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있지만 2
(나비) 확실해
우리는 같은 마음인 거
[휴대전화 진동음]
[재언이 휴대전화를 탁 집어 든다]
아, 오늘은 좀 어렵겠다, 내일 어때?
어, 그래, 그래, 그러자
[나비가 살짝 웃는다] (재언) 미안
[휴대전화 조작음]
(빛나) 박재언은 연애가 적성이 아닌 분이셔
(나비) 그게 무슨 소리야?
(빛나) 썸은 타도 연애는 안 한다고 선 딱 긋는다고
[의미심장한 음악]
(나비) 박재언이 그래?
자기 연애 안 한다고?
(빛나) 나비야, 그거 아니?
한 나비만을 위해 피는 꽃은 없다는 걸
그게 무슨…
박재언은 저 꽃이야
(빛나) 허영 가득한 자태
볼 땐 좋지만 꺾으면 곧 시들고 마는 유혹의 상징
저게 바로 박재언이라고
[웃으며] 야, 너 갑자기 왜 그래
우리가 아무리 예대라지만…
(빛나) 너 걔가 아무 생각 없이 구는 거 같지? 천만에
그거 다 철저하게 계산된 거야
아, 뭐…
가끔 싸하기는 해도
그 정도는 아니던데?
다들 그런 식으로 박재언한테 놀아나는 건 아니지, 뭐
(빛나) [한숨 쉬며] 쯧 사실 애들도 다 알아
안 속을 거 같다가도
단 1%의 진실성만 보이면 그냥 넘어가는 거야
자기가 그렇게 믿고 싶으니까
내가 장담하는데 박재언 걔?
연애할 맘 전혀 없어
그냥 자기한테 꼬이는 여자가 재밌는 거, 딱 그뿐이야
그러니까 마음 접어
넌 적당히 가볍게 노는 법 모르잖아
아, 접긴 뭘 접어 우리 그냥 친구라니까
(빛나) [피식 웃으며] 내숭 그만 떨어라
야, 남녀 사이에 친구가 어디 있냐, 친구가?
(나비) 뭐래 자기는 남사친 엄청 많으면서
다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으니까 옆에 두는 거지
(빛나) 그, 남자들이랑 놀아야 이 섹슈얼 텐션이 좀 올라가거든
박재언도?
(빛나) 나쁘지 않지
적당히 놀기 괜찮고 그리고 일단 겁나 잘생겼잖아
(재언과 빛나) - 맛있어? - 야, 너희가 웬일로 학식을 다 먹니?
(진수) 제가 재언이 형한테 학식 먹자 했어요
(빛나) 아…
- (진수) 저 물 좀 가져올게요 - (빛나) 응 [재언이 대답한다]
[달그락 소리가 난다] (재언) 왜 그래, 어디 아파?
[부드러운 음악] (나비) 어? 아, 그…
방금 혀, 혀 씹어서 그래, 응
(재언) 괜찮아?
(나비) 어, 어, 괜, 괜찮아, 응
[빛나의 한숨]
(빛나) 난 먼저 간다, 맛있게 먹고 와
(재언) 오늘 안 잊었지?
- (나비) 응? - (재언) 소원 쓰려고
(나비) 뭐래, 너 소원 다 썼잖아
한 개 더 쓰게 해 주는 거 아니야?
대신 이상한 거 하지 마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재언) 춤춰
(나비) 싫어
(재언) 내 소원인데
(나비) 야, 우리 그냥 나가면 안 돼?
(재언) 우리끼리 놀자
(나비) 아, 나 노래도 안 들리고 너무 시끄러워, 여기
[웃으며] 뭐 하는…
[나비의 웃음]
[나비의 웃음]
아, 싫어
(나비) 박재언은 자꾸만 날 들뜨게 한다
[차분한 음악]
박재언만 보인다
너도 나와 같을까?
[나비의 아파하는 신음]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여자1) 죄송합니다
(재언) 가자
뭐야?
왜 이렇게 빨개?
[여자2가 립스틱 뚜껑을 탁 닫는다]
[멀어지는 발걸음]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진동음]
(재언)
[재언이 라이터를 딸각 켠다] (여자2) 박재언
[라이터를 탁 닫는다]
톡도 안 보더니 여기서 놀고 있었어?
혼자 왔어? 안에 세미랑 미소도 있는데 같이 놀래?
나 일행 있어
그러니까 너희끼리 놀아
(여자2) 에이, 같이 놀면 되지
남자애들도 불러 줄 수 있는데 [의미심장한 음악]
(나비) 박재언은
날 불안하게 만든다
아, 저는 괜찮아요
둘이 놀 거면 놀아, 나 먼저 집에 갈게
(재언) [나비를 탁 잡으며] 네가 왜 가
그만 가 줬으면 좋겠는데?
(여자2) 그래, 그럼
갈게
(재언) 그렇게 먼저 빠지려고 하는 게 어디 있어?
사람 무안하게
(나비) 둘이 친해 보이길래
같이 있어야 되나 해서
[재언이 피식 웃는다]
(재언) 아니야
그냥 학원 다닐 때 좀 알던 애야
(여자2) 같이 놀면 되지 남자애들도 불러 줄 수 있는데
그냥 좀 알던 애?
(나비) 네가 가라고 하니까 표정 장난 아니던데?
그랬나?
(나비) 그래, 어쩌면 너한테는 다 별거 아닐지도 모르지
그 사람 손목에도 있더라
(나비) 나비
그림인지 문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거 걔가 혼자 말도 없이 한 거야
혼자?
왜?
내 반응 보려고 그랬겠지
학원 같이 다니다 보면 가끔 술도 마시고 그러잖아
근데 걔는 좀 집착하더라
(재언) 혼자 착각하는 거지, 뭐
[잔잔한 음악]
왜 심각해지고 그래
너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신경 쓰지 마
(나비) 나 저기서 먼저 버스 타고 갈게
- 진짜 갈 거야? - (나비) 응
좀 피곤하네
늦었는데 데려다줄게
아니야, 뭐 하러
(나비) 잘 가
[한숨]
어장 관리 하는 건가?
뭐야, 박재언
[새가 지저귄다]
(지완) 다리 한쪽만 올려라 [세훈의 웃음]
(성윤) 아유, 창피해, 창피해
[세훈의 웃음] (지완) 관절 잘 보이게
- (성윤) 야, 넌 조소과 어떻게… - (규현) 가만히 좀 있어 봐야!
- (지완) 손 더 위로 - (솔) 손? [성윤이 구시렁거린다]
- (지완) 어, 열 손가락 다 보이게 - (솔) 어떻게?
- (지완) 아, 아니, 이렇게 교차로 - (솔) 아, 이렇게?
어, 어, 어, 어, 어, 됐다, 됐다, 됐다
- (솔) 어디 봐야 돼? - (지완) 그냥 나 쳐다보고 있어
[사람들이 분주하다]
[그림을 쓱쓱 그린다]
근데 솔아
(지완) 넌 눈도 예쁘고 코도 예쁘고 입도 예쁘고
얼굴형도 갸름하고
눈썹 모양도 곧고
진짜 부럽다
우리 오늘 점심 뭐 먹을까?
