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 9
씬/1 호텔 전경과 풍경 인서트 (저녁)
(** 8회 45, 46 장면들을 다시 써도 될 것 같습니다)
씬/2 펜트하우스 게스트룸 (밤)
연주, 드레스를 입고 거울을 보고 있다.
예쁘게 차려입은 자기 자신이 낯설면서 즐겁고.
직원1 (호들갑) 어머 이게 제일 좋으신데요~
연주 그래요? 난 좀 어색한데
직원1/2 아녜요~ 최고예요~ / 진짜 어울리세요~
직원1 (아부하는) 사모님 스타일이 좋으셔서 어떤 디자인도 다 소화하시네요~
몸매 관리를 어떻게 하세요 대체?
연주 네? (그저 즐거운) 아 뭐.. 바빠서 밥을 제때 못 먹는 거 밖에 없는데..?
직원1 어머~ 타고나셨구나 부러워요~
직원2 대표님한테 보여드리세요 뭐라고 하시나?
연주 (쑥스러워) 에이~ 됐어요~
직원2 (떠밀듯) 보여드리세요~ 깜짝 놀라실걸요~
연주 저... 진짜 어울려요?
직원들 (동시에 엄지손가락을 들며) 완전..!!
직원1 드레스를 입기 위해 태어난 몸매세요~
연주 (치켜세워주자 한껏 자신감에 들뜨는)
연주가 떠밀리듯 나가고 나자 직원1, 들어오면서
직원1 (바로 태도 바꾸며 의아한) 근데 드레스 처음 입어보는 거 같지 않니?
직원2 재미교포라면서요?
씬/3 펜트하우스 거실 (저녁)
하이힐에 귀걸이까지 하고 넓은 거실을 가로질러 회의실로 가는 연주.
가다가 문득 멈춰 선다. 넓은 거실이 갑자기 홀처럼 느껴지고.
연주 (중얼) 근데 국빈만찬파티는 뭐야..? 뭐 영국 왕세자 이런 사람들이 국빈 아냐? (하다) 그럼 춤도 추나..? (하다 당황스런) 춤? 나 춤 못 추는데..?
주방에서 경호원1,2가 커피 들고 나오다가 멈칫한다.
연주가 드레스 자락을 펼쳐 한 손에 쥐고 한 손은 남자에게 손을 맡긴 제스추어를 하고 혼자 회전을 돌고 있는.
경호원1,2 표정.
혼자 춤추는 상상을 하며 세 번 정도 회전을 하며 우아하게 회의실로 향한다.
경호원1,2 표정.
씬/4 펜트하우스 회의실 (저녁)
8회 엔딩씬에서 이어지는.
노크를 하고 문을 빼꼼 여는 연주. 강철, 노트북 앞에 놓고 심각하게 서성거리고 있다.
연주 들어가도 돼요..?
강철 (돌아보는)
연주 (화사한 드레스를 입고 하이힐 신고 귀걸이도 하고 머뭇거리며 들어온다)
강철 (표정)
연주 (부끄러워하며) 이거 어때요? 다들 이게 잘 어울린다는데.
강철 (표정에)
아까의 문장이 다시 펑 떠오르고..
<너 가족이 새로 생겼던데> <이번에는 그 여자 차례다>
<이마에 총구멍을 내줄게>
엄포가 아니라는 걸 깨닫자, 다시 밀려오는 공포..
연주 (강철이 계속 반응이 없자 민망해) 아 알았어요. 되게 이상하구나, 멘트 하지 마요, 그냥 넘어가요, 알아들었으니까 (나가려는데)
강철 돌아가요..
연주 (무안해 짜증) 가잖아요, 간다구. 그렇게 이상해요?
강철 집으로 돌아가라고. 여긴 위험하니까.
연주 네...?
강철 (초조한) 뭐 돌아갈 방법 없어요..?
연주 (황당한) 아니.. 갑자기 어떻게 돌아가요..? 그게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하다) 근데 왜 그래요..?
강철 뭔가 말하려는데 이때 등 뒤에서 유리창이 와장창 깨지는 소리..!
부서진 유리조각들이 뒤에서 강철에게 날아와 쏟아지는 동시에..
강철의 귓가에 총알이 휙.. 스쳐가는 바람 소리 슬로우로..
강철, .....!!
이어서 자신을 향해 서 있는 연주의 이마에 작은 총구멍이 생긴다.
강철, 표정.
주변으로 피가 번져 나오나 싶더니 연주,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쿵, 바닥에 쓰러지는. 강철, 표정.
순식간의 일. 가족들의 시신들이 눈앞에 펼쳐졌던 기억이 스쳐지나가며.
그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쓰러져 죽은 연주.
강철, 그대로 굳어.. 꼼짝달싹도 못하고...
연주 왜 그래요..?
강철, 퍼뜩 정신 들면서 보면 바닥의 죽은 연주는 없고.
연주는 거기 그냥 그대로 드레스를 입고 서 있다. 강철, ...!!!
바닥에 떨어진 유리조각들도 없고. 뒤를 돌아보면 유리창은 멀쩡하고..
극도의 공포로 인한 환각이었다. 어느새 식은땀이 맺힌.
연주, 영문 몰라 서 있는데 강철, 바로 연주에게 달려가 이마를 쓸어 올려 멀쩡한 걸 확인하는.
연주 (??)
강철 (이상이 없자 안도의 한숨)
연주 왜요..? (하는데)
강철 (확 끌어안는다)
연주 (!)
강철 (연주의 머리에 입 맞추고 살아있는 체온을 느끼며 안도하고)
연주 (영문도 모르고 품에 안겨 심장만 쿵쿵) ......
연주, 표정에서 디졸브되며
씬/5 연주의 꿈 - 리무진 안 (밤)
연주, 그 드레스를 그대로 예쁘게 차려입고 어색하게 앉아있는 표정에..
씬/6 연주의 꿈 - 도로 (밤)
도로를 달리는 리무진.
씬/7 연주의 꿈 - 리무진 안 (밤)
카메라 빠지면 연주, 샴페인 잔을 들고 리무진에 앉아있다.
옆에 턱시도를 입은 강철은 핸드폰으로 통화하느라 바쁘고.
연주, 샴페인을 연신 마시며 창밖을 기웃기웃, 부산스러운.
강철 오늘은 못 볼 거 같구요. 네 행사 가는 중이라서요. 네 내일 오전에 보고 전화 드릴게요. 네 네.
연주 (가슴이 두 근 반 세 근 반)
강철 (차가 천천히 멈추자 핸드폰을 넣고 창밖을 내다보며) 다 왔네.
연주 (움찔)
강철 웃으면서 내려요. 카메라 찍히니까. (손잡으며)
연주 (기대했으나 막상 나가려니 심장이 터질 듯) 어떡해요 나 못할 거 같아요~ 나 이런 거 되게 못하는데~
문이 밖에서 열리고 강철이 먼저 내리며 연주에게 손을 내민다.
연주 (중얼) 이거 말이 돼..? 이 상황이 지금 나한테 어울리기나 해...?
겁먹은 연주, 떨며 강철의 손을 잡고 나가면서.. 연주의 시선에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들로 온통 하얗게 보이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몽환적인 기분.
낭만적인 음악과 함께 (** 청와대 만찬 분위기는 아니나 연주의 상상이므로 비현실적이도 괜찮을 듯합니다)
씬/8 연주의 꿈 - 방송화면 + 토크쇼 스튜디오
그 다음의 장면이 영상으로 나오고 있다.
강철의 팔짱을 끼고 여신처럼 등장하는 연주의 모습이 나오고 플래시 세례 쏟아지고. 화면이 연주한테만 포커스를 맞추더니 멈추는.
<강철의 부인 오연주씨, 마침내 공식석상에 모습 드러내> 제목 떠 있고.
패널 셋이 앉아 영상에 나온 연주의 모습을 보며 떠들고 있는.
(썰전같은 분위기)
패널1 자 베일에 싸여있던 오연주씨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일단 뭐 첫인상은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한 미인같아 보이죠?
<오연주 집중 분석. 1. 외모> 자막과 함께
영상은 연주의 드레스와 얼굴과 이목구비를 하나하나 쪼개서 보여주는.
패널1 저 정도면 일반인 급은 아니죠. 솔직히 배우 중에서도 탑스타 수준이에요.
패널3 네. 마스크가 품위 있고 고급지지 않습니까. 강철씨가 그렇게 급하게 미국에서 비밀 결혼을 한 이유가 이해가 좀 갑니다. 지금까지 스캔들이 있었던 여성들과는 확실히 다른 스타일이에요. 한마디로, 아내감인거죠.
씬/9 연주의 꿈 - 펜트하우스 거실 (밤)
파티에서 막 돌아온 연주, 드레스를 입고 발 아파 벗은 하이힐을 든 채 서서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TV로 토크쇼를 보고 있다. 이때 강철이 턱시도 겉옷을 손에 들고 셔츠만 입은 채 와인병 들고 주방에서 나오는
연주 (아까 겁먹었을 때와 달리 신나서) 저거 봐요~ 나 나와요.
