 너무 걱정하지 마, 응?
[남자4의 한숨] [문이 스르륵 열린다]
(간호사3) 교수님, 이창학 님 등록하려면 추가로 검사할 게 있어서
지금 검사실 가셔야 할 거 같은데
아, 네
[문이 스르륵 닫힌다]
[잔잔한 음악]
(여자4) 아가
네가 하는 게 어떠니? 어?
(남자4) 형수님 아, 아직 젊으시니까
형수님이 하시는 게 맞죠
(여자5) 그렇죠
형님이 그래도 부인인데
예
(여자4) 그럼, 남편 살려야지
아유, 일단 남편부터 살리고 봐야지, 응?
(남자3) 미안하다, 아가, 어?
우린 나이가 있고
어, 얘가 있긴 해도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서
네가 하는 게 제일 낫지 않을까 싶다
알겠습니다
제가 할게요, 선생님
(여자4) 아, 저, 그럼 검사 언제 하면 되나요?
검사 빨리 받을수록 수술도 빨리 받을 수 있으니까
검사 최대한 빨리해 주세요, 선생님
(익준) 네, 기증할 분이 정해지면
최대한 빨리 검사하실 수 있도록 해 드릴게요
형님분 검사하려면 접수해야 하니까 1층 가셔서
저, 수납 먼저 해 주실래요?
(여자5) 아, 네
(남자4) 어
[문이 스르륵 열린다]
아드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시던데 [문이 스르륵 닫힌다]
아무래도 검사받을 때 옆에 누가 있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여자4) 아, 예 - (남자3) 아, 예, 알겠습니다
[여자6의 한숨]
[잔잔한 음악]
(익준) 기증을 하는 게 목숨을 걸고 하는 거니까
쉽지 않은 것도 이해하고
챙겨야 할 가족이 있으면
더더욱 쉽게 할 수 없다는 거 너무나 잘 압니다
아무도 그거 가지고 어머니 비난 못 해요
하고 싶지 않으시면 솔직하게 저한테 말씀해 주세요
제가 안 하는 쪽으로 얘기해 드릴 수 있습니다
(여자6) 선생님
저 검사 받으면
그리고 결과 나오면
[훌쩍인다]
제발 부적합하다고 해 주세요
죄송합니다
[흐느끼며] 정말 죄송해요
어머님이 죄송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제가 말씀 잘 드릴게요
(여자6) 죄송합니다
(종수) 로사야
정원이 마음 돌리는 거 쉽지 않아
(정원 모) 나도 알아
(종수) 애 그만 힘들게 하고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하자, 응?
[정원 모의 한숨]
[종수가 살짝 웃는다]
넌 나랑 놀면 되잖아
왜? 싫으냐?
여기 중간 정원이 어디야?
왜?
정원이 거기서 보기로 했어
수술 끝났다고 거기서 보재
(종수) 응, 같이 가, 요 앞이야
(종수) 아이고
아이고
다 큰 자식 어떡할 거야? 응?
우리 말 이제 안 통해
접어, 깨끗이 포기해, 응?
[종수가 숨을 들이켠다]
가자
(종수) 응, 저기 있네
[정원이 말한다] [정원과 겨울의 웃음]
잠깐만, 종수야, 잠깐만 있어 봐
(종수) 왜?
[밝은 음악] (겨울) 교수님
저 인시전 너무 길지는 않았죠?
아니요, 그 정도면 괜찮았어요
(겨울) 저 스킨도 예쁘게 잘 꿰맨 거죠?
[정원의 웃음]
잘했어요
처음 한 건데 30분 안에 마무리한 거면 잘한 거예요
(겨울) 잘 회복되겠죠?
(정원) 씁, 이따 병동 올라가니까 같이 가서 봐요
내일부터 드레싱 신경 써 주고요
(겨울) 네
[휴대전화 벨 소리]
아, 네
[통화 종료음]
[정원이 피식 웃는다]
[밝은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종수야
나 생각났어
(종수) 무슨 생각?
우리 정원이
신부가 아니라 내 아들로 살게 할 마지막 방법
[의아한 숨소리]
(정원 모) 모 아니면 도인데
그래도 한번 던져는 봐야겠다
뭘 던져?
가자, 짬뽕 당긴다
[웃음]
정원이 안 보고?
