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 닿다 3
Missing. She's Gone. Yoon Seo Oh!
배우 오윤서, 그녀의 근황은?
CALL
진심이 닿다
진심이 닿다
오진심 씨.
네?
지금까지 오진심 씨를 제 비서라고 생각한 적 없었습니다.
잠깐 있다 떠날 사람... 그래서 귀찮은 존재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죠.
근데 그 생각, 지금부터 바꿔볼까 합니다.
네?
제 비서로 제대로 일할 기회를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죠.
정말요?
감사해요, 변호사님!
저 진짜 열심히 할 거예요!
저,
이번엔 안 피했습니다.
아무튼 앞으로 잘 부탁 드려요.
네. 저도 잘 부탁 드립니다.
그럼 이만.
네.
♫ 걷던 날 따뜻한 웃음에 ♫
오진심 씨.
♫ 궁금하게 된 것 같아 ♫
♫ 머리가 복잡해 ♫
네.
이쪽으로 가셔야..
아 맞다.
♫ I just wanna be a star for you ♫
♫ 숨겼던 나의 마음을 담아 ♫
♫ 비춰줄게 때론 어둡고 지친 너의 ♫
♫ 하루를 꼭 안아줄게 ♫
♫ I just wanna be your star with my heart ♫
♫ 반짝거리는 별빛을 담아 ♫
뭐 넘어질까 봐 잡아준 거 보니...
동료애도 있고, 생각만큼 싸가지는 아니네.
제 3 화
♫ 마음을 담아 ♫
남편을 칼로 찔러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35 살 임 모 씨가
오늘 저녁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남편의 시신은 발견 당시 두 차례의 칼자국으로 크게 훼손된 상태였고
전치 9 주의 상해를 입은 상태라고 하는데요.
늦었다?
왜 보고 싶었어?
그럴 리가.
사건 파일들 좀 보느라.
- 근데 너 술 마셨어?
- 응.
- 요즘 회식이 잦다.
- 회식 아니야.
그럼 데이트?
데이트도 아니고.
수상한데.
수상할 거 없어.
새로운 비서랑 같이 한 잔 했어.
단 둘이?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거 아니었어, 그 비서?
그랬었지.
그랬었지라.
과거형인가 보니 이젠 괜찮나 봐?
뭐?
예뻐?
- 미친놈.
- 괜찮다며.
비서로서 괜찮다고.
아... 비서로서.
아, 자식.
빨리 씻어, 미세먼지.
이제 비서로 인정도 받았겠다.
진짜 제대로 한번 해보는 거야.
그러려면 제대로 된 비서 룩이 좀 더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주말에 쇼핑이나 할까?
어, 오빠 벌써 도착했어?
뭐? 다쳐? 어딜?
어, 그게 ... 어제 민방위 하다가 다리를 좀 접 질러서.
야, 어떡하냐? 오빠가 한 며칠 데리러 못 갈 거 같은데.
지금 그게 문제야? 많이 다친 거 아니지?
어, 아니야 아니야.
내가 출퇴근은 다른 로드한테 말해놨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무슨 일 있음 바로 연락하고.
참, 너 그 싸가지 없는 변호사가 너 또 괴롭히잖아?
오빠한테 당장 일러, 알겠지?
이제 그럴 일 없어.
이제야 내 진가를 알아본 건지,
나더러 꼭 자기 비서로 일 해달라고 부탁을 하더라고.
소곱창까지 사주면서.
그러니까 내 걱정하지 말고 오빠 몸조리나 잘해, 알았지?
- 좋은 아침이에요!
- 좋은 아침이요!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 파이팅!
오윤서 씨 오늘 기분 좋아 보이네.
아침부터 날 봐서 그런가.
네.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어제 늦게 들어가셔서 피곤하실 텐데, 일찍 나오셨네요?
네, 뭐.
그 변호사님 넥타이 엄청 잘 어울리세요.
센스가 남다르신데 쇼핑 같은 건 뭐 혼자 직접 하시고 그러는 건가?
오진심 씨, 이거 받으시죠.
앞으로 오진심 씨가 해야 될 일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제가 해야 될 일들이요?
내선 연결, 복사 말고도 로펌 비서가 해야 될 일은 많습니다.
이건 전임 비서 분이 썼던 다이어리인데,
보면 자세한 방법들이 나와있을 겁니다.
그럼 수고해주시죠.
네.
뭐야? 우리 친해진 거 아니었어?
법원에서 일정 통지서 확인 후 의뢰인에게 알리기.
오탈자 확인 및, 뭐?
PDF 로 정리 전자 소송사이트에 접속해 제출하기.
뭐가 이렇게 많아?
사건 케이스 별로 코드 부여해야 되고,
코드 별로 수신, 송신 구분해서 정리해야 됩니다.
www.lawyers_docu.com
소송이 필요한 서류는, 상대방용, 법원용, 보관용으로 각각 구분해 보관하셔야 합니다.
내용증명 송달 부탁 드립니다.
그냥 등기요? 아니면 빠른 등기요?
어, 뭐. 아무래도 빠른 게 좋겠죠.
네.
어 끝났다.
이거 10 부, 이거 10 부, 이거 15 부 복사 부탁 드립니다.
전 의뢰인 만나고 바로 퇴근하겠습니다.
뭐야, 제대로 일할 기회를 준다더니 제대로 부려 먹잖아.
어제 곱창을 먹는 게 아니었어.
어, 이 드라마 넘나 하고 싶다.
특히 이 씬. 여주가 법정에서 카리스마 폭발하는 씬.
완전 멋있을 거 같은데.
증인이 소속된 부진건설은 피고인으로부터 철거공사를 도급 받아
일을 이행한 사실이 있죠?
네.
피고인은 부진건설을 통해 철거공사를 완료하였으나
비아이프 자금조달에 실패하는 바람에 공사대금을 지불하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존경하는 재판장님, 증인은 지금 거짓말 하고 있습니다.
알러뷰.
아유, 내일도 딥따 일만 시키겠지.
변호사들 일하는 걸 봐야 도움이 좀 될 텐데.
네? 정말요?
진짜 저도 같이 가도 돼요?
선배 변호사님을 만나러 가는 자리에?
실은 그냥 선배가 아니라,
제가 맡은 jen 기업 피해자 보상사건 상대 측 변호사입니다.
