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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그이 1

 

엄다다, 그만해

 

이제 다 끝났어

 

[걸쇠를 달칵 푼다]

 

[쉭 소리가 난다]

 

[의미심장한 음악]

 

(다다) 뭐야, 뭐야? 아이, 잠깐만

 

[다다의 비명]

 

(다다) 만남과 헤어짐은 찰나의 선택

 

그리고 우연으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만남은

 

우연일까?

 

아니면 운명일까?

 

[발랄한 효과음]

 

[쓱쓱 톱질한다]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다다) 여보세요

 

어, 난 준비 다 끝났지

 

다리는 잘랐고, 머리는?

 

[음산한 효과음]

 

가져갈까?

 

[피식 웃는다]

 

뭐?

 

그게 뭔 소리야 시체가 더 필요하다니?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쿵 하는 효과음]

 

[루비가 흐느낀다]

 

[어두운 음악] (루비) 미쳤어, 당신들 전부 미쳤다고!

 

[루비의 떨리는 숨소리]

 

올 거야, 닥터 고가 분명히 나 구하러 올 거라고!

 

(악당1) [변조된 목소리로] 이미 늦었다

 

[루비의 비명]

 

[전구가 펑 터진다]

 

[긴장되는 효과음] [악당들의 당황한 신음]

 

[사이렌이 울린다]

 

[긴장되는 음악]

 

알파고

 

(루비) 나 구하러 와 줬군요

 

(악당1) [변조된 목소리로] 겁도 없이 혼자 오다니, 없애 버려!

 

[악당2의 기합]

 

[악당2의 당황한 신음]

 

[악당2의 괴로운 신음]

 

(감독) 컷! [웅의 탄성]

 

[왕준과 악당2의 거친 숨소리]

 

[밝은 음악] - (왕준) 괜찮으세요? - (악당2) 네

 

(스태프1) 준비하고 빨리, 자, 블러드… [왕준의 가쁜 숨소리]

 

[스태프1이 재촉한다] (감독) 아이, 고생하셨습니다

 

[조감독이 감탄한다] 아유, 아이, 멋있었어, 수고했어

 

[웅의 웃음] (왕준) 아, 예, 뭐

 

(감독) 저, 근데

 

10분만 쉬었다 갈까요?

 

- (왕준) 10분요? - (감독) 예

 

(왕준) [한숨 쉬며] 예, 예, 뭐

 

(감독) 아, 예, 그래요, 아, 정말 멋있었어요

 

[웅과 감독의 웃음] [조감독의 탄성]

 

- (웅) 예, 이따 오겠습니다, 네, 네 - (감독) 예, 예

 

[웅의 웃음]

 

(웅) 아, 왕준아, 너 진짜 눈빛 너무 좋더라

 

[왕준의 힘주는 신음] 역시 클래스 그 위의 클래스, 와우

 

아, 됐고

 

벌써 리허설만 스무 번째 하고 있네, 내가?

 

(왕준) 누나, 이거 혹시 몰카면 미리 말해

 

쌍욕 나가기 전에, 나한테, 지금

 

문제가 조금 생겨 가지고

 

문제?

 

답답하네, 진짜 [감독의 짜증 섞인 한숨]

 

(루비) 감독님

 

[루비의 웃음] (감독) 어, 루비 왔어?

 

(루비) 감독님, 이거 드세요, 사탕

 

(감독) 아유, 사탕, 고마워

 

[루비의 웃음]

 

되는 거야, 안 되는 거야?

 

갑자기 이러시면 저희가 좀…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감독) 아, 진짜, 말귀를 못 알아들어

 

(규리) 그게…

 

[자동차 알림음]

 

[진의 한숨] (다다) 아, 대체 무슨 일이야?

 

갑자기 시체가 더 필요하다니?

 

(진) 루비 저게 또 갑자기 스케줄 바꿔 달라잖아요

 

(감독) 아니, 그럼 어떡해? 여배우 스케줄이 안 된다는데

 

그럼 주인공 빼고 갈까, 어?

 

(루비) [놀라며] 감독님

 

저 빼고 가시면 안 되죠

 

아이, 진짜

 

(규리) 저희가 무슨 자판기도 아니고요

 

이거는 현실적으로 좀…

 

(조감독) 감독님 [조감독의 가쁜 숨소리]

 

빨리 촬영 시작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마왕준 더 딜레이됐다간 한바탕 난리 날 거 같은데

 

야, 너희 리얼 팀 이 정도밖에 안 되냐!

 

(다다) 알겠습니다, 제가 한번 해 보겠습니다

 

(감독) 그래, 진작에 이렇게 나왔어야지

 

진짜 답답하네, 정말

 

- (감독) 루비야, 가자 - (루비) 네

 

[감독과 루비의 웃음] (감독) 야, 이거 맛있겠다

 

(규리) 야, 엄따, 너 미쳤어?

 

아니면 뭐, 3일 밤새워 가지고 뇌가 굳은 거야?

 

(다다) 그럼 그냥 촬영 펑크 내?

 

유진아, 작업대 좀

 

(규리) 아니, 그렇다고 우리가 다 옴팡 뒤집어쓸 필요는 없잖아

 

더미 하나만 만드는 데만 최소 3일인데

 

무슨 수로 10분 안에 네 개를 만들어?

 

(다다) 자, 더미 하나 가지고 [경쾌한 음악]

 

시체 여러 개 만들면 돼

 

죽는 방법만 다르게 하면

 

우리가 가진 더미 가지고도 충분히 할 수 있어

 

- (다다) 유진아 - (진) 네

 

(다다) 감독님께 이 콘티 갖다드리면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아실 거야

 

(진) 아이, 누가 근데 만약에 이러다 잘못되면…

 

(다다) 빨리 가, 시간 없다

 

(진) 네

 

(다다) 맞는다, 언니

 

블러드 만들다가 남은 재료 아직 차에 있지?

 

(규리) 자

 

야, 너 지금 뭐 하냐?

 

시체가 네 개인데 어떻게 피 하나로 퉁쳐

 

(다다) 사람마다 피 색깔도 점성도 다 다른데

 

아, 누가 그런 걸 신경 쓴다고

 

(규리) 어차피 사람들은

 

피가 빨간색이든 파란색이든 그런 거 신경 안 쓰거든?

 

주인공 얼굴이나 보는 거지

 

(감독) 기가 차다, 기가 차

 

[어이없는 웃음]

 

뭐야, 이게?

 

- (감독) 지금 장난쳐? - (진) 아니요

 

(감독) 어디 이딴 걸 콘티라고 들이밀어!

