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 13
[방송대본] 겨울연가 13회
1. 전회 연결
민형, 다시 확 나꿔챈다.
유진 정말 왜 이래요? 민형씨 답지 않아요.
민형 나다운 게 뭔데요?
유진 .....
민형 이민형다운 게 뭔가요?
유진 민형씨...?
민형 (응시하며) 내가 누구죠?
유진 ?
민형 말해봐요. 유진씨, 내가 누구죠?
유진 .... (왜 이러지?하는 혼란스런 눈빛)
민형 (힘들게) 유진씨.... 나, 준상이에요.
유진 (놀라는 표정)
민형 (간절하게) 유진씨가 그렇게 잊지 못하는 강준상이 바로 나라구요!
유진 (설마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 (눈빛 변하며) 민형씨... 이러지마세요. 이런식으로 사람 놀리는 거 아니에요.
상혁의 시점.
그때 술집에서 나오던 상혁, 실랑이하는 민형과 유진을 보고 얼굴색이 변한다. 기어코 일이 터졌구나 하는 심정인데- 결심한 듯 심호흡하고 빠르게 걸어가는 상혁.
유진(소리) 민형씨 왜 이러는거에요? 이런다고 달라지지 않아요.
상혁 (결심하고) .....이민형씨가 왜 강준상입니까?
놀라 돌아보는 유진과 민형.
상혁 (침착하게) 유진이가 좋아했던 사람, 강준상이었다는 사실.... 이제야 겨우 깨달은 겁니까? 그래서 이러는 겁니까?
민형 (기가 막힌다) 김상혁씨!!
상혁 유진이 붙잡고 싶은 마음 알겠는데! 그렇다고 강준상이라고 우기는건 너무 우습지 않나요?
다짜고짜 퍽 상혁을 향해 주먹을 날리는 민형. 상혁, 뒤로 확 나가떨어진다. 상혁아!! 유진 잡으려 하는데 물리치고 멱살 쥔 채 한 대 더 칠 듯 주먹 움켜쥐는데
유진 (버럭) 지금 뭐하는 짓이에요!
민형 (멈칫!)
유진 (상혁 부축하며) ...상혁아... 괜찮아?
상혁 (일어서며) ....괜찮아...
민형 (유진과 상혁 모습 보며 허무한 표정)
유진 (차갑게 민형 보며) 민형씨.... 그렇게 안봤는데 정말 너무하네요. 민형씨가 왜 갑자기 준상이라고 우기고 싶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거 아니에요 ....정말 실망이에요.
유진, 상혁을 데리고 가버린다. 꼼짝 못한 채 그 자리에 선 민형의 표정.
2 술집 (밤)
용국과 진숙, 채린이 앉아있다. 준상일지도 모른다는 충격에 부들거리는 채린, 애써 표정을 감춘다.
용국 얘들 왜 이렇게 안오는거야? (괜히 채린의 눈치를 한 번 슬쩍 보고) 근데.... 이제까진 한번도 못느꼈는데.... 그 사람 왠지 준상이 같은데가 좀 있긴 하다.
채린 (갑자기 용국 보며 싸늘하게) 어디가?
용국 (듣고 있었냐? 놀라는 표정) .....뭐.. 딱히 어디라기 보다는....
진숙 (끼어든다) 그... 싸늘함! 찔러도 바늘 하나 안들어갈 것 같은 그 표정! 완전 강준상이었다.
용국 아니... 것보다도.... 그런거 있잖아? 그 뭐냐..... 그냥.... 느낌! 느낌이 그렇다고...... 그럴리야 없겠지만.... 만약에, 혹시라도 준상이라면..... 유진이는 어떡하냐?
채린/진숙 (표정!!)
용국 (괜히 물어봤나 입다물어버리는데)
채린 (긴장 감추며) 만약이란건 없어. 민형씨는 민형씨야. (단호하게 말하지만 불안하다)
진숙 (고민하다가 머뭇거리며 말한다) ........내 생각에는.....
용국/채린 (보면)
진숙 내 생각에는...... 만약에 정말 준상이라면..... 정말이라면.... 걔네는 운명인거야.
채린 (표정)
진숙 ......상혁이가 보내줘야야한다고 생각해. (채린 보며) .....너도.
채린 (뜨끔하다가 괜히 웃는) 니 뜻은 알겠는데, 니가 걱정하는 일 없을테니까 염려 푹 놓으셔. 내내 미국에서 자란 민형씨가 어떻게 강준상이니? 말도 안된는 소린 그만하고 일어나자.
채린, 먼저 일어나 나가는데 얼굴이 완전히 굳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꼭 쥐는.
3. 채린의 차 안 (밤)
곰곰이 생각하며 차를 타고 가는 채린,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채린 여보세요? ....네.... 의뢰할게 있어서요.... 두 사람이요..... 이름은... 강준상.... 그리고..... 이민형.
전화통화를 하며 운전을 하는 채린의 표정.
밤거리를 달리는 채린의 차.
4. 택시안 (밤)
유진과 상혁의 차에 나란히 앉아 있다. 유진, 상혁의 고개를 자신 쪽으로 돌려본다
약 꺼내서 발라 주며.
유진 어디 좀 봐..... (피 닦아주며 머뭇머뭇) .....괜찮아?
상혁 ..... (멍해 있는)
유진 상혁아...
상혁 (꽉 유진의 손을 쥐어 보는) 유진아. 약속해줘.
유진 상혁아?
상혁 (절실하다) 약속해줘. 다시는 이민형씨 만나지 않겠다고. 응?
유진 (이상해서) 그래..미안하다. 이민형씨가 왜 저러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술이 만히 취했었나봐.. 그러니까..
상혁 약속해!
유진 놀라서 기사도 놀라 흘낏 백밀러로 보는.
상혁 약속해. 다시는 이민형 그 사람 만나지 않겠다고 말 안듣겠다고 그런말
안믿겠다고 약속해. 그래 나도 이해해. 이민형씨 저러는거 나도 이해한다구. 나도 준상이가 너무나 절실하게 되고 싶었으니까
유진 상혁이 너...
상혁 (OL 기분으로) 너 준상이 생각 ...
유진 (본다)
상혁 다신 안하겠다고 약속해줘. (하고) 준상이가 정말로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나 떠나지 않겠다고... (간절하게) 약속해줘.
유진 .... 상혁아.... (그러다가 이윽고) 그래... 약속할게 약속해.
상혁 약속했다... 약속한거다... (불안하고 울 것 같은 기분) ..고마워.
5. 유진의 집 안 (밤)
유진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얼른 뛰어 나오는 진숙.
진숙 유진이니?
유진 ...어 안잤어?
진숙 어떻게 된거야? 너 왜 안왔어?
유진 ..... 미안해. 많이 기다렸어?
진숙 아냐.... 괜찮아. 참, 엄마 오셨어.
유진 엄마?
진숙 시장에 물건 하러 오신김에 들렀데... 지금 주무셔.
유진 그래.... (들어가려고하는데)
진숙 근데... 오늘 있잖아....
유진 (보면)
진숙 (말할까말까 망설이는데... 근질근질) 오늘... 그 이민형씨 와서 난리 쳤었다?
유진 (표정 어두워진다)
진숙 준상이 죽은거 확실하냐며, 자기가 강준상이라는 생각은 안해봤냐는둥 정말 이상했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얼굴은 똑같이 생겨가지고 그런말
하니까 얼마나 섬뜩하던지.
유진 (마음 아프다)
진숙 (모르는체) 진짜 준상이 같더라니까? 그 사람 얼마나 상처 받았으면
자기가 준상이라 그러겠냐.. (하다가 유진 표정에 얼른 입 다문다)
유진 .... (짐짓 웃는) 그런가? 내가 하도 준상이 아니냐고 그래서 그렇게 된건가?