근데 너 여기 어쩌다 다쳤댔지? 아, 네가 아까 말해 줬던가?
(솔) [웃으며] 진짜 정신없어
넌 왜 맨날 이렇게 맥락이 없냐?
(지완) 아닌데 내 나름대로는 다 맥락 있는 건데
[피식 웃는다]
아, 포즈 좀 아까처럼 다시 해 줘
- 아, 어떻게? - (지완) 아까처럼
(지완) 빨리빨리, 빨리빨리
(솔) 어제 소개팅은 잘했어?
(지완) 응, 괜찮았어
한 번 더 만나 보려고
나랑 영화 취향이 좀 맞는 것 같아서
다음번엔 같이 영화 보기로 했지
잘됐네
- (빛나) 오, 야, 야, 야, 야 - (나비) 빨리빨리 해, 빨리 [남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솔) 아, 아, 이마
(빛나) 오, 좋다, 좋다, 좋다 [솔이 말한다]
- (나비) 야, 이, 이렇게? - (빛나) 어, 어, 조금 더, 좀 더
- (나비) 더? 아이씨 - (빛나) 어
이렇게, 이렇게?
[카메라 셔터음] - (빛나) 오, 야, 야, 야, 좋다, 좋다 - 이렇게? 이렇게?
- (빛나) 오, 야, 야, 야, 야 - (나비) 빨리빨리 해, 빨리
- (빛나) 오, 야, 야, 좋다 - (나비) 야, 빛나야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나비) 나 한계야, 빨리해, 빨리
전신 몇 컷만 더 찍을게
[발을 쿵 구르며] 아, 너 뭐 뭘 만들려고 이런 걸 시키는 건데?
(빛나와 나비) - 다리 조금만 더 올릴 수 없냐? - 야, 나 떨어진다
(빛나와 나비) - 야, 좋다, 좋다, 좀만, 좀만 - 나 떨어진다, 떨어진다
- (나비) 나 떨어진다, 떨어진다 - (빛나) 좀만 더, 어어, 야, 야, 야
(재언) 유나비
[잔잔한 음악] [나비의 아파하는 신음]
괜찮아? 안 다쳤어?
(나비) 그래, 이제 제대로 철벽 친다
어, 어, 괜찮아
(나비) 웬일이야? 나 바쁜데
그냥, 너 보려고
(나비) 또 바보가 되긴 싫다 [재언이 숨을 들이켠다]
계속 톡 안 읽더라?
아, 톡 보냈었어?
그, 못 봤네
많이 바빠?
밥 먹을 시간도 없어?
(나비) 밥은 먹어야겠지, 어
[감미로운 음악]
(나비) 그런데
그럼 나랑 밥 먹자
그, 그러든지
갈까?
[휴대전화 진동음]
(재언) 뭐 해? 자?
[휴대전화 조작음]
(나비) 아무한테나 이러겠지?
[휴대전화 조작음] 가벼운 자식
[휴대전화 진동음] (재언)
[휴대전화 조작음]
(나비)
[휴대전화 진동음]
[헛기침]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뭐 해?
(나비) 뭘 뭐 해
갑자기 웬 전화야?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웃기시네
[피식 웃으며] 뭐가 맨날 웃긴대
너도 맨날 나한테 웃긴다 그러잖아
그거는 진심이고
[웃으며] 참 나…
뭐라는 거야
(나비) 난 다 알고 있다고
[새가 지저귄다]
[기계음이 요란하다]
[기계 작동음]
[탁탁 소리가 난다]
[스위치를 탁 누른다]
[경준이 손뼉을 친다]
(경준) 재언아
진짜 고맙다
아, 아니에요
[재언이 삽을 탁 꽂는다] [경준이 살짝 웃는다]
(경준) 씁, 자네
나랑 일해 볼 생각 없나?
(재언) 감사합니다
(경준) 우리 과사 알바 곧 새로 뽑아야 되거든, 이번 학기만
- 아, 저는 좀… - (경준) 아, 생각해 봐 줘, 응?
(경준) 두 명 뽑는데 민영이는 나비 꼬시고 있고
난 너 꼬시고 싶다
생각해 볼게요
[홍삼 스틱을 쪽 빤다]
(경준) 오케이, 응?
- (경준) 조금만 더 고생해 줘 - 아, 네
- 정리 좀 하고 갈게요 - (경준) 어, 줘, 줘, 줘, 줘
- (재언) 감사합니다, 네 - (경준) 어, 파이팅!
[경준의 웃음] [재언이 탁 삽질한다]
- (여학생1) 배고파 - (윤지) 그러니까 [통화 연결음]
(윤지) 어, 재언아, 밥 먹었어?
(여학생1) 우리 지금 단풍골 갈 건데 같이 갈래요?
아니, 난 약속 있어서, 맛있게 먹어
(여학생1) 치, 맨날 약속 있대
(윤지) 가자 [윤지의 한숨]
[초인종이 울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초인종이 연신 울린다]
(나비) 누구세요?
[부드러운 음악] 박재언?
[나비가 당황한다]
[남방이 툭 떨어진다]
[휴대전화 진동음]
[놀란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나비가 휴대전화를 탁 집어 든다]
(나비) 난생처음 [한숨]
야한 꿈을 꿨다
[부스럭거린다]
뭐야?
(나비) 아이씨, 늦었다
아이씨
[버튼 조작음] [잔잔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나비의 가쁜 숨소리]
[다급한 신음]
[놀란 신음]
(나비) 아씨…
(나비) 왜 하필 박재언
그것도 우리 집에서
[나비의 짜증 섞인 신음]
[나비의 가쁜 숨소리]
- 교수님, 저… - (교수) 네
그, 조소과 유나비라고 합니다
- 아, 오전 수업 학생 - (나비) 네, 네, 네
- 오늘 발표하기로 했던 - (나비) 네
그, 제가
늦잠을 조금 자 가지고
그, 지금 수업 혹시 발표로 대체해 주시면은
[피식 웃는다]
(교수) 오케이 그, 눈곱도 못 떼고 온 성의를 봐서
어, 당연히 점수는 좀 깎여요
[나비의 안도하는 숨소리] (나비) 네, 감사합니다
[사람들의 웃음] (교수) 네, 네
[나비의 힘겨운 신음]
[지친 숨소리]
[나비의 한숨]
(나비) 아이씨…
[나비의 한숨]
(나비) 야, 어디야?
오빛나도 이 수업 들을 텐데…
[잔잔한 음악]
쟤 근데 왜 전화는 해 놓고 톡은 안 읽어?
[작은 소리로] 쯧, 아, 몰라
[나비가 가방을 부스럭거린다]
(재언) 나비
너도 이 수업 들어? 어떻게 한 번도 못 봤지?
(나비) 아, 그…
나는 원래 1교시인데
오늘만 오후로 대체
늦잠 자서
[나비의 어색한 웃음]
[나비가 책상을 달그락거린다]
(재언) 일행 있어요?
[나비의 웃음]
(경준) 아, 재언이한테 알바 생각해 보라고 졸랐어
나비는? 한대? [마우스 조작음]
몰라, 아직
[한숨 쉬며] 근데 좀 힘들 거 같다 그러긴 했어
(경준) 그래?