 

너희들이 뭘 안다고? 어!

 

(진) 죄송합니다

 

(감독)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이것들이 지금 시간도 없는데

 

아휴

 

[감독의 피곤한 신음] (조감독) 어? 이 콘티도 괜찮은데

 

- (감독) 뭐? - (조감독) 커트 느낌도 괜찮고

 

- 더미도 효율적으로 쓰고… - (감독) 야

 

너 지금 미쳤어?

 

[감독의 한숨] (조감독) 감독님

 

이거 촬영 못 하면 이번 주 방송 빵꾸 나요

 

[감독의 한숨]

 

[달그락 소리가 난다]

 

(감독) 뭐야, 왜 이렇게 늦어?

 

[버럭 하며] 지금 사람들 다 대기하는 거 안 보여?

 

(다다) 죄송합니다 급하게 모자란 블러드 좀 만드느라

 

[감독의 한숨]

 

(감독) 뭐 해? 얼른 가

 

(조감독) 네, 이 콘티대로 가겠습니다 [감독의 못마땅한 신음]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밝은 음악]

 

[조감독이 손뼉 친다]

 

[강조되는 효과음]

 

[스태프들이 분주하다] (스태프2) 자, 이제 슛 들어갑니다!

 

[전구가 펑 터진다]

 

[악당들의 당황한 신음]

 

(루비) 알파고, 나 구하러 와 줬군요

 

(악당1) [변조된 목소리로] 없애 버려!

 

[악당2의 기합]

 

[악당2의 괴로운 신음]

 

[가면이 툭 떨어진다] [악당2의 신음]

 

- (다다) 이거 블러드 캡슐이거든요 - (악당2) 네

 

(다다) 깨무시면 됩니다

 

(감독) 야, 야, 안 돼, 피 더 나와야지 피 안 나오잖아!

 

(다다) 네

 

(감독) 어, 됐어, 액션!

 

[칼 소리가 챙 난다]

 

[칼로 쓱쓱 베는 소리가 난다]

 

- (다다) 유진아, 피 좀 더 줘 - (진) 네

 

[소란스럽게 싸운다]

 

(다다) 됐어, 됐어

 

[악당3의 기합]

 

(다다) 팔 한번 끼울게요

 

[악당3의 비명]

 

(루비) 조심해요, 알파고!

 

[악당4의 비명]

 

역시 와 줄 줄 알았어요

 

약속했잖아

 

구하러 온다고

 

(감독) [손가락을 딱 튀기며] 컷, 오케이!

 

[박수 치며] 좋았어, 기가, 기가 막혔어

 

이야, 참 나

 

아, 왕준 씨, 아, 너무 좋았어요

 

- (왕준) 네, 수고하셨습니다 - (조감독) 수고하셨습니다

 

- (루비) 감독님! - (감독) 많이 힘들죠?

 

- (루비) 감독님 - (감독) 아, 루비야, 너 너무 좋았어

 

(감독) 야, 너 그 마지막 대사 그거 뭐였지?

 

(규리) 아, 스케줄

 

- (진) 안 물어봤죠? - (규리) 스케줄 물어볼게

 

(규리) 조감독님!

 

[다다의 힘주는 신음]

 

(감독) 엄 팀장

 

(다다) 아, 예, 감독님

 

(스태프들) 수고하셨습니다 [감독이 호응한다]

 

(다다) 수고하셨습니다

 

(감독) 자기가 그, 엄청락 쌤 딸이라며?

 

리얼 분장 팀 물려받았다는?

 

네, 맞습니다

 

난 좀 전에 애들한테 들어서 알았네

 

(감독) 그 양반 진짜 대단했었는데

 

가만있어 봐, 그럼 지금 자기는 일한 지 얼마나 된 거야?

 

현장 보조까지 포함하면 10년 정도 됐습니다

 

(감독) 그러면 이 바닥 충분히 알 만큼 알 텐데

 

근데 왜 이렇게 개념이 없냐?

 

네?

 

정신이 없어서 일단 찍긴 했는데

 

(감독) 이제 겨우 팀장 명함 단 주제에

 

감독한테 콘티를 들이밀어? 싸가지 없이?

 

네 아버지도 살아 계실 때 그렇게는 못 했어!

 

저,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까는 너무 비상 상황이라

 

(감독) 아무리 비상이라도 넘지 말아야 할 주제가 있는 거잖아, 안 그래?

 

앞으로는 주제 파악 확실히 하자

 

괜히 아버지 이름에 먹칠하지 말고

 

[감독의 짜증 섞인 신음]

 

[어이없는 숨소리]

 

[애잔한 음악]

 

[한숨]

 

(보원) '그때 무엇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심장이 조각나는 소리였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보원) '아니, 저게 뭐야?'

 

'동상이 왜 저렇게 흉해졌지?'

 

[보원이 책장을 사락 넘긴다]

 

'왕자의 동상은 펄펄 끓는 용광로로'

 

아유, 답답해

 

아니, 왜 다 퍼 줘, 퍼 주길 누가 알아준다고

 

안 그래, 제로나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뭐든 주고 싶은 게 당연한 거잖아

 

사랑은 퍼 주는 게 다가 아니야 주고받는 거지

 

하지만 나는

 

사랑을 주기 위해 태어났는걸

 

아니, 뭐, 그건 그렇지만

 

(보원) 그래, 사람인 나도 어려운데 넌 오죽하겠냐

 

그래도 걱정하지 마, 제로나인

 

네가 듬뿍 사랑받을 수 있게 형이 도와줄게

 

[흥미진진한 음악]

 

[작은 목소리로] 나한테 만능 프리 패스가 있거든

 

한번 슬쩍 봐 봐

 

사내라 함은 낮에는 다정하고 밤에는 야한 남자

 

그거면 끝일세

 

[보원의 웃음]

 

자

 

[야릇한 음악] (영상 속 남자) 같이 목욕할까?

 

(보원) [침을 꼴깍 삼키며] 어때?

 

너도 이게 더 좋지?

 

(영상 속 남자) 아니면 바로 침대로 갈래?

 

[영상 속 남자의 웃음] [자동문 작동음]

 

[보원의 놀란 신음]

 

(지석) 뭘 그렇게 놀라?

 

자네 설마 제로나인한테 또 이상한 동영상 보여 준 건 아니지?

 

(보원) 아유, 지부장님도 참, 절 뭘로 보시고

 

같이 목욕할래요?

 

[익살스러운 음악]

 

(제로나인) 아니면

 

침대로 갈래요?

 

[보원의 어색한 웃음]

 

(보원) 아이, 야, 넌 왜 갑자기 침대를 찾아?

