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마이웨이 16
(애라) 재미있겠다
- 혼자 타기 무서운디 - 아, 그럼 내가 혼자 타?
나... 여자여
- (직원) 여기 한 분 타실 분 계세요? - (숙자) 여기요!
(숙자) 올라가
주만아, 여기 봐야지, 여기! 찍을게
하나 둘 셋 [셔터]
[기분이 상쾌해지는 음악]
[통 달그락 소리]
(설희) 음
야, 고만 좀 퍼 줘
그렇게 꽉꽉 담아 주면 뭐가 남는다고?
주당마눌 님께 '매실액 고맙습니다'라고 문자 보내 줘
근데 설아, 넌 어떻게 술도 한 모금 못 하면서 술 담글 생각을 했어?
(설희) 울 아빠, 너, 똥만이, 주만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주당이잖아
근데 다들 술 마시면 행복해지더라고
하긴 이 매실주 덕분에 우리가 좀 행복했지
근데 다른 거는 그냥 저냥 다 괜찮은데
우리 넷이 남일 바에서 술 마시던 거랑
아침마다 밥 먹었던 거 그건 좀 그리워
그래도 우리 충전 시간이었는데
그립긴 개코가 그리워?
(애라) 한 놈은 지가 지 발등 찍었고
한 놈은 쌈박질하겠다고 지 밥그릇 깨고 나간걸
김주만, 이씨!
[멋쩍은 음악] [문소리]
야, 횡격막 뭘 징그럽게 밥을 먹으러 오라 마라...
너 뭐냐? 뭐 이렇게 참해? 기분 나쁘게
도시락 서비스 좀 시작하려고
너 밥 안 먹었지? 저기 앉아서 꼬다리 좀 먹고 가
나는 맨날 설이가 해 주는 밥 먹었으면서
내가 뭘 해 준 적이 없더라고
이놈의 횡격막이 아주 정신을 빠짝 차렸네
그래서 이제 아침은 내가 해 주고 저녁은 전국 맛집에서 공수해 주게
(동만) 야, 근데 너 너무 그러지 마
- (주만) 왜? - 그...
저... 상대적으로 내가 좀 뻘쭘해지잖아
야, 너 근데 애라랑 사귀긴 사귄 거야?
너 혼자 사귀었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야?
공복에 횡격막 한 번 맞아 볼래?
아니, 난 전혀 눈치를 못 챘는데 뭘 벌써 헤어졌다는 거야?
[문소리]
(동만) 아...
이제 이 매실액이 많이 팔리나 보네
안 먹어 이런 거 하지 마
[아주 작은 소리] 아이씨
- 애라야, 이거는 그런 게 아니고 - 우리 일이야
우리 일이야, 이거는 내가 설이 주려고 싼 도시락...
[멋쩍은 음악]
아우 씨, 진짜
(설희) 이 도시락 니가 쌌다고?
어
그리고 설아, 잠깐만 와 볼래?
카풀 할래?
(설희) 이게 뭐야?
2팀 최 대리 해외 파견 갔잖아 싸게 샀어
최 대리 남자잖아 근데 안이 다 핑크인데?
내가 튜닝했어
나랑 카풀 하려고?
-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 안 타
아, 기름 얘기 괜히 했어
[자동차 경적]
[자동차 경적]
내려
[차 문소리]
설아, 너 운전을 했던 거야?
족발 차 우리 집 배달 차로 해
우리 설희가 사업을 하더니 더 멋있어지네
니네 설희는 아니고
냉동실에 죽 얼려 논 거 꺼내 먹어 해동했다가 한 번 끓여 먹으면 돼
너 이렇게 쿨해? 헤어진 지 2주 만에 막 이렇게 말 터?
- 누가 말 트재? - 난 안 쿨해
난 너 보면 2주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너 보면 손잡고 싶고 집에 데려가고 싶어
근데 기어코 헤어지자며?
냉장고에 있는 거 꺼내 먹으란 말도 못 해?
어, 하지 마
니가 내 눈앞에서 얼쩡대면서 말까지 걸면 나는 못 참아
(동만) 그러니까
다시 사귀어 줄 거 아니면 나한테 말 걸지 마
저 새끼는 뭐 헤어져도 저렇게 돌직구야?
[초인종] [문소리]
아 참, 맙소사 아니, 뭐? 왜? 도대체
왜 내 냄비 안 줘요?
내가 냄비 떼먹을까 봐 올라왔어? 뭐 이렇게 툭하면 올라와?
우리 집에 큰 냄비 그거밖에 없다고요
아니...
(복희) 이거 나보고 먹으라고? 아, 무슨 오지랖이야?
근데 아줌마 혹시... 암이에요?
아이, 뭘 그런 걸 이렇게 대놓고 물어?
안 어울리게 시한부 뭐 그런 건 아니죠?
유방암 2기 클리어 깨끗하게 완치
그건 잘됐네요
고맙다
- (애라) 에휴 - 안 내려가?
