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신 16
학교 PC실 (낮)
풀잎 (침 꿀꺽 삼키고/합격 확인 창에 주민번호 친다)
백현 (ol/차분히 주민번호 치는)
찬두 (주민번호 치라는 창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현정 (잔뜩 긴장해 보다가 주민번호 다다다 치고 엔터키 콱 치고 한쪽 눈만 간신
히 뜨고 보다가) 옹?!! (<없는 번호이거나 입력오류입니다> 창 떠있다)
에이.... 쯪. (다시 천천히 치는)
봉구 (차마 못 친다... 땀난 손을 자꾸 옷에 문대기만 하는/그러다 심호흡하고 주
민번호 친다)
5인 (풀잎이 엔터 딱!/백현이 엔터딱!/(찬두는 제외)/현정, 엔터 딱 치고 책상
아래로 확 숨어 버리고/봉구 엔터 소심하게 지그시...)
풀잎 (손으로 얼굴 가리고 있다가 빼꼼 내다보고) 어... (마치 떨어져서 놀라는
표정)
찬두 (알 수 없는 미묘한 표정에 점점 미소 번지는)
봉구 (지나가는 남학생에게) 저기... (고개 돌린 채 손가락으로만 가리키며) 이
것 좀...
남학생 (화면 보고) 아... (애석한 표정)
현정 (책상 아래 숨었다가 눈만 빼꼼 내밀고 보고) 어!!! (휘둥그레)
봉구 (그 남학생의 애매한 표정 살피다가/갸웃하고 돌아보고) 헉.. (마치 떨어
진 듯, 울 듯한 표정)
백현 (허탈한 표정에 눈물 고이고.../중얼) 할머니...
학교 PC실 앞 (낮)
수정 (초조하게 서성인다)
강 (가만히 서 있지만 역시 긴장되는)
수정 얘들 왜 안 나오는 거야. (강에게) 설마... 아냐아냐. (서성이는데)
마리 (오며) 애들 결과 나왔어요?
수정 이사장님 반 애들은요?
마리 지금까지 집계한 바로는, 예상했던 거 이상으로 결과들이 좋든데?
수정 그래요? 잘 됐다~~~.
마리 뭐. 다 담임 잘 만난 덕 아니겠어요?
수정 켁.
마리 (얼굴 도도하게 들다가 강과 시선 마주치고 흥..)
봉구 (PC실에서 스르륵 나온다/넋이 나간 표정)
수정 봉구야!! 어떻게 됐어?
봉구 (얼굴 파르르/떨어진 표정)
수정 (떨어졌구나../안 됐어서) 봉구야...
강 (속상하지만) ...
봉구 샘... (뭐라 말하려다 다리 힘 풀리며 픽 쓰러진다)
수정 봉구야!
강 (쭈그려 봉구르 안으며) 오봉구! 정신 차려라.
봉구 (누운 채) 으으으...
마리 충격이 심한가보네... (안 됐어서)
풀잎(off) 너무 기뻐서 그래요.
강/수정/마리 (휙 돌아보면)
풀잎 봉구... 합격했거든요.
마리 어엉?!!!
수정 봉구야....
봉구 (힘 없는 채 히죽)
수정 (안아주며 글썽) 축하해 봉구야... 축하해...
강 (안도하며 침 꿀꺽)
수정 (!!/차마 못 물어보고 풀잎이 눈치 슥 보는데)
강 (봉구 안은 채/풀잎에게) 어떻게 됐니.
풀잎 (약간 슬픈 표정으로 고개 푹)
수정/마리 (마주보며/어뜩해... 표정)
풀잎 (고개 들며 방긋) 합격했어요.
수정/마리 (방방 뛰며) 으아아아!!!!
수정 (풀잎 안아주며) 축하해 풀잎아! 잘 했어! (울며) 잘했어어어....
풀잎 (안으며) 선생님...
강 (활짝 웃지는 않지만 감격)
봉구 (머리 우부부 털며 일어나 앉는)
수정 봉구야... 괜찮아?
봉구 네...
강 (휙 일어나서 PC실로 들어간다)
수정 (걱정스레 보는)
학교 PC실 (낮)
강 (천천히 걸어들어간다)
백/찬/현 (각자 자리에 앉아있다/표정이 다들 떨어진 듯한 모습)
수정, 마리, 풀잎, 봉구도 뒤따라 들어온다.
강 나현정.
현정 (강을 본다/눈물 고여있다)
풀잎/봉구 (떨어졌구나... 철렁)
백현/찬두 (현정 돌아보며 마음 아프고)
현정 ... 떨어졌어요. (애써 미소)
수정 현정아... (가서 안아주고)
현정 (수정의 품에 안긴 채 울음 참으려 애쓰는)
백현 (현정이 안 됐어서) ...
마리 (조심스럽게/백현이를 슥 보고/살그머니 모니터로 가서 보고) 힉! 합격?!!
모두들 (휘둥그레 기쁘지만/현정이 땜에 축하의 시선만)
강 축하한다 황백현.
백현 (일어선다/목례하며) 감사합니다. (얼떨떨한)
현정 백현아... 축하해. (눈물 고였지만/진심으로 기쁜)
백현 어... (현정이 안 됐어서 뭐라 말 못하겠고)
마리 찬두는?
풀잎 (걱정스레 찬두 보면)
찬두 (늘 그렇듯 해맑은... 하지만 약간은 쓸쓸해 보이는 미소)
일동 (저 미소의 의미는...? 갸웃.. 불안...그래도 혹시...의 표정들)
강 (빤히 보다가) 홍찬두는 합격도 불합격도... 하지 않았습니다.
찬두 (아... 알고 있었나? 강을 보는)
수정 (조심스레 찬두를 보면)
찬두 (수정에게) 저... 천하대 지원... 안 했어요.
수정 (놀람) 찬두야...
마리 그럼... 다른 데? 안전빵으루?
찬두 ... 아뇨... (미소)
마리 (???) 으응?
강 그 얘긴 나중에 하자. (아이들에게) 지금부터 한 시간 동안 개인 시간을 갖
는다. 혼자 생각을 정리해도 좋고, 집에 다녀와도 좋다.
백현 (현정과 시선 마주치고/연민으로 보고)
풀잎 (찬두 걱정돼서 보면)
찬두 (따뜻한 미소)
강 해산. (가려다/여전히 수정의 손을 잡고 있는 현정에게) 나현정도 혼자의
시간을 가져라. (간다)
수정 (으... 너무해... 강을 보는데)
현정 (수정에게) 그렇게 할게요 선생님...
수정 ... 그럴래...? (안 됐어서)
복도 (낮)
강 (가는데)
수정 (쫓아오며) 강변호사님!
강 (돌아서서 보며) 홍찬두 천하대 지원 안 한 거, 왜 말 안 했냐구요.
수정 네.
강 ... 저도 몰랐습니다.
수정 (흠칫) 네?
강 (미소) 넘겨짚었는데... 맞은 것뿐입니다. (생각에 잠기는)
-플래시컷/(15부) 거리 지나다 춤추는 무리를 보고 멈춰섰던 찬두 / 즐겁게 춤추는 무리를 지켜보다가 함께 추는 찬두 / 일각에서 그런 찬두를 지켜보던 강.
수정 그 때... 찬두 마음을 알아보셨다구요?
강 찬두가 1년 동안, 특별반에서 제대로 된 공부를 했다면... 자신의 솔직한 마
음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정 (강을 빤히 보며... 강의 의중을 알아차리지만... 중얼) 치... 천하대 가라
고 밤낮 애들 들볶아놓군...
강 (지그시 보며 미소) 제 마음... 한수정 선생님은 아시지 않습니까. 다른 사
람은 다 모른다해두요. ... 아니었나요? (바라보는)
수정 (그 시선에 흠칫/교감의 시선으로 보고)
강 (바라보다가/미소 짓고/가는)
수정 (바라보는) ...
체육관 (낮)
찬두와 풀잎, 나란히 앉아있다.
찬두 (웃으며) 왜애. 강씨아씨가 혼자 시간 가지랬잖아.
풀잎 (연민으로 보는)
찬두 찻. 길풀잎... 인제야 나를 좀 봐 주네? 맨날 귀찮아하드니.
풀잎 어유. 엉뚱이. 유치원때부터 엉뚱엉뚱하다 했지만 진짜.