아... 근데 이 상대 변호사를 만난다는 건,
서로 막 의중 떠보고, 견제하고, 기 싸움하. 그러려고 만나는 거 아니에요?
그런 중요한 자리에 제가 끼여도 돼요?
그냥 밥이나 먹자는 겁니다. 안부 차 만나서.
뭐 내키지 않으면 안 가셔도 됩니다.
전 다만 오진심 씨가 비서 일 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길래.
도움 되죠, 완전 돼요. 저 무조건 갈 거예요.
근데 내가 여기서 일하는 게 비밀이라 변장을 좀 하고 나가야 될 것 같은데.
요기다가 점 찍고 나가는 건 어떨까요?
거기다 점 찍는 걸로 되겠습니까?
응?
그 부분은 제가 다 준비해 놨으니 걱정하지 마시죠.
정말요?
어머, 철두철미 하셔라.
어떻습니까? 오진심 씨인 거 절대 못 알아 보겠죠?
당연하죠. 이 꼴로 하고 있는데 어떻게 알아봐요.
아유, 나. 아니,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요?
아 로펌 비서가 이러고 다니는 게 리얼리티 있는 설정이냐고요.
아후, 그냥 선글라스만 써도 웬만한 사람은 못 알아보는데.
웬만한 사람이 아니니까요.
네?
그 선배 오진심 씨의 열렬한 팬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네? 제 팬이라고요?
네. 오진심 씨 나온 드라마는 다 챙겨본 사람이죠.
어머나 세상에.
아 안목 있는 분이시네, 선배 변호사님이.
아우, 그냥 져 드리세요. 그렇게 착한 사람 이겨서 뭐해요.
네?
농담.
아무튼 그런 사람이 오진심 씨와 함께 온 걸 알게 되면,
오진심 씨에게 과도한 관심을 표할 거고,
그럼 오진심 씨도 불편해지고, 저도 그런 상황은 딱 질색이라.
그런 이유라면 쓸 게요. 당장 쓰겠습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부탁이 있습니다.
뭘?
절대 단 한 마디도 하시면 안 됩니다.
그건 왜요?
목소리 알아들을까 봐.
알았어요. 걱정 마요.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야, 권 변 오랜만이야. 얼굴 좋아졌네?
감사합니다.
제 일을 도와주고 있는 오 비서입니다.
지금은 수습기간이라 업무도 익힐 겸 대부분의 미팅에 동행하고 있고요.
근데 복장이 왜...
출근길에 옷을 버려서 로펌 체육복을 입게 됐고, 얼굴은...
피부 트러블로 엉망이라.
오 비서님, 잠깐 마스크 좀 벗으시죠.
그래도 식사는 하셔야죠.
선배님, 골프 계속 치십니까?
그럴 시간이 어딨어. 일이 이렇게나 쏟아지는데.
더구나 최근에 맡게 된 소송이 꽤나 골치 아픈 건이라.
아, 다음에 우리 필드에서 만날까?
그럴까요?
어, 골프 한 게임 치고, 보양식 먹으러 가자고.
그 근처에 장어구이 끝내주는 데가 있어요.
좋습니다.
그나저나 우리만 먹어서 어쩌나.
다이어트 중이라고 하니 너무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최근에 체중이 3kg 나 늘어서 맞는 옷이 하나도 없다고.
뭐? 피부 트러블 엉망?
3kg 가 늘어서 옷이 안 맞아?
상대변호사 만나다길래 불꽃 튀는 신경전 벌일 줄 알았더니.
저런 쓸데없는 말이나 나누고 있고.
이렇게 도움 안 되는 자리인줄 알았으면 안 나오는 건데.
꼴이 이게 뭐야?
오 비서라고 했죠?
음식은 하나도 못 먹고 배 안 고파요?
그런데 내가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권 변이 일은 잘하는데 인간성은 영 꽝이잖아요.
그런 상사 밑에서 일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영 아니다 싶으면 언제든 나한테 와요.
마침 얼마 전에 비서 한 명이 그만둬서 공석 돼 있거든.
뭐해? 안 받아요?
이상하게 그 손가락 낯이 익은데?
뭔가 얼굴느낌도 낯이 익고. 대체 어디서 봤더라?
잠깐 그 마스크 좀 벗어볼 수 있어요?
아님 그 선글라스라도. 실례인 거 아는데,
목선도 그렇고 이상하게 낯이 익어.
이거 성희롱은 절대 아닙니다. 그냥 진짜 어디에서 많이 본 거 같아서 그래요.
그러니까 한번만 벗어볼 수 있어요?
근데 내가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여기서 뭐 하십니까?
혹시 우리 대화 들었어?
네. 더 이상 무뢰한 행동 하지 마시죠.제 비서에게요.
가시죠.
괜찮습니까?
네? 아...
그럼요. 좀 많이 무례하긴 했지만.
왜 그렇게 보십니까?
갑자기 무례한 분이 또 한 사람 생각나서요.
나 피부 트러블 없거든요! 완전 꿀피부고요!
나 3kg 늘지도 않았어요. 언제나 48kg 을 유지하고 있다고요!
미안합니다. 그 상황에선 그나마 그게 제일 설득력 있는 변명이라.
알아요. 알지만 짜증나는 걸 어떡해요.
밥 먹으러 가시죠. 아까 아무 것도 못 드셔서 배고프실 텐데.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리겠습니다.
됐거든요. 배 안 고프거든요.
그럼 가장 가까운 식당으로 가겠습니다.
우리 윤서, 잘하고 있지?
그럼, 어찌나 적응을 잘하던지. 뭐, 3 개월이 아니라 한 30 년 계셔도 될 것 같아.
일 잘하지, 어? 성격 좋지, 예쁘시지, 직원들이랑 또 엄청 잘 지내요.
근데 내가 듣기로는 그 담당 변호사랑
별로 사이가 안 좋은 것 같던데? 자주 부딪친다 그렇던데.
그 이름이 뭐더라? 아, 권종록이. 걔 아주 싸가지 없다고 그러던데.
싸가지? 싸가...
뭐 싸가지 없다고 볼 수도 있지, 음...
아, 근데 왜 그런 애랑 윤서를 붙였어.
아, 일 엄청 잘해.
승소율 1 위에다가, 의뢰인 선호도 1 위, 로펌 에이스야.
그래서 형이 어떻게 컨트롤 못하는 구만.
