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S1.6
“본 드라마의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모두 실제와 관계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긴장되는 음악] (은수) 저예요
박무성 제가 만났어요 죽기 전날 밤
나 혼자 한 일이에요
민원실에서 전화한 것도 저예요
[서류를 탁 내려놓는다]
부탁하러 갔어요
우리 아버지 누명 씌운 거 밝혀 달라고
뇌물 같은 건 없었다고
박무성이 돈을 댔는데 돈을 전달한 놈만 잡혔죠
돈 주인을 찾아냈을 때
박무성은 이미 빚더미였어요
어차피 잃을 거 없으니까 부탁하면 들어줄 거다?
근데
날 비웃었어요
[무성의 비웃음]
인간 말종인 주제에 날
말끝마다 '여자 검사가 여자 검사가' 하면서
[옅은 한숨]
내가 얼마나 별렀는데
우리 가족한텐 나밖에 없는데
그 새끼가 날 비웃었어...
나 아니에요
선배가 왜 갑자기 아빠를 찾아갔는지
왜 남자 친구 얘기를 묻고 경찰한테 내 얘기 했는진 아는데
난 안 죽였어요
내가 박무성을 왜 죽여요
우리 아빠 결백하다는 걸 받아 내야지
살아서 도움이 안 되면 죽여야 이슈가 되니까
지금처럼
이슈되려고 사람을 죽여요?
그럼 왜 엿들었니?
용산서에서 사람 왔을 때, 너지?
[긴장되는 음악]
안 죽였어
실례 범했습니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김 경사) 검사님, 황 검사님
(김 경사) 어?
검사님이야말로
왜 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세요?
내가 뭘 다 아는데?
차장이 범인이잖아요
박무성한테 협박당했다면서요
그렇게 동기가 강력한데 왜 날 떠봐요?
넌 거절당했잖아
무시당했고
그럼 그 동기는 약한 건가?
넌 박무성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야
내가 그걸 못 알아냈으면 넌 끝까지 입 다물었고
아...
어차피 나한테 들킨 거
고백을 가장해서 자연스럽게 차장으로 몰아가자
이런 거야?
내가 범인이면 여자는요?
내가 알지도 못하는 여자를 왜 찔러요?
모른다는 건 네 주장이고
박무성한테 거절당하고 독이 오를 대로 오른 네 눈에
여자가 걸려들었다면?
차장과의 관계를 밝혀달라고 했더니
나이도 어린 게 단칼에 거절하던가?
그래서 수법을 바꾸기로 한 거지
이 여자를 이용해서 차장에게 벌을 주자
경고를 내리자
이쪽으로
[어이없는 숨소리]
그렇게 악독한 인간인 주제에 연약한 척을 해 버렸네요
기절한 여자를 이고 지고 매달아 놓기까지 하고는
저까짓 것도 못 들었으니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네요
그래, 매달아 놨어
온 세상 다 보라고
차장이 범인이면 왜?
- 그건... - 누구보다 소리 소문 없이
처리할 사람이 왜
(은수) 어디 가세요?
(시목) 식당
(은수) 뭐...
아니, 어떻게 지금...
(시목) 지금 안 가면 끝나 [스위치를 탁 누른다]
[문이 탁 닫힌다]
(은수) 의심을 지우려고요
보세요 지금도 '왜'라고 하시잖아요
그걸 노리고...
[옅은 한숨]
[어두운 음악] (김 경사) 아니, 검사님
사건 현장에서, 어?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에서 경찰 지문이 나왔다
그러면 검찰에서 기다려줍니까?
[칼이 공기를 가른다]
(여진) 앗, 내려놔
(김 경사) 검찰에서 기다려줍니까? 예?
용의자가 경찰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거 그냥 내버려 둬요?
(동재) 말도 안 되죠
(김 경사) 아니
근데 왜 우리만 알아서 기어야 됩니까
사건 재연한다고 그 흉기를 만진 게
그게 그, 진짜 말이 돼요?
그걸 누가 믿어요? 본 사람도 없는데!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팀장) 좋아, 가서 잡아 와
서장님한테 내가 다시 보고할 테니까
(김 경사) 가자
야, 빨리 나와
제가, 제가 봤어요
제가 봤습니다
(여진) 황 검사가 박무성 씨 집에서 사건 재연하는 거
(팀장) 아, 언제?
(여진) 강진섭이 범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날요
그때 만졌습니다
황 검사가 범행을 재연했고 그때 알게 됐거든요
범인이 박무성 흉내를 내고 블랙박스에 일부러 찍혔다는 걸
(김 경사) 정말이에요?
(장 형사) 아이, 봤으니까 봤다 그러지
아, 못 믿겠으면 지금 가서 체포해요
씁, 근데 왜 봤단 얘기를 안 했을까? 그 검사는
(김 경사) 그날 바로 황 검사를 찾아간 거예요?
그래서 둘이 같이...
(여진) 아, 황 검사를 찾아간 게 아니라 현장을 다시 찾은 겁니다
그리고 뭐, 둘이 같이 있었던 게 아니라
재수사를 한 거고요
아니, 그때...
김 경사님은 어디 계셨습니까?