 

테스트 준비나 해

 

[잔잔한 음악] [자동문 작동음]

 

(보원) 테스트, 제로나인, 테스트

 

아, 밖으로 나간다고, 어?

 

나가자, 나가자, 외출한다, 외출한다

 

[안내 음성] 로봇과 인간이 함께하는 일상 멀지 않았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당신 곁에 있어 줄 로봇 꿈이 아닙니다

 

"크로노스 헤븐"

 

[반짝이는 효과음]

 

- (학생1) 뭘 봐? - (학생2) 죽을래?

 

- (학생3) 야, 이씨 - (학생2) 눈 깔아, 씨!

 

(할머니) [웃으며] 아이고, 고맙수

 

괜찮습니다

 

어머, 어머, 어머…

 

[할머니가 폐지를 툭 놓는다]

 

[할머니의 다급한 숨소리]

 

영감, 미안혀요

 

[학생들의 설레는 신음]

 

아이고 [사람들의 웃음]

 

[시스템 작동음] (보원) 오케이

 

(보원) 할머니부터 여고생까지 완벽한 핑크 라이트

 

와, 진짜 대단하다

 

뭐, 하긴, 우리 제로나인의 비주얼과 분위기가 막강하니까

 

카, 저희가 만들었지만 진짜 기가 막힙니다

 

오, 말씀드리는 순간 두 명, 한 명, 또 반했죠

 

[웃음]

 

- 데이터부터 전송해 - (보원) 예

 

어?

 

(왕준) 오늘 예쁘더라

 

또 했나 봐?

 

얼굴

 

[한숨]

 

[왕준이 입소리를 쩝 낸다]

 

듣자 하니까 내일 클리닉 간다고

 

스케줄 바꿔 달라고 그 난리 친 거라며?

 

다 좋은데, 루비야

 

웬만하면 촬영 전에 얼굴에 주사 좀 맞지 마

 

얼굴 근육이 안 움직이니까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르겠잖아

 

[떨리는 숨소리]

 

예쁘려고 연기하지 말고

 

연기를 잘해서 예쁨을 받아

 

그게 배우야

 

[왕준의 한숨]

 

[루비의 어이없는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씩씩거린다]

 

악! 씨

 

(규리) [애교스럽게] 자기야!

 

나 왔어

 

(규리) 자기야 [통화 종료음]

 

[다다가 양동이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아나, 이 새끼 또 번호 바꿨네

 

아,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냐?

 

[진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 으음, 아니 - (규리) 아, 진짜

 

[노트북 알림음]

 

(진) 됐다! 유레카 [밝은 음악]

 

[흥얼거리며] 됐다, 됐다, 됐다, 됐다, 됐다, 됐다

 

- (다다) 뭔데? - (진) 이게요

 

요즘 제가 개발 중인 애니메트로닉스라는 건데요

 

(진) 봐 봐요, 이렇게 움직이면 이렇게… [기계 작동음]

 

- (규리) 오, 야, 야… - (진) 움직이면 이렇게… [다다의 놀란 신음]

 

[규리가 흥얼거린다] [진의 웃음]

 

[진과 규리가 흥얼거린다]

 

- (다다) 야, 나도 해 볼래 - (진) 아이, 싫어요

 

(규리) 아, 빨리 비트! 아, 드롭 더 비트

 

- (다다) 레츠 고! - (진) 아이, 누나, 안 돼

 

[진이 제지한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규리) 아, 나 진짜 흥 났는데, 진짜, 엄다다

 

아이씨

 

- (다다) 아이, 나는… - (진) 실화냐?

 

[익살스러운 음악]

 

(다다) 손만 댔을 뿐인데

 

(진) 또 고장 냈어, 또 고장 냈어, 또!

 

[진의 속상한 신음] (규리) 아니

 

손으로는 뭐든지 다 잘하는 금손이면서

 

어떻게 이렇게 기계만 만지면 죄다 고장을 내냐?

 

기가 흐르나?

 

(진) 똥손이지, 똥손이야

 

오죽하면 자기 핸드폰도 장갑 끼고 만지겠냐고, 이 날씨에!

 

- (진) 정신 차려 - (규리) 아휴

 

(규리) 백날 기다려 봐라, 답장이 오나

 

아직도 남친, 답장 없지?

 

바빠서 그래, 바빠서

 

내 남자 친구는 우리나라에서 제일로 바쁠걸?

 

그러시겠지

 

그러니까 7년을 만나면서 나한테 얼굴 한 번을 안 보여 주지

 

(조감독) 특분 팀!

 

[조감독의 웃음]

 

마왕준 씨가 분장 좀 지워 달래요

 

(규리와 진) 예?

 

(규리) 아니, 그건 그쪽 스태프들이 해도 될 텐데 굳이…

 

아니, 저는 그낭 말을 좀 전해 달라 그래서

 

(규리) 그렇죠

 

내가 갔다 올게

 

예? 아, 아니야, 아니야, 누나 참아요, 누나, 가지 마 [규리가 말린다]

 

(다다) 아니야, 오늘은 내가 한마디 해야겠어

 

[다다의 한숨]

 

마왕준 씨는 캐릭터 분석 잘 안 하시나 봐요?

 

(다다) 아까 루비랑 키스할 때 보니까 너무 불타오르던데

 

고알파 캐릭터라면 좀 더 차갑고 다크했어야지

 

뭐 하자는 겁니까, 지금?

 

뭐 하자는 거긴요

 

이 정도 피드백도 못 주나요?

 

특분 팀이면

 

자기 파트에나 신경 쓰세요

 

[다다의 어이없는 신음] 특분이 뭐, 문제 있었어요?

 

[못마땅한 숨소리]

 

[왕준이 대본을 툭 놓는다]

 

아니, 말이 나와서 말인데

 

오늘 고알파 분장 이거 마음에 안 들어요

 

(왕준) 고알파의 분노를 표현하려면

 

좀 더 과감한 콘셉트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니, 이미 촬영 전에 다 정한 콘셉트인데

 

이제 와서 트집이세요?

 

- (왕준) 트집… - (다다) 마왕준 씨

 

아무리 작은 의견이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겸손하세요

 

진짜, 어이가 없네

 

- 야, 지민아 - (지민) 네?

 

(왕준) 너 좀 나가 있어 봐

 

오빠…

 

괜찮으니까 나가 있어

 

(지민) 네

 

[지민의 걱정스러운 숨소리]

 

(왕준) 아, 엄다다 팀장님, 지금 왜 이래요?

 

미쳤어요, 예?