덥잖아요 에어컨 바람 좀 쐬고 갈게요
아니, 여기가 무슨 은행이야? 어?
[에어컨 리모컨 조작음]
(복희) 흠
(천갑) 왔어?
아 또 왜 가방을 패대기를 쳐?
나 화딱지 나서 핵교 못 댕기겄어
애덜이 반장 안 시켜 준댜?
뭔 놈의 숙제가 맨날 엄마 그려 와라
엄마한테 편지 써라 엄마 도와줘라
(애라) 아, 그럼 엄마 있는 애덜만 핵교에 받던지!
왜 나만 엄마 없어?
설이도 있고 똥만이도 있는데 왜 나만 읎어?
- 아, 대신에 너는 셋 중에 짱이잖여 - 짱 안 할랴
엄마 델구 와
[발랄한 음악]
(애라) 진짜 죽었다고?
하늘나라 천사님이 돼 가지고 너도 지켜주고
또 너 동네 짱도 만들어 주고
할머니 친구 타짜 할머니가 그러던디
니 엄마 쫓겨났다고
아 그 아줌니가 노망이 났나!
하늘나라가 확실햐?
왜? 서운햐?
모르겄어 뭐 한 번 본 적이나 있어야 알지
(애라) 그럼 걍 이거나 갖다 버려
(천갑) 뭐여, 이게?
(애라) 딴 애덜도 다 맨들길래
(애라) 엄마, 메리 크리스마스
[회한 가득한 음악]
혹시나 해서
백구도 집 나갔다 한참 있다 왔잖아
엄마두 그러나 했지
애라야
아빠가... 달고나 맨들어 줄까?
두어 개만 해 봐
그려, 노나 먹자
(인형) 알러뷰, 알러뷰 애라가 엄마 사랑한대
[긴장된 음악]
아줌마 누구예요?
[옅은 한숨]
(애라) 저 사진...
나죠?
[깊은 한숨]
[발소리] [가쁜 호흡]
내가 다 설명할게 내가 왜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냐면
뭐가 이상하잖아요
차라리 죽었다면 이해하겠는데
(애라) 아줌마
이렇게 잘 살고 곱게 늙어 가면서...
- (애라) 왜? - 아니야
애, 애라야 내가...
내가 널 버린 게 절대로 절대로 아니고
계속 집주인인 척 나 지켜보고 있었던 거예요?
[회한 가득한 음악]
내가 엄마가 필요할 땐 옆에 없었으면서
이제 와서 아줌마만 몰래 지켜보고 그러는 거
불공평한 거잖아요
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나 갑자기 버려진 애 된 거 같아서 기분 되게 이상한데
살아 계신 거 알고만 있을게요
근데 그냥...
안 보고 싶어요
(동만) 내가 뭘 먹든 뭔 상관이야
걱정이 되면 헤어지질 말던가
헤어질 거면 이딴 걸 왜 해?
[초인종]
최애라한테 오바하지 말라고 좀 전해 줘
- 이게 뭔데? - 죽이래
한 솥을 끓여서 할 수 없이 주는 거야
그게 무슨 논리예요?
이거 오빠 군대 입대하던 날이랑
오빠 군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그때 그 계란죽이잖아
[케이시의 '굿모닝' 재생]
(애라) 속 풀고 입대하자 누나가 기다린다
너의 퍼스트레이디, 최
(혜란) 오빠
오빠, 안 가면 안 돼?
- (혜란) 나 오빠 없으면 어떻게 살아? - 내 죽을 왜 지가 들고 나와?
이 죽 때문에 내가 오빠 군대 기다렸다고 생각하면서
나 많이 봐준 거 아는데
- 이거 나 아니야 - 뭐?
오빠 군대 끝까지 기다려 준 것도
나 시집보낸 것도 다 최애라야
- (혜란) 놓으라고요 - 너 내일 결혼하잖아
[작은 소리] 못 하겠다고
도저히 못 하겠다구요
동만이는 멍청해 너처럼 재고 따질 줄을 몰라
그냥 지 패 다 까고 있는 힘껏 너 좋아했잖아!
근데 니가 오늘 또 애 흔들어 놓고 내일 결혼하면
동만이는 못 살아
나도 안 되겠는 걸 어떡하라구
니가 동만이 좋아한 거 알아
엄청난 집에 시집가고 싶은 것도 그냥 이해할게
동만이만 냅 둬 애 좀 살게 냅 둬, 어?
[동만 졸린 목소리] 아, 왜?
우리 집 보일러 고장 났어 설희는 주만이네로 갔고
- 그래서 뭐 우리 집에 있겠다고? - 안 돼?
[애라 코 고는 소리]
아... 잠이 오냐? 잠이 와?
어디 가도 머리통만 대면 자겠네 아재야 뭐야, 이거
아...
[류지현의 '또 밤이 지나버렸네' 재생]
[애라 코 고는 소리]
- (동만) 아! - (애라) 야, 밥
- (동만) 안 먹어 - 왜, 왜, 왜 안 먹어?