(정원 모) 어, 안 봐, 따라와
[심전도계 비프음]
[준완의 한숨]
(재학) 채윤이
지난주에 브레인에 마이크로 엠볼리즘까지 와서
상황이 안 좋아
교수님 심기도 안 좋으시고
(윤복) 마이크로 엠볼리즘이면
미세 색전?
(재학) 너 꼭 CS 와라
[윤복이 살짝 웃는다]
맞아, 그건데
채윤이 같은 경우는 HLHS
좌심 형성 부전 증후군으로 산전 진단받고
34주에 1.6kg 미숙아로 태어났어
이 좌심실이 거의 없어서 우심실만으로 살게 하려면
몇 단계의 수술이 필요한데
태어나서 두 번 수술받고 100일 다 돼서 퇴원했거든
그리고, 어, 생후 6개월쯤에 다음 수술이 예정돼 있었는데
어, 그런데 2개월 전에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져서
응급실로 들어왔어
그리고 지금은 2개월째 에크모 돌리고 있는데
이제는 이식밖에는 방법이 없어
(윤복) 공여자가 없어요?
(준완) 소아 심장 공여자는 굉장히 드물어
소아 심장 이식은 1년에 전국에서 3건도 될까 말까야
도재학 선생 채윤이 어머니 좀 불러 줘
(재학) 네
[버튼 조작음]
(준완) 그, 미세 색전으로 인한 팔 마비는
항응고제를 쓰면서 조금 나아지긴 했는데
사실 상황이 많이 좋지 않습니다
어,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빨리 공여자가 나와야 할 텐데
지금으로선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선생님
우리 채윤이 태어나 7개월 동안 5개월을 병원에서 보냈어요
힘든 고비들 많았지만
그래도 선생님 덕분에 그거 다 넘기고
(채윤 모) 지금
숨 쉬고 움직이고
아직 살아 있어요
선생님, 우리 채윤이 꼭 살 겁니다
공여자 꼭 나타날 거고
무조건 수술받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선생님도 우리 채윤이 포기하시면 안 돼요
예, 그럼요
절대 포기 안 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무거운 음악]
(채윤 모) 감사합니다
[채윤 모가 흐느낀다]
[마우스 클릭음]
(민하) 어, 교수님
교수님
교수님
교수님, 식사하셨어요?
[흥미로운 음악]
[민하의 한숨]
교수님, 식사는 하셨어요?
어머님은 좀 어떠세요?
저녁은요?
저녁 드실래요?
(준완) 어떡하지? 저녁은 우리랑 먹기로 했는데
(민하) 어, 안녕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아이고, 안녕히 계세요, 네
[정원의 웃음]
아! 망했어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정원) 밤늦게 온다더니 일찍 왔네?
(석형) 내일 외래 많아서 환자 차트 좀 보려고
[카드 인식음] 송화는?
(준완) 오늘 신경외과 회식, 이따 합류한대
(석형) 익준이는?
(준완) 신경외과 회식
[정원과 석형의 웃음]
(정원) 익준이 새끼 진짜 노는 거 좋아해
[사람들의 웃음]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 (석민) 야 - (치홍) 그렇게 안 봤는데
(석민) 야, 이씨, 속 타지?
(선빈) 이거 빨리 돌려요, 아, 이거 또 돌려
(익준) 야, 이 게임을 아직도 해?
나 20년 만에 처음이야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송화) 서로 궁금한 게 많은 나이잖아
난 귀여운데?
(익준) 그냥 톡으로 물어보면 될 걸
(송화) 조용히 해, 우리 끼워 주는 게 어디야
(석민) 돌려, 돌려, 돌려
[익준의 한숨] (창민) 잘한다
[저마다 놀란다]
[창민의 환호성] [사람들의 탄성과 웃음]
뭐, 나한테 궁금한 거 없지?
(석민) 그럼 패스
(창민) 선생님
허선빈 선생님 어떻게 생각해요?
야, 아니라고
(선빈) 우리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치홍) 에이그, 아, 조용히 해
아니, 대답하기 곤란하면 마시면 되죠
[치홍의 웃음]
하, 뭘
(익준) 잠깐
씁, 이 정도는 돼야 대답을 하지
어유, 진짜, 장사 하루 이틀 해?
원데이 투데이야?
드래건, 대답해
(석민) 뭐, 어떻게 생각하긴?
좋은 후배라고 생각하지
[저마다 야유한다]
대답했다
얘들아, 질문이 잘못됐잖아
그렇게 질문하면 저렇게 대답하지, 당연히
아유, 진짜 놀 줄을 몰라, 답답이, 쯧
그럼 뭐라고 물어봐?