 

[발랄한 음악]

 

(다다) 우리 특분 팀한테 시비 건 게 어디 한두 번이에요?

 

우리한테 왜 그러세요!

 

이렇게 간단한 메이크업은 이쪽 팀에서 지워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니, 당신이 한 메이크업을 당신한테 지워 달라고 한 게

 

그렇게, 예? 잘못된 겁니까, 예?

 

(다다) 놔, 놔, 놔, 놔

 

오늘 또 기사 났더라?

 

뭔 기사?

 

'결혼하고 싶은 남자 연예인 1위'

 

[왕준을 툭 치며] '마왕준'

 

아주 대한민국 여자들은 전부 다 속고 있다니까?

 

뭐, 뭐, 속고 있어? 야, 좋아야 되는 거 아니야?

 

(왕준) 나랑 7년 동안 만나는 네가 할 말은

 

절대로 아닌 것 같은데요, 예? [다다의 헛웃음]

 

- 쳤냐? - 쳤다, 왜?

 

(다다) 쳤어? 쳤어, 쳤어, 쳤어, 쳤어? [왕준의 아파하는 신음]

 

쳤어, 쳤어, 쳤어, 쳤어?

 

(왕준) 아파!

 

그래서 내가 불렀잖아 분장 지워 달라고, 지금!

 

내가 스타일리스트 안 내보냈으면

 

너 말 한마디도 안 했을 거잖아 [왕준의 아파하는 신음]

 

- (왕준) 야, 나도 발 있어, 나도 발… - (다다) 머리도 있어, 머리

 

[다다가 구시렁거린다]

 

[다다의 힘겨운 신음]

 

[다다가 살짝 웃는다]

 

[함께 웃는다]

 

(다다) 우리 이렇게 단둘이 있는 거 오랜만인데

 

나한테 뭐 할 말 없어?

 

그래서 말인데

 

우리 이제 슬슬

 

그만할까?

 

뭐?

 

[쓸쓸한 음악]

 

헤어지자고

 

나 이제 지겨워졌거든 너랑 이렇게 몰래 만나는 거

 

[왕준이 피식 웃는다]

 

[왕준이 살짝 웃는다]

 

(왕준) 야

 

나 이번에 새로 받은 대본인데, 어때?

 

할까 말까 고민 중이야 괜찮은 것 같아?

 

뭐야, 진짜인 줄 알았잖아

 

그런 농담을 하냐?

 

[문이 철커덕 열린다]

 

[왕준의 놀란 신음]

 

[다다의 아파하는 신음]

 

[문이 탁 닫힌다] [놀란 숨소리]

 

너희들 지금 여기서 뭐 하냐?

 

[발랄한 음악] (왕준) 놀랐잖아

 

왜 놀라? 둘이 뭐 했길래?

 

[왕준의 헛기침]

 

(왕준) 분장사랑 배우랑, 어?

 

분장밖에 더 하지, 뭘 해? 쯧

 

(웅) 이러려고 지민이 내보냈냐?

 

둘이 싸운다길래 뭔 소리인가 했네

 

아니, 아니, 언니, 그게 아니라요

 

(다다) 다 했어요

 

[다다가 달그락거린다]

 

가 보겠습니다

 

[헛기침] [문이 달칵 열린다]

 

[달그락 소리가 난다] [문이 탁 닫힌다]

 

- (웅) 야 - (왕준) 응?

 

(웅) 너 루비 분장실 왜 쳐들어갔어?

 

내가 루비 달래느라 얼마나 개고생한지 알아?

 

(왕준) 아, 그리고 루비가 뭐, 클리닉 간다고 스케줄 바꾸는 바람에

 

다다네 팀만 엄청 고생한 거 아니야, 지금

 

됐고 빨리 나오기나 해

 

시상식 늦겠다, 아유, 아유, 아유

 

알았어

 

[한숨]

 

[무거운 음악]

 

(왕준) 헤어지자고, 나 지겨워졌거든

 

너랑 이렇게 몰래 만나는 거

 

[한숨]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비가 솨 내린다] [차분한 음악]

 

[다다의 놀란 신음]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저기요

 

네

 

손 좀 주세요

 

(보원) 오, 오, 오, 오, 이거 완전 이거 완전 영화 같은데요

 

오, 이 여자만 통과하면 호감도 테스트 만점이에요

 

[보원의 기대에 찬 신음]

 

발 좀 치워 주세요

 

아…

 

여기 있습니다

 

[부드러운 음악]

 

앗싸, 버스

 

[익살스러운 음악]

 

(보원) 어, 블랙 라이…

 

블랙 라이트, 왜? 뭐, 뭐 때문에?

 

아이, 뭐가 부족한데?

 

역시 자만은 금물이야

 

(보원) 아, 진짜…

 

아, 호감도 테스트 만점 할 수 있었는데

 

우리 제로나인이 어떤 여자한테 갈진 몰라도

 

절대 저런 여자만 아니길 빈다, 절대!

 

[잔잔한 음악]

 

(보원) 제로나인

 

테스트 끝, 수고했어, 집에 가자

 

"리얼"

 

[다다가 분장 박스를 툭 내려놓는다] [다다의 힘겨운 숨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왕준) 누구야?

 

어, 저, 엄 팀장님

 

어, 다다야 [웅의 웃음]

 

내가 전화하려고 했는데 아까 분장실에서 미안

 

에이, 언니, 신경 쓰지 마

 

나 이래 봬도 마왕준 여친 7년 차거든?

 

(웅) 맘 같아선

 

너희 둘 다 전부 까고 맘 편하게 연애하면 좋겠다

 

이게 무슨 고생이냐, 너나 나나

 

아, 아까 그 펑크 날 뻔한 거 네가 수습했다며?

 

(웅) 덕분에 맘 편하게 시상식 간다

 

그래? 다행이다

 

- 왕준이는? - (웅) 응, 지금 메이크업 중이지

 

뭐, 급하면 바꿔 줄까?

 

아니야, 됐어, 바쁠 텐데

 

(다다) 그냥 방송으로 보지, 뭐

 

(웅) 그럴래?

 

다다야, 오늘 저녁에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아

 

남우 주연상

 

왕준이가 받을 것 같아

 

진짜? 잘됐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수고하셨습니다

 

[저마다 인사한다] (웅) 아유, 저, 다다야

 

지금 메이크업 다 끝나서 우리 바로 출발해야 되거든

 

- (다다) 어, 어, 수고해, 언니 - (웅) 어

 

(웅) 어, 예, 다음에 전화드릴게요, 네

 

[놀란 탄성]

 

왕준이가 드디어 첫 남우 주연상을 받는 거야?

