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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꽃 필 무렵 20


 

 (동백)  엄마

 

 아이

 

 (찬걸)  응급으로 신장 이식은 할 수도 없고

 

 투석만 돌려 보고 있는 거예요

 

 이게 유전 질환이라 이식을 하려면

 

 (찬걸)  공여자 유전자 검사도 해 봐야 되고

 

 (용식)  저기그  [착잡한 신음]

 

 어떻게 그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라도 가면 조금...

 

 [찬걸이 혀를 쯧 찬다]

 

 [용식의 한숨]

 

 지금 상태론 이동 못 해요

 

 가는 도중에 일 날 수도 있고

 

 [한숨]

 

 (찬걸)  공여자랑 수혜자 검사도 하고  [휴대전화 진동음]

 

 보존적 치료도 해 보긴 할 건데

 

 사실상 기적이 아닌 이상  힘드시다고 봐야 돼요

 

 (동백)  기적이 어디 있어요?  [용식의 한숨]

 

 제 거지 같은 인생에 그딴 거 없어요

 

 [지현의 한숨]  (찬숙)  죽이고 살리는 거야

 

 하늘이 정하는 건디 뭐어떡햐?

 

 [딸깍거리는 소리가 연신 난다]

 

 [게임 소리가 요란하다]  (필구)  내가 지금 게임할 기분은 아니거든?

 

 위에위에위에

 

 [퍽 치는 소리가 난다]  [필구의 아파하는 신음]

 

 니가 지금 오락이나 헐 때여?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덕순)  너도 넘한테 맞아 보기는 처음이겄지만

 

 나도 넘의 새끼  때려 보기는 처음이라고

 

 진짜로 넘의 새끼 같으면  때리지도 않았지

 

 [덕순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종렬)  제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입니다

 

 근거 없는 추측성 소문으로

 

 한 가정을 괴롭히지 말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기자1)  아내분은 왜 방송에서  초혼이라고 거짓말하신 거예요?

 

 (기자2)  솔직히 아내의 결혼 전력은  모르고 계셨던 거죠?

 

 아이전력은 또 무슨 전력이야?

 

 저기요

 

 그게 무슨 전과라도 돼요?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기자3이 피식 웃는다]

 

 둘이 같이 살기나 했겠지살기나

 

 [의미심장한 음악]

 

 아이제 아내가

 

 그 사람이랑 뭐은행을 털었습니까?

 

 사람을 팼습니까?

 

 [코웃음]

 

 쟤 진짜 웃긴다니까?

 

 뭔 대통령 나갈 것도 아닌데

 

 굳이 온 국민한테 보고를 해야 되고

 

 양해를 구해야 되는 겁니까이게?

 

 (종렬)  아니남편인 내가 알았고

 

 나만 안 속였으면 그걸로 끝

 

 네티즌이나 기자님들이

 

 포청천 짓거리나 할 일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종렬의 한숨]

 

 저 간곡히 부탁 안 드리고요

 

 그냥 경고 하나만 확실히 할게요

 

 신났다고 떠들어 대다가  선처 없는 처벌에 설설 기지 마시고

 

 우리 선들 좀 지킵시다선들

 

 가족 건드리면

 

 선처 없이 싹 다 고소합니다!

 

 [흥미로운 음악]

 

 강종렬이

 

 어른 됐네

 

 (기자3)  기사회생 제시카?

 

 이제 화살은 강종렬에게

 

 (화자)  상미야

 

 이거 좀 봐 봐

 

 진짜  [훌쩍인다]

 

 진짜 미쳤나 봐이 오빠

 

 [제시카가 훌쩍인다]  (화자)  화자 딸이 화자보다 낫네

 

 남자 보는 눈은 낫네

 

 [흐느낀다]

 

 (용식)  필구는 준기네에서 자기로 했고요

 

 가게는 일단 휴업 딱지를 좀...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이 연신 울린다]

 

 얼른 가 보세요바쁘신 거 같은데

 

 (동백)  ?

 

 아이

 

 (용식)  왜 이렇게 전화질을 해 대

 

 이 정도로도 진짜 감사해요

 

 여기까지만 의리로 받을게요

 

 [한숨]

 

 이 와중에 선 그어요?

 

 이럴 땐 기냥 좀  못 이기는 척 좀 하셔요

 

 못 이기는 척  또 기대고 싶을까 봐 그래요

 

 용식 씨가 하도 날  우쭈쭈 해 줘서 그런가

 

 내가 혼자서 털고  일어나는 법을 까먹었어요

 

 (동백)  그러니까 얼른 가 보세요

 

 그래야 내가 또 이를 악물고 살죠

 

 (용식)  아이전화를...

 

 왜요?

 

 나 아니면 뭐수사를 못 해요?

 

 [의미심장한 음악]  뭐요?

 

 아이고거를 왜요?

 

 (형사1)  몰라요

 

 자꾸 아들한테  안경을 가져오라고 하라네?

 

 (형사1)  와서 얘기 좀 해 봐요?

 

 잘 나가다가  갑자기 또 입을 딱 닫았다고

 

 

 

 본인 발이...

 

 (석용)  260 맞고

 

 그거 내가 팔던 작업용 안전화라고

 

 아니근데

 

 피해자들 입에다가  톱밥은 왜 넣는 거예요?

 

 떠들지 말라고

 

 죽어서도 떠들지 말라고  밀봉을 한 거야밀봉을

 

 그럼 목에다?

 

 그런 건 왜 넣은 거예요?

 

 (형사2)  그 노란 거

 

 피해자 목구멍에서 나온 거요

 

 [석용의 한숨]

 

 (형사1)  아유

 

 아니

 

 왜 또 입을 딱 닫으셨을까?

 

 너희들 나 왜 면회 안 시켜 주냐?

 

 ?

 

 내 아들한테 내 안경 좀 가져오라고 혀

 

 내 안경

 

 [화면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형사1)  어휴계속 안경안경만

 

 도무지 불질 않네요?

 

 [형사1이 코를 훌쩍인다]  [형사1의 하품]

 

 안경

 

 기냥 주죠

 

 흥식이보고 가져오라고 했지  누가 너보고 오랴?

 

 (용식)  왜요?

 

 흥식이 불러다  뭐 시킬 일이라도 있어요?

 

 (소장)  김 씨박 씨!  [남자들이 저마다 대답한다]

 

 얼른 타요  [남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흥식아

 

 [차 문이 스르륵 닫힌다]

 

 [멀어지는 자동차 엔진음]

 

 네 사정 알겠는데

 

 그 사정 때문에 다들 껄끄럽지

 

 [어색한 웃음]

 

 이해해요

 

 살인자 아들을 누가 찾겠어유

 

 굶어 죽어야쥬

 

 (재영)  

 

 당연히 대금이야 줘야지

 

 네가 안 와도 어련히 갖다주려고 혔어

 

 (흥식)  

 

 (찬숙)  근데 흥식아

 

 넌 참말로 몰랐냐?

 

 한집서 둘이 살면서?

 

 (귀련)  진짜로 몰랐는지뭐  [아련한 음악]

 

 쪼끔은 알았는지 누가 알어?

 

 (찬숙)  술만 팔았는지

 

 딴것도 쪼끔 팔았는지 알 게 뭐여?

 

 (재영)  흥식아

 

 우리 도덕적으로 살자?

 

 (찬숙)  동백아우리 도덕적으로 살자

 

 ?

 

 

 

 언니안녕하세요

 

 - (찬숙아이고동백이 왔어?  - (귀련동백아어머  [재영이 호응한다]

 

 - (동백안녕하세요  - (재영

 

 (동백)  저 흥식 씨 좀 모셔갈게요  [옅은 웃음]

 

 저도 아직 타일 대금을 못 해서

 

 (동백)  점심때니까

 

 밥이나 먹고 가세요

 

 단골이시니까 제가 그냥  마지막 서비스로...

 

 [당황한 숨소리]

 

 아줌마들한테서

 

 저 구해 주신 거예요?

