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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 숲 S1.9

"본 드라마의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모두 실제와 관계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긴장되는 음악] (창준) 본청은 금일 10시를 기해

 

검사의 범죄 혐의와 비리에 대해

 

외부의 개입 없이 철저히 수사하고자

 

직급에 상관없이 지검 전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할

 

특임 검사를 도입한다

 

특임 검사는

 

(창준) 3부 검찰관 황시목이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검사들이 웅성거린다]

 

(창준) 더불어 내 지휘를 받은 기관이

 

연이은 사건 사고와 추문의 근원지가 된 데 책임을 통감하고

 

나 이창준은

 

검사장직에서 사임한다

 

[검사들이 웅성거린다]

 

(창준) 나는 서부지검이지만

 

서부지검은 내가 아니다

 

내 뒤에도 여러분은 결코 흔들림 없이

 

(창준) 수사와 공판에서 국민 여러분께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업무에 철저해야 할 것이다

 

(부장) 지검장 취임식도 안 했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그 자리가 그리 쉽습니까?

 

(부장) 책임을 지려면 온전히 그 자리에서 지십시오

 

사과를 해도!

 

맡은 자리에서 하십시오

 

오고 싶다고 오고 가고 싶다고 가는

 

그런 자리였습니까, 우리 지검이?

 

(시목) 특임의 공식 수사 권한은

 

지금부터입니까?

 

[긴장되는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창준) 공식 활동은 임명장을 받으면서지만, 맞아

 

실무는 지금부터

 

(창준) 특임 사무실은 중앙지검에 갖춰질 거야

 

수사 팀부터 편성해

 

[주머니를 부스럭 뒤적인다]

 

서동재 검사

 

(시목) 재산 보유 내역이 필요합니다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해서 바로 영장 들어가겠습니다

 

또 없나?

 

[창준이 발을 탁 구른다]

 

기다렸단 듯이 파헤치고 후려칠 사람, 또 없어?

 

아직은요

 

임명장은 총장님 스케줄에 따를 거야

 

네 [문이 탁 닫힌다]

 

(은수) 선배님

 

당장 시작이라죠? 어떡해요, 바쁘셔서

 

전 뭐부터 할까요?

 

(시목) 하지 마

 

(은수) 네

 

[의미심장한 음악]

 

[서랍을 드르륵 연다]

 

[서랍을 탁 닫는다]

 

[문을 달칵 연다]

 

(실무관1) 어머, 왜 이러세요? [계장1의 당황한 신음]

 

- (시목) 시작하세요 - (직원1) 네

 

[노크 소리가 들린다]

 

(실무관1) 검사님! 서 검사님!

 

[실무관1의 한숨] [열쇠가 잘그락거린다]

 

죽고 싶어?

 

누굴 상대로 수작질이야?

 

[직원들이 물건들을 뒤적거린다]

 

(동재) 뭘 봐

 

[부장의 한숨]

 

(부장)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회피할 생각부터 하다니, 씨

 

서동재 방 털리더라

 

벌써?

 

[한숨 쉬며] 총장이 황시목을 알까?

 

아, 어떻게 특임에 앉혔지?

 

[한숨 쉬며] 알 리가 있나

 

(부장) 추천받았겠지

 

(1부장) 추천이야 검사장이 하는 건데

 

아, 수습은 못 할망정

 

얼마나 발칵 뒤집어 놓으려고 걔를 임명해?

 

그러니까 자기는 발랐잖아

 

'너희들끼리 잘해 봐라 나는 간다', 응?

 

[어두운 음악] [한숨]

 

[한숨]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창준) 내 지휘를 받은 기관이

 

연이은 사건 사고와 추문의 근원지가 된 데 책임을 통감하고

 

나 이창준은

 

검사장직에서 사임한다

 

[키보드를 힘주어 두드린다]

 

[문을 철컥 잠근다]

 

[문이 달칵 닫힌다]

 

안에 계세요?

 

- (직원1) 계세요? - (직원2) 계세요?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직원1의 한숨]

 

밥 먹고 할 일들이 그렇게도 없어요?

 

[동재가 흥얼거린다]

 

[변기 뚜껑을 탁 닫는다]

 

[물이 조르르 흐른다]

 

(실무관2) 챙겼고, 챙겼고

 

씁, 뭐 빠진 거 없겠지?

 

특임은 처음이라 뭘 더 챙겨야 될지 모르겠네

 

[계장2의 다급한 숨소리]

 

(실무관2) 뭐야, 왜 저래, 뭐야?

 

계장님!

 

(계장2) [노크하며] 검사님!

 

뭐야, 또?

 

[전화벨이 울린다]

 

[목을 가다듬는다]

 

네, 황시목 검사실입니다

 

(실무관2) 네, 감사합니다

 

(실무관2) 검사님, 중앙지검에서 준비 다 됐다고요

 

[계장2가 박스를 탁 내려놓는다]

 

- 가시죠 - (계장2) 네

 

- (실무관2) 네 - (계장2) 옷 좀

 

[트렁크 작동음]

 

[시목이 박스를 툭 내려놓는다] [계장2의 힘주는 신음]

 

[시목이 박스를 부스럭거린다] [시목의 힘주는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어두운 음악]

 

(2부장) 해 보자, 묻고 싶은 거 있으면 언제든 물어라

 

[트렁크 작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의미심장한 음악]

 

(민우) 저희 대신 밤새워 주세요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차 문을 달칵 연다]

 

[우균의 탄식] [노크 소리가 들린다]

 

서장님, 검찰에서 요청 명단이 왔는데요

 

뭘 또 요청을 해?

 

[우균의 한숨]

 

파견 수사관?

 

뭐야

 

얘도 파견해 달래?

 

그러게요

 

씁, 그쪽에서 어떻게 아는지 불러서 한번 물어볼까요?