진숙 그게 아니지 자기가 준상이라 그럼 니가 다시 돌아올까봐 그러는
거지.. (그러다 다시 합)
유진 (서글픈 표정을 어찌할 수 없다)
진숙 (삐죽 삐죽) .... 미안해... 유진아...
유진 (짐짓 웃어 보이는 표정)
6. 유진의 방 (밤)
불꺼진 방으로 들어가는 유진. 엄마가 침대에 누워서 자다가 꿈틀한다.
엄마 (잠에 취해서) 유진이니..?
유진 ....어.... 엄마... 엄마...~
유진, 옷도 벗지 않은 채 엄마 품으로 파고들어간다. 엄마.... 엄마.....
잠결에도 유진에게 팔베개를 해주는 엄마... 곧 다시 잠이 드는데
엄마를 껴안은 유진의 눈에 눈물이 핑 돈다.
7. 몽타주
-술 취해 거리를 쏘다니는 민형의 모습들.
-민형, 문득 멈춰서 술취한 남녀의 모습을 본다. 여자를 부축하고 가는 남자.
유진의 모습이 떠오른다. “좋아하는 색깔은 뭐에요? ...하얀색... 하얀색 맞죠?....”
멍하게 서서 보다가 쿡쿡 고통스럽게 웃는 민형. 지나가던 사람들이 정신나갔구만 하는 표 정으로 쳐다보며 지나가고... 개의치 않고 계속 쿡쿡 슬프게 웃는 민형. 지나가던 술취한 남 자들, 자기를 보고 웃는 줄 알고 “너 이새끼 뭐야?! 왜 웃어” 하는데 대꾸하지 않고 그 자 리에 서서 우는 것처럼 웃기만 하는 민형. 남자들, 민형을 툭 치며 시비를 거는데도 웃기만 한다.
8. 유진의 방 (밤)
전화가 울린다. 엄마 뒤척이고.... 깨어나서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는 유진.
유진 여보세요? ....... (얼굴 굳어진다) .... 민형씨.....
엄마를 돌아본다. 그러다가 잠시만요 하고 전화기를 들고 거실로 나간다.
9. 거실 (밤)
유진 거실로 나와 웅크리고 앉는다. 전화기 들고 그렇게 앉아서.
유진 (잠시 사이) ... 민형씨....
민형 (소리) 유진씨....
유진 (투욱 떨어져 내린다 목소리 갈라지며) .... 네...
민형 (소리) 유진씨...
10. 길가 공원 (밤) / 유진의 방 (밤)
벤치에 앉아 있는 민형. 전화를 걸고 있다.
민형 지금 ... 나와 줄수 있어요?
유진 ......
민형 내말 ...들어줘요. 이번엔 막무가내로 안그럴게요. 나 유진씨
....지금 만나고 싶어요. 만나야 해요.
유진 (차분해 진다) ... 내 말부터 들어줘요.
민형 들을게요 뭐든 들을게요.
유진 나... 민형씨하고 준상이가 얼마나 다른지, 왜 민형씨가 준상이가 될 수 없는지.... 말할게요.
민형 (슬픈) .....유진씨....!
유진 (말 막으며) 준상인 나한테 유진씨라고 부르지도 않았구요.... 이런 식으로 자기 감정을 강요하지도 않았어요..... 준상이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같은 거 잘 모르고 서툴렀지만...... 다른 사람의 상처로 그 사람을 괴롭히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았어요. (눈물이 나올 것 같지만 꾹 참는)날 좋아한다는 말도 못하는 애였어요.
민형 (표정)
유진 또 얼마나 다른지 말해줄까요? 민형씨 어깨는 여유있어 보이지만 준상인 항상 움츠려 있었어요. 민형씨 걸음걸이는 당당하지만 준상인 어딘가 불안하고 위태로와 보였어요. 민형씬 너무 환하게 잘 웃지만 그 앤, 맘놓고 잘 웃지도 못했어요. 더 말해줄까요? 더 듣고 싶어요? (대답 없자)
민형씨는 준상이가 아니예요... 다른 사람이예요.
민형 (처참한 표정) ! .. 다른 사람인가요?
유진 (사이 그러다가) 그리고... 이제는 정말 준상이가 돌아온다고 해도... 나... 상혁이 떠날 수 없어요.
민형 (! 절망적인 표정)
유진 나 상혁이 선택했어요. 민형씨도... 나를 상혁한테 보내줬잖아요..
나 이제 그만 놔줘요.....이게... 마지막이예요.
민형 (표정 그러다가)
유진 (끊으려면)
민형 (안되겠다 다급하게) 유진씨! (한다)
유진 (표정)
민형 나와줘요... 나 기다릴게요.... 나와서 얘기해 줘요.. 뭐든 들을
게요. 기다릴게요!
유진 (눈물이 새어 나온다)
그냥 굳게 결심하게 유진 전화기를 끊어 버린다.
11. 유진의 집 거실 (밤)
전화기를 잡고 있는 유진. 그대로 눈물 나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벌떡 일어나는 유진. 소파에 걸쳐진 옷을 입고 뛰어 나가려는데.
유진모 (소리) 유진아!!
유진 (덜컥)
듣고 있던 유진모.
유진모 유진아.... 너 지금 어디 나가는 거야!
진숙 (눈 비비고 나와 본다) 무슨... (하다 심상치 않다)
유진모 너 또 그 사람 만나러 가니? 너 왜 그래 왜 그러는거야 자꾸!
유진 (이미 정신 나간) 엄마. 이번이 마지막이래 정말 마지막이래.
유진모 (붙들고) 안돼. 가긴 어딜가! (필사적으로 말리는데)
유진 엄마~ 한번만 만날거라니까. 다신 안만나 나 그냥 한번 얼굴만
보고 올게. 할말 있데... 한번만 응?
하고 보다가 휙 돌아서는데.
유진모 유진아!
유진 그대로 뛰어 나간다. 유진아 부르던 유진모 기어이 쓰러지고 마는데.
진숙 어머님 !
유진 (돌아본다) ! 엄마?
진숙 유진아!
유진 엄마!! (달려 든다)
12. 유진의 집 앞 (밤)
상혁의 차가 거칠게 멈춰서고 상혁이 뛰어내린다. 집으로 뛰어 들어가는 상혁.
13. 유진방 (밤)
의사 와서 유진모 응급처치 하고 있고 유진 울고 있는. 진숙 유진을 괜찮다며
달래고 있다. 상혁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상혁 (헉헉거리며) .....유진아....!
유진 (놀라 돌아본다)
상혁 .....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쓰러지신 거야?!
유진 ......나 때문이야...... 나 때문에..... (눈물 뚝뚝 떨어지는)
상혁 ?!
14. 공원 (밤)
기다리고 있는 민형. 안올거라 생각하지만 그대로 기다리고 서 있는.
한참이 지났다.
15. 유진방 (밤)
지키고 있는 유진. 그러다가 물 가려오려고 일어 나는데. 유진모 유진의 옷을 꼭
붙들고 있다. 마치 못가게 말리듯이. 유진 답답하고 미안하고 그대로 자리에 앉아서.
16. 호텔 복도 (밤)
민형 들어오는데 상혁이 서 있다.
17. 호텔 커피숍 (밤)
민형과 상혁 두사람 마주 앉아 있는.
상혁 유진이.. 많이 기다렸나요? 유진이 당신을 만나러 나오려고 했어요.
민형 (표정)
상혁 말리다 유진이 어머님 쓰러지셨어요.
민형 !
상혁 유진이 지금 너무 힘듭니다. 이민형씨가 이러면 이럴수록 유진이
누구하고도 잘 지낼수 없어요.
이민형씨가 바라는게 이런겁니까?
