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라이프 12
12 회 ㅣ 2005-04-12
2005년 4월 12일 (화) / 제 12 회
S#1 달리는 승필의 차(전회연결.N)
운전하고 있는 승완이고,
승완 (핸즈프리로 통화하는) 네 형수님 저예요. 신비는 자
요?
현주 (F) 예.
승완 열은요?
현주 (F) 약 먹이구, 주사 한대 놔줬으니까 괜찮아질꺼예요.
승완 잘 좀 부탁드려요 형수님.
현주 (F) 염려 마시구, 동서랑 화해나 잘하세요.
승완 넵! 그럼 끊습니다. (끊고는, 약간 들뜬 미소로) 정세
진, 기다려라...
오빠가 간다! (소리치는 데서)
S#2 쌔애애앵---달리는 승필의 차(N)
S#3 세진의 숙소(N)
세진 (한참을 반복해서 듣다가, 힘없이 전화 끊으며) ...보고
싶다, 한신비...
(사이 뒀다가) 보고 싶다...한...승...완...
그때 똑똑 노크소리(E).
세진, 눈가 훔치고는 ‘누구세요?’ 하며 달려가 문을 열
면,
서 있는 건 도현이고!
세진 !
도현 (빙긋이 웃고) ...놀랐어요?
세진 민 실장님이 여긴 어떻게...?
도현 실은 저도 출장 왔어요.
세진 (보는)
도현 (웃으며) 설계 디자이너들이랑 왔는데, 낮에 세진씨 표
정이
맘에 걸려서 한번 들러봤어요. 정말 아무 일도 없어요?
세진 ...
원더풀 라이프 12부
도현(E) 말을 하지 그랬어요?
S#4 세진의 숙소 앞(N)
나란히 걸어 나오는 세진과 도현이고.
세진 괜히 걱정만 끼쳐드릴 것 같아서요.
도현 아무래도 올라가봐야 되지 않겠어요? 신비가 엄마 찾을
지도 모르잖아요.
세진 ... (망설이는)
도현 (팔 잡아끌며) 올라가요. 어차피 오늘 업무는 끝났으니
까.
세진 ? (보면)
도현 (약간 당황,얼른 놓아주며) 신비 얼굴 보고,괜찮으면 다
시 내려오면 되잖아요.
갑시다. (외면하며 앞장서고)
세진 ... (망설이다가 뒤따르는데... 울리는 핸드폰. 받으
며) ...여보세요?
승완 (F) (무뚝뚝) 뭐하냐? 집 떠나니깐 천국이지?
세진 (퉁명) 천국은 무슨, 일하러 와서...
승완 (F) ...그래서 일, 잘 하고 있냐?
세진 그렇지 뭐... (머뭇거리다가) ...신비는? 신비는...좀 어
때?
승완 (F) ...잘 있어. 열두 떨어졌구, 이제 말두 해. 엄마 일
열심히 하고 오라고
전해달래.
세진 (밝아져서) 정말? 신비가 그래?
도현 (보는)
세진 (안도하는) 다행이다! 정말...다행이다...
S#5 숙소 앞+일각(N)
숨듯이 벽에 기댄 채로, 저만치 서 있는 세진과 도현을
바라보며
전화하고 있는 승완이고.
승완 그러니까, 쓸데없는 신경 쓰지 말고, 일에만 집중하란
말야.
괜히 애 엄마라서 그런다는 둥, 눈치 받거나 무시당하지
말구.
세진 (가만히 듣다가) ...고맙다...
승완 (잠시 가만 있다가) ...내가 남이냐?
세진 어쨌거나... (약간 미소 지어지고)
도현 ... (보는)
승완 ... (잠시 표정) 신비 걱정은 하지 말구, 출장 잘 다녀
와!
세진 어... 그럼 내일 집에서 보자.
승완 그래...집에서. (딸깍 끊고)
안심하며 전화를 끊는 세진이고.
세진 (환해져서 돌아보며) 신비가 말을 했대요.
도현 다행이네요...
세진 (웃으며) 엄마보구 일두 열심히 하고 오랬대요.
도현 잘됐네요... (보다가) 하루 종일 맘 졸이느라 밥도 제대
루 못 먹었죠?
가요, 조 앞에 괜찮은 백반집 있어요.
함께 걸어가는 세진과 도현이고, 그런 두 사람 저만치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승완이고.
승완 ... (아프게 보다가, 가만히 돌아서는)
S#6 달리는 차 안(N)
운전하고 있는 승완.
승완 ... (복잡 미묘한 심정. 왠지 쓸쓸해지고)
S#7 맥주집, 또는 선술집 정도(N) ---> 대사 어렌지.
생맥주 정도를 한잔씩 앞에 놓고 앉아있는 세진과 도현.
도현 일하는 거 힘들지 않아요?
세진 아니라면 거짓말이겠지만... 나름대루 재미는 있어요.
가끔 누구누구 때문에
(주먹 불끈 쥐며) 투지도 생기구.
도현 (알지만 웃으며) 누구누구가 누군데요.
세진 알면서 뭘 물어보세요.
도현 (웃으며 마시려는데)
세진 (떠보듯 넌지시) 채영이랑은...잘 되가요?
도현 (마시려다가 멈칫) .... (이내 잔 내려놓으며 피식) 왜
요, 채영이랑 내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세진 (찔끔) 아,아니 뭐...같이 유학두 갔다온 걸 보면 평범
한 사인 아닌거 같구....
웬지 잘 어울리는 커플 같아서요.
도현 (웃으며 농담처럼) 그게 이유가 아닌 거 같은데?
세진 (찔끔해서) 아...아니면요?
도현 (대답 대신 웃으며) 승완이랑은 잘 되가요?
세진 ...
도현 (맥주 마시며, 농담처럼) 왜요. 나랑 채영이가 잘 안 돼
서 피해보는
거 있어요?
세진 (시무룩해지며) 그만하세요...남들이 들으면 웃겠어요.
도현 뭐가요.
세진 남편이랑 잘 되가냐는 질문을 받는 애엄마, 남편을 짝
사랑하는 와이프....
(피식 웃으며) 어쩐지 좀 이상하잖아요.
도현 ... (보다가, 짐짓 표정 밝게 바꾸며 농담처럼) 그럼, 세
진씨가 적극적으루
대쉬해서 진도 좀 나가죠, 그만? 보는 사람두 지루하구,
본인두 힘들구....
짝사랑 그거...굉장히 힘든 건데.
세진 (피식 웃으며) 꼭 해본 사람처럼 실감나게 말하네요?
도현 (웃다가 멈칫! 표정)
세진 (마시다가)....? 어머, 정말 해보셨어요 짝사랑?
도현 (좀 웃으며) 나두 남잔데요 그럼.
세진 와아, 나는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아서 그런 건 안해봤
을 줄 알았어요.
(의자 바싹 당겨 앉으며 흥미진진) 어떤 사람이었는데
요? 아니,아니지.
혹시 현재진행형?
도현 ....(좀 웃으며) 네.
세진 (더욱 흥미진진) 진짜요? 어떤 사람인데요?
도현 (세진 보며) 굉장히 엉뚱한 사람인데, 굉장히 용감해
요.
세진 (찌푸리며) 돈키호테형을 좋아하세요?
도현 (보는 채로) 어떨 땐 투사같구, 어떨 땐 아이처럼 천진
하구, 같이 있으면
재밌구 즐거워지는 사람....
세진 개그맨 스타일을 좋아하시는구나아. 특이하다. 또요.
도현 근데... (말 멈추고)
세진 근데?
도현 (가만...히 세진을 바라보며) 성공할 확률은 영프로.
세진 왜요?
도현 (보는 채로) 아무리 노력해두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
람이거든요...
세진 ??? 왜요? (했다가 기겁하며) 설마, 혹시 남자?
도현 !!!!! (푸하하하하 웃어버리고)
세진 그게 그렇게 웃을 일인가? (고개 갸웃하면서 보고)
도현 (웃음기 남은 채로 세진을 가만...히 보는데서)
S#9 숙소 앞(N)
세진을 숙소 앞까지 바래다 주는 도현이고.
도현 혼자 무섭지 않겠어요?
세진 에이 무섭긴요, 애까지 낳은 애 엄만데, 무서울 게 뭐
있어요!
도현 (웃으며) 맞다, 여자는 약해두 엄마는 강하니까...
세진 (웃으며) 맞아요!
도현 그럼 피곤할 텐데 들어가서 쉬어요.
세진 실장님은요?
도현 저는 지금 올라가요. 세진씨는 내일 오전에 담당자들
만나서 협의 끝나면
일단 집으루 가서 푹 쉬고, 모레는 천천히 출근하도록 해
요.
세진 네...그럼 조심해서 올라가세요!
도현 ...그래요.
세진 (고개 숙여 인사하고 들어가고)
도현 ... (그 모습 보다가, 돌아서며 한번 더 뒤돌아보는)
S#10 숙소 안(N)
숙소로 들어오는 세진, 피곤한 듯 침대에 털썩 앉았다
가, 생각난 듯
노트북 컴퓨터를 연결하고. 신비의 싸이 홈페이지를 열
어보면
홈페이지에 신비와 승완이 항공대에서 함께 놀던 사진
이 올라와 있다.