[김 경사의 헛기침]
(동재) 아, 그럼 그렇지
목격자를 코앞에 두고
이 난리를 친 거야?
[팀장의 한숨] (동재) 동료들끼리 소통 좀 하지
그러게요?
검사님도 동료들이랑 소통 좀 하시지
그럼 이렇게 헛걸음 안 하셨을 텐데
(여진) 팀장님, 그, 박무성이랑 김가영
룸살롱에서 처음 만난 게 아닐 수도 있어요
[긴장되는 음악] 그건 무슨 소리야?
[동재의 어이없는 웃음]
(여진) 박무성의 아들, 군대 간 박경완이
김가영하고 고등학교 1년 선후배 사이예요
1년?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그럼 서로 알겠네?
예, 하교 시간에 다시 가서 애들한테 물어봤는데
(여진) 박경완의 경우는 졸업한 지 2년이나 돼서
걔 아는 애들 거의 없고요
김가영은 얼짱으로 꽤나 유명했대요
고3 초에 가출하고 학교에 쭉 안 나왔었는데도
기억하는 애들이 꽤나 많더라고요 [팀장의 헛웃음]
그러니까
아들 친구를 아비가 룸살롱에 데려갔다고?
(장 형사) 아유, 그러고서 달마다 사, 사오백씩 쥐여 줘요?
[장 형사의 헛웃음]
(장 형사) 야, 이게 뭔 막장이래 이거 참...
아니, 아직 둘이 아는 사이인지 아닌지는 몰라요
그, 내일 군부대에 가서...
[휴대전화 벨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멀어지는 발걸음]
(팀장) 가만, 군부대가 어디였지?
내일 날 밝는 대로 가
네
(여진) 박무성 아들요, 군대 간 박경완이
김가영하고 고등학교 1년 선후배 사이예요
(팀장) 그러니까
아들 친구를 아비가 룸살롱에 데려갔다고?
묘하게 돌아가네
(윤 과장) 에이, 설마요 용산서에서 한번 던져본 거겠죠
(부장) 접때 내사 준비하다 중단한 거 있지?
- (윤 과장) 예 - 더 가 보자
아니, 진짜 범인일 수도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부장의 한숨]
혹시 저희 과에서 아직 모르고 있는 게 있나요?
황 검사님은 박 사장이랑
뭐, 그런 교류는 없는 거로 저희는 파악했는데
(부장) 요즘엔 동기 없이 움직이는 놈들 많아
[윤 과장의 헛기침]
(부장) 일만 잘한다고 다가 아니야
확실히 뭔가 다른 놈이란 건 인정해야 돼
(부장) 그게 낭중지추인지
못돼 처먹은 송아지 뿔인지 우리가 먼저 알자
혹시 그, 이상 성격일 가능성 말씀이세요?
[숟가락을 달그락거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부장의 한숨]
[어두운 음악]
[경고음]
[경고음]
[한숨]
(부장) 응
뒤져 봐, 전문이잖아
예
[엘리베이터 도착음]
[동재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시목) 여자 향수?
마스크
선글라스, 밤, 향수
얼굴을 가리고 만난 여자
(창준) 아버님 주무셔?
거기 가셨어
[긴장되는 음악] (창준) 여자가 나온 형태가
범상치 않습니다
[한숨]
그건 그래
(창준) 이미 나와 여자를 연관시키고 있었다 이거지?
(연재) 여보
당신
내가 누구 딸 아니었으면
아직도 내 옆에 있어?
(창준) 무슨 소리야? 갑자기
(연재) 있냐고
(창준) 떠났지, 예전에
(연재) 으음
당신이 당신 아버지 딸이 아니었으면
당신 아버지 예전에 떠났다고
(연재) 응
[코웃음]
물에만 담가 놔 내일 아줌마 오잖아
(연재) 젊고 예쁘다며?
뭐가?
(연재) 뉴스에서 떠드는 여자
당신
마음이 많이 안 좋겠어
[접시를 달그락거린다]
[마우스 클릭음] [의미심장한 음악]
[마우스 클릭음]
(시목) 들어가서 나오기까지 13분
애매하다
차장 말이 사실일까?
뭐지? 웃고 있다
(창준) 그 애 별명이 뭔지 잊었나?
박 사장이 걜 뭐라고 불렀는지 잊었냔 말이야
(시목) 벨
(창준) 누르면 나온다고
부르면 불러지는 초인종이라고
박 사장이 그 벨을 과연 날 위해서만 울렸을까?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운전사) 막 날 죽이겠다고 지랄하고 목을 졸라서
진짜 할 수 없이 가르쳐는 줬는데
그놈 차 번호를 적어 놨거든요? [향수를 탁 내려놓는다]
[한숨 쉬며] 그래도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는데
그 미친놈이 범인이에요
(TV 속 남자) [음성 변조] 선생님 보는 앞에서
반 애 손가락 분지른 적도 있다니까요
오죽하면 다들 사이코라고 부르겠어요, 사이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향수를 탁 내려놓는다]
[시목의 힘주는 숨소리]
[여진의 힘주는 숨소리]
밥은 먹고 다닙시다
밥심이 없어서 말도 제대로 못 했죠?