 

[웃음]

 

[다가오는 발걸음]

 

(다다) 보자

 

자

 

[다다의 웃음]

 

틈틈이 만들어 놓길 잘했구먼

 

[발랄한 음악] 자

 

오늘의 남우 주연상

 

마왕준!

 

[놀이공원이 소란스럽다]

 

[사람들의 비명]

 

- (다다) 엄청 재밌다 - 재밌어

 

너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알아볼까 봐 걱정했어

 

내 여자 친구가 특수 분장사인데

 

(왕준) 다다야, 너 그냥 나한테 시집올래?

 

(다다) 응?

 

나 앞으로 진짜 열심히 해서

 

남우 주연상 받잖아?

 

(왕준) 그러면 무대 위에서 네 이름 말할 거야

 

'엄다다, 저 여자가 내 여자입니다'

 

이렇게

 

[왕준의 헛기침]

 

[당황한 숨을 내뱉으며] 작네, 이게

 

아니

 

딱 맞는데?

 

[웃음]

 

(왕준) 봐 봐

 

빼지 마

 

(다다) 왜 빼니?

 

(보원) ♪ 첫돌 축하합니다 ♪

 

♪ 첫돌 축하합니다 ♪

 

(보원) ♪ 사랑하는 제로나인 ♪

 

♪ 첫돌 축하합니다 ♪

 

[익살스러운 음악]

 

너 지금 뭐 해?

 

불 끄라면서?

 

(보원) 아니, 아…

 

아이, 누가 이렇게 끄래

 

입으로 후 불어서 꺼야지

 

안 되겠다 생일 축하 모드 다시 손봐야겠네

 

이게 뭐야, 이게 [보원의 한숨]

 

에이

 

뭐, 어쨌든

 

축하한다, 제로나인

 

1년간 교육도 다 마치고 이제 다음 주면

 

[잔잔한 음악] 진짜 널 사랑해 줄 사람한테 가는 일만 남았네

 

이젠 넌 날 못 알아보겠지만

 

그래도 형이 알려 준 것들은 절대 잊어 먹지 말고

 

가서 잘 살아야 돼

 

사랑 많이 주고 또 많이 받으면서

 

내가 왜 형을 못 알아봐?

 

그게 원칙이니까

 

[터치스크린 작동음]

 

영상 교육 시간이야

 

(보원) 아이,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

 

아, 오늘은 뭘 틀어 줄까나

 

(스피커 속 지석) 남 팀장, 잠깐 나오지

 

[자동문 작동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보원) 예, 부르셨습니까, 지부장님?

 

최종 점검은?

 

전부 끝났습니다 이제 운명의 여자가 나타나서

 

우리 제로나인한테 딱 키스만 해 주면

 

모든 게 완벽합니다

 

마지막까지 철저히 확인하고 실수 없이 준비해

 

예, 알겠습니다

 

[컴퓨터 작동음] (보원) 근데

 

방금 그거 뭡니… [키보드 조작음]

 

혹시

 

우리 제로나인 가게 될 고객 데이터예요?

 

누구예요? 저도 좀 보여 주시면 안 됩니까?

 

자네는 데이터 트레이너일 뿐이야

 

신경 끄고 볼일이나 봐

 

[흥미진진한 음악] [컴퓨터 작동음]

 

"암호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초2 때부터 컴퓨터 대회 대상을 놓치지 않았던 나다

 

한번 해 보자

 

[시스템 작동음] [긴장되는 음악]

 

"연결되었습니다"

 

[피식 웃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풀벌레 울음] [부드러운 음악]

 

씁, 오늘 좀 잘된 것 같은데?

 

[할머니 목소리를 흉내 내며] 제가 바로 특분 엄다다입니다

 

호, 호, 호

 

[경쾌한 음악]

 

예스

 

(경비원) 거기, 잠깐 스톱!

 

아휴, 언제 깨셨대, 진짜

 

[경비원의 웃음]

 

누님, 오래간만이구먼유

 

[할머니 목소리를 흉내 내며] 안녕하셨어요?

 

한 달 만이네유

 

[함께 웃는다]

 

(경비원) 헌디 어째 오늘은 쪼매

 

이상하구먼유

 

뭐, 뭐가요?

 

[경비원의 웃음]

 

점점 더 고와지시는 것 같아유

 

[함께 웃는다]

 

그럼 저는 이만

 

잠깐!

 

[경비원의 헛기침]

 

[부드러운 음악] (경비원) 쉬엄쉬엄혀유

 

다치지 말고

 

누님이 다치면 내 맴이 아픈께

 

[경비원의 웃음]

 

[한숨]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다다) 아이고

 

[문이 탁 닫힌다] 왕준아 너희 집 한번 오기 진짜 힘들다

 

[다다의 힘겨운 숨소리]

 

[옅은 신음]

 

[다다의 아파하는 신음]

 

[힘겨운 신음]

 

아, 시원해

 

아, 시원해

 

[한숨]

 

[폭죽이 펑펑 터진다] [웅장한 음악]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다다) 다 했다

 

어때, 뽀삐야?

 

이 정도면 형도 깜짝 놀라겠지?

 

[뽀삐가 낑낑거린다]

 

쩝, 맞는다

 

보자

 

뽀삐야, 어때? 어떤 게 더 이뻐? [TV 속 MC1이 진행한다]

 

빨리 골라 봐

 

누나 오늘 진짜 중요한 날이란 말이야, 응?

 

(TV 속 MC2) 그럼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부터 하나씩 공개해 보겠습니다

 

(다다) 야!

 

(TV 속 MC2) 먼저 남우 주연상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TV 속 MC1) 네, 시상자는 작년도 수상자시죠

 

배우 윤시윤 씨가 함께해 주시겠습니다

 

[다다의 기대에 찬 신음]

 

[리모컨 조작음]

 

(TV 속 시윤) 예, 올해 남우 주연상 후보는

 

정말 역대급이네요

 

천만 배우가 세 분이나 계시는데

 

[다다의 긴장한 숨소리] 그 영광을 누가 차지하게 될까요?

 

남우 주연상 발표하겠습니다

 

'2018 백호 영화상 남우 주연상' [긴장되는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다다) 마왕준 [TV 속 시윤의 탄성]

 

축하드립니다 '좀비 열차' 마왕준 씨!