허선빈 좋아하지?
[사람들의 탄성]
드래건, 대답해야지?
아, 이거 시뮬레이션이잖아요 [석민이 테이블을 탁 친다]
봤지? 발끈하잖아 [사람들의 웃음]
(익준) 이런 반응이 나와야 된다고, 알았지?
앞으로 이렇게 질문해
좋은 거 가르친다
[병이 데구루루 돌아간다] [흥미진진한 음악]
(익준) [놀라며] 나...
[감격한 신음]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의 웃음]
야, 궁금한 거 다 물어봐 다 말해 줄게
[선빈의 헛기침]
우리 채송화 교수님이랑 어떤 사이세요?
아, 아니다, 다시
(송화) 야
(선빈) 교수님, 죄송해요
교수님
우리 채송화 교수님한테
단 한 번이라도 이성적인 감정을 느껴 본 적 있다, 없다?
- (석민) 카, 좋다 - (성영) 좋다, 좋다
(석민) 하여튼 허선빈, 습득이 빨라
너희들은 그런 게 궁금하니?
[저마다 대답한다] (석민) 네, 너무요, 너무
[석민의 웃음]
[송화의 헛웃음]
우리 진짜 친구야
(석민) 네, 교수님, 게임 중이잖아요
[송화의 한숨]
(익준) 음...
(선빈) 빨리요, 다 대답해 주신다면서요
(익준) 음...
[선빈의 놀라는 숨소리] [밝은 음악]
[시원한 숨소리]
노코멘트 할게
(선빈) 아, 이게 무슨 노코멘트예요? 예스지
(익준) '예스지'? 야, 이게, 허선빈
야, 얻다 대고 반말이야? 나 교수야, 무슨
어, 나, 나 지금 너무 꼰대 같았지?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의 웃음]
미안, 반성해, 반성해
[익준이 다리를 탁 친다] 반성해
[익준의 아파하는 신음] 진심
[익준이 중얼거린다]
다음
[흥미진진한 음악]
아, 또 나야, 이, 또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익준이 칭얼거린다]
(익준) 아, 운수, 아, 운수 대통이다, 씨 [선빈의 웃음]
족족 걸려, 족족 걸려
집에 가다가 복권 많이 살 거야
교수님
아이씨, 또 허선빈, 씨
첫사랑요
교수님 첫사랑 언제, 누구예요?
(익준) 음...
[못마땅한 신음]
[치홍이 숨을 씁 들이켠다]
[치홍이 살짝 웃는다]
[석민과 창민의 탄성]
(석민) 뭐야?
에?
흑기사야?
아, 왜 남자가 남자를 해?
자, 제가 마셨으니까 이제 소원 얘기해도 되죠?
그럼
오케이
좀 전에 한 질문 대답해 주세요, 교수님
채송화 교수님 이성으로 느낀 적 있으시죠?
응, 있어
당연히 있지
[잔잔한 음악]
[익준의 헛웃음]
근데 그게 그렇게 궁금해?
[사람들의 탄성]
(선빈) 뭐야?
[사람들의 웃음]
[익준이 새근거린다]
[송화의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너희들 아직도 안 헤어졌어?
(정원) [술 취한 목소리로] 우리 노래방!
[소란스러운 소리가 흘러나온다] 노래방으로 와, 내가 주소 찍어 줄게
뭔 노래방이야? 익준이 지금 꽐라야
(익준) [술 취한 목소리로] 아니야, 코알라 아니야
캥거루야
(준완) 지금 당장 오라 그래! [한숨]
(정원) 아, 여기도 다 꽐라야
어유, 석형이 새끼 술을, 술을 [준완이 소리친다]
아, 좀 조용히 좀 해 봐!
아무튼 잠깐이라도 들러!
(석형) [술 취한 목소리로] 아, 언제 오냐?
[통화 종료음]
[밝은 반주가 흘러나온다] (정원) ♪ 오래전 알고 지낸 ♪
♪ 너와 함께한 내 모습 ♪
♪ 워 ♪
♪ 더욱더 초라해 보이는 ♪
♪ 쓸쓸한 미소만이 ♪
(정원과 석형) ♪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지만 ♪
♪ 힘없이 뒤돌아 가지만 ♪
(정원) ♪ 널 잊을 순 없을 거야 ♪
♪ 서로가 원한 건 아니었잖아 ♪
♪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 ♪
♪ 너만을 느끼며 달콤한 ♪
(익준) 3번!
