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19
KBS 수목드라마 ‘마왕’ 19회 - 당신의 친구는 오이디푸스의 의무를 다할겁니다.
씬1 경찰서 현관 앞(밤, 전회)
무작정 저벅저벅 밖으로 걸어 나오는 오수, 친구에 대한 배신감과
형과 형수, 가족에 대한 생각으로 온통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채 무작정
걸어 나온다. 그리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이리저리 혼란스럽게
시선을 돌리다 결국...고통에 찬 눈으로 얼굴을 두 손에 묻는다.
씬2 경찰서 내 유치장(밤)
괴로움과 고통으로 머리를 싸잡고 제 초점을 잃은 눈으로 앞을
응시하고 있던 석진, 갑자기 무슨 생각에선지 벌떡 일어나더니 유치장을
지키고 있는 정복경찰에게 제 정신이 아닌 채 다급하게 소리친다.
석진 오수를 불러주십시오. 강오수형사를 불러줘요. 진술하겠습니다.
전부 다 진술하겠다구요!
씬3 진술 녹화실 안(밤)
석진과 반팀장.
석진 (제정신이 아닌 채) 제가 죽였습니다. 제가 순기를 죽였어요. 전부
다 제가 한 일입니다.
반 (갑작스런 변화에 어리둥절해서) 진정하시고 차근차근(하는데)
오수 (놀란 얼굴로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온다)
석진 (벌떡 일어서더니 오수에게) 내가 죽였어. 내가 순기를 죽였어, 오수야.
오수 (말문이 막혀서 보는데)
석진 (미친 듯이 버럭) 내가 순기를 죽였다구! 내가! 내가!
타이틀 뜬다. 마왕 19회.
씬4 진술 녹화실 유리문 안(밤)
민재와 재민, 당황스러운 얼굴로 진술녹화실을 바라보고 있다.
석진 (오수의 팔을 붙들고 제정신이 아닌 채 E) 내가 죽였어, 오수야.
전부 다 내가 한 일이야.
씬5 진술 녹화실 안(밤)
오수 (너무 당황스러워서) 왜 이래, 석진아?
석진 (O.L.) 현장에 손수건은 내가 실수로 흘리고 온 거야. (반팀장에게) 제가
순기를 죽였습니다.(하는데)
오수 (석진의 팔을 잡아 벽에 밀어 붙이며) 미쳤어? 정신 차려!
석진 (O.L.) 내가 순기를 죽였다니까!
오수 (O.L.) 넌 순기를 죽이지 않았어!
석진 (O.L.) 내가 죽였어! (반팀장에게) 처음엔 죽일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외국으로 떠나보내려고 비행기표하고 돈을 줬던 겁니다. 근데
반 (순간 의문이 들어서 O.L.) 비행기표라뇨?
석진 (제 정신이 아닌 채) 홍콩행 비행기표하고 돈말입니다.
반 (현장에 없었기에 의구심에 차서 오수를 본다)
오수 (같은 생각으로 굳어서 본다)
석진 (제 정신이 아닌 채 계속 떠들고 있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까
안되겠더라구. 그래서 다시 현장으로 가서 순기를 죽이고 집으로 왔어.
오수 (안타까운 심정으로 반팀장 보며 O.L.) 거짓진술입니다, 팀장님.
석진 (O.L.) 사실이에요!
오수 (O.L.) 사실이 아닙니다!
반 (혼란스러운 심정으로 바라보는)..
오수 (석진에게) 그래, 니 말이 맞아. 비행기 표하고 돈도 현장에 있었어.
석진 내가 준 거야. 정신이 없어서 그냥 두고 왔어.
반 (뭔가 잘못됐구나 싶어서 오수를 본다)
오수 (반팀장보며 간곡하게) 저한테 잠시만 시간을 주십시오, 팀장님.
부탁드립니다.
-반팀장, 석진의 태도가 여러 가지로 석연치 않아 오수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유리문 안에 있는 민재와 재민에게 나가있으라는 신호를
주고는 자신도 밖으로 나간다.
석진 (오수에게) 왜 이러는 거야? 내가 한 일이라는데 왜 내 말을 안 믿는
거야? 왜?
오수 (참담한 심정으로) 넌 그 시간에 형수님하고 있었던 거야.
석진 (O.L.) 그렇지 않아! 그 사람은 나하고 전혀 상관없어!
오수 (서글픈 눈으로 본다)
석진 니가 오해하고 있는 거야. 부탁이야. 이 일에 그 사람 끌어드리지 마.
오수 (참혹한 심정으로)...형수 때문에 살인자가 되겠다구?
석진 (오수의 팔을 붙들고 사정하듯) 오수야, 제발 그 사람은 그냥 놔 둬.
(물기어린 눈으로) 난...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모든 건 전부 나 때문에
생긴 일이야. 그 사람..지금처럼 살 수 있게..제발 그냥 덮어줘.
부탁이다, 오수야.
오수 (말문이 막힌 채 슬픈 눈으로 친구를 본다)
씬6 희수 방(밤)
나희, 불안과 초조감으로 서성이고 있다. 그 위로.
오수 (E) 하지만 모든 정황이 불리해요. 알리바이도 없구요. (18회 씬21)
-나희, 절망감에 휩싸인 채 넋이 나가서...
씬7 희수 사무실(밤)
집에서 다시 사무실로 나온 듯 평상복 차림의 희수, 복잡한 얼굴로
자신한테 택배로 보내진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책상위엔 택배로 보내진
홍콩행 비행기 표와 돈 봉투도 놓여있다.
누군가 자신이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에 휩싸인 희수,
어떻게든 침착해 보려고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린다.
씬8 강력5팀(밤)
오수, 반팀장, 민재.
오수 (반팀장에게 간곡하게) 비행기표와 돈은 현장에도 없었습니다. 석진이가
창고를 나온 뒤에 누군가 순기를 살해하고 가져간 겁니다.
반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심정으로)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살인교사일 가능성이 있어. 나석진이 직접 살해하지 않고
견사장을 시켜 독살했을 수도 있으니까. 어쩌면 나석진 말대로
직접 했을 수도 있고.
오수 (O.L.)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반 (O.L.) 이건 살인사건이야. 살인을 했다는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잖아?
오수 (아프게) 있습니다.
민재 (뜨악해서) 이유를 알고 있어?
오수 ...석진인 누군가를 보호하려는 겁니다.
반 알아듣게 설명해.
오수 (선뜻 말하지 못하고 망설이는데)
재민 (다급하게 들어오며) 국과수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반 (보면)
재민 나석진 사물함에서 발견된 약병에 들었던 게 청산염이 맞답니다.
김순기 혈액을 분석한 결과도 청산염을 음독한 것이 아니라 가스형태로
흡입한 거구요.
오수 (절망적으로 눈을 감는다)
민재 (안타까운 심정으로 오수를 본다)
반 (자신도 어쩔 수가 없다는 듯 오수를 보며) 이렇게 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밖에 없어.
오수 조금만 보류해 주십시오. (괴로운 심정으로) 제가 석진이 알리바이를
증명하겠습니다.
씬9 강력5팀 복도(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으로 서 있는 오수.
<플래시 컷-18회 씬63>
승하 강형사님이 파헤치는 진실이 당신의 심장을 찌를 수도 있습니다.
-오수, 이제야 승하가 한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 듯 자조 섞인
웃음을 날리다가...이내 웃음이 사그라지고 고통만이 남은 채...
씬10 해인의 집 앞(밤)
승하, 앞에 와 서서 해인의 집을 바라보고 있다. 승하의 두 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으로 가득하다.
해인 (E, 떨리는) 제발 멈춰요.
<플래시 컷-18회 씬53>
해인 ...멈춰요, 제발.
승하 (이를 악문다)
해인 ...자신을 버려서는 안 돼요. 희망을 버리지 말아요.
-승하의 두 눈에 극심한 고통이 서린다. 하지만 더 이상 자신도 어쩔 수
없는 듯 서글픈 시선으로 멍하니 집을 바라본다.
