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 15
굳이 여길 다시 와 봐야겠어? 이렇게까지?
(금자) 현장을 보면 사건이 새롭게 보일 수 있다고
CCTV가 진짜 없는지 확인도 하고
(희재) 차라리 형사로 전업을 하든가
변호사답게 해결하면 안 되는 거야?
정금자답게 하는 거거든
"화이트 호텔"
(희재) 꼭 그 방이어야 합니다 오늘은 반드시
(직원1) 아니, 그게
거기가...
(직원2) 고객님
다른 층에 비슷한 분위기의 스위트룸이...
그곳이
저희에게 아주 의미가 있는 곳이라
오늘 [반짝이는 효과음]
프러포즈를 할 거라서요
[익살스러운 음악] [피식 웃는다]
(직원2) 어, 정 그러시다면
일행분이 운이 참 좋으시네요
[희재의 멋쩍은 웃음] [직원2의 웃음]
(희재) 씁, 저쪽은 한번 갔다 왔습니다
저는 총각
(직원2) 아
아휴, 요즘은 뭐 그런 커플들 많더라고요, 그렇죠?
[직원들의 웃음]
근데 성격이 좀 까탈스러워요
(희재) 까탈스러운 스타일, 깔끔 떠는 스타일
까탈 깔끔 스타일 [직원2가 호응한다]
그래서 이따가도 좀 걱정입니다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저희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니까요
네, 그래야죠 오늘 아주 특별한 날인데
[희재와 직원2의 웃음]
[종소리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카드 인식음]
[한숨]
(금자) 윤, 이리로 와 봐 와서 나 한번 밀어 봐
나 서정화, 당신은 범인이라 치고
씁, 이게 또 어설프게 하면 안 되는 거거든
[격정적인 음악]
[금자의 놀라는 비명]
- (금자) 야! - (희재) '야'?
[금자의 못마땅한 신음]
[흥미로운 음악]
[금자의 한숨] 근데 고 정도로 밀었는데
테이블 유리가 그렇게까지 개박살이 났을까?
쓰읍, 글쎄
나 범인, 당신 서정화
[격정적인 음악]
(금자) 아뵤! [희재의 비명]
[금자의 기합]
[희재의 놀란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이 정도는 돼야 될 거 같은데?
[희재의 거친 숨소리]
과실 치사가 아닌 건 분명하고
[금자가 숨을 씁 들이마신다]
(금자) 서정화 머리를 이렇게 찧은 범인 손도 [희재의 한숨]
성치는 않을 텐데 말이야
근데 하찬호 손에는 피만 묻었지 상처 하나 없었단 말이야
어, 하찬호가 범인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드는 두 번째 의문
[희재가 숨을 씁 들이켠다]
[희재의 옅은 헛기침]
술이 쏟아졌는데
(희재) 그 당시 현장 러그에는 아무런 자국도 없었다는 건
이 방 러그가 아니라는 얘기지
(희재) 어...
[희재의 고민하는 숨소리]
시체랑 같이 피 묻은 무거운 러그를 옮기려면
장정 두 명은 있어야 될걸?
쓰읍, 그리고 아주 가까이에
같은 러그, 같은 테이블이 세팅된 곳이 있어야겠지
[금자의 못마땅한 숨소리]
이 얼룩
보여요, 안 보여요?
안 보이는데요? [익살스러운 음악]
아, 그럼 나만 보이는 거구나 오 마이 갓, 자기야
자기는 보이지, 이 얼룩?
[한숨 쉬며] '소 더티'
[금자의 짜증 섞인 신음]
(금자) 아, 그리고 나
나 여기, 어?
여기, 이거, 어? 저거, 저거, 여기! [금자가 칭얼거린다]
가구 배치도 마음에 안 들어
이거 뭔가
구려
(직원2) [웃으며] 아, 구리시구나
[익살스러운 효과음]
(금자) 어머머머머머머머, 세상에, 세상에
아, 이 머리카락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이 머리카락 아, 진짜 이래도 되는 거예요?
[금자의 성난 숨소리]
[금자의 한숨]
내가 기관지가 아주 약해
- (금자) 그렇지, 자기야? - (희재) 응
(금자) 먼지 하나, 이딴 머리카락 하나 정말 나한텐 치명적이라고요
(직원2) 아이, 그럼 고객님 어떻게 해 드리면 될까요?
환불을 원하시면... [금자의 불쾌한 숨소리]
옆에 스위트룸 하나 더 있죠?
나 그걸로 바꿔 줘
아이, 고객님
그 방은 일반인 객실이 아닙니다
(직원2) 특정 고객 전용이라 1년 내내 예약이 되어 있기도 하고요
[직원2의 웃음]
[흥미로운 음악] (창욱) SS그룹이 호텔을 전부 다 팔았는데
아직도 스위트룸 하나를 손 회장 전용으로 쓰고 있다 하더라고
[반짝이는 효과음]
뭐라고요? 왜 안 된다고요?
그 룸은 일반인 객실이 아니라서...
일반인?
(금자) 일반인이라고 했어요? 지금 나한테?
[흥미진진한 음악] 오 마이 갓
자기야, 들었지? 나보고 일반인이래 내가 일반인이야?
나 지금 일반인이라고 검증당한 거야? 이 사람한테?