 

[우균의 한숨]

 

아니야

 

흔쾌히 협조한다고 해

 

아, 예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계장2) 일착이시네요?

 

- 오셨어요? - (계장2) 예

 

- (윤 과장) 어... - (계장2) 아, 괜찮습니다

 

[계장2의 힘주는 숨소리]

 

(장 형사) 경위님, 여기네요, 여기

 

(여진) 안녕하세요 [함께 어색하게 웃는다]

 

(장 형사) 저기, 서울시 용산경찰서 강력반 장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시목) 저, 소개는 다 오면 하죠

 

(계장2) [웃으며] 아, 누가 더 오시려나?

 

(정본) 황시목 검사님!

 

[정본이 캐리어를 드르르 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계장2) 아, 깜짝이야

 

(여진) 왜 그래?

 

(시목) 저, 다 오신 거 같으니까 통성명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전 황시목입니다

 

(시목) 그리고 김호섭 수사관님

 

반갑습니다

 

2년째 검사님 모시고 있습니다

 

[박수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동재) 아휴

 

계장님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아니까 드리는 거예요 [봉투가 부스럭댄다]

 

최영 실무관님

 

잘 부탁드립니다

 

서부지검 사건과 윤세원 과장님

 

처음 뵙습니다

 

(시목 모) 네 직장 사람이라면서 그이 회사로 찾아왔다는데?

 

수술 얘기도 알고 있고

 

너 그 얘기를 여기저기 하고 다녔니?

 

어... 김정본 님

 

김정본?

 

전 오랫동안 사무장으로 일했고

 

암튼 불러 주셔서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시목) 이상하게 재판 이후로 계속 나타나서요

 

우연치곤 너무 절묘하게

 

경위님이 좀 알아봐 주실 수 있을까요?

 

(시목)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두라고 했으니까

 

용산서 강력반 한여진 경위님

 

네, 좋은 성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목) 같은 소속의 장건 형사님

 

아, 예, 저기, 발바닥에 땀 나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 왜...

 

[휴대전화 종료음]

 

[함께 휴대전화를 종료한다]

 

(시목) 이 '스폰서 검사'라는 말이 언제 처음 대중화됐을까요?

 

부산의 어떤 사업가가

 

(윤 과장) 자기한테 뇌물 받은 검사 백 명 정도를

 

직접 고발한 때로 기억하는데요

 

(시목) 네, 그럼 그때하고 지금 우리 케이스가

 

확연하게 다른 점은요?

 

(여진) 그때는 뇌물 제공자가 멀쩡히 살아있었고요

 

우리는 박무성이 죽었고요

 

네, 맞습니다

 

(시목) 그땐 뇌물을 준 당사자가

 

직접 백여 명을 고발했는데도 [어두운 음악]

 

결과는 형사 권고 단 한 명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핵심 인물인 박무성도 없습니다

 

(시목) 그래서 이 특임이 다 헛일이겠다 싶으신 분은

 

지금 나가셔도 됩니다

 

[시목이 상자를 부스럭 뒤진다]

 

2013년 당시 상화건설 대표인 박무성의 음주 뺑소니 사건을

 

무혐의 처리해 준 서동재 검사입니다

 

(시목) 이 사람이

 

시작점입니다

 

(계장1) 아니, 내 말은요 김 기자님, 예?

 

우리가 그날 낮에

 

박경완이를 조사할 때부터 있었다니까요, 멍이, 예

 

아, 그래 가지고 내가 당장 경찰에 물어봤더니

 

[헛웃음 치며] 걔가 체포될 때 별 난리를 다 쳤었대

 

아, 내 말이!

 

수갑 안 차려고 발광하고, 반항하고, 어?

 

아, 근데 그걸 가지고

 

하루나 지나 가지고

 

[격분하며] 경찰한테 맞았다고 그렇게 발표를 해 버리니까

 

황당하더라고, 내가, 예, 내가

 

(계장1) 그러니까 그게 거짓말인 거지, 예

 

아, 그게 진짜로 고문당한 거면

 

(계장1) 날짜를 왜 바꿨겠어요? 어

 

- (계장1) 참... - (실무관1) 검사님

 

(실무관1) 검사님 구속 영장 기각됐대요

 

[문이 달칵 닫힌다]

 

(계장1) 예, 예, 예

 

그렇죠, 예

 

[안도의 한숨] 아, 그게 팩트라니까

 

[손가락을 탁탁 튕긴다]

 

[동재가 목을 가다듬는다]

 

아, 여보세요?

 

아, 내가 옆에서 우리 계장이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아, 나요?

 

나 서동재 검사

 

(팀장) 아, 저한테도 일언반구 없었고요

 

서 검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제보를 한 모양입니다

 

아, 당연히 우리하고, 어? 상의를 해야 할 걸, 쯧

 

우리가 빡돌아서 같이 죽잘까 봐 선수 친 거야

 

(우균) 이 판국에 자기가 전화기 빼돌린 것까지 들통나면

 

아주 쫑 나는 거니까

 

협상 카드 내밀어 봤자 내가 안 받아줄 게 뻔하고

 

[헛웃음 치며] 하여튼 그 자식

 

(팀장) 아니, 사실 그게 우리한텐 유일한 탈출구인데

 

아, 굳이 마다할 이유도 없구먼 왜요?

 

특임 시작되면 제일 먼저 쇠고랑 찰 거야, 서동재

 

(팀장) 아, 그렇다고 마냥 반박할 수만도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어두운 음악] [한숨]

 

걘 안 엮이는 게 좋은데...