재언이한테 유언비어를 해 버렸네 [경준의 멋쩍은 웃음]
일단 조용히 하고 있어야지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조교님, 안녕하십니까, 성윤입니다
(경준) 어 [경준이 살짝 웃는다]
조교님
[작은 목소리로] 저 그, 택배, 택배
[작은 목소리로] 택배
(성윤) 아이고, 감사합니다
조교님, 이거 식사하시고
(경준) 아이, 뭐, 또 이런 걸 가지고 왔어, 됐어, 됐어
(성윤) 넣어 두세요, 넣어 두세요
(경준) 생큐, 잘 먹을게
(민영) 뭐야, 맨날 여기가 무슨 경비실이야?
(성윤) 조교님
저게 비싸 가지고 제가 하나밖에 준비를 못 했습니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수고하세요
[민영의 한숨]
(민영) 선배 [문이 탁 닫힌다]
인간적으로 애들 택배까지 대신 받아 주는 건 좀 아니지 않냐?
[컵케이크를 툭 내려놓으며] 힘든 일도 아닌데, 뭐
(경준) 아, 우리도 다 어릴 때 겪어 봐서 알잖아
아, 부모님 몰래 택배 받는 게, 어?
이게 보통 일이야? [경준의 웃음]
[민영의 못마땅한 신음]
(민영) 너무 복잡하잖아
진짜 교수님한테 이른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 안녕하십니까 - (경준) 솔이 왔네
[경준의 웃음] 아직 학교 못 정했어?
교수님이 맨날 나한테 물어보시는데
네
(솔) [살짝 웃으며] 아직 좀…
(경준) 씁, 뭐, 솔직히 교수님이야
무조건 명문으로 갔으면 하시겠지만
그런 거 신경 쓰지 마 네가 꼭 가고 싶은 곳으로 골라
네, 그럴게요, 고맙습니다
(경준) 별말씀을
- 고민 있으면 언제든 털어놓고 - (솔) 네
(민영) 경비실도 모자라서 이제 상담실도 차리겠네?
[경준의 멋쩍은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경준) 아, 뭐 안 시켰어?
택배 기사님일지도 모르잖아
- (민영) 아, 그놈의 택배 - (경준) 받아 봐
(솔) 네 [휴대전화 조작음]
[의아한 숨을 들이켠다]
네, 여보세요
(주혁) 네, 안녕하세요, 정주혁입니다
네? 누구…
(주혁) 아, 얼마 전에 카페에서 연락 달라고 하셨었는데
- 아, 죄송합니다, 아… - (주혁) 괜찮습니다
안 다치셨어요?
[따뜻한 음악]
아!
아, 그, 아, 죄송해요
그, 계좌 번호랑 금액 알려 주시면 바로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그게…
시간 괜찮으시면 잠깐 만날 수 있을까요?
네? 만나서요?
(솔) 어… 아, 잠시만요
- 안녕히 계세요 - (경준) 어 [경준이 살짝 웃는다]
[문이 탁 닫힌다] [경준의 옅은 웃음]
누가 봐도 꼬시는 재질인데, 응?
(민영) 아휴, 애들한테 좀 관심 좀 꺼
[민영의 못마땅한 신음]
[마우스 조작음] 아주 여기저기 다 봄이네
좋을 때다
(교수) 자, 지금 이 장면처럼
극 중 인물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있어요
그, 영화를 보던 관객은 [재언이 피식 웃는다]
마치 그 스크린 속 배우와
눈이 마주친 듯한 착각에 깜짝 놀라기도 하죠
(재언) 일어나
(교수) 이걸 텐션 투 카메라 기법이라고 하는데 [나비의 힘겨운 신음]
이 카메라를 향해 인물이
왜 그래, 어디 아파? [교수가 계속 강의한다]
(나비)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 걸까
(나비) [힘겨운 목소리로] 아니야
[노트가 툭 떨어진다]
- (나비) 내가 주울게 - (재언) 아니야, 내가…
(나비) 아니야 나 때문에 떨어졌잖아, 내가 주울게
[나비가 노트를 쓱쓱 턴다]
(교수) 다들 한 번쯤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영화 '400번의 구타'의 마지막 장면에서
[달그락 소리가 난다] 감화원을 탈출해 바다를 향해 달리던
(나비) 가는 날이 장날이고 [교수가 계속 강의한다]
턱에 뾰루지가 나면
바로 그날이다 [휴대전화 조작음]
[흥미로운 음악]
[키보드 소리가 요란하다] - (빛나) 마저 달라니까, 그냥 - (규현) 알았어
[빛나의 못마땅한 신음]
[빛나의 짜증 섞인 신음]
[컵라면을 툭 놓으며] 아… 아직도 속 쓰려
- 마셔 - (빛나) 오, 생큐
[빛나가 뚜껑을 달그락 딴다]
(빛나) 아, 이제야 좀 살겠다 [휴대전화 진동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유, 뒤로 오네 뒤로 오네, 뒤로 오네, 아이고
(교수) 자, 우리 10분만 쉴게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남학생1) 형! 안 피워요?
(재언) 먼저 가
같이 갈래?
[나비의 당황한 신음]
(나비) 아니, 나 그… 발표 준비 해야 돼 가지고
(재언) 아, 오늘 발표야?
완전 집중해서 들어야겠다
박수도 완전 크게 치고
[나비의 어색한 웃음]
(나비) 그, 빨리 나가
(재언) 응?
아, 그, 친구들 나가니까
너도 빨리 따라 나가라고
(재언) 응
넌 가끔 갑자기 나한테 선 긋더라?
(나비) [펜을 툭 놓으며] 아닌데…
[변기 물이 솨 내려간다] [화장실 문고리가 달그락 열린다]
[한숨]
(나비) 다행이다
이게 뭐야
이거 때문에 완전 낚였네
(재언) 넌 가끔
갑자기 나한테 선 긋더라?
아, 신경 쓰여
(나비) 안녕하세요 조소과 유나비입니다
어…
어…
제가 이번에 발표할 작품은
최초의 SF 영화라고도 불리는 '달세계여'…
[의미심장한 음악]
(나비) 그분이 오셨다
이번엔 진짜다
(나비) 그…
[떨리는 숨소리]
'달세계여행'입니다
마술사로도 활동했던 멜리에스 감독은
(나비) '여러분 생리는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나비가 계속 발표한다]
그래, 맞는 말이다
(나비) 음…
그, 당시 연극 무대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영화 미술에
원근감, 공간감 왜곡과 착시 효과까지 더해
무대도 현실도 아닌 영화만의 세계를 만들어 내 미장센을…
(교수) 잠깐만, 잠깐만
말이 너무 빨라요, 천천히
또박또박
네, 아…
(나비) 생리는
재앙이다
[딸깍 소리가 난다] (남학생1) 안녕하세요 패디과 김영민입니다
[나비가 책상을 달그락 내린다]
(나비) 재난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하는 법 [남학생1이 발표한다]
(남학생1) 이 영화는 사실 원작인 브램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를 각색한 작품인데요
정식적인 판권 허가를 피하기 위해서
캐릭터들의 이름과 몇 가지 설정을 바꾸고 영화를 만들었지만
(재언) 유나비
내가 너한테 뭐…
[차분한 음악]
[남방을 쓱쓱 벗는다]
[재언이 남방을 부스럭거린다]
(나비) 야, 뭐 해, 너 10교시라며?
