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있지만 1
(나비) 눈앞의 현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예고 없이 내린 눈으로 순식간에 하얗게 변한 거리를 걷는
바로 지금처럼
(나비) 사랑을 할 때도 그렇다
"사랑해!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은
비현실적인 느낌
(나비) 마음이 들뜬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관람객1) 야, 근데 진짜 야하다
(관람객2) 그러니까
(관람객2) 근데 왜 제목이 '나비'지?
(관람객1) 그러네?
(관람객2) 가자
(관람객1) 우리 이제 뭐 보러 가?
(관람객2) 이거 보러 가자
(현우) 나비야
- (관람객2) 나비? - (관람객3) 저 여자가 나비인가 봐
(관람객2) 이름이 똑같은데?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관람객3) 너무 야하잖아 [관람객4의 웃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관람객5) 설마 애인으로 작업한 거야?
[사람들이 연신 웅성거린다]
(현우) 예쁘지?
[사람들의 웃음]
[쓸쓸한 음악]
나비야, 유나비!
[뛰어가는 발걸음]
(나비) 사랑은 뭘까?
"사랑"
(나비) 그는 진지한 사람이었다
(현우) 사랑이란 뭘까?
난해하고 낯선 무언가에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는 것
그게 진정한 사랑 아닐까?
[달그락 소리가 난다]
(나비) 어…
- (현우) 역시 - (나비) 응?
(현우) 사실 오늘 피자를 먹자고 한 건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나는 네 마음을 엿보고 싶어서야
- 내 마음? - (현우) 응
(현우) 나에 대한 네 마음 말이야
(현우) 오늘 밤 이 한 겹이 씌워지느냐, 아니냐로
우리 관계의 진정성이 확인될 거야
(나비) 거의 항상
아니, 그냥
그는 항상
나비야, 솔직히 이건 아니잖아
뭐가?
(현우) 지나치게 독단적인 결정은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
어, 이거 손톱 바꾼 거 이상해?
(나비) 다들 예쁘다 그랬는데
(현우) '다들'?
나라면 '다들'이 아니라 애인을 제일 먼저 고려했을 거야
너한테 나라는 존재는 그저 또 다른 타인에 불과하구나?
지금 나 혼자 진지한 거니?
(나비) 그 집착적인 의미 부여와 끝도 없는 비유들
[힘겨운 숨소리]
내 작품이 부끄럽니?
(현우) 그래서 울어?
나비야, 겉만 보지 말고 그 안에 깃든 의미를 봐야지
[나비가 훌쩍인다]
(나비) 그래도 나한테 한 번만 먼저 말해 줬으면 좋았잖아
[흐느낀다]
(현우) 아이씨! 야, 오빠 진짜 속상하다, 어?
날 가장 이해해 줄 거라고 믿은 네가 이러면…
[현우의 답답한 신음]
(나비) 그게 특별한 거라고 믿었던 때도 있었다
(친구1) 어유,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좀 특이한 거 같은데?
(친구2) 널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거라 했다며
예술가는 아무나 모델로 삼지 않잖아?
그렇다면
[테이블을 톡톡 치며] 내 생각엔 널 많이 아끼는 것 같아
뮤즈, 뭐, 그런 거?
(친구1과 나비) - 뭐래? 야, 이거 진짜 아닌 것 같아 - 뮤즈…
(친구2와 친구1) - 아니야, 이건 아트지, 괜찮은데? - 너 이게 아트로 보이냐?
(친구2) 괜찮은데?
(나비)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똑똑 소리가 들린다] (세영) 저기, 언니
언니 남자 친구 이름 유현우 맞죠?
응, 맞는데, 왜?
(세영)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제 친구가 그 학원에 다니거든요
(세영) 좀 됐다더라고요
(나비) 현실을 깨닫게 되는 건
뜻밖에 한순간이었다
그리고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
[잔잔한 음악]
(나비) 하지만
(현우) 나비야
아휴, 학원에 전시 준비까지 아주 죽겠다
이번 전시 잘되면 강사 때려치우고
작품 활동에 올인하려고
아, 근데 작품 콘셉트가 좀 걸리네
백 작가님은 20대를 키치하고 자유분방한 이미지로 잡으실 모양인데
[현우가 주절거린다] (나비) 자책만 하기에 그 새끼는 너무 많이 떠들었다
(현우) 나비야
자세가 왜 이렇게 삐딱해 오빠 지금 진지한 얘기 하는데
개새끼
[코웃음]
(현우) 뭐?
(나비) 사랑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허무하게 녹아 사라져 버리는
아무것도 아닌 것
[경쾌한 음악]
나의 연애도 그렇게 끝이 났다
(여학생1) 나비, 어디 가?
작업실
- (여학생1) 이따 봐 - (나비) 이따 봐 [남학생1이 인사한다]
- (나비) 뭐 하냐? - (남학생2) 그냥 쉬고 있어
(나비) 빨리 와
[사람들의 웃음] (나비) 작업실 안 가냐?
- (여학생2) 먼저 가 있어 - (여학생3) 어, 먼저 가 있어
- (여학생4) 안녕 - (나비) 왔어?
- (남학생3) 안녕 - (나비) 안녕
(남학생4) 나비, 안녕
(나비) 하이
[작업실이 소란스럽다] - (규현) 유나비, 으디 갔다 오냐? - (나비) 나 밖에
(세훈) 야, 유나비, 나 좀 도와줘
(나비) 너 혼자 좀 해
(남학생5) 나비야, 진득하니 좀 하자
(나비) 아이씨 [남학생5의 아파하는 신음]
[나비의 한숨]
(빛나) 아, 이런 거지 같은 놈을 봤나
(솔) 또 왜?
(빛나) 아이, 자기…
자기가 먼저 모텔 싫다고 호텔 가자 해 놓고선
이제 와서 돈을 보내라네? 아…
(지완) 누가? 어제 그 앱으로 만난 애?
(빛나) 어! 아이, 잘하기라도 했으면 억울하지도 않지
숙박은커녕 대실도 과분한 새끼였다고!
(솔) 그런 애랑 왜 잤는데?
보나 마나 잘생겼겠지, 뭐 얘 얼빠잖아 [빛나의 한숨]
(빛나) 개빡친다
야, 한 대 피우러 가자
(지완) 으음, 나 잠깐 끊었어
[애교스럽게] 3일 뒤까지 금연이에요 금연이에요
그건 또 뭐야, 뭐, 3일 뒤 뭔데?
(지완) 소개팅 날짜 잡힌 김에 한번 끊어 보고
할 만하다 싶으면 좀 더 참아 보려고
- 소개팅을 또 해? - (빛나) 와, 너도 참 대단하다
남자가 그렇게 좋니?
네가 할 소리는 아니거든요?
(빛나) 그렇긴 해
(솔) 아, 시끄러워
- (솔) 작업할 거지? - (지완) 응!
