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라이프 5
5 회 ㅣ 2005-03-21
2005년 3월 21일 (월) / 제 5 회
S#1 빵집(전회연결/D)
눈으로 누군가를 찾으며 뛰어 들어오는 세진.
어느 순간 뭔가를 발견하고 흠칫! 기겁하며 멈춘다.
하루 종일 아이를 보느라, 얼굴이 누렇게 뜬 승완!
머리를 봉두난발을 한 채 지친 표정으로 앉아있다.
세진 신비야! (얼른 달려가 신비를 안는데) 야, 너 기저귀 안
갈았지?
승완 (멍....한 시선 돌려 세진을 보는)
세진 이게 뭐야아. 애기 감기 걸리게! 기저귀 하나 꺼내봐.
승완 (멍....한 채로) 우리, 결혼하자.
세진 뭐?
승완 결혼하자구.
세진 (뻥....해서 보고)
승완 (터지며) 결혼하자! 당장 결혼하자구우-----!
-원더풀 라이프 제 5부-
S#2 빵집 앞 + 거리(D)
화난 표정으로, 신비를 안은 채 씩씩대며 나오는 세진이
고,
그 뒤를 쫒아 뛰어오는 승완.
승완 (쫓아오며) 야, 내 말을 끝까지 들어야지, 그냥 가면 어
떡해!
세진 (빠르게 걸어가며) 말이 말 같아야 듣지.
승완 아, 내가 결혼해 주겠다니까!
세진 (빠르게 걷는 채로) 허! 결혼은 하는데, 법적으룬 남남
이구?
승완 너두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구 싶잖아. 가능성은 열
어둬야지.
세진 신비는 니 호적에 올리는데, 키우기는 내가 키우구?
승완 신비랑 넌 한세트라며, 신비 없으면 못산다며어.
세진 니네 부모님이 보구 싶어하시면 언제라두 쪼로로로
갖다가 대령하구?
승완 그 정도는 해줘야지. 신비 할아버지, 할머닌데.
세진 (더는 못 참고, 돌아보며) 야!!
승완 엄맛! 깜짝이야.
세진 너 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 내가 뭐가 아쉬워서 혼인신
고도 안하는
결혼을 하냐?
승완 합리적이잖아! 나는 신비 호적을 만들어주고, 너는 신
비를 키우고.
서로 하고 싶은 걸 하자는데 뭐가 문제야?
세진 그게 무슨 결혼이야? 신비에 대한 법적인 권리는 니가
다 갖구, 나는
키우기만 하라는 얘기잖아 지금!
승완 앞길이 구만리 같은 애가, 벌써부터 호적 더럽힐 꺼 뭐
있어.
너두 경력이 깨끗한 게 좋잖아. 내 호적 빌려준다니까.
세진 빌려줘? 너 지금 거지 동냥 하냐? 신비, 니 딸이야! 누
구 호적을
빌린다는 거야 지금?
승완 그러니까, 내 호적에 올린다구! 올리구 너랑 결혼해주
겠단 말이야 내가!
세진 됐어! 나두 호적 있어! 별거 갖구 다 생색이야 진짜!
(확 돌아서 가고)
승완 (짜증) 아 그래그래 관둬관둬관둬! 다 관두자구!!! (홱
돌아서 간다)
S#3 거리 일각(D)
씩씩대며 걸어오고 있는 승완.
승완 나 하나 희생해서 여러 사람 살려보겠다는데, 그 고귀
한 뜻도 모르고, 튕겨?
그런 엄청난 결심을 해줬으면, 고마운 줄을 알아야지. 튕
겨?
허! 튕기면 누가 아쉬운데에!
S#4 버스 정류장(D)
씩씩대며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세진이고.
세진 니가 아쉽지, 내가 아쉽냐? 이렇게 예쁜 와이프랑 딸을
패키지루 얻을
기회였는데? (아기 보며) 안 그러니 신비야?
하는데 도착하는 버스이고.
씩씩대며 버스에 올라타는 세진.
S#5 버스 안(D)
교통카드 찍고 버스 안으로 들어서는 세진.
앗! 저만치 보이는 빈자리 하나! 냅다 기저귀 가방을 던
지는 세진!
슬로우 비디오로 날아가는 기저귀 가방!
정확히 빈자리에 가서 떨어지고!
앗싸! 주먹 불끈 쥐어 보이는 세진.!
막, 그 자리에 앉으려던 교복 입은 남학생 아아씨...뭐
야? 돌아보면,
씩씩하게 와서, 기저귀가방 치우고 자리에 앉는 세진.
세진 (앉으며, 진정 아줌마처럼) 끄응...아이구 힘들다.(하는
데)
남학생 (짜증) 아아 씨, 아줌마 뭐예요 진짜.
세진 (충격!) 아...아줌마? (남학생을 올려보며 기겁해서) 아
줌마아아?
승완 (E) 평생 아줌마루 혼자 늙어죽어라!
S#6 거리(D)
여전히 씩씩대며 걸어오고 있는 승완이고.
승완 좋다 이거야! 너한테 평생 발목 잡혀 사느니, 아빠한테
맞으면서
사는 게 낫지 싶어 나두!
S#7 한범수의 대문 앞 (N)
대문 벌컥 열리며, 아아악! 머리 감싸쥐고 튀어나오는 승
완이고,
안에서 던져지는 슬리퍼, 빗자루 등등.
컹컹컹! 동네 개짖는 소리.
한범수 나가! 나가서 당장 신비 찾아와!
승완 아빠. 동네 챙피하게 왜 이래 진짜아.
한범수 애랑 좀 친해지라고 맡겼더니, 그날루 애를 갖다버려?!
승완 아, 버리긴 누가 버려! 애 엄마한테 갖다줬다니깐!
한범수 그게 그 말이지. 니가 애를 포기하겠단 뜻이잖아!
승완 아니, 걔는 신비 없이는 하루도 못살겠다 그러고, 나는
채영이 없이는
못살겠고... 그러니까 어떡해! 이게 바로 상생의 길 아니
겠어?
한범수 상생의 길 좋아하네. 넌 이 눔아, 남자가 돼서 최소한
의 책임감도 없냐?
승완 아, 그 놈의 책임책임책임. 남자는 책임만 지는 사람이
야?
한범수 이 눔의 자식이 입만 살아가지구! 지 새끼도 외면하는
놈이 그게 사람이야!
이런 인간 말종 같은 놈! 꼴도 보기 싫어! 나가! 신비 못
찾아오면 죽을
줄 알아!! (에서)
(E) 아아아앙----신비의 울음소리
S#8 자매의 하숙방(N)
유난히 울어대는 신비를 안고 달래느라, 전쟁통.
세진 얘가 오늘따라 왜 그러지? 신비야... 신비야... 울지 마.
일진 기저귀는 갈았어?
세진 어.
일진 분유 먹였어?
세진 좀 전에 먹였지. (신비 이마 만져보며) 어디 아픈가? 열
은 없는 거 같은데...
잠투정인가?
일진 자꾸 환경이 바뀌니까 그런 거잖아. 수건돌리기 하는
것도 아니구,
오늘은 이집, 내일은 저 집, 애가 얼마나 혼란스럽겠냐?
하는데 옆방에서 짜증스럽게 쿵쿵쿵 벽을 두드리는 소
리.
하숙생1 (E) 아, 애 좀 어떻게 해봐요. 시끄러워서 공부를 할
수가 없잖아.
세진 (벽에 대고 꾸벅 인사하며) 죄송합니다.
하숙생1 (E) 뭐야아...하숙집에 애를 데려오면 어떡해에.
세진 (다시 꾸벅) 죄송합니다.
문 두드리는 소리에, 더욱 더 크게 우는 신비.
이어 여기저기서, 아우 진짜! 공부 좀 합시다 공부 좀!!
잠 좀 잡시다 잠 좀!! 짜증스러운 목소리들 흘러나오고.
세진 (안 되겠다 아이 안으며) 언니, 신비 좀 업혀줘.
일진 나갈려구? 아직 날이 추워 감기 들텐데에.
S#9 하숙집 마당(N)
집요하게 울어대고 있는 신비를 업고 방에서 나오는 세
진.
몇몇 하숙생들, 세수 하려고 나오다가 세진을 보며, 곱
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세진 (꾸벅꾸벅 인사하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도망치듯 하숙집 대문을 나서는 세진이고.
S#10 거리(N)
아버지한테 혼나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 푹 숙인 채 걷고
있는 승완.
푸우....한숨 내쉬며, 고개 드는 순간.
승완의 앞으로 신나서 달려오는 어린 아이가 들고 있던
은박 풍선이 펑! 승완의 얼굴을 강타한다!
승완 (얼굴 감싸 쥐며) 억!
했다가, 이씨...돌아보면, 메롱~ 약 올리며 달려가는 꼬
마이고.
문득 하늘하늘 바람에 살랑이고 있는 은박풍선에 시선
이 가는 승완.
승완 ... (웬지 짠하게 풍선을 바라보는 표정에서)
S#11 회상 몽타쥬(D)
-풍경이 좋은 야외 (세진이 사라졌던 일년 전의 모습)
자전거 앞에 은박풍선을 달고 하이킹을 하던 채영과 승
완.
앞서 달리던 채영, 승완을 돌아보며 환하게 웃어주고.
-예쁜 돗자리 위에, 피크닉 바구니가 놓여있고, 샌드위치
를 나눠먹으며
환하게 웃는 승완과 채영.
-식사 끝내고, 편안한 자세로 누워 소설책을 읽는 두 사
람.
서로 책 읽는 거 방해하기도 하고.
-채영의 집 앞(밤)
채영의 손을 꼭 잡고, 집 앞 까지 데려다주는 승완.
아쉬운 이별을 하는 순간, 쪽! 채영의 볼에 뽀뽀하고 도
망가는 승완.
허, 웃어버리는 채영. 도망가다가 돌아서서 뒷걸음으로
걸으며
손을 흔들던 승완. 예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던, 아
아...너무나
예뻤던 채영!
S#12 거리(N)
승완 ... (울컥 그리워지며) 채영아...
S#13 채영네 집 앞(N)
떨떠름한 표정으로 오피스텔 안에서 나오는 채영.
늘 서있던 그 곳에서 채영을 기다리고 있는 승완.