 

 [한숨]

 

 흥식 씨나 저나  부모님들이 참 속을 썩이네요

 

 [동백이 혀를 쯧 찬다]

 

 (동백)  근데

 

 남들 눈 같은 거

 

 그냥 또 아무것도 아니다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더라고요

 

 저한테 조언해 주시는 거죠?

 

 그냥 아까 흥식 씨가 꼭

 

 저 보는 거 같더라고요

 

 [어두운 음악]

 

 [옅은 한숨]  사장님한텐

 

 그동안 참 감사하고

 

 죄송했어유

 

 근데 마지막으로

 

 저 궁금했던 거 하나만 여쭤봐도 돼유?

 

 (용식)  향미 씨 화장했어요

 

 차라리 화장을 하니까

 

 평온해 보이데요

 

 

 

 !

 

 (석용)  피곤해 죽겠는디

 

 면회는 무슨

 

 사람 몸이

 

 사람 몸이 아니었대요

 

 (용식)  물속에다 사람을

 

 사람이...  [용식의 한숨]

 

 건져 올린 시신 목구멍에서  본드를 3일 동안 긁어냈대유

 

 (형사2)  그 노란 거

 

 피해자 목구멍에서 나온 건 뭔데요?

 

 (용식)  그리고 아저씨

 

 향미 씨 간에서요

 

 플랑크톤이 나왔대요

 

 그게 뭔 말이냐면요

 

 아저씨가 향미 씨 물에 빠트릴 때

 

 살아 있었다고

 

 그래서 뭐?

 

 ?

 

 왜 와서 뭘 지껄이고 있어?

 

 [용식의 한숨]

 

 산 사람을 수장시키고

 

 톱밥도 모자라서 본드까지 쑤셔 넣고

 

 [테이블을 탁 치며]  향미 씨가 뭐 그렇게 잘못했는데!

 

 걔가 그렇게 시끄러워!

 

 그렇게 시끄러우니까  본드로라도 목구녕을 처막아야지!

 

 제 년이 애초에  배달을 왔으니까 뒤졌지!

 

 !

 

 왜 괜히 자기가!

 

 자기가...

 

 [긴장되는 음악]

 

 [한숨]

 

 [동백의 옅은 웃음]

 

 (동백)  뭐가 궁금하셨을까?  [옅은 웃음]

 

 [동백이 레버를 딸깍거린다]

 

 (흥식)  저한텐

 

 왜 항상 서비스를 주셨어유?

 

 (흥식)  그게...

 

 (동백)  흥식 씨

 

 저기밥 먹고 가요

 

 (동백)  흥식 씨끝나면 식사하고 가세요

 

 - (용식그려  - (동백

 

 (동백)  땅콩은 서비스예요단골이시니까

 

 ...  [병따개가 달그락 떨어진다]

 

 [당황한 신음]

 

 [놀라며]  아이고신발이...

 

 (뉴스 속 기자4)  지난해 7 9일 첫 범행 당시  [당황한 웃음]

 

 현장에 소화기를 분사했던 범인은

 

 (동백)  밀가루 쏟은 거 같네

 

 (뉴스 속 기자4)  증거 인멸을 위해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가운데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웃으며]  내가 그랬나?

 

 [긴장되는 음악]  [레버를 연신 딸깍거린다]

 

 (동백)  왜 이러지이거?

 

 [휴대전화 진동음]

 

 [동백의 옅은 웃음]

 

 납품 차가 금방 온대요흥식 씨  [휴대전화를 달칵 내려놓는다]

 

 계란 오면

 

 내가 계란찜도 서비스로  얼른 하나 해 드릴게요

 

 천천히 드세요

 

 [웃음]

 

 난 또

 

 내가 서비스 드린 걸  그렇게 기억하실 줄은

 

 내가 몰랐네

 

 [흥식의 웃음]

 

 (흥식)  제가

 

 (동백)  ?

 

 [코를 훌쩍인다]

 

 '제가 몰랐네'

 

 '내가 몰랐네'가 아니고

 

 

 

 [흥식이 코를 훌쩍인다]

 

 (흥식)  [웃으며]  근데 왜 또 나한테 계란찜을 해 줘요?

 

 내가

 

 [쿨럭거린다]

 

 불쌍하니까?

 

 [흥식이 코를 연신 훌쩍인다]

 

 동네에서 제일 불쌍한 동백이보다도

 

 [수저를 탁 내려놓는다]

 

 내가 더 불쌍하니까?

 

 [쿨럭거린다]

 

 (용식)  안경집 열어 봐요

 

 [용식의 의아한 신음]

 

 이게 뭔...

 

 [어두운 음악]

 

 (용식)  흥식이가

 

 아부지한테 할 말이 있는 거 같던디

 

 향미 씨 목에서 나온 거

 

 본드 아니에요

 

 (용식)  그리고 향미 씨

 

 익사 아니에요

 

 그 전에 죽었어요

 

 [용식의 떨리는 숨소리]

 

 [한숨]

 

 근디

 

 왜 이렇게 동요를 해요?

 

 아저씨

 

 사람 죽일 사람 못 되잖어요

 

 [긴장되는 음악]

 

 [쿨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용식)  향미 씨가 죽기 전에 뭘 삼킨 건지

 

 [쿨럭거리는 소리가 연신 난다]

 

 흥식이가 아저씨한테  알려 주고 싶었나 봐요

 

 [전화벨이 울린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쿨럭거린다]

 

 (흥식)  근데 동백 씨

 

 금방 와요?

 

 납품 차가?

 

 [흥식이 연신 쿨럭거린다]

 

 [전화벨이 연신 울린다]

 

 [흥식이 연신 쿨럭거린다]

 

 [흥식의 거친 숨소리]  [전화벨이 연신 울린다]

 

 [흥식이 연식 쿨럭거린다]

 

 [쿨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동백)  그 기침 소리

 

 그 이상했던 기침 소리다

 

 [뚜껑이 덜컹인다]  [놀라는 신음]

 

 [쿨럭거리는 소리가 연신 난다]

 

 [거친 숨소리가 난다]

 

 (동백)  배달요?

 

 그게...

 

 (흥식)  직접 오냐고

 

 [쿨럭거리며]  이번엔

 

 [흥식이 연신 쿨럭거린다]

 

 [긴박한 음악]

 

 [한숨]

 

 [흥식의 한숨]

 

 (흥식)  왜 자꾸 남의 일지를 봐?

 

 (흥식)  누가 아빠한테 도와 달랬냐고

 

 왜 트럭까지 끌고 와?

 

 [석용의 거친 숨소리]

 

 [흥식의 옅은 웃음]

 

 (석용)  이럴 때 쓰느라고

 

 분실 신고 해 둔 거 아니여?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석용의 다급한 숨소리]

 

 [첨벙 소리가 난다]

 

 [석용의 긴장한 숨소리]

 

 [다가오는 발걸음]  [긴장되는 음악]

 

 아빠

 

 걔 손톱 뽑아야 된다니까

 

 아무렇지 않어?

 

 (석용)  너 이 여자애는 좋아한 거 아니었어?

 

 [흥식의 비웃음]

 

 (흥식)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 게 쉽나?

 

 (흥식)  아이사람 좋아하는 게  그렇게 쉽나...

 

 그냥 고양이 같은 거였어

 

 나도 그냥 집 없는 고양이다 생각해

 

 (석용)  흥식아

 

 아빠가 죽으면 그만할래?

 

 너 꼭 사람 죽일 때마다  아빠 신발 신고 나가잖어

 

 [흥식의 한숨]  [흥식이 손을 쓱쓱 턴다]

 

 내가 자꾸 아빠인 척하고 사람 죽여서

 

 공사판에서 떨어진 거야?

 

 (뉴스 속 앵커1)  오늘 오후 4시경  터미널 인근 쇼핑몰 공사 현장에서

 

 실외기 설치를 하던 작업자 한 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흥식)  죽어 보려고?

 

 아빠

 

 [입소리를 쩝 낸다]

 

 그렇다고 못 걷는 척하면 어떡해?