추울 텐데
그럼 다시 줄래?
[남방을 쓱쓱 묶는다]
아, 그래도 이거 묻으면…
괜찮아
(나비) 울고 싶다 왜 하필 박재언한테…
말할 거야?
다른 사람한테?
(재언) 와, 너 나를 좀…
넌 그럼 남자들이 갑자기 텐트 치는 거
만약에 수업 중에 나 그렇게 된 거 보면
애들한테 말할 거야?
(나비) 그거랑 이거랑 같냐?
(재언) 같지는 않지만
말할 거야?
(나비) 아니, 절대
(재언) 진짜?
(나비) 당연하지
(재언) 그럼 나도 안 해
(나비) 보통 이런 애를
가볍다고 하나?
[감성적인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뭐야?
(재언)
(나비) 보통 어장질을 이런 식으로 하나?
[휴대전화 진동음] (재언)
[휴대전화 조작음]
(남학생1) 이따 밤에 농구 한 게임 뛰고 술 먹기로 했는데
- (남학생1) 형도 와요 - (남학생2) 응
(재언) 다음에, 약속이 있어서
(남학생2) 근데 형 아까 남방 입고 있지 않았나?
어디 갔어?
(재언) 아, 친구 추울까 봐 줬어
(남학생2) 친구…
(남학생1) 아까 그 예쁜 누나 형이랑 뭔 사이예요?
둘이 친해요?
친해 보여?
[휴대전화 조작음]
(나비) 난 화방 왔는데 넌 뭐 할 거야?
(빛나) 그냥 친구 사이시라면서요?
[휴대전화 조작음]
(나비) 아이…
친구 맞아
근데 좀 친해지긴 했어
너는 왜 근데 아까 답장도 안 하고 뭐 했냐?
(빛나) 말 돌리지 말고
너희 썸 타냐?
아이, 썸은 아니고
[달그락거린다]
(나비) 뭐…
나한테 잘해 주는 애를
억지로 밀어내지는 않는 정도?
[한숨]
얘가 지금 행복 회로가 돌아가네?
그러니까 네 말은 박재언이 널 좀 특별하게 대한다는 거지?
아, 뭐…
그런 거 같기도 하고 [빛나의 한숨]
(빛나) 그건 내가 본 걸로 얘기해 주자면
네가 특별하다고 느낀 그런 것들
걔한테는 별거 아닐 수도 있어
말했잖아, 박재언은 친절하다고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달그락거린다]
글쎄
그런가?
[혀를 쯧 찬다]
[한숨 쉬며] 직접 데어 봐야 알지
(빛나) 너 나중에 나보고 왜 안 말렸냐고 뭐라고만 하지 마
[한숨]
[나비가 달그락거린다]
내일 저녁에 시간 돼?
(나비) 내일 모임 아니야?
박재언한테 들었냐?
(빛나) 친해지긴 했네
누구누구 오는지 들었어?
(나비) 아니
너도 와 내일 요주의 인물들이 다 오거든
요주의 인물들?
재밌을 거야
너도 차라리 빨리 확인하는 게 낫지 않아?
뭘?
박재언이 진짜 너한테만 특별한 건지
(빛나) [화구를 탁 넣으며] 생큐
'나비 보보'?
[부드러운 음악]
"나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나비의 놀라는 신음]
얘 뭐, 다 여자야
[휴대전화 조작음]
(나비) 계속 설레고만 싶은데
자꾸만 불안해진다
난 박재언한테 뭘 바라는 걸까
[옷걸이가 달그락 떨어진다]
그래
차라리 확실하게 확인하고 털어 버리자
[휴대전화 조작음]
(나비)
[휴대전화를 툭 놓는다]
(세훈) 야, 오늘 윤솔은 안 오냐? [발랄한 음악]
너희랑 친하잖아
[한숨 쉬며] 친하긴 무슨
윤솔은 서지완이랑만 친하지
(빛나) 그리고 조소과 에이스 솔느님은
미천한 우리랑 겸상 같은 거 안 하신다
느그 밥만 같이 잘 먹드만
(규현) 오버는
비유 모르니? 비유?
(규현) 야, 뭣 허냐, 애냐? 가만히 좀 있어야
(빛나) [한숨 쉬며] 쟤 유치한 거 하루 이틀이냐
너 지금 윤솔 생각해서 흥분해서 그러지?
윤솔 좋아하냐?
[헛기침]
겁나 예리하네
[작은 목소리로] 알면 좀 도와주든가
뭐래, 님 사랑은 님이 알아서 하세요
(규현) 윤솔?
(세훈) 예쁘잖아 도도하고 실력 좋은 것도 개치여
으! 완전 내 스타일
[세훈의 웃음] (빛나) 근데 윤솔이 남자를 좋아하긴 해?
(규현) 뭐라냐?
(빛나) 아니, 막 남자랑 같이 있거나 노는 꼴을 본 적 없잖아
솔직히 본 적 있어?
(세훈) 야, 그렇게 치면
남규현 얘도 여자랑 있는 꼴을 못 봤는데
그럼 얘는 뭐…
그거냐?
- (규현) 씨… - (빛나) 그럼 나는 뭔데?
- 난 뭐, 남자냐? - (세훈) 응
- (빛나) 이게, 너는… - (세훈) 야, 야, 야, 야
[빛나가 세훈을 타박한다] (규현) 야, 야
(지완) [웃으며] 뭐 하냐?
[문이 탁 닫힌다] (규현) 너 담배 못 끊었냐?
(빛나) [웃으며] 씨 그럴 줄 알았다, 야
(지완) 아, 원래 일시적인 프로젝트였어
(빛나) [지완을 흉내 내며] '원래 일시적인 프로젝트였어'
[헛기침]
- (세훈) 지완아 - (지완) [한숨 쉬며] 얘는 또 왜 이래
[세훈의 힘주는 신음]
나 부탁 하나만
부탁? 뭔데?
[빛나의 힘주는 신음] (세훈) 우리 오늘 술 마실 건데
너도 놀러 와, 윤솔이랑 같이
솔이랑? 왜?
(빛나) 좀 데리고 와 줘
하루빨리 차여서 확 짜지든가 하게
[헛웃음 치며] 너 솔이 좋아해?
(세훈) 그런 거 같아, 하하하, 치
도와줄 거지?
아, 왜? 윤솔이랑 좀 친해지게, 응?
[작은 목소리로] 제발
(규현) 진심이네, 이 새끼
- 아이, 뭐, 물어는 볼게 - (세훈) [작은 목소리로] 예스!
(지완) 근데 솔이 술자리 별로 안 좋아해서
거절할 거 같은데
(빛나) 내 말이
야, 윤솔이 오겠냐?
(솔) 그래, 가자
간다고? 진짜? 왜? [솔이 캐비닛을 탁 닫는다]
[솔의 헛웃음]
(솔) 왜냐니? 네가 가고 싶어서 물어본 거 아니었어?