찬두 (피식) 그래두 넌 나... 이해하지?
풀잎 (빤히 본다)
찬두 못해?
풀잎 (배를 쿡 찌르며) 꼭 말로 해야 아나.
찬두 아... (웃는데)
풀잎 (그 모양이 짠하지만/아닌척) 친구. 그럼, 한 시간 후에 보세. (가는데)
찬두 풀잎아...
풀잎 (멈칫 서는)
찬두 합격... 축하해.
풀잎 (.../뭉클해서 차마 돌아보지 못하고)
찬두 사실은 나... 가슴이 터질 것 같이 기뻐. 니가 잘 돼서. 너무 기쁘다.
풀잎 큼. (씩씩하게 돌아보며) 나두 기쁘다 홍찬두. (하지만 목소리 젖으며) 우
리 홍찬두군이... 용감해져서.
찬두 (젖은 눈으로 보다가/환한 미소)
풀잎 (환한 미소로 마주보는 채로)
미술실 앞 복도 (낮)
현정 (슬픈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오고)
백현 (좀 떨어져서 뒤에서 걸어온다/나직이) 나현정.
현정 (선다/슬픈 표정으로 심호흡하고/홱 돌아볼 때는 귀여운 표정/예전 백현이
톤으로) 왜 자꾸 쫓아와!
백현 (흠칫)
현정 (씨익) 너한테 맨날 이 소리 듣다가 내가 말하니까... 기분 쫌... 짱인 드
읏? 큭큭.
백현 (피식 웃으면서도/안 됐어서 보고)
현정 할머니께 얼른 다녀 와. 합격 소식 들으시면, 더 힘나실 거야.
백현 ... 괜찮아?
현정 그러엄. (양주먹에 불끈 힘 줘 보이며) 얍! 끄떡없지?
백현 (웃고)
현정 (백현을 밀며) 빨리 가. 빨리빨리. 고고고!
백현 (떠밀려 가면서 돌아보며 웃고) 이따 보자.
현정 어~~
백현 (빠르게 걸어가다가/달려간다)
현정 (미소로 보는데/눈물 맺히며) 백현아... 축하해. (진심으로) ... 축하해.
미술실 (낮)
햇살 쏟아져 들어오는 고요한 미술실.
현정 (들어와 문을 잠그고 선다/슬픔 밀려든다/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다가... 눈
물 후두둑 떨어진다/쪼그려 앉으며 서럽게 흐느낀다/얼굴을 무릎에 묻은 채
가엾게 들썩이는 어깨)
봉구 고깃집 (낮)
봉구부 (전화 받는 중) 아니 저기... 봉구야... 아빠 괜찮아. 너 떨어졌대두 하~나
두 안 서운해. 그러니까 솔직히 말해도 돼.
봉구모 (앞치마 차림으로 다가와 귀 마주 대며 듣는)
학교 일각 (낮)
봉구 정말이래두 아빠? 저요 천하대 1단계 합격했어요!!! 인터넷에 확인해 보세
요!
봉구 고깃집 (낮)
봉구부 (굳는)
봉구모 왜 그래 여보...?
봉구부 (아내를 멍하니 보다가) 보보보봉구가... 하하합... (스륵 기절하는)
봉구모 여보!!!!
거리 (낮)
백현 (환한 표정으로 힘차게 달려간다)
백현 집 앞 (낮)
백현 (기분 좋게 걸어오다가/저만치 할머니를 본다)
할머니 (문 앞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백현 (방긋/할머니 부르려다 멈칫)
할머니 (백현이가 언제 오려나 고개 빼고 보시다가/다리 아파서 쪼그려 앉아 기다
리는/쓸쓸해 보이는 모습)
백현 (문득.. 자신을 공부시키려 할머니와 상경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인서트 (과거)
-할머니 (어린 백현 눈높이로 쭈그리고 앉아) 백현아. 핼미랑 서울 가자.
-어린 백현 서울? 우리 거기 아는 사람 없잖아.
-할머니 너 공부시킬려구. 엄마아빠 없어두, 핼미가 백현이 너는 보란 듯이 공부 시
킬 거여.
-어린 백현 (갸웃)
벡현 (뭉클해서 할머니를 바라본다/*백현이가 태평대에 지원하게 되는 계기)
할머니 (일어나시다 백현이 보고 환해지며) 백현아...
백현 (다가가며) 할머니..
할머니 (슥 살피다) 붙었쟈?
백현 어... 어떻게 아셔 할머니?
할머니 으이그. 니 이마에 합격이라구 써 있어. 흐흐흐. (백현이 등 두드리며) 어이
구 이쁜 눔. 장한 눔. (지나는 동네 사람들에게) 동네 사람들! 우리 백현이
가 천하대에 붙었답니다!
동네사람들 그래요? / 축하드려요 할머니... / 좋으시겠다... / 고생하시드니..
할머니 (환하게 웃으며) 예 고마워요. (백현이 안으며) 수고했다 백현아! 장해요!
(눈물 훔치며) 느이 엄마 아빠가 저 위에서 을마나 좋아할까.
백현 (찡해서...)
할머니 (동네 사람들 인사 받으며 행복하고) 예. 고마워요. 흐흐흐.
병문고 건물 외경 (낮)
특별반 (낮)
아이들 (모두 자리에 앉아있고)
강/수정 (일각에 서 있는)
찬두 (앞에 서서 얘기 중) 모의고사 때보다도 점수가 많이 올라서... 솔직히
욕심이 나긴 했어. 천하대는 어려울지 몰라도... 다른 데 지원해 볼까...
(피식)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정말 가고 싶은 학과가 없는 거야.
아이들 (듣는 모습 위로)
찬두(e) 가고 싶은 대학도 없고... 내 마음이 원하지 않는데, 남들 다 간다고 휩쓸려
서 가야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
수정 (!! 해서 찬두를 보는)
찬두 1년 전의 나였다면 아마... 점수에 맞춰서 지원서를 썼을 거야. 근데... 이
젠 아냐. (강을 보며) 어떻게 살아야할 지를... 알았거든.
강 (대견한 눈빛으로 끄덕) (점프)
현정 (앞에 서서 말하는 중) 난 사실... 전에는 천하대는 물론이구... 내가 대학
엘 갈 수 있을 거란 생각.. 못 했어. 나 같은 애가 어떻게... (미소) 근
데... 특별반에서 공부하고 나서... 이젠 정말 대학에 가고 싶어졌어.
뭘 전공할지는... 아직 확실힌 모르지만... 1년 더 공부하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눈물) 난... 대학에 꼭 가고 싶어... 내년엔 꼭
갈거야.
수정 (눈물 닦는)
아이들 (뭉클해서 보고)
강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간경과. 아이들 앉아있고 강과 수정, 앞에 서 있다.
강 모두들 축하한다.
아이들 (엥? 보는)
강 합격한 사람도, 불합격한 사람도, 이도 저도 아닌 홍찬두도.. 축하한다. 어
떤 결정을 했든, 어떤 결과를 얻었든 지금 이 순간, 여기까지 온 너희
들은 모두... 성장했기 때문이다.
아이들 (!!! 하는 눈빛으로)
강 (수정을 보면)
수정 (끄덕이고) 성장한다는 게... 얼마나 큰 고통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지...
특별반 생활 하면서 다들 느꼈을 거야. (미소) 나도... 느꼈거든. 찬두, 현
정이도... 다시 힘 낼 거라고 믿어. 우리.. 그만큼 체력 길렀잖아. 그치?
찬두/현정 (끄덕이며 미소/마음을 가다듬는 표정)
강 홍찬두, 나현정에게 더 이상의 위로나 격려는 하지 않겠다. (찬두와 현정을
보며) 대학에 합격하진 않았지만. 너희들은 절대... 패배자가 아니기 때문
이다.
찬두/현정 (강하게 깨닫는 눈빛으로 강을 보는)
강 길풀잎, 오봉구, 황백현은 지금부터 남아서 논술고사 준비를 해라. 나현정
과 홍찬두는 집으로 가도 좋다.
풀/봉/백 (아... 하는 표정으로 찬두와 현정을 보는)
수정 (가라는 건 너무한 거 아닌가... 싶어 강을 보며) 강변호사님...
강 (풀/봉/백에게) 수업 준비해라.
백현 (일어나며) 이럴 순 없어요!