차인 게 유세야? 벼슬했어?
꼴값하지 말고 먹어
갈비찜 사 왔다
뭐 잔치할 일 있어? 갈비찜 왜 사 와?
야, 뭐 해?
- 뭐 하냐고! 고동만 - 아우, 뭐 할 것 같은데? 아씨
너 변비냐? 안에서 물소리도 안 나니까 두드려 봤지
(동만) 집에 좀 가라, 제발!
야, 고동만! 고동만이!
[놀라는 소리]
[놀라는 소리]
(애라)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아, 이 새끼 진짜 뭘 먹긴 먹었나 봐!
- 야! - (동만) 소화제다, 소화제
니가 하도 날 먹여서 배탈이 났다고
아오, 진짜! 왜 소화제를 병째 사다 놓고 먹어?
- 야, 최애라 - 왜, 이 진상아
너 보일러 고장 안 났지?
[장난기 어린 종소리] 뭐?
너 나 죽을까 봐 우리 집에서 막 나 감시하고 있는 거지?
내가 화장실에서 목이라도 맬까 봐? 혼자 있다가 약이라도 먹을까 봐?
보일러 고장 났거든!
오뉴월에 보일러 고장 난 게 남자 혼자 사는 집에 피난 올 일이냐?
너도 참 머리가 좋진 않어
- 이건 또 뭐야? - (애라) 삼계탕
전복 삼계탕, 전복 두 개
아우
아우!
나 좀 그만 맥여 나 실연당했는데
3키로 쪘어, 너 때메
[작은 소리] 웃기네
둘 다 멍청하니까 나 같은 애가 끼잖아
정신 똑바로 차리고 가서 잡아
오빠 같은 멍청이한텐 그냥 멍청이가 어울려
(최 부장) 이번에는 자기가 진짜 유력하다니까
승진하면 요 앞에 새로 생긴 닭갈비 집에서, 응?
과장이 확장되면 말씀하시죠
- 뭐? - (주만) 그땐 제가 닭 말고
한우로 모시겠습니다 [부장 감탄하는 소리]
자기 이거는... 응? 엣지가 있다니까!
(주만) 이야!
대리님, 어떡해요? 이거 제가 고장 냈나 봐요
난 왜 맨날 사고만 치지...
자! [박수 소리] 스탠드 업
복사실에서 쭈그리고 있지 않습니다
복사기는 스스로
여기 보시면 매뉴얼이 있으니까 따박따박 읽어 보시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매니저) 자기 같은 경우는 진짜 정규직 전환 돼야 되는데
사람들이 참... 날로 먹으려 그런다, 그지?
- 근데 저, 매니저님 - (매니저) 그래, 알지
자기한테 이런 말 하는 거 진짜 미안하고
이게 뭔...
-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홧김에... - 홧김은 아니고요, 저...
그, 매실액이 너무 잘 팔려서 택배도 좀 싸야 되고 그래서
그래서 회사를 관둔다고?
갑자기 너무 죄송해요
자기야, 여태까지 내가 받아본 사직서 중에
너무 황당하시죠?
제일 통쾌한데?
미치겠다 그게 그렇게 잘 팔려?
소주에 타 먹으면 진짜 맛있거든요
백설희 씨, 꼭 성공해서 우리 홈쇼핑 런칭해라
(매니저) 해서 오너 갑질 좀 해, 응?
네
[도어락]
[문소리] (남일) 나 왔어
뭐야?
아니, 사람이 왔는데 뭘 쳐다보지도 않아?
무슨 일 있어?
- 남일아 - (남일) 응?
가서 엄마 폴더폰 좀 찾아와
(복희) 너 그거 궁금해 했잖아
우리 다시... 일본으로 가자
근데... 대체 여기에 뭐가 들어있는데요?
돈? 뭐 문서? 뭐 그런 거예요?
이거 비번 푸실 수 있을 텐데
네?
딸이랑 아들 생일이랬어요
누님이 암 걸렸을 때 만들어 놓은 유서래요, 이게
[회한 가득한 음악]
[휴대폰 조작음]
[휴대폰 조작음]
[초인종]
[목 가다듬는 소리]
그쪽 거래요 엄마가 주는 거예요
안 받아요, 뭐가 됐든 안 궁금하고 안 보고 싶으니까
엄마는요 30년 내내 그쪽 옆에 있었어요
네?
그거 알려 주려고 남긴 폰이니까 그냥 한번 보라고요
갈게요
[통화 연결음]
아빠, 내가 지금 뭘 좀 봤는데...
이게 뭐야?
(애라) 이게 뭐냐고?
이거 뭐야?