민형 (상혁을 본다)
상혁 그게..... 유진이를 사랑하는 방식입니까?
민형 ......
상혁 사랑한다면서.... 이렇게 힘들게 합니까?
민형 .......
상혁 그래요... 유진이 한 번도 준상이 잊은 적 없어요.... 하지만...... 준상이었을 때 당신은 이미 유진이에게 큰 상처를 줬어요.
민형 (표정)
상혁 .....죽었으니까요.
민형 (마음아픈....)
상혁 당신은 모를겁니다. 유진이가 얼마나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는지.... 이제 겨우 상처가 아물려고 하는데 다시 헤집어 놓을 필요가 있는건가요? 그만큼 아프게 했으면... 이제는 더 이상 힘들게 하지 말아야하는거 아닌가요?
민형 ........
상혁 .......당신이 준상이라는 사실.... 숨겨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잖아요.
민형 (쿵! 내려앉는)
상혁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한.... 당신은 준상이가 아닙니다. 나한테도... 유진이한테도....그 누구한테도 정말 유진이를 위한다면.... 그냥 이대로.... 이민형으로 있어줘요. .....부탁입니다. (돌아서 간다)
고통스럽게 선 민형.
18. 길가 (밤)
빠앙 하고 달려가는 민형의 차.
19. 춘천 준상의 집 (밤)
민형 들어온다. 들어와서 불켜는. 나갔던 때 그대로 어지러진 방안.
자리에 앉는 민형.
상혁과 유진의 모습이 반추 되는데
유진 (소리) 민형씨는 준상이가 아니예요... 다른 사람이예요.
그리고... 이제는 정말 준상이가 돌아온다고 해도... 나... 상혁이 떠날 수 없어요.
상혁 (소리)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한 당신은 준상이가 아닙니다.
유진 (소리) 나 이제 그만 놔줘요.....이게... 마지막이예요.
민형의 표정. 괴로워 앉아 있는 민형의 모습에서
20. 아침 외경 (새벽)
21. 춘천 준상의 집 (아침)
민형 비틀 거리며 일어나는데. 미희가 앉아 있다. 민형!!
미희 민형아.......
민형 (이를 악물고 외면 하는..) ..이제야 오셨군요.
미희 ... 일본에서 지금 오는 길이다.... 공연 취소 하고 니 옆에 있어야 했는데..
그럴수가 없었어... 정말 미안하구나...
민형 미안한걸로... 다 되는 건가요? 저도 어머니 용서해 드리면
다 되는 거예요?
저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놓고. 마음 편하셨어요?
. 정말 훌륭하셨어요. 내내 전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어요. 제가 뭐죠?
제가 대체 누군가요?
미희 ........잘못했다... 잘못했어.. 엄마가 널 위해 뭘 해주면 좋겠니..응?
민형 (냉소)... 제 기억을 돌려주세요. 아니면 지금 당장 제 머릿속에 든걸 다 가져가 주세요! 그럴수 있나요?
미희 민형아 이러지 마라 어쩔수 없었다. 사고로 니가 기억을 잃고 그렇게 사는 것 보다는 다른 기억을 주는게 더 나을거라고. 엄마는 생각했어... 정말로 힘들게 결정했었어...
민형 결정이요? 나 말고 누가 그걸 결정할수 있나요? 누가 결정할수 있죠?
네? 제 기억이예요. 제 과거예요, 잃었다면 잃은대로 그건 제것으로
두셨야죠! 대체 무슨 권리로! (하는데)
미희 (오버랩해서) 너한테 아버지를 주고 싶었어!
민형 ! (놀라 보는 표정)
미희 사생아로 불행했던 준상일 그대로 두고 싶지 않았어.
민형 (본다)
미희 너하고는 달라.. 준상인 불행했어. 그애가 사생아로 자라면서
겪은일을 너는 몰라.. 그애는 정말 불행했다..
그래서 그애는 세상에서 나를 가장 미워했어.
민형 (표정) !
미희 그래서 니가 기억을 잃었을 때 엄마는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어.
널 위해 재혼하고 너한테 니가 그렇게 원하던 아버질 주고 싶었어.
엄마는 너를... 준상이를 사랑했어.
준상이를 잃어서 죽고 싶을만큼 괴로웠지만 엄마는 민형이 널 대신
얻어서 얼마나 위안을 받았는지 모른다.
너는 날 보고 (운다) 웃어줬어. 위로해 줬어. 나를.... 사랑해줬어.
새아버지가 생겼을때도 너는 날 위해 진심으로
기뻐해줬다.. 민형아.. 엄마가 나빠... 그래도 엄마는 준상일 잃었어도
널 얻어서 행복했어. 민형이... 너를... 얻어서.. 행복했어.
민형 (눈물 난다)
22. 춘천 집 앞 (오후)
미희의 차가 떠난다. 미희 민형을 꼭 안아주는.
민형 저는... 둘러 볼 곳이 좀 남았어요. 좀 더 있다가 갈게요.
미희 엄마랑.... 미국 가자.
민형 (잠시 보는 그러다가 미희의 손을 잡아준다)
그렇게 서 있는 두모자. 미희 차에 타고 차 떠난다.
23. 집 안 (오후)
오후의 햇살이 어둡게 들어오는 방.
민형이 들어온다.
민형이 삐뚤어진 미희의 사진을 똑바로 바로잡는다.
민형, 천천히 방을 둘러본다. 무언가 감회어린 표정. 민형, 바닥에 널브러진 준상의 물건들을
바라본다. 천천히 박스를 들어서 담기 시작한다. 책들.... 그리고 “제일 고등학교 학생증”을
들어서 한참을 들여다본다. 학생증도 담고.... 이것저것 담다가
수북한 쪽지들을 발견하는
집어든다 펴보는 민형.
유진의 이쁜 글씨가 보인다.
유진 (소리) 강준상 졸지마!
너 오늘도 방송반 빠지면 정말 죽음이야
아까 담 넘어 갈 때 도와줘서 고맙다!
아참 나 이렇게 수업시간에 쪽지 보내는거 처음이다!
황송하지?
유진 (소리)
아까 강당에서 니가 쳐준 피아노 곡... 그거 처음이란 곡이라
그랬지... 피아노 정말 잘치더라.. 그리고 너 아까는 좀 괜찮아 보이던데
잘못보면 착각하겠다 얘.
유진 (소리) 소각장에서 니가 뿌려준 눈 참 웃겼어 얘.
.... 음... 고마워... .
유진 (소리) 방학하면 뭐 할거니?
오늘 나랑 거기에 대해 토론 좀 해보자. 빵도 좀 사먹으면서.
빵은 니가 사!
민형 유진의 글들에 눈물 짓는다.
눈물 참으로 눈두덩이를 꾸욱 누르는 민형.
그러다가
마지막에 테잎을 집어든다.
테잎을 만지작거리는 민형의 얼굴. “이건 뭘까....?”
시간경과. 테잎을 데크에 꽂는 민형. 뒤로 가서 의자에 앉는다.
잠시후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처음”이다. 민형의 눈빛이 순간 반짝인다.
이때 갑자기 테이프에서 준상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형, 놀란 표정이 된다.
“유진아... 나, 준상이야.... 이게 아닌데” “유진아, 처음이란 곡이야. 니가 좋아했었지....? 어,
잘못 됐다...” 다시 끊기는 소리. 조금 있다가 다시 연주가 시작되고 준상의 목소리 “유진
아.... 어, 부끄럽다...” 다시 끊긴다. “아아... 아아... 아, 이건 아니지...” “ 유진아, 좋아해. 어,
이 말하면 안되는데....” 마지막으로 준상의 고요한 목소리 “유진아, 늦었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행복해야해.....” 반복되는 준상의 목소리 연습과 피아노 소리.