맞는다
(정원) ♪ 내 사랑을 전할 거야 ♪
♪ 그냥 이대로 영원히 내 품에 안겨 ♪
♪ 내 사랑, Oh, my love to you ♪
[반주가 뚝 멈춘다]
(송화) 집에 가, 이것들아
(정원) 어? 너 언제 왔어? 어?
(송화) 집에 가
- (정원) 야 - (송화) 집에 가라고
(정원) 야, 야, 1분 남았다, 어?
라스트, 라스트 불러야지
'이젠 안녕' 어디 있나?
너 방금 불렀잖아, 쉬어
[안내 음성] 1, 5...
(정원) 아, 왜? [안내 음성이 계속 흘러나온다]
[잔잔한 반주가 흘러나온다]
♪ 널 처음 사진으로 본 그날 ♪
♪ 99년 1월 31일 ♪
♪ 그날 이후 지금... ♪
[익준이 계속 노래한다] 익준이 새끼 무슨 일 있어?
[정원의 미심쩍은 숨소리]
(정원) 뭐 있는데, 저 새끼
[정원이 중얼거린다]
(익준) ♪ 오늘도 습관 같은 내 전화 ♪
♪ 따스히 받아 주는 너에게 ♪
♪ 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
♪ 만들어 준 너를 ♪
♪ 너무 사랑해 ♪
♪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
♪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
♪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
♪ 그대가 흔들린대도 ♪
[익준의 떨리는 숨소리]
♪ 그땐 내가 잡을게요 ♪
♪ 그대처럼 ♪
[익준이 계속 노래한다]
(금은방 주인) 요건 어떠세요?
(익준) 씁, 어, 심플한 거...
어, 이게 더 어울릴 거 같은데
(금은방 주인) 아, 맨 앞에 있는 거요?
- (익준) 네 - (금은방 주인) 잠시만요
여자 친구가 깔끔하고 귀여운 편이라
[살짝 웃는다]
(익준) ♪ 못된 내 마음도 ♪
♪ 기다려 준 너를 ♪
♪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
(익준) ♪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
♪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
♪ 그대가 흔들린대도 ♪
♪ 그땐 내가 잡을게요 ♪
♪ 그대처럼 ♪
[잔잔한 반주가 계속 흘러나온다]
(익순) 진짜?
하와이에서요? 미친 거 아니에요?
(준완) 내가 잠깐 미쳤었나 봐
아무튼 이제 그 일 아는 사람은 정원이랑 너니까 절대 비밀이다
특히
네 오빠는 절대 알아선 안 돼
우리 오빠 입 엄청 무거운데요?
(준완) 알지
근데 잘 놀려
사람 놀리는 데 일인자야
[웃음]
너는?
[숨을 들이켠다]
저는, 어, 말하기 싫은데
오빠한텐 얘기해야겠다 다 말하고 시작하기로 했으니까
넌 어떻게 그런 놈을 만났니? 쯧
[살짝 웃는다]
하, 걱정하지 마
(준완) 난 절대 거짓말은 안 해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잔잔한 음악이 연주된다]
(익순) 오빠, 근데
어...
나중에 우리 사이가 조금씩 멀어지고
지금처럼 막 좋아서 미치고 설레는 그런 순간들 지나가면
그땐 먼저 말해 주세요
헤어지자고
야
[익준이 노래한다]
저 미친 전 남친 일 까맣게 잊고 오빠랑 연애 시작할 만큼
오빠 너무 좋아요
[살짝 웃는다]
그래서 좋은 기억만 가지고 싶어요
(익준) ♪ 못된 내 마음도 ♪
♪ 기다려 준 너를 ♪
♪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
♪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
♪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
♪ 그대가 흔들린대도 ♪
(익준) ♪ 그땐 내가 잡을게요, 그대처럼 ♪
♪ 얼마나 힘들었을까 ♪
♪ 못난 내 눈물도 ♪
♪ 따스히 감싸 준 너를, 워 ♪
♪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
♪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
♪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
♪ 그대가 흔들린대도 ♪
♪ 내가 잡을게요 ♪
♪ 아무 걱정 마요 ♪
♪ 내 손을 잡아요 ♪
♪ 처음 그날처럼 ♪
♪ 우리 ♪
[한숨]
[잔잔한 음악]
[가쁜 숨소리]
(치홍) 7층 좀 부탁합니다
(송화) 어? 네 [버튼 조작음]
(치홍) 감사합니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남자5) 저기...