승완의 메모로 ‘천사 한신비 항공대에 강림하시다!’ 정도
적혀 있고.
세진 (짜하게 바라보다가, 미소 짓고, 리플 다는) (E) 신비
야, 엄마 일 열심히 하구
내일 꼭 신비 보러 갈게.
(* 만약 소품상황이 안되면 그냥 지갑이나 핸드폰 속 사
진 보는 걸로 하세요
신비 홈페이지는 나중에도 나옵니다)
S#11 한범수의 집 내 승완의 방(N)
침대 위에 잠들어 있는 신비이고.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오는 승완.
승완 ... (침대 끝에 앉아, 잠들어있는 신비를 가만...히 내려
다보는)
어떡하지? 신비야....아빠, 엄마랑 화해 못 하구 왔어...
신비 ... (잠든 채로 몸 움직이는)
승완 ... (가만...히 토닥토닥거려주며) 아빠는 왜 늘 한발자
국 씩 늦는 걸까 신비야.
엄마 눈물을 닦아주려구 달려가면, 다른 사람이 이미 엄
마 눈물을 닦아주고
있구....상처를 치료해주려구 달려가보면, 이미 다른 사
람이 치료해주구
있구....상처 준 사람은 아빤데 위로 해주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구...
신비 ...
승완 만일....만일에 말이야 신비야. 엄마가, 아빠를 떠난다
구 하면...보내줘야
할까....? 엄마가....신비를 데리구, 다른 사람한테 가겠다
구 하면...아빠는
보내줘야 할까?
신비 ....
승완 그래두 신비는, 아빠 옆에 있을꺼지? 아빠가 죽을 때까
지 신비는....
영원히 아빠 옆에 있을꺼지?
신비 ....
S#12 숙소 밖(N)
도현, 숙소 건물 앞에 서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그 시선에 잡히는, 세진의 숙소 창문. 환하던 창문 캄캄
해지면
도현 ... (그렇게 세진의 불꺼진 창문 쓸쓸히 바라보고 선 모
습에서) (F.O.)
S#13 신혼집 앞 거리(D)
택시 한 대 와서 서고, 안에서 여행가방을 들고 내리는
세진.
‘감사합니다!’ 기사에게 인사하고는 신혼집 쪽을 한번 쳐
다보는 세진.
내가 왔노라는 느낌으로 당당하게 걸어가는 세진에서.
S#14 신혼집(D)
현관문으로 들어서는 세진이고.
똑같은 앞치마를 두르고 나란히 서서 맞이하는 신비랑
승완.
신비 엄마, 사랑해요~ (하트 만들고는, 와서 안긴다)
세진 (놀랍고 감동) 신비야! (안아주며) 이제, 말 하는 거야?
엄마랑 아빠 안 미워하는 거야 이제?
신비 (웃으며 끄덕끄덕)
세진 (와락 안으며) 고마워. 고마워 신비야.
승완 (보다가) 자자, 그럼 오랜만에 우리 세식구가 함께 식사
를 해볼까?
신비랑 아빠가, 맛있는 거 많이 준비했지이이?
신비 어. (신나서 끄덕이고) 엄마, 일루 와봐. (세진을 끌고
주방으로)
승완 ... (보다가 뒤 따르는)
S#15 신혼집 주방(D)
신비의 손에 이끌려 주방으로 들어서는 세진.
식탁을 보면 정갈한 저녁상이 차려져있다.
세진 (고마움에 승완을 돌아보면)
승완 (웃으며) 빨리 옷 갈아입고 나와. 배고프겠다.
세진 (감동으로) 언제 이걸 다 준비했어?
승완 신비 배고파. 얼른 옷 갈아입구 와, 얼른. (하며 세진의
등을 떠밀고)
신비 (신나서 엄마 등을 밀며 따라나가고)
S#16 신혼집 거실(D)
승완과 신비에 의해 등 떠밀려 주방에서 나오는 세진.
세진 (웃으며) 알았어. 알았다니까아. (방쪽으로 가다가, 문
득
전화기를 보고는) 아참, 근데 저거(전화기) 어떻게 된 거
야?
어제 집에 전화했다가 신비 목소리가 나와서 감동받았
어.
승완 신비 말문 연 기념으루 신청했어.
신비 어제 아빠랑 신비가 한거야.
승완 다른 내용으루 바꿀 수도 있어. 볼래? (신비 목소리 흉
내내며 녹음)
엄마, 빨리 들어오세요.
신비 엄마, 힘내세요!
세진 아빠, 정신 차리세요. 이런 것두 돼?
어떻게 하는 건데? 관심 보이는 세진에게 메시지(?) 내
용 바꿔서 녹음하는
방법 가르쳐주며, 다시 녹음도 해보고 단란한 세 사람의
모습.
(* 방법을 잘 몰라서 대충 썼으니, 상황에 맞게 바꿔주세
요)
세진 (신기해하며)
신비 (다시 가까워진 엄마아빠를 보며 기분 좋고)
승완 (두 사람 미소로 보고)
S#17 세진의 방(D)
들어오는 세진인데, 확 달라진 세진의 방.
깔끔하게 청소가 되어있고, 커텐 색깔도 바뀌어 있고,
테이블 위에는 꽃이 담긴 화병까지....!
세진 한승완....너 오늘 사람 여러 번 감동시킨다....(감동스
럽고)
S#18 신혼집 주방(D)
승완, 주방장갑 끼고 찌개냄비를 식탁 중앙으로 옮기는
중.
식탁에 앉아 젓가락만 쪽쪽 빨고 있는 신비.
신비 엄마, 뭐해? 신비 배고픈데...
승완 그르게.... (세진방 향해) 세진아, 빨리 나와! (반응 없
이, 잠잠하고) ?
S#19 세진 방(D)
승완과 신비 들어와 보면, 쟈켓만 벗은 채로 옷도 안 갈
아입고 침대 위에
쓰러져 잠들어 있는 세진.
신비 (흔들어 깨우며) 엄마, 일어나, 밥 먹어야지...
승완 신비야, 엄마가 무지 피곤한가 보다....그냥 우리끼리
먹자!
신비 밖으로 데리고 나가다 다시 돌아보는 승완.
세진이 입고 있는 외출복이 불편해 보여, 옷 갈아입혀주
려 단추를 끌르다
말고 멈칫하는.
(F.C) 숙소 앞에서 나란히 함께 걸어나오던 도현과 세진.
승완 .... (마음 한 켠에 걸리고)
그냥 이불만 덮어주고 나가는 승완에서.
(E) 탕탕! 문 두드리는 소리.
S#20 도현집 앞(N)
문을 열고 나오는 도현 앞으로 쓱 내밀어지는 맥주가 든
비닐봉투.
도현 ...(보고)
승완 ...(보는)
도현 (쳐다보고) 넌 항상 우리 집 문을 두드리면서 스트레스
를 푸는 모양인데,
(초인종 가리키며) 문명의 이기도 좀 사용해 주면 안 되
겠냐?
승완 (불쑥 도현의 품에 봉투 안기는)
도현 (얼결에 받아들고 보며) 이건 또 무슨 속셈이냐? 또,
쌀 필요하냐?
승완 저번에 빌려간 쌀값이다. 한 캔 까면서 잠깐 얘기 좀 하
자!
도현 ...? (보는)
S#21 도현의 집(N)
찌그러진 빈 캔 몇 개가 탁자 위에 뒹굴고 있고.
함께 맥주를 마시는 승완과 도현, 이미 웬만큼 취기가 오
른 상탠데,
도현 이제 그만 찾아온 목적을 말해보지?
승완 ....
도현 니가, 나한테 술 사들구 왔을 때는 뭔가 할 말이,
승완 (O.L) 너, 세진이 한테 원서를 준 이유가 뭐냐?
도현 (처음 듣는 얘기다) 원서?
승완 채영이 통해 니네 회사 원설 나한테 넘겨준 이유가 뭐
냐구.
도현 (그제야 채영이 농간을 부렸음을 알겠고, 웃으며) 채영
이가 그래?
그 원서, 내가 줬다구?
승완 아니라는 거야?
도현 ....(보다가) 특별한 이유 없어. 세진씨가 취직이 안 돼
고민한다구
채영이가 그러길래, 이웃이자 친구의 마인드로 준 거야.
승완 정말, 그게 다야?
도현 뭐가 더 필요한데?
승완 니 솔직한 대답.
도현 (웃으며) 그럼, 질문하는 태도가 틀렸네. 솔직한 대답
을 원한다면 먼저
솔직하게 물어야지. 그래야 대화가 진솔해지지 않겠어?
(보며) 다시 물어 봐.
니가 원하는 솔직한 대답, (눈빛) 해줄게.
승완 (눈빛 흔들리는, 차마 물어볼 용기가 안 나고)
도현 (그런 승완의 표정을 읽고 웃으며) 사람이 사람을 진심
으루 사랑하게 되면,
바보가 되고, 겁쟁이가 되고, 약자가 된다구 하더니 정말
이네. (보며) 채영이
때랑은 많이 다른데 한승완?
승완 (일어나려는데)
도현 (O.L) 미그-15기에 맞서 혈투를 벌였던 창공의 명검 F-
86 기억해?