의자에 앉아서 데크를 바라보며 있던 민형의 눈시울이 따스하게 젖는다. 민형의 얼굴에
비로소 미소가 떠오른다.
24. 춘천 외경 (오후)
25. 유진의 춘천 집 (오후)
유진모와 유진이 들어선다. 유진모, 끙하고 의자에 앉는다.
유진모 아이고, 뭐니뭐니해도 내 집이 최고다, 최고야...
유진 (짐을 놓으며) 그렇지?
유진모 너는 뭐하러 따라 온다 그래.
유진 뭐하러는 여기서 쭉 이렇게 엄마랑 살다가 시집 갈 거야
이제 정말 몇일 안남았는데 뭐. (하다가) 엄마, 물 좀 줄까?
유진모 그래.
유진 (부엌으로 가다 돌아본다) 엄마, 나 눈 감고도 여기가 우리집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어떻게 알 수 있게?
유진모 어떻게 아는데?
유진 (나오며) 느낌으로. 우리집 느낌... 이건 우리가족들만 아는 암호같은 거잖아. 그리운건 어떤 모습으로 있어도 그저 알수 있는거 같아.
유진모 (잠시 감회에 젖어) 그럼 나도 다음생에 너희 아버질 찾을 수 있겠네.
유진 응... 그렇겠다 (돌아보고 웃는다 민형을 혹은 준상을 생각하는)
26. 안방 (오후)
유진 유진모의 자리를 봐주고 있다.
유진 아, 아냐. (일어나며) 엄마, 나 학교에 좀 갔다 올게. 선생님 만나서 청첩장도 드려야 하고 또 알아볼 것도 있고.
유진모 그래.
유진 금방 갔다 올게.
유진, 가방을 들고 나간다. 유진모, 유진이 나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27. 학교 몽타쥬 (오후)
민형, “제일 고등학교” 현판 앞에 서있다. 학교를 올려다보더니 천천히 들어가는 민형.
비어있는 소각장 강당 담길 보이며 사진처럼 컷트 컷트로.
유진의 쪽지 소리들이 겹친다.
아까 소각장에서 강당에서 너 피아노 칠때 담 넘을때 도와줘서 고마워
유진의 소리들 짤막하게 디졸브 되면서.
28. 버스 정류장 (오후)
유진, 버스에서 내려서 학교 정문 쪽을 바라본다.
유진, 한참 바라보더니 교문을 향해서 걸어 올라간다.
29. 운동장 (오후)
유진, 운동장을 가로질러 건물로 향한다. 이때 유진의 뒤로 다른 쪽 건물로 향하는 민형의
모습이 보인다. 어굿하는 두 사람.
30. 교무실 앞 복도 (오후)
유진이 보이고 다른 선생님이 나와서 얘기하고 있다.
선생님 박종오선생님, 아마 방송실에 계실 거에요. 글루 가보세요.
유진 감사합니다.
유진, 총총 돌아서서 교무실에서 멀어진다.
31. 방송실 앞 (오후)
방송실 건물로 들어선 유진. 방송실 문 앞에 선다. 심호홉을 하더니 문을 연다.
32. 방송실 (오후)
남녀 아이들이 모여서 뭔가를 낭송하고 있다가 들어온 유진을 보고 일제히 돌아본다.
여자1 누구세요?
희진 언니!
유진 희진아.
아이들 희진이 언닌가봐. 어 그럼 우리학교 졸업했다는?
희진 엄마는 오셨어? 언제 왔어?
유진 숨 넘어 가겠다 좀 아까 왔어.
희진 근데 학교엔 웬일이야? (손에 든 청첩장 보고) 청첩장? 어 선생님들 만나 러 왔구나?
유진 (둘러보며) 박종오 선생님 안계시니?
아이들, 끼들끼들.... “가가멜 아냐?” “가가멜 찾아왔나 부다” 유진, 웃고 만다.
남자1 이따가 오신다고 했어요. (유진을 보며) 누난 언제 졸업했는데요?
희진 ... 9년 전. 나하고 아홉 살 차이야.
아이들, “보기보다 나이 많나보네....” “어려 보인다....” 등등 쑥덕거린다.
남자2 저, 누나.... 박종오 선생님 그때도 별명이 가가멜 이었어요?
유진 (풋 웃는다) 그래, 가가멜이었어. 니들도 그거 아는구나?
희진 그때도 별명이 가가멜이었어?
유진 그럼~
희진 죽겠어 언니. 방송 리허설때마다 얼마나 힘든데 (하다 아!)
언니도 방송반이었지?
아이들 (놀라거나 반가워하는 반응)
희진 언니가 알려줘. 가가멜 선생님 감동 시키는 방법. 언니. 우리 정말 죽겠어...
아이들 (각자) 알려 주세요 꼭이요 등등 (하는데)
유진 박선생님, 목소리 크고 무서운 것 같아도 시만 낭송하면 무조건 다 용서해준다. 특히 사랑에 관련된 시면 더 좋아하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모든 멘트를 다 시낭송하는 것처럼 해야해. 그럼 학교 뉴스 들으면서도 감동 받아서 눈물 흘리신다.
아이들 정말요? 정말요?
유진 그래. 이따 한번 해봐. 좋아하실거야.
여자2 언니, 그럼 저희가 아무 시나 낭송할 테니까 한번 들어봐주실래요?
희진아 니가 해봐.
희진 그럴까? 언니 들어 볼래?
남자2 (재빨리 의자 내밀며) 앉으시죠, 누님....
유진, 피식 웃으며 의자에 앉는다.
여자2가 “야, 아무 시집이나 줘봐” 하더니 시집을 들고 부스로 들어간다.
여자1 애들도 없는데 아예 마이크 켜자.
여자2 그래도 돼?
남자1 뭐 어때 방학인데.
희진 아아... 마이크 시험중.... 아아... 어때, 상태 괜찮지?
#. 인서트 : 학교 어딘가에 있는 민형의 모습. 민형, 스피커 쪽을 바라본다.
아이들, 오케이 신호를 하고 유진도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여준다.
여자2 (시집을 펴며) 첫사랑..... (아이들, 키득거린다)
유진 (표정)
여자2 (목소리 가다듬고) 첫사랑.... 사라 티즈데일....
33. 민형과 유진의 교차
시가 낭송되는 가운데 민형과 유진의 교차가 보여진다.
여자2(소리) 그리운 눈빛으로 돌아보고 뒤따르는 저를 확인하세요.
당신의 사랑으로 절 일으켜주세요
미풍이 제비를 치켜올리듯 해가 쬐든 비바람이 치든
우리가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하지만 제 첫사랑이 다시 저를 부르면 어떡해하죠
저를 꼭 껴안아주세요. 늠름한 바다가 파도를 끌어안 듯
산속에 숨어 있는 당신의 집으로 절 멀리멀리 데려가주세요
평안으로 지붕을 잇고 사랑으로 빗장을 걸도록 해요
하지만 제 첫사랑이 저를 또 다시 부르면 어떡해하죠
.....
- 민형이 강당에서 피아노 건반을 건드리다가 스피커를 올려본다.
- 유진의 표정. 놀람에서 서서히 어떤 회상에 잠겨드는 유진의 평안한 눈빛.
- 준상이 방송반 문을 열며 바라보던 모습.
- 민형, 피아노에 기대서 가만히 시를 듣는 얼굴.
- 유진, 소각장에 서있는 모습.
- 준상이 낙엽으로 눈을 만들어주던 모습.
- 민형이 강당을 나가는 모습.
- 유진, 담주위를 걷고 있는데 민형이 학교를 빠져 나가는 뒷모습이 보인다. 엇갈린다.
- 교문을 나서는 민형의 쓸쓸한 얼굴.
- 유진, 강당에서 훵하니 놓여진 피아노를 바라보는 모습.