 

 나도 5년을 속았잖아  [혀를 쯧 찬다]

 

 니가 어려서

 

 처음 고양이를 죽였을 때

 

 그때로 돌아가면

 

 달라질 수 있을까?

 

 아빠도 잘 모르겠구나?

 

 내가 이렇게 자란 건지

 

 이렇게 태어난 건지

 

 [흐느낀다]

 

 내가

 

 [훌쩍인다]

 

 벌어먹고 산다고

 

 애를 챙기질 못했어

 

 (석용)  근데 애가 친구는 없고

 

 맨날 뭔

 

 고양이를 잡아 와 죽이더라고

 

 그래서 내가 풀어 줬어

 

 창밖으로 던졌다고 거짓말도 해 보고

 

 그 어린놈 뺨따구도 쳐 보고  별짓을 다 해도

 

 [한숨]

 

 애가

 

 귀는 너무 예민하고

 

 [훌쩍이며]  마음은 돌 같더라고

 

 [용식의 한숨]

 

 [용식의 한숨]

 

 용식아

 

 근디 걔가 괴물이면

 

 그거

 

 내가 키운 거 아니겠니?

 

 [문이 달칵 여닫힌다]

 

 (용식)  그럼 그 주차장엔 왜 직접 가셨어요?

 

 솔직히 거기부터 이상했어요

 

 괜히 동백 씨한테  경고만 하는 거 같은 게

 

 (석용)  걔가 떠나 줬으면 이 사달이 안 났지

 

 [전화벨이 울린다]  [흥식이 쿨럭거린다]

 

 (석용)  걔가 자꾸 흥식이를 긁는다고  [흥식의 거친 숨소리]

 

 [연신 쿨럭거린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왜 그런 표정을 지어유?

 

 사람 기분

 

 [쿨럭거리며]  이상해지게

 

 [한숨]

 

 ...

 

 제가 물 좀 갖다드릴...

 

 [긴박한 음악]  [동백의 놀라는 신음]

 

 [삐 소리가 울린다]

 

 [용식의 떨리는 숨소리]

 

 (변 소장)  

 

 뭐랴?

 

 (용식)  [한숨 쉬며]  소장님

 

 나 오늘 총 쏴도 되쥬?

 

 (변 소장)  ?

 

 또 눈깔이 또 왜 저랴?

 

 - (오준아휴  - (변 소장?

 

 (용식)  애당초 찝찝했다

 

 (용식)  아니아저씨가 뭔 재주로  동백 씨를 매일 봐?

 

 [입소리를 쩝 낸다]

 

 진짜 찜찜하네

 

 흥식이 진짜 이사 간대요?

 

 (복준)  무의식적으로 중요한 거는

 

 더 익숙한 쪽에다  넣기 마련이기 때문에

 

 왼손도 쓸 줄 안다는 거지

 

 [사이렌이 울린다]  (변 소장)  아이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아니

 

 그 골목은 특성상 차량 진입이...  [자동차 경적]

 

 (용식)  동백 씨는

 

 내가 지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연신 사이렌이 울린다]

 

 [라이터를 칙칙 굴린다]

 

 (흥식)  짜증 나게씨  [의미심장한 음악]

 

 잔돈은 됐어요

 

 [삐 소리가 울린다]

 

 [한숨]

 

 (선숙)  뭐요?

 

 돈 드렸잖아

 

 [삐 소리가 울린다]  [흥식이 쿨럭거린다]

 

 (정빈)  저 아저씨가 뭘 알겠냐?

 

 [삐 소리가 울린다]

 

 (금옥)  난 왜 똥파리만 꼬이나 몰라

 

 [동백의 놀라는 숨소리]  아니철물점 흥식이가 웬 말이냐고

 

 [삐 소리가 울린다]

 

 (찬숙)  쟤는 뭔 죄여?

 

 (재영)  쟤도 딱햐

 

 (연구원)  딱 한 번 찔렀고 목정맥에 자창

 

 불시에 일격을 당한 거야

 

 [흥미진진한 음악]  [찬숙의 놀라는 신음]

 

 [흥식이 털썩 쓰러진다]

 

 [가쁜 숨소리]

 

 [전화벨이 울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긴장되는 음악]

 

 [전화벨이 연신 울린다]  [휴대전화 진동음이 연신 울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지현)  동백이 가게랴

 

 (귀련)  동백아밥 먹지 마  나 지금 보쌈 가져가

 

 (재영)  나도 가게로 가니께 잠깐 있어 봐잉

 

 (찬숙)  백설기 쪘어

 

 가져갈게먹고 가잉

 

 [한숨]

 

 [한숨 쉬며]  사장님

 

 저도 사장님한테 조언 좀 할게요

 

 사람 쉽게 동정하지 마요

 

 [헛웃음]

 

 아무나 그러는 건 아니잖아유

 

 [의미심장한 음악]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문이 스르륵 여닫힌다]

 

 [흥미진진한 음악]  [흥식이 씩씩거린다]

 

 [가쁜 숨소리]

 

 [찬숙과 재영의 놀란 신음]

 

 (재영)  동백이가 지금...

 

 (찬숙)  

 

 500 잔으로 사람 깐 겨

 

 [힘겨운 신음]

 

 네가 향미 죽였지?

 

 (동백)  

 

 이거 향미 500 잔이야

 

 너 진짜 까불면 죽는다

 

 ...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

 

 [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  [사이렌이 울린다]

 

 (용식)  동백 씨는

 

 내가 지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까불지 마'는  뭘 까불지 말라고

 

 네가 까불이야?

 

 (동백)  사람 많으면 쪽도 못 쓰는 게

 

 이게 무슨  어디서 깝치고 지랄이야

 

 (용식)  동백이는

 

 (동백)  확 그냥

 

 (용식)  동백이가 지키는 거다

 

 (동백)  까불이

 

 까고 자빠졌네진짜

 

 [흥미진진한 음악]  (찬숙)  이 새끼야!

 

 [여자들이 저마다 소리친다]

 

 (변 소장)  아니아니

 

 그 골목은 특성상  차량 진입이 문제가 아니라

 

 까불이를 보호허라고!

 

 [호루라기 소리가 연신 난다]

 

 (용식)  여기 경찰이 있어요경찰이!

 

 법으로 하시자고법으로!

 

 (변 소장)  산 채로 생포를 하셔야지생포를!

 

 (용식)  여기 있어요!  [변 소장의 다급한 신음]

 

 [저마다 소리친다]

 

 [쨍그랑 소리가 난다]

 

 [소란스럽다]

 

 (용식)  원래가

 

 호랭이 같은 걸 때려잡으면서  위인의 신화가

 

 시작되는 거다

 

 (동백)  구더기는 장독을 깰 수 없다

 

 진짜로 무서운 건

 

 까불이 같은 게 아니라

 

 (동백)  사람을 지킬 수 없는 거였다

 

 이럴 거면 오지를 말든가

 

 (동백)  미운 정엔 답도 없는데

 

 어떡해?

 

 (애련)  면회 시간 종료됐습니다

 

 보호자분들나가 주세요

 

 (동백)  저기...

 

 엄마 손등에 이 멍이

 

 좀 아아플 거 같은데 이거...

 

 (애련)  

 

 보호자분은

 

 이제부터 면회 시간 안 지키셔도 돼요

 

 가족분들 오시라고 연락하세요

 

 아무 때나 면회 가능하니까

 

 

 

 (동백)  왜 우리 엄마만...

 

 어머니께서 보고 싶어 하실 분들

 

 오늘 오시라고 하세요

 

 [전화벨이 울린다]

 

 (간호사1)  수간호사님또 귀련 언니래요

 

 그럼

 

 [아련한 음악]  [한숨]

 

 근데 없는데 어떻게...

 

 (동백)  우리 엄마 부를 사람이  없는데 어떡해요?

 

 [울먹인다]

 

 아유외로워서 어떻게 보내나?

 

 [흐느끼며]  엄마

 

 (동백)  저는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안 계시고

 

 [흐느끼며]  그리고 친구 병문안 온 적도 없는데

 

 중환자실이 처음인데

 

 엄마가 첫판부터  막 이렇게 있으니까...