강철 (힐끔)
연주 나보고 완전 미인이래~ (웃으며) 나보고 고급지대요~
강철 .....
연주 거봐요~ 나보고 개나소나 미인이냐고 하는 사람은 누구밖에 없다구요~
강철 저런 프로 말을 믿어요?
연주 셋이 다 그러잖아요~ 강철이 여신을 잡았다고~ (하다) 그리고 아까 못 들었어요? 대통령도 나보고 미녀랬어요. 대한민국 대통령도 인정한 미모예요 내가~
강철 (못 들은 척) 안 들어가요? (팔 잡아끄는데)
연주 (버티며 한껏 의기양양) 아~ 내가 밑진 거 아냐? 나 여기서 완전 통하는 미몬데 너무 안 재보고 결혼했나봐 하하하~ 의사 때려치고 연예계에 진출해볼 걸 그랬나봐 (하는데)
강철 (말 끊으려고 연주를 확 안는)
연주 (!) 어머~
강철 헛바람 들어서 큰일 났네. (리모컨으로 TV 끄고 안고 가는)
연주 잠깐만요 나 저거 더 봐야 돼~ 오늘 오연주 특집이라고요~
씬/10 연주의 꿈 - 펜트하우스 침실 (밤)
은은한 조명의 침실. 강철이 연주를 안고 들어오는데 룸메이드가 와인과 약간의 안주를 준비해 내려놓다가 보고.
연주 (계속 쫑알쫑알 수다) 오연주를 주제로 한 시간 특집방송을 한대요. 나 너무 어이없어~ 나 엄청 유명해요~ 내가 스타일 아이콘이래~ 말도 안돼~
강철 (룸메이드에게) 됐어요. 가서 쉬세요.
룸메이드 네. (얼른 나가는)
연주 (!! 룸메이드 있는 줄 모르고 떠들다 움찔, 부끄러워) 내려줘요.. (버둥거리는데)
연주를 침대에 풀썩 내려놓는다.
강철 (양복 의자에 던지며) 내가 개나소나 미인이라고 해서 엄청 맺혔었나보네.
연주 맞아요.. 완전 한 맺혔어요.
강철 꼭 미인이라고 매력 있는 건 아닌데. 매력 있다고 얘기했잖아요.
연주 같은 말이라도 예뻐서 매력있다고 하면 듣기 좋죠.
꼭 병맛같은 매력이라고 해야 속이 시원하냐구요.
강철 예쁜 건 오래 못가지만 병맛은 평생 가니까 그게 더 좋은 거지.
늙어도 안 질린다는 건데.
연주 (기가 막혀서)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요? 아니 무슨..
강철 (웃으며 침대에 털썩, 연주 옆에 앉고)
연주 (....!)
묘한 분위기가 흐르며.. 연주, 부끄러워지며 입을 다물고.
카메라 다른 곳을 비추다 다시 연주를 비추면..
강철이 한 손으로 연주 드레스의 어깨 한쪽을 내리는 순간,
연주, 갑자기 눈을 번쩍 뜬다. 뭔가 떠오르는 표정에
씬/11 연주의 꿈 - 흉부외과 의국 (낮)
김간호사가 모니터 앞에 앉아 즐거움의 비명을 지르는.
다른 여자 인턴 1,2가 책상에 앉아 일하다가
김간호사 아아아악~~~
인턴1,2 왜요?
김간호사 베드신 베드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드디어!! 강철 베드신! 나왔어요 어우 난 몰라~
인턴1,2 어머 어디? / 나도 볼래! (뛰어오는)
우르르 모니터 앞에 몰려들어 구경하고
씬/12 연주의 꿈 - 박교수 방 (낮)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는 박교수.
석범이 서류를 들고 들어오며
석범 교수님 이거 싸인 좀..
박교수 ..... (갑자기) 이런... 씨!!
석범 (깜짝 놀라는)
박교수 아우, (갑자기 등 돌려 앉으며 눈을 마구 비비는) 이런 씨 눈 베렸어 아우 씨 야 이거 안 본 눈 좀 어디서 구해와!
석범 왜 그러세요..? (하고 모니터를 들여다보더니) 오~~~ 와우~ 오호~
박교수 독자가 무슨 죄야!! 독자들이 무슨 죄를 졌다고 내가 저 꼴을 봐야 돼? 내 눈이 썩고 있어 지금!! 너 왜 대한민국이 이거밖에 안 되는지 아냐? 혈연 학연 지연!! 더블유가 왜 망해가는 지 알아? 혈연 학연 지연! 딸이 아빠 작품에 낙하산 타고 내려와서 주인공하고 결혼까지 논스톱 베드씬!! 더블유의 망조가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야! (입에 침이 튀게 흥분해)
석범 (튀는 침을 닦아내며 듣고 있는)
씬/13 연주의 꿈 - 성무의 작업실 (낮)
성무가 모니터를 부술 듯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는
씬/14 연주의 꿈 - 펜트하우스 침실 (밤)
연주, 아빠 상상까지 하고 나자 너무나 공포스런
연주 (드레스 끈을 내리는 강철의 손을 확 잡는) 안돼요!
강철 (?)
연주 안 돼요, 잠깐만, 안 돼 이건 아냐!
강철 뭐가 아냐..?
연주 아냐 아냐.. 일단 불 좀 꺼 봐요, 이건 아닌 거 같아요.. (혼란스러운) 언젠간 돌아갈텐데.. 난 거기 아는 사람도 너무 많고.. 이러면 난 가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 (하며 당황해 자기가 손으로 침탁 스탠드 불을 끄려다가 중심 잃으며 침대에서 뚝 떨어지는) 악~!
씬/15 펜트하우스 침실 (밤)
편한 실내복 입은 연주, 꿈과 똑같이 침대에서 뚝 떨어진다.
연주 아야!!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코를 박으며 비명 지르는)
열어놓은 문 바로 밖에 서 있던 경호원1이 튀어들어온다.
경호원1 (?!!) 사모님!!
연주 아... (너무 아파 울먹이는)
씬/16 펜트하우스 회의실 (밤)
권총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펼쳐놓은 채 고민에 빠져있던 강철, 경호원들 ‘사모님!’ ‘괜찮으십니까!’ 소리에 퍼뜩 돌아보는.
놀라 권총을 집으며 벌떡 일어나고
씬/17 펜트하우스 거실 (밤)
강철이 바로 회의실에서 나오는데 경호원2,3이 침실로 뛰어 들어가는.
그 외에도 경호원4,5,6,7,8 등이 창가와 현관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강철 (!) 뭐야?
씬/18 펜트하우스 침실 (밤)
강철, 뛰어 들어오면 경호원1,2가 아파하는 연주를 부축해 일으키고 있다.
경호원3,4는 바로 뛰어가 창가와 욕실 쪽으로 가서 밖을 살피고.
연주 (아픈데 쪽팔려서 코 막고) 괜찮아요. 괜찮다니까요.
강철 (긴장해) 무슨 일이예요?
연주 (얼굴 보자 민망해 움찔)
경호원1 주무시다가 침대에서 떨어지셨습니다.
강철 (! 살펴보는) 다친 데 없어요?
연주 없어요 괜찮아요
강철 (안도하며 경호원들에게) 됐어. 나가봐.
경호원들 네.
경호원들 문은 열어놓은 채. 경호원1은 문가에 서서 계속 지켜보고.
연주, 침대에 도로 앉고..
강철 (앞에 서서) 왜 자다가 떨어져요?
연주 아니.. 뭐 꿈꾸다가..
강철 무슨 꿈?
연주 (시선 회피) 있어요.. 무지 유치한 개꿈..
강철 무지 유치한 개꿈?
연주 아 그냥 넘어가요.
강철 또 넘어가요?
연주 넘어가요 좀, 민망하니까.
강철 .......
연주 근데 안자요..? 새벽 세시예요.
강철 다들 지키고 있으니까 걱정 말고 더 자요. (하고 나가려는)
연주 (한숨) 근데.. 계속 이렇게 경호를 해요..? 문까지 다 열어놓고..
누가 보고 있으니까 잠을 푹 못자겠어요.
강철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 방법이 없어요.
연주 나는 안 죽잖아요.
강철 (보는)
연주 (하소연처럼) 나는 절대 안 죽는다구요. 나는 불사신이잖아요 여기서.
진범이 뭐라고 했든 뭘 걱정해요?
강철 변수.
연주 네..?
강철 세상에 변수가 없는 원칙은 없어요.
실체도 없는 진범이 갑자기 나타날 줄 알았나?
연주 (....!)
강철 그 놈이 어딨는 지 알 때까진 방법이 없어요.
연주 (할 말도 없고)
강철 좀 더 자요. (하고 나가려는데)
연주 그럼 계속 이렇게 지내요?
강철 (돌아보고)
연주 파티도 못 가는 거겠네요.
강철 취소했어요 이미.