아이, 제 말은 그런 게 아니고요
[금자의 비명]
(금자) 다 필요 없어, 다 필요 없어 여기 사장 데려와, 어?
이렇게 위생 상태도 더럽게 불량한 이런 데를
세상에, 스위트라고 두고 진짜 얼마나 받아 처먹은 거야? 어?
내가 오늘 청와대 게시판에 올릴 거야, 어?
그래, 내가 오늘 제대로 한번 보여 줄게
일반인 빡돌면 어떻게 되는지! [금자의 비명]
오 마이 갓, 내가 일반인이래 오 마이 갓, 일반인?
내가 일반인이야? 나한테, 어머나
나 태어나서 처음 들어 엄마한테 이를 거야
[금자의 성난 신음]
(희재) 금방 프러포즈만 하고 갈게요 [금자가 연신 불평한다]
제가 정말 어렵게 구한 거거든요
이 다이아몬드가 1905년에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더 퍼스트 스타 오브 아프리카'라고 불리는 거거든요
(직원2) [한숨 쉬며] 아무리 그래도 안 돼요
(금자) 내가 일반인이라니 나 정말 참을 수가 없어
정말 화가 나, 화가 나
(희재) 잘 좀 부탁드립니다
(금자) 으아! 일반인이래
오늘은 비어 있고, 잠깐이라면 [금자가 연신 불평한다]
오케이, 딱 두 시간만, 고맙습니다 [금자의 비명]
근데 진짜 두 시간만
- (직원2) 안 그러면... - (희재) 굿
(금자) 오 마이 갓, 일반인 오 마이 갓, 일반인
자기야, 해결됐어, 릴랙스
진짜야?
(금자) 흥!
(희재) 구조나 가구가 똑같네
그렇네
[탄성]
요것 봐라
[흥미로운 음악]
(금자) 누가 아주 급하게 사 놨나 보네
자
이제 룸서비스
아주 그냥 개진상을 떨었더니
허기가 지네
[피식 웃는다]
서정화가 썼던 법인 카드 아트스카이
주요 거래처가 화이트 호텔이라며?
쓰읍, 근데 말이야
(금자) 여기 이 호텔 로비도 그렇고 복도도 그렇고
그림 한 점 없다가 유독
이 스위트룸만 지나치게 고가의 그림이 걸려 있단 생각 안 들어?
(희재) 아트스카이 그림과 손 회장의 명의였던 화이트 호텔
그리고 서정화
서정화가 아트 갤러리 그림들을 관리했을 가능성이 있어
(희재) 쓰읍, 손봉우 비자금으로 말이지?
재벌들 뭐, 갤러리 하나씩 끼고 있는 거 새삼스럽지도 않다
(금자) 자
[손가락을 딱 튀기며] 이제 마지막 단계
[반짝이는 효과음]
[잔잔한 음악]
(희재) 자기야
나랑
결혼해 줄래?
[반짝이는 효과음]
거절한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직원2) 반지가 없어지셨다고요?
(금자) 오 마이 갓, 내 반지 오 마이 갓, 내 반지
오 마이 갓, 비싼 거 어디 있는 거야, 오 마이 갓
(희재) 아, 저희가 룸서비스도 시키고 청소도 한 번 더 하고
이 룸을 왔다 갔다 한 직원들이 너무 여러 명이라
[피식하며] 좀 쑥스럽지만
의심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고객님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그 다이아몬드 반지가요
네, 네, 네, 그, 뭐 아프리카 그거, 엄청 고가요
[한숨 쉬며] 아프리카, 오 마이 갓
(희재) [한숨 쉬며] 그럼 뭐, 경찰을 불러야 할까요?
아, 고객님, 그건 안 됩니다
(직원2) 아, 지금 이 룸도
다른 고객님 전용 객실인데 제가 빌려드린 거잖아요
큰일 나요
[고민하는 숨소리]
(희재) 그럼 뭐 CCTV라도 봅시다
[멋쩍은 웃음]
아, 저희 스위트룸 층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금자의 짜증 섞인 신음]
CCTV도 없어, 오 마이 갓
(희재) 그럼 경찰을 불러야겠...
(직원2) 아, 고객님!
[희재의 놀라는 신음] 죄송합니다
어, 이 호텔에 더 이상 경찰은 안 됩니다
근데 방법이 아주 없지 않긴 한데
[흥미진진한 음악]
(직원2) 룸에는 당연히 없고요 복도 CCTV는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복도에 CCTV가 있다고요?
[헛기침]
아, 저희 스위트 층은 고객님들에게
(직원2)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제공하는 게 콘셉트라서요
있긴 합니다만 없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직원2의 웃음]
24시간이 지나면 저희 보안업체에게 녹화된 영상이 넘어가고요
몇 시간 전이시니까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희재) 맞은편 스위트룸 앞은 안 보이네요?
아, 이러면 곤란한데?
- (희재) 그러네 - (직원2) 네?
(금자) 아, 뭐야, 몰라, 몰라 이걸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잖아
아, 도대체 내 반지 어디 있어? 비싼 내 반지
아, 다 필요 없고 아까 룸에 있던 직원들 싹 다 불러와요
[난감한 한숨]
아, 비싼 내 반지!
아, 자기야
응
(희재) 아까 반지 받고 나서 손 닦는다고 욕실에 갔잖아?
응
(희재) 그때 반지는 어떻게?