 

 [동백이 연신 흐느낀다]

 

 뭐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회장님

 

 원래 이렇게 그냥  손 놓고 보기만 해요?

 

 [필구와 동백이 흐느낀다]

 

 편히 보내 드려라편히

 

 니 덕에

 

 따숩게 가신다더라

 

 (정숙)  회장님

 

 제 딸 좀

 

 그냥 봐주시면 안 돼요?

 

 (정숙)  우리 동백이

 

 인생이 아주 굽이굽이

 

 고달팠던 애 맞아요근데

 

 거기 자기 탓 한 개도 없고요

 

 다 제 탓이거든요

 

 나만 떨궈 내면

 

 그냥 가볍게 훨훨 살아갈 애예요

 

 아유더 말씀 마세요!

 

 아주 죽겄는 사람한테 참

 

 (정숙)  제가 더 불편한 얘기 좀 드릴게요

 

 사실 저

 

 죽을 날 받아 놓고

 

 딸 보고 싶어서 왔어요

 

 와서 보니까 용식이도 좋지만

 

 나는 회장님이 참 미덥더라고요

 

 우리 동백이 좀

 

 품어 주세요

 

 한 번도 공짜가 없던 동백이 인생

 

 공짜 엄마 한 번만 돼 주세요

 

 동백이 아시잖아요

 

 '딱하다예쁘다품어 주시면

 

 절대 그 마음 잊을 애 아니에요

 

 나중에 외롭지 않게  아마 해 드릴 거예요

 

 내가 걔 안아 주러 왔다가

 

 내가 참

 

 따숩게 가거든요

 

 [아련한 음악]

 

 [동백이 뚜껑을 딱 연다]

 

 (덕순)  너희들은 참 쉬워 좋겄다

 

 금방 호로록 좋아 죽겄다더니

 

 고새 헤어졌다고 죽을 쑤고 앉았고

 

 [한숨]

 

 ?

 

 필구 때미?

 

 동백아

 

 엄마 얼굴에 그늘이 드는디

 

 그 품에 든 자식헌테  그늘 안 들 재간 있니?

 

 니가 행복해야 애도 행복한 겨

 

 지금이야 애니께 모르지

 

 엄마 인생 고스란히 말아다가

 

 자식 밑에 장작으로 쑤셔 넣은 거

 

 필구한테도 멍울이라고

 

 니 인생 살어라니 인생

 

 필구니 덕순이니 다 제쳐 두고

 

 (동백)  뭘 뒈지게 모질게도 못 해 보시고

 

 백기를 드세요?

 

 (덕순)  헤어지고 말고야 너희들 쪼대로 허고

 

 그려도

 

 기어코

 

 나한테 온다문

 

 내가 너를 아주 귀허게

 

 귀허게만 받을게

 

 [아련한 음악]

 

 [훌쩍인다]

 

 용식 씨가 회장님 닮아서 그렇게

 

 따뜻했나 봐요

 

 곽덕순이 아들이 곽덕순이를 닮었는디

 

 니가 안 좋아할 재간이 있어?

 

 [훌쩍인다]

 

 [동백이 울먹인다]

 

 [동백이 훌쩍인다]

 

 [동백이 흐느낀다]

 

 [용식의 한숨]

 

 (필구)  병실은 안 가요?

 

 안 가안 가안 가  안 가안 가안 가

 

 난 기냥 울 엄마 따라온 겨

 

 내가 거길 뭘 껴

 

 (용식)  ?

 

 나 여기 있어 갖고 필구 빈정 상했어?

 

 (필구)  지금 내 빈정이 중요해요?

 

 엄마가 울잖아요

 

 그럼 게임 오버지

 

 왜 멍때려요?

 

  '엄마가 어디서 운다딱 들으면

 

 오락실에서 왕 깨다가도 뛰어가요

 

 [한숨 쉬며]  그래야 가족이지

 

 [딱 부러진다]

 

 [한숨 쉬며]  남의 아저씨 같으면

 

 이런 소리 하지도 않았어요

 

 (덕순)  아가

 

 가자

 

 가셔가셔

 

 (필구)  나는 밥충이예요?

 

 할머니는 아파서 누워 있는데  밥이 중요해요?

 

 (덕순)  여덟 살은 밥 잘 먹는 게 효도하는 겨

 

 (필구)  저녁 뭔데요?

 

 (덕순)  소갈비한우 소갈비

 

 (필구)  나는 남의 새끼가 아니니까요?

 

 (덕순)  필구야

 

 옹산 서열 1위가 누구지?

 

 (필구)  할머니요

 

 [덕순의 웃음]

 

 (덕순)  인자 너는 내 새끼니께

 

 할머니가 너를 영원히 지켜 줄 거여

 

 [덕순의 웃음]  [덕순이 필구를 토닥인다]

 

 [동백의 다급한 신음]

 

 [휴대전화 진동음]  아휴누구 나올 때마다 일어나시게?

 

 (애련)  차라리 안에 들어가 계셔

 

 [휴대전화 진동이 연신 울린다]  

 

 아무튼 들어가시려면 얘기해요?

 

 왜 자꾸 전화해?

 

 수치 얘기하면 언니가 알아?

 

 엄마가 나를 보면

 

 그냥 가 버릴까 봐 못 보겠어요

 

 [한숨]

 

 [아련한 음악]

 

 [한숨]

 

 [옅은 웃음]

 

 [떨리는 목소리로]  저기

 

 기냥

 

 옆에만 좀

 

 있어도 돼요?

 

 [용식의 어색한 웃음]

 

 내가...

 

 보고만 있기가 힘이 드네

 

 저 기냥

 

 옆에 앉아만 있으면 좀 안 돼요?

 

 [울먹인다]

 

 [동백이 흐느낀다]

 

 [훌쩍인다]

 

 [용식과 동백이 흐느낀다]

 

 [자선냄비가 덜컹거린다]  (직원1)  아유요새 누가 구세군을 낸다고

 

 벌써부터 일을 만들어아이참  [밝은 음악]

 

 [흐느낀다]

 

 나 이제 장사 안 할래요  다 때려치울 거야

 

 (동백)  착한 척굳센 척  나 이제 안 할 거예요

 

 맨날 진짜진짜 열심히 살아 봤자

 

 나한테만 이렇게 야박해  [함께 흐느낀다]

 

 고아원에서도 진짜 열심히

 

 최고 말 잘 들어 봤자

 

 산타 선물 맨날 연필만 주고

 

 금수저흙수저 막 싸워 대는데

 

 나는 그나마 있지도 않았다고

 

 [한숨]

 

 아이마리오도  동전을 모으면 뭘 받던데

 

 왜 나는 개뿔을 안 줘요?

 

 그놈의 '아자아자파이팅'도  진짜 지긋지긋해

 

 그래 봤자 나만 맨날 피박인데

 

 내 거는 다 뺏어 가면서 기적?  [헛웃음]

 

 

 

 기적 같은 소리 하네

 

 [동백이 연신 흐느낀다]

 

 나 이제 그딴 거 구걸할 생각도 없어요

 

 안 할 거야

 

 하지 마요하지 마?

 

 하지 마하지 마

 

 아이사람이 괜히 삐뚤어져요?

 

 개도 '앉아'를 하면  간식을 주는데그렇죠?

 

 또 우리 동백 씨한테...

 

 다들 연필만 주고

 

 [안내 방송 알림음]  엄마 어떡해요?

 

 (안내 방송 속 직원2)  중환자실 코드 그린코드 그린

 

 [용식과 동백이 연신 흐느낀다]

 

 [구세군 종이 딸랑거린다]

 

 (찬걸)  지금 상황이 긴급하니까

 

 밑에 바로 대기시키라고바로!

 

 [우당탕 소리가 난다]

 

 (용식)  누나누나누나

 

 왜 그랴?  갑자기 왜?

 

 (애련)  몰라정밀 검사 다 해 봤는데

 

 그냥 다 아리까리해아리까리

 

 [애련의 다급한 숨소리]  (용식)  ?