- 준상이 피아노를 치는 모습. 피아노 위에 비친 준상의 얼굴.
- 유진, 피아노 건반을 텅하니 누른다. (유진소리와 마지막 겹친다)
유진 (소리) 하지만 제 첫사랑이 저를 다시 부르면 어떡해하죠?
34. 강당 (오후)
볕이 들어오는 오후. 유진, 눈에 눈물이 그렁 고여서 피아노를 바라본다.
천천히 피아노 뚜껑을 닫는다. 유진, 강당을 나온다.
35. 고속도로 (오후)
민형 운전해 가고 있다. 민형의 표정 점점... 이윽고 슬프지만 홀가분한 미소를 짓는다.
36. 마르시안 외경 (오전)
37. 민형의 사무실 앞 (오전)
비서와 이야기하는 김차장.
김차장 .....이사님 아직도 연락 없었어요?
비서 네...
김차장 (혼잣말) 아! 이놈, 실종되는데 완전히 맛들였네? 나타나기만 해봐라 (궁시렁거리는데)
민형(소리) 나타나면 어떡할건데요?
김차장 놀라서 돌아보면,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민형이 웃고 있다.
38. 민형의 사무실 (오전)
김차장 볼기짝이라도 두들겨 주려고 했지.... 연락도 안되고.... 걱정했잖아.
민형 ....미안해요.
민형, 열심히 밀린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 책상에 걸터 앉아 잔소리 하는 김차장.
김차장 근데 어쩐일이야? 갑자기 사라졌다가... 갑자기 이렇게 쫘악 빼입고 나타나고.... 엉?
민형 (그냥 웃는다)
김차장 비밀이야? 비밀? (투덜) 쳇! 비밀도 많다! 치사해서 안물어본담마!
민형 스키장 일은 거의 끝나가죠? 그건 아무래도 선배가 마무리해줘야할 것 같아요.
김차장 (흘낏)
민형 저 미국 들어 갑니다.
김차장 뭐? (하는 표정인데) 언제? 대체 언제?
민형 (싱긋 웃는 표정) 되는대로 빨리요.
김차장 너... 혹시 도망가는 거야? 너 혹시 유진씨 때문에 도망가는 거야?
민형 아뇨. 그게 최선이라서 가는거예요.
(시간 경과)
서류들을 내려다보는 민형, 사인을 남긴다.
플래쉬 백으로 예전에 사인을 못하던 민형의 모습이 스쳐 간다.
지금의 민형 ‘이민형’이라고 자신있게 빠르게 쓴다.
39. 방송국 (오전)
상혁이 사람들에게 청첩장을 돌리고 있다.
상혁 (유열에게 건네주며) 와주실거죠?
유열 생각 좀 해보고.
상혁 에이... 왜 또요?
유열 김피디 입벌어지는 꼴을 배아파서 어떻게 봐?
상혁, 웃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잠시만요... 하고 전화를 받는다.
상혁 여보세요....? (표정 굳어진다)
40. 방송국 앞 찻집 (오후)
상혁이 들어서면 민형의 모습이 보인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민형.
마주보는 두 사람의 표정
(시간 경과)
마주 앉은 상혁과 민형
민형 나... 강준상을 포기했습니다.
상혁 (표정)
민형 나는 이민형입니다. 이민형으로 충분하다는걸 깨닳았어요.
상혁 (본다)
민형 이민형으로서 유진씨 사랑했고 그것으로 충분해요
기억도 못하는 강준상이란 이름으로 유진씨 욕심내지 않겠어요.
그리고 이민형은 이미 오래전에 유진씨를 포기했습니다.
포기한채로 그렇게 행복하길 바라면서 살겠어요.
이제와서 욕심낸다고 달라지지 않는거 알았어요.
상혁 고마워요.
민형 더 이상 유진씨 괴롭히는 일 안 할겁니다. 두사람 괴롭히지 않을거예요.
(한호흡) 나 곧 미국갑니다.
상혁 (표정)
민형 몇일안에 갈꺼예요.
상혁 가면... 언제 옵니까?
민형 ... 안와요. (웃는다) 제 기억은 전부 미국에 있어요.
다신.. 안올겁니다.
(심호흡) 그동안 유진씨가 상혁씨한테 잘못한게 있다면 그건 다 내 탓이예요. 유진씬 성실했습니다.
유진씨 준상이가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당신을 선택할거라고
(목에 걸리는) 나한테.. 그렇게 말했어요.
상혁 ....
민형 행복하게 해주세요.
상혁 고마워요... 그러겠습니다.
민형 (그러다가) 이만 가봐야겠군요
(일어 난다)
상혁 (일어나는) 이민형씨.
민형 ? (보면)
상혁 (손 내민다)
민형 (잡으면)
상혁 준상아.
민형 !
상혁 살아 있어줘서 기쁘다 죽지 않고 살아 있어준거 기뻐. 이건 진심이야.
민형 (표정 그러다가) .... 고맙다.
41. 채린의 가게 (오후)
같이 계단을 올라가는 진숙과 유진.
유진 ..... 근데 채린이는?
진숙 어? 걔 요즘 바빠 패션쇼 준비 때문에.
2층에 올라온 유진과 진숙. 진숙, 마네킹에 입혀놓은 웨딩드레스를 손으로 가리킨다.
진숙 (자랑스럽게) 저거야! 이쁘지? 이쁘지?
유진 (만져본다) ....그래.... 이쁘다....
진숙 ....입어봐!!
유진의 등을 떠미는 진숙.
42. 피팅룸 (오후)
웨딩드레스를 바라보는 유진.....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웨딩드레스를 들어서 몸에 대보는 유진.
43. 부띠끄 안 (오후)
진숙 내가 입는거 도와줄까?
유진(소리) 아니야.... 혼자 입을 수 있어.
진숙 아차, 아차!! 크라운!! 크라운도 써봐야지... 야 크라운을 써야 신랑 한단다. 그게 어디있지?
진숙이 빠지면 민형이 올라온다. 그때 유진이 피팅룸의 문을 열고 나온다. “진숙아, 잘 맞....”하다가.... 민형을 발견하고 굳어지는 유진. 역시 놀라는 민형, 유진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한다. 당황한 유진, 휘청하다가 신발이 벗겨져 굴러 떨어진다. 민형, 웨딩드레스가 불편해서 얼른 움직이지 못하는 유진에게 조심스럽게 신발을 신겨준다. 유진, 준상이 신발을 신겨주던 장면이 생각난다.
민형 (유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잘 어울려요.
유진 ....... 오랜만이네요.
민형 그래요 오랜만이예요.
유진 (가만히)
두사람 그렇게 서 있다가.
거울에 비친 두 사람은 마치 결혼식을 앞둔 신랑신부 같아 보인다.
44. 소품실 (오후)
진숙 마구 뒤지는데 이것 가져 갈까? 저것도 저것도 욕심 많게 챙기느라 늦어진다.
45. 부띠끄 안 (오후)
두사람 가만히 앉아 있다. 그렇게 잠시 그러다가.
민형 ...유진씨.... 나, 하나 알고 싶은 게 있는데 대답해줄래요?
유진 ?
민형 대답하기 싫거나 곤란하면 하지 않아도 되요.
그리고나 마음 정리했어요. 다른뜻 없으니 걱정안해도 되구요.
유진 뭐든 대답..할게요.
민형 .... 나를 좋아했던거 사랑한다고 말했던거... 내가 준상일
닮았기 때문이었나요?
유진 (잠시 그러다가) ... 아니요. 민형씨는 민형씨니까..
그리고 준상인... 준상이로...
나 두사람 다 좋아했어요.
민형 (찡하는 표정) 고마워요....
크라운을 들고 나타난 진숙, 민형 보고 놀란다.