(지완) 어? 아, 어, 어, 어, 맞아
그래, 가자 [솔이 피식 웃는다]
반응 뭔데? [지완의 어색한 웃음]
[솔의 힘주는 신음]
근데 솔아, 너 유세훈 어때?
어떠냐니?
그렇지? 별로 관심 없지?
[숨을 들이켠다]
걔? 좀 웃기던데?
걔가 웃긴다고?
(솔) 응
(솔과 지완) - 왜? - [봉투를 툭 건네며] 안 먹을래
(은한) 선배님, 스타일 되게 좋으세요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세훈) 응? [빛나의 어이없는 웃음]
(빛나) 야, 이거 2천만 원짜리야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 (은한) 진짜요? - (빛나) 세훈이 재벌이야!
(세영과 빛나) - 그러면 해물탕 대짜 해 주세요! - 야!
(빛나) 이 가게를 사 줄 수도 있어! [사람들의 환호]
- (세영) 선배님! - (빛나) 어, 그냥 시켜, 그냥 시켜! [저마다 말한다]
- (빛나) 야, 나비 왔다, 야, 왔냐? - (세훈) 야, 나비 왔냐 [저마다 인사한다]
(나비) 빈자리가…
(빛나와 선배) - 자리, 여기… - 야, 절로 가, 가 봐, 가 봐, 유나비
(선배) [의자를 탁탁 치며] 일로 와, 여기 자리 있어, 일로 와
- (빛나) 그래, 여기 앉아라 - (선배) 빨리 와 봐, 아, 빨리 와
(선배) 야, 너 간만이다? 남친이랑 깨졌다고 모임도 다 나오고
아재한테서 드디어 해방?
야, 해방, 해방이다, 해방
(빛나) 선배, 왜 그래요, 진짜
- (여학생1) 나비 언니, 헤어졌어요? - (윤지) 진짜 헤어졌어?
(빛나) 아, 그걸 또 묻고 앉아 있냐, 너희는?
(여학생1) 이제 그, 재언 오빠만 오면 다 온 거죠?
아, 근데 톡을 안 봐
(윤지) 걔 원래 확인 느리지 않아?
(세영) 맞아요, 폰 맨날 들고 있으면서
미리 보기로만 보고 안읽씹하는 거죠, 뭐
(여학생1) 재언 오빠 안읽씹 스타일 아닌데
근데 오빠는 어디 앉아요?
(윤지) 여기 의자 놓으면 되지
(나비) 연애가 적성이 아니긴
아주 만인의 연인이시네요, 박재언 씨
박재언 인기 많네
(나비) 아, 그, 의자 더 놔야겠다 그, 솔이랑 지완이도 온대
(빛나) 진짜? [세훈이 젓가락을 잘그랑 떨군다]
대박
야, 윤솔 온다고?
(빛나) 지완이 온다는 소리는 못 들었니? 속 보이는 세훈아
(세훈) 야, 야, 야 의자, 의자, 의자, 의자
[빛나의 어이없는 웃음]
(빛나) 사람이 참 한결같아서 좋네
네 옆에 둬?
(세훈) [작은 소리로] 내 옆에 둘 거야
(선배) 안 벗어?
(나비) 네?
(선배) 겉옷, 뭐야, 왜 놀라
[웃으며] 뭔 생각 했길래
야, 너도 벗어라, 너도 벗어, 하, 치 [사람들이 두런거린다]
(나비) 아무 생각 안 했는데요
(선배) 아, 왜, 너도, 다 벗어, 덥잖아 [빛나의 웃음]
- (빛나) 선배님부터 벗으세요 - (은한) 어? 그거 제 물인데…
(나비) 아, 어, 죄송해요 그, 새 컵 있나?
괜찮아요
(은한) 어, 저, 선배님이시죠?
안녕하세요, 저는 1학년 김은한이요
[살짝 웃는다]
음식은 미리 다 주문했는데 혹시 여기 해물탕 드셔 보셨어요?
어, 아니요, 처음 먹어 봐요
해물 요리 좋아하세요?
네, 좋아하는 편이에요
다행이다
- (세훈) 야, 야, 네가 챙겨라 - (은한) 아, 맞는다, 그리고 이번에
(은한) 플리 마켓 때 음식 파는 부스도 열거든요
제발 꼭 놀러 와 주세요
(나비) 무의미한 대화로 시간을 죽여도 음식은 나오지 않고
제발요
네, 네, 네
(나비) 슬슬 지루해질 때쯤 [나비와 은한이 대화한다]
- (윤지) 연락 왔어? - (여학생1) 아니요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나비) 주인공이 나타났다
(윤지) 어? 재언이다
(빛나) 야! [저마다 재언을 타박한다]
- (윤지) 아, 왜 톡 안 봐? - (빛나) 지금 몇 시야! [세훈이 구시렁거린다]
(빛나) 넌 지금 시간이…
(세영) 왜 이렇게 늦었어요 벌주 마셔요, 벌주 [저마다 말한다]
(나비) 박재언의 등장에 한껏 치솟는 섹슈얼 텐션
(세영) 늦었으니까 벌주 마셔야지, 벌주! [소란스럽다]
(규현) 뭣 허는데 인자 오냐?
아, 차가 좀 막혔어, 미안
(재언) 유나비, 너도 왔네?
(나비) 어, 어 [나비의 어색한 웃음]
(빛나) 자, 박재언도 왔으니까 이제 짠 하자
[저마다 말한다] - (빛나) 마셔 - (세훈) 와이파이, 와이파이
[지완이 호응한다] [빛나의 탄성]
(빛나) 아이, 와이파이, 와이파이
[저마다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 (여학생2) 화장실, 화장실 - (남학생3) 화장실
(선배와 빛나) - 어? 야, 너 어디 가? - 아, 내가 봤을 때 나 오늘 무한대다
- (여학생2) 선배님, 화장실 - (남학생3) 화장실…
(재언) 와, 이거 생각보다 맵다
- (선배) 알았다, 야, 쟤네 어디 간다 - (여학생1) 오빠, 물 드세요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윤지) 야
[문이 드르륵 닫힌다] 재언아, 물 마셔
(재언) 고마워
(세영) 오, 인기쟁이
(성윤) 생각보다 맵네
(빛나) 나는 쟤가 여기 온 게 너무 이상해
(지완) 내가 오자 그랬어
(빛나) 이게 이렇게 쉬운 거였구나
[지완이 살짝 웃는다]
- (윤지) 아유, 치워, 그만 좀 해 - (지완) 그만 좀 해, 진짜
- 많이 맵니? - (세영) 매워요?
(선배) 아유, 얼굴 빨개진 거 봐라
근데 여자들이 남자보다 매운 거 더 잘 먹지 않나?
(세훈) 그런가?
- (세훈) 야, 그래? - (선배) 아이, 그, 어디서 봤는데
(선배) 여자들은 출산해야 돼서 태생적으로 고통에 강하다더라고
그리고 그, 그, 뭐냐, 그…
처음 할 때
[짜증스럽게] 뭐라고요?
(빛나) 아이, 진짜 입맛 떨어져
[저마다 구시렁거린다] - (윤지) 입맛 떨어져 - (지완) 경찰에 신고해야겠다, 이거
[휴대전화 조작음] - (규현) 좀 적당히 좀 해요, 선배 - (세훈) 아휴, 형!