이게 다가 아녀
(천갑) 입학식이니 졸업식이니
운동회고 소풍이고 간에 뭔 날만 되면 찾아오는겨
썬그라스로 모자로 뭘 꽁꽁 가려도
더 튀기만 허고
니 친할머니가 참 못할 짓도 많이 했어
그럼 나만 빼고 다 알고 있었다는 거네
엄마 원망하지 말어
일본서 개고생하면서 돈 만 원을 벌믄 너한테 팔천 원을 보냈댜
뭐, 나중에는 사업이 망해서 그것도 못 부쳤지만은
암튼 너 한창 클 때 도움 많이 받았어
무슨 돈? 나 엄마 돈 받은 적 없어
아빠가 어쩔 때는 하루종일 고등어탕 두어 그릇 팔고 그랬잖여
아, 뭔 재주로 널 대학을 보냐?
아, 그리고 니가 좀 빡셔?
크믄서 유독 사고도 많이 쳤구
내가 무슨 사고를 쳐?
너 대학 때 스쿠터 타다가 남의 차 한번 긁어 먹었지?
- 그까짓 게 무슨 사고라고? - (천갑) 중학교 때
너 불장난하다가 남의 논두렁 다 태워 먹었지
부지가 300헥타르에 달하더라고
- 너 그때 감방 갈 뻔했어, 인마 - 아, 고만해
너 수억 깨지는 애여, 수억
[잔잔한 음악]
(애라) 이제 내 핸드폰에도 엄마가 생겼다
말도 걸지 말라면서 반찬을 들어 주냐?
- 야, 계란죽 - 뭐?
너 이 시간에 아빠 만나러 갔다온 거면 엄마 생겨서 갔다온 거겠네?
너 어떻게 알았어?
난 너에 대해 모르는 게 없어 23년 내내
친한 척하지 마라
야, 너
일단 두 달만 자중하고 있어 봐
두 달만 소개팅도 하지 말고 일단 딴 놈도 만나지 말고 있어 봐
나 클럽 갈 거야
[가슴 뭉클해지는 음악]
(동만) 우리는 일단 각자 마이웨이를 갔다
애라 씨가 국내 격투기 사상 최초의 여자 아나운서시잖아요?
그래서 이번 호 표지 컨셉을 선구자, 롤모델
이런 식으로 진행할 거구요
롤모델이 왜 이런 걸 입어야 되죠?
예, 이거 입으시고 한 손에는 마이크 한 손에는 글러브 끼시고
왜 아나운서가 요 코딱지만 한 걸 입고 마이크를 들어야 되냐구요?
아, 사전에 얘기를 못 들으셨나 본데...
사전에 나에 대한 얘기도 못 들으셨나 본데...
(설희) 애라는 더 짱짱한 또라이가 됐고
[서은광, 임현식, 육성재의 '알듯 말듯해' 재생]
(애라) 설희는 왕자도 없이 폭풍 비주얼 변신도 없이
홀로 우뚝 섰다
방금 찍은 사진 꽐라요정 님께 문자로 보내 줘
꽐라요정 님 맛있는 매실액이 배송 중입니다
[초인종]
(동만) 그리고 주만이는 61일째 사죄 중이다
이거 패밀리 사이즈인데...
혼자 다 먹을 수 있을까?
- (동만) 아.... - (주만) 동만이는
업그레이드를 준비하는 몬스터처럼 운동만 했다
(동만) 탭, 탭
[허첵의 '쌈, 마이웨이' 재생]
[괴로워하며] 아, 탭이라고
[영어] 탭? 탭은 없어
우리 그럴 시간 없다고
(동만) 아, 아악!
(동만) 아, 아!
- (동만) 아... - (존) 한 번 더
[영어] 한 번 더
나한테 배울 때는 일어날 생각 마
[동만 가쁜 호흡]
- (존) 렛츠 고! - (동만) 아우, 씨!
하아
[영어] 잘 들어, 우리 준비 시간 2달밖에 없어
딱 세 가지 기술만 가르쳐 줄 테니까 마스터 해
(동만) 세 번? 알았다고
세 개... 마스터 고!
[영어] 이건 다 끝내기 기술인데
그중 한 가지만 쓰면 이길 수 있어
뭔 나를 챙기고 그려?
아버님 생신인데 제가 당연히 와야죠
아이고 족발 대짜 배달이 어디라고?
어머니, 어머니! 배달은 주만입니다, 어디로 갈까요?
아니, 저 부담스럽게 그냥...
어, 왔냐?
안녕하셨습니까, 형님
야! 나시 입고 댕기지 마 그냥 징그러
오늘 헬스장 일찍 문 닫으셨나 봐요?
너 설희랑 헤어졌다매?
[긴장감 감도는 음악] (설희 오빠) 근데 우리 집에 왜 와?
너 설희랑 헤어졌다매?
- 왜 온 겨? - 왜 온 겨?
(주만) 어! 설아
(남일) 신메뉴인데 맛이나 보라고
그래?
음... 맛은 있네
난 뭐 그 폴더폰에 돈 몇 억이나 들어 있나 했더니
몇 억이나 있으면 니들을 왜 줘? 나 살기도 빡센대
왜 자꾸 나 찌질이 만들어?
왜 이렇게 사람을 어? 뻘쭘하게 만들어?