 

 [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  [사이렌이 울린다]

 

 (규태)  빨리빨리 타빨리빨리

 

 (애련)  원래는 어림없는 거였는데

 

 까 보니까 아리까리하다는 건...

 

 (용식)  동백 씨한번 해 보라는 거래요?

 

 한번 해 보재요

 

 근데 이게 곰방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요

 

 이송 시간이 관건이에요  이송 시간?

 

 [동백의 당황한 신음]  타요타요타요  동백 씨타요타요

 

 지금 타탄다고!

 

 아휴언니  이제 제발 좀 그만 전화혀!

 

 (귀련)  아이알았어알았어

 

 니가 빨리빨리  전화 안 해 주니까 그렇잖어!

 

 알았어여보...  [통화 종료음]

 

 - (귀련에이...  - (재영귀련아

 

 (재영)  탔댜?

 

 (귀련)  탔댜  [재영과 애정의 안도하는 한숨]

 

 - (귀련해 볼 만하댜  - (찬숙해 볼 만하댜?  [여자들의 웃음]

 

 (찬숙)  되었어어  [여자들이 저마다 반응한다]

 

 [찬숙이 입바람을 후 분다]

 

 (찬숙)  죽이고 살리는 거야  하늘이 정하는 건디

 

 어떡햐?

 

 [여자들의 한숨]

 

 근데 말이여

 

 그 직전까지는

 

 사람이 좀 해 볼 수 있는 거 아닌가?

 

 (재영)  귀련아

 

 - (귀련?  - 니 동생 애련이가 옹산병원에 있지?

 

 [지현의 놀라는 신음]  [찬숙의 탄성]

 

 (귀련)  그려

 

 난 애련이를 쫄 테니께  [재영이 호응한다]

 

 다들 주변 좀좀 털어 봐 봐

 

 - (재영그려  - (귀련하는 데까지 해 보게

 

 - (애정그려알겄어  - (지현그랴

 

 - (귀련바쁜가 보네  - (지현친척 아줌마 둘째 동생네...

 

 (변 소장)  원래 이 대한민국이  [저마다 말한다]

 

 한 다리 건너 형누나동생이고

 

 (귀련)  전화는 왜 꺼 놨어

 

 [밝은 음악]

 

 이짝은 오케이여

 

 [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

 

 (변 소장)  

 

 신고 늫어요신고 늫어  [사이렌이 울린다]

 

 (규태)  약간 오지랖으로 굴러가는 민족이라고!

 

 (용식)  옹산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탁탁 치며]  당숙님밟아요밟으라고요!

 

 [규태의 다급한 숨소리]

 

 (규태)  책임은 내가 진다니까요?

 

 (용식)  노 형은

 

 [규태의 한숨]  국내 최대 의료 장비를 갖춘  사륜구동 구급차를 섭외해 왔고

 

 지금 동백이 진입헌다오버!

 

 (승엽)  오케이예유

 

 (승엽)  맥히는 건 군청 앞이니께  일단 거기를 제압하자고

 

 (동백)  이 이상한 나라 옹산에선  신호가 한 번도 안 걸렸고

 

 [자동차 경적]

 

 사람들의 마음이 홍해를 갈랐다

 

 (자영)  저 홍자영이에요

 

 (동백)  텔레비전에도 나오는  신장내과 명의께선

 

 언니 덕에 두 번 다  무사히 이혼을 하셨다고 한다

 

 (찬숙)  필구 너 이따가 알림장 꼭 갖고 와잉

 

 (필구)  

 

 (뉴스 속 앵커2)  지난 2015년 마산역 사거리에서  승용차 아래에 깔린 여고생의 사건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필구)  너 원래 기도해?

 

 너희 할머니 아프니까

 

 (뉴스 속 앵커2)  상인과 주변 식당 직원 등

 

 [한숨]  20여 명의 시민들이 차를 들어 올려

 

 빠르게 여고생을 구해 내  화제가 됐었는데요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이번엔  전라북도 전주에서 일어났습니다

 

 (용식)  기적은 없다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우리 속 영웅들의 합심

 

 (용식)  소리 없이 차오르는 구세군  [구세군 종이 딸랑거린다]

 

 (용식)  착한 사람들의 소소한 선의

 

 (용식)  ...

 

 - (간호사2) 감사합니다예  - (용식드세요

 

 [작은 목소리로]  저기잘 좀 부탁드려요

 

 (찬숙)  필구 밥 먹여 출근시켰고

 

 알림장 검사 완료

 

 (재영)  여기 까멜리아 냉장고 정리

 

 양파는 물러 터져 가지고  그냥 버렸어잉

 

 (덕순)  니 몸 챙겨라

 

 (귀련)  번영회에서 기금 쪼금 모았댜

 

 계좌 번호 대야

 

 (용식)  착실히 달려온 마리오의  동전 같은 게 모여

 

 기적처럼 보일 뿐

 

 [심전도계 비프음]

 

 (정숙)  죽기 전엔  [매미 울음]

 

 꿈을 꾼다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순간으로

 

 돌아가는 꿈을 꾼다

 

 그리고 그 마지막 꿈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

 

 (정숙)  [울먹이며]  동백동백아

 

 [정숙의 다급한 신음]

 

 [정숙이 흐느낀다]

 

 엄마가 미쳤어돌았어  [아련한 음악]

 

 아유정신 나갔지  [흐느낀다]

 

 어떻게 널 놓고 가

 

 [정숙이 흐느낀다]

 

 엄마가엄마가

 

 잘못했어

 

 잘못했어동백아엄마가

 

 엄마가 너무 미안해

 

 엄마괜찮아

 

 (정숙)  그렇게 한이나 풀고

 

 (정숙)  엄마가 미안해

 

 [비프음이 삐 울린다]

 

 (정숙)  눈 뜨면 천국일 줄 알았는데  [정숙이 연신 흐느낀다]

 

 (의사)  바이털은 스테이블하고  멘탈 얼러트합니다

 

 [우당탕 소리가 난다]

 

 (간호사3)  아이참

 

 [부스럭 소리가 난다]

 

 진짜 짜증 나 죽겠네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된다고 했죠?

 

 했죠?

 

 (정숙)  아수라장이었다

 

 (간호사3)  환자용 침대는 1인용이고

 

 2인이서 주무시는 거  아니라고요아니라고

 

 (동백)  [웃으며]  아니그게 용식 씨가

 

 너무 등이 배긴다고  그래 가지고 제가...

 

 뭔 용식 씨는 뭔 용식 씨예요?

 

 (간호사3)  나 댁의 용식 씨 몰라요  [잔잔한 음악]

 

 [힘겨운 목소리로]  너희들 뭐 하니?

 

 (동백)  [놀라며]  엄마!

 

 (용식)  장모님!

 

 (간호사3)  일어나셨네요

 

 여기 홍 선생님 호출 좀 해 봐

 

 (동백)  아유엄마가 왜 이렇게 잠만 자?

 

 사람 쫄게

 

 [동백의 당황한 숨소리]

 

 [정숙의 놀라는 신음]  [정숙의 한숨]

 

 아휴누가

 

 (정숙)  너 누가 이러래누가?  [동백의 아파하는 신음]

 

 나보고 어떻게 살라고  이래 놔이래 놓기를

 

 아이고나 못 살아...

 

 [정숙의 힘겨운 숨소리]

 

 (동백)  엄마

 

 엄마 딸이 그렇게  재수가 없지 않다니까?  [정숙의 한숨]

 

 (정숙)  아이고

 

 (동백)  엄마

 

 그게 확률상 50% 유전이래

 

 내가 뭐그깟  50%를 못 이기겠어?

 

 [정숙이 구시렁댄다]

 

 (동백)  아니내가 서울의 그 유명 박사님한테

 

 그리고 최고 병원에서  내가 유전자 검사 싹 했는데

 

 나는엄마, '대츠 오케이'

 

 좀 떼 줘도 된다더라

 

 아이고내가 정말  이럴 줄 알았으면 적금을 들었지!