[지완이 살짝 웃는다]
- (빛나) 진짜 안 가? - (나비) 가
(지완) 안 가
와, 그럼 난 누구랑 담배 피우러 가냐
혼자 담배 피우러 갔다가 납치라도 당해 봐
(빛나) 집에 계신 어머니 절 위해 울어 주실 건가요 [연필을 탁 내려놓는다]
같이 가, 같이 가
[웃으며] 너뿐이야
- (빛나) 컴 온, 걸 - 방금 들어왔는데
[흥겨운 음악이 들려온다] [빛나의 웃음]
(나비) 아, 갈게, 갈게 갈게, 갈게, 갈게
(빛나) 조금 남았다
(나비) 넌 어떻게 담배 피울 때마다 여길 올라가냐?
- (빛나) 담배 피울 때마다 가야지 - (나비) 아, 진짜
[새가 지저귄다] (빛나) 여기에서 괜찮으면 오른쪽 별로면 왼쪽으로 넘겨
그러다가 둘 다 오른쪽으로 넘겨지면 딱 매치가 되는 거지
(나비) 매치가 되면?
(빛나) 뭐, 이걸로 메시지 좀 주고받다가
괜찮으면 톡으로 넘어가고
그러다 마음에 들면 만나기도 하고 [나비의 호응하는 신음]
근데 오늘은 영…
(나비) 야, 근데 여기서는 다 본명 안 쓰지?
(빛나) 응 난 내 프사도 내 뒷모습이야
근데 케바케긴 해, 뭐, 얼굴이랑 신상 다 까는 사람도 있고
아! 이런 문신 완전 극혐
(나비) 문신? [빛나의 한숨]
(빛나) 어제 그 새끼 몸에도 몸에 대문짝만한 문신이 있었는데
뭐라 쓰여 있는 줄 아니?
'I will never die', 'die'…
아니, 아니, 뻑하면 죽으면서 'never die'가 뭐야?
- (빛나) 'never die'가… - (나비) 야, 좀 조용히 좀 해
[나비의 웃음] (빛나) 겁나 어이없어
근데 문신도 잘하면 예쁘던데?
(빛나) 누구?
(나비) 응?
너 남자 생겼냐?
(나비) 아, 뭐래
무슨 남자야, 무슨
[나비의 헛기침] [빛나가 혀를 쯧 찬다]
[빛나의 힘주는 신음]
(빛나) 나 오늘 애들이랑 술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갈래?
아니, 난 됐다, 나 오늘 야작 하려고
[나비의 힘주는 신음] 또?
와, 너는 진짜 무슨 재미로 사냐?
뭐
(빛나) 쟤, 우리 과 후배인데 너랑 술 마셔 보고 싶대
[남학생들이 두런거린다] - (남학생6) 오늘도 밤새워야지 - (남학생7) 어제도 밤새웠는데…
나 남자 친구랑 헤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무슨 [빛나를 툭 친다]
아, 야, 아, 누가 뭐래?
(빛나) 그냥 다 같이 아는데 너희 둘은 모르니까
그냥 서로 안면 좀 트자 이런 거지, 그냥
아, 아, 아무튼
[한숨 쉬며] 재미없어
[놀라며] 어, 방금
방금 실수로 겁나 잘생긴 사람 넘겨 버렸어
(나비) 어디, 어디? 어디, 어디, 어디, 어디…
(빛나) [한숨 쉬며] 이제 다시는 못 봐
[나비의 한숨] 근데 유나비 너 오늘 좀 낯설다?
왜 또, 뭐? 뭐가, 왜?
하긴 똥차 보냈으니까 이제 새 차 타야지, 응?
[피식 웃으며] 뭐…
- 근데 너는 이거 안 돼 - (나비) 왜?
이쁘게 생겨 가지고 남자 보는 눈이 없으니까
괜히 파리들만 꼬인다고
- 야 - (빛나) 응?
뭐, 쯧
그럴 수도
(빛나) 진짜 안 가?
(나비) 응, 재밌게 놀아
재미없어
- (나비) 이따 연락해 - (빛나) 어
[나비의 한숨]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따뜻한 음악]
[편안한 숨소리]
[가게가 소란스럽다]
[머들러를 달그락 놓는다]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이 두런거린다]
(손님1) 저 남자 봐 봐
(손님2) 오, 잘생겼다
(손님3) 너무 잘생겼다, 진짜
[여자들이 웅성거린다]
(재언) 와 있었네요?
[차분한 음악]
누구세요?
소리 씨 아니에요?
아니요, 전 유나비라고 하는…
(나비) 데요
(재언) 나비?
[차분한 음악]
아…
[살짝 웃는다]
제가 사람을 착각했나 보네요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나비) 우습게도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따뜻한 음악]
불과 1분 전까지만 해도
날 무겁게 짓누르던 실연의 아픔이
[다가오는 발걸음]
앉아도 돼요?
이미 앉았잖아요
일행 있어요?
아니요, 없어요
(나비) 눈 녹듯 사라졌다
근데 누구랑 약속 있는 거 아니었어요?
좀 전에 저랑 누구랑 착각했다면서요
취소했어요
왜요?
(재언) 그냥
만날 필요 없을 것 같아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나비의 놀란 숨소리]
[다트 머신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재언)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안 잊었죠?
(나비) 완전 사기당했어
- 아… - (재언) 하던 얘기 마저 해 봐요
오늘 헤어졌다고?
아…
네
완전 찼어요, 제가
나쁜 사람이었나 보네
(나비) 그냥 뭐
웃긴 놈이었어요 [다트 머신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만난 내가 등신이지
아, 차라리 잘됐어요 이제 마음 편히 한국 떠야지
- 여행? - (나비) 교환 학생
파리로 가는 게 제 목표예요
멋지다
(나비) 아직 멀었어요, 여행 좋아해요?
제대로 가 본 적이 없어서 연말에 가려고요
누구랑?
아…
혼자?
(나비) 뭐, 친구? 아니면…
애인?
글쎄
뭐든
[다트 핀이 탁 꽂힌다] [다트 머신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재언) 여기
(나비) 이제 제 차례죠?
[재언이 피식 웃는다]
[나비의 멋쩍은 웃음]
왜 이렇게 안 되지
(재언) 많이 안 해 봤으니까
계속하다 보면 나한테 맞는 방법을 찾게 돼요
어디 꽂혀도 상관없으니까
저기, 불 근처에만 닿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강조되는 효과음]
[다트 머신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나비의 놀란 탄성]
[나비의 신난 신음]
[나비의 웃음]
의외네?
(나비) 뭐가요?
(재언) 웃으니까 좀 달라서
[살짝 웃으며] 뭐라는 거야
비켜 봐요
[다트 머신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나비의 헛웃음]
(재언) 내가 이겼네
(나비) [웃으며] 당연하죠
졌는데 되게 좋아하네?