강 (휙 보면)
백현 아무리 논술고사가 코앞이래두... 이런 식으로 흩어지고 싶지 않아요.
풀잎 (일어나며) 너무하세요!
봉구 (끄덕이며 일어나는)
강 (말하려는데)
찬두 (ol/차분히) 이러지 마. (미소) 니네 마음 아는데... 우릴 정말 좋아한다
면... 남아서 공부해.
현정 그래. 기왕 1단계 된 거, 끝까지 붙어야지. 그래서 으으.. 우리 한을 풀어
줘야지. (일부러 활짝 웃고)
풀잎 (뭉클) 현정아...
찬두 니네 따라 나오면... (백현을 보며) 우리 화낸다? (귀엽게 무서운 표정)
백현 (강한 눈빛으로 찬두를 본다... 우정 어린 시선을 교환한 후) 그래. 가라.
(풀잎과 봉구에게) 공부하자.
찬두 (미소) 고맙다 황백현. (풀잎과 봉구를 미소로 보고)
현정 (애써 미소) 홧팅!
풀잎 (눈물 참으며/안 보려 고개 돌리고)
봉구 (눈물 훔치는데)
백현 (맘 독하게 먹으며/확 앉아 논술 책 꺼낸다)
차기봉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들어오며) 지난 시간에 내줬던 과제 꺼내 봐. (찬
두, 현정에게 미소) 느이들은 잘 가구. 수고했어.
찬두/현정 (기봉샘에게 인사하고/아이들 미소로 한 번 보고 나가고)
풀잎/봉구 (슬픔 참으며/자리에 앉고)
수정 (눈물 닦으며/밖으로 나가고)
강 (속상하지만/담담한 표정)
특별반 앞 복도 (낮)
강 의논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와라. (가고)
수정 (칫.. 강을 보는데)
찬두 예. (수정에게) 샘, 저희 갈게요.
현정 갈게요.
수정 샘이랑... 더 얘기하다 갈까? (걱정돼서 보면)
현정 히히. 아뇨. 걱정 마세요. (웃고)
찬두 (일부러 씩씩한 척) 불끈!!
현정 (가며) 샘 안뇽~~. (간다)
수정 어... 조심해서 가... (맘 아파서 보는데)
강 (취침방 입구에서/아이들 가는 거 지켜보는)
특별반 (낮)
차기봉 (칠판에 논술 관련 수학 문제 판서하다가 돌아보면)
백/봉/풀 (찬두 현정이 걱정돼서 복도쪽 보고 있는)
차기봉 (회초리 휘두르며) 뭣들 하는 게야! 정신들 안 차려?!!
백/봉/풀 (화들짝/노트에 필기하는데)
차기봉 (역시 걱정돼서 복도 쪽 바라보시는/잘 해낼 거라 믿는 눈빛)
교문 앞 (낮)
찬두/현정 (밖으로 나왔다)
찬두 아... 맨날 다섯 명 뭉쳐다니다가 떨어져나오니까 기분 쫌 이상하네?
현정 (쓸쓸한 표정으로 끄덕) 후... (하늘 보는데)
찬두 ... 기분도 꿀꿀한데... 노래방 한 판?
현정 (휙 보며 방긋)
노래방
찬두/현정 (신나는 댄스곡 춤추며 노래한다/점프/여러 곡들 신나게 부르는 모습들이
컷컷컷/더욱 과장되고 신나게 춤추며 노래하는)
현정 (그러다 울컥해/구석에 쭈그리고 앉으며 운다)
찬두 (슬쩍 보지만/모른 척 계속 춤추며 노래한다/찬두의 눈도 촉촉해지는)
병문고 외경 (밤)
학교 PC 실 (밤)
백현 (인터넷으로 태평대 모집 요강 보고 있다/생각에 잠기는데)
수정 (오며) 백현아 왜.. (모니터 보고) 태평대학교...?
백현 (...)
PC실 옆 휴게실 정도 (밤)
백현 사실... 어렸을 때부터 제 꿈은...
수정 (ol) 한의사...?
백현 어... 아셨어요?
수정 (미소) 너 1학년 입학했을 때 장래 희망에 그렇게 썼었잖아.
백현 (웃고) 특별반 오기 전까진 성적이 계속 바닥이어서... 감히 엄두를 못 냈었
는데... 이젠...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수정 음... (끄덕이다 !!) 아... 천하대엔 한의예과가 없지. 그래서 태평대를?
백현 그것도 그렇고... 또...
휴게실 앞 복도 (밤)
강 (조용히 걸어온다)
PC실 옆 휴게실 정도 (밤)
백현 태평대가 있는 곳은, 제가 태어나서 초등학교1학년 때까지 자란 데예요.
수정 으응.
백현 부모님 사고로 돌아가시고, 할머니랑 서울로 이사 왔거든요.
수정 전에 할머님께 들었어. 너 공부시키시려고 큰 결심 하셨던 거라구.
백현 할머니... 그동안 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요. 저때문에요... 이젠 제가 할
머니를 모시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곳에서... 한의학 공부도 하구
요. 근데... (천하대에 붙은 것 땜에.../갈등의 표정)
수정 음... 샘이 보기엔... 이미 니 맘 속에 결론이 나 있는 거 같은데? 니가 생
각한 대로 하는 게... 가장 옳은 길일 거야.
백현 정말... 그럴까요?
수정 그럼. (등 토닥여 주며) 백현이잖아. (방긋)
백현 (미소)
휴게실 앞 복도 (밤)
강 (듣고 있었다/뿌듯한 미소 짓는다)
찬두 집 외경 (밤)
찬두모(off) 뭐?!!!!
찬두 거실 (밤)
찬두부 (굳은 표정)
찬두모 (찬두부 역정 낼 게 더 걱정/찬두부 눈치 보며) 알았어 찬두야... 일단 올라
가 있어. 엄마가 아부지랑 어떡할지 의논해 볼게.
찬두 아뇨. 제 일이니까... 앞으론 모든 걸 제가 결정하겠습니다.
찬두모 (기겁/찬두부 눈치 살피며) 찬두야아... (올라가라는 눈짓)
찬두부 (ol/차분히) 모든 걸 니가 결정해? 뭘. 어떡할 생각인데. (근엄하게 보고)
찬두 (헉... 겁이 덜컥 나지만... 침 꿀꺽 삼키고 당당하게) 일단은 1년 동안...
제가 하고 싶은 걸 해 보겠습니다.
찬두부 하고 싶은 게 뭐냐.
찬두 ... 춤입니다.
찬두모 (기겁.../찬두부가 집어던질만한 거 재빠르게 치우는데)
찬두 1년 동안, 제가 하고 싶은 걸, 정말로 열심히 하다 보면 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 가서 대학엘 가야겠단 생각이 들면, 다시 공부하겠습니
다. 대학이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면, 다른 길을 찾겠습니다.
찬두부 1년 후에도 답이 안 나오면.
찬두 나올 겁니다. (아버지를 당당히 바라보며) 저를... 믿으니까요.
찬두모 (안절부절/찬두부 눈치만 보는데)
찬두부 (무표정하게 빤히 보는데)
찬두 (결연한 눈빛)
몽타주 (시간흐름)
<찬두방> 찬두, 거울 앞에 선다. 미래가 두렵지만, 자신을 바라보며 각오 가다듬는다.
<현정방> 현정, 기운 없이 소파에 기대어 앉아있다가. 이젤 앞에 앉아 건성으로 스케치 해 본다. 그러다 차츰 바른 자세로 몰두해서 하는.
<연습실> 찬두, 친구들과 열심히 춤춘다. 땀 흠뻑, 행복한 모습.
<현정방> 위 몽타주와 다른 옷차림. 전에 스케치한 것에 물감으로 색칠 중. 몰두한 모습. 다 마치고 붓 놓으면 만족한 미소. 화면 이동해 그림 보이면... 활짝 웃는 현정이의 자화상.
특별반 (낮)
칠판에 논술 관련 사항들 판서되어 있고. 장영식샘은 풀잎 옆에, 수정샘은 백현 옆에, 양춘삼 샘은 봉구 옆에 앉아서 함께 지도해 주고 있는 상황.
이은유 논술 제시문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눈동자 휙휙 돌리고) 눈치
를 까는 겁니다.