 

 (정숙)  해약한다고 진짜로 원금만 줘?

 

 나쁜 것들이야그냥

 

 엄마 지금 그거 때문에  씩씩거리는 거야?

 

 걔 불러

 

 그 노땅콩이

 

 아이요즘 노땅콩 바빠

 

 [힘주는 신음]

 

 오른발왼발

 

 [술 취한 숨소리]  (규태)  오른발왼발잘한다자영이

 

 [자영의 아파하는 신음]  아유진짜아유

 

 [자영의 술 취한 신음]  누나누나영차

 

 오케이오케이오케이

 

 - (자영알았어  - (규태그래

 

 [규태의 힘겨운 신음]

 

 (규태)  아유이렇게 무거웠었나원래가?

 

 [규태의 힘겨운 신음]  [도어 록 작동음]

 

 [규태의 가쁜 숨소리]  [도어 록 조작음]

 

 - (규태다 왔어누나  - (자영어  [규태의 힘겨운 숨소리]

 

 (자영)  야  [규태의 당황한 신음]

 

 꺼져

 

 알았어알았어

 

 술 처먹고 혼자 자다가  사람 죽어?

 

 (규태)  죽어?

 

 음주 후 토사광란에는  장정도 산송장이 된다고!

 

 그러니까 '곽란곽란'  알았어일로 와들어와

 

 들어가  [자영의 술 취한 숨소리]

 

 [규태의 힘겨운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깡 있으면 들어와

 

 ?

 

 [코를 훌쩍인다]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툭툭 소리가 난다]

 

 (규태)  전 솔직히

 

 엄마가 변호사랑 선보라길래

 

 저랑 선을 왜 보시나 했어요

 

 물론 제가 이멀리 보면

 

 큰일을 할 놈이긴 하지만  말이에요

 

 지금은 우리가 이게

 

 [코를 훌쩍이며]  다소간에 걷는 노선이  다르다 보니까 참...

 

 (자영)  너 나 몰라?

 

 ?

 

 난 너 고등학교 때부터 알았는데?

 

 너 옹산공고 나왔어요?

 

 내가 누나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누나?

 

 우리 같은 입시 학원 다녔는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규태)  아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입시 학원?

 

 넌 나 모르겠지

 

 난 공부만 했고

 

 너는 공부 빼고 다 했잖아

 

 [규태의 웃음]

 

 [규태의 탄성]

 

 (규태)  내 주변에 법조인이 다 생겼네!

 

 학원 동기면 뭐학연이지학연

 

 원래 인생이라는 게 좀  그네트워크로 가는 거잖아요?

 

 누나도 나 같은 동생그  인맥으로 좀 알아 두시면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옹산서 개업하시기는 좀뭐  [규태의 웃음]

 

 (자영)  넌 인맥 만들려고 맞선 보니?

 

 - (규태?  - 난 너라길래 나온 거야

 

 [격정적인 음악]

 

 ?

 

 네 차 탈 거야?

 

 (자영)  내 차 타

 

 (자영)  !

 

 !

 

 ?

 

 개부도에 칼국수나 먹으러 가자

 

 ...

 

 그럼 나 지금 축구해 갖고  금방씻고...

 

 (자영)  그냥 타

 

 나 네 얼굴 보고 만나는 거 아니니까

 

 [새 울음 효과음]

 

 ?

 

 소주도 한 병 주세요

 

 (종업원)  

 

 - (종업원맛있게 드세요  - (자영

 

 갈 때 내가 운전해?

 

 (자영)  너 칫솔 사

 

 (규태)  ?

 

 (자영)  자고 가게

 

 싫어?

 

 규태야

 

 (규태)  ?

 

 3월에 하자

 

 (규태)  ?

 

 우리 결혼

 

 [아름다운 음악]

 

 누나

 

 싫어?

 

 좋아

 

 (자영)  

 

 [자영의 옅은 웃음]

 

 (규태)  근데 누나

 

 누나 동기 새끼들은 다

 

 막 판검사인데  왜 굳이 나랑 결혼을 해?

 

 (자영)  난 너랑 있으면

 

 편해

 

 넌 사람이 행간이 없잖아

 

 (규태)  행간?

 

 - (자영행간  - (규태행간

 

 (자영)  편하고 좋아

 

 언제부턴가 네 곱슬머리가  [규태의 옅은 신음]

 

 산발한 올랜도 블룸처럼 보여

 

 미쳤나 봐

 

 (규태)  그럼

 

 오늘부터 너라고 부를게

 

 해 봐

 

 깡 있으면

 

 네가 먼저 했다

 

 [아련한 음악]

 

 (자영)  미쳤어?

 

 [술 취한 신음]

 

 이 깡도 없는 노규태야

 

 (자영)  [소파를 툭 치며]  노규태

 

 [규태가 심호흡한다]

 

 [규태의 다급한 숨소리]

 

 누나!

 

 ?

 

 (규태)  홍자영

 

 (자영)  죽을래?

 

 홍자영이!

 

 [규태가 숨을 들이켠다]

 

 [결연한 숨소리]

 

 [심장 박동 효과음]

 

 (자영)  규태야!

 

 뭐야규태야아유규태...

 

 아이고

 

 (오준)  호텔은 뭔 호텔이여?

 

 대세는 스몰 웨딩이지

 

 (용식)  

 

 아니동백 씨는 근속 한그  한 30년을 소소했는디

 

 뭔 결혼식까지 스몰해야 돼야?

 

 (오준)  아이고

 

 (용식)  ?

 

 거기 그옹산관광호텔  그특실 잡아 놓은 놈이고요

 

 (변 소장)  그람 부케는?

 

 (용식)  나는아주 그냥

 

 옹산그  최대 스케일로 갈 거라고나는

 

 [오준의 웃음]  부케 누구 줄 거냐고

 

 (용식)  부케요?

 

 부케는

 

 저기 그헬레나나 주죠

 

 헬레나를 왜 줘?

 

 영심이 줘

 

 (용식)  ?

 

 거기를 왜...

 

 부케 영심이 줘

 

 주라면 줘!

 

 [나른한 음악]  [용식의 웃음]

 

 (용식)  [웃으며]  참 나

 

 [용식의 웃음]

 

 아니

 

 ?  영심이네 누렁이 저거 하랬지

 

 박영심 씨랑 저거 하랬어요?  [오준의 웃음]

 

 [용식의 다급한 신음]  [변 소장이 구시렁댄다]

 

 너만 순정이여?

 

 난 거진 총각이여

 

 (용식)  어어어어어디 가요?  [오준의 웃음]

 

 - 부끄러워유?  - (변 소장아유

 

 [용식과 오준의 웃음]  (변 소장)  신발은 왜 또 지랄이여아유

 

 (용식)  반전의 연속이구먼

 

 - ?  - (용식반전의 연속이여

 

 해물탕 살인마 잡혔다는데요?

 

 [오준과 용식의 의아한 신음]  (성민)  여기...

 

 [성민의 한숨]

 

 - (오준아이고  - (용식아휴

 

 (오준)  누구는 까불어서누구는 무시해서

 

 아주 가지가지 하는구나

 

 - (오준옘병  - (성민그러니까 말이에요

 

 (형사1)  황 순경님

 

 바빠요?  [성민의 놀란 신음]

 

 

 

 아니...

 

 자꾸 좀 보자는데

 

 아휴

 

 또요?

 

 (용식)  [한숨 쉬며]  ?

 

 뭘 오라 가라 햐?

 

 터진 주뎅이라고 할 말은 있어?

 

 (흥식)  내가 죽인 사람유

 

 여섯 아니에유

 

 ?

 

 그 짜장면 배달부

 

 걘 내가 안 죽였는데

 

 꼭 내가 죽인 것처럼  누가 흉내를 내 놨더라고유

 

 (흥식)  그래서 아빠도 내가 한 줄 알았나

 

 (용식)  

 

 헛소리하지 말어

 

 사람 다섯을 죽인 놈이 여섯이라고...

 

 (흥식)  못 죽였겠어유?