뭐, 재밌었으니까?
그러네
나비 씨랑 있으니까 재밌네
(나비) 이 인간
[어색한 웃음]
심장에 좀 해롭다
[나비의 어색한 웃음]
[나비의 헛기침]
- 가볍게 - (나비) 가볍게
[휴대전화 진동음]
(나비) 어, 엄마
(정란) 딸, 이모가 너 좋아하는 장조림 새로 했다는데
보내라 할까?
(나비) 아니, 저번에 준 것도 아직 한참 남았어
(정란) 남은 건 그냥 버리고
내일 보내 줄 테니까 그거 먹어
아, 뭐, 툭하면 버리래, 엄마는, 끊어
(정란) 뭐 때문에 또 배배 꼬이셨어?
귀한 딸내미 헌거 말고 새거 먹으라는 건데?
아무튼 됐어
(정란) 너 집에는 언제 오게?
지하철로 한 시간이면 오면서
어떻게 한 번을 안 오니?
아, 그야 가면 아저씨 있으니…
아, 요즘 과제가 좀 많아, 내가
(나비) 똘이 잘 있어?
(정란) 똘이는 맨날 언니 보고 싶다고 낑낑거리지
남친 데리고 와 엄마가 맛있는 거 사 줄게
남친은 무슨
(정란) 뭐야, 헤어졌어?
나비야
[의미심장한 음악]
엄마, 잠깐만, 나 끊어 봐
[통화 종료음]
[한숨]
[아련한 음악]
(재언) 넌 왜 이름이 나비야?
[쓱쓱 그림을 그린다]
평생 꿀만 빨고 살라고
(나비) 우리 이모랑 엄마랑 합작
[나비의 웃음]
뻥이고
너 너새니얼 호손이라고 알아?
우리 이모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인데
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대
아, 이거 좀 오글거리는데
'행복은 나비와 같다'
'잡으려 하면 항상 달아나지만'
'조용히 앉아 있으면 스스로 너의 어깨에 내려와 앉는다'
그래서 내가 나비야
별거 없지?
아니
너무 좋은데?
[재언이 입바람을 후 분다]
[입바람을 후 분다]
(나비) 너는 그거 목에
나비인가?
(재언) 응
나비를
좋아해
[피식 웃는다]
다 됐다
[재언이 펜을 툭 내려놓는다]
(나비) [웃으며] 귀엽다
근데 이거 진짜 소원 맞아?
소원치고는 너무 소박한데?
그럼
다른 거?
[부드러운 음악]
[재언이 피식 웃는다]
[나비가 살짝 웃는다]
(나비) [피식 웃으며] 어이없어
뭐가?
아니야
[재언이 라이터를 딸각 연다] [재언이 라이터를 탁 켠다]
[재언이 라이터를 탁 닫는다]
(나비) 오늘 달 예쁘다
[웃음]
(재언) 피울래?
하나 남은 거 주는 거야
(나비) 어…
나는 담배 안 피우는데…
(취객) [술 취한 말투로] 저기요 혹시 담배 하나만 빌…
[웃으며] 아휴, 아, 술이 확 깨네
저기요, 저 담배 하나만 빌려줘 봐요
내가 나중에 우연히 만나면 꼭 갚을게, 네?
(재언) 있긴 한데
(취객) 씨, 뭐야, 씨
[재언이 라이터를 딸각 연다]
[감성적인 음악]
뭐야?
왜 웃는데?
[재언이 라이터를 탁 켠다]
[재언이 라이터를 탁 닫는다]
[나비가 콜록거린다]
(재언) 괜찮아? [콜록거린다]
(나비) 어
괜찮아
나비 보러 갈래?
나비가 어디 있는데?
우리 집
나 잠깐 화장실 좀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재언) 뭐 해?
나도 보고 싶지
지금 잘 거야?
[재언이 피식 웃는다]
응
(경준) 뭐야, 그래서 그냥 나왔다고?
(경준) 그 뒤로 연락은? [발랄한 음악]
(나비) 연락은 무슨
저 걔 이름도 몰라요 난 내 이름 어원까지 밝혔는데
(민영) 답지 않게 큰 용기 냈는데 안됐네
[나비의 한숨]
그건 또 뭔데?
(나비) 아, 이거? 이거…
이거 아무것도 아니에요
(경준) [손가락을 딱 튀기며] 사랑이네
아, 진짜, 그런 거 아니라고요
- 그럼 뭔데? - (민영) 욕정?
아, 몰라요, 그냥
재밌었어요
(경준) 뭐든 간에
단번에 그렇게 끌리는 사람 만나는 게 이게 쉬운 게 아니거든
(민영) 아, 됐어 여친 있는 거 같다며?
아무튼 바람피우는 놈들은 상종을 말아야 돼
아참, 과사 알바 공고 올려야 되는데
아니면 애들 좀 추려서 물어볼까?
(경준) 그러자 [민영의 헛기침]
재언이 어때?
(민영) 글쎄, 걔가 한다고 하겠어?
내가 한번 꼬셔 볼게
[경준이 살짝 웃는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솔) 안녕하십니까
(경준) 어, 도레미파솔, 솔이 왔네
[경준이 살짝 웃는다] [솔의 어색한 웃음]
(솔) 저 오늘 교수님이랑 상담하러…
(민영) 아, 어, 둘이 같이 들어가
- (나비) 어… 둘이 같이? - (솔) 두, 둘이?
(나비) 아니, 아니요 그, 솔이 먼저 해도 상관없는데, 네
(민영) 뭐 하러 그래, 시간 아깝게
둘 다 오늘 교환 학생 얘기잖아
이 교수님 잔소리 일대일이면 더 길어지는 거 알지?
(솔) 네
(나비) 네
- (나비) 안녕히 계세요 - (솔) 안녕히 계십시오
[문이 달칵 여닫힌다] (경준) [웃으며] 하여간에 눈치가 없어
왜? 뭐가?
(경준) 아, 나비
솔이랑 비교될까 봐 같이 들어가기 불편해하는 거잖아
아, 그런 거였어?
(이 교수) 다 센 곳들만 뽑아 왔네?
나비 너 당장은 여기 다 안 돼
간당간당하다고, 너도 알지?
네
(이 교수) 못한다는 거 아니야 잘하고 있는데
아, 티오가 워낙 적으니까
[잔을 탁 놓으며] 당장 이번 학기 성적부터 올려야 돼
더 열심히, 오케이?
네
(이 교수) [안경을 달그락 벗으며] 그리고
무조건 외국 나가는 게 답은 아니다
국내에 남는 게 오히려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어
뭐, 여기 대학원도 괜찮아
사실 한국 사람한테 한국만큼 편한 곳이 어디 있겠어
안 그래?
그, 그렇죠, 네, 그렇죠
(이 교수) 다음에 다시 더 얘기해 보는 걸로 하고, 어?