승완 채영아.
채영 (차갑게) 나, 리포트 쓸 거 많거든? 용건만 간단히 끝내
줄래?
승완 미안하다 정말.
채영 (비식) 뭐가?
승완 날 용서해달라고는 하지 않을게. 그건 너무 염치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줘. 내가 정말 좋아한 건 너뿐이
야.
채영 그런데?
승완 나한테 한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 될까?
채영 (피식 웃으며) 무슨 기회? 또 사고 칠 기회?
승완 그건...정말 실수였어.
채영 그렇겠지. 실수란 말보다 더 그럴싸한 변명이 어딨겠
니?
승완 (애원하듯) 니가 느꼈을 실망감, 배신감이 얼마나 컸을
지 알아.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게. 평생 너만 바라볼게.
채영 (같잖다) 나는 평생 니 애 키워가면서 살구?
승완 (말문이 막힌다)
채영 배신감? 실망감? 너 진짜 웃긴다. 그런 감정은 아무한
테나 느끼는 줄 아니?
너 같이 한심하구 대책 없는 인간한텐 그런 감정두 아까
워.
승완 채영아.
채영 나한테 미안해할 필요 없어. 난 너한테 배신감 같은 거
느낀 적 없구,
단 한번두 널 진심으루 좋아한 적이 없으니까.
승완 ...! (띵...하고) 채영아.
채영 난 니가 결혼을 하건 말건, 관심 없어. 그러니까 다신
찾아 오지마.
알았어? (돌아서려는데)
승완 (잡는다) 잠깐만.
채영 (뿌리치며 신경질) 왜 이래!
승완 (잡으며) 정말이야?
채영 (성가시다는 듯) 뭐가아.
승완 정말, 단 한번두 날 좋아한 적이 없어?
채영 몰라서 묻니? 너 하는 짓이 귀여워서 만나주긴 했는데,
이젠 오만 정이
다 떨어졌어. 내가 니 첫사랑이라는 게 치욕스러울뿐이
야!
(쌩하니 찬바람 일으키며 건물 쪽으로)
승완 ...(멍한 채로 서서, 충격과 모멸감에)
S#14 하숙집 근처 골목길(N)
달빛 아래, 신비를 업고 왔다갔다하며 아이를 재우는 세
진이고.
세진 자장자장... (다독이는데도 칭얼거리는 신비. 왈칵 터지
며) 좀 자라, 제발.
엄마 힘들어 신비야. 엄마도 복학해서 학교 다니고 싶
구, 공부도 하고 싶어...
근데 니가 자꾸 이러면 엄만 아무것도 못하잖아. (울먹거
리며) 넌 엄마가
바보 됐음 좋겠어?
너무 힘들어서 울먹이는 세진이고.
언제부터인가 벽 뒤에 숨어서 그런 세진을 바라보고 있
는 승완.
승완 .... (바라보며 괴롭고, 짠해지고)
두 사람의 모습 한 화면에 잡히면서 (F.O.)
S#15 삭제
S#16 삭제
S#17 공사현장(D)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활기찬 건설 현장.
낯선 표정으로 들어서는 세진.
세진 (지나가던 인부에게) 저기....한범수 사장님 뵈러 왔는
데....
인부 (한 곳을 가리키며) 저기, 계시네요.
세진 ? (보면)
현장을 지휘하며, 직접 벽돌 등짐을 나르고 있는 한범수.
현장소장 (말리며) 아이구, 사장님... 또 왜 이러십니까?
한범수 뭘 새삼스럽게 그래? 나두 젊은 시절 벽돌 등짐부터 시
작한 사람이야.
장소장도 알잖아! 나 이 회사 차릴 때만 해도,
현장소장 아, 또 나오신다! 그땐 그때구, 연세를 생각하셔야죠.
한범수 허허, 요즘 육십은 아직 청춘이야. 이거 왜 이래?
세진 ...(보며 한범수의 소탈함에 미소 생기는데)
한범수 (돌아서다가, 세진 발견하고는 반색하며) 어, 왔냐?
세진 (꾸벅 인사하는데서)
S#18 함바집(D)
함께 국밥을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세진과 한범수.
한범수 많이 먹어요. 여기 밥이 보기보다 꽤 괜찮아.
세진 네... 맛있네요. (웃으며 맛있게 먹는)
한범수 (그 모습 흐뭇하게 보다가) 먹는 것도 참 복스럽게 잘
먹네에.
세진 (귀엽게 흐, 웃으며) 제가 원래 좀 잘 먹어요. 아버지두
많이 드세요.
한범수 (귀여워서 보고 있다가 반짝) 아버지?
세진 (앗차! 싶고) 죄송합니다. 불쾌하셨어요? 아버님이란
호칭이 좀...어색하고,
입에 붙지도 않고 해서....
한범수 (좋아서) 아니야. 아니야. 내가 딸이 한 명 갖구 싶었거
든. 좋아. 아주 좋아.
세진 (다행이다 싶어 밝게) 그러세요? 다행이다.
한범수 근데 세진양 아버님이 좀 서운하시겠네. (슬쩍) 아버님
은....뭘 하시나...?
세진 (먹으며 밝게) 신부님이요.
한범수 (놀라서) 신부님?
세진 아아 참, 아버지는 중학교 때 돌아가셨구요, 제가 아버
지처럼 의지하는
신부님이 한분 계세요. 근데, 신부님한테는 아버지라구
못 불러요.
(키득키득 웃으며 작게)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봐.
한범수 ...(미소로 보며, 구김살 없이 잘 자랐다 싶고)
세진 저기 근데, 오늘 왜 보자구 하셨는지....
한범수 어, 저기 그게....(쩝, 표정 바뀌며) 혹시 최근에 우리
승완이랑 연락한
적 있나?
S#19 항대 교문 앞(D)
괘씸하고, 한심하고, 분통 터진 표정으로 씩씩하게 걸어
오고 있는 세진.
그 모습 위로,
한범수 (E) 실은 내가, 아이하구 결혼 문제루 이 자식을 좀 다
그쳤더니,
집을 나가서 아직 연락이 없어.
세진 (완전 마누라처럼) 못살아. 못살아. 내가 너 때문에 못
살아 진짜.
(이 갈며) 애 아빠만 아니면 내가 이걸 그냥 진짜. 어유!
어쩌구,저쩌구 툴툴대며, 교문으로 들어서는 세진이고.
S#20 항대 교정 일각(D)
터프하게 꿀꺽꿀꺽 캔음료를 마시고 있는 세진.
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하고 한심한 승완 생각에, 우지끈!
캔을
우그러뜨려 뒤쪽에 있는 쓰레기통을 향해 휙 던지는데,
도현 (E) 아!
세진 (허걱! 돌아보면)
도현 (한 손에 찌그러진 캔 들고, 한손으로는 이마 문지르며
서있고)
언제나, 늘 다양한 컨셉으로 등장하시네요.
세진 죄,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도현 (짐짓 진지하게) 안 괜찮은 거 같은데요? (피라도 나는
양, 손가락으로 스윽
이마를 한번 닦아내고 보며) 아무래도 병원 가서 CT촬
영 한번 해봐야
될꺼 같아요.
세진 에이 설마. (도현의 앞머리 확! 까서 확인해보며) 어디
좀 봐요?
도현 (당황해서) 아,아니...이,이럴꺼까지는...
세진 (도현의 앞머리 헤집으며) 피는 안 나는 거 같은데요 뭐
얼.
도현 (세진의 손 잡아 내리고 웃으며) 웬일이예요? 날 다 찾
아오구..
세진 어어...저기 그게,
도현 ? (살피고)
세진 (웬지 자존심 상해서 망설이다가 에잇!) 이채영이라는
애를 좀
만나구 싶은데요.
S#21 채영의 학교 앞(D)
한 손에 전공책을 들고, 친구들과 함께 깔깔깔 웃으며 교
문을 빠져나오고
있는 채영.
채영 (웃으며 시선 돌리다가 멈칫! 서고)
나리 ? 왜 그래? (채영의 시선을 따라가보면)
교문 앞에 서있는 도현의 차.
차문 열고 안에서 내리는 도현, 채영을 향해 미소 짓고.
친구1 (작게) 와아. 저 남자 누구니? 끝내준다아.
채영 (뿌듯해서) 도현아,
친구들 !! (부러운 눈으로 채영과 도현을 번갈아 쳐다보고)
채영 (그 시선 받으며 의기양양하고 밝게) 니가 학교까지 웬
일,
하는 순간, 차문 열고 내리는 세진.
채영 (표정 싸늘하게 굳는데서)
S#22 채영의 학교 휴게실(D)
캔 음료 뽑아들고 테이블로 가는 도현.
싸한 분위기로 마주앉아있는 세진과 채영 앞에
캔음료 하나씩 탁!탁! 놔주고, 자리에 앉는데,
채영 (카랑카랑하게) 그래서, 승완이가 없어진 게 나때문이
라는 거야 지금?
세진 아무리 그래두 그 동안 지내온 정이 있는데, 그렇게까
지 냉정하게 굴
필요는 없었잖아.
도현 (음료 마시며, 재밌다는 듯이 그런 두 여자를 보고)
채영 너 같으면, 딴 여자랑 눈 맞아서 애까지 만들어 온 남자
한테 나는 괜찮다,
걱정마라, 다독거려 주고 싶겠니?
세진 알았어. 됐어. 그러니까 너두 승완이가 어딨는지 모른
단 말이지?
(일어서려는데)
채영 내가 충고 한마디 할까?
세진 ? (보면)
채영 (보며) 너 같은 애들 땜에 여자들이 도매금으로 싸잡아
욕먹는 거야.
연애를 할려면 책임 한계 제대루 그으면서 해. 젊은 애
가 지저분하게,
뒷 끝이 이게 뭐니?
세진 (굳고)
도현 (그만하라고) 이채영.
채영 승완이, 나만 자길 잡아주면, 평생 나만 바라보겠다면
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데...눈물 없인 차마 못 보겠드라. 어떻게 보면 승완
이두 피해자 아니겠어?
세진 .... (보다가, 뒤돌아서 가고)
도현 (걱정 되서 따라 일어나는데)
채영 (잡으며) 너 뭐하는 거야 지금?