씬11 해인의 방(밤)
참담한 심정으로 멍하니 앉아있는 해인.
<플래시 컷-18회 53씬>
승하 (등을 보이고 선 채로 고통스럽게) 난...희망 같은 건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미 걸어온 길은...돌아보지 않습니다.
-해인, 승하의 아픔이 느껴지듯 해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하지만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의지를 다짐하듯 손으로 눈물을 훔쳐낸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오던 해인모, 딸의 모습을 걱정스런 얼굴로
바라본다.
씬12 해인의 집 앞(밤)
서글픈 눈으로 해인의 집을 바라보던 승하, 발길을 돌리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승하의 눈빛이 싸늘해진다.
씬13 한강둔치(밤)
승하가 차에서 내려 보면 견사장이 승하를 기다리고 있다.
수하 두 명은 멀찌감치 비켜서서 두 사람을 보고 있다.
승하 (다가와 선다)
견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바라본다)
승하 (무표정하고 싸늘한 말투로) 연락은 내 쪽에서 한다고 말했을 텐데요?
견 (대답대신) 내가 그 장소에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지? 이번에도 도청을
했나? 아니면 내 차에 위치추적기라도 달아뒀었던 건가?
승하 (싸늘한 미소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견 김순기를 깨끗하게 처리하고 나석진한테 덮어씌웠더군.
승하 (동요 없는 서늘한 눈빛으로) 오해가 지나치시군요. 난 나석진씨
변호를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
견 (굳어져서 본다)
승하 (미소를 띠우며) 그건 아직 모르셨던 모양이군요.
견 (허 웃는)
승하 나석진씨한테 듣기론 김순기씨 폭행을 당신한테 지시했다고 하던데..
견 (굳어서 본다)
승하 지금 경찰에서 당신을 찾느라 혈안이 돼 있습니다. 폭행정도로 볼 땐
상해치사가 될 가능성도 있더군요. 어쩌시겠습니까? 지금 경찰에 자수를
하시겠습니까? 그럼 정상은 참작될 겁니다.
견 (비죽 웃으며) 너 참 대단해. 대단한 놈이야. 너한테 한 수 배웠어.
승하 (싸늘한 눈으로) 자수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군요?
견 (후 웃곤) 널 보니 안심이 되는군. 너나 나나 별반 다를 게 없는
인간이란 걸 확인한 것 같아서.
승하 (순간 움찔하듯 굳어진다)
견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지어지며) 니가 그랬지? 돈을 쫓는 건 위험하다구.
승하 (굳어서 보고 있다)
견 나도 충고하나 할까? 잘난 머리를 너무 믿지 마. 돈을 쫓는 것보다
그게 더 위험할 수 있거든. 다음에 또 보자구. (간다)
승하 (굳은 채 혼란스러움을 감추려고 꽉 다물고 서서)..
씬14 승하 오피스텔 앞(밤)
혼란스러운 얼굴로 걸어오던 승하, 무심히 시선 들어 보다가 휘청하듯
우뚝 멈춰 선다. 한 곳에 핼쑥해진 해인이 애잔한 눈으로 승하를
바라보고 서 있다.
승하 (애써 무표정한 얼굴로 다가가 선다)..여기까지 무슨 일입니까?
해인 (애써 담담한 미소로)...나하고 좀 걸을래요? 바람도 좋고(하는데)
승하 (힘껏 냉정을 유지하며 O.L.) 할 일이 많습니다. 미안해요.
(하고 가려는데)
해인 ...잠이 오질 않아요.
승하 (철렁하듯 굳어 선다)
해인 (슬픈 눈으로)..변호사님이 너무 걱정돼서..잠이 오질 않아요.
승하 (떨리는 심정으로 본다)...
해인 (물기가 어리며)...당신이..다칠까봐..당신이..내 앞에서 사라질까 봐..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승하 (말문이 막힌 채 해인을 바라본다)
해인 ...난 당신이 세상을 원망하는 걸 탓하지 않아요. 하지만..어둠에 갇혀
있으면 어두운 꿈밖에 꿀 수 없어요. 어둠속에선..당신이 행복할 수
없어요.
승하 (흔들리는 눈빛으로 감정으로)
해인 난...그게 너무 가슴 아파요. 당신이 행복하지 않아서..너무 가슴 아파요.
승하 (있는 힘껏 감정을 눌러 참으며) 그만 돌아가요. (하며 가려는데)
해인 (막아서며 간절하게) 제발 멈춰요. 늦지 않았어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승하 (애써 싸늘한 눈빛으로)...난 내 생각대로 내가 원하는 길로 갑니다.
해인씨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든 난 관심도 없고 상관도(하는데)
해인 (승하의 뺨을 힘껏 때린다)
승하 (굳어서 본다)
해인 (눈물은 흐르며) 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요? 당신도
괴롭잖아요? 당신도 힘들잖아요? 당신이 더 괴롭잖아요?
승하 (정지된 채로 바라본다)
해인 (슬픈 눈으로 아프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되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언제든지 돌아서야 해요. 지금 용기를 내지 못하면 당신은 죄책감과
자기혐오에 갇히게 돼요. 복수심보다 더 고통스러운 어둠속에 갇히게 돼요.
승하 (흔들리는 눈빛이면서도 힘겹게 참으며 단호한) 어둠에 익숙한 사람은
어둠이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해인 (아프게 본다)
승하 (이 악물듯 감정을 참으며 해인을 바라보다가 이내 해인을 지나쳐서
걸어간다)
해인 (물기어린 눈으로 아프게 바라본다)
씬15 승하 거실(밤)
안으로 들어온 승하, 서글픈 눈빛으로 그대로 움직이지 못한 채 거실 한
가운데 서 있다. 발길을 돌려 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듯 뒤를 돌아본다.
하지만 이내 다시 앞을 돌아본다.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와 있는
자신을 느끼듯 물기 어린 눈으로 이를 악문다.
씬16 승하 오피스텔 앞(밤)
아픈 눈으로 서서 떠나지 못하고 서 있는 해인, 마음을 다잡듯 단단한
얼굴이다.
씬17 강력5팀 안(낮)
반 (문 열고 들어오며 민재에게) 황대필이 자수했다는 거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
민재 ..네.
반 황대필이 자수할 거란 건 배후조종자 계획엔 없었을 거야. 김영철
압수수색영장을 받을 때까진 철저히 비밀에 붙여.
씬18 경찰서 로비(낮)
예의 그 무표정한 얼굴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승하. 굳은 표정으로
걸어오는 오수. 두 남자 걸음을 멈추고 서로를 바라본다.
증오심과 미안함, 미움과 연민이 얽힌 복잡한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다
아무 말 없이 서로를 스쳐 지나간다.
씬19 경찰서 내 면담실(낮)
석진 (모든 걸 포기한 듯 지친 얼굴로) 순기는..내가 죽였습니다. 내가
죽였어요. 그러니까 이젠 그만 날 검찰로 넘기라고 하세요.
승하 (복잡한 시선으로 보며) 당신은 김순기씨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석진 (버럭) 내가 죽였다구요!
승하 (복잡한 시선) 절망하지 마십시오. 당신 친구가 당신을 구할 거니까요.
석진 (굳어지며) 무슨 소립니까?
승하 (어쩐지 허한 눈빛으로) 당신 친구는 오이디푸스의 의무를 다 할 겁니다.
석진 (혼란스럽게 보는)...
승하 그리고 난...당신친구를 도와 이 사건을 마무리할 겁니다.
씬20 달리는 오수차 안(낮)
오수, 고통스럽고 처참한 심정을 참으려고 입을 꽉 다물고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다.
씬21 희수 사무실(낮)
희수 (불안한 눈빛으로 서성이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보면 오수다. 반갑게
받는) 어, 나야.
오수 (F)...밥은 먹었어, 형?
희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싱겁긴. 지금 11시야.
씬22 공원 한 곳(낮)
오수 (미안함과 참담한 심정으로)...그런가?..갑자기 형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
<화면 분할>
희수 (훗 웃곤 동생한테 미안한 마음으로)..힘들지? 석진이하고 순기 일..