봉구 (눈동자 휙휙/방긋)
이은유 즉, (아이들 사이로 천천히 걸어가며) 무엇을 어떻게 긁어달라는 건지를 잽
싸게 파악하라 이겁니다.
양춘삼 (봉구 옆에 앉아있었다/방긋 웃으며) 또한 어떤 자료를 동원해서 쓸 것인
지, 전체적인 틀을 갖춘 후, 쓰기에 들어가야겠죠? (이은유 샘에게 이쁜 표
정)
이은유 (외면하고) 그럼, (프린트 나눠주며) 이 논제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해 봅시
다.
양춘삼 (서글프게 눈 깜빡깜빡)
점프. 학생들과 샘이 어우러져 토론하는 상황.
양춘삼 (요란한 오바에 아이들 즐겁게 웃고)
이은유 (고개 절레절레)
점프. 칠판에 도표와 그래프들 잔뜩 그려져 있고.
이은유, 양춘삼, 수정, 각각 아이들 옆에서 함께 공부하며 듣는 중.
장영식 제시문(가)에서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복사에너지 평형에 관한 원리를 보여
주고 있지? (각주/점프/칠판에 태양에너지와 지구 그림 그리고 돌아서며)
수리과학 논술에서는, 이렇게 그림이나, 그래프를 이용하면 좀더 효과적으
로 설명할 수 있어. 그리고...
-인서트. 자막/<수리 논술의 노하우> 1. 공식보다 유도과정이 중요. 2. 자신 있는 것부터 푼다. 3. 문제를 먼저 읽고 제시문을 읽는다.
장영식 (화면에 나타나며) 반드시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시험에 임해야 해.
점프.
차기봉 (수리논술 기출문제 풀이 하는 중/프린트 읽으며/각주) 이 문제는, 교과서
에 나왔던 미적분 평균값 정리야. 평균값의 정리는 자연과학과 공학의...
양춘삼 (봉구 옆에서 졸고 있다)
차기봉(off) 수많은 분야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어.
봉구 (양춘삼 꾹 찌르면)
양춘삼 (눈 뜨다가 차기봉과 시선 마주치고 딸꾹)
차기봉 에잉... (노려보고)
아이들 (큭큭)
점프.
차기봉, 한수정, 이은유, 장영식, 양춘삼 모든 샘들이 하나가 되어 아이들 각각 첨삭해 주거나 개별 토론하는 모습. 양춘삼은 아이들 사이를 터닝하며 오가며 활기 있게 해 주시는데.
백현 (아이들과 함께 웃다가 문득... 생각에 잠긴다.. 천하대냐 태평대냐..)
강 (창 밖에서 그런 백현을 주시하다가/휙 가는)
교무실 (낮)
교감, 박귀남, 배영숙, 사도철 샘이 모여서 2011년 수업 계획안 짜고 있다.
배영숙 저번 2학기 때부터 했던 쌩기초반을 더욱 활성화 시켰음 해요.
사도철 아아. 애들이 아주 좋아하드라구요?
박귀남 그치. 기초 딸려두 절대로 혼내지 않고, 천천히 쉽게 가르쳤으니까.
교감 특히 박귀남 선생님 수학 기초반이 아주 인기던데요? 하하.
박귀남 아 뭐... (으쓱)
샘들 (웃고/열띤 토의하는데)
수정 (빙그레 웃으며 샘들 보다가/바로 앉으며 논술자료 만드는데)
마리 (오며) 한수정샘! 황백현 태평대 지원했다는 거 사실이예요?
수정 아... 네.
마리 아니... 천하대 합격해 놓구... 그리구, 천하대 논술고사날이랑, 태평
대 면접고사 날이랑 겹치는 데, 어쩔 거래요?
수정 흐흐... 글쎄요... (걱정)
특별반 (낮)
아이들 (앉아있고)
강/수정 (앞에 서 있는)
강 내일은 천하대 논술고사 날이다.
풀/봉/백 (긴장된 모습 위로)
강(e) 수능 점수도 합격 안정권이 아니고 1,2학년 때 내신 또한 좋지 못한 너희들
은...
수정 (강 흘기며/애들 기죽이기는... 쯪)
강 논술고사에서 목숨 걸고 만점을 받아야 한다. 알겠나.
풀잎/봉구 후.. /네...
강 소리가 작다. 알겠나!!
풀잎/봉구 네!!!!
백현 (...)
수정 그 동안 열심히 했잖아. 만점 받을 거야.
강 (백현을 지그시 보면)
백현 (불편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는)
복도 (낮)
백현 (걸어가는데)
강 (막아선다)
백현 (흠칫)
강 빚 갚을 수 있는 거니.
백현 (아... 이 말 할 줄 알았어... 찡그리고) 나 도와준 대가로, 천하대 가라고
한 거요? 후... (그렇잖아도 그게 부담스러웠다는...)
강 너... 뭔가 잘못 기억하고 있구나.
백현 에?
강 (창 밖 보며) 나는 분명히, 특별반에 들어와서 공부하는 게, 나한테 진 빚을
갚는 거라고 했지... (백현을 보며) 천하대를 가는 게 빚 갚는 거란 말을 한
적은 없다.
백현 아... (내 맘을 알고 있구나.../!!!해서 보면)
강 어느 쪽이든, 니가 뜻했던 대로 결실을 거두는 날이... 니 빚, 다 까는 날
이다.
백현 (!!)
강 (씨익 웃고 가는데)
백현 이따... 일찍 오실 거죠.
강 (돌아보면)
백현 ... 할 얘기 있어서요.
강 (편안한 미소만/간다)
백현 ...
백현방 (밤)
할머니와 백현, 저녁상 마주하고 앉았다.
할머니 (수저 바로잡아주시며) 강선상님은 오늘 못 들어오신대.
백현 왜요?
할머니 친구분 누가 집들이 허신다고, 거기서 주무시고 오실 모양이야...
백현 할 얘기 있다니까...
할머니 (!!) 내일 어느 대학으로 시험 치러 갈지 결정한 거여?
백현 아... 그게...
할머니 (빤히 보시다가) 너 혹시... 핼미가 너 천하대 안 가면 서운해할까봐 속 끓
이고 있는 거여?
백현 (!!)
할머니 (미소) 니 마음 가는 대로 해. 그게 핼미 맘이야.
백현 할머니...
할머니 사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나이가 드니께... 고향에 가서 살고 싶은
생각도 있구... 그러자니... 우리 백현이랑 떨어져 살아야 허나... 걱정도
됐었구... 태평대에 가면 그건 다 해결되겄지? 흐흐. 먹자 어이.
백현 (손자 편하게 해 주시려는 할머니 맘에 뭉클한데)
할머니 (드시다가 회상하는)
-인서트/ 과거 (낮)
강 백현이는... 천하대가 우리나라 최고의 국립댄데, 거길 마다하면 할머님께
서 서운해 하시지 않을까... 그 점을 고민하고 있나봅니다.
할머니 예에... 에이구... 우리 강아지... 속 많이 끓였겄네...
강 (조심스레) 할머님 생각은... 어떠신지 해서요...
할머니 쯪... 저야... 백현이가 우리 나라에서 제일로 쳐주는 대핵교에 가면야 좋
죠... 흐흐 그치만.. 뭐니뭐니해두, 백현이가 지 맘 편한대로 하는 게... 먼
저지요. (웃으시고)
강 (미소)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할머님...
-시간경과/방 어둡고/할머니 주무신다.
백현 (벽에 기대어 앉아 생각중/e) 하여튼 강씨... 모른 척, 아닌 척 하면서 손
써놓기 선수야... (피식..하면서도/강의 마음이 고마운)
특별반 (밤)
강 (앞에 의자놓고 앉아/텅 빈 책상을 바라보고 있다/모두들 잘 되길 바라는 간
절한 마음으로)
풀잎 방 (밤)
풀잎 (논술 기출 풀이 보다가/문자 메시지 와서 본다)
백현(e) 나... 태평대로 결정했어. 나 없어도.. 잘 할 수 있지?
풀잎 (아.../약간 허전하면서도 미소/문자 치며/e.) 칫. 너야말로. 낯선 곳에 가
서 잘해. (미소/중얼) 황백현.. 파이팅.
고속버스 터미널 (새벽)
백현 (매표소 향해 가는데)
현정(off) (고속버스표 쑥 내밀며) 짠~~!
백현 (보고) 나현정...