민형 (어정쩡하게 일어난다) 안녕하세요..
진숙 여기는...
민형 인사하려고 들렸어요.. 채린이 없나요?
진숙 (어색해서) .....채린이 만나러 오신거에요? .....채린이 지금 없는데....
민형 ......연락하고 올걸 그랬네요....
유진 인사라니.. 무슨 일이죠?
민형 (말할까 하다가 미소) 그냥요.. 그냥 인사차요. 가볼게요.... (돌아서다가 다시 유진 보고) 결혼.... 축하해요.
민형, 슬프게 웃고 돌아선다. 진숙, 불안하게 유진의 표정을 살피는데... 유진,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 웃는다.
47. 고속버스 (오후)
버스 타고 다시 춘천으로 내려오는 유진. 흔들거리면 흔들거리는대로.
48.. 춘천 유진의 집 (밤)
진우와 유진모가 찻잔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다. 진우는 시계를 바라본다.
유진모 얘가 일찍 온다고 했는데.... 좀 늦네요.
진우 아, 아닙니다. 저희 집사람이 아프시단 말 듣고 걱정이 많아요. 같이 왔어야 하는데. 여기 강원대학에 들렸다가 저 혼자 잠시 들렸습니다.
유진모 뭘 그런걸 신경쓰세요. 신경 쓰지 마세요.
진우 신경은요.. (그러다가) 유진인... 결혼할때까지 여기 있겠다고 하나요?
유진모 네.. 그러겠다네요.
진우 현수가.. 살아서 이걸 봤어야 했는데.
유진모 네... (하다가) 그.. 사람... 한국에 온거 알고 계시죠?
진우 아 예... 한번 만났습니다...
유진모 그러셨군요...
두사람 분위기 무거워지는데.
하는데 문이 열리면서 유진이 들어온다.
유진 아버님....
진우 (반가워서) 유진아!
49. 유진의 집 앞 (밤)
유진의 집을 걸어나오는 진우와 유진.
진우 상혁이한테 어머님 편찮으시다는 얘기 듣고 잠시 들른거야.
유진 고맙습니다.
진우 아니다. 그런데 어머니 얼굴이 점점 핼쓱해지시더구나. 신경 좀 써라.
유진 (고맙고 면목없다) 네에... 아버님
진우 아버님...듣기 좋구나. 니가 내 며느리가 된다는거...난 참 기쁘다 너희 아버지하고 나... 그리고 ...(말 못하고) 또 한사람..(잠시 생각) 참 친한 친구들 이었어... 너희들처럼 말야.
유진 저하고 상혁이요?
진우 그래 너하고 상혁이처럼... 그리고 그 니들 죽은 친구, 준상이란 아이하고..
유진 (덜컥 표정)
진우 참 너.... 그 왜 스키장 책임자라는 사람 말이다..... 준상이와 똑같이 생긴 사람말야....
유진 (좀 불편한 느낌) 네에.... 이민형씨요....
진우 그래, 그 사람.... 지금도 같이 일하니?
유진 (좀 긴장) 아뇨. 이젠 얼굴 볼 일 없어요.
진우 다름이 아니라.... 혹시 나중에라도 보게 된다면 그때 스키장에선 미안했다고 전해줘라. 상혁이 엄마가 괜한 오해해서 결례가 많았던 것 같아서 말이다.
유진 .... (그제야 좀 풀린다) 네에...
진우 꼭 전해라. 이상하게 자꾸 맘에 남더구나.... 강준상이랑 닮아서인가..
그렇게 오래 지났는데 한번에 알아봐서 난...그사람이 정말
준상이가 아닐까 했다... 그런건 느낌으로 알수 있는 거거든.
유진 (느낌... 표정)
진우 느낌이 틀리긴 했다만..(웃는)
유진 아버님?
진우 응?
유진 .... 저번에.... 스키장에서요..... 준상이가 예전에 아버님 연구실로 찾아왔었다고 했었죠? 그때 준상이가 무슨 말을 하던가요?
진우 그건 왜?
유진 그, 그냥.... 궁금해서요....
진우 글쎄다 나도 그애가 왜 날 찾아왔는지 궁금했는데... 그렇게 가버리다니..
소식을 늦게 들어서 장례식에도 못가보고 그애 장례식엔 다들 참석했었니?
유진 네..(하다가) 아뇨... 준상이 장례식은 서울에서...(그러다가 조금 이상한 기분) 아무튼 그건 저희들끼리 한 장례식이었어요. 준상이 장례식은 못갔었어요.
진우 음 (끄덕 끄덕)
유진 (표정 뭔가 혼란스럽다)
50. 유진의 방 (밤)
유진이 방에 들어서서 책상에 가서 앉는 유진. 생각에 잠겨 있다.
유진 (소리) 그리운건 어떤 모습으로 있어도 그저 알수 있는거 같애.
진우 (소리) 난 그사람이 정말 준상이가 아닐까 했다. 그런건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거거든,
유진 (소리) 준상이 장례식엔 못갔었어요.
민형 (소리) 내가 강준상이예요. 강준상이라구요!
유진, 말도 안된다는 듯 얼굴을 거칠게 쓸어내리더니 다시 생각에 잠긴 표정.
뭔가 이상한 기분이다.
50-1 채린 방안 (오전)
수면 안대하고 자고 있는 채린. 일어나 비틀 거린다. 많이 상한 모습.
후 한숨 쉬는데. 딩동하는 벨소리 채린 나서는 문여는데 서 있는 상혁.
채린 웬일이야? 여기까지?
상혁 (잠시 그러다가) 해줄말 있어.
채린 해줄말?
상혁 .... 이민형씨 곧 미국 간다고 하더라.
채린 뭐?
상혁 아주 가는거라고 하더라.
채린 (표정) !
상혁 (외면) 너한텐 적어도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온거야.
채린의 차안 (오전)
채린 운전해 가면서.
채린 이민형 이사 출근 안했나요? 확실해요? 알았어요
(끊고 다시건다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소리)
일술 잘근 씹는데. 전화가 걸려온다.
채린 여보세요.
남자 (소리) 의뢰하신 일 때문에 전화 했습니다.
51. 찻집 (오전)
채린 자료들을 보고 있는 한 남자가 채린의 앞에 앉아 있고. 채린 찻잔 든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채린 이거 확실한 건가요? 강준상이 죽은게 확실한건가요?
남자 확실합니다.
채린 이민형은요.
남자 거기 나온대로 쭉 미국에서 나서 자란걸로 되어 있어요.
채린 (잠시 두려운 표정으로) 그렇다면 이 두사람이 같은 사람이란
증거가 뭐죠?
52. 찻집 앞 (오전)
채린 확 나서고 있다.
남자 (소리) 어머니가 재혼을 하며 호적을 정리했습니다.
성을 바꾸기 위해 이런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두사람은 같은 인물입니다.
53. 채린의 차 (오전)
달리는 차안. 멍하다가 끼어드는 차에 사고가 날뻔한다. 끼익 급정거 하는 소리.
채린 차를 휙 갓길에 세우고 핸들을 꽉 쥐어 보이는데. 덜덜 떨리는 채린의 손.
54. 채린의 부띠끄 (오전)
채린 창백해져서 들어오는데 진숙 전화를 걸고 있다.
진숙 (채린 보고 눈으로 인사하고) 어 아니 채린이 지금 나왔어
(채린에게) 유진이야 유진이.
채린 (확 돌아본다)
진숙 그래. 놀랐지. 결혼 준비하느라 바쁘신 분이 아침부터 전화해서. 응?
죽은 사람 기록을?
채린 !!!
진숙 몰라. 그래 알았어 잘 다녀와.
채린 무슨 얘기야?
진숙 응?