승완 (멈칫 보는)
도현 소련의 미그-15기가 공군의 자존심을 건드려서 탄생한
시대의 걸작이지.
승완 무슨 소릴 하구 싶은 거야 또.
도현 사람도 마찬가지라며. 자존심을 건드리면 더 훌륭하게
업그레이드 되는
법이라며. (표정, 눈빛) 아직도 모자라? 더 건드려줘야
돼 내가?
승완 나와.
도현 ?
승완 (먼저 나가는)
도현 (보다가 움직이는 데서)
S#22 항공대 활주로(N)
시원하게 확 트인 활주로.
야간 조명을 받으며, 텅 비어 있는 그 공간에 승완과 도
현이 와서 선다.
승완 (달릴 자세 취하며) 스타트 푸시백! (*이륙시 항공용어
입니다)
도현 난 목표가 없으면 승부욕이 생기질 않는 다구 분명히
말했을텐데.
승완 목표 노출, 안 해. 게임에서 상대방의 승부욕을 자극하
는 발언은 금물이거든.
도현 (웃으며) 아주 인간적이구 솔직한 전략인데? 절대 뺏기
고 싶지 않다는 말을
돌려 말한 거지 그러니까.
승완 (상관없이, 달릴 자세 그대로) 런웨이 택싱 클리어드!
도현 오케이! 승부욕 생긴다. 이 한 몸 바쳐 열심히 뛰어 줄
게.
(하며 활주로 쪽을 향해 돌아서고) 런어웨이 택싱 클리어
드!
승완 (오른쪽 팔목 흔들어 풀며) 라이트 엔진 스타트!
도현 (부기장처럼 승완의 오더에 따라 오른쪽 팔목을 풀며)
라이트 엔진
스타트! 롸져!
승완 (왼쪽 팔목 털며) 레프트 엔진 스타트!
도현 (왼쪽 팔목 털며) 레프트 엔진 스타트! 롸져!
활주로의 끝을 노려보는 두 남자의 눈빛.
승완 클리어드 투 테이크 오프! 굿럭! (*관제소에서 하는 용
어로, 이륙을 허가한다)
도현 테이크 오프, 롸져!!!! (튀어나가고)
승완 (동시에 튀어나간다)
비행기가 이륙하듯이 날쌔게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하는
두 남자.
석양 속을 달리는 두 남자의 모습에서 슬로우 걸리며,
두 남자의 가슴 속에 담겨있던 솔직한 질문과 대답이 겹
쳐지는....
승완 (E)(마음의 소리) 세진이...좋아하냐?
도현 (E)(마음의 소리) 내가 먼저였다면...짝사랑하게 만들
진 않아.
승완 (E)(마음의 소리) 언제부터냐.
도현 (E)(마음의 소리) 내 손 잡구 도망가달라구 할 때 잡았
어야 했어....
그 손을 놓치는 순간, 기회두 없어졌다....
승완 (E)(마음의 소리) 후회하냐?
도현 (E)(마음의 소리) 후회....한다.
목표지점에 동시에 골인하는 두 남자!
헉헉, 가픈 숨을 쉬며 그대로 활주로 위에 벌렁 드러눕는
다.
잠시 그대로 있는 두 남자.....
도현 ... (헉헉)
승완 ... (헉헉)
도현 너랑 나, (헉헉) 이런 식으루 얽히지 않았다면, (헉헉)
좋은 친구가 됐을까?
승완 ....(헉헉)
도현 (호흡) 솔직히 할 얘기가 있어, 세진씨...
(나랑 아무 사이도 아니니 염려하지 마라)
승완 (O.L) 됐다, 더 이상 얘기하지 마라 (피하듯 일어나는)
다음엔 하늘에서
한번 붙자. (보는)
도현 ...(보다가 웃으며 혼잣말) 한승완. 보기보다 겁 많네....
(벌렁 누우며)
그 만큼 좋아한다는 말인가....? (하늘 바라본 채로 누워
서 우울해지고)
두 남자의 모습에서.
S#23 세진의 방(N)
세진 방에 들어와 서는 승완이고.
잠든 두 모녀를 한번씩 짜하게 바라보다가, 책꽂이에 꽂
혀진 외무고시
관련 책들이 눈에 들어오고. 그 중 하나를 꺼내 펼쳐보
면 색색으로 된
밑줄이며 필기며, 세진이 열심히 공부한 흔적들...
승완 ... (잠시 책장 넘겨보다가, 잠든 세진의 얼굴을 짠하게
보는, 그 위로)
세진 (E) 우리 중에 행복한 사람은 없대... 외교관이 되지 못
한 아기엄마...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못한 파일럿....
S#24 성당(7부 18씬)
세진 인생이란 게 마음먹은 대루 되는 것도, 예측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야, 그래두, 어쨌든 살아가야 되는 거 아닐
까?
승완 ....
세진 그렇다면 행복해지려구, 사랑해보려구, 노력이라두 해
봐야 되는 거 아닐까?
억지루라두 용기를 내봐야 하는 거 아닐까?
S#25 세진의 방(N)
승완 ...(잠든 세진을 짠하게 보는, 꿈을 버리고 힘들게 살아
가는 세진이 안쓰럽고)
가만히 흐트러진 세진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주는 승
완....
승완 (E) 내가 널 보내주면.... 행복해질까? .....
세진에게 미안하고...세진이 안쓰럽고....세진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을 것
같은 자책감...그렇게 세진을 바라보는 승완의 표정에
서....(F.O.)
S#26 신혼집 외경(D)
S#27 신혼집 세진 방(D)
눈을 뜨는 세진, 이불 덮어져 있고.
시계를 보면 오전 8시.
퍼뜩 이불 제끼고 일어나서 나가는 세진에서.
S#28 신혼집 거실 +주방(D)
방에서 나오는 세진. 집안을 둘러보면 말끔하게 청소되
어 있고.
주방으로 가보면, 냉장고에 메모가 적힌 포스트잍이 붙
어 있다.
승완 (E) 아침밥은 전기밥통에 예약해 올려뒀구, 국이랑 반
찬은
저녁에 다 만들어 뒀으니까, 그냥 회사 갈 준비만 해!
세진 .... (승완이 고마워 방 쪽을 돌아보는데)
현관으로 들어서는 승완.
승완 일어났어? 신비 유치원 데려다주구 오는 길이야.
세진 미안...힘들게 저녁까지 차려놨는데 내가 너무 오래 잤
지?
승완 피곤해서 그런건데 뭐. 출근 준비 해야지?
세진 어....오늘은 늦게 출근해두 된댔어. 너는? 학교 안 늦
어?
승완 지금부터 준비하면 안 늦어. (방으로)
문득 흙먼지로 더러워진 승완의 구두가 문득 눈에 들어
오는
세진이고.
S#29 승완의 방(D)
옷장에서 비교원 제복을 꺼내드는 승완인데,
얼룩 그대로 묻은 채, 세탁되어 있지 않은....
보다가, 한숨 쉬고는 다른 옷을 골라 입는 승완.
S#30 신혼집 거실(D)
열심히 구두를 닦고 있는 세진, 하~ 입김을 뿜어 광도 한
번 내보고
시커먼 구두약을 얼굴에 묻혀가며 열심히 닦는다.
반짝반짝 빛나는 구두, 만족스러운 듯 현관에 곱게 놓아
두는 세진.
방에서 나오는 승완, 제복차림이 아니고.
세진 (실망해서) 오늘은 제복 안 입어? (하다가 앗차!) 미
안...세탁해놓는다고
해놓고는 깜빡했다. 어떡하지?
승완 아니야...오늘 안 입고 가도 돼....
세진 구두....괜히 닦았네...
승완 (말없이 구두 신는)
세진 (웃으며) 야, 안 어울려. 꼭 트위스트 김 같다 야. 그냥
운동화 신어.
승완 니가 열심히 닦아놓은 건데 신구 가지 뭐...(나가고)
세진 (미소 생기는)
S#31 키즈베어 매장(D)
직원들과 함께 매장을 돌고 있는 도현.
일할 때 만큼은 카리스마 날리는 눈빛이고,
이제 제법 회사간부의 티가 나는.
도현 매장의 조명이 너무 현란한 것 아닙니까?
직원1 아무래도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매장이다 보니,
도현 (O.L) 아이들 시력보호 차원에서도 좋지 않습니다.
조명 디자이너와 상의해서, 발랄함은 유지하되, 좀 더 안
정감있는
조명과 디자인으로 바꾸도록 하세요.
직원1 알겠습니다.
입구에 나와 있다가 순찰하고 있는 도현을 향해 꾸벅 인
사하는 직원들.
도현, 지나가고 나면 뭔가 수군거리기 시작하고.
도현 (어떤 느낌에 돌아보면)
직원들 (얼른 입 다물며, 진열대의 물건을 만지작거리고)
도현 (뭔가 이상한 느낌으로 걸으며)
S#32 키즈베어 일각(D)
비서 한명만 대동하고, 다음 일정 이야기하고 있는 도현
인데,
앞을 가로막는 도일이고.
도일 너, 머리 쓰는 거 한번 영악하다. 출장도 일부러 보낸
거냐.