남일아, 일본에서
내 지갑 훔친 놈 잡았다 그래서 경찰서에 갔더니
열다섯 김남일이가 있더라
(복희) 한국에서 온 89년생 김남일
보호자도 없는 고아래는데 내 머리가 다 띵하더라고
(복희) 엄마가 못 키워서 애가 이렇게 됐나 싶고
내가 못 키운 내 새끼 같아서 눈에 밟히고
그래서 남일이 대타로 남일이를 키운 거야?
대타가 아니라 아들
(복희) 그때부터 너 보고 살았지
내가 널 구한 게 아니라 니가 날 구했는데
애라 찾았다고 내가 널 버려? 이 찌질아
[회한 가득한 음악] 아, 나 울리려고 그래?
난 엄마밖에 없는데 나도 샘이 나잖아
언제 널 다 키우냐, 어?
우리 내일 비행기 7시지?
일본엔 나 혼자 갈 테니까 엄만 여기 더 있다가 와
뭐?
나랑은 14년 같이 있었고 걔랑은 1년도 못 있었다며?
내가 걔한테 엄마 잠깐 렌탈해 주지, 뭐
그러니까 여기서 조금 더 있다가 와
아니, 얘가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치...
[주만 앓는 소리] (설희) 그러게 왜 와?
왜 지가 전 여친 아빠 생일을 챙기고 있어?
설아, 나 체한 거 같아
그리고 뭐 찍소리도 못 하고 있으면서
(주만) 아후
- 설아, 근데 - 뭐?
- 셋째 형님은 직업이... - 마음은 착해
마음이 아니고 직업군은 어떻게... [멋쩍은 음악]
집에 가서 손 따
손? 나 혼자 바늘...
(주만) 나 아직 등도 아프고, 이거...
썩을 수도 있대, 등이...
(주만) 아! 아씨
아씨? 막내 오빠!
- 안 돼, 아... - 오빠!
- 오빠! - 하지 마, 하지 마
아이고
[목 가다듬는 소리]
- 아, 쫌 - 왜 인마?
15년 키운 코치님 새끼 양아치로 끝나면은
뭐, 코치님 인생도 우스워진다매요
그래서, 뭐?
어? 고동만이 막 CF도 찍고 언플하고
막 턱 밑까지 쫓아 올라오는데
- 나랑 안 붙을 수도 없는 거 아니냐고 - (원보) 어떻게 붙을 건데?
또 사람 사서 매수하고 반칙할 궁리하고?
진퉁으로 붙는다고요!
(탁수) 아, 그니까 같이 좀 가자고
나도 이번엔 진짜 안 진다고
너 여권 챙겼어? 여권 없으면 큰일 나
[영어] 여러모로 고마워, 순대
(장호) 얘 지금 나한테 순대라 그런 것 같지 않냐?
(존) 동만
[영어] 너무 혹독하게 해서 미안한데 준비 기간이 2달뿐이었잖아
쏘, 쏘리? 아이 뭐가 쏘리야?
나는 땡큐밖에 해 줄 것도 없는데
땡큐, 브로
내가 막 개기고, 소리 지르고 해서 막 쏘리 했어요
또 못 보겠지만
씨 유 어게인
[영어] 글쎄, 우린 조만간 링에서 붙을지도 몰라
어, 그래, 그래, 그래 어, 또 와, 또
순대 먹으러 와 이거 이거, 에어, 먹어
[영어] 잘 있어, 순대
(장호) 어, 어, 땡큐!
[영어] 나중에 봐
- 바이, 바이 - 바이, 바이
(애라) 관객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애라)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빅 매치
RFC 절대 강자 김탁수 선수와
혜성처럼 나타나 옥타곤을 흔든 괴물 신인
고동만 선수의 경기가 곧 시작됩니다
뜨거운 박수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관중들 환호성]
내 딸이요, 내 딸!
저 끼는 내 피야, 내 피!
(해설자) RFC 파이널 라이트급 챔피언 타이틀 매치!
고동만 선수가 출전합니다!
[경기장에 흐르는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관중들 환호성]
으아!
야, 멋지구만, 멋져!
- 호! - 호오!
[관중들 계속되는 박수와 함성]
- 1라운드는 스탠딩으로 가고요 - 동만아
- 2라운드부터 - 동만아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네?
작전이니 코칭이니 다 때려치고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날아 봐
오늘은 내가 이래라저래라 뒤에서 꽥꽥 소리 안 지를 테니까
갑자기 왜 이래?
봐봐
(장호) 어?
생각해 봐
우리 똥만이
너 인마 여기 서 있는 자체가 니가 위너야
나는요 아리까리한 열린 결말 싫어해요
- 뭐? - 이길 거면
확실히 이기고 끝낼래
아!
(장호) 즐겨!
(장호) 자!