[익살스러운 음악]
아까...
아!
귀염둥이 내 미니 백 안에
[희재가 피식한다] [직원2의 안도의 한숨]
[반짝이는 효과음]
(직원2) 어, 어머, 거기 있네요, 반지가!
그, 아프리카, 아프리카 [직원2의 웃음]
[직원2가 박수를 친다]
다시 봐도 비싸 보여 [직원2의 웃음]
(금자) 근데 자기야, 나 기분은 완전 잡쳤어
우리 딴 데 가자, 자기야
[기가 찬 숨소리]
(금자) 복도 CCTV
경찰도 몰랐다는 거야? 증거 목록에 없었거든
확인해 보면 알겠지 일단 보안업체에다가...
응, 이미 얘기해 놨어 주호한테 가 보라고
아니, 박주호랑은 무슨 사이야?
(희재) 혹시 사귀었어?
[피식 웃으며] 뭐, 우리처럼?
지금 당신 때문에 둘 다 변호사 면허가 날아가게 생겼는데
그런 말이 잘도 나오지?
으이그
(금자) 그러게 왜 속아 가지고
[흥미로운 음악] [어이없는 한숨]
(금자) 아, 당신 먼저 들어가라
안 타? 어디 가?
아, 말 좀 해 주고 가라, 진짜!
[발소리가 들린다]
(창욱) 빨리 좀 오지
아이, 진짜, 좀만 더 늦었으면 답답해가 목매달 뻔했어요
우린 나가 있을 테니까 이야기 끝나면 연락하이소
[긴장되는 음악]
[한숨]
무슨 일이십니까?
아, 이왕 시작할 거면 좋은 데로 옮기지 그랬어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고
제 취향이 빈티지라서요
[웃음] 언제부터?
사람은 누구나 바뀌니까요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숨을 씁 들이켠다]
하찬호 항소심 맡는다면서?
- 네 - (필중) 응
그, 1심 자료 필요하면은 가 변한테 얘기해, 잘 도와줄 거야
그러죠
그 말씀 하러 오신 건 아닐 텐데요?
희재야
아...
윤 판사 변호를 맡지 않는다는 게 윤 판사를 내치겠다는 뜻이 아니야
[무거운 음악] (필중) 이슘 재판
송&김에서 변호했다는 거 세상이 다 아는데
윤 판사 재판까지 나서면은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키는 모양새가 되지 않겠니, 응?
[한숨]
윤 판사는 법적 양심에 따라 판결을 한 거야
검사가 아무리 뭐 직권 남용 운운해 봤자
재판의 독립성을 감안하면 풀려나게 돼 있어
[헛웃음]
설명이 참 길고
친절하시네요
그래도 네가, 응, 맡는다니까 다행이다
아버지 일이니까 최선을 다할 테고
네
대표님 말씀대로 최선을 다할 겁니다
(희재) 대한민국을 움직인다고 착각하면서
가차 없이 30년 지기도 짓밟아 버릴 수 있는
비정한 인간을 상대해야 되거든요
희재야
[한숨]
(필중) 이, 세상일이 만만치가 않아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아
인생 선배로 하는 얘기니까 새겨들어
[헛웃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희재) 진짜 구질구질해서 못 들어 주겠네 [의미심장한 음악]
뭐, 저한테 끝까지 인생 선배로 남고 싶으신 겁니까?
그러기에는 싸구려 협잡과 추잡한 변명밖에는
보여 주신 게 없어서요
이놈의 자식이
소환장 갈 테니까 증인으로 꼭 뵀으면 좋겠습니다
날 재판에 세우겠다?
[코웃음 치며] 뭐, 갑자기 겁이 팍 나세요?
[어이없는 웃음]
아하, 그만큼 떳떳하지는 않으시구나?
아무리 키워 주려고 애를 써도 자질이 안 되는 놈들이 있어
내가 윤희재를 잘못 봤네
아주 실망스럽구나
예, 저도 실망입니다
아무리 존경하려고 애를 써도 구역질이 나는 인간이 있거든요
(희재) 뭐, 할 말 다 하셨으면 나가 주시죠
못 들으셨어요? 제가 직접 모셔다드릴까요?
더 이상 당신 추한 꼴 보기 싫으니까
나가시라고요
[한숨]
[문이 쿵 닫힌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변호사1) 어, 정 변호사님 아니야?
(변호사2) 정금자 변호사님이시잖아요?
(변호사3) 해고된 거 아니었어?
[변호사들이 웅성거린다]
네?
어이
[문이 달칵 닫힌다] (금자) 이뻐졌네
[한숨 쉬며] 잘 지냈어?
(현아) 정 변호사님
혼자 오신 거예요?
(금자) 응, 윤 변은 안 왔어
[피식 웃는다]
윤 변호사님은 잘 계시고요?
직접 물어보지 그래?
네?
씁
이쯤 되면 내가 왜 왔는지 알아챌 만도 한데 말이야
윤 변
아버지 사건 말이야
[잔잔한 음악] (금자) 도와줄 변호사가 필요해
우리가 워낙 인원이 적어서 말이야
윤 변호사님도 이거 아세요?
내가 필요한 사람이라 뽑는 거야
저 있으면 신경 쓰이실 텐데
뭐가?
제가 윤 변호사님 좋아하는 거 아시죠?