아 돈 얼마나 많이 벌어다 주는데.
아, 형 답답하다, 형 답답하다.
대표라는 게 이게 카리스마가 있어야지.
내 위엄과 품격에 조금이라도 이렇게 침해를 한다 싶으면은,
에이스고 뭐건 간에 단칼에 팍! 잘라야지.
그래야, 응? 대표 무서운 줄도 알고 존경을 한다니까.
왜? 언짢아요?
약간.
근데 듣고 보니까 일리가 있는 말이네. 내 명색이 Always 대표인데.
그건 송사리 같은 자식 때문에 내 위엄과 품격을 잃을 수는 없지.
나 조만간 권 변 불러다가 아주 혼구녕을 내줘야 되겠어.
피비린내 나는 물갈이도 각오를 하겠어.
그거지.
뭐야.
민지
어, 민지.
민지 민지? 국민 첫사랑?
무슨 일?
촬영장에 왜 또?
뭐?
왜 또 촬영장을 접어.
야, 촬영이 종이학이야?!
야, 내가 언제 짜증을 냈다 그래.
재계약? 안 한다고?
야, 민지야 무슨 소리니?
민지야, 그, 내가 다시 생각해보니까 네가 화낼 만하다.
응. 너 많이 언짢았구나.
내가 감독 불러다가 내가 아주 혼구녕을 내줄게.
그러니까 우리 조용히 진행하자, 응?
곱창? 어 그래 먹자, 어 먹어.
그리고 아까 그, 나 짜증낸 거 아니다.
그, 목에 사래가 들려가지고 그래가지고 종이 학,
이렇게 이렇게 된 거야. 오해하지 말고.
어, 그래 민지. 민지 파이팅! 어, 들어가.
악~ 사래가...
위엄이 엄청 있으시네.
두 번만 위엄 있었다가는 무릎 꿇고 전화 받으시겠어.
- 왜 언짢아?
- 아니요, 뭐.
쉽지가 않네, 일이.
윤서 씨 어떻게 지내는지 안부도 전해줄 겸해서 지나가다 들렸는데,
더 있어봐야 꼴사나운 모습 볼 거 없고, 먼저 갈게.
네, 형 들어가세요.
왜?
난 네가 나한테 형이라고 그러는 게 왜 이렇게 적응이 안 되냐.
둘이 있을 때는 상관이 없어. 둘이 있을 땐 그냥 형 형 형 해도 돼.
근데 사람들 많은 데서 이 얼굴로 나한테 형이라고 내가 어떻겠어, 기분이?
형, 내가 얼마 전에 피부과 갔다 왔는데, 피부과원장이 뭐라 한 줄 알아?
나보고 교복입고 다니래.
봐봐, 꿀피부. 응?
다렸어, 완전히.
교복 입은 거 방금 상상했는데 소름 끼쳐 막, 응?
피부가 문제가 아니라 이비인후과를 한번 가봐 환청 들은 거 같으니까.
나 진짜 간다.
네, 형 들어, 아 잠깐만, 형 잠깐만.
이거 뭐야, 마카롱 가져가. 선물로 들어간 건데,
회사직원들이랑 나눠먹든지 뭐 확 때려치우든지.
되게 뜬금없네.
들어가세요.
맛있게 드세요.
아우, 맛있겠다.
진짜로 이걸 다 드실 겁니까?
못 먹어도 먹어야죠, 변호사님이 사시는 건데.
나한테 무례한 발언하신 거 이렇게라도 복수할 거거든요.
액션.
근데 일부러 그런 거죠?
- 뭐가?
- 아까 나한테 이런 거 입힌 거.
일부러 그런 거잖아요.
무슨 말씀인지.
아까도 말 씀드렸듯이 선배가 오진심 씨 열렬한 팬이라서 들키지 않기 위해.
그게 걱정됐으면 애초에 나를 그 자리에 데려가지 말았어야죠.
가만히 생각하니까 이상하더라고.
처음부터 안 데려갔으면 될 걸, 왜 굳이 데려가서 그런 과한 설정을 주는 건가 싶은?
일부러 시선 끌려 그런 거죠? 대체 무슨 꿍꿍이에요?
사실은 그 선배, 업계에서도 유명한 사람입니다.
상냥한 척, 친한 척, 자신의 사교적인 성격을 이용해서,
상대방의 정보를 뽑아내는 걸로 유명하죠.
그 선배한테 당한 변호사들 많습니다.
역시 나쁜 사람일줄 알았어. 응?
근데 주위는 산만한 편입니다.
1:1 미팅에선 강하지만 일대다 미팅에선
자신의 주의를 끄는 게 있으면 무심코 말을 흘린 달까?
그래서 절 데려가신 거예요? 주의 끌게 하려고?
오진심 씨에게 일을 익히려는 목적도 있었습니다만.
네, 그 이유도 있습니다. 미리 언질 못해 미안합니다.
말할까 했지만 괜히 알게 되면 어색하게 발연기 할까 봐.
뭐라고요? "발연기"라니?
사람들이 그러던데요. 오진심 씨 발연기라고.
아, 나, 어이없어.
나 그런 얘기 처음 들어요.
이거 명예훼손으로 걸 수 있죠?
걸 수야 있는데...
그럼 전 국민을 상대로 소송을 하시겠다는 겁니까?
뭐라고요?
아 됐어요.
- 이번 주 제 일정이에요.
- 다 짰어요?
이리와 이리와, 응.
자, 다들 당 떨어지지? 응?
디저트로 마카롱 어때?
오, 이거 제가 가장 애정하는 디저트인데, 이거.
내가 좋아하는 딸기 맛.
전 생각 없어요.
왜? 단 변이 제일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응?
그러고 보니까 왜 이렇게 요즘 힘이 없어?
샌드위치 알바생한테 거절당했거든요.
난 또 뭐라고.
뼈해장국집 둘째 아들한테도 까여,
이태리 레스토랑 쉐프한테도 까여, 정육식당 사장님한테도 까여,
그렇게 끝도 없이 까여왔잖아.
그때마다 금방 잊고 딴 사람 좋아하던데 뭘. 왜?
이번엔 달랐어요. 이번에는 진짜 사랑이었다고요.
나 다시 사랑 못해요.
미안해. 내가 좀 말 실수를 한 거 같네.
단문희 변호사님?
♫ From the moment I saw you ♫
♫ Saw you baby ♫
♫ You were something to behold ♫
전데요.