연주 (! 꿈까지 꾸고 나니 더 맥 빠져, 쭝얼쭝얼) 어제 감옥에서 나왔다구요.. 근데 또 감옥 생활이잖아요.. 계속 여기 틀어박혀서.. (침탁 위의 인덱스 잔뜩 붙은 책을 보며) 달달한 거 해준다고 표시하라더니. 밖에도 못 나가고.. 장도 보고 쇼핑도 하고 다 하자면서요.. 하루에 열개씩 하자더니.. (한숨)
강철 (듣다가 미안해지는) ..... (와서 책을 집어 들며) 밖에는 절대 못 나가고..
여기서 할 수 있는 거 해볼까? (뒤적거리다가) 요리?
연주 (흘끔)
강철 배 안 고파요? 난 배고픈데.
씬/19 펜트하우스 주방 (밤)
강철이 들어와 싱크대 쪽으로 가고 연주가 주섬주섬 카디건 걸치며 따라 들어온다. 경호원1,2,3도 따라 들어와 문 앞과 창가에 서는
경호원1 누구 부를까요?
강철 아니 됐어. 내가 해야 되는 숙제라서.
경호원1 (?)
강철 거기 앉아요. (식탁 가리키는)
연주 (사람들이 계속 있어서 흥이 안 나는, 불편한 마음으로 앉는다)
강철 근데 솔직히 고백하면.. (멋쩍게 웃는) 나 할 줄 아는 요리가 딱 하나밖에 없는데.
연주 뭔데요?
강철 라면.
연주 라면이 요리에요?
강철 난 라면 젤 좋아하는데.
연주 (한숨) 알았어요. 라면으로 퉁쳐요.
강철 (웃으며 싱크대를 뒤져보는) 라면이.. (어디에 뭐가 있는 지 하나도 모르겠는, 엉뚱한 데를 뒤지고 있자)
연주 ....... (하는 짓을 보는)
강철 야 라면 어딨냐?
경호원1 라면이요? (당황해하며 와서 기웃거리는)
연주 (남자 둘이서 헤매는 걸 보다가 황당해하며) 그건 식기세척기에요. 왜 거길 열어봐요?
강철 (세척기 열어보다) 아.. 그러네.
연주 (답답해 와서 바로 한쪽 문을 열고 라면을 찾아낸다) 보통 이런 데 두죠.
강철 어 그러네?
경호원1 (도로 자리로 가고)
연주 (들어오며) 나와봐요. 내가 끓일게요.
강철 이걸 해야 숙제 하나라도 더 하는건데.
연주 (냄비 꺼내며) 퉁치는 거 안 되겠어. 나중에 제대로 해줘요. 공부해서.
강철 (웃으며 의자에 앉는)
연주 (불 올리고 냉장고를 뒤지는)
강철 ......
연주 (냉장고에서 파, 계란 등등 찾는 동안)
강철 (보고 있다가) 도무지 이해 안 가는 게 있는데..
연주 (?)
강철 당신 아버지가 왜 그러죠..?
어떻게 딸을 죽이라는 명령을 진범한테 내리지..?
연주 ......
강철 그 놈은 아버지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캐릭턴데.
연주 (도마를 꺼내며) 몰라요 나도.. 설마 아빠가 그렸겠어요..?
강철 그럼 누가...?
연주 (칼이 여러 개 꽂힌 칼집에 꽂힌 칼을 빼며) 모르지만.. 아빠일 리가 없잖아요.. 아빠가 왜요. 그리고 아빠는 다시는 그림 안 그리신다고..
강철 (연주가 자기를 보며 칼을 빼는데 칼집이 넘어질 것 같자) 어 조심!!
연주 엄마! (놀라며 물러나는)
미처 붙잡기 전에 칼집이 떨어지면서 꽂혀있던 칼들이 와장창 떨어지는 소리.
연주도 피하려다 바닥에 넘어지며 안 보이고.
강철이 뛰어가고 경호원1도 달려오면 칼들이 여기저기 바닥에 떨어져 있고.
강철 괜찮아요?!
연주 (바닥에 주저앉아) 아.. 놀래라.. 괜찮아요..
강철 (연주의 발등에서 피가 나는 걸 보고) 찔렸잖아!
연주 어...
강철 (정색하며) 간호사 불러
경호원1 (후다닥 나가는)
연주 아녜요 그냥 약만 좀 갖다주세요 내가 하면 돼요.
강철 (급히 티슈를 뽑아 피를 막아주다가 멈칫한다)
연주 아.. 아퍼..
강철 (이상한) .....? (휴지를 열고 다시 흐르는 피를 보는)
연주 왜요..?
강철 왜 피가 나지..?
연주 네...?
강철 피 한 방울 안 나야 정상인데.. 왜 피가 나죠..?
연주 (??!)
강철 (연주를 보고)
연주 (놀라 보고)
강철 이거..
연주 (표정)
강철 당신도.. 총에 맞으면 죽는다는 거잖아 지금..?
연주 (표정)
진짜로 죽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고, 둘, 공포로 서로 쳐다보는 순간,
연주의 눈앞에 <계속> 글자가 뜬다.
연주, 바닥에 앉아있다 순식간에 강철 눈앞에서 사라지는.
강철, ...!!!
씬/20 성무집 거실 (아침)
순식간에 돌아와 바닥에 주저 앉아있는 연주, ....!!
여전히 수봉은 소파에 누워 자고 있고. 어느새 아침이 되어 환하고.
발에서는 피가 나고 있다. 연주, 표정.
씬/21 펜트하우스 주방 (밤)
연주가 사라진 곳, 핏방울만 떨어져 있는 바닥을 보는 강철.
잠시 멍하다가 경호원들이 싱크대 뒤편에 있는 걸 깨닫고 일어나는.
강철 나가 있어요.
경호원들 네?
강철 나가라고.
경호원들 네에... (연주가 사라진 걸 못 보고 나가는)
강철, 머릿속이 더 복잡해진. 바닥에 떨어진 핏방울을 휴지로 닦아내고.
씬/22 펜트하우스 거실 (밤)
경호원들이 잔뜩 서 있고 경호원1이 구급상자를 들고 오는데 강철이 나온다.
강철 모두 철수해요.
경호원들 (?)
강철 당장 나가고 나중에 호출하면 그때 올라와요. (하고 다시 주방으로 가는)
경호원1 대표님 사모님 약..
강철 됐어. 피 멈췄어. (하고 주방으로 가며 문 닫는)
일동 (??)
씬/23 성무의 작업실 (아침)
연주, 성무의 침실 쪽 서랍에서 붕대와 약 등을 찾고 있다.
컷 튀어 침대에 앉아 붕대를 감고 있는 연주.
연주 (중얼) 어떻게 된 거야..? 왜 피가 이렇게 나..?
강철이 했던 말이 떠오르고..
강철 (E) 변수.
연주 (표정)
강철 (E) 세상에 변수가 없는 원칙은 없어요.
연주, 일어나서 걸어보면 걸을만하고. 바로 책상으로 간다.
컷 튀어 모니터를 보고 있던 연주, 자신이 이마에 총을 맞고 바닥에 죽어있는 만화컷에서 놀라 멈칫한다. 아까는 강철의 괜한 걱정이라 생각했으나 갑자기 그림이 섬뜩하게 느껴지고.. 자기도 모르게 이마를 만져본다.....
씬/24 펜트하우스 주방 (밤)
강철, 서성거리며 시계를 보고 있는데 연주는 돌아올 생각을 안 하고..
성무, 칼에 찔려도 끄떡없던 장면 (6회 中)
연주, 총에 맞아도 그냥 통과하던 장면 (3회 中)이 스쳐지나가고.
강철 (E) 뭐지..? 뭐가 달라진 거지..? 왜 변수들이 생긴 거지..? 맥락이 뭐야..?
씬/25 성무의 작업실 (아침)
연주, 집 전화를 걸어보고 있다. 신호음 울리다가
안내 (E) 지금 고객님이 전원을 꺼놓으신..
연주 (전화 끄며 중얼) 아빠 아직도 도착 안하셨나..? (벽시계 이제 7시가 지난)
모니터에 떠 있는 자기의 죽음을 그린 컷을 다시 보고..
다시 또 섬뜩한 기분.
씬/26 펜트하우스 주방 (새벽)
연주가 사라진 바닥이 보잉는 벽에 쭈그리고 앉아 연주를 기다리고 있는 강철.
어느새 밖이 뿌옇게 밝아오고.. 시계는 새벽 6시가 된.
강철, 한숨을 쉬며 일어난다.
씬/27 펜트하우스 침실 (새벽)
강철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연주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고..
침대 위에 덩그러니 놓인, 연주의 희망사항이 잔뜩 붙어있는 책이 시선에..
강철, ..... 책을 집어 침탁 위에 놓는데 이때 핸드폰이 울린다.
강철, 놀라 바로 주머니에서 꺼내 보면.. <윤소희> 뜨는.
강철 .....? (이상하게 보고 받는) 여보세요.
소희 (E) 자니..?
강철 아니.. 웬일이야 이 시간에?
씬/28 소희의 오피스텔 + 펜트하우스 침실 (새벽)
소희가 혼자 사는 아담하고 세련되게 꾸며진 오피스텔.