(해설자) 본 경기는 5분 3라운드 연장 1라운드로 진행되겠습니다
헤이
헤이
레디, 파이트
[종소리] [박진감 넘치는 음악]
[관중들 웅성웅성]
[동만, 탁수 거친 호흡] [발차기, 펀치 소리 강조]
[힘주는 소리]
[계속 이어지는 긴장된 음악과 거친 호흡]
(해설자) 김탁수 선수는 경기 초반부터 그라운드를 유도하는데요?
스톱, 스탠딩
[관중 웅성웅성]
(심판) 파이트!
[동만, 탁수 거친 호흡] [발차기, 펀치 소리 강조]
(탁수) 아직도 그라운드는 안 되냐? 그러니까 넌 딱 거기까지라고
- (동만) 형은 딱 이만큼인 거지? - (탁수) 뭐?
형 하는 거 잘 봤고 이제 내가 들어갈게
뭐라는 거야?
[긴박감 넘치는 음악]
[동만, 탁수 거친 호흡] [발차기, 펀치 소리 강조]
어, 지금 고동만 선수가 먼저 그라운드로 들어가 버리는데요?
[관중들 웅성웅성]
[동만, 탁수 거친 호흡] [발차기, 펀치 소리 강조]
(심판) 기브 업!
기브 업!
동만아, 끝내!
(원보) 탁수야, 빠져나와!
(심판) 기브 업!
[종소리] 스톱!
아...
(원보) 뱉고, 뱉고
쟤 뭐야? 쟤 왜 그라운드가 다 되냐고?
탁수야, 방법이 없다 정면승부로 가자
아니, 아니야 무조건 무조건 판정으로 가자, 어?
판정까지만 가면 형이 어떻게든, 어?
진짜 코칭 안 해요?
뭔 말을 해, 인마? 짐승 같은 놈한테
(심판) 레디, 파이트! [종소리]
[긴장된 음악] [관중 웅성]
형, 따라 할 거면 똑바로 따라 하라고 했잖아요
[신음]
[날라차기 효과음] [맞는 소리 강조]
[긴장감 점점 고조되는 음악]
[무음 효과]
[종소리] (심판) 게임 아웃!
아니, 이게... [관중 환호성]
와아!
허!
[회한 가득한 음악]
[맞고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 강조]
(동만) 나는 우리 동희도 끝까지 지켜줘야 되니까
못 먹으면 고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동만) 나 할래요! 하고 싶어 죽겠다고!
격투기 한다고! 한다고, 한다고, 한다고!
왜! 나 할 수 있다는데 왜!
스톱하지 말라고! 한다고, 한다고!
(해설자) 본 경기는 2라운드 27초 만에 킥에 의한 녹아웃으로
태권 보이 고동만 선수가 승리했습니다!
[관중들 환호성 소리] 아!
[허첵의 '쌈, 마이웨이' 재생]
잘했어, 동만아!
- 내 아들이잖여, 잉? - 누가 뭐랴?
[웅성웅성]
아이구, 동만이가 결국 큰 메달을 따긴 따네!
아휴, 저놈의 자식 저거!
다리몽둥이를 분질러서라도 못 하게 해야지
[TV 속 함성]
왜 저렇게 멋있어? 짜증 나게
(동만) 으아!
[관중들 환호성]
(장호) 으아!
어유, 이 양반 또 턱, 턱, 턱, 턱, 또!
(해설자) 감히 말씀드리는데 이제 국내에서
고동만 선수를 잡을 선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관중들 환호성]
거의 10년 만에 거머쥔 진짜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애라 목 가다듬는 소리]
지금 소감이 어떠신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 네
[목 가다듬는 소리] 아...
부족했던 그라운드 기술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경기라 기쁘고요
어,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목 가다듬는 소리]
[눈물을 삼키며] 자세한 인터뷰는 스튜디오에서 또 하도록 하고요
고동만 선수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장호 흐느낌]
왜 또 우냐?
전 남친 나부랭이 이기거나 말거나지 왜 또 울어싸?
애초에 사귀질 말았어야 돼
애라야
나는... 너를 못 보고는 못 살겠는데
또 이렇게 헤어질까 봐 다시 사귀자고도 못 하겠어
설이 말을 들었어야 됐는데, 내가
그러니까
사귀고 헤어지고 이런 거 다 생략하고
그냥 나랑 살자
- 뭐? - 나랑 살자고
동거하자고?
야
키스했으면 1일 같이 살고 싶으면...
결혼
[케이시의 '굿모닝' 재생]
나랑 결혼하자
나는... 너 없이 못 살아
20년 동안 그랬어
너를 아주 안 보거나 맨날 보거나 둘 중 하나 택일이면
그냥 나는...
너랑 평생 볼래
- 그럼 격투기는? - 너
너, 너, 너! 너라고 너!
죽어도 너야
나랑 결혼하자
응?
뭘 물어?
[애라 훌쩍이는 소리]
[관중 환호성]
에고, 저 젊어빠진 것들을 이제 누가 말려?
아유, 저 새끼 저저... 뭐라고 지껄여서 애를 울려?
이 새끼가! 왜 남의 아들한테 새끼랴?
(설희) 그냥...