현정 (표 세 장 보이며) 히히... 표 벌써 사 놨징~.
백현 (뒤에 보고) 선생님...
수정 (웃으며 다가오며) 응원군 필요할 거 같아서.
백현 (감동)
고속버스 안 (새벽)
백현 (혼자 앉아서 가는데)
현정 (앞자리에서 손 빼꼼 내밀며 쇼핑봉지 주는)
백현 뭐야?
수정 (앞자리에서 고개 내밀고) 현정이가, 면접 볼 때 입으라고 샀대.
현정 (고개 쏙 내밀고) 합격옷. 받어엉...
백현 (피식 웃고/쇼핑가방에서 옷 꺼내 보면/남성쇼핑몰에서 구입한 옷) 고맙다.
현정 히히... (수정에게) 선생님. 대학 떨어지니까 좋은 점도 있는 거 같애요. 백
현이 응원두 가구.
수정 (황당) 에이 그건 쫌 아니지잉! (흘기며/웃고)
백현 (어이없어서 웃는)
천하대 공학관 앞 (아침)
봉구/풀잎 (긴장된 표정으로 걸어간다)
봉구 백현인 태평대로 가고... 우리 둘 뿐이네?
풀잎 후우우... (긴장되는데)
찬두 (앞에 슥 나타나며) 짠~!!!
봉구 찬두야...
찬두 홍찬두님이 응원 세러모니 해 주러 왔지. 히히.
풀잎 알바 안 가구?
찬두 얼른 하고 가야지. (풀잎, 봉구 나란히 세우며) 이렇게 서 봐. 자... 눈감
고.
풀잎/봉구 (피식 웃고/눈감으면)
찬두 (양손 뻗어 장력 날리며) 이이이이~~~~ 홍찬두님의 울트라 염력이다~~ 오늘
만점 받을 것이다~~~~
풀잎 (한짝 눈 살짝 떠 보고/찬두의 진지한 모습에 뭉클/다시 눈감고)
찬두 (이번엔 풀잎과 봉구를 빙글빙글 돌며) 만투더쩜! 만투더쩜! 아예아예아
예!!
풀잎 (웃으며) 정신 없어어...
봉구 (고마워서 해맑게 웃는)
태평대 면접실 앞 (아침)
백현 (화장실에서 옷 갈아입고 나온다)
수정/현정 오오오~~~ 멋진 걸~~~
수정 (수험표 가슴에 달아주며) 백현아... 침착하게 니 생각을 말하면 돼. 알지?
백현 네.
수정 좋은 결과 있을 거야. (간절한 마음으로 보고)
현정 저기... 나... 지금 딱 한 번만 하고... 안 할게.
백현 뭘?
현정 (비장하게 보다가/귀엽게) 서방~ 홧팅!!!
수정/백현 (웃는)
천하대 단과대 건물 외경 (오전)
천하대 논술고사실 (오전)
각각 다른 고사실에서 열심히 논술고사를 보는 봉구와 풀잎의 모습 몽타주.
풀잎 (제시문 꼼꼼히 읽고/차분히 논술문 작성하는)
봉구 (땀나서 손바닥을 옷에 닦으면서도/그래프 그려가며 열심히 쓰는)
태평대 면접실 앞 (오전)
수정, 현정, 서성이며 초조하다. 간절한 표정으로 출입구 바라보는.
태평대 면접실 (오전)
백현 (면접관 앞에 가서 인사하고 앉는다)
면접관 왜 한의예과에 지원하게 됐죠?
백현 음... (차분히) 제가 받은 사랑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섭니다.
면접관 (보는)
백현 제가 어릴 때, 할머니께서 자주 찾아 가시던 동네 한의원이 있었습니다.
시골 한옥 (과거)
허름한 한옥에서 노인들을 진료하는 한의사. 노인들 옹기종기 모여앉아 담소도 나누고 평화로운 분위기. 어린백현, 할머니 손잡고 와서 기다리는데. 할머니, 노인분들과 즐겁게 대화하는.
백현(e) 그곳엔 늘 편찮으신 노인분들이 대부분이셨지만... 그분들의 표정은 편안하
고 즐거워 보이셨어요.
노인들을 정성껏 돌보는 허름한 옷차림의 한의사.
백현(e) 그건 아마, 노인분들을 정성으로 따뜻하게 대하셨던 한의사 선생님 때문이
었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 (침 맞으며 의사샘과 정다운 얘기 나누시고)
어린백현 (그런 할머니와 의사샘을 번갈아 보는/반짝이는 눈빛)
백현(e) 저희 할머니는 일을 많이 하셔서, 늘 고단하셨지만... 그곳에서만큼은 참
편안해 보이셨습니다.
태평대 면접실 (오전)
백현 제가 만일 합격해서 한의학을 공부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할머니의 고향
마을에 작은 한의원을 열고 싶습니다.
면접관 (끄덕이며 듣는 위로)
백현(e) 그래서, 노인분들, 어려우신 분들, 쓸쓸하신 분들께...
백현 제가 할머니께 받은 사랑을... 나눠드리고 싶습니다. (미소)
병문고 운동장 (낮)
강 (탁 트인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다/모두들 시험을 잘 보길 바라는 마음)
병문고 외경 (밤)
취침방 (밤)
강 (노트북으로 열심히 작업중/모니터에 <병문고 2011년도 수업개혁방안> 제목
하에 타이핑 중인데)
수정 (지친 표정으로 들어오다가) 어... 퇴근 안 하셨어요?
강 (일하며) 왜 또 오셨습니까.
수정 흐흐. 일할 게 있어서요.
강 영어교재 만드시는 거요?
수정 힉! (자료 파일들 홱 가리며) 보셨어요? 우씨...
강 (미소) 백현이 면접 잘 했습니까.
수정 그럼요. 교수님들이 전부 감동하셨대요.
강 (일하며) 음... 불안하군.
수정 (비쭉하고 앉는데)
강 (사무적) 밥 사드릴까요.
수정 애들이랑 먹었는.. (!!) 아 뭐... 안 드셨으면 또 먹죠 뭐. 흐흐.
설렁탕집 (밤)
도가니탕 두 그릇 나왔다.
수정 (느끼한 표정으로 도가니탕 들여다보며) 도가니탕...
강 (맛있게 먹는)
수정 쯥. (먹는 시늉 하는데)
강 앞으로...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까.
수정 에? ... 글세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생각하다가) 아... 저번에 김복순 선
생님 뵙고 와서... 확실히 마음먹은 거 한 가진 있어요.
강 (보면)
수정 (방긋) 학생들이... 늘 그리워하는 선생님이요. 음... 강변호사님이 항상
김복순 선생님을 그리워했듯이.. 우리 애들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돼서도
그리워하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강 (먹으며) 아무나 이룰 순 없는 소망이군요.
수정 (비쭉하고/한 숟갈 먹는데)
강 하지만 한수정선생님은... (보며) 이루실 겁니다.
수정 (아... 보는데)
강 (안 먹은 그릇 보고) 도와드릴까요?
수정 아 예. 드세요. (팍팍 덜어주며... 한층 친해지는 느낌인데)
화면이동하면. 칸막이 너머 옆 테이블.
마리 (도가니탕 하나 시켜놓고 소주 마시고 있다/한 잔 원샷하고 슬픈 표정으로
한숨 포옥/쓸쓸한)
현정 거실 (밤)
풀잎/현정 (함께 인터넷 UCC 동영상 보며 즐겁다)
풀잎 우리도 이런 거 만들어 볼까?
현정 옹? (??)
점프.
풀잎/현정 (캠코더 셋팅한다)/(음악 틀고)
풀잎/현정 (음악에 맞춰 귀엽게 춤추는/발랄하게 웃는 모습들)
현정 (카메라 보고) 크흠흠. 아.. 안녕하세요? 저는 나현정입니다. 풉!!
풀잎 에이, 엔지! 다시다시. (점프/이번엔 풀잎이가 카메라 앞에) 하이~ 저는 풀
잎이예요.
현정 (캠코더 뒤에서 웃긴 표정)
풀잎 풉!!! 야아... (웃고)
두 소녀 (장난치는 모습/막춤추는 모습/웃긴 표정짓는 모습/서로 까르르...)
현정모 서재 (얼마 후 밤)
현정모 (손만 보인다/포털 사이트 <UCC 베스트>에 뜬 <저는 나현정입니다>를 클릭
하면/모니터로 현정이 나온다)
-현정 안녕하세요? 저는 나현정입니다.