아, 예. 받으시고요.
네.
여기 사인 한번만 해주세요.
- 예, 여기다가.
- 네.
네. 수고하세요.
감사합니다.
잠깐만요.
번개처럼 다니느라 당 떨어질 텐데 이거 하나 먹고 가요.
♫ I can't be without your love ♫
와, 번개퀵맨한테 번개같이 빨리도 반해버렸네.
지나치게 빠른 거 같지 않아? 응?
먹어, 먹자.
어, 권 변. 이리와 이리와.
아, 예.
어? 아까 윤서씨랑 같이 가신 거 아니었어요? 윤서씨는 어쩌고?
- 검찰청 들어갔습니다.
- 뭐?
윤서씨 또 잡혀 들어간 거야?
아 그게 아니고, 사건 기록 등사하러 갔습니다.
아 놀래라. 아 그럼 그렇게 이야길 해야지. 사람... 아...
아, 근데 윤서씨가 벌써 사건 기록도 찾아서 등사도 하고 그래?
- 네.
- 이야,
그새 그렇게 프로페셔널해진 거야?
세상에 우리 윤서씨 올웨이즈인 다 됐네! 응?
감격스럽다, 감격스러워! 감격스럽지? 응?
내년에 변호사 개업해도 되겠어.
오늘 먹은 설렁탕 국물 괜찮던데.
예. 추운 날 먹기 딱이더라구요. 담에 또 한 번 가시죠.
- 정치 구조 피해자!
- 정치 구조 피해자!
- 구속 수사 웬 말이냐!
- 구속 수사 웬 말이냐!
정당방위 인정하라!
폭력남편 두둔하는 사법부는 각성하라
부장님. 그때도 말씀 드렸지만 저 사건, 저 주시면 안 됩니까?
왜? 연일 뉴스에서 때리던데.
언론에서 주목하는 사건이라 탐나?
아니요. 그런건 아니고요.
전남편에 이어 현 남편도 죽었다는 게 아무래도 냄새가 나서요.
냄새는 무슨... 얼른 들어가.
- 정치 구조 피해자!
- 정치 구조 피해자!
- 구속 수사 웬 말이냐!
- 구속 수사 웬 말이냐!
- 정당 방위 인정하라!
- 정당 방위 인정하라!
변호사님, 말씀하신 사건 기록 찾아서,
증거목록 메일로 보냈어요. 완벽하게.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여러모로 고생했는데,
이만 퇴근하시죠.
- 퇴근이요?
- 네. 그럼.
3 시 밖에 안 됐는데?
진짜 그냥 가도 되나?
아,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재판이나 좀 보고가면 좋은데.
그러면 보시면 되죠.
깜짝이야!
윤서씨, 불이 나면 누굴 찾으시죠?
네? 뭐, 저, 소방관?
- 그럼 도둑을 맞으면요?
- 경찰!
그럼 윤서씨가 원하는 게 생긴다면요?
어 나는... 네?
바로 저! 최윤혁을 찾으시면 됩니다.
마침 제가 재판이 있어서요. 프로보노 재판.
흔히들 국선 사건이라고들 하죠.
보노보노요?
프로보노요.
변호사를 선임하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 계층을 위해,
무료로 변론해주는 봉사활동 같은 겁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라고 할까?
- 저, 법원에선 선글라스 착용 금지입니다.
- 아,
네.
아 맞다. 이 안에서는 얼굴 가리는 거 불법이에요.
규제가 엄격하죠? 그래서 다들 법정 오면 긴장들 하더라고요.
전 긴장 보다는 엄청 설레는 데!
설레다니요?
제가 옆에 있어서 그렇군요?
그게 아니라요, 제가 어제 법정 드라마를 하나 봤거든요.
너무 멋있더라고요.
근데 이걸 실제로 본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기대되요!
모두 일어서 주십시오.
일어나요. 일어나요.
검사석
피고인은 주차 중 피해자와 말다툼 하여 이에 화가 나
피해자의 오른손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 및 가슴을 수 회 폭행하여
전치 8 주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가하였습니다.
공소 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의견 어떻습니까?
저는 진짜 억울합니다!
그 사람이 먼저 선빵 날린 거라고요.
선빵 맞아도, 전치 8 주가 나오게 때리면
처벌 받습니다.
선빵?
피고인 김윤하는 피해자 박보람과 손민아에게
유명 아이돌 엑스틴의 멤버 지용과의 친분을 자랑하며
사인을 받아 주겠다고 속이고
총 53 만원을 그 대가로 받아 재물을 편취하였습니다.
피고인, 공소 사실 모두 인정합니까?
네. 인정합니다.
피해자들과 합의되지 않으면 관대하게 처벌받기 힘들 텐데.
- 저 이미 합의 했는데요?
- 그래요?
합의서가 없는데?
아, 보니까, 피해자들이 변제 받지 못했으니 합의 못 하겠다고
처벌해달라고 하는데요?
변제하긴 했는데, 다 한 게 아니라서.
그럼 일부만 했다는 얘긴데, 누구한테 얼마큼 변제했습니까?
글쎄요? 기억이 잘 안 나서.
뭐에요? 쟤 지금 판사님한테 거짓말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게요. 아,
재판 퀄리티가 참...
다음 재판은 유심히 보시죠.
예리한 통찰력으로 심문하는 변호사,
바로 제 차례입니다.
재판장님, 피고인은 홀로 두 아이를 양육하며
잠깐만요.
여긴 아이가 없다고 나오는데요?
예?
- 아이 있다면서요?
- 아...
고양이 말한 건데. 정말 제 자식 같은 애들이에요!
아무튼!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인은, 홀로... 고양이 두 마리를 양육하며
홀어머니를 극진히 부양하는 성실한 가장으로서
동네에서 지극한 효심으로 유명합니다.
이토록 착한 피고인이 단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아니! 난 잘못된 선택 안 했다니까!
아, 내 잘못 아니에요!
난 인정 못 한다고요!
제발... 제발 가만히 좀 계세요.
- 윤서씨
- 네?
- 오늘 전 패소했지만
사실 패소한 게 아닙니다.
- 네?
- 제가 변호하는 의뢰인은 죄를 지은 사람이었고
그런 사람이 벌을 받게 됐으니 결국 정의가 이긴 거잖아요.