도현 (힐긋 보고) 무슨 소립니까?
도일 니 얘기로 회사가 시끌시끌한데 모르는 거야? 모르는
척하는 거야?
도현 ... (감정 상해서 보고)
도일 그래, 밀애는 잘 즐기고 왔고?
도현 (무시하고 가려면)...
도일 (뒤에서) 이제 오사케집 딸로도 모자라서 애까지 딸린
유부녀냐?
도현 ! (멈칫 서고)
도일 남의 가정 깨뜨리는 것도 유전이구만.
도현 (순간 도일의 멱살을 잡아채서 노려보고)
비서 ! (놀라서 보는데, 울리는 핸드폰, 떨리는 손으로 받으
며) 여보세요.
(하며, 도현과 도일 쪽 신경 쓰며 통화하고)
도일 (잡힌 채로 놀라고 당황해서) 너, 이 자식 이거 뭐하는
짓이야? 당장 못 놔?
도현 (멱살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잡아먹을 듯이 노려
보는데)
비서 (공포에 떨듯이 다가와) 저....실장님....사,사장님께서
올라오시라고....
도현 (잡았던 멱살을 던져버리듯 확 놓고는 돌아서고)
도일 (옷매무새 바로하고는 주변 살피는)
S#33 장은조 사무실(D)
문 열고 들어서는 도현, 장은조에게 가만히 목례하고 와
서 선다.
도현 부르셨습니까?
장은조 (소파로 이동하며) 앉아라...
도현 (장은조가 앉기를 기다렸다가, 앉고)
장은조 식전부터 쓴 소리 좀 해야겠구나.
도현 ... (짐작하고) 뜬소문일 뿐입니다.
장은조 원래 소문이란 게, 그 실체보다도 그 파장이 더 치명적
인 법이야.
민실장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미 내 귀에까지 들어왔잖
니.
도현 ...
장은조 정세진이라는 친구, 면접 때부터 썩 마음에 들었구, 여
러 모로
우리 회사에 필요한 인재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도현 ...
장은조 하지만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호사가들의 좋은 먹
잇감이 된다면,
거기다 민실장까지 끌어들인다면, 더 이상 함께 일하는
건 무리겠지.
도현 사장님, 그건...전적으로 제 잘못입니다! 정세진씨와는
무관...
장은조 그렇게 민실장이 필요 이상으로 두둔하고 나서는 것부
터가 의혹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어!
도현 ... (할 말 없고)
장은조 조그만 틈이 커다란 둑을 무너트리는 법이다. 조직도
마찬가지야.
조직의 리더답게 보다 신중하게 처신해라.
도현 ... (무겁게) 잘 알겠습니다...
S#34 마케팅 사무실(D)
삼삼오오 모여서 수군거리고 있는 직원들이고
그런 직원들에 아랑곳없이 일에 몰두한 채영.
직원1 출장 가서두 같이 있었다며?
직원2 어머어머, 웬일이니, 웬일이니!
직원3 난 처음에 그 애기가 민실장님 딸인 줄 알았다니깐...
직원1 야, 용기가 대단하지 않냐? 보는 눈이 얼만데
버젓이 회사 안을 그렇게 휘젓고 다니구... (하는데)
세진 (경쾌하게 들어서며) 좋은 아침입니다!
순간 일시에 말 멈추며 어색해지는 사무실 분위기.
세진 ... (머쓱해져서 하하, 웃으며) 아니...좋은...낮인가...
요?
직원들 (싸하게 세진을 쳐다보고 있고)
세진 (자리에 앉다가, 시선 느끼고 보면)
직원들 (딴청 피고)
세진 (영문 몰라서) 근데 왜 그렇게들...보세요? 제 얼굴에
뭐라도...?
채영 (일어나 외투 집으며) 점심시간인데, 식사들 안해요?
선약 없으시면
다 같이 나가죠.
직원1 어머,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 오늘은 뭐 먹을까?
직원2 저기 혹시 팀장님이 쏘시는 거예요?
채영 (웃으며) 그러죠 뭐. (하다가, 세진쪽 보며) 정세진씨
는 식사 안 해요?
세진 먼저 다녀오세요! 저야...이제 출근했는데요 뭐.
채영 그래요 그럼... (잠시 보다가, 나가는)
채영을 선두로 직원들 따라 나가고 혼자 남은 세진.
갸우뚱해서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유리 같은 데 얼굴
비춰보고.
S#35 사무실 밖 복도(D)
사무실 밖으로 나온 채영과 직원들. 여전히 세진의 뒷담
화로 시끄럽고.
직원1 야, 진짜 고수 아니니? 저 순진한 척하는 얼굴 좀 봐!
직원2 저러니깐 스물한 살에 애를 가졌지. 보아하니 아이도
속도위반으로 낳은 것
같은데...
채영 ....(피식, 표정)
직원1 우리가 저런 낙하산이랑 같이 일을 해야 하는 거니?
직원2 또 모르지, 저렇게 영악을 떨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모
님으로
등극하실지......
채영 (점잖게) 근거 없는 소문, 함부로 옮기는 거 아니에요.
직원1 (찔끔하지만) 아주 근거 없는 얘기 아니예요. 팀장님
은 못 들으셨어요?
채영 (모르는 척) 뭘요?
직원1 왜, 민도현 실장님이랑 정세진씨...요. 그렇고 그런 사
이란 소문이
파다하잖아요.
직원2 야근 핑계 대고 단 둘이 회사에 남아 있는 걸 본 사람
두 있대요.
채영 ...글쎄요. 소문만 믿구 뭐라 단정지을 순 없는 거 아니
겠어요?
직원들 ... (움찔, 입 다무는데)
채영 물론 겉보기랑 다르게 밤낮이 다른 이중생활을 하는 사
람들도 있긴 하지만,
(피식 웃으며) 그 내막을 우리가 어떻게 다 알겠어요?
그러다가 문득 화장실로 들어가는 세진을 보게 되는 채
영이고.
채영 먼저들 가있어요. 손 좀 씻고 따라갈 테니까....
S#36 여자 화장실(D)
거울 앞에 서서 얼굴에 뭐가 묻었나 살피고 있는 세진인
데,
안으로 들어오는 채영, 세진 옆에 나란히 서서 손을 씻는
다.
채영 (앞만 보는 채로) 이제 그만 노선을 분명히 하지 그러
니?
세진 무슨 소리야?
채영 (손수건 꺼내 손 닦으며) 민도현이야, 한승완이야, 태도
를 분명히
해야 할 시점이 온 거 아니야?
세진 뭐? (기가 막히고)
채영 (거울 보며 머리 매만지며) 양다리 그거, 머리 좋은 사
람이나 하는 거야.
앞 뒤 안 재구 무작정 덤비면, 생기는 건, 안 좋은 소문
에 지울 수 없는
상처뿐이거든.
세진 예전에 내가 너한테 한 말이랑 비슷하다?
채영 (보며 웃는) 맞아. 양다리를 걸치려면, 양쪽 다 깨끗이
포기하거나, 양 쪽 다
관리 잘 하라구 했지? 오늘 너한테 그 말, 똑같이 돌려줄
게.
세진 (보는 모습 위로)
채영 (E) 조심해. 한 쪽 다리에만 치우치면, 나머지 한쪽은
붕괴되게 되 있어.
채영 도현이, 승완이, 어느 쪽이든 너 땜에 상처 받구 무너지
게 되면,
내가 너 가만 안 둬. 알았어? (나가려는데)
세진 (O.L) 너만 흔들지 않으면, 승완이랑 나, 아무 문제 없
어.
채영 (돌아보며) 무슨 뜻이야?
세진 승완이 흔들지 마. 내가 가만 안 놔둬. 니들만 알구 있
는 팔년 전 추억?
알 필요 없어. 궁금하지두 않아. 왜? 나랑 승완이가 앞으
루 만들 추억이
더 많으니까.
채영 흔드는 대루, 흔들리지를 마 그럼.
세진 뭐?
채영 빈틈을 보이지 말라구. 니가 흔들리니까, 가능성이 보
여 그런 거잖아 내가.
안 그래? (웃으며 돌아서다가) 아! (돌아보며) 동창회날,
승완이 잘 들어갔니?
세진 (눈빛 흔들리고)
채영 (읽듯이 보며 재밌다) 승완이한테, 그날 밤 무척 즐거웠
다고 전해줘.(나가고)
세진 ....(남은 채로 서서)
S#37 레스토랑(D)
들어오는 채영.
직원들 (테이블에 모여 앉아, 메뉴판 보고 있다가) 여기예요,
팀장님.
채영 (자리로 가 앉고) 주문들 했어요?
직원1 이제 막 하려구요. 근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셨어요?
채영 (웃으며) 복선 좀 깔구 왔어요.
직원2 ? 복선이라니요?
채영 (메뉴판 보며, 장난처럼) 얌전하게 잘 살아줄테니까 자
극 하지 마라.
나는 속에 발톱을 여러 개 숨긴 사람이라, 오기주머닐 건
드리면,
어떤 짓을 할지도 모른다...뭐 그런 거?
직원들 ? (보는데)
채영 그냥 점심 특선 코스로 할까요? (손 들며) 여기요.