잠깐 손만 잡아 주는 거야 월드컵도 같이 응원하다 손잡고 하니까
암튼 지금 용서해 준 것도 아니고 다시 사귀는 것도 아니야
- 으이그! - 어!
왜 뽀뽀해! 왜 뽀뽀해! 왜 뽀뽀, 왜 뽀뽀, 왜 뽀뽀해!
몰라, 나 뽀뽀하다가 맞아 죽어도 좋아
으이그!
[류지현의 '또 밤이 지나버렸네' 재생]
설아, 지금 욕한 거야?
(애라) 자발적 스몰 웨딩이 아니라 강제 스몰 웨딩
신랑은 매사에 불도저라 뭔 준비 개념도 없고
어? 결혼이 장난이야?
아니,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계획을 하고
오빠만 믿어 나도 다 플랜이 있어
너... 플랜 같은 거 갖고 그러지 마
니 머리는 함부로 쓰고 그러는 거 아니야
[작은 소리]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위에서 쿵쿵쿵]
뭐야, 쭈만이 마늘 빻니?
[위에서 삐걱삐걱] 김주만이 마늘을 왜 빻아?
[계속되는 위층 소음] 이거...
- 내가 아는 소리 같아 - 아, 왜 또 뭐? 왜 또?
일어나, 출동
(동만) 야, 횡격막
매실을 까고 있었냐?
매실을 까는 소리였네 매실을?
왜 자꾸 사람을 횡격막이라고 부르냐?
니가 매실을 왜 까?
(주만) 아니, 알바로
설이네 매실액 알바로
한 다라씩 까 주면 내가 얼마씩 받기로 한 거야
주만아, 너 설이가 초딩 때부터 가출 꽤나 한 거 아니?
- 설이가? - (애라) 어
막내 오빠가 아끼던 인형 똥꼬를 터뜨렸다고 우리 집으로 오고
얘네 집으로 오고
(애라) 엄마가 소풍날 옷 안 사 준다고 오고
- 근데 그때마다 어떻게 했게? - 어떻게 했게?
어? 무슨 말이야?
[호기심 가득한 음악]
왜?
설아
(애라) 너 쭈만이랑 또 붙으면 사람도 아니라매?
백설희 성을 간다매?
뭐... 호!
아유, 아니 뭐 누가 뭐 다시 붙는대?
(설희) 그냥 매실 깐다고, 매실
니네는 청첩장 접어야 되는데 매실은 누가 까냐?
매실을 누가 까 내가 까야지
설아, 그냥 폼나게 빵 차버리고 새 인생 살면
뭐, 뭐, 뭐 세상 사람들은 다 폼나야 되냐?
보면은 막 잡아 족치고 싶다가도...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 주라
[멋쩍은 음악]
횡격막을 아주 날려 버릴까 보다 아주, 씨
아...
누가 양주 협찬해 달라 그랬나, 뭐
아이고
[애라 목 가다듬는 소리]
그럼 이제 슬슬 엄마라고 할게요
어? 뭐 이리 쉽게 금방?
처음 뵀는데 갑자기 막 애틋해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엄마한테 아줌마라 그러는 것도 싸가지 없는 거죠
어, 그래 그래... 고맙다
싸가지 있게 자라 줘서
아, 그리고 옥매화 그거 좀 쩔던데?
엄청 자랑스럽던데 완전 칸의 여인
[당황한 웃음] 허... 아유
아, 뭐... 뭐 그런 걸 보고 그래? 사람 쑥스럽게
근데 동만이네 아빠랑은 상견례 하기 좀 뻘쭘하고 그런 사이예요?
아니야
그때 당시에 서산에 사는 남자들은 전부 다 나를 좀 좋아하고 그랬거든?
- (애라) 하 - 흠
근데 그 오빠는 나하고 말을 섞을 그런 급이 못 됐어
아, 다행이네요
근데 그럼 이제... 나 금수저인가?
나는 일평생 마이웨이 혼자 갔고
사업도 세 번 망했고
빚도 몇 억밖에 안 남았고
[흥겨운 뽕짝풍 음악] 몇 억밖에?
아, 빌라고 가게고 융자에 담보야
(복희) 빚 갚느라고
빌라도 쪼개 팔아 갖고 니들 사는 그 세 채밖에 안 남았거든?
그러니까 월세는 따박따박 제때들 내라고
내가 이렇다니까
아, 뭔 놈의 인생에 이렇게 반전이 없냐고!
황장호 도장 샀지 니들 뒤치다꺼리 했지
그러느라고 내가 빚이 더 늘었어요!
아니, 그러면... 내가 왜 남일이에요, 딸인데?
- 태명 - 무슨 뜻인데요?
몰라, 죽어도 몰라
(장호) 근데 왜 이름이 남일이예요?
아니, 어...
내가 우리 애라를 남일 IC에서...
뭐, 인터체인... 고속도로 그거요?
어, 어, 어 거기에서
거기서 애라를 낳으셨구나
대체 어떤 인생을 사셨길래 고속도로에서 애를 낳으시고...