(송화) 6층이시죠?
눌렀습니다
(남자5) 감사합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남자6) 조심, 조심, 조심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저기, 죄송한데요
5층 눌렀어요
[여자7이 살짝 웃는다] (송화) 순산하세요
[사람들의 웃음] (남자6) 예, 감사합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치홍) 저, 혹시
신경외과에 볼일 있으세요?
저요? 네
혹시 인턴...
(치홍) 저 오늘 인턴 첫 출근인데 혹시 같은 인턴이신가 해서
[치홍이 살짝 웃는다]
제가 인턴 같나요?
(석민) 음, 어떻게 NS가 첫 턴이냐?
[석민이 숨을 들이켠다]
[힘주며] 두 사람 의전 동기?
(치홍) 아, 아닙니다, 오늘 처음 봤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석민) 안녕하세요, 교수님
(송화) 어
[문이 달칵 닫힌다]
(석민) 교수님, 새로 온 인턴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석민) 인사해요, 우리 과 채송화 교수님
(치홍과 인턴) 안녕하세요
잘 부탁해요
1년 뒤에도 꼭 NS에서 다시 봤으면 좋겠다
[웃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준완) 잘 못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
(코디네이터) 공여자 나왔다고요, 교수님
- (준완) 나이는요? - (코디네이터) 4세 여아고요
(코디네이터) 18kg, O형이고 TA입니다
(준완) 아이고야
(코디네이터) 뇌사 판정 곧 들어간다고 하니까
결과 나오면 다시 연락 드릴게요
예, 감사합니다 [통화 종료음]
[무거운 음악]
[준완의 한숨]
(준완) 야, 너 설마 채윤이 어머니한테 뇌사자 생겼다고 말한 건 아니지?
아이, 정말
교수님, 사람을 정말 뭘로 보고, 진짜
아직 말씀 안 드렸어요
그러다 혹시 수술 못 하게 되면 얼마나 실망이 크시겠어요
저도 그 정도 사리 분별은 있어요
혹시나 해서 그러지, 혹시... [휴대전화 벨 소리]
(준완) 어떻게 됐어요?
(코디네이터) 교수님, 뇌사 판정 위원회 끝났고 뇌사 판정 났습니다
내일 오전 9시에 공여자 입실하기로 결정됐어요 [준완의 한숨]
감사합니다
[통화 종료음]
[준완의 가쁜 숨소리] [채윤 모의 놀라는 숨소리]
(준완) 공여자가 나왔습니다
[채윤 모가 흐느낀다]
(채윤 부)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감사는 제가 아니라 공여자 가족들께 하시고
(준완) 어, 맞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공여자가 나온 건 정말 감사한 일이고
천만다행인 상황 맞는데요
다만 주는 아이의 심장이
지금 채윤이에 비해서 체중이 3배 이상이기 때문에
채윤이 심장이 늘어나 있다고 해도
아기한테 좀 클 가능성은 높습니다
[채윤 모가 연신 흐느낀다]
하지만 지금 우린 그런 걸 따질 만한 처지는 아니라서요
채윤이한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요
수술하시죠
(채윤 부모) 네
(준완) 내일 아침 공여자 적출 수술 들어갈 때
우리도 수술실에 들어갈 겁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채윤 모가 흐느낀다]
(준완) 응?
[노크 소리가 들린다]
(재학) 교수님, 내일 아침에 모닝콜 해 드릴까요?
재학아, 나 열나는 거 같아, 만져 봐
(재학) 어? 살짝 미열 정도?
나 열나면 안 되는데
나 내일 수술해야 되는데
[익살스러운 음악]
(준완) 아
이 새끼가, 씨
[휴대전화 벨 소리]
(준완) 어때?
(펠로우) 교수님, 심장 괜찮습니다
수술 진행해도 되겠습니다
오케이
[밝은 음악] [통화 종료음]
- (남자7) 선생님 - (수빈) 네
(남자7) 수술 부위가 너무 아프고 속도 빵빵하고 불편한데...