민 (얼른 달려오며) 네. 주문 받겠습니다. (주문표 꺼내들
고는
혼잣말) 아우씨, 바빠 죽겠는데, 일진누난 어디간거야?
(에서)
S#38 키즈베어 야외 일각 (D)
나란히 앉아있는 일진과 창명.
화해모드 분위기.
일진 민이 개는 내가 약간 꽃미남 중독 증세가 있을때,
사귀었던 동생일 뿐이었다니까요.
창명 그러게요. 미안해요. 괜히 내가 오버했어요.
일진 오바 정도가 아니었지 그건. 웬만해야 봐 넘기지 내가.
창명 사랑하는 사인엔 서로 믿음이 있어야 하는 건데....
내가 일진씨를 믿지 못한 거 정말 미안해요.
일진 (보고)
창명 아 요즘 나는 왜 이렇게 사고치고 다니는 걸가요?
우리 꽃사슴에게도 상처를 주고, 승완이네도 나 때문에
싸우게 하고...
일진 그게 무슨 말이에요? 창명씨 때문에 걔들이 왜 싸워
요?
창명 아, 동창회에서 승완이가 채영이랑 사라진 걸
세진씨 있는데서 말했지 뭐예요,
일진 (부르르) 뭐예요? 아니 그럼 제부가 아직도
그 채영인지 뭔지 하는 애 만나구 다닌다는 거예요?
창명 (헉, 또 실수했나 싶고) 아니, 꼭 그렇다기 보다...도,동
창회니까..
일진 아니 그 기지배, 진짜 이상한 물건이네?
아니 세상에 남자가 우리 제부 하난 줄 아나?
창명 이해해요, 걔네 둘은 사실 많이 특별한 관계였거든
요...
일진 뭐라구요? 그러니까 만나도 된다는 거예요 지금?
창명 아니, 그게 아니라...왜 아무 잘 못 없는 나한테 화를 내
요?
나는 일진씨한테 용서를 빌러 온 건데...
일진 (보면)
S#39 레스토랑 (D)
채영, 직원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들어오던 일진, 채영을 발견 하고는 눈 돌아간다.
일진 저기 잠깐만요... 저기 혹시 이 채영씨?
채영 그런데요? 누구시죠?
일진 제가 세진이 언니거든요? 조용히 할말이 좀 있는데...
채영 말씀하세요!
일진 여긴 제 회사라 좀 그렇고... 잠깐 밖으로 좀 나오시죠!
채영 무슨 일인데요?
일진 글쎄 나오라면 쫌 나와라!
채영 뭐?
직원들 ? (황당해서 보는데서)
S#40 레스토랑 밖 (D)
일진, 채영, 팽팽하게 맞서있다.
일진 너 뭐야? 남의 집 가정파괴범이야?
채영 뭐라구요? ...허, 아니 이보세요!
일진 보긴 뭘 봐! 옛날 애인이면 옛날에나 애인이지, 지금도
애인이야?
왜 남의 남편을 만나구 다녀?
채영 뭐? 야! 너 지금 무슨 근거로 그런 소리를 하는 거니?
일진 왜 증인두 필요해? 데리구 와? 그럼 더 쪽팔릴텐데?
채영 (부르르) 뭐, 이런 게 다 있어? 애 안구 남의 잔치집에
돌진할 때부터
경우 없는 건 알아봤는데, 이 정돈지는 몰랐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일진 뭐? 야! (달려들어 머릴 잡아 흔든다)
채영 아야! (외마디 비명)
일진 그래 나 무식하다, 어디 무식한 년 맛 좀 한번 볼래?
채영 (지지 않고 일진의 머리 흔들며) 야, 이거 안 놔?
일진 가서 경찰서에 고발해라! 무식한년한테 머리 뜯겼다
구,
나는 너를 가정 파괴범으로 고발할테니!
직원들 (놀라 뛰어 나와 두 사람 뜯어 말리며) 팀장님!
아! 이보세요! 당신 뭐야? 등등, 미쳤어?
민 (어느새 나와 일진의 등 뒤에 버티고 서서) 미치긴 대체
누가 미쳐요?
누나 괜찮아요?
일진 (울먹) 민아....
채영 (분하고 어이없고 창피해서 기절할 지경이
다)
직원1 (부축해 가며) 팀장님, 괜찮으세요?
일진 경고했다! 잘 사는 애들 건드리면, 내가 너 가만 안 놔
둬!
채영 허· (넘어가고)
S#41 키즈베어 일각 자판기 앞(D)
자판기에서 캔음료를 꺼내 꿀꺽꿀꺽 마시는 도현.
그 모습 위로,
도일(E) 이제 오사케집 딸로도 모자라서 애까지 딸린 유부녀
냐?
남의 가정 깨뜨리는 것도 유전이구만.
도현 (빈 캔을 우지끈 구겨버리고 돌아서는데)
세진 (자판기 쪽으로 오다가 발견하고는 목례하는)
도현 (무시하며, 싸하게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 ...
세진 ... ? (보고)
S#42 사무실 안 (D)
세진, 갸우뚱 하며 들어오면, 돌아온 직원들 냉랭한 시선
으로
세진을 바라본다. 세진, 영문을 알 수 없는 차가운 분위
기,
세진 식사들 맛있게 하셨어요?
직원1 세진씨, 진짜 대단한 언니를 두셨데요?
세진 아, 밑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셨어요?
직원2 거 언니 무서워서 세진씨한테 말도 함부로 못 하겠
네...
세진 네?
직원1 일들합시다! 팀장님 돌아오실 때까지! (흩어지고)
세진 ...? (웬지 왕따당하는 기분이고)
S#43 사내 화장실(D)
터진 입술 따위 추스르며 거울을 노려보는 채영.
일진(E) 너 뭐야? 남의 집 가정파괴범이야?
옛날 애인이면 옛날에나 애인이지, 지금도 애인이야?
왜 남의 남편을 만나구 다녀?
채영 (거울 쏘듯이 바라보며 표정 변하는)
S#44 항대 일각(D)
수업을 마치고 동기들과 함께 나오고 있는 승완인데,
저만치 고개를 푸욱 숙이고 걸어오고 있는 창명.
승완 어이, 소창명. 화해는 잘 했냐?
창명 (울 듯이) 승완아...
승완 왜 그래? 수업까지 빼 먹고 가더니, 화해 못했어?
용서 안해준대?
창명 그...그게 아니고, 내가 또 실수를 한거 같은데....
(하는 순간 울리는 승완의 핸드폰)
승완 (액정화면 보면, 이채영 뜨고)
창명 (옆에서 보고 있다가 헉! 다섯손가락 입에 물며 바라보
고)
승완 (무거운 한숨 쉬고는 받으며) 여보세요?
채영 (F) (화난) 너 뭐야? 니가 뭐가 그렇게 잘났어?
승완 채영아...
창명 (가슴을 졸이며 보고 있고)
S#45 키즈베어 일각+ 항대 일각(D)
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
불처럼 화가 난 표정으로, 빠르게 걸어오며 핸드폰하고
있는 채영.
채영 내가 너더러 이혼하라구 했니? 아니면, 살림을 차리자
구
했어? 무슨 근거루 사람을 몰아세워! 내가 뭘 잘못했는
데!!
승완 (사태가 심상찮음을 알겠고)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
지 말을 해야
알꺼 아니야 내가!
채영 나 하나 떼내는 게 그렇게 힘들었니? 그게 그렇게 귀찮
구 성가셔서
혼자 해결 못하구 가족까지 동원해 이제?
승완 ! (창명 쪽을 돌아보고)
창명 (헉! 고개 돌리고)
채영 (왈칵 눈물 고이며) 너랑 나, 팔년이야. 팔년 쌓은 우정
으루,
그 정도두 못하니? 친구로라두 남아달라는데 그게 그렇
게 큰
잘못이야? 생전 첨 본 남남처럼 굴지만 말아달라는게 그
렇게
큰 부탁이야?
승완 (달래려고) 채영아.
채영 (O.L) (터지며) 옆집 살던 오빠가 결혼해두 그 정돈
섭섭해할 수 있어. 그 정도 질투는 할 수 있다구!!!
(탁 핸드폰 끊어버리고)
승완 (창명 쪽을 보며) 무슨 일이야. 너 알구 있지? 그렇지?
창명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그....그게....
세진 (E) 그게 무슨 소리야?
S#46 신혼집 거실(N)
승완 (낮게) 처형이 채영이 머리채를 잡고 난리 쳤다는데 정
말 몰라?
세진 몰라. 전혀 몰랐어
승완 (한숨으로 보다가) 걔두 힘들어 지금. 가만 놔둬두 힘
든 앨 왜
자꾸 자극해, 것도 제 삼자가 나서서. 건드려서 좋지 않
은 상처는
덮어두는 게 좋은 거 아냐?
세진 ...(그런 승완을 말없이 보는)
승완 동창회날,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아무 것도 아닌 일
에 식구들까지 나서면
채영인 뭐가 되구, 나는 뭐가 되고, 또 너랑 처형은 뭐가
돼냐.
세진 채영이랑 너는....참 비밀이 없구나.
승완 뭐?