에이
한번 해 봐, 어디
[현아의 웃음]
(창욱) 어허, 탄다 지금 전화 통화 할 때가 아이오
이거 디비야지
(주호) 훈제라서 대충 익혀서 먹어도 돼
(지은) 아, 진짜요? 오!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희재) 여기?
당신 좋아하는 닭발집 골목
이제들 막 시작했어
[피식하며] 끊기 싫은데?
올 때까지 나랑 뭐,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통화 종료음]
여보세요? 여보세요? [부드러운 음악]
아나, 씨...
(이준) 회식이면 소고기 먹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지은) 여기는 충입니다, 송&김이 아니라
드세요
(창욱) 아, 맞는다, CCTV는?
담당 형사가 와서 가져갔지
(창욱) 아, 이 형사가?
그, 증거 목록에는 없드나?
좀 더 알아봐야지
(창욱) 어!
아, 그렇게 끊을 거야?
코앞이었어, 들어와
오, 부 변?
[지은의 놀란 신음]
(현아) 다들 잘 지내셨어요?
보니까 좋네요
(창욱) 아이, 뭐, 합류하는 거가?
(현아) 네
(창욱) 아, 앉아, 앉아, 앉아
- (지은) 앉으세요, 여기 - (금자) 앉아
(지은) 수저, 젓가락
(이준) 아, 수저, 여기, 여기 수저...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부 변 영입한 거야?
응, 주로 당신 아버지 사건을 맡게 될 거야
팀원들 다들 정신없잖아 하찬호 건 때문에
[희재의 코웃음]
왜? 뭐?
괜찮겠어?
전혀?
(금자) 내가 뭐?
(창욱) 부 변, 우리 조사관 처음 보제? [이준이 말한다]
(금자) 아이, 회식이 이게 뭐야?
이모, 여기 소주 열두 병!
(지은) 갑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지은의 기합]
[지은의 웃음]
고맙습니다
(지은) 안 돼요
- (금자) 자, 우리 그럼 한잔하자 - (지은) 물 마셔요
(함께) 건배
[사람들의 환호성]
[흥미로운 음악]
(지은) 안 돼!
[꿀꺽 삼키는 효과음]
넘어갔다
- 왜 그래? - 자, 지금부터 1분
[째깍거리는 효과음] [경쾌한 음악]
- (주호) 1분? - (창욱) 보면 안다
(현아) 오 마이 갓
[째깍거리는 효과음]
[째깍거리는 효과음]
[희재의 초조한 숨소리] [째깍거리는 효과음]
[땡 울리는 효과음]
이제 시작이야
[희재의 긴장한 숨소리]
(이준) 하이에나들! [희재의 질색하는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이 하이에나들!
[지은의 놀라는 신음]
[작은 목소리로] 왜 이래?
[작은 목소리로] 또라이
(이준) 그래, 좋아, 하이에나도 필요하지
맞지? 여긴 정글이잖아
서로 먹고 먹히는 정글!
[우당탕거린다] [지은의 놀라는 신음]
그래, 정글 맞는다
(이준) 덤벼, 다 덤벼!
내가 정글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 내가 보여 줄 테니까 다 덤벼!
자
우리 오늘은 먹고 죽자
[희재의 헛웃음]
(현아) 그래도 하이에나가 깨끗한 동물이래요
- (지은) 아, 진짜요? - (현아) 응
[괴로운 신음]
[개운한 탄성]
- 괜찮아? - (희재) 아니
[웃음]
[금자의 피곤한 신음]
(지은) 누룽지 드세요
(금자) 윤
[희재의 힘겨운 신음]
(지은) 뜨거우니까 후후 불어 드세요
(금자) 어제 송 대표 왔었다며?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희재의 한숨] 회포는 잘 풀었고?
아버지 건은 뭐래?
[한숨]
[흥미로운 음악]
(희재) 송&김이 잘하는 게 뭔지 알아?
알려지지 않게 쌍방 대리를 하는 거야
양쪽 정보를 다 손에 쥐고서 저울질하는 거지
그걸 제일 잘하는 게 나였고
[희재의 헛웃음]
이슘을 변호해야 되니까 아버지 변호를 못 하겠다?
그게 뭔 개소리야? 어차피 무죄 나온다면서 왜?
아버지 재판으로 당신이 진짜 하고 싶은 건 뭔데?
(금자) 응?
[한숨]
송필중을 끌어내리는 거
(희재) 이슘과 아버지 사이에 송필중이 있고
다 송필중이 짠 판이었다는 거
어렵다는 거 알아
그래서 이렇게 여기
우리가 있는 거잖아
나만 믿어
[픽 웃는다] [휴대전화 벨 소리]
(금자) 어, 얘기해
(주호) 그 CCTV 복사본 가져간 이우태 며칠 전에 형사 그만뒀고
(주호) 혹시나 해서 집에 가 봤는데 한발 늦었어, 이사했대
[흥미로운 음악]
박 조사관님 잘하는 거 있잖아요?
(희재) 그, 형사였을 때 생각해서
(희재) 잠복이든 추적이든 어떻게든 잡아내세요
(주호) 아, 지금 나 정 변호사랑 얘기 중이거든?
룸서비스 직원도 놓쳤으니 이우태 형사는 절대 놓치면 안 되겠지?