너한테 힘들 거라는 거 알아.
오수 (울고 싶은 심정이다)
희수 (정말 궁금한 건 따로 있다) 그나저나 석진이한테 혐의가 짙다면서?
사물함에서 뭘 찾았다고 들은 것 같은데..
오수 (괴로운 심정으로) 살인혐의는...벗게 될 거야.
희수 (확 긴장하며)...그럴 만한 증거라도 나온 거야?
오수 ...미안해, 형.
희수 (의아한)..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해?
오수 ...생각해보니까 난 형한테 잘한 게 하나도 없어. 맨날 문제만 일으켰지.
희수 그렇지 않아. 넌 나한테 항상 좋은 동생이었어. 그나저나 석진이가
살인혐의를 벗게 될 거란 건 무슨 소리야?
<화면 오수에게 온다>
-오수, 참담한 심정으로 대답 못하고 있다가 앞을 보면 나희가 불안한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다.
오수 (복잡한 심정으로 나희를 보며)..나중에 전화할게, 형. (끊고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나희를 갈등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씬23 경찰서 한 곳(낮)
승하, 걸어 나오는데 택배직원이 택배상자를 들고 두리번거리며
들어온다. 예의 그 무표정한 얼굴로 택배직원과 스치며 지나가는
승하,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돌아본다. 승하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다.
다시 맘을 굳게 잡고 앞을 보고 걸어가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승하 (확인하곤 급히 받는다) 오승합니다.
유간호사(F) 승희씨가 의식을 잃고 쓰려졌어요.
승하 (놀라 굳어서)...뭐라구요? 지금 곧 가겠습니다. (끊고는 제 정신이 아닌 듯
허둥지둥 밖으로 뛰어나간다)
씬24 공원(낮)
오수 (복잡한 심정으로 말이 떨어지지 않는 듯 서 있다)
나희 (불안한 눈빛으로 살피며)...할 말이 뭔지 말씀해 보세요, 도련님.
오수 (참담한 심정으로)...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나희 (불길한 예감으로 바라보는)
오수 ...석진인 스스로 살인자가 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나희 (놀라서) 그게..무슨 말이에요?
오수 석진인 형수님을 보호하려고 거짓진술을 하고 있는 겁니다.
나희 (창백해진다)
오수 그날 밤 형수님이 석진이와 함께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밝혀주신다면
석진인...살인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나희 (얼어붙은 채 바라본다)
오수 (괴로움을 참으며 슬픈 눈으로)..형수님이 진술을 하게 되면..우리 형이
겪어야 하는 고통과 형수님이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석진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형수님밖에 없습니다.
나희 (말문이 막힌 채 보는)...
오수 ...힘드시겠지만...진술을 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나희 (극심한 갈등으로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씬25 달리는 오수차 안(낮)
형이 곧 알게 될 충격을 생각하니 괴로운 심정을 추스르지 못해
시선이 이러 저리 흔들린다. 핸드폰이 온다.
오수 (받으며)...어.
민재 (F, 긴장한) 택배가 왔어.
오수 (굳어진다)...!
씬26 강력5팀 안(낮)
오수, 허둥대며 다급하게 택배상자 속 빨간 봉투를 연다.
희수수하 남자의 사진(17회 씬23)이 나온다.
오수 (충혈 된 눈으로 사진을 집어서 들여다본다)
반 누군지 알아?
오수 ..모르는 사람입니다.
민재 (사진 들여다보면서) 여기 주차장 같은데?
재민 (사진 속 날짜를 보며 긴장해서) 사진을 찍은 날짜와 시간이 김순기가
살해된 날과 일치해요.
-오수, 허둥대며 다른 빨간 봉투 하나를 열어본다. 그 안에서
편지가 한 장 나온다.
오수 (굳은 얼굴로 편지를 보며 중얼거린다) 신은 운명을 예정하지만 당신은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민재 이건 조동섭 편지에..
오수 (긴장한 채로 다시 사진을 들여다보며 O.L.) 이자를 찾아야 합니다. 이자가
순기사건에 중요한 단서를 쥐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반 (다급하게) 나석진 오피스텔 주차장 CCTV보관하고 있지?
재민 ..네.
반 이 남자 CCTV에 찍혔는지 확인해봐.
재민 알겠습니다. (급하게 나가고)
오수 (혼란스러운 얼굴로 편지를 바라보고 있다)
씬27 희수 사무실(오후)
희수 (긴장된 얼굴로 수하남자에게 전화를 하고 있다) 만일을 대비해서
당분간 피해있어요. (끊고는 불안한 시선으로)...
씬28 요양원 병실(오후)
승희, 잠이든 채 침대에 누워 포도당을 투여 받고 있다.
유간호사가 포도당 수액을 조절하고 있는데 문이 급하게 열리며
승하가 뛰어 들어온다.
승하 (창백한 얼굴로 승희를 본다)..어떻게 된 겁니까?
유간 당수치가 20이하로 떨어져서 의식을 잃었었는데 지금은 조금
올라온 상태예요.
승하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그럼 이젠 괜찮은 겁니까?
유간 기력이 너무 떨어져서 며칠 지켜봐야 돼요.
승하 (승희의 파리한 얼굴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유간 (조심스럽게)..그제..어떤 남자분이 다녀가신 뒤에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졌어요.
승하 (굳어져서)...강오수란 사람입니까?
유간 ..그 분은 아니구요. 중년남자였어요.
승하 (혼란스러운)...
유간 (밖으로 나가고)
승하 (안타깝고 미안한 눈빛으로 잠든 승희를 바라본다).
씬29 강력5팀 안(오후)
오수, 편지를 들여다보며 생각에 빠져있다.
재민 (급하게 오더니) 찾았습니다.
오수 (보면)
재민 CCTV확인하는데 영상판독반 김과장님이 사진에 찍힌 남자를
알아보더라구요.
오수 어떻게?
재민 전직경찰이었는데 비리혐의로 파면 당했다나 봐요.
오수 (O.L.) 현재 직업은?
재민 부유층이나 특권층의 개인적인 일을 해결해주는 해결사로 은근히 정평이
나 있다는 것 같애요.
오수 이름하고 주소는?
재민 여기요.(하며 쪽지를 전달한다)
-오수, 쪽지를 보면 이름은 ‘민이범’ 주소는 강남구 어디쯤 오피스텔로
돼 있다. 오수, 급하게 나가려는데.
재민 (잡으며) 팀장님한테 아직 보고 안 드렸어요.
오수 팀장님껜 내가 이 주소지로 갔다고 말씀드려. (급하게 가고)
씬30 어느 건물 앞(민이범의 오피스텔)(오후)
오수 (안에서 나오면서 핸드폰) 벌써 잠수 탄 거 같애. 핸드폰도 안 받아.
민재 (F) 저기 민이범 애인이 강남에서 술집을 한다는 정보가 있어.
오수 (O.L.) 어딘데?...어...그래. 알았어.
-끊고는 세워놓은 차로 가는데 찰칵하며 사진(오수의 목덜미를
잡는 것 같은 마지막 사진입니다) 찍히는 소리가 들린다.
오수, 순간 뒷덜미가 서늘해지는 느낌으로 휙 돌아보면 행인들 뿐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석연치 않은 기분으로 길을 바라보고 서 있는 오수.
씬31 요양원 병실(오후)
승희가 조용히 눈을 뜨고 보면 승하가 손에 얼굴을 묻고 침대 옆에
앉아있다.
승희 ...언제 왔어?
승하 (반가움에)..정신이 들어, 누나?
승희 (일어나 앉으려는데)
승하 그냥 누워있어.
승희 (힘겹지만 고집스럽게 일어나 앉으며)..괜찮아.
승하 괜찮은 사람이 왜 쓰러져?
승희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인다)
승하 식사 달라고 할까? 어제 오늘 식사도 못했다면서?
승희 배 안 고파.