(수빈) 아, 수술하고 지금이 제일 힘드실 거예요
근데 수술 잘돼서 이 기간만 좀 참으시면
앞으로 훨씬 더 건강해지실 수 있어요
힘드시더라도 좀 걸으시면 가스가 빨리 나올 거예요
(남자7) 아, 예, 감사합니다
- (수빈) 예, 좀 걸어 보세요 - (남자7) 예
[남자7의 힘겨운 신음]
(수빈) 뭘 그렇게들 봐?
(재환) 소미 퇴원하고 오늘 처음으로 업로드했어요
[재환의 웃음] - (수빈) 아이고, 치 - (창민) 저도 구독했어요
(창민) 선생님, 소미 편집 완전 잘해요 소질 있어요
(재환) 이게 누구야?
- (재환) 섬네일 홍도 학생이네? - (영하) 어?
(창민) 저 나가요
어? 홍도 학생 아니다
[차분한 음악]
(영하) 선생님이시네
선생님, 소미가 선생님 찍었어요
뭐?
(영상 속 수빈) 재환 쌤, IV용이랑 IM용 앰풀은
헷갈리지 않게 잘 정리해 두는 게 좋아요 [영상 속 재환이 대답한다]
어? [재환이 피식 웃는다]
인턴 선생님
이 환자 지금 바로 검사 내려가야 되니까
킵해서 같이 가 주세요
SpO2 떨어지는지 모니터링해 주시면 돼요
아휴, 어디까지 얘기했지?
(영상 속 수빈) 하, 소미야, 밥 너무 아깝다
국에 말아서 한 숟갈만 더 먹자, 어?
(영상 속 소미) 싫어, 43kg 됐어, 안 먹어
(영상 속 수빈)
(영상 속 수빈) 너 그거 안 내려놔?
(영상 속 여자8) 그래서 내일 몇 시에 오라는 거야?
뭔 설명을 하다가 말아, 진짜?
[영상 속 수빈의 멋쩍은 웃음]
(영상 속 수빈) 유상은 환자분
(영상 속 수빈)
(영상 속 수빈) 보호자분은 7시쯤 오시면 돼요
[수빈의 헛웃음] 수술은 약 두 시간 정도인데
마취 준비하고 깨는 시간 있어서 좀 더 걸릴 거예요
내일 수술 잘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푹 쉬세요
(영상 속 여자8) 네, 감사합니다
네 [영상 속 수빈이 살짝 웃는다]
(영상 속 수빈) 뭐 하는 거야, 지금?
빨리 먹자
내려놔
어?
(영상 속 수빈) 8호로 갈게요, 기사님
환자분 히스토리 토킹 먼저 하세요
내가 8호 이장우 환자 스페셜 바이털 사인 체크하고
3호에 베드 메이킹 됐는지 확인하고 올게
(영상 속 창민) 선생님, 이재국 환자 ERCP 동의서 받아야 되는데
어떻게 설명하면 돼요?
(영상 속 수빈) 아, 이재국 환자분 담낭 절제 수술 하고
TB 올라가서 MRCP 했는데
CBD 스톤 있어서 하는 거라고 설명하시면 돼요
(영상 속 창민) 네 [영상 속 수빈이 말한다]
소미야, 나도 초상권이라는 게 있어
퍼미션이라도 좀 받지 그래?
(영상 속 소미) 착각 오지네
(영상 속 소미)
[헛웃음]
[영하가 피식 웃는다]
(영하) [한숨 쉬며] 나도 딸 낳아야겠다
(재환) 아들도 이래요
알아
송수빈 선생님 부러워서 그런다
(수빈) 아니 [재환이 살짝 웃는다]
야, 얘 오늘 아침에도 대판 싸우고 왔는데
어유, 얘 진짜 외계인이야, 외계인
[사람들의 웃음] 아, 진짜, 아휴
(치홍) 임장훈 환자 POD 10일째인데
브레인 CT상에서 ICH 거의 다 레졸루션 됐습니다
- (송화) 응 - (치홍) 모터도 호전되는 거 같아서
(치홍) 재활 의학과로 전과 예정입니다
(송화) 너무 다행이다
나 진짜 맘 졸였거든
[심전도계 비프음]
(송화) 환자분, 오른쪽 다리 한번 들어 보세요
오른쪽 무릎 한번 세워 볼까요?
[남자8의 힘겨운 숨소리]
다리는 예상보다 훨씬 많이 돌아왔네요
(여자2) 예, 선생님
아직 힘은 좀 없는데 그래도 이제 꽤 반응을 해요
너무 다행이에요
재활하시면 훨씬 더 많이 돌아올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럼 뭐 해요? 팔을 못 쓰는데요
(여자2) 여보, 왜 그래?