(금자) 형사 인맥 최대로 동원해서 이우태 갈 만한 곳 샅샅이 뒤지고
무조건 찾아내!
(주호) 오케이
(창욱) 이 형사 그거, CCTV 파기했겠재?
(주호)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이냐에 따라 다르지
그, 계좌를 싹 파 보면 좋은데 어째, 못 파나?
뭘 어떻게 파?
그냥 땅바닥이면 나도 파지 아, 뭐, 다 되는 줄 아나 봐
아이, 근데 왜 말이 짧지?
우리가 지금까지 확보한 것들은
정황이나 추론일 뿐이야
결정적 증거가 없지
(희재) CCTV마저 물 건너가면...
아, 또 원점인가
[희재의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금자의 탄성]
(금자) 하, 소식은 들었습니다
뭐? 대표 해임된 거?
좋은 소식은 아니죠
송필중 개새끼
[바텐더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민주가 술을 쪼르륵 따른다]
내가 언니 얘기 한 적 있던가?
송필중 말이야
(민주) 하 회장과 우리 아버지가 밀어붙여서 언니랑 결혼했거든
처음에는 사랑하는 거처럼 보였지
[민주의 코웃음]
근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로펌 물려받은 뒤로 본심이 드러난 거야
아직 요양원에 계시죠?
[한숨]
벌써 쓰러진 지 15년이야
그때 빨리 병원에만 옮겼어도
(민주) 저 지경까지 되지 않았을 거야
난
송필중이 고의로 방치했다고 생각해
[의미심장한 음악]
내가 얼마 전에 알았는데
그렇게 매주 요양원 다니면서 로맨티시스트인 척하잖아
근데 서류상 이혼 상태야
이 새끼를 어떻게 하고 싶은데
내가 밀려났네
곧 윤충연 판사 재판이 열릴 겁니다
그런 걸로 못 잡아
아니라고 하면 그만인데
일단
이슘 우리가 살리자, 응?
자기가 필요해
이렇게 보게 되네요, 정금자 변호사
(필중) 아, 당분간 저희는 되도록 만나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내가 부르면 자네는 오는 거야
만나고 안 만나고는 내가 결정해
[무거운 음악]
그림들 빨리 처리해야겠어
이미 부정 탄 거 갖고 있기 찜찜해
그러시죠
송 대표가 좋은 값에 팔아 봐
이 후보 쓸 만큼 주고
알겠습니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그럼
[자동차 시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아, 마 변
아, 자네가 처리해 줘야 할 일이 있어
아, 제가요?
(석구) 그래, 관리 목록이야
(기혁) 아, 그러니까
물류 창고에 있는 물건 확인해서
AP이언으로 넘기라는 말씀 아니십니까?
잘 알아듣네
(석구) AP이언 중요한 클라이언트 아니야?
맞습니다
고객이 원하면 하는 거야
- 가 봐 - (기혁) 예
(기혁) 수고하십시오
저, 마 변호사님
저는 앞으로 이슘을 담당하게 되는 겁니까? 아니면 AP...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그냥 그거나 잘해
(석구) 시키는 거 잘하면 되는 거야
그게 송&김 변호사한테 맡겨진 일이야
예
명심하겠습니다, 예
(기혁)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오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파트너 변호사"
(기혁) 자기
일이 없어 그나마 주어진 게 창고지기라고
(유미) 하, 뭐, 그딴 회사가 다 있어? [익살스러운 음악]
뒤집어엎어!
자기 이용만 당한 거 아니야?
원래부터 자기를 크게 키우려고 했던 게 아니라
막 쓰고 버리려고, 맞지?
자기 너무 그러지 마라 눈물 나려 그런다
희재랑 금자 선배랑 회사 냈다며?
충?
그리로 가라, 차라리
[한숨]
마음이라도 편해야지, 우리 가기혁이
[기혁의 한숨]
[커피 머신 작동음]
[희재가 흥얼거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멋쩍은 웃음]
잘 있었냐?
[부드러운 음악]
[희재의 한숨]
연안 부두 항만에 컨테이너가 있어
예전에 우리 같이 일했었을 때
(기혁) 내가 서정화 내비 따라서 연안 부두 간 적 있었잖아
그때는 뭘 찾는지조차 몰랐고
근데
이제 안 거지, 딱 맞아떨어지더라고
[흥미로운 음악]
[철커덩 소리가 난다]
(기혁) 어, 이, 이게 다 뭐예요?
글쎄요?
(관리인) 그럼 여기 송&김이 관리하시는 걸로 바뀌는 거죠?
(기혁) 아, 예, 예, 맞죠, 관리 맞죠
(관리인) 씁, 그럼 전에 관리하시던 분이 남긴 건가?
어떻게 되는 거야?
그 전에 관리하던 사람이 누군데요?
(관리인) 서정화 씨요
누, 누구요, 누구?
서정화 씨요, 여자분
갤러리 하시는 분
서정화가 관리했던 그림들
(기혁) 화이트 호텔이 아트스카이 통해서 구입했던 것들이야
그러니까
손 회장님 거라는 거
이런 얘기는 왜 해 주는 거냐?