도현 니가 이렇게 나올 줄 알았으면, 여기까지 안 데리구 왔
어. (나가고)
채영 (기가 막혀서 빽!) 야, 민도현! 너 거기 안 서?!!
S#23 채영의 학교 교정 일각(D)
빠르게 걷고 있는 세진.
수치심과 모멸감으로 굳어진 표정이고.
도현 (뒤 따라 뛰어오며) 어디 가요?
세진 승완이 찾아봐야죠.
도현 (따라가며) 어디서, 어떻게 찾을 건데요?
세진 어디서든, 어떻게든요.
도현 (웃으며 잡는) 그런 게 어딨어요. 이럴 때 일수록 계획
을 세워서 움직여야
시간낭비를 안하죠.
세진 (보며 문득 웃는다)
도현 ? 왜 웃어요?
세진 방금 우리가 한 대화,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 같아서요.
도현 ? 어디서요?
세진 싱가폴에서요.
도현 ?
세진 (웃고는) 염려말구,가세요. 인생이란 게, 계획을 세운다
구 그대루 되는 게
아니거든요. (뒤돌아서다가 멈칫! 서고)
도현 그러지 말구 같이 찾아보죠. 차가 있으면 한결 쉬울텐
데.
세진 그럴 필요 없겠어요. 이미...찾았으니까.
도현 ? (해서 보면)
저만치 걸어오고 있던 승완, 두 사람을 발견하고 멈칫 서
고.
시선이 얽히는 세 사람이고.
건물 안에서 씩씩대며 나오다가 그런 세 사람을 보게 되
는 채영.
다시 한 번 만나게 되는 네 사람!
채영 (이 악문 소리로) 야, 한승완. 학교까지 찾아오지 말랬
지 내가.
승완 (대답 없이, 도현의 옆에 서있는 세진을 터프하게 확 잡
아채서 자신의
옆에 데려다 놓고는 도현을 째리는)
도현 ??(왜? 싶어서 보면)
승완 (째려보던 시선, 확! 돌려서 채영을 보며) 나, 얘랑 결혼
한다 채영아.
세진 ! (헉! 보고)
채영 (같잖다는 듯이 콧방귀 뀌며 보고)
승완 (울먹임 참으며) 그 말 하러 왔어. 행복해라. 꼭 행복해
야 돼.
도현 (웃는데)
승완 그리고 민 선배님!
도현 나? 나는 왜?
승완 (강하게!) 앞으로 제 와이프 만나고 다니는 일은 없었으
면 합니다.
도현 !! (뻘쭘해서 보고)
승완 (세진을 확 데리고 나가고)
채영 아주 쇼를 해라 한승완. 쇼를 해. (혀 차는데)
도현 낄낄낄. (터지는 웃음) 와, 진짜 재밌다 이거. 저 자식이
랑 나는 무슨
악연이냐? 오늘부터 새로운 삼각멜러가 시작되는 거야
그럼?
채영 민도현. 너까지 이럴꺼야 진짜! (소리치는 데서)
S#24 채영의 학교 교문 앞(D)
세진을 잡아끌고 나오는 승완이고.
세진 결혼? 허, 결호온? (확 뿌리치며) 너 누구 혼사길 망칠
일 있냐?
승완 (퉁명스레) 애까지 있는 애가 더 망칠 혼사 길이 어딨
냐?
세진 지금이 조선시대냐? 그런 곰팡이 냄새 나는 생각을 하
게?
승완 딴 사람보다는 애 아빠가 책임져 주는 게 낫잖아.
세진 혼인신고는 안하구, 애는 내가 키우구, 니네 부모님이
보구 싶어하시면
언제라두 쪼로로로 갖다가 대령하구?
승완 아니. 법적인 문제까지 포함해서, 깔끔하게. 정식으루
결혼하자.
세진 ! (보고)
승완 (결의에 찬 눈빛으로) 대신, 조건이 있어.
S#25 까페(D)
테이블 위에 턱, 놓여지는 종이 한 장.
세진 이게 뭐야?
승완 일종의 결혼합의서라구 볼 수 있지.
세진 결혼합의서? 결혼하기 싫어서 가출한 놈이 무슨 결혼이
야.
승완 내 청춘과 첫사랑에 안녕을 고할 시간이 필요했어.
합의서를 만드는데 창작의 정열을 쏟아부울 시간도 필요
했고.
세진 근데 어떡하냐. 나는 너랑 결혼할 생각이 싸악 없어졌
는데.
승완 (불쑥) 너 솔직히 애 키우기 힘들지?
세진 어?
승완 꽃피는 청춘에 연애도 한번 제대루 못해보고, 복학도
못하고,
애기 양육비에, 생활비까지, 경제적으로두 무척 쪼들리
지?
세진 뭐. 그렇...지.
승완 그렇다면, 우리의 결론은 하나! 부모님의 뜻대로 결혼
해서
원조를 받는 거야. 아이의 육아문제와 경제적인 문제까
지 죄다!
세진 (솔깃하고)
승완 이 결혼의 가장 큰 이유는, 신비의 행복을 위해서야.
하지만, 아이 인생만 중요하냐? 우리 인생도 중요하잖냐.
세진 그렇지.
승완 그러니까 합리적이고 타당한 우리만의 결혼 조건을 만
들잔 말이지.
젊음의 특권과, 자유, 가능성을 포기하기엔 우린 아직 너
무나 젊잖냐
세진 (깊게 수긍하며) 그렇지 그렇지.
승완 그래서! 첫째! 5년 뒤. 아이에게 의사표현력과 판단력
이 생겼을 때 이혼한다!
(자막) 시한부적 동반자!
세진 (합의서 보며) 둘째, 아이가 원하는 쪽이 아이의 양육권
을 지닌다!
(자막) 합리!
승완 셋째, 서로에게 그 어떤 사생활의 터치도 하지 않는다!
(자막) 자유!
세진 단, 가사육아는 반씩 분담하는 거다?
승완 (생각해보다가) 오케이!
(자막) 평등!
세진 다섯째, 양가 부모에게 할 도리는 다 한다!
(자막) 책임감!
승완 마지막으로 이게 가장 중요한 건데, 2세가 또 생기면 곤
란하잖아?
세진 너만 조심하면 문제 없어.
승완 염려마셔. 내가 널 여자로 보는 일은 절대! 없을테니까!
세진 (째려보며) 어쨌든! 여섯째!
승완,세진 (동시에 이 갈며) 반드시 각방을 쓴다!
(자막) 유비무환!
세진 마지막으루 하나 더! 이 모든 계약 사항은 어른들께는
절대, 비밀로 한다.
(자막) 보안 유지!
승완 그럼 계약 성립된 거다? 오케이?
세진 오케이!
악수하는 두 사람.
그 상태에서 얼른 준비해온 디카를 꺼내 찰칵! 사진을 찍
는 승완.
마치 한일 수교 장면처럼 결연한 두 사람의 모습에서.
S#26 한범수의 거실(N)
과일 찍어먹고 있다가 놀란 표정으로 승완을 바라보는
한범수, 윤태희, 승필, 현주.
일동 (놀라서) 결혼?
S#27 자매의 하숙방(N)
로션 바르고 있다가 놀란 표정으로 돌아보며,
일진 하기루 했어 결국?
S#28 한범수의 거실 + 자매의 하숙방(N)
세진,승완 (구국의 결단을 내린 듯 결의에 차서 고개 끄덕이며)
응. 결혼 하기루 했어. 우리! (에서)
(M) 음악 시작되며,
S#29 호텔 앞(D)
달려와서 멈춰서는 승용차이고.
결의에 찬 모습으로 차에서 내리는 윤태희와 현주.
윤태희 (호텔 쪽으로 걸으며) 아무래두 보통내기들이 아닌 것
같지?
현주 (따르며) 네, 피로연장이며, 집으로 무작정 쳐들어온
거 보면 보통
사나운 사람들이 아닌 거 같아요.
윤태희 사람들이 교양이 없어요 교양이.
현주 어머님, 홧팅! 정신 바짝 차리세요.
두 사람, 건물 안으로 사라지고 나면 도착하는 택시이고
역시 결의에 찬 모습으로 내리는 표재경과 일진.
표재경 시어머니 자리가 암만해두 깐깐해 보이지?
일진 그렇드라. 아무래두 세진이 시집살이 좀 하겠어.
표재경 일진아, 나 괜찮냐? 무시당하지 않겠어?
일진 (한번 쭉 훑어보다가) 그르게, 내가 코디해준 대루 입으
라니까는!
쯧! (스카프 다시 둘러주고)
S#30 레스토랑(D)
땡! 소리와 함께 <1라운드> 자막 뜨고.
윤태희 VS 표재경 여사의 탐색전.
윤태희 (교양 있게) 예단이랑 혼수는 형편껏 하세요. 그리 넉
넉지 않은 살림
같던데, 각자 레벨, 즉 눈높이에 맞춰야 되지 않겠어요?
표재경 ! (빠직. 웃음 잃지 않고) 안 그래두 그럴 생각입니다.
어차피 사윗감두
시원찮구, 썩 내켜서 하는 혼인두 아닌데, 무리할 거 뭐
있겠어요?
윤태희 ! (발끈. 역시 웃음 잃지 않고) 그,그러네요. 처녀가 망
측하게 애부터
낳고 하는 결혼이 뭐 자랑거리라고 떠들썩하게 하겠어
요?
표재경 ! (부르르. 여전히 웃음 잃지 않고) 그렇죠. 사둔께서
혼수 예단 갖구
트집 잡으면서 우세 떠는 속물이 아니라 참말 다행이네
요.
점점 불꽃을 튀기는 두 사람의 신경전!
현주 (거드는) 신방도 굳이 따로 차릴 거 없을꺼 같아요 어머
니. 전에 도련님이
쓰던 방에 이불 하나 더 깔면 그만이죠.
일진 (도도하게) 그럼 가구고 뭐고 더 들어갈 자리도 없을 테
니, 이불 한 채만
보내드리면 되겠네요.
윤태희 (언성 높아지며) 아, 그럴 거 차라리 물 한그릇 떠놓고
식 올립시다아!
표재경 (언성 높아지며) 그거 좋네요. 정화수 받아놓고 절만
하면 되겠네요!
승완 (E) (버럭) 그런 게 어딨어!