 

[놀란 탄성]

 

[밝은 음악] [다다의 환호성]

 

[다다의 웃음]

 

[다다의 신난 신음]

 

(TV 속 왕준) 이런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 상을 받으려고 그 더운 여름날에 [훌쩍인다]

 

그 많은 좀비분들과 함께

 

열심히 달렸나 봅니다

 

이런 상을 받게 되면 어떤 말씀을 드려야 되나

 

상상을 하면서 가끔씩 연습을 하곤 했는데 [웃음]

 

막상 이날이 되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떨리고 긴장이 되네요

 

나도 [TV 속 왕준의 생각하는 신음]

 

(TV 속 왕준) 감사드릴 분들이 너무나 많은데

 

먼저 저와 함께 영화에서 호흡을 맞춰 주셨던

 

저의 배우분들 너무 감사드리고요

 

현장에서 너무 고생 많으셨던 감독님 모든 스태프분들

 

정말 너무 고생 많으셨고 감사드립니다

 

[호응하는 신음]

 

어, 7년 동안 저의 수족이 되어 준

 

정말 너무나 든든한 저의 매니저

 

여웅 누나, 누나 너무 고맙고

 

마지막으로

 

이 영광을

 

저와 함께 달려 주셨던

 

모든 좀비분들께 돌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배우 마왕준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V 속 사람들의 박수] (TV 속 MC2) 네, 마왕준 씨, 수상 축하드립니다

 

[휘파람 소리가 흘러나온다] 뭐야

 

(TV 속 왕준) 아,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긴장을 많이 해서

 

정작 제일 중요한 걸 빼먹었네요

 

[차분한 음악] 늘 한결같이

 

날 응원해 주는 너 어두운 밤하늘의 태양같이

 

아름답고 환하게

 

그렇게 언제나 내 곁에 있어 준

 

나의 가장 소중한 존재

 

우리 집 강아지, 뽀삐

 

뽀삐한테 너무 고맙다는 말 하고 싶습니다

 

[힘겨운 신음]

 

뽀삐야, 사랑해 [뽀삐가 낑낑거린다]

 

[TV 사람들의 박수] [다다의 허탈한 신음]

 

(TV 속 시윤) 네, 축하드립니다

 

[당황한 신음] [쓸쓸한 음악]

 

[당황한 숨소리]

 

[콜록거린다]

 

(왕준) 헤어지자고

 

나 이제 지겨워졌거든

 

너랑 이렇게 몰래 만나는 거

 

[졸졸 소리가 난다]

 

(다다) 어? 아,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다다의 속상한 신음]

 

(웅) 멋있었어

 

(은동) 야, 마왕준

 

너 수상 소감에서

 

대표 이름은 왜 얘기 안 했어, 어?

 

나 완전 삐질 뻔했어, 너

 

에이, 무슨, 나 대표님이랑 일하는 거 다 아는데요, 뭐

 

(은동) 그럼 얘 이름은 왜 했어?

 

아, 누나는 현장에서 고생했잖아요

 

[은동의 못마땅한 신음] [웅이 살짝 웃는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웅) 아이고, 참, 빨리들 오시네

 

[기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왕준) 감사합니다, 네, 아…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휴대전화 진동음]

 

[헛기침하며] 어, 왜?

 

어, 아니, 나 시상식 봤어 축하한다고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왕준) 야, 야, 나 잠깐 가 봐야겠다

 

어, 다시 연락할게, 응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왕준아

 

왕준아 [통화 종료음]

 

[어이없는 신음]

 

[쓸쓸한 음악]

 

[한숨]

 

그래

 

이렇게 좋은 날에

 

내가 이러면 안 되지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메신저 알림음]

 

[한숨]

 

너 오늘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아 보여?

 

상까지 받아 놓고

 

무슨 일 있어?

 

아니

 

누나, 근데 우리 뒤풀이 어디로 가?

 

[쓸쓸한 음악]

 

- (은동) 자, 올라오시죠, 예 - (웅) 아유, 예

 

[익살스러운 음악] - (은동) 들어오세요, 이쪽이에요 - (웅) 이쪽이에요, 이쪽

 

[밖이 소란스럽다] (다다) 뭐야?

 

[사람들이 화기애애하다]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 (웅) 들어오세요 - (은동) 아유, 들어오십시오 [사람들의 탄성]

 

[소란스럽다]

 

- (기자1) 그럼 실례 좀 할게요 - (웅) 예, 아이…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뭐야?

 

[다다의 당황한 숨소리]

 

[한숨]

 

- (기자2) 앉아도 돼요? - (웅) 그럼요

 

(은동) 아유, 좋죠, 좋죠, 좋죠, 아유 [기자1의 웃음]

 

자, 오늘은 제가 여러분들 거하게 모시겠습니다

 

[웅의 환호성]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의 박수]

 

(웅) 여기 앉으십시오, 예 [은동이 말한다]

 

편하게들 계시면 제가 얼른 세팅해 드리겠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어, 언니

 

(웅) 예? 편하게들

 

[사람들의 웃음] 내 집이다 생각하시고 편하게들

 

(웅) 상도 받았는데 어떤 쌈빡한 기사 써 줄지

 

고민도 좀 해 주시고, 예?

 

(다다) 아이씨

 

- 언니, 언니, 언니, 가, 가지 마 - (웅) 조금만 기다리세요, 예

 

- (다다) 가지 마 - (웅) 예, 예

 

[울먹이며] 갔어

 

[익살스러운 음악] 갔어, 갔어

 

[훌쩍인다]

 

왕준이

 

[한숨]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왕준이

 

[휴대전화 조작음]

 

뭐야, 왜 안 돼?

 

[휴대전화 진동음]

 

[울먹이며] 안 돼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왕준의 의아한 신음]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혹시 화장실 좀 쓸 수 있을까요?

 

[긴장되는 음악] - (은동) 화장실 저쪽 뒤에, 예 - (기자3) 예

 

[작은 목소리로] 안 돼

 

[문이 덜컹거린다]

 

[사람들의 웃음] - (기자3) 저, 대표님 - (은동) 예?

 

(기자3) 화장실 문이 안 열리는데

 

[은동의 의아한 신음]

 

(은동) 왜 안 열리지?

 

이게 문이 왜 안 열리냐

 

[은동의 힘주는 신음]

 

(기자1) 황 기자님 싸겠네, 싸겠어

 

[은동의 한숨]

 

- (기자1) 이게 왜, 이게 왜 안 돼? - (은동) 아니, 이게…

 

(은동) 뭐가 걸렸나 보다

 

[기자1의 힘주는 신음]

 

[기자1의 애쓰는 신음] [힘주는 신음]

 

왜 그래요?

 

(은동) 야, 화장실이 안 열려 이거 뭐 걸렸나 봐

 

우리 집 화장실 문 안에서 안 잠기는데?