 

[동재의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서류를 부스럭 뒤적인다]

 

(시목) 경위님

 

마포서고요

 

(시목) 박무성 뺑소니 담당했던 곳이고요

 

(여진) 네

 

[카메라 셔터음]

 

(시목) 그리고 여기는 박무성이 단골로 가던 접대 장소입니다

 

(장 형사) 예

 

[카메라 셔터음]

 

(시목) 김태균이라고 박무성 자금 배달책입니다

 

[태균의 다급한 신음]

 

[태균의 힘주는 신음]

 

[카메라 셔터음]

 

(정본) 나는 뭐 해요?

 

내일 기자 회견 때 발표할 성명서 준비하면 됩니다

 

성명서를 내가요?

 

그럼 혹시 대변인? 내가?

 

(계장2) 아, 검사님

 

서 검사 사전 구속 기각됐는데요?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정본) 아유, 맨날 저 소리

 

(윤 과장) 컨트롤 C, 컨트롤 V

 

박무성 계좌 내역입니다

 

(시목) 4년 치

 

(계장2) 어이쿠, 4년

 

(시목) 자, 고생들 하십시오

 

(함께) 네

 

(장 형사) 나가겠습니다

 

- (여진) 나가겠습니다 - (계장2) 예

 

[노크 소리가 들린다]

 

검사장님

 

(창준) 수고들 많아요

 

(장 형사) 용산서 강력반의 장건입니다

 

저기, 인사드리겠습니다

 

아, 예

 

[창준의 옅은 웃음] (장 형사) 예

 

한여진입니다

 

(창준) 음, 얘기 들었어요

 

네, 좋은 말씀이었길 바랍니다

 

(정본) 김정본입니다 만나 봬서 영광이에요, 검사장님

 

(창준) 김정본?

 

(창준) 박경완 고문 수사를 발표한 시민운동가

 

[창준의 한숨]

 

그 밥에 그 나물일 줄 알았는데

 

(창준) 공정성에 있어선 누구도 반기 못 들겠어

 

신의 한 수야

 

(정본) 아, 그래서 내가 대변인이구나?

 

[멋쩍게 웃으며] 얼굴마담

 

[계장2가 당황한 숨을 들이켠다]

 

[피식]

 

(창준) 총장님

 

 

(창준) 셔츠 내리고

 

(시목) 아...

 

[소매를 쓱 내린다]

 

[긴장되는 음악]

 

(계장2) 다녀오세요

 

(실무관2) 잘 다녀오세요, 파이팅

 

[문이 달칵 닫힌다]

 

[서류를 툭 내려놓는다]

 

(계장2) 우리 검사님이랑 아는 사이였어요?

 

(정본) 아, 이놈의 입, 가만있을걸

 

(여진) 우리도 갑시다

 

- (장 형사) 다녀오겠습니다 - 갈게요

 

- (실무관2) 다녀오세요 - (윤 과장) 다녀오겠습니다

 

- (계장2) 예 - (실무관2) 다녀오세요

 

[휴대전화 진동음]

 

(장 형사) 경위님, 경위님 알았죠? 김정본, 예?

 

우리 물먹인 그 새끼

 

(정본) 내가 지금 갈게요, 경완 씨

 

네, 일단 아무 말 말아요

 

(여진) 무슨 일 있어요?

 

(정본) 경완인데, 고문당한 게 자작극이라고 했대요

 

우리가요?

 

용산서에서?

 

[장 형사의 한숨] 거짓말쟁이로 몰렸나 봐요 경완이, 지금

 

(정본) 전 이쪽부터 좀...

 

언짢은 거 이해해요 미안하게 됐습니다

 

(장 형사) 아니, 나...

 

(정본) 네, 경완 씨

 

아니, 나는 그냥 내가...

 

(정본) 지금 바로 가요

 

우리가 물먹은 거 같아요 아니면 물먹인 거 같아요?

 

[멀어지는 발걸음]

 

아, 왜 나만 갖고 그래 뭐, 내가...

 

[중얼거린다]

 

시민운동가 언제부터 알았어?

 

중학교 동창입니다

 

(창준) 음...

 

서 검사 사전 구속

 

기각이던데요?

 

특임에서 실적을 내면 구속되겠지, 뭐

 

(시목) 감사합니다

 

(총장) 아니지, 원망해야지

 

같은 식구 베라고 칼자루를 쥐여준 거니까

 

(총장) 황 특임

 

자네가 지금 이 자리에 왜 있는지 알고 있나?

 

왜 '제가'인지는 모릅니다만

 

무엇을 제가 해야 하는진 알고 있습니다

 

아, 장가는 아직이던데

 

(총장) 사윗감으로 어때? 듬직하잖나

 

아, 직업이 좀 별로인가?

 

(총장) 흔히들 검사나 의사나

 

같은 '사' 자를 쓰는 줄 알고 있는데

 

의사는 '스승 사' 자를 쓰고 변호사는 '선비 사' 자를 쓰는데

 

유독 우리 검사만 '일 사' 자를 쓴단 말이야

 

그래서 우리 검사는 사람이 아닌가 했는데

 

깃발을 높이 든 모양이라고 하더군 '일 사' 자가 원래

 

우린 그래야 돼, 황 검사

 

[어두운 음악] (총장) 방향을 제시해 주는 사람

 

선봉에서 기준이 돼 주는 사람

 

그게 우리의 본모습이란 걸 국민들께 보여 줘

 

 

"사직서"

 

(총장) 이게 능사가 아니지 않나?

 

죄송합니다, 총장님

 

그래, 시작해

 

[문이 달칵 여닫힌다]

 

(창준) 내 마지막 소임이 너였어

 

(시목) 그러면...

 

(창준) 저녁 같이 하지

 

(시목) 아니요, 들어가 봐야죠

 

(창준) 가도 없어, 그쪽들도 전부 갔어

 

(시목) 네?