세진 낮에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 바루 우리집까지 들어오
구,
웬지 생중계 당하구 있는 느낌이 들어서...기분이 별루
다.
승완 세진아. (지금 그런 말이 아니잖아)
세진 채영이가 그러드라. 남녀사이의 관계는 서로의 비밀을
얼마나
많이 함께 공유하구 있느냐, 그 비밀을 지켜낼 믿음이
두 얼마만큼
존재하느냐에 따라 유통기한이 정해지는 법이라구.
승완 (보고)
세진 채영이 말대로라면 너랑 채영인, 아직두 유효기간이 남
아있는 관계
겠다싶어서.
승완 억지 부리지 마.
세진 넌 끝까지 채영이 편만 드는 구나.
승완 뭐?
세진 한번이라도 언니나 내 입장으로는 생각해보지 않았지?
지금 내 마음은 어떨지, 너 한번이라도 생각해 봤어?
승완 (보고) ...
세진 내 마음 따위야 애초부터 너한테 중요하지 않았겠지
니 마음 속엔 온통 채영이로만 꽉 차서 애초부터 내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으니깐!
승완 제발 억지 좀 부리지 마.
세진 (감정 고조되며) 나 무쇠로 만든 로보트 아니야
나두 힘들면 투정부리고 싶고, 사랑 받고 싶고, 대우 받
고 싶어
승완 (보고)...
세진 나두 채영이처럼 힘들 때, 달려가서 펑펑 울고 싶은 사
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구
승완 (비수처럼 꽂히고) ....
세진 (멈칫 섰다가 밖으로 나가고)
승완 ...
S# 48 신혼집 밖(N)
울며 뛰어나오는 세진과 걸어 들어오던 도현, 마주친다.
서로 멈칫 하는 두 사람
도현 (울며 나오는 세진을 보고 마음 아파 고개 돌리고)...
세진 (안 운 척 돌아서 눈물 닦는)
도현 (싸늘하게 집으로 들어가고)
세진 (비참하고 창피한) ...
S#49 도현 집 안 (N)
도현, 착잡한 기분으로 소파에 앉아 캔맥주 정도 마시고
있다.
생각이 많은 그 위로
S#50 바 / 회상 (N)
채영 (부르르) 그냥 깨끗하게 접으려고 했어
도현 (보고)
채영 근데...그렇게는 못 하겠어!
이왕 이렇게 직원들 앞에서까지 수모를 당한 거
나도 끝까지 한번 가볼 거야
도현 (보는데서) ...
S#51 도현집 (N)
도현, 마음이 아프다.
(F.C.)
세진 (안 운 척 돌아서 눈물 닦는)
맥주캔을 확 구겨버리고
S#52 신혼집 (N)
승완, 심란하게 베란다 밖을 내다보고 있다.
(F.C.)
세진 (감정 고조되며) 나 무쇠로 만든 로보트 아니야!
나두 힘들면 투정부리고 싶고, 사랑 받고 싶고, 대우 받
고 싶어!
나두 채영이처럼 힘들 때, 달려가서 펑펑 울고 싶은 사람
이
있었으면 좋겠다구!
아프게 자책하는 승완의 표정에서
S#53 놀이터 (N)
세진, 삐그덕 거리는 그네에 흔들리며 앉아있고
(F.C.)
승완(E) 정말 아무 일도 없어, 아무일도 없는데 이렇게 식구들
까지 나서면
도대체 걔는 뭐가 되는 거야? 걔도 나름대로 힘들 거 아
냐
S#54 도현의 집(D)
도현, 출근하려 옷을 입고 나오다, 비교원 제복을 입고
나오는 창명을 본다.
도현 학교 가냐?
창명 어!
도현 (가만히 보다가 안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준다)
승완(E) 뭐냐?
S#55 항공대 강의실 또는 일각 (D)
승완 (펼쳐 보면 펜션 숙박권이다)
창명 (거들먹거리며 생색내는 중) 그게 말이지, 몇몇 VIP에
게만 제공된다는
최고급 펜션 숙박권 아니냐...
승완 됐다 (도로 내밀고)
창명 야, 친구 정성이다, 나 때문에 니네 부부 싸웠다는 얘
기 듣고
내가 얼마나 속상했는데...
승완 ...
창명 야, 이번 주말에 가자아~
승완 뭐? 가자? 어째 뉘앙스가 너두 따라온다는 말투다?
창명 빙고! 일진씨까지 창!일! 세트루...
승완 처형 데리구 너나 가!
창명 야, 너 일진씨 때문에 아직도 그러냐?
승완 ...
창명 일진씨가 그날은 좀 심했다고 너 화 많이 났으면
좀 풀게 해 달라구 그러더라!
승완 ...
창명 야, 가족이 다 그런 거 아니냐? 동생이 맞고 들어오면
이유야 어떻든 간에 일단 나가서 때린놈 패고 들어오는
거,
그게 형제구 자맨거지...
승완 (한숨) ...
S#56 항공대 일각 (승완의 입장 연결감정으로 서로를 위
해서)
펜션 숙박권을 바라보고 있는 승완, 그 위로
승완 (E) 우리 계약기간이 오년이었잖아....
S#56-1 신혼집 거실(9부 11씬의)
승완 그럼 이제 계약기간이 일년 밖에 안남았다는 얘긴
데....
그 전에 연애라도 한번 해봐야 재계약을 하건 해지를
하건 할꺼 같아서....
세진 그러네...벌써 일년 밖에 안남았네...
S#56-2 항공대 일각(D)
승완 ....(바라보다가)
승완, 핸드폰 건다.
승완 엄마, 주말에 신비 좀 봐주세요! 세진이랑 어디 좀 다녀
오게요!
네...(끊고)
S#57 회사 사무실(D)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일 하고 있는 세진
핸드폰, 문자 메시지 뜬다
승완(E) 신비 홈페이지에 함 들어가 볼래?
신비 홈페이지를 열어보고 있는 세진.
신비의 사진을 몇 개 보다가 클릭을 하면
화면에 펜션 리조트권이 사진으로 뜬다.
그리고 그 밑에 승완의 메시지
승완(E) 미안해, 자꾸 화만 내서....
우리 주말에 펜션에 가지 않을래? 신비는 엄마가 봐주신
데...
창명이랑 처형두 간다니깐, 머리나 식히러 가자!
가만히 모니터를 바라보는 세진의 얼굴 위로
(F.C) * 싱가폴 리조트 룸에서 침대 위에서 아아아악----!
소리를 지르던 승완과 세진.
* 승완을 군대보내고 와서 센토사 리조트권을 받는 세진
울어버리는데서
짠한 미소가 맺히는 세진의 얼굴에서
일진(E) 와아아아~
S#58 펜션 앞(D)
차에서 내려 예쁜 펜션을 보고 환호하는 일진
일진 (휘휘 둘러보며) 와아아· 진짜 좋다!
창명 그르게요, 일진씨! (두 사람 눈빛 마주치면 찌리리~)
승완 (세진을 보면)
세진 (승완을 보고, 아직은 서먹한 두 사람)
S#59 펜션 방 안(D)
옷을 갈아입는 세진과 일진
슬쩍 다가와 세진의 주머니 속에 피임약을 쓱 집어넣는
일진
세진 뭔데?
일진 혹시 몰라서 준비했어!
세진 (꺼내며) 뭐냐니깐?
일진 (자기가 더 쑥스러워 몸을 배배 꼬고) 아이 지지배~
세진 (보면 피임약이다, 황당해서 보다 한숨) 피임약? ...쓸
데없는데 돈 썼네...
(도로 일진의 주머니에 집어 넣고) ...
일진 (다시 꺼내 세진에게 쥐어주며) 이 기지배야, 쓸데없
긴....
이제 막 취직했는데 애라도 덜컥 생기면 어떡하냐?
세진 (어이없어 돌아본다) ...
일진 야, 그리구 니들은 원정 나갔을 때 강하잖냐!
세진 (어이없어 보다가 일진 손에 쥐어주며) 이런 거 필요 없
으니까
갖구있다가 언니나 필요할 때 써!
일진 어머 지지배, 시집두 안간 처녀한데.....
세진 ...
일진 (다시 건네며) 먹어둬, 나쁠 거 없어,....(은근하게 보
며) 그리구 이게...
가슴도 빵빵해진데....
세진 (뜨악하게 보다가) 그러니깐 언니가 많이 먹어야 겠
네...자! (손에 척 건네고)
일진 (어머! 자기 가슴을 흘깃 보는데서)
윤태희(E) 여보오!
S#60 한범수 사무실(D)
한범수 일하다 말고 문쪽을 보면 윤태희와 신비가 서 있
다.
한범수 당신이 어쩐 일이야?
윤태희 이렇게 불쑥 찾아와야 한번 밥 한끼 얻어먹을까!
한범수 나 원 사람하고는...그럼 좀 기다려!
윤태희 알았어요! (내부를 둘러본다)
실버타운 모형이 보이고
윤태희 이게 엘펜하임 실버타운 조감도예요?
한범수 어
윤태희 분양은 순조로울 것 같아요?
한범수 (웃으며 다가온다) 분양? 뭐 안 되면 당신이랑 나라도
들어가 살아야지
윤태희 네? 어머 이이는...