 

왔어, 왔어, 왔어 [익살스러운 음악]

 

(왕준) 잠시만요

 

[문을 덜컹거리며] 응? 뭐야?

 

왕준아, 제발

 

(은동) 뭐 안에 걸렸나 보다, 야

 

[다다의 다급한 숨소리] [왕준의 힘주는 신음]

 

왕준아, 조금만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다다의 놀란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 (기자4) 아이고 - (은동) 뭐야?

 

(기자3) 아, 놀라라, 뭐야?

 

- (기자1) 아, 청소하시는 분인가 보다 - (기자3) 아니…

 

(기자3) 자, 잠깐만, 잠깐만

 

이거 뭐야? 이거, 이거 팬티 아니에요, 팬티?

 

(은동) 어? 어, 이게…

 

(기자1) 아하, 아, 놀라라 [종이 뎅 울리는 효과음]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기자3) 찍어, 찍어, 빨리 찍어, 빨리

 

- (웅) 아유, 아유, 저기, 저기… - (은동) 저, 저, 저, 기자…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3) 마왕준 씨

 

이 여자 아는 분이에요?

 

[무거운 음악]

 

스, 스토커

 

스, 스토커요? [어두운 음악]

 

(기자3) 이 여자분 진짜 스토커 맞아요?

 

스토커예요, 이 여자

 

(은동) 아, 아! 그 스, 스토커 지, 지난번에 네가 말했던 그 스토커?

 

[의미심장한 음악] (영상 속 왕준) 할 말이 뭔데?

 

(영상 속 여자) 시우 씨,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그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그래

 

(영상 속 왕준) 그런 거 기대하지 말라고 했지, 내가?

 

(영상 속 여자) 시우 씨

 

넌 이래도 내가 좋냐, 어?

 

(영상 속 왕준) 넌 자존심도 없어?

 

하, 지겹다, 진짜

 

[자동문 작동음]

 

[보원의 놀란 신음]

 

(보원) 제로나인, 이거 네가 그랬어?

 

모기 잡았어

 

아주 큰 놈이야 [익살스러운 음악]

 

(보원) 야, 인마… [보원의 한숨]

 

아이, 슈퍼 울트라 HD 디스플레이를

 

고작 모기 때문에…

 

[보원의 한숨]

 

너 안 되겠다, 좀 위험해

 

팔 힘 출력 조절 좀 다시 해야겠다

 

기다려

 

(경찰) 그러니까 이거 훔치러

 

그 집에 들어갔다?

 

그, 할머니 분장까지 하고?

 

이봐요, 아가씨!

 

그게 맞냐니까!

 

아이, 뭐 30분째 그, 말을 안 해?

 

아, 그 집에 왜 들어갔냐니까!

 

(다다) 사랑하니까요!

 

사랑해서요, 너무 사랑해서요

 

난 그냥 맛집 가서 맛있는 거 같이 먹고 싶고 [애잔한 음악]

 

영화관 가서 영화도 끝까지 같이 보고 싶고

 

[울먹이며] 손 꼭 잡고 사람들 많은 거리도 걸어 보고 싶고

 

친구들한테 자랑도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 못 하니까요!

 

[흐느낀다]

 

(경찰) 이봐요, 아가씨

 

[훌쩍인다]

 

그냥 이거라도 갖고 싶었어요

 

난 오빠 팬티가 좋아요

 

입던 건 더 좋아요

 

[애잔한 음악]

 

[흐느낀다]

 

(경찰) 마왕준 씨 측에서 훈방 조치를 원하셨습니다

 

아가씨 진짜 운 좋은 줄 알아요 좋은 분들 만나서

 

[차 문이 탁 닫힌다]

 

일단 차에 타자, 데려다줄게

 

우리 그, 그만하자

 

(다다) 헤어지자고

 

나 더 이상은 이렇게 못 하겠어

 

너랑 이렇게 몰래 만나는 거

 

[차분한 음악]

 

미안하다

 

(다다) 따지고 싶었다

 

왜 너를 만날 땐 진짜 나일 수 없는지

 

소리치고 싶었다

 

너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내가 왜 죄인이 돼야 하냐고

 

나 갈게

 

(다다) 그럼에도 그동안 내가 버틸 수 있었던 딱 한 가지 이유는

 

그래도 너와 내가

 

같은 마음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늘

 

그 믿음은 부서졌다

 

산산이

 

[다다가 콜록거린다]

 

(다다) 오래되고 낡은 것들은

 

언젠간 반드시 부서지고 고장 난다

 

마치 우리 사랑처럼

 

[반지가 쟁그랑 떨어진다]

 

그리고 오늘

 

그렇게 낡고

 

[흐느낀다] 오래된 내 사랑이

 

[훌쩍인다]

 

끝났다

 

[힘겨운 숨소리]

 

[콜록거린다]

 

[훌쩍인다]

 

[컵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흐느낀다]

 

(보원) 제로나인, 왜 그랬어

 

앞으로는 모기 잡을 때 팔 힘의 100분의 1만 쓰는 거야

 

[버튼 조작음] [시스템 작동음]

 

[제로나인이 살짝 웃는다]

 

(제로나인) 고마워, 형

 

혹시 내가 아까 부순 모니터

 

많이 비싼 거야?

 

(보원) 그래

 

그거 다 형 월급에서 까는 거다

 

아, 미안해, 형

 

미안하긴 네가 뭐가 미안하냐

 

형이 미안하지

 

형이 왜 미안해?

 

그런 게 있어

 

지금부터 형이 하는 말 잘 들어, 제로나인

 

[잔잔한 음악]

 

'밤바다'

 

(보원) '파도', '달빛'

 

'구름'

 

'나비', 제로나인 코드 입력 [로봇 전원음]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하다, 제로나인

 

[풀벌레 울음]

 

[상자가 달칵 열린다] [쉭 소리가 난다]

 

[로봇 전원음]

 

(보원) 제로세븐

 

야

 

어떻게 된 거야, 어?

 

웬만한 충격으로 이 정도까지는 안 되는데

 

(지석) 아마 충성심을 시험한다는 이유로

 

계속 학대를 한 모양이야

 

다이애나 아가씨는

 

좋은 사람이에요

 

[울먹인다]

 

[보원의 놀란 숨소리]

 

(지석) 이미 상태가 너무 심각해

 

이 정도면 폐기하고 다시 만드는 게 이득이야

 

[지지직거린다] 회사 지침대로 필요한 부품만 떼어 내고 소각시킨다

 

이게, 씨…

 

(제로세븐) 다이애나 아가씨는

 

좋은 사람이에요

 

뭐가 좋은 사람이야, 이 멍청아!