 

밥 한 끼인데 편하게 생각해

 

(여진) 감사합니다

 

[장 형사의 한숨] [실무관2의 헛기침]

 

(연재) 소수 정예인가 보다

 

너무 대규모보다 팀워크는 좋겠어요

 

(계장2) 예

 

(연재) 강력반 여형사는 처음이네

 

어때요? 잘해 줘요?

 

뭐, 잘해 줄 이유는 없으니까요

 

똑같습니다

 

아, 그렇구나

 

좋겠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연재) 어머, 오셨나 보다

 

(연재) 차 안 막혔나 보네요?

 

(창준) 응

 

황시목입니다

 

(연재) 어머

 

TV보다 훨씬 예쁘시다 소년 같네

 

(연재) 그렇죠, 여보?

 

(연재) [웃으며] 앉아요

 

당신도

 

[시목이 의자를 드르륵 끈다]

 

(연재) 비행기 표 끊었어요

 

당신 인수인계 끝나는 대로 수정이 보러 가요

 

(창준) 가면 뭐 좋아하나, 그 녀석

 

품 안의 자식도 다 옛날얘기지

 

[살짝 웃는다]

 

(연재) 결혼들은 하셨어요?

 

아이는 있으신가?

 

아, 전 세 살입니다

 

아들이 세 살

 

(연재) 아, 세 살 때가 제일 예쁜데 지금 많이 봐 두세요

 

(장 형사) 아, 예, 너무 예뻐요

 

근데 제가 집에 잘 못 들어가 가지고요

 

아, 특임 때문에 바쁘시구나

 

(연재) 벌써 시작하셨나 봐요?

 

아닙니다

 

(연재) 황 검사는요? 누구 있어요?

 

[헛기침하며] 누구요?

 

(연재) 없구나?

 

내가 소개시켜 줄까? 나 예쁜 아가씨들 많이 아는데

 

괜찮죠?

 

(여진) 네?

 

뭐, 예, 뭐 저도 예쁜 아가씨들 좋아합니다

 

(연재) 그게 무슨...

 

[피식 웃는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데?

 

[여진이 살짝 웃는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에 맞장구치는 사람들은

 

자기가 지금까지 다른 여자를 적으로 대해 온 게 아닐까요? [피식 웃는다]

 

[긴장되는 음악]

 

[수저가 달그락거린다]

 

[여기저기서 헛기침을 한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아버지세요?

 

[문이 드르륵 닫힌다]

 

(창준) 오셨습니까

 

(연재) 이이 직장 사람들요 밥 한 끼 같이 하려고요

 

(여진) 안녕하세요

 

(윤범) 뭐, 특임부 다 좋아 보이네

 

아...

 

[의미심장한 음악]

 

[피식 웃는다]

 

그래, 최후의 만찬인 거 같네

 

(정본) 회장님, 식사 같이 안 하시... [사람들의 당황한 숨소리]

 

(시목) 저...

 

저희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아직 안 끝났는데?

 

끝난 거 같은데요

 

실례 많았습니다

 

(창준) 실례인 줄 알면

 

애써서 준비한 사람 앞에서 이게 무슨...

 

(연재) 아니에요

 

안녕히 가세요

 

[어두운 음악]

 

[문이 드르륵 열린다]

 

아줌마, 이거 다 버려요

 

[문이 드르륵 닫힌다]

 

(창준) 원래 저런 애야, 무시해

 

달랑 한 끗 차이긴 하잖아요 검사장, 검사

 

건진 건 있네

 

별것들 아니었어, 특임

 

[문이 철컹 열린다]

 

(계장2) 아, 이건 뭐, 먹은 것도 아니고 안 먹은 것도 아니여

 

(장 형사) 아유, 우리 저기, 뜨끈뜨끈한 거에다가, 예?

 

이거 한잔만... [계장2가 똑똑 소리를 낸다]

 

(시목) 저, 내일 뵙겠습니다

 

[계장2의 당황한 신음]

 

- (계장2) 검사님 - (윤 과장) 들어가세요

 

(정본) 저 자식은 나이를 혼자만 안 처먹나, 변하질 않아

 

(계장2) 검사님한테, 쯧

 

(장 형사) 그럼 뭐, 배고픈 중생끼리 가시죠

 

- (계장2) 좋네, 가자, 가자 - (장 형사) 뭉치시죠

 

(계장2) 아, 국물 당긴다

 

(장 형사) 저, 뭐 드실래요?

 

(계장2) 그, 찌글찌글이 좋을까 짜갈짜갈이 좋을까?

 

그, 박경완 건은 어떻게 돼 가요?

 

난리 났죠

 

(정본) 근데 인권위에서도 그러는데 반박할 방법이 없대요

 

혹시 누구 또 증명해 줄 사람 없어요?

 

황 검사랑 되게 오래되셨나 봐요?

 

그럭저럭, 한 20년이네요

 

우아, 그 성격 어떻게 받아 줬대 20년 내내?

 

내내라기보다는 뭐...

 

[발랄한 피아노 연주]

 

[어두운 음악]

 

[괴로운 숨소리]

 

[괴로운 숨소리]

 

[건반 뚜껑을 쾅 닫는다] [어린 정본의 아파하는 신음]

 

(정본) 저기, 혹시 윤 과장님

 

집안에 무슨 문제 있어요? 아이가 안 생긴다거나

 

(여진) 어, 나도 아까 아기 얘기 나올 때 뭔가 싶었는데

 

(계장2) 안 생기는 게 아니라...

 

죽었어요, 아이가

 

- (여진) 예? - (정본) 예?

 

(여진) 어쩌다가요?

 

(계장2) 교통사고요

 

유치원에서 소풍 갔다가

 

[여진과 정본의 놀란 숨소리]

 

(정본) 언제인데요, 그게?

 

(계장2) 한 2년 됐나?