솔이 넌 어쩔 생각이야?
아직 조교한테 리스트 안 넘겼다며?
네, 아직 좀…
(이 교수) 아니, 당장 다음 학기에도 갈 수 있는데 뭘 망설여?
뭐, 말 못 할 사정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요, 그냥…
곧 결정해서 말씀드릴게요, 교수님
그래
이왕이면 난 서둘렀으면 한다
(이 교수) 시간 아깝잖아
떠나기 전에야 여기랑 뭐가 다를까 싶지만
확실히 더 넓은 세상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따로 있어, 응?
정리를 참 잘해 왔어
너 이거 가져가서 좀 보고 빠른 시일 내로 마음 정해 봐
(솔) 네
[무거운 음악]
[이 교수의 못마땅한 신음]
너희 둘 다 낯빛이 왜 이렇게 어둡니?
한창 빛나야 할 청춘들이, 어?
(이 교수) 너무 작업실에만 처박혀 있지 마
삶에 다양한 이벤트를 많이많이 만들어야
이게, 이게, 영감이 이게 팍팍 살아나지 않겠어? 어?
(솔) 네
네
[솔의 한숨]
[문이 탁 닫힌다] (솔) 아, 오늘도 영감 소리만 한 백 번 하신 것 같다
[솔의 한숨]
(나비) 아이, 너 봐 봐, 한번
어차피 너 필요하다 그러면 파일 주려고 했었어
(솔) 고마워, 잘 볼게
(나비) 아, 근데 너무 부끄럽다
(솔) 뭐가?
(나비) 아, 그냥 주제도 모르고 높은 대학만 잔뜩 써 온 거
부럽다, 윤솔, 갈 수 있는 데 많아서
[솔이 피식 웃는다] [솔이 입소리를 쩝 낸다]
(솔) 근데 꼭 나가는 게 답일까?
솔직히 그냥 도망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 (나비) 너도 그런 생각… - (지완) 윤솔!
[지완의 웃음]
(지완) 어? 나비랑 같이 있었네?
영감님이 뭐래? 왜 너희들만 따로 부른 거야?
(나비) 아, 우리 그, 교환…
(솔) 아, 과제 아이디어 때문에
- (지완) 과제 아이디어? - (솔) 응
(지완) 아, 왜 나는 안 불러 주시고? 이거 완전 차별 대우지, 어?
(솔) 아, 그냥 간단히 조언
우리 먼저 갈게
(나비) 어, 어, 어, 가, 가
(지완) 나비, 안녕
내가 진짜 그래도 아이디어도 없는데…
[발랄한 음악] [지완의 웃음]
(솔) 오늘 왜 이렇게 이쁘게 입었어?
(지완) 진짜? 예뻐? 다행이다
(솔) 오늘 애들 만난다고 신경 좀 썼어?
(지완) 아니, 그게
나 원래 내일 하기로 했던 소개팅 있잖아
아니, 그 사람이 갑자기 자기 내일 급한 일이 생겼다고
혹시 오늘 볼 수 없냐는 거야
아니면 한참 뒤에나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근데 알지? 원래 소개팅은 질질 끌면 안 되는 거
그래서 그냥 알겠다고 오늘 보자고 했어
(솔) 뭐?
그럼 오늘 애들이랑 약속은 어쩌고?
네가 애들한테 잘 좀 말해 줘라
야, 나 원래 가기 싫었는데 네가 보자고 난리 쳐서…
아, 알지, 알지 아, 진짜 미안해, 솔아
(지완) 아, 근데 너까지 안 간다 그러면
나 애들한테 두 배로 욕먹는단 말이야, 응, 응?
- (지완) 응? 아, 솔아, 제발 - (솔) 하, 진짜…
- 진짜, 알겠어, 이거 놔 - (지완) [웃으며] 사랑해
(지완) 내가 이 소개팅남이랑 잘되면 너도 완전 좋은 사람 소개시켜 줄게
필요 없거든?
(지완) 아, 왜!
[감성적인 음악이 들려온다] [기계음이 요란하다]
[탁탁 소리가 들린다]
[감성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기계음이 요란하다]
[탁탁 소리가 들린다]
(남학생8과 여학생5) - 어? 선배님, 어쩐 일이세요 - 선배님, 안녕하세요
[후배들이 인사한다]
하던 거 마저 해
(후배들) 네
[사람들이 두런거린다]
[작업실이 분주하다]
[의미심장한 음악]
(이 교수) 당장 이번 학기 성적부터 올려야 돼
[다가오는 발걸음]
[빛나의 한숨]
(빛나) 그래서? 진짜 야작 하게?
[한숨]
이러다 마감 못 할 것 같아서
[그림을 쓱쓱 그리며] 진도가 영 안 나가
(빛나) 작업 안 풀릴 땐 술인데
나 애들이랑 술 마시러 갈 건데
너 후배들 하나도 모르잖아
갤러리전 어시스트는 어떡하려고?
너 그러다가
조소과 설립 이래에 최초로 작업 혼자 하는 수가 있다?
아, 됐다, 됐어
그러면서 새 차는 무슨
간다
맘 바뀌면 연락해
(나비) 어
[빛나가 뚜껑을 툭 덮는다]
재밌게 놀아
(빛나) 누구보다!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탁 열린다] [펜대가 툭 떨어진다]
[문이 탁 닫힌다]
[짜증 섞인 신음]
(나비) 하이
[감성적인 음악]
[바코드 인식음]
(점원) 만 4천 원입니다
(나비) 여기요
[카드 단말기 작동음]
(나비) 그 남자다
(나비) 잠시만요
[가쁜 숨소리]
(나비) 도서관에 이어 계속
이 정도면 중증이다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한숨]
(빛나)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어, 빛나야, 어디로 가면 돼?
[잔잔한 음악]
또 보네?
너 왜 여기…
[문이 드르륵 열린다]
- (빛나) 왔어? - (재언) 응
- 나 먼저 들어간다 - (빛나) 응
(빛나) 쟤가 걔야
너랑 술 먹어 보고 싶다 했던 후배
(나비) 아…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재언) 야, 여기도 고인 물 다 됐다
- (세영) 어유 - (진수) 고인 물 [세훈의 한숨]
[문이 드르륵 열린다] (빛나) 선배들이 지겹냐? 선배들이 지겨워?
(세영) 아닙니다!
[저마다 말한다]
[빛나의 힘주는 신음]
(빛나) 그래도 오늘은 유입 있잖아
그, 비싼 걸음 하셨으니까 잘들 모셔라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
얘는 유나비, 얘는 박재언
[잔잔한 음악] (나비) 박재언
아…
(나비) 그의 이름은 박재언이었다 [나비가 대답한다]
[어색한 웃음]
(빛나) 뭐야, 표정이 왜 그래?
둘이 아는 사이야?
(나비) 아니, 오늘 처음 봤는데?