S#31 한범수의 거실(N)
머리끈 묶고 드러누워 있던 윤태희,
바락바락 성질내고 있는 승완.
승완 그래두 명색이 결혼인데 달랑 물 한그릇 떠놓고 식을
올리란거야?
윤태희 (끄응...) 얘, 귀 아프다... 살살 말해라.
승완 내가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야아. 그저, 방 세 개짜리
아파트 한 채,
1500cc급 이상 자가용 한 대, 4년 전액 장학금, 신비 분
유값에 기저귀값,
인구가 늘었으니까 용돈은 따블, 바캉스 비용 200프로,
비행교육원
들어가면 포상 보너스 600프로...
윤태희 (성질나서 베개 던지며 버럭) 이 자식아! 결혼 못한다
고 바락바락 악을
쓸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받아먹을 건 다 받아먹겠다는
거야!
S#32 아까 그 레스토랑(D)
땡! 소리와 함께 <2라운드> 자막 뜨고.
윤태희 VS 표재경 여사의 보다 심화된 신경전.
윤태희 일단 먹고 살 만한 저희 쪽에서 애들 살 집을 준비할게
요. 집 규모에 맞춰
혼수 목록을 뽑아봤어요. (거만하게 목록 내밀며) 참고하
세요.
표재경 (아니꼽다) 사둔댁이 잘 사니까 좋긴 좋네요. (무심히
봤다가, 빼곡이 채워진
목록 보고 헉! 놀라고) 이,이걸 다 들여놓으면 애들 발 디
딜 자리도 없겠네요.
윤태희 어머나! 좀 많은가요? 죄송해요. 수준에 맞게 뽑는다
는 걸 깜빡했다!
(얄밉게 웃고) 못하겠으면 못하겠다고 말씀하세요.
표재경 (오기) 아닙니다. 해요. 합니다! 누가 못할 꺼 같아요!
(호언 장담하는 데서)
세진 (E) 엄마 미쳤어? 이게 다 뭐야?
S#33 자매의 하숙방(N)
머리끈 묶은 표재경, 세진의 서슬 푸른 기세에 잠시 기죽
어 있고.
세진 (목록 보며) 우리 형편을 생각해야지. 이걸 다 한다구
했어?
표재경 안 그래도 사사건건 트집 잡으면서 곱게 안 보는데, 이
거라도 안해가면
너, 평생 그 집에서 무시당하고 구박 받으면서 산다.
세진 그래두 그렇지. 현실성이 없잖아. 차라리 그 돈 우리
줘. 필요한 거 우리가
직접 살게!!
S#34 까페(D)
이마 맞대고 앉아 혼수 목록을 보며 첨삭해나가는 세진
과 승완이고.
거의 빨간펜으로 줄이 좍좍 그어진 혼수 목록. 남은 게
거의 없고.
세진 (목록에 적혀있는 다이아반지라는 글자 연필로 톡톡치
며) 너, 이런 거 필요해?
승완 내가 엘비스플레슬리냐? 알반지를 끼게? 됐다고 본다.
세진 나도 필요 없어. (항목에 볼펜으로 죽-긋고) 이건?
승완 야 혼수고 뭐고 다 관 두구, 그 동안 우리가 갖구 싶었
던 거나 죄 사들이자.
세진 (잠깐 생각해보다가) 하긴 뭐, 진짜 결혼도 아닌데 뭐.
의기투합하여 귀엽게 씨익 웃는 두 사람에서.
S#35 백화점(D)
-신나서 쇼핑을 하고 있는 두 사람.
혼수물품은 하나도 관심 없고, 평소 갖고싶었던 물건을
사들이고 있다.
-신종 컴퓨터와 주변기기, 게임기,비행기 프라모델 따위
사며 신난 승완.
-여행 용품 코너에서 신이 난 세진. 멋진 배낭에 사파리
모자도
쓰고, 쌍안경으로 주위 둘러보며 오지 탐험하는 흉내도
내고.
-각각 자신의 관심사에 빠져서 엉뚱한 물건들을 사들이
는 두 사람.
자신이 원하는 물건들을 품에 가득 안고는 계산대로 향
하는
두 사람의 흡족한 모습.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철딱서니
어린아이들 같고.
S#36 항대 교정일각(D)
교정을 걸어오는 승완인데, 지나가는 학생들 승완을 보
고 키득거린다.
뭔가 이상해서 고개 갸웃하며 가는 승완인데, 대자보 게
시판에 몰려
키득이고 있는 학생들. 뭔가 싶어 학생들 비집고 들어가
는 승완.
게시판에 떡! 하니 붙어있는 승완의 청첩장!
청첩장 속에는 승완, 세진, 신비의 사진이 박혀있고!
승완 ! (허걱! 후다닥 떼어내는데)
창명 (뒤에서) 여러분, 청첩장의 주인공이 도착했습니다.
(승완의 쪽을
양손으로 떠받듯이 가리키며) 항공운항과 2학년 한승완
군을 소개합니다!
학생들 (우--- 환호하며 박수쳐주고)
승완 소창명 너, 죽었어!
도망가는 창명이고, 너 일루 와, 일루 안 와? 쫒아가는 승
완.
도현 ... (언제 왔는지 청첩장과 승완쪽을 돌아보며 피식 웃
고)
S#37 채영의 오피스텔 앞(D)
수퍼에 갔다온 차림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채영.
우편물 뽑아들고 가다가, 승완의 청첩장을 발견하는.
채영 (펼쳐보는 모습 위로)
승완 (E) 미안하다....사랑했다....
채영 (카드 닫으며, 한편으로는 마음이 싸한) 바보같은 놈!
그러게 왜 감당 못할 일을 저지르니....(마음이 좋지만은
않고)
S#38 도현의 오피스텔 안(D)
(*나중에 승완의 이웃으로 살게 될 오피스텔과 차별화)
현관으로 들어서는 도현, 문득 멈춰선다.
창가에서 커튼을 바꾸고 있다가 돌아보는 아줌마.
아줌마 오셨어요?
도현 누구....시죠?
아줌마 장은조 사장님이 보내서 왔는데요. 아드님, 맞으시죠?
도현 ...(무거운 한숨)
S#39 장은조 사무실(D)
결재 서류 검토하고 있는 장은조.
비서 이번 행사는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건네
주자는 의미로
기획되었습니다. 행사수입금 전액은 자선단체에 기부될
예정입니다.
장은조 (결재서류에 싸인하며) 취지가 좋은 만큼, 전시행정이
나 선심쓰기용
행사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세요. (서류 내밀고)
비서 알겠습니다.
인사하고 나가는 비서와 엇갈려 들어오는 도현.
장은조를 향해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장은조 왔니? (일어나 쇼파 쪽으로 움직이고) 앉아라. (앉으
면)
도현 (앉기 기다렸다가 앉는 것과 거의 동시에)
비서 (들어와 찻잔 놓고 나가는)
장은조 큰 형 결혼 소식은 들었겠지.
도현 ...네.
장은조 이번에두 약혼식 때처럼 참석 안 할 생각은 아니겠지?
도현 ...
장은조 (차 마시며 불쑥) 이채영이라는 아가씨랑은, 어떤 관계
니?
도현 ...(이게 본론임을 알겠다) 그냥 친굽니다.
장은조 어머니가 일본인 사업가 현지처였다는구나.
도현 (처음 안 사실이지만, 충격 받은 표정은 하지 말고 눈빛
만 약간)
장은조 (찻잔 내려놓으며 짐짓 무심히 흘려 보내는 듯한 말투
로)
국내에서 꽤 오랫동안 경제적 원조를 받다가, 버림받은
지가
한 일년 쯤 됐다지 아마. 그쪽에서 사업하는 사람들 사이
에선 꽤 유명한
모양이야.
도현 (정중하게) 이제 그만...본론을 듣고 싶은데요.
장은조 큰 형, 약혼녀 집에서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행동을 조심하라는 뜻)
도현 ...
S#40 장은조 사무실 앞 복도(D)
씁쓸한 기분으로 걸어오고 있는 도현인데,
맞은 편에서 걸어오던 꼭대기 형과 마주친다.
서로 모른 척 스쳐 지나가는데,
도현 회사일이 꽤 한가한가 봐요?
꼭대기 (돌아본다)
도현 스물 두 살짜리 연애사 까지 조사해 사장실까지 끌어들
이시구,
이렇게 안 바빠두 기획이사 월급은 나오나요?
꼭대기 (표정 확 굳으며) 뭐야? (터질 뻔 했다가 주변을 살피
고는 간신히 참으며)
너 이자식, 회사라서 참는 줄이나 알어.
도현 (피식 웃으며 가려는데)
꼭대기 (사장실 쪽으로 가며 짐짓 들으라는 듯) 여자를 골라
도 꼭, 지 엄마
같은 여자만 고르지.
도현 (순간 멈추고, 표정 싸늘하게 굳는) 그 피가 어디 가나
요?
꼭대기 (확 돌아보고)
도현 (보란 듯 핸드폰 꺼내 단축키 누르고는,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채영이니?
(꼭대기 노려보는 채로) 나야 도현이. 어, 다른게 아니구
우리 큰형이 이번에
결혼을 하거든. (노려보는 채로 웃으며) 니가 꼭! 참석해
줬으면 해서.
꼭대기 (노려보며) ...
S#41 까페(D)
밝은 표정으로 들어서는 채영,
먼저 와서 앉아있는 도현을 발견하고는 간다.
채영 일찍 왔네?
도현 (평소와는 달리 좀 선하게) 어, 왔어?
채영 (웃으며) 웬일이야? 오늘은 꽤 친절하네?
도현 내가?
채영 응. 예전과는 뭔가 좀 분위기가 달라. (예쁘게 째리며)
저번에 학교 찾아왔을
땐, 패주구 싶었는데, 오늘 친절해서 봐줬다.
도현 ... (보며)
채영 아참, 근데 큰형 결혼식은 언제야?
도현 몰라. 신경 쓰지 않아두 돼.
채영 무슨 소리야? 꼭 참석해야 된다며.
도현 해본 소리야 그냥. 남의 결혼식 뭐 재밌다구.
채영 형이 왜 남이야. 어으, 난 은근히 기대했는데.
도현 뭘?