채린 지금 유진이랑 무슨 얘기한거야? 죽은 사람 기록이라니.
진숙 몰라. 죽은 사람 기록을 찾아보려면 어떡하냐고 물어보네?
죽은 사람이라면... 준상인가? (갸웃)
채린 (확 달려 들며) 유진이 어딨니? 유진이 지금 어딨어?
진숙 유진이 지금 춘천집에 ....근데 점심 먹구 학교 간데, 저번에 청첩장 주러 갔을 때 가가멜한테 못만났다고..
채린 학교?
진숙 알아볼 일도 있데고.
채린 알아 볼 일? (그러다가) !!
채린 확 뛰어 나간다.
55. 주차장 (오후) / 방송국 (낮)
채린, 전화를 하며 빠르게 자신의 차로 다가가고 있다.
채린 상혁이니? 나야, 채린이.
상혁 응, 그래...나 지금 방송국에 들어왔어.
채린 나, 지금 춘천가. 너도 얼른 와.
상혁 그게 무슨 소리야?
채린 유진이가 지금 학교로 간단 말야. 지금 설명할 시간 없으니까
상혁 그게... 무슨 소리야? ... 학교라니..
유진이가 알아버리기라도 했단 말이야?
채린 ....너도 알고 있었니? 너도 알고 있었어? 민형씨랑 준상이가
같은 인물인거 너도 알고 있었던거야? (하다가 버럭) 너 왜 나한테 말 안했어! (확 전화기 끊고 차에 올라타 거칠게 차 출발 시키는)
56. 스튜디오 (낮)
상혁, 전화를 끊더니 갑자기 일어나서 나가려다가 유열과 부딪힌다.
유열 김피디, 어디 가는 거야?
상혁 .....
유열 (사라진 곳을 보며) 김피디? 김피디? (안에 있는 작가들에게) 왜 저러는 거야....?
작가와 직원, 고개를 설레설레..... 유열, 이상하다는 듯 문밖을 힐끔 바라본다.
58. 춘천 유진의 집 앞 (낮)
유진 걸어 나온다. 나오면서 유진의 표정 심상치 않다
60. 교무실 앞 (오후)
교무실에서 가가멜 나오는데 앞보고 어 너! 한다 보면 채린이다.
채린 (뛰어 온 듯 숨 헐떡이며) 서, 선생님....?
가가멜 (인상쓰며) 너, 누구야?
채린 (웃으며) 선생님, 저 오채린이에요. 오채린!!! 2학년 3반 오채린!!!
가가멜 (떠올리려고 애쓰다가) 아아.... 프랑스 유학갔다는 오채린!
채린 네. (다짜고짜) 선생님, 유진이 만나셨어요?
가가멜 유진이? 정유진이? 아니, 못봤다.
채린 (천만다행) 그래요? 선생님, 다름이 아니라요.... 부탁드릴 게 있는데요....
가가멜 (뒤를 보고) 어, 정유진이 아냐?
채린, 돌아보면 유진이 보인다. 유진, 채린을 보고는 놀란다.
유진 (놀라서 채린보다가 선생님 보고) 안녕하세요, 선생님. 건강하시죠?
가가멜 ... 그래. 오랫만이다.
유진 채린이 니가 왠일이니?
채린 어어.... 춘천에 일이 있어서 왔는데..... 갑자기 선생님 얼굴도 뵙고 싶고.... 또 너, 학교갔다고 해서 같이 올라가려구....
가가멜 유진이, 너 상혁이한테 시집간다믄서?
유진 네에.... 선생님한테 인사드리고 또 알아볼 것도 있고 해서 왔어요.
가가멜 아주 요것들이 그동안 코빼기도 안비치더니 아주 바람들었구나. 바람들었어. 저번엔 상혁이가 오더니 말야....
유진 (놀란다) 상혁이가요?
가가멜 그래. 고 놈이,
채린 (말을 막고) 아이, 선생님. 선생님은 하나도 안변하신 것 같아요. 여전히 젊어보이시구.... 목소리도 카랑카랑 하시고....
가가멜 (괜히 우쭐) 그, 그러냐....? 유진이, 느그 결혼식에는 내, 가마. (시계보며) 내가 지금은 좀 바쁘니까 할 말 있으면 기다리든지....
유진 (채린을 보더니) 아, 아니에요. 다음에 또 올께요.
가가멜 그래. 그럼 잘 가고.... (가다가 돌아보며) 정유진이, 결혼식에는 지각하지 않겠지?
하더니 가가멜, 웃으며 돌아서서 나간다. 유진, 채린과 눈 마주친다. 채린, 웃어보인다.
61. 운동장 (오후)
유진과 채린이 나란히 운동장을 걸어나간다.
채린 선생님한테 알아볼 게 있다는 게 뭐니?
유진 그냥....
채린 온 김에 알아보고 가자. 또 올 필요 없잖아?
유진 ..... (말돌린다) 서울로 갈 거니?
채린 응. 같이 가자.
유진 아, 아냐. 집에 가봐야해. 엄마한테 인사하고 가야지
채린 그래? 그럼 집까지 데려다줄게.
채린, 유진의 팔짱을 딱 낀다. 유진은 웃는다. 하지만 채린의 행동이 좀 이상하다는 느낌.
62. 유진의 집 앞 (오후)
채린의 차가 집 앞으로 가면 상혁의 차가 앞에 세워져 있는 모습이 보인다.
채린 (의미심장하게 웃더니) 저거 상혁이 차 아니니?
유진 그러네....
내리는 두 사람. 유진이 집 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대문이 벌컥 열리면서 상혁이 내려오다가
유진과 맞닥뜨린다.
유진 상혁아....?
상혁 (표정 바꾸며) 어어.... 너, 학교 갔다고 해서 지금 막 데리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채린을 보고) 어, 채린이가 왠 일이니?
채린 (자신만만) 나도 일땜에 왔다가 우연히 유진이 학교에서 만났지 뭐니?
하는데 상혁과 채린의 의미심장한 시선 교환. 유진, 두 사람을 보는데 뭔가 이상하다.
63. 상혁의 차 안 (밤)
서울로 같이 올라가는 상혁과 유진. 상혁은 유진의 눈치를 보고 유진은 생각에 잠겨 있다.
유진은 상혁이한테 묻는데 캐묻는 어조가 아니라 조심스럽고 정말로 궁금해하는 느낌.
유진 너, 학교에 간 적 있었니?
상혁 ?
상혁 어어.... 얼마 전에 청첩장 드리러 잠시 들렸었어.
유진 저번에 중학교 동창 만난다고 했을 때니?
상혁 ?
유진 저번에 춘천왔을 때 말야. 너, 갑자기 중학교 동창 만난다고 나 내려놓고 간 적 있었잖아. 강미희씨 팜플렛 보고 말야....
상혁 어어....아니. 그땐 친구 만난 거구 며칠전에.... 게스트 섭외 때문에 잠깐 춘천왔을 때 들렸었어.
유진 근데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상혁 말 안했나....? (괜히 웃는다) 난 말한 줄 알았는데.... 요즘 결혼식 때문에 정신이 없다....
유진 ....
상혁 (살피듯) 선생님 청첩장 주러 학교 간 거였구나.....?
유진 .... 응.
유진, 말없이 창밖을 바라본다. 상혁, 유진의 침묵과 생각이 불안하다.
64. 유진의 집 앞 (밤)
상혁을 배웅하는 유진.
유진 잘가.
상혁 그래. 전화할게.
유진, 집 안으로 들어간다. 상혁, 유진이 들어간 걸 보자 안심한 듯 한숨을 쉰다.
상혁, 차를 출발시킨다. 잠시후 유진이 걸어나온다. 유진, 택시를 잡아탄다.
65. 택시 안 (밤)
유진, 생각에 잠겨 있다.