전 졌지만 정의가 이겼으니
제가 진 건 아니죠.
그게 무슨 소리죠?
아무튼 전 의뢰인과 얘기 좀 해야 돼서.
- 얼른 가보세요!
- 내일 로펌에서 뵙죠.
변호사라고 다 우리 변호사님처럼 능력 있고
카리스마 있는 건 아니구나, 어머머! 어머 나 지금 뭐래니?
뭐 우리 변호사님? 미쳤나 봐, 미쳤나 봐!
- 네?
- 누나 저 수철인데, 법원 앞에 도착했어요.
입구로 나오세요.
조금만 기다려요.
커피나 뭐 필요한 거 없으세요? 제가 사 놓을게요.
어, 없어요.
잠깐만! 그 앞에 아마 서점 있을 텐데
나 거기서 책 좀 사다 줘요.
민법, 형법 다 상관없이
닥치는 대로 법 책은 다 사다 줘요!
Heights Mansion
.
메일 확인했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참... 깨톡도 되게 딱딱하게 보내네.
변호사님! 저 법에 대해서 다시 공부하려고 책 샀어요.
12 만 8 천원어치!
열공해서 변호사님께 도움되는 비서 될게요!
권변 앞으로 사건 떨어졌어.
지난달에 신청한 형사국선.
여고생이 엑스틴 멤버 지용인가?
뭐 아무튼 걔 사인 받아준다고 친구들한테 돈 뜯어내고서는 꿀꺽한 사건인데.
아직 어린데, 처벌 받으면 좀 그렇잖아.
권변이 잘 좀 검토 좀 해봐.
네.
탄원서를 받아오라고요?
그래야 양형에 유리하니까요.
근데 저 어제 최변호사님 따라 재판 보러 갔다가
우연히 그 재판도 봤는데, 얘 유죄가 확실한 거 같던데요.
유죄인지 무죄인지 판단하는 건 판사의 몫이고.
의뢰인을 변론하는 게 제 몫입니다.
근데 사기도 치고, 판사님한테 거짓말도 하고.
애가 영 못 쓰겠던데.
죄 없는 의뢰인만 변호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아니지만...
양 비서님께 말씀 드려 놨으니 다녀오시죠.
네, 알았어요.
엄마 나 조퇴했어요. 감기 걸린 거 같아요. 머리도 아프고 열도 나는 거 같고 집에 먼저
가있을게요.
저, 양비서님?
권변호사님께서 같이 탄원서 받아오라고 하시던데.
언제 출발하면 될까요?
어, 어떡하죠? 방금 딸애한테 연락이 왔는데,
감기몸살로 조퇴했다 그러네요.
나 말곤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대표님께 말씀 드리고 집에 가봐야 할 거 같은데.
그럼 가보셔야죠.
탄원서는 어떡하지?
저랑 가시죠.
사무장님이랑요?
네. 저 형사시절에 탄원서 많이 받아봤어요.
제가 다녀올 테니까 얼른 들어가시죠.
고마워요, 사무장님.
임윤희 사건이야.
폭력남편을 살해한 부인. 알지?
이거 임 선배님께 배당하실 거 아니었습니까?
혹시 여성단체 때문이에요?
맞아. 벌써부터 마녀사냥이네, 뭐네 소리가 나오잖아.
아무래도 여검사가 맡는 게 그림상 좋겠다는 윗선 판단이야.
나도 같은 생각이고.
- 방패막이네요.
- 그래서 싫어?
아니요. 좋습니다. 사실 이 사건 관심 있었습니다.
이번 건 제대로 해결하면,
특수부든 대검이든 가고 싶은 데 보내줄 테니까, 잘해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야, 유여름!
뭐야? 임 검사 아니야? 또 왜 저래?
네.
야, 이 상도덕도 없는 새끼야.
너 그렇게 성공하고 싶어?
선배가 찜한 사건까지 뺏어가면서 그렇게 성공하고 싶어?
처음부터 선배님께 배당된 사건이 아닌 걸로 아는데요.
그래서 낼름 가져갔어?
선배님 말씀대로 성공할 수 있을 기회라 생각해,
거절하지 않은 것 뿐입니다.
야!
선배님, 그만 하시죠.
이거 안 놔?
너 이 자식 말하는 싸가지 못 들었어?
나중에. 나중에 얘기하시죠.
뭐야, 왜 저래?
처신 똑바로 해라.
너 내가 두고 볼 거야.
임검사 왜 저래?
아 진짜 유여름 검사...
선배님.
유검사가 임검 사건 뺏었대.
어떻게 선배 걸 뺐냐? 진짜 쟤 양심 없다.
- 진짜요?
- 유여름 쟤 유명하잖아.
- 대박.
- 난 유여름 사고 칠 줄 알았어.
- 사건 뺏어갔대?
- 사건? 무슨 사건?
아, 그 남편?
아, 유여름 대단하다, 진짜.
저, 검사님.
네?
이거 속 안 좋으면 드시라고.
소화제예요.
어떻게 알았어요?
아, 김세원 검사님이 주고 가시던데요?
아, 시간 별로 없는데.
이거 니가 줬다며? 필요 없어.
더 할 말은?
앞으로 쓸데없는 친절은 사양할게.
우리 이제 그런 사이 아니잖아.
그런 사이가 뭔데?
넌 이기적이라 잘 모르는 거 같은데,
평범한 동료 사이에도 그 정도 친절은 베풀고 살아.
너야말로 우리 사이 착각하지 마.
안 해. 걱정 마.
- 할 말은 그게 다야?
- 그래.
저기, 혹시 누가 알아볼까 봐 불편하시면 차에 계셔도 되는데.
괜찮아요. 저 요즘 여기저기 많이 다녔는데,
아무도 못 알아보더라고요.
그럼 가실까요? 탄원서 받으러.
네.
탄원서는 무슨.
저 그런 거 써줄 생각 1 도 없거든요?
그리고 걔가 거짓말한 게 사인뿐인 줄 아세요?
자기 할머니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핫 한 무당이라고 했어요.
자긴 그 피를 물려받아서 곧 신내림 받을 거라고 했고.
근데 걔 할머니 없대요.
자기가 식도암 말기랬어요.
불쌍해서 잘해줬는데, 알고 보니까 그것도 뻥.
식도암이 아니라 허언증 말기예요.
완전 관심종자.