채영 니가 가족행사에 날 초대해줘서 뭘 입구 갈까, 어떻게
보여야할까, 꽤 많이
고민했단 말이야.
도현 그럼, 그 결혼식말구, 재밌는 결혼식 가자.
채영 재밌는 결혼식? 누구 결혼식인데?
도현 한승완.
채영 (표정 지워지고)
도현 왜. 싫어? 승완이한테 뒷끝 남아있어?
채영 아니야. 가자 그래. 못 갈것두 없지 뭐. 고등학교 동창
결혼식인데.
도현 ... (보며)
채영 아까부터 왜 자꾸 그렇게 봐. 곧 군대 갈 애처럼 애처롭
게.
도현 아니 그냥...(좀 웃으며) 너두 꽤 힘들었을꺼 같아서.
채영 ....?(보는 데서)
S#42 창명의 자췻방(D)
작은 상에 라면냄비 올려놓고 앉아 후루룩 먹으며 TV를
보고 있는 창명.
낄낄낄 웃으며 혼자 재밌어 죽는데, 제 집처럼 들어와서
바닥에 털썩 눕는
도현.
창명 너는 럭셔리한 니 집 놔두구 걸핏하면 일루 겨 들어오
냐?
도현 럭셔리한 그 집, 팔아버릴까 어쩔까 생각중인데, (일어
나 앉으며)
너 나랑 같이 살 생각 없냐?
창명 뭐어? 멀쩡한 집을 왜 팔어?
도현 혼자 밥 먹기 싫어서. 편치않은 사람들이 자꾸 왔다갔
다 하기두 하구.
창명 내가 있으면 방어막이 되 준다 이거지?
도현 그러지 말구 내일 당장 집 한번 알아봐라 니가.
너 자취생활 오래해서 복덕방 일 잘 알잖아.
창명 글쎄...? 내일 시간이....(하다가 눈빛 반짝하며) 아 참,
너 내일 시간 있냐?
도현 ? 왜? (보는데서)
친구들 (E)(밝고 우렁차게) 함 사세요오오----!
S#43 표재경 여사의 가게 앞(N)
청사초롱을 든 함잡이들 몰려온다. 오징어를 쓴 함진애
비(도현)
함잡이(창명), 친구 두어명 정도.
가게 앞에 서있는 승완, 일진, 표재경, 그리고 몇몇 여자
친구들
함잡이들을 맞이하는데
일진 오빠들~ 어서와요! (윙크하며 애교 만땅이고)
창명 (일진 보며 입이 헤 벌어지지만 앉아있는 말을 보며)
아이고 천안 땅에 본드를 붙여놨나, 이놈의 말이 도통 움
직이질 않네..
승완 야야야~ 동네 시끄럽게 하지 말구 빨랑 빨랑 들어와
라!
(하다가 오징어 쓴 말을 보고는) 이 자식은 누구냐? 첨
보는 실루엣
같은데. (다가가 오징어를 확 들어올리면, 도현이다)
도현 (씩~ 웃고)
승완 (오징어 도로 내리며) 나 이 함 안 사, 안 사!
창명 뭐어?
승완 아, 안 산다고!
도현 (오징어 머리 위로 올리며 웃고)
창명 야, 누가 너보구 사랬냐? (더 크게) 함 사세요!
일동 함 사세요~
일진 아후, 제부! 도와줄 거 아니면 들어가 있어! (승완 가게
쪽으로 밀고)
승완 (툴툴 들어가며 혼잣말) 아우, 저 새끼는 왜 자꾸 나타
나.
일진 (창명의 소맷부리를 끌어당기며 귓속말로) 창명씨....
나 힘들게 안할 거지?
창명 (좋지만 입장 곤란하고) ...
일진 아이, 잘생긴 오빠들 너무 튕긴다아~
(친구들 우루루 몰려와 하나씩 잡고 끌어당기고)
창명 그래 그래, 일단 우리 맛배기루 한발짝만 움직이자!
친구들 (뜨악하게 보고) ...
친구1 얌마, 뭐 먹은 게 있어야 가지, 말이 굶어 죽겠단다!
말(도현) (끄덕끄덕)
창명 어? 그른가?
일진 아후, 아무렴, 준비 안했을까...(말의 발 밑에 봉투 하
나 깔아주고)
창명 (신나서 봉투 속 돈 꺼내 보려면)
일진 (봉투 입구 막으며) 아후아후, 부정타아요~
창명 (그른가 싶다, 챙겨 넣으며) 자자, 두발짝은 움직여야
지!
친구1 아니 저 새끼 저거 적이야 아군이야?
창명 (일진에게 흐흐~ 웃어 보이고)
일진 (봉투 하나 더 깔아주며, 창명에게 손가락으로 하트모
양 만들어 날리면)
창명 (말 잡아끌며) 야야, 배고픈데 빨리빨리 들어가자!
일동 (뜨악하게 보는데서)
표재경 (E) 많이들 들어요.
S#44 표재경 여사의 가게 안(N)
왁자지껄 떠들며 고기와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
창명에게 고마움의 눈길을 연신 주던 일진인데,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오징어를 벗는 도현!
순간, 일진의 눈빛 찌리리~ 도현에게 가 꽂히고,
일진의 시선, 부담스러워 피하다가, 맞은 편에 한복을 곱
게 차려입은
세진과 눈이 마주치는 도현.
세진 ...(고맙다는 뜻으로 귀엽게 씩 웃으며 목례하고)
도현 ...(웃어주는데)
창명 자, 이쯤에서 신부의 노래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일동 (일동 우우---환호하고는 박수치며)노래 노래 노래!
세진 아후, 나 노래 진짜 못하는데..(바로 치고 나오며) 라아
라라아라~ 라아라라아~
일진 (기다렸다는 듯 옆으로 나와 나란히 서서 똑 같이 팔 흔
들며)
일진,세진 (은방울 자매처럼 옷고름 말아쥐고) 밤 깊으은~ 마
포종점~ 갈곳 없느은
바암기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섯다!
일동 아싸~ 아싸~ (신나게 장단들 맞추고)
일진 (노래하는 중에도 눈은 도현에게만 고정)
도현 (그 눈길이 부담스럽고)
승완 (도현 때문에 기분 별로고)
표재경 (음식 나르다 자매의 모습을 보며, 짠해지고) ...
(가만히 뒤돌아 주방쪽으로)
세진 (노래 부르다가 그런 엄마 보며) ....
S#45 가게 주방(N)
울컥 서운한 심정 누르며, 묵묵히 전을 붙이고 있는 표재
경.
가만...히 들어와 등 뒤에서 엄마를 껴안는 세진.
표재경 (멈칫)
세진 (안은 채) 엄마, 오늘 너무 고생 많았지?
표재경 고생은 뭐.... 이것두 안 하구 딸년 시집보내면 욕 먹
지...
세진 나도 엄마만큼 신비 키울 수 있을까?
표재경 더 잘 키워야지, 왜 엄마만큼만 키워!
세진 (눈물 고이고) ...
표재경 에미란게..자식 두고 돌아서면, 잘해준 거는 하나도 기
억 안 나고
못해준 거만 가슴에 대못처럼 박혀 있는 거야
세진 ...
표재경 니 새끼, 있을 때, 원 없이 잘해주고, 원 없이 잘 키
워!
(눈물 맺히지만 씩씩하게 눈물 닦으며 전을 뒤집는다)
세진 엄마아~ (눈물 흐르고) ...
표재경 (생각난 듯 세진의 손 잡아끌어 나간다)
세진 왜? 어디 가는데?
S#46 가게 야외 일각(N)
세진의 손을 잡아끌고 나오는 표재경.
세진 어디 가는데에?
표재경 잔말 말구 일루 와봐. 너한테 줄 게 있어서 그래.
주변 살피며 구석으로 가서 쌓여 있는 돌무더기를 치워
내면, 땅 속에서
단지 하나가 나오고. 표재경, 단지 안에서 뭔가를 꺼내
고.
표재경 (세진 손에 꼭 쥐어주며) 이거 넣어둬.
세진 뭔데? (보면, 다 낡아서 나달나달 해어진 지폐뭉치
고) ...엄마?
표재경 얼마 안 돼. 느이 아빠가 세상 등지면서 남기구 간 돈
이다!
은행에 넣어둘까도 했지만, 아빠 손때가 고스란히 묻은
돈이구 해서...
세진 (짠하게 본다) ...
표재경 진짜 급할 때 쓸려구 따로 꿍쳐둔 거야.
세진 (눈물 그렁해서) 엄마... 그런 돈을 왜...?
표재경 실은 일진이 저거 시집가거나 너 유학 갈 때 보태야
지, 했던 건데
너 시집보낼 때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세진 엄마, 나 이거 못 받아. 내가 무슨 염치로 이 돈을 받
아.
표재경 (억지로 손에 쥐어주며) 결혼해서 살다 보면 여자두 뒷
주머니 차구 있어야
큰소리 칠 수 있는 법이야. 남편만 믿구 살다간 큰코 다
쳐.
거기다 저 철딱서니가 뭘 알아! 보나마나 니가 가장일텐
데...
세진 엄마...
표재경 미안하다...이거밖에 못해줘서....
세진 (울먹이며 본다) ...
표재경 아빠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하구, 귀하게 써. 알았어?
(목소리 떨리고)
세진 (끄덕끄덕)
표재경 너, 잘 살어. (눈물 고여서) 가서 못살겠다고 뛰쳐나오
거나 그러기만 해봐,
내가 다리몽둥이 분질러 놓을 거야!
세진 (흘러내리는 눈물 손등으로 닦고) 응... 잘 살게...나 행
복해질게...
표재경 (짠하게 보는데서) ...
S#47 표재경 여사의 가게 안(N)
다들 얼큰히 취했다. (*도현은 운전을 해야하므로, 콜라
잔)
일진도 취해서 도현 옆자리에 엎드려 있다. 도현만 정신
이 말짱한데
테이블 위로 쿵! 떨어지는 승완의 머리.
승완 (울먹이며) 창명아, 내가 정말...잘 하는 짓일까?
나, 이대루 결혼해두 괜찮은거냐구 응?
도현 ...(보고)
창명 아, 이 자식 또 시작이네.