승하 그래도 먹어야 돼. 달라고 할게. 입맛 없더라도 조금만 먹어.(하며
서둘러 일어서는데)
승희 ...어떻게 견뎠어?
승하 (멈추고 본다)
승희 형도..어머니도 그렇게 보내놓고..어떻게 견딘 거야?
승하 (굳어져서)...!
승희 ..누난 니가 그렇게 힘든 일을 겪은 줄은 몰랐어.
승하 (두려움에 찬) 무슨 소릴..들은 거야?
승희 ..그 분도 널 미워해서 날 찾아온 게 아니야. 널 이해하고 아파하고
있었어.
승하 (흔들리는 눈빛)
승희 (담담한 어투로)..누난 니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쁜 일은 모두
잊어버리고 매일매일 좋은 일만 생각하면서...살았으면 좋겠어.
승하 (말문이 막힌 채 바라본다)
승히 (애써 미소를 지으며) 그래 줄 수 있지? 그래줄 거지?
승하 (대답을 못한 채 바라보는)..
씬32 지하철 지옥문 앞(늦은 밤)
늦은 시간 행인이 없는 시간.
지옥문 앞에 서서 사진을 응시하고 있는 승하, 처연하고 슬픈 눈빛이다.
생각하는 사람 조각을 바라보는 승하.
승하 (슬픈 눈빛으로 중얼거린다)...지옥문 앞에 서 있는 건..누구지?
-승하, 스스로에게 보내듯 조소를 날리는데..누군가 앞에 와 선다.
승하, 흠칫해서 보면 영철이 자신을 바라보고 서 있다.
승하 ...형.
영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어..태성아.
승하 (서글픈 미소로 회답한다)
씬33 공원(늦은 밤)
승하와 영철.
영철 (평소와 다르게 들뜬 사람처럼) 이..이젠..거의 다 끝나가고 있어...니..
말대로..우..우리가..모든 걸 제..자리에 돌려놓는 거야.
승하 (들뜬 영철의 모습을 바라보는 심정이 혼란스럽고 복잡하다)
영철 (기묘한 미소를 지으며) 태..훈이도..기..기뻐할 거야. 정..정의가
승..승리하고 있어.
승하 (가슴이 턱 막히듯 본다)
영철 (빙글거리며) 너..넌 정말..대..대단해, 태성아.
승하 (울 것 같은 눈으로 바라본다)
영철 ..너..너도 기쁘지? 그치?
승하 ..형.
영철 ..어.
승하 (슬픈 미소로)..형은 정말 잘해냈어.
영철 (칭찬 받는 것 같아서 아이처럼 웃어 보인다)
승하 이젠..형이 할 일은 끝났어.
영철 (무슨 소린가해서 본다)
승하 (미안하고 서글픈 미소로) 한국을 떠나, 형.
영철 (어리둥절해서 본다)
승하 그래서 형이 쓰고 싶어 하던 소설을 써. 자연 속에서 소설 쓰는 게 형
꿈이라고 했잖아? 형이 호주로 떠날 수 있도록 준비는 내가(하는데)
영철 (손을 휘저으며 O.L.) 아..아직은 아..아니야.
승하 (움찔해서 보면)
영철 (미소를 짓는 눈빛에 광기가 어리며) 끄..끝까지..지켜..볼 거야.
오..오수를...끝까지..지켜..볼 거야, 난.
승하 (당황스럽게 바라본다)
영철 (무서워지는 눈빛) 그..그 자식은 자..자기가..뭘..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아주
나쁜 놈이니까.
승하 (가슴이 막혀 할 말을 잃고 바라본다)...
씬34 승하 거실(늦은 밤)
영철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듯 혼란스러운 얼굴로 소파에 멍하니
앉아있는 승하...
<플래시 컷>
--영철 (미소를 짓는 눈빛에 광기가 어리며) 끄..끝까지..지켜..볼 거야.
오..오수를...끝까지..지켜..볼 거야, 난.
승하 (충격어린 눈빛으로 멍하니)..
씬35 해인 방(늦은 밤)
해인, 혼자 앉아 간곡한 마음으로 기도하듯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있다.
해인 저에게..힘을 주세요. 그 사람을 도울 수 있는..힘을 주세요. (그 순간)
<플래시 컷>
--얻어터진 순기의 얼굴을 닦아주는 희수의 손(16회 씬89)
--순기 “사실을 알려드리려고 한 거예요” (16회 씬89)
--희수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내밀며) 그래서 많이 생각했어.
--바닥으로 떨어지는 담배꽁초. 그리고 바닥으로 쿵 떨어지는 순기의
얼굴.
--희수 참 많이 생각했어(순기보며) 그래서 결론을 내렸어. (하곤 라이터
불을 켜서 순기 담배에 불을 붙여주려는 듯 내민다)
-눈을 뜨는 해인, 무서운 것을 본 사람처럼 얼음처럼 굳어있다.
씬36 희수 방(늦은 밤)
희수 (불안하게 서성이며 핸드폰을 하고 있다) 집사람한테 아직 연락 없었어요?
..핸드폰도 받질 않아요. 네, 어머님. 너무 걱정 마세요. 친구들 만나느라
좀 늦는 모양입니다. 오는 대로 연락드릴게요. (끊고는 무언가 불길한
예감에 미치겠는 심정으로 )
씬37 경찰서 로비(늦은 밤)
복잡한 눈빛, 상기된 얼굴로 급하게 걸어 들어오는 오수. 핸드폰이 울린다.
오수 (보면 해인이다, 받으며) 납니다.
해인 (F) 손수건에 남아있던 다른 잔상을 본 것 같아요.
오수 어떤 겁니까?
<화면분할>
해인 한 남자가 강형사님 친구분한테 담배를 권했어요.
오수 (확 긴장해서) 그 사람..얼굴 기억합니까?
해인 ..네.
<화면 오수에게>
오수 내일 도서관으로 갈게요. (끊고는 서둘러 간다)
씬38 강력5팀 안(늦은 밤)
오수,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핼쑥한 얼굴의 나희가 처연한 얼굴로
앉아있다. 반팀장과 민재, 재민은 영문을 모르겠는 표정으로 보고 있다.
오수 (원했던 일이지만 나희를 보니 심장이 내려앉는다)...
나희 (오수를 보더니 일어선다)
오수 (다가와서 착잡한 마음으로)...고맙습니다,..형수님.
-형수님이란 말에 반팀장과 민재, 재민이 뜨악해서 본다.
나희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씬39 진술 녹화실 안(늦은 밤)
나희가 반팀장과 민재 앞에 앉아서 진술을 하고 있고 오수는 유리문
밖에서 참담한 심정으로 듣고 있다.
반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오수와의 관계로 인해 마음이 편치 않은 채)
사건이 있던 날 최나희씨는 나석진씨와 새벽3시정도까지 함께 있었다는
겁니까?
나희 ...네.
씬40 진술 녹화실 유리문 안(늦은 밤)
오수, 참담한 심정으로 입을 꽉 다문 채 바라보고 있다. 그 위로.
나희 (E) 제가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반 (E) 그럴만한 이유라도 있었습니까?
나희 (E) 그날 밤 어떤 남자가 사진을 집으로 갖고 왔어요.
오수 (긴장해서 본다)
씬41 진술 녹화실 안(늦은 밤)
반 직접 전달받으셨다는 겁니까?
나희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분이 받으셨어요.
반 어떤 사진입니까?
나희 (괴로운 심정으로) 석진씨와 제가 함께 있는 사진이에요.
반 누가 보냈는지 짐작 가는 사람이 있습니까?
나희 석진씨도 나도 김순기씨가 보냈다고 생각했어요.
씬42 진술 녹화실 유리문 안(늦은 밤)
오수 (참담한 심정으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는 위로)
반 (E) 김순기가 두 분의 관계를 알고 계속 협박을 해 왔단 얘깁니까?
나희 (E)...네.
오수 (괴로운 심정으로 눈을 감아버린다)
씬43 진술 녹화실 안(늦은 밤)
나희 (처연한 눈으로 간곡하게) 하지만 나석진씬 그 시간에 저하고 함께
있었어요. 절대 그 사람을 살해하지 않았습니다.