연기획에서 연습생도 했다던데 그것도 뻥이고.
아무튼 난 걔 이렇게 빌어도 싫어요.
근데 그,
이게 뭐야?
엑스틴 멤버 지용과 친하다는 거 사실입니까?
그렇게 친한 사이인데 사인은 왜 안 받아줬습니까?
어쩌다 보니?
사인을 돈 받고 팔려고 한 이유는 뭡니까?
돈이 없으니까 그렇죠.
돈이 필요했다면 부모님께 말씀 드려도 됐을 텐데요.
저 부모님 없는데요?
가족관계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엔 부모님이 계신 걸로 나옵니다.
저게 또 거짓말을!
그 돈은 피해자들에게 돌려주는 게 양형에 유리할 겁니다.
다 썼는데요?
이봐요, 학생! 여기 변호사님이 학생 친구인줄 알아요? 응?
왜 자꾸 거짓말이에요!
아줌마가 뭔데!
- 오윤서?
- ...랑 많이 닮았죠?
근데 아니야, 아니 아니야 아니야. 오해하지 말고요.
나 어제 학생 재판 받는 것도 다 봤는데,
학생 거기 판사님한테도 막 거짓말했지? 그리고,
나 지금 학생 친구들 만나고 오는 길인데,
친구들 다 하나 같이 학생한테 속은 얘기만 하더라, 응?
누가 들어도, 누가 봐도 학생이 벌 받을 상황인데, 응?
그런 학생을 도와주겠다고 나선 변호사님이에요, 응?
그런 분한테 그렇게 하면 되겠어요?
아, 좀 빠져요! 한 물 간 연예인 주제에.
한 물 간? 너, 너 말 다 했어?
- 지금 뭐 하는 겁니까?
- 그래, 뭐 하는 거야, 너!
오진심씨 말입니다!
저요? 쟤가 아니고요?
본명이 오진심이었어?
진심 아니거든? 오윤서도 아니고!
거기서 왜 나섭니까?
아니, 걔가 자꾸 거짓말을 하니까.
변호인과 피의자의 첫 만남은
사건 해결방법을 찾는 프로세스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근데 왜 끼어들어서 사실 파악을 방해하는 겁니까?
사실파악 방해라뇨? 모르시겠어요?
걔는 사실을 말할 생각이 없는 얘예요!
탄원서 받으러 갔는데, 걔를 믿는 친구가 하나도 없더라고요.
오죽하면 그러겠어요?
저는 변호사님이 그런 쓸데없는 거짓말이나 들으면서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사건에 수임에 관한 부분은 오진심씨가 관여할 영역이 아닙니다.
열심히 하는 것과 월권은 다릅니다.
이건 명백한 월권행위니, 더 이상 나서지 말았으면 합니다.
저는 변호사님 생각해서 도와 드리려고 그런 건데...
그렇게 말씀 하시니까 정말, 섭섭하네요!
감정적으로 굴지 마시죠.
그런 태도는 전혀 도움 되지 않습니다.
팍팍 좀 먹어. 깨작대지 말고.
몸살에는 잘 먹고 푹 쉬는 게 최고래.
많이 먹었어. 나 들어가서 쉴래.
좀만 더 먹지. 아,
약 먹어야지.
아, 참. 물.
진희야, 물...
너 뭐 하는 거야?
여기. 부탁하신 대로 복사해왔습니다.
다섯 부네요. 전 세 부만 부탁 드렸는데?
어머, 죄송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안 하고 제 마음대로 더 복사해서.
이것도 월권 맞죠?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아, 맞다. 감정적으로 굴지도 말라고 하셨는데.
뒤끝 있게 감정적으로 굴어서 죄송하네요!
퇴근시간 안 지켜서 혐오하시기 전에 저 퇴근할게요.
그럼.
그럼?
월권?
감정적으로 굴지 말라고?
난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 그런 건데.
형사소송법
변호인 의견서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의견
변호인 의견서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의견
원두 바꿨더니 진짜 너무 너무 맛있다.
글쎄요, 전 잘 모르겠는데요.
커피는 뭐니 뭐니 해도 비엔나의 아인슈페너가 최고죠.
지난 겨울 울적한 마음에 훌쩍 떠났던 비엔나 여행에서,
달콤 쌉쌀한 아인슈페너 한 모금 마시던 그 순간,
그 기분을 전 아직도 잊지 못한 답니다.
두 분, 요 며칠 잠잠하다 싶더니,
또 싸웠어요?
아니, 뭐 싸웠다기 보다는...
무슨 일 있었네.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얼른 털어놔봐요.
아니, 그게 좀...
권변호사님이 맡은 여고생 있잖아요.
변호사님한테도 막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아니, 자기 도와주겠다는 사람한테까지 거짓말을 하는 게 말이 돼요?
그래서 제가, 응? 어른으로서 변호사님 비서로서,
"그러면 안 된다"하고 훈계를 했더니 변호사님이 걔 편을 들잖아요!
세상에! 제가 권변을 나무라고 싶네요!
거, 권변이 너무 했네!
무슨. 그건 변호사님 말씀이 맞죠.
변호사와 의뢰인과의 대화에 끼어드는 건 비서의 영역이 아니죠.
근데 걔는 왜 그런 사기를 친 거래요?
돈이 필요해서겠죠?
국선인 거 보니까 형편 어려운 거 같던데.
뭐, 오늘 부모님이랑 함께 오기로 했으니까,
이따 뭔가 알 수 있겠죠.
뭐야, 혼자 왔어?
부모님과 함께 오라고 얘기했을 텐데요.
일이 많이 바쁘세요.
부모님 전화번호 좀 주시죠.
전화 없어요.
그럼 직장번호라도 주시죠. 회사엔 전화가 있을 테니.
아, 맞다.
어제 관뒀다, 참.
씨!
나 더 할 얘기 없는데. 그만 가봐도 되죠?
법정에서도 그런 태도면 가중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실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단 얘기고요.
지금 저 겁주시는 거예요?
전요, 그딴 거 하나도 안 겁나요.
니가 지금 강한 척 하는 거, 나한텐 도와달란 소리로 들려.
- 그게 무슨!
- 곧 재판이 열릴 테고,
니 자유를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겠지.
그 사람들의 결정에 따라 넌 전과자가 될 수도 있고.
그 재판에서 널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일 거야.
도움 받고 싶으면 날 좀 더 믿어도 돼.