승완 창명아, 너 알지? 나 기장 외에는 아무 것도 되고 싶은
거 없다는 거
근데...갑자기 아빠가, 남편이, 사위가...되라고...세상이
내 등을 떠민다!
창명 그럼 내가 대신 되주랴?
승완 아이 의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치사한 자식들...(느
닷없이 양 손을
번쩍 들고 몸 일으키며) 얘들아! 누가 나 좀 말려줘어! 제
발 뜯어 말려
달라구우!
도현 ...(보다가 조용히 자리를 빠져 나간다)
S#48 표재경 가게 앞(N)
조용히 가게 안을 빠져나오는 도현.
저만치에 세진이 혼자 우두커니 앉아 달을 바라보고 있
다.
도현 ... (보며)
세진 ... (엄마 일로 속상해서 한숨쉬다가, 느껴지는 시선에
돌아본다)
(얼른 일어나며) 벌써 가시게요?
도현 ...(웃으며) 네.
세진 고마워요! 여기까지 내려와 주구...
도현 아직도 내 도움이 필요해요?
세진 네?
도현 (웃으며) 손 잡고 도망가 달라매요!
세진 아아...(웃고)
도현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S.O.S. 요청해요!
세진 (웃으며) 네에...
도현 근데 일단 식장에 들어가면 도와줄 수 없는 거 알죠?
세진 (끄덕이고) ...
도현 그땐 무슨 일이 있어도 가정을 잘 지켜야 하는 것도 알
죠?
세진 (끄덕이고)
도현 혼자서 아기두 지켰는데, 그 용기라면 아마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거예요.
세진 고마워요. (미소 짓고)
도현 (웃어주는데)
이때 가게 문을 열고 나오는 승완.
복잡한 머리, 혼란스러운 심정, 찬바람을 쐬듯 후우....심
호흡을 하다가
문득 도현과 함께 서있는 세진을 발견.
승완 ....! (어쩐지 기분 상하고)
도현 그럼 가볼께요.
세진 네. 조심해서 올라가세요!
도현 (뒤돌아 가다가) 아참, (다시 돌아보며) 그 한복 참 잘
어울려요! (가고)
세진 (미소로 보고 돌아서다가, 승완을 발견하고 멈칫! 선
다) 깜짝이야.
승완 (불쾌한 표정으로 다가오며) 자알하는 짓이다, 결혼두
하기 전에 벌써
외간 남자한테 눈길을 돌려?
세진 (기막혀서) 결혼합의서, 제 삼항, 서로의 사생활은 터치
하지 않는다!
승완 (할 말 없고)
세진 왜, 터치한다로 바꿀까?
승완 아니...
세진 (흥! 들어가고)
승완 .... (보는데서)
(M) 웨딩마치 울려 퍼지며
S#49 결혼식 몽타쥬(키즈 베어/D)
-몰려드는 하객들이고.
-초상집에 문상을 온 듯한 우울한 표정으로 손님들과 악
수를 나누고
있는 새신랑 승완이고.
-신부 대기실/ 친구들에게 둘러 쌓여있는 웨딩드레스 차
림의 세진.
역시 우울한 표정인데, 카메라만 다가오면 활짝활짝 잘
도 웃는 세진.
-식장 입구로 들어서는 채영.
우울한 표정으로 서있던 승완과 시선이 마주치고.
승완 짠하게 채영을 바라보는데....무시하고 신랑 쪽 축
의금 접수대로
가서 축의금 봉투 내미는 채영.
-이어 도착하는 도현. 잠시 어쩔까 망설이다가...축의금
은 신부 쪽 접수대로.
S#50 신부 대기실(D)
도우미의 전언으로, 신부 입장 준비를 위해 자리에서 일
어나는 세진인데.
들어서는 신부님.
세진 신부님!
안드레아 사비나! 너무 예쁘다. 천사가 따로 없구나.
세진 (울컥해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부님....
안드레아 (손 잡아주며) 사비나... 니 혼배성사만큼은 내가 직
접 집전하고 싶었는데....
아쉽구나
세진 저두 너무 아쉬워요. 신부님.
안드레아 하느님의 뜻이 또 다른 곳에 있겠지...
세진 신부님. 저... 정말 잘 살께요 (울컥해서 고개 숙여 인
사)고맙습니다.
안드레아 (어깨 토닥여주고)
S#51 식장 입구(D)
-입구에 먼저 와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승완,
-의욕 없는 얼굴로 무료하게 땅을 툭툭 치며 발장난하다
가
인기척에 시선 드는. 순간 그대로 멈칫 굳는 승완.
-신부님과 함께 신부대기실에서 나오는 세진.
승완 ....! (하얀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에)
안드레아 (승완 앞으로 와서) 우리 세진이 울리면, 내가 가만
안 놔둘꺼야?
(하며 아깝다는 표정으로 세진의 손 넘겨주고)
승완 (손 잡으며 세진을 바라보는 모습 위로)
창명(사회자) (E) 신랑 신부 입장!!!
S#52 식장 안(D)
-나란히 입장하는 승완과 세진.
-어리고, 예쁜 젊은 신랑,신부에게 일제히 쏠리는 시선
들.
-윤태희와 한범수
채영 ... (새신랑이 된 승완을 보며 알 수 없는 어떤 감정)
승완 ... (아프게 채영 쪽을 돌아보면)
채영 ... (가만..히 시선 돌리는)
도현 ... (세진을 보며 미소 짓는)
세진 ... (도현 옆을 스쳐지나가다 눈이 마주치면)
도현 ... (엄지손가락으로 식장 밖 쪽을 가리키며 ‘도망가 줄
까요?’
농담처럼 수신호 보내는)
세진 ... (도현 덕분에 긴장 풀려 웃으며, 가만히 고개 젓는)
도현 ... (바라보며 웃는)
세진 ... (문득 엄마에게 시선 가는)
표재경 ... (고개 끄덕여주는)
세진 ... (엄마 옆의 빈자리를 보며 짠해져서 눈물 고이는)
S#53 베어캐슬 일각(D)
식을 마치고 함께 걸어나오고 있는 창명, 도현.
창명 아, 나는 이참에 너랑 승완이가 좀 친해졌음 해서 일부
러 천안까지
데리고 간 거지. 그릏게 나의 깊은 뜻을 모르겠냐?
도현 (웃고)
창명 아, 잘 좀 지내보자. 승완이랑 도현이 니들 둘 중간에
끼어서 아주
괴로워 죽겠다.
도현 (웃고는) 아참, 방은 구했냐?
창명 방? 키득키득~ 그럼마 버얼써 구했지. 낼 당장 이삿짐
옮겨라.
도현 괜찮은 데냐?
창명 거럼! 무엇보다 이웃이 좋아! 이웃이. (흐흐흐....의미심
장하게 웃으며)
기대해라 민도현
도현 ? (보는데)
창명 너 먼저 가, 나는 남아서 뒷정리 좀 하고, (하다가) 어?
채영아!
채영 ? (돌아보는)
창명 (채영쪽으로 걸어가며) 왔구나. 고맙다 야. 난 니가 안
올줄 알았어.
채영 (애써 웃으며) 친구 결혼식인데 와야지 그럼...
도현 (생기가 죽어있는 채영을 살피며) ...
창명 아아 참참...내 정신 좀 봐! 니들 서로 인사해라! 여기
는 승완이 고등학교
동창 한채영, 이쪽은 내 항공대 동기 민도현.
도현 ....(꾸벅)
채영 ....(꾸벅)
인사하는 두 사람에서.
S#54 인근 공원 정도의(D)
채영, 도현, 말없이 걷고 있다.
도현 ... (채영을 보면)
채영 ... (눈가 붉어지고 있다)
도현 ... (시선 돌리고 가만히 걷는다)
채영 ... (눈물이 뚝뚝 흐른다)
도현 ,.. (가만히 손수건을 내민다)
채영 ... (받아서 눈 밑에 갖다 댄다)
도현 울어 차라리.
순간 그 말이 신호가 된 듯 감정 북 받혀 오르는 채영, 털
썩 벤취에
주저앉으며 엉엉 울음 터지고.
도현 (옆에 앉으며) ...
채영 나는 말이야 도현아. 승완이 한테 절대 배신감, 실망감
같은 거 안 느낄 줄
알았거든?
도현 ...
채영 근데, 다른 사람 옆에 있는 승완이를 보는 순간, 자존
심 상하게 왜 배신감이
느껴지니? 왜 그렇게 한심하구 대책 없는 인간한테 배심
감이 느껴지냔
말이야 왜에. (울음소리 커지고)
도현 그냥....행복하게 잘 살길 빌어줘.
채영 그 두 사람 행복하게 잘 살면 나, 너무 비참할꺼 같아아
아아. 엉엉.
승완 (E) (화난) 뭐어? 너 방금 한말 다시 해봐?
S#55 공항(D)
커플룩을 입고 마주 서서 싸우고 있는 승완과 세진.
승완 뭐가 어쩌구 어째? 그럼 니 인생만 꼬이고 내 인생은 쫙
쫙 펴졌냐?
세진 그래 너두 꼬이긴 마찬가지겠지! 그치만 너 어떻게 인
간이 그럴 수가 있냐?
승완 내가 뭘 어쨋는데?
세진 왜 니네 가족이랑 사진 찍을 땐 방실방실 잘 웃다가, 우
리 가족이랑
사진 찍을 땐 죽을상이야. 어디 문상왔냐? 누구 죽었어?
승완 (허, 기가 막히고)
세진 그 뿐이냐? 결혼식 내내 울 엄마 피해다니구, 도망다니
구, 무시했잖아 너!
승완 무시?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진짜. 내가 언제?
세진 언제? 시종일관, 결혼식 내내!
승완 (짜증나서) 야!
세진 폐백 드릴 때만 해두 그래. 우리 엄만 절 받기는 커녕
폐백실 근처두 못
왔는데, 니네 집 식구들은 사둔의 팔촌까지 줄서 있다가
절 다 받더라?
승완 그게 내 탓이냐? 절 받겠다고 줄 서있는 사람을 가라고
그래 그럼?
세진 빈 말이라두, 그 동안 세진이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울컥 울먹여지며)
어머니두 절 받으세요, 그 말 한마디 못 해주냐?
승완 (귀찮아서) 아후 그래, 그래, 미안하다, 죽을죄를 졌다.