(세훈) 응? 오늘 처음 본다고?
(빛나) 얘네 크로스로 휴학해서 그래
그리고 유나비가 학교 행사를 너무 안 나오기도 했고
- (진수) 맞아요, 누나 맨날 안 나오고 - (여학생6) 진짜 [저마다 호응한다]
(재언) 안녕 [사람들이 두런거린다]
[잔잔한 음악]
[어색하게 웃으며] 어, 안녕
(세영) 으아, 나 설렜어, 아, 나 설레 아, 설렜어
- (진수) '어, 안녕', '안녕', '안녕' - (성윤) '안녕' [세영의 웃음]
(재언) 박재언이야 후배지만 말 놓을게
[잔잔한 음악] (빛나) 얘 우리랑 동갑이야
(세영) 원래 K대 경영이었는데
[술을 조르르 따르며] 조소과 오려고 수능 다시 쳤대요
아, 그렇구나
(재언) 나는 너 본 적 있는데
어?
그, 어, 어디, 어디서?
학교에서
[나비와 재언의 웃음]
- 내가 같이 술 마시고 싶다고 했잖아 - (빛나) 그랬지
(빛나) 드디어 둘이 안면을 트네
(재언) 반가워
[컵을 탁 내려놓는다]
(나비) 어, 어, 반가워
(나비) 운명이니 사랑이니
이제 그따위 것 다 안 믿지만 [함께 건배한다]
[시끌시끌하다]
그래도 솔직히 이 상황은 너무
비현실적이잖아
[친구3의 웃음] (친구4) 아니, 그 교수님 과제를 너무 많이 내 줘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나 너무 힘들어
(친구5) 수강 신청 폭망
[친구들의 웃음] (친구4) 저번 학기 너 들었잖아 왜 얘기를 안 해 줬어?
(친구3) 지완이 아직도 답 없어?
(솔) 어
톡을 안 읽네, 아직 같이 있나 봐
[친구들의 탄성]
(친구5) 빨리 밥만 먹고 온다더니 분위기 좋은가 보네?
(친구4) 야, 분위기야 맨날 좋지
남자애들 웬만하면 다 지완이 좋아하잖아
(친구5) 아씨, 부러운 년
아, 고딩 때도 축제 때 남자들이 서지완 번호만 따 갔었잖아
(친구3) 그래도 이 정도면 완이도 남자 괜찮은가 본데?
[친구들의 웃음] (친구5) 괜찮으면 뭐 하냐?
- 한 달이면 또 지겹다고 난리 칠걸? - (친구4) 아, 맞아
[친구5의 웃음] (친구4) 오죽하면
남자 친구랑 1주년 여행 가는 게 소원인 애야, 걔가
[친구들의 웃음] (친구3) 진짜?
- (친구4) 귀여워 - (친구5) 귀여워 [진동 벨이 울린다]
(솔) 아, 내가 가져올게
(친구3) 같이 가, 많아서 혼자 힘들어
아니야, 그, 돼
너희들 얘기하고 있어
[친구들이 두런거린다]
[솔과 주혁의 놀란 신음]
[솔의 아파하는 신음]
[놀란 신음]
어, 어떡해
(솔) 아휴
아휴,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안 다치셨어요?
아, 네
아, 핸드폰 보느라…
(주혁) 괜찮습니다 [한숨]
(함께) ♪ 신난다, 재미난다 ♪ [잔잔한 음악]
♪ 더 게임 오브 데스 ♪
(세영) 3, 1!
- (진수) 2 - (세영) 2, 3!
[진수의 비명] [세영의 환호]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재언) 모자 벗자, 진수야 [진수의 속상한 신음]
(빛나와 세훈) - 야, 자, 자, 자, 머리 끈 있습니다 - 야, 벗겨, 벗겨
(빛나) 야자수로 올려 주세요
(진수) [애교스럽게] 아, 형 아, 아, 아, 형, 살살, 응? 살살 [소란스럽다]
(나비) 박재언은 재밌다
(빛나) [웃으며] 야, 야, 너 곱다
- (진수) 형 - (재언) 미안해 [진수의 속상한 신음]
[함께 웃는다] - (세영) 와! - (재언) 갔다 오자
(빛나) 너무 잘 어울린다
(세훈) 쉿, 쉿… [빛나의 놀란 신음]
[세훈의 헛기침] [빛나의 웃음]
[진수의 난처한 신음]
(진수) 저, 지, 진짜 죄송한데
(손님4) 아, 술 한잔 달라고요?
(진수) 아니요
저, 괜찮으시면
씨…
제 춤 한 번만 봐 주실 수 있을까요? [사람들의 웃음]
아, 얼굴 가리지 말라고!
(빛나) 자, 파이브, 식스 세븐, 에이트!
(나비) 짓궂은 장난도 박재언이 하면 유쾌하다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사람들의 환호]
(세영) 돌려라, 돌려!
(빛나) 저게 뭐야
[빛나의 웃음]
[소란스럽다]
[사람들의 환호]
[진수의 민망한 신음]
[빛나의 웃음] (진수) 이씨, 짜증 나
(세영) 어, 삐졌어? [사람들의 웃음]
- 원래 잘 웃는구나 - (진수) 게임 한 번 더 해요
- 뭐가? - (나비) 어? 아, 아니야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세훈) 짠, 짠, 짠, 짠
[세훈의 탄성] (빛나) 메롱
(세훈) 자, 짠, 짠, 짠, 짠, 짠 짠, 짠, 짠, 짠, 짠
(함께) 짠!
(재언) [작은 소리로] 진수야, 저거
- (진수) 어? - (재언) 저것 좀…
[사람들이 두런거린다]
고마워
[세훈이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세훈) [작은 목소리로] 야, 야 모여 봐, 모여 봐
- (세훈) 모여 봐, 빨리 - (세영) 왜요?
(세훈) 저번 학기에 학생회실에서 그 짓 했다는 새끼들
누구냐?
(진수) 그럼 그, 쓰레기통에서 콘돔 나왔다는 거 진짜예요?
- (세영) 아, 더러워! - (세훈) 쉿
- (성윤) 그럼 그, 소, 소파에서… - (세훈) 쉿!
[저마다 말한다] (성윤) 그, 그런 거야?
(세훈) 솔직하게 불어라
혹시…
(빛나) 궁예 그만해라, 여기엔 없다
(세훈) 없다고?
그건 누군지 안다는 소리인데?
야, 누군데, 누군데? [규현이 짜증 낸다]
- (진수) 누군데요, 선배? - (세영) 누구예요, 언니?
(빛나) 아, 진짜 [빛나가 젓가락을 탁 놓는다]
너희 아직도 모르겠어?
- 최민우잖아 - (세영) 헐!