 

 죽이고도 남았겠죠

 

 [숨을 들이켠다]

 

 마찬가지로

 

 사람 하나를 죽일 수 있는 놈은

 

 열도 죽일 수 있는 거고유

 

 [의미심장한 음악]

 

 [용식의 한숨]

 

 너 나한테 요딴 얘기 왜 하는 건디?

 

 형이

 

 [숨을 하 내뱉는다]

 

 세상을 너무 천진난만하게 보는 게

 

 어릴 때부터 비위 상했어유

 

 (흥식)  그래서 형한테는  말을 해 줘야 될 것 같아서유

 

 까불이는

 

 어디에나 있고

 

 누구나 될 수 있고

 

 또 계속 나올 거라고

 

 [웃음]

 

 진작에 실검에서  까불이는 밀려났다며유?

 

 해물탕 농약으로 누가 한 방에  열을 죽였다던데?

 

 [웃으며]  그게 그렇다니까요?

 

 [용식의 한숨]

 

 흥식아

 

 [용식이 숨을 들이켠다]

 

 니가 막판에

 

 쪼금

 

 쪼금 좀 찝찌브리한 여운 같은 거를  주고 싶은 거 같은데있잖냐

 

 (용식)  ...

 

 형이 답을 줄게

 

 [흥미진진한 음악]

 

 너희들이 많을 거 같냐?  우리가 많을 거 같냐?

 

 (용식)  나쁜 놈은 백 중의  하나 나오는 쭉정이지만

 

 착한 놈들은 끝이 없이 백업이 돼야

 

 영화만 봐도

 

 막판에라도

 

 경찰들은 꼭 항상

 

 떼거지로 들이닥친다고

 

 우리는 떼 샷이여

 

 너희들이 암만 까불어 봐야

 

 쪽수는 못 이겨

 

 (용식)  그게 바로 쪽수의 법칙이고

 

 너희들은 영원한 쭉정이

 

 주류는 우리라고

 

 우리가 동백이 뒤에 버티고 있는데

 

 자기가 벨수 있어?

 

 쪽도 못 쓰지

 

 (재영)  [웃으며]  

 

 원래가 쪽수에는 장사 없는 겨

 

 [여자들의 웃음]

 

 (찬숙)  우리가 본디

 

 떼로 덤벼서 사또도 쳐 죽이던  그런 민중이란 말이지우리가?

 

 [찬숙이 흥얼거린다]

 

 (진배)  내가 어떻게 저 임꺽정이랑  사는지 몰러그냥

 

 [부드러운 음악]

 

 (귀련)  식사 왔슈밥들 먹고 해요!

 

 (남자1)  알았슈

 

 [문이 스르륵 열린다]

 

 (동백)  아휴엄마

 

 이거 이제 진짜...

 

 이거 우리 거 맞아?  [정숙의 웃음]

 

 (동백)  사장님저 진짜 이제  월세 안 내도 돼요?

 

 (규태)  그럼그럼  [규태의 힘주는 신음]

 

 (정숙)  내가 너 위해서

 

 뭐든 하나는 해 준다고 했지?  [동백의 벅찬 신음]

 

 (동백)  어쨌든 엄마는 엄마의 꿈을 이뤘고

 

 (용식)  동백 씨는

 

 근데 아저씨이 상자  혹시 버리실 거예요?

 

 (남자2)  

 

 (용식)  동백 씨의 꿈을 이뤘다

 

 [만족스러운 신음]  (동백)  남의 꿈이 그렇게 궁금해?

 

 (용식)  분실물 센터요?

 

 왜 굳이 저기...

 

 저기선 다들 그 말을 하잖아요

 

 뭐만 찾아 주면들 그러잖아요...

 

 (용식)  뭔 말요?

 

 고맙다고

 

 고맙다고들 하니까

 

 (동백)

 

 (용식)  동백 씨는

 

 아주 다정한 갑질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 거 가져간다!

 

 (재영)  고마워!

 

 (동백)  !

 

 [문이 열린다]  [출입문이 딸랑거린다]

 

 동백이생큐생큐!

 

 (동백)  대츠 오케이!  [동백의 웃음]

 

 [종록의 다급한 신음]

 

 (동백)  이거 제가 엊그제부터  몰래몰래 지켜 드린 거예요

 

 - (종록어유진짜 고마워  - (동백네  [종록의 웃음]

 

 (종록)  다음에도 여기로 몰래 시킬게

 

 고마워

 

 [동백의 웃음]

 

 동백 씨!

 

 (동백)  용식 씨!

 

 [동백과 용식의 웃음]

 

 오늘은 고맙다는 말  몇 번이나 들었어요?

 

 일곱 번요

 

 [동백과 용식의 웃음]

 

 (용식)  뭐예요?

 

 미리 뭐상속이라도 해 주게?

 

 한 번만 말할 거니까 잘 들어

 

 (종렬)  여기

 

 5백 들어 있어

 

 [종렬의 한숨]  - (동백) 5?  - (용식) 5백만 원?

 

 아이...

 

 (용식)  동백 씨

 

 받아요받아?

 

 가뿐하게 받지

 

 [용식의 헛기침]

 

 연봉이 뭐몇억이라더니

 

 알뜰하시네?

 

 이 안에

 

 영원히 5백이 들어 있을 거야

 

 (종렬)  네가 5만 원을 써도 495만 원이 아니라  5백이 들어 있을 거고

 

 백을 써도 5

 

 5백을 다 써도

 

 5백이 다시 복구돼 있을 거야

 

 [잔잔한 음악]  

 

 영원히 5백이 충전되는  요술 항아리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

 

 필구 메이저 리그 갈 때까지

 

 난 이 항아리로 서포트한다

 

 [놀라는 숨소리]

 

 (종렬)  오케이?

 

 - (동백아유엄마  - (용식아이장모님

 

 (종렬)  

 

 너희들 둘은

 

 저 돈으로 결혼식 국수  한 그릇 값도 결제하지 마

 

 여기 할리우드 아니고 나 안 쿨해

 

 저건 100% 양육비라고

 

 그러니까

 

 너희들은 결혼식 국수 한 그릇 값도

 

 이 카드로 결제하지 마

 

 [카드를 탁 내려놓는다]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피식 웃는다]

 

 자영아

 

 아니

 

 (은실)  내가 도가니탕을 너무 많이 끓였는데

 

 너 혹시 먹고 싶을까 봐

 

 갑자기 도가니탕을요?

 

 어휴어머니

 

 저 사실은...

 

 어어어어어어

 

 그래다 말을 해

 

 이제 다 말을 해야지

 

 저 도가니탕 안 좋아해요

 

 도가니는 규태가 좋아하죠

 

 어머니?

 

 이제 제 취향도 좀 알아주세요

 

 전요

 

 곰탕 좋아해요곰탕

 

 (용식)  아유

 

 아유

 

 황만두!

 

 (규태)  너 양심적으로 해양심적으로?

 

 이 고기도

 

 좋은 그국내산으로 하고

 

 만두 빚다가  코 같은 것도 파지 말라고

 

 

 

 중요하신 분이  잡술 만두니까

 

 풍산 노씨 3대 독자 같은 거?

 

 [익살스러운 음악]

 

 (용식)  ...

 

 만두 빚다  코를 왜 파내가코를쯧  [규태의 한숨]

 

 (규태)  너 근데...

 

 나한테 왜 자꾸 이렇게 말을 놔?

 

 너 몇 학번이야?

 

 [헛웃음]

 

 대학 댕겼어?

 

 그래도인마  내가 너보다 위인데씨  [뻐꾸기 울음 효과음]

 

 (용식)  나는 친하면 말 놔

 

 말 놓지 말어?

 

 

 

 (용식)  놓지 마?

 

 

 

 [쉭 소리가 난다]

 

 (용식)  , 1인분은 서비스

 

 셋이 먹을 테니께

 

 (동백)  어느 팀은 초심으로 돌아갔고

 

 (동백)  어느 팀은

 

 어른이 돼 보려고 노력 중이다

 

 (종렬)  얼른 사진 찍어

 

 안 찍어

 

  SNS 끊었다고

 

 (종렬)  그럼

 

 나 그냥 진짜 먹는다?