아, 아니 아니, 거기
남일 IC에서 이렇게 빠져나가면 남일장이라고...
에? 남일장?
어, 거기에서
[속삭임] 만들었다고
어머, 어머! 아우, 어떻게...
어이, 짱호
네, 누님
(복희) 우리 순대 사업 한 번 해 볼까?
에?
마이웨이 한 번 더 가 보자고
(혜란) 잘 사세요 틈 보이면 나 다시 돌아옵니다
[밝고 경쾌한 음악]
니가 생각한 플랜이 이거야?
어, 우리 동업하기로 했어
그... 함께 후학양성에 힘을 쓰면서 동만이 경기는 시즌 때만 간간히
[바람 빠지는 효과음]
그건 일단 혼인신고 한 다음에 얘기해 본다고 했잖아요
[애라 깊은 한숨]
인생을 꼭... 둘이 끝까지 같이 가야 돼?
이번 생은 함께하기로 했다
[흥겨운 뽕짝풍 음악]
애라야 우리가 여러모로
이렇게 끈끈하게 얽힐 수도 있고
뭘 끈끈해? 사람 불안하게
너랑 나랑 이렇게 평생 이렇게 같이 볼 것 같은 그런 느낌도 있고
아저씨랑 나랑 왜 평생 봐요?
아니, 암튼 그...
애라, 너도 나를 좀 이렇게 귀엽게 봐 줬으면 좋겠다
아저씨가 어디가 귀엽다고!
니네 엄마는 귀엽다던데 우리 장호가
장호가...
너무 친하게 지내지는 마세요 족보가 좀 그렇잖아
니 거만 사랑이냐? 나도 사랑 매니아거든?
에효, 에효
(동만) 자, 시원하게 한 잔 말자
(주만) 가자
(애라) 미쳤어?
한 잔도?
내일 결혼인데 오늘 술 마셔?
아, 진짜 그럼 딱 한 잔만 해
- 닭발도 시키고 - 오케이, 중간 맛으로 가자
어! 그럼 신혼집은 B사감 어머님께서 좀 해 준대?
울 엄마 빚이 수억이래 그니까 니들도 방세 꼬박꼬박 내
집주인 아줌마 딸 덕 좀 보나 했더니
그럼 일단 똥만이 집에서 시작하게?
몰라, 얘 아무 대책도 없어 그냥 같이 살면 결혼인 줄 아나 봐
인생이 뭐 꼭 대책이 있어야 되니? 좀 모르고 가는 맛도 있는 거지
대비해 봐야 뭐 다 뜻대로 돼?
어차피 랜덤이면 냅다 고 해 보는 거지
[술 따르는 소리]
내가 무슨 깡으로 얘랑 산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야, 우리가 똘끼 한 번 안 부려 봤으면
너가 MC가 되고 내가 파이터가 되고
우리 백 사장이 CEO가 되고 우리 김 과장께서...
횡격막을 찾았겠냐고
아, 이 새끼 횡격막 왜 이렇게 좋아해?
못 먹어도 고 좀 하자
남들이 뭐래도 쪼대로 사는 게 장땡이고
사고 쳐야 노다지도 터지지
남들 뭐 먹고 사는지 안 궁금하고
내가 서 있는 여기가 메이저 아니겠냐?
자, 다 같이 건배!
(동만) 짠!
[서은광, 임현식, 육성재의 '알듯 말듯해' 재생]
(다 같이) 캬아
(주만) 동만아, 근데 너 이제 유부남 되면...
- (동만) 아, 씨 - (애라) 너 지금 한숨 쉬었어?
- (애라) 왜 한숨 쉬어? - (동만) 너무... 좋아서
(주만) 최고
- (동만) 행복해서 - (애라) 행복해?
- (동만) 행복해서 - (애라) 나도
뭐야? 뭐가 이렇게 쎄하지?
(동만) 아씨, 모기!
아... 씨!
나 오늘 결혼식인데? 근데 왜 여기서 잤지?
야, 바야바, 꿈꿨냐? 뭐 헛소리하고 있어?
뭐? 바야바? 왜 다시 바야바래?
(동만) 이거 오늘따라 더 못생겼네, 이거?
- 어우, 씨 - 뭐야?
나 오늘 결혼 안 해?
애라 결혼하고 싶어? 누구랑?
너 누구 생겼어? 아, 나 잠 잘못 잤나 보다
(애라) 어?
그럼 이게 다 꿈이라고?
아,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히이...
(동만) 아우, 귀여워
야, 얘 술 덜 깬 것도 겁나 귀엽지 않냐?
너나 귀엽겠지
나는 평생 얘 놀려 먹을 생각하니까 완전 짜릿하다니까
이번 생은 완전 재밌을 것 같다고
재미야 있겠지
맞지?
나 오늘 결혼식인데 아, 결혼식인데 왜 여기서 자!
[애라 한숨]
자, 여러분 그동안 쌈 마이웨이를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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