식탁에는 이미 비운 와인 병이 여러 병 있고..
밤새 혼자 술 마신 소희, 만취해서 남은 와인을 와인잔에 따르며 통화하는.
집에서 입는 편한 핫팬츠에 소매 없는 티를 입은.
소희 이 시간에 전화 좀 하면 안 돼..? 왜..? 옆에 와이프가 있어서..?
강철 너.. 취했어?
소희 (잔 들고 방안을 비틀거리며 주사하는) 오연주 니 옆에서 자고 있어..? 아.. 나 상상이 안 된다.. (울먹이며) 너 진짜 결혼한 거야..?
강철 .....
소희 (클로즈업 컷으로) 알어.. 니가 잘못한 건 없어.. 뭐 책임질 말 한 적도 한 번 없지.. 그냥 내가 눈치가 없어서 기다리면 언젠간 잘 될 줄 알았던 거야.. 내가 바보등신인거야.. 근데.. 나만 착각한 건 아니잖아.. 다들 그렇게 알고 있었다구.. (울음 터지는)
강철 (한숨) 소희야..
소희 난 뭐야..? 난 뭐지..? 난 너한테 뭐였어..? (훌쩍이며 와인잔 비우다가 멈칫) .... (잔을 든 자기 손이 이상한 걸 취한 눈으로 보고) ....? (벽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보고... 표정)
전신 거울 속의 소희, 팔 다리가 전부 반투명해진.
소희, 순간 비명을 지르며 잔을 놓치고, 와인잔 박살난다.
씬/29 펜트하우스 침실 (새벽)
소희의 비명과 와인 잔이 박살나는 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들려온다.
강철 (!) 여보세요..?
소희 (찢어질 듯한 비명소리)
강철 (?!) 여보세요? 무슨 일이야? 소희야?!
소희 (계속되는 비명에 섞여서, E) 내 손..! 어떻게 된 거야..!
강철 (...?!!)
씬/30 펜트하우스 거실 (새벽)
강철, 급히 뛰쳐나와 현관으로 뛰어나가는 모습에 회상 컷 펑 들어가는
C# <회상 인서트 - 호텔 정원 (8회 56씬 中)>
강철 손이 사라져..?
도윤 (멘붕이 되서) 유령처럼 말이야.. 유령처럼 반투명하게 보이더라고.
씬/31 호텔 지하 주차장 (새벽)
강철, 급히 달려와 자신의 차에 뛰어들고.
바로 요란한 굉음과 함께 차, 쏜살같이 떠난다.
씬/32 강변도로 (아침)
빠르게 달리는 강철의 차.
씬/33 강철의 차 안 (아침)
강철, 초조하게 운전하면서 머릿속은 갑자기 미친 듯이 회전한다.
꽉 막혔던 맥락이 갑자기 보이기 시작하고..
소희 (E) 난 뭐지..? 난 뭐야..? 난 너한테 뭐였어..?
소희의 목소리와.. 진범의 메시지가 동시에 뜨고..
<그러니까 너는 나를 찾아야지>
<나를 안 찾고 왜 죽어? 넌 지금 죽으면 안 돼.>
강철 (E) 등장인물...! 등장인물의 목적...!
씬/34 몽타주
C#1 대형서점 (5회 40씬 中)
강철이 만화책을 찢어 첫 장을 넘기는. 맨 앞에 <등장인물> 페이지에 소희를 포함한 더블유의 등장인물들 캐릭터 소개가 나와 있는
강철 (E) 등장인물.
최초에 등장인물들은 스토리에 필요한 목적이 있어서 만들어지고..
C#2 진범의 만화 컷 (검은 그림자의 모습에 물음표를 단)
자막 - 의문의 사나이. 강철의 가족을 몰살한 살인범.
C#3 소희의 만화 컷 (5회 41씬 中)
자막 - 윤소희. 여주인공.
C#4 현석의 만화 컷 (5회 41씬 中)
자막 - 손현석. W 프로젝트의 총책임자. 죽은 강철부의 절친.
C#5 강철의 사무실 (8회 38씬 中)
강철, 현석에게 이야기하는.
강철 진범은 찾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유는 묻지 말아주세요. W 프로젝트는 정리하겠습니다.
현석 ..... (한숨을 푹.. 난감하고 답답하다)
C#6 방송국 강철의 사무실 앞 (낮)
8회 38씬에서 이어지는.
강철의 방을 나온 현석, 허탈한 표정으로 가는데..
현석의 손이 반투명하게 변하는데.. 현석은 모르고 걸어가는.
강철 (E) 그 목적이 더 이상 없어지면..
C#7 소희의 오피스텔 (아침)
소희,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발작적으로 울부짖는. 온 몸은 반투명하고..
바닥에 깨진 유리조각을 밟아 발바닥에서는 피가 흐르고..
강철 (E) 소멸된다..? 이 세상에서 영원히..?
씬/35 강철의 차 안 (아침)
강철, 결론이 나올수록 초조해지는.
가속페달을 연신 밟으며 계속 생각을 이어가는..
강철 (E) 그럼 반대로... 캐릭터의 목적이 확실해지면..
씬/36 회상 몽타주
C#1 연주가 결혼반지를 끼는 장면 (8회 中)
C#2 연주가 피를 흘리는 장면
씬/37 강철의 차 안 (아침)
강철 (!! E) 등장인물로 고정이 된다..? 강제로..?
씬/38 성무의 작업실 (아침)
연주도 막 같은 결론에 도달한
연주 (중얼) 설마..! 내가 진짜 만화 캐릭터가 된 거야?
주인공하고 결혼해서..! 그래서 피도 나고 진짜 죽을 수도 있고?
그런 거야..?
연주, 그 결론에 도달하자 깜짝 놀라는.
씬/39 강철의 차 안 (아침)
머릿속이 점점 더 혼란스러운 강철.
운전하며 머리를 쓸어 넘기며..
강철 (E) 그럼 진범은...?
진범은 목적이 없어졌는데도 왜 소멸하지 않고.. (하다)
아까 이해 안 갔던 메시지들이 갑자기 떠오르고.
<너 어디 있어?> <어떻게 살아났어..?> <어떻게 돌아갔어..?>
강철 (E) 설마 스스로...?
강철 (퍼뜩 드는 생각에)
강철 (E) 진범이 자각을 했어..? 나처럼...?
강철, 이어서 드는 확신에 경악하며..
강철 (E) 진범이.. 지금 바깥 세계에 있어..?
씬/40 회상 몽타주
C#1 구치소 면회 대기실 (5회 32씬 中)
강철이 나간 이후로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의 만화 세계.
도윤과 경찰들, 면회 대기자들과 모든 물건들이 정지된 상태로.
적막이 가득한 세상에 멀리서 구둣발 소리가 들려온다.
C#2 구치소 복도 (5회 36씬 이후 상황)
강철이 프레임 밖으로 사라지고 난 후.
여전히 굳어있는 경찰, 경찰견들이 복도에 서 있는데.
그 사이를 유일하게 살아서 움직이는 누군가가 걸어오는..
검은 구두, 검은 장갑, 검은 옷을 입은, 권총을 든 진범이 복도 사이로..
굳어버린 경찰과 경찰견을 지나.. 그대로 서는..
느리게 두리번거리며 강철을 찾지만 강철은 없고..
복도 끝, 저 앞에 강철이 현실세계로 나갔던 검은 프레임이 보인다.
프레임을 향해 걸어가는 진범.
그 앞에 잠시 낯선 듯 서 있다가 바로 뛰어 들어 가는
C#3 모텔 옥상 (밤)
5회 37씬 이후 날짜가 한참 지난 상황. (경찰이 수거하기 전)
잡동사니 위에 놓여있던 액정 태블릿에서 밝은 빛이 나오더니.. 갑자기 굴러 떨어지는 진범. 총을 들고 난간으로 가서 두리번.. 낯선 세계를 인지 못하고..
C#4 골목길 (밤)
모텔 앞 골목길.
술 취한 취객 하나가 노래 흥얼거리며 오는데 앞을 가로막고 서는 진범.
취객 뭐야..? (보면 어둠 속에 얼굴이 잘 안 보이고) 야 비켜... (뿌리치며 가는)
진범을 지나쳐 걸어가던 취객 눈앞에 갑자기 자막이 뜬다.
<여기가 어디야?>
취객 (?? 술김에 잘못 봤나하고 눈을 비비는) 뭐야 이건..?
<여기가 어디지?>
취객, ....??
<강철은 어디 있어?>
취객 (!!!) 뭐야..? (점점 놀라서) 이거 뭐야..? 어 뭐야~~~?? (놀라 뛰어가는)
C#5 학교 앞 (밤)
학교 앞 작은 서점. 문이 잠겨 있는데 진열대 앞을 지나가다 멈춰서는 진범.
주간지에 강철이 물속에서 죽은 엔딩컷이 크게 떠 있고..!
마침내 강철을 발견한 진범, 바로 장갑 낀 주먹으로 사정없이 내리쳐 유리를 박살낸다. 진열장 산산이 부서지는데 아랑곳이 없이 들어가 잡지를 집어드는..