효과야 직방이겠죠
응? 본인 입으로 하면 변명이지만
내가 다이렉트로 '황 검사가 칼 만진 거 봤소'
해 주면 반박도 의심도 한 방에 날아갈 테니까
[한숨 쉬며] 동료들 다 모인 앞에서
뭐 잘못한 것도 없이
배신자가 되는 내 기분 따윈 안중에도 없었으니까
근데 어쩌죠?
난 입증해 줄 맘은 없고
국밥은 시켜 드리죠, 유치장에서
용의자 검사님
[물통을 달그락 연다]
[물을 조르르 따른다]
하, 강진섭이 알면 지하에서 아주 땅을 치겠네 [물통을 탁 내려놓는다]
이런 유전 무죄가 어디 있냐고
[물컵을 탁 내려놓는다]
나도 무전인데요?
김가영
검사님도 알았어요?
둘이?
그랬어요?
[긴장되는 음악]
(여진) 둘이 진짜...
아, 깜짝이야
끝 방은?
서장 친구요
(직원1) 안녕히 가세요
[여진의 한숨]
(시목) 경위님이 범인이죠?
(여진) 네?
범인이 나한테 원한이 있어서 뒤집어씌우는 거라면서요
[헛웃음 치며] 참, 정말
아, 뜨신 밥 잘 먹고 이렇게 뺨을 치나?
아니, 그래서 내가 무슨 원한을 그렇게 졌답니까?
그건 모르겠고
뒤집어씌우는 거면
내가 칼을 만진 걸 알아야 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경위님밖에 없네요 그걸 아는 사람은
그럼 거기
그때 우리 말고 누가 또...
설마
강진섭도 안 불렀겠죠?
날 살인자로 몰자는 거면?
그럼 혐의를 덮어씌우려는 게 아니라
날 놀리고 있거나 아니면 끌어당기고 있거나?
왜요? 어디로?
(시목) 글쎄요
경위님 표현대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닥치고 잡아서 물어봅시다
나야말로 낯짝을 좀 봐야겠으니까
[여진의 헛웃음]
너무 깊이 끌려들어 가진 마요
어떻게든 뭐, 빼내기야 하겠지마는
(여진) 왜요?
(시목) 아니요
[웃으며] 그 와중에 삼촌 팬이에요?
[의미심장한 음악] 여자한테 전화했을 때 저 노래 들었습니다
이미 납치된 후였는데
씁, 그땐 몰랐지만
[휴대전화 벨 소리]
어디서부터요?
그냥 처음부터? 아니면 후렴구부터?
그런 게 의미가 있습니까?
어디서부터요?
♪ 음, 모르고 ♪
♪ 모르... ♪
어? 같은 노래 맞아요?
[시목의 한숨]
아까 그 리조트 끝 방에 있던 남자
김가영 주임 검사 아니에요?
서동재...
아니요, 왜요?
(여진) 그거 그 사람 벨 소리예요
맨날 보는 사이인데 몰랐어요?
(시목) 일할 땐 진동이라...
(여진) 이젠 알겠죠
(동재) 둘이 또?
[계장의 다급한 숨소리]
[휴대전화 벨 소리] ♪ 모르고, 모르고... ♪
저기부터?
저기부터
황시목
[어두운 음악]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 모르고, 모르고... ♪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벨 소리가 이어진다]
뭐야?
뭐야, 뭐 하자고
네?
잘못 눌렀어요?
아, 아, 그랬네요
(시목) 죄송합니다
별...
[자동차 시동음]
(여진) 그럼 김가영 핸드폰 갖고 있다는 건데
저 캐리어 저 안에 들어 있으면 어떡하지?
그거 놓고 다니진 않을 거 아니에요
버리면 어떡해?
출발점으로 가 봅시다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마담) 어서 오세요
어머, 커플이 오셨네?
일행 있으세요?
이 향수
서동재 검사한테서 진동을 한 게 아가씨 향수였나 보네요?
(시목) 만난 지는 한 두세 시간 된 것 같고
엊그저께 만나고 왜 또 만났습니까?
권민아 집 알려준 거 비밀로 하자고?
(마담) 만나긴 누구를요?
아니에요
이거 그 향수 아닌데?
(여진) 아니에요, 완전 딴 건데?
(여진) 룸 있죠?
들어오세요
기본이시죠?
(여진) 아, 예, 감사합니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시목) 진술에선 권민아 씨 거주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왜 거짓말했죠?
누가 거짓말이래요?
(여진) 검사가 와서 하도 닦달을 하니까 방법이 없었겠죠
잘못 보였다가는 무슨 꼬투리를 잡힐지도 모르고
(시목) 그래서 앞에선 모른다 하고 뒤에선 찔러줬다?
(여진) 아가씨들은 마담이 자기들 집 막 함부로 떠벌리는
그런 영업장에 붙어있을 리도 만무하고
그래서 거짓말을 했다 쳐도
(시목) 입이 참 무거우신가 봅니다
칼부림이 벌어졌는데도 입 꾹 다무신 걸 보면?