 

그 일 나고 오래 휴직하셨어요, 윤 과장님

 

복귀한 지 얼마 안 돼요

 

(여진) 아휴

 

(장 형사) 저기, 저기 좋네 가까운 데 절로 가시죠?

 

- (계장2) 아, 그래 - (실무관2) 네

 

(계장2) 우아, 동태 사랑!

 

[함께 웃는다]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휴대전화 조작음]

 

[프린터 작동음]

 

[긴장되는 음악]

 

[잔잔한 음악]

 

[노크 소리가 들린다]

 

[차분한 음악]

 

[서류들이 후드득 떨어진다]

 

[은수가 서류들을 정리한다]

 

(시목) 뭐 하는 거야?

 

그거 내려놔

 

나가

 

[펜을 탁 내려놓는다]

 

[시목의 한숨]

 

[은수의 옅은 헛기침]

 

(은수) 왜...

 

저는 안 돼요, 특임에?

 

왜 너여야 하는데?

 

꼭 하고 싶어요

 

열심히 할게요

 

알아, 누구보다 열심히 할 거라는 거

 

검사장 잡으려고 최선을 다할 거라는 것도

 

없는 죄 뒤집어씌우자는 게 아니잖아요

 

선배님 입으로 그랬어요

 

박무성이 검사장한테 미성년자 보냈다고

 

그거보다 더 확실한 스폰이 어디 있어요?

 

[시목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

 

여기가 네 원한 풀어주는 데인 줄 알아? 어?

 

(시목) 나가

 

(여진) 여기 있을 줄 알았...

 

오, 나 뭐 놓고 왔나 봐

 

[계장2가 흥얼거린다]

 

(계장2) 영 검사님

 

[계장2의 당황한 신음]

 

(장 형사) 주, 주세요, 주, 주, 주세요

 

(계장2) 어, 그래 [봉지가 부스럭거린다]

 

[옅은 한숨]

 

(계장2) 껍데기 먹고, 치킨 먹고 3차는 역시 보쌈이야

 

[계장2의 웃음]

 

(실무관2) 이것 좀 드시고 하세요, 검사님

 

- (시목) 아... - (실무관2) 보쌈요

 

(시목) 고맙습니다

 

[실무관2의 힘주는 신음] (실무관2) 옷 떨어졌는데?

 

[의미심장한 음악]

 

[스웨터를 부스럭 넣는다]

 

(여진) 첫날부터 고생하셨습니다

 

- (장 형사) 수고하셨습니다 - (실무관2) 수고하셨어요

 

(여진) 윤 과장님, 다친 덴 어떠세요?

 

(윤 과장) 예? 아...

 

아, 해병대 나오셨다면서요?

 

(계장2) 귀신은 어떻게 잡으셨대?

 

(윤 과장) 귀신은 핸드폰 안 봅니다 다음번엔 꼭 잡을 거고요

 

(장 형사) 박무성이 접대 많이 했다던 그 식당요

 

세무 조사 급살로 맞았다던데요?

 

(장 형사) 그, 양주 박스 내놓은 거

 

밤에 공무원들이 몰래 와 가지고 센 다음에

 

'빈 박스가 이만큼인데 매출 신고는 이거냐'면서

 

완전 뒤집어 놨대요

 

(윤 과장) 우연이려나?

 

(여진) 뺑소니 목격자는 하루 만에 진술을 뒤집었어요

 

처음엔 박무성을 지목했었는데

 

내일 직접 만나보려고요

 

(계장2) 근데요

 

(여진) 네, 계장님, 왜요?

 

(계장2) 검사장님 사모님요 완전히 미스 코리아더라

 

(여진) 뭐야 [함께 탄식한다]

 

그렇죠?

 

(정본) 그거 받고, 재벌 딸

 

(장 형사) 받고, 집에 가면 맨날 이윤범 있고, 응?

 

[실무관2가 피식 웃는다] 어휴

 

검사장님 사퇴하고 한조그룹으로 가시려나?

 

(윤 과장) 처가 회사인데...

 

(장 형사) '처가 회사인데'가 아니라 '처가 회사니까'죠, 예?

 

그, 초대형 낙하산으로 딱 그냥

 

(계장2) 씁, 그런 분이었나?

 

(시목) 저, 차명 재산이 있는 거 같습니다

 

1부장님 거네요?

 

[윤 과장의 한숨]

 

(실무관2) 뭐 해요, 아까부터?

 

(정본) 아이, 왜...

 

[실무관2의 감탄]

 

(정본) 아, 내, 내일요, 그거

 

- (실무관2) 우아 - (정본) 내일...

 

(여진) 왜요? 예행연습할 겸 들려주세요

 

(정본) 아, 이게 짧은 거 같아도 엄청 길어서

 

[계장2의 재촉하는 헛기침]

 

'2017년 4월 21일'

 

(정본) '검사 등의 향응 수수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특임 첫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1차 소환은 서동재 서부지검 검사를...'

 

(시목) 아니

 

그 대상 특정하지 말고

 

수사 준비 과정이라고만 해 줘

 

(정본) 어

 

(시목) 그리고 장 형사님은

 

내일 10시에 참고인 조사 있습니다

 

반드시 늦지 않게 데리고 와 주십시오

 

(장 형사) 예

 

아, 저, 근데

 

제가 참고인 주소를 아직 못 받았는데요?

 

아, 그거는

 

내일 출발 때 알려드리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한숨]

 

[초인종이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 (정본)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바'

 

'신속히 범죄 구성 요소를 파악하고'

 

(정본)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앞만 보고 갈 것이며'

 

'끝으로 특임 수사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기자1) 어? 저기 들어온다

 

[카메라 셔터음]

 

(기자2) 금품 수수하셨나요?

 

(기자3) 조사받는 기분이 어떠십니까?

 

(기자4) 박무성 씨는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요?