팔도 곧 돌아올 거야
안 돌아와
열흘 넘게
아무 감각이 없어
(남자8) 선생님, 저 팔 못 쓰죠?
평생 이 오른팔
못 쓰는 거 맞죠?
출혈 위치 자체가 팔다리 움직이는 부분이라
힘이 빠져 있는 건데
수술 전에 이미 손상이 됐기 때문에
돌아올지 안 돌아올지는 아직은 알 수가 없습니다
[한숨]
(송화) 다리는 확실히 좋아지셨는데
팔은 조금 시간이 걸릴 거 같아요
[답답한 신음]
아직 젊으시니까 포기할 단계는 아니에요
꾸준히 재활 치료 하시면서 좋아지는 분들도 계세요
[흐느끼며] 이럴 거면 왜 살리셨어요?
여보, 미쳤어?
왜 그래, 진짜!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송화) 수술도 잘되고 피도 잘 빠졌으니
재활 치료 하면서 호전되기를 기다려 보시죠
이런 꼴로 어떻게 살아요?
(남자8) 한쪽 팔을 못 쓰는데!
아, 진짜
살고 싶지 않아요
이게 뭐야?
[잔잔한 음악] [남자8이 흐느낀다]
[남자8의 답답한 신음]
(준완) 에크모를 넣고 몇 달을 보내 유착이 있었어요
이럴 경우 우선 가슴을 열 때
이벤트 없이 열어 이식을 진행하는 게 중요한데
다행히 이벤트 없이 이식을 진행했습니다
[채윤 부모의 벅찬 숨소리]
(채윤 모)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채윤 부가 감사 인사 한다]
(준완) 여는 데 시간이 좀 걸렸고
어, 지금 공여자 심장은 잘 뛰고 있는데
어, 우려했던 대로 심장이 좀 크고 부어 있는 상태라
가슴 닫기가 어려워서 열고 나왔는데
며칠 지나서 부기 빠지면 어, 닫는 걸 시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수술 잘 끝났습니다
(채윤 모) 아, 감사합니다, 선생님
(채윤 부)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채윤 모가 살짝 웃는다]
밖에 나가서 기다리고 계시면 채윤이 볼 수 있도록 해 드릴게요
지금 라인 정리하고 있어서 아마
1시간 정도 후면 볼 수 있을 겁니다
(채윤 부모) 네
- (채윤 부) 감사합니다 - (채윤 모) 감사합니다, 선생님
(채윤 부모) 감사합니다
- (채윤 모) 감사합니다 - (채윤 부) 가자
[문이 스르륵 열린다]
[문이 스르륵 닫힌다]
[준완의 초조한 숨소리] [준완이 안경을 탁 내려놓는다]
(준완) 잘되겠지?
아, 교수님, 매일 하는 수술이면서 왜 그러세요?
수술 잘됐잖아요
아, 그...
어떻게 해서든 아이오 네거티브시켜 가지고 볼륨 빼야 해
며칠 내로 가슴 꼭 닫자, 응?
[웃음]
피 나는지 잘 보고
소변 잘 나오는지 잘 체크해라
(준완) 알겠지? 알겠지?
알겠지?
[준완의 한숨]
[준완의 한숨]
[사람들의 한숨]
(익준) 음...
간 크기가 도저히
안 돼요
[흐느낀다]
안전하게 기증하려면
기증하고 남게 되는 간이 전체의 30%가 넘어야 되는데
어, 부인은 25%밖에 안 돼요
다른 기증자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자4와 남자3의 탄식]
(남자9) 선생님
다행입니다
여보
정말 다행이야
[여자6이 연신 흐느낀다]
당신 간이 적합하다고 해도
내가 안 받았어
나도 이런데
당신까지 아프면
나 그게 더 힘들어
우리 동주는 어떡하고?
아빠도 아픈데
엄마는 건강해야지
나 진짜 괜찮아
어머니
이 일로 더 이상 동주 엄마 신경 쓰이게 하지 마세요
우리 가족 일입니다
[여자6이 오열한다]
저희들이 알아서 해요
[한숨]
[새가 짹짹 지저귄다]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송화) 어, 고마워
(치홍) 추워요
(송화) 응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교수님이 임장훈 환자 살리신 건데
- (송화) 치홍아 - (치홍) 네
너 가서 임장훈 환자 보호자 좀 만나고 올래?