[의미심장한 음악]
[헛웃음]
남 장사하는 데 와서
(여진) 그렇게 처참한 형태로 발견이 됐는데
같은 여자면서 같이 고생하는 처지면서
나 살자는 궁리만 나던가요?
(시목) 낯선 남자한테 집을 알려줬더니
온몸에 칼을 맞고 남의 집 화장실에 버려졌는데
그런데도 본인한테 돌아올 피해만 걱정된 겁니까?
(마담) 아닙니다
알려준 건 사실이지만
아, 놓치고 와서 하도 지랄을 떨길래
내가 몰래 찔러주긴 했지만
그렇지만 그 검사가 그런 건 아니에요
그걸 어떻게 압니까?
민아 집을 일러줬는데 한두 시간 후에 다시 왔어요
(마담) 애가 벌써 튀었다고
그러고 우리 집에서 술까지 먹고 갔다고요
(여진) 아, 왜 이래요 아마추어같이, 예?
산전수전 다 겪은 분이 그 말을 믿었다고?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 뻔하니까 다시 와서
못 찾았다, 벌써 튀었다 판 짜고 있다
그 생각까지 했잖아요, 예?
검사잖아요
[의미심장한 음악]
검사를 못 믿으면 세상에 누구를 믿어요?
(시목) 믿어야죠
그래야 권민아가 찔린 게 본인 잘못이 아닌 게 되니까
주소를 흘린 당사자니까 그 검사가 범인이면 안 되는 거죠
(마담) 그런 게 아니라...
(시목) 여자 집 알려준 거 몇 시쯤이었습니까?
권민아를 눈앞에서 놓치고 여기 다시 와서 난리 쳤다고 했죠?
그러고 나서 바로였습니까?
아, 몇 분도 못 버틴 거죠?
(시목) 그럼 오늘 만나선 무슨 얘기 했습니까?
'뭐,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넌 나한테 말 안 했고 난 그 집에 안 갔다'
누이 좋고 매부 좋기로 한 겁니까?
만만한 게 우리죠?
(마담) 다들 누가 찔렀냐만 떠들지 찔린 사람한테 관심도 없잖아요
오죽하겠어요? 술집 년인데!
이 바닥 여자들 개 패듯 패는 새끼들은
가만히 내버려 두고
이제 와서 왜 나만 쌍년을 만드실까?
그래서요?
그래서 그쪽도 때리고 찌르는 쪽에 동참하겠다는 겁니까?
[답답한 숨을 내뱉는다]
[마담의 한숨]
(여진) 두려워서 그래요?
서 검사가 협박했어요?
술 마실 거면 있고, 아니면 가요
가뜩이나 칼 맞은 애 집이라고 소문 나서
(마담) 장사도 안돼 죽겠는데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권민아 집 [문이 달칵 닫힌다]
혼자만 흘린 게 아니라고 하면 좀 위로가 될까요?
콜뛰기도 한몫했어요
자기 입으로 미친놈이라고 한 남자한테
여자 혼자 사는 집 알려주고 입 딱 씻었다고요
자기 손님 끊길까 봐 [마담의 어이없는 숨소리]
콜 새끼가...
(여진) 그래도 그쪽은 제보라도 했죠
댁은 뭐 했습니까?
[문이 달칵 여닫힌다] [떨리는 숨소리]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여자) 어? 자주 오네?
[여진이 숨을 크게 내뱉는다]
여기를 찾아낸 것도 서 검사고
여자를 노리고 있었고
충분히 의심했을 텐데
나한테 서 검사 얘기를 왜 숨겼어요?
(시목) 아니, 숨긴 게 아니라
나도 똑같았나 보죠
(여진) 뭐가요?
(시목) 회사 사람들하고요
서 검사는 학연이 전혀 없거든요
지금 S대 출신이 아니라는 소리 하는 거예요, 서 검사가?
(여진) 그래서요?
지금은 차장한테 딱 붙어 있지만
부서 내에서 평가는 좀 뒷전이라 할까요?
(여진) 아...
그러니까 '여자 사는 데를 못 알아낼 거다'
'나는 찾아내도 그 사람은 못 한다'
우월감을 가지셨었구나?
(시목) 우월감?
나한테도 그런 게 있었나?
서 검사도 사법 시험 패스한 사람인데
쉽게 보지 말았어야죠
우월감이 아니면 뭐예요, 그게
그러네요
기껏 있는 감정이라는 게 고작 우월감?
'기껏 있는'이라니까 무슨 뭐 다른 건 없다는 뜻으로 들리네
(여진) 잠깐만요, 기다려 봐요
내가 알기 쉽게 설명해 줄게요
봐요
왜 뇌를 해부했습니까?
[피식하며] 해부라니요, 뇌 구조
어? 검사님 뇌 구조
봐요
[의미심장한 음악] (여진) 이만큼은 사건 해결에 대한 의지
요 작은 점
이거는 우월감?
요, 요 점 정도는 무슨 뭐, 국밥에 대한 집착
뭐, 그 정도?
(시목) 그럼 여기는 뭔데요?
다른 마음요
(여진) 잘 안 보여줄 뿐, 있겠죠?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한숨 쉬며] 글쎄요
[종이를 사락 넘기며] 외계인이 있다고 믿어요?