(세훈) 아, 진짜 형 맨날 선을 넘어, 선을
(선배) 아이, 뭐가?
원래 그, 매운 게 맛이 아니라 통각이잖아
이상한 사람 만드네, 진짜
[탁 소리가 난다]
(솔) 선배, 그냥 입이나 닦아요
(세훈) [작은 소리로] 대박 윤솔 짱, 짱, 짱
(지완) 뭐라는 거야 [솔이 픽 웃는다]
(빛나) 야
(은한) 선배, 술 드세요
- (지완) 아, 분위기가 이게 뭐야! - (선배) 분위기 어떡할 거야, 분위기!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나비) 뭐 마시게?
[재언의 고민하는 신음]
(재언) 이거
(나비) 라임? 이거 맛있어?
(재언) 몰라,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나비) 내가?
전에 클럽에서 그랬잖아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재언) 마셔
(나비) 이거 라임인가?
내가 좋아하는 맛이네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나비가 살짝 웃는다]
별걸 다 기억하네
[빛나가 성냥을 탁 긋는다] [재언이 라이터를 딸각 연다]
[재언이 라이터를 탁 닫는다] [빛나의 의아한 숨소리]
(빛나) [한숨 쉬며] 이런 애들 신기해
보통은 궁금해서 한 번쯤은 피워 보지 않나?
전에 내 거 피워 봤잖아
(빛나) 뭐? 언제?
와, 유나비 내가 영업할 때는 그렇게 싫다더니
(나비) 아, 그냥 궁금해서
(빛나) 됐어, 이미 크나큰 상처 받았어
(선배) 유나비
기분이 막, 막 좋아 보인다?
[선배가 숨을 들이켠다]
[선배가 가래를 컥 모은다]
(나비) [한숨 쉬며] 또 뭐가요? [선배가 가래를 찍 뱉는다]
내내 표정 썩어 있길래 속이라도 안 좋은가 했지
사람들 많으니까 불편해서
(빛나) 응, 맞아 원래 낯을 엄청 가리잖아, 네가
그렇다고 이 오빠한테까지?
(선배) 얘가 전엔 안 이랬는데 뻑하면 잘 웃고
아, 뭐 화난 줄 알았잖아
(빛나) 진짜, 오늘따라 왜 이렇게 나비한테 관심 폭발이에요?
[숨을 들이켠다]
(선배) 뭐야?
너희 둘이 뭐 있냐?
어, 이거 맞나 본데?
야, 어쩐지 아까부터 이상했어
- 아, 그게… - (재언) 형, 그런 거 아니에요
[무거운 음악] (선배) 아이, 아니긴 무슨
너희 서로 표정이 뭐 있는 것 같은데, 맞지?
(재언) 왜 그래요, 있긴 뭐가 있다고
그렇지?
(나비) 어 [나비의 어색한 웃음]
그렇지 [선배의 웃음]
(선배) 아니라고? 야, 이상하네
나비 너 계속 아까 재언이 쳐다보지 않았냐?
쳐다봤잖아
(나비) [작은 소리로]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빛나) 야, 같이 가
아유, 씨
(빛나) 걔가 네 마음을 확실히 모르니까
괜히 상황 민망해질까 봐 그런 거지
아, 됐어
(나비) 진짜 그런 거였으면 걔 성격상 뭐, 말을 돌린다든지
여지 두고 부정하거나 그랬겠지
그렇지?
(나비) 박재언은 절대 날 위해 둘러댄 게 아니다
선 그은 거지
(빛나) [한숨 쉬며] 뭔 또 선을 그어
오버가 좀 심하시다요?
이렇게 될 줄 알았던 거 아니야? 왜 이렇게 밀어줘?
(빛나) 아니 내가 좀 심했나 싶어 가지고
내가 박재언 마음을 다 아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널 계속 쳐다보더라고
[어이없는 웃음]
뭐래, 윤지랑 떠들기 바쁘더구먼
아니야! 네가 무슨 말 할 때마다 계속 막 힐끔거리고
결정적으로
(빛나) 박재언 이런 짓 잘 안 한다?
(나비) 빛나야, 이거 3천 원짜리야
어쨌든 달라
솔직히 너한테 말로만 들었을 땐 좀 긴가민가했는데
오늘 직접 보니까 좀 느낌이 와
너 2차 갈 거야?
아니, 그냥 집에 갈래
[나비를 탁 잡으며] 그럼 너희 집에 가자, 박재언 데리고
미쳤어? 걔를 우리 집에 왜 데려가
나도 같이 갈게
아,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쉽지 않아?
그래도…
아휴, 됐어, 그냥 집에 갈래
(나비) 완전 의욕 상실했어
(빛나) 물어나 보자, 그러면
[멀어지는 발걸음] 아이…
(선배) 진짜 유나비랑 뭐 없냐?
알아, 인마, 너 연애 안 한다며
걔는 그것도 모르고 너랑 어떻게 좀 해 보려는 것 같은데
[라이터를 딸각거린다] 얼굴 반반한 거 하나 믿고 열라 뻣뻣하게 굴더니
쌤통이다, 그렇지?
형, 앞에서 못 할 말은 뒤에서도 하지 마요
(선배) 어?
자기가 못 갖는다고 깎아내리는 거 찌질해 보여요
[재언이 라이터를 딸각 연다] (선배) 뭐, 이 새끼야?
적당히 하라고
[어이없는 웃음]
(선배) 하, 이 새, 이 새끼 이거
유나비랑 뭐 아니라더니, 어? [다가오는 발걸음]
- (선배) 야, 어디 갔다 와? - (빛나) 파전 나왔겠다, 그렇죠?
(빛나) 안 들어오면 내가 다 먹어야지
(선배) 그래, 나, 나도 먹을 거야
[헛웃음]
가자, 가자, 파전 먹으러 가자
[문이 탁 닫힌다]
[재언이 라이터를 연신 딸각거린다] (나비) 박재언은 너무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
신경 쓰지 마
뭘?
(재언) 저 형 내 얘기도 하고 다녀
네 얘기 뭐?
연애 안 한다는 거?
연애를 꼭 해야 되는 거야? [차분한 음악]
꼭 그런 건 아니지
그렇지?
내 친구 중에도 있어
(나비) 연애 안 하는 애
근데 걔는 너랑 좀 달라
무뚝뚝해, 특히 여자한테는
연애 안 할 거면
친하게 지내지도 못하나?
(재언) 눈 마주치지도 말고
가까이 서지도 말고
[잔잔한 음악]
뭐가 묻었어도
모르는 척하고?
그런 말이 아니고
그렇지?
뭐, 친하게 지내면 좋잖아
(나비) '정말 넌 그게 다야?'
(나비) 라고 굳이 묻지는 않았다
(세훈) 2차 갈 사람!
(지완) 나, 나, 나, 나, 나, 나, 나…
- (솔) 그만 집에 가 - (지완) 아, 너나 가
- (세영) 갈래요, 가자 - (세훈) 가자
(은한) 누나, 가실 거예요?