쯧, 보호자도 스트레스 심할 거야
나 시간 괜찮으니까
환자에 관해서 그리고 재활에 관해서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나한테 전화하시라 그래
(송화) 내가 직접 말하면 불편해하실 수도 있으니까
네가 가서 말씀드려
[차분한 음악]
[한숨]
(준완) 어?
병원장님한테도 말씀드렸어
1년만 속초 분원에 내려가겠다고
뭔 소리야, 갑자기?
갑자기 분원으로 왜 가?
나 목이 많이 아파
(송화) 좀 쉴래, 쉬고 싶어
아무래도 거긴 수술이 적으니까
좀 쉬면서 디스크 치료도 하고
못 한 공부도 하고 싶어
서울에 자주 올 거고
VIP 병동 수술은 미리 스케줄만 나오면 그건 할게
그리고 그 일도 거기서도 충분히 할 수 있어
[정원의 한숨]
(준완) 아니, 넌 그런 일을 왜 한마디 상의 없이 혼자서 결정해?
송화가 어련히 알아서 결정했을까
(석형) 넌 흥분 좀 하지 마
아, 얘 없으면...
(준완) 밴드는? 어? 밴드는 어떡하고?
주말엔 서울에 올 거야
속초 두 시간이면 가, 금방이야
그래, 서울이랑 속초랑 반반씩 있으면 되지, 뭐
일단 너 목부터 치료해
근데 석형아
(송화) 어머니 어떠셔?
혈압 그거 진짜 조심해야 돼
네 걱정이나 해, 네 걱정
(석형) 우리 엄마 너보다 더 건강해
[피식 웃는다]
요즘 엄마 체력이 많이 떨어지셔서 그래서 입원하신 거야
별일 아니야
[심전도계 비프음]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엄마, 편 변호사님 오셨어
편 변호사가 왜?
(석형 모) [살짝 웃으며] 편 변호사님, 잘 지내셨어요?
병원까진 무슨 일로...
(편 변호사) 조금 전 양태양 회장님 변호사로부터 전화가 왔는데요
양태양 회장님이 유언장을 남기셨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그쪽 변호사하고 양태양 님 비서실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두 분 직접 뵙고 유언장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고
지금 병원으로 오고 있어요
[편 변호사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잔잔한 음악]
제가요?
전 안정원 교수님한테
아무것도 아닌 사람입니다
엄만데
[살짝 웃으며] 내 자식을 모를까?
(정원 모) 선생님하고 우리 애하고 얘기하는 모습을 봤어요
전 정원이 눈빛만 보면 딱 알겠던데?
우리 애가
많이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당황하는 신음]
[겨울의 한숨]
우리 아들은 좋으면 좋은 대로 싫으면 싫은 대로 [잔잔한 음악]
얼굴에 다 보이는 애예요
제 오지랖이고 틀린 직감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마지막 희망으로 선생님한테
힘든 부탁
하나만 할게요
선생님이 부탁 좀 해 주세요
선생님이 정원이한테
신부 포기하고
병원에 남아 달라고
부탁 좀 해 주세요
네?
[리드미컬한 음악]
[차분한 음악] 겨울이 왔어, 겨울이
선생님, 오늘 사람이 진짜 역대급 많아요
크리스마스이브니까요
너 무슨 고민 있지? 말해
앞으로 저한테 수십 개, 수백 개의 판단의 순간들이 올 텐데
저 그때마다 잘못 판단하면 어떡해요?
교수님
혹시 오늘 저녁 약속 있으세요?
추민하 선생이 고백을 했다고?
[피식 웃는다] 잘됐네
또 무슨 일 있어?
이 유언장을 언제 쓰셨죠?
유언장에 다른 말은 더 없어?
하, 평생 자기밖에 모르는 버러지 같은 놈
[잔잔한 음악] 너 내일 공항은 안 나가?
익순이 가는 날이잖아
내가 너무 부담 주나?
보내 줘도 될까?
교수님, 거기 가서도 일만 하는 거 아니죠?
아빠 보고 싶어도 열 밤만 참으세요
수술 잘 끝나고 아이 잘 회복되면 제가 맛있는 거 사 줄게요
교수님, 속초 분원 가신다면서요?
어? 어떻게 아셨어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누구세요?
겨울이요
장겨울 선생 잘 부탁드립니다
[새가 끼룩거린다]
야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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