 

(기자1) 구속 수사가 예정돼 있습니까?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차 문이 탁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물이라도 갖다 놔, 이 새끼들아

 

[헛웃음]

 

[떨리는 목소리로] 명절이라 선물이 많이 들어왔어요

 

(은수 모) 상하는 게 아니라 그냥 과일 상자길래

 

베란다에 받아둔 게 잘못이었죠

 

(은수 모) 그이가 온 다음에 풀어 봤다가

 

[은수 모의 한숨]

 

돈다발을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상자에 붙은 명함으로 전화를 했고 준 사람이 도로 와서 가져갔어요

 

그게 다예요

 

2013년

 

(윤 과장) 서 검사님의 매형 김재원 씨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신축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건축비 축소 계약

 

공사 계약 당사자는 고 박무성 씨였고

 

듣도 보도 못한 개소리야

 

뺑소니 사건으로 두 분이 알게 된 직후였죠

 

(윤 과장) 검사님께서는 축소분 차액 4억을 챙기셨고요

 

제삼자 뇌물공여죄입니다 아시겠지만

 

허위 사실 유포와 명예 훼손

 

알겠지만

 

[긴장되는 음악]

 

[계장2의 새어 나오는 웃음]

 

(계장2) 오, 대박

 

[카메라 셔터음] 검사님이 숨길 시간 주길 아주 잘하셨네

 

[카메라 셔터음]

 

(윤 과장) 78러 9257

 

독일 B사 신형 차량

 

남산 소재 크라운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찾았습니다

 

(윤 과장) 7개월 동안 주차비 한 번을 안 내셨다고요

 

호텔 체인 소유주 차영호가 저지른 폭행 사건 담당하셨죠?

 

직후에 크라운호텔 주식 7만 주가 검사님 조카 명의로 올라갔고요

 

조카가 올해 몇 살이죠?

 

- 황 프로 오라 그래 - 유치원은 들어갔나요?

 

- 황시목이 오라고! - 바쁘신데요

 

(동재) 씨...

 

(윤 과장) 말씀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구속은 이걸로도 충분조건이다'

 

'특임은 길다, 여죄는'

 

(윤 과장) '남기지 않겠다'라고

 

그... [헛기침]

 

내가 알고 있는 걸...

 

아, '거래는 없다'라고도 하셨는데

 

1부장도 받았어

 

댁에 가 계시면 구속 영장 나올 거라고요

 

(윤 과장) 외출은 삼가시고

 

[문이 달칵 열린다]

 

[서류를 사락 넘긴다]

 

[휴대전화 진동음]

 

(윤 과장) 지금 나갑니다

 

(시목) 네

 

이제 그만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차분한 음악]

 

고, 고마워요

 

(은수 모) 정말 고마워요

 

고마우실 거 없습니다

 

이제 나가시죠

 

(계장2) 이쪽으로 가시죠

 

(동재) 아래 기자들 아직도죠?

 

(계장2) 예?

 

계단으로 갑시다

 

나 그 정도는 되잖아

 

(계장2) 아...

 

[계장2의 당황한 신음]

 

아, 봐야 되는데

 

(은수) 엄마!

 

(은수 모) [떨리는 목소리로] 어, 은수야

 

어, 언제 왔어?

 

[긴장되는 음악] - (은수) 엄마, 괜찮아? - 영은수?

 

어, 가시죠, 예

 

[당황한 숨을 내뱉는다]

 

(윤 과장) 말씀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구속은 이걸로도 충분조건이다'

 

- (윤 과장) '특임은' - (시목) 길다

 

(시목) 여죄는 남기지 않겠다

 

[계장2의 당황한 신음]

 

[동재가 우당탕 굴러떨어진다]

 

(계장2) 검사님! 아이고

 

검사... [계장2의 당황한 신음]

 

(계장2) 예, 여기, 여기 계단에 저기, 굴렀어요, 여기!

 

[의미심장한 음악] (계장2) 검사님, 아휴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기자5)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6) 잠깐만요

 

(기자7) 아, 밀지 좀 맙시다!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상패를 탁 내려놓는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물건을 탁 내려놓는다]

 

[문이 달칵 닫힌다]

 

내 식구들 건드리지 마

 

[어두운 음악]

 

3년이나 두문불출해 줬으면 내 뜻 알겠지

 

(일재) 무덤까지 가져갈 테니

 

너희들도

 

뱉은 거 지켜

 

내 안사람

 

내 딸 은수

 

놔둬

 

죄송합니다만 무슨 말씀이신지요

 

황시목이가 은수 엄마를 데려갔어

 

나한테 시위한 거야, 들추려고

 

검사 몇 명 잡고 특임 끝낼 생각 없다고

 

아는 거 토해 내라고 일부러

 

안사람을 끌어낸 거야

 

시목인 이제부터 시작이야

 

그놈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난 입도 뻥긋 안 해

 

그러니 너희들도

 

움직이지 마

 

네 장인한테 똑똑히 전해

 

알겠습니다, 말씀드리죠

 

기어이 네가 널 버리는구나

 

어리석은 놈

 

스스로를 못 믿고

 

제 쓰임이 어디인 줄 모르고

 

많이 썼습니다

 

다른 것도 쓰려고요

 

[깊은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우 실장) 마포서입니다

 

박무성 음주 뺑소니를 재조사한 것 같습니다

 

갈 길로 가네

 

이놈 묘하데

 

(윤범) 놀라든가

 

꼴에 같이 세게 잡든가

 

이도 저도 아니야

 

[깊은 한숨]

 

[멀리서 자동차 경적이 울린다]

 

[운전사가 흥얼거린다]

 

아휴

 

예, 어디세요?

 

예, 저 왔는데

 

 

예, 여기 앞요

 

 

아유, 이게 얼마 만에 뛰는 거야

 

아유, 젠장, 내가 그냥

 

아유, 진짜

 

저 뒤로 타시면 되는데

 

콜 부른 거 맞아요?