씬44 경찰서 현관 앞(이른 아침)
복잡한 심정으로 서 있는 오수, 시선을 돌려보면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담담한 표정의 나희가 걸어 나오고 있다.
오수 (기다려준다)
나희 (멈추고 오수를 봤다가..시선을 돌리며)...미안해요.
오수 (뭐라고 말을 하고 싶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데)
나희 (더 이상 할 말을 못 찾고 보다가 힘없이 걸어 나간다)
오수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본다. 그 위로)
해인 (E) 희망은 있어요.
<플래시 컷-16회 씬47>
해인 이 카드에 있는 밤하늘의 별이 희망을 의미해요. 하지만 두 눈이
가려져 있어서 스스로 별을 찾을 수는 없어요.
오수 (이런 뜻이었던 건가..참담한 심정으로 나희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씬45 희수 사무실(아침)
희수 (굳은 표정으로 흥분해서 전화를 받고 있다) 당신 도대체 거기 어디야?
밤새 어디에 있던 거야?
나희 (F)..경찰서에 있었어요.
희수 (확 굳어져서) 경찰서엔 왜? 당신이 뭐 때문에 경찰서엘 가? 뭐 땜에?!
나희 (F)..당신한테 할 말이 있어요.
희수 (배신감에 싸늘하게 굳어져서) 나중에 해. 지금은 당신 만나고 싶은
기분 아니야. (확 끊고는 싸늘하게 굳어져서 이를 꽉 문다)
씬46 경찰서 내 면담실(낮)
담담한 표정의 승하와 석진.
석진 (창백해져서) 그게 무슨 말이에요?
승하 (담담하게) 김순기씨 사망추정시간에 나석진씨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최나희씨가 진술했습니다.
석진 (멍해지는)..
승하 살인혐의를 벗을 가능성은 높아졌습니다. 이제 남은 건 폭행교사를
인정하는 문젭니다.
석진 (O.L.) 사실이 아닙니다.
승하 (본다)
석진 (나희에 대한 걱정으로) 그 사람이 한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 사람은 나하고 같이 있지 않았어요.
승하 (복잡한 심정으로 보며)..최나희씨를 지켜주고 싶은 겁니까?
석진 (흐린 눈으로 본다)
승하 하지만 최나희씨 역시 당신을 위해 용기를 낸 겁니다.
석진 (물기가 어린다)
승하 (혼란스러운 눈빛으로)..그러니까 당신은 최선을 다해(하다 말을 멈춘다)
<플래시 컷>
해인 아무리 괴롭고 힘들더라도 터널 속에서..어둠 속에서 그만 나와야 해요.
있는 힘껏..최선을 다해서 걸어 나와야 해요.
승하 (혼란스럽게 멍해지는 시선)
석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본다)
승하 (당황스러운 듯 얼른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려 애쓰며) 이제..남은 건
폭행교사 문젭니다.
씬47 희수 사무실(낮)
희수, 불안한 기분을 애써 누르며 서 있는데 오수가 들어선다.
오수 (형의 뒷모습을 착잡하게 바라본다)
희수 ....
오수 ..형.
희수 (돌아보며 담담하려고 애쓰며) 집사람이 경찰에 갔다고 하던데..
무슨 일로 간 거야?
오수 (선뜻 말이 나오지 않는데)
희수 괜찮으니까 말해.
오수 (힘들게)...석진이 알리바이를 증언하기 위해서 왔어.
희수 (싸늘하게 굳어져서 보며)..그걸 왜 집사람이 증언을 해?
오수 (어렵고 아프다)...그날 밤 석진이하고 같이 있었던 사람이..형수님이야.
희수 (냉담한)..그래서?
오수 (희수의 태도에 의아해서 본다)
희수 그래서 증언을 했다는 거야?
오수 ...내가 형수님한테 부탁했어. 증언해 달라구.
희수 (확 굳어지고)
오수 ...석진이 혐의를 벗기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었어. 미안해 형.(하는 순간)
희수 (오수의 뺨을 후려친다)
오수 (놀라서 보면)
희수 (부들부들 떨며 이성을 잃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나한테 말
한마디 없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오수 (참담하게 보는)
동현 (들어오다가 두 사람 모습에 굳어 멈춰 선다)
희수 (이성을 잃은 듯 오수의 멱살을 잡아 쥐며 충혈 된 눈빛으로) 최소한
나한테 얘긴 했어야했어! 내가 어떻게 되든 넌 상관없는 거야? 내 생각은
조금도 안 한 거냐구?!
동현 (낮지만 무섭게) 뭐 하는 짓들이야?!
희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멱살을 놓는다)
오수 (뒤로 주춤 물러서며 아프게 형을 바라본다)
동현 (희수를 보며 화가 난) 무슨 일이야?
희수 (대답을 못하고 감정을 추스르려고 뒤로 돌아선다)
동현 (대답을 들으려는 듯 오수를 본다)
오수 ..죄송합니다.
동현 이유가 뭐야?
오수 (대답 못하고 희수를 보며)..미안해, 형. (동현에게) 죄송합니다, 아버지.
(하곤 돌아서 나간다)
동현 (불길한 일이 생겼음을 직감하듯 희수의 등을 바라본다)
희수 (극도로 불안한 시선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씬48 진술 녹화실 안(낮)
승하와 석진이 반팀장과 민재 맞은편에 앉아있다.
승하 (예의 그 담담한 얼굴로) 김순기씨 사망시간은 열시 삼십분에서
열두시 사입니다. 현장에서 나석진씨 집까지 아무리 빨리 온다 해도 40분이
소요됩니다. 나석진씨가 집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반 (보는)..
승하 집에 돌아온 뒤에 다시 나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없다는 건
최나희씨의 증언으로 확인됐다고 봅니다.
반 나석진씨가 직접 범행을 하지 않았다는 건 밝혀진 셈이지만 아직
살인교사 혐의가 남아 있습니다.
석진 (처참한 기분으로 본다)
반 김순기씨의 폭행정도는 단순히 겁을 주기위한 행위를 벗어난 상탭니다.
승하 김순기씨는 독살됐습니다.
반 나석진씨가 견종철한테 지시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석진 그렇지 않습니다.
반 (약병을 앞에 꺼내놓으며) 나석진씨 사물함에서 발견한 청산염캡슐이
들어있던 약병입니다. 여기에 나석진씨 지문이 있었습니다.
석진 (당황해서) 영양제를 넣고 다녔던 겁니다. 사물함 가방에 넣어뒀던 거구요.
반 그건 납득할 만한 이유가 못됩니다.
승하 만약 견종철한테 독살을 지시했다면 당연히 견종철이 갖고 있어야
맞습니다. 또 그렇게 중요한 증거물을 자기 사물함에 보관하고 있었다는
건 오히려 누군가 제 의뢰인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한 행위였다는 걸
증명하고 있는 거구요.
반 (동의는 하면서도) 보강수사를 통해 사실이 밝혀질 겁니다.
승하 (흔들림 없이 바라본다)
씬49 동현의 거실(낮)
민재가 도우미 여자에게 희수수하 남자 사진을 보여준다.
민재 잘 보세요. 이 사람이 맞나요?
여자 (들여다보며)...예. 맞아요. 이 사람이에요.
민재 (긴장하는)
씬50 희수 사무실(낮)
희수 (긴장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고 있다)..경찰이 뭘 묻고 갔습니까?
(굳어지며)...그래서요?...알았어요. (끊는)
-자신에게 다가올 일에 대한 불안으로 굳은 채..
희수 (중얼거린다) 괜찮아...아무 일 없어. 괜찮아.
씬51 도서관 자료실 한 곳(낮)
착잡한 마음으로 다가와서 보면 해인이 창밖을 보며 생각에 빠져있다.
오수, 해인을 가만히 바라본다. 해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듯
오수의 눈에 편안함이 잠시 스치는데 해인이 돌아본다.