나도 변호사니까
나도
하찬호 1심 그렇게 준비해서 끝낸 거 마음에 걸려
[피식 웃는다]
고맙다
[잔잔한 음악]
그럼 갈게
[희재의 한숨]
희재야
나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잘 모르겠다
(기혁) 나는 왜 여기에 있고 우리 팀원들은 다 거기에 가 있는지도
(희재) 기혁아
이미 지나간 일엔 자책하지 마
그래 봤자 지나간 걸 바꿀 순 없어
그냥 지금 이 순간부터 생각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지나간 거 후회하기 시작하면 나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려야 돼
[피식 웃는다]
(기혁) 너 뛰어내릴 때 나도 같이
아, 자식
뛰어내리지 말자는 얘기잖아
뭐라도 같이 하고 싶어서, 이 자식아
[피식 웃는다]
[웃음]
참
(직원3) 여기는 우리 직원들 맞고 [의미심장한 음악]
예, 맞고
어? 쓰읍, 이 차는 모르겠는데?
아, 이거 청소업체 같은데요?
여기 아니에요?
예, 우리 업체 아닌데
화이트 호텔이 다른 용역업체도 쓰나요?
(직원3) 아니요, 우리가 독점입니다
씁, 그런데 얘네는 누구지, 진짜?
[금자의 한숨]
클리닝이라는 업체에 대한 정보는 없다?
(이준) 네, 인터넷 다 뒤져 봤는데요 이런 회사는 없습니다
(지은) 비슷한 이름의 회사도 다 전화해 봤는데
화이트 호텔과 연관된 업체는 없었습니다
오케이, 수고했어
화이트 호텔에 출입한 차량 리스트 다시 정리해
네?
네?
(지은) 하, 예
[이준의 한숨]
[지은의 한숨]
힘내고, 응
(희재) 이슘은 대선 경쟁에 자금을 대는 돈줄
송필중은 대권 후보와 이슘을 연결시켜 주는 고리였고요
그렇게 BH에 입성하면 임기 동안 이슘과 송필중에게 은혜를 갚았다?
(희재) 그게 송&김이 지금까지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힘이었어요
이번에도 차기 대권 후보인 이인엽을 위해서
똑같은 판을 세팅하고 있고요
그럼 윤 판사님이 판결로 이슘에 특혜를 준 게 사실이네요
[희재의 한숨]
한발 더 나아가 대법관 자리까지 줬다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에 아버지가
아니
윤충연 판사가 말을 안 들었다
사실 관계는 잘 알겠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유리한 판결로 금전적 보상을 받은 적 없다'
(현아) '대법관 인사는 본인의 결정과 무관하다'
'판사의 판결은 고유 권한이므로 직권 남용의 잣대로 판단할 수 없다'
이렇게 변론하면 되는 거잖아요?
아니요, 그 반대입니다
(희재) '지금까지 얘기한 이 모든 것들을 인정한다'
[흥미로운 음악] '그리고 재판에서'
'이 뒤에 있는 실체'
'그 커넥션을 밝힌다'입니다
그거는 검사가 할 일 아닌가요?
아버지 변호하신다면서요?
하찬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 불법을 저지른
전현직 이슘 계열사 사장들의 배임 혐의에
무죄를 준 아버지의 판결은 잘못된 게 맞고요
직권 남용이 맞습니다
(금자) 이례적으로 법원이 휴정기인데도 바로 기일을 잡았잖아?
핵심은
당신 아버지가 인정하겠냐는 거야
자신의 판결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하실 거야
나하고 그러기로 약속했거든
[한숨]
제가 지금 진짜 혼란스러운데요
이 재판의 목적이 도대체...
(희재) 거기서부터가 시작이거든
직권 남용을 인정해야 '왜'라는 동기가 중요해지고, 그래야
송필중을 끌어내릴 수 있으니까
[흥미진진한 음악]
(희재) 네, 아버지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너무 걱정 마시라고요
저랑 의논하셨듯이 그대로 하시면 됩니다
(충연) 알았다
[한숨]
하찬호를 증인석에 세워야겠어
(희재) 승계 재판 혜택받은 장본인이잖아?
하찬호가 그걸 하겠어?
(희재) 우리 하찬호 항소심 변호인이야
우리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원하고 있을걸?
아니면 교도소에서 8년을 썩어야 되니까
하, 뭐...
거래라도 하시게?
[피식한다]
쓰읍, 방법이 이거밖에 없다면
(희재) 당신이 나한테 가르쳐 준 거지
[잔잔한 음악]
[한숨]
(금자) 윤 판사님 치부를 드러낸다는 건
대대로 판사였던 당신 집안에도 치명적이야
괜찮겠어?
내 걱정 하는 거야?
[희재가 픽 웃는다]
내 집안 명예를 위해서 하는 일이야
실수를 한 거보다
실수를 했다는 걸 인정하는 게 더 어려운 법이거든
[피식하며] 형이 그러더라
핏줄에 폐 끼치고 살지 말라고
그래, 이거지, 이런 당당함이 윤희재지
파이팅이야
파이팅 할 테니까 그때 뭐라고 했는지 말해 줘
변협 징계 위원회 갔을 때
아휴, 그게 그렇게 궁금해?
어, 무척
[한숨]
사랑했다고 했다
됐니, 이제?