 

왜요, 오빠

 

난 콜 부르면 안 돼?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아, 아니, 그, 뭐야

 

[장 형사의 한숨] (운전사) 너 누구야

 

(장 형사) 안녕하세요

 

(운전사) 뭐야, 경찰... [운전사의 탄식]

 

- (여진) 선생님? - (운전사) 예

 

룸살롱 말고 권민아 또 어디 데려다줬습니까?

 

아, 또 걔...

 

(운전사) 아아, 예, 형님 아, 형사님, 예

 

출퇴근시켜 준 거 말고 다른 데도 픽업 다녔죠?

 

(여진) 모텔이든 펜션이든 정기적으로 다닌 데를

 

- (여진) 댑시다 - (장 형사) 응 [운전사의 한숨]

 

저기요, 저, 저...

 

어, 업소 다 잘렸어요 제보한 거 들통나서

 

(운전사) 아, 누가 나불대는 통에 그냥

 

(여진) 아유, 어떡하지?

 

- (장 형사) 그러시구나 - (여진) 되게 미안하네 [운전사가 당황한다]

 

[운전사가 울먹인다]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어두운 음악]

 

(운전사) 전에 여름이었나?

 

걔 내려 주고 나도 화장실에 들렀는데

 

민아가 로비 전화를 붙들고 있더라고요

 

상대가 끗발 있는 놈인가 보다 했죠

 

전에 어떤 여자애 폰에 있던 기록 때문에

 

남자들이 싹 다 걸려든 뒤로

 

애들이랑 통화 기록 남는 거 되게 싫어하거든요

 

한다 하는 사내일수록

 

- (장 형사) 예, 수고하십니다 - (여진) 안녕하세요

 

(장 형사) 경찰에서 나왔습니다

 

수사 협조 좀 부탁드립니다

 

[놀란 숨을 들이켜며] 많이도 왔다

 

[장 형사의 감탄]

 

(윤 과장) 검사님

 

(시목) 예

 

아, 출출하다고들 해서요

 

(윤 과장) 저, 드릴 말씀이...

 

 

진작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윤 과장) 제가 실은...

 

검사님 뒷조사를 했습니다

 

왜죠?

 

회사에서 요청이 있어서요

 

아...

 

그래서요?

 

검사장님께 보고했습니다

 

(윤 과장) 그땐 뭐랄까

 

검사장님이 저희 지검을 버리실지 모르고...

 

[봉지가 바스락거린다] 아무튼 죄송합니다

 

(윤 과장) 그것도 모르고 저를 여기 뽑으셨으니

 

(시목 모) 네 직장 사람이라면서 그이 회사로 찾아왔다는데?

 

혹시 제가 특임 팀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되시면...

 

아니요

 

집에서 얘기하더라고요

 

댁에서 들으셨다고요?

 

 

그럼 다 아시고...

 

 

(정본) 와, 많네?

 

(장 형사) 이야, 빵 풍년이네, 어?

 

(윤 과장) 하는 김에 오늘은 제가 커피까지 풀 서비스로

 

[정본과 장 형사의 감탄]

 

(윤 과장) 어유, 제가 할게요

 

(실무관2) 예, 이것 좀 저어주세요

 

(윤 과장) 네 [실무관2가 물을 조르르 따른다]

 

(실무관2) [작은 소리로] 고맙습니다

 

- (윤 과장) 네, 고맙습니다 - (실무관2) 네

 

(윤 과장) 자, 여기 맛있게들 드세요

 

듣는 귀 무서워서 회식도 마음대로 못 하는데

 

(장 형사) 카, 어유, 맛있다

 

이거 꼭 카페에서 사 온 거 같네요?

 

(정본) 와, 진짜 그러네?

 

시목아

 

아니, 검사님, 뭐...

 

(장 형사) 저기, 계장님요, 저기...

 

아직도 병원에 계세요?

 

[한숨 쉬며] 하필 서 검사님 때문에

 

(정본) 왜 '하필 서 검사'인데요? 사이 안 좋아요?

 

(실무관2) 안 좋을 것까지야...

 

[실무관2의 헛기침]

 

(실무관2) 서 검사님이 얼마 전에 용돈 조라고 봉투를 주셔서

 

곤란했었나 봐요, 계장님이

 

아니에요, 아니에요

 

(실무관2) 계장님 그거 다 저 주셨어요 수사비 메꾸라고

 

근데 서 검사님은 계장님이 돈만 먹었다고

 

막 먹튀라고 쪼더라고요

 

(장 형사) 초딩도 안 그러겠다

 

아유, 하여튼 하나만 봤는데도 백을 알겠네, 아유

 

(정본) 그거 맛있어?

 

(시목) 별로

 

(정본) 진짜?

 

그러네? 그럼 난 딴것

 

[정본이 비닐을 부스럭거린다]

 

(시목) 아, 그, 다녀온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장 형사) 아...

 

[종이를 쓱 끌며] 아이, 저, 김가영이가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이거

 

월요일마다 호텔 예약을 했더라고요

 

[어두운 음악] (정본) 월요일마다요?

 

(장 형사) 예, 권민아 이름으로

 

근데 이게

 

(장 형사) 남자를 당최 모르겠네

 

호텔비 남자 카드로 결제했을 거 아니에요

 

김가영이 했어요

 

현금으로

 

(정본) 와, 치사하다

 

여자한테 돈 쥐여주고

 

자기는 지하 주차장 그런 데로 쏙 빠진 거잖아요

 

(장 형사) CCTV 요청해 놨는데

 

이게 시간이 너무 지나 가지고 없을 거 같다네요?