강철의 엔딩컷 위에 <W의 허무하고도 허무한 결말>이라는 제목이 있고.
<진범을 못 밝힌 채 강철의 투신자살로 끝을 맺다>라는 부제가.
강철 (E) 진범은 나를 따라 바깥 세계로 나가 모든 걸 자각했고..
그리고 분노했다. 자신의 실체가 없다는 걸 알고.
잡지를 확 구기며 바닥에 팽개치고 어디론가 가는 진범의 모습에..
강철 (E) 진범의 정체가 밝혀지길 나보다 더 열망한 건 그 자신이었으니까.
C#6 한강대교 (밤)
7회 36회 직전에서 이어지는 상황.
진범이 다급한 발걸음으로 난간으로 향하고 있다.
강철이 떨어진 곳에 와서 서는, 아래를 내려다보면 검은 강물이 흐르고 있고..
이미 죽었다는 걸 인정할 수 없는..
진범,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강철 (E) 그는 내 죽음을 뒤늦게 알고 분노에 떨었고..
이때 사이클을 타고 지나가는 20대 남자 둘.
뒤에 타고 있던 남자, 스쳐가다 멈춘다.
남자1 야 잠깐만..!
남자2 (앞서 가다가 멈추고 돌아보는)
남자1 저기 누가 있잖아.
난간 쪽 어둠 속에 서 있는 진범을 발견하고..
남자1 왜 저기 있지? 저거.. 뛰어내리려는 거 아냐..?
남자2 에이 설마.. 야 빨리 가자 늦었어. (하고 도로 출발하려는)
남자1 (가려다가.. 찜찜해서 자전거를 세워놓고 그쪽으로 가는) 저기요.
진범, 돌아보고..
남자1 왜 거기 계세요. 위험한데. 혹시 뭐.. (가까이 다가오다 깜짝 놀라는) 어?!!
얼굴이 없자 놀라 뒤로 물러나는데 진범, 남자1의 멱살을 거칠게 잡는..
멱살 잡혀 버둥거리는 남자1의 시선에.. 분노의 자막들이 보인다.
<죽었어...?>
<강철이 진짜 죽었다고..??>
남자1, 숨이 막혀 캑캑거리며 버둥거리는데 엄청난 악력에 꼼짝도 못하고.
남자2 (놀라 자전거 세워놓고 쫓아오며) 이봐요! 당신 뭐야?!
<누구 마음대로 죽어?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10년을 기다렸어!! 그 놈이 나를 찾기만!>
<근데 왜 끝이 나! 어떻게 이게 끝이야!>
C#7 레스토랑 화장실 (7회 26씬 中)
동 시간, 연주 전화하는데 갑자기 물이 확 튀면서..
C#8 강물 속 (7회 27씬 中)
물에 빠진 연주가 강물 속에서 강철을 발견하는 컷에..
아래 자막 <끝> 에서 <계속>으로 바뀌는.
강철 (E) 그가 만화가 끝나는 걸 막았다. 나랑 끝장을 보기 위해.
C#9 한강대교 (7회 36씬과 같은 씬)
목이 졸려 눈 뜨고 죽은 채 바닥에 패대기쳐져 있는 남자1.
이어서 똑같이 목 졸라 죽인 남자2를 진범이 그 위에 던져버리고.
진범, 화를 주체 못하고 반대편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어둠 속에서 연기처럼 사라진다.
강철 (E) 그리고 지금은..
씬/41 강철의 차 안 (아침)
강철 (E) 돌아오는 방법을 몰라서.. 아직도 거기서 헤매고 있어..?
강철, 연주를 그리 보낸 것이 떠오르고.. 공포에 휩싸이는...
씬/42 성무의 작업실 (아침)
연주, 온갖 고민에 빠져 있다. 손가락의 반지를 보며..
연주 (중얼) 걱정하고 있을 텐데.. 어떡하지..? (한숨 푹)
이때 집전화가 밖에서 울린다. 그 소리에 고개 드는
씬/43 성무집 거실 (아침)
집 전화가 탁자에서 계속 울리고 그 소리에 수봉은 끙끙거리며 뒤척거리고.
연주, 이른 전화에 의아해하며 가서 집 전화를 받는다.
연주 (조심스레) 여보세요.
침묵이 흐르자
연주 여보세요..?
<너.. 돌아왔어?>
연주의 시선에, 강철이 봤던 바로 그 메시지가 뜨는.
연주, ...?!!!!
<너 오성무 딸이지?>
연주, !!!!! 너무 놀라고 겁먹어 자막을 보고 뒷걸음질..
<네가 오연주지?>
<강철하고 결혼한 여자>
연주, ....!!! 너무 놀라 전화를 확 끄면서 던져버리는.
전화 꺼지면서 자막들 모두 사라진다. 연주, ....!!!
씬/44 포털 회사 웹툰 부서 (아침)
핸드폰이 꺼진 걸 보는 진범.
그 옆으로 의자에 앉은 채 목 졸려 숨진 당직 여직원(7회 34씬에 등장)이 있다. 죽기 직전 여직원이 새로 올라온 만화를 보고 있던 중이었던 듯 모니터에는 연주의 죽음을 그린 엔딩 컷이 떠 있고.
진범, 핸드폰을 끄고 바로 나가는..
책상 위에는 여직원의 수첩이 펼쳐져있다.
작가들의 전화번호가 적힌 중에 <오성무 작가님>과 집 전화번호 적혀있는
씬/45 포털 회사 복도 (아침)
아직 출근 전의 조용하고 어둑한 복도.
어둠 속으로 걸어가던 진범, 갑자기 연기처럼 사라지고.
씬/46 성무집 거실 (아침)
연주, 바닥에 내팽개친 집 전화를 무서워서 귀신처럼 보면서 숨을 몰아쉬다가..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연주 (수봉을 급히 깨우는) 수봉아 일어나!! 일어나..!!!
수봉 (자다 깨는) 어.. 뭐예요..?
연주 일어나! 우리 도망쳐야 돼! 일어나라고!!
수봉 (비몽사몽, 놀라서 일어나며) 왜요? 왜 뭐, 뭘 도망쳐?
연주 차 키 어딨어?! 빨리 차 키 찾아!! (하며 방으로 뛰어 들어가고)
수봉 뭐예요 뭐? (그제야 정신 들어 놀라) 또 뭔 일이야?!
씬/47 성무집 연주방 (아침)
연주, 뛰어 들어와 태블릿과 노트북을 급하게 챙겨드는
씬/48 성무집 거실 (아침)
수봉이 잠이 덜 깨 바닥에 떨어진 차키를 찾아들다가 테이블에 머리 찧고.
수봉 아~~ (아파서 머리 잡고 뒹구는)
연주 (나오며) 빨리 나와 빨리!!!
수봉 왜 그러는데요? 하 씨 또 뭐야~~ (겁먹고 쫓아가는)
씬/49 성무집 앞 (아침)
수봉의 경차가 담벼락에 주차되어 있다.
수봉, 급히 운전석에 타고 연주는 뒷좌석에 태블릿과 노트북을 던져 넣고 조수석에 타는
연주 출발해!! 빨리!!!
수봉 아 씨 뭐야 진짜~ 아침 댓바람부터~ (울상으로 시동 거는)
수봉의 차, 바로 출발해 골목길을 빠져나가는..
씬/50 성무집 거실 (아침)
어둑한 부엌 구석에서 바로 진범이 연기처럼 나타나고.
총을 겨누며 나오는 진범. 그러나 아무도 없고.
씬/51 성무집 연주방 (아침)
방문을 쾅 밀며 총 겨누며 들어오는 진범. 그러나 비어있고.
이때 수봉의 차가 떠나는 소리에 창가를 돌아본다.
씬/52 골목길 + 수봉의 차 안 (아침)
수봉의 차가 급히 빠져나가는
수봉 (정신없는) 계속 이렇게 가요? 어디로 가라구?
연주 그냥 일단 가.. 집에서 최대한 멀리.. (무서워서 사이드 미러로 계속 뒤를 확인하며)
수봉 아니 진짜 환장하겠네~ 뭐예요 또?
나 이제 지긋지긋하다구요 또 뭔 일 생기는 거~
연주 너 이제 핸드폰 받지 마! 이상한 번호는 절대 받지 마! 위험해!
수봉 아니 누가 나한테 전화를 하는데요?
연주 진범이 날 찾고 있어.. (하다 앞을 보고 ...!!)
수봉 건 또 뭔 소리예요?
연주의 시선에.. 골목길 끝에 어느새 나타나 서 있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보이고. 연주, ....!!!!
진범, 천천히 권총을 겨눈다.
연주 (떨며) 뒤로 가..
수봉 네? (하다 진범을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는) 뭐예요..? (눈 똥그래져서) 저거.. 총 아냐?
연주 (버럭) 후진...!! 후진 해..!!!
수봉 (!!!! 놀라 급하게 후진하는) 으악 씨!!