현정모 (눈물 고이며) 현정아...
-현정 음... 어딘가에 계실 엄마아빠께 영상편지를 띄우고 싶어서요. 보실진 모르
겠지만. 킥.
현정 거실 (과거/S#49 상황/밤)
현정 (캠코더 앞에 서서/밝게) 별 건 아니구요.. 저 이번에 천하대 지원할 만큼,
성적 많이 올랐다구요... 1단계에서 떨어졌지만... 히히. 그래두 내년엔
꼭, 합격할 거예요. 진짜예요~~.
현정부 서재 (밤)
-현정 (모니터로 보이며) 저 꼭 잘 될 거거든요? 저 잘되면요, 엄마아빠... 저 꼭
찾아오세요. (눈물 참으며 밝게) 저는... 엄마아빠 모른 체 안 할 게요. ...
미안해 말구요. (눈물 고였지만 환하게 웃으며/손 발랄하게 흔들며) 안
녕~~~.
현정부 (눈 약간 젖어서 모니터 보는)
식당 (얼마 후 / 밤)
풀잎모 (지친 모습/손님 먹고 나간 자리 치우는데)
주인아줌 풀잎이 엄마!
풀잎모 어... 언니..
주인아줌 (카운터에서 PC 보며) 얘 풀잎이 아냐?
풀잎모 (후다닥 달려가서 본다)
-인서트/<돌아와요 애심씨> UCC. 풀잎, 현정 귀엽게 막춤 추는 동영상.
-풀잎 돌아와요! 애심씨! 돌아와요! 애심씨! 보고싶어요!요!요!
-현정 (“돌아와요 애심씨! 보고싶어요!” 쓴 도화지 들고 막춤추며 왔다갔다)
풀잎모 (눈물 고이며) 풀잎아...
주인아줌 이거 봐. 풀잎이 자기 원망 안 하잖아. 인제 집에 들어가라. 응?
풀잎모 (눈물 글썽이며 보는)
찬두거실 (아침)
찬두부 내가... 며칠간 생각을 해 봤다.
찬두모/찬두 (조마조마 보는)
찬두부 1년간 하고 싶은 거 해 보겠다는 거... 허락하겠다.
찬두/찬두모 (휘둥그레)
찬두부 단... 이 집에서 독립해라.
찬두모 여보...
찬두부 작은 옥탑방 정도는 얻어주겠다. 하지만 그 외에 모든 건 니가 벌어서 해결
해야 한다. 굶주리든, 헐벗든, 절대 도와주지 않겠다.
찬두모 어무나 여보... 그건...
찬두부 니 앞길 니가 개척하기로 했으면, 그 정도는 당연한 거 아니겠니. (그렇게
까진 못하겠지... 보는데)
찬두 (생각하다가 진지하게) 예. 해보겠습니다.
찬두모 찬두야...
찬두 (뭉클/젖어서) 감사합니다 아버지.
찬두부 뭐가 감사하지?
찬두 ... 저를... 믿어주셔서요.
찬두부 (번뜩/대견한 눈빛으로 보고)
찬두 (기쁨의 눈빛으로)
봉구네 고깃집 (낮)
<어르신들께 점심을 대접합니다> 플래카드 걸려있고. 노인들, 설렁탕 드시는.
봉구 (설렁탕 서빙하며) 맛있게 드세요.
노인 아유... 좋은 일 하시네요.
봉구부 저희 집에 좋은 일이 생겼거든요.
봉구모 감사한 마음을 함께 나눌려구요.
봉구 (뿌듯해서 엄마아빠 보고)
교복매장 (낮)
찬두모 (통화하며) 네... 병문고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앞으론 교복을 무료 로 선물해 주고 싶어서요.
찬두 (들어오다가 본다)
교무실 (낮)
교감 (통화하며) 아이구 감사합니다. 저번에 강변호사를 통해서 장학금도 기증해
주시구 또 이렇게 훌륭한 일을.
교복매장 (낮)
찬두모 장학금이요? (갸웃하다가 !!하는)
-강에게 촌지를 건넸던 찬두모. 슥 바라보던 강. (5부)
찬두모 (점프/통화 끝낸 상태) 그 돈을 장학금으로... (자신이 부끄러워지면
서도/강의 훌륭함에 존경심이 느껴지는데/일각 보고) 찬두야...
찬두 엄마... 죄송해요. 엄마가 3000배까지 하시면서 빌어주셨는데...
찬두모 (따뜻한 미소로 고개 저으며) 아냐. 치성 드린 보람이 있는데? 정말 소중한
걸 얻었잖아. (따뜻이 손 잡아주고)
찬두 엄마... (뭉클해서 보는)
병문고 외경 (낮)
병문고 복도 (낮)
양복 멋지게 입으신 차기봉샘, 이은유샘, 장영식샘, 강, 수정, 걸어온다.
양춘삼 (역시 멋진 정장차림으로 정부장과 함께 맞은편에서 오다가/기봉샘 양복 보
고 흠칫) 선생님... 이 양복은.
차기봉 (씨익) 기억하냐?
-플래시컷/양춘삼이 선물한 양복을 호통치며 내다버렸던 기봉샘. (13부)
양춘삼 이거... 갖다 버리신 거 아니셨어요?
차기봉 에잉. 세상 어느 선생이 제자가 준 선물을 갖다 버려. 큼. 그리구 촌지 받은
돈으로 빌딩 산 거 아니었다면서?
양춘삼 (파르르) 네... 아버님이 일구시던 밭뙈기가 개발돼서...
차기봉 흐흐흐. (양춘삼 엉덩이 톡 때려주며) 오해해서 미안. 흐흐흐. (교실로
들어가고)
양춘삼 다 아셨으면서... 미오! (젖은 눈으로 귀엽게 흘기고) 즤나, 대기해.
정부장 네.
특별반 (낮)
특별반 샘들과 강, 수정, 앞에 쭉 선다. 특별반 5인, 모두 와서 앉아있다.
강 선생님들께서 너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오셨다.
아이들 (놀라움) 네?!!
풀잎 저희 아직... 발표 안 났는데..
차기봉 (웃고) 너희들이 대학에 합격하든 안 하든 우리랑은 상관없어.
봉구 (갸웃)
차기봉 우리는 최선을 다 해 너희들을 가르쳤고, 너희들도 기를 쓰고 배웠으니까 그
걸로 된 거지 뭘 더 바래. 하하하.
양춘삼 여러분들은 이미 인생의 합격생? (방긋)
아이들 (아아...) (점프)
차기봉 (교탁 앞으로 나와서) 음... 내가 여러분들에게 수많은 수학 비법들을 가르
쳤는데... 흐흐... 엄밀히 말하자면... 그것들은 비법이 아니었어.
백현 (갸웃)
차기봉 누구나 공부 열심히 하고, 알려고 애쓰기만 하면 알 수 있는 것들이야.
-인서트/기봉샘이 가르치셨던 장면들 보이며.
-차기봉(e) 인생을 오래 사신 어르신들에겐 도사님과도 같은 혜안이 있지. 마찬가지.
오랫동안 수학을 연구하고 가르친 내가, 수학의 선배로서 여러분들이 옳은
길을 갈 수 있게 안내한 것뿐이야.
차기봉 여러분들이 나와 함께 열심히 수학을 풀었듯이 그렇게, 열심히 인생을 살아
봐. 누구나 비법 하나씩은 (가슴 두드리며) 여기에 품은, 도사가 될 수 있
어. (인자하게 웃으시고) (점프)
양춘삼 (교탁 앞에 나온/파르르) 아... 여러분들과 함께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래
요... 차기봉선생님 말씀처럼... 저는 깍쟁이에, 이기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인서트/양춘삼샘이 가르치시던 장면들/스승의날 꽃 받고 뭉클했던 장면들 보이며.
-양춘삼(e) 하지만... 여러분들과 생활하면서... 여러분들에게 정말 많이 배웠어요.