- (나비) 어… - (윤지) 재언아, 너 갈 거지?
(나비) 그, 뭐, 다들 간다고 하면…
(재언) 다른 약속이 잡혀 가지고
(윤지) 뭐야, 갑자기 중요한 약속이야?
그냥 친구야
(나비) 깔끔하게 정리할 타이밍이 있다면
바로 오늘일 것이다
[지완이 중얼거린다]
[재언의 한숨]
- (나비) 왜? - (재언) 얘를 만날지
2차를 갈지 고민되네
너는?
(나비) 하지만 난
(나비) 어, 그…
빛나랑 나랑 우리 집에서 술 한잔하기로 했는데 너도 갈래?
[빛나가 살짝 웃는다]
(나비) 정리는커녕
재밌는 여자가 되기로 한다
(지완) '전국'!
[발랄한 음악] (함께) '노래자랑'!
[저마다 흥얼거린다]
- (지완) 자, 사랑, 자, 사랑 - (빛나) 사랑?
(솔) ♪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 [함께 노래한다]
(세영) ♪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
왜? 왜, 이거 몰라요?
♪ 이리 오너라 내 사랑이야 ♪
이거 몰라요?
[사람들의 탄식] - (세훈) 마셔, 마셔, 마셔 - (성윤) 야, 해, 해, 해, 왜, 왜, 왜?
(지완) 야, 커버 칠 걸 커버 쳐 야, 마셔 [저마다 재촉한다]
- (세영) 아니, 이거 나… - (지완) 마셔
(성윤) 내, 내가, 내가 마실게 내가 마실게
[사람들의 의심스러운 탄성] (지완) 어, 왜 저래
(빛나) 야
- (빛나) [흥얼거리며] 살리고, 살리고 - (세훈) 살리고
(함께) [흥얼거리며] 살리고 살리고, 살리고
(빛나) 자, 초성 게임 갈게요
- (빛나) '시옷', '리을' - (나비) '시옷', '리을'…
(규현) '순록' [빛나의 호응하는 신음]
- (솔) '실력' - (세훈) 야, '소름' [지완의 초조한 신음]
[사람들의 탄성] (재언) '사랑'
[사람들의 탄성]
(윤지) 어, 나! '신랑'
[사람들의 탄성] (세영) '사람'!
(성윤) '소리'
- (지완) 와, 씨, 어떡하냐, 야 - (세훈) 둘이 남았다, 둘이 남았다 [저마다 말한다]
- 지완아, 잠깐만 - (지완) 야, 나 어떡하냐
[사람들의 웃음]
(지완) 야, 나 '생리', '생리'
[사람들의 웃음] (빛나) 야
(윤지와 지완) - 뭐야 - 왜? 생리도 '시옷', '리을' 맞잖아!
- (빛나) 아, 맞지, 맞지, 그래 - (지완) 응!
(빛나) 자, 그러면
자, 유나비 꼴찌!
(빛나) 자, 벌주, 벌주는
- (빛나) 원샷 - (지완) 원샷, 자
[나비의 웃음] (지완) [흥얼거리며] 누가 술을 마셔?
(함께) [흥얼거리며] 유나비가 마셔, 유! [사람들의 박수]
(빛나) 이거 걸린 사람들끼리 키스하는 거다!
[지완이 소리친다] (세훈) 키스!
[발랄한 음악] (함께) 하나, 둘, 셋!
[흥얼거리며]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사람들의 환호]
[저마다 소리친다] [세영의 환호]
- (지완) 어떡해? - (빛나) 뭐야?
(함께) 키스해, 키스해!
(성윤) 아이, 알았어 조용히 해, 조용히 해
- (빛나) 뭐야, 하게? - (나비) 하게?
아, 뭐, 비, 비켜 봐 봐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세훈의 놀란 신음] - (나비) 뭐야? - (빛나) 왜?
[사람들의 당황한 신음]
[세영의 힘주는 신음] [저마다 경악한다]
[빛나의 당황한 신음] (성윤) 제대로 한다
[저마다 소리친다]
[저마다 경악한다] (세영) 아, 잠깐, 잠깐 아, 피, 피 나는 것 같아
- (성윤) 아, 미안해 - (세영) 아, 피 난다, 괜찮아
(빛나) 교정기 때문에? 아 [사람들의 당황한 신음]
[바닥을 탁탁 치며] 아! 미쳤다 미쳤다, 미쳤어 [세훈이 소리친다]
- (세훈) 미쳤다! - (빛나) 미쳤다, 미쳤다! [시끌시끌하다]
(나비) 야, 야, 야, 야 조용히 해, 조용히 해
[지완의 신난 신음] - (빛나) 왜? - (나비) 밑에서 뭐라 한다고
[소란스럽다]
[초인종이 울린다]
(세훈) 쉿!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 (빛나) 뭐야? - (나비) 좀 조용히 좀 하라니까 [나비가 빛나를 탁 친다]
(빛나) 아, 미안
[문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 난다] (나비) 네
(남자) 저기요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조용히 좀 해 주세요
웃음소리, 쿵쿵 소리 너무 심해요
죄송합니다
(남자) 여기 혼자 사시는 거 아니잖아요
그, 친구들이 조금…
네, 와 가지고 [멋쩍은 웃음]
(재언) 이제 조심할게요
(여자3) 저희가 내일 토익 봐서요
(재언) 아, 진짜요?
그럼 저희 묵념하고 만점 받으시라고 기도할게요
(여자3) [웃으며] 네
(남자) 네, 그럼 저희 조용히 하는 걸로 알고 갈게요
- (여자3) 안녕히 계세요 - (나비) 죄송합니다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탁 닫힌다]
[나비의 힘주는 신음]
- (빛나) 부부인 줄 - (나비) [빛나를 탁 치며] 조용히 해
(나비) 아, 야, 너희 이제 게임하지 마
- (지완) 아이, 뭘 그만해 - (세훈) 아이, 뭘 그만해
[지완과 세훈이 깐죽거린다] (빛나) 그만하지 말고 한 번 더 돌려, 돌려!
- (세훈) 돌려, 돌려! - (지완) 돌려!
(빛나) [흥얼거리며] 돌리고, 돌리고
(함께) [흥얼거리며]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 (빛나) 헤이, 헤이, 헤이! - (지완) 돌리고, 돌리고, 어, 어? [세훈의 긴장한 신음]
- (지완) 아, 나야! - (세훈) 나다! 나다! [소란스럽다]
(지완) 아, 뭔 소리야, 나야
(지완과 세훈) - [바닥을 탁 짚으며] 윤솔, 일로 와 - 야, 뭐야?
- 뿌뿌, 뿌뿌… - (세훈) 야, 진짜 하게?
[지완이 웅얼거린다] (빛나) 취했구나?
- (지완) 뿌뿌… - (세훈) 야, 진짜 하게?
- 아, 뭐야 - (빛나) 들어가
- (세훈) 앉아, 앉아, 앉아 - (나비) 취했냐? [지완이 구시렁거린다]
(빛나) 아휴 [숨을 후 내뱉는다]
- (나비) 어디 가? - (빛나) 어디 가?