수봉, 너무 당황해 좁은 골목에서 급히 빼다가 담벼락에 뒤를 부딪치고.
연주, ..!!!
수봉, ...!!!
진범의 총구 시선으로.
정확히 연주의 이마를 겨냥하더니 바로 방아쇠를 당긴다.
총알이 연주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오고.
연주, ...!!!
강철의 상상이 설마 진짜가 될 줄은 몰랐던.
총알이 날아오는 슬로우..
총알이 차 앞 유리를 뚫고 연주, 죽었다 생각하며 눈을 감는 순간,
수봉, 으악~!!! 비명 지르며 고개를 처박는.
총알은 그대로 통과해 조수석 헤드에 박히고.
어느새 연주는 사라지고 없다.
진범의 시선으로, 연주가 사라진 게 보이고.
씬/53 강철의 차 안 (아침)
연주, 총에 맞은 줄 알고 눈 질끈 감은 상태로... 두려워 눈도 못 뜨고..
이때 전화 목소리가 들린다.
경호원1 (E) 사모님 방에 안 계신데요.
연주 (....? 그 소리에 떨며 눈을 뜨는)
눈앞에 날아오던 총알은 없고 진범도 없고..
차창 밖으로는 좁은 골목길이 아닌 강변도로 풍경이.. 연주, 표정.
강변도로를 달리고 있는 강철, 블루투스로 통화 중이고.
강철 욕실에도?
경호원1 (E) 안 계십니다. 근데 사모님 어디 가셨죠..? 주무시는 줄 알았는데.
강철 (초조하고 고통스럽다.. 연주가 이미 사고를 당했을 것 같은 예감에)
연주 (E) 나 여기 있어요.
강철 (?! 옆을 확 쳐다보고)
연주 (겁먹고 멍해서 강철을 보고 있는)
강철 (!!)
연주 나.. 왔어요...
경호원1 (E) 대표님? 혹시 지금 사모님 목소리..
강철 (바로) 어 만났어. 됐어. (전화 끊어버리고)
연주 (아직도 멍하고 숨이 차고)
강철 (운전하며, 연주를 보며) 괜찮아요?
연주 .....
강철 다친 데 없냐구?
연주 나 지금 죽을 뻔 했어요..
강철 (....!)
연주 진범이 나한테 총을 쐈어..
강철 (!) 어디서?
연주 (아직도 목소리 떨리는) 아빠 집에 전화를 해서 내가 받았는데..
바로 나타났어요. 몇 분도 안 되서. 도망치는데 나한테 총을 쐈는데..
강철 (....!)
연주 여기 온 거예요. 죽기 직전에..
강철 (한 손으로 연주를 목을 확 끌어당겨 머리를 헝클어주며)
연주 (표정)
강철 (말없이 살아있는 연주의 체온을 느끼며 겨우 안도하는) ......
연주 (비로소 진정이 되고) ......
강철 (손을 떼고 다시 운전을 하고)
연주 (공포가 가라앉자 비로소 정신이 들어) 근데 수봉이는 어떡해요..?
강철 수봉이가 누구죠?
연주 아빠 문하생이요. 아까 같이 도망쳤는데..
씬/54 골목길 + 수봉의 차 안 (아침)
진범, 아까 그 자리에서 바로 사라지는.
진범, 순간이동처럼 어느새 수봉 차 앞에 와 있고.
수봉 (시트 밑으로 얼굴을 박고 울부짖는)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진범, 연주가 없는 걸 확인하고는 바로 담벼락으로 연기처럼 사라진다.
수봉 살려주세요 제발!! (비명 지르는데 조용하자) ....? (옆을 보면 연주는 없고) ....???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보면 진범도 없고) ....???? 으허... (혼비백산해 뛰쳐나와 차를 버리고 도망치는)
씬/55 강철의 차 안 (아침)
연주 (두려운) 걔를 쐈으면 어떡해요?
강철 (확신 없이) 타겟이 당신이니까.. 이유 없이 건드리진 않겠죠..
연주 (점점 더 걱정이 되는) 엄마도 걱정되고..
나 찾아서 엄마한테 가는 건 아니겠죠..? 그럼 어떡해요..?
강철 ...... (해줄 말이 없고)
씬/56 다른 골목길 (아침)
수봉이 울며불며 뛰어가다가 코너를 돌던 차와 부딪칠 뻔하는.
차 끽, 서고.. 수봉, 놀란 가슴에 더 놀라 으아악!! 소리 지르며 넘어지고.
수선이 운전하는 차다.
수선 수봉씨? (창문 열고 내다보는) 수봉씨 아녜요?
수봉 (표정)
수선 어디 가요? 안 그래도 지금 애 아빠 집에 가는 건데.
연주 거기 안 갔어요? 얘가 어제 집에 안 들어와서
수봉 (!! 급히 수선의 옆자리에 타는)
수선 (?)
수봉 (미친 듯이) 어머니 집에 가면 안돼요! 저쪽으로 가세요! 저기!!
수선 왜 이래요?
수봉 빨리요 빨리! 총 맞아 죽어요! 우회전!! (자기가 핸들을 뺏어서 트는)
수선 (놀라) 어머 왜 이래요? 어머~
수선의 차, 얼결에 옆길로 빠져가고..
씬/57 성무의 작업실 (아침)
커튼 쳐놓은 어둑한 작업실에 슥 나타나는 진범.
권총을 든 채 작업실 책상의 종이들을 뒤적거리는.
성무가 복사해놓은 여행 일정표가 나오고..
비행기 티켓의 비행기편과 행선지가 클로즈업되며.
진범, 다시 연기처럼 사라지고 들고 있던 종이는 바닥에 툭 떨어진다.
씬/58 구름 위를 나는 비행기 인서트 (오전)
씬/59 비행기 안 (오전)
성무, 친구1, 친구2와 함께 나란히 앉아있다.
친구1,2는 쿨쿨 자고 있고 성무는 책을 읽고 있는데 다른 좌석의 20대 청년이 수첩을 들고 다가오는
청년 저기..
성무 (? 보는)
청년 (작게) 오성무 작가님이시죠? 완전 팬입니다 사인 한 장만..
성무 ..... (내키지 않는데 수첩을 받고)
청년 (성무가 사인하는 동안 즐거운) 아까부터 긴가민가 했습니다~
많이 다치셨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신가봐요
성무 네. 괜찮아요. (수첩을 도로 주는)
청년 근데.. 더블유는 진짜 끝난 건가요? 혹시 속편 계획은..
성무 ...... (쳐다보자)
청년 (기에 눌려 더 못 물어보고) 너무 아쉬워서요. 그럼 좋은 여행 되세요. (인사하고 간다)
성무 ......
성무, 여행길에 더블유 얘기 듣는 게 너무 싫은,
미간 찌푸리며 다시 책을 읽는데 이때 안내방송이 나온다.
승무원 (E) 승객 여러분 이 비행기는 약 30분 후에 오클랜드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영어로 반복하고)
친구1 (비몽사몽) 아.. 다 왔냐.. 아 진짜 지겹다..
성무 (안내방송에 벨트를 풀고 일어나 화장실로 가는)
씬/60 비행기 화장실 (오전)
소변을 보고 물을 내리는 성무.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머리를 정돈하는데 이때 거울에 갑자기 글자가 뜨는 (강철이 봤던 메시지와 똑같은)
<나는 누구야..?>
성무, ....??? 순간 뒷목에 소름이 쫙 끼치는..
휙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고.. 글자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거울을 떨리는 손으로 만져보면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거울.
이때 다시 글자가 뜬다.
<나는 누구지..?> 성무, ....?!!!!
그 다음부터 폭주하듯 문장들이 사방에 떠오르고..
<강철은 어디 있어?>
<나는 누구야...?>
<왜 내가 누군지 말 안 해 줘?>
<나는 누구냐고? 나를 찾아줘!>
성무, 공포에 질려 미친 듯이 잠금을 풀고 나가려는데 검은 손이 뒤에서 확 뻗어 나와 잠금을 풀려는 성무의 손을 덮는다.
성무, ....!!!!!
씬/61 비행기 안 (오전)
승무원이 음료수를 들고 지나가는데 화장실 안에서 툭닥툭닥 뭔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고.. 승무원, 뭔가 하고 노크를 하는.
쿵쿵 부딪치는 소리 더 세지고. 옆자리의 승객들도 쳐다보는
승무원 (놀라) 손님? 손님 괜찮으십니까? (문 두드리는) 손님!
이때 소리 뚝 끊기고 갑자기 조용해진다.
승무원, 뭔가 하고 겁먹어 다가가는데...
이때 잠금이 딱 열리는 소리와 함께 <비어있음> 불로 바뀌는..!
씬/62 강철의 차 안 (아침)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둘, 상상조차 안 되는..
강철 아버지랑 얘기한 거 없어요..? 어떻게 된 건지?
연주 (떨리고 불안하고) 아니요.. 아빠랑 통화가 안돼요. 지금 비행 중이시라서..
강철 ......
연주 (초조해 머리 헝클다 문득) 근데.. 지금 어딜 가는 거예요?