양춘삼 우리가 살면서 놓쳐선 안 될, 소중한 것들을 알게 됐으니까요. (안주머니에 서 레이스 화려하게 달린 손수건 꺼내 눈물 닦으며) 고마워요 여러분. 저에
게... 아름다운 시간을 허락해 줘서요. 여러분을, 잊지 못할 꺼에여. 따흐
윽... (눈물 닦는)
수정/아이들 (눈물 닦는) (점프)
이은유 (교탁 앞에 나온/여전히 차분/말 못하고/약간 신음)
찬두 (엥? 갸웃)
이은유 또... 덫에 걸리고 말았군요. 정이라는 젠장맞을 덫.
강 (크흠)
이은유 국어를 잘 하려면 책을 잘 읽어야 하죠? 마찬가집니다.
-인서트/이은유샘과 함께 했던 시간들.
-이은유(e) 여러분들 모두... 세상을, 사람을 잘 읽을 줄 아는 통밥만 있다면... 어디
가서 굶을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봉구/풀잎 (킥킥 웃는)
이은유 (아이들을 쫙 보며) 내가 그립다고, 전화나 이메일 따위 하지 마세요. 깔
끔하게... (눈가 젖으며) 쎄이 굿바이.
양춘삼 오우... 잉글리쉬? (점프)
장영식 (교탁 앞에 서자마자 흐느낀다/어깨 들썩들썩 소년처럼 우는)
아이들 샘... (울먹)
양춘삼 에이... 글지 마요... (레이스 손수건 건네려다 아까워서 도로 집어넣고)
장영식 (팔뚝으로 눈물 슥 닦고) 너희들이랑 함께 해서... 정말 즐거웠어.
-인서트/장영식 샘과 함께 했던 날들.
장영식(e) 숙기도 없구, 부끄럼만 많은 나를 친형처럼 오빠처럼 따뜻하게 대해줘서...
정말 고마워.
장영식 진짜... 잊지 못할 거야... 엉엉엉....
봉구 고향으로 내려가세요?
장영식 (손으로 얼굴 가린 채 울며/도리도리)
현정 다른 학교로 가세요?
장영식 (울며/도리도리)
찬두 그럼...
수정 (좀 민망해서) 장영식샘은... 우리 학교에 계속 남으실 거야. 과학 선생님
으루.
아이들 에에?!!!
차기봉 쯪쯪. 여려. 너무 여려...
강 그만 해라.
장영식 (더 크게) 엉엉엉.
수정/아이들 (마주 보며 킥킥)
특별반 앞 복도 (낮)
강과 수정, 특별반 샘들 나오시고. 아이들, 따라 나온다.
차기봉 들어들 가구. 놀러 와. 잘 지내요 한선생.
수정 네 선생님. 건강하세요.
백현 선생님. (깊숙이 인사하며) 감사합니다.
아이들 (고개 숙이며) 감사합니다.
샘들 (아이들과 악수하고/포옹하고/서로 얘기나누고/수정샘과도 작별인사)
양춘삼/장영식 (펑펑 울고)
마리와 교무실 샘들 일각에 와서 보며 눈물짓는.
PC실 (얼마 후 낮)
풀잎/봉구 (긴장된 모습으로 PC 앞에 앉는다/각자 주민번호 입력하고)
봉구 (손 후덜덜 떨며 엔터 누르려다) 니가 해 봐.
풀잎 (침 꿀꺽/파르르 떨며 봉구꺼 누르려다) 싫어. 니가 해.
봉구 아이 참... (벌벌벌 떨며 엔터 누르려다) 아아.. 못 하겠어.
풀잎 아후... (얼굴 파묻으며) 나두...
사도철 (지나가다) 뭐. 엔터?
풀잎/봉구 어어어! 안 돼요!
사도철 (늘 들고 다니는 펀치막대로 풀잎과 봉구꺼 각각 엔터 푹푹 치는)
풀잎/봉구 아아아! (눈 가리며 옆으로 쓰러지고)
사도철 (양쪽 모니터 보며) 헉!! 세~~상에... (파르르/절망적인 표정)
풀잎/봉구 (그 표정에... 절망... 눈 감으며) 아...
사도철 (모니터 바라보며) 어쩌믄 둘다... 합격이냐?
풀잎/봉구 (엥? 보고) 어어어... (펄쩍 뛰며) 으아아!!! (서로 부둥켜 안고) 으아아!!
사도철 (덩달아 팔짝팔짝 뛰며/감격의 눈물)
태평대 게시판 (낮)
백현 (게시판 앞으로 걸어온다/차마 게시판을 못 보겠어서 망설이다/침 꿀꺽 삼
키고 게시판 확인하는/수험번호들 천천히.. 긴장감 있게 쭉 보이며../긴장
해서 보는/e.) 삼천오백이십칠번... 삼천오백이십칠... 삼오이칠... (굳는)
번호가 없다... 너무 눈 부릅뜨고 봐서 번호판마저 희미해지는.
백현 (그럴 리가../다시 눈 쎄게 감았다 뜨고/천천히 훑는다) 삼오이칠... 삼오
이... (번호 천천히 지나가다 딱 멈추면... 3527 있다) 어... (파르르/눈물
고이며) 어어어... (기쁨에 어쩔 줄 모른 채 파르르 떨며/손가락으로 번호
짚어보며 바라보는데)
4인(off) (작게/요정들 소리처럼) 축하해~~~ 축하해~~~
백현 (??/어디서 나는 소리지? 갸웃하는데)
4인 (게시판 뒤에서 위로 얼굴 빠꼼 올라오며) 까꿍.
백현 니들...
4인 하나둘셋. (큰소리로) 합격을,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백현 (환하게 웃고) (점프)
5인 (웃고 떠들며 합격을 축하하는 정다운 모습)
일각에서 강과 수정, 뿌듯한 모습으로 보고 있었다.
수정 (달려가서 같이 장난치며 즐거운데)
강 (빙그레 웃는.. 어쩐지 쓸쓸한 미소에서) FO
취침방 (낮)
수정 (기분 좋은 표정으로 콧노래 부르며/노트북에 <2011년 특별반 학습 계획>
아래 열심히 작업하는데/밖에서 웅성이는 소리 들린다/갸웃하며 나가보는)
특별반 복도 앞 (낮)
교무실 샘들, 웅성이며 온다.
박귀남 오늘은 회의를 여기서 할래나부지?
사도철 글쎄요? 새롭네?
수정 (취침방에서 나오며) 무슨 일루..
배영숙 강변호사님이 모이라구 해서.
장영식 (옆에서 끄덕)
수정 그래요? (어쩐지 불안한)
마리 (교감샘과 오며) 무슨 일이예요? 우리까지 부르고?
교감 애들 합격 축하파티 하려는 거 아닐까요?
강 (나오며) 오셨습니까. 들어오십쇼.
샘들 (갸웃하며 들어간다)
특별반 (낮)
아이들 (책상은 없고/의자들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있다)
강 (의자에 안내하며) 이쪽으로 앉으십쇼.
수정 니네 언제 왔어?
풀잎 방금요.
찬두 아저씨가 집합하라고 하셔서요.
강 한수정 선생님?
수정 네?
강 (약간 쓸쓸한 미소/일각의 의자 가리키며) 이쪽으로 앉으시죠.
수정 (갸웃하며 앉고)
강 (아이들에게) 너희들도 앉아라. (모두 착석하는 거 본 후) 시간 내주셔서 감
사합니다. 선생님들을 이렇게 모신 건... 작별인사를 드리기 위해섭니다.
일동 에에?!!
수정/아이들 (놀라는)
강 (미소)
병문고 외경 (낮)
특별반 (낮)
교감 작별.. 인사라뇨? 갑자기 왜...
강 애초에 제가 특별반 다섯명 이상을 천하대에 보내지 못하면, 이 학교를 떠난
다고 약속드리지 않았습니까.
샘들 (아아.. 그랬지... 웅성웅성)
마리 (손 팍 들고) 그거요, 신경쓰지 마세요. 왕봉그룹에 재단 넘길려 그랬든 것
도 취소됐구... 아 뭐 이것저것 다 깨진 마당에 괜찮아요. 이사장인 제가 너
그럽게 봐 드릴게요.
강 (미소) 봐 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리 봐 준대두...
수정 강변호사님... 이렇게 갑자기 작별 선언을 하시는 게 어딨어요?
강 (수정을 미소로 보며) 여기에 올 때도 갑자기 오지 않았습니까. 더욱이 작별
은... 느닷없이, 간결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모두들 (...)
강 (아이들을 바라보며) 지난 1년 동안 고생들 많았다. ... 이제 너희들은, 알
게 됐을 거다.