(솔) 어, 담배
아, 같이 가지
(세훈) [작은 목소리로] 아, 너 때문에 나갔잖아
- (지완) 아, 조용히 해라 - (세훈) 씨… [문이 달칵 열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지완) 응?
이거 솔 건데 [문이 탁 닫힌다]
(빛나) 야!
(지완) 야 [지완의 힘주는 신음]
'정주혁'?
정주혁이 누구지?
- 정주혁? - (지완) 응
정주혁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고 다시 돌려!
- (세훈) 가자! - (빛나) 가자!
(빛나) [흥얼거리며] 돌리고, 돌리고, 돌려!
[소란스럽다] (사람들) [흥얼거리며]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사람들의 탄성]
[사람들의 놀란 신음]
[사람들의 부끄러워하는 신음]
[사람들의 흥미로운 탄성]
[피식 웃는다]
[사람들의 실망한 신음]
[지완의 야유]
(성윤) 야, 짠 거야?
[지완의 웃음]
아니, 너희들도 안 하면은 우리는 뭐가 되니
(빛나) 그냥 한 게 되는 거지, 뭐
(지완과 빛나) - [장난스럽게] '우리는 뭐가 되니' - 아, 됐고!
(빛나) 담배나 피우러 가자
- (세훈) 아, 야, 아이고 - (지완) 아, 힘들어
[사람들의 찌뿌둥한 신음] (빛나) 아유, 다리야
아유, 너무 오래 앉아 있었다
- (지완) 아이고 - (빛나) 야, 나 네 신발 신고 간다!
- (지완) 아이고 - (세훈) 신발… [지완의 힘겨운 신음]
- (지완) 갔다 올게, 나비 - (나비) 응
(지완) 응? 솔
[지완이 살짝 웃는다] (솔) 너도 피우게?
(지완) 응, 근데 정주혁이 누구야?
아까 전화 왔는데
(솔) 어?
아, 그냥 좀 아는 사람
(지완) [웃으며] 아는 사람?
내가 모르는 네 아는 사람도 있어?
당연히 있지
(솔) 밖에 쌀쌀해
[어색하게 웃으며] 생큐
(나비) 뭐 하다 왔어?
(솔) 잠깐 산책
근데 너희 집 왜 이렇게 좋냐? [문이 탁 닫힌다]
(나비) 이모 살던 집
[솔의 한숨]
(솔) 넌 왜 사서 고생이냐 [나비가 부스럭거린다]
[한숨]
그러게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세훈이 연기를 씁 들이켠다]
[세훈이 연기를 후 내뱉는다]
(세훈) 아, 진짜, 야
윤솔 가까이서 보니까 겁나 예뻐
아, 여신 그 자체
(빛나) 알겠으니까 빨리 고백해
이 고문을 제발 좀 멈춰 달라고
야, 지완아
솔이는 어떤 스타일 좋아하니?
(빛나) 아, 나 정신병 걸릴 거 같아
말해 주기 싫은데
(세훈) 말해 주기 싫…
어? 왜?
너 나 도와주기로 했잖아
(규현) 얘도 잘 모르는 거 같은디?
(세훈) 아이씨, 그럴 리가 없는데
아, 얘가 모르면 도대체 누가 알아
(지완) 솔이는
(세훈) 어, 어
(지완) [웃으며] 너처럼 재미없는 애 싫어해 [세훈의 아파하는 신음]
[빛나의 웃음] (세훈) 아이씨, 뭐래?
아, 나 재미 안 없어 나 완전 재미 빼면 인간 아니고
[세훈이 그르렁거린다]
뭐, 좀비인데, 안 그러냐?
(규현) 좀만 피워야
근데 박재언 어디 갔냐?
(규현) 몰라, 안에 있나?
(세훈) 내 말은 완전 무시하네
아, 뭐, 또 통화하나 보지
박재언 걔 맨날 누구랑 통화하고 있잖아
그러고 보니까 아까부터 윤지도 안 보인다?
(규현) 걔네 둘이 따로 빠졌나?
(빛나) 전화해 봐, 전화해 봐 [세훈이 중얼거린다]
찾으러 가자, 찾으러 가 보자니까
[달그락 소리가 난다]
쟤는 또 어디 갔대
[그릇을 툭 던진다]
(솔) 뭐라고?
(나비) 어? 아니야
[병을 탁 놓으며] 너 혹시 남는 추리닝 있어?
어, 갖다줄게
(솔) 생큐, 나 화장실
[웃음소리가 들린다]
[문소리가 탁 난다]
(여자4) [웃으며] 아, 간지러워 간지러워
[웃음소리가 들린다]
[웃음소리가 들린다]
하지 마요, 아…
(여자4) [웃으며] 간지러워요
[여자4의 웃음]
[사람들의 비명]
[사람들의 놀란 숨소리]
[작은 목소리로] 아, 깜짝이야!
(성윤) 정말 부끄럽다
나비야
내가 너무 염치없지만 애들한테 비밀로 해 줄 수 있을까?
(세영) 비밀로 해 주세요
그래, 그래그래, 그래, 그렇게 하자
- (성윤) 정말 고맙게 생각해 - (세영) 감사합니다
(나비) [어색하게 웃으며] 알겠어, 알겠어
- (나비) 가, 얼른 들어가, 빨리 가 - (성윤) 어, 어
(성윤) 이, 이 손 놓지 않을게
어, 놓지 마, 빨리 가
- (성윤) 갈게, 간다 - (나비) 응, 가, 어
- (세영) [울먹이며] 죄송해요 - (나비) 언제부터…
(세영) 나중에
(성윤) 가자
[멀어지는 발걸음]
미치겠다, 어떻게 쟤를 박재언으로…
[의미심장한 음악]
(윤지) 뭐야, 이게 끝?
별로면 그냥 별로라고 해
(재언) 그런 거 아니야
먼저 들어가, 나 전화 좀
그냥 게임한 거야
아까 안 걸려서 좀 아쉬웠나 봐
설명 안 해 줘도 돼
너는?
넌 안 아쉬웠어?
내가 왜?
(나비) 전혀
난 너랑 하고 싶었는데
[잔잔한 음악]
(나비) 뭐?
(재언) 너도 나랑
같은 마음인 줄 알았어
[숨을 들이켠다]
네가 싫으면 안 할게
[감성적인 음악]
미안
(나비) 그렇게
헬게이트가 열렸다
[경쾌한 음악]
[쓱쓱 소리가 들린다]
(나비) 아직도 박재언은 연락이 없다
(설아) 나비는 잘 키우고 있어?
(재언) 풀어 주려고
자유로워야 될 애들인데 가둔 거잖아, 나 때문에
(나비) 차라리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치졸한 질투 따위가 아니라
(은한) 알잖아요 형은 상처 주는 사람인 거
(재언) 둘이 원래 친했던가?
(나비) 어, 친해, 적어도 너랑 나보단
(지완) 타고난 거잖아, 그런 존재감은
(나비) 그런 사람이 있지
그렇다면 나는 어떤 상대인 걸까?
(재언) 지금 만날래?
(나비) 너 나한테 왜 이래?
(재언) 그냥 끌려, 네가, 처음부터
(나비) 도대체 이 감정은 뭐지?
설마…
.알고있지만↲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