(진수) 여친 정아 선배잖아요
(세훈) 야, 그럼 정아랑 최민우가…
정아랑 그랬겠니? 당연히 다른 애랑 잤지
[사람들의 당황한 신음]
(세훈) 심지어 바람이라고? 최민우 이 미친 새…
아니, 정아같이 예쁜 애 두고 왜?
(세영) 정아 언니 불쌍해
(빛나) 원래 예쁜 애들 중에 실속이 떨어지는 경우가 좀 있거든
변별력이 떨어지거든
(진수) [박수 치며] 역시 빛나 패치 빛나 패치, 패치, 패치
- (빛나) 오버하지 마 - (세훈) 야, 야, 야
(세훈) 야, 내가 술 한잔 따라 줄게 [빛나가 호응한다]
[작은 목소리로] 재미없지?
- (규현) 믿을 만한 거 맞냐? - 나갈까?
- (나비) [작은 목소리로] 뭐래 - (세훈) 아이씨, 야, 빠져! 진짜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세훈) 아, 빠져, 진짜
- (세훈) 됐어요, 됐어요, 예 - (빛나) 감사합니다 [종업원이 말한다]
- (세영) 최고, 최고 - (진수) 누나, 어떻게 알았어요?
- (재언) 저기요 - (종업원) 네?
이거 떨어뜨렸어요
(종업원) 아, 감사합니다
[살짝 웃는다]
(빛나) 쟤 좀 봐라? [무거운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재언) 웃으니까 좀 달라서
나 잠깐 화장실 좀 갔다 올게
(빛나) 응
[문이 탁 닫힌다]
왜 이렇게 기분이 더럽지?
작업이나 하러 가야겠다
[다가오는 발걸음]
(재언) 아이스크림 사러 갈 건데 같이 갈래?
[감성적인 음악]
(재언) 뭐 먹을래?
이거?
(나비) 아니
씁, 그럼…
(재언) 이거?
(나비) 아니
이거
[웃음]
왜 웃어?
귀여워서
뭐래
(재언) 스타일이 바뀌었네?
[말소리가 들린다]
(고교생1) 내일 야자 야자 째고 피방 고? [고교생2가 말한다]
(고교생1) 죄송합니다
(재언) 왜 나 모른다고 했어?
(나비) 아…
그, 당, 당황해서?
사실 너 안다고 하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아?
난 네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데
(재언) 그러게 왜 갑자기 그냥 갔어
(나비) 취해서, 취해서 [재언이 살짝 웃는다]
아, 아무튼 그때 내가 했던 얘기는 그냥 다
잊어버려
(재언) 그날 뭐?
별거 없었잖아
아…
아, 아무튼
(재언) 걱정 마, 말 안 해
어 [잔잔한 음악]
(재언) 안 지웠네?
아, 이거?
어, 그러니까 [나비의 멋쩍은 웃음]
(나비) 씻었는데도 안 지워지더라
(재언) 이상하다?
수성 펜이었는데
(나비) 아, 그래?
신기하네
[재언이 나비를 탁 잡는다]
나 다시 안 보고 싶었어?
뭐…
딱히?
(나비) 좀 놀라긴 했지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으니까
난 좋았는데
너 다시 봐서
[붕붕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의 놀란 신음]
[술병을 후후 분다]
(세훈) [술 취한 말투로] 어? 스톱, 스톱, 스톱, 스톱!
[세훈의 의심스러운 신음]
왜 둘이 같이 들어오는 걸까요?
(재언) 아이스크림 사 왔어
(세훈과 세영) - 아이스크림? 어, 아이스크림, 오케이 - 와, 아이스크림
- (세훈) 아이스크림 먹어야지 - (세영)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저마다 말한다]
(세훈) 원래 사랑의 시작은 아이스크림부터 시작이지
[세훈의 옅은 웃음]
(빛나) 나와!
야, 한 대 피우러 가자
(재언) 응, 너도 갈래?
(빛나) 얘는 담배 안 피워
그래?
[세영이 말한다] [어색한 웃음]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하, 진짜
[솔이 혀를 쯧 찬다]
[솔의 미안한 숨소리]
(솔) 아, 이거 제 연락처예요
여기로 계좌 번호랑 금액 알려 주시면 바로 보상하겠습니다
네, 연락드리겠습니다
[솔의 미안한 숨소리]
정말 죄송합니다
[살짝 웃으며] 괜찮아요
(주혁) 어, 많이 빨간데, 괜찮으세요?
아…
아, 이거 괜찮아요 저 머리가 단단해서
(솔) 아, 혹시 다치신 곳 없으세요?
아까 세게 부딪혀서
괜찮습니다, 멀쩡해요
[웃으며] 다행이네요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빛나) [웃으며] 아, 이럴 거면
이럴 거면 그냥 2차를 가자니까, 얘들아
- (세훈) [술 취한 말투로] 2차 가자 - (빛나) 여보세요, 가고 있어?
(세훈) 2차, 2차, 2차… [소란스럽다]
(빛나) 야, 그렇게 하자 그렇게 하자, 그래, 들어 봐
(나비) 야, 정신 차려
[저마다 말한다] - (나비) 갈게 - (세영) 가요
- (세훈) 야, 가자 - (규현) 야, 간다 [저마다 인사한다]
- (세영) 안녕히 가세요 - (나비) 조심해서 가!
[세훈이 중얼거린다]
(재언) 많이 마신 것 같은데 괜찮아?
어, 괜찮아, 뭐, 취하지도 않았고 [휴대전화 진동음]
(나비) 너는?
[휴대전화 조작음]
아…
여자 친구?
(재언) 응?
나 여자 친구 없는데
난 여기서 버스, 조심히 가
(나비) 어, 잘 가
[감성적인 음악]
또 보네?
나비를
좋아해
난 좋았는데?
너 다시 봐서
나 여자 친구 없는데
운명인가?
[한숨]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빛나) 야, 술값 2만 원씩 보내라
[재언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휴대전화 진동음]
(재언) 안 자고 뭐 해?
지금?
가도 괜찮겠어?
[휴대전화 조작음]
[재언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자나?
벌써 자나?
[한숨]
(나비) 이게 뭐 하는 짓이냐
[휴대전화 진동음]
(현우) 자니?
너 말고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를 툭 놓는다]
[스탠드 조작음]
[한숨]
[새가 지저귄다]
[기계 작동음]
(나비) 야, 솔아 [기계음이 멈춘다]
너 담배 피우러 안 가?
(솔) 아, 나 피우고 왔어
[작은 목소리로] 그래? 응
[기계 작동음]
(나비) 야, 야, 너희 옥상 놀러 안 가?
(세훈) 아, 야, 너 빨리 가 지금 바빠 죽겠는데
야, 가, 빨리, 씨
(나비) 너는 담배 피우러 안 가?
(성윤) 아, 안 붙어, 이게 지금
(나비) 너희 진짜 안 가?