-인서트/지금까지의 특별반 생활 모습들이 모이는 위로.
강(e) 나한테 들볶이고, 자신과 싸우고, 고민하면서... 너희들이 하고 있는 공부
가 비단, 대학에 가기 위한 공부만이 아니었다는 것.
강 최선을 다 해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아이들 (바라보는 위로)
강(e) 천하대에 합격했건, 합격하지 않았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수정 (강을 본다)
강 너희들에겐 이제, 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갈 수 있는 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공부다.
백현 (!!하며 보는)
강 진정한 공부란... 인생을 올바르게 사는 방법을 깨우치는 것이다. 공부의
신이란. 어떤 위치에 있든, 무엇을 하든,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나가는 사람
이다. ... 나는 너희들에게 이것을 깨닫게 하고 싶었다.
샘들 (숙연해져서 보는)
강 너희들은 해냈다. 너희들은 참으로... (울컥하지만 참으며) 멋진 녀석들이
다.
아이들 (뭉클해서 보고)
강 (샘들에게)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물러가겠습니다. (정중히 목례하고 가
는)
마리 어머... 잠깐만요! (다가오며) 아니... 진짜 이렇게 가시는 거예요? 괜찮다
니까요?
강 (미소로/목례) 안녕히계십쇼. (간다)
마리 아니 저기... (울컥)
수정/아이들 (따라나간다)
복도 (낮)
강 (거침없이 가는데)
수정 강변호사님! (안 서니까 버럭) 강변호사님!
강 (서는)
수정 (휘적휘적 와서)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멋대로시네요. 이렇게
갑자기 휙 가버려요? 우린 어떡하라구요? 우리 학굔 어떡하라구요!
강 이 학교엔 한수정 선생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다른 좋으신 선생님들두요.
수정 그 말이 아니잖아요! (눈물 젖어서 보고)
강 (가만히 보다가) 한수정 선생님.. 참... 훌륭하신 분입니다. 알면서도...
여러 가지로 힘들게 해 드렸던 점... 죄송했습니다.
수정 (눈물 고이며 보기만)
강 (그 눈물에 마음 약해지지만/일부러 더욱 사무적으로) 아... 아마도 제가
... 보고 싶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수정 에?
마리 (오다가 선다)
강 (약간 짓궂은 표정으로) 이번 수능에서 천하대에 열명을 보내십쇼. 그럼...
돌아오겠습니다. (윙크하고 가고)
수정 하... 찻... (더 이상 쫓아가진 않고/눈물 고여서 보고)
마리 (열명...? 벼르는)
아이들 (뒤에서 보고 있다가 쫓아간다)
운동장 (낮)
강 (나와서 학교를 한번 휙 둘러보고/운동장 가로질러 천천히 걸어간다)
풀잎 (달려와서 보다가) 선... (하려다가) 아저씨...
현정 (와서) 아저씨이이...
봉구/찬두 (와서) 강씨 아저씨!!!/아저씨!
강 (뒤도 안 돌아보고 천천히 간다)
백현 (와서 부르르 보다가) 선생님!
아이들 (휘둥그레 백현을 보면)
백현 선생님!!
강 (가다가 돌아보고/피식) 나 선생님 아니라고 했잖니. (손 들어보이고 간다)
백현 (눈물로 보다가/버럭) 선생님!!!
강 (멈칫했다가... 다시 천천히 간다)
백현 (더 크게) 선생님!!! ... 선생님!!!
찬두/봉구 선생님!!!
아이들 (모두) 선생님!!! 선생님!!!
강 (뒤 돌아보지 않고 간다)
백현 선생니이이임!!! (눈물 뚝뚝) 선생니이이임!!!!
수정 (눈물 닦는)
마리 (눈물 닦는)
백현 선생니이이임!!!
강 (아련히 멀어지는 위로)
백현(e) (울리듯) 선생니이임!!!
슬프게 바라보는 수정과 마리, 아이들... 그리고 저 멀리 가고 있는 강의 모습에서.
<에필로그>
복도 (얼마 후 낮)
또각또각 걸어가는 부츠신은 발에서 화면 쭉 올라가면. 캣우먼처럼 타이트한 가죽 옷 정도를 입은 (하여튼 매력 있는 여전사 분위기) 장마리, 멋지게 걸어가다가 어느 교실로 들어간다.
교실 앞에는 <특특특별반> 간판.
마리 (특별반 아이들 열 명 정도 앞에서/싸늘하게) 다른 대학은 필요 없다. 천하
대. 오직 천하대에 너희들 열 명을 반드시 보낼 것이다. (채찍 휙휙 휘두르
면)
아이들 (으아아... 겁에 질려서 보는)
수정 (밖에서 어휴... 웃으며 보는 위로)
수정(e) 강변호사님은... 천하대에 열명을 보내면, 돌아올 거라고...
수정 (걸어가는 위로/e.) 농담처럼 말씀하셨죠. 흐흐... (<즐거운 영어방> 팻말
달린 교실로 들어가는) 그렇담 전 ...
영어방 교실 (낮)
편히 자유롭게 앉아서 공부할 수 있는 영어교실. 수정, 날라리 꼴통 아이들 모아놓고 즐겁게 영어공부 중이다. 떠드는 놈, 누워있는 놈, 각양각색 자유롭지만 모두들 즐거운.
수정(e) 아마도 영원히... 강변호사님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아요.
수정 자... 샘이 선물 줄게. (교재 나눠준다/<수정샘의 웃긴 영어> 제목의 영어
교재다. 하단엔 <한수정 지음>)
아이들 (교재 펼쳐 보며 떠들고)
수정 (애들과 영어로 프리토킹하며 즐겁게 웃는)
수정(e) 저는 지금도... 애들한테 명문대에 가라고 강요하고 싶진 않거든요. 앞으
로도 그럴 거구요.
수정 (영어로 게임하며 와하하 웃는)
수정(e) 그냥... 즐거운 선생님... 따뜻한 선생님... 그래서 언제나 그리운 선
생님으로 남고 싶으니까요. ... 제 맘, 알고 계시죠? ... 이미...
몽타주
<천하대 강의실> 열심히 수업을 듣는 봉구/풀잎의 모습이 각각 보이고.
<연습실> 열심히 춤추는 찬두. 땀 흠뻑, 행복한 얼굴.
<화실> 몰두해서 그림 그리는 현정.
<한의예과 강의실> 한의학 관련 수업/앞에서 프리젠테이션 하는 백현.
<교실> 컴으로 사진을 검색해 보는 수정. 예전 수능 원서용으로 찍었던 사진들 보인다.(13부)
하나씩 넘겨보며 그리움에 젖다가.. 마지막 강의 흠칫 놀라는 모습에... 뭉클... 그리워진다.
허름한 변호사 사무실 (낮)
이어지듯. 핸드폰 사진으로 찍었던(13부) 수정샘 얼굴을 보고 있는 강.
강 (그리운 미소 짓는데)
남자1(off) 변호사님?
강 (돌아보고) 아 예. (핸드폰 닫고 일어나는)
허름한 건물 외경 (낮)
허름한 변호사 사무실 (낮)
외국인 노동자, 곤궁해 보이는 남녀들 여러 명 대기 의자에 앉아있고.
강, 후줄근한 남자 둘과 얘기 중.
남자1 월급 못 받은 것도 억울한데... 도둑으로 몰리구...
강 (사건경위서 살펴보며) 제가 꼭, 억울함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남자2 저희가... 수임료는 바로 못 드릴 거 같은데요.
강 (따뜻한 미소) 괜찮습니다. 천천히 주십쇼.
철가방(off) (들어오며/이 때는 백현이 목소리 아닌 듯이) 자장면 왔슴다!
강 (테이블 치우며) 여기요. (대기자들에게) 식사들 같이 하시죠.
철가방 (자장면 뿐 아니라 탕수육, 잡채밥, 등등 요리들을 쭉쭉 내놓는다)
강 (보며) 아... 배달 잘 못 온 거 같은데...
철가방(off) (요리 내놓으며) 서비습니다.
강 (비로소 철가방을 보고 흠칫)
백현 (깊이 눌러쓴 모자 벗으며) 제가... 선생님께 드리는... 서비스요.
강 황백현...
백현 선생님... (미소)
강 (미소)
환한 웃음으로 마주보는 강과 백현에서.
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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