네
왜요?
공간 낭비니까?
(여진) 그러니까
여기도
[종이를 찍 찢는다]
선물
[시목의 한숨]
갑시다
(여진) 타세요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타세요, 데려다 드릴게 [차 문이 탁 닫힌다]
(여진) 아, 가만있어 봐
이다음 서 검사 동선을 어떻게 밝혀내나
알리바이가 무의미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설마 무슨 살인 청부업자라도 썼겠어요?
뭐, 홍콩 영화도 아니고
서 검사는 인맥이 있거든요
(시목) 사건을 통해서 알게 된 잡범부터 기업 회장까지
서 검사 말고 또 누군데요?
(시목) 응?
'사람들'이라고 했잖아요
'알리바이가 무의미한 사람들'
직접 손에 피 안 묻히고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어요?
아까 리조트 CCTV에서 본 사람이라면
아...
우리 서장님
거기도 용의자네
여기도
[한숨]
우리끼리도 못 믿게 하고
(여진) 범죄가 참
이래서 참 그래요, 예? 참...
우리끼리?
네, 왜요?
[의미심장한 음악]
(여진) 가세요
(여진) 아이코
[수첩을 쓱 덮는다]
(여진) 등 좀 펴고 다녀요!
아, 맨날 왜 저러고 다닌대 안 어울리게
주눅 든 사람처럼
[창문이 윙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개가 짖는다]
(무성 모) 아이고
아이고
[무성 모의 웃음]
아이고
진짜 왔어? 완전히 온 거야?
(경완) 응
이제 안 가요, 일찍 나왔어요
아이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군대 선생님들
할머니
이제는 내가 할머니 옆에 있을게, 응?
이제 어디 안 갈게
아이고
[무성 모의 웃음]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TV 전원음]
(TV 속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TV 속 기자) 신원이 밝혀졌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혼수상태입니다
먼저 25세의 권 모 양으로 알려졌던 피해자는
유흥업소 종사자인 20살 김 모 양으로 밝혀지면서
경찰은 고 박무성 씨와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음악] 피해자의 가족과 친구들을 대상으로 추가 진술을 확보하고
[TV 속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 주변의...
(경완) 저, 죄송한데 채널 좀 좀 돌려주시면...
네
(TV 속 기자) 한편 검찰은... [TV 전원음]
(여진) 근데 짐이 하나도 없네요?
(경완) 아, 저, 친구네 좀...
저, 어떻게 될지 몰라서 좀 맡겼습니다
음, 그래도 갈아입을 옷은 있어야지
(여진) 같이 갑시다, 나랑
아, 괜찮은데
(여진) 아, 같이 가요
나 어차피 지금 나가는 길이니까 내가 내려주고 가면 되지
(무성 모) 이 시간에 어디를 가? 쉬지도 못하고
(여진) 그렇죠, 어머니?
근데 비상이라
(여진) 갑시다
(경완) 아, 저, 근데 올 때 차도 끊길 거 같고...
(무성 모) 친구 집이 어디인데?
(경완) 용인이에요, 용인 [무성 모의 놀란 숨소리]
차도 차지만 이렇게 늦은 시간에 남의 집 가는 게 좀...
그냥 내일 아침에 제가 혼자 가겠습니다
(여진) 으음
네, 그럼 쉬세요
(무성 모) 아휴, 눈도 못 붙이고 가네
옷만 겨우 갈아입었어
[문이 철컹 열린다] (경완) 저기요
(여진) 예
(경완) 어, 죄송한데 저희는 언제쯤 집에 다시 갈 수 있습니까?
그 집에 가시게요?
예, 뭐, 딱히 갈 데도 없고
또 할머니 집이기도 하고 해서요
(여진) 그렇긴 하죠
그래도 빨리 상속 포기를 하셔서 집을 지키셨어요
제가 하자고 했습니다, 그거
김가영 기억하죠?
예
뉴스에 나온 거 김가영인 거 알았어요?
예
어떻게?
SNS에 사진 올라온 거 본 애들이
김가영 같다 그래서 처음엔 잘 모르겠더니만
나중에 애들 톡 온 것도 그렇고 맞는 거 같더라고요
둘이 친했어요?
아이, 아니요, 저는 걔랑 말 한마디도 해 본 적 없습니다
걔는 다른 학교 애들이 보러 올 정도로 유명했고
저는 그냥...
아, 근데 걔가 왜 우리 할머니 집에서...
어떻게 된 거예요?
아직 조사 중이에요
내일 경찰서에 좀 나와요
아, 제가 왜...
그냥 간단한 참고인 조사하는 거
(여진) 할머니도 하셨는데?
할머니한테는 그냥 뭐 짐 가지러 간다 그러고, 응?
네
아무튼 감사합니다, 할머니랑 다
뭘... [살짝 웃는다]
- 들어가요 - (경완) 예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조작음]
[문이 철컹 닫힌다]
(무성 모) 뭐 먹고 싶어?
아, 다 먹고 싶다 [무성 모의 웃음]
아니다, 별로 뭐...
(무성 모) 왜, 말해, 할머니가 해 줄게
(경완) 음...