오수, 흐린 미소를 지어보이면 해인도 회답하듯 흐린 미소를 지어 보인다.
씬52 도서관 한 곳(낮)
오수와 해인.
오수 (해인의 얘길 들은 뒤인 듯) 담배를 권하면서 뭐라고 했습니까?
해인 그래서 많이 생각했어....
<플래시 컷>
--희수 참 많이 생각했어. (순기보며) 그래서 결론을 내렸어. (하곤 라이터 불을
켜서 순기 담배에 불을 붙여주려는 듯 내민다)
해인 그러면서 담배에 불을 붙여줬어요.
오수 (굳은 채로) 그 사람..얼굴에 특징은요?
해인 글쎄요...착하게 생겼어요.
오수 (의아해서 본다)
해인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정말 착하게 생겼어요. 양복을 입었고
머리는 뒤로 넘겼어요. 근데...어디서 본 것 같은데..생각이 잘 나질
않아요.
오수 잘 생각해 봐요. 그 사람이 순기를 죽인 범인이에요.
해인 (생각해보지만 떠오르지 않는다)
오수 그 놈만 잡으면 석진인 살인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고
배후조종자에 대한 증거도 확보할 수 있을지 몰라요.
해인 (그 말에 움찔하듯 본다)
오수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생각이 나면 나한테 알려줘요.
해인 ...네.
오수 가 볼게요. (하고 돌아서는데)
해인 강형사님.
오수 (멈추고 보면)
해인 (복잡한 시선으로) 강형사님은 정태성이 누군지...알고 계신가요?
오수 (멈칫해서 본다)
해인 (오수의 표정에서 알고 있다는 걸 직감하듯)...그러신가요?
오수 ...증거도 확인할 방법도 없지만...확신은 있습니다.
해인 (착잡한) 저도...그 사람이 누군지 짐작하고 있어요.
오수 (굳어져서 본다)
해인 ..하지만 강형사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릴 수가 없었어요.
그 사람이 너무 가슴 아파서..말씀드릴 수가 없었어요.
오수 (철렁하듯 바라본다)
해인 (슬픈 눈으로) 난..그 사람이 겪었을 시간을 생각하면..어둠 속에 갇혀
있는 그 사람을 생각하면..너무 가슴이 아파요.
오수 (얼어붙어 서 있다)...
해인 그 사람을 막고 싶은데...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가 어떻게
해야..그 사람을 막을 수 있는지..그걸 모르겠어요.
오수 (해인의 마음을 보게 된 것 같아 복잡한 심정으로 아프게 바라본다)
해인 ..강형사님은 그 사람을 원망하시나요?
오수 (흐린 미소로) 잘 모르겠어요. 그 사람한테..자꾸 내가 보여서
용서를 빌 수도 미워할 수도 없어요.
해인 (말문이 막혀서 본다)
오수 (쓸쓸한 미소로)...너무 아파하지 마요, 해인씨. 그건...내가 싫습니다.
(하더니 돌아서서 간다)
해인 (오수의 마음이 느껴져 아프게 바라본다)..
씬53 강력5팀 안(오후)
민재 (반팀장에게) 민이범 명의로 된 핸드폰이 하나도 없어서 통화
내역 조회가 어려워요.
반 (생각에 빠져서)...아무래도 맘에 걸려.
민재 뭐가요?
반 (대답대신) 강형사는?
민재 (오수가 맘에 걸려서)..모르겠어요. 지금 강선배 마음이 어디 마음이겠어요?
반 (끄덕이는데)
재민 (헐레벌떡 신나서 들어오며) 팀장님!!
민재 호들갑은.
재민 (신나서) 공중전화에서 김영철의 지문을 드디어 찾아냈습니다! 황대필
진술도 있으니까 압수수색영장(하는데)
반 (말 자르며) 당장 신청해!
씬54 납골당 앞(오후)
순기의 사진이 들어있는 초라한 납골당 앞에 서서 슬픈 눈으로
사진 속 순기를 들여다보고 있는 오수.
오수 ...미안하다..정말 미안하다 순기야.
씬55 어느 술 집 안(밤)
혼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오수. 순기의 일, 그리고 형수의 문제..
승하에 대한 해인의 마음을 보게 된 것까지 너무도 힘들고 괴로운 오수다.
오수 (술잔을 비우고는 다시 채우면서)..후..(숨을 내쉬곤 다시 술잔을
비운다. 다시 채우고 또 잔을 비운다)
씬56 희수 사무실(밤)
희수, 끝까지 아내가 자신을 배신한 것 같아 참담한 심정으로
나희를 바라보고 있다.
나희 (시선을 마주치지 못한 채 처연한 눈빛으로) 당신한테..할 말이
없어요. 너무..미안해요.
희수 (싸늘한 눈길로 바라보며) 나한테 상처를 주면서까지 석진일 보호하고
싶었어?
나희 (물기어린 눈으로 본다)
희수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으며)...그래도 난, 당신을 믿었어. 결국엔
날 선택할 거라고...믿었어.
나희 (의아해지며)...알고 있었던 거예요?
희수 (조소를 머금으며)...내가 어떻게 알 수 있었겠어. 누구보다 믿고 신뢰하던
사람과 내 아내가 연인이란 걸...내가 어떻게 짐작할 수 있었겠어?
나희 (말문이 막혀서 바라본다)
희수 (애써 담담함을 유지하며) 아버지도 집에 계시고..당분간은 떨어져
있는 게 좋겠어. 처갓집에 있는 건 불편할 테니까 따로 집을 구해줄게.
나희 (아픈 마음으로)..애쓸 거 없어요. 당신이 아무리 착한 사람이래도
용서가 안 될 거예요. 부모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고(하는데)
희수 (O.L.) 그럴 거 없어!
나희 (보면)
희수 (단호한) 용서가 되든 안 되든 난 당신하고 이혼할 생각 없어!
나희 (굳어서 본다)
희수 스위트 룸 비워두라고 했어. 집구해질 때까지 거기서 지내. (등을 보이고
돌아선다)
나희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씬57 승하 사무실 안(밤)
승하,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두 눈엔 슬픔이 담겨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보면 오수다. 승하, 복잡한 시선으로 보는..
씬58 한강둔치/또는 공원(밤)
승하가 걸어와서 보면 오수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서성이고 있다.
승하 (다가와 선다)
오수 (흐린 눈으로 본다)
승하 ..무슨 일입니까?
오수 (슬픈 눈으로)..이젠..만족합니까?
승하 (보면)
오수 모든 게..당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으니까...만족이 됩니까?
승하 (쓰게 웃으며) 취하신 것 같군요.
오수 ...참 이상합니다.
승하 (보면)
오수 (슬픈 눈으로) 당신을 보면..정말 용서를 빌고 싶은데 그럴 때마다
죽은 사람들 얼굴이 떠오릅니다. 당신을 정말..미워하고 싶은데..태훈이
얼굴이 떠오르고 당신 어머니..생각이 납니다.
승하 (굳어서 본다)
오수 (허하게 웃으며) 어이없게도..당신을 보면 내가 보입니다.
승하 (턱 막히듯 본다)
오수 더 이상 물러설 곳도 돌아갈 곳도 없는 내가..당신한테 보입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통쾌하고 기쁘기만 합니까?
승하 (혼란스러운 눈빛에 애써 냉정함을 유지하며)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군요.
오수 (보면)
승하 정당한 방법으로 배후조종자를 잡겠다던 의지는 사라지고 이젠
진실을 찾는 것이 두려운 모양이죠?
오수 ...난 당신을 잡을 겁니다. 다만...당신을 잡는 것이..이젠 기쁘지
않을 뿐입니다.
승하 (움찔하듯 본다)
오수 (흐린 눈으로 보며)...당신이 말하는 진실의 끝에 뭐가 날 기다리는지...
내 눈으로 확인할 겁니다.
승하 (복잡한 눈빛, 냉정한 말투)...다행이군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서.
오수 (처연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돌아서서 간다)
-비틀거리며 가고 있는 오수를 혼란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승하.