믿긴 뭘 믿어요 됐거든요?
아니, 쟤는 왜 저렇게 거짓말을 하는 거야?
문은 왜 안 닫고 가는 거야!
나 주말에 못 가.
아무래도 진희랑 시간을 보내야 할 거 같아서.
나 우리 진희 다 컸다고.
밝고 씩씩하게 커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많이 외로웠나 봐.
가족이라곤 나뿐인데 내가 많이 바빴으니.
어제 아프다고 조퇴해서 가봤더니,
알고 보니 거짓말한 거였더라고.
내 관심 끌려고 아픈 척 한 거.
관심...
윤하? 아, 김윤하!
아, 맞아. 우리 회사 연습생이었지, 작년까지.
진짜? 연습생이었던 거 맞아요?
응. 작년에 걸그룹 최종멤버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뭐, 방출했지, 뭐.
근데 윤하가 14 살 때 들어왔으니까, 아, 한 5 년 있었다.
그 엑스틴 지용이 알지?
지용이랑 오디션 동기라 둘이 많이 친했지.
지용이는 중간에 제이디 기획으로 가서 거기서 데뷔해서 잘 된 케이스고.
윤하는 좀 아쉬운 케이스지.
근데 걔가 기본기는 괜찮은데,
집안 형편이 안 좋은지, 아, 연습을 나와야 말이지, 뭐. 응?
아르바이트 한다고. 5 년 있음 뭐하냐?
늘질 않는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방출했지, 뭐.
근데 윤하는 왜?
아니에요.
방출돼서 삐뚤어 진 건가?
고생했어.
오빠. 요 며칠 나 따라 다니느라고 고생 많았어.
일 없는 윤서 언니 담당하다 오랜만에 좀 빡셌지?
아이, 고생했어.
오빠 일하는 스타일 나랑 완전 잘 맞던데.
그냥 같이 나랑 하면 안 돼?
에이, 무슨 소리야. 야, 내가 윤서 담당한지가 몇 년째인데 그런 소릴 해.
그러니까 하는 말이야. 앞으로도 그 언닌 일 쭉 없을 거 같아서.
아니, 솔직히 배우들도 다 하는 얘기야.
이미지도 추락할 대로 추락했고.
윤서 언니 다시 재기하긴 영 힘들 거라고.
야, 김민지!
유... 윤서야.
어머, 언니 오랜만이네요.
방금 한 말은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혁준 오빠 이렇게 두기 아까워서 한 얘기니까.
솔직히 언니 벼랑 끝인 거 전 국민이 다 아는데.
괜히 붙어있다 오빠까지 벼랑 끝으로 떨어지면 어떡해요.
안 그래요?
어머, 제가 광고촬영 때문에 컨셉 회의해야 해서요.
언니도 한때는 바쁘신 적 있었으니 이해하시죠?
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이래? 이 언니가 진짜 미쳤나, 씨!
그래, 미쳤다.
이렇게 면전에 대고 개무시를 하는데 제정신이겠냐?
야, 윤서야!
아, 나 이게 진짜!
야, 왜 그래! 야, 왜 그래!
- 왜 그래요!
- 야, 야 니들 미쳤어?
야!
사진 찍으시면 안 돼요! 사진 찍으시면 안 돼요!
사진 찍으시면 , 가려.
야, 이거 놔!
야.
- 너 이거 안 놔?
- 야 야, 둘 다 놔!
너 오늘 죽었어.
와, 야 경치 좋다.
탁 트인 곳에 오니까는 마음도 탁 안정되고 막 그렇지?
않지?
윤서야, 오빠가 얼른 가서 달달한 커피 한 잔 사올게.
너 달달한 거 먹으면 기분 좋아지잖아. 조금만 기다려.
윤서야 그냥 집으로 가는 게 낫지 않겠어?
로펌에다가는 그냥 아프다고 얘기하자.
또 괜히 이런 컨디션으로...
아니야, 나 괜찮아졌어.
오빠.
나 어떻게든 이 3 개월 프로젝트 잘 마무리할 거고,
그래서 꼭 배우로 재기할 거야.
보란 듯이.
- 그리고 오빠.
- 응?
앞으론 거짓말하지 마.
한 번은 용서해도 두 번은 없어.
그럼, 알지.
오빠가 잘할게.
네, 형사님.
네, 윤하한테 연락 받았습니다.
지금 경찰서로 가고 있습니다. 네.
무슨 말이에요? 경찰서라니? 윤하한테 무슨 일 생겼어요?
사기사건 피해자 어머니한테 고발당해서 지금 경찰서에 있답니다.
오진심 씨는 알아서 먼저 퇴근하시죠.
저도 갈게요, 같이 가요.
네. 가시죠.
서울북부경찰서
근데 왜 부모님한테 먼저 연락 안하고 변호사님한테 연락했대요?
윤하, 부모님과 몇 년 째 연락두절 상태랍니다.
네? 연락 두절이요?
어머니는 윤하가 어렸을 때 가출했고, 아버지도 최근 2 년간 연락이 안 된다고.
보는 눈이 많은 곳이니 그냥 차에서 기다리시죠.
아... 네.
저, 잠깐만요.
연기획 연습생이었던 것도 맞았고,
지용이랑 아는 사이였던 것도 맞대요.
그러니까...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니까...
잘 부탁해요.
교통사고 조사 - 종합인원실
신뢰받는 경찰, 국민을 위한 경찰
- 아니, 그러니까 좀. 좀 잠깐 진정 좀 해보세요.
- 아니, 필요 없다고요!
얘 빨리 집어넣으시라고요.
김윤하양 변호사 권정록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아니, 얘가 우리 집에 찾아와서 난동을 피우더라고요?
난동이 아니라 민아한테 사과하러 간 건데.
어머, 얘, 당한 사람이 난동이라고 느끼면 난동인 거지.
합의서 받고 싶어서 지 멋대로 찾아와놓고, 웃겨 진짜.
너 듣자 하니 부모도 없이 혼자 산다며?
보고 배운 게 없어서 그런가 아주 기본이 안 돼있네, 얘가.
말씀 가려 하시죠.
- 방금 하신 말씀은 모욕죄에 해당됩니다.
- 네?
그리고 사과하러 찾아간 것과 난동을 피운 것은 사실관계가 전혀 다릅니다.