- (성윤) 아, 안 붙어! - (세훈) 아, 가라고, 진짜
[부드러운 음악] [기계음이 들려온다]
- (나비) 안녕 - (남학생9) 나비, 안녕
- (여학생7) 나비, 왔어? - (나비) 어, 어, 안녕?
- (여학생8) 나비, 왜? - (나비) 어? [문이 탁 닫힌다]
(나비) 어, 아니야, 아니야, 응 [나비의 어색한 웃음]
[사람들이 두런거린다]
- (남학생10) 나비, 어디 가? - (나비) 어
(나비) 어, 어, 아니
바람 쐬러
(세훈) 교수님!
- (빛나) 교수님! 교… - (세훈) 교수님! [소란스럽다]
(세훈) [울먹이며] 아, 교수님!
(빛나) 교수님, 교수님
저, 저…
아, 선배, 선배 제발요, 제발요, 제발요, 제발요
[빛나의 한숨]
이게 아무리 색을 섞어도 알맞은 색이 안 나와요
(경준) 응, 조교님이라 안 부르면 안 봐줄 거야 [경준의 웃음]
(빛나) 아, 우리 선배인 것도 맞잖아요
그래서 이거 한 번만 도와주시면 진짜 너무 감사할 것 같은데 [경준의 호응하는 신음]
- (경준) 싫어 - (규현) 조교님!
(경준) 조교님이라고 하잖아, 그렇지?
- (빛나) 아, 선, 선배, 조교님 - (규현) 좀 도와주세요
(경준) 뭔데? 응
[경준과 규현이 대화한다] [짜증 섞인 신음]
하지 말고 삼벌은 하지 말고 재벌만 한 다음에
프라이머로 마지막에 코팅 싹, 오케이?
[의아한 숨을 들이켠다]
단톡방엔 있는데…
(빛나) 조교님!
(이 교수) 뭐 하세요?
(빛나) 아, 아, 선배, 아, 조…
- 교수님 - (이 교수) 왜 깜짝 놀라? [빛나가 애원한다]
(이 교수) 야, 난 네 작품에 지금 내가 더 깜짝 놀라
너 이거 진도 언제 나가?
[빛나가 계속 부탁한다] (나비) 그, 어…
거의 다 끝났습니다, 그, 이… [경준이 말한다]
[빛나의 탄성] (이 교수) 이게 거의 다 되면 안 되는 거야, 어?
- (이 교수) 아휴 - 야작 하겠습니다
아니, 야작을 해도 이게 지금…
- 다음에 좀 보자 - (나비) 예
- 야, 빛나야 - (빛나) 왜?
어제 애들이 돈 다 보냈어?
돈? 어, 다 줬지, 왜?
아, 그냥 그, 궁금해서
(빛나) 다 보냈어
[호응하는 신음]
박재언은 어제 바로 현금으로 줬거든
아…
(빛나) 음… [빛나가 살짝 웃는다]
(나비) 어, 그, 해, 마저 해, 응
(빛나) 집중해
하고 있어
[나비의 한숨]
[진수의 한숨] (세영) 아, 배불러 와, 나 진짜 배 터질 것 같다
- (진수) 내가 더 터질 것 같다 - (세영) 어휴
(빛나) 숨도 못 쉬겠어 [진수의 웃음]
근데 솔직히 지금 디저트는 가능
케이크? 완전 쌉파서블 [나비의 탄성]
(진수) [손가락을 딱 튀기며] 솔직히 저도 쌉파서블
(세영) 나도 커피랑 같이 먹으면 쌉파서블
[함께 웃는다]
(진수) 그럼 우리 시간도 남았는데 고?
(세영) 야, 배운 녀석
(진수) 누나도 콜이죠?
- (나비) [손가락을 딱 튀기며] 콜 - (세영) 오, 예! [진수의 웃음]
(규현) 느그들 그러다가 진짜로 배 터져야
[세영의 못마땅한 숨소리] (빛나) 아, 어차피 자기도 처먹을 거면서
꼭 이렇게 시비를 털어요
- (나비) 그러게나 말이야 - (진수) 헐
(진수) 나 블루투스 이어폰 어디 갔지?
아, 나 야외 작업실에 두고 왔다
(빛나) [피식 웃으며] 야, 어떡하냐 백 퍼 누가 가져갔다 [진수의 짜증 섞인 신음]
(규현) 요새 사방에 CCTV가 깔렸는데 그거 누가 가져가겄냐?
못 가져가제
(진수) 그렇죠? 아이, 가기 귀찮은데
- (진수) 그냥 단톡방에 물어봐야겠다 - (나비) 어, 야, 내가 갖다줄게
- (진수) 진짜요, 누나? - (나비) 어
(진수) 아유, 아니에요 뭐 하러 힘들게
(나비) 아니야, 나 어차피 그, 예대 다시 가려고 했었어
내가 찾아서 네 사물함에 넣어 놓을게
비밀번호 톡으로 알려 줘
(진수) 헐, 누나 완전 감동, 고마워요
(나비) [웃으며] 뭘 [진수의 웃음]
(세영) 언니 착해
[진수의 한숨]
(진수) 큰일이네
아휴, 이놈의 인기는
(빛나) 꿈 깨라 나비가 미치지 않고서야
(진수) 아휴, 혹시나 한 거거든요?
아, 그럼 자기가 대신 왜 가 주냐고
(빛나) 뭘 대신 가 줘 원래 예대 가려 했다잖아
- (진수) 치… - (빛나) 아, 됐고!
(빛나) 우리는 케이크나 부수러 가자
(세영) 아, 좋아요!
[규현의 한숨]
[뚝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기계 작동음]
(여학생9) 이건 뭐지? 박쥐인가?
(윤지) [픽 웃으며] 뭔 박쥐야 나비잖아
[감탄하며] 근데 얘 작품은 진짜 느낌부터가 다르다
(여학생9) 그러니까요
그 오빠 작업실에 잘 보이지도 않는데 언제 이만큼 한 거지?
(윤지) 천재인가 봐
작년에 웬만한 대회들 다 박재언이 쓸었잖아
그렇게 생겼는데 완전 반칙 아니냐? [여학생9의 호응하는 신음]
박재언 거였구나
(여학생9) 근데 재언 오빠는 어디…
어? 나비 언니, 오셨어요?
어, 안녕
(윤지) 나비, 웬일이야?
아, 그, 그…
진수가 뭘 좀 놓고 갔다 그래 가지고
혹시 너희 블루투스 이어폰 뭐 본 거 있어?
[여학생9와 윤지가 부정한다]
- (윤지) 찾아 봐 - (나비) 어, 내가, 내가 찾아 볼게
(나비) 어
(여학생9) 어? 어, 재언 오빠
- (윤지) 어? 재언아 - (재언) 왔어?
(여학생9) 재언 오빠, 안녕하세요
(재언) 안녕
어, 안녕
뭐 찾아?