그럼 할머니는 뭐 먹고 싶어?
내가 제대 기념으로 할머니 다 사 줄게
(무성 모) 아이고
(경완) 아, 할머니, 왜 왜 또 울어, 울지 마, 응?
(여진) 다른 마음요
잘 안 보여줄 뿐, 있겠죠?
[긴장되는 음악]
(창준) 어째서
끝장을 보지 않았을까?
(동재) 더 큰 벌을 내리고 싶었거나
깨어나도 인간 구실 못 하도록
(창준) 너
나 날개 다는 거 막으려고 뒤로 동맹 맺었니?
동맹?
누구와?
(창준) 안 죽였어
여자를
(창준) 안 죽였어
여자를
(시목) 경고, 벌?
차장을 벌할 수 있는 사람
(시목) 박무성이 죽기를 바라는 사람
김가영이 사라지길 원하는 사람
차장에게 벌을 내리고자 할 사람
(일재) 잘 지냈어?
제 안부가 궁금해서 만나자고 하신 건가요?
황시목 군
은수를
내 딸을 좀 지켜주게
부탁이야
아직 어린애야
(일재) 자기 스스로는 다 안다 싶겠지만
세상이 얼마나 교활한지를 알겠어?
인간 본성을 알겠어?
하룻강아지야
지식과 타이틀로 무장해서 더 헷갈리는 햇병아리
교수님은 제게
그냥 월급쟁이 검사가 되지 말라고 가르쳐 주신 분입니다
그게...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다가
행여 다른 사람 눈에 띄어 봐
난도질당한 그 여자애도
자기 몸 자기가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일재) 그 나이에 벌써
남자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자신했겠지
난 그 기사를 읽을 수조차 없었어
진범이 누구입니까?
[긴장되는 음악]
그걸 왜 나한테 묻나?
영 검사가 자기 본분을 다해서 범인 검거에 매진할까 봐
걱정하시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
3년 전 장관님을 낙마시킨 배후와 이번 사건의 진범이 다르다면
영 검사가 그 여자처럼 될까 봐 걱정하실 필요가 없겠죠
저한테 영 검사를 지켜 달라고 하신 것도
저를 신뢰해서가 아니라
저와 영 검사 근처에
범인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고 결론 내리셨기 때문 아닙니까?
창준이를 말하는 건가?
아니야
(일재) 창준이는 내가 키웠어
자네하고 난 고작 연수원 6개월이지만
나하고 창준이는 장장 10년이야
그 긴 세월을 부정하고 배신했습니다
(시목) 그런데도 확신하십니까?
사람은 타고난 천성이라는 게 있어
근본은 바뀌지 않아
교수님과의 10년 그 후의 10년
또 10년 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도...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사람을 죽이거나 찌를
근본 바탕이 아니라니까, 창준이는
[새가 지저귄다]
(일재) 이윤범이야
다 그놈 짓이야
그놈은 영생토록
저 혼자 해 먹을 것밖엔 관심이 없는 놈이야
우리 은수 정도는
어린애 모가지 비틀기야
(일재) 걔가 불로 뛰어들지 않게 걔를 좀 지켜주게, 부탁이야
약속드릴 수 없습니다
(시목) 영 검사는 어린아이도 연약한 여성도 아닙니다
강단만 가지고 될 일이 아니지 않는가
대신 칼을 맞으라면 그럴 수야 있겠죠
사람을 통제하는 게 가능합니까?
(시목) 아니요
먼저 가 보겠습니다
(일재) 아, 내가 오죽하면...
[펜을 탁 내려놓는다]
(시목) 저마다 모두 찍고 싶은 이를 찍어내리고 있을 뿐이다
(시목) 서동재는 나를
영일재는 이윤범을
그럼 왜 난 계속
차장일까?
[휴대전화 진동음]
네
(여진) 시간 없으니까 빨리 얘기할게요
좀 이따가 서 검사가 우리 서로 올 거예요
박경완 조사하러
(시목) 박경완요?
생계유지 곤란 사유로, 응? 조기 제대 했어요
아니, 박경완 정도면 단순 참고인인데
왜 서 검사가 가죠?
박경완하고 김가영, 아는 사이예요
학교 1년 선후배
암튼
서 검사 방이 곧 비잖아요
우리 토끼몰이 한번 할래요?
토끼몰이?
그래, 합시다
[긴장되는 음악]
[출입증 인식음] (여진) 김가영 전화
나 같으면 버릴 때 버리더라도 항상 손 닿는 데 둘 거 같아 [출입증 인식음]
그렇다고 막 가지고 다니진 못할 거고
[문을 달칵 닫는다]
뇌세포를 너무 많이 쓰신 거 아니에요?
벌써부터 본인 방을 못 찾고 그러세요, 왜
검사님, 무슨 일 있으시죠?
제가 도와드릴 수도 있잖아요 뭔데요?
(일재) 은수를, 걔를 좀 지켜주게 부탁이야
영은수
[의미심장한 효과음]
(은수) 계세요?
나가셨는데, 왜 그러세요?
어떡해요, 어제 실무관님이 준 항소 파일 없어졌어요
어머, 어떤 거요?