한범수 농담이 아니야, 내가 노후에 들어가 살 거라고 생각하
고 지은 거야!
나중에 애들 신경쓰게 하지 말구 당신이랑 나랑 오붓하
게 들어가서
맘 편하게 살자구!
윤태희 그래두 난 집이..
한범수 당신 호텔 좋아하잖아, 호텔보다 더 편하게 잘 지을테
니까 걱정 말어!
(하는데 전화 온다, 뛰어가 받으며) 어, 김과장? 왜?
알았어! (끊는다)
윤태희 ? (보면)
한범수 (안전모 쓰며) 당신 다음에 다시 와, 지금 현장에 좀 가
봐야 겠어!
윤태희 네?
한범수 그러니까 다음엔 전화하구 와! (나가고)
윤태희 (궁시렁) 전화 하면 맨날 바쁘다면서...아후 배고파 죽
겠는데....
(어떡하나 난감한 얼굴에서)
승완(E) 고기 다 탄다! 타!
S#61 마당 (N)
숯불을 피워놓고 바비큐 파티를 하는 일동
승완 숯불에 삼겹살을 굽고 있다.
승완 빨리들 오라니깐
숯불 앞으로 모이는 일동
창명 야아아~ 냄새 쥑인다!
일진 와 진짜 맛있겠다!
승완 처형! 많이 드세요!
일진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한다. 애교있게) 고마워 제부!
승완 (세진을 본다, 세진이 서 있는 쪽에 잘 익은 고기 집어
서 놓아주고)
세진 (승완을 본다)
일진 (고기 후후 불어 먹으며) 제부, 너무 맛있다아~
창명 (고기를 낼름낼름 집어먹으며) 차아식~ 어떻게 똑같
은 불로 구워도
니가 구우면 더 맛있냐?
승완 야, 좀 천천히 먹어라,
세진 (그제서야 몇 점 집어 먹으며 승완을 보고)
승완 (세진을 보며 미소) ...
현주(E) 뭐 좀 먹었어?
S#62 현주의 진료실(D)
현주, 채영의 팔에 혈압계를 둘러 혈압을 재어주고 있
다
현주 (혈압계 풀며) 혈압은 정상이네. 좀 쉬면 괜찮아질꺼
야.
그 동안 무리했나부다.
채영 고마워요. 이럴 때 의지할 사람, 현주 언니 밖에 없네
요.
현주 무슨 신경 쓰이는 일 있어 요즘? 요전번에 만났을 때보
다 안색이
별루다아....
채영 (힘없이 웃으며) 인간관계가 꼬여서 잘 안풀리네요.
현주 왜, 회사일이 힘들어? 직장 상사가 채영이 힘들게 해?
채영 직장상사가 힘들게 하는 건 맞는데, 일루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애정문제루 힘들게 해요.
현주 애정문제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채영 제가 사귀구 있는 사람이 저랑 같은 팀, 실장이거든요.
(슬쩍) 아, 언니두 아실지 모르겠네요. 창명이 룸메이튼
데....
현주 아아, 서방님 옆집 사는 선배? 사람 좋아 보이던데?
채영 사람이야 좋죠....근데,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하나
봐요.
현주 저런....
채영 그거 때문에 회사에 안 좋은 소문이 돌아서 좀....힘들
어요 요즘.
현주 세상에....그렇게 안 봤는데, 너무 속상하겠다.
아니, 채영이 만한 여자가 어딨다구, 딴눈을 판데?
채영 (조금 웃고) 나보다 훨씬 괜찮은가 보죠 뭐.
현주 어떤 여잔데? 회사사람이 알 정도면 채영이두 알꺼아
냐.
채영 그게....물론 소문이라는 게.... 대부분 믿을만한 건 못
되지만요.
그런 소문이 난다는 자체가 너무 속상해서....
현주 뭔데에....말해봐아....
채영 상대가....세진씨라구.....
현주 (기겁하며) 뭐어? 우리 동서? (하는데)
벌컥 문 열리며 들어오는 윤태희와 신비!
현주 (놀라 자리에서 얼른 일어나며) 어,어머니!
윤태희 방금 니들이 한 얘기가 무슨 소리냐.
현주 어,어머니 그게요.
채영 (신비를 가만...히 바라보는)
신비 (채영을 가만..히 바라보는 모습 위로)
윤태희 (E) 무슨 소리냐고 묻잖아!!! (에서)
S#63 한범수네 집 (D)
화를 누르며 전화를 걸어대는 윤태희,
그 옆에서 조마조마하게 지켜보고 있는 현주
세진, 승완 모두 통화지역이 아닌 곳에 있다고 나온다.
S#64 펜션 몽타주(D)
식구들의 잠시 즐거운 한때...
@ 서로의 얼굴에 숯 검뎅이를 묻히며, 즐겁게 도망다니
고
잡으러 다니며 노는 창명, 일진,
그 모습을 보는 승완, 세진
@ 일진, 주변에 핀 꽃을 따서 세진의 머리와 자기 머리에
하나씩 꽂고
승완, 사진을 찍는다. 세진 뻘쭘하고, 일진 광녀버전이
고
@ 창명, 승완, 세진에게 카메라 들이밀면 어색하게 포즈
취하고
다정하게 붙으라고 손짓하는 창명, 어색하게 세진의 어
깨에 손을 얹는 승완
@ 깡통차기, 혹은 자치기를 하는 네 사람
S#65 한범수네 집 + 표재경 가게 (N)
포기한 듯 전화를 쾅 내려놓는 윤태희, 부들거리는데
현주 안 받아요, 어머님?
윤태희 대체 어디 간 거야?
현주 그럼 저기... 혹시 동서네 친정에 간 거 아닐까요? 천안
에...
윤태희 얘, 그럼 사돈댁 전화번호 좀 찾아줘봐!
현주 네..(전화번호 수첩 뒤적여 얼른 건네고)
윤태희 (전화 건다)
표재경 (고무장갑 벗으며 나와 전화 받는다) 여보세요?
아휴, 사부인 아니세요? 어쩐 일로...
윤태희 (최대한 눌러서) 거기 애들 내려갔습니까?
표재경 애들이라뇨? 신비네요? 아니요, 안 왔는데요?
윤태희 그럼 애들 어디 간지 혹시 알고 계세요?
표재경 아니 멀리 떨어져 있는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사부인도 모르시는 데...
윤태희 (열 오르고) 그렇게 항상 바쁘시다는 핑계로 관심 없
이
방치하니까 애들이 사고를 치는 거 아닙니까?
표재경 네? 그, 그게 무슨...
윤태희 내가 지금까지 참고 또 참았는데 할 말은 좀 해야 겠네
요!
표재경 (무슨 영문인지...)?
윤태희 아니 딸 교육을 어떻게 시키신 겁니까?
표재경 예?
윤태희 혼자 애 낳고 들어올 때부터 우리가 이 결혼을 말렸어
야 하는데...
표재경 아니 사부인, 말씀이 좀 지나치신 것...
윤태희 지나친 거 하나도 없습니다. 신비 엄마한테 다른 남자
가 있다고 하네요!
표재경 네? (하늘이 노랗고)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하신 것 같은
데
세진이 그런 애 아닙니다!
윤태희 내일 당장 좀 올라오세요, 애들 문제로 얘기 좀 합시
다! (끊고)
표재경 (멍! 해져서 끊고) ...
S#66 펜션 밖 (N)
호숫가 정도를 거니는 승완, 세진
승완 우리는 어떤 인연이었을까?
세진 (좀 웃으며) 웬수였겠지. 부부는 전생에 웬수였다잖아
승완 (본다)
세진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들은 다 행복할까?
승완 ...
세진 사랑해서 결혼했던 부부들도 시간이 지나면 미워하고
헤어지는데
잘 살기를 바랬다면...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던 걸까?
승완 ...
세진 내가 많이 원망스럽고 밉지?....내가 그렇게 신비만 낳
지 않았어도...
승완 그런 소리 하지마...언젠가 니가 그랬지? 나 신비 없으
면 죽는다고...
이제.. 나두 신비 없으면 죽어....
세진 (본다)
승완 신비....나한텐 니 분신이기두 해. 니가 없어두 신비를
통해서 너를
볼 수 있구, 늘 너랑 함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으니까.
세진 ...? (어쩐지 좀 이상해서 보고)
승완 나, 너...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아. 언제든, 어디서든,
누구랑 함께 있든....
니가 나랑 있을 때 보다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진 너 왜 그래....곧 죽을 사람처럼....
승완 (웃어 보이며) 그냥...웬지 센티멘탈해지네....
세진 (웃고)
승완 ....(표정)
S#67 펜션 방(N)
(여자방)
누워있는 세진과 일진, 일진은 쿨쿨 자고 있고
세진, 잠 못 이루고 뒤척이고 있다.
(남자방)
창명, 코를 골며 골아 떨어져 있고
승완, 역시 잠 못 이루며 뒤척거리는 데서
S#68 돌아오는 차 안(D)
운전하는 창명, 조수석에 일진
승완, 창 밖을 보다가 옆을 보면 어느새 지쳐서 잠든 세
진,
짠하게 바라보는 승완이고.