[부드러운 음악]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아, 최 판사님
누가 증인석에 선다고? [무거운 음악]
[금자의 한숨]
[충연의 한숨]
(이준) 팀장님, 대국일보 비롯 중요 4대 일간지 기자들은 안 온답니다
막았나 봐요
그나마 모은 게 인터넷 언론사 몇 군데가 다예요
[금자의 헛웃음]
하찬호가 증인으로 나오는데도 말이지?
송필중 대표님은...
절대 안 나타나겠지
[한숨]
(희재) 아버지
다 인정하시기로 했어
그래야만 하고
(재판장) 송필중 증인 왔습니까?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희재) 그래서 다음 증인으로 하찬호를...
[문이 달칵 열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재판장의 헛기침]
(재판장) 증인이 왔으니 증인 신문 진행하겠습니다
증인 앞으로 나오세요
증인
(희재) 1심 재판이 열리기 전 집중적으로 한 달 동안
이슘의 하병화 회장 피고인 윤충연과 함께 만나셨는데요
아, 기억이 안 납니다
[어두운 음악]
(희재) 피고인에게 하 회장을 소개시켜 주셨죠?
피고인은 하 회장을 따로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모든 자리에 동석하셨고요
아, 그런가요?
아,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희재) 이슘 승계 재판을 유리하게 판결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아니었습니까?
그 부탁은 하 회장이 아닌 송필중 씨 입에서 나왔고요
(재판장) 변호인
지금 변호를 하고 있는 거 맞습니까?
아닙니다, 그런 적 없습니다
(희재) 피고인, 피고인은 이슘 재판 관련 청탁을
하 회장에게 들었습니까 송필중 씨에게 들었습니까?
[방청객들이 웅성거린다]
(재판장) 변호인, 지금 증인 신문 중입니다!
[한숨]
피고인이 직접 작성한 진술서입니다
(희재) 피고인 윤충연이
하 회장과 증인 송필중과
만난 자리에서 나눈 대화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5월 3일, 송필중에게서 이슘 관련 재판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음'
(희재) '7일, 송필중과 1심 판사에 대한 성향을 얘기함'
'15일, 1심 판사와 저녁 식사를 하며 이슘 재판에 관해 토론함'
(재판장) 변호인, 이미 검토한 증거입니다 증인 송필중에게 질문하세요!
(희재) '7월 16일, 송필중에게 이슘 2심 재판을 맡게 됐음을 얘기하고'
'무죄 혐의가 가능할지 다시 토론함'
(재판장) [탁상을 쿵 치며] 변호인!
(희재) '9월 4일, 2심 판결이 무죄로 날 경우'
'송필중에게 대법관 자리도 가능하다는 언질을 받음'
[방청객들이 웅성거린다]
[한숨]
[한숨]
[방청객들이 웅성거린다]
(재판장) 기록에서 삭제하세요
(서기) 네
[무거운 효과음]
(재판장) 진술서 내용의 신뢰성은 다시 검토하겠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금자의 한숨]
제가 말씀드리죠
(필중) 아, 이 재판은 피고인 윤충연이 직권 남용을 했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1심 판사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했는지
[헛웃음]
2심 판결 때 법적 양심을 저버리고
이슘에게 유리하게 판결을 내렸느냐
(희재) 그걸 몰라서 묻고 있는 게 아니잖습니까?
아주 간단한 문제입니다
피고인 윤충연
(필중) 피고인은 1심 판사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한 적이 있습니까?
[희재의 헛웃음] 2심 판결 때
자신의 양심을 저버리는 그런 판결을 내렸습니까?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피고인, 대답하세요
재판장님!
(재판장) 피고인, 대답하세요!
[한숨]
[한숨]
그런 적
없습니다
[어두운 음악]
[방청객들이 웅성거린다]
[한숨]
[현아의 한숨]
피고인
직권 남용을 한 적이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희재) 하 회장과 송필중에게 요구받은 것이 없다고요?
[한숨]
제 양심에 따라 판결한 겁니다
[방청객들이 웅성거린다]
[한숨]
[한숨]
윤 변호사한테 시간을 좀 주죠
회사까지 옮겼는데
후회는 없어요
윤 판사님이 그런 결정을 내리실 줄 몰랐던 거고요
하찬호 건 열심히 해 보죠
[휴대전화 진동음]
(금자) 어, 나야
[떨리는 숨소리]
금자 님, 찾았어요, 말씀하신 자동차
자동차 사진 나한테 보내, 당장
[충연의 한숨]
[무거운 음악]
이게 최선이었다
나로서는
이게 최선이었다
아버지를 버린 사람한테도
충성을 다하시는군요
정말 아버지의 판결에
법적인 양심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으시겠어요?
[한숨]
(희재) 판사가 신은 아니잖아요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그릇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어요
근데
그거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거잖아요
제가 열 살 때부터
아버지가 귀에 딱지가 앉도록 하시던 말씀입니다
그 말을 이제
아들한테 되돌려받으시네요
[한숨]
아버지는 판사로서도
제 아버지로서도
실격입니다
[한숨]
[한숨]
[금자의 헛기침]
싹 다 잊고 싶지?
그 처참한 감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가 막힌 걸
내가 갖고 있는데 말이야
[피식한다]
뭔데? 그 대단한 게?
이게 뭐?
(희재) 차량 번호, 주소...
여기서 뭐 건진 거 없잖아?