유진, 손가락을 꼭 움켜쥐고 있다. 뭔가 불안하고 초초한 기색.
66. 민형의 호텔방 (밤)
민형 (전화하는) 네 어머니 네 내일 미국으로 떠날 거예요. 네... 걱정마세요.
가방들이 단정하게 챙겨져 있다. 민형은 테이프를 가방에 넣는다. 그러더니 옆에 있는 폴라
리스 목걸이를 집는 민형. 목걸이를 보는데.
67. 민형의 호텔방 앞 (밤)
유진 다가온다. 그러다가 벨을 누르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결혼 축하해요 하던 민형이 생각난다.
그대로 돌아서는 유진. 다시 뛰다시피 엘리베이터로.
68. 엘리베이터 안 (밤)
타고 있다. 유진 엘리베이터 안에 붙은 거울을 보고.
유진 바보... 같아.... 이제와서 너도... 그사람이 그렇게... 잡고 싶은거야?
준상이로.. 착각해서라도.. 응?
(웃으려고 하는데 얼굴 일그러진다)
유진 눈을 가린다. 갑작스런 흐느낌이 새어 나온다. 주저 앉아서 우는 유진.
그렇게 울면서.
69. 민형의 호텔방 (밤)
뭔가 쓰고 있는 민형. 옆에 선물이 놓여 있다.
잠시 그리고는 술한잔을 만들어 창가로 간다.
목걸이를 손에 쥐고 창밖을 보며 술을 마시는 민형의 표정.
손에 꼭 쥐어 보는 민형.
70. 엘리베이터 안 (밤)
스톱 눌러놓고 울고 있는 유진.
71. 민형의 사무실 (오전)
짐정리하는 민형을 바라보는 김차장. 김차장은 서운한 표정이 가득하다.
김차장 야, 인간적으로 진짜 서운하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지.... 이게 뭐냐?
민형 스키장 일 잘 마무리해줘요. 문제 생기면 연락 주시고요...
김차장 스키장이 문제냐? 마르시안은 어떡하냐.... 마르시안은....?
민형 당분간은 계속 유지할 거니까....너무 걱정하진 마요. 선배가 대장하면 되잖아요.
김차장 아, 난 몰라.... 난 잠시 너 바람쐬러 간다고 생각할게.
민형 선배가 미국으로 와요. (손내밀며) 고마웠어요.
김차장 (손안잡는다)
민형 정말 이럴 거에요? 무안하잖아요.
김차장 (마지 못해 잡는다) 가자. 공항까지 태워다 줄게.
민형 아뇨. 혼자 갈께요.
김차장 아, 정말 끝까지 너무하네.... 너, 너무하는 거 아냐?
민형 미안해요. 옆에 사람 있으면 자꾸 미련 생길 것 같아서요.... 갈께요.
하더니 민형, 짐을 들고 나가려다가 돌아서서 퍼즐판을 바라본다. 민형, 웃더니 나간다.
민형 난.... 이거 왜 했는지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정말 한조각 한조각 기억하고 싶은 게 많아서 그랬나 봐요. 바보같이....
민형, 웃어주고 나선다.
72. 폴라리스 (오전)
유진이 책상 정리하고 정아 같이 정리해주며
정아 어제 왔으면 오는대로 전화라도 해줘야지. 그랬으면 이 언니가 손수
정리해 뒀을거 아냐.
유진 어제 밤에 갑자기 왔어 온김에 짐 정리좀 하고 가려고.
정아 어째든 다행이다. 이걸 택배로 붙이나 어쩌나 그랬다.
(선물을 턱 내민다)
유진 이게 뭐야?
정아 이민형이사가 너 오면 주라고 아까 주고 갔어.
유진 이게... 뭔데?
정아 작별 선물이겠지.
유진 작...별?
정아 ?! 너 몰랐어?
유진 무슨... 얘기야?
정아 어머 너 몰랐구나. 이 사람 진짜! 나한테 분명히 말했다 그래놓고
유진 ?
정아 야 이이사, 오늘 미국에 간데. 12시 비행기라나 어쩠다나...
유진 반사적으로 시계 보면 9시 정도. 정아 눈치.
정아 가볼래? 지금 가면 될텐데.
유진 (잠시)
정아 가고 싶음 가.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너.
유진 아니야.. 가긴 거길 내가 왜... (짐짓 괜찮은 듯) 어디
보자 이게 뭐지?
씨디다. 처음이다.
정아 처음이네.. 니가 맨날 듣는 곡 아냐.
유진 들을까 우리? (짐짓 웃어 보이고)
유진, 시디를 데크에 꽂는다. “
유진, 음악을 들으면서 시디 케이스를 보는데 뭔가 툭 떨어진다. 유진, 들어서 펴보면 민형
의 쪽지다. 정아 못본척 해주고 유진 정아를 보고 짐짓 웃다가. 쪽지를 펴본다.
민형(소리) 유진씨.... 전 지금쯤 비행기에 있을 거에요. 이 선물이 유진씨한테 짐이 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도저히 그냥 가진 못하겠더군요. 준상이처럼 테잎에 녹음해서 주진 못하지만 그래도 선물하고 싶었어요. 행복하세요.
마음 아프지만 체념하고 쪽지를 다시 접던 유진,
그러다가 갑자기 얼굴빛이 확 변한다.
민형(소리) 준상이처럼 녹음해서 주진 못하지만..... 준상이처럼.....
유진 (떨리는 목소리) 어,언니.... 나 그말 한적 없어.
정아 ?
유진 그말 한적 없어. 준상이가 테이프 준 얘기 한적 없어.
정아 뭐?
유진 아무한테도 한적 없는데
그러다가 눈물 투두둑 떨어진다. 유진 확 뛰쳐 나간다. 정아 말도 못붙여 보고 서서
73. 몽타쥬
눈물이 범벅이 된 채 달리는 유진의 모습
공항에서 전화거는 민형
유진 택시 잡는 표정
공항에서 커피 마시는 민형
유진 택시안에서 표정.
민형 커피를 마시고 읽던 잡지를 접어 들고 일어난다.
공항에서 내려 다시 뛰는 유진.
74. 공항 에스컬레이터 (오전)
로비로 들어온 유진. 뛰어 들어와서.
유진, 사람들을 헤치고 마구 뛰어 올라간다. 정신없이 올라가는 유진.
75. 출국 게이트 (밤)
안내방송이 나온다. 뉴욕행.... 민형, 탑승구로 향한다.
유진의 시점.
유진, 민형을 찾으며 다급하게 뛰어다닌다. 민형은 보이지 않는다.
민형의 시점.
여권과 비행기표를 확인하는 수속줄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데.... 의자에 앉아서 발장난을 하던 여자아이의 신발이 민형쪽으로 튕겨진다. 웃으며 신발을 주워드는 민형, 여자아이에게 다가가 신발을 신겨주는데, 순간 스쳐가는 비전.
비젼 누군가의 발에 신발을 신겨주는 모습. (누군지는 안나온다)
민형, 문득 멍해진다. 이상한 느낌.
민형, 혼란스러운 상태로 있는데..... 그때 뉴욕행 출발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서둘러 탑승해주시길....’ 민형, 멍하게 탑승구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직원에게 티켓을 내미는데..... 아주 흐릿하게 보이는 유진의 얼굴 비전. 민형, 확 고개를 돌린다.
유진, 정신없이 민형을 찾아 뛰어다니다가.... 마침내 민형을 발견한다.
자신을 보고 있는 민형을 보는.
유진 (떨리는 목소리) 민형씨...
민형 유진을 바라보고.
유진 (눈물) 준상아...
민형 !
유진 준상아!
민형 !!! (표정)
눈물고인 유진의 눈과 물기가 번지는 민형의 눈에서-
.겨울연가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