됐냐?
세진 그게 지금 미안하다고 하는 거냐?
승완 그래 솔직히 내가 뭘 잘못해서 니가 이렇게 펄펄 뛰는
지 모르겠다 왜!
(하고는 혼잣말처럼) 아후, 이래서 사랑이 없는 결혼은
대형사고라니까...
세진 (버럭) 뭐? 대형사고?
승완 왜, 내 말이 틀려?
세진 관두자 관둬.
승완 그래, 관둬라! 공항에서부터 니가 나를 이렇게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데
신혼여행은 가거 뭐 하겠냐? 삼박사일 주구장창 싸울
걸, 그게 신혼여행
이냐? 지옥여행이지!
세진 그래, 관두자....관두자구!
승완 관두자고 하면 누가 무서워할 줄 아냐? 끝내자 그냥.
야, 오년까지 기다릴꺼 뭐 있어. 여기서 끝내구 말자구!
세진 누가 할 소리! 아쉬 울꺼 없어 나는. 끝내자 당장. 끝
내!!
표재경 (E) (자랑하고 있는) 끝내주지 그러엄.
S#56 표재경의 친척집(N)
한복 고쟁이 차림의 표재경, 친척 여인들 두엇과 술 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야기 중이다.
표재경 (허풍짱!) 우리 사위는 물론이구, 그 집안 사람들 인품
이 끝내줘 아주.
혼수? 혼수는 무슨... 우리 신비가 혼수라잖아. 그거면 추
웅분하다고...
더 해오면 자기들이 미안해서 안된다고 난리난리 더라니
깐....
여인 어머머, 요즘 그런 시댁이 어딨냐
표재경 내가 웬만하면 혼수를 해 보내고 싶은데...
신혼집이라고 떠억 하니 사준 집이 또 축구장 만해요!
아, 이 표재경이가 무슨 수로 축구장을 채워 넣어!
친척1 아이구, 세진 엄마는 봉 잡았네?
표재경 그뿐이야, 그 집 시아버지는 우리 세진이만 보면 아주
이뻐 죽어요!
아기 보모 붙여줄테니까 넌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원하면 유학 보내서 박사까지 시켜준다잖아!
여인 세상에... 그 사윗감 인물도 훤하드만...
표재경 우리 사위야, 하늘을 나르는 보증수표지 앞으로 내가
비행기는 꽁짜로
타고 다니면서 세계여행은 실컷 할 것 같아!
여인 세진이 엄마 고생하더니 늦복 터졌네...
표재경 아후... 내일은 신혼집 가서 짐정리 좀 해줘야 할텐
데... 집이 너무 넓어서
아줌마를 두엇 써도 하루 만에 끝날지 모르겠어! (크! 맛
나게 소주잔 비우고)
S#57 거리 일각(N)
바퀴달린 여행 가방을 끌며 터덜터덜 걷고 있는 세진....
S#58 승완의 거리 일각 + 세진의 거리 일각(N)
역시나 바퀴달린 여행 가방을 끌며 터덜터덜 걷고 있는
승완....
세진 .... (멈춰서더니 푸우....한숨 쉬며) 갈데가....
승완 ..... (멈춰서더니 푸우....한숨 쉬며) 없다....
S#59 신혼집 건물 앞(N)
여행가방을 끌고 신혼집 앞에 도착한 세진.
착잡한 표정으로 건물을 올려다 보다가, 주머니에서
열쇠 꺼내들고 들어가려는데, 문득 드르르르...바퀴 끌리
는 소리에
돌아보면, 역시나 여행가방을 끌고 신혼집을 향해 걸어
오고 있는 승완.
세진 (허걱!)
승완 (푸우...한숨 쉬며 무심히 고개 들다가) !!! (세진을 보
고 헉!)
세진 (민망해서) 자....잘난체하고 가더니...올 데가 여기 밖
에 없냐?
승완 (역시 민망) 그...그럼 다들 신혼여행 간 줄 아는데,
지...집에 들어가냐?
그,그러는 너는.
세진 ...(뻘쭘하고)
승완 ...(뻘쭘한데)
세진 비...행기 떳겠지 이미?
승완 당연하지.
세진 비행기값이랑....호텔비 너무 아깝다....
세진,승완 ....(푸우....한숨 쉬는 두 사람)
동시에 가방 끌며 건물 안으로 향하려다가 멈칫! 서로
를 보며 선다.
세진 오...오늘 밤....여...여기서 자구 가려구?
승완 너....너두?
세,승 (마주보며 오묘한 분위기 흐르는데서)
(M) 끈적끈적한 음악 흐르며.
S#60 승필 부부의 방(N)
은은한 촛불들이 방안 여기저기에서 흔들리고 있고.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와인병과 글라스.
샤워실 문이 열리며, 가운차림으로 안에서 나오는 여인
의 다리.
세진일까? 아니다...!
현주 (E) (섹시하게) 여보....
침대에 들어가 와인잔 홀짝이며 의학서적 읽고 있던 승
필.
안주로 딸기 하나 집어 입에 넣다가, 헉! 놀란다.
섹시한 스텝으로 승필을 향해 걸어오는 현주!
승필 (물고 있던 딸기 그대로 툭! 떨어뜨리며) 여...여보....
현주 오늘 밤....달빛이 끝내줘요. 완전 문리버야.
승필 (겁에 질려) 여...여보....
현주 (다가 와 침대 끝에 걸터앉으며) 도련님 얘기 들었지?
(승필이 떨어뜨린
딸기를 입에 쏘옥~ 넣어주며) 신비는 달빛이 건네 준 선
물이라는 거....
승필 (역시나 툭! 떨어뜨리며) 저...저기...여보 우리 이러지
말자.
오,오늘은 좀 내가 피곤하고...음 또....뭐랄까...
현주 (검지 손가락 하나 좌우로 흔들며) 으음으음. 겁먹지
마. 달빛에 모든 걸
맡겨보자구....
승필 여...여보... 저거는, 달빛이 아니야. 가로등 불빛이야.
현주 아니아니. 달빛이야.
승필 가로등이야.
현주 (포악해지며) 달빛! 달빛이래두!
승필 가...,가로등인데 씨이...(울고 싶고)
S#61 신혼집 거실(N)
한편, 우리의 신혼부부는.
서로 거리를 두고 멀뚱멀뚱 앉아만 있다. 앉아만.
아직 짐정리가 끝나진 않은 실내는 어수선하고.
째깍째깍 규칙적인 시계 소리만 쉬지 않고 울리는 거실.
세진 ... (괜히 옷에 묻은 얼룩, 집요하게 문지르고있고)
승완 ... (손가락 입에 물고, 가스라기 뜯어내고 있고, 가끔
뜯어낸
가스러기를 퉤퉤 뱉으며, 슬쩍 세진쪽을 보고)
세진 (힐끔 승완 쪽을 보다가 눈 마주치면 흠칫) !!!
승완 (흠칫) !!!
괜히 옆에 놓인 박스를 툭툭 건드리며,
승완 어어...짐은 벌써 다 도,도착했구아....니...니꺼 같은데?
세진 (괜히 옆에 있던 짐박스 건드리며) 이...이건 니꺼같은
데?
뭐...뭐가 들었는데, 이렇게 묵직하냐?
괜히 박스를 열어 살펴보던 세진, 멈칫 뭔가를 가만...히
꺼내든다.
3회 76씬에서 세진이 승완에게 줬던 ‘당신이 가르쳐준 것
들’ 이라는
제목의 책! 가만히...책장 열어보면 안에서 나오는 종이
비행기...
세진 ....이거, 아직 가지구 있었네?
승완 어? (보고는) 아아... 니가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루 준
선물인데 그럼.
세진 (종이비행기 보며) 읽어...봤어?
승완 어, 그냥 대충...
세진 ....(비행기 보며)
승완 저기 근데 나아, 정말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세진 ? (보면)
승완 너 진짜 나한테는 평생 말 안할 생각이었냐?
세진 뭘?
승완 신비 말이야. 나한텐 끝까지 신비 존재 모르게 할 생각
이었냐구.
세진 읽어 봤다며.
승완 (벙쪄서) 뭘?
세진 (안 읽어봤구나, 종이비행기 다시 책 사이에 끼어넣으
며) 인연이 있으면,
언젠간 만나게 되겠지...생각했었어.
승완 야, 설사 인연이 돼서 만난다구 쳐두, 니가 말 안해주
면 내 딸인지
내가 어떻게 아냐?
세진 ....보구 싶다.
승완 ...? 누구? 엄마?
세진 아니....우리 신비.
승완 ....
S#62 승완네 방(N)
스탠드 불빛만. 방 한쪽에 놓여있는 아기 침대.
그 속에 천사처럼 누워 잠들어있는 신비.
아기침대 난간 아래서 쏘옥 올라오는 세진과 승완의 얼
굴.
세진 신비야...!
승완 (헉! 얼른 세진의 입 틀어막으며 작게) 쉿...! 조용히
해! 공식적으로
우린 지금 신혼여행중이란 말야.
세진 ...(끄덕이고)
승완 ...(막고 있던 손 풀어주는)
세진 ...(아기 보며)
승완 ...(아기 보며)
세진 ... 희안하지.
승완 ...응. 손가락 다섯 개 다 달려있어.
세진 손톱도 있고, 속눈썹도 있고, 있을 건 다 있어...
승완 ....눈이....너랑 닮았어.
세진 ...,코는 널 닮았어.
승완 ... (아기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 생기는)
세진 ... (역시 미소 생기는)
승완 ... (세진을 돌아보는)
세진 ... (승완을 돌아보는)
마주치는 두 사람의 시선인데.
삐걱 문 열리며 들어오는 불빛.
헉! 얼른 침대 아래로 숨는 두 아이.
아기 침대 쪽으로 다가와서 보는 승필.
승필 ...(신비 바라보며 미소 생기며) 니 엄마, 아빠 장점만
골라서 황금비율루
섞어놨다 짜식....(좀 씁쓸한 미소 생기며) 야 임마, 올려
면 우리한테
올 것이지....왜 그 쪽으루 갔어. 번짓수가 틀렸잖아 임
마...
승완 ....
세진 ....
승필 .... (볼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나가는)
승완 .... (웬지 형한테 미안해지고) 가자 이제...이러다 들키
겠다.