화이트 호텔 갔다 와서 내 머릿속에 빡 떠오른 질문 하나
[의미심장한 음악]
(창욱) 그날 화이트 호텔에서 경제인 연합회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손 회장도 참석을 했었고
VIP룸에 묵었답니다
그럼 그날 서정화는
(금자) 손봉우 회장을 만나러 화이트 호텔에 간 거였겠네
왜 굳이 화이트 호텔이겠어?
그때 서정화 지인이 그랬다면서요?
(현아) 그림 팔아서 그 돈으로 하준호랑 해외로 뜰 생각이었다고
손봉우 회장이 말이야
서정화를 죽였다고 치면
누굴 제일 먼저 부를까?
[고민하는 신음]
변호사겠지?
[서류를 툭 친다] 하찬호가 당신을 불렀듯이?
(금자) 강남구 이역동 35번지
송필중 자택 주소야
차주가 김민정
송필중 부인, 요양원에 누워 있는 김민주 대표가 확인해 줬어
가자, 당신 잘하는 거 하러
지금? 당장?
(희재) 어
[금자가 피식한다]
하나도 기억 안 나지, 재판 망한 거?
인정
대단한 위로였어
이번엔 제대로 송필중 잡으러 가 보자
[면도기 작동음]
(비서) 약속 없이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필중) 아 [긴장되는 음악]
죄송합니다, 대표님
이게 뭘 증명하는데?
왜 화이트 호텔에 가셨습니까?
(필중) 난 거기 간 적이 없고
[흥미로운 음악]
그럼 이 차는 김민정 씨가 직접 운전했다는 얘기세요?
그냥 가셨다고 하셨어야죠 화이트 호텔에
뭐, 급똥이 마려웠다거나 어떤 용무를 생각해서라도
(금자) 뭐, 당황해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픽 웃으며] 어, 뭐, 난, 어
더 이상 할 말 없으니까 그만 나가 보게
봤지? 송 대표님 당황한 표정
[필중의 한숨]
아까 법정에서 보여 주셨던 당당한 표정과는 전혀 다르시네요?
어, 희재, 네가 아까 재판에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나 본데
그렇다고 해서 너답지 않게
(필중) 저따위 걸 증거라니? 응?
민망하지 않나?
[한숨]
[희재의 힘주는 신음]
이제 시작입니다
손봉우 회장과 송 대표님
그리고 서정화
무척 재밌겠죠?
기대하세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희재) 직접 확인하니까 짜릿한걸
(금자) 이 맛으로 변호사 하는 거지
(희재) 그건 좀 아닌데?
(금자) 토 달지 마
당신 아버지 말이야
평생 그런 믿음으로 살아온 사람이야 안 바뀔 거야
뭐, 바뀌면 무너지지 않겠어?
자신이 살아온 인생, 가치관, 신념 [희재의 한숨]
이런 걸 다 부인하는 셈인데
그래서
아버지를 이해하라고?
뭐, 그렇다는 얘기야
씁, 각자 살아가는 인생이 다르니까
[메시지 수신음]
[금자의 한숨]
나 갈 데가 있거든?
[금자가 차 문을 달칵 연다]
(금자) 어, 당신 택시 타고 가라
또?
이번엔 누군데?
절대 바뀌지 않을 또 한 사람
[입소리를 쯧 낸다]
이번에야말로 종지부를 찍어야지
가
[차 문이 쿵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한숨]
(희재) 택시!
저...
[무거운 음악]
잠시만요
[통화 연결음]
어
내가 설마 해서 그러는데
지금 아버지 만나러 가는 거야?
그 인간더러 왜 자꾸 아버지래?
거긴 왜 가?
마침표를 찍고 싶다니까, 제대로 [희재의 한숨]
안 돼, 갈 거면 같이 가
[한숨 쉬며] 내가 알아서 할게
[통화 종료음]
정금자, 정금자!
[희재의 한숨]
박 조사관님
[한숨]
(금자 부) 은영아
내가 너한테 용서를 빌 마지막 시간을 주면 안 되겠니?
다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
[자동차 가속음]
[희재의 걱정스러운 한숨]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어두운 음악]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나 거의 다 왔어, 기다리라고
(희재) 절대로 혼자 만나지 말고, 알았어?
대답해, 알았어?
[문손잡이가 덜커덕거린다]
[날카로운 효과음]
[금자의 놀란 숨소리]
[긴박한 음악]
[금자의 놀란 숨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금자의 다급한 신음]
(희재) 뭐야? 왜 말이 없어?
정 변, 정금자!
[금자의 힘겨운 숨소리]
[금자의 힘주는 신음]
[희재의 한숨] (희재) 어, 스톱, 스톱!
[희재의 거친 숨소리]
(케빈) 드디어 여기까지 왔네요 다 대표님 덕분입니다
너도 궁금하잖아
(희재) 하찬호가 진짜 범인인지 아닌지
(금자) 서정화 손톱에
하찬호 외의 신원 미상의 DNA가 하나 더 나왔거든
(창욱) 아, 절마들 누고?
(금자) 저 새끼네, 나 찌른 놈
(금자) 제가 준비한 피날레는 이거예요 [금자가 손가락을 딱 튀긴다]
(용운) 딱 30분 준다
지금 송&김 변호사들 달려오고 있을 거니까 그 안에 끝내
(손 회장) 감히 네까짓 것들이...
(금자) 나를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기대되지? 나 정금자거든
.하이에나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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