씬59 승하 거실(밤)
승하, 꽉 다문 입..흔들리는 시선으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승하 ..멈출 수가 없어. 이젠..멈출 수가 없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승하의 물기어린 두 눈은 극심한 혼란과
갈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씬60 강력5팀 안(밤)
오수 (들어온다)
민재 (살피며) 술 마셨어?
오수 ..조금. 민이범애인 소재파악 됐어?
민재 아직. 근데 민이범을 봤다는 사람이 있어.
오수 누구?
민재 그 몇 달 전까지 룸싸롱에 있었던 아가씬데 사건당일 날 민이범을
김포공항에서 봤대.
오수 김포공항?
민재 어.
오수 출국자 명단에 민이범은 없구?
민재 방금 입수한 정보라서 출국자 명단은 방금 신청했어.
오수 (끄덕이면서 자리에 앉다가 어떤 생각이 머리를 스치듯 긴장한다)
나희 (E) 희수씨가 묵고 있는 제주도 호텔이 어딘지..알고 싶어서요.
오수 (불안한 눈빛)
<플래시 컷>
--해인 사실을 알려드리려고 한 거예요..그렇게 말했어요.
<플래시 컷>
--해인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정말 착하게 생겼어요. 양복을 입었고
머리는 뒤로 넘겼어요.
<플래시 컷>
희수 (이성을 잃은 듯 오수의 멱살을 잡아 쥐며 충혈 된 눈빛으로) 내가 어떻게
되든 넌 상관없는 거야? 내 생각은 조금도 안 한 거냐구?!
오수 (두려운 눈빛으로 중얼거린다)...묻지 않았어. 형수가 왜 석진이랑 있었는지.. 묻지 않았어.
민재 (의아해서) 뭐라고?
오수 (정지된 듯한 얼굴 그러다 자신의 생각에 무서워져서 부정하려는 듯 고개를
가로젓는다)
민재 (살피듯 보는)...왜 그래?
오수 (하지만 자꾸만 엄습해 오는 불길한 예감에 굳어져서)...
씬61 동현 거실(밤)
굳은 표정의 동현과 막 들어온 차림의 희수가 앉아있다.
동현 (예의 그 냉정한 태도로) 니 판단이 옳아. 당분간 이혼은 안 돼.
희수 (보는)
동현 이 일이 밖으로 알려지면 집안 체면이 한순간에 떨어져.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기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니까.
희수 ....
동현 어떻게든 밖으로 새지 않도록 지시는 해 뒀다만 사람들 입이란 건 믿을
수 없는 거구. 당분간 니 처 데리고 해외에 나가있어. 그래야
잠잠해져.
희수 ...아버지가 하셨던 것처럼요?
동현 (본다)
희수 (원망어린 눈빛으로) 15년 가까이 어머니와 떨어져 지내면서도
이혼은 안 해주셨잖아요.
동현 (굳어서 본다)
희수 오수하고 저 두 분 모습 지켜보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었습니다.
동현 (굳어진 채) 난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했어.
희수 아버진 언제나 일이 터지면 수습을 해 주셨죠. 한 번도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어떤 마음일지 보단 수습이 우선이셨어요. 오늘처럼요.
동현 (아픈 느낌으로) 못난 놈.
희수 (체념한 시선)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전 아버질 많이
닮아버렸으니까요.
동현 (움찔해서 본다)
희수 일어나겠습니다. (일어나서 자기 방으로)
동현 (복잡한 심정으로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씬62 희수 방(밤)
희수, 안으로 들어와 아내가 없는 방을 둘러본다. 안에서 치밀어 오르는
얽힌 감정으로 서 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희수 (받으며) 네.
오수 (F)..나야.
희수 ..어. 낮엔 미안했다. 괜히 너한테 화풀이를 했어.
씬63 강력5팀 복도(밤)
오수 (불안한 눈빛으로)...아냐. 형...혹시 형수와 석진이 관계 알고 있었어?
<화면분할>
희수 (싸늘해지며)...아니.
오수 근데 왜 나한테 아무것도 묻지 않았어?
희수 (당황스러움을 감추려 애쓰며) 니 입으로 말했잖아. 그 사람이 석진이
하고 같이 있었다구.
오수 그 말로...모든 걸 짐작했다는 거야?
희수 (조여 오는 듯한 기분으로) 집사람은 그날 친정에 있었다고 했었어.
나한테 그런 거짓말까지 하면서 석진이와 함께 있어야 할 이유, 뻔한
거 아냐?
오수 ...어. 저기..사건이 있던 날 형은 제주도에 있었다고 했지?
희수 (점점 더 긴장이 되어 지며) 어.
오수 몇 시 비행기로 갔던 거야?
희수 (극도의 긴장, 불안)...세시 반이었을 거야. 오는 건 다음날 오후 비행기
였구.
오수 (안심이 되면서도 남아있는 불안)..그래.
희수 (불안한 채) 나한테 이런 걸 묻는 이유가 뭐야? 혹시 내가 용의선상에
오르기라도 한 거야?
오수 그런 거 아냐. 형수님이 증언을 했기 때문에 형도 참고인 차원에서
의례적으로 하는 질문이야.
희수 ...그래.
<화면 오수한테 오며>
오수 맘에 둘 거 없어....형은 괜찮아?...미안해, 형. (끊고도 뭔가 마음에 걸리듯)
씬64 희수 방(밤)
희수, 끊어진 핸드폰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불길한 예감이
엄습한다.
씬65 승하 사무실(아침)
승하,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광두가 기다리고 서 있다.
승하 (순간 움찔하듯 멈춰 선다)
광두 (돌아보는 눈빛에 복잡함이 스민다)
승하 (예의 그 담담한 표정으로) 삼일 만에 뵙는 것 같군요.
광두 ...죄송합니다.
승하 (자리로 가며) 집안일은 잘 해결하셨나요?
광두 ...아직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승하 ..그래요.
광두 (아프게 보며) 누님을 찾아갔었습니다.
승하 (이미 알고 있는 듯 차분한) 역시 사무장님이셨군요?
광두 ...네.
승하 사무장님이 다녀가신 뒤로 누나 건강이 악화됐습니다.
광두 (굳어진다)
승하 앞으론 문제가 있다면 저한테 직접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광두 ...생각해 봤습니다.
승하 (본다)
광두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요.
승하 (굳어져서 보며) 무슨 말씀이십니까?
광두 ...그 많은 일들을 혼자 견뎠을 열여섯 소년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가슴이 아팠어요.
승하 (움찔하듯 본다)
광두 내가 그 소년을 그때 한번만이라도 돌아봤다면..그랬더라면
좋았을 거라고..후회도 많이 했구요.
승하 (감정을 누르며 바라본다)
광두 하지만 당신이 선택한 방법은 옳지 않아요. 세상이 당신한테 공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당신 스스로에 대한 공정함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승하 (있는 힘껏 담담함을 유지하며 바라본다)
광두 (담담한 어투로 자기 할 말만 전하는) 그렇지만 난 변호사님 옆에 있을
겁니다. 변호사님이 나가라고 해도 계속 이 자리에 있을 생각입니다.
승하 (보는)..
광두 그 소년에게 너무 미안해서라도...여기에 있을 겁니다. 언제든지
그 소년이 날 필요하면 찾을 수 있도록...여기에 있을 겁니다.
승하 (가슴이 막히듯 말을 잃고 바라본다)
광두 (가만히 응시하다 밖으로 나간다)
승하 (굳어선 채)....
씬66 달리는 동현차 안(낮)
동현 (핸드폰을 받고 있다) 자네가 어쩐 일이야?
견 (F) 의원님께 인사는 하고 떠나야 할 것 같아서요.
동현 난 벌써 한국에 없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화면분할>
견 (멈춰진 차안) 오늘 밤배로 중국으로 갑니다.
동현 잘 다녀오게. (끊으려는데)
견 의원님.
동현 (끊으려는 걸 멈추고)
견 선물을 하나 드리지요.
동현 선물?