공판은 나인 거 잊어 먹고
여기 거랑 같이 날린 거 아니에요?
그럴 리가요, 어제 다 드렸잖아요
[걱정스러운 숨을 내뱉는다]
아, 근데 내 방에도 없고
그거 구속일이 오늘까지라 못 찾으면 풀어줘야 하는데
법원 가서 빨리 좀 찾아와 줘요
여기 거랑 같이 섞여 들어갔는지
아닌데, 분명히 확인했는데
[어두운 음악]
[엘리베이터 버튼음]
부탁드려요 난 내 방 다시 찾아볼게요
네
[서랍을 쓱 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은수) 뭐 찾으시는 건데요?
뭔데요, 검사님
(시목) 핸드폰
(은수) 무슨 핸드폰요? 번호 뭔데요?
(시목) 아니야, 꺼져 있어
[문이 달칵 여닫힌다]
[계장이 콧노래를 부른다]
[우편물을 탁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벨 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계장의 비명] [은수의 놀란 숨소리]
아, 깜짝이야
(은수) 서 검사님인 줄 알고 얼마나 놀랐게요
뭐 하세요, 거기서?
[난처한 숨소리]
(은수) 제가요, 검사님이 주신 파일을 잃어버려서
무슨 파일인데요?
(계장) 아, 어디 흘렸는데... [휴대전화 진동음]
(은수) 아, 아니
(은수) 아, 찾았어요?
어머, 거기 있는 걸 모르고, 네
찾았대요, 계장님
서 검사님한텐 절대 말하지 말아 주세요
저 왕창 깨져요
아...
네 [웃음]
대신 제가 커피 쏠게요
(계장) 예, 예?
- (계장) 안 그러셔도 되는데 - (은수) 가요
- (계장) 아이, 안 그러셔도 - (은수) 아, 가요
(계장) 아니, 커피 괜찮은데
(은수) 어떤 커피 좋아하세요?
(계장) 아이, 뭐, 그냥 자판기 커피 [계장의 웃음]
(은수) 가세요
(은수) 드셔 보세요
자판기 커피보다 백배는 더 맛있을 거예요
- (계장) 아, 예 - (은수) 제가 타서
[함께 웃는다]
[만족스러운 신음]
으음
이거 파는 라테보다 진짜 백배는 더 맛있는데요?
[계장의 웃음]
(계장) 영 검사님이 타 주셔서 그런가?
[은수의 웃음]
(계장) 오, 향도 좋네
[한숨]
[통화 연결음]
[한숨]
[어두운 음악] (은수) 뭐 찾으시는 건데요?
뭔데요, 검사님
(시목) 핸드폰
(시목) 작년 10월에
박무성은 차장님께 미성년자를 보냈습니다
(은수) 작년 10월
어떻게 날짜까지 알지?
(시목) 그리고 오늘 그 미성년자가 발견됐습니다
차장님께서 그토록 찾으시던 그 여자가
죽음 직전에서야
(은수) 그럼 김가영이 차장의?
(동재) 아, 저거?
저거 성매매 특별 단속
(은수) 차장, 서 검사
김가영, 핸드폰
(시목) 어, 왔어?
(정본) 웬일이냐?
살다 보니까 네가 먼저 밥을 먹자 하는 날도 다 오고
(시목) 그때 네 덕분에 현장에 일찍 갔고 그래서
오, 이 자식 사람 됐네?
(시목) 여기 집밥 정식요
- (정본) 저도요 - (직원2) 네
(정본) 그 여자는? 아직도 못 깨어났대?
(시목) 응
넌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알았어?
(정본) 나야 백수니까
늦게까지 폰이나 붙들고 있다가 이상한 게 떴길래
그런 거 있잖아, 실시간 인기 글
아, 뭔가 해서 봤다가 얼마나 놀랐는데
가뜩이나 후암동 그 집이라지
[의미심장한 음악]
집을 알고 있었네?
강진섭 재판 때 내가 한번 가 봤지
돈 안 되는 건이라 우리 변호사는 엉덩이 한 번 안 뗐거든
(시목) 음...
집은 그대로더라?
그대로는...
아주 도떼기 판이더만
아
뭐, 집 안이 그렇긴 했지
아니, 집 안을 내가 어떻게
(정본) 아, 골목이 난리가 났더라고
나도 갔거든
너한테 전화하고 잠 안 오고 해서
난 너 그때 봤는데
그렇구나, 신기하네
뭐가?
아니, 너랑 나랑
강진섭 재판 때 우연히 보고
그다음부턴 우연히 계속 보게 되잖아
20년을 모르고 살다가
그러네
[웃으며] 참, 사람 인연이라는 게
(정본) 와, 여기 푸짐하다잉
[그릇을 달그락거린다]
(계부) 친구요?
시목이한테 친구가 있었나?
(계부) 아, 근데 어쩌나
나 걔 잘 모르는데 같이 산 적도 없고
말 한마디 잘못하셨다가 잔소리 꽤나 들으셨나 봐요
아니, 수술은 언급도 안 하시고 그냥 치료라고 하셨는데
많이 억울하셨겠어요
걔 수술받은 걸 알아요?