S#69 신혼집 밖(D)
승완과 세진 문을 열고 들어간다.
S#70 신혼집 안(D)
세진, 승완, 문 열고 들어오면 윤태희가 싸늘한 시선으
로
소파에 앉아있다. 신비 두 사람 보고 달려나오고
신비 아빠, 엄마! (달려가 안기고)
승완 어, 그래 신비야....(안아주고)
세진 어머님 오셨어요?
승완 (신발 벗고 올라오며) 빈집에서 뭐하구 계세요?
연락이나 좀 하시구 오든가...신비야....
윤태희 (최대한 누르며) 니들 어디 다녀오는 거야?
승완 어어, 창명이가 펜션 숙박권을 하나 주길래...
처형이랑 하루 거기서 묵고 왔어요!
윤태희 (신비를 보고는) 신비는 방에 들어가 인형놀이 하구 있
어요!
할머니, 엄마한테 할 얘기가 있거든...
신비 네...(눈치 보고는 방으로 들어간다)
세진 어머님, 무슨...
승완 ?
윤태희 얘, 너 내가 하나만 묻자!
세진 (좀 얼어서) 네...그러세요!
윤태희 너 지금 승완이랑 왜 사는 거니?
세진 네?
승완 엄마!
윤태희 (말 자르며 단호하게) 넌, 가만히 있어! 내가 지금
신비 어멈한테 묻고 있는 거니까
세진 어머님 그게 무슨...
윤태희 니들 계약기간 남아서 이렇게 억지루 붙들고 사는 거
니? 그런 거야?
승완 (어이없어 보고)
세진 아니에요, 어머님! 그런 거 아니에요!
윤태희 아니면, 너 좋아하는 남자 따로 있다면서 그럼 그 남자
랑은
어쩔 셈인 거냐?
세진 (경악) 네?
승완 엄마! 이건 좀 심하시잖아요! 잘 알지도 못하시면서
윤태희 뭐? 잘 알지도 못해? 너야말루 아는 게 뭐냐?
얘 회사에 실장인지랑 좋아하는 사인 거 모르는 회사사
람이 없다는데
너는 모르고 있는 거야? 모르는 척 하고 있는 거야?
승완 엄마, 그건요.....(애써 두둔을 하려하고)
윤태희 니 의견 듣자고 온 거 아니야! 에미 니가 말해봐라!
세진 어머님, 맹세코 그런 일은 절대 없어요!
윤태희 없어? 그런데 왜 그런 소문이 나
그때 방문 열리며 신비 인형 들고 나온다.
신비 할머니, 그만해! 나 머리 아퍼!
승,세 (놀라서 신비에게 달려가고) 신비야!
윤태희 (달려가 확 떼어 놓으며) 애 키울 자격도 없는 것들 같
으니라구...
가자, 신비야, 할미랑 집에 가서 큰아빠한테 약 달라고 하
자!
승완 (보고)
세진 (보며 눈물이 뚝 떨어지고) ...
윤태희 다시는 신비 찾을 생각 하지마! (신비 데리고 나간다)
신비 (슬픈 눈으로 승완, 세진 한 번씩 응시하다가 따라 나가
고)
한범수(E) 그게 무슨 말이야?
S#71 한범수의 방(D)
한범수, 윤태희 화가 나서 서 있다. 문을 열고 빼꼼 들어
오는 신비
신비가 들어온 것도 모르고 싸우는 두 사람
윤태희 말 그대루에요, 신비 어멈이 남자가 있대잖아요!
한범수 아니 이 사람 하고는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를
주어들어서 이 불란을 만들어?
윤태희 뭐라구요?
한범수 아니 자식 말을 믿어야지, 자식은 아니라는데
남이 뭐라고 한 말만 듣고 애들을 그렇게 뒤집어 놔?
임자는 나이를 어디루 먹었어?
윤태희 이이는 왜 나한테 역정이야, 아니 이상하잖아요
입사한지 얼마나 됐다구 출장이다 뭐다, 맨날 늦게 들어
오고...
한범수 글쎄 그만해!
윤태희 우리 승완이만 불쌍하잖아요! 창창한 나이에 발목 잡
혀서
싫다는 결혼 억지루 하구....
당신 같으면 마음에 없는 여자랑 살았겠어요?
우리 승완이가 착하니까, 그래두 이만큼 산거예요!
당신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범수 ...
윤태희 내가 우리 승완이 생각만 하면 억장이 무너져요!
어떻게든 결혼만큼은 말렸어야 하는 건데....
한범수 (버럭) 아, 그래서 이제와 어떡하자고? 이혼이라도 시
키겠다는 거야?
윤태희 왜 안 돼요? 우리 승완이가 뭐가 부족해서?
한범수 (끙~ 괴롭게 바라보고) ...
신비, 슬픈 눈으로 바라보다 밖으로 나간다.
S#72 승완방 (D)
신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머리도 아프고 기운도 없는지 바닥에 눕는다.
신비 엄마아, 아빠아~ (하며 소리 죽여 울기 시작하고)
S#73 신혼집(D)
세진과 승완, 거실에 서서 싸우고 있다.
세진 (기막히다는 표정으로) 설마, 너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
는 거야?
내가 민도현이랑 그렇구 그런 사이라구 생각하는거냐구
너두!
승완 (의도적으로 더 차갑게) 아니라고 말 할 수 있어?
세진 뭐? (어이없고 억울하고)
승완 뭘 망설여! 좋은 기회가 왔잖아!
세진 좋은 기회는 내가 아니라 너겠지!
채영이한테 돌아갈 좋은 구실이 생겼잖아. 안 그래?
승완 피차 잘 됐네 그럼! 이제라두 어긋난 인연 제대루 잡으
면 되잖아 그러니까!
세진 (분노로 눈물 차오르며) 야, 한승완. 너 어쩜, 그런 말
을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니? 너한테 내가 그렇게 아무것도 아니었어?!
승완 솔직히 말해서 너랑 내가 뭐 대단한 사이두 아니잖아?
세진 (굳고) 뭐?
승완 우연히 만나 하룻밤 보낸 죄루 발목 잡혀, 그럭저럭 살
아가구 있는거지
뭐가 더 있어? (세진, 표정 서서히 질려가고) 막말루 너
랑 나 사이에
신비가 없으면 얽혀 살 이유두 없는 거잖아. 안 그래?
세진 (분노와 절망) 그래서 부모님한테 그렇게 말씀 드린 거
야?
내 핑계대면서 헤어지구 싶다구?
승완 핑계가 아니라 사실이잖아. 나는 사실을 사실대루 말씀
드린 거 뿐이야.
세진 한승완....너...정말....최악이다. (울컥해서) 나는 그래
두 니가....(좋았다)
승완 (O.L) (피하듯 시선 돌리며) 어쨌든 이 참에 분명히 하
자.
계약은 일년으루 끝이야. 더 이상 연장은 없어. 원한다
면, 더 앞당겨줄
수두 있구. (획 나가고)
세진 (노려보듯 승완을 바라보며 서있다가, 울음 터지고)
S#74 승완 방(N)
윤태희, 방문 열고 들어오면, 신비 누워있다.
윤태희 애구 딱한 것, 여기서 자구 있었네....(이불을 덮어주는
데)
신비 (끙~ 하며 신음한다)
윤태희 (이상한 예감에 이마 짚어본다, 고열이고, 놀라)
어머! 얘, 신비야! 아가, 아가!
신비 (정신없고) ....
윤태희 (밖을 향해 다급하게) 얘, 어멈아! 현주야!
현주, 놀라 들어온다.
현주 어머님, 무슨...
윤태희 얘, 신비가 좀 이상하다!
현주 (다급히 다가가 열을 재면 불덩이고) 어머님, 일단 옷
을 좀 벗겨주세요!
윤태희 그래 (옷을 벗기고)
현주 (의사답게, 눈꺼풀도 보고, 목 안쪽도 눌러 보고,
배도 꾹꾹 눌러보는, 그러다 심상치 않음이 감지되고) 어
머니,
강산이 아빠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겠어요.
한범수 무슨 일이야? (놀라서 신비를 보고) 아이고 신비야!
S#75 술집(N)
쓴 소주를 계속 들이키고 있는 승완.
S#76 한범수네 거실(N)
한범수, 애타는 심정으로 다급하게 전화를 건다,
S#77 신혼집(N)
연달아 울리는 전화벨, 끊기면 다시 핸드폰 울리고...
승완의 방에서 진동으로 울리고 있는 전화기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울고 있는 세진,
전화를 받지 않는다.
S#78 한범수네 거실(N)
한범수, 결국은 전화기 탁 놓으며
한범수 (버럭) 이 자식들은 애 키우는 부모가 이렇게 전화를
받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윤태희 (걱정스럽게 보고)
현주 (신비를 안고 있다)
한범수 애미야 안 되겠다 일단 병원으로 가자! (신비를 받아
안는다)
임자는 애들 보고 있어 연락해 줄게.....가자!
현주 네...(나가고)
S#79 병원 응급실(N)
침대에 실려 밀려가는 신비, 의사복을 입은 승필 복도 끝
에서 뛰어 나오고
한범수, 현주, 따라 가는데서 --------12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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