견 의원님이 찾으셨던 정태성이란 자가 오승하변호삽니다.
동현 (확 굳어지고)...
견 그 자가 많은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더군요. 그럼 또 뵙겠습니다.
<화면 동현에게 온다>
-창백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끊는 동현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씬67 법정 안(낮)
김정연 마지막 판결이 있는 날.
검사석과 변호인석은 모두 비어있고 판사들만 자리에 앉아있다.
차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김정연은 피의자 석에 앉아있고
그 뒤 방청석에 앉아있는 승하.
방청석엔 용구와 덩치남, 대식모와 대식누나가 있고 용구는 계속 승하를
무섭게 노려보고 앉아있다.
승하, 담담한 표정이지만 눈빛이 서글프다. 그 위로 판사의 판결내용이
들린다.
판사 (E) 피고인을 징역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승하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간다. 용구는 그런
승하를 무섭게 노려본다. 그 위로.
판사 (E) 이 판결 선고전의 구금일수 30일은 위형에 산입한다.
승하 (두 눈이 텅 빈 듯 공허하다)...
씬68 강력5팀 복도(낮)
오수 (서성이면서 제주도 호텔에 전화를 하고 있다) 강희수씨가 호텔에
들어 온 시간이 언젭니까?
여자 (F) 다섯 시에 체크인을 하셨습니다.
오수 (다행이다)..그래요.
여자 (F) 그리고 건강이 안 좋으셔서 내내 방에만 계셨구요.
오수 (움찔하듯)..방에만 있었다구요?
여자 (F)..네.
오수 중간에 누군가 방에 들어가서 강희수를 본 사람은 없었습니까?
룸서비스나 의료진이나.
여자 (F) 모닝콜을 부탁하시고 주무신다고 하셔서 아무도 룸에 가진 않았습니다.
오수 (굳어지며)...그래요...알겠습니다. (끊고는 점점 더 불안해지는 그러다
무슨 생각에선지 급하게 나간다)
씬69 도서관 한 곳(낮)
오수, 창백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는데 해인이 걸어온다.
해인 ...강형사님?
오수 (그제야 정신이 드는 듯)..왔어요.
해인 무슨 일이세요?
오수 (두려운 눈으로 망설이듯 본다)
해인 ..왜 그러세요?
오수 저기...뭘 좀 확인할 게 있는데.
해인 (기다리듯 보면)
오수 (긴장된 표정으로 사진을 꺼내 내 보인다)
해인 (받아서 보면 순기가 갖고 있던 희수와 나희가 찍힌 사진이다. 굳어진다)
오수 (떨리는 심정으로)...해인씨가 봤다는 남자...이 사람은 아니죠?
해인 아는 분이세요?
오수 (대답대신) 아니죠? 그렇죠?
해인 (오수의 태도에 걱정스럽게)...이 사람이 맞아요.
오수 (휘청하듯 얼어붙어서 본다)
해인 (걱정스럽게 보며)..강형사님?
오수 (멍해서)..
해인 (걱정스러운)...어떻게 아시는 분이신데요?
오수 (제 정신이 아닌 듯 O.L.) 확실해요? 정말 확실해요? 다시 한 번 봐요.
이 사람이 맞는지 다시 한 번 봐요.
해인 강형사님?
오수 다시 봐요, 해인씨! 이 사람이 아닐 겁니다. 해인씨가 잔상을 혼동한
겁니다. 충분히 혼동할 수 있어요.
해인 (손을 잡아주며)...진정하세요.
오수 (초점 잃은 눈빛으로 본다)
해인 (말문이 막혀서 걱정스럽게 본다)
오수 ...정말 이 사람을 본 겁니까?
해인 (대답을 못하고 바라본다)
오수 (해인의 표정에서 이미 답을 읽은 듯)...그렇군요.
해인 ...강형사님과 가까운 사람인가요?
오수 (공허한 눈빛으로 허 웃는다)
해인 (그렇구나 싶다)
오수 ...갈게요. (하더니 휘청휘청 걸어간다)
해인 (걱정가득해서 바라본다)
씬70 멈춰진 오수차 안(낮)
오수, 멍한 얼굴에 초점 잃은 두 눈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앉아있다.
<플래시 컷-18회 씬63>
--승하 (서글픈 눈빛으로)...정말 궁금하군요. 당신이 진실을 알게 되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오수, 고통스러운 눈빛으로 허하게 웃더니 두 손에 얼굴을 묻는다.
그러다 고개를 든다. 눈빛이 무섭게 흔들린다.
오수 ...아직 증거는 없어. 증거는...없어.
-그때 오수의 핸드폰이 울린다. 그 소리에도 놀란 듯 보는 오수.
오수 (천천히 핸드폰을 받는다)...어.
재민 (F, 신나서) 김영철 압수수색영장이 나왔습니다!
오수 (생각은 온통 형 문제에 가 있다)...알았어.
씬71 영철의 오피스텔 안(낮)
문을 열고 들어오는 민재와 재민, 그 뒤에 생각에 빠져서 뒤따라
들어오는 오수.
원룸으로 꼼꼼한 영철의 성격답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하지만 어딘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최소한의 가구와 책상, 컴퓨터.
오수의 시선이 벽에 멈춘다. 아무것도 없는 벽에 커다랗게 걸린 사진.
고등학생 태훈과 영철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과하다 싶을 만큼 크게
확대하여 벽에 걸어두었다.
오수, 얼어붙듯 굳어서 사진을 바라본다.
그 사이 민재와 재민은 책상을 뒤지고 있다.
재민 강선배님!
오수 (보면)
재민 (타로카드 세트와 가죽장갑을 들어 보인다)
민재 김영철이 맞는 것 같애.
오수 ...그것만으론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어.
-오수, 서둘러 책상 속을 뒤지는데 빨간색실로 손잡이가 동여매져있는
가위가 나온다. 굳어지는 오수.
<플래시 컷-2회 씬9>
--해인 가위 손잡이 부분이 빨간색 실 같은 걸로 촘촘하게 매져있었거든요.
-오수, 가위를 챙겨놓고 다시 책상 속을 뒤지는데 책상 속에서
낡고 오래된 카메라 한 대가 발견하곤 카메라를 들어서 살펴보는
오수, 카메라 렌즈가 깨져있다. 순간 굳어지는 오수.
문 열리는 소리에 돌아보면 영철이 들어오다가 굳어 서 있다.
오수, 일어서서 보는 순간, 영철이 휙 발길을 돌려 뛰어나간다.
오수 영철아! (따라서 뛰어나간다)
씬72 영철의 오피스텔 앞(오후)
오수가 뛰어나와서 보면 영철이 비상계단을 향해 뛰어 간다.
오수, 영철을 따라 뛴다. 그 뒤로 민재와 재민도 뒤따라 나와
민재는 엘리베이터로 가고 재민은 계단으로 뛰어 간다.
씬73 오피스텔 계단(오후)
영철, 정신없이 계단을 뛰어 내려가면서 뒤를 돌아보면 오수가
비상구 문을 열고 뒤따라온다. 영철, 허둥지둥 계단을 뛰어 내려간다.
오수, 영철을 따라서 계단을 내려간다. 그 뒤로 재민도 뒤따른다.
영철, 뒤를 돌아보며 계단을 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발을 헛딛으며
계단으로 굴러 떨어져 벽에 머리를 찧으며 바닥으로 나뒹군다.
오수 (정지된 듯 놀라서) 영철아! (급하게 뛰어간다)
-영철, 외상은 보이지 않지만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다.
오수 영철아! (뒤따라오는 재민에게 버럭) 구급차 불러! 어서!
재민 (서둘러 핸드폰 번호를 누르고) 급한 환잡니다. 00에 있는 00오피스텔
입니다. 빨리요!
-그러는 사이 오수, 서둘러 영철의 목에 맥박을 살핀다. 맥박이 뛴다.
오수 영철아, 정신 차려. 영철아.
영철 (기절한 채로)
오수 (창백해서 바라보는데서)-엔딩.
.마왕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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