 

(정본) 와, 난 성문일보에 있는 친구랑 얘기를 해 봤는데

 

걔네도 아직 제보자를 모른대요

 

(장 형사) 에이, 그, 그거 뺑끼 쓰는 거 아닌가?

 

아이, 그건 아닌 거 같은 게

 

(정본) 자기네들도 좀 이상하대요

 

그, 서부지검 검사장이 한조그룹 사위라는 걸 뻔히 아는데

 

이 스폰서 제보를 단 한 번에 통과시켰다는 거죠

 

아, 아시다시피 성문일보가 원래 보수고

 

자기들도 다 같은 재벌들인데

 

아, 충분히 한 번은 거를 만한 내용을 갖다가

 

(정본) 평소 행태를 보자면 아주 이례적이라고 하데요?

 

라이벌 의식이 있나?

 

원한을 샀든가

 

성문하고 한조하고 붙은 적이 있었나?

 

(정본) 그런 건 못 본 거 같은데?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여진)

 

무슨 일 있어요?

 

(여진) 아니...

 

영일재 장관 부인요

 

그분 소환도 특임이랑 상관이 있어요?

 

 

아니, 그럼 말을 해 줘야죠

 

같은 팀인데 아무도 몰랐잖아요

 

보안상 필요했습니다

 

무슨 보안요?

 

누가 알면 안 되는데요?

 

이창준하고

 

한조그룹요

 

이창준은 그렇다 치고

 

한조는 왜요?

 

박무성이 보유한 한조그룹 주식이

 

한때 수백억이었습니다

 

(시목) 그 수백억 안에 영일재, 이창준, 이윤범

 

다 들어있는 거예요

 

이윤범까지 엮어 넣자는 거예요, 지금?

 

박무성 선에서 마무리되는 특임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뿌리를 제대로 뽑지 않으면 잔가지가 계속 뻗어 나갈 겁니다

 

제2, 제3의 박무성요

 

정말로 그 뿌리

 

검사님 손으로 뽑을 작정이에요?

 

언젠간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요

 

이번 특임이 기점이 될 수도 있고요

 

[어두운 음악]

 

만만치 않을 텐데

 

(여진) 하긴, 우린 만만한가?

 

(여진) 김정본 씨 알아봐 달라고 한 거요

 

그, 무료 법률 조언도 하고

 

NGO 활동도 아주 열심이고요

 

뭐, 다른 분들은? 아직 못 미더우세요?

 

(시목) 계장님도 서동재하고 내통 없이 증거물 잘 찾아 주셨고

 

윤 과장도 자기가 먼저 저 뒷조사한 거 얘기 꺼내더라고요

 

(여진) 난요?

 

난 믿을 수 있겠어요?

 

[시목의 한숨] (여진) 아

 

내 뒷조사는 뭐 다른 사람이 하고 있나? [멋쩍게 웃는다]

 

그런 일도, 그럴 일도 없습니다

 

[여진의 한숨]

 

(여진) 한조 까려면 깝시다

 

뭐 별거라고

 

아이고, 계장님은 어쩌고 계시려나? 응? [문이 달칵 열린다]

 

[심전도계 비프음] [전화벨이 울린다]

 

[계장2의 당황한 숨소리]

 

[계장2의 옅은 한숨]

 

(1부장) 진짜 가려고?

 

진짜 가지, 가짜로 가?

 

(1부장) 이 새끼가 죽으려고 어디 자기 소속 부장을 오라 가라야!

 

왜 죽어?

 

그런 거 하라고 특임시켜 준 건데

 

혹시 왜 불렀는지 몰라?

 

[놀란 신음] [의자가 덜커덩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계장2의 놀란 신음]

 

[계장2의 당황한 신음]

 

(계장2) 서 검... [여자의 놀란 신음]

 

아, 여기 있었던... [여자의 당황한 신음]

 

[계장2의 다급한 신음] (여자) 뭐야

 

(계장2) 내 신발

 

[울먹이며] 아, 어떡해

 

[볼펜을 달칵거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예, 계장님

 

(계장2) 어떡해요, 이거 [계장2의 다급한 숨소리]

 

서 검사가 없어졌어요

 

검사님, 병원에서 연...

 

(시목) 방금 들었습니다

 

정말 기적이 있나 봐요

 

[의미심장한 음악]

 

(동재) 회장님, 저 좀 살려주십시오

 

[동재의 다급한 숨소리]

 

(동재) 회장님, 저 좀 살려주십시오, 회장님

 

회장님!

 

회장님, 저 좀 살려주십시오

 

회장님, 저 좀 살려주십시오!

 

저 뭐든지 하겠습니다, 회장님

 

뭐든지 하겠습니다! 뭐든지요!

 

회장님! [동재의 힘주는 신음]

 

뭐든지 할 사람 많아요

 

(동재) 검사장이 말씀 안 드린 게 있습니다!

 

[동재의 힘주는 신음]

 

[심전도계 비프음]

 

[긴장되는 음악]

 

[슬픈 음악] (김 경사) 야, 언제 깨어났대?

 

(여진) 병원 옮기셔야 돼요

 

아무한테도 말씀하시면 안 돼요, 절대

 

(연재) 일을 어떻게 하길래 어디 있는지를 몰라?

 

(은수) 우리 아빠한테 돈 전달한 사람요

 

지금 도망간다고요

 

(서 형사) 뭘 찾아요, 남의 자리에서?

 

(여진) 증거요

 

우리 경찰이 해서는 안 될 짓을 했어

 

(시목) 범인은 지금 박무성의 행적이 드러나길 원하고 있습니다

 

(윤범) 내가 사 주면 뭘 팔 건데?

 

(시목) 전부 다 잡자고 시작한 특임입니다

 

(부장) 이걸 네가 하겠다고?

 

(시목) 박무성 같은 꼬리나 잡고 끝낼 생각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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