아, 아니
(윤지) 재언아, 이거 나비 맞지?
- (윤지) 얘가 이거 보고 박쥐라고 막 - (여학생9) [윤지를 탁 치며] 아이…
어? 나비인 거 알았네?
다들 박쥐인 줄 아는데
(윤지) 너 나비 되게 좋아하나 봐
저번 작품도 나비 관련된 거였잖아
아, 우리 나비 볼래?
- (윤지) 응, 보여 줘 - (여학생9) 네, 네
(윤지) 아, 예쁘다
(여학생9) 아, 그래서 목에도
반려동물 문신 하는 것처럼?
(윤지) 얘네 이름도 있어?
(재언) 아니, 그냥 나비인데
나비
[부드러운 음악]
예쁘잖아
나비를
좋아해
(재언) 나비
예쁘잖아
(나비) 박재언은 자꾸만 날
전 남친 그 새끼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쓸데없는 거에 의미 부여하는 거 진짜 최악인데
[한숨 쉬며] 유나비, 이 등신
(재언) 누가 등신이야?
(나비) 보지 마 [재언이 숨을 들이켠다]
(재언) 이거는 미역 그린 거야?
(나비) 너는 왜 이렇게
쓸데없이 나타나 가지고 사람 놀래고 그러냐?
네가 둔한 거지
말도 없이 갔길래
나한테 뭐 할 말 있나 하고
아니, 뭐, 딱히 할 말은…
(나비) 아, 그 친구 물건 찾아 주러 갔던 건데
(나비) 넌 네가 어디서든 먹히는 거 알고 있지?
그러니까 그런 표정, 그런 말투로
(재언) 응?
[함께 웃는다] [잔잔한 음악]
(나비) 여기 있네, 미역
- 일로 와 - (나비) 야, 왜 이래
(나비) [웃으며] 아, 미안, 미안, 미안 미안, 미안, 알겠어, 알겠어
(재언과 나비) - 빨리 닦아 - 닦아 줄게, 닦아 줄게, 닦아 줄게
(나비) 어, 진짜 닦아 줄게
[함께 웃는다]
[나비와 재언의 웃음] (나비) 아, 잠깐만
[나비가 사과한다]
[나비와 재언이 화기애애하다] (지완) 잠깐만, 뭐야?
쟤네 둘이 언제 저렇게 친해졌지?
오, 좋아 보이는데? 야, 야…
- (지완) 왜? - (솔) [작은 목소리로] 그냥 가자
- (지완) 왜? - (솔) 아니, 아니야, 그냥 가자
[분무기를 탁 내려놓는다]
(나비) 왜 이렇게 어깨가 아프지?
아무 데나 철봉 좀 놔 줬으면 좋겠다
[나비의 찌뿌둥한 신음]
(재언) 힘 빼 봐
[잔잔한 음악]
너 작업할 때 보니까 등 엄청 굽었더라
(나비) 야, 놔 봐, 잠깐만, 야
잠깐만, 엄마, 엄마
아, 넘어질 뻔했잖아
(재언) 빛나가 너 작업실 귀신이라던데?
(나비) [피식 웃으며] 그 정도는 아니고
밤에 작업하는 걸 좋아해서 야작을 자주 해
너는?
이제 좀 해 보게, 너무 재밌더라
[차분한 음악] (나비)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박재언의 다른 면이 보인다
[살짝 웃는다]
부럽다
(나비) 나도 옛날엔 재밌었던 것 같은데
(재언) 지금은 재미없어?
(나비) 그냥 좀 생각이 많아졌다고 해야 되나?
뭘 해야 될지도 잘 모르겠고
교환 학생 가고 싶다며?
(재언) 좋은 목표 같은데?
교환 학생, 뭐
말만 거창하지, 다들 많이들 가니까
(나비) 그리고 솔직히
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 더 커
왜?
그냥 엄마 때문에도 그렇고
아, 이런 얘기 하지 말자 재미없다
난 재밌는데
진짜 네 얘기잖아
(나비) 처음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른
나만 아는 모습이라 믿고 싶어지는
(나비) 어…
(재언) 네가 좋아하는 달 떴다
[웃음]
예쁘다
(재언) 예쁘다
번호
[잔잔한 음악]
아, 번호
[휴대전화 조작음]
(나비) 뭔가 새롭게 시작되려는 느낌은
착각이 아닐 거다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재언) '유나비', 저장했다
(나비) 넌 내가 나비라는 걸 알고 있잖아
[함께 웃는다] [재언이 휴대전화를 툭 내려놓는다]
(재언) 너도 피울래?
아니, 나는 됐어
[재언이 담뱃갑을 툭 내려놓는다]
커스텀이야?
(재언) 응
예쁘지?
또 나비네 [나비가 피식 웃는다]
아, 나도 보여 줘
뭘?
너 나비 키운다며
- 아, 우리 나비? - (나비) 응
보러 갈래?
[차분한 음악]
(나비) 아니, 그, 그…
친구들한테 보여 줬던 거 그 영상 보여 달라고
뭐래 [재언이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나비) 예쁘다
얘네가 뭐가 그렇게 좋아?
(재언) 얘네가 이렇게 내 얼굴로 기어오를 때가 있는데
그게 되게 기분 좋아
사랑스러워
[웃으며] 간지러워
[함께 웃는다]
(나비) 아, 나도 담배나 피워야겠다
[재언의 한숨]
(재언) 다시 들어가기 싫다
[나비의 한숨]
(나비) 나도
(재언) 너 안 피우잖아
술이나 마실래?
술?
아, 작업 더 하게? 그럼 뭐…
(나비) 아, 아니야, 아니야, 가자
둘이서만?
아니, 뭐 [어색한 웃음]
애들, 애들 불러도 되고
[함께 웃는다]
왜 웃는데?
(재언) 몰라
너만 보면 웃겨
너 나랑 술 마시는 게 그렇게 좋냐?
좋아
(나비) 확실해, 우리는 같은 마음인 거 [감성적인 음악]
(재언) 소원 쓰려고
(나비) 아무한테나 이러겠지 난 다 알고 있다고
(빛나) 박재언 걔? 연애할 맘 전혀 없어
그러니까 마음 접어
[빛나의 놀란 신음] (재언) 안 다쳤어?
(나비) 박재언은 자꾸만 날 들뜨게 한다
(재언) 연애를 꼭 해야 되는 거야?
연애 안 할 거면 친하게 지내지도 못하나?
가까이 서지도 말고 뭐가 묻었어도 모르는 척하고?
(나비) 난 박재언에게 뭘 바라는 걸까?
(재언) 넌 가끔 갑자기 나한테 선 긋더라?
(나비) 빛나랑 나랑 우리 집에서 술 한잔하기로 했는데 너도 갈래?
(빛나) 이거 걸린 사람들끼리 키스하는 거다!
(나비) 그래
차라리 확실하게 확인하고 털어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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