세진 .... (역시 미안해지는) 어...
S#63 승완의 방문 앞(N)
조용히 방문을 빠져나오는 두 사람.
어떤지 무거운 심정이 되어 현관쪽으로 향하려는데,
아기방 쪽을 향해 걸어오는 한범수!
허걱! 놀라서 후다닥 숨는 두 아이.
한범수 (손에 딸랑이를 들고는 방으로 들어가고)
세,승 (후우...안들켰다! 안심하고 가려는데)
이번엔 역시 딸랑이를 들고 윤태희 등장!
세,승 ! (이씨! 후다닥 숨고)
윤태희 (승필 부부의 방쪽 한번 눈치보고는) 신비야아...(작
게 부르며 안으로)
세,승 (후우....겨우 안심하고는 살금살금 도망가는)
S#64 한범수의 대문 앞(N)
무사히 집을 빠져나온 승완과 세진,
재밌어서 깔깔깔 웃음 터지고.
세진 다행이다.
승완 뭐가?
세진 사랑받아서.
승완 당연하지. 누구 딸인데.
세진 (피식 웃는데)
승완 야, 근데 이제 우리 뭐 하냐?
세진 뭐 하긴. (하품하며) 이제 집에 가서 자야,(헉!)
승완 (헉!)
세진 자,자야 하지만, 짐 정리도 덜 된 거 같고 하니...짐 정
리나 해보는 게
어,어떨까?
승완 (과장되게 오바해서 호응) 어! 그,그거 괜찮은 방법이
다? 그럼 갈까?
씩씩하게 걸어가는 두 사람, 입 모양으로만 피곤해서 미
치겠는데....
어쩌고 하며 울고 싶은 표정이다.
(M) 밝은 음악 시작되며,
S#65 몽타쥬(N)
-야밤에 신혼집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두 사람.
-밝은 빛깔의 커텐을 달고 있는 두 사람이고.
-거실 벽에 ‘시계를 걸겠다’, ‘그림액자를 걸겠다’는 의견
차이로 옥신각신하고.
결국 사이좋게 나란히 시계와 액자 걸고.
-탁자 위치도 둘이서 이리 옮겼다 저리 옮겼다 하며 기싸
움 펼치고.
한 사람이 뭔가 배치해놓으면 곧바로 다른 사람이 바꿔
버리고.
-남은 방 하나를 가지고 서로 차지하겠다고, 서로 자신
의 짐박스를
경쟁적으로 들여놓는 두 사람이고.
-박스에서 책이나 앨범 따위의 짐 꺼내 정리하다가 앨범
속의 어릴 때
사진 보며 ‘누구냐?’ ‘나다’ ‘못 믿겠다’ ‘나도 어릴 땐 이
뻤다. 신비랑 눈매가
꼭 닮지 않았느냐’는 둥 수다도 떨고.
-아이를 위해 꾸며놓은 방. 함께 비행기 모빌을 달고, 벽
에 야광별도 붙이며,
신난 두 사람이고.
S#66 신혼집(N)
대충 정리를 끝낸 두 사람, 피곤해서 바닥에 벌렁 드러눕
는다.
승완 아이구, 죽겠다.
세진 아아아흠....(하품하고)
승완 컴퓨터랑, 전화는 내일 연결해야 겠다.
세진 ....(옆으로 돌아누우며 눈 감기고)
승완 야, 출출한데 라면이나 한 개 끓여먹구 잘까?
하며 돌아보면, 팔베개를 하고 잠들어있는 세진.
허, 웃고는 일어나서 이불 하나 들고 오는 승완.
세진에게 덮어주다가, 문득 박스 위에 올려져있는 책을
보게 되는.
책장 열어보면 안에서 나오는 종이 비행기....
승완 ... (바라보는 위로)
(F.C) ‘친구가 주는 우정의 선물이야’하며 책을 내밀던
세진. (3부 76씬의)
웃고는 승완,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세진을 향해(날리려
고) 종이비행기를
조준하는데 문득 불빛에 비치는 종이비행기 속에 글씨...
승완 ..,? (안에 글씨가 있었네? 싶어 펼쳐보면)
(인써트+세진의 E) 종이비행기에 적힌 메모.
‘니가 기억해줬으면 하는 이름이 하나 있어. 한.신.비 ’
승완 ...! (세진쪽을 돌아보고)
세진 ... (이불 목까지 끌어올리며, 잠에 빠져있고)
승완 (E) 너 진짜 나한테는 평생 말 안할 생각이었냐? (61씬
의)
세진 (E) 인연이 있으면, 언젠간 만나게 되겠지...생각했었
어. (61씬의)
승완 ... (보며) (F.O)
S#67 신혼집 외경(D)
이른 아침. 새소리.
S#68 신혼집 안(D)
잠들어있는 세진.
주방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부스스 눈을 뜨는.
주방에서 에이프런 두르고 칼질하고 있는 승완의 뒷모
습.
세진 ? (일어나서 다가가며) 너 지금 뭐하냐?
승완 너 리조또 좋아하지?
세진 리조또?
승완 왜 그때 우리 레스토랑에서 알바할 때 그 집 리조또 진
짜 맛있었잖아
세진 아, 맞아
승완 내가 주방장님 졸라서 비결을 배워뒀었지.
세진 어쭈, 한승완....요리에도 관심있는 줄 몰았는데?
승완 야, 너 기억안나? 너 아프다고 했을 때 내가 죽 끓여
준 거
세진 흐흐흐... 기억나.
승완 쫌만 기다려, 금방 해줄게...
세진 (설레는 표정으로 식탁에 가 앉는다, 정갈하게 세팅된
식탁
요리를 하는 승완의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승완 (정성들여 요리를 하는 뒷모습에서)
S#69 도현 오피스텔(D)
침대 위에 아직 잠들어 있는 도현인데,
울리는 핸드폰. 손만 더듬더듬해서 사이드 테이블 위에
핸드폰 집어들고 받으며,
도현 (잠 덜 깬) 여보세요?
S#70 도현과 창명의 새 집 + 도현의 오피스텔(D)
대충 가구 셋팅은 끝난 상태이고,
아직 풀지 못한 짐박스 몇 개가 바닥에 놓여져있는.
목장갑 끼고, 한손에 전선줄 든 채로 서서 도현과 통화중
인 창명.
창명 짐은 다 쌌지? 나? 나야 벌써 옮겼지. 가구 셋팅두 다
끝냈다.
도현 알았다. 나두 곧 출발할게...(핸드폰 끊고는, 이불 제끼
고 일어나는)
창명 (끊긴 핸드폰 보며) 기대해라 (의미심장하게 눈썹 씰룩
씰룩) 민도현...
앞으로 유쾌한 가정생활이 펼쳐지게 될테니까.
하고는 미친놈처럼 우하하하하하! 웃는다
S#71 도현의 오피스텔 건물 앞(D)
채영의 차가 와서 도착하고.
안에서 피크닉 가방을 꺼내들고 내리는 채영.
밝은 표정으로, 도현의 오피스텔 쪽으로 향하다가,
작은 이삿짐 트럭에 짐을 실고있는 도현과 인부를 보고
멈춰선다.
채영 너 지금 뭐해?
도현 (돌아보고는) 왔냐? 보면 몰라? 이사가잖아
채영 이사? 어디루?
도현 글쎄 나도 가봐야 알어, 창명이가 구해논 집이라...
채영 너, 어떻게 나한테는 말 한마디 없이...
도현 (피식 웃으며) 너두 말 한마디 없이 이렇게 불쑥불쑥 나
타나잖아
채영 (피크닉세트 들어보이며) 날씨도 좋은데 봄소풍 가려
구 했단 말야
도현 초딩이냐 소풍은...
채영 저번 일두 고맙구 해서...(하다가 말고 서운해서) 새벽
부터 일어나 김밥
싸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이게 뭐냐?
도현 그럼 이사하고 난 뒤 출출할 때 먹으면 되지 뭐!
채영 (표정 조금 풀어지고) 보여줄까?
바구니 열어보이면, 김밥, 샌드위치, 과일, 꼬마 와인병
까지
정성이 가득하다.
도현 야, 창명이가 디게 좋아하겠다.
채영 창명이만?
도현 (풋~ 웃고는 짐 내리고)
채영 (그 뒷모습을 미소로 보고)
S#72 달리고 있는 도현의 트럭(D)
뒷 짐칸에 나란히 앉아있는 도현과 채영이고.
피크닉 박스에서 사과를 꺼내서 먹는 두 사람.
와삭! 소리 내서 씹으며, 주변 풍경 구경하며,
이야기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고.
S#73 신혼집(D)
아침을 다 먹은 두 사람.
세진 와~ 잘 먹었다. 내가 먹어본 것 중에 진짜 최고의 리조
또였어
승완 당연하지! 누가 만든 건데!
세진 아우 저 잘난체. 야, 그나저나 신혼여행 아직 하루 더
남았는데
이제 우리 오늘 뭐하냐?
승완 일단 동네 분위기 파악도 좀 할겸, 동네나 한바퀴 돌
고 오자/
세진 (끄덕이며) 오케이!
승완 오케이!
S#74 신혼집 건물 앞(D)
도착하는 도현의 짐트럭!
내리는 채영과 도현.
채영 (올려다보며) 여기야? 꽤 근사하네? 맘에 들어. 조오기
베란다에
화분 놓으면 예쁘겠다. 내일 사다놔야지?
도현 여기가 니 신혼집인줄 아냐?
채영 그럼, 너랑 창명이 신혼집이냐?
도현 (웃고는 돌아서다가) !!!
채영 (웃으며 돌아서다가) !!!
발랄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나오는 승완과 세진!
머리 퍽! 누르거나, 뒤에서 무릎 꺾거나 하면서 장난치다
가
도현과 채영을 발견하는 두사람!
승완 !!! (놀라서 보며) 채영아...
세진 !!! (놀라서 보고)
도현 (대충 짐작하고 눈 질끈 감으며) 소창명....
채영 (승완을 보며 흔들리고)
승완 (채영을 아프게 바라보고)
세진 (그런 승완을 보며 쓰리고)
도현 (그런 세진을 바라보는)
그렇게 네 사람의 시선이 얽히는데서 5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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