 

[로봇 전원음]

 

(보원) 근데 또다시 그 여자한테 제로나인을 보내겠다고요?

 

그건 본사에서 정한 일이야

 

우리가 관여할 바가 아니야!

 

(보원) 처음 이 회사에 들어왔을 때

 

지부장님이 저한테 해 주셨던 말 기억하세요?

 

'우리는 로봇에게 가족을 만들어 주고 친구를 만들어 주고'

 

'연인을 만들어 주는 회사다'

 

분명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크로노스 헤븐은 고객이 제품을 의뢰하면 만들어 보낸다

 

그게 끝이야

 

(지석) 그 후에 고객이 물건을 어떻게 쓸지는

 

관여할 수 없어

 

그러니까 더 이상 제품에 감정 이입 하지 마

 

[한숨]

 

[걸쇠를 달칵 채운다]

 

[휴대전화 진동음]

 

죄송합니다, 지부장님, 그렇지만

 

절대 그런 여자한테 제로나인을 보낼 수가 없습니다 [무거운 음악]

 

절대

 

(지석) 남 팀장 [휴대전화 조작음]

 

제로나인 들고 어디 간 거야, 응? [통화 연결음]

 

전화받아

 

[지석의 거친 숨소리]

 

전화받아

 

전화받아, 이 멍청한 자식아!

 

[거친 숨소리]

 

[거친 숨소리]

 

[컴퓨터 작동음]

 

"휴대전화 위치 추적 실패"

 

[거친 숨소리]

 

[컴퓨터 작동음]

 

"목표 대상"

 

[자동차 비상등 조작음]

 

[블랙박스 작동음]

 

"연결, 회사"

 

[핸들을 쾅 치며] 아휴, 씨!

 

[타이어 마찰음]

 

[긴장되는 음악]

 

[가쁜 숨소리]

 

[지석의 거친 신음]

 

남보원!

 

지부장님

 

저 이번엔 반드시 지킬 겁니다

 

지난번 같은 실수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거예요

 

[GPS 작동음]

 

[흥미진진한 음악]

 

"목표 대상"

 

제발 무사해라, 제로나인

 

형이 금방 찾으러 갈 테니까

 

[보원의 한숨]

 

[부드러운 음악]

 

- (택배원) 임다다 씨, 맞으시죠? - (다다) 아, 네

 

(택배원) [펜을 달칵 누르며] 네, 택배 왔습니다

 

여기 사인해 주시면 되고요

 

[다다가 펜을 달칵 누른다]

 

(다다) 감사합니다

 

[한숨]

 

난 이별에 슬퍼할 겨를도 없네

 

[입소리를 쩝 낸다]

 

미국에서 온 더미 좀 볼까?

 

왜 이렇게 커?

 

(진) 누나, 어이!

 

(진) 잠시만요

 

감사합니다

 

[다다가 인사한다]

 

(진) 누나도 힘 좀 써요 나만 힘들어, 지금, 아휴

 

[다다의 힘겨운 신음] (규리) 얘들아, 안녕

 

[규리의 놀란 신음]

 

이게 그 제작한 특수 더미라는 거지?

 

[놀라며] 비싼 몸 드디어 오셨네

 

어머, 케이스 고급진 것 봐, 야

 

[규리의 탄성]

 

(다다) 난 더미에 의상 입혀서 갈 테니까

 

둘은 먼저 세트장 가 가지고 미리 세팅하고 있어

 

- (진) 오케이 - (규리) 아니

 

(규리) 곧 촬영 시작하는데 마왕준한테 가

 

특분부터 시작해야지

 

아…

 

저기, 그게…

 

(규리) 왜, 엄따? 너 무슨 일 있어?

 

[입소리를 쩝 낸다]

 

아니야

 

[흥미로운 음악] (다다) 나 갔다 올게

 

[규리의 의아한 숨소리]

 

(규리) 쟤 뭔가 수상한데?

 

(다다) 미치겠다, 진짜

 

[울먹인다]

 

[한숨]

 

(은동) 여기서 뭐 해?

 

아, 대표님

 

분장사 바뀌었는데 얘기 못 들었어?

 

예?

 

(은동) 아침에 왕준이가 바꿔 달라 그랬는데 [무거운 음악]

 

전달 안 됐나 보네

 

하긴 어제 그 난리를 쳤는데도 안 바꾸는 게

 

그게 더 이상하지, 안 그래?

 

[떨리는 숨소리]

 

[다다가 흐느낀다]

 

[훌쩍인다]

 

그만해, 엄다다

 

이제 다 끝난 일이야

 

[다다가 훌쩍인다]

 

[쉭 소리가 난다]

 

[의미심장한 음악]

 

뭐야?

 

(다다) 무슨 더미가 이렇게 리얼해?

 

특수 제작이라 그런가

 

(다다) 뭐야, 뭐야? 어, 잠깐만

 

[다다의 비명]

 

[강조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다다가 울먹인다]

 

[울먹인다]

 

(다다) 어떡해, 미쳤나 봐

 

나 지금 방금 더미랑 뽀뽀한 거야?

 

[어이없는 신음] [로봇 전원음]

 

[긴장되는 음악]

 

[다다가 울먹인다]

 

[다다의 한숨]

 

뭐야?

 

[놀란 신음]

 

뭐야?

 

안녕

 

내 여자 친구

 

[밝은 음악]

 

(다다) 이상했어, 진짜 같고 촉촉하고

 

여기 있었는데?

 

(규리) 대체 더미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다다) 마왕준이랑 헤어진 걸 누구한테 얘기를 하냐고

 

(제로나인) 여자 친구! [다다의 놀란 신음]

 

(다다) 더미 박스에 왜 들어 있냐고, 대체

 

[자동차 엔진 가속음] [다다의 비명]

 

(제로나인) 여자 친구, 조심해! [타이어 마찰음]

 

(다다) 괜찮아요, 그 남자?

 

(제로나인) 저한테 여자는 이 여자 하나입니다

 

(다다) 내가 왜 그쪽 여자 친구예요, 네?

 

(제로나인) 나한테 키스했잖아

 

책임은 내가 질게

 

진짜 사랑을 주고 싶어

 

그쪽이 사랑이 뭔지는 알기는 알아요?

 

[다다의 놀란 신음] [웃음]

 

(제로나인) 만져 봐도 돼

 

[반짝이는 효과음] [다다의 질색하는 신음]

 

(제로나인) 여자 친구, 나 연인용 로봇이야

 


 

.절대 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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