사과하러 찾아간 애를 난동 피웠다고 경찰에 허위로
신고한 게 밝혀지면 무고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아니, 뭘 또 그렇게 무섭게 따지고 들어요?
화가 나면 무슨 말을 못한다고? 내가 오죽하면 그러겠냐고요.
참, 얘 사기꾼인건 아시죠?
우리 애한테 돈 뜯어내려고, 무슨 연예인이랑 친하다고 거짓말 했더라고요.
사기인지 아닌지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사기꾼이라고 떠들고 다니시면 명예훼손죄에 해당되고요.
아니, 무슨 말만 하면 다 죄래.
형사님, 재판진행중인 사건이라,
경찰에서도 더 이상 조사할 게 없어 보이고,
아주머니도 잘못 신고 하신 걸로 보이네요.
어차피 윤하 임의동행으로 데려오셨으니까, 제가 이만 데려가겠습니다.
- 그러시죠.
- 네.
어떻게 됐어요? 잘 해결됐어요?
넌? 괜찮아?
좀 팍팍 좀 먹어.
생각 없다 그랬잖아요.
저, 중요한 의뢰인 전화라.
네.
왜 그렇게 봐요?
윤하야 힘들지?
힘들고 외로워서 그래서 거짓말 한 거지?
사랑 받고 싶어서.
뭔 소리예요. 오글거리게.
왜?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이 창피해?
그래, 맞아.
나 오윤서야.
네 말대로 한물간 연예인?
그게...
사람들이 나더러 한물 갔다고,
재기하기 힘들 거라고,
벼랑 끝이라 그러더라.
근데 난...
다시 예전처럼 사랑 받고 싶어.
내가 가장 빛나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고.
이런 내 마음이 창피한 건가?
아니, 뭐.
나 네 맘 알 거 같아.
데뷔만 보고 달려왔는데 그 세계에서 밀려나고,
모든 게 다 끝난 거 같아 절망스럽고,
세상엔 네 편은 아무도 없는 거 같아서 외롭고,
근데 윤하야.
네 자신을 학대하지 말았으면 해.
네가 지금 이러는 거,
다른 누구도 아닌 너 자신한테 가장 잘못하고 있는 거야.
내가 괜한 얘길 했나?
두려웠어요, 사실은.
나에 대해 사실대로 얘기하면,
사랑 받지 못할 거 같아서.
그래서 거짓말을 하게 됐는데...
어느 순간 그 거짓말들이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려서...
아니야. 지금도 늦지 않았어, 다시 돌려놓기에.
그러니까 네 자신을 절대 놓지마.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울지마.
피고인 김윤하를 형법 347 조 규정에 따라 사기죄로 기소하는 바입니다.
변호인 공소 사실 인정합니까?
공소 사실을 전부 부인합니다.
피고인은 무죄를 주장합니다.
피고인측 지난 기일에는 공소사실 모두 자백하셨는데
법위에서 무죄를 다투시는 이유가 뭔가요?
사기죄는 남을 기만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 상에 불법한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하지만 피고인은 애초에 사기의 구성요건 중 하나인
기만행위가 없었습니다.
피고인은 실제로 아이돌 연습생을 했던 자로 당시 같은 소속사에서
연습생으로 함께 활동했던 엑스틴 멤버 지용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에게 위 아이돌의 사인을 받아주겠다고 이야기했던 것도
위 멤버와의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편취 범위가 없기 때문에
무죄를 주장하는 바입니다.
정말 무죄가 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엔 거의 확실합니다.
난 어떻게든 형 줄일 생각만 했는데
무죄로 만들 방법을 찾아내다니, 진짜 대단해요.
미안합니다.
네?
일전에 감정적으로 굴지 말라고
그런 행동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던 말, 사과하겠습니다.
오진심 씨의 감정적인 행동 덕분에 윤하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아... 뭘요.
잘 했습니다. 오진심 씨.
♫ Time 시간은 기묘한 존재 ♫
♫ 지나간 후에야 ♫
♫ Oh 아쉬워하네 ♫
한 번 더 해주세요.
♫ 달콤한 꿈 눈뜨면 선명했다가도 ♫
♫ 달콤한 꿈 눈뜨면 선명했다가도 ♫
네?
♫ 이내 금세 또 ♫
한 번 더 칭찬해주시라고요.
♫ 아득해져 사라지네 la la ♫
방금 그 말 엄청 좋았단 말이에요.
♫ 아득해져 사라지네 la la ♫
♫ 여기 너와 나 ♫
한 번만 더요. 제발.
♫ 지금 이 순간 ♫
♫ 꼭 담아두려 해 내 맘 깊은 곳에 ♫
♫ 편하게 포개진 손의 감촉 ♫
♫ 오늘의 공기마저도 모두 ♫
♫ 기억해 너무 소중해 ♫
잘 했습니다.
잘했어요. 오진심 씨.
♫ So make it count ♫
♫ 오늘을 기억해줘요 ♫
♫ 옅은 바람과 꽃피우던 ♫
♫ 1 분 1 초를 make it count ♫
♫ 그럼 난 영원해져요 ♫
♫ 모든 순간을 모아 ♫
♫ 그대에게 줄게요 ♫
♫ la la la la ♫
♫ 시간이 가도 ♫
♫ la la la la ♫
♫ 꼭 바래요 make it count ♫
♫ 한가로운 오후에 벤치 위에 ♫
♫ 편하게 누워봐 무릎베개 ♫
진심이 닿다
♫ 늘어진 시간이 달콤하니까 ♫
진심이 닿다
♫ 늘어진 시간이 달콤하니까 ♫
내일 나 공부 가르쳐줘요, 상으로.
왠지 캠퍼스 데이트 같잖아.
우리 비서가 법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다 길래.
공부하러 간 거야.
살다 보니 권정록 연애하는 걸 다 본다.
제가 뭐 권 변호사님을 막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 권정록!
- 여름아.
유여름인지 뭔가 그 검사 앞에서는 완전 무장해제더라니까.
사람이 왜 그렇게 웃음이 헤프세요?
저 그런 얘기 처음 듣습니다.
너 지금 이러는 거 질투하는 거 같아.
질투라니. 기가 막혀.
-그래서 뭐, 그게 왜, 왜!
- 질투 난다고.
저 변호사님한테 할 말 있어요.
경백팀@viki 에 의해 자막과 분절을 넣은
.진심이 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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