그게 비밀인가요? 머리 수술 얘기 다 들었는데
아, 뭐...
본인이 말했으면야 비밀까지야
[웃으며] 아, 진짜 친하신가 보네 시목이랑
뭐, 그렇다기보단
저희 회사 이미지도 있고 하니까
앞으로 미디어를 대하실 때 말씀을 좀 가려주십사 해서
제가 오늘 이렇게...
아니, 내가 없는 얘기 한 것도 아니고
수술받은 걸 치료받았다고 해 줬으면 됐지
근데 황 검사나 저희 입장에서야
그냥 가벼운 수술 좀 한 거 가지고
가볍기는!
아, 뇌를 째고 그 안의 걸 잘라냈는데
그게 가벼운 수술이면
뭐, 암 수술은 애들 장난이겠네, 참 나
(윤 과장) 뇌섬엽
감각과 감정을 느끼고 신뢰와 불신, 공감과 경멸
- (시목) 먼저 들어갈게 - (윤 과장) 죄의식과 용서 등
(윤 과장) 인간적인 면을 만들어내는 데 관여하며
실제로 치료되지 않는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전측 대상 피질을 수술로 제거한 사례가 있는데
뇌섬엽이 손상되면
무감동, 부주의, 성격 변화 같은 [긴장되는 음악]
(윤 과장) 다양한 정서적 후유증이 발생한다
일치하는군, 좋진 않아
(윤 과장) 애매합니다
완전 제거된 건지 아니면 잠시 억눌려 있을 뿐인지
어느 쪽이든
사례가 별로 없어서
의사한테 어떤 건지 제대로 알아보려고요
그래
(창준) 가시죠
[차 문이 탁 닫힌다]
(윤범) 오늘이 발표인가?
(창준) 예, 장인어른 덕분입니다
(윤범) 그까짓 게 덕분은
마땅하니 당연한 거지
(창준) 무슨 일 있으십니까?
(우 실장) 검찰 조직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창준) 총장님께서 수사 지휘권을 거부할 거란 예측들 말입니까?
대검에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하던데요
(윤범) 법무부도 다 윗선 뜻 봐서 움직이는데
총장이 자꾸 법무부 장관하고 충돌해서야
그거 자리 내놓겠다는 소리잖아
아까워, 참
(창준) 그렇게 가시긴 아까우신 분이죠, 총장님
(윤범) 보내는 게 아까워?
무주공산 못 움켜쥐는 게 아깝지
자네가 좀만 일찍 탑에 올랐어 봐
총장 관두고 떠난 그 빈자리 바로 자네 차지인데
영전할 생각을 해야지 누가 누구를 걱정이야
(창준) 큰 뜻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윤범) 사람이 야망이 없는 거야 아니면 생각이 없는 거야?
(창준) 전 총장을 거치지 않겠습니다
아주 결심한 게야?
예
이 차장
예, 회장님
주변 정리해
천 리 길도 신발의 돌멩이부터 터는 거야
예
슬슬 말을 움직여 볼까?
[긴장되는 음악]
(남자) 아이고
(남자) 안으로 들어가시죠
[윤범의 한숨]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응, 여보
어, 뵀어
어, 오늘 일찍 들어갈게
[피식하며] 알았어, 그래
어
(계장) 아...
[동재의 한숨]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동재) 누가 내 방 들어왔어?
- (실무관) 예? - (계장) 예?
(실무관) 들어간 사람 없는데요
(계장) 예
자리 비운 적 있지?
아, 잠깐 영 검사님께서 부탁하셔서
[어두운 음악]
[문이 쾅 닫힌다]
[멀어지는 발걸음]
(계장) 아, 그걸 얘기하면 어떡해요
왜요?
(동재) [큰 소리로] 영은수!
[문이 탁 닫힌다] 영은수
[은수의 아파하는 신음]
[은수의 아파하는 신음]
(은수) 선배님
[시목이 팔을 턱 잡는다]
(시목) 뭐 하시는 겁니까?
안 놔?
검사님이 놓으십시오
이것도 폭력입니다
폭력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동재) 네가 뭔데 참견이야?
언제부터 남의...
[동재의 헛웃음]
너희들?
그럼 너희들 둘이?
(은수) 놓으시고 말씀하세요 어디 안 가요
(부장) 여기 계셨습니까
방금 발표 봤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검사장님
[의미심장한 음악]
(동재) 축하드립니다, 검사장님
(부장) 뭣들 해!
[직원들이 방마다 노크한다]
(부장) 우리 형사부가 10년 만에 수장을 배출했다
축하드립니다, 이창준 검사장님
(함께) 축하드립니다, 이창준 검사장님!
[긴장되는 음악]
[차분한 음악] (동재) 확실한 용의자를 특정했습니다
박 사장 아들요
군과의 전면전이 될 수 있어
(창준) 강력한 창 없인 안 돼
(동재) 어떠한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
말씀이시죠?
여기 있습니다
(은수) 검사장을 벌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생각했는데
(시목) 왜 내가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해?
(창준) 범인 만들려면 만들 순 있어
하지만 왜?
왜 해결이 아닌 종결을 택했을까
왜 이토록 안달일까
.비밀의 숲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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