씬/63 오피스텔 복도 (아침)
강철이 소희의 오피스텔 앞으로 와서 초인종을 누르는.
뒤에 따라온 연주, 두리번거리다가.. 702호 호수를 보고..
실사와 똑같은 모양의 702호 문의 만화 컷이 스쳐지나가고.
연주 여기.. 윤소희씨 집이죠...? 책에서 많이 봤는데..
강철 (조용하자 문 두드리는) 소희야. 나야 문 열어.
대답이 없다.
강철 (문을 두드리며) 문 열라고. 소희야..! 소희야...!!
연주 (놀라) 무슨 일이예요?
강철 혹시 비밀번호는 몰라요?
연주 네..?
강철 (초조한) 뭐 본 거 없어요? 생각나는 거?
연주 (표정에)
씬/64 회상 - 성무집 거실 (낮)
일상적인 어느 날. (겨울 풍경이면 더 좋을 듯)
선미, 윤희, 수봉이 작업 중에 연주가 사온 간식을 먹으며 수다 떨고 있다.
선미 (이르는) 저 오빠는 윤소희한테 집착 쩔어요~ 자기 걸로 도배를 해~
연주 어떻게?
수봉 (너스레떨며) 윤소희는 702호에 살아요. 내 생일이 7월 2일이니까.
그리고 모든 비밀번호는 다 2405야. 내 핸드폰 번호거든. 그래서 윤소희는 나한테서 벗어날 수가 없는 거죠~ 윤소희는 내꺼니까 하하하~
윤희 그게 뭐야.. 아우 찌질해..
연주 (웃으며) 진짜 찌질하다 너~
씬/65 오피스텔 복도 (아침)
연주 (바로) 2405요.
강철 (문을 두드리다가 멈칫, 연주를 보고)
연주 비번 2405예요.
강철 (바로 2405를 누르면 문이 열린다) ...!
씬/66 소희의 오피스텔 (아침)
강철이 급히 들어오고 연주가 따라 들어오는데
강철 거기 있어요. 들어오지 말고. (들어가는)
연주 .....?
연주, 현관 앞에 서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강철이 안으로 들어오는데 소희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방안에는 깨진 와인병과, 찔려서 흘린 핏자국이 바닥에 여기저기.. 난장판이다.
강철 (이미 소멸해 버린 것 같아 가슴이 철렁하는) ..... 소희야...?
이때 작게 흐느끼는 소리에 돌아보면 싱크대 구석에 쭈그리고 앉은 소희의 다리가 보이고.. 다리가 이미 반투명한.. 강철, ....!!!
강철이 들여다보면.. 유리에 찔려 여기저기 피가 맺힌 된 소희가 눈물범벅이 된 채 쭈그리고 앉아있다. 소희의 온 사지는 반투명하고..
강철 (....!!)
소희 (강철을 보고) 나 죽으려나봐.. 나 왜 이러지...?
강철 (표정)
현관에 서 있던 연주, 귀에 들리는 대화에..
소희 (E) 내 손이 없어.. 이거 봐.. 나 다리도 없어... 나 왜 이래..?
연주 (..?!)
강철 (소희 옆의 깨진 유리 조각들부터 걷어내며, 아무렇지 않은 척) 너 지금 취해서 그래. 니가 뭐가 어떻다고?
소희 (흐린 눈빛으로) 취해서 그런 거라고..?
강철 취했어. 거기서 나와. (하며 끌어내려는데)
소희 (강철 손가락의 반지를 보고) 그거.. 결혼반지야..?
강철 (멈칫)
소희 (울컥) 결혼반지네..? 진짜 꼈네.. (울음을 터뜨리는) 너 진짜 결혼했구나..
강철 소희야..
소희 (흐느끼는) 난 뭐야...? 난.. 언젠간 내가 너랑 결혼할 줄 알았는데..
난 뭐야..? 난 뭐지...? (하는데 소희의 몸 전체가 거의 사라질 듯 흐려지는)
강철 (!!!)
연주, 조용히 들어와 들여다보다 소희의 모습을 보고 ....!!!
소희, 곧 소멸할 듯이 흐렸다 아예 없어졌다를 반복하는..
소희 난 뭐야..? 난 뭐지..? (완전히 사라지는 듯)
강철 소희야!! (다급해) 오해야! 위장 결혼이야 너도 알잖아?! 다 가짜라고!
우리 아무 사이도 아냐!
그 순간, 소희의 몸이 다시 나타나는...
강철 (...!!)
연주 (...!!)
소희 오해라고..?
강철 오해야. 너 뭘 걱정해..? 니가 얼마나 소중한데.
넌 내 가장 가까운 사람이야. 난 평생 니가 필요하다고.
소희, 점점 더 뚜렷해지고..
연주 (....!!)
소희 (울며) 내가 필요해..?
강철 당연하지.. 어딜 가려 그래..? (눈물을 닦아주며 안아주는)
소희 (그 사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강철 품에 안겨서) 나 죽는 거 아니고..?
강철 니가 왜 죽어..? 그럴 일 없어. 너 취했어. 자고 일어나면 아무 일 없어.
소희 진짜...? (안긴 채 눈을 감고)
강철 ...... 진짜야.
강철, 소희가 잠이 드는 동안 안고 그대로..
살아난 것에 안도하며.. 동시에 고통스럽고... 잠시 후.
연주 (E) 상처.. 치료해야 될 거 같은데..
강철 (돌아보는)
연주 (뒤에 서 있다. 담담하게 말하려 애쓰며) 소독해야 돼요.
강철 ......
컷 튀어 연주, 침대에 누워 잠이 든 소희의 발과 손에 깨진 유리로 생긴 상처에 소독약과 붕대를 감아주고 있다. 소희의 몸, 원상태로 돌아와 멀쩡하고..
강철, 깨진 병들을 치우고 있는. 소희를 보는 연주의 표정에..
<회상 인서트 - 수술실 (6회 3씬 中)>
박교수 딱 보면 모르냐? 지금껏 몰랐지만 결국 내가 사랑한 건 소희 너였어, 그렇게 고백하고 끝나게 돼 있잖아 지금? 그게 스토리의 공식이지!
그때는 무시했던 말이 떠오르며..
연주 (붕대 감으며) 잊고 있었는데.. 윤소희가 여주인공이었어요.
강철 (병을 집다가 멈칫)
연주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죠..?
강철 ...... 당신 아버지가 만든 빌어먹을 숙명이죠.
캐릭터의 설정 값. 존재의 이유.
연주 (돌아보는)
강철 (쓰디쓴 미소) 잔인하죠..? 어떻게 태어나서 존재의 이유가 단 하나뿐일 수가 있는지.
연주 (....!)
강철 우리도 인간인데.
디졸브로 깨끗하게 치워진 오피스텔.
연주와 강철은 없고.. 소희는 손과 다리에 붕대 감은 채 잠이 들어있고.
씬/67 도로 (오전)
왔던 길을 돌아가고 있는 강철의 차.
씬/68 강철의 차 안 (오전)
강철은 운전을 하고 연주, 옆에 타고..
둘 다 아무런 말도 없고 생각에 빠져...
훌쩍거리는 소리에 옆을 보면 연주, 참고 있던 눈물이 흐르고 있다.
연주 엉망진창이네요..
강철 ......
연주 (눈물 닦으며) 내가 생각한 속편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강철 ......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답도 없던 고민의 끝이 보이는 걸 느끼며)
씬/69 전용 엘리베이터 (오전)
나란히 서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둘.
연주, 완전히 지치고 가라앉아 벽에 기대 서 있고.
강철, 문득 연주의 신발 끈 한쪽이 풀린 걸 보고.
강철 (갑자기 무릎 꿇고 앉는)
연주 (....?)
강철 (신발 끈을 묶어주는)
연주 뭐해요..?
강철 신발 끈 묶어주기. (하고) 기회가 딱 왔네.
연주 (표정)
강철 (일어나며) 그럼 달달한 거.. 이제 네 개 한 건가?
연주 (허탈해) 지금이 숙제 할 때예요..?
강철 (미소)
연주 .....
엘리베이터 띵 소리와 함께 멈추고 문이 열린다.
현관에서 지키고 있던 경호원1,2가 보고 인사하고 연주는 나가려는데
강철, 연주의 손을 붙잡는다.
연주 (..?)
강철 우리 바람 좀 쐬고 올게. (하더니 맨 위층 버튼을 누르고 닫힘 버튼 누르는)
경호원들 (??)
문이 도로 닫히고..
연주 (...? 의아해서 보는데)
강철 (손을 꽉 잡은 채 아무 표정이 없고)
씬/70 호텔 옥상 (오전)
서울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옥상. 강철과 연주, 들어오는
(** 상황이 된다면 안개 낀 아침의 분위기가 좋을 듯합니다)
연주 어.. 여기..
강철 기억나요..?
<회상 인서트 - 호텔옥상 (1회 29씬 中)>
호텔 옥상에서 연주가 피투성이의 강철을 발견하고 깨우는 장면,
연주 (그 자리로 찾아가며) 맞아요 여기.. 이쯤에 쓰러져있었는데.. 그죠...?