 

 

 

 왜 꼭 금가루부터 먹어?

 

 여기여기이런 거  옆에서부터 먹으면 되지!

 

 (종렬)  아이그러니까 빨리 사진 찍으라고

 

 [제시카의 한숨]  누가 SNS 끊으래?

 

 그냥 적당히만 하라고적당히만

 

 적당히가 돼?

 

 그게 나한테는 막 산소 호흡기였는데

 

 (제시카)  거기서는 나 다 쳐주고

 

 다 이쁘대다 부럽대

 

 요즘도 댓글들 많이 달리더구먼

 

 언니 힘내시라고

 

 누가 힘내란 말 듣고 싶대?

 

 부럽단 소리 듣고 싶지

 

 [아련한 음악]  근데

 

 , '힘내요'라는 댓글을  훨씬 더 잘 달아 주지?

 

 (제시카)  아주 도배가 됐어도배가

 

 내가 49kg 인증 숏 올렸을 때는  '좋아요'를 백 개도 안 눌러 주더니

 

 힘내라는 댓글은  아주 속사포야속사포

 

 원래 부러운 마음은 표 내기 싫어도

 

 힘내란 소린 그렇게 흔쾌하다고

 

 나도 막 타율 떨어지고 그러면

 

 사람들이 얼마나 정성껏 막  '파이팅파이팅한다고

 

 그래서 뭐?

 

 오빠도 좀 외로웠어?

 

 [쓴웃음]

 

 나까지 외로우면

 

 집구석이 돌아가겠냐?

 

 (종렬)  동정은 쉽고

 

 동경은 어렵다

 

 동경과 질투가 한통속인 줄 알면서도

 

 (종렬)  

 

 (제시카)  그렇게도 아득바득 스타이고 싶었다

 

 부디

 

 그 안에서라도

 

 (종렬)  아이

 

 아이참가만있어 봐

 

 이거 찍어 볼래한번?

 

 예쁘게 찍어 줄게

 

 [제시카가 훌쩍인다]

 

 울지 마!

 

 아이그까짓 거 앞으로 내가

 

 종종 해 주면 되지

 

 - (종렬말로  뭘 해?

 

 '좋아요'

 

 (종렬)  '언니예뻐요'

 

 [픽 웃는다]

 

 쩝쩝 소리 좀 내지 말고 드쇼

 

 (화자)  딸년은 골병드는데  아주 밥맛이 좋은갑소?

 

 (무옥)  

 

 이게 내 쌀내 고기

 

 이게 다 내 돈인데

 

 쩝쩝거리면 네가 뭐?  [휙 하는 효과음]

 

 [짝 소리가 울린다]  [무옥의 놀라는 신음]

 

 [무옥의 아파하는 신음]

 

 내가 내 손모가지 갖고!

 

 니 마빡 까는데 뭐!

 

 (정숙)  들어와아유다리 아파  [동백의 힘겨운 신음]

 

 (동백)  아니그래도 5일씩이나  신혼여행을 가는 거

 

 장사에 좀 지장을 줄 거 같은데

 

 아이고그냥 가그냥 가

 

 내가 죽을 날 받아 보니까

 

 (정숙)  아유세상이 아주 총천연색이더라

 

 관절염 없고 그저녁잠 없을 때  부지런히 놀라고

 

 그러다 쪽박 차

 

 아이고방비하고머리 써 봐야

 

 차에 떨어지는 새똥 하나  못 막는 게 인생이더라

 

 [호응한다]

 

 그래도 원칙적으로는  고생 끝에 해피 엔딩인데?

 

 (동백)  그렇지?

 

 [정숙의 웃음]

 

 (정숙)  신데렐라고 콩쥐 팥쥐고  그 개똥멍청이지

 

 아니나중에 좋자고  그 꼬라지를 참고 살아?

 

 해피 엔딩이고 나발이고

 

 그냥 아껴 먹으면 맛대가리만 없지

 

 당장 배고플 때  홀랑 먹어야지 그게 와따지

 

 그러니까 나중에 말고

 

 당장 야금야금 부지런히 행복해야 돼

 

 [부드러운 음악]  (동백)  

 

 엄마는 그래서 문제야

 

 ?

 

 아니뭘 행복하자고  그렇게 기를 쓰고 살아?

 

 [웃으며]  아이고

 

 (동백)  행복은 좇는 게 아니라 음미야음미

 

 나 서 있는 데서 이렇게  발을 딱 붙이고

 

 찬찬히 둘러보면

 

 봐 봐

 

 천지가 꽃밭이지

 

 (정숙)  아이고네 똥 굵다

 

 (동백)  내 인생은 모래밭 위 사과나무 같았다

 

 파도는 쉬지도 않고 달려드는데

 

 (동백)  계속 올라온다

 

 (동백)  발밑에 움켜쥘 흙도

 

 팔을 뻗어 기댈 나무 한 그루가 없었다

 

 (찬숙)  좋다!  [여자들의 웃음]

 

 [찬숙이 노래한다]  (동백)  이제 내 옆에 사람들이 돋아나고

 

 그들과 뿌리를 섞었을 뿐인데

 

 이토록 발밑이 단단해지다니

 

 - (찬숙대낮에 술 먹는 게  - (귀련원 샷

 

 (찬숙)  제일 좋아잉

 

 (동백)  이제야 곁에서 항상 꼼틀댔을

 

 바닷바람모래알

 

 그리고 눈물 나게 예쁜 하늘이 보였다

 

 (용식)  동백 씨!

 

 [용식의 웃음]

 

 아유아유  [동백의 웃음]

 

 아유  [용식의 웃음]

 

 동백 씨나 뛰어오다

 

 - (용식깜짝 놀랐잖아요?  - (동백왜요?

 

 (용식)  아니아니이게

 

 사람이야플래시야?

 

 왜 이렇게 낯짝에서 빛이 나요?

 

 진짜

 

 (동백)  [용식의 무릎을 툭툭 치며]  아니내가 그렇게 좋아요?

 

 [용식의 웃음]  진짜

 

 (용식)  환장해요

 

 [함께 웃는다]

 

 [용식의 행복해하는 신음]  [함께 웃는다]

 

 (동백)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

 

 [웃으며]  용식 씨

 

 (동백)  근데요

 

 내가...

 

 용식 씨를 만난 게

 

 기적일까요?

 

 동백 씨는  고런 복권 같은 거를 믿어요?

 

 (동백)  ...

 

 아니요

 

 나는 나를 믿어요

 

 [웃음]

 

 나도요

 

 나도 너를 믿어요

 

 [웃음]

 

 [웃음]

 

 (용식)  동백 씨잠깐만이게 뭐예요?

 

 [용식이 입을 쪽 맞춘다]  [용식의 웃음]

 

 - (동백이상해진짜왜 그래?  - (용식동백 씨

 

 (용식)  오늘 우리 까멜리아  빨리 문 닫는 거 어때요?

 

 - (용식어때요?  - (동백왜요?

 

 [용식의 웃음]  (동백)  아니...

 

 (성인 필구)  근데엄마  내가 지금 좀 바쁘거든?

 

 그러니까 자꾸 전화하지 말고

 

 가요

 

 나 보고 싶으면

 

 텔레비전 켜

 

 엄마

 

 아들이 사랑해

 

 [아름다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들이 저마다 영어로 질문한다]

 

 (TV 속 성인 필구)  감사합니다

 

 일단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 주셔 가지고 정말 감사드리고요

 

 지금 TV를 보고 계신

 

 이제저희 부모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2의 야구 인생이 시작됐는데

 

 여기서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소리가 흘러나온다]

 

 [웃음]

 

 어이구또 울어?

 

 [동백의 울음 섞인 웃음]

 

 여보

 

 (동백)  이제 와 보니까

 

 나한테

 

 이번 생이

 

 정말 다 기적 같다

 

 [동백의 울음 섞인 웃음]

 

 [부드러운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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