강철 ......
연주 (반갑고 기억이 새록새록) 금방 죽을 거 같아서 그때 얼마나 놀랬는지..
강대표님 운이 좋았죠. 하필 나 같은 명의를 만나서.
강철 (미소) 운이 좋았죠.
연주 (옛 추억을 더듬듯 둘러보는데)
강철 약속 하나 해요.
연주 (돌아보는)
강철 다시 여길 떠나게 되면.. 가서 그림 하나만 그려줘요.
연주 (...?)
강철 ......
연주 무슨 그림이요..?
강철 꿈.
연주 꿈...?
강철 내가 꿈에서 깨는 장면.
연주 (이해 못하고) ...?
강철 두 달 전에. 여기서 우리가 처음 만난 그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를..
모두 꿈으로 만들어줘요. 내가 아주 긴 꿈을 꾼 걸로.
연주 (....!!)
강철 어렵지 않겠죠..? 죽은 사람도 살려낸 솜씬데 그 정도야.
연주 (표정)
강철 아무리 고민해도 지금은 방법이 그거 밖에 없어서.
오연주를 내 인생의 키라고 생각하기 전으로 돌아가는 거.
연주 (....!)
씬/71 회상 몽타주
C#1 호텔 옥상 (1회 35씬 中)
강철, 들것에 실려 가면서 연주와 시선 마주치는 모습에..
강철 (E) 내가 여기서 당신을 처음 만나서
C#2 병원 입원실 (1회 49씬 中)
강철이 침대에 누워 연주를 인생의 키라고 말하는 장면에
강철 (E) 당신을 궁금해 하고 찾기 시작하면서
C#3 명품 매장 (3회 41씬 中)
강철이 쓰러진 연주를 안아 드는 모습에
강철 (E) 당신은 여기 계속 끌려 들어오고
C#4 면회실 (4회 엔딩씬 中)
연주 여기가.. 만화 속이라구요.
강철 (표정)
연주 내가 보는... 만화요.
강철 (표정)
연주 당신은 그 만화.. 주인공이고요.
강철 (E) 당신을 통해 모르는 게 나았던 진실도 알게 되고..
C#5 성무집 거실 (6회 18, 36씬 中)
성무와 다투고..
성무에게 총을 쏘는 모습에..
강철 (E) 당신 아버지를 만나고.. 해선 안 될 짓도 했죠.
C#6 구치소 복도 (9회 23씬 C#2 中)
진범이 차원의 문으로 들어가는 장면에
강철 (E) 진범도 그때 나를 따라 나와
C#7 한강대교 (9회 23씬 C#6 中)
사이클 타던 남자1을 목 졸라 죽이는
C#8 포털 회사 웹툰 사무실 (9회 26씬 中)
죽은 여직원의 모습에..
강철 (E) 당신 세계까지 어지럽히고 있고
C#9 소희의 오피스텔 (9회 中)
몸이 투명해진 소희의 모습에..
강철 (E) 내 친구는 소멸되기 직전이고..
씬/72 호텔 옥상 (오전)
연주 (표정)
강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거. 당신은 죽으면 안돼요.
내 눈으로 그걸 또 볼 수는 없어.
연주 (표정)
강철 우리가 만나지 않았던 시간으로 돌아가면 다 정리되겠죠.
내가 당신을 모르면 당신을 찾지도 않을테고 당신 생각도 안 할테고,
그럼 당신도 여기 끌려오는 일도 없을테고, 그럼 진실을 알 일도 없고.
당신 아버지를 쏘는 일도 없을테고, 진범이 나가는 일도 없을테고,
모두 위험해질 일도 없고.
연주 (표정)
강철 날 살려내 줘서 고맙지만.. 사실 어떻게 살아야할 지 막막했는데 이제 알겠어요. 주어진 내 숙명대로 살아야 되는 거였어.
잡히지 않는 진범을 영원히 찾아다니는 게 내 존재의 이유면, 그렇게 해야죠.
연주 ......
강철 어떻게 생각해요?
연주 (어떤 반박도 할 수 없는 말)
강철 내 마음 이해해요..?
연주 ...... (눈물 핑 돌며) 이해해요.
강철 (막상 수긍하자 심장이 툭 내려앉는)
연주 (눈물이 흘러내리고)
강철 그럼 그렇게 그려줄 수 있죠? 이건 다 꿈이에요.
다쳐서 누워있는 동안에 꾼.. 기억도 안 나는 꿈.
연주 (목이 메어 대답 못하고)
강철 (주머니에서 초소형 저장장치를 꺼내 연주 손에 쥐어주는) 아버지한테 전해요.
연주 (....!)
강철 약속해요. 돌아가게 되면 바로 즉시 그려야 돼요. 조금도 주저하지 말고.
그 놈은 맥락도 필요 없는 놈이니까 언제든 어디든 나타날 수 있거든.
연주 ......
강철 대답해요 시간 없어요.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을지 몰라.
그놈은 인격이라는 게 없어서.
연주 ..... 약속할게요.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강철 ..... 됐어요. (하고 난간 쪽으로 뒷걸음질)
연주 .....?
강철 달달한 로맨스를.. 겨우 네 개밖에 못해서 그게 아쉽네.
해줄 게 백가지는 남았었는데.
연주 (그 말에 다시 울음이 터지는)
강철 (농담처럼) 한번 안아보고 싶은데 그것도 못하겠고.. 미련이 남을 거 같아서.
연주 (울며) 어딜 가요..?
강철 시간도 없고 확실한 방법은 이거라서. (하며 난간 위로 올라서는)
연주 (??!!)
강철 (어느새 강철의 눈가도 눈물에 젖어있고) 오연주씨. 지금 나는 잊어요.
난 그냥 만화 속 인물입니다. 앞으로 내가 보고 싶으면 서점가서 책으로 보면 돼요. 알았죠...?
연주 (!!!)
강철 잘 지내요. (바로 뛰어내리는)
연주 (!!!)
강철, 순식간에 연주의 눈앞에서 사라지고..
연주, 표정에.. <계속>이라는 글자 뜨면서 연주도 바로 사라지고.
순식간에 텅 비어버린 옥상. 암전 되는.
씬/73 병원 입원실 (밤)
암전 상태에서 작게 뉴스 소리가 들려온다.
(1회 38씬의 멘트 그대로)
기자 (E) 두 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은 강철 대표는 다행히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로 회복 중이라고 병원은 알렸습니다... 지금 병원 앞은 강대표를 걱정해 모인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입니다..
꿈에서 깨며 눈을 뜨는 강철, 여기저기 붕대 감고 링거 꽂고 의료기기 달고 있는. 강철의 시선으로 병원 특실 입원실의 풍경이 또렷해지는.
도윤이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다. (1회 40씬과 비슷한 풍경)
뉴스에선 계속 강철의 피습에 관한 보도를 하고 있고..
기자 (E) 경찰은 강대표를 피습한 용의자를 계속 추적 중에 있으나 아직 명확한 단서는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때 소희가 문을 열고 들어오고
소희 어? 깼네.
도윤 어? (그 소리에 돌아보며 볼륨 줄인다)
소희 좀 어때? (다가오는)
도윤 깬지도 몰랐다. 간호사 불러올게. (바로 나가고)
강철 ..... (잠긴 목소리) 뭐 좀 찾았어..?
소희 아직. CCTV 분석 중인데 좀 걸리겠지. 알잖아~ 느려터진 거.
(하며 들여다보다 멈칫) 울었어..?
강철 ....?
소희 (눈가에 번진 눈물을 보고) ..... (손가락으로 만져보며) 눈물 같은데..?
강철 (모르겠는) 몰라.. 무슨 꿈을 꾼 거 같은데.
소희 무슨 슬픈 꿈인데 눈물까지 흘려?
강철 기억이 안 나.. (하고) 물 좀 줄래..?
소희 (정수기로 가서 물을 따르며 잔소리하는) 하여튼 넌 겁 대가리가 없는 게 문제야. 왜 혼자 거길 올라가? 당하려고 작정을 했어요. 웨이터가 마침 거길 올라가서 운이 좋았지. 누군지도 모르면서 왜 혼자 만나?
강철 (그 사이 손으로 눈가를 만져보는. 눈물이 진짜로 묻어있자 의아하다) .....? (꿈은 전혀 기억이 안 나고.. 물끄러미 손끝에 묻은 눈물을 보는)
씬/74 골목길 (아침) + 입원실 (밤)
수봉이가 버리고 간, 담벼락에 뒤를 박은 채 서 있는 앞 유리 깨진 수봉의 차.
차 안에.. 뒷좌석에 앉아 태블릿을 무릎에 놓고 막 그림을 그린 연주가 보인다. 펜을 툭 놓고 이마를 감싸는.
이마를 감싼 연주의 손가락에는 아직도 결혼반지가 그대로 있는데..
손에 묻은 자신의 눈물을 의아하게 보는 강철의 손가락에는 반지가 없고.
둘의 모습, 이분할 되며.
제 9 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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